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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 도로 8000㎞인데 ‘침수 측정 장비’ 고작 107개

    [단독]서울 도로 8000㎞인데 ‘침수 측정 장비’ 고작 107개

    지난주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에서도 도로가 통제되고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도로가 물에 잠긴 정도를 측정해 관할 구청에 알리는 장비인 ‘도로 수위계’는 서울 내 107개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시내를 연결하는 도로가 8328㎞(2022년 기준)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도로 약 78㎞마다 수위계 1개가 설치돼 있는 셈이다. 기후 변화로 좁은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짧은 시간 동안 내리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침수 대비 도로 탐지 시스템도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2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내 침수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된 도로 수위계는 모두 107개다.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강북·도봉구 등 3개 자치구는 1개씩만 설치돼 있다. 그나마 침수가 잦은 관악·동작구는 각각 5개씩, 강남·송파구에는 총 8개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 중 45개는 이번주 중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료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도로 수위계는 아랫부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빗물 높이를 감지하고 5㎝ 간격으로 상승하는 도로의 수위를 측정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측정된 수치가 실시간으로 제공되기에 도로의 침수 속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예상되는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도로 수위계는 지난해 말까지 서울에 95개가 있었고, 올해 12개가 추가로 설치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의 도로 수위계로는 제대로 된 대비가 어렵다고 본다. 좁은 지역에 다발성으로 시간당 1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다 보면 바로 옆 동네에 설치된 장비로는 피해를 감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충식 AGI재난과학연구소장은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침수 취약 지역에만 도로 수위계를 설치해서는 요즘 같은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어렵다”며 “모니터링 장치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로 수위계의 개당 설치 비용은 1000만~1500만원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 예산을 책정하지는 않았지만 각 자치구의 의견을 듣고 필요할 때마다 설치하고 있다”고 했다.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사전에 집중호우 등 장마철 피해를 예측하고 탐지하는 기술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CCTV 영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의 기술을 활용해 도로 침수 발생 여부와 정도(깊이)를 예측·분석하는 기술은 개발돼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상 서울시 등 지자체나 정부 기관의 CCTV 영상을 개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이런 기술에 활용할 수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장마 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drill baby, drill!” 트럼프 공언한 미국 ‘화석 연료 붐’ 유럽 수요 감소할 수도

    “drill baby, drill!” 트럼프 공언한 미국 ‘화석 연료 붐’ 유럽 수요 감소할 수도

    “미국 서부 텍사스부터 북동부 끝자락 펜실베이니아주까지, 천조국 미국 땅 아래에는 금보다 더 귀중한 것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민주당은 그 금에 손도 대지 못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천연가스 사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주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과장된 수사학적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위스콘신주 일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정책을 ‘녹색 사기’라고 비난하고 화석 연료 생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원대한 에너지 공약은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폴리티코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산하의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이미 미국 국내 화석 연료 생산량을 증가시켜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은 러시아에 의존해오던 천연가스를 미국 공급으로 바꾸면서 유럽에서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일부 유럽인들은 러시아에 과도한 의존을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바꾸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수급 불안정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유럽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소비를 완전히 줄이려 하고 있다. 유럽 내 천연가스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장기적인 천연가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선거 운동 내내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쳤고, 이번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이런 감정이 전면에 드러났다. 공화당은 “에너지 생산을 해방하겠다”고 공약했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은 2008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마이클 스틸 전 메릴랜드 부지사가 처음 사용한 캠페인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은 미국 국내 석유와 가스 시추 확대를 지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이 사용한 후 더욱 유명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1일 CNN 대선 타운홀에서 유권자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 문구를 사용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의 방문 연구원인 쿤로 이리에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장 큰 생산자는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루이지애나와 같은 주이며, 적어도 그 중 일부는 이번 대선 승패를 바꿀 수 있는 스윙 스테이트(민주 공화당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 유권자층이 많은 지역)”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환경 관련 법안을 폐지하고, 해상 굴착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 조 바이든이 부과한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 금지 조치를 종료하면 해외 수요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도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든이 승리하고 모라토리엄을 유지하더라도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0%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새로운 허가가 수여되지 않더라도 LNG 수출은 여전히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절벽 끝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대폭 삭감한 것은 단순히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광적인 수색을 촉발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유럽 연합이 연료 사용량을 대폭 줄이도록 강요했다. 2022년 이후 이 블록은 매년 18-20%씩 수요를 줄였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 덴마크, 리투아니아와 같은 일부 국가는 수요를 사실상 절반으로 줄였다. 즉, 최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적은 가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금 조달 문제와 불균형한 수요에도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재생 에너지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경제 싱크탱크 브루겔(Bruegel)의 수석 연구원 게오르그 자크먼(Georg Zachmann)은 “우리는 천연가스 수요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후 공약이 있기 때문에 2030년까지 수요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2040년까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 유럽에서는 장기적인 가스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EU 국가는 2050년 기후 중립 목표를 앞두고 향후 10년 동안 화석 가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4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에너지 운명을 스스로의 손에 맡길 것”이라며 “화석 에너지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관계자들은 그동안 최상의 거래를 협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대부분 미국과 카타르에서 시작된 2020년대 후반기부터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가 성공해 시장에 대거 공급될 예정”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세계 LNG 공급을 50% 늘릴 것이고, 그 결과, 우리는 가스 부족의 세계에서 그 반대로, 곧 가스가 풍부해질 수 있는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가스 가격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LNG 공급 증가는 관심 있는 유럽 고객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스를 판매하려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년간 미국의 에너지 분석가들은 EU가 러시아의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 공급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상품 거대 기업 ICIS의 가스 시장 전문가인 톰 마르젝-맨저는 “EU가 미국과 에너지 공급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럽이 에너지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유럽은 15~20년 동안 LNG의 가장 큰 고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 마르젝-맨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허가 일시 중단을 종료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유럽은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나갈 것이고, 결국, 미국산 천연가스가 유럽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창립 이사인 제이슨 보르도프는 “유럽에 예상치 못한 전력 수요나 극도로 추운 겨울이 온다면 미국의 추가 생산이 도움이 될 것이지만, 이동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재생 에너지가 성장하고 유럽이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 시작하면서, 아시아로 가는 공급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면서 “LNG의 전체 가격에서 운송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물류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다“고 지적했다. 물론,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감수하는 정책을 고수하는 것의 크나 큰 단점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급격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 사용을 종료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유럽의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르도프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가 3월에 발표한 보고서는 “EU의 가스 수요는 2022년 1월과 12월 사이에 약 11퍼센트 포인트 감소했으며 2023년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하여 2022년 1월 수준보다 약 13퍼센트 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연말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제조 및 화학 분야로, 생산이 감소하고 해고가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재임 당시 국무부와 에너지부에서 공무원을 지냈고 대서양 협의회 글로벌 에너지 센터 ​​에너지 자문 그룹의 의장이었던 데이비드 골드윈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면서 “유럽의 산업 부흥에는 많은 이점이 있는데, 천연가스 분야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공급 부족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크만은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유럽 내 석유화학 관련 중공업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못했다”면서 “유럽은 숙련된 고소득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유럽이 자체적으로 그렇게 많은 천연 가스를 생산하지 못하고 대서양 건너에서 가져와야 한다면, 어차피 비료 제조와 같은 가스 집약적 산업을 여기에 세우는 것이 별로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조상욱 변호사 “직장 내 을의 갑질도 생겼다… 균형잡힌 접근 필요” [힐링 오피스 인터뷰]

