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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다큐 시선] 서커스를 통해 본 세상

    세상은 서커스다. 반토막난 펀드, 문자메시지로 전해진 해고통지서, 아이 신발값이 없어 자살한 어머니…. 서커스보다 더 황당한 일들이 일어난다. 오히려 진짜 서커스는 세상의 아픔을 잊게 하는 작은 몸짓이다. 사람들은 유행이 한참 지난 서커스를 보면서 힘겨운 세상을 잠시라도 잊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커스단 동춘서커스의 단원들은 물었다. 얼굴을 순식간에 바꾸는 기술인 ‘변검’을 하는 우리의 얼굴이 더 빨리 변하는가, 아니면 위정자들의 얼굴이 더 쉽게 변하는가. 우리의 외발자전거타기가 위태로운가, 불황 속을 걸어가는 서민들의 삶이 더 위태로운가. 지난 11일 동춘서커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충남 천안시 신당동의 한 마트 옆 공터에 높이 17m의 천막이 드리워졌다. 낡은 비닐을 몇 장 들추고 들어가자 서커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멈춰선 듯한 무대는 얇은 천을 사이에 두고 세상과 단절돼 있었다. 공연 시작 30분 전, 노인들과 아이들이 별천지로 들어왔다. 마트에서 5000원짜리 할인권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성인 1만 5000원·아동 1만원이라는 가격표는 그저 표일뿐 가격은 아니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 145개 사이로 세 대의 전기난로와 드럼통으로 만든 석탄난로 한 대가 안간힘을 썼지만 영하 10도의 찬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0여명의 관객들은 난로 주위로 몰려들었다. ●서커스에서 찾는 추억들 공연이 시작되자 단원들의 열연에 추위는 점점 녹았다. 할아버지의 마술쇼를 시작으로 접시돌리기·외발자전거·공중그네까지 1시간반짜리 공연은 쉴새 없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원통 위에 널빤지를 깔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는 ‘맘보’ 곡예를 보면서 “어~어!”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는 작은 몸짓으로도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의자로 탑을 세운 뒤 8m 높이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의자탑’이 완성되자 관객들은 마냥 기뻐했다. 서커스발레는 흡사 동서양 문화융합처럼 느껴졌고, 남사당 줄타기는 지금이 조선시대인가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아이들은 넋을 놓은 채 탄성을 질렀고 어른들은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길완기(41·회사원)씨는 “천안 거래처에 다녀오다가 들렀는데, 초등학교 때가 생각난다.”면서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면 표를 못 구해 천막 틈으로 몰래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완벽하게 짜여진 영화보다 때론 실수를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 맡은 역할을 계속하는 서커스가 우리네 인생과 더 닮았지요.” 손선심(58·여)씨는 “어릴 적 강원도 동해 묵호읍 부곡마을에 살 때 서커스단이 오면 단막극을 못볼까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이상일(58)씨는 “중국에서 본 서커스에 비해 짜임새나 기술 모두 뒤질 게 없는데 시설이 너무 안 좋다.”고 착잡해했다. 외국인 영어교사 에릭커스(34)씨는 “열정적인 남성 아크로바틱팀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의 서커스가 명맥을 잃고 사라져 간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은 서커스단은 동춘서커스·한국곡예예술단·서울아트서커스 세곳뿐이다. ● “관객과 통하고 싶다” 무대 뒤에서 만난 서커스 단원들은 많이 지쳐 있었다. 밤 12시까지 연습하고 무대 가설까지 해야 하니 그럴 만하다. 하지만 단원들이 정말로 참기 힘든 것은 자신들을 불쌍하게 쳐다 보는 시선이다. 11세 때 서커스를 시작한 양종근(27) 곡예사는 “공중그네를 지탱하는 철탑이 위태로울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면서도 “불쌍한 눈빛을 보내는 손님들이 늘어날수록 기술을 점점 숨기게 된다.”고 말했다. 무대에 아이들이 나오자 관객들의 눈빛은 더 측은해 보였다. 송모(55)씨는 “공부하고 놀아야 할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하지만 단원들은 무대에 아이들을 내세우면 반응이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커스와 관객의 대화가 끊긴 탓이다. 얼굴 모습을 재빨리 바꾸는 ‘변검’은 중국에서 건너온 힝강따오(21)씨의 몫이었다. 그는 “중국에서는 서커스를 예술로 보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아 아이들이 원해서 서커스를 시작하는 데도 오해를 한다.”면서 “아이들을 학대하고 식초를 먹여 몸을 유연하게 한다는 유언비어는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곡예사들은 관객들이 서커스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애초 한국 서커스는 다른 나라의 서커스와 달리 완급을 조절하고 희로애락이 가득찬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하지만 점점 기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단원들은 걱정했다. 중국 서커스는 기술이 뛰어나고 서양 서커스는 화려한 옷이 볼 만한데 비해 우리나라 서커스는 광대의 유머가 단연 으뜸이었다. 한 곡예사는 “이제 스릴과 화려함을 찾는 시대가 됐다.”면서 “사람들을 웃기고 위로하는 ‘서민 서커스’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서커스를 죽였나 10년 전 외환위기와 최근의 경기침체는 단원들이 무대를 떠나는 가장 큰 계기가 됐다. 김영희(44) 곡예사는 “외환위기 이후 손님이 뚝 끊겼고, 막노동을 하면 돈을 더 번다는 소리에 단원들이 그만두기 시작했다.”면서 “입장료를 2000원까지 내려 보기도 했지만 사정은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붐도 서커스를 위축시켰다. 고층 건물을 지으면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가 필요했고, 공중곡예사는 스카우트 대상 1순위가 됐다. 단원들은 요즘 불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10년 전에는 서커스를 통해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 한 회 공연에 4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50명을 넘기기가 어렵다. 곡예사의 명맥도 끊길 위기다. 돈을 벌기 위해 단원들은 밤무대나 찜질방으로 떠난다. 결국 2000년부터 중국기예단의 단원들을 데려왔다. 지금 단원의 70%가 중국인이다. 동물 단원(?)들도 조련사가 떠나면서 힘들어졌다. 제때 보살피지 못해 죽어가는 동물들을 애처롭게 바라보기도 한다. 전성기였던 70년대 동춘서커스단은 단원이 200명이었고, 코끼리·타조·독수리·호랑이·비단뱀 등 창경원 다음으로 동물이 많았다. 오락가락 뒤바뀌는 정책도 그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1996년 서커스 활성화 8개년 계획이 마련됐지만 1999년 백지화됐다. 1998년에는 서울시와 문화부에서 서커스를 10대 관광사업으로 선정했지만 서울시장이 바뀌자 유야무야됐다. 부천시 원미구에 들어서기로 했던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장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예술로 떳떳이 인정받는 시대 곧 온다” 단원들의 월급은 3개월치가 밀려 있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집중육성자금은 비보이팀과 뮤지컬팀으로만 흘러갔다. 올해부터는 1년에 3000만~4000만원씩 나오던 문예진흥기금도 없어졌다. 정부의 설명은 연극·뮤지컬·무용 등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적자는 한 달에 1억원씩 쌓인다. 관객이 증가하는 5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어떤 단원도 예측하지 못했다. 단원들은 최근 국내에서 공연한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를 부러워했다. 이 서커스단은 1984년 캐나다 정부가 140억원을 지원해 설립했고, 현재 투자금을 다 회수하고도 연 1조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단원들은 “그들의 10분의 1만 투자해 줘도 더 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영희 곡예사는 “인생이 계속 되듯 서커스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37년을 공중에서 살아온 그는 20대 시절 안전망도 없는 그네에서 떨어져 5일간 혼수상태였다. 골반뼈가 부스러졌고, 한 달 동안 깁스를 했다. 의사는 서커스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그는 다시 그네에 올랐다. 해외서커스단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도 우리나라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 세대는 아니어도 다음 세대는 서커스 자체가 예술로 떳떳이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공중그네를 타는 중년 여성의 마지막 소원이다. 박성국 이민영 오달란기자 psk@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

    자신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신동아 12월호에 글을 기고했던 K씨가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구속된 박대성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고 신동아 최신호가 18일 보도했다. 하지만 검찰이 신동아에 게재된 ‘미네르바는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는 기사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밝혀 미네르바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은 다시 증폭될 전망이다. 신동아 2월호에 따르면 K씨는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환율 급등과 경기변동을 예측한 미네르바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K씨는 “2007년 12월 말부터 500여건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고 밝혔다. 자신이 주로 글을 썼지만 자신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이 글을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외환, 부동산, 주식, 채권의 4개 파트로 나누어 활동했으며 자신은 해외 분야를 맡았다고 했다. 그는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에 종사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성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며 “멤버들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박대성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박대성씨의 기소 사유로 든 12월29일의 글(‘정부가 주요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는 긴급 공문을 전송했다.’)에 대해 K씨는 “그 글이 올라왔을 때 나는 외국에 있었다. 나중에 그걸 보고 굉장히 황당했다.”고 밝혔다. K씨는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힘없고 배 고픈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신동아 2월호 기사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것도 없고, 미네르바가 팀이라는 주장도 믿을 수 없다.”면서 “(향후 수사의 방향은) 후임 3차장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19일자로 법무부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이번주 중으로 예상되는 중간 간부 인사에서 김주선 마약조직범죄수사 부장도 보직을 옮기는 등 박씨를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지휘라인이 교체될 예정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아기접종비 20만원로 밀린 대부업체 이자 갚았어요” [씨줄날줄]인사청탁해 패가망신한 경우 못 봤다 ‘시들시들’ 발기부전은 정말 나이 탓일까? ‘승부사’ 한화 김승연 이번엔 패 접나 명절 앞두고 암행감사 비상령…관가 ‘덜덜’
  • 박찬종 “‘신동아’ K씨는 미네르바 아니다”

