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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에코붐 세대 39만 증가… 3~4년간 고용 특단 대책 필요”

    文 “에코붐 세대 39만 증가… 3~4년간 고용 특단 대책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년 일자리점검회의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을 강하게 질책한 배경에는 에코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하는 향후 3~4년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청년 실업이 가중될 것이란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에코붐 세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의 1991~1996년생 자녀로, 올해 만 27세가 된 1991년생은 이미 지난해 노동시장에 구직자로 진입했다. 새 일자리는 늘지 않는데 청년층 구직자만 증가해 ‘일자리 보릿고개’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인구가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명 증가하고 2022년부터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향후 3~4년간 한시적으로라도 특단의 실효성 있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더욱 절망적인 고용 절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취업 사정은 추가경정예산 투입에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연간 청년층 실업률은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이후 최고치인 9.9%를 기록해 2016년 9.8%보다 0.1% 포인트 증가했다. 일자리 창출력 저하, 정년 연장에 따른 퇴직 감소, 에코붐 세대의 청년층 진입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정부의 소극적 태도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은 새로 도입한 정책을 최대한 빨리 집행하되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꼼꼼하게 보완하고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도록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근무 여건과 처우 개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민간 시장에 맡길 부분이 있다면 2개 부분이 한 번에 이뤄져야 한다는 토론과 대통령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토론에 참석한 대학생 이재은씨는 “창업과 해외취업을 위한 정책 지원도 중요하지만 창업과 해외취업 전후를 대비한 청년고용서비스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소사이어티 손한민 대표는 “일자리정책에 청년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고 있다. 청년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민간과 정부의 속도 차이가 너무 크고, 대부분 정책이 대학생 위주여서 고등학교 졸업자에 대한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편의점 ‘평창 특수’ 잡기 나섰다

    편의점 ‘평창 특수’ 잡기 나섰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다음달 9일로 다가온 가운데 편의점업계가 일제히 ‘올림픽 특수’ 잡기에 나섰다.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강원 지역 특산물을 제품화한 곳도 있다.편의점 GS25는 업계 최초로 외환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평창올림픽을 맞아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것을 겨냥한 조치다. 달러, 엔, 유로, 위안 등 4가지 외화를 따로 환전하지 않아도 점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선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25 본점과 GS25강남 2개 점포에서 이달 말까지 시범운영한다. 다음달 5일 전국 점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가맹점주가 원하지 않으면 대상에서 제외한다. 적용 환율은 매일 신한은행에서 받는 기준 환율과 점포별 환전수수료를 합산해 그날그날 자동 산출한다. 편의점 CU는 KT와 손잡고 외국인 고객에게 볼거리·먹거리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강원 지역 관광객 방문 비중이 높은 CU 점포 70곳에 KT의 인공지능 디바이스 ‘기가지니’를 설치했다. 기가지니는 스키장, 음식점 등 인근 관광시설 위치 정보를 영어와 한국어로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굳이 안내센터를 찾아가지 않아도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CU 측의 설명이다. 다음달부터는 외국인 관광객과 점포 근무자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기가지니에 통역 기능도 추가된다.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인기 상품인 지역 라면 시리즈 4번째로 ‘강릉 초당순두부라면’을 지난 17일 출시했다. 강원 강릉시의 명물인 초당순두부를 활용한 제품이다. 초당순두부 특유의 몽글몽글한 식감을 재현하기 위해 복원력이 뛰어난 동결건조블록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면서 “편의점은 관광객이 길거리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인 만큼 매출도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평창 온 외국인이 달러 내밀면...편의점 3사 대처법

    평창 온 외국인이 달러 내밀면...편의점 3사 대처법

    평창올림픽 개막이 다음달 9일로 다가온 가운데 편의점업계가 일제히 ‘올림픽 특수’ 잡기에 나섰다.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강원지역 특산물을 제품화한 곳도 있다.편의점 GS25는 업계 최초로 외환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평창올림픽을 맞아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것을 겨냥한 조치다. 달러, 엔, 유로, 위안 등 4가지 외화를 따로 환전하지 않아도 점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선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25 본점과 GS25강남 2개 점포에서 이달 말까지 시범운영한다. 다음달 5일 전국 점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가맹점주가 원하지 않으면 대상에서 제외한다. 적용 환율은 매일 신한은행에서 받는 기준 환율과 점포별 환전수수료를 합산해 그날그날 자동 산출한다. 편의점 CU는 KT와 손잡고 외국인 고객에게 볼거리·먹거리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강원지역 관광객 방문 비중이 높은 CU 점포 70곳에 KT의 인공지능 디바이스 ‘기가지니’를 설치했다. 기가지니는 스키장, 음식점 등 인근 관광시설 위치 정보를 영어와 한국어로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굳이 안내센터를 찾아가지 않아도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다음달부터는 외국인 관광객과 점포 근무자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기가지니에 통역 기능도 추가된다. 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인기 상품인 지역 라면 시리즈 4번째로 ‘PB강릉 초당순두부라면’을 지난 17일 출시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명물인 초당순두부를 활용한 제품이다. 초당순두부 특유의 몽글몽글한 식감을 재현하기 위해 복원력이 뛰어난 동결건조블록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외국인 관광객 방문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면서 “편의점은 관광객이 길거리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인 만큼 매출도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병원 예약부터 항공·관광까지’...경기도 의료관광 플랫폼 구축

