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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弗잡기 전쟁… ‘검은 금요일’

    각국 은행과 기업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확보에 나선 가운데 2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 170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이상 오르다가 마감 3분 전에 극적으로 13.8원 하락했다. 이날 환율 급등락 폭은 30원이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암흑천지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오후 그리스 은행 8곳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씩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이 때문에 주가 하락이 가속화돼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 동안 676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들은 22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들이 907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11포인트(5.73%) 폭락한 1697.44로 장을 마쳤다. 하루 동안 날아간 시가총액은 58조 940억원어치다. 코스피가 지난 8월 9일 이후 장중 1684.68까지 떨어진 적은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 1600선으로 내려선 것은 지난해 7월 8일(1698.64)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리먼 사태가 터졌던 2008년 10월 16일(126.5포인트)과 그해 10월 24일(110.96포인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문이 확산된 2007년 8월 16일(125.91포인트), 세계경제의 저성장 공포가 엄습한 지난달 19일(115.70포인트) 이후 역대 다섯 번째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28%(24.9포인트) 떨어진 446.51에 마감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8원 내린 1166.0원에 마감됐다. 환율은 전날보다 16.2원 급등한 1196.0원까지 치솟았으나 장 마감 직전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져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 외환 딜러는 “정부 개입에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역외 달러 매수세가 강해 환율 상승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자금이 몰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 포인트 하락한 3.45%에,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 포인트 떨어진 3.56%에 각각 고시됐다. 홍희경·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무조건… 은행들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달러 확보하라”

    “무조건… 은행들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달러 확보하라”

    세계경제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전 세계가 달러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확보에 나선 가운데 금융 당국은 23일 은행 외환담당자들을 긴급히 불러 무조건 달러 확보를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중·지방은행 외환담당 임원 소집령을 내렸다. 한 시간 뒤 서울 여의도 금융위 청사에서 열린 ‘외환유동성 확보 긴급회의’에 참석한 15명의 은행 외환담당자들에게 금융위 당국자는 “현재 시중은행들이 연말까지 신용경색이 생겨도 버틸 정도의 외화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금융불안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어 내일 신용경색이 현실화돼도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달러 확보 비용에 연연하지 말고 무조건 늘리라고 했다.”면서 “특히 외화 채권 발생에 있어 금리에 연연하기보다 성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외화유동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던 금융 당국이 전격적으로 달러 확보 전쟁에 뛰어든 것은 신용경색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우리나라까지 전이됐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외국계 은행에서 달러를 차입하기가 힘들어졌다. A은행은 2주 전 1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조달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2.45%의 가산 금리를 붙인 수준이었는데, 현재 이 채권의 가산금리는 0.55% 포인트 급등한 3%까지 치솟았다. 금융시장이 불안하니 외국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투자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B은행은 독일계 은행과 늘 해왔던 단기 외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유럽계 은행이 국내 은행과 만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이 은행의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사실상 단기 자금의 만기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산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신용경색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중은행이 국내에서 외화 대출을 줄이면서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은행업계는 최악의 경우 정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10시 30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두산중공업 등 주요 수출업체 재무담당 임원들을 과천청사로 불러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쥐고 있는 달러를 내놓으라는 강력한 지침인 셈이다. 재정부는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쌓아 놓고 환전을 미룰 경우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달러 매도를 늦추는 래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으로 자금이 이탈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좀 더 빠르고 강하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의 3대 은행, 이탈리아 등에 대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경기부양책이 시장 참가자들을 실망시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Fed의 조치가 경기 부양의 실탄이 고갈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짐으로써 세계 경제 먹구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화 쏠림현상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자본 및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한 달여 만에 핫머니가 3조원 이상 이탈하고, 주가가 17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과 투기성 자본의 이탈은 원화값의 급락을 초래해 1년 만에 최저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원화 폭락사태가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최근 10여일 단위로 진폭을 키워가고 있는 글로벌 금융쇼크에 대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누차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선물시장으로 급성장한 외환시장에 대해 ‘조건부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는 등 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입에 안전장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원화값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들어갔다고 한다. 급격한 원화값 하락은 그러잖아도 불안한 물가에 치명타가 될 뿐 아니라 성장동력마저 잠식할 수 있다. 수출에는 도움이 된다지만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과 미국, 중국의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이어서 그리 기대할 바가 못된다. 그렇다고 지나친 시장 개입은 한국시장을 빠져나가는 투기성 자본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된다.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강력한 국제적 공조를 취하기로 했다는 코뮈니케(성명서)를 채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국제 공조를 통해 극복한 전례에 비춰 보면 적절한 대응으로 판단된다. 개별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3년 전 대규모 양적 완화정책이 지금의 위기를 불렀다는 점에서 대응에 제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 참가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심리부터 덜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에 떤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785.69로 밀렸다가 연기금 매수에 힘입어 1800.55로 간신히 1800선을 턱걸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29.9원 오른 1179.8원으로 1180원 코앞에서 급등세를 멈췄다. 환율이 1200원선을 위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달 들어 증가폭이 너무 가파르다. ●외환당국 별다른 대응방안 없어 지난 2일 1062.15원이던 환율은 꼭 3주일 만에 115.65원 올랐다. 110원 이상 상승은 물가가 0.7%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 급등이 구조적인 현상이고 외환 당국의 대응방안이 별로 없다는 데 전문가들의 인식이 일치한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신제윤 재정부 1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국제금융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외환 당국은 “정부는 어떤 방향이든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시장 개입성 발언을 했으나 환율 급등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리스의 부도와 스페인·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같은 악재가 터지면 자금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달러화 강세, 미국 경제 불황 등이 겹쳐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佛 신용강등땐 자금유출 심화 한편 국가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한국 CDS 프리미엄이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내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도 급등했으며 국내 외화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통화스와프(CRS) 금리도 악화됐다. 한국 정부 발행 외화 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1일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14bp 폭등한 173bp(1bp=0.01%)로 2009년 7월 17일 178bp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일 101bp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 121bp로 급등했다. 이후 불과 한달 반 만에 50bp나 치솟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임주형·오달란기자 hermes@seoul.co.kr
  • 버냉키 오판… “세계경제 위기 진입”

