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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오염수 명칭, 처리수와 구분해 써달라”…韓에 신속 정보 제공도 약속

    日 “오염수 명칭, 처리수와 구분해 써달라”…韓에 신속 정보 제공도 약속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이 올해 방류를 시작한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수’로 표현해 줄 것을 한국 측에 거듭 요청했다. 마유즈미 도모히코 도쿄전력 대변인은 지난 1일 현지에서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처리하지 않은 것이 ‘오염수’이고 처리한 건 ‘알프스 처리수’”라면서 “‘오염수’와 ‘처리수’를 구분해 사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원전 내 보관탱크에 있던 오염수를 지난 8월부터 알프스라는 처리 공정을 거쳐 바닷물로 희석한 뒤 바다에 내보내고 있다. 다만 알프스 처리를 마친 오염수에도 삼중수소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이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그 농도를 안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 바닷물에 재차 희석하는 방식으로 1500베크렐(㏃)까지 낮추고 있어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도쿄전력 공보실 관계자는 “삼중수소라는 게 수소와 닮아서 분리하는 게 어렵다”면서도 “(분리를 위한) 기술 등을 공모하고 있고 정말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없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취재진을 만난 경산성 당국자도 “그런(삼중수소 분리) 기술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삼중수소가 방출된다는 사실은 삼중수소를 분리하는 작업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도쿄전력 공모에서) 모인 보고 그 부분에 대해 정밀하게 조사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 중국 등 원자력발전소를 소유한 모든 나라에서 안전하게 해양으로 삼중수소를 방출하고 있고, 우리가 방출하는 것도 여기에 가까운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한국에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겠다고도 거듭 확인했다. 도쿄전력 측은 지난 10월 말 후쿠시마 원전 알프스 배관을 청소하던 작업자 5명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세정수를 뒤집어쓴 사건과 관련해선 안전 관리에 대한 회사의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재발 방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상태에 대해선 ”어떻게 치료를 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건강하게 있다고는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으로 정확한 세정수 분출량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한국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알프스 처리수에 대해 안전성, 과학적 근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관계 당국에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文 대통령, 일본에 따박따박 대응하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 회고

    “文 대통령, 일본에 따박따박 대응하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 회고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한 최우규 전 홍보·연설기획비서관이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를 펴냈다. 1년 8개월여간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의 고민을 함께한 흔적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조금 지난 2017년 7월 임종석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메시지비서관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대통령이 해야 할 발언이나 메시지를 기획하는 업무로 노무현 정부 시절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맡았던 직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저자에게 새 업무를 맡기며 “내 나이에 맞게 내가 할 말과 쓸 글이 뭔지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저자는 “문 대통령은 아침에 눈이 충혈돼 출근한 적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새벽까지 보고서를 읽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가 아닌 잠깐 만나는 행사, 큰 행사들 사이에 낀 작은 일정, 권세가나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을 만나는 일도 내용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참석했다”면서 충혈된 눈으로 출근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책에는 문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담겨있다.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사망한 후 문 전 대통령은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저자가 짠 초안이다. 저자는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라고 써 보고했지만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로 고쳤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저자는 문 전 대통령이 일본의 인식이 잘못됐다고 보고 “따박따박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한일 관계가 민감하던 시절의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일본의) 외교적 대응이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후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와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의 유감 표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일본은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우리 정부는 항의했지만 일본은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문 대통령은 그래도 일본과 관계 개선 복원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책에는 남북 정상회담과 얽힌 일화도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비서관들에게 “한 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겠다는 지나친 의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기간 단절됐던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아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하고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저자는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김정숙 여사의 의전차량을 타고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일이나 평양에 방문했던 과정 등을 상세하게 담았다.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 운용에 뿌듯함을 표시했다는 이야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묻자 “참지요”라고 거듭 강조했다는 이야기,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은 넘버링을 즐겨 썼다는 이야기,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임명식 때 시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시어머니를 가운데 모시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일화가 담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책 추천사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전복되는 지금, 이 책은 퇴행과 역진이 있더라도 역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썼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를 안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그냥 이 책 한 권 읽기를 권한다”고 썼다.
  • ‘경제성 확보’ KTX세종역 추진 본격화…충북도 “달라진 것 없다” 반대의견 표명

    ‘경제성 확보’ KTX세종역 추진 본격화…충북도 “달라진 것 없다” 반대의견 표명

    세종시가 KTX세종역 설치 사업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선다. 반면, 세종시의 KTX 세종역 신설 재추진 움직임에 충북도는 “달라진 것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했다. 시는 14일 브리핑을 열고 “아주대 산학협력단과 동명기술공단에 의뢰한 KTX세종역 설치사업 연구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06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B/C가 1.0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B/C 결과는 2020년 아주대 산학협력단에서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인 0.86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시는 인구 증가와 공공기관 이전 등 여건 변화로 인한 미래 통행량 증가로 국가교통수요예측(국가교통DB)이 개선돼 B/C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성진 미래전략본부장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은 아직 실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이번 교통수요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계획이 구체화 되는 경우 국책사업에 따른 교통수요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위치는 간선급행버스(BRT)와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간 연계성, 도심 접근성, 인근 역과의 거리 등 지리적·기술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금남면 발산리 일대가 최적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금남면 발산리 일대는 2020년 연구용역 때도 최적지로 제시됐다. 이곳은 KTX 오송역과 공주역에서 각 22㎞ 떨어진 중간지역이다. 고 본부장은 “KTX 세종역은 국회의사당과 더불어 미래전략수도 완성을 위한 핵심 기반 시설”이라며 “연내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와 서명운동 결과를 소관 부처인 국토부에 전달하는 등 KTX 세종역 설치를 위해 적극 나설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충북도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세종역의 역사 위치, 건설방식이 기존과 같아 안전성과 고속철도 운영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며 “충청권 상생에도 위배되는 만큼 세종역 신설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시가 자체 추진한 용역 결과는 향후 국토교통부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며 국토부 검증 과정에서 충북도의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이 있는 충북에서는 세종역을 신설하면 충청권 상생발전이 저해되고 오송역이 쇠퇴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 반은 수컷, 반은 암컷…신비한 꿀먹이새, 100년 만에 발견 [핵잼 사이언스]

    반은 수컷, 반은 암컷…신비한 꿀먹이새, 100년 만에 발견 [핵잼 사이언스]