    조상욱 변호사 “직장 내 을의 갑질도 생겼다… 균형잡힌 접근 필요” [힐링 오피스 인터뷰]

    “갈등 관계에 있는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은 직원이 그 상사를 여러 사건을 모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심 법원이 직원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고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결했는데, 신고부터 이 판결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고 그 판결문 길이가 원고지 180장 이상입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문제제기는 쉬운데 제기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긴 힘든 게 지금의 제도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의 조상욱 변호사는 19일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복잡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2019년 7월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이 지나며 제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휘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부터 25년간 율촌에서 기업 노동변호사로 활동해온 조 변호사는 현재 노동팀장, 중대재해센터장, 노동조사·분쟁대응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선 넘는 사람들-오피스 빌런은 어떻게 상대하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조 변호사가 들려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경향과 기업들의 대응, 제도 개선 방향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다.“부적절한 신고와 악성 신고가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최근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초기에는 전형적인 가해자의 상습적 막말, 불필요한 업무지시가 ‘갑질’로 문제가 되었다. 이제는 ‘을의 갑질’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중 일부는 ‘부적절한 신고’ 또는 ‘악성 신고’의 성격을 띤다. 부적절한 신고는 과민했거나 과장했거나 착각을 한 경우다. 악성 신고는 더 심각한 문제다. 허위로 날조해서 신고하는 경우다. 악성 신고는 회사에 보상을 요구하거나 자신이 저성과자로 평가받는 것을 막으려는 등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자기 주변 모든 사람을 무조건 신고하는 습성을 지닌 사람도 있다. 현행법에선 괴롭힘 요건에 지속성, 반복성, 고의성 등에 대한 정의가 없다. 괴롭힘 행위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다보니 단순한 사내갈등이나 업무 중 농담, 단순한 실수도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게 가능하다. 이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진정한 피해자 구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악성 신고의 경우 기업이 신고자를 징계하는 등의 대응책이 있지 않나. “쉽지 않다. 대놓고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굉장히 교묘하다. 날조해서 신고했다 걸리면 신고자가 부담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 그리고 신고자가 해야 할 게 많다. 목격자도 조작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실제로는 아예 없던 일을 지어내는 경우는 흔치 않고 대개는 어떤 사건이 있긴 있는데 이를 각색하는 식이다. 맥락을 각색하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신고가 이뤄진 뒤 다른 사건들을 묶어서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상사가 직원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대화를 녹음하는 걸 안 상사가 녹음하지 말라고 실랑이를 벌이다 여러 사건을 다 묶어 신고가 이뤄진 적이 있었다. 허위 신고라기 보다는 과민함과 과장이 포함된 부적절한 신고였는데 문제 해결할 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최종 판결까지 2년이 걸렸고, 판결문이 원고지 180장에 달했다. 제기된 신고건에 대해 전부 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지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별 것 아닌 일로 신고가 제기되더라도 괴롭힘이 없었다고 인정 받는 게 쉽지 않고, 매우 번거롭고 고된 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들이 괴롭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아직 법 시행 초기라서 나타나는 문제인가. “제도 초기 단계라 사회적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악용에 대한 방지 장치도 부족하다. 직장 내 괴롭힘은 3자 간 관계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중간 판단자로서 기업이 있다. 가해자와 기업은 괴롭힘이 확인될 때까지는 대립 관계가 아니며, 기업이 너무 피해자 입장에 치우치면 도움이 안될 때도 있다. 법원이나 당국도 피해자, 가해자, 기업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많은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문제로 임원이 해임되기도 한다. 이 문제로 임원이 해임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이런 노력을 기울여도 그 결과가 자기의 기대에 어긋나는 경우 피해자가 부당하게 문제를 확대시키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공공기관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작은 규모의 공공기관에서는 상습적인 신고와 맞신고 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공공기관에서 한 명이 신고를 남발해서 조직 구성원의 반 이상이 신고를 당하고 이에 맞신고를 하다 보면 공공기관 소임은 뒷전이 되고 분쟁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도 본적이 있다. 이런 일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괴롭힘에 대한 법 규정을 명확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괴롭힘의 정의에 지속성, 반복성, 고의성의 개념을 넣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괴롭힘에 이 3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회성이지만 사회적으로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면 한 번으로도 괴롭힘이 될 수 있다. 운용하는 과정에서 판결이 축적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도 있으니 입법을 꼭 해야 할지, 입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단, 괴롭힘 금지규정을 제정할 때부터 (현행법 대로면) 괴롭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은 향후 법 운용 과정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자신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걸 공적으로 인정받도록 하고 상처의 치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법이다. 이런 괴롭힘 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운영되려면 피해자의 남용과 악용이 없어야 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한식 외에 중식·일식당서도 외국인 ‘주방보조’ 고용

    한식 외에 중식·일식당서도 외국인 ‘주방보조’ 고용

    한식당뿐 아니라 중식·일식·서양식 음식점에서도 고용 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를 주방 보조로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19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해 올해 시범사업 중인 음식점업 외국인력 도입 시범사업의 대상을 확대하고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고용 허가제는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비전문 취업비자(E-9) 등을 발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 외식업계 인력난 완화를 위해 2회차부터 음식점업을 고용 허가제 대상에 포함해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지난 4월부터 100개 지역 한식당에 한해 음식점업 고용 허가 신청받았는데, 엄격한 요건으로 신청이 저조해 현장 의견 등을 수렴해 요건을 완화하고 대상을 확대했다. 시범사업 지역이 기존 10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외국인 고용 가능 업종으로 한식 외에 외국식(중식·일식·서양식 등) 음식점업을 추가했다. 또 5인 이상 사업장은 5년 이상, 5인 미만 사업장은 7년 이상인 업력 조건도 규모와 관계없이 5년 이상으로 통일했다. 다만 고용 직종은 주방 보조로 한정되고, 홀서빙은 제외된다. 음식점 업종 중 제과점, 피자·햄버거·치킨·김밥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상대적으로 주방 보조 인력 수요가 크지 않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외식산업협회, 외식업 중앙회, 프랜차이즈협회 등은 사업주를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절차와 노무관리, 산재 예방 대책 등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할 예정이다. 각 협회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 알선을 지원하고, 매 분기 모니터링을 통해 음식점업 고용관리 상황을 확인해 자율적인 개선도 유도키로 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원하는 사업주는 내달 5~16일까지 2주간 진행하는 올해 3회차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 신청 기간에 지방고용노동관서나 누리집(www.work24.go.kr 또는 www.eps.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전 7일간 내국인 구인 노력을 거쳐야 한다. 올해 3회차 고용 허가 신청 기간 임업·광업 사업주들도 처음으로 고용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임업은 산림사업시행법인, 종묘생산법인의 임업단순종사원 직종을, 광업 사업주들은 금속광업 및 비금속 광업의 광물 채굴·운반·가공에 필요한 광업단순종사원 직종의 인력을 각각 신청할 수 있다. 고용 허가서가 발급되면 10월 말부터 외국인력이 배치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 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16개 송출국에 입국 전 안전보건교육을 3시간 이상 확대하고 입국 후 취업 교육에 화재 등에 대비한 소방 대피 훈련을 포함했다”라며 “고용 허가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산재 예방 대책을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가 이끈 수출 증가…충남 서북부 ‘33억달러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가 이끈 수출 증가…충남 서북부 ‘33억달러 무역수지 흑자’