    ‘병원 예약부터 항공·관광까지’...경기도 의료관광 플랫폼 구축

    경기도가 병원 예약과 결제는 물론 관광과 숙박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을 오는 6월까지 구축한다.도는 이를 위해 23일 도청에서 KEB하나은행, NBP(네이버 클라우드 비즈니스), ㈜가온넷, 경기국제의료협회와 업무 협약을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재율 도 행정1부지사와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임태건 NBP 총괄상무, 오태경 가온넷 대표이사, 탁승제 경기국제의료협회장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도는 도내 의료기관과 숙박업소, 관광 인프라 등 공공데이터 제공 및 전체 서비스에 대한 자문을,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병원 연합체인 경기국제의료협회는 각 병원의 의료서비스와 이용료 정보 제공 및 참여 병원 모집을 담당한다. NBP는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과 AI(인공지능),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 같은 4차 산업 핵심기술, 빅데이터, 교통, 지도 등을 지원하고 KEB하나은행은 해외 점포를 활용한 의료관광 클라우드서비스 홍보, 해외환자 환전 수수료 지원, 예약·결제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다.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의 총괄과 마케팅 지원은 ㈜가온넷이 맡는다. 이번 의료관광 플랫폼 구축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한국형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사업’의 하나로, 상반기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뒤 6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행정1부지사는 “세계적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보건의료산업은 연평균 5% 이상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미래형 산업”이라며 “이번 서비스가 해외환자 유치뿐 아니라 한국의 높은 의료수준과 첨단 IT 기술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실상 3연임 성공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실상 3연임 성공