    반은 수컷이고 반은 암컷인 신비한 새가 콜롬비아에서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오타고대 연구팀은 콜롬비아에서 목격된 한 녹색꿀먹이새(학명 Chlorophanes spiza)는 깃털의 절반이 암컷의 녹색이고 나머지는 수컷의 파란색인 암수 특징을 모두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새는 연구 책임자인 해미시 스펜서 교수(동물학과)와 함께 지난해 휴가를 갔던 친구이자 조류 애호가 존 무리요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두 사람은 과거 콜롬비아 등 남아메리카 국가에서 흔히 발견됐던 이 새가 개체 수 감소로 목격이 쉽지 않은 데다 특별한 개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스펜서 교수는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깃털은 중앙을 기준으로 불규칙하게 나눠져 있어 덜 자란 수컷으로 의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와 동료 연구원들은 무리요가 촬영한 방대한 사진을 분석하고, 이 새가 ‘자웅 모자이크’(또는 암수 모자이크)라고 불리는 변이 현상에 의해 이같은 깃털을 갖게 됐다고 결론 지었다.이들은 논문을 통해 “본 새의 경우 알을 형성하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변이와 이후 분리된 정자에 의해 이중 수정으로 자웅 모자이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자웅 모자이크는 바닷가재와 게, 거미와 같은 절지동물과 곤충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성이형(암수가 매우 다르게 보이는 종) 조류에서는 특히 드물게 보고된다.녹색꿀먹이새의 경우 야생에서 발견된 마지막 사례는 약 100년 전이었다. 이에 대해 스펜서 교수는 “우리가 본 새는 왼쪽이 암컷(녹색)이고 오른쪽이 수컷(파란색)”이라고 밝히면서도 “마지막으로 기록된 새는 왼쪽이 수컷(파란색)이고 오른쪽이 암컷(녹색)”이라고 설명했다. 이 새가 번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이 새를 포획하지 못했기에 모른다”며 “(꿀먹이새가 속한) 명금류의 대부분이 암컷은 난소가 하나만 있는 반면 수컷은 양쪽에 고환이 있다. 이 새의 생식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현장 조류학 저널’(Journal of Field Ornit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 러 해군기지 건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조지아, 우크라 전쟁 휘말릴까

    러 해군기지 건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조지아, 우크라 전쟁 휘말릴까

    구글 위성이 2021년 6월과 이달 러시아와 이웃한 흑해 연안 국가 조지아의 오참치라(Ochamchire) 항구를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 보면 왼쪽 아래 해변을 준설한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리고 구조물 세 군데가 새롭게 들어선 것도 확인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 북서부를 장악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압하지야 공화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이 항구에서 준설 및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압하지야 측은 배수량이 최대 1만 3000t에 이르는 화물선까지 접안할 수 있도록 항구 수심을 깊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이 공사가 실제로는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이 오참치라 항을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압하지야 공화국의 수장인 아슬란 브자니야 대통령은 10월 초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오참치라에 영구적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은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이다. 하지만 자국에 대한 해상봉쇄를 풀어내려는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쏘아대는 장사정 순항 미사일과 자폭무인정(드론보트) 공격에 시달리던 흑해함대는 최근 일부 군함을 러시아 본토 등으로 이동시켰다. 흑해함대가 오참치라 항을 새로운 후방 기지로 삼고, 우크라이나가 오참치라 항의 러시아 군함이나 시설을 공격한다면 조지아는 졸지에 전쟁 당사자가 될 수 있어 조마조마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전문가 나티아 세스쿠리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지아를 이번 전쟁에 관여시킬 필요가 생긴다면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정치권도 경각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초 야당 의원 50명이 러시아의 오참치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조지아 외교부도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규탄했다.러시아가 실제로 오참치라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면 이곳에서 멀지 않은 아나클리아 심해항(深海港) 건설 계획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조지아는 ‘중간 회랑’(Middle Corridor)이라고 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화물선 운항 루트를 만들고 싶어하는데 세계은행은 이렇게 하면 운항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교역량을 2030년까지 세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길길이 날뛰어야 하는 조지아 정부는 “오참치라에서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정황은 관찰되지 않는다. 만약 기지 건설이 시작돼도 (완성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국민 대다수가 친서방 성향으로 유럽연합(EU)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정학적 상황 탓이다. 조지아 의회의 니콜로즈 삼하라제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30년 사이 러시아와 세 차례 전쟁을 치렀다. 우리에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 우산이 없고, EU와의 경제적 연대도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는 친소 성향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가 러시아의 개입으로 패배했다. 그 뒤 압하지야는 남오세티야와 함께 사실상 독립 상태이지만 러시아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승인국 신세다.
  • 자기혁명, 층간 소음 방지 돕는 줄넘기 에어매트 ‘에어리팡’ 출시

    자기혁명, 층간 소음 방지 돕는 줄넘기 에어매트 ‘에어리팡’ 출시

    자기혁명(대표 손민영)이 스포츠 용품 브랜드 ‘점프업에어매트’를 론칭하고, 층간 소음 방지에 효과적인 실내 줄넘기 에어매트 ‘에어리팡’을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얇은 스펀지 소재의 매트가 아닌 이중 공간지 구조로 제작돼 층간소음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충격 흡수에 탁월한 10cm 두께의 이중 공간지 구조가 충격을 분산하고, 수만 가닥의 폴리에스테르 원사가 위아래 원단을 단단하게 잡고 있어서 탄탄하면서 폭신한 느낌을 준다. 층간 소음 측정을 한 결과, 야간 층간 소음 데시벨 기준보다 훨씬 낮은 30dB까지 충격음을 감소시켰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만큼 프탈레이트 불검출 시험과 CE 인증도 받았다. 매트 지름도 1m로 넉넉해 발이 빠지거나 다칠 위험을 방지하고, 완전 방수 처리로 청결 유지에도 좋다. 이중 공간지 에어매트는 스포츠 산업 전반에 사용될 수 있다. 이미 점프업에어매트는 전국 태권도장이나 체육관에 에어매트를 납품되고 있다. 가정용으로는 줄넘기 에어매트와 홈트 에어매트를 발전시켜 나가고 수상스포츠용으로 서핑보드와 물놀이 풀장, 수중요가 에어매트로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클라이밍용으로는 낙하 에어쿠션, 체육관용으로는 착지매트, 에어 바운스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자기혁명 손민영 대표는 “시제품 개발과 시장 검증에 고민이 많았는데, 스포츠산업 지원사업 덕분에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 있었다. 앞으로 집에서도, 집 밖에서도 누구나 안전하게 층간 소음 걱정없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시행 중에 있다.
  • “광주 군 공항 이전 공론의 장” 마련해야

