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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 부도 90년이후 최저

    건설업체 부도율이 지난 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부도를 낸 건설사는 일반건설업 33개,전문건설업 280개 등 313개 업체로 나타났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3개사보다 90개 감소한 것이다. 9월말 건설업체가 4만 8629개사인 점을 감안,부도율은 0.64%에 지나지 않는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부도율 0.86%과 비교해 0.22%포인트 낮아졌다.5대 신도시 건설로 건설업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 88년(0.88%),89년(0.70%),90년(0.53%) 이후 12년만에 처음으로 부도율이 1%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부도율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였고,건설업 등록기준이 강화되면서 부실업체를 대거 퇴출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체 부도율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8년 7.01%로 정점에 오른 뒤 99년1.34%,2000년 1.46%,지난해 1.07%로 떨어졌다. 류찬희기자 chani@
  • [기고] 고령근로자 고용확대 조건

    고연령근로자의 고용 확대 문제를 다룰 때 우선돼야 할 원칙은 개인의 직업과 경력이 오래 연장되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많은 기업들이 55세 정년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연령,근속년수를 명예퇴직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이마저 채우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따라서 근로자들의 체감 정년연령은 이 보다도 훨씬 낮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이다. 연공서열식 보상체계와 권위주의적인 직장문화는 극소수의 고연령자에게만 높은 지위와 소득을 제공하고 나머지 대다수의 고연령 근로자는 퇴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사업체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이 고령의 화이트칼라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가 연령 수준에 맞는 직급을 부여하기 어렵거나 공헌도에 비해 임금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연공적 성격이 강한 현재의 임금결정체계에선 직급 정년이든 명예퇴직이든 간에 고연령자를 퇴출시키려는 압력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 고연령자 임금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선한다면 이해 당사자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현재 장년층 이상의 근로자들은 젊은 시절 저임금을 감수하고 회사에 장기간 헌신하는 대가로 직접적 생산성 이상의 근속기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연공적 임금체계에 암묵적으로 동의해 온 셈이기 때문이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나아갈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에 봉착해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모색해 온 일본은 임금피크제를 도입,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임금피크제는 일정 근속년수가 되어 임금이 피크에 다다른 뒤에는 다시 일정 퍼센트씩 감소하도록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것으로 노사간 합의에 따라 채택된다고 한다.일본의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이나 정년 이후 계속고용 제도 등과 함께 도입되는 것이 보통이다. 보상체계가 바뀌면 상당부분 해소되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절박한 문제가 연령을 기준으로 한 차별이다.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으로 성을 기준으로 한 차별은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연령을 기준으로 한 차별은 우리사회에서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연령,근속연수를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의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문화가 팽배해 있는데다 이런 분위기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지배적이 되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채용에서 연령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심대한 모순일 뿐 아니라 고연령자를 노동시장에서 구축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취업알선 업무를 맡고 있는 일선 상담원에 의하면 명시적 또는 암묵적인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 구인(求人)은 거의 없다고 한다. 경력직 채용에서도 마찬가지다.이런 관행이 이어진다면 자녀 양육기를 마친 여성이나 40∼50대 조기퇴직한 사람들은 자신의 경력을 이어갈 길이 전혀 없다.노동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이도록 경쟁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고령화시대에는 더욱 필수적인 조건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신협 위기론’ 수면위 급부상

    부실 신용협동조합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신협이 예금인출 사태를 빚는 등 부실신협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다른 부실 신협으로 예금인출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만일의 인출 도미노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경주신협에 대해 6개월간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금감원이 경주신협 검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날 하룻동안 63억원의 예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경주신협 부이사장이자 신협중앙회장인 박진우(朴珍佑)씨가 지난주에 회장직을 전격 사임해 업계의 동요가 확산될 조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쌈짓돈이 대부분인 신협 예금의 특성상 대부분 예금보호 대상(5000만원 이하)”이라면서 “따라서 과거 상호저축은행과 달리 특정 신협의 예금인출 사태가 아직 다른 신협으로 옮겨붙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검사가 진행중인 신협도 경주신협 외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은 부실신협이 전체 1248개 신협 가운데 188개나 되는 데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경주신협이 신협중앙회장을 배출한 대형조합이어서 도미노 예금인출 사태도 우려된다.”고 밝혔다.금감원은 이에 따라 신협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신협 구조조정 작업도 서둘러 진행해 시장불안요인을 조기에 잠재울 계획이다. 경주신협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경주지역 5개 신협이 합병해 탄생했다.지난 9월말 현재 자산 규모 650억원,예금액 67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신협업계 평균 예금액은 150억원으로 경주신협은 업계 42위이다. 주식투자로 몇십억원대의 손실을 야기하는 등 방만한 자산운용과 부정대출혐의가 포착돼 금감원이 지난주 검사에 착수했다.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예금인출 사태를 빚었다.영업정지 조치에 따라 앞으로 6개월간 모든 예·적금의 인출이 금지되고 임원들의 직무가 정지된다. 경주신협 이사장을 지내다 99년 신협중앙회장에 선출된 박 회장은 개인 비리 혐의와 중앙회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지난주 전격 사퇴했다.그동안 박 회장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신협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조합원들의 조직적 저항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퇴출·합병 등의 방식으로 부실신협 정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하이닉스 정상화로 선회하나

