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외환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국빈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652
  • [열린세상] 위험수위에 오른 자살 증가/심영희 한양대 사회대학장

    지난달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1000명으로 하루평균 30명씩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4명으로 지난 1983년 통계청이 사망원인 통계조사에 나선 이래 최고치라고 한다. 연도별 추이를 비교하기 위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살펴보면 80년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필자의 계산에 의하면 1980년 22.6명,1981년 20.8명,82년 22.0명,83년 20.0명으로 80년대 초반에도 비교적 높았다.따라서 1980년을 기준으로 하면 헝가리,덴마크,오스트리아,핀란드,스위스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했다.이는 당시 권위주의 정권하의 암울했던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자살률은 91년 인구 10만명당 9.7명까지 떨어졌다가 증가세로 돌아서 96년과 97년 14.1명으로 증가했고 외환위기를 맞은 98년에는 19.9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해 2000년 14.6명에 이르렀다가 2001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02년 19.1명으로 외환위기 직후의 수준으로 되돌아갔고,2003년에는 24.0명으로 최고치에 이르게 된 것이다.이는 1980년대와 외환위기 당시의 수준을 모두 넘어서는 것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발표한 사망률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2년 기준으로 헝가리,핀란드,일본에 이어 4번째였다.2003년 24명으로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는 보도도 있다.여기에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을 감안한다면,세계에서 가장 적게 낳고 가장 많이 자살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실로 경악할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살이 이처럼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는 것일까? 돌이켜보면,예전에는 소값 폭락으로 자살하는 농민,고시에 낙방했다고 자살하는 대학생,부모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해 동반자살하는 젊은 연인들,애인이 변심했다는 이유로 자살하는 경우 등 경제적 이유나 좌절로 인한 자살이 많았다.하지만 최근에는 카드빚으로 인한 자살,왕따로 인한 자살,직장을 잃은 주부의 자살,게임과도 같은 자살,아바타 옷값 때문에 야단맞은 초등생의 자살 등 우울증,정체성 상실로 인한 자살 등이 늘고 있다.달리 표현하면 자살도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위기상담을 해주는 상담서비스센터에 올라온 상담 내용을 보면 빈도가 가장 많은 유형이 부채,사업 실패,카드 빚 등으로 인한 자살이다.이는 만성빈곤으로 인한 ‘도구적 자살’일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경제난으로 인한 ‘아노미적 자살’에 해당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우리 사회는 그동안 돌진적 산업화를 통해 물질을 숭배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는데 경제가 갑자기 너무 어려워지면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여러 대책이 필요하다.우선 사회의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대,신용불량자에 대한 구제대책과 같은 구조적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아울러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는 생명존중 사상을 고취시킬 필요도 있다. 그러나 자살이 많다는 것은 개인이 절망감,우울,분노,수치감,삶의 의욕 상실과 같은 심리적 위기에 처했음에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없고,네트워크가 해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국가와 사회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국가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후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기관들을 적극 지원하고,가족과 친족,공동체는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심영희 한양대 사회대학장
  • 자본 ‘脫한국’ 러시

    자본 ‘脫한국’ 러시

    돈벌이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국내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최근에는 국내 금리가 너무 낮아 생명보험사와 연기금 등 금융권의 자금도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그만큼 국내 투자매력을 잃은 셈이다.여기다 개인 등의 불법 해외송금 규모도 늘고 있어 자본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 등의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돈을 무턱대고 자본유출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특히 해외부동산 구입 등의 경우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대상이다 보니 개인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이를 감추고 불법으로 송금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따라서 사후관리를 전제로 송금 요건 등을 대폭 완화해 국내외 간의 자금 이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돈도,사람도 해외로 떠난다. 7일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까지 생명보험회사 등 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9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 투자한 66억 9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국내에 장기채권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데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유수 기관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특히 신용등급이 높은 해외 기업이나 기관 등에 투자할 경우 자체적인 신용등급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해외 직접투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이 많다.올들어 1∼8월 2397건에 33억 7400만달러를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기간(1699건 2077억원)보다 41.1%와 62.5%가 각각 늘었다.중소기업의 경우 1161건에 13억 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09건 7억 8100만달러)보다 금액으로는 74.1% 늘었다.개인과 개인사업자의 해외 직접투자도 크게 늘어 올 1∼8월(1122건 2억 6500만달러)이 전년동기(1억 5600만달러)에 비해 금액기준으로 70%가량 늘었다. ●해외투자·송금은 자본유출(?) 금융권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의 해외투자 또는 송금을 ‘자본유출’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금융권 관계자는 “무역거래 등을 통한 경상수지가 올들어 8월 말까지 175억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자본수지는 마이너스 8억 2000만달러에 불과했다.”며 “경상수지 흑자에 비례해 자본수지가 적자가 돼야 외환수급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자본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는 것은 외국자본의 국내 이동보다 국내 자본의 해외 이동이 많다는 의미로,해외로 나간 돈이 불어나 국내로 들어오면 더 낫지 않으냐는 설명이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999년 외국환관리법이 외국환거래법으로 개정된 이후 외환 자유화가 됐지만,해외부동산·골프회원권 등을 구입할 때는 송금 금액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불법을 부추기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한다.자본유출로 의심되는 자금을 제외한 실수요자들에게는 신고 요건을 완화해 적법 송금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자유화 이후 한은에 신고된 해외부동산 구입건은 20건,골프회원권은 10건에 불과하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해외에 일정기간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부동산이나 골프회원권을 구입해야 하나,신고에 따른 위화감과 개인 사생활 노출 등을 우려해 불법 거래를 하는 사례가 잦다.”며 “따라서 외환거래 신고 요건 등을 현실에 맞게 고쳐 불법송금 형태로 이뤄지는 것을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국보법 폐지후 형법 보완땐 與 ‘폭동단체 처벌’ 조항 신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형법으로 보완할 경우 ‘폭동을 목적으로 단체를 만들고 가입하는 개인’을 처벌하는 조항을 포함시키기로 했다.열린우리당은 7일 국회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의 주재로 국보법 관련 회의를 열어 이같은 방안을 포함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경우에 제시할 대안을 잠정 마련했다. 지난달 20일 국보법 태스크포스(TF)팀을 중도 해체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홍재형 정책위 의장과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등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날 회의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경우 형법 보완 또는 대체 입법 등 대안 4∼5가지를 놓고 검토작업을 벌였다.특히 참석자들 대부분은 대체 입법이 아닌,‘형법 소폭 보완’을 선호하고 있어 형법 개정쪽으로 열린우리당의 무게 중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이날 ‘폭동을 목적으로 단체를 만들고 가입하는 개인’에 대한 처벌 조항을 기존의 형법상 내란 예비음모죄에 포함시키거나 외환죄의 준적국 개념에 내용적인 부분을 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한국 경제는 연륜은 있지만 규모가 작다.이에 비해 중국은 경험은 짧지만 초대형 경제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이 두 나라 경제의 상생구조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버려야 한다.올 8월까지 한국의 중국(홍콩 포함)시장에 대한 수출 집중도는 27.6%로 미국·일본 등 전통 수출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한국은 중국이라는 중저가 제품시장을 얻는 대신 고가의 첨단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이는 우리 수출제품의 기술집약도 약화를 의미하며,기업 차원에서는 제품혁신과 기술개발의 유인체계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만큼 중국의 추격에 취약해진 셈이다.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유인체제가 마련돼야 한다.즉 주력 수출시장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다시 전환돼야만 한다. 대중국 수출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거의 원가에 내다 파는 방식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삼성이 중국 등에서 추진했던 휴대전화의 고가 판매전략은 좋은 예다.지금도 중국 휴대전화 판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명 상표보다도 20∼30% 비싼 우리 제품을 기꺼이 산다.대중국 수출의 부가가치 중심으로의 전환은 국가 위험도 관리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25%가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영역에서 경쟁해서 살아남기는 힘들다.중소기업 특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약점을 파고들어 생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한·중간에는 1인당 국민소득 격차가 무려 12배나 난다.제조원가에서 한국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중국이 제조하기 어려운 분야를 특화해 한국의 생존 공간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중국이 경제발전 과정상 다음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보다 정교한 중국경제 연구체제가 필요하며,우리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네트워크도 구축돼야 한다. 한·중 수교 12년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1992년의 한·중 수교는 양국 경제의 상생에,특히 중국의 경제발전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대외적으로 천안문사태로 인해 국제적 고립에 처해 있던 중국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수교가 결정적인 계기였다.당시 관망세를 보였던 일본과 타이완 기업들이 한국의 중국시장 선점을 우려해 대중국 투자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한·중 수교가 중국의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이 이를 조기 극복하는 데 1등공신의 역할로 보답한다.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구조는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중국이 의류·가전산업 등에서 세계의 공장과 수출기지로 부상하면서 부품과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외자기업 중심의 조립가공형 수출구조로 인해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및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교 후 11년간 연평균 26.5%씩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중국의 수출변화율과 거의 일치한다.또한 한국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노동집약적 공정을 중국에 이전하고 본국 기업을 지식기반 공정에 특화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에 좋은 기회로 활용했다. 과거 한·중 경제협력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간의 경제적 격차에 따른 보완성이 한·중간에 상생을 가능케 한 바탕이었다는 점이다.최근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수출이 늘어나면서 양국간 협력영역은 축소되고 경쟁영역이 확대되고 있다.중국경제와의 상생 가능성이 그만큼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와의 상생구조를 유지하고 중국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전략과 체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mhlee@kiet.re.kr ■ 미래 전략산업 ‘격돌’ 불가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업체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KOTRA가 중국 현지 우리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조사대상의 58%가 경쟁자로 중국 업체들을 지적했고,53%는 중국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없다고 응답했다.그러나 기술수준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분류 방식에 따라 지난 7년간 한·중간 산업과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한·중 간에는 아직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1995∼2002년 양국 산업구조의 기술 고도화 추이를 살펴보자.그림에서 보듯,중국의 경우 저위 및 중저위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비율이 이 기간에 67대33에서 63대37로 4%포인트 증가했다.한국도 이 기간에 55대45에서 51대49로 4%포인트 증가했다.중국의 추격만큼 한국도 달아난 것이다.2002년 중국의 산업구조는 1995년의 한국수준에 못 미친다.산업 전체로 보면 한·중 간에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정은 두 나라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한국은 저위 기술산업에서부터 지식기반 제조업까지 순차적으로 계단식 형태의 발전을 해 온 반면,중국은 동시다발적 엘리베이터식 형태의 기술발전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저위 기술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세계 2∼3위의 중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두 나라가 경쟁구도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양국이 추구하는 미래 전략산업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군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산업기술정책을 비교해 보면 확연해진다. 두 나라 모두 자동차·기계·조선·철강 등 전통제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와 정보통신,환경,에너지,항공우주,생명공학 등 미래 유망분야의 산업화와 수출화를 추구하고 있다.이는 향후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양국간의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고는 더욱 분명해진다.수출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상당히 빠르다.중국의 저위 기술 및 중저위 기술산업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수출비중은 1995년 70대30에서 2003년 50대50으로 8년 만에 20%포인트나 개선됐다. 한국은 이 기간에 42대58에서 30대70으로 변화해 12%포인트가 개선되는 데 그쳤다.중국이 한국보다 무려 8%포인트나 기술고도화 속도가 빠르다.중국의 수출구조 역시 산업구조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건너뛰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산업과 수출구조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직까지 양국간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비관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중국경제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이름 값 최고 1억’ 아파트 개명 바람