    ’미네르바’로 지목돼 구속된 박모씨에 대한 진위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박씨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가 월간 신동아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신동아는 발매된 2월호에서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의 인터뷰 기사에서 “박씨는 미네르바가 아니며 미네르바는 금융계 종사자 7명으로 구성된 집단이고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보도했다.하지만 박 변호사는 19일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신동아 글은 미네르바 박씨와 관련없는 가짜”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박씨는 자신의 IP주소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거주지에서만 쓴 것이 280건 정도 된다.”면서 “그 중 2개 글이 문제가 돼 구속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구속된 박씨 입장은 신동아 글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며 “쓴 일도 접촉한 일도 없고, 인터뷰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또 박 변호사는 K씨가 “미네르바 그룹 7인 중 연락이 두절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박씨에게 글을 써라고 시켰을 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만약에 그렇다면 신동아도 공공 언론의 입장에서 그 K씨를 완전히 세상에 드러내 놓게 해야 된다.”고 역공을 폈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는 “(박씨가) 국민들 뇌리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형성돼 상당히 문제되는 글을 쓴 사람이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IP 공유와 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변호사의 인터뷰 전문  -신동아 2월호에 미네르바와 관련해 보도한 내용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군요.그 내용을 보니까 감옥에 갇혀있는 미네르바 박씨는 가짜고 진짜 미네르바는 7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런 주장을 내놨는데 이 보도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저는 저의 동료 변호사 몇 사람하고 1월10일 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미네르바 박씨의 변호인입니다. 그 미네르바, 현재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가 받고 있는 혐의가 7월30일과 12월29일자 두 차례에 걸쳐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적이고 현장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것이 공익을 해치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겁니다. 그러니까 그 혐의로 구속된, 필명을 미네르바로 쓴, 박씨를 변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미네르바 박씨는 그 두개의 글만 쓴 게 아니고 자기 주소지, 자기 주소지에서 인터넷 주소를, 말하자면 IP를 미네르바로 사용해서 창천동 거주지에서만 쓴 것이 280 정도의 글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 글 가운데에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예언을 했고 그것이 적중을 했고 그 무렵에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이 나서서 리먼 브라더스가 곧 파산될 지경에 이른 모르고 인수 합병을 하겠다는 논의를 했었는데 미네르바가 이것을 곧 파산한다고 예언했다.그것이 사실로 증명이 되었고 그 다음에 환율과 몇 가지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예측과, 장담과는 전혀 별개의 미네르바 예측이 적중을 해서 이 미네르바가 신통하다고 주목을 받게 됐죠.  그래서 그 미네르바가 쓴 두 개의 글 그게 문제가 돼서 구속이 되었는데, 저희들은 그것을 변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짝퉁이 있다, 진짜가 어디 있냐 가짜가 어디 있냐 하는 논쟁은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의 입장에서는 신동아 글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죠. 쓴 일도 없고, 접촉한 일도 없고, 인터뷰 한 일도 없고.  -그러니까 검찰이 문제시 하고 있는, 지금 구속되어 있는 그 박모씨가 쓴 글이다. 그런 말씀입니까  ▶네.  -지금 신동아 글을 보면, 그 일곱 명 가운데에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박씨를 시켜서 글을 올리게 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박대성씨가 쓴 글이 누구를 시키고 말고 할 여지가 없고, 본인 스타일 대로 썼고… 그런 건 본인이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동아가 만약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하면 물론 지금 미네르바 박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나도 미네르바다 나도 구속해라 하는 글도 많이 올라오고, 미네르바란 표기도 올라오고 그런 겁니다. 인터넷 상의 필명은 우리가 호적법 상의 호적으로 내 이름을 어떻게 등재하는 거 하고, 그 다음에 무슨 이름을 특허 내거나 이런 것이 아니죠. 임의로 누구든지 남이 썼던 것도 쓸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진짜냐 가짜냐 굳이 그렇게 따진다면, 국민들 뇌리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형성돼서 상당히 문제되는 글을 쓴 사람이다, 끝내 이 사람이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되었다 하는 것을 본원적이고 진짜 미네르바다라고, 굳이 진짜라고 말을 쓴다면 이게 진짜고. 신동아 글이라든지 이것은 이 미네르바하고 관계가 없으니까 그것이 오히려 가짜다 이러한 논리인데….신동아가 만약 그런 식으로 보도를 했다면… 그 김씨라고 했습니까?  -K라고 되어있죠.  ▶김씨인가. 그 7명 해가지고, 한 사람이 행방불명 됐는데 그 사람이 뭐 구속된 박모씨와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하는데 그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고 만약에 그렇다면 신동아도 공공언론의 입장에서 그 김씨를 완전히 세상에 드러내 놓게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불이익을 당하면서 억울하게 구속되어 있거든요. 우리 변호인 입장에서는 절대로 공익을 해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 정부가 구체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에 그래서 영장실질심사와 적부심사에서 저희들이 그런 것을 누누이 강조했는데도 계속 구속이 유지되고, 이러한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있는데, 이걸 가짜다라고 이야기하려면 그 사람이 나타나야죠. 나타나서 가령, 비슷한 글이 있다고 한다면 똑 같은 고통을 받으면서 문제되는 것을 바로 잡도록,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서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자세를 보여야지. 얼굴 가리고 숨어서, 구속 되어서 심리적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고, 우리 변호인입장에서는 분명히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보는데, 지금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을 두고 너는 가짜다, 일곱 명중의 하나가 행방불명인데 그 사람의 글을 니가 대신 썼을 지도 모른다. 이거는 예의에도 어긋나고 사리에도 어긋나고….공공언론의 태도가 아닌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박씨는 신동아의 이러한 보도를 알고 있습니까?  ▶그것은 저희들이 접견 과정에서 그 객관적 사실은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다 라는 것은 우리가 대화를 안 했는데. 자기는 신동아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무슨 글을 썼느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거죠. 신동아도 인정했죠. 인정하면서도 꼬리를 단 것 같은데 일곱명 중의 하나가 행방불명이고 연결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신동아 2월호 주장이 미네르바 박씨의 앞으로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그거는 별개라고 생각하죠. 별개라고 생각하고. 이 현재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는 저에게, 제가 변론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이게 자기로서는 말하자면 주관적, 자기 명예 감정에 손상을 입고 있는 그런 심정이다 그래서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 그러길래 내가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 당신은 구속되어 있고 그러니까 이 사건 해결될 때까지 그거에 대해서 무슨 대응을 한다든지 할 필요는 없다, 지켜보자 이렇게 이야기를 했죠.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여러 명이 같이 쓰거나, 한 쪽에서 도용했을 가능성은 있나요?  ▶뭐 있을 수가 있겠죠.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신동아도 풀지 못한 ‘K 미스터리’

    지난해 12월호 월간 신동아 12월호에 글을 기고한 뒤 2월호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이 미네르바가 맞다고 주장한 K씨는 그동안 박 모씨를 유일한 미네르바라고 지목한 검찰의 주장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K씨는 신동아 2월호 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는 박씨가 아니라 금융계 7인으로 이뤄진 그룹이며 나는 그 중 한 명”이라고 주장하면서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올린) 글은 주로 내가 썼고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 종사자로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며 “(멤버들이) 외환·부동산·주식·채권 등 4개 파트로 나뉘어 활동했다.”고 덧붙였다.  K씨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검찰은 전혀 엉뚱한 사람을 ‘미네르바’로 지목해 수사를 벌인 것이 된다.하지만 K씨의 주장은 여전히 몇 가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이 점은 신동아 편집국도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는 내용이다.  ● IP와 ID 미스터리  K씨에 따르면 ‘미네르바’란 필명은 자신을 포함한 7명의 멤버가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 된다.K씨는 “멤버들이 같은 IP(인터넷 프로토콜)을 공유했다.”고 말했다.IP주소 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전한 K씨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박씨가 IP주소를 조작하지 않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또 박 씨가 같은 IP로 글을 올렸다는 것에 대해 “우리 멤버 중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한 사람이 우리와 의견충돌로 떠났는데,그 사람이 박 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K씨의 주장처럼 IP조작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하지만 한 IT관계자는 “일반 가정집에서는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매번 IP주소가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라며 “K씨는 자신들이 어떤 통신망을 이용하는지 명확히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한 개의 IP를 다른 사람이 도용해서 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K씨의 주장처럼 ‘미네르바’의 IP ‘211.178.XXX.189’ 등 2개가 자신들의 것이었다면 박 씨가 그 IP를 조작했다는 말이 된다.하지만 검찰은 IP조작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박 씨가 IP주소를 조작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D와 관련한 부분은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알지도 못하는 박 씨의 ID를 7명의 사람들이 공유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 ID는 본인의 것이라고 인정했다.검찰도 포털 다음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씨는 “(박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그리고 IP를 언급하면서도 ‘미네르바’란 필명으로 글을 올린 박 씨의 ID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석연찮은 점이다.  박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는 “박 씨가 왜 자기집 IP를 조작하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신동아측에서 7인 그룹에 대한 IP·ID내역을 스스로 공개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내 주장?  ‘미네르바’가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란 칭호를 얻게 된 데에는 그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이 부분에 대해서도 박 씨와 K씨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K씨는 “나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1~2주 전에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며 “지난 2007년 10월부터 11월 사이 미국 리먼브러더스 소유 은행에서 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2008년 1~2월에는 ‘리먼브러더스가 버티는 게 신기할 정도’란 말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씨 역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상한 ‘미네르바’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찬종 변호사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측한 글을 비롯,각종 중요한 글이 창천동 박 씨의 집에서 한 개의 IP로 쓰여졌다는 증거가 제출될 것이고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박 변호사는 “박 씨에게 미네르바란 필명을 쓰기 전 누군가 그 필명을 썼는지 기억하는가 물었더니 ‘미네르바의 부엉이’란 필명을 봤다고 말했다.”면서 “누구의 글이 명성을 쌓은 글인지 신동아가 스스로 검증하라.”고 말했다.  ●쓰지도 않은(?) 글을 해명한 K씨  K씨는 신동아 인터뷰에서 HSBC를 중국계 은행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실수했다.”며 “멤버 중 한 명이 썼는데 오타였으므로 정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K씨가 거론한 것은 ‘미네르바’의 글 중 영국계 은행인 HSBC를 중국계 은행으로 잘못 표현한 부분이다.일각에서는 “경제 전문가로 통하던 미네르바가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나.”라며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진짜 미네르바’는 이 글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포털사이트 다음 ‘미네르바 글모음 카페’ 운영자는 지난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이 글은 필명 ‘법과정의’가 쓴 글로 판명났다.”고 해명하기도 했다.이 운영자는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유포되고 있는 ‘미네르바 글모음 파일’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HSBC’부분에 대해 ‘법과정의’라는 네티즌은 이 글을 쓴 것은 자신이라고 인정했다.’HSBC’ 논란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이 ‘미네르바’의 글이라고 잘못 전해지면서 생긴 단순한 해프닝인 것이다.  하지만 K씨가 스스로 ‘HSBC’ 논란에 대해 해명한 것은 자신들이 쓰지도 않은 글을 썼다고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물론 모든 글들의 상세한 내용을 기억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오타였다.”고 해명한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신동아도 밝힌 것처럼 잘못된 경제 예측은 모두 다른 멤버가 썼다는 식으로 떠넘기는 것은 K씨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K씨가 미네르바라는 근거는?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서 ‘미네르바’ K씨와 접촉한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 “본인의 뜻을 존중해 밝히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이번 2월호에서도 K씨의 주장만을 담고 있을 뿐 그가 미네르바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다만 K씨의 지인들에게 확인하고 그의 현재 일하는 직장에서의 위치를 간접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체포된 박 씨가 “미네르바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무엇보다 ‘아고라’에 게재한 글과 박 씨의 집에서 사용된 IP의 주소가 동일하다는 점이 가장 큰 증거다.또 박 씨의 다음 ID에서 ‘미네르바’란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썼다는 것과 박 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미네르바의 글,박 씨가 작성한 습작,검찰에서 직접 작성한 ‘2009년 한국 경제 전망’이라는 글 등도 하나의 증거다.  박찬종 변호사는 “K씨는 미네르바 박씨와 관련없는 가짜”라고 일축한 뒤 “박씨는 자신의 IP주소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거주지에서만 쓴 것이 280건 정도 된다.”고 반박했다.  ’미네르바’가 신동아 12월호에 기고한 글도 논란이 되고 있다.’미네르바’는 신동아 기고에 대해 “내부 참고용으로 만들어 놓은 걸 잡지사에 가져다가 팔아먹는 놈이 있지 않나….”라는 글을 아고라에 썼다.구속된 박 씨도 “나는 신동아에 글을 기고한 적이 없다.”며 자신은 무관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신동아 12월호에 글을 기고한 것으로 알려진 K씨는 “연락이 끊긴 한 명한테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머지는 누구도 그 글을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며 “’내부 참고용’이란 말도 황당하다.”고 주장했다.이 글 중 ‘내부 참고용’ ‘팔아먹는 놈’이란 표현은 모든 글을 혼자 써왔다는 박 씨의 주장과는 논리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오히려 미네르바가 ‘7인 그룹’이라는 것을 전제로 이해하는 것이 더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이다.  ●중국경제 상이한 시각이 진짜 미네르바 가르는 기준?  신동아에 기고한 K씨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 외에는 진짜 미네르바란 증거를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박 씨는 신동아 보도로 자신이 가짜 취급당하는 것에 마음이 많이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찬종 변호사는 “(신동아의 보도는) 예의에도 어긋나고 사리에도 어긋났다.공공언론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신동아는 K씨가 ‘박 모씨가 체포된 이후 쓴 글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쓴 중국 경제 전망’이란 글을 집필했다고 짤막하게 소개했다.신동아에 따르면 K씨는 2009년 중국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5~-8%라고 작성한 박 씨와는 달리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두 사람의 예상이 완전히 엇갈린 셈이다.두 가지 상이한 분석틀이 박 씨와 K씨 중 누가 ‘진짜 미네르바’인지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준거가 될지 주목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황혼 자살’ 우울한 고공행진

