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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BIS 자기자본비율 13% 육박

    지난해말 이래 지속된 자본 확충으로 은행들의 체력은 어느 때보다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진행될 고강도 구조조정에 금융권이 버틸 힘이 충분하다는 얘기다.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2.9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에 비해 0.63%포인트 높아졌다. 기본자본비율(Tier1)도 9.51%로 지난해말보다 0.67%포인트 상승했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기본자본비율은 자본금이나 내부유보금 등 실질적인 순자산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백분율이다. BIS비율은 10% 이상, 기본자본비율은 7% 이상이면 금융당국의 경영실태평가에서 1등급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매우 우량한 것이다.은행들의 체력이 강화된 것은 정부가 조성한 4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포함, 증자와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은 7조 5000억원(4.7%)이나 늘린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5조원(0.4%)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4.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14.41%) 외환(14.29%) 제주(14.13%) 전북(13.95%) 대구(13.42%) 국민(13.16%) 경남(13.05%) 우리(12.88%) SC제일(11.33%)은행 등의 순서였다. 은행들마다 BIS비율이 많게는 1.65%포인트에서, 적게는 0.05%포인트 정도 개선됐지만, SC제일과 국민은행만 각각 0.11%포인트, 0.02%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1조원대의 후순위채 발행이 4월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체력으로 봤을 때 현재 진행 중인 대기업그룹과 개별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수준이 앞으로 있을지 모를 경기 침체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충격을 상당 부분 받아넘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본확충펀드나 금융안정기금 등 방어막이 확실하기 때문에 충격 흡수 능력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신용위험 리먼사태 이전 수준 회복

    최근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지만 외환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일 현재 5년 만기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S) 프리미엄은 1.47%로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작년 9월12일 1.35% 수준이던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10월27일 6.99%까지 치솟았다. 올해 2월 말에도 4.37%로 높은 수준이던 CDS 프리미엄은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3월 말 3.33%, 4월 말 2.49%, 5월 말 1.66%로 점차 낮아졌다. 금감원은 지난달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악재 도출에도 CDS 프리미엄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도 5일 현재 2.39%로 작년 10월27일에 기록한 고점인 7.91%에 비해 5.5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외환보유액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신용위험이 개선되면서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도 호전되고 있다. 국내 12개 은행의 중장기 차입실적은 4월 33억 달러, 5월 33억5천만 달러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평균 21억5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금감원은 최근의 차입여건 개선은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에 대한 대외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됐음을 반증한다며 이에 따라 중장기 차입 확대 지속 등 은행의 외화자금조달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벤츠·피아노 北에 불법수출 日경찰, 재일교포 구속 방침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찰은 지난 2006년 10월 북한 1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로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지정된 외제 승용차와 피아노를 팔아넘긴 중고차 수출업자인 재일교포 정모(50)씨를 외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대북 수출입 금지품목을 수출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정씨는 교토에서 중고차를 수출하는 무역회사를 경영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벤츠 승용차와 피아노 30대를 중국에 파는 것처럼 꾸며 중국의 북한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주문을 받았다.”고 진술했다.정씨는 지난 8일 미사일 운반 차량으로 전용될 수 있는 탱크로리 2대를 북한에 수출, 외환법 및 관세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따라 보석과 귀금속, 승용차, 악기 등 24개 품목을 ‘사치품’으로 지정해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했다.hkpark@seoul.co.kr
  • 팍팍한 살림이지만 훈테크로 훈훈하다

    팍팍한 살림이지만 훈테크로 훈훈하다

    팍팍한 경제형편 속에서도 ‘훈테크’가 뜨고 있다. 훈테크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해진다’는 훈남, 훈녀(인터넷 은어)란 단어에 재테크를 합친 금융권 신조어다. 나를 위한 재테크를 하면서 남도 돕는 착한 금융상품을 말한다. 연말연시 이벤트성 단기 상품이 아닌 당당한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외환은행의 KEB나눔예금은 고객에게 금리우대와 봉사활동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수익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하니 훈테크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올 들어 3억원을 나눔재단에 전달했다. 특히 원하는 고객에겐 국내 밥퍼봉사나 해비타트 집짓기 외에도 해외 재해지역 복구활동과 집수리 등의 기회를 제공했다. 카드 포인트를 통한 기부 기회도 열어놨는데, 보람도 실하다.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이 적립해 준 기부포인트로 현재까지 심장병을 고친 어린이는 49명이나 된다. KB국민은행도 공익상품으로 최근 KB주니어스타적금을 내놓았다. 기본적으로는 자녀의 미래를 위한 장기목돈 마련 저축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고금리 상품으로 변신한다. 사랑나눔이율이란 이름으로 기본금리에 연 0.5%포인트 이자를 추가로 얹어주기 때문이다. 앞서 출시된 캥거루 통장은 훈테크의 원조격이다. 자녀가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약 20년간 각종 위험에 대한 상해보험을 무료로 들어준다.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 환자를 위해 고객과 은행이 계좌당 1000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조성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상품들도 있다. 우리은행은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수수료도 면제받는 ‘저탄소 녹색통장’을 판매 중이다. 판매수익금의 50%를 환경을 위한 저탄소 사업에 기부하는데, 혜택도 많아 인기가 높다. 자동화기기 인출과 타행 이체수수료,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의 수수료는 50%까지 면제해준다. 서울시 승용차요일제나 탄소마일리지제에 참여하는 고객에게는 전액 면제해준다. 판매 5개월 만에 18만 4000명이 가입했으니 은행으로선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지난해 출시된 ‘마미(Mommy)안심(安心)예금’도 마음 씀씀이가 훈훈하다. 아이의 실종을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자녀의 지문과 보호자의 긴급 연락처를 등록,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관리해주는 상품이다. 농협은 이웃사랑과 독도사랑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을 내놨다. 총 판매금액의 0.1%를 기금으로 조성해 저소득층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쌀과 김치를 나눠준다. 또 일부 수익금은 동해 해양자원 연구와 독도 영유권 역사 연구,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응한 캠페인 등을 지원하는 데 활용한다. 같은 이름의 카드도 나왔다. 국경일에 국내 신용판매 이용금액의 5~10% 할인, 공휴일과 기념일에는 국내 신용판매 이용금액의 0.5~1.0%를 적립해준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은행과 2개 은행 관련 기관에서 새로 출시한 훈테크 신상품은 모두 96종에 이른다. 2007년 37종에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사회공헌에 쓴 돈도 늘었다. 은행 등은 지난 한 해 동안 사회공헌 활동에 총 4833억원을 지원했다. 전년보다 23%나 늘어난 규모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오버비 21년/박정현 논설위원

