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외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화동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부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이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사표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670
  •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 중국의 싸움 방식이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많은 것을 안다고 해도 여전히 잘 모르는 게 중국이다. 우선 면적으로 치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구는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2위, 1인당 국민소득은 87위이다. 그렇다면 군사력은? 안보전략은? 궁금해지는 게 점점 많아진다. 지리적으로 우리의 이웃이면서도 한국전쟁 때는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우기도 했다. 중국은 경제력으로나 군사력으로나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을 제대로 그리고 분명하게 알아야 할 때라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하자 일본은 ‘분쟁도서 탈환’을 명목으로 자위대에 공격적 기능을 강화했다.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 해양 영유권 분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국력이 커짐에 따라 주변국들에 주권과 영토 보전은 물론 국익을 증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최근 국립타이완대 정치학과 중국대륙 및 양안관계 교육연구센터는 황병무(75) 국방대 명예교수의 ‘중국안보해석서’를 발간했다. 신중국군사론(1992년, 세종문화상 수상)의 내용과 각종 영문 논문, 신문 기고문 등을 분석하고 2회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책을 펴냈다. 국내학자 가운데 이런 식으로 국제정치 서적을 발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중국의 안보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오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 교수와 안보문제연구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황 교수를 만났다. 먼저 국립타이완대에서 최근 발간한 책인 ‘중국안보해석서’의 내용을 물었다. “중국 특색의 군사학 학문체계의 정립을 위한 시도 외에 중국안보정책 결정의 몇 가지 영향 요소와 당군 관계, 내우외환의 연동적 위협관을 다룬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에 의한 군의 통제로 정치안정을 유지하는 것과 또 정치 리더십 분열 시 당내에서 누가 군을 통제하느냐는 여전히 문제라는 내용 등입니다.” →중국 안보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요. -“미국이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반면 중국은 평등과 공정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국가이익을 위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보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이익을 지키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중국은 아시아문제는 아시아가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군사력의 기본은 경제이고 안보의 토대 또한 경제라는 인식하에 관련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요. 이 같은 바탕에서 요즘 들어 더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베트남과 일본, 필리핀 등과 해양분쟁을 겪어 왔습니다. 어떤 식으로 그런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는지요. -“냉전기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인도, 구소련, 베트남 등과 무력분쟁에 들어갈 때 외교 경로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시도한 뒤 군사행동을 취했습니다. 탈냉전기 중국은 강압외교의 목표와 수단이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 9월 센카쿠 부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중국 어민이 억류됐을 때 외교적 해결이 어렵게 되자 중국이 희토류 광물 수출을 중단하는 무역제재를 통해 중국 어민을 석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한국전쟁 이후 중국은 주로 국지전 형식을 전개해 왔으며 영토분쟁이 생기면 경제적으로든 군사적으로 재빨리 응징은 하겠지만 정치적으로 영토 자체를 얻는 것은 자제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맹주를 위해 계속 노력은 하되 영토 자체를 점령하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반중 친미 체제로 돌아서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또한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중국 중심의 안보협의체를 만드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남중국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 부근에서 필리핀 어민의 어로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어업지도선이 필리핀 해경과 대치할 때 필리핀은 미국과 해상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은 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감행했고 필리핀이 제안한 국제해양법 중재안을 거부했지요. 또 중국은 주중 필리핀 대사를 불러 필리핀의 긴장 조성 행위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동시에 중국인의 필리핀 여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필리핀 수입 과일류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등 경제제재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 대한 군사행동은 하지 않았지요. 베트남과 해양분쟁이 생길 때도 해·공군력을 동원해 베트남을 압박할 수 있었지만 사태를 진정시키며 외교경로에 의한 해결을 모색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어떤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요. -“지난번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수행했던 150명의 사절단 대부분이 경제 관련 인사들입니다. 그만큼 경제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경제는 정치와 안보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토대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선경후정(先經後政), 경제가 항상 먼저이고 정치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요. -“중국의 해·공군은 일본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지만 양적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의 동향을 탐지하는 정보능력이라든가 잠수함과 비행기간의 정보지휘 연동체제 등은 중국이 약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전쟁 이후 전면전을 치른 경험이 없습니다. 빨리 선제공격하고 빠지는 국지전 전법을 구사하고 있지요. 다시 말해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는 방식입니다.” →가끔 훈련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현재 중국 군부의 위상은 어떠하며 정치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요. -“인민해방군은 중국이라는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자긍심이 크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당의 군대로 전문화됐습니다. 중국 상무위원 7명 중 해방군 출신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인민해방군은 일종의 압력단체가 됐습니다. 후생이나 복지예산이 줄어들면 다시 올려 달라고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장교들은 다시 국가의 군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철저하게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조직으로 굳어졌지요.” →우리나라는 미국과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과시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동맹관계인 북한과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가끔 합동훈련을 하는데 북한과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굳이 훈련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 북한이 군사적으로 중국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도 않습니다. 북한 또한 핵을 가지고 있는 마당에 중국과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렇다면 북한에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사태의 정도에 따라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지요. 또한 미국과 한국이 서둘러 개입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중국 정치인이나 중국 인민들의 핏속에는 침략적인 유전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군사력을 앞세워 국익을 추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토적으로 침략을 받을 경우 응징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황 교수에게 군사안보 전문가가 된 까닭을 물었다. “글쎄요. 제가 6월 25일생인데 그 6·25라는 숫자가 운명적으로 저를 따라다녔다고 할까요(웃음). 또 제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군대에 가려고 할 때 육사에서 교관요원을 처음으로 뽑았어요. 1966년부터 3년간 근무하면서 ‘게릴라’ 등 육사 부교재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안보전문가의 길로 가게 됐지요.” 선임기자 km@seoul.co.kr ■황병무는 1939년 6월 25일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를 나왔으며 서울대 외교학과,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육군사관학교에서 정치학 교관을 지냈다. 이후 국방대 교수, 안보문제연구소 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방대 명예교수와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중국 군사론’, ‘전쟁과 평화의 이해’, ‘한국 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국방개혁과 안보외교’, ‘국방정책의 이론과 실제’(공저) 등이 있다. 세종문화상(국방·안보 분야), 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받았다.
  • 김우중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다” 눈물…비공개 증언록 파장

