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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os 3차공습] “오후 6시면 어김없이 공격… 공포 그자체”

    “마치 공포영화처럼 저녁 6시가 되자 30만명 이상 트래픽(접속량)이 몰려 들었습니다. 10년 간 근무했지만 이렇게 많은 PC의 공격을 받기는 처음입니다.” ●접속자 30만명 폭주… 평소 6배 9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염창동 국민은행 전산센터. 30분 뒤면 밀려들 디도스(DDoS)공격에 대비하느라 전산팀 전체가 분주했다. 평소 5만명 정도의 동시 접속자를 관리하던 이곳은 디도스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접속자가 4~5배 이상 몰리면서 전쟁터로 변했다. 늘어난 접속자는 대부분 좀비 PC(악성 프로그램 감염 PC)로부터 비롯된 허수다. 30분 후, 시계가 6시를 가리키자 80여대의 모니터가 일제히 붉은색으로 변했다. 좀비 PC들의 3차 공격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접속자 수가 순식간에 평소의 6배가 넘는 30만명으로 늘었다. 반복되는 공격을 막아 보고 우회 접속경로를 터 보지만 밀려오는 좀비 PC들의 공격은 그칠 줄 모른다. 담당 부장은 “6시가 되면서 걱정했던 상황이 현실화됐다.”면서 “좀비처럼 끊임없이 서버로 달려드는 디도스 공격을 다른 경로로 분산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이용자의 30%가량은 정상적으로 접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한차례 지연 사태를 겪었던 국민은행 홈페이지는 형태를 바꿔 침입하는 좀비 PC들의 무차별 공격에 이날 저녁에도 30분 동안 마비됐다. ●은행들 24시간 비상운영체제로 국내 14개 은행은 지난해 8월 공동으로 디도스 탐지 시스템을 구축, 올해 1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다. 신한·외환은행에서 7일 한차례 홈페이지가 다운됐고 다음날 우리·기업은행 등에서도 지연 사태가 이어졌다. A은행 네트워크 보안 관계자는 “공격 첫날은 보안 취약점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지만 하루 동안 여유가 있어 패치(patch·보완 프로그램)를 만드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또 다른 형태의 공격이 시도된다면 지금처럼 시스템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그나마 해커들이 봐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은행 공격 시간이 오후 6시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B은행 보안 관계자는 “인터넷 뱅킹이 몰리는 오전 10~11시나 점심시간 후인 2~3시였다면 피해는 거의 악몽 수준일 것”이라면서 “솔직히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당분간 24시간 비상 운영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이론상 모든 해커의 공격을 차단할 수 없고 특정 트래픽을 전면 차단하면 정상적인 고객 접속까지 불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인 셈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찬호의 WBC, 박지성의 월드컵/김민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박찬호의 WBC, 박지성의 월드컵/김민수 체육부장

    10여년 전 일이다. 동네 어귀의 꼬마들이 한껏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타선을 경쟁이라도 하듯 줄줄이 외우고 있었던 것. 이들이 토해 내는 타순의 정확성에 놀라기도 했지만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번진 메이저리그의 열기는 충격에 가까웠다. 이는 분명 다저스에서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의 영향이었다. 당시 박찬호는 불같은 강속구를 주무기로 빅리그의 거포들을 돌려세우기 일쑤였다. 그는 교민들의 자랑이었으며 외환위기로 힘들어하던 국민들의 청량제였다. 이후 박찬호의 후광으로 김병현·최희섭·봉중근 등이 줄지어 메이저리그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 열광하는 국내 팬들의 폭증으로 눈높이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국 야구는 여전히 일본의 2군 수준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6년 ‘야구 월드컵’인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는 박찬호·이승엽을 선봉으로 4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게다가 제2회 WBC에서는 간판 스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서도 봉중근·김태균·김현수·이용규 등이 숙적 일본과의 지긋지긋한 5차례 승부 끝에 준우승의 위업을 일궜다. 첫 대회 때 ‘변방의 반란’ 정도로 치부하던 미국 언론은 ‘위대한 도전’을 펼친 한국 야구를 분석하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특히 일본은 무섭기까지 한 한국 야구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프로야구가 더이상 메이저리거에 연연하지 않고 이승엽·임창용·이혜천 등을 영입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부지불식간에 응축된 한국 야구의 힘에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 박찬호라는 걸출한 스타가 일으킨 바람은 저변 확대로 이어졌고 한국 야구는 세계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10여년 전과 같은 장면을 접했다. 동네 꼬마들이 박지성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선수들을 줄줄이 꿰고 있었던 것.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흡족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무명이던 박지성은 마법을 부린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는 탁월한 발재간이나 천부적인 골감각을 지닌 선수는 아니다. 히딩크는 그가 창의적으로 축구를 하는 몇 안 되는 한국 선수였고 멀티플레이어여서 낙점했다고 했다. 기대에 부응한 박지성은 스승을 따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뛰었지만 뚜렷한 활약이 없었다. 홈팬들의 비난까지 샀다. 그런 그가 세계 최고 클럽 맨유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외 관계자와 팬들은 의아해했다. 한국 마케팅 차원에서 영입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여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아마도 박지성의 ‘두 개의 심장’에 주목한 듯싶다. 2005년 빠르고 거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지만 출장조차 버거웠고 부상도 잦았다. 하지만 그는 2008~09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TV 앞에서 밤을 지새는 마니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박지성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세계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침체기에 박찬호와 같은 청량제 역할까지 해냈다. 이제 한국 축구도 남아공월드컵을 도약의 무대로 삼아야 한다. 언제까지 본선 진출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자신감 등 한국 축구의 역량은 축적됐고 여건도 성숙됐다. 야구의 WBC처럼 말이다. ‘홈 4강’의 잡음을 완전히 걷어내야 할 적기가 아닌가 싶다. 허정무 감독이 원정 16강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는 최소한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말 현재 세계 48위이다. 내년 월드컵 뒤 랭킹 20위권은 무리일까. 김민수 체육부장 kimms@seoul.co.kr
  • [씨줄날줄] 종자전쟁/박정현 논설위원