    버냉키 오판… “세계경제 위기 진입”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세계 경제가 사실상 위기 국면에 접어든 것이란 진단을 22일 일제히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금융위기가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미국의) 경기침체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고, 이들의 약점이 전 세계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기하방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탓에 경기부양을 위해 4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미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 발표에도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불협화음으로 향후 지준금리인하, 중장기 국채 추가매입, 금리 상한제 등에 대한 기대도 무너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9.8원으로 21일보다 29.9원 상승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15일 이후 10거래일간 상승폭(74.9원)보다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외환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53.73포인트(2.90%) 내린 1800.55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6.10(1.28%) 하락한 471.41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도 전날 하락세에 이어 이날 장 초반부터 3% 이상 급락하며 출발했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4% 이상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2.07%)등 아시아 주요국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의 성장경로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07년 4분기부터 2009년 2분기까지 무려 5.1%나 축소됐다.”면서 “이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경기침체가 심했던 1957∼58년의 -3.7%보다도 훨씬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경기가 다시 침체하지 않고 개인 소비와 주택경기 등 수요측면의 회복 저해요인이 해소된다면 금융위기 이전의 성장속도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용어 클릭] 장기국채 매입·단기국채 매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중앙은행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동시에 단기 채권을 팔아 장기금리를 끌어내리고 단기금리는 올리는 방식이다. 장·단기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뒤집어 놓기 때문에 ‘트위스트’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다.
  • “한국, 유럽發 금융위기 영향권 진입했다”