    ‘황혼 자살’ 우울한 고공행진

    지난달 초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68) 노인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유서에는 “살아갈 자신이 없어 한 많은 세상을 떠나려 한다. 시신의 모든 부분을 장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해 달라.”고 씌어 있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옥탑방에서 홀로 살았던 김씨가 남긴 재산은 월세 보증금 300만원뿐이었다. 생활고와 질병 등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노인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노인의 자살률은 외환위기 때보다 두 배나 높으며 고령화 속도보다 노인 자살률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8일 서울신문이 한국자살예방협회로부터 단독 입수한 ‘노인자살 예방을 위한 실천적 정책 수립방안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65세이상 노인 자살률은 199 8년 10만명당 37.96명에서 2 007년 73.61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협회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8년에는 노인 자살률이 10만명당 148.50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대로 방치하면 10년 뒤에는 노인 자살률이 또 2배나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이 기간 동안 1.3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협회 보고서는 국가정책 수립을 위한 최종 단계의 제안서로 작성돼 최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인 자살자수는 90년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협회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65세 이상 노인의 연간 자살자수를 분석한 결과 1990년 314명에서 2007년 3541명으로 17년간 약 11.4배 증가했다. 전체 자살률과 비교해서도 노인의 자살률은 매우 높다. 2007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4.8명이었지만 노인 자살률은 73.61명으로 3배에 가깝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5년 우리나라 노인을 제외한 OE CD 국가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65~74세가 평균 43.2명, 75세 이상은 평균 60.4명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2004년 기준으로 6 5~74세가 64.9명, 75세 이상이 109.6명으로 월등히 높다. 노인인구 비율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일랜드와 비교하면 65~74세 노인의 자살률이 6배, 75세 이상 노인은 20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예방협회는 “자살 고위험군을 신속히 분류해 명단을 확보하고, 하루 1회 이상 안부를 묻는 등 집중적인 관리대책을 세워야 하며 자살전문상담사를 육성해 소외되기 쉬운 노인을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미네르바는 박모씨가 아니라 금융계 7인 그룹” “아기접종비 20만원로 밀린 대부업체 이자 갚았어요” [씨줄날줄]인사청탁해 패가망신한 경우 못 봤다 ‘시들시들’ 발기부전은 정말 나이 탓일까? ‘승부사’ 한화 김승연 이번엔 패 접나 명절 앞두고 암행감사 비상령…관가 ‘덜덜’
  • ‘고용역전’ 심각하다

    ‘고용역전’ 심각하다

    2007년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20대 취업자 수가 50대 취업자보다 많았다. 5년 전인 2003년 말의 경우 20대 일자리는 430만개로 320만개에 불과했던 50대에 비해 110만개나 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50대가 430만개, 20대가 380만개로 뒤바뀌었다. 심각한 청년실업과 고령화 추세가 한데 맞물린 결과다. 20, 30대 고용부진이 오랫동안 누적된 탓이다. 2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던 것은 2004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그 때 431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100 0명 증가한 것을 끝으로 지난달까지 49개월간 20대 고용이 전년보다 나아졌다는 통계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20대와 함께 청년층에 해당하는 30대 전반(30~34세) 연령층은 더욱 심해서 2004년 3월 307만 6000명을 기록한 이후 57개월 동안 전년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고 있다. 산업과 인구구조의 변화로 20, 30대 고용의 취약성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경기 침체에 따른 본격적인 ‘고용대란’을 앞두고 더욱 긴밀한 정부의 맞춤형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서울신문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경제활동 연령대별로 최근 5년간(2003년 12월~2008년 12월)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20대 취업자는 이 기간 동안 431만 9000명에서 379만 4000명으로 12.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가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반영됐다고 해도 같은 기간 20대 인구 감소율 9.5%(793만 7000명→718만 1000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구 감소에 비해 일자리 감소가 더욱 가파르게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30대 취업자도 같은 기간 615만명에서 595만 8000명으로 3.1% 감소했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610만 3000명에서 656만 2000명으로 7.5%, 50대는 320만 9000명에서 431만 6000명으로 34.5%가 증가했다. 이는 각각의 인구 증가율인 5.9%와 28.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40대 취업자는 외환위기 이후 고용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던 1999년 1월 전년대비 2000명 감소를 끝으로 지난달까지 120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50대 역시 2001년 4월 이후 93개월째 증가세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청년층 일자리 감소는 20, 30대 인구 감소와 첫 취업 연령의 상승, 세대간 경쟁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결과”라면서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대응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고용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긴 호흡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은 “증권사 RP매입 70%… 자금사정 개선”

    글로벌 금융위기 재현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국내 자금시장 여건은 호전되는 기미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들도 중앙은행이 주겠다는 긴급 지원자금을 70%만 받아갔다. 은행장들은 대출금리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고충을 중앙은행에 토로했으나 중앙은행은 “국가경제라는 큰 틀에서 보면 감내해야 할 부담”이라고 설득했다.한국은행은 16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매입 한도액인 2조원에 훨씬 못 미치는 1조 4100억원만 응찰했다고 밝혔다. 신청이 저조한 만큼 응찰액은 전액 낙찰(평균 낙찰금리 2.62%)됐다 임형준 한은 시장운영팀 차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고객예탁금 이탈 등 증권사들이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어 2조원을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신청액이 1조 4000억여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9일 한은이 똑같은 규모의 연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을 때, 2조 8000억원의 신청이 들어온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임 차장은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이 계속 들어오고, 콜(하루짜리 초단기자금) 차입도 어렵지 않게 이뤄지는 등 증권사들의 단기 자금사정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그런가 하면 이성태 한은 총재 주재로 같은 날 열린 정례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급락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으로 은행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은행 수지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물경제의 과도한 위축 방지를 위해서는 긴요하다.”고 강변했다. 한은측은 은행장들도 이같은 인식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다만 이날 오후 한은 임직원들과 함께한 ‘확대연석회의’에서 “금리 조정의 유효성을 점검해 가면서 앞으로 금리 조정 및 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숨고르기’ 뜻을 시사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채권금리는 소폭 올랐다.금융협의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가 참석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변양호의 두부/박정현 논설위원

    출소하면서 두부를 먹는 풍습이 생긴 시기와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 두부처럼 하얗고 깨끗하게 살라는 뜻이 있다고도 하고, 영양보충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감옥에서 나와 갑작스레 과식을 할 경우 배탈을 걱정해서라고도 한다. 콩으로 만든 두부는 다시 콩으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는 감옥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해석이 더욱 깊이 있어 보인다. 소설가 박완서는 산문 ‘두부’에서 “산천이나 초목처럼 저절로 우아하게 늙고 싶지만 내리막길을 저절로 품위 있게 내려올 수 없는 것처럼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라고 하면서 두부를 곧 자유에 비유했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그제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두부를 먹었다.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채무조정(탕감)을 받도록 해달라면서 2억원의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그가 대법원에서 무죄취지의 원심파기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 무죄확정이라는 반전과 대반전을 거듭했기에 그의 두부는 각별했을 게다. 그가 구치소를 나서면서 던진 말은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광기와 검찰이 갖고 있는 공명심의 희생자가 됐다.”는 것이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곤욕을 치른 이가 어디 변 전 국장뿐이랴. 문민정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비리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무죄판결을 받았고, 며칠 전 화려하게 KT 사장으로 복귀했다.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 구속기소됐던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도 무죄 판결 끝에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정부정책 결정과정에서 앞장서 봐야 자신만 다치기 때문에 정책결정에 손을 놓아버리려는 ‘변양호 신드롬’도 생겼다. 변 전 국장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상처받은 공무원들의 자존심은 쉬 회복되기 어려울 듯하다. 그가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에서 두부를 먹는 날은, 공무원 사회가 그처럼 소신있게 일해도 뒤탈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공무원 책임 자유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은행 “건설·조선 퇴출 한곳도 없다”