    6·25전쟁을 소재로한 할리우드 영화는 별로 많지 않다. ‘원한의 도곡리 다리’ ‘야전병원 매시’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로버트 알트먼이 1970년 만든 야전병원 매시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주한 미국 육군 이동병원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로는 베트남을 무대로 하고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주한상공회의소(암참) 태미 오버비(51) 대표가 그제 이 영화를 떠올렸다. 그가 1988년 AIG 한국지사 근무를 위해 한국땅을 처음 밟았을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매시가 전부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88서울올림픽의 역동성, 외환위기를 극복한 금 모으기 운동,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광장을 메운 ‘대한민국’ 함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오버비 대표는 이런 것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노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체류 21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한을 앞두고 그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발전을 위해 조언해 달라는 주문에 영자신문 1면 복사본을 보여 줬다. 시위대가 각목을 들고 전경을 때리는 모습,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노동자들이 주먹을 쥐고 있는 장면이 담긴 2장의 사진이다. 오버비 대표는 “이런 모습들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진짜 한국의 모습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경영진 타도라는 구호에 한국인들은 익숙할지 몰라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힘과 한국 경제의 성공비결은 인재라고 평가하면서도, 사람 문제가 투자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오버비의 얘기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57개국 가운데 27위로 전년보다 4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노사관계 생산성은 56위로 꼴찌다. 노동계가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6월이다. 외신이 각목과 붉은 띠가 아닌 새로운 사진을 전해 외국인 투자가들이 물밀듯 몰려들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비정규직 해법 ‘무기계약직’ 급부상

    비정규직 해법 ‘무기계약직’ 급부상

    한나라당이 지난 8일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점을 오는 7월1일에서 일정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민주당의 비정규직 해고자 보호책 우선 마련 방안과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비정규직의 근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자는 정부안(案)은 사라지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2년 이상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곧 마련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9일 기업과 노무사업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무기(無期)계약직’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처우와 복지 등을 기존 비정규직(기간제) 수준으로 유지하고 정년만 보장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임금 증가분 등을 아낄 수 있다.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했을 때 발생할 기업 이미지 훼손도 막을 수 있다. 노동부는 무기계약직 전환 역시 계약을 갱신하는 기간제가 아니라는 면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인정한다. ●공공부문 2007년이후 8만여명 전환 N유통업체는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 ▲무기계약직 전환 ▲해고 등 각각 3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이 업체 관계자는 “비정규직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는 7월1일 이후 대량 해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사회적 책무 등을 고려할 때 대량 해고는 쉽지 않다.”면서 “직무 분석을 통해 일정 부분 무기계약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은 2007년 이후 8만 90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현재 8만 40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상태다. 은행권과 유통기업들 역시 무기계약직 전환을 마쳤거나 서두르고 있다. 외환은행은 11일 계약직 직원 1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돌릴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2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노무법인 업계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문의는 늘었지만 실행에 대한 장애물도 많다.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비정규직 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가운데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65.3%에 달했다. 하지만 평균 월급은 157만 9000원으로 기간제와 비슷했다. 정규직의 평균 월급은 238만 6000원, 기간제는 150만 3000원이었다. 사업체가 무기계약직에게 정규직과 동종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는 차별이 아니다. 이미 무기계약직은 기간제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간제근로자를 보호하는 비정규직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복수노조땐 새 계층 성장 가능성 하지만 장기적으로 노조 결성을 통한 단체행동도 고려해야 한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의 노조 가입률은 54.5%로 정규직의 96.2%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될 경우 새로운 노동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는 조치라며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수봉 한국기술대학 산업경영학부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무기계약직 전환 방법을 몰라 해고를 계획하는 곳도 많다.”면서 “정부는 홍보와 더불어 인사관리 컨설팅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는 7월 이후 비정규직 가운데 70만여명, 월 평균 8만~9만명이 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거침없는 자원확보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기업이 아프리카 잠비아에 있는 대형 구리광산을 인수했다. 잠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세계 4위의 구리 생산국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비철광업그룹이 6일 잠비아 정부 및 은야그룹과 루안샤 구리광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보도했다. 잠비아의 대표적인 구리광산 가운데 하나인 루안샤 광산은 연간 165만t의 구리광석을 생산, 잠비아 경제에 큰 역할을 해왔으나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로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중국비철광업그룹은 1998년 잠비아에 진출, 13년 동안 생산이 정지된 구리광산을 맡아 재기시키는 한편 잠비아 최초의 경제개발구 건설을 도와주는 등 오랫동안 공을 들인 끝에 초대형 구리광산 인수에 성공했다. 비철광업그룹은 루안샤 광산의 생산을 조속히 재개해 최대 3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잠비아 경제에 큰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위기를 이유로 감원 및 생산중지, 투자축소 등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세계 각국의 걱정 어린 눈길 속에서도 중국의 자원확보전은 계속되고 있다. 호주의 세계3위 광산업체 리오틴토를 중국알루미늄(차이날코)이 인수하려던 계획은 호주 정부의 반대로 최근 무산됐지만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에 대한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다. 연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돈보따리를 싸들고 아프리카, 남미 지역을 순방한 것도 자원확보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브라질과 러시아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계약도 맺었다.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앞으로도 해외, 특히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의 자원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tinger@seoul.co.kr
  • 가수 조항조 데뷔 30년만에 첫 전국투어