    세계는 종자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는 팥, 밀, 콩 등의 식물종자 900여종을 독일로부터 돌려받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1960년대 동독이 북한에서 채취해 간 한반도 토종 자원이다. 북한 종자는 추위에 잘 견디는 내한성을 갖고 있으며 병충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퍼져 있을 한반도 토종 종자 반환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옥수수·양파·감자·딸기·감귤 등의 종자 대부분이 외국산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토종 종자업체들이 전멸하다시피 했다. 우리가 외국산 종자를 키우면서 내는 로열티는 2002년 13억여원에서 작년 135억여원으로 10배 증가했다.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5800억원가량이지만 세계 종자시장은 48조원으로 엄청나다. 미스킴라일락은 미국 적십자사 직원 메도가 1947년 북한산 백운대에서 가져가 싹을 키운 수수꽃다리다. 한국에 있을 때 같은 사무실 여직원을 생각하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미스킴라일락은 고유종 식물이 외국으로 나가 특허출원돼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다. 1363년 원나라에서 붓대롱에 숨겨 목화씨를 국내로 들여온 문익점 선생이 들으면 통탄할 일이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 가입 10주년을 맞는 2012년부터는 지정된 모든 작물에 로열티를 내야 하기 때문에 종자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종자가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종자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우리도 늦게나마 종자산업 육성을 선언했다. 농림식품수산부는 우량 종자를 채종하는 일을 맡을 종자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돌연변이 발생을 유도하는 방사능 처리 등의 연구 사업도 맡는다. 그제는 농림부가 새만금 간척지에 종자산업을 연구·개발하는 ‘시드 밸리(종자산업단지)’를 내년에 세우는 등 10년 계획을 내놓았다. 150억원을 들여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도 세우겠다고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는 종자산업 육성에 성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를 기대해 본다. 목화씨가 단순한 농작물에 그치지 않고 의류혁명과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듯 종자산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모른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DDos 공습] “서버접속 차단은 개인정보 유출과 달라”

    [DDos 공습] “서버접속 차단은 개인정보 유출과 달라”

    “이번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은 해킹이 아닙니다.”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DDoS공격은 개인정보 등을 빼가는 해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량 트래픽 보내 사이트 다운시켜 DDoS 공격은 다량의 접속량(트래픽)을 한꺼번에 발생시켜 웹사이트 서버 접속을 차단하는 것이다. 한 PC에서 접속량을 늘리면 공격자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고 곧바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악성코드를 이용해 여러 대의 좀비PC를 만들고(분산) 이 좀비PC들이 동시에 웹사이트에 트래픽을 보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서비스거부) 한다. 정상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트래픽을 일으켜 사이트를 다운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DDoS공격 대상에 농협·신한은행·외환은행 등 시중 은행이 포함되어 있지만 금융정보 등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해킹은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의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이다. 악성코드를 사용해 정보를 빼내거나 PC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하고 다른 PC를 공격하기도 한다. ●악성코드 올해 1~3월에만 40만개 예를 들어 웹사이트 정보에 몰래 악성코드를 집어넣어 그 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악성코드를 자신의 PC로 다운받게 만드는 ‘SQL 인젝션’ 해킹 등이 있다. 또 ‘트로이 목마’는 감염된 PC의 키보드 입력 정보 등 여러 정보를 빼오는 악성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웹서핑만으로 유포되는 악성코드는 올해 1~3월에만 40만개를 돌파했다. 또 같은 기간에 2만개가 넘는 웹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악성코드 유포사이트로 변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새로 발견된 악성코드와 스파이웨어도 8192개로, 지난해 동기(4575개)와 비교해 무려 1.8배 증가했다. 이 중 개인정보를 훔쳐가는 트로이목마 비중이 62.6%를 차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중구 명동에 야외무대 설치

    중구 명동에 야외무대 설치

    서울 명동 일대가 문화·예술공연의 중심지로 다시 떠오른다. 중구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등 도심 주요 지점에 야외상설공연무대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야외공연무대 설치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우리은행 앞, 명동아바타몰 입구, 명동외환은행 맞은편 광장, 신세계백화점 분수대 앞, 충무아트홀 광장 등 5곳이다. 공연은 8일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첫 공연은 이날 낮 12시30분 명동 외환은행 앞 무대에서 열린 7080콘서트다. 이후 매주 수~일요일 재즈, 통기타 연주, 밴드, 마술공연 등의 문화예술 공연이 무대 5곳에서 하루 2회씩 2시간 동안 펼쳐진다. 명동 우리은행 앞 공연과 명동아바타몰 입구 공연은 오후 2~3시와 7~8시, 명동외환은행 맞은편 광장과 신세계백화점 분수대 앞 공연은 낮 12시30분~오후 1시30분, 오후 5시30분~6시30분, 충무아트홀 광장은 오후 2~3시, 5시30분~6시30분 열린다. 정동일 구청장은 “관광특구인 중구의 명동이 상설무대 설치를 계기로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거리로 바뀔 것”이라며 “명동이 거리공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DDos 공습] “33兆 지켜라” 인터넷뱅킹·홈트레이딩 초비상