    금융당국과의 갈등·노조 반대, 후계자 양성 등 ‘과제’도 산적 김 회장 “지배구조 정책 등 이행”이변은 없었다. 김정태(66)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연기 권고에도 일정을 강행한 뒤,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3연임 대기록을 세운 김정태호의 앞날은 밝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과의 갈등, 노동조합의 반대, 후계자 양성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어서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22일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 회장과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이사,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등 최종후보군에 대한 심층면접을 거쳐 김 회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임기는 3년이다. 회추위는 “김 회장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 그룹 시너지 창출과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내정 당시 4만 500원이던 하나금융 주가를 5만 3300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이날 “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CEO 승계절차 운영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 객관성·투명성 강화,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내실화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을 지적해 왔다. 이에 하나금융 이사회가 회추위에서 김 회장을 배제했지만 금융당국은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과 채용비리 의혹 등을 검사 중’이라는 이유로 회장 선임 절차의 연기를 권고했다. 회추위가 일정을 강행해 김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지만 향후 당국의 검사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반대도 당면 과제다. 하나금융 노조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에 ‘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를 전달했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 정유라씨 특혜 대출과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인사 비리와 관련해 김 회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한 최순실씨의 1심 선고도 다음달 예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눈에 띄는 경쟁자 없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지만 장기 집권에 따른 부담을 떨쳐 내려면 ‘2인자’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2008년 하나은행장을 지낸 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올라 2015년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최저임금과 영업이익/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월요 정책마당] 최저임금과 영업이익/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초등학교 시절 밤새는 줄 모르고 동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당시 권장도서 목록에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설이 19세기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올리버 트위스트’다. 빈민구호소와 공장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던 아이가 ‘소공녀’처럼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는 데다 권선징악 교훈까지 덤으로 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이가 들어 우연히 디킨스의 여러 작품들을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철이 들어 읽은 ‘올리버 트위스트’는 단순히 어린 시절의 향수 속 동화책이 아니었다. 불평등한 분배와 계층 간 빈부격차, 최소한의 생활수준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도시빈민의 삶 등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초기 산업자본주의의 어두운 실상을 용기 있게 고발한 명저였다. 당시 사회적 모순에 대한 작가의 분노와 저항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전 세계로 확산돼 여러 가지 형태로 제도화됐다. 최저임금제도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는 1953년 근로기준법에 해당 규정을 담았지만 시행되지 못하다가 1986년에야 ‘최저임금법’을 제정했다. 이후 해마다 사용자와 노동자, 정부 대표 등이 모이는 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을 정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소득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최저임금 현실화는 더욱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의 사전적 의미는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현실화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세간의 논쟁이 뜨겁다. “최저임금 때문에 사업을 접게 생겼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단체 해고됐다”,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상여금 쪼개기 등 편법이 횡행한다”는 등 부정적 언론 기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썰’이 난무한다. 경비원을 해고하지 못하게 아파트 입주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어떤 편의점 본사는 오히려 이 시기에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미담도 있지만 이는 소수다. 필자도 많은 분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자영업을 하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편의점과 이·미용실, 식당 등 소규모 사업을 하는 분들 가운데 일부는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직원 월급은커녕 내 소득조차 건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털어놨다. 경쟁이 치열한 우리 현실에서 임대료와 대출원리금, 재료비 등을 빼면 정작 본인들 손에 들어오는 건 많지 않은데 이마저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 불안이나 걱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 주려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지원 기간과 규모를 늘려 달라는 건의가 많았다. 그래서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전방위로 마련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3조원으로 크게 늘렸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도 1조원 넘게 지원한다. 고정비의 대부분인 임대료 부담도 낮출 수 있도록 보증금과 임대료 상한을 내리는 조치가 곧 시행된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세액공제도 늘려 여러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게 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에 사회보험료 지원이 더해지면 사업주들 부담은 줄어들고 소비성향이 높은 저임금 노동자 소득은 늘려 결과적으로 소상공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거창하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나 정책상 ‘시차이론’을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당장 한두 달 인건비가 조금 더 나갈 수도 있겠지만 몇 달 안에 경기가 살아나 내 영업이익 상승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정부는 소상공인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인건비 등을 지원해 주는 정책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정부를 믿고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서두르는 것은 어떨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행복한 얼굴을 지켜보는 보람은 덤이다.
  •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외환위기 이후 20년 동안 소득 격차와 경제 불평등은 심화돼 왔다.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96년 71%에서 지난해 62%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율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낮은 상태다. 가계소득 비중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소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소비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저성장 고착화를 깨는 게 불가능하다.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저임금 부문의 소득을 증대하는 방법이 바로 임금을 밑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1만원, 홍준표·안철수 후보는 임기 내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대선 후보 모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약속했던 건 저임금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자 갖가지 비난이 쏟아진다. 일부 언론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기 시작해 고용률이 지난해 11월 61.2%에서 12월 60.2%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겨울철 농업 부문 생산 감소에 따른 계절적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계없이 12~2월에는 고용이 항상 감소한다. 그래서 월간, 분기별 생산·고용 통계를 쓸 때는 계절조정 통계를 쓴다. 통계청의 계절조정 고용률은 지난해 11월 60.7%, 12월 60.9%로 고용이 오히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사용자들이 미리 고용을 줄였기 때문에 12월 고용률이 줄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다. 하지만 5년 평균 인상률 7%를 초과하는 부분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하게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10% 이상 대폭 올린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사실이었다면 최저임금제도는 지금까지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고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대폭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고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대다수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대가 소비 증가와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 고용을 증가시키는 상쇄 효과도 있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가 많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현재 555만명의 자영업자 중 아르바이트생 등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162만명으로 30%다. 나머지 393만명의 자영업자는 혼자 일하거나 무급 가족 종사자들과 일한다. 자영업자의 70%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촉진되면 매출이 증가해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3조원, 사회보험료 지원 1조원,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 마련과 함께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인하하는 시행령을 개정해 1월 말부터 시행하겠고 발표했다. 상가 임대료 인하는 모든 자영업자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도 더 강력하게 조사해야 한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최저임금 인상 목적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근로 의욕과 자기 계발 등 노동력의 질도 올라가고, 사용자도 경영 개선 투자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올리려는 노력을 할 때 국민경제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한국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이다.
  •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촛불 이후 정치사회 관심 높아져 애국심 마케팅서 벗어나 객관화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아“데모하러 가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화 ‘1987’ 속 여대생 연희(김태리)의 물음이다. 이 짧은 대사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데자뷔’를 불러일으켰다. 30여년 전 민주화혁명이라는 과거를 지난해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위 경험과 포개는 연결고리가 된 것. ‘1987’이 그 시절을 통과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관객들과도 큰 진폭으로 공명하며 6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이유다. 민주화혁명, 위안부 문제 등 아픈 현대사를 다루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18만명의 관객이 들어 국내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최근 사회 전체에 하나의 현상이 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이한열의 죽음까지를 이으며 민주화를 열망했던 보통 사람들의 분투를 그렸다.자칫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가 될 수 있는 수십년 전 현대사의 구체적인 사건과 실존 인물 등을 다룬 영화가 흥행에서도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뭘까. 국정농단 사건, 세월호 참사, 정권 교체, 적폐 청산 등 통렬한 사건들을 몸으로 체험하고 뉴스로 매일 접하던 국민의 정치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현재의 시스템을 만든 과거사를 각성하자는 인식이 거세지면서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발길이 대거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촛불시위의 경험으로 한국 관객들이 왜곡되고 비틀린 현대사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커지며 위안부 문제나 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와의 교감이 강해졌다”며 “그 역사들이 현재의 사회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만듦새다. 과거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엄숙주의나 감정 과잉, 애국심에의 호소 등에 짓눌린 경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만들어지는 극영화들은 사건을 우직하지만 담담한 시선으로 객관화하면서도 ‘상업영화’라는 본분에 충실하게 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는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과거 역사 영화들이 애국심 마케팅으로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며 ‘이래도 안 울거야’라는 식의 감동을 강요했다면, ‘택시운전사’, ‘1987’ 등은 객관화를 통해 역사를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담백하게 들려줌으로써 관객의 마음 안쪽에 서서히 울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런 작품들의 등장은 최근 3~4년 새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무거운 사회고발성 이야기를 법정 드라마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로 풀어낸 ‘부러진 화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 등을 보면 실화를 다룬 영화들이 과거처럼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주입시키려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치나 새로운 방식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한 예로, 지난해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구청에 20년간 8000건의 민원을 한 까다로운 할머니 옥분(나문희)의 휴먼 코미디로 시작했다가 그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드러내는 ‘반전’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채택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아이 캔 스피크’ 공동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아이 캔 스피크’만 해도 위안부 피해자의 문제를 어둡게 그리거나 과거의 폭력을 자극적으로 전시하지 않으면서도 용기 있고 진취적인 현재의 목소리로 우리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남달랐다”며 “이처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는 영화들의 표현 방법이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 현대사가 워낙 역동적이라 이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도 역사적 실화나 인물들을 소재로 끌어온 영화가 다수 개봉할 예정이다. 김혜수와 유아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국가부도의 날’은 지난해 12월 크랭크인에 들어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그린 영화로, 국가 부도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자와 이를 기회로 삼는 자, 가족과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소시민 등 IMF 외환위기를 둘러싼 긴박한 서사를 담는다. 김혜수는 국가 부도를 예견하고 대책팀에 투입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한시현 역을, 뱅상 카셀은 한국에 극비 입국하는 IMF 총재 역을 맡는다. 위안부 피해를 조명하는 영화도 또 다른 소재로 변주돼 나온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웠던 10명의 위안부 할머니 원고단과 이들의 승소를 위해 싸웠던 인물들의 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다. 김희애가 관부 재단 원고단 단장을 맡아 법정 투쟁을 이끌어 가는 문정숙 역으로, 김해숙·예수정 등의 배우가 위안부 할머니 역으로 열연한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맞서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말모이’도 올해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조선어학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를 편찬하려 했던 실화를 재료로 한 작품이다.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작가의 상업영화 감독 데뷔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올해도 달러 약세… 바닥일 때 조금씩 사모으자

