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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금융지주 순위 지각변동

    4대 금융지주 순위 지각변동

    지난해 말까지 자산규모 1위 자리를 지켰던 우리금융그룹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떼어내면서 자산 규모 기준 ‘4대 금융지주’에서 빠지게 됐다. 우리금융이 빠진 4대 금융지주 자리에는 농협금융그룹이 들어왔다. 우리금융은 지방은행 분할을 적격분할로 인정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경남·광주은행을 분할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은 ‘우투 패키지’를 농협금융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또 우리파이낸셜은 KB금융그룹에, 우리자산운용을 키움증권에, 우리F&I를 대신증권에 각각 넘겼다. 우리금융의 8개 계열사가 잇따라 분리 매각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439조 7000억원이었던 우리금융의 자산은 274조 2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남은 자산의 대부분인 270조 4000억원이 우리은행 몫이어서 금융그룹이라는 이름과 달리 사실상 은행만 남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분기 실적 공시 때 총자산 축소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기준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우리금융의 순위가 뒤로 밀리면서 이 자리는 KB금융그룹에 돌아갔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기준 총 자산 387조 6000억원이다. 외환은행 인수로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난 하나금융그룹이 383조 2000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2위, 382조 1000억원의 자산 규모인 신한금융이 3위를 기록했다.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 이후 지난해 말 255조원이었던 총 자산이 290조원으로 늘어나게 된 농협금융은 새롭게 4대 금융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1분기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77%를 기록한 신한금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B금융(0.51%), 하나금융(0.28%)순이었다. 오는 9일 실적을 내놓는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에 0.27%였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진경호의 시시콜콜] 중은 제 머리 못 깎는다

    [진경호의 시시콜콜] 중은 제 머리 못 깎는다

    “조직 안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 능력을 넘어선 수준에 이를 때까지 승진하려 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그 조직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조직의 과업은 아직 무능력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수행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로렌스 피터가 수백건의 무능력 사례를 연구한 끝에 1969년 결론지은 ‘피터의 법칙’이다. 폐쇄적 관료사회의 병폐를 지적할 때 흔히 인용된다. 세월호 참사에서 우린 피터의 법칙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관료집단을 똑똑히 목도했다. 하긴 관료사회의 문제가 비단 무능력뿐이겠나. “한 손은 노 땡큐 다른 손은 땡큐 땡큐 / 높은 놈껜 삽살개 낮은 놈엔 사냥개라 /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청해 먹고…” 김지하의 ‘오적(五敵)’에 담긴 관료집단의 부패상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김대중(DJ) 정부에 외환위기를 부른 관료집단은 대표적 개혁 대상이었다. DJ의 ‘행동대장’인 새정치국민회의 김옥두 의원이 1998년 11월 펴낸 정책자료집이 관료집단을 바라보는 집권세력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김 의원은 ‘개혁대상 공무원’을 10개 유형으로 적시했다. ①스프링형(사정이 시작되면 복지부동하다 잠잠해지면 튀어오르는 형) ②권생권사형(권력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줄대기형) ③투덜이형 ④로봇형 ⑤하이에나형 ⑥물귀신형 ⑦카멜레온형 ⑧핑퐁형 ⑨터줏대감형 ⑩마피아형 등이다. 살아남을 공무원이 없을 듯싶지만 이런 ‘순진하고 단순한’ 포부였기에 DJ정부의 공직 개혁은 실패했다. DJ정부뿐이 아니다. 내놓고 관료집단을 ‘공적 1호’로 삼았던 김영삼 정부도 마찬가지다. 1980년 서슬 퍼런 전두환 국보위 체제에서도 공직자 8877명이 숙정됐지만 관료집단은 건재했다. 사회진화론의 관점에서 관료조직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그들은 살아남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관료집단의 폐해를 지적하며 공무원 인사시스템 개혁을 정부에 주문했다. 번지수가 잘못됐다. 개혁의 대상에게 개혁의 주체가 되라고 한 셈이다. 사회과학에 복잡계 이론이 접목된 지도 10여년이 흘렀지만, ‘관료와의 전쟁’은 이렇듯 여전히 단선적이다. 공무원을 욕하면서 저마다 공무원 되겠다고 앞을 다투는 사회 전체의 모순을 잡아야 한다. 국가 개조는 관두고 공직 개혁이라도 해보겠다면 정부 말고 시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jade@seoul.co.kr
  • 다판다 대표 구속영장… 10여곳 추가 압수수색

    다판다 대표 구속영장… 10여곳 추가 압수수색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이 1일 유씨의 핵심 측근인 다판다 대표 송국빈(6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씨는 유씨 일가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에 경영컨설팅 비용과 고문료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유씨의 사진을 사들이는 등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를 받고 있다. 송씨를 첫 사법 처리 대상으로 삼은 검찰은 앞으로 유씨의 핵심 측근 7인방에 대한 신병 처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천해지, 온나라 사무실과 유씨 측근이자 이 회사 대표인 변기춘(42)씨, 새무리 대표 황호은(63)씨의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온나라는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제주 서귀포 농장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는 등 유씨 일가와 계열사의 부당 대출 및 불법 외환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새무리는 2008년 다판다, 문진미디어 등 유씨 일가의 다른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모그룹의 모체인 세모를 인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연매출 2억원 안팎에 불과하던 새무리가 당시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담보도 없이 2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출받아 세모를 인수한 게 유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씨 일가의 계열사 중 하나인 ㈜아해의 전 대표 이강세(73)씨도 이틀째 불러 조사했다. 또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에게 2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2차 소환 통보를 했으나 혁기씨는 변호인을 통해 “미국에 머물고 있어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불응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씨는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다 택시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송씨는 지난 30일 인천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1시 30분쯤 몰래 청사를 빠져나가려다 기자들에게 발각을 당했다. 그러자 송씨는 카메라를 피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500m가량 달려간 뒤 택시 한대를 잡았다. 하지만 기자들이 몰려오자 의아하게 여긴 택시기사는 송씨에게 “웬 기자야, 당신 청해진이야?”라고 물었다. 송씨가 우물쭈물하고 답변을 못하자 기사는 “청해진 XX가 왜 재수 없게 내 차에 탔어! 당장 내려!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택시에서 내린 기사는 조수석으로 이동해 직접 차 문을 열고 송씨를 끌어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현대경제硏 “적정환율 1122~1134원”