    “이름 하나 바꿨을 뿐인데….” 같은 지역,같은 평형 아파트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건설회사가 시공한 아파트는 입주 후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는 반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같은 건설회사에서 시공하고,비슷한 평형과 주변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라도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아파트 이름을 짓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50∼60년대에는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의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건설업체가 아파트 건설에 참여하기 시작한 70년대에는 아파트 이름에 업체 명칭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어 80년대 후반부터는 지역명과 업체명을 혼합한 아파트 이름이 주류를 형성했다. 아파트 이름에 브랜드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90년대 후반.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정책이 수도권까지 확대되자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와는 다른 차별화된 고급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했고,이때부터 브랜드는 곧 경쟁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www.r114.co.kr)가 최근 구리 토평지구와 부천 상동지구,용인 상현·수지2지구,안산 고잔지구 등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조사한 결과,브랜드에 따라 최고 1억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또 최근에는 재개발 지역에서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함께 지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이들 일반아파트는 임대아파트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이름을 바꾼 노원구 상계1동 ‘수락파크빌아파트’(옛 은빛5단지아파트)는 명칭 변경 이외에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가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청약 당시에는 미분양 가구도 속출했지만,이름을 바꾼 지금 분양가의 두배가 넘는 수준에서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은행권 中企지원 ‘몸사리기’ 여전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은행들을 상대로 중소기업 지원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오히려 줄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9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37조 7371억원으로 8월 말에 비해 4757억원 1.2%가 줄었다.조흥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8월말 14조 129억원에서 9월 말에는 13조 8667억원으로 1462억원이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우리·하나·외환은행 등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늘었지만 증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9월말 현재 전월대비 대출 잔액 증가율은 각각 0.06%,0.05%로 거의 정체 상태였다.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의 대출 잔액 증가율은 각각 0.27%,0.28%에 그쳤다.우리은행은 중기 대출 잔액 증가율이 0.3∼0.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수 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퍼주기식의 지원에 나서다가 자산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개인파산 사상최고 “서민들은 제2의 IMF”

    개인파산 사상최고 “서민들은 제2의 IMF”

    ‘서민들은 제2의 IMF’ 지난해 서민경제를 보여주는 법원의 각종 지표들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서민들의 생계와 밀접한 부동산과 급여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및 경매처분이 급증한 것은 물론 독촉사건과 개인파산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경제난을 실감케 했다. ●독촉사건 사상 최고치 독촉사건은 채권자가 채무자와 법정 공방을 벌일 필요없이 서면으로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받아내는 간소한 형태의 금전청구방식이다.지급명령이 내려진 뒤 채무자가 2주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 판결의 효력이 생겨 채권자는 경매 등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 7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4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독촉사건은 모두 138만 8250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59만 4건,1999년 61만 7441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독촉사건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뜻이다.독촉사건의 상당부분은 금융기관이 제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70여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압류·가처분도 대폭 증가 급여생활자나 신용불량자에 대한 압박수단인 가압류·가처분 신청도 급증했다.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가압류 사건은 모두 113만 8799건으로 2002년의 80만 5131건보다 41.4%나 증가한 것이다. 가압류 대상 물건으로는 동산이 소폭 증가하고 선박·항공기·건설기계는 줄어든 반면 부동산은 52만 6888건으로 48.2%,자동차는 19만 9727건으로 54.4%나 급증했다.이는 가압류가 생산설비 등 기업쪽보다는 보통사람들의 집과 차에 집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봉급생활자의 생계와 직결되는 급여 가압류는 지난해 전체 가압류 113만여건의 28.2%인 32만 13건을 차지했다.봉급생활자의 경제 여건이 그대로 드러난다. ●경매 등 강제집행도 큰 폭 상승 독촉·가압류 사건과 직결되는 민사집행 사건도 크게 증가했다.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따라 경매를 요구하는 강제경매와 근저당권에 근거한 임의경매 등을 포함한 민사집행사건은 지난해 36만 5225건으로 2002년 25만 6917건보다 42.2% 늘었다.이런 수치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의 58만여건,1999년의 45만여건보다는 적지만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개인파산 최고치 경신 법원 파산부가 담당하는 회사정리는 38건,파산은 4159건,화의는 48건이 접수됐다.모두 4245건으로 2002년 1500건의 2.8배 수준이다. 파산부 담당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개인파산 신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999년 503건,2000년 329건,2001년 672건,2002년 1335건에서 지난해는 3856건으로 늘었다.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3759건으로 지난해 수준에 육박했다.최근 개인회생제 시행과 더불어 신청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자르고 뽑고 금융권 양날