    가수 조항조 데뷔 30년만에 첫 전국투어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은 요즘에 제 노래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남자라는 이유로’, ‘만약에’, ‘거짓말’ 등을 히트시킨 트로트 가수 조항조(50)가 지난달 말부터 생애 첫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첫 단독 공연에 이어 올해 전국 10개 도시 20회 콘서트를 마련해 지난달 부산 첫 공연을 끝냈다. 이달 13일과 27일에는 각각 창원과 울산 공연을 갖는다. ●전국 10개 도시 20회 콘서트 미 8군 무대에서 음악 실력을 닦았고, 1979년 6인조 그룹사운드 ‘서기 1999년’으로 정식 데뷔했다. 사실상 음악 인생이 30년을 훌쩍 넘긴 것으로 따지자면 늦어도 너무 늦은 공연이다. 이에 대해 조항조는 “음악에 미쳐서 살았지만 남들에게 인정받는 세월이 너무 길었습니다.”라면서 “2시간짜리 공연을 한다고 치면 게스트가 없더라도 절반 이상은 자신의 노래로 채워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죠.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여건이 된 것 같아요. 라이브 카페 활동을 통해 팬들도 확보하는 등 자신감도 얻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음악 인생에서 성공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가족과 떨어져 열심히 뛰었으나 장남으로, 가장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1986년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 3~4년 미국 생활 끝에 다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을 시작했고, 1995년 영주권을 포기했다. 터닝 포인트는 1997년에서야 이뤄졌다. ‘남자라는 이유로’와 운명적으로 만났던 것. 원래 나훈아의 ‘무시로’에 붙여진 곡이었는데 무시로에 다른 멜로디가 쓰이는 바람에, 이 노래는 가사를 바꿔가며 여러 가수를 전전했다. 현재 가사로 처음 불려진 것은 1994년 박우철에 의해서였으나, 조항조를 만나 활짝 꽃피우게 됐다. 조항조는 “발라드를 담은 앨범을 준비하다가 이 노래를 만나 고민 끝에 본격적인 트로트 가수가 됐습니다. 어느덧 중년이 된 스스로의 감성에도 맞고, 삶의 애환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앨범을 내자마자 외환위기가 닥쳐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전화위복이라고, 이 노래가 당시 힘겨운 삶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아 조항조라는 이름 석자를 유명하게 만들었죠.”라고 회고했다. ●나만의 색깔 보여주려 게스트 없이 공연 그는 게스트 없이 공연을 홀로 꾸린다. 조항조만의 색깔을 갖기 위해서는 보여줄게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룹사운드 시절부터 많은 장르를 섭렵했다는 자신감도 한몫한다. 6개의 테마로 공연을 나눠 자신의 히트곡을 물론, 신곡 ‘사랑의 진실’, ‘미안하오’도 준비했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와 나훈아의 ‘영영’ 등도 새롭게 재편곡해 선보이고 있다. 이제 다시 노래 인생의 두 번째 막을 열고 있다는 조항조는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열정을 더할 수 있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인기를 얻은 게 아니라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는 세월을 거쳐왔기 때문”이라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날까지 열심히 노래하고 싶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현장에서 본 2009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에서 본 2009 베니스 비엔날레