    하이닉스반도체 처리의 무게중심이 ‘선(先) 정상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마련한 구조조정안의 핵심도 채무재조정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정상화시켜 놓은 뒤 ‘몸값’을 올려 분할매각 등을 노려보라는 것이다.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달중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논의한 뒤 확정할 방침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 등 정치권에서도 하이닉스 처리문제를 중요한 대선전략으로 삼고 있어 ‘선 정상화’는 점차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정치권까지 “일단 살리고 보자.” 한나라당 이후보는 최근 “하이닉스는 선 정상화후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주말 KBS 심야토론 프로그램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실물경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채권단도 ‘기업가치 극대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세계 반도체 업계의 불황으로 시장에 내놓아도 ‘원매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실제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7분기 연속적자의 ‘늪’에 빠지는 등 당장 매각하기에는 시황이 너무 좋지 않다. 문제는 이같은 ‘선 정상화’ 방안이 정부안과 배치된다는 점이다.정부측은 반도체 경기 불투명과 투자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일관되게 해외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정상화 방안은 있나? 하이닉스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일단 채무재조정이 급선무다.하이닉스가 내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1조원이지만 2004년에는 3조 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결국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감자(減資)가 필요하다는 얘기다.이 때문인지 채권단은 선행조건으로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한스 베른하르트 메어포르트 외환은행 부행장은 최근 “구조조정을 안하면 하이닉스는 생존할 길이 없다.”고 단언했다. 다행히 하이닉스는 최근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고는 있다.지난달 자회사중 덩치가 가장 큰 하이디스(TFT-LCD 부문)를 중국BOE테크놀로지 그룹에 3억 8000만달러를 받고 팔았다.내년초까지는 자산정리 등으로 1조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비메모리 부문도 분리해 매각키로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 D램의 생산비중을 현재의 40% 수준에서 연말까지 70%로 올려 수익 위주의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또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이달부터 ‘하이닉스 스타상’을 제정,시상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해외매각이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채권단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극대화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투자금융’ 이 뜬다

    “투자은행팀이 뜬다.” JP모건,살로먼스미스바니,UBS워버그 등은 은행이지만 이곳에서 예금을 했다는 사람은 못봤다.이들 은행은 투자은행으로 일반 예금업무는 취급하지 않는다.기업고객을 상대로 기업인수합병(M&A) 주선,프로젝트 파이낸싱,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이 주 업무다.최근 국내 시중은행들도 투자금융업무를 보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투자금융업무가 뜨고 있다. ◆일반지점의 30배 수익률 투자금융업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전통적 은행의 개념을 벗어나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한다.최근에는 가계·기업대출 시장도 포화에 이르고,저금리로 예대마진도 줄어든 만큼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 은행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수수료는 대출액의 1∼3% 수준이지만 취급 금액이 크기때문에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월 투자금융 관련 업무를 하나로 묶어 만든 종합금융단 소속 70여명이 올들어 지금까지 올린 수수료 수입은 1000억원에 이른다.직원 1인당 14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평균적으로 직원 20여명이 3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일반 지점 30개 역할을 해내는 셈이다.이덕훈(李德勳)우리은행장이 최근 “수수료 수입을 2조원 가까이 끌어올려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한 것에서도 종합금융단의 위상을 읽게 한다.이 은행은 장기적으로 종합금융단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시너지효과 톡톡히 누려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투자금융을 준비했다.지난해 말 하나증권과 함께 20여명의 직원들로 투자은행 사업본부를 만들었다.계열사에 하나증권이 있기 때문에 증권사의 시너지효과를 업고 업무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예를들어 은행법상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증권사가 주식을 인수해야하기 때문에 은행은 주선만할 뿐 직접하지 못하지만 증권사를 끼고 하면 M&A를 할 수 있다.돈을 마련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개발할 수도 있다.건설회사에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주선해 돈을 끌어들였다가 분양대금이 들어오면 이것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국제적인 인정도 받아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영국금융전문지 프로젝트파이낸스 인터내셔널 선정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문 아시아 10위에 선정됐다.이 은행 투자금융팀은 올 상반기 9754억원어치(10건)의 대출을 주선했다.과거 장기 신용은행과 합병하면서 우수 인력을 흡수했고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던 것이 도움을 줬다. 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투자금융시장을 외국계 투자은행이 잠식한 가운데 국내 투자금융이 활성화되면 이들에게 흘러들어갔던 수수료를 국내로 흡수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간 정보교류와 업무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동대문운동장 대형패션상가

