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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전상담제 도입후 부부 15%가 ‘집으로’

    이혼전상담제 도입후 부부 15%가 ‘집으로’

    “이혼 합의가 충동적인 결정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서울북부지법 본관 3층 이혼상담실. 머리가 희끗한 곽윤배(70) 조정위원이 ‘예비 이혼부부’ 하모(35)·이모(32)씨에게 ‘인생선배’로서 진지하게 충고를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협의이혼 전 상담제도’에 따라 한자리에 마주 앉은 것. 이 제도는 판사가 이혼의사를 확인하면 불과 10분 만에 법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리는 협의이혼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북부지법이 지난 4월 독자적으로 도입했다. ●4월 실시 이후 358쌍이 상담받아 시선을 외면한 채 나란히 앉은 부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곽 위원이 “이혼으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자녀라는 사실을 아느냐.”면서 “다섯살짜리 아들은 어떻게 키울 것이냐.”고 물었다. 아내는 곽 위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1997년 외환위기 때 사업에 실패한 뒤 직장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아요. 빚은 쌓여만 가는데….”“아내가 무능력하다며 무시합니다. 게다가 종교에 깊이 빠져 집안도 돌보지 않아요.” 부부의 넋두리는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오랫동안 막혀 있던 대화의 물꼬가 터지면서 부부의 굳은 표정도 조금씩 누그러졌다. “이혼은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혼하고 겪을 고통은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정말 더 이상의 해결 방법이 없는지 묻고 또 물으세요. 오늘 두 사람이 겪는 ‘위기’가 내일의 ‘추억’이 될 수도 있어요.” 끈질긴 설득 끝에 아내가 먼저 “마음속 응어리를 쏟아내고 나니 후련하다.”면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일어섰다. 남편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혼서류를 슬그머니 상담실에 놔둔 채 따라 나섰다. 북부지법은 이혼에 합의한 부부가 법원에서 확인절차를 밟기 전에 상담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4월1일부터 9월20일 사이에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모두 3361쌍. 강제규정이 아닌 만큼 이 가운데 10.7%인 358쌍만이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상담을 한 부부의 15%인 53쌍은 하씨 부부처럼 이혼을 포기했다. ●조정위원중 18명이 전직 교장선생님 윤우진 수석부장판사는 “협의이혼이 급증하는데도 판사들은 기계적으로 이혼의사를 확인할 뿐이었다.”면서 “이혼숙려제도를 도입하는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법원이 자체적으로 충동적 이혼을 막을 방안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이혼에서 협의이혼의 비율은 86%, 재판이혼은 14%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김목민 법원장이 부임하면서 협의이혼부부를 위한 이혼상담제도 준비는 본격화됐다. 김 법원장은 지난해 12월 전주지법에 이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준열 호적계장은 “이혼서류를 접수할 때 머뭇거리거나 맞벌이로 자녀양육이 어려울 것 같은 부부에게 상담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협의이혼하려는 부부를 설득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조정위원은 초·중·고 교장 출신 18명이다. 하루에 한 사람씩 상담실에 나와 평균 5∼6쌍의 부부를 맞는다. 양재우(68) 조정위원은 “30대 부부가 많은데 일부는 자존심·감정싸움을 하다 이혼 얘기까지 오간 것”이라면서 “남편과 아내를 따로 불러 속마음을 다독거리고, 자녀들 장래를 걱정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법적 강제력 없고 예산적어 아쉬움 그러나 이혼상담제도가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점은 한계다. 박철 판사는 “대부분 상처가 깊이 곪은 상태에서 법원을 찾는 데다 전문가와 가정문제를 상담한 경험이 없어 부담을 갖는다.”면서 “상담이 꼭 필요해도 이혼 당사자가 강력히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산이 부족한 것도 어려움이다. 전주지법은 상담위원에게 하루 7만원씩 지급하기가 벅차 지난달부터 상담을 매주 한 차례로 대폭 줄였다. 북부지법 조정위원들도 무료로 상담을 하고 있다. 윤우진 수석부장은 25일 “예산만 넉넉하다면 가정·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를 상담자로 초청해 더 많은 부부에게 이혼에 이르지 않는 방안을 제시해 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1弗 =1135원…4년만에 최저 금융시장 ‘출렁’

    주초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환율은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종합주가지수도 지난 주말보다 20포인트 이상 빠졌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70원 하락한 1135.00원에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2000년 11월10일(1134.6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영향이 가장 컸다.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져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0.03포인트(2.41%) 떨어진 808.14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프로그램 순매도까지 쏟아져 한때 801.01까지 추락,800선마저 위협받기도 했다. 삼성SDI(-5.16%),SK텔레콤(-4.38%)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종합지수도 지난 주말보다 5.78포인트(1.61%) 떨어진 353.49로 마감됐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거시경제 요소가 악화되면서 국내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만도 하지만 현재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한 예측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외환銀 희망퇴직신청자 350여명

    외환은행 희망퇴직 신청자가 350여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측이 당초 목표로 잡았던 980여명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5일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희망퇴직원을 접수한 결과 350여명이 신청서를 냈다.”며 “희망퇴직원을 낸 직원의 수가 예상치에 못미치지만 추가 접수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수준의 감원으로는 왜곡된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힘들다.”며 “은행의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외환은행은 ▲저수익 점포 중심의 영업망 개편 ▲상위직급의 인사적체 해소 ▲비은행 업무 부문 인력의 아웃소싱 등을 위주로 인력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마련, 가동할 계획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SKT “IC칩에 승부수”

    SKT “IC칩에 승부수”