    현대경제硏 “적정환율 1122~1134원”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이 1122∼1134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견줘보면 최근의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를 더 끌어올려야(환율 하락)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원화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며 달러당 103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내놓은 ‘원·달러 균형환율의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적정 환율을 추산하는 데 주로 쓰이는 두 가지 방법(실질 실효환율, 행태 균형환율)을 적용한 결과, 원화의 적정 환율은 달러당 1122∼1134원이라고 제시했다. 주요 교역국과의 물가를 비교한 실질 환율에 교역 가중치를 반영할 경우, 지금의 원화 환율은 4.8%가량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경제변수 등을 이용할 경우(행태 균형환율), 환율은 6.1% 더 고평가돼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4원 하락한 103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기록한 연저점(종가 기준 1035.0원)을 갈아치운 것으로 2008년 8월 8일(1027.9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월말과 휴일을 앞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개장하자마자 하락세로 출발했다. 3월 경상흑자 폭(73억 5000만 달러)이 전달의 두 배가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화가치는 더 강세를 띠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오바마의 러 제재, 몸통 가스프롬은 또 빠져

    미국의 추가 제재가 다시 러시아의 ‘몸통’을 비켜갔다. 미국은 2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7명과 기업 17곳에 대한 자산동결 등 추가 제재를 발표했지만 이번에도 가스프롬을 비롯한 대형 국유기업과 그 관계자들은 대상에서 빠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발표한 제재 대상 중 주목할 만한 기업은 가스프롬의 에너지 운송배관을 만드는 건축회사 스트로이트란스가스, 유전과 가스관에 자금을 대는 SMP은행 정도다. 스트로이트란스가스의 계열사들은 가스프롬의 막대한 자금을 러시아 정부 인사들에게 흘려보내는 통로로, 가스프롬의 ‘팔뚝’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제재 역시 최대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과 알렉세이 밀러 회장을 직접 겨냥하지는 못했다.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회장인 이고르 세친이 포함되긴 했지만 그가 실제로 보유한 로스네프트의 지분은 크지 않다. 유럽연합(EU)이 29일 공개한 추가 제재 대상자는 주로 군부 인물들로 러시아 거대 에너지 기업 회장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캐나다가 발표한 은행 2곳과 기업인 9명은 대부분 미국의 제재 대상과 겹쳤다. 전 세계 가스의 약 20%를 생산하는 가스프롬을 제재했다간 막대한 양을 수입하고 있는 EU 회원국 뿐 아니라 미국도 큰 타격을 받는다. EU 회원국들은 전체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30%를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EU 수장국인 독일은 30%, 네덜란드는 34%, 프랑스 17%, 영국은 1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슬로바키아(98%), 리투아니아(92%) 등 에너지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나라도 수두룩하다. 미국과 EU 선진국들의 주요 기업이 가스프롬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제재를 무디게 한 이유다. 미국의 엑슨모빌, 영국의 BP,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법인 셸 등 서방의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 곳곳에서 원유 가공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서방의 약한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28일 모스크바 주식과 외환, 채권 시장은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제재에서 일각의 관측과 달리 가스프롬뱅크와 러시아 국영은행 VEB가 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톈친황은 “이번 제재로 러시아는 고작 몇 센트 정도의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오승호의 시시콜콜] 해운업, 산업 아닌 사람 중심에서 접근하라

    [오승호의 시시콜콜] 해운업, 산업 아닌 사람 중심에서 접근하라

    정부는 1984년 11월 해운산업합리화 조치를 단행했다. 선박회사 통폐합을 하는 게 핵심이었다. 운영 손실을 보는 선박을 대상으로 1987년 62만 7000t을, 1988년에는 99만 7000t을 각각 처분한다. 당시 해운산업합리화 계획은 재무부 이재1과가 주도해 수립했다. 청와대가 해운항만청의 해운 행정에 문제가 많은 점을 고려해 지시했다고 한다. 2009년 4월에는 해운산업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했다. 외환위기 이후 세계적인 해운시장 호황으로 선박을 빌려주는 용·대선 업체들이 난립하는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벌크선 운임이 폭락하는 등 해운업계가 큰 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정부와 채권은행들이 추진했던 대책은 부실 해운사 정리와 원활한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과거 두 차례에 걸친 해운산업합리화 조치나 구조조정 방안은 해운업의 체질 개선이나 선사들의 도산 방지에 방점이 찍혔다. 해운업의 성장 기반 확충 등 산업적인 측면 위주로 정책을 접근했다. 해운업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제품 등과 함께 5대 외화가득 산업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7%는 배에 의존할 정도로 해운업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해상 여객운송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 물류해운정책 일색이다. 세계 1위 조선 강국, 세계 5위 해운강국이면서 카페리 여객선 대부분은 일본에서 중고품을 수입해 운항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승객의 생명을 담보로 낡은 배로 돈을 벌기 위해 여객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접기 바란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연안여객선 172척 가운데 선령 20년 이상은 20.5%나 된다. 6000t급의 세월호 운항 실태가 이토록 엉망진창인데, 도서지역을 오가는 소형 선박들은 어떻겠는가.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결과 고령자나 임산부,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을 위한 이동편의시설이 관련법상의 기준에 맞게 설치돼 있는지를 말하는 기준적합 설치율은 항공기 98.1%, 철도 93.2%, 버스 81.5%였다. 반면 여객선은 16.7%에 불과했다. 여객선 안전사고 위험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부품이나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안전비용을 줄이기 쉽다. 해운을 돈 많이 버는 수출산업 측면에서만 부각해선 안 된다.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 경영철학이나 국가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 [김문이 만난사람] ‘정글만리’ 새달 중국어판 출간하는 소설가 조정래