    한진중공업건설부문은 서울 동대문운동장 사거리 모서리에 대형 상가 ‘패션 T.V’를 분양한다.2004년 9월 준공예정.분양가는 8000만∼2억원.외환은행에서 1,2차 중도금부터 분양가의 50%까지 융자해준다.선착순 일반추첨방식으로 분양한다.(02)2275-8011.
  • 텔레뱅킹서 인터넷뱅킹 전환 별도 사전신청해야 이용 가능

    텔레뱅킹 고객이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하려던 은행권의 시도가 금융당국의 제지로 무산됐다.텔레뱅킹은 계좌이체 등 단순한 은행업무만 가능한 반면 인터넷뱅킹은 대출을 포함해 개인의 모든 금융거래 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금융감독원은 18일 공인 인증서가 발급되지 않는 텔레뱅킹 고객이 바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경우 금융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이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5일 전 은행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텔레뱅킹과 인터넷뱅킹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행중이거나 도입 검토중인 외환·전북·대구 은행 등에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안미현기자 hyun@
  • 환율, 주가 따라 널뛰기

    요즘 ‘주가 환율’이라는 말이 외환시장에서 나온다.주가가 급락하면 미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환율 급등락폭이 하루 10∼20원에 달하는 ‘널뛰기’를 연출,외환딜러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널뛰기 환율 지난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원의 진폭을 보이면서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1240.6원에 마감됐다.장이 열리면서 전일보다 9.1원이나 올랐으나 갑자기 하락세로 반전돼 오히려 전일보다 6.3원 내렸다. 앞서 16일에도 무려 20.60원의 진폭을 보인 뒤 16.60원 급락해 하루 낙폭으로는 1년 5개월만의 최고치라는 기록을 남겼다.장원창(張源昌) 금융연구원연구위원은 “환율변동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엔화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데도 원화 환율은 움직임을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주가와 역행하는 환율 한미은행 외환딜러는 “원래 환율은 주가와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데도 최근에는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내리고 있다.”면서 “환율도 주가처럼 추가상승 또는 하락지속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에 변동폭도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8일에는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4500억원으로 급증했지만 환율은 1247원으로 소폭올랐다.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할 요인이 없었는데 시장에서는 과열상승 현상이 빚어졌다.”면서 “앞으로 조정국면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카드수수료 분쟁’ 42억 과징금

    백화점과 카드회사들이 수수료를 놓고 지나친 힘겨루기를 하다 결국 양쪽 합해 42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4개 백화점과 백화점협회에 14억 54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LG 삼성 국민 외환 BC 등 5개 카드사에는 28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각각 내렸다. 4개 백화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용카드 사용액의 2.5∼2.6%인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카드사들과 협상을 했으나 실패하자 지난 3월부터 서로 짜고 LG와 삼성 카드 이용자에게 백화점카드 등 다른 카드 사용을 권하는 등의 수법으로 카드결제를 거부했다. 공정위는 “백화점들은 업계 선두업체에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LG와 삼성카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는 또 롯데 현대 신세계 LG백화점이 기업 등 상품권 대량구매 고객에 대해 해오던 할인판매를 전면 금지키로 한 사실도 함께 적발했다고 밝혔다. 5개 신용카드사들 역시 별다른 근거 없이 할인점에는 1.5%선의 수수료를 물리면서 백화점에는 2.5∼2.6%의 수수료를 적용,공정거래법상 부당차별행위를 해왔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가계부채 이자 연평균 300만원

    가계부실지수가 2·4분기 이후 또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 책임연구원은 17일 가계 부문의 자산 및 부채규모,이자부담정도,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가계의 부실 정도를 측정한 결과,지난해 2·4분기 이후 하락하던 가계부실지수가 올 2·4분기부터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을 100으로 했을 때 가계부실지수는 1·4분기 163을 기록한 뒤 상승하기 시작해 3·4분기에는 166으로 올랐다.4·4분기에는 17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실지수는 외환위기 때 역대 최고치인 244를 기록한뒤 빠르게 하락하다가 유가상승 등으로 지난해 1·4분기에 187까지 올랐다.이후 지난 1·4분기에는 163까지 떨어졌다.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도 악화됐다.금융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인 자산·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220.4%에서 상반기 말 206.3%로 낮아졌고 연말에는 20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가계부실지수의 상승 원인에 대해 “가계 부문의 이자 부담이 늘고 부채상환 능력이 저하됐기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가계 부문의 이자지급 비용은 모두 42조 6100억원으로 이를 가구별로 환산하면 한 가구당 이자부담이 300만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홍환기자
  • GM대우車 공식 출범, 채권단 16억弗 지원…대우자판은 매각