    김우중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다” 눈물…비공개 증언록 파장

    김우중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다” 눈물…비공개 증언록 파장 대우그룹 워크아웃 15주년을 맞아 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이 묵혀뒀던 소회를 숨기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 전 회장은 26일 옛 대우그룹 임직원들의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했다.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의 의미를 되새기고, 김 전 회장의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다. 포럼이 끝날 무렵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김 전 회장은 5분여 동안 단상에 올랐다. 회색 양복 차림에 결연한 표정의 김 전 회장은 몰려든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한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워크아웃 15주년을 맞아 모인다고 해서 인사차 들렀다”고 입을 뗀 뒤 “지난 일에 연연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고, 국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는 감정을 다 추스르지 못해 잠시 울먹였다. 그러자 단상 아래에서 지지와 공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짧은 인사말을 마친 김 전 회장은 지체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중소기업중앙회 지하 1층에 마련된 행사장의 500여개 좌석은 대우맨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백발이 성성한 원로 경제인들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이경훈 전 ㈜대우 회장, 장영수 전 ㈜대우 건설부문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홍인기 전 대우조선 사장, 장병주 ㈜대우 무역부문 사장 등 과거 대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밖에 김 전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재임 당시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좌승희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도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이 등장하기 전 대화록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의 특강이 1시간 반가량 이어졌다. 45회째인 대우특별포럼은 원래 다음달 초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앞당겨졌다. 대화록 출간에 날짜를 맞춘 것이다. 대우그룹은 1999년 8월 26일 ㈜대우를 비롯한 12개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하면서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1967년 김 전 회장이 설립한 대우실업에서 출발한 대우그룹은 30여 년 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이 76조7천억원에 달하는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다 파국을 맞았다. 김용원(전 대우전자 회장) 대우인회 회장은 참석자에게 배포한 글을 통해 “지난 15년간 우리는 일방적 매도에도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고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오늘 그 억울함과 대우 해체 과정의 실체적 진실이 담긴 책이 출간됐다”며 “많은 분이 책을 읽고,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정확히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네티즌들은 “김우중, 국가가 추징해야 할 돈이 18조원이나 되는데 눈물이라니?”, “김우중, 도대체 무슨 일이지”, “김우중, 재기하려고 다시 나왔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서울병원, ‘ISO 15189 인정’ 국내 첫 획득

     삼성서울병원(원장 송재훈)은 국내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핵의학검사실에 대해 ‘메디컬서비스 국제표준 ISO 15189 인정’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ISO 15189는 메디컬 시험기관에서 이뤄지는 각종 검사가 기술적 역량과 신뢰성을 갖췄음을 보장하는 유일한 국제표준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52개국 2200개 기관이 각종 검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활용 중이며, 국내에는 2005년에 처음 도입됐다.  병원 측은 이번에 호르몬 검사와 종양표지자검사, 간염검사, 기타외 검사 등 4개 분야 47개 항목에 대해 ISO 15189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이경한 진료과장은 “국내 병원이 ISO 15189 인정을 받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면서 “ISO 15189가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국제 표준인 만큼 검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어 향후 해외환자 유치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진화하는 PC방창업…이제 ‘샵인샵’이 대세!

    진화하는 PC방창업…이제 ‘샵인샵’이 대세!

    얼마 전 서울 시내의 한 피시방을 오랜만에 찾은 김모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피시방 내에 다양한 메뉴를 파는 카페형식의 테이블 바와 고급스런 인테리어, 다양한 편의공간이 구축되어 있었던 것. 그 동안 피시방을 자주 찾지 않았다는 김씨는 “어둡고 칙칙한 공간, 찌든 담배연기를 상상하고 피시방을 방문했지만 생각보다 쾌적한 실내공간, 밝은 조명으로 장식된 인테리어 등 흡사 고급 카페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며, 달라진 피시방 문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최근 피시방은 종합 멀티기능을 갖춘 카페형 편의시설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한 상점 안에 다양한 브랜드의 상점이 입점하는 ‘샵인샵’이 최근 각광받으면서 피시방의 진화를 부추기고 있다. 한 창업 전문가는 “기존 점포 사장들은 한 가지 브랜드에만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관련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사업과 기존 사업을 연계시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샵인샵 형태는 이제 창업시장에서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러한 창업시장 분위기 속에 피시방창업 전문 ‘라이온 PC방’은 샵인샵의 성공적인 사업형태를 이뤄내며 예비 피씨방 창업자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다. 라이온 PC방은 카페형 피시방을 표방하며 20-30대 여성들의 발길을 유도하도록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를 내세웠다. 매장별로 세계주요도시를 테마로 잡아 세련된 인테리어로 다른 PC방과의 차별화를 도모했으며, 라면과 과자 등 천편일률적인 피시방 메뉴에 돈까스, 볶음밥 등의 다양한 식사메뉴를 판매해 단순히 게임만 즐기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피시방을 탈바꿈시켰다. 아울러 ‘STEFF핫도그’와 제휴를 맺어 매장 내 메뉴를 다양화했으며, 계열사인 ‘cafe Mari’의 수제 샌드위치와 머핀 등도 맛볼 수 있게 했다. 라이온PC방 관계자는 “차별화된 푸드 메뉴로 인해 점주들은 게임수익 뿐 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매장 내 다양한 인테리어 컨셉과 샵인샵 형태의 사업제휴로 인해 최근 피시방 창업 관련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온PC방의 피씨방 창업비용은 기존의 PC방 창업 보다 저렴해 눈길을 끌고 있다. 라이온PC방은 외환은행과 제휴해 피시방창업비용을 1억까지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또한 예비창업주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라이온FG 본사에서 창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피씨방 창업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lionpc.co.kr)와 문의전화(1577-9133)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처음부터 잘못 꿴 단추, 하나금융/안미현 경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처음부터 잘못 꿴 단추, 하나금융/안미현 경제부 전문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시끄럽다. 그룹 측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빨리 합쳐야 살길이 열린다고 한다. 외환은행은 약속 위반이라며 노조 간부들이 삭발까지 감행했다. 2012년 2월 17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받아들이는 ‘2·17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 의외의 인물이 한 명 더 등장한다.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다. 그 무렵 외환은행 노조는 1년 넘게 ‘헐값 매각’이라며 거부투쟁을 벌였다. 김승유 회장이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하며 달랬지만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합의서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버텼다. 딜이 또 깨졌을 때의 우리 경제 부담 등 고충이 헤아려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사(私)기업의 노사 합의에 금융 당국 수장이 공개적으로 들러리를 선 것은 좋지 않은 선례였다. 첫 번째 잘못 꿴 단추다. 그 부메랑은 2년 뒤 고스란히 돌아왔다. 외환 노조는 2·17 합의서에 ‘입회인 김석동’이라고 명백히 나와 있다며 노사정 합의 위반이라고 공격한다. 하나금융 측은 합의문에 서명한 당사자는 지주와 외환은행, 외환 노조라며 노사정 합의가 아닌 노사 합의라고 반박한다. 그래 놓고 하나금융은 노조가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며 답답해한다. 하나금융이 조기 합병을 언론에 흘린 것은 지난달 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갑자기 밥을 사겠다며 출입기자들을 불러 모은 뒤 “조기 통합을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운을 뗐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하나금융은 조기 합병 추진을 공식 선언하는 등 무섭게 몰아붙였다. 금융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빨리 합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17 합의를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서는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잘못 꿴 단추다. 하나금융의 주장대로 조기 합병만이 살길이라면 김 회장은 약속을 깨게 된 데 대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내부 실상을 조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알려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김 회장의 최대 장점은 솔직함과 소통이다. 스스로 표현하듯 ‘의리를 중시하는 촌놈’이라면 접근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화두만 던진 뒤 뒷일은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맡겨 놓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아니할 말로 김 회장은 2·17 합의문에 서명한 당사자도 아니다. 약속 위반의 부담이 덜하다. 진정성이 느껴져야 노조도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 아닌가. 외환 노조도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약속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 하나금융의 간섭 때문에 외환은행의 실적이 더 나빠졌다고 주장하지만 이 말에 공감할 금융인이 얼마나 될까. 지난해 세계 1000대 은행이 전년보다 수익을 23% 늘리는 동안 국내 은행들의 수익은 되레 쪼그라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나금융도 수익이 34%나 급감했다. 과장된 위기론이라며 덮어놓고 배척할 게 아니라 노조도 외환의 현주소와 미래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어차피 합치기로 한 거, 몇 년 앞당긴다고 총파업까지 운운할 일이냐”며 혀를 차는 국민이 적지 않음도 계산에 넣어야 할 것이다. hyun@seoul.co.kr
  • [길섶에서] 이공계 취업/오승호 논설위원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은 이공계 진학을 강조하곤 했다. 1970년대 고도 성장을 하던 시대 분위기와 상관이 있었을 법하다. 동창들은 담임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작정 이과반을 선택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은 문과를 택한 이들도 있었으니까. 1960년대 서울대 공대 화공과, 기계과, 원자력과 등은 커트라인이 높은 인기학과였다. 취업이 잘되는 공대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공계 출신들이 취업이 잘된다는 얘기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대기업 공채의 이공계 비중은 80~100%나 된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 채용 공고에 ‘수학·통계학·전산 전공자 우대’ 문구가 등장했다. 펀드 상품 개발이나 반도체·화학·정보기술(IT) 등의 업종 분석에 수리 개념에 밝은 이공계 출신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리라. 하반기 대기업 입사 전형에서 역사·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창조적 인재로 키우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인문학이 취업의 새로운 평가 요소 즉 ‘스펙’이 된 셈이다. 문과생들의 취업문도 넓어지려나.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외환 직원 5187명의 탄원서 제출… 하나-외환 조기통합 승인은 연기