    금융권이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양날의 칼을 빼들었다.외환은행의 구조조정을 신호탄으로 국민·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군살빼기에 박차고 가하고 있다.또다른 한편으로는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향후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대의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이 선출돼 새로운 경영체제가 구축되면 대대적인 인사개편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김정태 행장은 옛 국민·주택 노조 때문에 인력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차기 행장의 경영전략에 따라서는 국민은행의 인력 구조조정 폭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통합을 앞둔 한미은행과 씨티은행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우리증권과 LG증권도 우리금융지주가 LG투자증권을 인수,빠르면 연내에 우리증권과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이 회사들의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세계 수준의 경영학 석사(MBA)를 10명 뽑기 위해 인사담당자가 미국 현지로 보내 우수 인력을 확보키로 했다.또 지역전문가 확보를 위해 부산·경남,대구·경북,호남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해당지역 지방대학 출신자들(15명)을 별도로 선발한다. 하나은행은 ‘신입행원(80여명) 모두 1년 안에 해외 연수를 시켜준다.’는 조건을 내걸고 오는 14일까지 지원서를 받고 있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전세계 50개국의 신입행원 300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오는 11월30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사설] 취업재수생 채용 제한 철회해야

    삼성그룹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이 최근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면서 지원자격을 올해 8월과 내년 2월 졸업자로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삼성의 경우 자격 제한으로 인해 전체 응시자의 20%에 가까운 1만여명이 응시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채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처리됐다고 한다.삼성측은 지난해 수시모집 때 응시자격 제한을 6개월 완화한 결과,신입사원의 17%가 다른 회사 재직자가 차지할 정도로 ‘삼성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다른 기업들로부터 항의가 뒤따랐다면서 다른 기업의 인력수급 차질을 염두에 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한다.현대건설 등 일부 대기업들도 ‘오랜 관행’이라며 취업재수생 응시제한을 정당화하고 있다. 우리는 인력 선발이 기업의 고유한 권한임을 인정하지만 졸업연도를 기준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본다.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매달리면서 특정연도의 대졸자의 경우 응시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그래서 생겨난 부작용이 ‘대학 5년생,6년생’이다.게다가 대졸자 10명 중 4명이 백수일 정도로 청년실업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특히 삼성측은 다른 기업의 인력수급을 핑계로 대고 있으나 경력직 채용논리와는 상충된다. 삼성은 삼성전자 등 초일류기업의 선전에 힘입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다.삼성이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당초 계획보다 20%나 더 채용하기로 한 것도 브랜드에 걸맞은 사회적 공헌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받아들여졌다.따라서 이러한 선의가 신입사원 채용 자격제한 논란으로 퇴색된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삼성이 수출과 고용,국내 산업을 주도하듯이 인력선발에서도 세계 초일류 수준의 잣대를 채택하기를 기대한다.
  • [차이나 리포트 2004] (36)인재를 잡아라