    GM대우차 법인인 GM오토앤드테크놀러지(GMDAT)가 17일 공식 출범했다.또 GM대우차는 대우자동차판매 보유지분 11.22% 가운데 9%를 아주산업에 매각키로 했다. GM대우차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16일 합의한 대로 산업은행이 연리 6%의 7억 50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16억달러를 지원하고, 우리·외환·조흥은행이 4억달러를 빌려주기로 최종 확정했다. GM대우차의 최고경영진에는 닉 라일리(사진) 사장을 비롯해 래리 재너(전 GM차이나 대표)·이영국(李泳國·대우차 전 사장) 수석부사장,데이빗 멜린(전 GM브라질 재무담당 책임자) 부사장 등 모두 10명이 내정됐다. 한편 대우인천자동차(부평승용차공장)·대우버스(부산버스공장)·대우상용자동차(군산트럭공장)·잔존법인 등은 조만간 새로운 주인을 찾거나 독자생존을 모색케 됐다. 전광삼기자 hisam@
  • 김인호·강경식씨 2심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孫容根)는 17일 환란(換亂)사태와 관련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경제부총리 강경식 피고인과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인호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강 피고인에게 자격정지 2년을,김 피고인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또 환란 위기를 축소보고했다는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1심대로 두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은 법원이 법리를 오해해 판단했다고 주장하나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이 적정하며 검찰의 기소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검찰을 반박했다.재판부는 그러나 “강 피고인의 진도그룹 부당대출압력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는 진도그룹의 부채비율이 1800%로 지급불능 사태가 우려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의 지위로 내린 대출 부탁은 압력이 될수있는 만큼 자격정지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강 피고인은 “정책수립자의 정책 판단을 형사재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서 자격정지 선고에 대해 상고 방침을 밝혔다.이들은 지난 97년 외환위기에 대한보고 축소,부당대출 압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1심에서 직무유기 혐의는 무죄를,진도 및 해태그룹 대출 압력에 대해서만 자격정지 1년의 형 선고유예를 받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실업률 2.5% 환란이후 최저

    경기회복 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2.5%,실업자는 8만 5000명 감소한 57만 3000명이었다. 실업률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0월 2.1% 이후 최저수준으로,지난 5월이후 5개월째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취업자는 2221만 9000명으로 28만명(1.3%) 늘었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61.8%로 0.5%포인트 상승했다.통계청은 “도소매·음식숙박업 및 건설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일거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실업률 하락 이유를 분석했다. 김태균기자
  • KDI 전망·해법 “금리 올리고 재정 긴축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발표한 내년도 한국경제전망은 ‘순항속의 풍랑’으로 요약된다.올해보다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세를 탈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상륙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대외변수 못지 않게 내부적인 위험 요소도 주목하고 있다.노동시장에서의 실업률과 임금,외환시장에서의 환율,부동산가격 등은 인플레이션 기대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금융시장에서의 금리·주가 등은 반대 방향(디플레)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락하는 지표들 그동안 경기부양의 버팀목이었던 총소비증가율이 올해 6.8%(추정치)에서 내년에는 4.7%로 급감하고,총고정투자 역시 증가율이 6.1%에서 6.0%로 둔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출(물량)도 10.2%→9.8%로,총수입(물량)은 14.1%→11.6%로 증가율이 각각 둔화된다.경상수지는 상품수지규모(127억달러→93억달러)의 급감으로 흑자가 43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크게 줄어 적자로 반전될 위기에 놓였다.반면 소비자물가는 2.9%→3.6%로,실업률은 3.0→3.2%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대외변수도 불안 세계경제의 회복지연 가능성이 큰 변수다.미국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주가·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추가 하락이 걱정이다.유럽연합(EU)과 일본경제의 소비 증가세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은 2∼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세계경제가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5%∼1.0%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KDI의 해법은 해외의 위험 요소들이 가사화하지 않을 경우 보수적인 통화·금리정책을 통해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특히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적용 금리를 상향 조정해 시장 실세금리와의 격차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KDI는 주문했다. 현 단계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요구되지 않고 있는 만큼,재정정책은 중립적 혹은 다소 긴축적인 재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병철기자
  • 전윤철 부총리 인터뷰 “국내경제 디플레 없을것”