    │베니스 문소영특파원│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니스는 2년에 한번씩 6월만 되면 전세계 현대미술 작가와 큐레이터, 화랑 관계자, 취재진 등으로 북적댄다. 대중교통이라고는 수상버스가 전부이고, 물가도 비싸고, 숙소조차 찾기 쉽지 않은 다소 불편한 베니스에서 1895년 이래로 현대미술대전인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로 대회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베니스비엔날레는 여전히 괴력을 발휘했다. 역대 최연소 감독인 스웨덴 출신의 다니엘 범바움(45)이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 ‘세상 만들기’(Making Worlds)를 통해 젊은 작가와 거장들 사이에 조화와 화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상·회화·조각 등 작품 배치도 조화롭게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이지연씨는 “2007년 비엔날레는 상업화랑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할 만큼 지나치게 상업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다면 올해는 30, 40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다.”면서 “경제가 불황일 때 늘 좋은 작가와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9년 미국불황, 1999년 아시아 등에서의 외환위기 때도 작품의 질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젊은 작가뿐만 아니라 1920년대에 출생한 70, 80대 작가의 작품들도 전시돼 신·구 작가들 사이에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면서 “영상과 회화, 조각작품 등도 적절하게 배치돼 어떤 곳은 어두운 전시장(영상)과 밝은 전시장(설치) 등이 잘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30대의 아르헨티나 출신의 젊은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36)는 자르디니 공원 안에 옛 이탈리아관을 개조해 만든 본 전시장에 밝고 흰 공간으로 가득 차도록 거대한 거미줄을 설치했다. 반면 또다른 본 전시장인 아르세날레의 입구에 들어서면 컴컴한 가운데 규칙적으로 사선으로 배열된 피아노 줄들이 부분 조명을 통해 마치 구름을 뚫고 지상에 떨어지는 햇빛처럼 드러난다.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특별 언급상’을 받은 브라질 출신의 작가 리지아 파페의 작품이다. 김 교수는 또한 “범바움 총감독이 관람자들의 눈높이에 대한 고민을 잘 처리했다.”고 말했다. 86세의 헝가리 출신 작가 요나 프리드맨은 천장에 실들을 얼기설기 연결한 뒤 그 위에 판지 등을 얹은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멕시코 출신 작가인 헥터 자로라(1974년생)는 우주선 모양의 광고용 풍선을 천장에 매달아 놓았다. 검은 지팡이를 천장 높이에 걸어놓고 빛으로 그림자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리처드 웬트워스의 작품도 ‘수준 높은’ 관람객들을 위한 작품이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섹와 랑가(1975년생)의 ‘스테이지(Stage)’ 작업은 바닥에 다양한 색깔의 실패나 맥주병, 디스코텍 반짝이 은공 등을 깔아놓은 ‘낮은 눈높이용’ 작품이다. ●전쟁·폭력·고문 등 사회· 정치적 풍자 작품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쾌한 정치· 사회적 풍자 작품들도 있다. 호주 오페라하우스, 발리 해변의 레프팅 현장, 동남아시아 바다 등의 엉뚱한 사진에 ‘베네치아’라고 로고를 찍은 수 만장의 엽서를 제작해 관객이 가져가게 함으로써 비로소 작업이 완성되는 폴란드 출신 작가 알렉산드로 미르의 ‘베네치아’가 눈에 띈다. 또 잠비아 출신 작가 아나와나 할로바가 선진국이 제3세계 국가에 샘플로 제공하는 가솔린, 유기농 콩과 같은 사각 컨테이너 안에 사탕과 초콜릿 등을 넣어둔 ‘더 위대한 G8이 광고하는 시장기준’과 같은 작품도 비판적이다. 섹스를 소재로 해 전쟁과 폭력, 고문, 권위주의를 고발한 작품들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 높다. 이탈리아관에서 펼쳐진 스웨덴 작가 나탈리 뒤버그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Experimentet’, 아르세날레 본 전시장에서 걸린 홍콩 출신 폴 챈의 ‘Sade for Sade’s Sake’라는 영상 작업 등이 그것이다. 뒤버그는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을 받았다. ●관객 줄세운 국가관 경쟁 치열 자르디니 공원에 위치한 국가관들의 경쟁도 볼 만하다. 이곳은 참가국들이 독립된 전시관을 설치해 자국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관람객이 길게 늘어선 전시가 좋은 전시’라는 입소문이 난 탓인지, 각 국가관마다 관람객 줄세우기 경쟁도 이어진다. 스티브 매퀸의 베니스 비엔날레에 관한 비평을 담은 30분짜리 영상 ‘자르디니’를 선보인 영국관의 경우 전날 오전까지 예약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 네온, 밀랍, 브론즈 등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한 브루스 나우만의 신·구작을 선보인 미국관도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미국관은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3개의 방향에서 국적 표시가 없는 청회색의 국기만 펄럭이는 프랑스관의 경우는 다소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러시아관에서는 ‘승리의 여신상’의 작은 유리 복제품에 러시아 군인의 실제 피를 분사하는 모습을 대형 프로젝트에 투사한 안드레 몰드킨의 작품이 주목의 대상이 됐다. 버려진 공간으로 인식됐던 아르세날레의 구석진 숲까지 전시장으로 활용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991년부터 파리와 런던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구정아씨의 고목 작품이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씨는 자르디니 본 전시장 앞뜰에도 설치작업을 해놓았는데, 작품 표지판만 보이고 작품을 찾을 수 없어 곤혹스럽기도 하다. 푸른 잔디밭 위로 인조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려면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선정 교수는 “아마 찾아가는 예술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대표 작가이기도 한 양혜규씨는 아르세날레 본전시장에 7점의 ‘광원(光源) 조각’을 내놨다. 한편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은 독일 조각가 토비아스 레베르거가 받았다. symun@seoul.co.kr ■ 사진작가 김아타 베니스 특별전 사진 1만장 뿌리기 퍼포먼스 배우 김혜수 깜짝 출연 눈길 1만장의 사진이 하늘에서 흰 눈처럼 쏟아져내렸다. 검은색 제복을 입은 작가 김아타(53)씨가 붉은색 천으로 감싼 10m 높이의 리프트 위에서 지난해 로마를 찍었던 사진을 한지에 인쇄해 뿌린 것이다. 5일(현지시간) 베니스 팔라초 제노비오 초록 잔디밭. 김아타의 전시를 구경왔던 100여명의 사람들은 떨어지는 사진들을 주우러 돌아다녔다. 허공에서 자신의 사진을 버리는 행위는 그에게 있어서 욕망을 버리는 행위이자 자유의 선언이었다. 그러나 땅 위의 사람들에겐 회색 사진 한장으로 압축된 ‘인달라 시리즈-로마’를 해체한 사진 1만장은 총천연색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자 욕망이었다. 욕망을 뿌리는 행위와 줍는 행위가 동시에 벌어지는 찰나의 순간에 일상의 수행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는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 수원대 이주향 철학과 교수는 땡볕 아래 계속 절을 했고, 그늘에서는 미모의 동양 소녀가 아주 느린 동작으로 호흡을 했으며, 이탈리아 한 여인은 관람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너는 누구냐-후 아 유’(Who are you)라고 화두를 던졌다. 계단을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서양 남자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관람객 사이를 돌아다니던 서양 여자, 김아타까지 6인 1조의 퍼포먼스였다. 더 넓게 보자면 사진을 줍기 위해 우왕좌왕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관람객도 퍼포먼스의 일부였을 것이다. 베니스비엔날레 연계 특별전 ‘AttAKIM-ON AIR’ 전시 개막을 알리는…. 지난해 53회 베니스 비엔날레 연계 특별전을 열게 돼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그이지만 6개월 남짓만에 “이제 베니스 비엔날레를 초월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버리고, 변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는 “‘버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자신의 이미지가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어렵지만, 버리지 않으면 또한 변할 수 없다.”면서 “지독한 욕망이 또 찾아오더라도 또 버릴 것이고, ‘인달라’가 다른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한 빌 비올라를 능가하는 영상작업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번 특별전이 열리는 2층 건물 전관에서 퍼포먼스에 사용된 사진들을 겹쳐서 만든 ‘인달라 시리즈’들과 얼음조각 파르테논 신전과 마오쩌둥이 녹아내리는 과정을 찍은 실제하는 것과 허상에 관한 ‘아이스 시리즈’, 작가가 2002년부터 진행해온 ‘온-에어’ 프로젝트 작품 22점이 전시됐다. 이날 개막전에는 여배우 김혜수씨가 검은 색 드레스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씨는 “2년 전쯤 잡지에서 김아타 작가의 ‘인간문화재’ 시리즈 사진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날의 퍼포먼스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symun@seoul.co.kr
  • [사설] 4대강 살리기 눈덩이 재정 경계해야