    [차이나 리포트 2004] (36)인재를 잡아라

    ‘축소인봉(築巢引鳳·둥지를 만들어 봉황을 끌어들인다.)’ 중국의 해외 유학인력 유치 정책을 요약하는 키워드다.‘봉황’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중국 유학생을,‘둥지’는 이들이 능력과 열정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최고의 기업환경을 가리키는 말이다.중국이 최근 몇년간 축소인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그동안 귀국에 걸림돌이 됐던 모든 제도가 이제는 유학생을 돌아오게 하는 순풍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6월24일 오후 베이징 중관춘 지역에 자리잡은 국제부화원 2층 베이징사지과기유한공사.정보보안분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춘절을 제외한 올 상반기 넉달 동안 300만위안의 매출을 거뒀다.최근에는 하얼빈과 미국에 사무실을 추가로 열었다.26명의 직원을 둔 이 회사의 대표는 29살의 헨리 리우.대표적인 해외귀국파(해귀파海歸派)다.해귀파는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뒤 중국에 돌아온 전문인력을 가리키는 말이다.10년 전 가족을 따라 미국에 건너간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MBA를 거쳐 2001년 12월 고국에 돌아와 창업했다.그를 돌아오게 한 것은 중국 정부의 창업 지원책이었다.10년만에 찾은 고국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그는 “전략적으로 창업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창업을 결정했다.”면서 “미국 국적을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중국 국적을 다시 가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베이징 상디 지구 유학인원발전원.국제부화원이 해외 유학생 창업인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라면,이곳은 이들이 ‘엄마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는 곳이다.현재 이곳에는 40여개의 해귀파 기업이 입주해 있다.이곳에서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 및 셋톱박스 개발업체인 ‘차이나비즈원’을 경영하는 수이즈민(46)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기업에서 10여년 동안 정보기술(IT) 관련 기술을 개발하다가 2000년 귀국했다.창업우대정책이 마음에 들어서였다.3년간의 부화원 과정을 2년만에 마치고 지난해 3월 이곳에 입주한 뒤 직원 40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그는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주문이 밀려오고 있는데다 발전 가능성도 높다.”면서 “첨단기술 기업들이 근방에 밀집돼 있어 이곳을 당분간 떠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귀파 창업자들은 대학 인력과도 직접 연계해 활동하기도 한다.위성항법장치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베이징동방위성과기유한공사는 허베이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사장을 포함해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학원생 제자 겸 직원을 두고 있다.이 회사 사장인 장쥔린(48)은 ‘학생 직원’에게 첨단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물론 대학원 성적까지 매긴다.대학원생 리우즈지앙(25)은 “사장님이 일도 가르쳐주고 논문지도까지 해준다.”면서 “국내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해귀파 선배에게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베이징 중관춘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하이뎬위안구(區)에 속해 있다.올 상반기 이 지역에서 등록한 창업기업 수는 모두 1만 100개.5분마다 하나씩 기업이 생기는 셈이다.하이뎬위안 위쥔 부주임은 “이 가운데 해귀파 기업이 3000여개에 이른다.”면서 “이 지역에서만 지난해 7억 9500만달러어치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귀파 유치정책은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국가인사부 정책국 왕커리앙(41) 부국장은 “중국의 인력강국 전략의 핵심은 개혁과 개방,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투자이민법과 기술이민법을 포함,첨단기술과 금융,법률,국제무역,관리,기초연구 등 6개 분야에서 최고급 기술인력을 끌어오기 위한 ‘인재귀국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일화 하나.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관련,미국 방문길에 올랐던 1999년 주 전 총리가 시간을 쪼개 MIT를 찾았다.그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조국으로 돌아오라.”며 호소했다.현재까지 귀국한 해귀파는 18만여명.중국은 향후 20만명을 더 유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외국에서 공부하고 창업했던 그들이 돌아오면 한 개인이 아닌,자본·첨단기술·인적 네트워크가 함께 들어온다는 판단이다.“인재 유치는 중국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가 인재공작회의에서 강조한 결론이다. 베이징 김재천특파원 홍성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sbhong@stepi.re.kr ■ ‘해귀파’ 창업 원스톱서비스 |베이징 김재천특파원|중국 정부의 ‘해귀파’ 지원책은 모두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그린 패스’(Green Path·녹색통로)’는 해외 유학생들의 중국 정착을 돕기 위한 첫 유인책이다.베이징 거주민임을 증명하는 베이징 호구를 주고,자녀 입학 문제,차량과 주택 등 의식주를 해결하는 단계다.100㎡ 미만 규모의 집에 대해서는 집 값이 40만위안을 넘지 않으면 할부로 구입하도록 지원한다.자동차 세금은 전액 면제다. 창업자에게는 기업 세금을 면제해준다.특히 하이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면 3년 동안 기업세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이는 해외에서 학사 학위 이상을 받은 유학생 전원에게 적용된다.유학한 지역과 전공은 상관없다.기업 등록에는 단 3일이 걸린다.일반적인 기업들이 5∼6일 걸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기업을 설립하려는 유학생들은 전문기구가 법률,시설,등록 등 창업에 드는 번거로운 행정 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준다.국적이 외국인으로 돼있다 하더라도 10만위안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둘째는 유학인원창업서비스총부에서 주관하는 서비스 체계다.미국 실리콘밸리와 메릴랜드대,캐나다 토론토,일본의 도쿄,영국의 런던 등 해외 5개 네트워크에서 유학생들의 귀국을 돕는다.인큐베이터 체계는 유학생들의 창업을 말 그대로 부화하는 단계다.중관춘 하이뎬위안 창업원과 왕징 창업원 등에서 총괄적으로 지원하고 생명과학원,소프트웨어원 등에서는 전문 분야별 지원을 맡는다. 대학 공유 체계는 중국 내 대학과 기업의 자원을 공유하는 산학협력 방안이다.대학 근처에 창업 관련 기관을 밀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유도한다.프로그램 보급 체계는 매년 1월과 5월 투자상담회를 열어 창업을 희망하는 유학생과 투자자를 1대 1로 연결시켜주는 정책이다.베이징의 경우 베이징 지적재산권거래소에서 투·융자를 전담한다. 자금지원 체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기업들에 무상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다양한 조건과 평가에 따라 최고 10만위안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한다.과학기술부의 중소기업 창업기금,인사부의 우수기업 창업기금 등 부처별 기금 외에 8·53기금,9·73기금 등 정부 프로젝트에 의한 기금은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프로젝트별 기금 대상자로 확정되면 정부 지원액의 50%를 기업이 속한 부화원에서 추가 지원한다. patrick@seoul.co.kr ■ 해외 전문인력 영입에 총력 해귀파와 함께 중국의 인재 유인책의 또하나의 축은 해외 기술인력 유치전략이다.지난해 10월 중국 인사부와 상무부,국가공상총국 등은 ‘중외합자 인력중개기구관리 잠정 규정’을 발표했다.이는 일정 조건만 맞으면 외국인 인력 중개업체가 중국과 합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한 것으로,외국의 헤드헌트 기업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광둥성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자녀교육과 사회보장을 위해 내국인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그린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베이징시(市)는 지난해부터 주요 외자기업 임원들에게 승용차 및 주택구입비를 보조하고 있다.헤이룽장성의 하이린시(市)도 관내에서 1년 이상 사업한 외국인 석·박사에게 연간 3만위안의 장려금을 준다. 중국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높은 실업률로 첨단 전자·기계전기 분야에서 수십만명씩 쏟아져 나오는 일본의 고급 인력에 침을 흘리고 있다.언어가 통하는 타이완·홍콩계 첨단 인력들도 주 선호 대상이다.타이완에 3∼5년 뒤지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 D) 관련 기술인력을 모셔오는 것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중국의 대표적 정보통신 기업인 화웨이(華爲)는 앞으로 인도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1500명을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전문인력을 수입하지 않고는 고속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국내 하이테크 인력의 해외 이직 규모는 2001년 3000명에서 2002년 4200명,지난해 51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이 가운데 반도체와 LCD,플랜트,통신기기,자동차 설계 등의 전문 기술인력 비중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와 올 들어 반도체 설계 부문 핵심 기술인력 20여명이 중국과 타이완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대부분 외환위기 당시 실직했던 인력과 최근의 경제상황에 따른 실직자들이 중국 기업들의 스카우트 목표가 되고 있다. 홍성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sbhong@stepi.re.kr
  • [폴리시 메이커] 이원희 복지부 인구·가정정책과장

    [폴리시 메이커] 이원희 복지부 인구·가정정책과장

    “아기 키우는 일이 ‘애국’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난 적도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이원희(48) 인구·가정정책과장은 출산기피 풍조를 타개해야 할 실무책임을 맡고 있다.저출산 문제는 이미 국가 성장잠재력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49만 3500명으로,해마다 출생아 수가 줄고 있다. “지난 1996년 신인구정책을 발표했지만,인구의 자질 등 질적 향상에 주안점을 뒀지,출산장려책으로까지는 진입을 못했습니다.이후 곧바로 외환위기가 터져 저출산 현상이 지속됐는데도,이게 경제난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학자들 사이에서조차 논란이 컸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이 1999년 1.42명에서 2000년 밀레니엄 베이비 붐에 힘입어 1.47명으로 소폭 반등한 것도 이런 논쟁을 부추겼다.결국 이런 소모전 속에서 저출산대책을 마련하는 게 늦었고,정부는 지난해 초에야 뒤늦게 출산억제에서 출산장려 쪽으로 정책방향을 180도 틀었다.임신·출산·양육을 할 때 개인이 자기 주머니에서 지출하는 돈을 최대한 줄여주자는 게 대책의 골자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상적인 자녀수는 2명이 넘는 것으로 나옵니다.하지만 실제로는 1.19명(지난해)에 불과합니다.결국 아이를 원하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많이 낳지를 못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올해 안에 산전 기형아검사 때 보험을 적용해주고,내년부터는 자연분만시 본인부담금을 없애는 등의 실질적이고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과거에 출산억제를 할 때 지원대책이 49가지나 됐다고 합니다.주민세 감면은 물론,주거지원 등도 포함됐죠.지금 정부가 출산안정(장려)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꾼 만큼 적어도 그 때보다 2∼3배 많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장은 끝으로 “젊은 여성 후배들이 내가 20년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양육문제로 요즘도 고민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비록 각종 인구통계치가 여전히 어둡지만,우리 국민의 역동성과 정부의 정책이 시너지효과를 내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82년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복지부내 간호사 출신 공무원 중 맏언니격이다.서울대 간호학과와 보건대학원,한양대 간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한림대 의대 교수인 남편과 대학교 4학년인 아들,고등학교 2학년인 딸을 두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외환銀 간부 900여명 줄인다