    SK텔레콤이 IC(집적회로)칩 기반 서비스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어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월 모바일 뱅킹(M뱅크)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모바일 증권서비스를 시작, 기존의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와 함께 주요 금융서비스를 모두 IC칩 기반으로 완성했다.IC칩 기반의 휴대전화 서비스란 단말기에 IC칩을 삽입, 금융서비스와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ID와 패스워드 입력없이 정보가 칩에 들어 있어 기존 서비스보다 무척 편리하다. SK텔레콤의 칩 기반 금융서비스는 ‘모네타’란 브랜드로 신용카드와 모바일 뱅킹, 증권 등 3분야에서 서비스 중이다. 관계자는 “금융업무는 물론 교통카드 기능, 멤버십, 마일리지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고 도서관 대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뱅킹인 ‘M뱅크’는 IC칩을 탑재해 계좌 조회 및 이체, 현금카드, 자기앞수표 조회, 선불교통카드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내 손안의 은행’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M뱅크’ 제휴 은행을 방문해 IC칩을 발급받아 휴대전화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경쟁사보다 다소 늦은 지난 3월 시작했지만 최대 이동통신시장을 무기로 시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M뱅크는 국민·우리·신한·조흥·하나·한미·농협·광주·경남·전북·제주은행 등과 제휴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4∼6개 은행과 추가 제휴를 할 계획이다. 전용 단말기는 20여개가 나와 있다. 서비스 사용자는 50여만명. M뱅크는 최근 국제로밍 서비스를 우리은행과 함께 중국·뉴질랜드에서 시작했다. ‘모네타 카드’ 서비스는 각종 카드 기능이 탑재된 IC칩을 휴대전화에 장착, 다기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제휴사는 외환·우리·신한·현대·LG·삼성카드 등 6개사다.TTL,Ting,Uto,Cara, 리더스클럽 등의 멤버십 서비스와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패밀리 레스토랑, 도서 대출증(인천지역),ID카드 기능을 제공 중이다. 또 서울·경기·인천·제주 등에서 지하철, 버스 등 교통카드 기능도 제공 중에 있다. SK텔레콤은 또 18일부터 동양종합금융증권,SK증권과 IC칩 기반의 모바일 증권 서비스인 ‘m-Stock’을 시작했다.IC칩에 전자적으로 저장된 계좌 및 고객정보를 활용해 별도의 고객정보 입력없이 간편하게 증권거래를 할 수 있어 조회 및 거래의 신속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서비스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저축은행發 ‘금융위기’ 오나

    저축은행發 ‘금융위기’ 오나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행정수도 건설까지 사실상 무산되면서 ‘저축은행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구잡이 대출을 해준 충청지역 저축은행들이 급격히 부실화할 경우, 예금인출 사태 등 업계 전반에 충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비상시 예금자들에게 지급할 예금보험금까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산규모 1년새 20% 이상 증가 저축은행의 자산총계는 올 6월 말 현재 32조 8686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26조 9787억원)에 비해 21.8%가 늘었다. 같은기간 대출채권 규모도 20조 1453억원에서 24조 9196억원으로 23.7%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대거 옮겨온 데다 은행 빚을 얻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높은 투기등급 회사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부실확대속 예금보험기금 바닥 올 6월 말 현재 저축은행 전체 부실규모는 1조원으로 1년새 4000억원이 늘었다.3개월 이상 연체대출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14.8%에서 12월 말 15.7%로 뛴 데 이어 올 6월 말 16.5%를 기록했다.2%대 초반인 은행 연체율과는 비교도 안 된다. 특히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58%에 달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올 6월 말 8.32%로 1년전(9.95%)에 비해 급감했다. 현재 영업정지 상태인 한마음상호저축은행 외에 7개 저축은행이 부실로 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만일 8개 저축은행이 모두 파산하게 될 경우 예금자들에게 3조 4000억원의 예금보험료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에 대해서도 1인당 5000만원까지는 보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계정으로 갖고 있는 보험금 준비금은 215억원에 불과하다. ●신행정수도 무산 폭발 도화선 되나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충청지역 저축은행의 부실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8월 말 현재 충청지역 상호저축은행의 총 대출금액은 1조 6000억원으로 2002년 말보다 무려 60%가 증가했다. 이중 부동산담보대출은 2002년말에 비해 100% 늘어난 1조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62.5%를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성만 좇는 무리한 투자나 과도한 대출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충청권 저축은행의 여신건전성 악화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말 231개에 달했던 저축은행이 현재 114개로 줄었지만 실제 영업점 수는 비슷하다.”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경상용차 ‘나홀로 호황’

    경기침체로 자영업자 등이 이용하는 생계형 자동차인 경상용차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난 등으로 이동식 커피판매·과일판매 등 자동차를 이용한 소규모 창업과 영세상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시판중인 경상용차는 다마스, 라보 등 2종으로 둘 다 GM대우에서 출시했다. 22일 GM대우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경상용차 내수 판매수는 1만 81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81대 대비 35.5%나 늘어났다. 올 1∼9월 내수 시장이 8만 15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나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판매실적이다. 모델별로는 7인승과 2인승 두가지 모델이 있는 다마스가 올 1∼9월 81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30대보다 35.0% 늘었다.2인승 ‘트럭’형인 라보는 269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1745대와 비교,54.4%나 급증했다. 경상용차의 경우 경차로 분류, 경승용차인 마티즈와 함께 등록세, 종합보험료, 자동차세,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비 등 각종 경차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유지비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GM대우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경상용차가 3만대 이상 팔렸다.”면서 “경상용차는 불황기에 ‘빛’을 본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대법 “입법은 국회 고유권한”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대법 “입법은 국회 고유권한”