    수출 71억 달러, 수입 38억 달러 집계6월 반도체 수출 34억4200만 달러 기록 천안·아산·당진 등 충남 북부지역의 6월 무역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3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일 천안세관이 발표한 천안·아산·서산·당진·홍성·예산·태안 등 7개 시군 6월 수출입 규모는 수출 71억 4700만 달러, 수입 38억 3400만 달러로 16억 31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 동기 대비 수출(65억 5600만 달러)은 9.0%, 수입(33억 3100만 달러)은 15.1% 각각 증가했다. 무역 수지도 2023년 6월 32억 2500만 달러에서 2.7% 늘었다. 충남 북부지역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 호조가 힘을 발휘했다. 반도체 수출은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34억42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29억1700만 달러)보다 18.0%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서버·기업용 메모리 제품 수요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무선통신기기도 8억 93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7억2000만 달러)보다 24.0% 급증했다. 주요 품목별 수출실적은 화공품이 3.8% 증가한 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기계류·정밀기기가 44.7% 증가한 3억8500만 달러다. 반면 철강 제품은 9.1% 감소한 3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석유제품과 자동차·부품도 각각 17.3% 감소한 5억9100만 달러와 14.3% 감소한 3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 수입실적은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 증가에 따른 전기·전자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76.8% 증가한 7억7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계류 · 정밀기기도 전년 동월 대비 93.1% 증가한 1억9700만 달러다. 주요 수출대상국 중 홍콩(65.7%), 인도(24.1%), 베트남(21.4%), 유럽(14.7%) 등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반면 싱가포르(△51.7%), 대만(△28.1%), 미국(△8.2%), 중국(△5.5%), 기타 국가(△3.2%)로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기업 관계자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시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내몸은 내가 지킨다’… 은평 하반기 생활밀착 호신술 교실 접수

    ‘내몸은 내가 지킨다’… 은평 하반기 생활밀착 호신술 교실 접수

    서울 은평구는 자기방어 기술 습득과 범죄 상황 대응 모의훈련을 체험할 수 있는 하반기 ‘생활밀착 호신술 교실’을 오는 29일부터 접수한다고 19일 밝혔다. 생활밀착 호신술 교실은 태권도, 합기도, 주짓수 기반 체력단련과 병행된다. 지역 내 총 5개의 태권도장, 합기도장, 주짓수장에서 무료 강습으로 진행되며, 참여자는 1만~2만원 정도의 시설 이용료만 부담하면 된다. 이번 하반기 호신술교실 신청은 지역 내 주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오는 29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내달 7일 오후 6시까지 은평구청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접수하면 된다. 선발되면 다음 달 9일 오후 3시 이후 은평구 알림톡으로 개별 안내될 예정이다. 한편 은평구는 구민 체력 증진과 건전한 여가 생활을 위해 다양한 ‘2024년 생활체육 및 레크리에이션 교실’을 운영한다. 은평구 생활체육교실은 ▲실내·외 각종 건강 체조 ▲요가 ▲라인댄스 ▲단전호흡 ▲성인노래교실 ▲바르게 걷기 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계속해서 구민들의 건강한 삶과 여가 생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오세훈 “체코원전 수주 쾌거… 文 탈원전 단견 중 단견”

    오세훈 “체코원전 수주 쾌거… 文 탈원전 단견 중 단견”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한국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환영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단견 중의 단견이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미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이날 ‘단 5년도 내다보지 못한 단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체코 원전 수주는 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발전 재건 선언 후 불과 2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원전은 에너지 수요도 충족하며 탄소도 저감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35년 전 ‘탈원전 선언 1호’ 국가인 이탈리아가 원전 재도입을 선언했고, 친환경이 국정 기조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에 서명했으며,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 중인 싱가포르도 원자력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모두 풍력이나 태양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오 시장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탈원전에 관해 “전력 수급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우리가 수십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키운 원전 생태계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다”며 “소중한 미래 성장 동력 하나를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기 수요 폭증이 불을 보듯 명확한 상황에서 가까운 미래조차 내다보지 못한 단견 중의 단견”이라며 “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폭발적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므로 탈원전은 자해적 정책임을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혹한 환경에서도 소신과 의지로 원전 생태계를 지켜준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글로벌 경쟁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K원전’ 육성을 강조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일반 검색보다 10배의 전력을 소모해 AI 데이터센터에 국가급 전력 투입도 예상되는 만큼 각국이 경쟁적으로 원전 증설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정권과 무관하게 소형 모듈 원전(SMR)이나 핵융합발전으로 이어지는 원전 생태계 육성은 국가 전략산업으로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썼다. 이어 “기술이 우리의 희망”이라며 “여야, 좌우와 관계없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 신가전 ‘음식물처리기’ 제대로 구입하는 요령은

    신가전 ‘음식물처리기’ 제대로 구입하는 요령은

    교체 주기 긴 가전…오래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선택하려는 경향기능적 편의성 높고 직접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전문성을 지닌 곳인지 확인 필요 가전은 교체 주기가 길고 가격대가 높은 만큼 오래 사용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제품의 가격보다도 기능과 사후관리 서비스(A/S), 소비자 편의성, 안전성 등 모든 것이 부합하는 제품인지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가전은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브랜드의 제품이 쏟아지다 보니 구매에 앞서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음식물처리기 역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신가전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음식물처리기를 잘 구입하려면 어떤 것을 살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음식물처리기는 탈취력이나 편의성의 측면에서 높은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기능과 서비스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장치 장착 여부 확인은 필수 지난해 한 차례 불거진 음식물처리기 안전성 논란으로 음식물처리기 시 안전장치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음식물처리기 사용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음식물처리기는 별도의 잠금 장치가 없으면 처리 과정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어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단단한 음식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음식물이 도어를 치면서 기기가 열릴 우려가 있기에 잠금 기능이 있어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있는 집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에서는 호기심으로 제품을 건드리다 도어가 열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칫 손가락 끼임이나 화상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어 구매 전 잠금 장치가 탑재된 제품인지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편의성·내구성을 잘 살펴야 음식물처리기를 찾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간편하고 빠르게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자 구매하기에 편의성이 저하된 제품을 피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음식물처리기의 필터는 음식물 보관 및 처리 시 발생하는 냄새 입자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가형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품질이 떨어져 탈취력 측면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처리 용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처리 시간은 길 수 있어 용량 대비 처리 시간도 중요시 봐야 한다. 탈취력과 처리 시간 등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 이밖에도 처리 가능한 음식물의 종류나 투입구의 크기, 잠금 장치, 세척 기능 등 세부적인 기능까지 면밀히 살피는 것이 좋다. ●자체 연구·개발부터 국내 생산, A/S까지…전문성 확인해야 또 제조업체에서 직접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전문성을 지닌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다 제품의 품질이 좋고 불량율이 낮으며 원활한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직접 개발 생산이 아닐 경우, 전문적 수리가 필요할 때 A/S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A/S 기간이 늘어나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물처리기 구매 시 직접 개발 생산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후관리 서비스가 보장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는 성능에 따라 만족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제품이기에 성능이 확실히 보장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래 사용해야 하는 가전인 만큼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구매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최태원 “3년 내 엔비디아 적수 없어”...최수연 “한국 AI 선도 국가”

    최태원 “3년 내 엔비디아 적수 없어”...최수연 “한국 AI 선도 국가”