    외환은행이 다음주부터 희망퇴직을 통해 900여명의 과장급 이상 인력을 감축키로 하고 위로금 산정방법 등의 세부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같은 감축 인원수는 5648명(비정규직 포함)에 이르는 직원수의 16% 수준이다.과장급 이상 직원(청원경찰,기술직,계약직 포함) 3300여명의 27.3%로,과장급 이상 직원 3.7명 중 1명이 감축되는 셈이다. 외환은행 노사는 지난달 1일 ‘인사제도개선협의회’라는 협의채널을 마련,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인원감축 문제를 협의해왔다.사측은 4차례의 협상에서 ▲현 외환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모 시중은행의 75% 수준에 그치고 있고 ▲과장·차장 등 중간관리자층의 인사적체가 심해 신규인력이 충원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최대 985명까지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노조측에 제시해왔다. 노조는 그러나 이러한 사측의 입장을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는 의사표시로 간주,4차례의 협상을 통해 노사 합동으로 인력수급 문제에 대한 재분석을 실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참여정부 규제개혁] “강도 센 기업규제 오히려 늘었다”

    [참여정부 규제개혁] “강도 센 기업규제 오히려 늘었다”

    선진화된 규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며 투명성,예측가능성,일관성의 원칙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중론이다.하지만 이들은 규제 개혁과 관련한 전경련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요구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경련이 국회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에게 제출한 지난달 23일 비공개 워크숍 발표문을 보면 회원사 450개중 규제개혁 체감도 설문에 응답한 360개사의 83%인 299개사가 부정적 응답을 했다. 전경련은 이날 또한 “참여정부 들어 기존 규제개혁 추진은 부진한 반면,규제강도가 큰 신설 기업규제가 증가했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정면으로 맞서는 등 ‘과감한 모습’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전경련이 현 정부 규제 개혁 추진의 ‘부진한 실적’과 낮은 체감도,부작용 등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한 것은 결국 ‘재벌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귀결된다. 이들이 ‘핵심 규제’로 꼽는 내용을 보면 의도는 명확해진다.▲출자총액규제와 채무보증금지 ▲공장총량제 ▲정리해고·파견근로 제한 ▲지주회사 설립규제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 대기업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부분들이다.중소기업의 이해 관계와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먼 내용들이라는 지적이다. ●공무원 의식·형태 그대로 전경련은 “대부분 핵심 규제는 정치논리로 성역화되어 규제 개혁이 절차적 규제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고 규제 집행 공무원의 의식과 행태가 바뀌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정부와 공무원의 행태를 동시에 비판했다.또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산업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해외이전을 촉진시키고 외국인 직접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은근한 압력’도 서슴지 않았다. 전경련이 자체 분석한 규제개혁 체감도 저하의 주된 원인은 ‘핵심 규제’의 정비 미흡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수도권 입지,안전,환경 등 동일한 행위에 대해 여러 부처에서 중복규제하는 점을 들고 있다.예를 들어 ‘사업장 안전관리자 선임의무’는 6개 부처와 16개 규제법률이 있고,‘중소기업정책자금’은 11개 부처에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부처 중복규제도 불만 또한 지속적으로 규제를 신설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규제의 신설 또는 강화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나 심사가 불충분하고 규제개혁위 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을 발의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전경련의 이러한 입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현 정부 들어 규제개혁은 선진화됐다고 말한다. 방송대 경제학과 김기원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재벌 체질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카드대란 이후 규제 신설 등이 있을 뿐 현 정부 들어 규제가 특별히 더 강화된 것은 없다.”면서 “재벌들이 경제 불황을 기회로 틈만 나면 이같은 논리를 반복하며 정부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 역시 “출자총액제한,금융계열사 의결권 규제,도시 팽창에 따른 토지이용의 규제 등은 오히려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기업의 요구에 응할 경우 무원칙하게 대기업의 이익만 좇는 식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은행권 모텔 ‘부메랑’

    은행권 모텔 ‘부메랑’

    지난 4일 밤 서울 신림동의 모텔·여관 밀집촌.즐비한 간판들과 달리 드나드는 손님은 좀체 발견하기 힘들다.주차장도 대부분 텅 비었다.객실이 20여개인 한 모텔 직원은 “평일에도 하루 한번씩은 방이 찼던 작년 초와 달리 요즘은 토요일에도 방이 2∼3개 밖에 안 나간다.”며 “지난달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에는 더욱 썰렁해졌다.”고 푸념했다.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모텔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하루 평균 10여명이었지만 작년 말부터는 한명도 없다.”면서 “월세로 모텔 운영하는 사람치고 월세를 제대로 내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런 사정은 서울 강남지역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지난해 서초동의 한 모텔을 은행빚 25억원을 끼고 40억원에 인수했던 김모씨는 현재 빚더미에 앉게 생겼다.매월 1억 5000만원(연리 7%)을 이자로 내야 하지만 현 상태로는 도저히 이자 갚을 길이 없다.몇달 전 건물을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았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불황에 휘청대고 있는 모텔,여관,목욕탕,부동산임대 등 숙박 관련업종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특히 지난달 23일 발효된 성매매특별법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거액의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가뜩이나 상승세에 있는 연체율이 더 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숙박업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은행들 사이에 ‘눈 감고 대출해주는 곳’으로 통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업 붐을 이뤘던 숙박업은 수요가 많은데다 현금회전이 빨라 망하지 않는 업종으로 불렸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쇠락기를 걷기 시작해 지금은 수익이 1년 전의 5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유흥주점 등이 된서리를 맞은 것도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사람들이 장거리 운전도 기피해 의정부,송추,양평,장흥,시흥,월곶,대부도 등 그동안 괜찮았던 지역의 러브호텔들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부분 은행들이 숙박업에 대한 대출을 바짝 죄고 있다.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숙박업을 대출 유의업종으로 지정,신규대출을 거의 없애고 만기여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은행 관계자는 “숙박업 연체율은 3.5%로 다른 업종의 1.5배”라고 전했다.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시중금리 하락에 아랑곳없이 숙박업소의 이자율은 증가세에 있다. 은행들의 무책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대출확대를 통해 마구잡이 창업을 조장한 게 다름아닌 은행들이기 때문.은행들이 지난 5년간 숙박업에 대출한 돈은 무려 10조원으로 추정된다. 모텔 중개 전문업체인 모텔닥터 백운찬 부장은 “모텔 업주들을 쫓아다니며 대출영업을 했던 은행들이 지금은 만기대출을 즉각 회수하고 조금만 연체해도 건물을 법원경매로 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유영 박지윤기자 carilips@seoul.co.kr
  • 中 “공금 밀반출 막아라”

    해외 도주 부패공직자와 도피 자금의 송환을 위해 중국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신화통신 인터넷판은 4일 ‘범죄인 인도조약’ 확대 등 국제공조 강화와 금융감시제도의 보완을 통해 해외로 빼돌려지는 나라의 재산을 막고 도망간 부패공직자들을 송환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들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사법당국은 그 일환으로 공직자 출입국관리 강화 및 친인척 특별관리,해외 송금 및 자금 이동에 대한 감시 강화 및 특별실사팀 운영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 대검찰격인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에 따르면 공금을 빼내 해외로 달아난 공직자는 4000여명.이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만도 50억달러(5조 7450억원).대부분 공금횡령,수뢰,직권남용 등을 통해 빼먹은 나랏돈이다. 중국외환관리국이 추정한 1997∼99년 3년 사이에 이뤄진 전체적인 해외도피성 자금은 520억달러(59조 8000억원).이중 상당부분이 도피 공직자들과의 결탁을 통한 불법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도 전 국가전력공사 사장,허난(河南)성 의류공사 사장 및 연초전매국 국장 등 공금을 빼내 해외로 사라진 고위공직자는 즐비하다.고위공직자의 해외도피로 풍비박산 난 지방도 있는데 최근 ‘부패 재난지역’으로 불리는 하이난(海南)성의 경우 계획청 청장,재무청 청장,공상관리국 국장,양식국 국장 등 고위관리들이 줄줄이 해외로 줄행랑을 쳐 성 정부가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들 전현직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고위관리 및 국영기업 임원들은 직간접적으로 세탁한 자금을 대개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빼돌리고 있다.자식이나 친척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허위 투자 및 합작기업을 설립해 기반을 마련한 뒤 출장이나 여행을 핑계로 출국한 뒤 잠적해 버리는 것이다.가짜 여권 등을 통해 ‘신분 세탁’도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국제반부패공약’ 등 국제조약이 본격 시행되더라도 도망자 송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러시아 등 18개국에 불과한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국을 대거 늘리고 국가간 협조를 다지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범죄인 송환과 관련,서구 국가들의 법률 해석 및 규정이 다른 데다 엄청난 자산 때문에 해당국들이 피의자들을 중국측에 인도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부패범의 해외 도피와 공금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단호한 부패척결의 의지 때문.지식인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후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28) 유상옥 코리아나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28) 유상옥 코리아나사장