    올해도 달러 약세… 바닥일 때 조금씩 사모으자

    연초부터 가파른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주로 소액으로 투자하는 일반 직장인들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를 분할매수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새해에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초 1208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1년 새 1060원대까지 내려갔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1.20원에 거래를 마쳐 3년 2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계속해서 106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재테크족들은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현재 상황을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미래에셋·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달러 인버스 ETF들은 최근 3개월 12%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들은 미국 달러 선물지수 일간수익률의 마이너스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면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한 상품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현 시점이 달러자산에 투자할 기회다. 시중은행 PB들이 추천하는 달러 투자 상품으로는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 예금, 달러 표시 채권, 달러로 투자하는 펀드 등이 있다. 최근에는 달러 ELS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홍승훈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은 “1~2년 전만 해도 고객들이 거의 찾지 않던 달러 ELS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많이 판매되고 있고 고객들의 문의도 늘었다”면서 “환율이 추세적으로 꾸준히 하락하다 보니 분할해서 매수하는 것을 넘어 투자 상품을 운용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ELS는 일반 ELS처럼 각종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원화가 아닌 달러로 거래하는 상품이다. 주가지수가 가입 때보다 떨어지지 않으면 정해진 이율로 수익을 보장하고 가입 기간 중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투자 기간에 따라 추천하는 상품도 달라진다. 정선미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부장은 “6개월 미만의 단기 투자로 타이밍 매수를 노린다면 달러 예금을 활용하면 된다”면서 “1~3년 정도 중장기로 투자하려면 달러 ELS 상품이 좋고 직장인들의 경우 달러로 가입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도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그는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생각한다면 달러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효과와 달러 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달러 표시 채권도 있다. 문은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은 금리가 1.6~1.8% 정도 되는 달러 표시 채권에 가입하기를 권한다”면서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이용해 달러로 역외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그는 “달러로 가입하고 나중에 달러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역외펀드는 환차익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용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달러를 분할매수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민 신한 PWM 해운대센터장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달러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유학이나 여행을 위한 자금으로 조금씩 달러를 사들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달러 예금에 가입한다면 미국이 올해도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기 때문에 기간을 6개월 이하로 짧게 가져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정태 3연임 유력… 머쓱해진 금융당국

    김정태 3연임 유력… 머쓱해진 금융당국

    당국 ‘靑 불개입 원칙’에 발 빼 노조 “검증 시작… 끝까지 반대”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해졌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오는 22일 김 회장을 최종 단수 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출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제동을 걸었던 금융 당국은 청와대의 ‘불개입 원칙’에 발을 빼는 모양새다. 하나금융 노동조합은 김 회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 반대하고 나설 계획이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의 3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전날 하나금융 회추위가 내부 1명(김 회장), 외부 2명(최범수 전 신한금융그룹 부사장,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을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했지만 현직 회장으로서 지난달까지 회추위 멤버로 참여했던 김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2008년 하나은행장을 지낸 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올라 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오는 22일 최종후보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심층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발표할 방침이다. 금융 당국은 최종 후보가 발표될 때까지 별다른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일정 연기를 요구하던 금융 당국은 청와대가 ‘민간 금융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힌 뒤 태도를 바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날 “회장 선임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었지 특정인을 붙이거나 떨어뜨리려고 한 게 아니다”라면서 “제도 개선을 위해 지적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 철저히 불간섭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전날 하나은행 노동조합이 제기한 특혜 대출 의혹과 채용 비리 외에 다른 이슈로 검사를 확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노조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 노조 관계자는 “최종 후보 확정 이후에는 결국 김 회장만 남아 진정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 등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끝까지 반대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4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를 발송해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의 인사비리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1호 기업’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의혹 등을 주장했다. 노조는 18일 청와대 앞에서 ‘김정태 회장 심판 촉구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개인 외화예금 역대 최고