    “앞으로 2~3년 안에는 엔비디아의 적수가 없다고 봅니다. 엔비디아가 부서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진행 중인 대한상의 제주포럼 3일차 토크쇼 ‘AI 시대, 우리 기업의 도전과 미래 비전’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막강한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토크쇼는 최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송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원장이 참여하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물론 SK그룹 차원에서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관련해 “(엔비디아가) 이점을 가지고 있던 게 GPU(그래픽처리장치)인데 그래픽을 다룬다는 건 AI 연산과 같은 얘기”라면서 “소프트웨어도 상당히 발전해 있어 하드웨어를 똑같이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걸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방법이 없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어 “다만 AI를 가지고 돈을 버는 모델이 뭐냐가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돈을 지불하는 게 안 된다고 하면 다른 종류의 칩이나 형태가 필요하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무너질 공산도 있다”고 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MS(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도 칩을 따로 만들고 있다. 그들의 경쟁력이 올라오느냐에 따라, 또 AMD 등이 싸게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엔비디아가 (압도적 점유율에서) 부서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또 SK와 같은 반도체, 에너지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네이버의 성공 등 ‘AI 골드러시’가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라는 금을 캐기 위해 골드러시 도전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청바지, 곡괭이를 파는 기업이 돈을 벌었고 그게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등의 기업”이라고 비유하며 “금이 안 나오면 곡괭이를 팔지 못하고 골드러시는 사라질 수 있다. 결국, 네이버 같은 기업이 AI에 성공하고 돈을 벌어야 우리 같은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 성공하는 데 그게 SK의 전략”이라고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비영어권 지역에서 자체 AI 모델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우리나라가 이를 기회로 삼아 AI 기술 리더십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네이버가 자국어 중심의 AI 모델을 개발한 경험을 가진 만큼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자국 언어를 중심으로 초거대 생성형 AI 모델을 ‘프롬 스크래치(맨 처음 단계부터)’로 개발해 서비스 전반 적용까지 나아간 사례는 중국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선 한국이 실질적으로 유일하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이어 “네이버는 자국어 중심 모델을 개발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며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보다 강력하게 반영한 자체 소버린 AI 확산을 위해 여러 국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I 인프라·데이터·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통 목표를 가진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소버린 AI 생태계를 함께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나눈 대화 일부도 소개했다. 그는 “각 나라의 언어와 맥락을 잘 이해하는 AI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을 황 CEO도 이해하고 있다”며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칩 제조사와 국가, 통신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힘을 합쳐 소버린AI를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정송 카이스트 김재철 AI대학원장은 대담에 앞선 발표에서 “과거 인공지능은 기계에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기계가 스스로 깨닫게 한다. 데이터 기반의 학습이자 현재 인공지능 개념으로 이게 지금의 성공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 ‘리틀 라이프’ 열풍…문학 원서 판매 15% 늘었다

    ‘리틀 라이프’ 열풍…문학 원서 판매 15% 늘었다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국내 출간된 베스트셀러의 원서가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서점 예스24가 집계한 결과, 지난달과 이번 달 문학 원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했다. ‘리틀 라이프’, ‘이처럼 사소한 것들’ 등 상반기 영어권 소설 인기 덕분으로 풀이된다. 19일 예스24에 따르면 올여름 문학 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작품은 한야 야나기하라의 소설 ‘리틀 라이프’(시공사) 원서인 ‘A Little Life’였다. 올해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7배 늘었다. 특히 구매자 중 20대 비율이 17.7%를 기록했다. 문학 원서 전체 20대 구매자 비율이 8.1%인 점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방학을 맞아 화제작을 원서로도 독파하려는 20대 독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문학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원서인 ‘Small Things Like These’가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8배에 이르렀다. 3위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원서 ‘Go as a River’였다. 이밖에 ‘인사이드 아웃 2’, ‘웡카’ 등 올 상반기 인기 영화들의 원서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 달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동화로 읽는 ‘Disney/Pixar Inside Out 2: The Junior Novelization’은 올여름 어린이 동화 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영화 개봉 첫 주에 전주 대비 641.7%가 오르는 등 판매량이 급증했다. 앞서 4위에 오른 ‘웡카’의 원작 소설 ‘Wonka’는 올 1월 말 영화 개봉과 함께 2월 1주부터 3월 2주까지 연속 6주간 예스24 외국도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예스24 측은 “‘SNS 숏폼 영상’과 ‘북클럽’ 등을 통해 공유하고 함께 읽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주로 강렬한 로맨스나 스릴러 소설 혹은 에세이를 ‘#BookTok’ 해시태그와 함께 소개하는데, 영어 원서여도 문장이 많이 어렵지 않아 비영어권 독자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인간은 왜 ‘큰 것’에 집착할까

    인간은 왜 ‘큰 것’에 집착할까

    크기는 만물의 척도·세상의 작동 원리… 풍요가 현대 사회 성장·팽창 부추겨 인간은 작은 것보다 큰 것에 관심이 많다. 혹등고래의 멸종 위기나 수족관의 돌고래 죽음에는 민감해도 함께 갇혀 있는 수많은 작은 물고기나 혹등고래의 먹이인 크릴새우에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큰 키를 선호하고, 큰 집과 큰 차를 자랑하며, 가장 큰 건물에 경외심을 갖는다. 물론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긴 한다. 경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다. 인간은 이처럼 물리적이고 개념적인 ‘크기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는 인류가 생각하고 관찰하고 접하고 다루는 크기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크기가 어떻게 기능하고 어떻게 일상을 지배하는지 조목조목 파헤치고 있다.저자는 방대한 지식을 동원해 생명체(미생물에서 고래까지)와 지구(소행성에서 화산 폭발까지), 기술 발전(건축에서 교통까지), 사회와 경제(도시에서 임금까지)를 형성하는 주요 과정들의 규칙성과 특이성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이처럼 크기에 천착하는 건 “크기를 알아야 세상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기야말로 만물의 척도이자 세상의 작동 원리라는 것이다. 크기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의문도 생긴다. 현대 세계는 왜 큰 것에 집착할까? 클수록 우월할까? 무한한 성장은 가능할까? 우리는 어떤 크기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크기에 감명받을까? 책은 이런 의문들에 하나하나 답을 준다.저자는 “인간 세상의 모든 부문은 널려 있는 평균이 아니라 극단이 지배한다”며 “인간은 필요 이상으로 큰 것에 집착하고 있다”고 했다. 오늘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1950년대 승용차와 비교하면 무게가 2~3배에 달하고 미국의 평균 주택 면적은 1950년에 비해 2.5배 이상 넓어졌다. 집이 커지면서 냉장고와 TV도 덩달아 커졌다. 이러한 크기 증가 뒤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상 유례없을 만큼 증가한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있다. 그러니까 풍요가 현대 사회의 성장과 팽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필은 손에 쥘 수 있어야 하고, 숟가락도 입의 크기에 맞아야 쓸 수 있다. 가구도, 집도, 건물도 마찬가지다. 크다고 다 좋을 순 없다. 사람도 그렇다. 키가 클수록 연평균 소득 등은 증가하지만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기대수명도 1㎝ 커질 때마다 0.4~0.63년 줄어든다. 저자는 1장에서 크기의 역할을 개괄한 뒤 2장에서 인간이 크기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알아본다. 3장에선 크기 사이의 관계인 비례, 대칭, 비율, 황금비 등을 살피고 4장에선 인체공학 등 크기의 설계를 통해 크기의 팽창과 한계에 관해 짚어본다. 5장과 6장에서는 키나 체중 등이 다른 크기로 변할 때 인간과 동물, 기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7장과 8장에선 각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부 등 크기의 분포에 관해 파고든다.
  • 여섯 번 멈춰 서서 바라보다… 울산에서 만난 ‘책의 집’ [박상준의 書行(서행)]