    “광주 군 공항 이전 공론의 장” 마련해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군 공항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13일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무안군 도민과의 대화에서“광주 민간공항과 군 공항 이전을 통한 무안공항 활성화와 전남 서남권 발전을 위해서는 도민이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소음피해 등 객관적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소음 피해와 관련, “무안국제공항은 완충지역이 충분하고 바닷가여서 소음피해가 가장 적은 곳인데도 일부 사실이 왜곡돼 있다”며 “대화를 통해 소음 등 군 공항 이전에 따른 피해 근거와 대안을 논의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요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일부 주민들이 도민과의 대화를 저지한 것과 관련, “군 공항 이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알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고 무조건 반대만 하면 마치 무안군의 잘못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공항 이전이 지역 발전과 큰 혜택이 있고 문제가 감내할 수 있고 크지 않다면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지사는 또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행기 예약시스템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광주 민간공항 이전 등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군 공항이 같이 올 수밖에 없다면 무안지역 피해를 최소화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전남도가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광주·전남에서 1년에 60만이 넘는 관광객이 인천공항으로 유출된다.”며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되면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무안공항 비전과 관련해서는 “KTX 무안공항역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무안공항이 활성화 돼야 미주노선, 구주노선도 운항돼 민간공항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민간공항이 활성화되면 무안지역 산업단지에 수출 기업이 들어오고 데이터센터도 입지할 수 있어 20만 항공도시 비전이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 살해한 40대 “형 과하다”…판결은?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 살해한 40대 “형 과하다”…판결은?

    “가정폭력 주장했으나 오히려 남편 폭행”“사회에서 영구 격리해야” 무기징역 확정 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아내에 대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43)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중학생이었던 아들 B(16)군과 함께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남편 C(당시 50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부동액을 넣은 주사기로 잠든 남편의 심장 부근을 찔렀고, 잠에서 깬 C씨가 저항하자 B군은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A씨는 둔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아들 B군은 C씨의 시신을 욕실에서 훼손한 혐의(사체손괴)도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하며 폭행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오히려 남편이 A씨가 던진 술병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소주를 넣은 주사기에 눈이 찔리는 등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전국부 취재에 따르면 2005년 결혼한 A씨는 언어장애가 있었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남편과 자주 다퉜는데, 부부싸움 할 때마다 남편이 본인을 비하한다고 느꼈고 분노는 점점 커졌다. 특히 남편 사업이 실패하면서 부부 갈등은 극에 달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귀가한 남편과 또 말다툼을 벌이다 소주병을 던졌고, 남편은 왼쪽 머리 부위가 찢어졌다. 같은 달 20일에는 A씨가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잠자던 남편의 눈을 찔렀다. 이 일로 남편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아내를 위협했고, 두려움과 적개심에 사로잡힌 아내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최면진정제 등 약물과 농약을 남편이 먹을 음식에 타 살해하려다가 실패한 A씨는 평소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큰아들을 끌어들였다. A씨는 범행 전날 “아빠를 죽이자”고 제안했고, 아들 B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큰아들인 B군은 평소 아빠를 미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부부싸움을 할 때면 두 아들에게 “돼지 ××”라고 부르는 등 욕설을 자주 했다고 한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과거 사업 대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C씨는 아내와 아들에게 “두 아들을 보고 싶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노트에 “힘들 때마다 처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어린 B군이 다 헤아리긴 어려웠다. 술에 취하면 폭언하는 아버지에게 B군이 마음의 상처를 받아 증오의 감정이 쌓였을 것이라고 경찰은 봤다.B군은 범행하던 날 한 살 어린 남동생(당시 14세)에게 “오늘은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 소년은 과거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남동생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부터 피시방에 있다 이튿날 새벽에 귀가한 B군의 남동생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동생은 사건 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A씨와 B군은 범행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시신을 승용차 뒷좌석에 싣고 친정으로 향했다. A씨는 “아이 아빠가 죽었다”며 자연사로 위장해 처리하려 했으나, 친정어머니가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가라”고 해 차를 돌렸다. 범행도구와 피 묻은 옷은 친정집 주변 야산에 버렸다. 이들 모자는 C씨의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119에 “아빠가 방에서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피를 흘리고 위급해 병원에 데려가려고 차에 실었다”고 허위 신고했다. 이후 시신에서 타살 흔적이 드러나자 B군은 “아빠는 가정폭력이 심했고, 이날도 엄마를 폭행해 말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아빠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군 단독범행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만 15세 소년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적어 보인다”며 기각했다. 영장 기각 후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벌여 B군과 A씨가 공모한 증거를 찾아내고 모자를 모두 구속했다. 아빠가 가정에서 폭언이 아닌 폭력을 일삼았다는 B군의 진술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B군은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부풀렸다”고 실토했다.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B군에게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B군은 항소를 포기했다. B군은 “그냥 아빠가 죽으면 엄마, 아빠 안 싸우니까. 스트레스 안 받고, 동생도 울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감옥이 너무 편하다. 엄마·아빠가 안 싸우니까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빠에게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 교도소에서 공짜로 재워주고 밥도 주는데 그게 어떻게 죗값을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기징역이든, 뭐든 반성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재판부에 100차례 넘게 반성문을 제출한 A씨는 1심 선고 전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시댁 식구들에게 사과한다. 가정의 불행은 나 혼자 짊어져야 했는데 아들에게 고통을 주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심 역시 “범행 경위와 수단, 잔혹한 수법을 고려할 때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참회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 내용에 항소심을 뒤집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보고 변론 없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내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미 법정 처리 시한(2일)과 정기국회 종료일(9일)을 넘긴 예산안 협상은 여전히 교착 국면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자력발전 관련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주도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4500억원가량 늘린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여야가 협상 중이지만 원전 예산이 다시 증액되지 않으면 정부의 원자력 생태계 복원 노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제36대 한국원자력학회장에 취임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앞장서 알려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국인데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원칙을 어겼다”면서 “원전 건설을 중지해 일종의 생태계 붕괴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정 교수를 한국프레스센터 9층 서울신문 라운지에서 만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최근 민주당의 원전 예산 삭감 사태의 문제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사회적 비용 최소화 두 가지다. 이를 위해 에너지 믹스(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빼고 재생에너지를 넣은 것으로 수단과 목적이 바뀐 함량 미달의 정책이다.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중요한 원칙을 어긴 것이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이 낳은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나. “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사항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과 공무원의 기능이 없어져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선 원자력과 석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을 했는데 에너지 정책이 가스에 의존하게 되면 취약한 정책으로 간다. LNG 마켓은 섬나라처럼 고립된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특별한 곳에서만 거래하는 시장이라서 굉장히 작다.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에는 LNG값이 굉장히 쌌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원자력 가격은 떨어졌지만 LNG 가격은 두 배로 올랐다. LNG는 폭등과 폭락이 굉장히 심한데 이게 에너지 정책의 기능부전을 가져온 거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가 붕괴됐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값싸게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했는데 적기에 지었고 예산도 초과하지 않았다. 최근에 지은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공사기간을 맞춘 건 우리나라가 UAE에 지은 바라카 원전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중지된 상태로 5년이 지나갔다. 그러면 원전에 납품하는 부품회사가 업종 전환을 하거나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부품 중에서 미국에서 인증(라이선스)을 받아야 하는 품목들이 있는데 매년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라이선스를 포기해 버린다. 이게 일종의 생태계 붕괴다. 원자력을 100년 산업이라고 하는데 시스템이 중지됐다가 다시 가는 상황에서 어떤 문제들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안 들어오게 되는 것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30% 이상 확대하는 등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원자력 발전 비율 30%는 기후변화와 관계없이 언제나 넘어야 된다. 그건 굉장히 안전한 공약이었다고 볼 수 있다. LNG는 가격의 등락이 너무 빠르고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게 되면 주파수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50% 이상이 원자력 발전이어야 된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에서 2030년까지 해외에 원전 10기를 팔겠다는 계획이 가능할까. “지금 어떻게 보면 앓아누웠던 환자에게 퇴원시켜 줄 테니 수출해 오라는 것과 똑같다. 원전 생태계는 되살아나고 있는 중이지만 5년 동안 신나게 얻어터진 산업한테 수출해 오라고 하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주문을 정부가 하고 있는 거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나온 물량 몇 개에 승부를 거는 것보다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속속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건 아닌가. “원자력발전소는 도입된 지 60년이 되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다. 그런데 그걸 못 받아들이고 위험하다고 여겨서 탈원전을 선언하는 건 일종의 정치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원자력은 완벽한 에너지인데, 공격할 부분은 안전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 대표적으로 최악의 원전사고라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보면 1~4호기 중 4호기에서 사고가 났고 1·3호기는 사고 이후에도 그대로 운전했다. 직원들 수천 명이 들어가서 운전도 하고 정비도 했다는 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방사능으로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라 쓰나미 때문에 죽었다. 몇 가지 잘못된 팩트로 원전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한 거다.” -국회 얘기로 넘어가 보자. 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전 생태계 복원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었는데.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 예산을 잡아 놨는데 그걸 전액 삭감했다는 건 생태계 복원을 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도 영향이 있을 거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 예산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 만들어진 것이다. 집권당이 아니라고 지워 버리는 게 말이 되나. 전기요금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고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텐데 거대 야당이 그렇게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경쟁이 뜨겁다. SMR의 미래는. “SMR이 대형 원전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앞으로 가야 될 길이다. SMR이 가격이 비싸다고 폄하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석탄이나 LNG, 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소보다 여전히 싸다.” -한빛, 한울, 고리 등 다수 원전에서 10년 안에 핵폐기물 저장량이 포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오해가 많다. 핵연료 위로 10m 정도를 물로 채우면 그 위 지상에선 일상복을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래된 것은 미국처럼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하는 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관리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런데 인간의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영구처분시설을 만들어서 관리를 안 해도 되는 상태로 가겠다는 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다. 법의 취지와 문제점은 뭔가. “이 법안의 취지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분명하게 알려 국민들에게 정부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보여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법안 가운데는 건식저장시설을 어느 정도 지은 뒤에는 짓지 말자는 독소조항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져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업계를 대표해 하고 싶은 말씀은. “원자력계가 굉장히 힘들다. 탈원전 정책 이후로 정신적 후유증이 있다. 다음 대통령이 또 탈원전하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잘 오지 않는다. 다른 과학 분야는 자기 것만 잘하면 되는데 원자력계는 국민 설득도 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이 있다. 정부와 국민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전문가에 대한 불신도 차차 해소됐으면 한다.” ■ 정범진 학회장은 ▲1965년생 서울 ▲한성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석·박사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사무관 ▲제주대 에너지공학과 부교수 ▲지식경제부 전력수급계획 수립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정책자문위원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자력단 단장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회장
  • ‘13월의 월급’ 챙길 때… 현금+신용카드 600만원·4억 주택 월세도 공제