    [DDos 공습] “33兆 지켜라” 인터넷뱅킹·홈트레이딩 초비상

    디도스(DDoS) 공격으로 금융계가 초비상이다. 1차 공격에 이어 우리·하나·기업·국민은행 등 4곳에 2차 공격이 8일 이뤄졌다. 은행 인터넷뱅킹과 증권사 홈트레이딩만 합쳐도 하루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돈이 무려 33조원이 넘는 현실에서 인터넷에 대한 공격은 금융권 핵심부에 핵폭탄을 투하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DDoS 공격은 이날 오전부터 일부 은행에 접속자 수를 제 마음대로 늘리는 방식의 공격을 이어갔다. 공격 대상은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농협으로 이어졌다. 다행히도 3곳 모두 이날 현재 접속 불능한 상태에 빠지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대별로 홈페이지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은 간간이 보였다. 지난 7일 오후 6시20분부터 2시간10분가량 인터넷뱅킹이 지연된 신한은행에는 밤새 공격이 이어졌다. 신한은행 IT총괄부 관계자는 “중국이나 외국의 서버가 아닌 국내 컴퓨터 가운데 바이러스가 감염된 PC를 통해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공격 방법이나 형태를 수시로 바꾸고 있어 대처 방법을 역시 계속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일반적으로 200만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을 정도로, 서버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있다. 하지만 패턴을 바꿔가며 접속자 수를 늘리는 공격에 보안 관계자들은 온종일 진땀을 흘렸다. 전날 오후 8시 이후부터 인터넷뱅킹 속도가 지연된 농협도 전담팀을 만들어 일단 급한 불을 껐지만, 이틀째 간헐적으로 퍼붓는 게릴라성 공격에 애를 먹었다. 농협 관계자는 “통신사와 함께 공격을 차단하고 있지만 디도스 공격에 완벽한 대응은 힘든 상황”이라면서 “8월 중 방어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어서 당장은 급한 불만 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이날 새벽 은행 서버에 디도스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했지만 변종이 된 형태의 공격이 계속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유포자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를 차단하는 등 근원적인 대응이 없다면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국내 인터넷 뱅킹 이용자는 지난해 5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2~3년간 매년 10%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2243만건, 금액도 22조 8586억원에 이른다. 인터넷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통해 하루 9조 2000억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증권가도 종일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아직 이렇다 할 공격은 없었지만 DDoS공격의 무풍지대일 순 없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가 우려하는 부분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주식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서버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이다. 주식거래는 은행 인터넷뱅킹보다 거래지연에 따른 이용자의 피해액이 크다. 만약 특정 증권사가 공격을 당해 거래가 지연된다면 개미들의 줄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재 주식 투자 인구는 462만 7000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HTS를 활용하고 있다. A증권사 보안담당자는 “겉으로는 남의 일인 양 조용하지만, 증권가는 은행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보안전문가들은 다만 증권사가 이용하는 HTS는 일반 인터넷과 접속 방식이 달라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말한다. 이번 DDoS 공격은 TCP/IP 프로토콜로 80포트(웹단말 전용 포트)를 사용했다. 이는 TV나 휴대전화에 할당된 주파수처럼 전 세계가 인터넷을 함께 이용하려고 공통적으로 정해놓은 일종의 접속 방식이다. 하지만, HTS는 보안상 증권사별로 80포트가 아닌 100~2만 5000포트 사이의 번호를 마음대로 사용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포트를 모르면 공격할 수 없어서 HTS는 인터넷 홈페이지보다 상대적으로 해커들의 공격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면서 “하지만 공격이 불편하다는 이야기일 뿐 DDoS공격에서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영규 장세훈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아름다운 이 여름을 위한 술, 샴페인