    외환 직원 5187명의 탄원서 제출… 하나-외환 조기통합 승인은 연기

    외환은행 직원들이 26일 ’금융위가 2.17. 합의를 위반할 경우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된다’며 합병절차 중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제출된 탄원서에는 외환은행 직원 5187명이 참여했다. 한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착수가 당분간 미뤄졌다. 26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두 은행과 하나금융지주, 하나대투증권 등 그룹 이사진은 지난 21~22일 워크숍을 열어 은행 조기통합 이사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국내 대표은행 지향 ▲기회·공평·보상에 기반을 둔 조직운영 ▲두 은행의 장점 승계와 직원 불안 해소를 통합의 3대 원칙으로 정했다. 애초 두 은행은 내부적으로 오는 28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조기통합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아직 공식 협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부담을 느껴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 19일 두 은행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어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사진=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가 간의 지급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가 간의 지급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금융기관의 외환거래, 기업의 수출입 및 해외투자, 개인들의 해외여행 중 신용카드 사용, 유학경비 송금,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의 물품 구입 등은 모두 국가 간 지급결제를 일으킨다. 개인이나 기업 등의 경제활동에 따른 자금 이전이 여러 국가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간 지급결제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의 지급결제시스템과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국가 간 지급결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 국민이 갖고 있는 돈(자국 통화)을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그 나라 돈(외국 통화)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외국 통화는 금융기관을 통해 바꾸거나 외환시장에서 사들여서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 통화를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각국 통화가 실제로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이 구축돼 운영되고 있다. 외국에 있는 상대방에게 그 나라 통화를 전달하는 외화송금은 전통적으로 환거래은행을 통해 이뤄져 왔다. 국내 은행들은 외국에 위치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이용해 송금업무 등을 한다. 이런 외국은행을 환거래은행이라고 한다. 해외 가족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는 기러기 아빠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기러기 아빠는 국내 은행에 송금을 의뢰한다. 의뢰를 받은 은행은 자녀가 살고 있는 외국의 환거래은행에 자녀의 계좌로 돈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면 외국의 환거래은행은 자금을 보내고 이체했다고 통보를 한다. 이런 메시지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국제금융통신망(SWIFT)을 통해 표준화된 형태로 유통된다. 이 방식을 이용해 해외송금을 하려면 돈을 받는 사람이 외국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한다. 또 메시지 전송 및 거래확인 절차가 외국과의 시차로 인해 최장 3일이 걸릴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송금을 주요 업무로 하는 웨스턴유니언, 머니그램 등 송금전문업체가 생겨났다. 이들은 은행, 우편취급소, 역 등 지정된 장소에 설치된 점포에서 좀 더 빠르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송금전문업체 본점과 해외 점포망 간 자금정산은 환거래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일방적인 송금거래와 달리 외환매매에 따른 자금결제는 사들인 통화(매입통화)를 받고 팔아버린 통화(매도통화)는 줘야 하므로 더욱 복잡하다. 매입통화와 매도통화를 환거래은행 방식으로 결제할 경우 국가 간 시차로 인해 매도통화는 이미 줬는데 매입통화는 거래 상대방의 파산 등으로 받지 못하는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은행이 미국 뉴욕에 있는 외국은행과 원화를 팔고 미 달러화를 사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치자. 우리나라 은행이 결제일에 원화 송금을 끝내고 이를 오후 5시에 통지한다면 뉴욕은 새벽 3시가 된다. 따라서 뉴욕의 은행은 그곳의 영업개시 시간인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1시)가 돼서야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국은행이 오후 3시(한국시간 새벽 5시)에 자금 이체를 끝낸 후 곧바로 이를 국내 은행에 통지한다 해도 국내 은행은 마찬가지로 은행 영업시간인 오전 9시 이후에야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시간 기준 전날 오후 5시에 원화를 미리 보낸 국내 은행은 외국 은행으로부터 달러화를 받고 확인하는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6시간 동안 외국은행의 달러화 이체 여부를 알 수가 없다. 만약 이 시간 동안 외국은행이 파산한다면 원화를 송금한 국내 은행은 사들인 달러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1974년 6월 독일 헤르슈타트 은행이 파산하면서 독일 내 환거래은행을 통해 마르크화를 먼저 지급한 미국 은행들은 사들인 미 달러화를 받지 못해 큰 손실을 입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크고 작은 사례가 수시로 발생했는데 환거래은행 방식 결제에 내포된 이런 위험(리스크)을 외환결제리스크 또는 헤르슈타트리스크라고 한다. 이런 외환결제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과 주요 상업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과 협력해 매입통화와 매도통화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는 외환동시결제시스템(CLS)을 구축했다. 뉴욕 소재 외환동시결제 전문은행인 CLS은행이 운영 중인 CLS가 대표적인 예이다. CLS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원화를 포함한 17개 주요통화를 대상으로 전 세계 공통결제시간대(10월 마지막 일요일부터3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오후 3~6시, 나머지 기간 중에는 오후 2~5시)에 매입통화와 매도통화를 동시에 주고받는 방식으로 여러 통화를 결제한다. 일부 국가들은 국가 간 증권 거래 시에도 증권과 대금을 동시에 결제할 수 있도록 자국의 중앙은행 결제시스템과 증권을 보관하고 있는 외국의 증권결제시스템을 직접 연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 간 지급결제는 여러 국가의 시스템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어느 한 나라의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나라의 시스템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각국의 지급결제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우선 국가 간 지급결제에 참여하는 자국 내 지급결제시스템과 금융기관들이 BIS에서 제정한 국제기준인 ‘금융시장 인프라에 관한 원칙’과 ‘외환결제 관련 리스크 관리 감독 지침’을 준수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이들 국제 기준의 실제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도록 유도한다. 나아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공식적인 협력체계인 BIS 지급결제제도위원회 및 협조감시를 위한 다양한 협의체를 세워 국제금융통신망(SWIFT), CLS 등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이 국제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가 간 지급결제는 금융거래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결제 방식과 시스템을 받아들이면서 진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의 지급결제 정책기관이면서 감시기관인 한국은행은 급변하는 지급결제환경에 맞춰 국내 지급결제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과도 상호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주요국 중앙은행과 함께 협조감시를 수행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국제금융통신망(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WIFT)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국가 간 금융거래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사용하는 통신 네트워크이다. 원래는 유럽 지역 은행들이 상호거래 메시지를 교환하기 위해 1973년 설립했으나 이후 표준화된 메시지 형식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금융통신 네트워크의 표준으로 정착됐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 [커버스토리] 도박광 왕서방이 탐내는 도다