    ‘한국형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마스터 플랜이 어제 확정됐다. 총 면적 3만 5770㎢에 달하는 4대강 유역 정비를 통해 국토의 균형 발전과 녹색성장 기반구축,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광범위한 파생효과를 노린 사업이다. 그러나 추진절차의 측면에서 1년여의 계획 수립과 2년여의 공사로 마무리지을 예정이어서 밀어붙이기 식이라는 지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예산이 문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본 사업비는 13조 9000억원이었지만 최종 확정 예산은 3조가 늘어난 16조 9498억원이다. 본 사업과 직접 연계한 국가 하천정비와 수질대책 등에서 5억 3000억원이 별도로 투입된다. 총 사업비가 22조 2000억원까지 늘었다. 우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KTX 등 여타 국가 프로젝트의 재판이 되지 않기를 촉구한다. 대형 사업의 경우 투입되는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곤 했다. 이번 사업도 4대강 본류만을 사업 대상으로 삼았다가 4대강의 주요 지류까지 사업 범위가 넓어졌다. 아직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은 지방하천 정비와 문화관광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사업비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30조원이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이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뜩이나 재정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잘못된 예산 집행은 경제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개발 수혜지역의 부동산 문제도 눈앞의 현안이다. 남한강 주변 개발계획이 잡혀 있는 여주나 충주 시 등은 벌써부터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이 사업이 부동산 투기에 기름을 붓지 않도록 만전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1970년대 일본의 ‘열도개조’ 사업이 부동산 가격만 폭등시키고 실패로 막을 내린 사례도 있다. 대운하나 환경오염 논란도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다. 국가 백년대계인 4대강 사업이 성공하려면 반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좀더 섬세한 정책추진과정이 필요하다.
  • 은행들 “돈줄 쥔 마더를 홀려라”

    은행들 “돈줄 쥔 마더를 홀려라”