    아름다운 이 여름을 위한 술, 샴페인

    오랫동안 한국인에게 샴페인은 곤혹스러운 술이었다. 구미에서처럼 뭔가를 축하할 자리에 등장하기는 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 술은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때 등장했던 값싼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 원액의 발포성 와인이 아니었다. 국산 샴페인들은 과일향 나는 기타제재주에 탄산가스를 가득 채운 것이었다. 이 술은 코르크를 터뜨린 후 참석자들에게 쏟아 붓는 짓궂은 장난을 치기 위한 소도구에 불과했다. 게다가 20여년 전부터 샴페인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술로 각인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직후 거품이 붕괴했을 때나 그 10년 뒤인 외환위기가 닥쳐왔을 무렵, 해외 언론들은 이렇게 조롱하곤 했다. “한국인들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한국에서 샴페인은 진지함이 결여된 장난기와 통찰력 없는 무능을 상징하는 단어로 전락해버렸다.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축하용 와인으로서 샴페인의 전통은 언제 시작됐을까? 프랑스 샴페인 공식 홈페이지인 ‘르 샹파뉴’(www.champage.com)의 설명에 따르면, 9세기 말 이후부터다. 이 무렵부터 프랑크 왕국의 왕 즉위식은 샹파뉴 지역의 중심 도시인 랭스에서 열렸다. 즉위식에서는 이 지역 와인인 샴페인이 널리 쓰였다. 이 전통이 굳어져, 12세기경부터 샹파뉴 와인은 축하용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샴페인이 현재 우리가 아는 발포성 와인이 된 것은 고작 300년 전의 일이다. 프랑스 북동부의 샹파뉴 지역은 유난히 겨울이 빨리 닥쳐왔다. 이 때문에 겨우내 일단 중단됐던 발효 과정은 봄에 재개됐다. 이 무렵이면 병 안에 탄산가스가 차서 폭발하는 바람에 병이 깨지는 와인이 속출했다. 이를 안 좋은 징조로 여겼던 지역 주민들은 이런 와인을 ‘악마의 와인’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와인 제조를 담당했던 수도사 돔 페리뇽(1639~1715)은 이 와인의 맛에 감탄했다. 시음 후 그는 이렇게 외쳤다. “형제여, 형제여…내 입속에는 별이 들어있습니다”. 그 후 그는 악마의 와인을 저장하는 데 적합한 영국산 강화 유리와 스페인산 코르크를 도입했다. 샴페인이 오늘날처럼 맑고 투명한 모습이 되는 과정에서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마담 클리코다. 역사학자들로부터 최초의 근대 여성 사업가로 평가받는 그녀는 르뮤아주(Remuage)라는 기법을 도입했다. 샴페인 속의 침전물을 제거하는 혁신적 방법이었다. 2차 발효 기간 중에는 병에 침전물이 쌓였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병을 돌려, 기울인 병 목 부분에 침전물이 고이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이 고안한 테이블에서 침전물을 조심스럽게 걸러냈다. 돔페리뇽이나 뵈브클리코(미망인 클리코라는 뜻으로 마담 클리코가 출시한 샴페인) 같은 샴페인의 국내 시장 규모는 확실치 않다. 수입업체가 난립한 데다 판매액이 불명확해서다. 그러나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중요한 미래 시장으로 보고 있는 뵈브클리코의 CEO 세실 봉퐁(53)은 “5-6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꼭 2배 늘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발포성 와인이 정통 샴페인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아직까지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 외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프랑스 샹파뉴 지역 외에서 생산되는 와인에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못 쓴다)이 더 인기가 있다. 국내 와인 업계가 꼽는 3대 인기 스파클링 와인은 빌라엠과 모스카토 다스티, 모에샹동 브뤼. 이 가운데 앞의 두 개가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 와인들은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달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이유 외에도 2만~3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널리 사랑받고 있다. 반면 정통 샴페인들은 그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모에샹동의 시판가는 7만원, 뵈브클리코가 8만원, 돔페리뇽이 19만원대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도 벌써 얘깃거리가 풍성해졌다. ‘빌라엠’은 생산자인 지안니 갈리아르도가 라벨 재고가 달리자 와인 라벨을 그냥 병목에 걸어 판매하면서 시작된 누드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전세계적으로는 빌라 무스카텔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팔리지만, 국내에선 ‘빌라엠’으로 시판된다. 수입업체 측에서 이름이 어렵다며 약칭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쉬운 이름은 별도의 라벨이 없는 누드 디자인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 라벨이 없는 탓에 별도의 라벨을 제작해 선물로 활용하는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화배우 한석규는 자신의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영화 포스터를 라벨로 부착한 이 와인을 친구들에게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누가 마셨든, 얼마짜리를 마셨든 개의치 말고, 축하용 와인을 터트리자.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다 보면 축하할 일이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뿐만이 아니라 웃다 보면 더 행복해지듯.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OECD 저축률 꼴찌 걱정되는 서민 생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계 저축률 꼴찌로 내려앉을 것 같다. OECD는 어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17개 회원국 중 내년도 한국의 가계저축률(저축액/가처분 소득)이 3.2%로 일본과 함께 취하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7개국 평균 가계 저축률은 8.5%이고 1위 스웨덴은 16.3%이다. 한국은 10년 전인 1988년 가계 저축률 25.2%로 1위를 기록했고 2000년까지 꾸준히 저축률 상위 국가였다. 그러다가 2002년 카드대란을 겪으며 세계 최하위 수준인 2.1%가 됐다.이후 지금까지 하위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가계 저축률이 꼴찌가 된 것은 각종 연금과 보험 등 준조세 성격의 지출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와 사교육비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가구가 급증했다. 은행 빚으로 집을 구입한 가구가 많아지면서 원금과 이자 부담 때문에 저축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사교육 열풍에서 비롯된 과다한 교육비로 적지 않은 가계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미국 등 선진국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저축률이 2∼3배 이상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득이 줄어 저축률이 떨어지는 경우다. 특히 소득 감소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계부실이 심화되면서 저축은커녕 빚을 내거나 그동안 모아뒀던 저축마저 찾아 써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 수출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내수시장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당국은 가정경제를 압박하는 거주비와 교육비의 과다지출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글로벌시대] 건국 60주년, 중국지식인은 살아있는가/ 민귀식 한양대 중국 정치경제 연구교수