    [커버스토리] 도박광 왕서방이 탐내는 도다

    중국 축구가 맥을 못추는 것은 축구 도박 및 승부조작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인들은 “어떻게 13억명 중에서 11명의 우수한 축구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냐”며 자학하곤 한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중국 축구 승부조작 소식이 들려오니 그럴 법하다. 중국어에 스두루밍(嗜賭如命·도박을 목숨에 견줄 만큼 좋아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박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게 중국인들이다. 제주에는 요즘 한탕을 노리는 왕서방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덩달아 중국 자본의 카지노 투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고객이 늘면서 카지노 매출은 최근 껑충 뛰고 있다. 제주지역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169억원으로 2012년 1439억원에 견줘 50.7%나 증가했다. 입장객 역시 34만 8000명으로 전년도의 22만 7000명에 비해 53.3%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28만 9000명으로 절대다수인 83%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 카지노의 전통적인 일본인 고객을 밀어내고 속칭 ‘왕서방’이 카지노를 점령한 것이다. 중국 A기업은 싱가포르 카지노 업체와 손잡고 제주에 대규모 카지노 리조트 건설을 꾀하고 있다. 또 제주시내 중심가에는 중국자본이 투자키로 한 초고층 카지노 빌딩 건설이 추진 중이다. 중국 C그룹도 바닷가에 카지노 리조트 건설을 노린다. 이들은 ‘도박의 섬으로 전락한다’는 지역 정서를 의식해 당장 카지노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연막을 친다. 중국 투자뿐만이 아니다. 제주도 출자기업인 제주전시컨벤션센터도 중국인을 겨냥해 외국인 카지노 추진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제주도는 정부와 달리 이런 카지노 투자 자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제주에는 이미 8개의 외국인 카지노(전국 17개)가 영업을 하고 있는 데다 먼저 탈세 방지 등 투명한 카지노 관리를 위해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 카지노 입장객 83% 중국인… 큰손들 외환법 어기며 외상 베팅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는 중국인 등 외국인을 모집해 오는 카지노 브로커들이 판돈의 50~80%를 가져가 버린다”며 “당연히 카지노 매출에는 안 잡히고 공공연하게 탈세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카지노에서 큰손들의 도박은 모두 외상 거래다. 대출회사가 본국에서 지급하는 형태로 현행법상 전부 외국환관리법 위반인 셈이다. 윈희룡 제주지사는 “싱가포르나 미국 라스베이거스 같은 경우엔 카지노 현장에 공무원이 상주하고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카지노 객장에 가서 탈세 및 사기도박 여부를 다 감독하는데 우리는 완전 무방비 상태”라며 “투명한 카지노 감독기구 설치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 관광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카지노 매출액의 29%, 마카오는 39%를 세금으로 걷는데 우리는 관광진흥기금 등을 포함해 겨우 10%에 불과하다”며 “공공연한 탈세 등을 일삼고 있는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세금마저 적어 카지노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 카지노 건설 움직임… “세수 확대” “내국인 허용 우려” 엇갈려 하지만 지역 카지노 업계에서는 중국 거대 자본들의 집요한 카지노 진출 시도로 머잖아 제주에서 큰판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특별법에는 외국자본이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카지노를 허가해 줄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외국인 카지노인 데다 세금이 더 걷히고 일자리를 창출하면 카지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마카오가 카지노 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무상 교육, 무상 의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제주에 카지노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제주 경실련 좌광일 사무처장은 “카지노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4월 중국 현지에서 고객 유치 활동을 하던 제주 카지노 업체 직원 4명이 도박 알선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도 중국인 사기도박 시비와 자살시도 등 카지노로 인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앞으로 카지노에 따른 병폐가 더 확대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복합 리조트는 카지노가 먹여살리는데 외국인 유치로 장사가 잘 안되면 결국 내국인 출입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외국 자본의 제주 카지노 투자는 결국 내국인 허용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서귀포 A 호텔 카지노에 중국인 O(49)씨 등 4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카지노 객장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바카라 게임을 시작했다. 바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플레이어(player)와 뱅커(banker)로 구분하여 카드를 두 장씩 나눠 돌린다. 두 장의 숫자를 더해 끝자리가 큰 쪽이 이기고 같을 경우에는 타이(tie)라고 하여 비긴다. 플레이어에 돈을 거는 경우는 1배를, 뱅커에 돈을 거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0.95배를 돌려받으며 타이(tie)에 돈을 거는 경우는 10배를 돌려받는다. 이들은 불과 2시간여 만에 11억원이라는 거액을 땄다. 화들짝 놀란 카지노 측은 2시간여 만에 11억원을 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사기도박이라며 돈 지급을 거부했다. 중국인들은 카지노 측이 사기도박이라고 자신들을 협박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한국 변호사를 고용해 돈을 달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카지노 측도 이에 맞서 이들을 사기도박 혐의로 경찰에 맞고소했다. 이들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카지노 측이 딴 돈을 주지 않는다. 카지노에 가지 말라’며 피켓 시위까지 벌였다. ●수익은 브로커 몫… 탈루·도주·자살소동 등 부작용 속출 경찰은 “카지노 측이 이들의 사기도박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며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지역 카지노 업계에서는 이들이 운영과 관리가 허술한 제주 카지노를 노린 전형적인 사기도박의 고수인 타짜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해당 카지노는 당시 제주 카지노 사업 진출을 노리는 중국 기업과 매각을 협상 중이어서 고용 승계 여부 등으로 직원들이 어수선했다는 주장을 편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카드 바꿔치기 수법의 사기도박을 벌였지만 폐쇄회로(CC)TV 조사에서도 적발하지 못하는 등 워낙 솜씨가 뛰어난 타짜들이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귀띔한다. 지난 3월 관광차 제주를 찾은 중국인 J(32)씨는 여행사 대표에게 1억 2000만원을 빌려 카지노에서 모두 탕진한 뒤 중국으로 몰래 도주하려다 사기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국 땅 낯선 곳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인 관광객 R(43)씨가 카지노에서 8000만원을 잃자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여 중국 영사가 출동해 만류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큰손 중국인의 제주 카지노 행각도 화제다. 지난해 중국인 L씨는 제주의 카지노에서 45일간 게임에 몰두, 무려 24억원을 날렸다. 30일짜리 관광비자로 제주를 찾은 L씨는 비자기한이 만료되자 당일 출국한 뒤 다음달 다시 제주에 입국, 15일간 더 베팅한 뒤 빈손으로 돌아갔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지금도 교통위반, 흡연, 쓰레기 투기, 폭력 등 중국인의 관광 무질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앞으로 카지노가 계속 들어서고 규모가 커지면 갖가지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설립 14년… 강원랜드의 빛과 그림자] 폐광의 카지노 흔들리도다