    “한국, 유럽發 금융위기 영향권 진입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원화가치·주가·채권가치의 ‘트리플 약세’가 형성되면서 유럽발(發) 금융위기 영향권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반면 코스피 지수는 하락하는 것(트리플 약세)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응 능력이 나아졌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2008년과 같이 단기간에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한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9.9원으로 전날보다 1.5원 상승해 마감됐다. 1150원선은 가까스로 지켜냈지만 3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 1일(1061.30원)보다 8.3% 올랐다. 주요국 통화에 비해 훨씬 많은 폭으로 오른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31포인트 오른 1854.28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 1일의 1880.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7.40포인트 오른 477.51을 기록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 역시 3.5%로 지난 1일의 3.45%보다 0.05% 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트리플 약세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1조 27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유럽계 자금은 7560억원이다.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이 9579억원 순유출됐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초만 해도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여도 환율의 움직임은 크지 않았는데 최근 환율 급등 현상을 보면 외국인 자금이 상당 부분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갖가지 금융 지표들이 분명 우리경제에 조기 경보를 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150원대에 가까워진 원·달러 환율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1160원) 수준에 가깝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 당시인 지난해 4월(1104원)이나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지난해 11월(1142.3원)을 넘는 수치다. 다른 지표들도 위험수위다. 한국 정부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0일 159bp(1bp=0.01%)로 2010년 5월 25일(173bp)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20일 기준 195bp로, 올해 3월 30일 196bp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외 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로존 문제가 악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의 외환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개선됐고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늘의 눈] ‘외환은행 매각’ 실타래 풀리나/홍희경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외환은행 매각’ 실타래 풀리나/홍희경 경제부 기자

    외환은행 매각의 걸림돌이던 서울고법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선고일이 다음 달 6일로 확정되면서 매각 승인의 열쇠를 나눠 쥔 기관들의 ‘폭탄 돌리기’에도 끝이 보이는 듯하다.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대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판결 뒤 론스타는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면 당국은 론스타가 보유한 주식 강제매각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국감에서 강제매각 방식 질문이 잇따르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법률 검토를 해 보겠다.”고 답했다. 아쉽게도 법은 언제 어떻게 강제매각을 해야 하는지 규정해 두지 않았다. 오히려 매각 방식은 정책적 판단이 필수적이다.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인수 계약을 맺은 하나금융이나 강제매각 명령이 떨어지면 이전에 맺은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는 외환은행 노조가 당국을 주시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결정할 수 없다는 말이 여론이나 외압에 기대겠다는 뜻은 아니기를 바란다. 당국의 태도와 달리 국감장에서는 강제매각 방식에 대한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졌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론스타는 비싸더라도 빨리 내보내야 하고, 법원 선고 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막을 수 없다.”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구조가 악화된다면 금융권이 모든 부담을 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현재 의결권 부존재 소송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주가조작 재판이 끝났다고 바로 승인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론스타는 최소한 2005년부터 산업자본이라면서 “현재 가격에서 10% 할인해 장내매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수많은 해결책을 제시했음에도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당사자들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진 느낌이다. 당국이논의 과정에서 각종 의견 수렴을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의사결정 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잡음을 해소하는 방법일 것이다. saloo@seoul.co.kr