    은행 “건설·조선 퇴출 한곳도 없다”

    주채권은행이 건설사와 중소 조선사 111곳에 대해 1차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퇴출 대상인 D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도 건설사 10~13곳, 조선사 2~3곳 정도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미진한 구조조정’ 책임을 묻겠다며 재심사를 압박하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주채권은행은 92개 건설사와 19개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잠정 마무리했다. 하지만, 건설과 조선업을 통틀어 퇴출 기업을 바로 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를 심사하는 국민, 농협, 신한, 외환 등 주채권은행들은 “기업 대부분이 바로 퇴출할 대상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C등급(워크아웃) 이상의 평가를 했다. 특히 80% 이상의 기업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B등급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개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 결과에서도 퇴출 대상은 없었다. 단 2~3개 조선사가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으로 분류됐다.우리은행도 평가 해당 6개 조선사에 대해 B등급 이상을 부여했다. 산업과 신한, 수출입은행도 D등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를 받으려면 조선업은 45점, 건설업은 60점 아래를 받아야 하는데 평가 기준을 엄하게 적용해도 D등급을 받기는 쉽지 않다.”면서 “다른 은행들도 모두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추후 책임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은행(주채권은행)이 기업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겠느냐.”면서 “결국, 결정적인 판단은 채권단이 함께 모일 때 내리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조선사 심사를 맡은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조선업의 경우 이미 부도난 업체 1곳과 워크아웃에 들어간 C&중공업, 외부 감사를 받지 않는 업체 6곳이 제외되는 바람에 낮은 등급을 받은 곳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후한 점수주기’에 대해 금융당국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기준을 강화해서라도 옥석 가리기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여러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이라면 B등급을 받았더라도 C로 등급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B등급 이상으로 구분한 기업이 6개월 이내에 부도를 내거나 C등급 아래로 떨어지면 과실 여부를 따져보고 필요하면 문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를 강화하라는 사실상 협박성 경고다. 결국 은행이 살기 위해서라도 퇴출기업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시중은행 부행장도 “그 정도면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결국 탄력적인 평가가 가능한 항목을 골라 점수를 다시 산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사에서만 3개 이상의 퇴출 대상이 있다는 엇갈린 결과를 내놨다. 주채권은행들과 같은 평가 지표로 분석한 결과다. 한신평은 94개사 건설업체 중 13개사가 워크아웃, 3개사는 퇴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스스로 “비재무적 항목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해 시장의 예상보다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은행 평가가 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신평은 “다만 B와 C등급의 경계선에 12개 업체가 몰려 있어 비재무 항목에 관한 평가와 가점이 변한다면 결과는 좀 더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삼성전자 이윤우·최지성 투톱체제로

    삼성그룹이 16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15명 안팎의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게 된다.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주로 1953·1954년생인 50대 부사장들을 대거 사장으로 전진배치한다.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만 60세 이상이면서 재직기간이 5년이 넘은 고참 CEO들은 상당수 물러난다. 그룹의 주축인 삼성전자 CEO의 교체폭이 가장 클 것으로 알려졌다.이기태 대외협력 부회장을 비롯,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 임형규 신사업팀장, 오동진 북미본부 사장, 이현봉 서남아본부 사장 등은 퇴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반도체·LCD, 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으로 이원화하는 새로운 조직은 이윤우 총괄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정보통신) 투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종합기술원 사장으로 이동하고, 박종우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은 북미본부 사장 또는 삼성전기 사장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신설되는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이동이 점쳐진다.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 등 금융계열사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화학계열 4개사 CEO는 전부 교체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토탈 사장으로 이동한다. 그룹 업무지원실의 윤순봉 부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사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다. 삼성BP화학은 박오규 삼성토탈 부사장이 승진해 이동하고, 삼성정밀화학은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이 후임자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삼성 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순동 사장은 삼성생명 사회봉사단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장충기 삼성물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 홍보 총괄 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본 감사팀장 출신인 최주현 삼성코닝정밀유리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사장에 내정됐다.노인식 에스원 사장은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후임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김 사장의 유임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무디스, 국내은행 신용등급 하향 검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가(한국) 신용등급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10개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15일 밝혔다.해당은행은 한국씨티은행, 수출입은행, 하나은행, 중소기업은행, 국민은행, 산업은행, 농협중앙회, 신한은행,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등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들은 정부가 보유한 외환보유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최근 몇 달 동안 은행들이 외화채무를 재조달(refinancing)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은 과거 위기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없던 현재 금융위기의 부작용”이라면서 “자본시장에서 계속되는 달러 부족과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한국 금융시스템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법보다 소통과 신뢰를 우선해야/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법보다 소통과 신뢰를 우선해야/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한나라당이 최근 들어 국회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는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기선잡기라고 비난한다.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기고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한 국회폭력은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 국회 내에서부터 법과 질서가 바로 서야 하는 것도 옳다. 그렇지만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이 일하는 국회, 민주적인 국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법치주의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규제와 법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국회폭력방지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의원들의 볼썽사나운 멱살잡이는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함께 모색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당은 여전히 수를 앞세워 야당을 압박하고 야당은 특별법을 적당히 피해 가면서 여당의 독주에 맞서려 할 것이다. 그 와중에 쟁점법안 처리는 점점 늦어지고 국민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 정부와 네티즌 간의 불신도 심각하다. 인터넷 경제논객이었던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반발한 네티즌들 사이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담당판사의 신상정보가 유포되고 담당판사를 탄핵하자는 청원도 포털 사이트에 올라왔다. 네티즌들이 법원의 판단마저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분명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 역시 비판받을 만하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유언비어와 욕설을 없애겠다는 것도 지나치게 법 편의적 발상이다. 네티즌들이 왜 정부의 말보다 정체도 알 수 없는 한 인터넷 논객의 글에 더 열광하였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촛불시위 기간에는 화장품이나 생리대도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감기 치료에 10만원이 들고, 수도 사업이 민영화되면 하루 물값이 14만원이라는 허무맹랑한 글도 네티즌들을 끌어들였다. 정부가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네티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에 진실도 믿으려 하지 않은 것이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 욕설과 비방은 없앨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네티즌과 소통할 수는 없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을 구속할 법안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소통방법을 찾아야 한다. 몇몇 국제금융회사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올 한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보다 낮은 1%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한다. 굳이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부도, 국민도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초조하기는 매 한 가지다. 그렇다고 우격다짐으로 법안을 상정하고 처리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금 모으기 운동을 생각해 보자. 지금 정부와 여당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쟁점법안 처리가 아니라 국민과 야당의 마음을 움직일 방도를 찾는 것이다. 규제와 처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법을 통한 일시적 처방이 아니라 병의 근원을 도려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결국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다. 비록 더디고 힘이 들더라도 정부와 국민이 그리고 여당과 야당이 마음으로 통할 때 비로소 어둠을 헤치고 나갈 등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 글로벌 금융불안에 또 트리플 약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재점화되면서 15일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휘청댔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채권금리도 올라 주가·원화값·채권값이 모두 고전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갈 곳 잃은 시중 부동(浮動)자금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몰리면서 CD 금리는 사상 처음 연 2%대에 진입했다. ●새해 첫 사이드카 발동 밤사이 미국·유럽 증시의 급락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까지 2000억원 이상 매도세에 가세하면서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110선이 무너졌다. 오전에는 새해 첫 ‘사이드카’(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제도)가 발동되기도 했다. 막판에 낙폭을 다소 만회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71.34포인트(6.03%)나 떨어진 1111.34로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도 21.28포인트(5.84%) 떨어지며 343.35로 내려앉았다. 주가 급락은 원화가치도 끌어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4.50원이나 급등, 1392.00원으로 거래를 마쳐 14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달 10일(1393.8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치다. 원·엔 환율도 전날보다 100엔당 64.19원 폭등한 1564.75원을 기록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1% 포인트 오른 연 4.15%로 마감했다. 그러나 단기물 금리는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금리가 떨어졌다. 91일물 CD금리는 전날보다 0.04% 포인트 떨어진 연 2.98%를 기록했다. 91일물 기업어음 금리도 0.18% 포인트 하락한 5.06%를 기록, 4%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씨티·도이체방크 고전중 한동안 잠잠하던 금융기관 부실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추가 자금지원을 받는 방안을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도 주가 폭락으로 고전 중이다. 공적자금을 받는 것은 ‘수치’라고 밝혀 독일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4·4분기 대규모 적자(8조여원)와 사실상 정부의 지분 참여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홀딩스와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처럼 시장이 극도로 요동치는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금융시장이 이달 말 또는 내달 중순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쌍용차 있는 평택·창원 ‘고용촉진지역’ 첫 추진