    여섯 번 멈춰 서서 바라보다… 울산에서 만난 ‘책의 집’ [박상준의 書行(서행)]

    도서관도 아니고 북카페도 아닌여름 그늘 같은 공간‘명상’ 담은 유니스트 지관서가군더더기 없는 책의 공간들뜬 마음 지그시 눌러평소라며 손이 안 갔을 그 책도자연스럽게 손에 들게 돼다락 같고, 또 마루 같은…고요히 머물 수 있는 창틀 방또 하나의 보물 같은 공간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7월, 휴가의 시작이다. 휴가지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꼭 들러 보길 권한다. 색다른 쉼과 여유를 느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그래도 휴가 여행인데…! 좀더 여행다운 서행(書行)을 원한다? 그럼 울산을 추천한다. 맞다. 그 ‘공업도시 울산’이다. 울산에는 여섯 곳의 지관서가가 있다. 지관서가는 책을 중심에 둔 복합 인문 문화공간이고 곁에는 산책 삼을 만한 여행의 장소들이 이웃한다. 화려한 휴가는 아닐 테지만 덤덤히 나를 물어 소소한 낙 하나는 찾을 수 있다. 그러다 무언가 힐끗 눈에 띄었다면 그건 아마도 이내 마음속을 유유히 잠영하던, 그리웠던 나의 모습은 아닐는지. ●며칠만은 퍼펙트 데이즈 ‘그림자가 겹치는 순간 더 진해진다.’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대사다. 요즘 이 작품이 잔잔하게 화제다.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화장실을 청소하며 살아가는 히라야마(야쿠쇼 고지 분)의 하루하루다. 출퇴근길에 카세트테이프로 올드팝을 듣고,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꺼내 마시고, 가끔 필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퇴근해서는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잠드는, 그저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겹쳐 사는 나날. 그건 영화가 말하는 ‘퍼펙트 데이즈’일 텐데 수긍할 수밖에 없는 건 왜일까? 하지만 질문도 잠시, 영화를 볼 때는 격하게 공감하고 영화 밖으로 나오니 또 밀린 일을 해치우려 허덕인다. 어쨌든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지금’이다. 휴가는 그 ‘나중이 지금이 되는’ 시간이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생을 통달하지는 못하겠어도 며칠 정도는 그리 살아 보고 싶다. 살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사소하게, 작은 즐거움에 충실하며 생활 뒤편으로 미뤄 뒀던 행복을 찾아보는 거다. 울산의 지관서가를 휴가지로 추천하는 건, 하나의 도시에서 아담한 책 공간을 옮겨 다니며 적어도 그런 삶의 며칠을 흉내 내 살아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서다.●지관(止觀), 멈춰 서서 바라봄 첫 출발은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지관서가가 좋겠다. 유니스트는 울산역 가까운 울산 서쪽에 있으며 지관서가는 캠퍼스 내 학술정보관 1층에 있다. 가막못의 가장자리다. 지관서가는 딱히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 사서가 없고 대출이 불가하니 도서관이랄 수 없고, 카페가 있지만 반드시 음료를 마셔야 책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니 북카페랄 수도 없는, 그러나 도서관이기도 북카페이기도 한, 경계 없고 강요되지 않는 여름 그늘 같은 책의 집이다. 또한 각각의 지관서가는 모든 장소마다의 인생 테마를 중심으로 책을 큐레이션한다.유니스트 지관서가의 테마는 명상(Meditation)이다. 공간의 배치도, 서가의 구성도, 조명과 음악도 이를 고려했다. 벽지는 한지를 이용해 차분함을 더한다. 첫걸음부터 검은 벽과 나무 벽 사이 통로가 들뜬 마음을 지그시 눌러 맞는다. 내면으로 스미는 전이의 공간인 셈이다. 너머가 보이지 않아 그저 차분하게 걸음을 떼지만 곧 눈앞의 장면에 넋을 잃고 만다. 온전히 안으로 들어서자 정면을 꽉 채운 파노라마의 너른 창과 꽉 찬 초록의 자연이다. 대청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박스 형태의 좌식 마루 또한 탄성을 자아낸다. 그 새로 뿌리 내린 무뚝뚝한 콘크리트 원기둥과 바위 모양의 쿠션 의자마저 사색적이고 명상적이다. 우선은 멈춰 서서 창밖의 초록이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 번지기를 기다린다. 누구인들 그러지 않을까. 이를 말로 풀면 지관(止觀)이겠다. 멈추어 서서 바라보다. 바로 서서 너르게 바라보다. 그러고 보니 사방으로 책 한 권 보이지 않는다. 마룻바닥 위의 의자와 탁자 외에는 그 흔한 소품 하나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가 전부다. 책의 공간이 스스로부터 군더더기 없이 비워 낸 상태다. 책은 채움일 텐데 먼저 비우라는 말일까? 그게 명상이겠지. 면벽 수행하듯 앉아 바닥까지 비워 낸 후에야 서서히 움직여 공간을 살핀다. ●방학 맞은 지금이 최적의 비움 유니스트 지관서가는 색으로 구분된다. 책들은 입구 통로 검은 벽의 안쪽 세모난 자리에 숨어 있다. 넉넉하게 비워 낸 주 공간에 비해 작은 서가다. 장서의 수로 압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책들은 고심 끝에 놓였다는 걸 알겠다. 명상이라는 인생 테마 아래 집중, 비움, 드러남, 침묵 등의 주제로 서가를 구성했는데 신간부터 스테디셀러까지 다채롭다.책 곁에는 각 주제와 짝을 이룰 만한 명상음악을 큐알(QR) 코드로 제안한다. 음악 명상그룹 ‘케렌시아’가 유니스트 지관서가를 위해 제작한 음악이다. 내레이션 가이드가 있어 초보자도 명상할 수 있다(음악만 나오는 버전도 있다). 원하는 이들에게는 헤드폰을 대여한다. 그 가운데 ‘산책’이란 곡은 지관서가를 나서 가막못을 걸으며 들어도 좋겠다. 내가 내 삶을 보듬는 시간, 카세트테이프는 아니지만 이 또한 ‘퍼펙트 데이즈’다. 초록 위에, 종이책 위에, 산책의 발걸음 같은 음악이 차곡차곡 쌓여 겹친다. 마침 캠퍼스는 여름방학이어서 한적하다. 개학하면 좀더 북적댈 것이고 지관서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 유니스트 지관서가가 가진 명상과 사색의 분위기를 한껏 누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 공간으로 돌아 나오기 전 책 한 권을 고른다. 김지현 종교학자가 추천하는 명사 추천 서가에서 ‘선시’(석지현, 현암사)를 집어 든다. 평소라면 좀체 손이 가지 않았을 책이다. 이곳이 명상을 인생 테마로 한 곳이라 자연스럽고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잡기 전 음료 한 잔을 주문한다. 카페는 발달장애인들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에서 운영한다. 서가처럼 통로 옆 세모난 영역에 위치하는데, 카페의 작업 음이 명상이나 독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배치겠다. 서로의 속도에 맞춰 커피 한 잔을 받아 든 후 창틀방에 앉는다.창틀방은 또 하나의 보물 같은 공간이다. 측면과 후면의 작은 창틀들을 작은 방으로 꾸렸다. 고요히 머물 수 있는 다락방 같고 바깥의 야외를 바라보니 또 누마루 같은 자리다. 