    21일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장이 여야의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야는 3차 추가 질의까지 이어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급기야는 상대를 가리켜 ‘작태’ 운운하는 험한 감정싸움도 펼쳐졌다. 열린우리당은 주로 국보법 폐지를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규정한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문제삼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이 제시한 형법 보완의 허점을 거론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 와중에 여야는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의 답변을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느라 기(氣) 싸움도 벌였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후 추가 질의를 통해 “대법원이 국보법 존치 이유를 밝힌 판결 이후에 정치권이 법원을 가리켜 청산되어야 할 수구세력이라고 모욕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대법원이 아무런 성명도 내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윤석 의원은 여당의 형법보완안 조문을 읽어가며 현행 형법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는 대신 형법상 외환죄를 확대 해석하는 안을 내놓았지만, 이는 현행 형법 제2장과 비교할 경우 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은 “(여당의 형법 보안에 대해)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시정하면 된다.”면서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일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도 발끈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야당 의원이 국감장에서 ‘질의’라기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사법부는 (국보법과 관련해)모욕을 받더라도 (자체 논평을)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열린우리당은 기존에 제시한 형법 보완안에 대해 단 한 획도 고칠 수 없는 금과옥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이때까지 대안은 전혀 내놓지 않다가 국감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국감장에서 특정 정당이 낸 법안에 대해 (피감기관이)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작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논란이 거세지자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할 국감장이 변질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손지열 처장은 이날 여당의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법률가의 입장에서는 어떤 행위를 처벌하고, 어떤 행위는 처벌하지 않을 것인지 입법 단계에서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논란이 거듭되자 “입법 논란에 대한 것은 고유적으로 국회의 영역에 속한 것”이라면서 “다만 법률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법률 구성 요건은 명백하게 해주는 것이 후일의 재판에 도움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입법의 형식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는 법적으로 크게 효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중립적인 견해를 재강조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느 재벌2세의 때늦은 후회/홍성추 산업부장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중견기업 총수였던 K씨는 요즘 폐인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때 그는 재벌 2세라는 신분에다 세칭 일류라는 ‘KS’ 출신에 미국 유학까지 갔다온 엘리트 총수로 촉망받는 재계 인사였다. 그러나 IMF 환란을 넘기지 못하고 ‘워크아웃’ 기업인이라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K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기자에게 “선진 이론만 고집하면서 창업정신과 현장을 모른 것이 원인이었다.”고 후회했다. 선대 회장이 왜 그렇게 현장을 중시했는지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고백이었다. 최근 재벌 2·3세들의 경영 형태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해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창업주들의 도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까지 했을까. 실제로 재벌 2세들의 모험적 기업가 정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격형’에서 ‘관리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리스크가 적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 투자를 하라고 하면 분위기가 아니다는 말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이 창업주들이 기업을 일으킬 때보다 그렇게 열악한 것인가. 아무리 강성노조가 있고, 고임금으로 효율성이 떨어졌다지만 1960년대나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양질의 노동력과 집중된 산업 인프라 등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도 기업주들은 여건 탓만 한다. 기업 경영은 타이밍이다.90년대 초·중반 기업들은 앞다투어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았다. 빚을 얻어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의 보증으로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확장 경쟁이 한창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던 기업주들은 거의 철퇴를 맞았다. 그후 2·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관리형 경영자로 돌아섰다. 돈은 있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투자가 없으니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졌다. 기존 직원들의 수는 명퇴·정리해고 등으로 줄여만 갔다. 여기서 도태된 이들은 결국 실업자로 나앉는 악순환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2·3세들은 손쉽고 리스크가 작은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 유명 외제차 국내 딜러들 대부분이 재벌 2·3세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재벌 2·3세들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젠 신분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면서 실업자로 내몰리는 사원들을 한 사람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녹슬고 있는 공장에 기름을 칠하고, 큰 이윤이 없더라도 공장이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선대 회장들이 현장에서 직원들과 노숙을 하면서 공장을 일으켰듯, 도면 하나만 들고 해외에 나가 수주를 받았던 창업주 정신을 본받을 때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의 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이제는 관리를 중시하는 경영자 시대는 끝났으며 성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라고 주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고성장 시대에는 성장의 중요성을 깨우치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저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인 화두는 성장이 돼야 하는 것이다.80년대,90년대 문어발식 확장기업인이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했듯이, 다음의 위기는 변화를 읽지 못하는 안주형 기업인에게 먼저 닥칠 수 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천하대업의 꿈을 잃지 않았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철학이 ‘잘나가던 재벌 2세 총수에서 추락한 재벌 2세’로 떨어지는 길을 막는 평범한 진리일지 모른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전면 중단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전면 중단