    ‘13월의 월급’ 챙길 때… 현금+신용카드 600만원·4억 주택 월세도 공제

    지난해 근로소득자가 돌려받은 연말정산 평균 환급액은 1인당 68만원이었다. ‘13월의 월급’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숨겨 놨다 발견한 용돈 정도는 된다. 남은 한 달간 어떻게 소비하면 좋을지, 절세 전략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바뀐 항목 중에는 식대 비과세 한도와 영화 관람료가 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 식대 비과세 한도가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랐다. 사내 급식이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공받는 식사에 적용된다. 영화 관람료는 30% 공제율이 적용된다. 최근 영화 관람료가 올라 지출이 부담스러웠던 관람객 입장에선 눈여겨볼 대목이다. 단, 영화를 비롯해 도서·공연·미술관·박물관 관람료에 대한 소득공제는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일 때만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등 사용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상향된다.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600만원, 총급여가 7000만원을 넘는 사람은 45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카드 소득공제는 사용액이 연소득의 25% 이상이어야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연소득 25%까지 사용한 후엔 신용카드 공제율이 체크카드나 현금 공제율보다 낮다. 쉽게 말해 소득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쓰고, 나머지는 체크카드나 현금(현금영수증)으로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월세 세액공제도 확대된다. 지난해까지는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만 월세 세액에서 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4억원으로 상향됐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 중 총급여액이 5500만원(종합소득금액 4500만원)을 초과하면 15%, 그 이하면 17%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각각 10%, 12%였다. 주택 임차를 위해 빌린 돈을 갚는 경우 해당 금액의 40%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한다. 다만 원리금 상환액의 공제액과 주택청약저축에 대한 공제액을 합해 연 4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올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도 이용해 볼 만하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 복리에 사용하는 제도다. 여기서 고향이란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등본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역 자치단체를 뜻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한 금액 중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된다. 이를 초과할 경우 16.5%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연말정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세액공제 역시 납부 한도가 늘었다. 기존 연금저축 납부 한도는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을 포함할 경우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한도가 상향된다.
  • 자녀에게 주택자금 빌려줄 때 고려할 것들[이승준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A씨는 결혼을 앞둔 자녀가 신혼집을 사는 데 돈을 빌려줄 생각이다. 자녀가 취업 후 돈을 조금 모았고 A씨도 미리 자금을 조금 증여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집을 사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여세가 걱정이다. 자녀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줘도 될까. 빌려줘도 문제가 없다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세법은 원칙적으로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 간 자금 대여 거래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도록 한다. 다만 자금이 필요한 충분한 사유가 있고 실제 자금 대여 거래임이 입증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받을 수 있다. 먼저 돈을 빌려주는 날을 기준으로 차용증을 꼭 작성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인데 차용증을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부모·자녀 간 자금 대여 거래임을 국세청에 입증하려면 차용증 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공증, 확정일자, 내용증명, 담보권 설정 등을 통해 실제 돈을 빌려준 시점에 차용증을 작성했음을 입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돈을 빌린 자녀는 본인의 소득으로 부모님께 이자와 함께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부모의 통장으로 이자 또는 원금을 상환해 근거를 남겨 놓는 게 중요하다. 세법에서는 개인 간의 자금 대여 관련 적정이자율을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당좌대출 이자율’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연 4.6%지만 향후 변동 가능하다. 3억원을 부모님에게 빌렸다면 연이자는 1380만원이기 때문에 매월 115만원을 이자로 지급해야 한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로부터 받은 이자는 금융소득에 해당한다. 세법에서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봐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당좌대출 이자율인 연 4.6%보다 낮은 금리로 자녀에게 돈을 빌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연 4.6% 이자와 실제 이자의 차액만큼은 자녀에게 증여한 셈이 되기 때문에 자녀 입장에선 차액만큼 증여 재산이 발생하는 게 된다. 다만 연간 저리 대여 이익이 1000만원 미만인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만약 자녀가 부모로부터 3억원을 빌리면서 연 1.5%의 이자 지급을 약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연 4.6%와 연 1.5%의 차액인 연 930만원은 자녀의 증여 재산에 해당하지만 연간 저리 대여 이익이 1000만원 미만이므로 증여세가 과세되지는 않는다.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
  • ASML과 ‘한 배’ 탄 삼성·SK… K반도체, TSMC 맹추격 예고