    [글로벌시대] 건국 60주년, 중국지식인은 살아있는가/ 민귀식 한양대 중국 정치경제 연구교수

    건국 60주년을 맞은 중국이 더욱 크게 보이는 한 해이다. 중국은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6%대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최대 외환 보유국답게 각국의 채권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미국 국채 매입에 신중하겠다는 중국의 방침에 미국 행정부가 눈치를 보고 있다. 그래서 미국 중심의 국제경제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는 중국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도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중국이 국제질서 재편의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는 이런 자신감에 대해 세계는 기대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우려에는 중국이 과연 세계를 이끌 만한 시대가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중국이 경제규모에 걸맞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국제사회가 인정할 만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유와 인권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그런데 현실은 오히려 중국의 정신문화가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사회를 향한 가치기준 제시는 고사하고, 중국 내부의 시민의식도 성숙되지 못해 국가에 대한 시민의 영향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그린 댐’이라는 검색 프로그램을 모든 컴퓨터에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요구하는 것이 오늘날 중국의 현실이다. 이런 국가통제 강화와 시민역량의 미숙에는 중국 지식인의 책임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지식인은 항상 비판적인 눈으로 사회를 감시해야 하고 특히 변혁기에는 시대방향 제시라는 엄중한 책임이 부여된다. 그러나 중국 지식인은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정책에 대한 비판기능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천안문사건 20주년을 맞아 20만명의 추모인파가 모여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했지만, 중국의 지식인은 이런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국왕 앞에서 역성혁명론을 펼치고도 무사할 수 있었던 춘추전국시대의 지식인의 위상은 한무제가 유학을 관학(官學)으로 흡수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하락되어 왔다. 문화혁명 시기에는 아홉 가지 사회악(臭九)으로까지 그 위상이 추락되었던 중국지식인은 아직도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지식인의 이런 무기력은 권위주의체제인 중국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지만,현실을 바꾸는 위험보다는 현실과 타협하는 안전책을 선호하는 전통적인 중국지식인의 생활태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도(道)가 있으면 세상에 나아가고, 도가 없으면 물러나는 것이 군자의 자세라는 논어의 구절이 바로 이런 책임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주문이 되고 있다. 그래도 과거에는 ‘문관은 간언하다 죽고, 무관은 전쟁터에서 죽는다(文死諫, 武死戰)’는 기개를 내세워 황제에게 직언하는 선비도 종종 나왔다. 황제에게 직언은 목숨을 거는 경우도 있었으니 봉건시대의 현실비판은 지금과 비교하면 훨씬 강한 기개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법과 제도로 움직이는 현대국가에서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생명을 담보로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시대방향을 제시하는 중국지식인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의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국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지식인이 소명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지식인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지식인이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건국 60주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중국의 희망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지식인의 기개는 사회의 소금이다. 그래서 문사간(文死諫)을 문사간(文事奸:일을 간사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풍자하는 것을 중국지식인들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한국의 지식인은 어떤 모습일까? 민귀식 한양대 중국 정치경제 연구교수
  • [위기의 비정규직] 1년6개월 유예안 엇갈린 반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의 비정규직법 시행 1년6개월 유예안에 대해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찬성하는 쪽은 2년 계약이 만료돼 당장 해고될 처지에 놓였거나 해고 뒤 다른 직업을 구할 수 없는 단순업무 노동자들이 많았다. 반대하는 쪽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거나 업무 수준이 높은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자들의 반대 움직임에 발맞춰 3일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 해지와 관련해 각 산업·지역별 계약해지 및 정규직화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에 돌입하고 비정규직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유예안을 찬성하는 노동자들의 논리는 “일단 급한 불은 끄고 보자.”는 것이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병리 검사 보조로 일하는 한모(42)씨는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한 계약직 노동자들은 유예안을 반기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씨는 “병원이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경영 여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비정규직 신분이라도 고용기간이 연장된다면 당장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남은 시간 동안 퇴직 후를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의 한 전자부품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박동현(27)씨는 “1년 6개월 동안 비정규직을 더 쓸 수 있게 해주면 사장이 당장 내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좀더 저축해서 장사라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예안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노동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라면서 “비정규직 보호라는 원래의 취지와는 상관없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건축유지·보수 일을 하는 김인철(38)씨는 “1년이든 2년이든 유예가 고용안정에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정치인과 정부만 모르는 것 같다.”면서 “유예기간 동안 더 많은 해고자가 나올 테니 두고보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18개월 유예는 우리와 같은 간접고용직에 주는 혜택이 전혀 없다.”면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정규직화할 수 있는 규정을 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에서 지점 텔러로 일하고 있는 이모(34)씨는 “유예안이 효력을 발휘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오히려 계약직 신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유예안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대근 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 GS글로벌 사장에 정택근씨

    GS그룹은 지난 5월 인수한 ㈜쌍용의 사명을 ㈜GS글로벌로 변경하고, 사장에 정택근(56) 전 GS리테일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쌍용은 1999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06년 모건스탠리PE(MSPE)에 매각됐다.
  • 장자연 사건으로 본 연예부 기자의 5대 원죄