    신행정수도 건설사업이 전면 중단되게 됐다.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라 사업추진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권이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려면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국회 의석이 개헌 정족수인 3분의2 이상에 못 미치는 데다 이전 반대 여론이 우세한 현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특단의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날 “추진위가 법률적 효력에 미치는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정순균 국정홍보처장도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을 빚어온 수도 이전 논란은 법적으로 일단락됐지만 정치·경제·사회 등 국정 전반에 걸친 파장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해 온 수도이전 사업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향후 정국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우리당 긴급의총… “국민투표 검토” 정부 차원에서도 국가균형발전계획,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신수도권 발전방안 등은 사실상 수도 이전을 전제로 추진해 온 사안인 만큼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헌재의 ‘관습헌법’ 논리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뒤 “충분히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여권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채 대책 마련에 부심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헌재 판결을 환영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수도이전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가졌으며 열린우리당은 긴급 상임중앙위에 이어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당·정·청 특별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또 저녁 7시 긴급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투표를 통해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거나 청와대와 국회 등을 뺀 정부 부처만 이전하는 방안 등 대안을 검토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예상하지 못했던 너무나 뜻밖의 결과여서 커다란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며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정체성이 흔들리고 법질서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우려했는데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결정”이라고 헌재 판결을 환영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민생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기를 바라고 한나라당도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면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의 취지에 맞지 않게 추진돼 온 수도 이전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논평에서 “헌재의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천도’ 수준이라면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요동…외환시장 덤덤 이날 주식시장은 요동쳤고, 외환시장은 덤덤했다. 부동산 투기꾼과 건설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경기 급랭으로 내수 부양의 ‘큰 재료’가 사라져 단기적으로는 경제 운용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대출 안미현기자 dcpark@seoul.co.kr ■ “개헌·국민투표 안 거쳤다”…8대1“위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1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은 단순히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수도 이전”이라고 지적하고 “국민투표가 필수적인 헌법개정 사항임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정부가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려면 헌법을 개정해 이전하려는 지역이 수도라는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7명의 재판관이 다수의견으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상 명문의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행이므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는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만큼 위헌”이라고 말했다. 별개의견을 낸 김영일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수도 이전은 헌법 72조가 정한 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이라면서 “이 경우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함에도 이를 어긴 것은 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수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은 그러나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정책 역시 국민투표를 요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없어 헌법소원은 이유없다.”는 각하 의견을 냈다. 청구인측 이석연 변호사는 선고 직후 “개혁이란 이름으로 헌법정신을 무시한 채 국가를 분열시키고 갈등으로 몰고 가는 집권세력에게 헌법의 가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측 오금석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법 이론적으로는 소수의견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한국경제 ‘조로’ 7가지 증세

    한국경제 ‘조로’ 7가지 증세

    한국경제가 ‘조로증(早老症)’에 빠져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내놓은 ‘한국경제의 조로화를 나타내는 7가지 현상’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체질이 허약해지면서 곳곳에 조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 등 긍정적인 요인이 적지 않아 반전의 기회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조로증 징후의 7가지 현상 보고서는 우선 ‘짧아진 호황, 길어진 불황’을 조로증의 첫번째 현상으로 꼽았다. 우리 경제의 최근 경기 확장기는 24개월로 과거보다 10개월가량 짧아진 반면 경기 수축기는 35개월로 예전보다 16개월이나 길어졌다는 것이다. 소비와 투자, 수출이 과거처럼 선순환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제구조라는 점에서 ‘저성장의 장기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세계 평균치를 밑돌 가능성이 제시됐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세계평균 5%)은 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럴 경우 1972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또 취업구조의 급속한 고령화가 조로증 징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취업구조가 고령화하면서 제조업의 생산주축이 1993년 30대에서 10년 만에 40대로 전환됐다. 현재 추세라면 근로자 평균연령은 36.3세에서 2020년에는 40.1세로 높아져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2002년 40.7세)에 육박할 전망이다. 통화유통속도의 감소도 우려할 만한 징후로 제시됐다.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통화유통 속도’는 1996년 1.10에서 지난해 0.81로 둔화됐다. 이와 함께 투자 답보도 꼽혔다. 설비투자 총액은 1996년 77조 8000억원에서 2003년에는 71조 4000억원으로 6조 4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일류상품 품목이 10년 연속 감소하는 것도 한국 경제를 ‘겉늙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우리나라의 세계일류상품(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1994년 이후 10년간 35.4% 줄어, 지난해 53개에 불과했다.1994년 383개에서 2001년 753개로 급증한 중국의 14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의 새로운 ‘블루칩’ 부재가 제시됐다.10월 현재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을 12개 업종별 1순위 업체로 분류한 결과,12개 주요 업종 가운데 화학(LG화학)과 건설(삼성물산)을 제외한 10개 업종은 1995년 말과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관적인 상황 아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동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는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혁신의 영향으로 기업의 생산 효율성이 점차 개선되는 만큼 경제 조로화 현상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의 ‘카드 사태’와 건설경기 침체가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져 조로화가 부풀려진 측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우리 정부가 90년대 일본과 달리 금리와 재정 부문에서 취할 수 있는 ‘치료 무기’가 많다.”면서 “시장 원칙을 고수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양할 수 있는 정책을 편다면 내년에는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정부의 10대 성장산업 육성과 서비스업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공정법 저지 총력전

    재계 공정법 저지 총력전

    재계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20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상근 부회장단 간담회를 갖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연내 폐지와 금융계열사 의결권 현행 유지, 계좌추적권 부활 백지화 등을 거듭 촉구했다. 또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공청회가 재계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리허설 성격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총수 친·인척들의 지분보유 내역 공개 방침에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벌의 ‘아킬레스’를 건드는 것은 기업 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 개정안 전방위 압력 경제5단체는 이날 발표문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의욕을 북돋우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3대 핵심 조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제5단체는 “출자총액제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려 경기침체를 심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새로운 업종으로의 진출을 근본적으로 제약함으로써 5∼10년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산업의 출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와 관련,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방어에 매달리게 하고, 계좌추적권 부활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계열기업간 정상적인 내부거래를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5단체는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정책에 대해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재무구조, 투자방법은 좋은 경영성과를 내기 위한 기업의 자율적 선택수단에 불과하다.”며 “외환위기 이후 시장의 자율 감시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환경이 조성된 만큼 출자총액제 등 대기업 규제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가 열리고 조만간 결론을 낼 단계에 접어 들어 재계의 의견을 다시 한번 국민과 정부, 정치권에 전달하는 차원에서 이번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금이 재벌 세습 따질 시기인가” 재계는 공정위의 친·인척 지분 공개도 정부와 맞선 괘씸죄와 재벌 길들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속내를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친인척들의 지분 공개로 결국 ‘재벌이 나쁘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될 텐데 그것이 과연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분관계가 모두 드러난 마당에 그룹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없다.”면서 “이번 공정위의 방침은 실익도 없이 재벌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못마땅해 했다. 대기업들은 친인척들의 지분공개가 재벌의 세습문제를 본격 거론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광숙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은행 텔러도 전문화시대