    개인 외화예금 역대 최고

    지난달 8억弗 늘어 160억弗 개인이 보유한 외화예금의 규모와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원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에 따라 ‘쌀 때 사두자’는 투자 심리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들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지난달 말 160억 8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8억 7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국내 거주자·기업의 외화예금 830억 3000만 달러 중 19.4%가 개인 몫이다. 이러한 비중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규모 역시 역대 최대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기업 등이 국내 은행이나 외국 은행의 국내 지점에 맡긴 예금을 뜻한다. 2014년까지만 해도 10% 안팎이던 개인의 외화예금 보유 비중은 2015년 말 12.9%, 2016년 말 17.4% 등으로 상승했다. 특히 국내 외화예금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예금에서도 개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 달러화 예금은 131억 9000만 달러, 보유 비중은 18.6%로 각각 사상 최고였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를 위해 달러화를 사들이는 개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이어온 저금리 기조로 원화 예·적금의 매력이 떨어지자 외환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는 이러한 투자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 여행 증가로 달러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수요 에세이] 비트코인 광풍을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비트코인 광풍을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1999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외환위기로 인한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과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발표한다. 당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중소기업대책반’을 구성하고 정책 개발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대책 발굴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되 창업 생태계 조성과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8월 안에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압박감으로 대책반은 몇 날 며칠 밤을 샌 끝에 대책을 마련했다. ‘창업을 쉽게 하도록 규제를 더욱 완화하고,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도록 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또 벤처기업의 고급기술 인력 조달이 용이하도록 병역특례지원제도를 확대 시행한다’ 등이 핵심이었다. 정책 효과에는 당시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면 김대중 정부 임기 말인 2002년까지 코스피 시장의 몇 퍼센트까지 커질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병역특례제도의 확대에 초점을 맞춰 대서특필했다. 다시 한번 우리 사회가 병역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얼마 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코스닥 시장에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훌륭한 벤처기업이 나타난 것도 아닌데 ‘테크’나 ‘닷컴’ 등으로 이름만 바꾼 기업들의 주식이 뜨기 시작했다. 기술력이 있는 좋은 벤처기업들도 약진했지만 사업 내용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꾼 기업들이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매일 상종가를 치더니 그 열기가 한 달 이상 지속됐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이 주식들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상종가를 친 정확히 그 정도 시간 후에 평균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당시 우리는 정책을 수립할 때 코스닥 시장 규모가 너무 작은 데다 산업구조도 대기업 위주여서 국민의정부 임기 내에 코스피의 상당 정도 규모를 따라가자고 내심 생각했다. 그런데 광풍이 몰아치자 한 달 만에 목표치에 거의 가 있었다. 물론 많은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융자 대신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광기에 가까운 투기로 일반 투자가 중에는 큰 손실을 본 후유증도 있었다. 데자뷔(기시감).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이 회복됐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에 비해 더 뜨거워져 상승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는 기사가 잠시 나왔었는데 10월 이후에는 가상화폐 열기가 이를 덮었다. 하루 거래되는 금액이 코스닥시장을 능가할 정도라니 정말 비이성적이다. 1990년대 정보기술(IT) 버블 시대에 농부를 객장에 나서게 하더니 비트코인은 공부에 열중해야 할 고등학생까지 투자에 나서게 한다.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수 십 배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는 기사가 쏟아지는데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 이상할 지경이다. 가뜩이나 취직이 안 돼 걱정인데 누가 땀 흘려 일해 돈 벌 생각을 하겠는가. 사회가 비상식적으로 돌아가고 자원이 생산성을 높이는 곳으로 가지 않고 투기적인 곳으로 휩쓸려 가기 십상이다. 더구나 코스닥시장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창구 역할을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그런 역할도 못 한다.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도 우리 사회에 순기능보다는 부작용이 클 것임을 우려해서다. 최근 들어 외신에서도 비트코인의 미래를 밝게 보기보다는 17세기 투기 광풍 이후 가격 폭락을 가져왔던 네덜란드의 ‘튜립 파동’과 비교할 만큼 불안한 전망이 더 우세하다. 아무런 생산성을 보여 주지 못하는데 미래 가능성에만 기댄 묻지마 투자가 심각한 거품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 외국과 달리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제회복에 아직 확신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자금이 이곳으로 쏠릴 가능성이 더 크다. 1990년대 말에 나타났던 코스닥 열풍을 바라본 필자의 입장에서 부디 이 열기가 순진한 투자가들에게 절망의 나락이 되지 않고 블록체인 등 미래 신기술의 발전을 이끄는 윤활유가 되기를 바란다.
  •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 3명 압축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에 김정태(66) 현 회장, 최범수(62) 전 신한금융그룹 부사장, 김한조(62)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선정됐다. 최종 후보 한 명은 오는 22일 확정된다. 앞서 금융 당국이 회장 선출 일정의 연기를 권고했지만 결국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전날 후보 7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강점과 전문성을 피력할 수 있는 자유주제 발표 및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초 16명의 후보를 추렸지만 외부 출신 9명이 회장직 도전을 고사했다. 회추위는 이날 결정된 ‘쇼트리스트’(최종후보군)를 상대로 프레젠테이션과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오는 22일 최종 단수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정태 회장은 2008년 KEB하나은행장을 지낸 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올랐다. 2015년 연임한 데 이어 이번에 3연임에 도전한다. 김한조 이사장은 옛 외환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냈다. 최범수 전 부사장은 국민은행 부행장, 신한아이타스 대표 등을 지냈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원장은 “회추위는 감독당국이 권고한 대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회추위 진행을 위해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를 개정했고 이에 따라 공정한 유효경쟁을 진행해 왔다”면서 “회추위 일정 역시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연기를 검토했으나 이미 개인별 통보가 완료된 상태로 변경이 어려워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하나금융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하나은행 등에 대한 검사를 추가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두고 관치 금융 논란이 거세지자 금융 당국이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간에 청와대는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관치 금융을 끊는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中, 美국채 금융위기 때의 2배 보유… 국채 소동은 ‘은밀한 협박’