  • “카드사 고객정보 관리 강화하라”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 내부 직원이 고객 정보를 잇달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금융당국과 카드사에 재발 방지 대책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21일 모든 카드사 및 주요 캐피털사 내부통제 담당 임원들을 불러 고객정보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또 각 회사가 고객정보보호대책과 운용 실태를 자체 점검해 다음 달 초까지 보고하도록 했다. 점검 대상은 ▲고객정보 접근권한이 제한된 담당자에게만 주어졌는지 ▲이메일이나 이동식 저장장치 등을 통한 외부 유출을 차단하고 있는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주요 고객정보에 대한 암호변환처리가 돼 있는지 등이다. 금감원 주문과 별도로 카드사들도 직원 단속과 함께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외부 메일 발송을 제한하고 문서파일을 암호화했으며, USB와 웹하드 사용을 차단했다. 하나SK카드는 모든 임직원의 컴퓨터에 ‘고객정보시스템’을 설치하고, 인가되지 않은 고객 정보를 보유하거나 일시적으로 과다한 고객 정보 생성이 발견되면 조치를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고객정보 보안정책을 위반한 임직원은 해임 등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비씨카드는 정보 보안을 통제하는 정보보안실을 신설했으며, 고객 정보 접근 시 해당 내용이 감사부로 자동 통지되고 있다. 프린트물의 반출을 막기 위해 엑스레이 검색대도 운영 중이다. KB국민카드는 고객 정보를 반출할 때는 팀장 이상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고객 정보의 반출 내역 및 폐기 여부를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외환카드는 고객 정보를 조회해 엑셀로 다운받으면 주민등록번호 뒷번호가 안 보이도록 조치했으며, 롯데카드는 외부로 나가는 모든 메일에 대해 파일 암호화 여부를 중복 체크하고 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은 내부 직원이 80만여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정보를 유출한 삼성카드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하이닉스 추가 인수후보 받는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SK텔레콤 외에 추가로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에도 입찰 참여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일각에서 채권단이 SK텔레콤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하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매각 과정에서 추가 인수 희망 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STX가 지난 19일 입찰을 포기한 뒤 남은 후보인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쉽게 가져가는 모양새가 되자 여론의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의 이런 방침은 ‘허공의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제 와서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지난 7월 SK텔레콤, STX와 함께 의향서(LOI)를 냈을 것”이라면서 “채권단도 추가 인수 희망 기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인수 후보가 나오더라도 SK텔레콤과 STX처럼 7주 동안 하이닉스 경영상태를 점검하는 실사는 하지 못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SK텔레콤 측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서 새 후보 때문에 다음 달 24일로 정한 본 입찰일을 변경하는 등 매각 일정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과거 인수·합병(M&A) 과정의 잡음 때문에 특혜 시비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009년 하이닉스 매각 과정에서 효성그룹은 단독으로 LOI를 내고 인수를 추진했으나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라는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수 추진을 중단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하이닉스 매각 “일정대로”… SKT 단독입찰로 가나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원래 일정대로 추진된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공동매각주간사 및 주식관리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당초 예정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본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24일로 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날 STX가 인수 의사를 포기했지만 남은 인수 후보인 SK텔레콤에 단독 입찰의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 비추어 볼 때 단독 입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9년 9월 하이닉스 매각을 추진했을 때 효성그룹이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냈으나 이를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다음 절차를 진행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전 사장도 한 곳만 매각에 응찰할 경우, 2주일 정도 기다려보고 그래도 다른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단독 응찰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조만간 구체적인 입찰 일정과 낙찰자의 조건 등을 담은 입찰 안내서를 SK텔레콤에 발송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24일 본입찰 마감 뒤 심사를 거쳐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SK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게 되면 11월 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통해 하이닉스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 남은 쟁점은 인수 가격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인수 경쟁자가 없어진 SK텔레콤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원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2년부터 하이닉스 주식 처분을 원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채권단으로서는 이번에 경영권 프리미엄 부분에서 다소 가격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을 성공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결국 SK텔레콤이 써낼 가격이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딜(계약) 성공을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SK텔레콤, STX 등 인수 후보들은 그동안 가격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매매 가격이 결정되는 시점을 본입찰로부터 3주 뒤인 SPA 체결 때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자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등은 “매각이 성사되면 당연히 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고 그만큼 인수 기업이 추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며 반발한 바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하이닉스 총 지분은 20%로 약 1억 5000만주다. 이날 기준 하이닉스 주가는 2만 1650원으로 인수가격은 약 3조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환율 곧 1200원”… 물가 떨고있다