    “적립식 투자신탁에 가입하면 장기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행복드림적금 가입자에게는 무료보험 혜택이 주어지지만 최근 5년내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예외입니다.” 시중은행 계약직 텔러(창구 전담직원)인 김화영(28)씨는 업무가 끝나면 일주일에 한번씩 쏟아지는 지시들을 달달 외우느라 정신이 없다. 방카슈랑스(은행창구에서의 보험판매), 외환상품, 적립식펀드 등 창구판매 상품이 가짓수도 늘어나고 내용도 엄청나게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최일선 영업 담당자 은행권이 수익 다변화에 발벗고 나서면서 텔러들 사이에 전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보험·카드·은행 등 업종을 뛰어넘는 금융상품 교차판매에 따라 최일선 영업 담당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은행 본점 직원들이 한우물 파기에 주력해야 한다면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팔방미인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민·우리·신한·한미 등 상당수 은행들이 계약직 중 일부를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기로 함에 따라 해당 직원들은 치열한 내부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정규직 전환시험에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상품판매 실적을 20%가량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 농협중앙회는 130명의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12월19일 첫 인증시험 이런 가운데 한국금융연수원 주관의 ‘은행 텔러자격 인증시험’까지 생겨나면서 텔러들의 학습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첫 시험은 오는 12월19일이다. 금융연수원 박장순 부부장은 “시험에 통과한다고 해서 은행에 바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능력이 입증되는 만큼 은행권 취업이나 정규직 전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은행 텔러는 계약직의 경우에도 폭발적인 입행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우리은행의 텔러 공채에는 100명 모집에 5000여명이 몰려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유종갑 차장은 “지원자격은 전문대졸 이상이었지만 합격자의 80%가 4년제 대학 졸업자였다.”고 전했다. 신한은행과 농협도 올해 실시한 계약직 텔러 공채시험 경쟁률이 각각 30대1과 100대1에 달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계약직 텔러의 월급이 정규직의 40%도 안 되는 등 공평치 못한 처우는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10% 실업률·지도층 부패등 난제 산적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5)가 20일 인도네시아 첫 직선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의 승리 이후 인도네시아 주가는 4.8% 올랐고 환율도 달러당 9080루피아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 ▲부패 척결 ▲테러 방지와 치안 유지 등이 대표적 과제이다. 여기에 유도요노의 민주당이 의회(전체 550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 골카르당과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PDIP) 등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와의 관계도 풀어야 한다. ●외국 투자자, 의심의 눈초리 2억 2000만 인구의 절반이 아직도 하루 2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 정도로 빈곤선 아래에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매년 수백만명씩 늘어나는 노동력을 흡수할 일자리 창출과 동남아에서 가장 저조한 투자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4.1%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는 2·4분기 4.3% 등 4.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신규노동력을 흡수하는 데만 최소 6%의 경제성장이 필요하다.10.1%에 달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려면 이보다 훨씬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뤄야만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외국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꺼리는 것도 큰 문제다. 외환위기 당시 채무불이행 전력이 있는 기업가 출신 아부리잘 바크리와 국제통화기금(IMF)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던 전 경제장관 리잘 람리가 유도요노 내각에 포함될 것이란 설에 외국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인도네시아의 개혁 추진에 희의적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쉽지 않은 고위층 개편 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먼저 검찰총장과 경찰 책임자 등 최고위층에 대한 인사 개편이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면 유도요노가 부패 척결을 위해 추구하는 개혁을 추진할 인사를 마음대로 임명할 수 없는 형편이다. 부패 척결에 나설 사법부마저 부패에 물들어 있는 것도 부패 척결을 힘들게 하고 있다. 유도요노는 각료들의 실적을 매년 평가하고 안보위원회와 경제자문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반테러법을 강화해 테러 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제마 이슬라미야 등 이슬람계 테러단체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경우 전국민의 88%에 이르는 이슬람교도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국보법 대체입법 가능’ 발언 파장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현행 형법의 내란죄 조항을 보완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관철시켰던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당내 ‘파열음’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17일 당론 채택 과정에서 수세에 몰려 ‘대체입법론’을 양보했던 중도보수파가 한숨을 돌릴 틈도 없이 장외에서 ‘사령부’를 겨냥해 포격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내란의 주역은 당내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회원 13명·간사 안영근 의원) 소속 의원들이다. 현 단계에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반발을 모의한 흔적은 감지되지 않는다. 아직은 전방을 조심스럽게 탐지하면서 각개격파식으로 움직이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론의 추이에 따라서는 일거에 화력을 집결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선발대를 자임하고 나선 사람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조성태 의원이다. 조 의원은 당론 채택 바로 다음날인 18일 천정배 원내대표를 찾아가 “형법보완으로는 안보공백과 국민불안을 메우기에 부족하다.”면서 대체입법안도 포함해 야당과의 국보법 협상에 임해 달라고 호소했다. 17일 밤 당론 채택 직후 기자회견 석상에서 천 원내대표의 바로 옆에 앉아 “당론에 따르겠다.”고 꼬리를 내렸던 안영근 의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는 19일 “우리는 천 대표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시킬 자신이 있다.’고 해서 당론 채택을 묵인해준 것이다. 천 대표가 12월9일까지 법안통과 약속을 못 지킬 경우 책임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야당의 반대로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기존의 당론 합의는 없었던 일이라는 논리다. 유재건 의원도 “당론에는 따르지만 당이 교만해선 안 된다.”며 “국회 절충 과정에서 폐지안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계속 대체입법을 주장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종률 의원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심리를 의식해야 한다. 국회내 합의 도출 과정에서 대체입법의 시각이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이처럼 내우외환이 고조되자 지도부는 급히 진압에 나섰다. 천 대표와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보법 폐지시 처벌 공백’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수석부대표는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대체입법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변, 형법보완 당론이 대야 협상용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예보, 재무구조취약 19개 저축銀 감시