    中, 美국채 금융위기 때의 2배 보유… 국채 소동은 ‘은밀한 협박’

    지난 11일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 중단을 보도한 가짜뉴스 파동은 세계 최대 채무국인 미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미국의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늦출 것이란 소식을 흘렸고, 당장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중국 외환당국자로부터 ‘가짜 뉴스’ 생산자로 지목당한 블룸버그는 미 국채 소동이 2009년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베이징으로 날아가 미 국채의 매입을 강권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미 국채의 안정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도움 없인 금융위기를 빠져나올 수 없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대 채권자인 중국을 직접 설득해야만 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에 이은 유럽의 금융위기로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었지만 지금은 독일 10년 국채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구미를 끌어당기고 있다. 게다가 영국 런던 증시와 중국 상하이 증시의 주식을 교차 거래하는 이른바 ‘후룬퉁’(?倫通)도 속도를 내는 등 투자 다변화 여건이 조성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양국의 무역마찰은 더 거세지고 있는데 이번 국채 소동은 중국의 ‘은밀한 협박’이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의 채무는 1조 2000억 달러로 금융위기 때보다 2배가 넘는다. 벌써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 나타나고 있는데, 외국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채권액이 지난 9월 3조 520억 달러에서 현재 3조 150억 달러로 줄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혼 갈등 끝 처형 살해한 70대 일본인 징역 22년

    이혼 문제로 처가 식구들과 갈등을 빚다가 처형을 살해한 70대 일본인에게 법원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김정민 부장판사)는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70·일본 국적)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28일 오후 8시 15분쯤 경기도 하남시 소재 처형 B(75)씨의 집에서 둔기로 B씨를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범행 직후 B씨 집을 찾아온 아내 C(65)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C씨는 저항 끝에 간신히 몸을 피했다. A씨는 C씨와 2009년 일본에서 결혼한 뒤 2011년부터 한국에서 함께 살다가 지난해 4월 인터넷 외환거래에 투자했다가 실패, C씨와 돈 문제로 다퉈왔다. 그는 C씨의 이혼 요구에 범행 당일 법원에 이혼소장을 접수했지만, B씨가 이혼을 부추겨 C씨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 9명 전원은 A씨 혐의에 대해 유죄로 평결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5명이 징역 20년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재판부는 이보다 무거운 형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처형이 아내와의 이혼을 부추겼다는 막연한 추측에 사로잡혀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현재까지 범행 발생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등 유족들의 아픔을 가중하고 있고 유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해 장기간 격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국내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동안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 점, 고령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청년실업률 9.9%… 최악의 ‘취업한파’

    청년실업률 9.9%… 최악의 ‘취업한파’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2.7% 채용 위축 등 당분간 지속될 듯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정부가 강력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어 취업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이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9.9%로 집계됐다. 2013년 8.0%, 2014년 9.0%, 2015년 9.2%였던 것에서 보듯 해마다 청년실업률이 악화되고 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5세 이상이 11.1%, 청년층이 22.7%로 전년보다 각각 0.4% 포인트, 0.7% 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2016년과 동일한 3.7%였다. 통계청은 20∼24세, 50대 등에서는 실업자가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25∼29세, 30대에서는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취업자 증가는 25만 3000명으로 3개월째 월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정부 목표인 30만명에 미달했다. 지난해 12월 청년실업률은 9.2%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8% 포인트 상승했다. 12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10.3%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난 건 긍정적이지만 건설 일용직과 영세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었다”면서 “20대 후반 인구증가에 따른 구직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채용 위축 등으로 높은 실업률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최근 청년 고용상황이 안 좋다”면서도 “다만 실업률은 통상 2~3월에 가장 높고 이후 줄어들다가 12월부터 올라간다. 지난해 11월은 공무원 추가 채용 원서 접수, 12월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이 있어서 기존 비경제활동인구가 실업자로 옮겨 온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는 6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위축 효과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성안 영산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련 연구를 종합해 보면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이 악화된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미국이 1950년에 최저임금을 시간당 0.40 달러에서 0.75 달러로 88%를 인상했지만 오히려 실업률이 감소한 경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원화ㆍ유가 동반 상승… 서민 경제ㆍ수출 中企 ‘한숨’

    원화ㆍ유가 동반 상승… 서민 경제ㆍ수출 中企 ‘한숨’