    [설립 14년… 강원랜드의 빛과 그림자] 폐광의 카지노 흔들리도다

    국내 지자체와 큰손 외국인들의 보이지 않는 카지노 전쟁에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거대 자본이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를 조건으로 국내 지자체와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며 무섭게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경기장 일대 재개발 부지를 포함해 인천 영종도 등 입지 여건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큰손 외국인들이 오픈카지노를 타진하며 군침을 흘린다. 여기에 수년 전부터 제주 지역과 전남, 경남 등 곳곳에서도 낙후된 경제 회생을 명분으로 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정부에 집요하게 요청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에 따라 카지노 시장도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풍에 맞서 힘겹게 버티는 강원 정선군 사북 강원랜드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쇠락하는 폐광 지역을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특별법(폐특법)까지 제정돼 생겨났다. 1998년 법인으로 탄생한 지 2년 뒤인 2000년 중순, 마침내 내국인들이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카지노로 문을 열었다. 석탄 중심이던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석유 중심으로 바뀌면서 석탄산업합리화조치를 시행하던 1980년대 이후 광산 지역은 급전직하 쇠락의 길을 걸으며 피폐해졌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정부에 호소해 대체산업으로 마련된 게 카지노다. 일자리를 잃고 떠나가던 광원 가족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카지노로 몰려들었고, 카지노는 지역을 살리는 한 줄기 빛이었다. 해발 1000m를 웃도는 백운산 자락이 폐광 지역을 살리는 희망의 터전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폐광특별법 끝나는 2025년 전에 자립해야 급격하게 줄어들던 폐광 지역 인구도 카지노 영향으로 멈췄고 외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부동산 붐까지 일었다. 카지노가 들어선 사북읍은 휘황찬란한 유흥의 도시로 바뀌었다. 덩달아 주변 태백과 영월, 삼척 등 폐광 지역에서도 카지노 수익금으로 이런저런 연계 사업이 추진됐다. 2003년 초부터 규모를 늘려 제2의 출발을 선언하고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미니엄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최근에는 워터월드까지 만들며 사계절 가족형 종합 리조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 발전을 계속 사행산업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6월에는 1589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확장 공사까지 마무리하며 제3의 개장을 선언했다. 객장 넓이를 당초 6353.61㎡에서 1만 1811.71㎡로 85%(5458.10㎡)가량 늘렸고 게임테이블 68대와 머신 400대를 더 들여놔 게임테이블은 모두 200대로, 머신은 1340대로 늘렸다. 카지노 공간과 게임기기 부족으로 게임 좌석을 사고파는 매매 행위나 대리 베팅, 사이드 베팅 같은 부작용 등 이용객들의 불편을 줄였다. 테이블 게임도 저액 리미트 테이블, 텍사스홀덤 포커, 전자룰렛 등 기존에 없던 시설을 새로 깔았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마련한 폐특법이 언제까지 폐광 지역의 희망을 살리는 불씨가 될 수 없다는 데 고민은 깊어졌다. 설립 이후 두번의 폐특법 시한 연장을 통해 2025년까지 적용받고 있다. 특별법 기한이 남은 앞으로의 10년 남짓 동안에 폐광 지역을 살리는 기틀을 마련하고 강원랜드도 복합 리조트로서의 자생력을 갖춰 놓아야 하지만 지금 추세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폐광 지역 내 지자체들도 이익의 몫을 더 갖기 위해 발 벗고 나섰으며 정부도 카지노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 어려움은 갈수록 커진다. 특히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들이 카지노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자 정부에선 부작용을 줄이겠다며 영업 시간과 출입 일수 제한, 베팅 한도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규제 외에도 별도의 감독기관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설치해 매출 총량, 전자카드제도 도입 의무화에도 나섰다. ●“영종도는 놔두고 우리만 규제” 볼멘소리 반면 영종도 카지노 사전허가제 등 외국인 카지노 자본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리포&시저스 코리아는 최근 ‘경제자유규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에 따라 영종도에 카지노를 설립하는 것을 허가받았다. 또 미국 샌즈그룹이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경기장 일대에 10조원 규모의 복합 리조트를 설립하는 것을 서울시에 제안하며 오픈카지노 허용을 요청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내국인들의 각종 부작용을 줄이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도록 오픈카지노의 규제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카지노 자본의 국내 진출은 처음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한해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외국과 체결한 FTA에 따라 정부에 내국인 출입 허용을 요구하는 게 뻔한 수순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우리로선 고객 유치를 위한 각종 규제로 마케팅 활동을 하기 어려워 마카오, 싱가포르 등 해외 카지노와의 경쟁에서 처진다”면서 “정부가 외자 유치 함정에 빠져 추가로 내국인이 출입하는 카지노를 허용한다면 국민들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모두 17개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강원랜드 외엔 모두 외국인 전용이다. 더구나 폐특법이 제정된 지 19년째이지만 강원랜드가 사계절 종합 리조트로 변모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이 정착되기도 전에 폐광 지역 지자체들이 나눠 먹기식 사업을 요구해 어려움이 커졌다. 여기에 2018동계올림픽을 위한 레저세 도입과 도민축구단인 강원FC 등 각종 지원 사업이 손을 벌리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 레저세는 지난 5월 국회의원 13명이 ‘레저세 개정 및 관광세 신설’을 발의하며 구체화된 모습이다. 확정되면 강원랜드 매출액 대비 세금과 기금부담률은 50%에 이르러 폐광 지역 경제가 안착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벌써부터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폐광 지역 주민들은 “지방세수 확대를 위한 조세 정책이 지역의 공기업을 망가뜨리고 지역 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카지노 매출 총액의 10%를 레저세로 부과하면 강원랜드는 지난해 매출 총액을 기준으로 2044억원이나 되는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는 주장이다. ●“매출 50% 각종 기금·세금으로 토해낼 판” 빈자리로 남은 사장의 임용이 수개월째 미뤄지고 최근에는 정부에서 방만한 복지시책 축소 요구에 이어 노동조합의 총파업까지 이어지면서 내우외환이라 할 이중삼중의 어려움까지 겹쳤다. 이처럼 어수선한 마당에 점점 어려워지는 내국인 카지노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눈물겹다. 최근에는 정선우체국과 같이 카지노 영업장 내 고객 동선에 맞춰 이색 우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회에는 1884년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 우표를 비롯해 1840년 발행된 세계 최초 우표 등 명품 우표, 초콜릿 냄새를 풍기는 우표, 나무로 만든 우표 등 세계 각국의 이색적인 우표 22개 틀이 전시되고 있다. 이경우 강원랜드 홍보팀장은 “하루 방문객 8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특별법 취지에 맞게 폐광 지역을 살리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주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정부도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부작용을 줄이면서 내·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레저문화로 거듭나도록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경제 블로그] 징계 국면 장기화 수혜자는 김종준