    [김문이 만난사람] ‘정글만리’ 새달 중국어판 출간하는 소설가 조정래

    그는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 세월호 안에 있는 아이들 생각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그 아이들 중에는 베토벤도 있고 모차르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꿈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도무지 울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작가 조정래(71)씨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에게는 작가적 한이 남다르게 많다. 몸부림쳐지도록 장대한 글을 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그리고 최근의 ‘정글만리’만 보더라도 그 한이 켜켜이 배어 있다. 험난하고 처절한 역사를 그려낸다. 작가적 사명감으로 자신과 외롭게 싸우면서 수없이 구슬을 꿰고 또 꿴다. 역사와 세상 앞뒤 면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깊게 파헤치고 넓게 살핀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200자 원고지에 정성으로 옮긴다. 하루 평균 30장, 글발이 좀 받을 때는 100장까지 달린다. 농부의 호미가 녹슬 겨를이 없듯이 열심히 글 밭고랑을 일구는 지난한 경작을 한다. 그러다 보니 위궤양과 오른팔 마비, 탈장 등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조정래 문학산맥’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조씨는 올해로 문학 인생 44년이다. 그리고 부인 김초혜 시인은 50년을 맞는다. 부인이 문학적 나이로서는 선배인 셈이다. 둘은 우리나라 원조 캠퍼스 커플이다. 동국대 2학년 때 만나 조씨가 군 복무 시절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혼하는 것”이라는 감동적인 말을 해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도 그 사랑을 나누며 둘은 알콩달콩, 닭살 돋도록 잘살고 있다. 조씨는 부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새록새록 피어나는 영혼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뉴스거리가 하나 있다. 조씨의 최근작 ‘정글만리’가 130만부 이상 팔렸고 오는 6월 중국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소설 자체가 중국 무대로 했으니 중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재미있는 책은, 예를 들어 무협지만 하더라도 1억부 이상 팔린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또 있다. 그의 부인 김씨 또한 오래간만에 책을 출간하는데 중국어판까지 낸다. 김씨가 쓴 원고는 ‘시인 할머니가 손자한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러주는 내용이다.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국내판은 다음 달에 나오고 중국어판은 오는 9월쯤 발간될 예정이다. 동갑내기 작가 부부가 거의 동시에 중국어판을 낸다는 점에서 관심거리다. 조씨 부부의 문학 인생에서는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와 만난 자리에서 누구나 다 갖고 있는 휴대전화가 왜 없느냐고 했다. 안주머니에서 수첩 하나를 꺼낸다. 첫 장에는 부인, 그리고 두 번째 장에는 손자 사진이 있다. 그리고 다음 장부터 가족이며 친지 등 필요한 전화번호를 적어놨다. 길거리 가다가 꼭 전화할 일이 있으면 지나가던 예쁜 여학생한테 “나 조정래라는 사람인데 휴대전화 잠시만 사용할 수 있느냐”고 하면 얼른 빌려주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굳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며 웃는다. 수첩에는 좌우명처럼 여기는 선시들이 적혀 있다. 잠시 들여다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기는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가 한 말이다. ‘청산은 나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잡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나옹 선사가 한 말이다. 또 있다. ‘10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 한 칸에 맡겨두고/ 강산을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송순이 전남 담양에 면앙정을 10년간 짓고 나서 지은 시다. 그는 “얼마나 멋진 말들이냐”고 반문하면서 가끔식 들여다보며 혹시라도 기울어진 마음을 올바로 세운다고 했다. 화제를 ‘정글만리’로 옮겼다. ‘정글만리’가 현재 130만부를 돌파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물었다. “아마 150만부 정도 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다시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을 다 합하면 몇 부나 되느냐고 물었다. 1600만부 정도(팔린 것)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조씨는 자신이 펴낸 책들의 인지를 직접 찍는다. 그렇게 많은 분량을 어떻게 찍을까. 그러자 “아주머니들이 대신 찍어주는데 그들에게 일감을 주니 고용창출이 아니냐”며 웃는다. 작가는 많은 독자를 만나는 것이고 그 과정 또한 소중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곁들인다. ‘정글만리’는 언제부터 준비했느냐고 하자 “1990년 ‘아리랑’을 쓰기 위해 처음 만주를 갔을 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 후 중국 관련 서적만 80여권 읽었으며 고시공부 하듯이 중국을 분석했다. 중국을 16차례 다녀오면서 깨알같이 기록한 취재수첩만 해도 90권에 이른다. 중국어판 ‘정글만리’는 청도출판사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짝퉁이 많다고 하는데 ‘해적판 정글만리’가 나오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니냐. 그만큼 독자들이 늘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얘기를 한다. “소련은 몰락했지만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가 구해줬지요. 만약 안 그랬으면 중국도 소련처럼 무너졌을 것입니다. 중국은 중국식 자본주의로 굳건히 버티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요. 앞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을 정확히 봐야 합니다. 중국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중국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점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가 88서울올림픽이다. 처음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중국의 100분의1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깔끔하게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게 생각했다. 두 번째는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한국은 이제 망했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런데 금 모으기 등을 하면서 극복해내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한류와 스포츠. 가수 싸이의 말춤으로 세계를 휩쓰는 것을 보고 감탄해 했고 또한 탁구로 중국과 서로 자웅을 겨루고 양궁으로 올림픽을 연속 제패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민족적 자질이 우수한 강소국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자대(自大)하는 한국인을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했다. 즉, 스스로 큰 것처럼 잘난 척하는 한국인들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인들 앞에서 자대하지 말고 중국을 이성애적으로 겸손하게 대해주면 우리나라에 관광객 1억명은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란다. 작년 하반기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세계의 베스트 서적’을 다뤘다. 이때 ‘정글만리’에 대한 서평이 눈길을 끌었다. ‘왜 중국은 좋게 보고 일본은 안 좋게 썼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난징대학살 등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좋게 보지 않으니 그렇게 다루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지난 100년의 굴욕을 극복했으며 자동차나 고속철도 등 마음껏 길을 뚫고 발전해 나가고 있지요. 잠재력 또한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은 말 그대로 파도 파도 끝없는 광맥이 나옵니다.” 왜 대하소설만 고집하는지 물었더니 “우리나라는 지난 5000년 동안 크고 작은 외침을 931차례나 받았다. 이것을 다루려면 당연히 대하소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요즘처럼 TV와 스마트폰에 매료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장면이 진지하고 빨리 전환돼야 하기 때문에 문명의 이기와 싸우며 문장 하나하나에 마침표를 치열하게 찍고 있다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을 얼마 앞두고 있어서 출생에 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스님이었다. 일본이 한국에 들어와 황국화 정책을 외치면서 승려에게 결혼할 것을 강요했다. 그래서 풍경소리와 목탁소리를 들으며 어머니 뱃속에서 자랐다. 고 3때였다. 아버지가 하늘과 벗 삼아 지내라는 뜻이 담긴 인천(隣天)이라는 법명을 직접 지어주며 출가하라고 엄명했다. 하지만 조씨는 문학을 하겠다며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만해 스님을 거론하며 “출가해서 마음만 있으면 뭐든 크게 이룰 수 있다”고 설득했다. 조씨는 다시 “그분은 100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 하는 훌륭한 분”이라고 하면서 고집을 부렸다. 대신 동국대로 진학해 불교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 법일 스님, 공허 스님 등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과정에서 비롯된다. 그의 책상에는 ‘문학의 길’과 ‘길없는 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바로 옆에는 염주가 놓여 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할까. 우선 술을 안 한다. ‘태백산맥’을 시작하면서 딱 끊었다. 매일 7000보 이상 걷는다. 비가 오면 집에서 이 방 저 방을 오고 가며 걷는다. 학생 때 배웠던 보건체조를 꾸준히 한다. 요새는 부인도 보건체조에 동참한다. 식사 시간은 반드시 40분을 지킨다. 이때 조용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신문 사설을 읽는다.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얼빈에서 티베트까지 박물관 루트를 취재해 ‘열하일기’식으로 써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소설이란 무엇일까. 그러자 “인생에 대한 총체적 탐구이며 작가는 인문학적 소양이 아주 깊어야 한다”면서 후배작가들에게는 “테크닉 위주로 글을 쓰지 말고 고층빌딩을 쌓듯이 박애, 사랑, 종교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지독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조정래는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1953년 벌교로 이사했다. 1962년 서울 보성고를 거쳐 1966년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 ‘누명’으로 데뷔했다. 월간문학 편집장(1973년), 소설문예 발행인(1977년) 등을 지냈다. 19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1986년 ‘태백산맥’ 전10권을 완간했다. 1994년 ‘아리랑’ 전12권, 2001년 ‘한강’ 전10권을 발간했다. 이 밖에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2003년), 조정래 문학전집 전9권, ‘시간의 그늘’ 등 문학지에 소설 50여편을 발표했다. 주요 수상으로는 현대문학상(1981년), 대한민국문학상(1983년), 제1회 동리상(2003년), 제7회 만해대상(2003년). 제11회 현대불교문학상 소설부문(2006년) 등이 있다. 2003년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 2008년 전남 보성에 ‘태백산맥 문학관’을 개관했다.
  • 유씨 페이퍼컴퍼니 등 4곳 추가로 압수수색