    지난달 한마음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된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해 부실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 19곳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는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축은행 19개를 중점감시 대상으로 선정,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특히 재무구조가 나쁜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17개사에 대해 경영컨설팅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도 중점감시 대상 19개사를 모두 컨설팅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은 외환위기가 불거졌던 지난 97년 말 231개에서 현재 114개로 절반이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1.6%로 은행의 2.1%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며,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57.4%에 달해 수익성 악화요인이 되고 있다. 또 저축은행의 고객 중 신용불량자 수는 2002년 말 26만명에서 지난해 말 55만명, 올 8월 말 84만명 등으로 급증했다. 예보는 지난해부터 올 9월까지 저축은행 3개와 신협 14개 등 17개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했으며 이들 금융기관에 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은행 비대화’ 득실 논쟁

    ‘은행 비대화’ 득실 논쟁

    금융업의 ‘은행권 쏠림’을 둘러싸고 제기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산업 내 은행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며 우려와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도 이에 질세라 반격에 나섰다. 금융당국 내에서조차 쏠림현상에 대한 해석과 대응방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은행자산 환란 뒤 두배로 성장 지난달 말 LG경제연구원은 “보험·증권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은행의 집중도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금융산업의 시스템 리스크(체제적 위험)가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국내 예금은행의 자산규모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 573조 7000억원에서 올 6월 말 1135조 3000억원으로 거의 두 배가 된 반면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자산규모는 918조 2000억원에서 801조 8000억원으로 116조원이 감소했다는 통계치를 인용했다. 또 금융산업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97년 말 38.5%에서 올 6월 말에는 58.6%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한득 부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험도가 낮은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해 은행의 성장세가 다른 금융기관을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재벌계열 금융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은행은 언제 보험·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지만 보험·증권사의 은행인수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권 쏠림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제2금융권의 어려움이 커지면 부도 등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일어날 수 있고 금융산업의 고른 발전도 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기준 달라졌을뿐”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달 초 ‘통화금융 통계로 측정한 은행의 비중’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금융연구원은 ▲산업은행이 2002년부터 은행통계에 새로 포함되고 ▲은행 신탁계정이 은행통계에서 제외되는 등 통계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일 뿐 은행권 자산은 별로 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상제 연구위원은 “140조원 이상 축소된 신탁계정이 비(非)은행 통계에 포함되고 산업은행이 은행에 포함된 것 등을 고려하면 400조원가량의 통계오차가 발생한다.”면서 “은행의 금융산업내 비중에 큰 변동이 없다.”고 했다. 은행연합회도 내부 보고서를 통해 은행 수신 규모가 올해 57.3%로 외환위기 직전인 96년 57.4%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경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은 “은행보다는 증권 등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현재처럼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명분에 치우치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은 숫자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지만 다른 금융업종은 오히려 회사 수가 늘어난 곳이 많다.”면서 “제2금융권은 구조조정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가야지 정부정책 등 남의 탓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이견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 담당자는 “세계 100위 안에 드는 은행이 한개밖에 없는 현실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대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대형화·겸업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면 은행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하며 이를 통해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감원 제2금융권 담당자는 “금융 구조조정과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 등과 맞물려 증권·보험 등에 비해 은행산업에 대한 규제가 좀더 빠르게 풀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이 시스템 리스크에 직면했던 상황과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내년도 2단계 방카슈랑스(은행창구에서의 보험판매) 시행을 놓고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재정경제부와 일정기간 연기를 주장하는 금감위간에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아직 당국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방증이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는 한 은행 쏠림현상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현재의 판단”이라면서 “하지만 그럴수록 은행들의 공익적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경제전문기관들 ‘이름값 못하네’

    경제전문기관들 ‘이름값 못하네’

    ‘이보다 더 빗나갈 수는 없다?’ 정부는 물론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비슷하게라도’ 맞힌 곳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틀리기 위해 전망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자조섞인 변명을 감안하더라도 오차범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가 상승할 때는 하락을, 하락할 때는 상승을 점쳐 추세적 진단에서조차 허점을 드러냈다. 이헌재 부총리가 언급한 대로 전미경제연구기구(NBER)와 같은 전문 경제예측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나라경제를 운용하는 재경부는 물론 경제예측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는 한국은행, 국책·민간연구소의 대표주자격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외환위기 이후 국내 영향력이 커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할 것 없이 2001년 이후 제시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실제 성장률과 크게 차이났다(표 참조).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에 머무른 2001년에는 5∼6%대 갑절 성장을, 거꾸로 6%대 반등에 성공한 2002년에는 3∼4%대 반토막 성장을 점쳤다. 머쓱해진 정부와 국내외 기관들은 2003년 심혈을 기울여 ‘5%대 성장 유지’를 합창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무참하게 3%대로 고꾸라졌다. 올해도 5∼6% 성장을 외치다가 ‘중간성적’이 신통찮자 부랴부랴 하향 수정에 나섰다. 한 경제학자는 “전망은 틀릴 수밖에 없다느니 외국기관은 더 엉터리라느니 판에 박힌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정부든 민간기관이든 경제예측의 전문성을 높이는 실력배양과 투자가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즈&피플] 워크아웃, 우린 이렇게 졸업했다