    은행들이 엄마들의 마음 잡기에 바쁘다. 불황일수록 가정의 경제권은 엄마들이 더 움켜쥐기 마련이어서 경제권을 쥔 엄마만 잡으면 대마(大馬)는 내 것이란 판단에서인지 은행들은 유독 엄마에게 지극정성이다. “철저히 주부를 위한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8일 오전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홈플러스 중계점. 1층 한쪽 260m²(약 80평)가량 되는 공간에 띄엄띄엄 소파가 놓여 있다. 중앙 라운지를 중심으로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겉보기에 영락없는 커피숍이지만 최근 하나은행이 야심차게 문을 연 대형마트 속 은행지점(Store-in Branch)이다. 지난달 말 문을 연 경기 병점점과 서울 강동점에 이은 3호점이다. 주된 공략 대상은 주부다. 정조영 하나은행 마케팅기획부 차장은 “대형마트 손님의 70%가 30~50대 주부라는 점을 감안, 직원 12명 가운데 10명을 아예 주부로 채웠다.”면서 “같은 주부로서 편하게 재테크 상담도 하고 은행 업무도 볼 수 있게 한 것이 컨셉트”라고 말했다. 은행 안으로 카트를 밀고 들어올 수 있도록 문도 턱도 없다. 누구나 쇼핑하다 피곤하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영업시간도 마트의 개·폐점시간에 맞췄다. 물론 주말에도 예외 없다. 은행 측은 “주부들에게 설문조사와 수익성을 고려해 6개월쯤 뒤 같은 영업점을 추가로 낼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대형마트 속까지 침투한 이유는 주부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실제 은행 방문 고객 수에서 여성은 압도적이다. 2007년 12월 하나은행이 방문한 고객의 성별과 수를 조사한 결과 아파트 등 주거밀집 지역 지점에서 여성 비율은 80%를 넘었다. 보통 남성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무실 지역에서도 여성 손님 비율은 58%를 차지해 남자(42%)에 비해 16%포인트나 많았다. 그만큼 금융상품의 의사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뜻이다. 방법은 다르지만 엄마들을 향한 은행의 마케팅은 현재진행형이다. 외환은행은 오는 18일 입시전문 교육기관과 함께 입시전략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보통 가을부터 시작하는 입시설명회보다 한 박자 빨리 가겠다는 전략이다. 10일까지 예약 신청을 받는데 선착순 300명에게는 1대1 맞춤 설명회를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주부들이 만족할 만한 유명 입시 전문가와 각 과목 유명강사를 섭외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최근엔 자녀를 유학 보낸 엄마들을 위한 은행간 환전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신한과 외환은행이 환전수수료를 최대 70%까지 할인하겠다고 밝히자, 씨티은행은 300달러까지는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일부 은행은 대형TV와 게임기, 테마파크 이용권까지 경품을 걸고 환전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여성들이 가정의 경제권을 쥐는 경향이 세지는 만큼 엄마들의 환심을 끌려는 은행의 노력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한나라 쇄신논의 종착역은 ‘박근혜 대표’? ☞유시민 한명숙 손석희 누가 나와도 吳 시장 누른다 ☞사면초가 대검 중수부 ☞‘엄숙한 도시’ 사우디 수도서 30년만에 영화상영 ☞유럽의회에 당당히 발 들여놓는 스웨덴 ‘해적당’
  • [메디컬 팁] 해외교포 건강검진 프로그램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해외교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24시간 콜센터와 e메일 상담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영어·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콜센터(3410-1155)는 매주 월요일 0시부터 목요일 자정(북미 현지시간 기준)까지 운영된다. 또 교포들의 검진 편의를 위해 지정 호텔 우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학생들을 위한 ‘해외 유학생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18∼30세 미만의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영양정밀검사·빈혈정밀검사·A형 간염·풍진검사 등으로 구성됐으며 모든 검사 결과는 국·영문으로 제공된다.
  • 은행들 中企 대출금리 상한제 도입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한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국민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등 5개 대형 은행들은 보증부대출 금리 상한선은 연 15%로, 일반대출 금리 상한선은 연 15~18%로 각각 정했다. 이들 은행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보증 비율이 80% 이상이면 보증부대출 금리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금리 상한선이 도입되기 전 보증부대출 최고금리는 은행별로 17.0~22.9%였다. 보증부대출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이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금융 위기가 본격화한 이후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보증 비율을 높이고 보증 규모를 확대해 왔다. 보증서가 없는 일반대출의 경우 담보 및 신용 대출 구분 없이 신한·외환은행은 15%, 하나·기업은행은 17%, 국민은행은 18%를 각각 넘지 않도록 했다. 중소기업 대출 만기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붙는 가산금리 상한선을 설정하는 은행들도 늘고 있다. 국민은행은 보증비율 80%인 보증부대출은 신용등급이 아무리 떨어져도 가산금리가 5%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신용등급이 하락해도 가산금리를 3%포인트 이상 붙이지 않고 있다.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춘 은행도 있다. 기업은행은 보증비율 100% 보증부대출은 1.0%포인트, 보증비율 85% 이상은 0.5%포인트 각각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경남은행은 모든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0.3%포인트, 광주은행은 신규취급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0.8~1.5%포인트 각각 낮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구조조정 해결사 PEF 다시 뜬다

    구조조정 해결사 PEF 다시 뜬다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시련이었던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외국자본이라는 구조조정 출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국내 경제, 세계 경제 모두 고비이다 보니 매물로 나오는 기업체들을 흡수할 주체가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시중의 풍부한 자금(유동성) 등을 토대로 한 크고 작은 PEF에 대한 기대감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PEF 활성화 내용을 담은 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기업 30여곳 구조조정, 자산 매각 본격화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434개 대기업(금융권 빚 500억원 이상)에 대한 신용위험 분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30~35곳이 구조조정(워크아웃 C등급+퇴출 D등급) 대상으로 거론된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대기업들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회생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MOU)을 맺은 금호아시아나·동부·동양·유진·대한전선 등 9개 재벌그룹과, 자율약정에 들어간 두산 등 재벌그룹도 계열사 및 자산 매각에 이미 나섰거나 착수할 방침이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현대건설과 외환은행 등 대어(大魚)들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기 중이다. 여기에 1·2차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해운업 구조조정, 중소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매물들도 가세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새로 만들어진 PEF는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만 산업은행이 만든 턴어라운드 PEF(946억원)를 비롯해 4개가 한꺼번에 신설됐다. 이렇듯 PEF가 활기를 띠는 것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뚜렷한 전주(錢主)가 없다는 현실적 요인이 가장 크지만 정부·채권단·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외국인들만 배불린다.’는 국민들의 거부정서를 비껴갈 수 있다. 물론 PEF에도 외국자본이 들어갈 수 있지만 대개 채권단과 국내외 자본이 두루 참여하는 ‘연합군’ 성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돈의 꼬리표 논란이 덜하다. 당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생명의 새 주인으로 미국계 퀀텀펀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자본 국적시비’가 재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경영권을 지킬 여지가 있어 PEF를 선호하는 기색이다. PEF는 경영권 자체보다는 수익에 신경쓰기 때문에 애초 인수 대상 기업에 되파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산은이 주도하는 PEF도 이같은 개념이다. 두산그룹이 얼마 전 삼화왕관 등 계열사 4개를 팔겠다고 밝힌 대상도 PEF다. ●M&A 큰 場… 짜고치기식 악용 소지 정부도 PEF 여건 조성에 적극적이다.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면 공적자금 투입 부담을 다소나마 덜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이나 부실채권 등에는 투자할 수 없게 돼 있는 현행 PEF의 족쇄를 풀어줄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구조조정 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재무안정 PEF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의 설립도 가능해진다. 한 금융권 인사는 “PEF가 너무 남발돼도 기업과의 짜고치기식 구조조정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 구조조정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견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용어클릭 ●PEF(Private Equity Fund) 특정 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사들여 구조조정을 하거나 사업 구조를 개편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이를 되팔아 수익을 얻는 합자회사. 사모(私募)투자펀드라는 명칭 그대로 여러 투자자에게서 돈을 끌어들일 수 있다.
  • 삼성 CEO들 “이대로 가면 3류, 4류 전락”