    유씨 페이퍼컴퍼니 등 4곳 추가로 압수수색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목포해경과 전남도소방본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경이 합수부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날 압수수색은 검찰에서 맡았다. 28일 합수부는 목포해경 상황실과 전남도소방본부 119 상황실에서 최초 신고 녹취파일, 근무일지, 상황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업무 태만이나 부실 대응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목포해경 상황실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52분 최초 신고자인 단원고 학생에게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위도와 경도 등을 물어 구조 작업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요 선원 15명을 구속한 합수부는 검찰로 송치된 이준석(69) 선장 등 선원 3명을 상대로 사고 경위나 원인 등에 대해 보강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도 이날 유씨 일가의 자금줄로 지목된 페이퍼컴퍼니와 측근의 주거지, 계열사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유씨 일가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9일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지난 23일 검찰의 압수수색 전후로 다량의 문건을 파기한(증거인멸) 혐의로 해운조합 인천지부장과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이날 체포했다. 검찰은 또 해운조합 인천지부 사무실과 체포된 3명의 자택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세월호 침몰-불거지는 의혹들] 유씨 비자금 캘수록 눈덩이… 3000억 넘을 듯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내역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규모가 많게는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씨 일가는 국내에서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계열사로부터 컨설팅비 수백억원을 받아 챙기는가 하면 국외에서는 밀반출한 수천억원대 외화로 국외법인 설립과 부동산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씨 일가가 서류상 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 외환거래를 한 혐의로 28일 오전 관련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유씨 차남 혁기(42)씨 소유의 키솔루션과 혁기씨의 종전 주거지인 대구 남구 대명동 주택, 장녀 섬나(48)씨가 운영하는 모래알디자인 사무실, 유씨 측근인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의 경기 용인시 자택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계열사 간 물품 및 용역거래 내용, 외환거래 내용,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유씨 일가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비자금 창구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서류상 회사는 유씨 소유인 ‘붉은머리오목눈이’와 혁기씨의 키솔루션, 장남 대균(44)씨의 ‘SLPLUS’ 등 3곳이다. 이 회사들은 수년간 계열사 30여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고문료 명목으로 200억원가량의 비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자문료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자금을 자기 돈처럼 사용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실제로 장남 대균씨가 최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는 2011년 말 기준 281억원을 구원파로부터 신용대출 방식으로 장기차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씨 일가가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씨 일가가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외화를 송금해 설립한 세모 캘리포니아와 아해프레스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또 두 회사 설립자금을 포함해 유씨 일가 계열사 8곳이 2007년부터 국외로 송금한 금액만 1억 6600만 달러(약 1660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송금된 1660억원 가운데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와 모래알디자인이 프레스 등에 수입 대금으로 송금한 2365만 달러(약 236억원)를 주목하고 있다. 이 자금이 유씨가 촬영한 사진 400여장의 매입 대금으로 사용돼 비자금 통로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무진 조사를 어느 정도 끝낸 검찰은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2) 대표를 29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씨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국외에 체류 중인 유씨 자녀와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 김필배(76) 다판다 대표 등에게 29일까지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사설] 슬픔 때문에 영세상인들이 어려워져선 안 돼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지자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사고 희생자가 많은 경기 안산 지역이 가장 심각하고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겨우 되살아난 내수의 불씨가 도로 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곳은 관광업계다. 본격적인 관광·행락철을 맞았는데 추도 분위기 속에 계약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영세 지입차주들이 주로 운영하는 전세 관광버스 80% 이상 계약이 취소됐다고 한다. 매출이 줄어든 곳은 관광업계만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홈쇼핑 같은 유통업계나 영화·레저·유흥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동네 노래방이나 작은 음식점까지 손님들이 급격히 줄어든 점이다. 쇼핑을 덜 하고 영화를 덜 보다 보니 떡볶이 가게 등 주변 영세업소들에까지 연쇄적으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상인들은 “애도 분위기 속에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4% 달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분기 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9% 성장에 그쳤는데 2분기에는 급격한 둔화가 예상된다. 성장률 목표치를 더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가 줄어들면 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소비 감소는 공장 가동을 줄여 기업의 매출을 축소시키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린다. 내수와 소비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정부나 기업들이 골프나 지나친 음주 등을 자제하라는 주문을 하달했다. 또 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도 줄줄이 취소됐다. 그러나 도가 넘는 향락이나 유흥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일상적인 소비까지 줄여서는 곤란하다. 일반 국민들도 추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소비 활동은 이제 서서히 되살려도 좋을 듯하다. 희생자들이나 유족들을 욕보이는 행위라고 탓할 사람도 거의 없을 듯싶다. 특히 영세상인들이 장사를 망치고 부도를 내는 결과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무고한 희생이 또 다른 무고한 피해를 부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고는 최선을 다해 수습하되 한편으로 국가 경제는 탈 없이 굴러가야 하는 것이다. 사고의 여파로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또 하나의 재앙이다.
  • [수사 상황] 전 금융권 ‘유씨 왕국’에 부실대출… 대규모 제재 불가피