    앞으로 대량 실업사태 등이 발생하거나 우려되는 지역은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고용개발촉진지역은 기존의 고용정책기본법에 따라 특정 업종이 특정지역에 밀집해 지역 전체의 고용사정이 악화 또는 악화될 우려가 있을 경우 노동부 장관이 지역과 업종을 선정, 고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이영희 노동부장관은 14일 “대량의 실업사태가 빚어지거나 우려되는 지역을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해 특별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자금난 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의 공장이 있는 평택과 창원이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우선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개발촉진지역은 자연재해 등으로 물적, 인적 자원의 피해가 크게 발생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각종 정부 지원 규모를 늘리고 신속히 복구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으로, 지정되면 지역내의 관련 기업체와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이 대폭 상향된다. 또 직업능력교육, 일자리찾기, 실업급여 등 고용 관련 서비스도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신속하게 이뤄진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 외환위기 때처럼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어설 경우 기존의 고용대책 이외에 추가적인 지원을 위해 고용개발촉진지역의 지정 기준, 절차, 지원 수준 등을 이달 중 확정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지정은 시·군·구 단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지역단위의 세분화된 노동통계가 없어 지정된 곳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통계청의 노동통계와 고용보험통계 등을 통해 고용개발촉진 지역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제도로 영국은 장기실직의 문제가 심각한 13곳을 고용개발지역(Employment Zon e)으로 지정해 실업급여와 고용서비스지원 등에서 특별지원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2)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진보에 길을 묻다] (2)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케임브리지(영국) 이종수특파원│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대공황 이후 지구촌 최대의 위기라는 이 카오스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해법은 무엇일까? 혼돈의 와중에서 지난 6일 장하준(46)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금융 위기가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위기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실물 경제를 튼실히 해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통적인 좌우파의 틀에 갇히지 말고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뷰는 글로벌 금융위기, 한국이 나아갈 방향과 좌파의 과제 등 주제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요약하자면 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문제점이 결집돼서 일어난 거죠. 최소 1~2년은 갈 것 같습니다. 잘못 풀리면 장기 불황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각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가 엄청나거든요. 무엇보다 신자유주의가 조장해온 실물보다 돈 놓고 돈 먹기가 훨씬 낫다는 관행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한국이 취할 수 있는 해법이라면. -단기적으로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금융기관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다른 나라가 하는 것 이상으로 할 게 없어요. 장기적으로는 고민할 게 많죠. 계속 자본시장을 개방해야 하는지 여부와 그동안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따라간 신자유주의를 다시 고민해야 되겠죠. →패러다임 자체를 새로 짜자는 말인가요. -한마디로 경제를 하는 데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죠. 계속 투자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시장개척하고 그런 식으로 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 동안 세계를 지배한 금융자본주의는 뭐 그런 걸 힘들게 하지 말고 파생상품 만들어서 잘 팔면 훨씬 돈 많이 번다는 거였잖아요. 대표적 인물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아닙니까. 그런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우리 나라도 실물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계속 문제가 되는 겁니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앞으로 10년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까. -이 위기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노선을 재고해서 한국 사회가 더 역동성 있는 사회가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잘사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방안은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의 개선입니다. 주식시장이 완전 자율화되면서 단기 성과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됐고 고용도 불안해졌거든요. 은행도 기업대출보다는 주택담보 대출을 선호한다는 거죠. 이런 걸 바꿔야 합니다. 또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서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를 보장해줘야 사람들의 실직 공포가 줄어들고 직업 선택도 자유롭게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좌파나 진보 진영은 무엇을 준비하고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합니까.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좌파가 뭐냐 규정하는 게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상황에서의 좌파는 적절한 공공정책을 통해서 최대한 대다수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진보 진영이 노력해야 할 것은 첫째 복지국가 건설, 둘째 생산적 투자와 일자리 증가, 세번째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큰 변혁을 바라는 분은 ‘그게 무슨 소리냐, 자본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현실적이거나 바람직한 대안이 아닙니다. →이전에 한국에서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을 주장하셨는데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닮았다는 오해도 받으신 것 같은데. -그 얘기를 꺼낸 계기는 2003년 ‘SK-소버린 사태’였습니다. 당시 소버린이라는 사모펀드가 SK 주식을 사서 우리 재벌이 외국에 먹힌다고 걱정했죠. 제 주장은 재벌의 잘못을 용서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도덕적 얘기에 얽매여 있을 때냐라는 거였죠. 국제금융자본이 재벌을 접수하면 싸움도 못합니다. 그러니 재벌이 소유구조로 불안해할 때 빅딜을 해서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게 제도적으로 만들어주고 그 대신에 삼성 같으면 노조도 인정하고 세금 더 많이 내서 복지국가 만드는 식으로 타협하자는 제안이었죠. 그런 말을 하니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사실 저는 다릅니다. 이명박 정부의 입장은 기업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라는 것이거든요. 지금 미국 보세요, 기업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다 보니 망한 거 아니에요? 정부가 나서서 할 역할이 있고 규제가 있거든요. →재벌 해체 반대로 보일 수도 있지 않나요. -이씨 집안이니 정씨 집안이니 하는 특정 집안이 재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합니다. 저는 필요하면 국유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또 재벌이 회사법상 다수 주주 것이라는 입장에도 반대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국민동원체제로 경제 발전한 나라에서는 기업이 국민 전체의 소유라는 거죠. 이번에 보세요. 미국이고 영국이고 일 터지니 다 구제금융 들어가잖아요.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면 온 국민의 책임이 될 건데, 왜 이익은 자기들만 보느냐는 거죠. 이익도 국민들과 나누어야죠. →이와 관련,국내의 ‘금산법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요. -부차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이 신자유주의,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로 노선을 바꾼 게 기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보는데요. 그런 틀에서 재벌의 은행 사금고화 여부를 둘러싼 금산법 논쟁은 국민들이 볼 때 2차적 문제라는 거죠. 반대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재벌이 자기 고유의 산업을 버리고 금융자본화하는 겁니다. 민주당이야 법안 때문에 어떤 식이든 자기 입장을 정해야겠지만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그런 기본적 틀에 대해 질문하는 게 중요한 거죠. →노무현·이명박 정부 모두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했는데 닮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정부가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두자는 점에서 둘 다 신자유주의 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점은 이명박 정부는 순수한 신자유주의 정부이고, 노무현 정권은 거친 데를 약간 부드럽게 한다고 노력한 게 다르죠. 재벌을 좀 견제했고 부동산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했지만 90% 이상은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규정할 수도 있죠. vielee@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케임브리지 이종수특파원│장하준은 천상 경제학자였다.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이메일로 “6일 오후 2시30분쯤에 만나자.”며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실로 오는 방법을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다. 파리~런던~케임브리지로 가는 교통수단을 분(分) 단위로 나눠서 ‘경제학적으로’ 안내했다. 연구실에 도착하니 10평 정도의 공간은 온통 전공 서적과 논문 등으로 가득했다. 근황을 물었더니 “6개월 동안 미국, 아프리카, 유럽 등 10개국에서 강연 계획이 잡혀 있다.”며 “남들이 안 하는 소리 하던 입장에서 한 군데라도 더 가서 열심히 설명하고 생각을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해악을 주장했던 터라 국제무대에서 ‘장하준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 2시간여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통계로 막힘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프리드 마셜이 경제학도들에게 요구했다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떠올랐다. 그는 한국의 좌·우파로부터 동시에 공격받고 있지만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다 잘 사는 사회’라는, 더 정확히는 그에 가장 근접하는 사회를 이루고 싶다는…. 이를 위해 그는 차가운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부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다리 걷어차기’(2004) ‘쾌도난마 한국경제’(공저,2005) ‘국가의 역할’(2006)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 등을 출간했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2003), 경제학 지평을 넓힌 레온티예프 상(2005)을 받았다. “전통적인 좌·우파라는 틀에 갇히기 싫다.”는 그는 늘 현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그가 언제, 어떤 화두를 던질지 궁금해진다. vielee@seoul.co.kr ●인터뷰 전문과 동영상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다. 22일자에 게재되는 3회에선 윤종훈(시민경제사회연구소 기획위원) 회계사로부터 진보진영의 오랜 염원인 보편적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와 재정 개혁 방안 등에 대해 들어본다.
  • 하이닉스 9월말까지 매각

    채권단으로 구성된 하이닉스 반도체의 주주단이 오는 9월까지 하이닉스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 등 하이닉스 매각주간사와 태평양 법무법인,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들은 지난 8일 ‘출범모임’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인수후보로 LG와 GS, SK, 현대중공업, KT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주단은 애초 하이닉스 매각을 지난해 말까지 마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불황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지연됐다. 외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으로 구성된 주주단은 현재 하이닉스 지분 36.1%를 보유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미네르바 글 탓에 20억달러를 날렸다니

    검찰이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모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을 그제 공개했다. 박씨가 지난해 12월29일 다음 아고라에 “정부가 달러 매수금지 긴급명령 공문을 보냈다.”는 글을 올려 2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소진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붙여 미네르바를 체포한 것도 무리였지만 이 주장 역시 터무니없는 억지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정부가 환율관리를 위해 노골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분기·반기말, 연말에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결제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달러 거래량이 평소보다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거래량 증가가 박씨 탓이라고만 보기도 어렵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추가 투입한 돈이 모두 박씨의 글 때문이라고 볼 수도 없다. 외환거래를 해본 적도 없는 ‘전문대졸 무직자’ 인터넷 논객의 글에 외환시장이 출렁였다는 것도 과장된 해석이다.미네르바 구속은 연일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도 박씨 체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 나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씨의 구속은 속히 취소해야 한다. 치졸하게 대응하기보다는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고 투명한 통화정책과 경제정책으로 신뢰를 쌓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의 자세다. “대통령·장관의 말은 일기예보고, 국민의 말은 틀리면 감옥 가느냐?”는 힐난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 “왜 나라가 이렇게 됐나 파고들어야”

    “왜 나라가 이렇게 됐나 파고들어야”