    경기하강 및 디플레(물가하락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한매일은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강봉균(康奉均) 전 재경부장관을 긴급 인터뷰했다.전 부총리는 디플레 가능성을 전면 부인한 반면 강 전 장관은 디플레 우려를 강조하고 대비책을 주문해 대조적이었다.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7일 “미국 등 세계경제에 대한 디플레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그렇다고 국내 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전 부총리는 또 최근 디플레 논의가 많은 것과 관련해 경제인이나 정치권 등이 더 이상 불안심리를 조장해 경제를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 부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설령 국내 경제가 디플레 조짐을 보이더라도 통화·재정정책 수단을 통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경제관련 연구소나 단체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는 것과 관련 “단순한 지표나 트렌드(추이)만으로 실물경제 전체를 진단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분명한 것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미국 등 선진국보다 휠씬 낫고 이를 이겨낼 만한 힘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부총리는 또 “경제를 아는 사람들이 국내 경제의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툭하면 ‘우려된다’‘불안하다’는 말을 내뱉어 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이어 “경기는 경제지표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며 “경제관련자나 정치권 등이 더 이상 불안심리를 조장해 경제를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2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고,17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상장사 순이익,선진국보다 턱없이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눈 값),기업가들의 건전한 투자행태 등을 튼튼한 펀더멘털로 꼽았다. 부동산 가격상승과 관련 “전국의 토지값은 1995년을 100으로 봤을때 현재 97에 불과할 정도로 버블(거품)수준이 적다.”며 “아파트값 상승이 문제이지만 이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이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을 통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전 부총리는 “미국의 정책금리는 1.75%,일본은 0.1%인 반면 우리나라는 4.25%나 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금리인하 조치 등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GDP(국내총생산)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3∼24%로 일본(134%)등과 비교해 볼때 아주 낮아 재정을 경기 부양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강봉균 前장관 인터뷰 “美경제 회복 안되면 타격”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부터 2년 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재정경제부 장관 등 ‘경제 사령탑’을 맡았던 강봉균(康奉均) 전 장관은 17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의 디플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따라서 우리경제도 정책의 우선 순위를 당분간 경기부양에 둬야 한다.”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섣불리 금리를 올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8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민주당·군산)으로 변신했다.신분이 자유로워진 탓일까.그는 “경제정책은 선택인데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은 선택에 따른 부작용을 너무 두려워한다.”고 일침을 놨다. ◆우리경제를 진단하려면 미국경기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미국경기 회복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 이라크 공습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아 예단하긴 어렵지만 경기순환 측면에서 볼 때 하강국면이 어느 정도 끝물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불황에 시달린 게 벌써 2년째다.늦어도 내년초까지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디플레 우려가 높지 않다는얘기인가. 그렇지는 않다.일본은 분명한 디플레 상태다.미국도 이미 주가가 상당폭 하락했다.이것이 자산가격 하락으로 전이된다면 세계경제의 동반 디플레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물론 아직 전이되지는 않았다.앞으로가 변수인 만큼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우리경제에 대한 전망은. 국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일본처럼 부동산값이 하락하고 미국경기마저 내년까지 좋아지지 않는다면 우리경제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이제는 선택을 해야할 시점이다. ◆어떤 선택을 의미하는가. 두가지 선택이 있다.첫번째 선택은 미국경기가 회복이 안될 때를 대비해 경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경기를 유지하려면 금리를 올려서는 결코 안된다.이 경우 물가상승과 국제수지 적자가 예상되지만 이는 감내해야 한다.두번째 선택은 경기가 다소 위축되더라도 금리를 소폭 올려 물가를 잡는 것이다.이 경우 실업률이 높아진다. ◆지금 경제부총리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당연히 첫번째다.요즘처럼 국내외 불안요인이 많고 디플레마저 우려되는 시점에서는 물가보다 성장에 신경써야 한다.물가도 무섭지만 더 겁나는 것은 실업이다.만약 물가가 무섭다고 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늘어 부실기업이 증가하게 된다.그렇게 되면 또다른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통화정책에 손대서는 안된다. ◆저금리가 부실기업을 연명시켜 구조조정 마무리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경기가 나빠져도 상대적으로 실업 걱정이 적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주로 한다.이런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물가안정이다.내년에 금리동결로 국제수지가 적자나면 앞장서 호들갑을 떨 사람들도 이들이다.국제수지가 몇년 연속적자가 나면 문제겠지만 1년 정도는 적자가 나도 괜찮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정부의 잇단 가계대출 억제책이 자칫 내수를 위축시킬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현단계에서는 기업대출보다는 가계대출의 위험도가 낮다.따라서 전체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라가는 것을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다만 집값 폭락사태에 대비,정부가 지금처럼 미세대응할 필요는 있다. ◆우리경제의 또다른위기 돌파구가 있다면. 북한∼중국∼시베리아로 이어지는 동북아 특수요인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세계경제가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우리가 살아날 수 있는 개발의 원천은 바로 이것이다.동북아 특수만 잘 활용하면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 정부가 추진중인 동북아 특구도 좋은 방안이다.어떤 방안이 됐든 핵심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세계자본을 우리쪽으로 유인하는 것이다.그렇게 하려면 규제를 풀고 노사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일본·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하고,나아가 미국과도 무역장벽을 낮춰야 한다. 안미현기자 hyun@
  • 반론/ 노동운동 새패러다임 시급