    금융당국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련사에 돈을 대출해준 모든 금융사를 상대로 부실 대출 의혹과 관련한 점검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없는데도 돈을 빌려준 정황이 일부 포착되는 등 부실 대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금융사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와 관련된 모든 계열사를 상대로 금융사 대출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청해진해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 등 관련 계열사에 대출해 준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사, 보험사 등이 모두 점검 대상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5일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등 4곳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작했다. 청해진해운과 관련된 회사들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규모는 산업은행(508억원), 기업은행(376억원), 우리은행(311억원), 경남은행(306억원)이 가장 많다. 하나은행(63억원), 신한은행(33억원), 국민은행(12억원), 외환은행(10억원), 대구은행(6억원), 전북은행(4억원), 농협(3억원), 한평신협(15억원), 세모신협(14억원), 인평신협(14억원), 제주신협(7억원), 남강신협(3억원), 대전신협(2억원), 더케이저축은행(25억원), 현대커머셜(18억원), LIG손해보험(1억원) 등도 관계사들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사가 재무구조가 취약해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는 회사에 돈을 저금리로 빌려준 것으로 보고 대출 과정의 불법성과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차입금 의존도가 과도한 업체에 저금리로 대출을 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불법 대출 여부와 대출 채권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적정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가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로부터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세모그룹의 모회사인 ㈜세모를 인수한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새무리는 ㈜세모를 인수하기 위해 2007년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별다른 담보 없이 각각 95억원, 128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빌렸다. 회사 규모에 비해 대출액이 클 뿐 아니라 대출시점 당시 담보로 제공할 만한 유형자산이 없었다는 점에서 특혜 대출 의혹이 이는 것이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대출 사기’ 피해 하나금융 1분기 순익 33.1% 급감

    예상했던 대로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대형 악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1~3월)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더 나쁘다. 4대 금융지주그룹 가운데 KB와 하나가 25일 1분기 실적을 먼저 공시했다. KB는 1분기 순익이 37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9.2%(380억원) 감소했다. 8% 줄어든 3800억원가량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수수료 이익이 14.6%(535억원)나 줄었다. 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카드 신규영업이 금지되고 전화영업(텔레마케팅) 등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국민카드 자산은 13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000억원(4.8%) 줄었다. 이자이익도 순이자마진(2.46%)이 하락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6.5%(1079억원) 줄었다. 그래도 대손충당금 등을 대거 쌓은 탓에 타격이 컸던 지난해 4분기(2815억원)와 비교하면 순익이 44.2% 늘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익은 25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376억원) 줄었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도 나빠졌다. 1.04%로 지난해 말보다 0.27% 포인트 올랐다. 하나금융은 1분기에 1927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3.1%(955억원)나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는 2800억~3200억원대였다. 하나금융은 대출 사기에 휘말린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655억원) 적립과 국민행복기금 출자분 평가손실 반영(66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272억원(13.6%) 줄어든 2002억원을, 외환은행은 458억원(150%) 늘어난 764억원을 기록해 희비가 교차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금융당국, 세모그룹 全계열사로 조사 확대

    금융당국, 세모그룹 全계열사로 조사 확대

    금융당국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과 불법 행위, 탈세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관세청 등이 모두 동원돼 빼돌린 재산 찾기와 비리 혐의 포착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우선 외국환거래 위반 조사를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계열사로 확대했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역외 탈세 조사에 착수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주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청해진해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 등을 대상으로 불법 외환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유 전 회장과 관계사들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모든 인물과 관계사의 불법 외환거래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면서 “모든 계열사로 조사 범위를 늘렸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불법으로 해외 자산을 취득하고 투자하는 데 계열사들이 이용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기획검사국 소속 검사역들을 대거 산업은행과 경남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4곳에 보내 청해진해운과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유 전 회장의 관계사인 아해의 전신인 세모화학이 과거 대구 유성신협으로부터 부당 대출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세모화학은 법인에 돈을 빌려주지 못하도록 한 유성신협의 대출 규정을 피하기 위해 직원 명의를 빌렸고, 유성신협도 이자 수익을 얻기 위해 전후 사정을 알고도 편법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과 관세청도 유 전 회장 일가와 모든 계열사의 은닉 재산과 역외 탈세 혐의를 밝히기 위해 전면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계열사 장부를 확보한 데 이어 탈세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관치금융 재현 유감/오승호 논설위원

