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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Zoom in] 러 루블화 가치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악화일로’ 신흥국 통화 휴지조각 위기

    [월드 Zoom in] 러 루블화 가치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악화일로’ 신흥국 통화 휴지조각 위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루블화 환율은 1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달러당 70루블을 돌파했다. 환율이 70루블을 넘은 것은 2016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화 가치 추락이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우려와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도 루블화 하락을 부추겼다. 루블화 같은 신흥국 통화가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베네수엘라, 터키, 아르헨티나 등 기존 위험국에 이어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상황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남아공 랜드화 가치 최대폭 급락 남아공 랜드화 환율은 지난 4일 전날보다 3% 이상 급등했다. 하루 기준으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랜드화 가치는 그만큼 급락했다.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2.6%)에 이어 2분기에도 -0.7%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랜드화 가치를 끌어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남아공은 뿌리 깊은 인종갈등 등의 구조적 문제뿐 아니라 3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다. ●인니 루피아화 가치 20년래 최저치 경상수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통화방어 의지를 내보였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결국 25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발전소 건설 공사도 중단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지난 5일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71.76루피를 기록하는 등 6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이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환율 변동 이유가 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유 소비량의 80%를 수입하는 인도는 올 들어 유가 상승, 미국발 무역전쟁 여파로 루피화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무역전쟁·금융시장 혼란 등 영향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아르헨티나의 재정 위기도 여전하다. 정부가 나서서 곡물 수출품에 수출세를 매기고 정부 부처를 반으로 줄이는 긴축 처방을 내놨지만, 페소화 하락을 막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붕괴로 화폐 개혁을 단행한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처럼 “아르헨티나 페소화도 결국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쌍둥이 적자’로 고통받는 터키의 리라화 환율은 이달 초 6% 넘게 상승했다. 브라질 헤알, 칠레 페소화 등 다른 신흥국 통화 가치도 내림세를 지속하기는 마찬가지다. 투자회사 SBI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이 발표한 조치들이 근본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면서 “특히 미국의 긴축으로 다른 신흥시장으로 위기 전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 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김윤석·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했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1994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공연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루드비히는 “제 흉상 앞에 서게 됐는데, 이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한 것이 없고 김민기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했으니 그의 동상이 열 개는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공연이 독일 현지에서보다 두 배는 더 많이 공연됐다”고도 했다.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 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유료 객석 96%… 입소문 흥행 신화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 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이름도 화려하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연말까지 100회 한정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 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 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한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 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 한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지난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극단 학전은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이밖에 한국 뮤지컬 최초의 라이브 밴드 도입, 소극장 한계를 극복한 전동 계단식 무대 등을 선보인 것도 당시에는 신선했다.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톱스타들의 이름이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대화의 더 정치] 촛불의 본질은 개혁… 文, 경제·사회 영역서도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정대화의 더 정치] 촛불의 본질은 개혁… 文, 경제·사회 영역서도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 운영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일국의 대통령이라고 모든 국민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초에 80%를 오르내리던 지지율이 50% 안팎의 약보합세로 내려앉았다. 어디에선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간단하게 말해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배경은 촛불혁명이다. 촛불혁명 없이는 박근혜 탄핵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촛불혁명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이 무슨 혁명이냐’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거에 밤을 밝힌 수백만 개의 촛불을 야유회라고 불러야 옳을까? 촛불혁명이 기존 혁명과 다른 점은 조직적이기보다는 비조직적이고, 전투적이기보다는 평화적이고, 전위적이기보다는 대중적이라는 것이다. 혁명보다 덜 이념적이고 덜 급진적이라는 차이도 있다. 혁명이 갖는 급진적인 이미지와 달리 촛불혁명은 온건하다 못해 축제 그 자체였다. 혁명과 축제의 결합, 이것으로 촛불혁명은 혁명의 인식 지평을 크게 확장시켰다. 촛불혁명이 ‘축제형 혁명’이었다는 사실과 대통령을 탄핵하고 권력을 교체하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하나로 종합하면 ‘유쾌한 혁신’이 머릿속에 떠오름 직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촛불혁명이 그 이후의 정치 과정에서 온전하게 수용되지 못한 탓이다.