    지난 15일자 대한매일 ‘열린세상’ 칼럼난에서 고려대 강수돌 교수는 최근의 몇몇 노동관련 사태를 언급하면서 정부 노동정책의 발본적 쇄신을 주장했다.그러나 강 교수가 언급한 내용들이 사실과 매우 다르고,주장하는 내용이 노사관계의 정확한 이해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어 자칫 독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흐리게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정확한 사실을 밝혀두고자 한다. 첫째,강교수는 심심찮게 등장하는 ‘구사대’및 폭력진압 등을 볼 때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근본변혁은 커녕 조그마한 발전도 어렵다고 언급하고 있다.그러나 강교수는 개별사건들에 대해 정확히 사정을 파악하고 이러한 표현을 하는 것인지,아니면 지금까지 해온 대로 단순히 노동계의 주장을 여과없이 반복했는지 묻고싶다.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 저항하는 비조합원들의 행위는 과거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칭해온 구사대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하지만 법적 절차와 본질적 정당성을 상실한 불법쟁의 행위에 대한 경영진과 비조합원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구사대란 표현 대신‘정당방위대’란 표현을 쓰는 것이 합당하다는 점을 지적해주고 싶다.현장에서 조합원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구체적 폭력사례를 직접 보고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렇게 언급하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강교수는 ‘지난 9월11일은 세계를 놀라게 한 9·11사태의 1주년이자 가톨릭병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의 원년이었다.’라고 표현하고 누가 보아도 이번 사태의 발단은 병원경영진이 신뢰성실에 기반한 교섭원칙을 파기한 데 있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랬을까.병원들을 망라하는 보건의료노조는 5월3일 오후 2시30분 여성개발원에서 1100여명이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즉 4대 핵심요구 쟁취를 위해 전체 병원 지부들이 동시 조정신청을 시작으로 5월 총투쟁을 전개할 것과 5월23일에 전체 병원지부 동시 총파업투쟁 돌입을 결의한 바 있다.그런 일정 아래 필수공익사업장인 병원에서 진행된 동시파업이 마치 사용자측이 신뢰성실교섭을 파기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강교수의 견해는 뭔가 좀 개운하지 않다. 셋째,노사관계정책의 기본은 노동대중의죽은 기를 살려내야 한다는 강교수의 견해에는 동의한다.그러나 강교수 기고의 말미에서 이러한 정책의 기본과제는 ‘사회적 차별과 박대속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성실하게 살아온 이 땅의 풀뿌리에 대한 기본예의이자 더 이상 배신하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이기도 하다.’라는 구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노동대중의 기를 살리자는 강교수의 주장에 대한 순수성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지금까지 노동자를 배신해왔기 때문에 노동대중의 기가 죽어있다는 것인가.이러한 노동운동의 메뉴는 이미 20년전에 많이 유통되던 논리이다. 노사문제는 깊이 들어가 보면 자기조직을 위해 상대를 공격해야만 하는 미안함도 존재하고 있고 그런 사실들을 문외한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일희일비하는 경우도 많다.그만큼 단순하지가 않은 것이 노사관계다. 오늘날 세계는 정보화,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국가간 첨예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세계 각국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의 법과 제도를 경쟁체제에 맞게 정비하고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진력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적인 노사관계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세계경쟁체제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97년말 외환위기로 초래된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4대 개혁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노동문제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현 시점에서 국가경쟁력 제고의 관건은 무엇보다도 법과 절차를 무시한 불법파업과 폭력시위 등 구시대적인 노동관행과 제도,그리고 노동운동의 의식을 바로잡는 새로운 노동정책의 패러다임이다.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건전한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한 노동정책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이다. 김영배 한국경총 전무 본사자문위원
  • [대~한민국 24시] 가락동 도축장/천대받던 ‘백정’ 옛말… 어엿한 ‘전문직’