    ASML과 ‘한 배’ 탄 삼성·SK… K반도체, TSMC 맹추격 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기술협력 수준을 높이면서 총성 없는 반도체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삼성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 개발에서 한발 앞설 수 있게 됐고 SK하이닉스는 비용 절감,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ASML이 12일(현지시간) 체결한 ‘극자외선(EUV) 공동연구소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MOU) 내용을 보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다는 게 핵심이다. 차세대 메모리 노광(반도체 기판인 웨이퍼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빛으로 그리는 공정) 장비 개발을 위해 반도체 제조 기업과 장비 기업이 손을 잡은 셈이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이 한국에 R&D센터를 두기로 한 것은 메모리 반도체 1위 국가로 차세대 노광 기술 확보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조원이 투입되는 R&D센터는 경기 화성, 용인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ASML은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화성에 반도체 장비 수리 센터 등도 짓고 있다. 양사 개별 투자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R&D센터에서 기술 개발과 함께 시험라인을 두고 성능·기능에 대한 검증까지 하는 게 삼성 입장에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공동 연구로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맞춤형 개발이 가능해지면 삼성이 대만 TSMC를 추격하는 데 있어서도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창출, 국내 설비소재 협력사의 동반 성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반도체 인재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ASML과 함께 EUV 내부를 진공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활용하는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이를 연료전지로 재활용해 전력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수소가스 재활용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비용 절감과 함께 탄소 저감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협력을 반도체 장비 제조 실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미국의 제재로 자체 장비를 만들어 쓰는 중국의 실력이 계속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일부 국산 장비를 쓸 수 있게 반도체 장비 제조에 대한 투자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마음도 ‘인바디’처럼 수시로 검사… 의료 연계 시스템 강화해야”[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마음도 ‘인바디’처럼 수시로 검사… 의료 연계 시스템 강화해야”[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10년 내 자살률 절반 감축’. 지난 5일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에서 정부가 내건 목표 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를 20년 가까이 유지한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민낯을 드러낸 슬로건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대한민국 정신건강 리포트’를 통해 우리의 정신건강 실태를 점검하고 누구나 쉽게 정신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시스템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민국의 정신건강 관리와 관련해 미명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 오기를 기대해서다. 기획을 마무리하는 취지에서 지난 12일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빈약한 정신건강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100만명 심리 상담 지원’만 약속하고 말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좌담회에는 박경은 120다산콜재단 노동이사, 이한결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전략본부장, 이해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정엽 정신의학신문 자문위원(정신과 전문의),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미래전략특별위원장(정신과 전문의)이 참석했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정신건강정책 혁신 방안’에서 2027년까지 국민 100만명 심리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최준호 생각보다 정신건강 상담에 대한 수요가 많다. 상담 인력의 질이 보장된 상황에서 상담이 양적으로 늘어나면 상담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거다. 다만 기초 상담 인력이 상담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문제에 봉착하거나 상담 대상자에 대한 의료상의 접근이 필요한 상황일 때 다른 의료 전문가와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상담과 의료 서비스 간 연결 고리가 부족하다.정정엽 조기 진단은 정신과 의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전문의들은 인턴, 4년간의 레지던트 생활, 1년간의 보호병동 근무 등을 통해 정신질환 환자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의사가 초기에 대상자와 상담을 해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진료받도록 안내하고,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전문 상담사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현재 우리나라 상황상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최근 몇 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인원이 늘었지만 사회적 편견 때문에 여전히 병원에서 상담받기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정정엽 정신과 진료를 안 받는 이유에는 ‘편견’도 있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는 탓이 크다. 정신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치료를 안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치료받으면 정말 좋아지는지를 잘 모른다. 자신의 현재 정신건강 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 국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병원에 가지 않고 헬스장만 가도 인바디 검사를 하면 내 몸의 체지방 분포 등에 대해 알 수 있지 않나. 꼭 의료 기관에 가지 않아도 우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일상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경각심을 가지고 정신건강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이해우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 섞여야 한다. 지역사회에는 병원, 의원은 물론 재활시설, 복지관도 있어야 한다. 일터까지 포함해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게 지역사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역사회와 병원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대부분 정신의료 서비스라고 하면 ‘정신병원’이라고 하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는 그 서비스의 일부다. 정신건강에 대한 지역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전 국민적인 합의가 있다면 정부가 예산을 적극 투입해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이한결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없다. 정신장애인들 대부분 병원에서 퇴원해도 ‘갈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재입원율도 높다. 정신질환을 겪어도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나 안정적인 주거지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정부가 정신응급병상도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조사해 보니 몇 년 새 150병상 이하의 의사 2명이 협업하는 수도권 병원이 주로 문을 많이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의사들이 참여한 카톡 채팅방이 있는데 가장 긴급하게 다뤄지는 주제가 병실이다. ‘병실 있느냐’, ‘병실 없다’라는 대화가 오간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입원해야 하는 환자가 입원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부가 청년층의 정신건강 검사 결과에 따라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현재 인력과 인프라로 충분한가. 이해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신건강뿐 아니라 마약, 자살, 재난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초반엔 감정 노동도 다뤘다. 일단 무슨 일이 터지면 무작정 센터에 맡겨진다. 이렇게 되면 좋은 인력이 오래 남지 못할뿐더러 노하우도 쌓이지 않는다. 정신질환 당사자도 센터의 사례 관리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센터가 지역인구 단위별로 있어야 한다. 현재는 인구 13만명인 종로구에도 1곳, 인구 65만명인 송파구에도 1곳이다. 시설의 규모가 작더라도 이용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이들이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확충되어야 한다. -직업과 일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감정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가 있다면.박경은 120다산콜재단 상담사들의 경우 교묘하게 진화한 악성 민원 전화에 시달린다. 그런 전화를 받은 직원들은 그 순간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감정 상태에 놓인다. 이를 잘 해소한 다음 업무를 이어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마음건강 사업에도 참여해 상담 지원을 받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심리 상담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잘 자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만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의 경우 감정 노동자에 관한 보호 조례가 갖춰져 있는 등 상황이 낫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정규직이냐 하청 위탁업체 직원이냐에 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편차도 크다. 정부가 이런 점을 고려한 지원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정부가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고용지원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한결 등록 정신장애인 고용률이 현재 10% 수준이다. 또 이들의 약 80%가 수급자다. 현재 노동시장은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기에 정신장애인을 거의 고용하지 않는다. 일을 하려면 안정적인 주거지도 있어야 하지 않나. 정신장애인의 자립에는 고용, 주거 지원, 복지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런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정신장애인 고용률을 203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겠다고 하는 얘기는 허무맹랑하게 들린다. 등록 정신장애인 외에 미등록 정신장애인들까지 고려하면 지역사회에서 방치되고 고용 현장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더 많을 거다. 분명 공공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연매출 200억 일군 ‘감자빵’… ‘농부가 꿈이 되는 사회’ 실현한다