    “환율 곧 1200원”… 물가 떨고있다

    환율이 불안하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에 그리스 부도설이 겹치면서 20일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세계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매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0원 오른 1148.4원에 마감됐다. 이틀 사이에 35.9원 폭등했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에 대해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구두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환율 급등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삽시간에 12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약세를 보였던 달러는 유럽의 위기를 맞아 이제 강세로 전환했다. 원·엔 환율은 15.03원(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0.24원(1.6%) 오르면서 2009년 3월 13일(15.16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유럽의 악재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과 신흥국 통화 약세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다.”면서 “이날 엔화에 대한 선호 현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엔 환율도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올랐으며 아시아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 지수는 1.61% 하락했으며 상하이 종합지수는 0.41% 상승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까닭은 강등이 이미 예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과 가계부담을 가중시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로존에서 비롯되는 문제에 대한 정부의 거시정책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외환보유고 관리를 위해 달러를 마구 내다팔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3분의1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리스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많은 프랑스와 벨기에 은행이 어려워질 경우 우리나라로부터 채권을 급격하게 회수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유럽계 투자기관들은 8월 이후 주식시장에서 4조 317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채권시장에서 2조 1555억원을 순매도해 모두 6조 5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장기국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단기국채신용등급은 ‘A1+’에서 ‘A1’으로 한 단계 내렸다.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해 추가 강등의 여지를 남겼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SC제일은행, 새달 중순 ‘스탠다드차타드’로 재출범