    도축장은 일반인들에게 아직도 낯설다.낯설다기 보다는 왠지 거부감마저 주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이곳도 생생한 삶의 현장이며 우리 이웃이 일하는 일터다.과거 ‘백정’으로 불리며 천시되던 도축장의 달라진 오늘을 들여다본다. “5212,5212 차 빨리 대세요.” 11일,아직은 이른 새벽.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도축장)의 하루는 날카로운 확성기 소리로 열렸다. 밤길을 재촉해 소와 돼지를 가득 싣고 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현장 반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흡사 기계와도 같았다.한기를 느낄 만큼 제법 쌀쌀한 새벽이지만 담배를 꼬나 문 그들의 모습에서는 추위보다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아침 7시가 가까워지면서 도축장 뒤편 소·돼지 계류장은 부쩍 분주해졌다.질서 유지를 위한 확성기 고음이 귓속을 찌르고 화물차의 엔진과 경적소리,돼지 울음소리가 뒤엉켜 순간 혼을 빼놓는다. ‘서덜레’(초보자를 일컫는 이곳의 은어)가 끼어들려 하자 “5472 안 나가요.”하는 신경질과 핀잔이 뒤따랐다. 도축장 경력 20년인 베테랑 오영환(55) 반장이 “왜 그러는 거여.그런다고 빠른 게 아녀.”라고 인상을 쓴다.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 차렸는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기사는 멋적은 웃음으로 ‘OK’를 표시한다. 순간 벌어진 이 광경이 무척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낄낄거리고 웃던 화물차 기사 이용석(38)씨는 “저 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놈이구먼.처음 오는 가봐.”라며 혀를 찼다.“반장이 순번을 부르면 소와 돼지를 계량한 뒤 계류장에 내려놓고 나가면 되는데….”라며 말꼬리를 이었다. 그는 몇년 전만 해도 한차당 20만원 가까이 운임을 받았으나 화물차들끼리 경쟁이 붙어 차당 가격이 14만∼1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씁쓸해 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운반비 하락을 가져왔고 축산농가에서도 ‘단골’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운반을 맡기고 있다며 세태의 변화를 귀띔한다. 돼지콜레라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반장은 “쓸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이곳은 농협이 직접운영하는 데다 철저한 검사과정을 거쳐야만 반입되기 때문에 돼지콜레라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반입량은 비슷하단다. 계류장의 모든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김석원 현장 감독의 눈을 피해 ‘출하자 수면실’을 엿봤다.밤길을 달려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쉬는 공간이다.4평 남짓한 방에는 무료함을 달랠 장기와 바둑판이 있고 목침과 꼬질꼬질한 이불이 널브러져 있다. 이곳도 어김없이 코끝을 찌르는 돼지와 소똥 냄새로 가득했다.먹다 만 밤참이 그대로 남아 있다.피로감이 입맛을 빼앗아간 듯싶다. 김 감독은 “대부분의 소·돼지가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오기 때문에 운전사들도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계류장을 한바뀌 돌았다.소·돼지를 실은 1∼4.5t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한 화물차에 실린 50마리쯤 돼 보이는 돼지들은 추위가 싫은 듯 서로 몸을 비비며 ‘꽤∼액,꽥’ 소리를 질러댄다.흡사 겨울을 나기 위해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1t 트럭에 홀로 몸을 기댄 바싹 마른 ‘우공’이 큰 눈망울을사방으로 굴리며 콧김을 연신 뿜어내는 것이 ‘천당’에 가까이 왔음을 감지한 듯했다. 이같은 감상도 냉동창고 앞에 다다르면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난다.계류장 반대편에 위치한 냉동고는 하루종일 바쁜 현장이다.도축한 소·돼지고기들을 냉장시켜 정육점으로 배달하는 곳이다. 전날 도축한 200여마리의 소와 2000여마리의 돼지를 배달원들이 열심히 차에 싣고 있다.이들은 20대 건장한 청년부터 50대 후반의 ‘중늙은이’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검거나 붉은 비닐옷을 입고,잡은 고기를 옮기는 이들의 몸놀림은 ‘물찬 제비’처럼 빠르다.어깨에 돼지를 둘러메고 뛰는 폼이 운동회 때 모래주머니 나르기를 연상시킨다.‘딱통’(큰 돼지를 뜻하는 은어)을 메고 배달차로 향하는 한 배달원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다. 자신의 일에만 충실할 뿐 서로 대화가 없다.한 젊은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지금 바빠요.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네요.”라며 무엇에 쫓기 듯 뛴다. “배달원은 오전과 오후 두탕 나갑니다.낮 12까지 오전 배달을 마치고 오후 1시30분부터 2차 배달에 들어가지요.”차량과 냉동고를 관리하는 이창규(35)씨가 말했다. 