    두 달을 끌어온 KB금융 제재가 21일 일단락됐습니다. 징계를 받은 KB 수뇌부는 물론 금융당국 역시 ‘무리하게 대규모 징계를 추진했다’는 오명이 상당기간 따라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처만 남은 전쟁이었습니다. 이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수혜자는 있습니다. 바로 김종준 하나은행장입니다. 금융권에선 ‘벼랑 끝에 서 있던 김 행장을 KB금융이 살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KB제재를 일괄처리하고 지난달에 김 행장의 제재안건을 상정하려고 했습니다. KT ENS 부실대출 책임을 물어 김 행장에게 경징계 처분이 예상됐습니다. 하나은행은 KT ENS 대출사기로 1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이에 앞서 김 행장은 지난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도 퇴진논란이 거셌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김 행장이 추가로 경징계를 받게 된다면 더 이상 자리보전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KB제재가 길어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김 행장 제재안건은 빨라야 다음달 후반쯤 상정됩니다. 금융당국이 제재작업에 착수해도 김 행장에게 징계를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최근 하나·외환은행 조기 합병을 공식화했기 때문입니다. 김 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함께 통합작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합병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행장을 흔들면 금융당국은 금융권 안팎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합병은 금융당국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인수(2004년)하고 다시 매각(2012년)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과 ‘먹튀’ 논란이 일었습니다. 금융당국 책임론도 함께 부상했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론스타의 ‘악몽’에 마침표를 찍는 것과도 같습니다. 금융당국이 당초 의지대로 김 행장에게 사정의 칼끝을 겨눌지, 솜방망이를 휘두를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美 연준 바라보는 코스피

    美 연준 바라보는 코스피

    증권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발 소식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박스권 움직임에 변화의 계기를 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좋은 소식이 나와도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는 20일 전날보다 1.64포인트(0.08%) 오른 2072.7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연중 최고치(2082.61)에 바짝 다가선 2080.77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내림세로 돌아섰다가 장 막판 반전에 성공했다. 연준의 7월 의사록 20일(현지시간) 공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22일(현지시간) 잭슨홀(연준의 연례회의) 발언 등이 예정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장 막판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 오름세를 이끌어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은 앞으로 예정된 이벤트에서 연준의 금리 조기인상 가능성이 옅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종목별 주가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종목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수십 배에 달해 추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평균 PER은 10배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달러당 1022.7원에 마감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단기외채 비중 30% 1년 만에 최고 수준