사람이 많을 때는 블라인드를 내려 단절하고 독립할 수 있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침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창틀에 기대 책과 음악 그리고 창밖의 녹음을 동무 삼아 한가로움을 누린다. 잠시 후 책을 돌려놓으려 다시 찾은 서가에서 원고지와 몇몇 글귀를 발견한다. 책을 읽고 담아가고픈 구절을 직접 손 글씨로 써 보라는 지관서가의 제안 ‘필수적 필사’다. 곁에는 오늘의 나를 닮은 어제의 나들이 남긴 몇 장의 필사가 있다. 아이나 어른 모두가 비슷한 마음, 그 가운데 지난봄 누군가 적어 둔 ‘여든다섯 살의 봄’이라는 제목의 글귀에 코끝이 찡하다.‘지금껏 이렇게 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 처음에는 ‘여든다섯 살의 봄’이 제목인 줄 알았다.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해 보니 아드리앵 파를랑주의 그림책 ‘봄은 또 오고’(이혜경 번역, 봄볕)의 한 구절이었다. ‘태어나서 두 살까지는 아무 기억이 없어’로 시작하는 책은 ‘지금껏 이렇게 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로 끝이 난다. 그림책은 장마다 조금씩 다른 홈이나 창을 뚫어 두었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부분이 사라지거나 겹치며 여든다섯 살 인생의 감동을 전한다. 책을 덮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살면서 몇 번의 봄을 더 맞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느 봄의 사랑을 이처럼 고백할 수 있을까? 유니스트 지관서가를 나오기 전, 창밖의 초록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파를랑주의 책을 빌려 적는다. ‘지금껏 이렇게 여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 다짐이 삶이 되기를. 어디에 있든, 그곳이 도서관이 아니라 해도 당신의 여름 또한 내일의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윽한 숲속 책의 산장 울산에는 여섯 곳의 지관서가가 있다. 대공원 숲속에, 호숫가에 또는 캠퍼스 안과 미술관 옆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포구 앞이다.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책을 읽다 자연을 거닐고, 그러다 지루하면 또 다른 서가를 찾아 버스를 타고 나서는 하루.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출근 시간 따위는 말끔히 잊고! 여름휴가 며칠 정도는 일하지 않는 히라야마로, ‘고모레비’(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일본말)를 누리며 살아도 되지 않을까?가장 먼저 들어선 지관서가는 울산대공원이다. 어린이숲속공작실과 공공기관 회의장으로 쓰이던 그린하우스를 리모델링했다. 울산 시민의 일상 숲에 책의 집이 들어선 셈이다. 숲 안에 나무로 지은 박공지붕의 집은 길가에서 살짝 비켜 선 자리라 무척 아늑하다. 내부는 기존의 천장을 제거하고 층높이를 높여 서가로 단장했다. 삼각형 목조 지붕이 고스란하고 짙은 나무색과 창밖의 초록이 묵직하게 다가선다. 마치 성전에 들어와 있는 양하다. 그에 걸맞게 이곳 서가의 테마는 ‘관계’다.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의 관계를 묻는 책들이 반긴다. 또한 야외 테라스는 안과 다른 밖의 고요가 깃든다. 비탈과 접한 데크라 숲의 기운이 한층 우렁차다.●호수와 바다가 보이는 서가 울산대공원 지관서가가 숲이 빼어나다면 박상진호수공원 지관서가는 호수를 자랑 삼는다. 먼저 ‘박상진’이라는 이름이 궁금할 텐데 울산 지역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에서 기인한다. 1층은 필로티와 야외 바를 둬 호수 풍경을 장벽 없이 만끽하도록 했다. 2층의 서가는 영감(inspiration) 테마의 책들을 구비했다. 역시 호수 쪽 창가는 바 테이블이다. 책장을 넘기는 시간만큼 물멍의 시간이 길다.숲과 호수의 시간은 바다에서 잇댄다. 장생포 지관서가는 장생포문화창고 내에 있다. 30년 가까이 어류 보관용 냉동 창고로 쓰이다 방치된 공간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공모사업으로 변신했다. 1~5층까지는 미디어아트전시관, 기념관 등의 문화 공간이고 지관서가는 6층이다. 바다 쪽은 벽 전체를 유리창으로 구성했다. 파도가 넘실대는 장대한 바다는 아니고 육지 쪽 울산 산업단지로 흘러드는 물길이다. 그래서 더 의미 있다.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과 공장 굴뚝은 공업도시 울산의 역사를 상기하게 한다. 서가는 일부러 높이를 낮추고 네모난 형식으로 구성했다. 덕분에 실내 어디에서나 창 쪽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장생포 지관서가는 하루의 해가 질 때쯤 찾아가길 권한다. 내륙으로 스미는 바닷길과 울산 산업단지가 붉게 물든다. 해 진 후에는 하나둘 밤의 불빛이 켜지는 걸 기다려 좀더 감상해도 좋다. 장생포고래박물관까지는 약 1.5㎞다. 해변의 산책로를 따라 다녀옴 직하다.●건축가가 지은 책집의 자화상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가 제격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공공미술관 최초로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을 갖췄다. 아름다움을 테마로 하는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는 1층은 미술관 입구에 해당한다. 2층은 잔디 마당을 사이에 두고 미술관과 마주한다. 미술관 외벽을 장식한 프랑스 작가 제이알(JR)의 ‘우리가 영웅이다’가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울산 시민 250여명의 상반신을 촬영한 작품이다. 선암호수공원 지관서가는 ‘나이 듦’을 인생 테마로 한다. 선암호수공원 인근의 노인복지관 1~2층에 위치한다. 그런 까닭에 창밖으로 보이는 사계절의 변화마저 남다르다. 책을 앞에 두고 자연의 나이 듦을 읽는 듯하다. 지관서가는 SK의 사회공헌사업이다. SK가 재원을 대고 지자체가 공간을,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가 기획을 담당한다. 서울대 인문확산지원센터 등 전문가들이 북큐레이션에 참여해 서가의 구성이 알차다. 공간은 대부분 이소진 건축가와 건축사무소 리옹에서 디자인했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스토리텔링한 윤동주문학관과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천왕 산책 쉼터, 배봉산 숲속도서관 등 서울의 사랑받는 동네 도서관이 이들의 솜씨다. 자연에 몸을 기댄 건물은 그 지형의 일부처럼 스미는데 울산의 지관서가들 또한 다르지 않다. 신축이 아닌 기존 유휴 공간에 녹여 냈다. 여행의 잠잠한 쉼터로 이만한 데가 없다. 지관서가는 인문학 강좌도 자주 열린다. 그러니 계곡에 발 담그듯 책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 보는 건 어떨까? 베케이션을 너머 울산 북케이션(Bookation)이다. 유니스트 지관서가 오전 9시~오후 8시, 연중무휴 누리집 www.jigwanseoga.org/115
  • 尹, 체코 총리에 친서 ‘막판 설득’… K원전 수출 교두보 열었다