    주름살 하나라도 더 생길까 정성스레 화장(化粧)하는 ㈜코리아나 화장품 유상옥 회장.일흔이 넘은 나이를 첫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그는 “화장은 나를 사랑하는 표현법”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55세의 늦은 나이에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한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었으리라.최근에는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중국 고시(古詩)를 무색케 하는 그의 유별난 삶과 경영방식을 들어봤다. ●신문배달 소년이 받은 CEO수업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이뤄진 1953년.여느 집처럼 집안이 가난해 시쳇말로 ‘투잡스(two jobs)족’이 되었다.덕수상고를 다니면서 서울신문 태평보급소 소장으로 일했다.새벽잠을 설치고 학교 종례도 끝마치지 못한 채 신문을 돌려야 했다.여기서 고객(독자)에게 제 시간에 상품(뉴스)을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배웠다. -59년 고려대 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동아제약 공채로 입사했다.신문 돌렸던 마음으로 열심히 뛰었다.9년 만에 기획관리 이사 자리를 꿰찬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불티나게 팔렸던 드링크제 ‘박카스’ 영업의 야전사령관으로 활약했던 것도 승진에 단단히 한몫했다.그러던 중 77년 느닷없이 동아제약의 빚덩어리 계열사였던 라미화장품 대표로 발령났다.“그래,한번 해보자.적자기업을 우량기업으로 만드는 것도 내 경영 능력이다.”며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 일이 평생 업(業)이 될 줄은 몰랐다. -당시 라미화장품의 적자 규모는 23억원.신용을 잃은 회사라 은행 돈 가져다 쓰기도 쉽지 않았다.직원들 명의로 일일이 돈을 꾸러 다녔다.직원들은 불평없이 내 뜻을 따라줬고,독자개발한 ‘라피네’라는 브랜드와 광고 모델이던 재불(在佛) 여배우 윤정희씨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라미화장품은 4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 ●“일꾼은 편하면 안된다” -순항을 거듭하던 87년 가을 ‘6·29선언’을 계기로 불어닥친 민주화 바람으로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었다.노사분규 책임을 지고 이듬해인 88년 동아유리 대표로 밀려난 것이다.동아유리는 박카스 유리 용기를 생산하는 곳으로 회사경영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였다.결재서류에 도장을 찍는 일이 고작이었다.그러나 머릿속에서는 “일도 없이 월급만 받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길이 없으면 길을 내서라도 걸음을 계속하는 수밖에. -라미화장품 때 알고 지내던 프랑스인 필립 마셰를 찾았다.“화장품 업체인 ‘이브로셰(Yves Rocher)’가 한국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브로셰와의 만남을 주선해줄 수 있다.”는 그의 얘기에 귀가 번쩍 뜨였다.이브로셰라면 프랑스 최대의 화장품이자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 메이커가 아닌가.당장 휴가를 내고 프랑스로 날아갔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가에 자리잡은 이브로셰 사무실.느닷없이 ‘한국에서의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생산부터 영업,광고,지방지점 전략까지 두 시간에 걸쳐 답했다.여기서 운좋게도 국내 유명 화장품 업체들을 제치고 이브로셰와의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때마침 웅진 윤석금 회장이 소식을 듣고 연락해 왔다.라미화장품 대표로 있을 때 ‘이종(異種)업체간 경영자모임’에서 경영 철학을 나눠왔던 터였다.사업자금은 윤 회장과 내가 6대4로 출자하고 경영은 내가 맡는 조건이었다. ●제조업은 천하지대본 -평생을 제조업에 몸바친 때문인지 수입판매업만으로는 성에 안찼다.남의 나라 물건을 들여와 파는 것과 내 손으로 만든 물건을 파는 것은 근본이 다르지 않은가.당시만 해도 화장품 제조업 허가를 받으려면 까다로웠다.궁여지책으로 지방의 한 화장품 회사로부터 제조업 허가권을 ‘거금’ 1억 50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코리아나 자본금이 1억원이었던 점을 비춰보면 모험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코리아나는 98년 경기도의 50평짜리 공장에서 태어났다.말이 공장이지 동네 허름한 창고와 다름없었다.모든 것이 열악했지만,효자상품인 ‘바블바블 샴푸’가 나온 곳이 이 곳이다.제품이 만들어졌으니 팔아야 하는데,영업사원 4명으로 선발주자에게 덤벼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점포판매보다는 고객을 만나 거래하는 직접판매(Direct Sale)에 비중을 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또한 외상이 아닌 현금거래를,할인판매가 아닌 제값받기 전략을 고수했다.현금이 도니까 자금사정이 좋아졌고,외상이 없으니까 채권회수에 드는 일손이 덜어졌다.할인을 하지 않아 “코리아나는 품질은 좋은데 조금 비싸다.”는 인식이 생겨 고급품이라는 이미지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첫 해 성적표는 매출액 14억원에 당기순이익 5100만원. ●투자는 돈쌓기=머드팩 대박 -그러나 마케팅은 제품의 질(質)에 우선할 수 없는 법.라미화장품에 있을 때 진흙이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특성에서 힌트를 얻어 머드팩을 개발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코리아나에서도 ‘머드팩을 한 뒤 10분쯤 지나면 피부가 조여지면서 모공에 낀 노폐물이 나오고 얼굴이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확신은 버릴 수 없었다.그래서 한 연구원에게 시간과 돈에 신경쓰지 말고 머드팩 개발에만 힘써줄 것을 지시했다.이스라엘의 사해,미국의 캘리포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진흙을 공수해 주기도 여러 번.‘밑 빠진 독에 돈 붓기’라는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결과는 ‘밑바닥 있는 독에 돈 쌓기’가 됐다.93년 머드팩이 개발돼 300억원어치나 팔렸다.이 일로 코리아나는 창업 5년 만에 태평양-LG에 이어 화장품 업계의 3위로 우뚝 올라섰다. -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사업파트너였던 웅진그룹도 타격을 받았다.윤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코리아나를 매각해 웅진의 구조조정 자금으로 쓰겠다고 했다.예상치 못한 제안이었지만,코리아나는 엄연히 웅진그룹의 계열사였던 터라 무턱대로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증권사들의 M&A(인수·합병)팀이 코리아나화장품의 실사(實査)를 진행하면서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수개월만에 다른 국내 투자자를 찾아냈고,99년 코리아나는 웅진에서 분리돼 단독경영을 하게 됐다. ●한국의 아름다움 알리기 -이후 코리아나의 영문 표기를 ‘Koreana’에서 ‘Coreana’로 바꿔 재탄생 기회로 삼았다.영국 런던의 헌책방에서 구한 18세기 지도에서 우리나라를 ‘Corea’로 표기한 것에 착안했던 것.‘C’로 시작되는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샤넬(Chanel),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지난달 23일 코리아나는 중국 현지에서 자체생산을 위한 2500평 규모의 공장 계약을 했다.코리아나의 중국이름인 ‘고려아나(高麗雅娜)’의 뜻처럼 ‘고려의 아름다운 아낙네’의 모습을 세계 속에 널리 알리고 싶은 뜻이 담겨 있다.중국에 이미 50곳의 백화점과 250곳의 화장품 전문점에서 코리아나가 팔려나가고 있지만,중국이 수출만 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기도 하다.코리아나는 대도시 대신 청두·항저우 등 중소 도시 시장에 집중하면서 올해 총 매출의 30%를 수출액에서 달성하고,앞으로 매출의 절반을 중국 시장에서 찾을 계획이다.이제부터 시작이다.나는 여전히 숨고를 시간조차 없는 ‘청년(靑年)’이고 싶다. ■유상옥 회장은 ㈜코리아나 화장품 유상옥(兪相玉·71) 회장은 ‘세일즈맨의 신화’의 전형이다.1988년 30여년간의 월급쟁이 생활(동아제약·라미화장품·동아유리)을 마치고 늦깎이 창업을 했다.첫해 14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5년 만에 1340억원으로 급성장,화장품 업계 3위로 진입했다.이후 코리아나는 ‘엔시아’,‘녹두’,‘자인’ 등의 브랜드로 중국등 20여국에 진출한 뒤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해 250만달러(37억 5000만원)였던 수출액은 올해 300만달러(45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복합문화공간인 ‘space*c’를 운영하고 있다.‘나는 60에도 화장을 한다’,‘33에 나서 55에 서다.‘,‘화장하는 CEO’라는 책을 펴낸 수필가이기도 하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기업 ‘화상 이사회’ 확산