    l케임브리지(영국) 이종수특파원l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대공항 이후 지구촌 최대의 위기라는 이 카오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해법은 무엇일까? 혼돈의 와중에서 지난 6일 장하준(46)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금융 위기가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 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위기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실물 경제를 튼실히 해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10여년간 맹목적으로 추종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아울러 혼돈을 겪고 있는 진보진영에는 전통적인 좌·우파의 틀에 갇히지 말고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어떻게 지내세요?  =글쎄요 뭐, 저야 공부하는게 직업이니까 공부 계속하는 게 제일 중요하구요. 저같이 정책 관련 연구하는 사람들은 정책 입안자들과 대중들과 많이 소통해야하잖아요. 그래서 기회있으면 여기 저기 가서 강연도 하고 언론에 기고도 하고 가끔 한국 라디오에 출연해 제 생각을 알리고 합니다. 구체적 계획이 있다면?  =2월 말에 아프리카 개발은행 강연 등을 비롯 6개월 동안 미국 영국 유럽 등 10여 나라에서 대학 등에서 강연할 예정입니다. 요즘 같은 때는 남들이 안하는 소리 하는 입장에서는 한 군데라도 더 가서 생각을 설명하고 전파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최근 관심사는 아무래도 경제위기겠죠?  =그렇죠. 한국이 97년 금융위기 겪으면서 금융도 좀 관심이 생겼습니다. 주요 전공은 산업 정책이지만 요즘은 그걸 안 볼수도 없으니 공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늘 하던 산업 정책 공부도 해야죠. 당장 일어나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본래의 영역이 있으니까요. ●국내 현안 금산분리 지난해말과 올해초 국회에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금산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국회에서 난리가 났었죠. 그러나 전, 사실, 뭐랄까, 부차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97년 외환 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말하자면 신자유주의, 뭐,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로 노선을 바꾼게 아닙니까? 저는 그게 잘못됐다고 보기에 금산 분리는 부차적 문제라고 봅니다. 이전에 한창 금산법 논란을 벌일때 금산 분리를 주장하는 많은 분들이 금융자본주의 논리에 동조하면서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가진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분들이 금융 허브도 이야기 한 거고... 그 논리 틀 안에서 보자면 지금 논의되는 것은 재벌이 금융자본화하는 것을 허용할까 하는 것인데요. 저는 그 기본틀이 잘못됐다고 보기에 그게 안 바뀌면 재벌이 금융자본화하든지 아니면 그걸 막아서 미국 일본 자본이 들어와서 우리 금융자본을 주무르게 하든지... 이는 보통사람들이 볼 때는 2차적인 문제거든요. 은행을 재벌의 사금고화하는 걱정도 있겠지만 그 역시 2차적 문제라는 거죠. 우리가 방향 자체를 잘못잡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갈건지 왼쪽으로 갈건지 논의하는 것은 큰 안목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논쟁이라고 봅니다. 금산법이 왜 문제가 되는 건지요?  =결국 세부적으로 얘기하자면 민주당이나 이런 쪽 분들이 걱정하는게 이렇게 되면 재벌이 은행을 소유해서 은행을 사금고화하는게 아니냐 이런 건데요. 그런 걱정할 만하죠. 그러나 그 문제는 뜻만 있으면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재벌 계열사에 대출을 아예 못하게 하든가.물론 그렇게 하면 재벌끼리 대출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도 5대 재벌은 다른 재벌 소유가 조금이라도 있는 은행의 돈을 못빌리게 할 수도 있고..또 재벌들이 공동으로 소유할 경우를 우려하면 5대 혹은 10대 재벌을 정해서 그 재벌이 아무리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도 그 재벌이 임명하는 이사 수가 3분의 1이 넘지 못하도록 묶으면 되거든요. 안 할려고 하니 안하는거죠. 그건 부차적 문제죠. 재벌이 사금고화해서 자기네 산업 키우는데 이 돈을 끌여다 써서 잘못된 일을 하는가 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가 해야할 걱정은 반대입니다. 재벌이 자기 본령의 산업을 버리고 금융자본화하는 겁니다. 미국 같은 경우도 많이 드러났지만...미국 경제가 취약해진 이유가 제너럴 일렉트릭이니 GM이니 하는 것들이 금융업 진출해서. GM도 자기 자동차가 안된 것도 있지만 지맥이라는데가 문제가 됐고 그런 식으로 본업을 잊고 금융자본화 한 것이든요.우리 재벌도 걱정스러운 것은..자동차고 반도체고 어렵고 한데 쉽게 금융해서 먹고살자는 금융자본화하는 것 아닌가? 이번 금융위기에서 봤다시피 실물에 기반하지 않은 금융자본은 사상 누각이거든요. 재벌이 그런 식으로 금융자본화 해버리면 또 무너질 수도 있고...이미 한번 10년 전에 타격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데 한번 더 받으면 장기적으로 큰 일나는 거거든요. 저는 도리어 이게 더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면 금산법을 완화시켜야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는게 아닌가요?  =그렇죠. 아니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노선을 잘못 잡아서 우리가 차를 몰고 벼랑끝으로 가고 있는데, 분명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단 말이죠. 거기서 요렇게 돌아갈지 이렇게 돌아갈지 논쟁하는 거니까 이런 문제로 국력을 소모할 게 아니죠. 왜 우리가 금융자본주의로 환골탈태한다고 했는데 성장은 안되고 투자도 안되고 일자리도 없고 불평등은 늘어가고 자살률은 OECD 2위인 데다 왜 나라가 이렇게 됐냐 이거를 질문해야 한다는 거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건데 어떤 식으로 가자는 건지?  =간단히 말하면 경제를 하는 데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죠. 계속 투자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시장개척하고 그런 식으로 하는 것 밖에 없는데..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금융자본주의는 뭐 그런 걸 힘들게 하지 말고 파생상품 만들어서 잘 팔아서 하면 훨씬 돈 많이 벌고 하는데..대표적 인물이 제너럴일렉트릭의 잭 웰치 아닙니까. 그런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계속 경제가 문제가 되는 게 실물을 등한시했기 때문이거든요.삼성전자처럼 연구개발 안하면 바로 밀리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는 기업도 있지만 5대 재벌 밑으로 내려가면 연구개발 안하거든요. 계속 그런 식으로 단기적으로 돈 벌 길은 뭡니까? 비정규직 늘리고,월급 깎고 외주 주고 해서 단기 이익은 올리지만 국민들은 어려워지고 그러니 내수는 더 위축되거든요. 결국 그런 식으로 해서 장기적으로는 자기 살 깎아 먹기거든요.그런 의미에서 실물의 중요성,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이죠?  =그럼요. 바로 그겁니다. 역사적으로도 보면 금융 뭐 이런게 자기 혼자 발전하는게 아니거든요. 물론 룩셈부르크 정도되면, 인구 50만에 부자 나라가 옆에 붙어 있으면 금융 만으로 먹고 살수 있겠지만 싱가포르만 해도 1인당 공업생산량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나라 아닙니까.금융 허브라고만 생각하지만...그리고 역사적으로 금융허브라는 것도 결국 제조업 중심지를 따라다니는 거거든요. 17세기 금융 허브가 암스테르담인데요. 당시 벨기에 네덜란드의 모직업을 중심으로 그곳이 중심지엿거든요. 그 뒤엔 영국이 산업혁명해서 금융 중심지가 됐고 미국이 영국을 따라 잡으니 금융중심지가 런던에서 월스트리트로 넘어간 거죠. 지금은 그런 꿈도 허상이었다는게 드러났죠. 미국 자체의 투자은행이 다 망하는데.  얼마 전까지도 우리 나라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생각하던게 제조업은 그냥 중국이 자꾸 쫒아오고 힘드니까 어떻게 금융업 진출해서 먹고 살아보자 생각했는데, 그 모델 자체가 망했고. 제가 항상 하는 얘기가 남이 쫒아오는거만 생각하고 도망가는 건 생각하지 않느냐고? 중국이 우리 제조업 위협해서 우리가 금융업 간다고 해도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가 우리나라 봐줍니까? 거기서 또 우리가 못 올라오게 막거든요. 그게 문제라는 거죠. 결국 금산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는데 진보진영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특히 진보진영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민주당이야 그 법안이 국회에 와 있으니 어떤 식이든 자기 입장을 정해야 될거고 고칠 것은 고쳐야겠지만...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그런 기본적 틀에 대해 질문하는 게 중요한 거죠. 이와 관련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을 주장하셨는데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프렌들리 비즈니스와 닮았다는 오해를 받으신 것 같은데?  =처음 그 얘기를 꺼낸 결정적 계기는 2003년 SK-소버린 사태였습니다. 당시 구도가 소버린이라는 사모펀드가 SK주식을 사 모아서 그쪽 M&A 전문가 얘기하기를 잘 몰아갔으면 SK그룹을 좌지우지할 정도까지 갈수도 있었다고 했는데..일부에서 우리 재벌이 외국에 먹힌다고 걱정하니까...또 한편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에 국적이 어디 있느냐는 주장도 나왔죠? 해서 제가 당시 ‘국적없는 자본은 없다’는 기고로 파문을 일으켰죠. 지금 우리 재벌이 잘못한 것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외국 유수 기업도 손에 때 안 묻히고 돈 번 기업 없거든요. 철강왕 카네기, 유에스 스틸 등은 파업하면 사립탐정 고용해서 총으로 쏴 죽였거든요. 영국의 유명한 HSBC은행은 아편전쟁 때 영국 정부에 돈 대주고 따지면 다 나쁜 짓 한건데..제 주장은 그걸 용서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그런 도덕적 얘기에 얽매여 있을 때냐? 국제금융자본이 재벌을 접수하면 싸우지도 못한다. 지금은 정씨네집 이씨네집 이름이라도 알고 누군지도 알지만, 당시 소버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소버린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뉴질랜드집 큰 수퍼마켓 체인을 갖고 있는 형제가 갖고 있는데 그 사람만이 아니라 뭐 어디에 페이퍼 컴퍼니 세우고 또 그게 브뤼셀에 역외 자본 시장을 세우는 등 세번,네번 돌려서...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 기업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싸울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 제일 좋은 게 뭔가? 재벌이 원죄도 있고, 소유구조도 불안하기 때문에 차라리 빅딜을 해서, 그렇다고 자자손손 아무리 잘못해도 구해주겠다고 약속해서는 안되지만 어느 정도 잘 하기만 하면 경영권 위협받지 않게 제도적으로 만들어주고 그 대신에 예를 들면 삼성 같으면 노조도 인정하고 세금 더 많이 내서 복지국가 만들고...그런 식으로 고용 안정시켜주고 타협하자는 제안이었죠.  물론 백지에다 천국을 그려보라면 뭣하라고 거기다 삼성을 그려 넣겠습니까? 그나마 우리가 갖고 있는게 그나마 삼성이고 또 그런 걸 잡아먹겠다고 소버린이니 론스타 같은게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돌아 다니니까...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더 성장이 잘되고 일자리도 만들고 복지국가도 만들 수 있는 현실성이 있는-물론 그것도 어렵지만- 뭔가를 찾다보니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 얘기를 하면 뭐, 이명박 프렌들리 비즈니스 와 다를게 뭐냐고 이야기도 하시는데, 사실 저는 다릅니다. 저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입장인데 그런 면에서는 프렌들리 비즈니스라 할 수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는 기업이 하고픈대로 놔두라는 것이거든요. 저는 그게 아니거든요. 지금 미국 보세요, 기업이 하고픈 대로 놔두다 보니 나라가 망한거 아녜요? 정부가 나서서 할 역할이 있고 규제가 있거든요.  때로는 풀고 때로는 규제도 하고 그런 식으로 실용주의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거든요. 이명박 정부는 말은 실용주의 하지만 굉장히 이데올로기적으로 자유방임이 옳은 거라고 자꾸 얘기하니깐요. 그런 의미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지만, 아니 그렇잖아요? 애들을 잘 키운다는 게 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게 아니잖아요. 어떨때 혼도 내야 하고 어떨때는 하고 싶은 것도 못하게 해야 되고 하기 싶은 일도 하게 해야잖아요. 그게 지나칠 수도 있고 너무 자식을 눌러서 기르면 부작용도 생기죠. 보통 일에서는 적당히 그런 것을 섞여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왜 정부 개입 이야기 나오면 무조건 푸는 게 좋다고 얘기하냐는 거죠. 풀어준다고 그게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아니거든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정책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정리해주신다면...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가 둘 다 신자유정부라고 규정했는데..물론 둘이 차이는 있지만..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두는 게 맡고..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 유명한 말을 했었죠.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좋든 싫든 시장에 맡겨두는게 맞고..한미 FTA로 대표되듯이 개방에 동참하는 게 맞다, 우리 민족주의 노선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한 점에서 둘다 신자유주의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점은 이명박 정부는 순수한 신자유정부이고 노무현 정권은 약간 거친 데는 약간 부드럽게 한다고 예를 들면 사회적 안전망을 약간 확충한다든가..사실 그것도 노무현 정부는 많이 확충했다고 했지만, 우리 사회복지 시설이 OECD 회원국에서 거의 최하위권이거든요. 많이 이룬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은 있었고 재벌에 대해서 좀 견제와 규제를 했고 부동산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했지만 90% 이상은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어떻게 보면 모든 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 더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게, 재벌 정책 경우 노무현 정권의 논리라는 것은 주식시장에 맡겨서 외국 금융자본-그게 사모펀드든 헤지펀드든-이 들어와서 가져가면 가져가고 재벌 통제도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이씨 집안 삼성 5%도 안 갖고 있는데 어떻게 좌지우지하냐며 통제하려고 했거든요...그런 면에서 보면 더욱 더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한 더 신자유주의에 더 충실한 면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뭐 더 신자유주의다 덜 신자유주의다 말하긴 힘들지만, 둘이 기본 노선은 같되 그래도 노무현 정부는 일부 신자유주의 노선의 거친 면을 완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계속) ●그는 누구?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지닌 ‘천상 경제학자’  l케임브리지(영국) 이종수특파원l 장하준은 천상 경제학자였다.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이메일로 “6일 오후 2시30분경에 만나자.”며 캠브리지 대학 연구실로 오는 방법을 자상하게 설명해주었다. 파리~런던~케임브리지의 교통수단을 분(分) 단위로 나눠서 ‘경제학적으로’ 안내했다.  연구실에 도착하니 33㎡ 정도 공간은 전공 서적과 논문 등으로 가득했다. 근황을 물었더니 “6개월 동안 미국,아프리카, 유럽 등 10개국에서 강연 계획이 잡혀 있다.”며 “남들이 안하는 소리 하던 입장에서 한 군데라도 더 가서 열심히 설명하고 생각을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해악을 주장했던 터라 국제무대에서 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  2시간여 인터뷰 동안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통계로 막힘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알프레드 마셜이 경제학도들에게 요구했다는 덕목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떠올랐다. 그는 한국의 좌우파로부터 동시에 공격받고 있지만 뜨거운 가슴을 지닌 경제학자였다. ‘모든 사람이 다 잘 사는 사회’라는, 더 정확히는 그에 가장 근접하는 사회를 이루고 싶다는. 이를 위해 그는 차가운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부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다리 걷어차기’(2004년) ‘쾌도난마 한국경제’(공저,2005년) ‘국가의 역할’(2006년)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년) 등을 출간했고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2003년), 경제학 지평을 넓힌 레온티예프 상(2005년)을 받았다.  “전통적인 좌우파라는 틀에 갇히기 싫다.”는 그는 늘 현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그가 언제, 어떤 또 새로운 화두를 던질지 궁금해진다.  vielee@seoul.co.kr
  • 장하준 ② “경제위기 2막 시작도 안했다”