    SC제일은행, 새달 중순 ‘스탠다드차타드’로 재출범

    다음 달 중순 SC제일은행이 스탠다드차타드뱅크(SCB)로 재출범한다. ‘제일’이란 이름은 1958년 탄생한 뒤 53년 만에,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은행을 인수한 뒤 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다음 달 14일쯤 SCB로 바뀐 은행명과 기업이미지(CI)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은 금융지주가 출범한 2009년부터 은행 이름에서 ‘제일’을 빼는 방안을 검토해 왔고, 지난해부터 지주사 내부에 행명 변경 태스크포스를 가동해왔다. ●은행측 “제일銀 명칭 통합효과 저해” 제일은행 관계자는 “‘제일’이 갖는 전통과 가치는 자랑스럽지만, 선도적인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 브랜드의 강점과 인지도를 활용해 국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고민이 깊어 행명 변경을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SC금융지주 산하 5개 자회사인 SC제일은행·SC펀드서비스·SC캐피탈·SC저축은행·SC증권 중 ‘제일’이 들어간 명칭은 은행이 유일하다. 지난 18일 제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도 ‘제일’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실추됐다고 판단하는데 힘을 보탰다. 은행 직원은 “제일저축은행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부실한 것처럼 연상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행명 변경 관련 논란은 2005년 SC제일은행 출범 직후부터 제기돼 왔다. 세계 70여개국에 진출한 SC그룹은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자체 브랜드(SC)와 현지 브랜드(제일)를 섞어 써왔다. 1929년 설립된 뒤 외환위기 전까지 조흥·상업은행과 함께 국내 3대 은행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전략상 한국에서만 ‘예외’를 허용하는 기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고, 2009년 지주 체제 전환 이후부터 행명 변경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이 은행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지점 등 새로 출점한 지점을 ‘SCB’ 브랜드로만 꾸몄다. 같은 기간 직원 이메일 주소 도메인은 ‘@scfirstbank.com’에서 ‘@sc.com’으로 바뀌었다. 리처드 힐 행장은 올해 4월 간담회에서 행명 변경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의 브랜드는 스탠다드차타드다. 제일이라는 명칭의 의미는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다.”라며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노조 “한국색 지우기” 반발 한편 노조는 행명 변경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SC 본사의 글로벌 전략인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지난 여름 67일간의 은행권 최장기 총파업을 실시했던 은행 노조는 행명 변경을 ‘제일은행의 한국색 지우기’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당초 올해까지 행명 변경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던 약속을 또 깨뜨렸다.”면서 “행명 변경은 과거 제일은행의 역사성과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혼란을 주고 불필요한 브랜드 교체 비용을 발생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M&A 귀재 ‘강덕수 신화’ 제동

    M&A 귀재 ‘강덕수 신화’ 제동

    STX그룹이 19일 하이닉스 인수 추진 포기를 결정하면서 강덕수 회장의 인수·합병(M&A) 신화에도 제동이 걸렸다. STX는 활발한 M&A를 통해 그룹 출범 10여년 만에 재계 14위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1973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000년 쌍용중공업 전무에 오른 뒤 외환위기 여파로 퇴출 기업이 된 쌍용중공업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오너 경영인이 됐다. 강 회장은 이듬해 5월 ‘주식회사 STX’를 출범한 뒤 알짜 회사들을 잇따라 거둬들였다. 2001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2002년 11월에는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를 사들여 에너지 사업의 길을 텄다. 2004년 하반기에는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로 해운업에까지 진출했다. 강 회장은 2006년에는 무모한 확장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다롄에 550만㎡의 광활한 부지에 터를 잡아 초대형 조선소를 건설했다. 2007년 10월에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인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했다. 그러나 국내 M&A 시장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강 회장은 2008년 대한통운 매각 때 입찰에 참여했다가 떨어졌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때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했다가 포기했다. 대우건설 인수는 내부검토 단계에서 접었다. 지난해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대한조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인수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도 포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제 핫머니 국내 금융시장 공격?

    국제 핫머니 국내 금융시장 공격?