    지난 1월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 출신이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임명 제청됐을 당시 경제관료 출신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옛 재무부 관료 출신은 “산업은행 출신이 가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의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음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산업·기업·수출입은행장 등 3개 국책은행장 모두 경제관료 출신이 배제됐으니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일부 현역 고위 경제관료들은 퇴직한 선배들이 “자리 좀 만들 수 없느냐”고 조르는 통에 피곤해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1961년 5·16 이후 금융회사들은 대기업 위주의 수출 주도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관치의 대상이었다. 통화신용정책의 최고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은 옛 재무부장관이 맡았고, 한국은행 총재는 부의장이었다. 과거 은행감독원장은 재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했다. 우리 금융을 관치금융이라 부르는 이유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관치금융은 은행 부실화 원인으로 꼽히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1997년 12월 31일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금통위원장은 한은 총재로 바뀌었다. 한은 독립성 확보 차원도 있지만, 관치금융을 타파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치금융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한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관치금융이라는 표현은 낙하산 인사와 관련된 경우 많이 쓰는데, 그것은 현상에 불과하며 관치금융의 개념적 본질은 과도한 재량권의 남용이 가능한 법·제도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기관의 검사 및 제재는 금융감독상 중요한 수단이기에 중한 제재는 국회의 통제를 받는 법률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사퇴 여부와 관련해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문책 경고는 중징계이기는 하지만 해임권고·업무정지 다음으로 강도가 가장 낮다. 금감원은 김 행장이 내년 3월 임기까지 마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현행 제도로는 금감원은 물리력을 행사할 여지가 없다. 설령 해임 권고라 해도 강제력은 없다. 주주총회에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은행도 기업이기에 경영 실적에 의해 최고경영자(CEO)의 진퇴가 판가름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감독 당국은 투명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징계 조치의 확실한 이행을 담보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세월호 침몰-드러나는 사고원인] 세월호 수입→사고 전방위 수사… 유씨 일가 재산·탈세 추적

    [세월호 침몰-드러나는 사고원인] 세월호 수입→사고 전방위 수사… 유씨 일가 재산·탈세 추적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책임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을 지시하면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퇴역 선박’인 세월호가 수입된 과정부터 사고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살펴볼 방침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2일 선원과 승객 등 세월호 승선자 476명의 카카오톡 메시지 3만여건을 확보해 사고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분석 대상은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난 지난 15일 오후 6시 30분부터 19일까지 승객과 선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카카오톡 메시지 분석 작업을 거쳐 구속된 선장과 선원의 혐의를 입증하고 사고 당시 선박 내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 중에는 당시 대피 방송을 했다는 이준석(69·구속) 선장의 주장과 달리 세월호가 처음 구조를 요청한 16일 오전 8시 58분보다 30분가량 지난 오전 9시 25분에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는데 계속 가만 있으래”라는 내용으로 보낸 메시지가 있다. 실제로 이날 합수부 조사에서 세월호에서 구조된 선박직 선원 누구도 승객 구조를 시도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합수부는 카카오톡 메시지 분석과 함께 이씨와 선박직 승무원들의 통화 내용을 확인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이들이 승객은 구조하지 않은 채 배를 탈출한 과정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합수부는 또 세월호 정기 중간검사와 증축 당시 복원성 검사 등을 맡았던 한국선급 관계자 2명을 소환해 지난 2월 세월호의 배수와 통신, 조타장비, 안전시설 등 200개 항목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한국선급은 상당수 퇴직 해수부 고위 관료들이 간부 등으로 재취업해 있는 곳이다. 합수부는 아울러 급격한 방향전환(변침)을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의 하나로 보고 당시 조타실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와 조타수 조모(55)씨 등을 상대로 변침 경위를 조사했다. 합수부는 이날 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42)·신모(34)씨, 2등 항해사 김모(47)씨, 기관장 박모(54)씨 등 4명을 유기치사와 수난구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번 사고로 구속되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선원은 선장 이씨 등 10여명에 이른다. 청해진해운 소유주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등 계열사 임원 등 30명을 추가로 출국금지했다. 특별수사팀은 유씨 등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동시에 유씨 일가의 재산 국외 유출을 포함한 탈세, 재산 은닉, 관계 기관 로비 등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씨와 두 아들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공시지가)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65억 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유씨 일가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4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홍콩, 미국, 프랑스 등에 진출해 13개 국외 법인을 설립, 운영하면서 국외 법인의 자산만 최근 1000억원대로 불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수사팀은 청해진해운의 항로 인허가와 각종 안전검사 과정에서 공무원에 대한 로비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김회종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장은 “범죄 수익 환수와 실종자 가족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유씨 일가의) 은닉 재산을 찾는 데도 주력하는 것”이라며 “현재 출국금지 대상에 공무원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해진해운을 포함한 관계 회사 임원진과 선주의 회사 운영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수사팀을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도 유씨와 청해진해운 등 각종 계열사가 해외 자산을 취득하고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의 사전신고 의무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유씨 일가가 미국 등 국외에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청해진해운은 해운사 속성상 외환거래가 많아 불법거래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강 유람선을 운영한 유씨는 1990년대 세모그룹을 설립했다. 그러나 그룹이 한강 유람선 사고 후 경영난으로 1997년 부도가 나자 1999년 세월호를 운영하는 선박회사 청해진해운을 세웠다. 목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집단 우울증/문소영 논설위원

    ‘세월호 침몰’ 뉴스를 일주일간 지켜본 시민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난뉴스로 도배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서 훌쩍거리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구토와 탈진 등 신체적 증상과 함께 정신적 허탈감과 무기력증, 죄의식, 분노 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6일 오전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부터 생방송을 지켜본 사람들의 정신적 충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반드시 구조될 것이라고 믿고 지켜봤던 생방송은 결과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수장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목격한 참사였기 때문이다. TV 앞에 있었던 시청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라면 실시간으로 그 상황을 지켜봤다. 게다가 사고 당일 탑승객 477명 중 단원고 학생들 대부분을 포함해 370여명이 구조됐다는 뉴스를 접한 뒤 안도했던 사람들은 한 시간 뒤쯤 구조자 숫자가 실종자 숫자로 뒤바뀌면서 ‘멘붕’에 빠졌다. 정부의 우왕좌왕과 무능력함을 지켜보는 일주일 동안 속이 새까맣게 탔다. 결국,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채 시신을 수습하는 쪽으로 반전되자 더 큰 무력감과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생환한 안산 단원고 학생과 재학생·교사·학부모들이 받은 충격은 헤아리기 어렵지만, 국민이 받은 충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침몰하는 대한민국’이니 ‘이게 국가냐’라는 한탄은 그래서 나온다. ‘세월호 침몰’ 이전에도 한국의 집단적인 우울증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의 자살률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으로 행복하지 않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평가를 해왔다.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 취업으로 고민하는 20대와 30대, 한창 일할 나이에 명예퇴직으로 집에 들어앉은 40대와 50대, 가난·질병에 시달리는 60대 이후까지 모든 연령에서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한다. 자살예방센터 실무자는 “한국 사회에 자살(自殺)이 어디 있습니까. 다 타살이지요” 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지만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일상적인 구조조정의 시대가 됐다. 그 결과 우리는 더불어 사는 법을 잃어버렸고 좋은 일자리 확대라는 거짓말에 속아 기업의 비도덕적인 이윤 확대를 허용했다. 극소수만 행복하고 절대 다수는 불행하고 위험한 사회에서 살게 된 것이다. 기업만 성장하고 국민은 어려우면 비정상이 아닌가. 높은 자살률과 집단 우울증,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면 기업의 몰염치한 이윤 추구에 제동을 걸고, 정치·관료·기업의 유착을 근절해야 한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버티는 김종준 vs 압박하는 금감원… 자존심 싸움 비화