    장자연 사건으로 본 연예부 기자의 5대 원죄

    故 장자연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가 오늘 국내 송환된다. 지난 4월, 분당경찰서는 김대표가 입을 열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상당부분 내사를 종료해버린 상태였다. 경찰은 김씨 진술을 바탕으로 남아 있는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얼핏 복잡해 보이는 사건이지만, 사건 개요는 간단하다. 피해자가 한 명 있고 다수의 가해자들이 있다. 가해자들 가운데 누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느냐 하는 판정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가해자 집단은 누구인가? 우선 고인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던 전현직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있다. 그리고 문건에 등장하는 이들이 있다. 방송 제작진과 기업가, 그리고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특권층이다. 여기까지는 우리 국민 모두가 아는 얘기다. 그런데 가해 집단 가운데 한 부류가 빠졌다. 이 점은 우리 국민들이 잘 모르는 바다. 바로 연예부 기자들이다. 물론 모든 연예부 기자들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상당수 기자들이 기자로서 저널리즘의 본령에 서기보다는 연예계 종사자로 연예 산업의 첨병 노릇을 한 게 사실이다. 이번에 이 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이번 사건과 흡사한 사건은 언제고 또 벌어진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과 배경에 대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알고 취재하는 연예부 기자들이 과연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첫째 죄가 바로 그 점과 관련이 있다. 알고도 눈 감은 죄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연예계에서는 성 접대설을 포함해, 연예 기획사의 횡포에 관한 풍문이 많았다. 방송 제작진에 대한 로비설도 끊이지 않았다. 단순히 설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검경이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해 일부 로비설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일부 연예부 기자들은 대접이나 로비의 자리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걸 자랑삼아 입에 올리는 연예부 기자들도 봤다. 연예 기획사의 횡포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이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눈을 감았다. 그게 첫 번째 죄다. 둘째, 진실 보도보다 연예인과 기획사 변명에 더 열을 올린 죄다. 연예계에 중대한 사건만 터지면 연예부 기자들은 연예인이나 기획사의 입장을 대변하느라 바쁘다. 이런 기사에는 어김없이 연예인의 측근과 연예 기획사의 관계자라는 익명의 소식통이 등장한다. 이들이 해당 연예인의 매니저와 소속 기획사 경영진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짤막하게 처리하는 반면 이들의 해명에 대해서는 장황할 정도로 길게 서술한다. 그 해명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저 일방적 주장을 전할 뿐이다. 연예인이나 기획사가 연예부 기자들을 통해 노골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연예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물론 기자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처지는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연예인과 기획사를 도와야, 나중에 스타들에 접근할 수 있다. 일종의 거래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내보내더라도, 사실 여부는 확인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언론의 초보적 임무다. 셋째, 특정 연예인과 기획사와 지나치게 밀착한 죄다. 단순히 연예인과 기획사의 입장을 전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그들의 장학생 노릇을 자처하는 기자들마저 있다. 연예부 경력이 오랜 기자 가운데 더러 그런 경우가 있다. 이번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갈등을 벌였던 두 연예 기획사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에 따라 묘하게 기사의 논조가 갈렸다.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 있던 고인 소속 기획사 김모 대표는 일부 언론과만 전화 인터뷰를 했다. 철저하게 이번 사건을, 고인을 빼가려던 기획사 유모 대표의 자작극으로 몰고 가는 내용이었다. 그런가 하면 고인의 문건을 쥐고 있던 유모 대표 입장에서 김 대표를 공격하는 기사도 적지 않았다. 연예부 기자들의 편 가름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사건 관련자들의 이해에서 초월해, 사건을 총체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넷째, 기자로서 본연의 임무인 취재를 소홀히 한 죄다. 이번 사건에서 故장자연 문건을 특종 취재한 것은 KBS의 사건 담당 기자다. 이번 사건의 이해 당사자들을 가장 가까이 에워싸고 있던 연예부 기자들이 아니다. 물론 문건의 입수 경위와 내용 공개 순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각돼 휴지통에 버려진 것을 주웠든지, 관련자로부터 건네받았든, 아니면 양자 모두 다 해당되든 상관없다. 워낙 많은 연예부 기자들이 사건 초기부터 달려들었다. 한결 같이 노련한 기자들이었다. 연예 저널리즘을 표방한 케이블 채널의 연예 담당 PD들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그러나 정작 문건을 구한 것은 신예 사건 기자였다. 연예부 기자와 PD들은 특종 보도 후 입수 경위에 대한 의혹이나 제기하고 있을 따름이다. 민망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죄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죄다. 최근 몇 년간 유독 연예인의 자살 사건이 많았다. 연예계 관련 의혹도 많이 제기됐다. 그러나 연예부 기자들은 연예계의 잘못된 구조와 관행과 관련해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예계에 정통한 그들이 누구보다도 더 해법을 잘 알았을 텐데 말이다. 정작 다른 분야 언론인들이나 경제학자들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매니저나 연예 기획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이들과 연예인간의 계약을 제대로 규제하면 된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1930년대까지 연예 기획사의 횡포가 기승을 부렸다. 그러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개입으로 정화된 예가 있다. 우리의 경우도 이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법’ 입법을 준비중이다. 정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계약과 관련해 표준 약관을 제시할 방침이다. 연예부 기자들이 잘못된 연예계 구조와 관행의 수혜자라서 그럴까? 해결책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다. 이번 사건은 연예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돼야 하지만, 동시에 연예 저널리즘이 거듭나는 계기도 돼야 한다. ※ 이 글은 외환 위기 직후 재정경제부 출입 기자였던 <중앙일보> 손병수 기자가 쓴 ‘재경부 출입 기자의 5대 원죄’라는 기사를 원형으로 한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현재 우리 연예계상황과 연예부 기자들의 처지가, 외환 위기 당시 경제부 기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정사업본부, 환전·해외송금 서비스 이용하면 경품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휴가철을 맞아 8월 31일까지 ‘우체국의 Cool~한 환전·해외송금 Festival‘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우체국에서 외화를 환전하거나 해외 송금서비스를 이용하면 추첨을 통해 전자사전,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당첨 결과는 9월10일 우체국 인터넷뱅킹 홈페이지(www.epostbank.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우정본부는 1970년부터 국제환 서비스를 시행한 뒤 그동안 외환은행과 제휴해 외화환전업무를, 신한은행과는 SWIFT(해외송금공동망·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송금업무로 편리한 외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1일부터 인천공항, 서울중앙, 광화문, 제주우체국 등 4곳에서는 원화를 외화로 바꿀 수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외환보유액 4개월 연속 증가세

    외환보유액 4개월 연속 증가세

    외환보유액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말 외환보유액이 2317억 3000만달러로 5월에 비해 49억 6000만달러 늘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3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넉 달 동안 301억 9000만달러 불어나면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지난해 9월(2396억 7000만달러)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 1월부터 6월까지의 증가액은 305억 1000만달러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근철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은 “외환 운용수익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 만기도래분 회수,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만기도래분 4억 3000만달러 상환, 영국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인한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은행권 등에서 외화자금 약 30억달러를 회수해 외평기금에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외화유동성 회수와 무역수지 개선 등으로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관측이다.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는 ▲중국 1조 9537억달러(4월말 기준) ▲일본 1조 240억달러 ▲러시아 4042억달러 ▲타이완 3126억달러 ▲인도 2623억달러에 이어 세계 6위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상반기 실업급여 첫 2兆 돌파

    상반기 실업급여 첫 2兆 돌파

    올 상반기 실업급여가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실물지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고용환경 악화에 따라 서민들이 겪는 생활고는 여전히 극심함을 보여 준다. 노동부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85만 8000명에게 실업급여로 2조 1236억원이 지급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 3957억원(25만 6000명)보다 52.2%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하반기 1조 4695억원(62만 6000명)보다 6541억원이나 많은 수치다. 상반기 실업급여 신규신청자도 60만 3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42만 1000명과 하반기 41만 8000명에 비해 각각 43.2%(18만 2000명), 44.3%(18만 5000명) 늘었다. 해고가 불가피한 사업주가 휴업이나 훈련으로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할 때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올해 상반기에 203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48억원)보다 무려 13배나 늘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42억원, 1999년 794억원보다 훨씬 많다.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를 통한 상반기 신규 구인인원은 53만 3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57만 2000명, 하반기 54만명에 비해 각각 3만 9000명(6.8%), 7000명(1.4%) 줄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진다고 기대하는 전망도 많지만 경기에 후행하는 노동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홈대디 15만명 ‘외조의 왕’ 시대