    주식, 파생, 채권, 외환 등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기·작전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8월 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변동성은 2.78%에 달했다. 코스피가 이 기간 하루 평균 2.78% 움직였다는 의미로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2.32%)보다 높고 유럽의 프랑스(2.84%)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 증시의 31%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 와중에 개인 및 기관 투자자도 단타 매매에 주력해 증시 변동성를 높였다. 기관은 채권 시장에서도 투기 성향의 단기매매에 나섰고, 급락장에서 이른바 ‘한탕’을 노리는 세력까지 가세해 옵션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외환 시장마저 추석 연휴 이후 급속하게 무너졌고 급기야 핫머니(국제금융시장의 단기부동자금) 공격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시장은 증시였다. 한국 증시는 신흥국 증시에서 가장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변동성은 상하이지수가 1.5%, 인도가 2.0%, 말레이시아가 1.0% 수준에 불과하다. 조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18일 “변동성이 클수록 작전 세력과 핫머니들이 활개 치기 쉽고 이에 따라 파생상품과 환율 변동성도 커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폭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던 외환 시장이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요동쳤다. 외환딜러들은 역외시장을 중심으로 핫머니의 투기성 거래가 부쩍 늘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평소 역외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10%(5억~10억 달러)도 안 됐는데 추석 연휴 이후에 하루 거래량의 최대 30%(25억~35억 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직후인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39.10원 오른 뒤 소폭 하락해 11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증시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식 시장은 대외 악재뿐 아니라 ‘정치인 관련 주’와 같은 각종 이슈만으로도 요동을 쳤다. 채권시장에서는 기관들도 투기성 거래에 나섰다. 채권시장 자체에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등 왜곡된 가운데 채권의 주 수요자인 보험사도 단기 매매에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10년물 금리가 3.68%로 떨어진 상황에서 보험사의 금리 연동형 상품 이율인 5% 안팎을 맞추기가 어렵다.”면서 “수익을 내려면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매매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의 위험을 분산(헤지)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옵션 시장에는 차익 거래를 통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실현하려는 자금이 흘러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풋옵션 거래 대금은 지난달 9일 4조 7366억원, 콜옵션 거래 대금은 지난 1일 1조 8295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中금융4인방 글로벌금융 50인에

    中금융4인방 글로벌금융 50인에

    세계 1위인 3조 달러(약 3300조원)가 넘는 외환 보유고 가운데 1조 1735억 달러를 미국 국채로 갖고 있는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 세계 금융 시스템의 대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중국의 금융정책과 운용 향방을 주목하는 이유다. 미국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이 그 현실을 인정했다. 블룸버그 자매지인 금융 전문 블룸버그마켓이 최근 호에서 처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금융 50인’을 선정하면서 중국인 4명을 포함시켰다. 왕치산(王岐山·63) 부총리, 저우샤오촨(周小川·63) 인민은행장, 장젠칭(姜建淸·58) 공상은행장, 러우지웨이(樓繼偉·61) 중국투자그룹 회장이 그들이다. 왕 부총리와 저우 행장은 정책 입안가 분야에서, 장 행장은 은행가 항목에서, 러우 회장은 투자가 자격으로 뽑혔다. 다른 2개 항목인 기업혁신가와 학자 부문에선 영향력 있는 중국인이 나오지 못했다. 이들 4명은 모두 공산당 간부들이다. 원자바오 총리 밑에서 경제와 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왕 부총리에 대해 블룸버그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미·중 간의 위안화 절상 및 무역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의 근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지난 7월 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저우 행장이 뽑힌 이유다. 저우 행장은 “인플레이션 억제가 중국 화폐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는 자신감까지 내보였다. 중국의 4대 국영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인 중국공상은행은 시가 총액, 이윤, 수신고에서 세계 최대 상업은행이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과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장 행장은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러우 회장은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국부 투자 자금을 주무르는 막강한 위치에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미국과 유럽의 채무 위기 속에서 ‘차이나머니’의 향배는 글로벌 경제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외에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금융 50인’에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정책 입안가 분야), 조지 소로스(투자가 분야)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전 회장, 인도 타타그룹 라탄 타타 회장(기업 혁신가 분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학자 분야) 등이 뽑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의외로 담담해요. 심지어 금융기관이 대출을 죈다고 해도 값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아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M부동산 대표) ‘맷집이 좋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내 주택시장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든 것일까.’ 미국의 실물경기 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은 예상 밖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던 일부 전문가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외환위기·리먼사태때 급락과 대조적 부동산114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한 7월 말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전국의 집값은 0.01% 오르고, 서울과 신도시는 각각 0.7% 하락하는 등 우려했던 급락장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부터 1998년 6월까지 6개월여 동안 전국의 집값이 17.85%, 서울이 18.46% 하락한 것에 견주보면 미미한 변화다. 또 2008년 리먼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집값이 4.33%, 서울이 5.57% 떨어진 것과도 대조적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63㎡의 호가는 9억 5000만원. 한 달 전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지만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주공 1단지는 36㎡는 6억 3000만원으로 한 달 새 1000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01㎡가 9억 2500만~9억 3000만원으로 오히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대비·경험 따른 학습 효과도 개포동 믿음부동산 오일심 대표는 “리먼사태 때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층 주거단지인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집값에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주공7단지 59㎡의 경우 시세가 1억 7000만~1억 8000만원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예상과 달리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전의 위기 때와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예견된 위기이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이미 집값이 바닥권에 머물러 있어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거품 빠져 충격 덜 받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매매시장은 반(半) 고사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위기 때 집값이 급락했다가 다시 오른 두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주택 실거래가가 30%가량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요동쳤지만 이번에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만큼 충격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위기 지속… 투자 신중해야” 글로벌 경제위기로 집값이 폭락한 뒤에는 반드시 반등장세가 왔었다. 건설업계가 공급을 줄인 상태에서 정부가 부양책을 쏟아내고, 수요자들의 집값 바닥론(집값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어우러져 폭등장세를 유발한 적도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에는 사상 초유의 전세난이 일어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급등하면서 집값 버블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외환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재건축과 뉴타운을 중심으로 투자세가 유입되면서 반짝장세가 연출됐었다. 하지만 이번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락장세도 없지만 급등장세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리먼 사태 이후 아파트 입주량 감소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오를 요인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많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유럽은 재정전쟁] 유럽지원 발빼는 브릭스