운전기사와 조수,2인1조로 된 배달차 80여대가 서울 전역의 정육점·백화점 등을 누비고 배달원만도 200명에 가깝다. 벽돌을 쌓듯 차곡차곡 고기를 실은 운전기사는 차에 올라 타 커피 한잔으로 피로와 잠을 쫓는다.옆에 탄 조수는 배달처를 적은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서서히 정문을 빠져 나간다. 5년째 이 일을 한다는 정모(41)씨는 “쓰려면 제대로 써 달라.”며 “돼지나 소고기를 정육점에 나르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특히 여자들이 애써 외면하지만 우리도 어엿한 직장인”이라고 힘줘 말한다. 차에 쉴새없이 고기를 싣는 사이 냉장고에 들어가 봤다.싸늘한 냉기와 함께 끝이 날카롭게 다듬어진 갈고리에 주렁주렁 걸린 엄청난 물량의 고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딱통부터 규격돈까지 다양하다. 이제 도축현장이 궁금했다.관리부로 찾아갔다.협조를 받기 위해서.이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은 도심에 있는 사무실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정식 농협 직원이라 그런지모두 말쑥한 차림이다. 도축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 곳이다.외부에서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결코 볼 수 없도록 돼 있다.마치 요새와 같다. 돼지들이 계류장에서 협소한 통로를 따라 한줄로 밀려간다.뒤에 있는 돼지가 앞에 있는 돼지를 미는 식이다.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진 ‘철제 통로’ 끝에서 돼지들은 엄청난 전기충격을 받고 황천길에 오른다. 해체작업은 파트별로 27명씩 54명이 맡는다.자신들의 일에만 열중할 뿐 역시 말이 없다.야릇한 적막감이 휩싸인다. 소 도축도 예전과 달라졌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 엄지손톱 굵기의 둥근 쇠막대가 달린 해머로 소 정수리를 때려 잡는 무식한(?) 방식이었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른바 ‘총’이라는 기구를 쓴다.현장을 안내한 조씨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놓고 손으로 조그마한 버튼을 누르면 쇠막대가 정수리를 가격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남박’(소머리를 지칭하는 은어)을 자르거나 소가죽을 벗기는 등 작업을 하는 20여명도 말없이 일만할 뿐이다. 김 반장은 “해체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라며 “모두 농협 정식 직원”이라고 강조했다.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옛날 천대받던 ‘백정’이 아니라 엄연한 대한민국 직업인임을 강조하는 뜻이리라. 오전 10시쯤 돼지 경매에 이어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소 경매가 이어졌다.경매는 오후 3시 넘어까지 계속됐다. 하루 온종일 귓가에 맴돌던 돼지 울음소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사실상 하루일과가 마무리된 것이다. 하루의 열기가 식을 무렵,몸을 씻고 말쑥한 복장으로 정문을 빠져 나가는 이들은 영락없는 샐러리맨들이었다. 최용규기자 ykchoi@ ■매일 2700여마리 도축 서울시내 물량 30% 공급 이곳에서는 하루에 소 200∼250마리,돼지 2000∼2500마리를 도축한다.서울시내 공급량의 30%를 차지한다.관심거리인 한우는 이 가운데 60∼70%이다. 전자경매가 이뤄지고 있고 실제 도축량도 많아 국내 축산물 기준가를 제시하는 곳도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이다. 그러면 소·돼지들이 식탁에오를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축산농가에서 조합을 통해 출하를 신청하면 조합에서는 농가에 출하 물량을 배정해 준다.몇월,며칠,몇마리 하는 식이다.출하조합은 서울축산물공판장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 공판장에서는 계류-도축-경매과정 등을 거쳐 정육점에 공급하고 식탁에 오른다. 도축 이전에는 반드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생체검사를 받는다.유해잔류성물질 검사로 이상이 없으면 도축한다. 또 경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등급판정이 있다.소고기는 특상등급∼3등급,돼지고기는 A∼E등급으로 세분화된다. 등급판정기준은 근내지방도(筋內脂肪度)이다.‘꽃등심’은 특상등급에 해당한다. 최용규기자
  • 對日무역적자 40%늘어, 올 8개월간 90억弗

    대(對) 일본 무역역조가 심화되면서 올해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올들어 8월말 현재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186억 312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4.4% 증가했지만,수출은 97억 2120만달러로 1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89억 99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3억6025만달러)보다 40.8%나 늘었다. 육철수기자 y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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