정부와 여당은 촛불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이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자세, 상황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방식, 국정 과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촛불의 흔적이 강하게 배어난다. ‘촛불대통령’답다. 그러나 참모들도 대통령처럼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혹 촛불을 혁명으로 생각하지 않고 축제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놀고 있네’ 라는 표현이 뒤따를 것이다. 야당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양 촛불을 까맣게 잊었다.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지워버린 것 같다. 야당은 촛불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저지른 미증유의 국정 농단에 대해서 진정 어린 반성을 들어보지 못했다. 적반하장으로 김병준 위원장의 국가주의 발언, 고영주의 공산주의 발언, 김성태 원내대표의 신적폐 발언에서 지극한 망각증의 징후만 보았다. 과거 박정희의 정치활동정화법이나 전두환의 정치풍토쇄신법이 아니더라도 ‘포스트 촛불혁명’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과학 영역에 ‘경제결정론’과 ‘정치결정론’을 둘러싼 학문적 토론이 있다. 경제결정론은 경제가 정치적 결정의 토대라는 입장이고 정치결정론은 특수한 국면에서 정치가 경제에 독립해서 고유의 결정력을 가진다는 입장이다. 다섯 수레의 책으로도 토론을 정리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경제는 정치적 결정의 토대이되 특정한 역사적 국면에서는 정치적 결정이 경제를 압도한다는 정도로 요약하자. 정치결정론이 작동하는 역사적 국면은 혁명적 변화의 상황이다. 이 국면에서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모든 일이 정치로 통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금은 정치결정론이 강하게 작동할 시점이다. 만약 지금 경제결정론이 작동한다면 정부 정책은 재벌 친화적이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과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정치결정론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부는 이 정치결정론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재벌체제 위에 선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재벌체제는 한국 경제의 ‘절대상수’이고 정치적 결정의 토대이다. 한국 정치는 재벌경제의 정치이고 정치경제학의 용어로 표현하면 재벌체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재벌체제가 존속하는 한 중소기업과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적 노사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혁과 재벌체제는 빙탄불상용의 양립 불가능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벌체제를 능가하는 정치가 꼭 필요하다. 둘째, 정치결정론이 국내외 모든 정책에 고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얼핏 경제와 무관해 보이는 외교안보와 남북관계 영역에서는 순수하게 정치결정론이 작동하고 있다. 대통령의 역할은 선도적이고 메시지는 명료하며 정책 집행상의 혼선도 없다. 반면, 경제 영역에서 정부의 역할은 모호하고 대통령의 메시지는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며 정책 집행에는 혼선이 있다. 교육과 노동 등 사회 영역에서는 메시지 자체가 태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간결한 메시지로 국민에게 접근해야 한다. 정치는 메시지다. 남북관계에서 대통령이 보여준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가 경제 영역에서도 필요하다. 현안인 부동산, 일자리, 최저임금 문제를 포함해서 경제 혁신의 방향과 목표가 국민에게 가감 없이 명료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것도 이론이 아니라 실물로 들려주어야 한다. 이 메시지에 정부 각 부처,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자영업, 노동자와 농민을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하는 대통령의 말이 포함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특별히,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 전쟁사에서 보았던 것처럼 내우를 외환으로 다스리는 정치는 하급의 나쁜 정치이며 성공 가능성도 낮다. 내우의 조건에서는 외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 정치의 불안정은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외교의 성과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북관계가 급진전하고 강대국의 개입이 고도화되는 유례없는 전환기적 상황에서 국내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마땅히 대통령의 과제이다. 나라에 아무리 좋은 일이 많아도 곳간에 쌀이 떨어지면 함께 기뻐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민족통일이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남북관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대세력에게는 비판의 호재로 악용될 수도 있다. 전쟁이론으로 비유하자면 무리한 속도전이 보급선의 단절을 초래하거나 포위공격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축제형 촛불혁명이 기대하는 촛불정치는 ‘유쾌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개혁이어야 할 것이다. 개혁은 여름 장마철 계곡을 흘러내리는 큰물과 같아서 우당탕거리며 흘러내린다. 이리저리 튀면서 흐르기에 일견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가는 길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 싸우듯이 소란스럽게 흐르지만 갈라지지 않고 함께 흘러간다.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법 질서 있는 개혁이 가능하다. 개혁이 혁명과 구별되는 점은 구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다듬고 씻어서 아나바다의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며 가면서 끊임없이 서로 조율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혁은 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말하자면 여당과 야당이, 기업가와 노동자가, 사학의 운영자와 구성원이, 교총과 전교조가, 남과 북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조 사후 조선 후기 100년을 내우에 시달렸고 그 후 100년 이상을 외환에 시달린 비통한 역사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식민 지배와 분단과 전쟁을 연이어 겪었고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남단에서 고립된 섬으로 유폐되었다. 그 긴 세월 고생한 보람이 있어 경제를 키우고 민주주의를 회복하여 대륙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려는 마당에 과거 독재와 불의가 횡행하던 시절에 사용했던 망령된 언어와 행태로 나라의 미래를 가로막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의 진보를 향해 달려가는 마차를 막아서는 자는 말발굽에 밟히고 바퀴에 깔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상지대 총장직무대행
  • [싫존주의 세대] 꼭 해야 하나, 그건 내가 아냐

    [싫존주의 세대] 꼭 해야 하나, 그건 내가 아냐