    버티는 김종준 vs 압박하는 금감원… 자존심 싸움 비화

    금융감독원이 사퇴의사가 없다며 버티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에게 ‘징계 내용의 조기 공시’라는 강력한 카드를 들이밀며 재차 사퇴압박을 가하면서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마찰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금감원이 그렇게 한가한 조직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려 이제는 양측의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지고 있다. 결국엔 이번 사태에 한발 비켜서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융당국이 칼을 빼든 이상 사퇴 거부에 대한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2일 김 행장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 결정 내용을 조기에 공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통은 금융위 의결 사항을 거쳐서 공시하는데, 이번 건은 분리해서 금감원장 결제 이후 바로 공시했다”고 말했다. 조기 공시가 매우 이례적이어서 김 행장의 ‘떳떳하다’는 반응에 대한 금감원의 ‘불쾌지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9월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사회 의사록의 허위 작성과 안건의 첨부 서류를 조작했다. 제재심의위는 또 미래저축은행의 담보 가치가 없는 부동산과 주식, 평가 가치가 불확실한 그림을 담보로 비정상적인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당시 하나캐피탈도 미래저축은행의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이행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상 경영진에서 묵살됐다. 이 과정을 당시 하나캐피탈의 대표였던 김 행장이 김 전 회장의 직간접적 관여 속에서 주도했다고 본 것이다. ‘조기 공시’라는 금감원의 행보에는 김 행장이 은행 최고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는 만큼 서둘러 사퇴하라는 강경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중징계를 받았는데도 책임을 지지 않으면 금융기관 전반에 기강 해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모두 중도에 사퇴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번 사태가 김정태 회장의 입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행장에 대한 ‘망신주기’가 소득 없이 끝난다면 하나금융지주와 김 회장을 겨냥한 금융당국의 추가 강경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징계 결정이 당장 행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책의 연속성이나 조직의 안정을 위해 (행장이) 정해진 임기를 마친다는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승유 전 회장은 금감원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금감원이 한 건을 갖고 세 차례나 검사한 적이 있었느냐”면서 “그게 금감원의 관행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할 만큼 (금감원이) 한가한지 잘 모르겠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김 행장이 당국의 ‘지침’을 거부하고 끝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김 회장과 하나금융의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 사건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은행에 대한 검사 수위가 높아지거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 승인 과정에서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잘못한 점이 있다면 검사나 그에 따른 조치를 받아야겠지만 김 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최종 결정된 마당에 후속 대응이 감독 당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압박하는 것은 아쉽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씨줄날줄] 조선강국의 명암/오승호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조선업은 세계 일류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업체의 명품 기술은 세계 선박 건조시장을 주도한다.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국에 잠시 세계 1위를 내줬지만 2012년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지난 1월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주 선박 수는 52척으로 60척인 중국에 비해 다소 뒤졌지만 환산톤수(CGT)로 환산한 수주량은 전 세계 점유율 45.4%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34%였다. CGT는 선박 무게에 부가가치 및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로, 건조가 어려운 선박을 수주할수록 CGT는 높아진다. 올 1~2월에도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3월에는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주는 등 우리나라와 중국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기간 중인 1967년 조선공업진흥법을 제정했다. 조선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1990년 10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전문위원회(WP6)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 우리나라 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선진국과의 공식 회의에 참석하는 자리다. 이후 ‘조선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는 국내 조선업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듬해부터 외국업체들은 우리 조선업체에 선박 발주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진통을 겪은 끝에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조선해양 강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 각국은 우리나라 조선업체에 자국 군함 건조도 의뢰한다. 2012년 해양 강국 영국은 국내의 한 조선업체에 항공모함 군수지원함 4척의 건조를 의뢰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6월에는 노르웨이 방위사업청에서 2억 3000만 달러의 군수지원함 한 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세계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반면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는 연안 여객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중고선 수입이 주를 이룬다. 한국해운조합의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를 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船齡) 20년 이상은 67척(30.9%)이다. 정부는 2009년 선령 기준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했다. 영세 여객선 업체들이 페리와 같은 여객선 건조 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참사를 빚은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수입하기 전 일본에서 18년 운항했다. 해운산업의 대세는 선박을 사고파는 비즈니스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 부문은 초보 단계다. 여객선의 노후화는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해양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27) 중국 금융시장의 특징과 한국은행의 투자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27) 중국 금융시장의 특징과 한국은행의 투자