    단기외채 비중 30% 1년 만에 최고 수준

    우리나라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외채 비중이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한국은행은 올 6월 말 현재 대외 채무(외채) 잔액이 4422억 달러라고 20일 밝혔다. 석 달 전보다 168억 달러가 늘었다. 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 외채는 1318억 달러로 같은 기간 80억 달러가 증가했다. 총 외채에서 단기 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8%다. 석 달 전보다 0.7% 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6월 말(30.0%) 이후 최고치다. 이혜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은행들의 해외 차입이 늘면서 단기 외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6월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은 33억 달러, 국내 은행은 29억 달러를 각각 해외서 조달해 왔다.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35.9%로, 석 달 전보다 1.0% 포인트가 올랐다. 역시 지난해 6월(3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와 한은은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태도다. 한은 측은 “경제규모에 비춰볼 때 단기 외채 증가 폭이 큰 편은 아니며 준비자산(외환보유액)도 함께 늘고 있어 대외 지급능력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와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채의 외화환산평가액 증가 등으로 총 외채가 늘었다”며 실질적인 외채 부담 변화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기 외채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7년 3월(53.6%)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잔액(대외 금융부채, 1조 519억 달러)과 우리나라가 외국에 투자한 잔액(대외 금융자산, 1조 414억 달러)은 각각 1조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우리는 늘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죽음을 잊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왔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전진하는 것만이 살아있음의 징표라고 생각해 왔죠.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세월호 참사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돌이켜볼 시간입니다. 죽은 이가 남긴 것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게 살아남은 자들이 앞으로 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재일교포 2세로 일본에서 비판적 지식인, 스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상중(64) 세이가쿠인대 총장이 처음 소설에 도전한 이유다. 그간 다수의 학술·인문서로 주목받아 온 그가 2010년 아들의 죽음에 이어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에서 마주한 수많은 죽음을 성찰한 소설 ‘마음’(사계절)을 펴냈다. 그는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는) 전혀 치유되지 않았다. 아들의 죽음을 다뤘기 때문에 소설이란 장르를 택하지 않으면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고 소설가로 변신해야 했던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주인공 ‘나오히로’는 아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30만부가 팔릴 정도로 화제를 모은 소설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 청년과 선생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나누는 삶과 죽음, 구원과 치유, 절망과 희망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실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섰던 그의 학교 졸업생을 모델로 했다. 강 교수는 소설이 한창 번역 중이던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동일본 대지진과 ‘닮은꼴’임을 목도했다. 두 사건 모두 공적 영역이 붕괴됐음을 보여 주는 사례였던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는 일본의 국가, 공적 영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저 역시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산 채로 물에 빠져 방치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걸 바라본 한국인들도 국가, 공적 영역의 붕괴를 실감했을 테지요. 이제 인간은 개인이 스스로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처음 소설을 썼을 때만 해도 그는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한국인을 학살하고 군국주의의 길로 내달린 당시의 일본처럼 현재의 일본 역시 극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도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며 비극을 지워내고 있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망각하는 사회’다. “가장 두려운 것은 3년 뒤 이 비극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일본 아베 정권처럼 동일본 대지진을 망각하고 올림픽을 향해 나가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그가 기대하는 것은 문학의 힘이다. 강 교수는 몇 년 뒤 한국에서도 세월호 사건에서 출발한 문학 작품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달리 경제적, 물질적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극복이 더 힘들 겁니다. 정치가나 경제인들의 말이 모두 공허하게 들릴 테죠.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눈에 보이게 하고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결국 문학의 힘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여러 문학 활동들이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거라 기대합니다.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상속 체계가 이 사회에 존재해야 하니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선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19일 조기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여전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통합 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은행은 앞으로 각각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는 등 합병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조기 통합 의사를 내비친 지 한 달여 만이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조기 통합의 필요성을 임직원들과) 소통했다”면서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의결이 나는 대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주주총회에 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측은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조기 통합이 불가피하다”며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 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조기 합병에 따른 직원들의 불안감을 의식해 인위적인 인원 감축 금지, 인사상 불이익 금지, 임금·복지 불이익 변경 금지 등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일방적인 합병 추진은 (5년 독립경영을 약속한) 2·17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국민 앞에 공표한 합의서마저 내팽개쳤는데 새 약속을 한들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노조는 20일 오후 8시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금융노조와 조기 통합 저지 연대투쟁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17 합의서는 지켜져야 하며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합병 절차에 중대한 하자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2012년 2월 17일 작성된 합의서에는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 서명했다. 두 은행의 합병은 금융위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은행 측이 노조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합병 승인을 요청해올 경우 금융위가 심사과정에서 문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낮은 곳에서 상처받고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을 기꺼이 보듬어 준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을 떠났다.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방한 기간 내내 우리 사회에 충격에 가까운 파장을 일으켰다. 자기만의 성벽에 갇혀 국민들의 삶과 떨어져 지내는 종교계는 물론 세월호 사건의 진실 규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정치권, 그리고 신자유주의 성장의 덫에 빠져 더불어 사는 법을 잊어버린 사회 전반에 구체적인 실천의 과제를 던졌다. 각계에서 교황이 남긴 메시지를 곱씹으며 스스로 성찰하고 혁신하지 않는다면 교황에게 보낸 4박 5일간의 국민적 열광과 환호는 한낱 무의미한 거품으로 사그라질 수도 있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교황 방한의 성과 및 부문별로 남겨진 과제를 짚어 본다. ■김영주 KNCC 총무 “사회적 갈등·불의에 맞설 종교인의 역할 제시” →오늘 오전 명동성당에서 교황을 직접 만났다. 어땠나. -많은 말씀을 들었다. 기회가 되면 북쪽도 방문해서 한반도에 평화통일 기운이 더욱 북돋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 확답을 주실 수 없는 부탁이었다. 대신 늘 기도하고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국 개신교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교황 방한을 보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갖고 있던 천주교 교황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말석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종교인이 서야 할 자리가 어디여야 하는지 직접 몸으로 보여 줬다. 거기는 사회적 약자,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자리다. 권위를 스스로 내세우지 않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함을 알려 줬다. 종교인은 세상의 불의와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갈등이 있는 곳에서 화해도 시켜야 한다.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 참 많음을 새삼 느꼈다. →한국 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울림이 있었나.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세월호 전’과 ‘세월호 후’로 나뉜다고. 무한성장, 무한경쟁, 이익 중심 등의 가치가 우리 세상을 지배했고 세월호 참사로 무너졌다. 사람의 가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교황께서는 그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족들을 가까이 챙겨 위로했다. →우리 종교인의 구체적 역할은 무엇일까. -교황께서는 한국 땅에 왔다 간 것만으로도 그분의 역할을 다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이 남긴 언어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이고, 우리 사회에 남겨진 실천적 과제는 무엇인지 종교인들을 비롯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 “복지부동 정부·지도자 향해 비판 목소리 계기” →교황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교황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황이 세월호와 관련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그저 위로와 격려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교황의 모습과 견줘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다. 그런 의무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은 교황의 모습과 대비된다.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의 아픔에 대처해야 하는지 교황이 모범을 보여 줬다. 교황의 방한은 복지부동하는 정부와 지도자를 향해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이기도 했다. →교황의 방한이 세월호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까. -교황은 유족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는 정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심지어 야당도 가슴을 열고 유족들과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늦게나마 정치권이 반성하고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을 찾은 교황으로부터 한국 사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 지도자부터 시민 개개인까지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가 변화해야 함은 물론 자본도 변해야 한다. 자본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황의 메시지처럼 기업과 자본은 무분별한 이윤 추구에 매몰돼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 “종교·경제적 언어로 사회적 문제 해법 짚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치·경제 관련 발언은 꽤 낯설었다. -그동안 종교인들의 정치 관련 발언은 물에 물 탄 듯 추상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황이 때로는 종교의 언어로, 때로는 경제학 용어로 연대, 더불어 사는 삶 등의 가치를 담은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 양극화 반대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이 얘기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가리킬까. -외환위기 이후 시장 중심 경제 체제, 시장만능주의가 만연했다. 시장만능주의가 뭔가. 각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팔아서 먹고사는 형태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장에서 팔 것이 없는 사람은 굶어 죽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 시스템이 이렇게 굴러갔다. 교황은 이것을 통렬히 지적한 것이다. →구체적인 의미를 꼽는다면. -교황은 방한 이후 세월호를 주목했다. 세월호는 분열과 양극화, 무한경쟁, 시장만능 등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다. 그리고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교황은 사회적 분열, 정치적 분열의 기저에 바로 경제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것을 우리에게 알려 줬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의 어떤 정치적 지도자들도 하지 못한 일을 외국의 종교지도자가 해낸 셈이다. →교황의 방한이 이러한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번 교황 방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교황이 얘기하는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가장 전형적 모습이 과거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얘기했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다. 다행히도 직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얘기했지만 인수위에서부터 슬그머니 폐기하고, 과거 ‘줄·푸·세’로 돌아간 분위기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교황이 얘기한 메시지를 강한 의지로 실천했다면, 그러다가 장벽에 부닥쳤다면 국민들이 환호하며 지지하고 엄호했을 것이다.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대우그룹 해체 진실 밝혀지나