    국제 유가와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동반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자칫 물가와 금리까지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서민 경제의 주름살을 키울 수 있다. 양대 복병을 넘지 못하면 경제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지난해 초 12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인 1060원대까지 떨어졌다. 새해 들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라 1050원대 진입 가능성도 있다.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보다는 환율 변동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환차손으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경영애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만간 무역보증기금이나 수출입은행 등과 연계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 리스크 관리 필요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9일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역량이 되니 헤지(위험분산)를 할 수 있는데 수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배럴당 50달러 중반대였던 국제 유가는 지난해 10월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두바이유, 12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등의 차례로 60달러 선을 돌파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며 원유 수요는 느는 반면 주요 산유국은 원유 생산을 줄여서다. 여기에 이란의 반정부 시위나 정세 불안 등 고질적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쳤다. 국제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원유 수요 증가세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 지역의 정치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유가 급등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름값이 오르면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기업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입 물가가 올라 가계에도 부담을 준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는 지갑을 닫고,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과장은 “국제 유가와 환율은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가 그리 가파르지 않아 유가가 과거처럼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환율의 경우 환변동보험 등으로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국제 유가 상승을 원화 강세 현상이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지만 국제 유가 오름세가 수입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각종 서비스 가격이 들썩이는 것과 유사한 구조다. 더욱이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을 웃돌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 “금융통화위원들이 물가를 많이 우려했기 때문에 신중히 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의 전제로 ‘물가 인상률’을 제시한 상황에서 물가가 자칫 한은의 목표치(상승률 2%)를 넘어서면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유가와 환율의 급변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지만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유가가 오르면 미국이 셰일가스를 더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배럴당 최대 70달러 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더 오르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과 환율 조작국 문제가 있어서 정부가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개별 기업 차원에서 환변동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외환당국 1조 6000억 투입”… 환율 1060원대 유지할까?

    “외환당국 1조 6000억 투입”… 환율 1060원대 유지할까?