    중국은 2010년 경제 규모에서 일본을 추월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수출입을 합친 무역규모의 경우 작년에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 경제 지표 또는 전망의 변화가 주요국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실물 경제의 성장세 및 영향력에 비해 중국 금융시장은 규모, 개방도 등의 측면에서 아직 발전이 더딘 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다양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중시하면서 채권 및 주식시장과 같은 직접금융시장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자금조달을 다변화할 필요가 커지면서 이들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 부문에서 시장의 역할이 커지고 신용평가 선진화 등이 이뤄질 경우 자본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의 채권시장 규모는 26조 위안(4조 3000억 달러)으로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위다. 금리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이후 금리 자유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단기금융시장 및 채권금리는 자유화됐으나 작년 중반까지 예금금리의 상한 및 대출금리의 하한을 규제해 왔다. 이를 통해 은행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고 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해 경제성장을 지원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작년 7월 대출금리에 대한 규제를 전격 철폐했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예금금리 규제는 예금보험제도 도입 등을 거쳐 향후 2년 내에 자유화할 계획이다. 중국 자본시장은 개방도가 낮아 외국인이 중국의 위안화 채권 및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로부터 한도승인(quota)을 받아야 한다. 한도승인을 통한 외국인의 투자경로는 크게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자(RQFII) 및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QFII는 2002년에 도입됐으며 한도를 부여받은 투자자는 외화를 위안화로 환전해 중국의 채권 및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작년에 QFII 총한도가 8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확대됐으며 이 중 실제 한도부여액도 계속 증가해 현재 500억 달러를 넘었다. 투자가능 대상 증권도 당초 주식 및 거래소 채권으로 제한됐으나 작년에 은행 간 채권시장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위안화 국제화 계획의 일환으로 2011년 도입된 RQFII는 홍콩 등 역외 위안화 자금이 직접 중국 내 주식 및 채권에 투자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며 그 대상 지역이 홍콩 이외에 타이완, 싱가포르, 런던으로 확대됐다.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한도는 외국 중앙은행과 위안화 무역결제은행 등이 중국 내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국채 및 정책금융채가 전체 채권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회사채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채권시장 투자자 중 외국인 투자자는 2% 내외에 불과하고 국내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외 금융여건 변화가 중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제한적이다. 중국의 국내 투자자는 은행 및 보험사의 비중이 높다. 이들 기관은 잦은 매매보다는 주로 장기 보유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채권의 유동성이 높지 않다. 한국은행은 2012년 중국 위안화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는데 중국 정부로부터 QFII 및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한도를 부여받아 주식 및 채권에 투자했으며 2013년에 이들 한도가 증액됐다. QFII는 국내외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중국 주식에 간접투자하고 있다.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에서는 한은이 직접 채권을 운용하고 있으며 중국 국채 또는 이에 준하는 신용도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투자는 투자 통화 및 자산 다변화, 중국과의 긴밀한 실물 및 금융 부문 연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됐다. 중국의 중장기 국채금리는 미국, 영국 및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2∼3% 포인트 높고 단기금리의 경우 그 격차가 더 크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자금유출이 확대되면서 신흥국 통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였지만 위안화는 지난 한 해 동안 2.9% 강세를 보였다. 금년 들어서는 위안화 기준환율대비 일일변동폭이 1%에서 2%로 확대되고 위안화 강세 기대가 약해지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주요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경상수지 흑자 및 위안화 국제화 노력 지속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위안화 투자에 대한 주요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안정적인 성장전망, 높은 금리에 따른 수익성 제고, 주요 신흥국보다 높은 신용등급, 저금리 기조하의 통화 및 자산 다변화 필요성 등에 기인한다.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들이 위안화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의 5% 수준까지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위안화가 준비 통화로서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국제화가 긴요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위안화 무역결제제도를 도입했다. 이 규모는 홍콩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해 중국 무역액의 18%까지 확대됐다.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로 위안화가 역외로 유출되면서 역외 위안화 금융시장 형성의 기반이 마련됐으며 중국 본토 위안화(CNY) 시장과는 별도로 홍콩을 중심으로 역외 위안화(CNH) 시장이 육성됐다. 현재 홍콩의 위안화 예금은 8600억 위안에 달하고 홍콩 내 딤섬본드는 5000억 위안을 넘는 등 그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또 중국인민은행은 20개 이상의 중앙은행과 약 2조 5000억 위안에 달하는 통화스와프를 통해 안정적인 위안화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런던 및 프랑크푸르트와 위안화 결제은행 설립에 합의했으며, 세계결제통화 순위에서 위안화는 작년 1월 13위에서 올 2월 스위스프랑에 이어 8위로 상승했다. 중국은 투자 및 수출 위주에서 국내 소비 및 서비스산업 육성 위주의 경제로 전환하고 그림자금융, 지방정부 부채, 과잉투자 등 당면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다양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금리자유화, 자본시장 개방확대, 위안화 국제화 등의 금융개혁이 가속화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위안화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욱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신흥시장팀장 [쏙쏙 경제용어] ■은행간 채권시장 중국 채권시장은 크게 장외시장인 은행간 채권시장과 장내시장인 거래소 채권시장으로 구분되며 대부분(94%)의 채권이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거래된다. 주요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이며 국채, 정책금융채, 회사채 등이 거래된다. 우리나라도 80%가량의 채권이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 ■딤섬본드(Dim Sum Bond)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주로 홍콩에서 발행된다. 홍콩의 대표적 음식인 딤섬에서 이름을 따왔다. 2007년 중국개발은행이 처음 발행했으며 초기에는 중국계 및 홍콩 은행만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2010년 이후 다른 국가의 은행 및 글로벌 기업도 발행할 수 있다. ■CNY·CNH 둘 다 중국 위안화(RMB)를 의미하나 CNY는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를, CNH는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주로 홍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를 지칭한다. CNY는 인민은행 고시환율 대비 일일변동폭에 제한이 있으나 CNH는 시장의 수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되는 자유변동환율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서민은 빚갚느라 힘겨운데… 대부업계 순익·광고비 급증

    금융권에 불황의 그늘이 짙습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8.2% 급감했고, 올 들어서는 업권별로 한 회사 걸러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의 ‘맏형’ 삼성생명도 인력 감축에 들어갔고, 증권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대부업계의 선전이 도드라집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러시앤캐시와 산와대부, 웰컴크레디라인대부, 리드코프,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대부업계 ‘빅5’의 지난해 순이익은 3241억원으로 전년(2446억원) 대비 32.5% 증가했습니다. 특히 산와대부의 지난해 순이익은 1528억원으로 제1금융기관이 부럽지 않습니다. 지난해 29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농협금융지주와 5300억원대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동안 기존 금융권으로부터 눈칫밥을 먹어온 대부업계로서는 자랑할 만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대부업계의 영업 실상을 들여다보면 박수만을 칠 수 없습니다. 서민금융에 필요한 존재이지만, 마치 경기 불황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도 경기 불황으로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를 반기지 않습니다. 흑자 뒤에 숨어 경제 구조를 왜곡시키거나 경제 전반에 활력을 떨어뜨려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부업계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고금리임을 알면서도 생활비와 부채 상환을 위해 사금융을 찾았으며, 제1금융권에 갈 수 없는 저소득층이 더 늘었다고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순이익 증가만큼이나 광고비 지출도 급증했습니다. 모든 금융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점에 대부업계는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빅5’ 중 광고선전비를 공개하지 않는 리드코프를 빼더라도 4개사의 지난해 광고비 지출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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