    ●국제 경제 위기 지난해 말 대공황에 버금가는 상황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난 여름에 리먼브러더스 망한다고 할때 누가 제2의 대공황 이야기 하길래 ‘과장된 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11월 말에 보니 그게 과장된 이야기 아니었다는 생각 했죠. 저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 심각할지 상상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공황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때는 복지국가 개념이 없었고.미국이 아무리 복지가 약하다지만 실업수당도 있고 기본적으로 밥은 먹여주잖아요. 케인즈가 나오기 전이라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정부는 균형재정을 해야한다는 믿음이 있을 때죠. 결국 32년 루스벨트 나오면서 정부가 돈을 풀기 시작했잖아요. 초반에 균형재정한다고 돈 줄 죄고 은행 국유화 상상도 못하던 때죠. 대응 자체가 현재는 더 적극적이고 다양해서 그때 만큼은 안 갈 거 같아요. 그러나 문제 크기 자체는 그때 못지 않다.그러나 그 이후 최악인 것은 사실이죠. 70년대 석유파동이나 80년대 초 경제 불황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주요 국가가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진 적은 없었거든요. 그 뒤 한달이 흘렀는데 지금은 어떻게 보시는지?  =그때랑 비교해서 아직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나라별로 다른데 일본은 제 생각보다 빨리 이렇게 되는거 같고 유럽 대륙은 생각보다 잘 버티는 것 같고. 중국은 사람들이 굉장히 장밋빛으로 봤는데 리먼브러더스 터졌을 때 중국이 다 사는게 아니냐고도 했는데... 계속 중국은 미국 혹은 선진국 수출로 돌아갔는데 그게 무너지면서 지난달(12월)에 처음으로 줄었어요. 외환 2조 달러 있다고 하지만 날아가면 순식간이거든요. 저는 중국이 잘 될 거라고 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수축한 거 같아요. 유럽대륙은 잘 버티더라구요. 금융시장이 영국 미국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그런지..모르죠.이건 감이니까요. 구체적 통계숫자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난 4반세기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쥬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문제점이 결집되서 일어난 거라고 봐야죠. 하루이틀에 끝날 것도 아니고 최소 1,2년은 갈 일이고 진짜 일이 잘못 풀리기 시작하면 과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 것처럼 장기 불황으로 들어갈 수도.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가 엄청 나거든요. 몇가지 예를 들자면 영국 미국 가계저축이 없어요. 한국도 높았지만 10여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거치면서 미국 영국 다음으로 가계저축 안하는 나라가 됐거든요. 소비 저축 형태부터 지속가능하지 앟은 형태였기에 미국 영국은 이런 것부터 바꿔야. 그 다음에 미국 자동차 산업 등이 그 동안 누적된 문제를 말하자면 정공법으로 푸는게 아니라 예를 들어 제너럴모터스가 80년대 중반부터 일본 차에 밀린다고 지적했는데, 금융쪽으로 돌려서 문제를 푼다든가 아니면 자기 덩치를 이용해 M&A로 쉬운길로 빠져나가서 버텨온 건데 근본적으로 안된다는 거든요. 기술력이 떨어지는 걸 어떻게 해결할 건가.신자유주의가 조장해온 돈 놓고 돈 먹기가 훨씬 낫다는 태도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어. 그게 바뀌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터지고 또 터지고 할 건데 그런 대대적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을지 그걸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생님이 주창한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론’의 정당성을 더 강화했다고 해석해도 될는지요?  =김대중 정부 특히 노무현 정부 밑에서 재벌 규제 하는데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을 통해서 하는 것이었거든요. 박정희 전두환 때까지는 금융시장이 닫혀있고 인수합병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말하자면 재벌들이 피라미드식 구조로 조금 갖고 많이 지배하는게 별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확 바뀐게 뭔가 하면 외환위기 위기 뒤 주식시장이 개방되고 인수합병이 자유로워지니 갑자기 불안해진거죠. 어떻게 보면 재벌 자업자득이에요. 외완위기 전까지 10여년 동안 전경련 중심으로 미국의 주주자본주의 논리 제일 열심히 퍼뜨린게 전경련이었거든요 아이로니컬한 것은 소버린에 먹힐 뻔했던 SK의 최종현 회장이 당시 전경련 회장으로 앞장섰거든요. 주주자본주의 논리 들여와서 박정희가 말한, 기업은 나라를 위해 있는 것이라는 기업보국 논리를 공격한 거죠. 들여온 논리가 기업은 주주 것이라는 거죠. 주주 맘대로 해야 기업이 잘된다는 논리 퍼뜨려서 정부 공격했죠. 재미있는 것은 외환위기 뒤 참여연대 중심 소액주주운동이 기가 막힌 것은 ‘너희가 주주자본주의 말을 많이 했는데 너희가 주인이냐?’ 이렇게 나선거죠. 큰일이 난 거죠. 그런 과정에서 재벌들이 갖고 있던 자기 모순이 폭로된 거죠. 참여연대식 논리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재벌 지배한 거죠. 제 생각은 결국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식의 금융자본주의 논리라는 게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거죠. 재벌 통제를 주식시장으로 했는데 주식시장이 박살이 나버렸단 말이죠. 그럼 뭘로 재벌을 통제할 거냐. 이게 무슨 시장으로 할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의를 도출해서,정확하게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다시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게 아니냐?.우리나라에서 재벌 역할은 뭐고, 지은 죄, 잘하는 건 뭐고. 지금 상황에서 재벌을 어떤 식으로 써야 일반 국민에게 제일 좋은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주식시장을 통한 재벌 지배라는 논리가 이번 금융위기로 정당성이 약화됐기 때문에 제 같은 입장이 더 의미가 있게 됐다고 할 수도 있죠.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갈지요? 또 한국에서 이에 대응하는 해법을 내놓으신다면?  =처음 서브프라임 문제 나올 때 미국 정부에서 부실 규모가 500억내지 1000억불, 혹시 문제가 되더라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이렇게 말했는데 본격적으로 터지니까 부실 규모가 3000억불이었거든요. 그러다 지난해 10월 구제금융 7000억불이었죠. 그 전에 구제한 거 포함하면 1조불인데 맨처음 이야기한 것보다 20배 불어난 거죠. 거짓말하려고 한게 아니라 파생상품 만들어서 스위스 독일에 팔고 어떤 것들은 장부외 거래 등, 장부외 거래는 액수를 밝힐 필요가 없거든요. 이런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 아무도 정확한 규모를 몰라요. 또 한가지 예측하기 어려운 게 금융권에서 빵 터져서 실물경제로 번지고 있는데 빅3 넘어가고 영국 유명 도자기회사 웨지우드 등 100년 전통 넘은 회사 줄줄이 넘어갔는데 이게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르거든요. 기본적으로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넘어왔는데 이게 완전 끝난 게 아니고 끝나더라도 금융부문을 한번 더 쳐야 되거든요. 그때야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말할 수 있어.1막 지나 2막 진행인데 3막도 시작 안했는데...그런 의미에서 올 하반기에 회복될 거라는 거는 바람이고 최소 1년 길게는 2년 보는데, 지금 현재로선 아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어. 한국 상황에서 해법이라면?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죠. 왜냐하면 일이 터지기 전에 뭐를 해야했는데..예를 들면 자본시장이 완전 열려있는데, 2006년부터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식 시장이 두배로 뛰었단 말이예요. 외국투자가들이 돈을 많이 넣으니...그때랑 비교해서 경제가 그렇게 나빠진 것도 없는데 주식시장이 반토막이 난단 말이예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장기적으로는 고민할게 많죠. 우리나라 규모가 자본시장을 개방해야 되나? 자기 통화가 국제시장에서 자유롭게 통하지 않는 나라는 자본시장 개방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글로벌 스탠드다 해서 맹목적으로 따라간 신자유주의를 다시 고민해야 되죠. 90년대 초반에 한국경제 5%대 성장해서 위기 운운했는데 그런 나라가 왜 4% 성장한다고 하니 좋아하는 상황이 됐는지.왜 이래 어려워졌나?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이런 걸 고쳐볼 기회 같은데...단기적으로는 재정지출 늘리고 금융기관 공적자금 투입 등 다른 나라 하는것 더 이상 할 수 없어요. 이미 폭탄은 터진 거든요. 책상 밑에 숨으라는 말을 할 수는 있지만. 하도 못해 폭탄이 우리 집에서 터진 것도 아니고 옆집에서 터졌는데 뭘 어떻게 하겠어요?..장기적으로 체질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것은 우리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한미 FTA는 개방이 대세니 따라야 한다고 해놓고 이제 미국 등이 규제 강화한다고 해도 우리는 독야청청 개방한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인식이 좀 안이한 것 같아요. 강만수 재경 장관 경질론이 많이 나오는데?  =글쎄요 제가 그 분을 잘 모르지만...기본 방향이 잘못 돼 있기 때문에 누가 장관을 해도 별 차이 없을 거예요.그 장관이 들어와서 방향을 완전 바꾼다면 몰라도 그런 상황이 아니고...물난리가 났는데 양동이로 물을 퍼내는 것 아닙니까. 어떤 사람이 하면 조금 더 잘 퍼내서 다른 사람보다 물이 1센티 정도 더 내려갈 수 있겠지만 홍수가 난 건 뻔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양동이라는 거죠. 누가 하나 그게 그거죠. ●일반론(혹은 입장) ‘시장이 너무 중요한 제도이니 시장주의자에 맡겨둘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이는 강력한 국가와 개인,사회가 양립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때문에 이상적 혹은 책상 앞 생각이라는 비판도 받으셨는데요. 어떻게 강력한 국가와 노조,재벌의 공존이 가능한가요?  =학자들의 의무는 너무 현실적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에 가능한 것 하자고 하면 학자가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학자들은 항상 너무 이상적이 아니냐는 말을 할 필요가 있죠. 선진국도 지금은 잘 난척 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여자 투표권 요구하면 막 잡아갔잖아요. 200년 전에 노예해방 얘기하면 정신병자였지만 지금은 흑인이 대통령이 됐잖아요. 그런 식으로 비현실적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평화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싸움이 안 나는게 한쪽이 강해도 가능하지만 모두 강해도 가능하거든요.노조가 강한 스웨덴 핀란드 이런 나라는 파업하지 않거든요. 다 아니까. 강한줄 아니까. 세력균형이 돼 있으니까. 자본가들도 쟤들 말 안 들어주면 크게 들고 일어나면 우리도 좋을게 없다 뭐 이런 식이죠. 이탈리아처럼 노조가 약한 나라들이 더 시끄러워요. 하나가 세야 조용해지는 것 아니거든요. 더 바람직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성숙하게 알아서 타협하며 지내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까지 가는 게 어려운 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안될 수도 있지만 서로 견제와 균형을 하면서 각자 자기 힘과 목소리로 서로 죽이지 않고 타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대로 갖다 쓸수는 없지만 그냥 머리에서 그려보기 보다는 그런 나라가 있다는 게 현실성을 더해주는 거죠.  그리고 불가능한것 같은 상황에서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스웨덴이 1920년대에는 파업율이 제일 높았어요. 그러다 30년대 타협한 거거든요. 20년대 스웨덴에서 유례없는 사회적 대타협 이야기하면 웃었을 것 아녜요. 지금 불가능해 보여도 의외로 될 수도 있고 또 그런 목표를 가져야 하다 못해 70,80%라도 이루는 것이니까. 그를 위한 지식인의 역할이라면?  =지식인은 우선 공부를 해야죠. 현실 문제에 대해 평가를 하고 개입을 하는 지식인 입장에서는 대중과 소통할 의무가 있어요. 신문에 글을 쓰고 언론에 나서고 대중서적을 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회적 분업의 문제 아니겠어요? 정치인, 행정가, 노동운동가 등을 보면 솔직히 시간이 없어요. 언제 한가하게 앉아 책 읽고, 스웨덴 같은 나라 연구할 수 없거든요. 그런 일 하라고 저희 같은 직업이 있거든요.그런 의미에서 지식인은 군수품 생산하는 공장이고, 현실에서 언론인 정치인 노동운동가는 그거 갖다 쓰는 장수고 소대장이고 그런 분들이죠. 군수 공장이 군수물자를 잘 생산해야 하는데 딴 데 관심 두면 문제죠.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책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겠죠. 선생님의 생각은 사회민주주의의 주장과 맥이 닿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공격당할 여지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공격받고 있죠.(웃음) 글쎄요 저는, 좌우 그렇게 따지고 싶지 않거든요. 사실 좌우 개념도 애매하고, 역사적 맥락과 그 나라 특수 조건 아니면 그 시점에 있어서 담론 구조에 따라 좌우라는 게 애매한 개념입니다. 저같은 경우 스웨덴을 연구하면서 충격받은 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좌우 개념에서는 좌파는 대기업 같은 거 싫어하고 중소기업 좋아해야 하는데 스웨덴 같은 경우는 중소기업인들이 도리어 노조를 반대하거든요. 재들은 기업이랑 짝짜궁이라는 둥. 이처럼 나라별로 좌우별로 특이한 경우가 있거든요. 유럽은 중앙은행 독립을 좋아하는 게 우파거든요. 반면 우리나라는 독립을 좌파가 지지하거든요. 나라마다 특성이 있다는 거죠. 좌우 개념이 나라마다 역사적 맥락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엄밀하게 나누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추상화 시키면 바라는게 있기는 있죠. 다같이 잘 사는 사회, 뭐 그런 의미에서는 사회민주주의와 통한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그 목적을 이루려고 재별과 타협하는 걸 주장하니 좌파에서 싫어하고 이런 건데. 저는 실용주의자다. 그렇다고 돈 되면 다 하자는 실용이 아니라 제가 바라는 큰 추상적 의미의 목표가 있고 그것을 위해서 등소평 흑묘백묘도 있잖아요. 좌우파 핵심 이념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른 나라에 가면 완전히 반대인 게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보지 않으면 우리 나라 특유의 이념적 편향 혹은 우리에 영향 준 서구 좌우파 유명한 사상가들 사상의 포로가 된다는 거죠.
  • “3~4월 최악의 체감위기 닥친다”