    연매출 200억 일군 ‘감자빵’… ‘농부가 꿈이 되는 사회’ 실현한다

    강원 춘천의 대표 먹거리 리스트에 하나가 추가됐다. 강원 지역 특산물인 감자로 만든 ‘감자빵’이다. 농업회사법인 ‘밭’이 출시한 지 2년여 만에 닭갈비와 막국수의 아성을 위협하는 춘천의 명물이 됐다. 한 해 판매량은 720만개, 연간 매출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쫀득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고 울퉁불퉁 찌그러져 감자보다 더 감자 같은 독특한 생김새도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다. 감자빵을 개발한 이미소 밭 대표가 살아온 길도 남다르다. 지난 12일 청년 사업가이자 농부인 이 대표를 만나 감자빵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인기 비결을 꼽는다면. “무엇보다 맛을 빼놓을 수 없다. 호기심에 드시는 분들이 한입 물면 맛에 놀란다. 보기와 다르게 감자빵에는 엄청 많은 양의 감자가 들어간다. 영양까지 챙기기 위해 다품종 국산 감자만을 사용하고 있다. 겉피에는 밀가루 없이 타피오카 전분과 쌀가루만 들어가 더욱 쫀득하다. 특히 감자의 수분을 쪽 빼 고소한 앙금을 만들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친다. 그 시간과 정성을 소비자들이 알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개발 과정이 궁금하다. “8년 전 서울에서 춘천으로 내려왔을 때부터 아버지가 줄곧 ‘감자 닮은 빵을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아이디어는 참 좋았다. 흔히 말하는 ‘감’이 왔다. 하지만 빵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청강대 푸드스쿨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할 기회가 찾아왔다. 돌이켜 보면 두 번 다시 없을 행운이었다. 푸드스쿨에서 이론과 실습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감자빵 개발에 들어갔고 감자 닭갈비 파이, 고감마빵(고구마 감자 마늘빵), 감자 치아바타, 감자 단팥빵, 감자 프리챌 등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런 가운데 푸드스쿨 동기로부터 소개받은 홍상기 셰프와 몇 주간 머리를 맞대 지금의 감자빵 레시피를 고안했다.”-밭의 감자빵 말고도 감자빵이 많이 있는데.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신 아버지가 ‘미소야, 네 할 것에 집중해. 그리고 네가 국내산 감자를 많이 소비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처럼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면 우리와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하는 것이어서 좋고, 그렇지 않고 외국산 분말 감자를 사용하면 우리와 경쟁이 어려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인가. “전혀 아니다. 부모님은 안 해 본 장사와 사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일을 해 보셨다. 포장마차를 비롯해 닭갈비집, 두부집, 보석가게 등등. 그렇게 모으신 돈으로 여러 벤처사업에 투자하셨는데 안타깝게도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매번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셨다. 2012년에는 감자종자회사를 폐업한 뒤 ‘우수한 품종의 한국 감자를 알리겠다’며 감자 농사를 지으셨다. 아버지의 굳은 신념에 이끌려 저도 서울 생활을 접고 감자 농사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저 역시 좌절과 실패를 거듭했지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배운 것 같다.” -최근 악성 루머가 돌았다. “감자를 임시로 보관할 곳을 찾는 거래처에 빈 창고를 빌려준 게 오해를 샀다. 인터넷 등에서 돌았던 사진 속 감자는 감자빵과 전혀 무관하다. 식약처가 감자빵 제조 과정을 엄격하게 조사했고 위법 사항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거래처를 배려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빌려준 게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 줄 몰랐다. 제 불찰이 크다. 매사에 더 신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경영철학도 주목받는다. “‘농부가 꿈이 되는 사회’. 우리 밭의 사명(社命)이자 제게 주어진 사명(使命)이다. 농업은 한 국가의 뿌리를 이룬다. 없어서는 안 되는 산업인 것이다. 그러나 농업을 이끄는 주역인 농부가 꿈인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농업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워서다. 농부는 늘 지원의 대상이다. 농업이 지속가능하려면 농촌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을 창출해야 한다. 매출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높이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밭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전국에서 줄 서서 먹는’, ‘마케팅비 하나 없이’.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유일한 마케팅이다. 소셜미디어(SNS) 등에 달리는 리뷰를 빼놓지 않고 하나하나 응대한다. 여러 채널을 통해 소통했고 이런 점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지금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고객과의 진심이 담긴 소통은 앞으로도 쭉 이어 나갈 것이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냉동김밥 대표를 최근 만났다. 한국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더 붙었다. 이미 감자빵을 실은 배가 출발했다. 다음달부터 미국 내 한인마트 1위 업체에서 감자빵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이번 도전 역시 두려움은 없다.”
  • 조현동 주미대사 “올해 북한 위협 억제하고 한미 공조 강화한 데 의미”