    기업 ‘화상 이사회’ 확산

    지난달 9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12층 경영회의실에서 열린 S-LCD의 이사회에는 8명의 등기이사 중 5명만 참석했지만 8명 모두 안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쿠다라기 켄,다카시즈 시즈오,주바치 료지 이사가 일본 현지에서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의사록 서명은 의사록을 일본에 보내 서명을 받아왔다.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LCD패널 생산 합작사인 S-LCD는 삼성측 4명,소니측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어 전 이사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다. ●외국인 이사 많아지며 더욱 인기 영상회의 시스템의 발달과 외국인 이사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화상으로 이사회를 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무엇보다 ‘화상 이사회’는 긴박한 경영상의 결의가 필요할 때 이사들이 회의실로 모이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영상이나 메신저 등을 통한 사내회의는 일상화됐지만 법적 구속력이 강한 이사회는 이사들이 직접 참가하는 게 지금까지의 대세였다. 회계규정 위반으로 김정태 행장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이 됐던 지난달 13일 국민은행 이사회에도 화상회의가 동원됐다.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여의도 본점 13층 회의실에서 무려 5시간 동안 열린 이사회에는 김 행장과 등기 임원 3명,사외이사 11명 등 14명의 이사전원이 참석했다.갑자기 이사회가 열린 터라 캐나다에 있는 리처드 엘리엇 이사와 미국에서 활동 중인 버나드 블랙 이사가 이사회에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사안이 워낙 중대해 화상으로 연결해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지난 4월 20일 열렸던 맥도널드의 이사회는 화상 이사회의 효율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칸탈루포 회장이 심장발작으로 병원에 실려간 지 1시간 만에 숨지자 맥도널드 이사회는 3시간 동안의 화상회의를 거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찰리 벨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화상회의가 아니었다면 CEO 공백기간은 3시간을 훨씬 넘었을 것이다. ●외환은행등 한밤중에도 열어 화상이사회는 통상 일과시간에 진행되는 이사회 개최시간을 파괴하기도 한다. 외국인 사외이사가 많은 외환은행은 급한 일이 생기면 밤 10시 이후에도 미국 현지 이사들을 화상으로 연결,이사회를 연다.LG카드 지원문제가 핫 이슈로 떠올랐던 지난 2월 이사회때도 상당수 사외이사들이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서울로 오기 어려웠지만 화상으로 전원 참석했다.외환은행의 화상이사회는 노조의 이사회 개최 저지를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해외 현장이 많은 건설업계에서는 LG건설이 지난 8월 서울역 본사,강남타워,국내 현장,지사 및 해외 현장 등 30여곳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설치했다.LG건설은 앞으로 이사회에도 화상회의를 도입할 계획이다. 4명의 사외이사가 미국,독일,프랑스,중국에 거주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02년부터 콘퍼런스콜이나 화상회의를 통해 매월 이사회를 열어왔다.다음 관계자는 “외국인 사외이사가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했지만 자주 모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화상이사회를 통해 수시로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진로소주 80돌 280억병 생산

    진로소주 80돌 280억병 생산

    소주의 대명사 ‘진로’가 3일로 80돌을 맞았다. 진로의 역사는 1924년 10월3일 고 장학엽 회장이 평남 용강에 설립한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로 거슬러 올라간다.이후 54년 서울 신길동에 ‘서광주조(西光酒造)’를 발족시켜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췄다.트레이드 마크로 ‘두꺼비’를 쓴 것도 이 무렵이다.‘진로’ 상호를 쓴 것은 75년부터였다.전에는 ‘금련(金蓮)’‘낙동강(洛東江)’등으로 제조됐다. 지금까지 생산된 소주 양은 360㎖ 병으로 약 280억병.소주 650상자를 싣는 11t트럭으로 144만대분이다.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약 16억병이다. 70년 1위에 오른 이후 34년간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해온 진로는 90년을 전후해 경영다각화를 통한 종합그룹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다 97년 9월 외환위기 와중에 부도를 맞았다.98년 출시된 대나무숯 여과 소주 ‘참眞이슬露’가 출시 2년만에 국내 소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구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제3자 매각을 추진중인 진로는 ‘참이슬’의 판매호조로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6159억원의 순매출과 12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98년 일본에서 단일품목 시장점유율 1위,2001년부터는 증류주 부문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전국 시장에서 55.3%,수도권 시장에서 92.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5)한국 ‘미스터피자’의 성공담