    尹, 체코 총리에 친서 ‘막판 설득’… K원전 수출 교두보 열었다

    尹, 안덕근 장관 체코 특사로 파견전력분야 협력 친서 전해 ‘굳히기’유럽 추가 원전 건설 기대감 커져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원전 강국 프랑스를 따돌리고 최소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K원전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급증, 전기차 전환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로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가스 공급 불안으로 원전 신규 발주가 가장 활발한 유럽에서 체코가 K원전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따낸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의 예상 사업비는 2기에 2000억 코루나(약 24조원)다. 내년 3월에 본계약을 하면 2029년 착공, 2036년 완공이 목표다. 애초 체코 원전 프로젝트는 테멜린 3·4호기까지 4기를 짓는 게 계획이었다. 그러나 4기를 한 번에 짓기엔 재정 부담이 커서 우선 2기를 먼저 건설하고 5년 후 전력 상황 등을 고려해 테멜린 3·4호기를 추가로 지을지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추가 건설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가 우선협상권을 가진다. 이렇게 되면 사업비는 48조원까지 불어난다.현재 전 세계 가동 원전 416기의 40%에 해당하는 167기가 유럽에서 가동 중이다. 향후 건설계획인 102기 중에 37기(36%)도 유럽에 건설될 예정이다. 체코를 시작으로 폴란드·네덜란드·핀란드·스웨덴 등 유럽 지역에서의 추가 원전 수주 기대감도 커졌다.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는 한수원이 2022년 10월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와 폴란드 정부 간 프로젝트 지원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 신규 원전 건설 수주에서 한수원은 삼중수소 제거 설비 사업을 따냈다. 이 외에 네덜란드와 핀란드는 최근 원전 추가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고 스웨덴도 2045년까지 최소 10기 추가 원전 도입을 발표했다. 극적인 수주 이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막판 설득이 유효했다. 1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특사로 파견했고 안 장관 편에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에는 “체코 프라하와 인천공항 직항노선을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하자”, “체코의 원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한국과 체코의 전력 분야 협력도 강화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2위 원전 대국 프랑스를 안방에서 제쳤다. 체코 정부는 발표 직전 우리 측에 ‘핫라인’으로 결과를 알렸다. 밤늦게까지 기다리던 윤 대통령은 책상을 내리치면서 “됐다”고 소리치며 환호했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 원전 기술력 등을 강조하며 “바라카 원전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했다. 파벨 대통령은 “지금 답변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사업자를 선정하는 내각 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통상 총리가 주재하는 회의지만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직접 참석해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 추석 연휴, 100% 출발 확정..온라인투어로 예약하세요

    추석 연휴, 100% 출발 확정..온라인투어로 예약하세요

    온라인투어가 추석 황금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고객들을 위해 ‘추석&황금연휴 100% 출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또 최장 9일의 황금연휴 기간인 추석에 떠날 수 있는 여행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올해 추석 연휴와 함께 개천절, 한글날까지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며 4일만 휴가 내면 12일을 쉴 수 있어 ‘황금연휴’로 꼽힌다. 오늘부터 진행되는 이번 프로모션은 연휴 기간에 출발하는 상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황금연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풍성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동남아 크루즈승선권, 일본 왕복 항공권, 제주 호텔 숙박권 등 추석 명절을 풍성하게 채워줄 선물도 증정할 예정이다. 기획전은 △추석&황금연휴 100%출발확정 △뭉칠수록 싸다 다다익선 △추석&황금연휴 좌석 확보 상품 등 3개 카테고리로 구성했으며, 먼저 ‘추석&황금연휴 100%출발확정’은 예약과 동시에 100% 출발이 확정 된다. 또, ‘뭉칠수록 싸다 다다익선’은 인원이 많을수록 할인 폭이 커진다. 예약 인원에 따라 팀당 최대 40만원의 할인(8인 이상 예약 시)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추석과 10월 황금연휴 기간 동안 항공 좌석이 확보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여행상품 결제 시 KG 이니시스를 이용하면 최대 25만원 즉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마련했다. 온라인투어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는 연차 이틀을 사용하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어 해외 여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예약과 동시에 출발이 확정되는 상품을 통해 올 추석연휴에는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파3 홀서 타이거 우즈도 6타 헤매…로열 트룬 ‘우표홀’의 공포

    파3 홀서 타이거 우즈도 6타 헤매…로열 트룬 ‘우표홀’의 공포

    18일 개막한 제152회 브리티시 오픈(디오픈)의 대회장인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클럽의 8번 홀은 거리 123야드의 파3 홀이다. 아마추어라도 버디를 노릴만하지만 짧은 거리와는 달리 ‘공포의 홀’로 불린다. 146년 역사의 로열 트룬에서 가장 짧은 홀이지만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홀이다. 6번 홀(파5)은 623야드로 디오픈의 역대 최장 홀인 것과도 비교된다. 1923년 첫 번째 디오픈 개최 이후 이번이 10번째로 열리는 로열 트룬의 8번 홀의 역대 타수를 보면 한 번 만에 들어간 1타에서 무려 15타까지 다양하다. 세계 최고의 프로들도 이 홀에서 스코어 카드를 망쳤던 것이다. 로열 트룬의 가장 긴 6번 홀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고 가장 짧은 홀이 되레 가장 많이 입질에 오르내린다고 미국프로골프(PGA)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8번 홀의 그린 넓이는 우표 크기만 하다고 해서 ‘우표홀’로 불린다. 다른 홀 그린의 절반 크기다. 그린 주변에는 키 높이의 항아리처럼 생긴 벙커가 5개 도사리고 있다. 볼 제구가 그만한 중요하다.골퍼가 8번 홀 티 박스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트룬 해변과 클라이드만에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들리고, 오른쪽으론 글래스고~트룬 열차가 덜커덕거리며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PGA가 전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디오픈이 9번 열린 이곳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4명뿐이다. 2004년 어니 엘스(55·남아공)가 가장 최근 에이스를 기록했다. ‘골프 황제’도 이 홀에서 고생했다. 프로로 전향한 다음 해인 1997년 디오픈에서 공동 24위를 차지한 타이거 우즈(48·미국)는 3라운드에서 64타를 치며 선두 경쟁에 들어갔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 이 홀에서 공이 벙커에 들어가 6타를 쳤다. 디오픈 3번 우승을 차지한 우즈는 “(8번 홀이) 간단한 홀이지만 작은 실수에도 심각한 대가를 치르는 홀”이라고 평했다. 스티브 보텀리(59·잉글랜드)는 1997년 디오픈 2라운드 우표홀에서 기록적인 10타를 적어냈다. 보텀리는 15타를 적어낸 독일 아마추어 헤르만 티시스보다 나은 기록이다. 1950년 대회에서 티시스는 그린까지 올리는데 12타, 그린에서 3타를 쳤다. 티시스는 이후 골프 대회에서 사라졌다.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는 가장 최근에 이곳에서 열린 2016년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 도중 공이 벙커에 빠졌다. 그는 “벙커를 탈출하는데 5번인가 6번인가 샷을 휘둘렀다”라고 회고했다. 우표홀은 1909년부터 로열 트룬의 상징이 됐다. 우표홀의 가장 큰 적은 ‘바람’이다. 바닷가 바람은 수시로 풍속과 풍향이 바뀐다. 7~8야드 폭의 그린을 공략할 정확성,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샷을 한 선수들은 고통스러워하고, 갤러리들은 신음하는 홀이다. 2002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 리치 빔은 “이 홀에서 바람이 조금만 더 불면 무서워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는 “파3 홀을 위대한 홀로 만드는데 굳이 230야드로 늘릴 필요가 없다. 120야드만 충분하다는 것을 이 홀이 입증한다”라고 말했다. 필 미켈슨(54·미국)은 “(골프에서) 단순한 거리가 아닌 정확성에 도전하는 것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한 뒤 “우표홀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도전할만한 완벽한 홀”라고 말했다. 우표홀이 은빛 주전자 ‘클라레 저그’의 행방을 가려줄지 기대된다.
  • 남해서 일면식 없는 주민에게 흉기 휘두른 50대 징역 7년