    조현동 주미대사 “올해 북한 위협 억제하고 한미 공조 강화한 데 의미”

    조현동 주미 대사가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 불법 행위에 대응하고 억제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가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워싱턴 DC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2023년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 한미동맹 강화 토대를 확고히 다진 한 해였다”며 이같이 결산했다.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핵 억제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됐고, 7월 한미 핵협의그룹(NCG) 발족으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내년에도 미일과 공조해 북한 위협 억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미는 15일 워싱턴DC에서 제2차 NCG 회의를 개최한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사실상 대화 의지가 없는 만큼 억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어진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억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 일각에선 북한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는 북한의 사이버 범죄, 정찰위성 발사와 우주에서의 불법 행위 등 새 도발 분야에 맞춰 양국 간 대응 범위 역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미 상무부가 전날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첫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한국 기업이 지원을 공정하게 받을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객관적인 시장 지표에 비해 현저하게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년에 2차 한미일 정상회의,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도 추진 중이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대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 “北, 트럼프 당선 유불리 따져 ‘핵실험 도발’ 가능성”

    “北, 트럼프 당선 유불리 따져 ‘핵실험 도발’ 가능성”

    KIDA “中, 김정은 초청해 정상회담 할 수도”“美와 관계 조정…과도한 밀착은 꺼려” 의견도 북한이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13일 ‘KIDA 북한군사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은 내년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유불리를 고려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 응한 트럼프의 재선을 선호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북한은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게 트럼프 당선에 유리한 조건이라 판단할 수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핵무기 양적·질적 강화 전략 기조를 지속할 것이고, 전술핵을 공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핵탄두 대량생산을 경주할 것”이라며 “한미 공조 약화를 유도하고 확장억제력 강화 추세를 견제하고자 도발 등 위기 상황을 극대화하면서 한미 당국에 책임을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북중·북러 수교 75주년 기념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대미 및 대북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전략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김정은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일각에는 중국이 미국과의 긴장관계 조정을 추진하며 북한과의 밀착에는 소극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중·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속단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중국의 외교 행보에서는 북한과 연대는 이어가되, 정치·군사적 관계 강화 등 과도한 밀착에는 다소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읽힌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9월 러·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두 나라의 일”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식에는 공산당 정치국 위원 수준으로 격을 낮춘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상민 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의 핵EMP(전자기펄스) 위협이 현실화했다”며 “소형 무인 드론에 방사능 탐지센서를 탑재해 핵 공격 및 테러 발생 이후 즉각적인 정찰이 가능하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또 “핵 공격 및 핵테러 위기 때 대응 조직이 책임 소재를 두고 우왕좌왕할 경우 초기대응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면서 “핵 위협이나 화생방 위협과 관련된 대응 조직은 전·평시 및 테러, 사고 등을 불문하고 일원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제분쟁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함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김태성 전 해병대사령관,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이근욱 서강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 경기지역 외식업체 10곳중 4곳 배달앱-매장 가격 차이

    경기지역 외식업체 10곳중 4곳 배달앱-매장 가격 차이

    경기지역 외식업체 10곳 가운데 4곳에서 메뉴의 배달앱 가격과 매장판매 가격을 다르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기도가 공정거래지킴이를 통해 10~11월 도내 외식업체 1080곳(메뉴 수 50364개)의 배달앱과 매장판매 가격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1가지 메뉴 이상에서 배달앱과 매장판매 가격의 차이가 있는 외식업체가 426곳(39.4%)에 달했다. 메뉴별로 보면 배달앱이 매장판매보다 비싼 메뉴가 1426개(26.6%)였으며, 최소 70원에서 최대 8000원까지 가격을 더 받았다. 반면 매장판매가 더 비싼 메뉴는 146개(2.7%)였다. 이들 메뉴는 조리를 하지 않거나 용량 등이 적어 배달앱 가격을 적게 책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배달앱과 매장판매 가격의 차이는 사업주의 경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그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도가 외식업체 점주들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한 결과, 가격 인상의 이유로 배달앱 중개수수료(75%)를 가장 많이 들었고 이어 배달비용(51%), 카드수수료(46%) 등의 순이었다. 이런 이유로 외식업체 점주들은 경기도의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의 활성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배달특급은 민간배달앱보다 저렴한 중개수수료(1%)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허성철 공정경제과장은 “외식업체 소상공인들의 부담 요인에 대한 보완 정책이 필요하고 소비자 역시 정확한 정보를 인지해 구매 시 합리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공정거래지킴이를 통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 “팔레스타인 아이들 이스라엘 병원 데려다주는 자원봉사 멈출 수 없죠”

    “팔레스타인 아이들 이스라엘 병원 데려다주는 자원봉사 멈출 수 없죠”