    “이대로 가면 3류, 4류로 전락하게 된다.” 삼성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의 ‘신경영선언’ 16주년(7일)을 앞두고 5일 방영된 사내방송 ‘신경영, 위기극복의 원동력’이라는 기획프로그램을 통해서다. 1993년 6월에 나온 이른바 ‘프랑크푸르트선언’에 나온 위기의식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방송에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출연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이대로 가면 3류, 4류로 전락하게 된다.”면서 “삼성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 선 그런 위기의식이 있었기에 IMF(외환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대 부회장은 “신경영의 본질 중 하나는 끊임없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 창조적 마인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순택 사장은 “미래에는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이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소프트 경쟁력 강화와 우수기술·핵심인재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양극화가 일부 중산층 과소비 불러”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이 상류층을 모방하는 과소비 현상이 증폭되면서 생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성림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는 5일 서울 양재동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린 ‘소비자교육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제위기 전후 가계경제 변화와 진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한 중산층 비중은 1997년 51.50%에서 2007년 43.70%로 7.80%포인트 감소했다. 연도별 가구당 평균소득이 66.6~133.3% 범위인 가구가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중산층 중 18% 정도가 순자산이 감소했는데 이들의 경상소득은 순자산이 증가한 가구의 0.93%에 그쳤지만 가계지출은 1.69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순자산 감소 중산층의 평균 소비성향은 137%를 기록, 소득보다 더 많이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순자산 감소 중산층은 증가 중산층보다 내구재 구입은 7배, 자동차 구입은 19배나 많았다. 자녀양육 지출과 사치 지출 역시 각각 2.4배, 2.08배 높았다. 이 교수는 “순자산 감소 중산층의 월평균 지출수준은 같은 계층보다 오히려 상층의 소비수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극심해지는 소득 양극화가 일부 중산층의 상류층 모방 과소비를 유발하는 등 중산층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 자산변동에서 유동적인 금융자산의 감소와 부동산·주택 관련 부채 증가는 중산층 가계의 경제위기 대처 능력을 상당 부분 잠식했을 우려가 있다.”면서 “중산층에 대한 소비자교육은 과도한 소비 조절과 재무설계에 집중하고, 소득양극화 완화를 위한 사회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FT “KB지주 외환銀 인수 준비”

    KB금융지주가 최소 20억달러(약 2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유상증자의 이유로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확보를 꼽았다. FT는 KB금융이 증자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을 자문역으로 선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KB금융이 지난주 투자은행들에 자문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제의했다고도 밝혔다. 해당 투자은행들은 자문을 맡기로 했다. 이 신문은 KB금융 산하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16%로 정부 기준인 10%를 웃돈다는 점을 지적하며 증자의 목적은 결국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달았다.하지만 KB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포석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증자 등 여러가지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는 밝혔지만, 액수 등 구체적 결정은 나지 않았다.”면서 “특히 지금은 누가 시킨다고 해도 은행 인수 같은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학자금 등 복지혜택도 차별

    은행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초임은 평균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나고 은행에 따라 최대 1800만원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은행들은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는 학자금 등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기업 우리 외환 농협 하나은행 등 7대 은행의 정규직 초임(군필·미필 평균)은 평균 3454만원으로 비정규직의 2133만원에 비해 61.9%인 1321만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국민은행 정규직 초임은 3700만원으로 비정규직 2350만원에 비해 57.4%인 1350만원이 많고 농협의 정규직은 3200만원으로 비정규직 1800만원에 비해 77.7%인 1400만원이 많다.신한은행은 정규직 3800만원, 비정규직 2400만원으로 1200만원 차이가 나고 하나은행은 각각 3080만원, 1900만원으로 1180만원의 간격이 있다.신한은행의 경우 정규직원 초임이 군필자 4200만원, 미필자 3400만원이지만 전담텔러의 초임은 2400만원 수준으로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차이가 최대 1800만원에 이른다.복지 혜택의 경우 외환은행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둔 정규직원에게 등록금의 100%를 지급하지만, 비정규직원에게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HSBC의 경우, 직원들이 대출받은 금액에 대한 이자를 지원하는 주택자금지원도 정규직원에게만 해당되며 의료비는 정규직원과 1년 이상 계약한 계약직원에게만 제공하고 있다.3월 현재 7대 은행의 비정규직은 2만 2163명, 정규직은 8만 2459명이다.한편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잡셰어링의 일환으로 올해 채용할 신입사업의 초임을 20% 삭감할 계획이어서 비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좁혀진다.최재헌기자 goseoul.co.kr
  • [열린세상] 국제통화기금과 라틴아메리카/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중남미 전문가

    [열린세상] 국제통화기금과 라틴아메리카/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중남미 전문가