    [차이나 리포트 2004] (35)한국 ‘미스터피자’의 성공담

    ‘피자 맛의 황무지’인 중국에서 한국인의 손 맛으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미스터 피자’의 성공은 단연 돋보인다.중국에서도 80년대 후반부터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맥도널드와 피자헛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점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피자를 즐기는 인구는 0.1%안팎.미스터 피자는 지난 2000년 중국시장에 뛰어들어 해마다 10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해왔다.미스터 피자 허준(45) 사장에게 중국진출 5년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일단은 고객의 눈길을 끌고,이왕 들어온 손님은 확실한 서비스로 왕처럼 모신 다음,미스터 피자의 맛을 정통피자 맛으로 각인시킵니다.” 허 사장이 한결같이 지켜온 성공 노하우다.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원칙적인 소신 하나로 그는 올 상반기 베이징시내 6개 점포에서 매출액 50억원을 달성했다. ●매장 위치와 서비스로 고객 시선 끌어 피자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비싼 매체광고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장의 위치.허 사장은 피자를 잘 모르는 중국인들이 발품 팔아가며 피자를 먹으러 올리 없다고 생각하고 매장을 대로주변의 ‘로드숍(road shop)’ 위주로 개장했다.오피스텔과 대사관 밀집 지역에 자리잡은 1호점 젠궈먼(建國門)점,젊은 입맛을 겨냥해 대학가에 문을 연 우다오커우(五道口)2호점,그리고 지난 6월 문화광장 지하 2층에 개장한 6호 시단점까지 미스터피자 점포는 모두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다. 눈에 잘 띄면 찾아오는 손님도 많은 법.일단 매장 안으로 발길을 돌린 손님은 그 때부터 미스터 피자만의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지난 6월10일 오후 친구와 함께 왕푸징의 미스터피자 동방광장점을 찾은 비페이쭈안(25)은 점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매우 놀랐다.점원들의 낭랑한 인사소리에 끌려 매장 안으로 들어선 그는 직원 30여명이 일렬로 줄을 서서 허리를 90도로 구부려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담당 점원 쑨추이(孫翠·21)는 그를 자리에 안내한 뒤 무릎을 꿇듯 앉아 메뉴를 상세히 소개해주고 주문을 받는다.쑨추이는 뭘 시켜먹을지 꾸물대는 그에게 포테이토피자 레귤러를 추천했다.쑨추이는 손님이 식사 중에도 부족한 것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살핀다. 이 같은 광경은 한국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고객 중심의 서비스 인식이 부족한 중국에선 매우 낯선 모습이다.비페이쭈안은 “종종 집근처의 피자 뷔페를 갔었는데 미스터 피자 맛이 더 나은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점원들이 친절해 기분좋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10∼30위안이면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중국에서 55위안짜리 레귤러 피자 한판은 비싼 값이기 때문에 손님이 대접받았다는 느낌이 들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스터 피자의 서비스 교육은 매우 철저하다.6개 점포 직원 250여명은 매일 아침 8시30분∼9시30분,오후 3∼4시,저녁 10시30분∼50분까지 세차례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시중에 선보인 10여가지 피자의 맛과 특징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고 점원 모두가 손님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받아보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 실전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늘 손님에게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항상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생각이다. ●‘한국’ 아닌 ‘정통피자’브랜드로 인식되고파 “우리에게도 피자는 낯선 서양음식일 뿐이었습니다.13억 중국인 모두가 좋아하는 피자 맛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맛의 비교대상이 없는 중국인들에게 미스터 피자는 ‘한국의 피자’가 아닌 ‘정통 피자’라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허 사장이 미스터 피자가 한국브랜드임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미스터 피자는 지난 90년 일본과 기술제휴로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초기 6년 동안은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했지만 지금은 순수한 한국회사다.한국인의 노하우로 서양의 맛을 빚는 셈이다.미스터피자는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맛의 비법을 계량화해 중국에서도 똑같은 ‘수타 피자’의 맛을 재현하고 있다.피자 원재료도 지난해부터는 100% 현지에서 공급하고 있다.한국에서 건너온 것은 피자 맛의 비법과 경영철학,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킬 한국인 3명뿐이다. “베이징에는 피자 매장이 겨우 28개입니다.한국의 매장이 약 600여개 달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도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미스터피자의 경영철학과 손맛은 황무지 중국 시장 개척의 모범답안이다.허 사장은 풀어야 할 문제와 그 풀이법을 손에 쥐고 13억 중국인 입맛에 ‘정통 피자’의 맛을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belle@seoul.co.kr ■ 우리銀 김범수 베이징지점장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지난 7월25일로 개점 1주년을 맞이한 우리은행 베이징지점.현지사무소도 개설하지 않고 바로 지점을 오픈하는 모험을 했지만 틈새시장 개척과 투철한 서비스 정신,현지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인력관리로 올 상반기 49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취재팀은 지난 6월8일 오전 베이징 현대밀레니엄빌딩 7층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에서 김범수(48)지점장을 만났다.그는 우리은행 중국 진출 1년 성과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올 한해 80만∼90만달러의 흑자를 내는 것은 무난하다는 전망이다. 첫 단계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고객으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자동차부품업체,제조업,정보기술(IT)관련 업체 등 우리은행 고객의 90%가 한국기업이다. 김 지점장은 한국인 변호사,회계사와 함께 매 월 한차례 법인설립과 금융업무 등 초기진출 기업에 꼭 필요한 설명회를 열어 고객들에게 우리은행의 신뢰감을 쌓아간다. 김 지점장은 “중국계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마다 외환관리국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본점과 네크워크를 구축,한국기업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송금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한다. 우리은행이 중국계 은행과 또 다른 차이점은 투철한 서비스 정신에 있다.전화는 친절하게 받고 고객의 질문에 “모른다.”라고 답하지 않는 것이 철칙.김 지점장의 이런 생각은 철저한 서비스 교육으로 이어진다. 우리은행 전 직원은 매주 목요일 아침 8∼9시 은행 업무에 대한 사례 연구를 한다.송금,수수료,이자율,대출 등 고객이 궁금해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고객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지 함께 토론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타부서의 업무를 이해하고 어떠한 고객의 질문에도 자신감있게 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는다.서비스 교육 초기에는 중국계 은행에서 온 현지 경력직원들의 반발도 있었다.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한 그들은 고객이 자신의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김 지점장은 직원들에게 은행업무의 본질은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은행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거듭 설득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지직원과의 관계다.우리은행 베이징지점의 총직원은 16명.그 중 중국인은 12명이다.김 지점장은 그들의 습관과 룰을 존중하며 직원 개개인에게 깊은 관심을 쏟는다. 직원의 경·조사는 반드시 챙기고 그들의 가족을 만났을 때는 직원의 업무능력을 칭찬하는 등 체면을 세워준다.좌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을 생각해 회식 때에도 방에 앉아 식사하는 장소는 피한다. 김 지점장은 우리은행 베이징 지점의 발전과 더불어 중국 현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그는 지난해 3월 현지 직원 공채 때 1000여명의 중국 엘리트들이 몰려온 것을 기억한다.한 차례 서류전형을 치르고 두 차례 영어면접으로 최종 8명을 선발했다.김 지점장은 이들이 훌륭한 은행원으로 성장하는데 우리은행이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현지직원들이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는 것을 만류하지 않습니다.다만 이들이 우리은행에서 사회인으로서의 기초를 닦았다는 자부심만 잊지 않는다면 이들은 우리은행에 좋은 사업 파트너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김 지점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늘수록 우리은행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의 교류가 많아질수록 우리은행의 중국 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중국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belle@seoul.co.kr
  • “中 변동환율제 시기 성숙후 실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위안화의 고정환율제의 변동 환율제 전환 의사를 밝힌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은 2일 ‘여건이 무르익은 뒤’에 이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은행장은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장의 수요공급 변화에 좀더 적응할 수 있게 되면 인민폐 환율에 융통성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해 환율제 전환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저우 은행장은 지난해 16기 3중전회 결정 사항을 언급,▲환율시스템 완전화 ▲환율 유지의 합리화 ▲경제의 균형과 안정이 주요 목표라며 “모험을 하지 않고 선택적이고 단계적으로 환율제도의 점차적 개혁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제 변동 전에 국내 상업은행의 재무 건전화 및 주주제 개혁이 선행돼야 하며 불합리한 외환관리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부에서도 일단 전면적인 변동환율제 도입은 어렵지만 일정한 준비기간을 거친 뒤 단계적인 환율시스템 정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실물경제의 추이와 중국의 금융 시장개혁의 속도에 맞춰 단계적,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28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우리는 외환제도를 꾸준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는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 등과 만나 “환율제도 변경에는 거시경제 상황과 사회개발,국제수지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며 은행 부문 개혁의 진전과 세계 경제 상황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본 등 일부 G7 국가들이 미국 등과 비교해 환율 문제에 관해 입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가능한 한 환율제도 개편을 늦추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oilm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