    홈대디 15만명 ‘외조의 왕’ 시대

    #서울 강남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최모(33·여)씨의 가사 도우미는 남편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최씨 부부는 함께 학원 체인 3곳을 공동경영하는 맞벌이 가정이었다. 남편 장모(40)씨는 “사업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냥 몇달 쉬려고 했는데 내가 전업주부를 하는 편이 훨씬 낫더라.”면서 “아내의 사회생활을 밀어 주기로 했던 약속도 지킬 수 있고 일할 때 서로에게 짜증내던 것도 줄어 일석이조”라며 뿌듯해했다. #인천시의 홍택철(43)씨는 자녀 교육을 위해 전업주부를 자청하고 나선 경우다. 홍씨는 올해 각각 15살, 12살 형제의 홈스쿨링을 위해 2년 전 무역업을 접었다. 대신 부인이 학습지 교사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가고 있다. 홍씨는 “교육을 엄마가 전담해야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생각”이라면서 “가사노동도 적성에 맞는 사람이 맡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씨의 부인은 “제2의 인생을 찾은 기분”이라며 남편 홍씨를 흐뭇하게 쳐다봤다. 아내의 사회생활을 위해 자발적으로 살림을 전담하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홈대디’ 전성시대다. ‘외조형 남편’으로도 불린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살림을 전담하는 남성은 2007년과 08년 각각 14만 3000명, 15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10만 6000명에 비해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홈대디의 등장은 IMF 외환위기 때 부쩍 늘었던 ‘셔터맨’과는 궤를 달리한다. 셔터맨이 무능한 실직자 남편의 전형이라면 홈대디는 부부의 성역할이 확장돼 평등한 가정을 일궈가는 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안모(38)씨는 남편의 외조 덕을 톡톡히 봤다. 안씨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회사일을 접고 쫓아온 남편이 현지에서 가사와 육아를 맡았기 때문이다. 안씨는 “살림은 남편이 맡는 대신 내가 CEO자리까지 오르기로 약속했다.”면서 “내 경력에서 ‘천군만마’는 바로 집에 있는 남편이다.”고 자랑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변화순 성평등실장은 “홈대디 현상은 일종의 진화된 가족전략”이라면서 “가족의 행복이라는 공식이 ‘남자의 성공 우선’에서 ‘부부 중 가능성이 높은 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를 기존 가치관이나 제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도 있다.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홈대디를 팔불출·무능력자로 낙인찍는 경우나 능력있는 아내에 위축돼 심지어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임채일 연구위원은 “공동육아에 대한 지원이나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인색한 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도 “가족상담 프로그램 등 정부의 지원책은 물론 공교육 테두리 안에서 성역할을 공유하는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통화정책, 경기부양보다 금융개혁 초점을”

    국제결제은행(BIS)이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서 금융개혁 쪽으로 옮길 때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BIS는 29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자유 낙하가 중단되고 올해 (미약하나마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이제 통화 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서 금융개혁 쪽으로 (다시) 옮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부양이 일시적인 조치임을 상기시킨 뒤 “(이탈의 적정시점을 놓칠 경우)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IS 측은 “현 시점에서 경기부양 중단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면서도 “너무 오랫동안 경기를 부추기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 위기를 계기로 신흥국들이 보유 외환규모를 더 늘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외환을 무조건 많이 보유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위기의 교훈 중 하나라며 필요 이상의 외환 보유는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반론이 적지 않다. BIS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오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각국의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실물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와 금융부문의 취약성 상존 등으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데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체로 견해를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한은이 30일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내년 최저임금 2.7%↑… 시간당 4110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시간당 4000원에 비해 2.7% 높은 411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새벽 전원회의를 열어 공익위원 조정안에 대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내년 최저임금 상승률은 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1998년 2.7% 이후 가장 낮다.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은 85만 8990원, 주 44시간(월 226시간) 사업장은 92만 886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저임금 근로자 256만 6000명이 새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협상은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13차례 수정안을 제시하고 2차례 공익안이 제시되고 나서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상반기 트렌드의 핵심은 ‘어머니’와 ‘막걸리’

    상반기 트렌드의 핵심은 ‘어머니’와 ‘막걸리’