    이스라엘 여성 야엘 노이는 군인 위장복을 입고 있지 않지만, 늘 전장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싸우고 있다. 양측 모두 끔찍한 고통을 당했기에 도덕적으로 깨어 있으려고 싸운다. 나는 이전과 똑같은 사람이 되려고 싸우고 있다.” 야엘은 이스라엘인 자원봉사자 단체 ‘회복으로의 길’을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아픈 팔레스타인 사람들, 대다수 어린이들을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검문소에서 만나 이스라엘 병원으로 후송하는 일을 해왔다. 1000명가량의 회원이 활동했는데 그 중 네 명이 하마스 요원들에 살해됐다. 국내 언론에도 제법 소개됐던 비비안 실버를 비롯해, 야엘이 재미있는 친구라고 소개하는 아디 다간, 무척 사랑받았던 할머니 태미 수크먼, 시에 대해 곧잘 얘기하던 엘리 오르갓이다. 그 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환자들을 실어나르는 일은 하지 못하게 됐다. 야엘은 이스라엘 북부에 살지만, 부모는 이번에 공격받은 곳 중 하나인 키부츠 알루밈에 살고 있었는데 다행히 화를 모면, 지금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조카 둘은 가자지구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다. 그도 하마스 만행에 경악해 숨쉴 수조차 없었다고 했다. 다시는 가자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도 없겠다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뒤 그런 잔혹함 때문에 스스로 달라지게 만들어선 안된다고 마음먹었단다. 지금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암 치료나 장기 이식, 신장 투석 등이 필요한 서안지구 사람들을 이스라엘 병원들에 후송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야엘은 곧 다시 가자 환자들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똑같은 부류가 되게 놔두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리처럼 그들도 하마스의 희생양들이다. 해서 나는 우리가 그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암을 앓는 아이를 돕는 일을 거절할 수 없다. 이웃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우리는 그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 가자에 살고 있는 여러 가족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너무 많은 공습으로 살만한 공간이 아닌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장기를 이식받은 여섯 살 아이의 부모는 이 단체 자원봉사자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우리는 괜찮아요. 우리는 여기서 죽을 것 같아요”라고만 돼 있었다. 야엘은 아직도 인질로 억류돼 있는 두 자원봉사자, 오데드 리프시츠와 차임 페리가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물론 내적으로 많이 흔들린다고 했다. 삼촌들과 사촌들은 그녀가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하마스를 돕는 일 아니냐고 비난하며 맹렬하게 뜯어 말린다고 했다.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병사들이 무슨 정신으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매번 묻는다. “사람들은 나를 적인 것처럼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기 위해 한다. 이스라엘인이건 팔레스타인인이건, 유대인이건 아랍인이건, 사람은 사람이다.” 몇몇 팔레스타인 가족은 그가 괜찮은지 알아보려고 접근했다. 하지만 양쪽에 다리를 놓으려는, 조류를 거스르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왼쪽에 있는 사람조차 가자를 더욱 평평하게(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양측 모두 과격해지고 있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모두 여기에서 살아갈 것이란 점과 우리가 해법을 찾아낼 것이란 점은 안다.” 일부 자원봉사자는 팔레스타인 환자 이송을 하지 않고 거처를 잃은 이스라엘인들에게 약품을 배달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대신 새로운 자원봉사자들이 이 일에 뛰어들어 환자 예약과 이송을 돕고 있다. 야엘은 이스라엘 내부의 기부가 사실상 중단돼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가능하면 가자지구의 어린 환자들을 이스라엘 병원에 데려다주는 일을 다시 시작해 아이들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어렵겠지만 멈출 수 없다. 내 소명이요, 내가 할 일이다.”
  • 콧대 높이더니 쪼그라든 명품

    콧대 높이더니 쪼그라든 명품

    보복 소비 끝나자 매출 하락세신세계, 1년 새 0.3% 성장 그쳐물가 등 고려 땐 사실상 역성장연말연시 가격 인상 나설 수도 결혼기념일을 앞둔 A(39)씨는 최근 배우자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 명품관을 돌아다니다 발길을 돌렸다. 샤넬, 디올 등 유명 명품 가격이 2년 전 결혼할 때 알아봤던 것보다 훨씬 오른 탓이다. A씨는 “가방 하나에 1000만원은 예삿일인데, 요즘같이 고금리로 돈이 귀한 때에 이 가격을 주고 사는 게 맞는 것인지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A씨처럼 명품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그동안 명품 시장 호황을 이끌던 ‘보복 소비’는 완전히 끝난 모습이다. 올해는 본격적인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 여파가 소비자 지갑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데다 그나마 소비 수요가 엔화가 저렴한 일본 등의 여행으로 대체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1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1~11월 명품 매출 신장률은 모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도 안 되는 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현대백화점의 경우에도 각각 5, 6%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물가 상승률과 판매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에 명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21년 30~40%, 2022년 20%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요 증가세가 확 꺾인 모습이다.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갤러리아백화점도 사실상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 업계는 이처럼 달라진 명품 수요 분위기를 감지하고 식품관 강화, K패션 브랜드 육성 등으로 고객 유치 전략 방향을 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명품은 백화점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분명한 경로 역할을 했는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연초까지도 성행하던 명품관 오픈런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리셀(되팔기) 시장도 사실상 활기를 잃었다”고 말했다. 해마다 서너 차례 가격을 올리며 콧대 높게 굴던 명품 브랜드도 올해는 국내 가격 인상 횟수를 소폭 줄였다. 2021~2022년 연간 네 차례씩 가격을 올렸던 샤넬은 올해는 2월과 5월 가격 인상 이후로 추가 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 루이비통은 2021년 다섯 차례,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올해는 6월에 한 차례만 올렸다. 디올도 올해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명품 브랜드가 기습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찌의 경우 앞서 9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가량 인상했다. 프랑스 브랜드 델보는 내년 1월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국내 판매 가격을 최대 7% 올린 에르메스도 내년 1월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부모 이혼으로 출국, 학대에… 숫자도 알 수 없는 ‘사라진 아이들’

    부모 이혼으로 출국, 학대에… 숫자도 알 수 없는 ‘사라진 아이들’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예비소집이 연말연시 순차 진행되는 가운데 불취학(불법 미취학)아동이 해마다 3000여명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유학으로 인한 불취학 사례가 대다수이지만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출국하는 경우도 있고 학대 등으로 입학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어 교육당국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불취학아동은 2020년 3564명, 2021년 3362명, 2022년 2759명으로 집계됐다. 불취학아동이 다수 발생하는 것은 부모가 국내에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할 자녀를 유학 보내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미인정(이민, 부모의 해외 취업 등은 제외) 유학 건수는 1296명으로 전체 불취학아동의 46.9%를 차지했다. 두 명의 자녀를 불법으로 조기 유학시켰다가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 경우도 미인정 유학 사례에 해당한다. 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증발’한 아이도 많다. 2017년 경기 안산시의 한 초등학교 취학 대상 아동 A양(2010년생)은 부모가 이혼하면서 중국 국적인 어머니와 함께 중국으로 출국한 뒤 6년째 행방이 묘연하다. 학교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출국 사실 외에 다른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지난해 경기 수원시에서 취학 대상이었던 B양(2015년생)은 당초 중국인 친모(이중국적)와 함께 모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친모의 출국이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에서 거주하던 2013년생 C양과 2012년생 D양은 취학연령을 앞두고 소재 불명의 이유로 현재까지 서류상 불취학 상태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 관리망에서는 조기 유학과 동일한 불취학 사례로 여겨져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기 어렵다. 부모 이혼 등으로 인한 출국, 학대로 인한 불취학 사례는 조기 유학과 구분해 집중 관리해야 하는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이호동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불취학 사유는 천차만별인데 교육당국은 어려움에 처한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을 한데 묶어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국적의 아동이 해외로 나간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국가가 적극적으로 아동 안전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이어 “아동학대 정황이 없더라도 이중국적 부모가 이혼 등의 이유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등 특별한 경우에는 국가가 아이가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출국한 불취학아동의 경우 외국 정부와 협조가 잘 안돼 현실적으로 출국 사실까지만 확인되는 사례가 많다”며 “일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는 있는데 이런 경우 교사들이 해당 아동 가족의 소셜미디어(SNS) 정보나 주변인 수소문을 통해 최대한 아이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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