    “15억 달러(약 1조 6000억원) 정도는 사들인 것 같습니다. 최근 보기 드문 물량이네요.”9일 시중은행 외환 딜러와 시장 관계자들은 전날 외환 당국의 개입 물량을 최소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했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050원대로 주저앉았다가 10여분 만에 10원 이상 상승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는데, 당국이 고강도 개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그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1060원선 붕괴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당국의 이번 개입으로 시장에선 언제든지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은행은 환율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일 수 있다. 다만 시장 개입 여부는 투기 세력이 악용할 우려 등으로 확인해 주지 않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신년 회동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1060원을 1차 방어선으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환율은 꾸준히 1060원대 중후반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고, 전날보다 1.1원 오른 1067.1원에 마감됐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 당국이 직접 개입해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당분간 1050~1060원대에서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 완화와 수출 호조 등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는 대내외 환경에서 당국 개입이라는 ‘약발’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미 FTA 개정 협상으로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은 여전히 어려운 여건이지만 환율 하락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위험선호 분위기와 달러 가치의 약한 반등, 유입되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하나금융 회장 후보 16명 압축… 노조 반발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16명으로 압축했다. 오는 22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노동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9일 6번째 회의를 열고 업무 전문성과 리더십, 평판 등을 따져 회장 후보군을 기존 27명에서 16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 중 내부 후보는 4명, 외부 후보는 12명이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후보군에서는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한조 전 하나금융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회추위는 오는 15~16일 이틀에 걸쳐 후보들의 의견과 발표를 들은 뒤 16일에 ‘쇼트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오는 22일 발표할 계획이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회추위가 지난해 10월 27일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지만 김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한 뒤 열린 사실상 첫 회의는 지난 4일이라는 주장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김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 회추위를 구성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하나금융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일 롱리스트 발표 이후 오는 22일 후보 확정까지 주말을 빼면 단 12일이 걸리는 것”이라면서 “16명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유효경쟁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모든 진행 절차의 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지난 6일, 겨울을 홀로 비켜 간 듯한 제주 올레 7코스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바다의 물결은 겹겹이 빛을 발하고 누렇고 흰 억새는 하늘과 땅의 경계를 그렸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해 9월, 10주년을 맞았다. 1997년 제주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으로 이어지는 첫 코스가 개장한 이래로 지난 10년간 모두 26개 코스(425㎞)가 생겨났고 누적 탐방객이 770만명에 이른다. 올레길을 탄생시켜 ‘길을 잇는 여자’라고 불리는 서명숙(60)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으로 서울 성북구의 곳곳을 걸으며 골목길 복원에 힘쓰는 김영배(50) 성북구청장이 길(올레) 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서귀포시 대륜동 속골천에서 법환포구까지 놀멍 쉬멍 걸으멍(‘놀며 쉬며 걸으며’의 제주도 방언) 2시간여 동안 기자의 주선으로 대담을 진행했다.▶한 사람은 올레길을 개척하고 한 사람은 골목길 살리기에 힘을 쓴다. ‘길에 대한 애착’이 두 사람의 공통점인 거 같다. -김 구청장 처음 구청장이 되고 나서 내가 성북구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북구의 경계 지역이 어디고 인접한 강북구, 도봉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성북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떤지, 그 사람들의 고민은 뭔지 등을 고민했다. 적어도 성북 지역의 땅은 다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은 사람이 살아가는 통로고 거기에 생명이 있고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 -서 이사장 19세에 제주에서 서울로 온 다음에 50세까지 살았다. 딱 50세가 되는 해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을 걸었다. 처음에는 작은 마을, 목장, 구릉. 성당을 보면서 감탄을 하다가 20일쯤 지나니까 감동이 무뎌지면서 제주도 생각이 많이 났다. 서울에서는 오히려 너무 바삐 살다 보니까 제주도 생각을 못 했다. 산티아고 자연에 노출되다 보니 절로 ‘원자연’(原自然)이 생각이 난 것이다. 어릴 적 친구랑 소풍 갔던 길. 단물 나는 풀을 뜯어 먹었던 기억, 엄마와 외갓집 제사에 갔던 길 등 어릴 때 봤던 단편적이지만 인상적인 풍경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아, 제주도의 그 길들이 남아 있을까. 많은 길이 사라졌겠지만, 또 남아 있는 것은 찾아서 잇고 화살표 같은 것으로 표시를 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두 사람이 지향하는 길은 도심 속 대로(大路)와 다른 것 같다. -김 구청장 우리 구에서 ‘골목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왜 골목길이냐’는 질문이 꽤 있었다. 골목길에는 일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상당수 사람은 내가 원하고 해 보고 싶은 것은 바깥에 있다고 치부하고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있는 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내 삶이라는 게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그런 흔적이 묻어 있는 골목을 희망의 장소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도시 속에서 얼굴 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얼굴과 삶을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 골목길과 달리 도심의 삐까뻔쩍한 대로는 이쪽과 저쪽의 거리가 너무 넓다. 구색으로 만든 산책로는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다들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운동한다. 누구도 거기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거다. 그 길은 차가 주인이다. 굉장히 편리해 보이지만, 사람은 머무르기 힘들다. -김 구청장 좋은 도시는 다양한 분기점이 있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고 그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마치 대로의 일방통행 같다. 자기 선택권 없이 얼굴 없는 사람들이 짐짝 취급당하면서 우르르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 -서 이사장 길 위에 야생화 하나도 저마다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데, 사람은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똑같은 체제에서 똑같은 경쟁을 하고 똑같은 길을 가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패자가 되겠는가. 여러 방식의 삶을 살면 경쟁을 덜 해도 되는데 말이다. -김 구청장 돈의 가치만으로 도시를 조직하니까 높은 빌딩과 대로가 필요하고 골목길을 없애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이라는 책에서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나를 염두에 두고 ‘K구청장에게’라는 글을 썼다. 거기에 그는 ‘도시를 떡 주무르듯 하면 안 된다’고 썼다. 그 글을 읽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도시를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떡처럼 주무르려고 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다 망가지는 것이다. 사람의 도시가 되려면 우선 길이 연결돼야 하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올레길의 성공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뭘까. -김 구청장 올레길은 새로운 삶의 푯대가 됐다. 올레길이 시작된 게 우리 국민이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부터 딱 10년 된 2007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올레길은 사람들이 찾아 나가는 새로운 희망의 길이다. -서 이사장 내가 죽지 않으려고 산티아고에 갔고, 돌아와서 길을 냈다. 올레의 인기는 그 당시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방증이다. 길은 시간과 열정으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지, 공사를 해서 토목으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길을 잇는 여자이지 길을 만드는 여자가 아니다. 식물도 땅이 너무 메말라 있으면 싹이 트질 못하듯 마음 밭에 사람의 위로가 흡수되려면, 자기부터 좀 땅이 비옥해져야 한다. 자연에서 회복한 뒤에야 사람이 주는 위로가 제대로 흡수될 수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 원래 사람이나 자연은 리질리언스, 즉 자기복원력이 있다. 대한민국의 90% 이상이 도시화됐다. 도시는 점점 황폐해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 되고 있다. 올레길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메시지는 ‘이제 그만 가야 한다’는 것,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길을 지나는 속도도 중요한가. -서 이사장 느리게 걸어야 목적지에 갈 수 있다.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빨리 가면 잘못된 곳으로 갈 수 있다. 그러면 절대 그 목적지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설령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탈진한 채 도착할 것이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좀 느리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온전하게 자기 것이 되는 거다. -김 구청장 마을 민주주의를 하면서 솔직히 그런 고민을 했다. 구청장으로서의 성과가 있어야 하고 그걸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마을 민주주의는 빨리 할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에 주인인 사람들이 모여 주인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되겠나’라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까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아무리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절차를 끝까지 밟아야 하고 그 과정에 충실한 것, 그 자체가 민주주의다. ▶올해 두 사람의 행로(行路)를 밝힌다면. -김 구청장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 설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막연함도 있다. 하지만 기대와 희망을 좀더 갖고 싶다. 대한민국도 분기점에 서 있다. 풍요로운 행복을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는가. 우리가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지방분권 개헌을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길목에 와 있다. -서 이사장 올해로 제주 4·3사건 70주년이다. 제주에서는 너무 오랜 세월 아팠던 이야기다. 권력자들은 과오니까 덮고 민중은 두려우니까 덮으면서 70년을 지내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했지만, 그 뒤 정권 10년 동안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4·3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환기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제주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시사저널 편집국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 23년에 걸친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스페인 산티아고 길 위에서 고향 제주를 떠올렸다. 산티아고 길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제주에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고 귀국 후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했다. 10여년간 25개 코스 425㎞에 이르는 제주의 길을 이었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2007년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2010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의 도보 행정을 벌이며 골목길 보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지방분권 개헌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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