    [유럽은 재정전쟁] 유럽지원 발빼는 브릭스

    “혹시나 하고 기대했는데, 역시나….”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유럽 재정위기국 지원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브라질 정부가 밝혀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관련국들 대부분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바람에 사실상 ‘물 건너간’ 형국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브릭스 국가들 대부분이 유럽 재정위기국 지원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13일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이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회의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유럽연합(EU)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브릭스 국가들이 보유한 외환으로 유로화 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히자마자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반겼다. 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이들 브릭스 국가가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 1975억 달러로 세계 1위이다. 러시아가 5339억 달러이고, 브라질과 인도, 남아공도 각각 3461억 달러, 3191억 달러, 490억 달러로 모두 4조 5000억 달러(약 5000조원)에 육박한다. 이들 브릭스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유럽 위기국들을 지원하는 데 충분한 규모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이날 분석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만테가 장관의 발언은 ‘립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리다쿠이(李稻葵) 중국 인민은행 자문역은 인플레와 자산 거품 해결이 중국의 현안이라면서 채무위기 당사국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유럽 채권 매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지원에 앞서 유럽 국가들의 자구 노력이 선결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중국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유로본드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대통령 경제 수석보좌관도 G20 그룹이 유로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더 적절한 채널이라고 말했고, 알렉세이 쿠르딘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보유 외환 가운데 유로 액면 자산이 “이미 45%가량”이라면서 중앙은행이 이 비율을 더 늘릴 여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40일새 4번째 금융쇼크 구조적 점검하라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등 유럽발 금융 불안이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행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막기 위한 지원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유럽연합(EU)이 유럽본드 발행을 곧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EU·한국 증시가 반등하는 등 진정세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8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무려 4차례 금융쇼크가 몰아닥쳤듯이 언제, 어디서 이 같은 금융쇼크가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우리나라는 이 같은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글로벌 위기에 대비해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60조원의 자금 확보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지금의 우리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체력이 강해졌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럽다. 2008년 9월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이 37.3%이던 것이 지난 6월 현재 35.2%로 낮아졌다. 단기외채 비중도 51.9%에서 37.6%로, 외환보유액 대비 은행 단기외채 비율도 66.5%에서 38.1%로 각각 떨어졌다. 반면 외환보유액은 2397억 달러에서 3121억 달러(14일 기준)로 크게 늘었다. 3년 전 리먼사태 때보다 금융쇼크를 흡수하는 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중요한 건 이번 금융쇼크를 통해 금융과 외환의 취약 부분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재정은 여러 해에 걸쳐 글로벌 위기의 영향을 받지만 외환건전성은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화 예수금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를 두고 한 말일 게다. 외화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느냐의 문제만큼 유출입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 규제 강화, 은행의 비예금성외화부채 잔액에 만기별로 차등 부과하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일명 은행세) 요율 인상, 외국인 자금의 무차별적인 유입을 막기 위한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 등을 통해 자금흐름을 적절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 연기금 등 기관의 역할을 확대하고, 단타 위주의 개미 투자를 장기투자로 유도해 시장의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 [세계는 외환전쟁] 대기업도 은행도 “실탄 비축”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5일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은행 대출 및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을 통해 총 60조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해 자금 조달 규모인 64조원에 육박하는 것이며, 2009년 자금 조달액 49조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8조원 넘게 늘어 10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한해 증가액 12조원보다 50%나 많은 금액을 8개월여 만에 확보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 대출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기업들은 2007년 말 50조원이던 대출잔액을 8개월 만에 71조원까지 늘려 2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었다. 대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총액은 3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조원 늘었다. 대기업 유상증자 역시 올해 7월까지 4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6000억원)의 2.8배에 달한다. 대기업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가속화되면서 하반기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체감경기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은의 8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 13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대기업보다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중소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15조원가량으로 대기업(60조원)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서대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이 지지부진하고 그리스 디폴트 현실화 우려로 인해 대기업들이 예비적 차원에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국내 은행 일부는 유럽 은행들의 신용 경색 우려가 금융위기로 확대되면 석 달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달러 등 외화자금을 충분히 비축하라고 당부했고, 은행들도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외환 건전성 점검(스트레스 테스트)을 실시한 결과 일부 은행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은 세계적인 외화자금 경색이 현실화되면 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외화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버금가는 신용 경색 상황을 가정한 극단적인 테스트였다.”면서 “은행들에 모자란 외화유동성을 좀 더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상반기에 세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화를 충분히 비축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있어 추가로 달러 확보에 나섰다. 약 20억 달러의 여유 외화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달 중순 10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대출 통장 성격의 외화차입선)을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커미티드 라인을 꾸준히 확대했고 올해 초 1억 달러를 추가해 현재 9억 달러의 한도를 확보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각각 1억 달러와 2억 달러 한도의 커미티드라인을 외국계 은행과 체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30억 달러와 26억 달러 규모의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추가 채권 발행과 커미티드 라인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외국 금융기관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달러를 꿔 오느라 바빴던 은행들이 이제는 1개월 미만의 단기 자금의 경우 오히려 중국 및 유럽 은행에 빌려줄 정도로 외화 사정이 넉넉해졌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의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경제력에 비해 높은 통화가치를 기초로 빚을 늘려왔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능력도, 자력으로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주체가 상환능력에 부담될 정도로 부채를 끌어 쓴다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를 실질소득의 증대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 없이 금융정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은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거나 증가율을 억제하면 서민들에게 먼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주로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과 같은 생계형 신용대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총량을 줄이려다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정책의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다주택보유자를 차주로 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담보대출은 만기 도래 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부채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충격흡수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의 상업적인 논리로는 어려운 결정이다. 우량고객에게 상환부담을 높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고객들이 오히려 리스크가 큰 고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철이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7~8월 중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 말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하여 4조 7000억원인 은행권 증가 폭을 웃돌았다. 소위 풍선효과이다. 그렇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총량규제가 효력을 발휘할까. 제2금융권의 경우 저소득·저신용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총량을 압박하면 개인파산에 이르거나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은행권보다 더 높다. 따라서 가계대출 총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출의 구성을 바꾸고,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며, 충당금적립률을 대폭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정책을 우선하여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다중채무자들은 부실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연쇄 부실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을 막으면 당장 부실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시장에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다중채무자에 대한 신용정보 기반을 확충하고 리스크가 높은 다중채무자 유형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충당금적립률을 높여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바 있는 우리는 이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서 가계부채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부도 상황에도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럽국가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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