    눈을 들어 TV를 보라. 온통 여성 일색이다. 가정사에 시달리던 여성은 반란을 꿈꾼다(MBC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그런가 하면 남편 내조에 팔을 걷어 부치기도 한다(MBC <내조의 여왕>). 정계의 실력자나 왕으로 극적인 신분 상승을 이룬 경우도 있다(KBS <천추태후>, MBC <선덕여왕>). 사극뿐만이 아니다. 현대극에서도 여성의 지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꽃보다 남자>(KBS)나 <하얀 거짓말>(MBC)에서 대기업 회장은 모두 여성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이른바 ‘CEO맘’이다. 골드미스(고학력의 경제력 있는 노처녀)나 줌마렐라(경제력을 갖추고 사회 활동하는 아줌마)는 아예 드라마의 소재를 넘어,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6월 하순 시중에 유통된 5만원권 속 인물도 여성이다. 이미 5천원권에 자신의 아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극복하고 고액권 지폐 모델이 됐다. 그만큼 여성의 입김이 세졌다. 혹은 여성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 이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 내의 주요 의사결정권이 여성으로 이전된 데 따른 것이다. 1. 어머니 열풍 사회적 열풍 속의 어머니는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 한 단계 높아진 지위나 신분을 자랑하는 새로운 어머니상과, 여전히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헌신하는 옛 어머니상이다. 문화계는 새로운 어머니상을 점진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옛 어머니상을 상품화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와 신경숙의 장편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손숙의 <어머니>도 부활했다. 이 연극의 광고 문구는 아예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그 이름’이다. 옛 어머니상의 상품화다. 최근의 어머니 열풍은 외환 위기 당시의 아버지 열풍과 확연히 대조된다. 당시에는 김정현의 <아버지>(1996), 조창인의 <가시고기>(2000) 같은 소설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길거리로 내몰린 아버지상이 부각된 결과였다. 이는 혼자 힘으로 부를 일궈야 한다는 신세대의 자각으로 이어졌다. ‘부자 아빠 신드롬’이었다. 그렇다면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를 찾던 우리는 요즘 어머니를 찾고 있을까? 여성상이 부각됐다는 점 외에, 이번 위기가 외환위기와 다르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성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많지 않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충격적이지는 않다. 대신 외환위기 이후부터 어머니의 생계형 경제 활동 참여가 늘었다. 아버지 혼자 힘으로는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외환위기 이후 깨닫게 된 사실은, 결국 어머니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고통 받는 주역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어머니를 소재로 한 문화상품이 범람하는 직접적인 이유다. 2. 불황의 非경제 외환위기 당시와 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에 나타난 소비 트렌드는 전형적인 불황기 소비와는 달랐다. 불황기에는 사치재나 우등재가 줄고, 생활필수품이나 열등재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믿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꿋꿋했다. 소주와 라면처럼 불황기 상품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이유가 뭘까? 당장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 쇼핑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백화점 명품 매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소득 양극화의 심화를 들 수 있다. 상류층은 불황에도 변함없는 소비 여력을 자랑했지만, 중산층과 서민은 달랐다. 이들은 아예 소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생필품을 아끼면서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명품을 사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은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할 소비 트렌드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트렌드는 전례 없는 불황기 대체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비싼 명품 대신 그보다 가격이 조금 떨어지는 제품으로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경향이 뚜렸했다. 비싼 옷보다는 싸고 효과가 확실한 립스틱을 선택하거나(립스틱 효과), 비싼 밥과 술 대신 고급 커피전문점을 애용하는 것(커피 효과)이 좋은 예다. 환율이 뛰면서 해외여행 대신 맛 기행과 휴식을 겸한 국내 여행이 뜬 것도 마찬가지다. 취직이 어려워지자 ‘취집’(시집)이나 가자며 결혼정보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것도 비슷한 대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3. 웰빙의 진화 웰빙도 웰빙 나름이다. 이제는 단순한 웰빙을 넘어선 웰빙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과거 웰빙 소비 트렌드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나 친환경 상품에 대한 선호가 전부였다. 그저 건강에 좋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꼼꼼하게 건강과 환경을 따지기 시작했다. 막걸리와 자전거 열풍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막걸리는 완전히 재해석 되고 있다. 단순한 서민의 술에서, 프랑스의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처럼 고급문화로 발전하기 직전 단계에 있다. 유산균 함량이 요구르트의 5백배, 식사대용 식품이라는 식의 웰빙 주류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자전거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가 환경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다. 자전거는 이른바 ‘죄책감 없는 호사 취미’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전거 산업 육성책과 자전거 친화적 여건 조성 정책도 한몫 거들고 있다. 자전거 열풍은 단순히 불황기 교통비 절약 수단이 아니다. 엄청나게 비싼 자전거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그보다는 느리게 살자는 새로운 가치관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증거로 봐야 한다. 상반기 관광산업 최대의 히트 상품인 제주의 올레길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웰빙 트렌드 역시 여전하다. 건강에 대한 염려나 몸에 대한 집착이 그렇다. 신종 플루 확산으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렸다. 몸짱 열풍이 이어지면서 닭 가슴살이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대중문화계를 휩쓰는 섹시 코드 역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에 대한 과시욕이라는 차원에서, 넓게 보면 웰빙 트렌드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자 이여영의 Lifestyle Report는 반기별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형 기사로, 다음 회에는 하반기 소비 트렌드 전망을 게재할 예정입니다(도움 말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생활경제연구소 김방희 소장, 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고] 경제전쟁 시대 정보기관의 역할/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기고] 경제전쟁 시대 정보기관의 역할/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최근 ‘7급 공무원’이라는 국가정보원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됐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김하늘은 산업 스파이를 쫓는 국정원 직원이다. 남자 주인공인 강지환은 해외부 소속 요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강지환의 극중 역할인 재준은 어리버리한 정보요원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가 소장한 정보는 사건해결의 큰 역할을 하게 돼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지만 각 국가 정보기관들의 역할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크게 변화돼 왔다. 냉전시대가 종식된 후 각 국가의 정보기관들은 이른바 대(對) 테러, 대 산업기밀유출 방지를 위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른바 ‘경제전쟁’이 발발하면서 산업기밀의 보호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돼 왔다. 산업기밀은 미래의 전쟁 형태라고 일컬어지는 ‘정보전쟁’ 또는 ‘경제전쟁’의 가장 큰 무기이다. 경제와 정보에 대한 헤게모니의 획득에 의한 사실상의 식민지화는 합법적인 것이어서 유혈사태는 물론 국제적 비난마저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의 대다수 국가들은 이른바 ‘산업스파이법’을 제정하여 산업기밀을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산업기술보호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와 보호에 필요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 추진하여야 한다.’는 국가의 책무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국가 책무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한 적절한 기관의 권한을 보장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대의 정보전쟁은 산업기밀의 확보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국가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은 언제든지 산업기밀을 유출하려는 자들로부터의 공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은 점점 더 지능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법률만에 의한 ‘평화로운’ 방어는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세상이 이와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국가정보원법은 국정원의 직무로서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의 수집과 같이 묵은 냄새가 나는 업무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2008년 11월에는 산업기밀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정보원의 직무에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보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를 추가하는 개정안이 제출되기도 하였으나, 지금까지 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개정안마저도 충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가정보원은 형법 중 내란의 죄, 외환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암호부정사용죄,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와 국정원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를 직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보안정보는 수집·작성 및 배포할 수 있을 뿐 수사행위를 직무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권한 없는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보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란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경제전쟁을 고려할 때 한가한 태도이자 임무 해태(懈怠)이다. 새로운 시대의 국제경제환경에서 정보기관의 임무는 막중하다.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새로운 의무가 정보기관에 부여되고 있다. 산업기밀은 국가경제의 밀알이며, 산업기밀의 유출은 장사밑천의 상실을 의미한다. 산업기밀과 경제정보의 보호에는 좌나 우도 있을 수 없고, 보수와 진보도 있을 수 없다. 국정원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해야 한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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