    “3~4월 최악의 체감위기 닥친다”

    지난해 4·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2003년 1분기 이후 거의 6년 만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사상 최악’ ‘사상 최저’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체감 경기와 맞닿아 있는 고용,소비 등의 부문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른바 ‘경기 후행지표’들이 갈수록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후행지표들은 실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실제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정부 관계자는 “고용이 지금 어렵다고 하지만 체감할 수준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실물침체 충격이 고용 등 실생활 측면에서 가시화하는 3~4월이 되면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김동수 재정부 차관도 민생안정 차관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기상도로 설명하면 잔뜩 흐리고 곳곳에 눈보라가 예상되고 있다. 실물경제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과 발언의 근거는 국민들의 경제 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자리 감소가 경기가 꺾인 이후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통상 일자리는 경기 하강이 시작된 이후 몇달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경기가 안 좋으면 직원들의 초과근로 시간을 줄이게 되고, 그러고도 안 되면 신규 채용과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마지막에는 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시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경제 도약기 이후 가장 큰 경제 위기였던 1997~98년 위환 위기 때를 보면 이런 과정이 수치로 드러난다. 97년 4·4분기 성장률이 -0.4%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시차 효과 때문에 실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시점은 98년 1분기부터였다. 직접적으로 환란을 맞았던 97년 4분기에는 실업자 수가 57만 3000명으로 전분기 대비 19.4% 늘었으나 경기 침체의 효과가 전방위로 확산된 이후인 98년 1분기에는 121만 1000명으로 두배 이상(211.3%)으로 늘었다. 2분기에도 150만 5000명으로 24.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99년 1분기 약 180만명 수준에 이르기까지 이후 1년간 끊임없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1분기는 계절적으로 취업난이 심각해지는 시기여서 실제 경제 상황보다도 더욱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통상 1분기,특히 2월과 3월은 대학 졸업 때문에 경제활동 인구에 산입되지 않았던 대학생들이 대거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면서 연중 실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때”라고 말했다. 소비위축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대표적인 경기후행지수인 소비재판매액 지수의 경우 외환위기 때인 97년 4분기 75.5에서 이듬해 1분기 65.4로 13.4%나 감소했다. 이어 2분기에도 60.9로 6.9% 하락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대학 졸업생이 한 해 50만명 이상이고, 고교 졸업생은 60만~70만명으로, 여기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취업 수요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달 말까지 기업 구조조정을 활발히 한다고 하니까 일자리 심리가 경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상황을 97년 외환 위기와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당시는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강조된 데다 국내 기업·금융 시스템의 문제가 커서 강력한 구조조정이 요구됐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인력 구조조정의 폭이 그때보다는 작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때는 비정규직 문제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고용 측면에서 더욱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충격이 상당부분 완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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