    모처럼 즐거운 소식이 들렸다. 오랫동안 경제위기와 정체의 대륙으로 알려진 라틴아메리카에 말이다. 5월6일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지역의 “경기침체가 (과거보다) 훨씬 완만하고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순간 정점을 찍었고, 지금부터 이 지역은 회복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GDP는 1.5% 정도 위축되지만 내년은 1.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선진국들보다 1년 앞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한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이 있었을 때도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이는 “부시의 위기일 뿐 나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비동조화 명제는 곧 오류로 드러났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주요국의 환율은 30~40% 정도 상승했고 주가는 곧 반토막이 났다. 각국 경제의 기초체력이야 어떻든지 금융시장을 통해 위기는 전염되었다. 선진국에서 자금난이 생기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선호를 빌미로 신흥경제권의 포트폴리오를 대폭 정리해서 빠져 나갔다. 미국 발 위기는 오히려 달러 가치를 더욱 상승시키는 역설을 낳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선방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경기대책이나 안정적인 거시경제정책을 폈던 결과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라틴아메리카 경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상대적 고성장으로 달러를 비축할 수 있었다. 상품가격이 올랐고, 수요도 증가했기에 광산물과 에너지 수출 경제권은 큰 덕을 보았다. 대륙 전체로 외채 규모가 줄고, 재정 사정도 호전되었다. 멕시코와 칠레에 뒤이어 2008년에는 브라질과 콜롬비아도 투자등급으로 격상되었다. 은행권들도 보수적으로 경영을 했기에 ‘독소’ 자산으로부터 안전했고 부실자산도 적었다. 외채의 감소, 외환보유고의 증가, 재정수지의 호조, 안전한 금융권, 국가위험도의 하락 등은 지난 30년간 보지 못했던 현상이었다. IMF는 “현재의 전망은 과거 위기 시와 비교해서 개선된 실적을 보여준다. 이는 거시경제 정책이 개선되고 최근에 형성된 가장 튼튼한 방어조치들이 안겨준 혜택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개선된 부분은 IMF가 위기 시에 표준적으로 처방하는 고금리, 재정지출 감축 등 긴축 기조의 처방과 거리가 멀다. 2002년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시에 IMF는 이렇게 처방했다. ‘공공 서비스 요금을 인상하고 예산 지출을 줄여 흑자 분으로 부도난 채권 대금을 지불하시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정부는 이 처방이 경기회복에 방해가 된다면서 2년 이상 저항을 했고, 2006년 초에는 IMF에서 빌린 돈을 조기에 청산했다. IMF 처방에 저항한 아르헨티나 경제는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평균 8%의 성장가도를 달렸다. 브라질과 우루과이도 모두 IMF의 대기성 차관을 조기에 청산했다. 이들은 더 이상 IMF의 간섭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결국 ‘최근에 형성된 튼튼한 방어조치들’은 IMF의 훈수와 관계가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 지역에 생긴 새로운 기회구조, 과거 위기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개선된 정책수행 능력이다. 새로운 기회구조란 중국 등 아시아의 일차상품 붐이다.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은 중국 특수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잦은 경제위기로부터 건전한 금융의 중요성에 대해 학습한 효과도 컸다. 중남미 은행들은 독소 상품으로부터 안전했다. 일부 기업들이 환율 헤지 상품에 크게 물린 경우는 있지만 보수적 은행 경영이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았다. 게다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외채가 줄어들며 외환보유고가 증가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 65회 생일을 맞는 IMF는 사람이라면 퇴직할 나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욕심은 왕성해서 기금을 7500억달러로 대폭 늘려 계속 못사는 나라를 돕겠다고 한다. 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중남미 전문가
  • [열린세상] MB경제 어디 갔나/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열린세상] MB경제 어디 갔나/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외환위기 이전 우리경제는 8% 수준의 고속성장을 했다.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제구조가 수출산업과 대기업중심으로 바뀌고 내수산업과 중소기업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경제의 허리가 끊기고 양극화가 심화하여 성장잠재력이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4%대의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350만명의 실직자를 누적시킨 것이 바로 그 결과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경제를 다시 살릴 것이라는 국민의 여망을 안고 출범했다. 강력한 성장 동력을 회복하여 경제를 모두가 잘사는 번영의 궤도로 올려 놓는 것이 MB경제라고 규정하고 747공약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 국민들은 무한한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출범하자마자 측근인사로 내각을 구성하고 부자들을 위한 규제완화와 감세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 등 건설사업을 경기활성화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다. 그러자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경제를 거품으로 들뜨게 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거세게 타오르며 사회가 갈등과 분열에 휩싸였다. 이런 상태에서 뜻하지 않게 미국발 금융위기가 밀어닥치자 MB경제는 747은커녕 제2의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문제는 새 경제팀이 들어서 과거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경제를 인공호흡으로 살리려 하는 것이다. 경제의 도약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28조 4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여 돈 푸는 정책에 급급하다. 경제는 수출 19.0% 감소, 설비투자 22.1%% 위축, 성장률 2.3% 하락, 일자리 18만 8000개 증발 등 온갖 마이너스 공포에 앞이 안 보인다. 특히 문제는 단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어 녹색뉴딜을 내걸고 4대강 정비 등 건설사업을 대대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우리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내수기반이 부실하여 자생력이 부족하다. 이런 상태에서 억지로 건설경기 중심으로 인위적 팽창정책을 펼 경우 경기 회복 대신 투기회복이 먼저 나타난다.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심상치 않은 투기 회복의 전조이다. 더욱이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는 올 4·4분기 이후 우리경제는 경기가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무너지는 더블딥(double dip)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거품이 다시 꺼질 경우 실물경제는 가동을 멈추고 실업자를 대거 쏟아내는 식물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래도 국민들은 경제대통령으로서 무엇인가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4년 동안 이대로 좌절에 빠질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나오는 기대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힘들어도 희망이 보이는 새 MB경제 청사진을 다시 내놔야 한다. 돈을 마구 풀어 일단 경제를 들뜨게 하겠다는 거품경제정책이나 녹색이라는 이름으로 온 나라를 공사장으로 만드는 건설경기 부양책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이보다는 정부가 직접 칼자루를 쥐고 경제부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구조조정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신산업을 대대적으로 일으켜 미래경제를 이끌 성장 동력을 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 여기에 국내자본을 육성하여 경제의 외국자본지배를 탈피하고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을 획기적으로 일으켜야 한다 그리하여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는 것은 물론 경제가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득이 1만 5000달러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향후 5년간 2만달러를 회복하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우리경제가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을 것이라는 경고이다. 지난 50년간 국민이 온갖 피와 땀을 흘리며 일으킨 경제를 이렇게 무너뜨릴 수는 없다. 새 MB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의 발상전환을 촉구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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