    [비즈&피플] 워크아웃, 우린 이렇게 졸업했다

    벼랑끝에 몰린 9회말 투아웃. 다들 자리를 뜨며 ‘결국 이렇게 끝나는구나.’하는 순간,“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모래알처럼 흩어진 정신력을 하나로 모아 역전에 성공, 우리 곁에 돌아온 기업들이 있다. 몰락한 ‘명가(名家)’로, 환란의 ‘주범(主犯)’으로 세간의 손가락을 받았던 크라운제과, 대우인터내셔널, 쌍용건설 등이 차례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꼬리표를 떼고 ‘명가 부활’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이 있기까지 이들이 받은 수모와 서러움, 눈물 등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더욱이 한때는 재계를 호령했던 ‘명가의 자손’들이었으니….‘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이들을 지탱시킨 힘은 ‘주먹 불끈’이었다. 실추된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달라진 세상의 인심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이 부활의 불씨를 지필 수 있었던 것은 막판 위기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꾼 ‘구원투수(CEO)’와 한몸처럼 믿고 따라온 ‘야수(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퇴직금 턴 ‘사원의 힘’-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19일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에서 열린 쌍용건설 창립 27주년 행사장에 선 김석준 회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도 동요하지 않고 회사를 살린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5년 8개월에 걸친 워크아웃 졸업을 자축했다. 생일과 동시에 워크아웃을 끝낸 쌍용건설 임직원들도 “고등학교 3년의 입시전쟁과 군복무를 한꺼번에 마친 기분”이라며 기뻐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졸업기’도 피눈물로 얼룩졌다. 1997년만 해도 2400명에 달했던 직원은 2000년 700명선으로 줄었다. 당장 이익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사업부가 무더기로 없어졌고 회사 돈으로 해외유학가서 박사학위까지 받아 온 ‘우수인재’들마저 내보내야 했다.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동료 때문에 타 부서에 전화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살벌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직원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한때 업계 최고수준인 상여금 800%를 받던 직원들이 98∼2000년 단 한푼의 상여금도 집에 가져가지 못했다. 대리 5년차의 세전 연봉이 1400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사내게시판에는 “오늘이 아들 생일이었는데 버스정류장에 마중나온 아들에게 뭐라도 쥐어주려고 주머니를 뒤졌더니 1200원밖에 없었다. 초코파이와 풍선으로 생일상을 대신했다.”는 가장의 사연이 올라와 사무실이 울음바다에 빠지기도 했다. 김 회장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쌍용그룹 회장으로 있다 98년 채권단의 요청으로 5년만에 회사로 돌아온 김 회장은 “앞으로 나를 회장이라 부르지 말라. 나는 CEO일 뿐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추석, 설 명절때는 한번도 빠짐없이 베트남, 인도, 중동 등 해외건설현장을 찾아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들과 함께했다. 회생의 디딤돌이 된 서울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분양때는 스스로 태스크포스팀 팀장이 돼 미국 LA로 건너가 교민들을 상대로 200여 가구를 분양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 직원들이 퇴직금을 털어 당시 2500원이던 주식을 5000원에 매입하자 김 회장도 유일한 재산인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 대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 지분 25%에 대한 ‘우선매수청수권’은 직원들에게 양보했다. 김 회장의 솔선수범은 직원들의 자신감을 일깨워줬다. 전 직원이 출퇴근시간 지하철역에 어깨띠를 두르고 나가 분양전단지를 나눠주며 광고비를 아꼈고 경쟁사가 분양을 포기한 아파트도 인근 주민들을 파고드는 집념으로 100%분양에 성공했다. 김 회장이 회사로 돌아온 98년 자본잠식 상태로 77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쌍용건설은 올해 1조 2050억원의 매출에 626억원의 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부채비율은 160%에 불과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인적 네트워크’ 승리-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어제의 수출역군이 하루아침에 죄인 취급을 받을 때는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종합상사의 생명줄’인 거래선의 이탈과 젊은 직원들의 이직이었습니다.”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워크아웃 기간을 회고하다 내뱉은 첫 마디였다. 그가 사장에 취임한 뒤 며칠간 했던 업무는 떠나는 직원들의 사표 수리였다.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들을 잡을 명분이 없었던 것. 이 사장은 “이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나.”하고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고 했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대우로부터 분리될 때만 해도 부채비율이 940%, 채무액은 1조 3000억원을 웃돌아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는 우선 월례조회를 부활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사보를 재창간해 회사 소식을 임직원 가족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주말마다 직원들과 북한산을 등반,CEO와 직원들간의 신뢰 회복에 나섰다. 이 사장은 또 채권단을 일일이 찾아가 “대우의 해외 네트워크는 대우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재산이다. 이를 포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 기반을 잘라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득했다. 그 결과 해외 네트워크 유지에 부정적인 채권단이 돌아서게 됐으며, 대우인터내셔널 회생에 결정적인 기반이 됐다. 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문전박대도 다반사였다. 이 사장은 인도 국영석유공사의 회장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노크’를 했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다. 국내에서도 거래 포기가 잇따른 가운데 유상부 포스코 당시 회장이 대우와의 거래를 유지하라는 ‘특명’이 소문나면서 다른 거래선들이 확보됐을 정도. 이 사장은 “돈줄이 보여도 투자자 모집이 안 되거나 투자를 할 수 없을 때가 가장 큰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어려움도 이에 못지 않았다. 상여금 동결은 기본이고 사소한 경비 지출도 일일이 채권단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관계자는 “필요한 사무실 집기 교체에도 쓸데없는 곳에 돈 쓴다는 채권단의 쓴소리를 들을 때는 참담할 지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이 사장은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을 접했다.2000년 대우그룹의 몰락으로 다들 몸을 사릴 때 미얀마 정부가 대우의 적극적인 법인활동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성공 가능성이 큰 미얀마 ‘A-1’광구의 개발권을 준 것. 이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 가스전의 성공과 행운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황금색 넥타이’만을 매고 다녔다. 그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지난 1월 미얀마 가스전 발견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도약에 결정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0년부터 매년 1000억∼1500억원의 배당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부채비율 168%, 상반기 매출은 2조 4612억원, 순이익 90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내실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크로스 마케팅’ 결실-윤영달 크라운제과 사장 크라운제과 윤영달(59) 사장이 회사를 부도상태에서 구해낼 수 있었던 무기는 ‘크로스 마케팅’과 ‘등산경영’이었다. 1998년 부도가 난 크라운제과는 오로지 외형확장만을 좇은 우리 기업들의 전형적 실패담이었다. 윤 사장은 “외환위기가 오기 전에 몸집 부풀리기에만 치중하는 경영을 했다. 이익규모내에서의 투자가 아니라 빚을 늘려가며 껍데기만 키우는 바보짓을 했다.”고 후회했다. 윤 사장은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1967년 처음 경영에 참여한 이후에는 72년 ‘조리퐁’이란 대히트작을 내기도 했다.77년부터는 한국자동기라는 공장자동시설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풍력발전을 연구하는 등 개인사업을 하다 95년 다시 회사경영에 복귀했다. 그리고 외환위기를 만난 것이다. 채권단회의에서 화의결정이 확정되자 윤 사장은 골프에서 손을 뗐다. 명동에 골프연습장을 지을 정도로 골프광이었다. 담배도 끊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100㎏대의 몸무게를 가진 그에게 등산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5분을 가면 15분을 쉬어도 숨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제는 아침 8시에 나가 저녁 9시까지 하루종일 직원들과 북한산을 탈 정도로 체력을 길렀다. 등산을 마치면 직원들과 같이 목욕탕에서 등을 밀었다. 직원의 신발이 떨어지면 사장이 직접 뛰어가서 새로 사왔다. 점심때 산 중턱에서 직원들과 함께 걸치는 막걸리는 단단한 응집력으로 연결됐다. 물론 극도의 구조조정 과정속에서 1200여명의 직원은 800여명으로 줄었고,20여명의 임원은 단 한명만 남았다. 직원들의 사기를 일으키고 단결을 일궈낸 것이 ‘등산경영’이었다면 ‘크로스 마케팅’은 매출을 일으키는 발판이 됐다. 크로스 마케팅도 땀흘리는 등산 중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크로스 마케팅이란 국적을 뛰어넘어 동종의 경쟁 업체들끼리 생산, 판매 등을 분담하는 전략적 제휴를 뜻한다.2000년부터 타이완 2위의 제과업체 왕왕의 쌀과자를 들여와 팔았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800억원어치에 달한다. 타이완 1위의 제과업체인 이메이와의 크로스 마케팅을 통해 ‘美인블랙’이란 제품을 지난해 11월 내놓았다. 출시 100일 만에 매출 100억원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크라운제과의 제품도 이들 업체를 통해 타이완으로 수출 중이다. 결국 회사는 2002년말 5년여만에 화의에서 졸업하지만 아버지인 윤 회장은 회사의 재기를 보지 못하고 99년 노환으로 별세한다. 윤 사장은 크로스 마케팅을 타이완에 이어 중국, 일본, 홍콩, 호주, 스페인으로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는 해태제과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태제과 인수에 성공하면 크라운제과는 다시 국내 2위의 제과업체로 복귀하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흥경제권 성장률 30년새 최고