    남해서 일면식 없는 주민에게 흉기 휘두른 50대 징역 7년

    경남 남해군 한 아파트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부장 박성만)는 50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A씨는 지난 4월 12일 오후 11시 30분쯤 남해군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50대 B씨에게 ‘너는 죽어야 한다’며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허벅지 등을 두 차례 찔린 B씨는 아파트 경비실로 피신해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동선을 확인해 남해에 있는 A씨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별한 이유 없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이 미수에 그쳤으며 벌금형 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 해외 조달·수출 전문가 무료 교육에 취업까지 지원

    해외 조달·수출 전문가 무료 교육에 취업까지 지원

    정부가 무료 교육과 취업까지 연계해주는 해외 조달·수출 전문 청년 인력 양성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조달청에 따르면 해외 조달 분야 전문가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요가 늘고 있으나 양성 기관이 없다는 산업계 건의를 수용해 2020년부터 시범 사업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 추진에 나섰다. 이 사업은 34세 이하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 대상이며 총 4주간 경북 김천의 조달청 공공 조달 역량개발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해외 조달시장 동향과 해외 입찰 정보 분석 등의 이론 교육과 국제입찰 등록, 입찰 제안에서 작성·제출, 계약체결까지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연수 후에는 중소·중견 조달기업과 채용 상담회를 개최해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2022년 교육을 수료한 57명 중 14명이 취업했고 지난해는 60명 중 16명이 직장을 얻었다. 이런 성과가 알려지면서 이 사업 참여 희망자가 늘고 있다. 평균 경쟁률이 2.5대 1에 달한다. 조달청 국제협력담당관실 관계자는 “사업 취지가 교육 후 즉시 현장에 투입할 인재 양성이기에 어학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라면서 “취업자는 8월 연수가 끝나고 10월 결산까지 집계한 숫자로 실제 취업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조달청은 중소·중견기업들의 채용 희망이 매년 늘고 있는 점을 들어 교육생과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해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진행한다. 기업과 교육생 간 멘토·멘티를 지정해 수출 현장을 방문하고 기업이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취업 등에 성공한 선배 교육생의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신청자 증가를 반영해 현재 연 1회 진행하는 연수를 연 2회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걸 조달청 기획조정관은 “국내 기업이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전문 인력 양성 및 채용 연계를 통해 조달 기업들의 수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 대법 “사실혼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가능”

    대법 “사실혼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가능”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다. 이로써 국내에서 동성 부부의 사회보장 권리가 법적으로 인정된 첫 사례가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18일 확정했다.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 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1심 “현행법상 부부는 남녀 결합” 소씨 패소 소씨는 동성 반려자 김용민씨와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공단은 소씨가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내렸다.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면서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현행법 체계상 동성인 두 사람의 관계를 사실혼 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법이 말하는 사실혼은 남녀 결합을 근본으로 하므로, 동성 결합과 남녀 결합을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심 “‘동성 결합 상대방’, 사실혼과 본질적으로 동일 집단” 2심 역시 두 사람의 ‘혼인’을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동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이라며 두 사람을 ‘동성 결합 상대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사실혼과 비교 대상이 되는 동성 결합은 ‘동거·부양·협조·정조 의무에 대한 상호 간 의사의 합치 및 사실혼과 동일한 정도로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를 전제로 한다”며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동성 결합 상대방 집단은 이성인지 동성인지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행정청인 피고(공단)가 이성 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동성 관계인 동성 결합 상대방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라며 공단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률적 의미의 가족과 부양 의무는 피부양자 제도의 출발점일지언정, 그 한계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도 설명하며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며 보험료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 “사실혼과 차이없어…성적지향에 따른 차별” 대법원도 공단의 처분에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법관 9인은 다수의견으로 “동성 동반자는 부부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으로, 공단이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이가 없다”며 “동성 동반자도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해 스스로 보험료를 납부할 자력이 없는 경우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성 동반자를 직장가입자와 동성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함께 생활하고 서로 부양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전통적인 가족법제가 아닌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의 피부양자제도에서조차도 인정받지 못함을 의미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 등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이고 그 침해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동성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문제와 민법 또는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하고 확정하는 문제는 충분히 다르게 논의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동성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고 이들의 숫자가 불합리하게 증가하거나, 건강보험의 재정건정성을 유의미하게 해친다고도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대법관들 모두가 참여해 선고한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다.
  • “방귀 사세요” 미녀 인플루언서 상원의원과 ‘은밀한 만남’ 고백

    “방귀 사세요” 미녀 인플루언서 상원의원과 ‘은밀한 만남’ 고백

    “수년간 내가 입던 속옷, 머리카락, 목욕물 등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그 중 방귀는 재밌고 색달라 엄청난 틈새시장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방귀를 병에 담아 판매해 수억원을 벌어 화제가 됐던 미국의 여성 인플루언서가 “이상한 취향을 가진 상원의원과 비밀리에 만남을 가져왔다”고 말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스테파니 마토(33)는 최근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끔찍한’ 상원의원과 1년간 온라인 데이트를 하며 사귀었다”라고 주장했다. 스테파니는 “매 만남마다 돈을 지불해야 했음에도 그는 끊임없이 데이트 일정을 잡았다.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데이트를 해왔고, 지금까지 이 사실을 숨겨왔다”라며 “오늘은 이 남자에 대한 더러운 비밀을 폭로하겠다”라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통화로 저녁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대가로 1만 달러(약 1380만원)를 받았으며, 이후로도 그런 거래가 여러번 반복됐다고 했다. 스테파니는 “소속된 정당이 추진하는 정책들에 얼마나 동의하느냐고 묻자 그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돈과 권력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테파니는 A씨의 신념이 급진적이고 미친 것으로 여겨져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그는 “제 가족 중 한 명은 이민자인데, 그는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젠 지친다”라고 말했다. 스테파니는 A씨의 신원을 특정해 폭로하진 않았지만, 그가 낚시광이라는 특징을 공개했다. 스테파니는 이전에도 ‘23살에 무려 57세 연상인 80대 남자 친구를 만났던 이야기’를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구취와 틀니는 그립지 않다”라며 “성욕이 낮기 때문에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 한편 스테파니 마토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자신의 방귀를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는 사업을 벌였다. 이후 고객들의 수요가 높아지자 일주일에 50병을 채울 만큼의 방귀를 짜내다가 건강에 무리가 와 사업을 접었다.
  • ‘18명 사상’ 환승센터 돌진 버스기사 집행유예… “반성·용서 참작”

    ‘18명 사상’ 환승센터 돌진 버스기사 집행유예… “반성·용서 참작”

    수원역 환승센터 돌진사고로 1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50대 버스기사가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는 18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버스기사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40시간과 준법운전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시내버스 기사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고도의 주의 의무가 요구되는데도 보행자들에게 많은 상처를 입혀 과실이 중하다”며 “특히 사망한 피해자는 할머니이신데 신체적 고통이 어땠을지 기록을 보기도 어려웠다. 비록 찰나의 실수였을지라도 인명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은 점, 이 사건으로 생업인 버스기사를 사직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1시 26분 경기 수원시 수원역 2층 환승센터에서 전기차량인 30-1번 시내버스를 몰던 중 시민들을 덮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보행자인 70대 여성 1명이 버스에 깔려 사망했고 2명은 중상, 15명은 경상을 입었다. A씨는 정류장에서 버스가 주차된 상태인 것으로 착각한 채 요금통을 확인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실수로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앞서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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