    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의 회고록 ‘김우중과의 대화’가 오는 26일 출간된다. 대화록 형식의 책에는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과 주장, 그의 심경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옛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인회에 따르면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4년간 서울과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김 전 회장을 20여 차례 만나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회고록을 집필했다. 신 교수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대우인회 등 재계 관계자 45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연다. 재계에서는 이 책을 통해 15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이 되는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한 ‘진실’이 드러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책에는 대우자동차를 부실 덩어리로 낙인찍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헐값으로 넘긴 정부 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고 그 탓에 우리나라 경제가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데는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을 비롯한 경제관료와 대우그룹 간의 불화가 작용했다는 주장과 대우그룹에 대한 정부 측 위기 진단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그룹은 창사 30여년 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이 76조 7000억원에 달하는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1999년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진 뒤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2005년 6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08년 사면됐으며 이후 베트남에 머물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은행聯·생보협 차기 회장도 손보협 처럼 민간 출신이 맡나

    장남식 전 LIG손해보험 사장이 18일 회원사의 만장일치 추대로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출됨에 따라 차기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집중된다.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은행연합회장에 대한 공모 절차에 들어가고, 오는 10월엔 생명보험협회장 인선도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손해보험협회처럼 ‘관피아(관료+마피아)·학계(교수) 배제’라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업계가 자율적으로 차기 회장을 뽑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는 손해보험협회의 선례가 있는 만큼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이종휘 미소금융재단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은 이 이사장과 조 전 행장이다. 김 전 행장과 윤 전 행장은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출신으로 은행장을 지냈다. 은행연합회장을 전통적으로 모피아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김 전 행장과 윤 전 행장이 유력해 보이지만, 지금은 관피아 배제 분위기여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다만 은행연합회가 보험 등 다른 협회와 달리 공익적 성격이 강해 순수 민간 출신보다 관료와 민간업계를 두루 경험한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이사장은 초대 서민금융진흥원장 후보로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차기 생명보험협회장도 업계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와 마찬가지로 삼성 출신이 하느냐, 비(非) 삼성 출신이 맡느냐가 관건이다. 이수창 전 삼성생명·삼성화재 대표와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생보업계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출신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협회장을 뽑는데 ‘룰’이 관피아에서 민간 CEO 출신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협회는 손해보험협회의 ‘회장 공백’을 막기 위해 정관에 ‘임기가 만료된 임원이 차기 임원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외환위기 겪은 베이비부머 범죄율 다른 세대보다 높아

    외환위기 겪은 베이비부머 범죄율 다른 세대보다 높아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는 10대 청소년 범죄율이 가장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신체·심리적으로 성숙하면서 범죄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1970~90년대 중반까지 10대에 이어 30대의 범죄율이 높았지만 2000년대 들어 40~50대의 범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경찰행정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경제적 굴곡을 겪은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연결 지어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1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계간 학술지인 한국형사연구에 실린 정은경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한국의 연령-범죄 곡선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에 따르면 2010년 재산범죄자 수는 10대(14~20세)에 1047명(10만명당)에서 점점 줄어들다가 40대(41~50세)에 1100명까지 치솟았다. 50대(51~60세)에서도 890명이 발생했다. 폭력범죄는 40대에 최고치(990명)를 기록했고 50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780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40~50대 범죄 발생이 늘어나는 현상은 같은 해 미국에서 발생한 재산·폭력범죄자 발생 현황과 뚜렷한 차이가 난다. 미국의 재산·폭력범죄자 수는 10대 후반(18~20세) 이후로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린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10대에 이어 범죄율이 높은 세대가 1960년대에는 20대였고, 1970~90년대 초까지는 30대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40대 범죄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베이비붐 세대와 겹쳐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경제활동을 하던 시기인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일자리를 잃거나 재취업을 하지 못했다”면서 “2000년대에도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아 타격을 입은 베이비붐 세대 가장들은 가족 관계에 금이 가고 경제적·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린 탓에 범죄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을 당시 베이비붐 세대 중 60% 정도는 노후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해고라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폭력범죄의 상당 부분은 음주에서 비롯된다”면서 “40~50대의 폭력범죄가 두드러지는 원인을 한국의 관대한 음주문화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남식 연세의료원장 “중증질환에 주력, 제중원도 복원”

    정남식 연세의료원장 “중증질환에 주력, 제중원도 복원”

    연세의료원이 고혈압과 당뇨 등의 경증질환 치료를 줄이는 대신 암과 심뇌혈관 질환 등 중증 난치성 질환 치료에 치중하겠다는 진료방침을 제시했다. 또 우리나라 현대 의학의 효시인 제중원을 복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정남식(62) 신임 연세대의료원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벼운 질환으로 3차 의료기관을 찾는 현재의 모순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경증 환자의 진료를 줄이는 대신 증증 환자 진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료원장은 “대학병원들이 적지않은 경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세브란스는 3차 의료기관으로서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 비중을 높여가겠다는 의미”라며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중증 난치성 희귀 질환 치료와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병원이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 의료원장은 “굳이 대학병원에서 진료할 필요가 없는 경증 환자를 설득해 협력병원으로 보내게 될 때는 환자와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의료분야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연세의료원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료원장은 연세의료원의 새로운 가치로 ‘병원을 넘어선 병원(Beyond Hospital)’과 ‘재난 대응 의료안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병원을 넘어선 병원’은 병원이 질병 치료에 그치지 않고 환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없이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포함해 사회나 지구촌 전체와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 의료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질병 치료라는 병원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환자와 가족들이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연세의료원은 이를 위해 ‘제중원 힐링 캠프’(가칭)를 조성하기로 했다.  제중원 힐링캠프에서는 대학·종교·문화단체 등의 재능 기부로 암 환자와 중증·난치성 질환자, 만성질환자와 가족 등을 위한 모임마당, 미술·음악치료, 식사 및 영양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환자와 보호자의 휴식공간인 아트리움(patient atrium)이나 병원의 녹지공간을 대폭 늘리는 에코존(Eco zone) 등도 힐링캠프 차원에서 추진된다.  연세의료원은 또 대학병원이 사회의 요청에 호응한다는 측면에서 노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안전의식 교육 및 확산, 의료산업화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제중원 복원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 의료원장은 “제중원은 우리 나라에 근대적 의학이 뿌리를 내리게 된 시발점”이라면서 “우리나라 의학사를 정립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제중(濟衆:모든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한다는 뜻)의 가치에 보다 충실한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 제중원 복원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남은 3동의 건물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부지 규모가 500평 정도여서 원형을 복원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 의료기관인 제중원은 1885년 고종이 알렌의 요청을 받아들여 설치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어나자 1886년에는 당시 한성 남부 동현의 왕실 소유 부지(지금의 을지로 입구와 2가 중간의 한국외환은행 본점 자리)로 이전했다. 1904년에는 미국인 실업가 세브란스(Severance)의 재정 지원으로 남대문 밖 복숭아골(桃洞)에 현대식 병원을 지어 이전한 뒤 세브란스병원이라 명명하면서 제중원이라는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정 의료원장은 “이제는 용의주도하면서도 과감하게 병원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면서 “연세의료원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