    고유가 등의 우려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및 아프리카의 신흥경제권은 30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시사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주 발간 최신호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과 예산 적자를 줄여야 하며,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강력한 내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5개 신흥경제권 국가 가운데 3분의2는 올해 성장률이 6% 이상이 될 전망이다.2001년 이후 3년간 평균 성장률은 선진국의 2.5배인 5%를 웃돈다. 올해 아시아와 옛 소련 지역의 성장률은 8%, 중남미와 동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은 5%가 예상된다. 특히 인도,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 브릭스(BRICS)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터키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2·4분기에만 13%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원자재 및 1차산품 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큰 이득을 남겼다. 세계적인 저금리의 영향으로 채무국인 신흥경제권의 이자 부담이 경감됐고, 달러화의 약세로 국제무역에서 이들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각 정부가 실시한 구조개혁과 건전성 위주의 거시정책으로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둔화시켰다. 이에 따라 수출액 대비 대외부채의 비율은 1998년 172%에서 93%로 주는 등 대외의존도가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에서의 수요 격감은 이들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제금리의 급격한 상승이나 지나친 유가상승도 커다란 위험이다. 동유럽권은 예산적자 폭을 줄여야 하며, 아시아에서는 금융개혁을 위해 세수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등 아시아의 국가들이 수출금 보조 방식으로 국내 수요를 억제하고 있으나 장차 외부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국내 수요가 요구된다. 브라질은 10년만에 처음으로 경상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표시 대외부채의 상환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다. 특히 신흥 경제권은 경상 및 재정적자를 줄이는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의 자율성 증대를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제플러스] 쌍용건설 워크아웃 졸업

    쌍용건설은 18일 5년7개월 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졸업했다고 밝혔다. 지난 99년 쌍용자동차 매각시 떠안은 부채 및 외환위기로 인한 미수금과 고금리 등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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