    기성세대와 달리 ‘노력=성공’ 믿음 깨져 안정적 일자리 찾는 스펙 세대와도 구별 저성장 시대에 자기 정체성 표현에 집중 같은 싫음의 취향 가진 사람끼리 결집도 “그냥 싫다” 아닌 “남들도 싫다” 합리화 개인과 집단이 섞인 과도기적 현상 분석“어른들은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고 저희를 가르쳤지만, 지금 세대에게는 그 믿음 자체가 깨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들이 젊었을 때 기준으로 현 세대를 평가하려고 할 때마다 화가 납니다.” 취업준비생 심민섭(28)씨는 ‘싫존주의’를 따르는 지금의 20대가 바라보는 현 사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일명 ‘N포 세대’라 불리는 세대, 혹은 그 아래인 1988~1997년생들은 유사 이래 최고 높은 대학진학률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경제가 확장하던 시절에 성장해 정치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민주화의 가치를 개척한 40~50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풍토 속에서 줄어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기 위해 ‘스펙 경쟁’에 몰두한 30대와 구별된다. 지난 7월 청년실업률 9.3%, 체감청년실업률 22.7%라는 현재의 수치 못지않게 앞으로도 이 수치를 개선할 방안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20대는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청년의 성공 요인에 관한 인식조사’에서 성공의 요인으로 재능을 꼽은 대학생이 22.1%, 노력은 9.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대신 성공 요인 1순위는 부모의 재력(50.5%)이다. 중국 대학생 조사에선 재능(45.3%), 노력(12.9%), 부모 재력(12.5%) 순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 기성세대가 강조하던 사회적 성공을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다고 확신한 싫존주의자들은 저성장 시대 인생의 목표를 성공이 아닌 자기 정체성 표현에 두기 시작했다. “내가 싫어한다는 것을 존중받는 것”이라는 박도연(21·여)씨의 말은 싫존주의 세대를 대변한다. 싫존주의 세대는 집단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기 자신의 이해와 욕구를 실현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파편화된 개인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슷한 ‘싫음’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결집했다.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나 ‘술싫모’(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단적인 예다. 싫존주의 세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양했지만, 공통된 의견은 살아남기 어려운 저성장 시대에 ‘싫음’을 표출하는 것은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며 그 용기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장기엔 체제에 철저히 순응할수록 많은 것을 받을 수 있지만 저성장 시대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20대들이 깨달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직장이나 직업 등 사회적 성취를 통해 자존감이 자연스레 확보됐던 과거와 달리 스스로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자존감의 원천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싫음’을 부정적인 감정이라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싫존주의 세대에게 ‘싫다’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이 된 셈이다. 싫존주의가 개인주의의 결과물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 차이가 있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싫다’는 건 개성의 여러 표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싫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자체는 건강한 현상”이라며 “20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졌고 동시에 감정 표현에서도 민주적인 사회가 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20대들이 다양한 감정 표현 수단을 가졌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그냥 ‘내가 싫으면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남들도 싫어한다’는 사실을 꼭 알리고 합리화시키려는 경향이 보인다”며 “이는 완전한 개인화라기보다는 개인화와 그 개인들의 집단이 묘하게 섞이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싫존주의 세대가 어디에서, 무엇 때문에 시작됐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들을 맞이하게 될 사회의 자세다. 여전히 싫존주의 세대의 싫음은 상대가 나와는 다를 때, 혹은 상대의 권력이 높을 때 쉽게 무시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된다. 1년째 개인적인 신념으로 “고기가 싫다”고 선언한 채식주의자 김서형(22·여)씨는 “다수의 취향과는 확연히 다를 때 내 ‘싫음’을 드러내기가 더 어렵다고 느낀다. 직장이나 공적인 자리에서 ‘힙합이 싫다’고 했을 때와 ‘고기가 싫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완전히 다르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핵심 기술 빼내고 고금리 장사… 안보·경제 흔드는 차이나머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핵심 기술 빼내고 고금리 장사… 안보·경제 흔드는 차이나머니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지난 7월 들여온 외채 4억 3900만 달러(약 49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억 9000만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다. 올해 초에도 39억 달러의 중국 자금을 들여온 바 있다. 파키스탄이 7월에 빌린 돈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사업에 대부분 투입된다. 1억 6600만 달러와 9500만 달러는 ‘오렌지 라인’으로 알려진 라호르 경전철 사업과 수쿠르~물탄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각각 사용된다. 2200만 달러도 CPEC 사업인 하베리안~타코트 도로 건설에 투자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에 각종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620억 달러 규모의 CPEC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서부와 유럽,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육상 개발 중점사업 중 하나다.파키스탄 영자지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지난달 29일 “파키스탄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CPEC 프로젝트가 주요 원인이라며 파키스탄이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려면 260억~280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머니가 국제사회의 공격 타깃으로 등장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는 ‘고금리 사채놀이’를 하고 선진국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핵심 기술 빼내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키스탄과 중국이 맺은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는 중국에 30년간 연 34%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면계약 합의 사항도 있는 만큼 중국 자금을 멋모르고 끌어들인 게 파키스탄 외환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또 다른 일대일로의 인질’(Another Belt and Road Hostage)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차이나머니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스리랑카는 앞서 지난해 7월 남부 함반토타 항구의 장기 운영권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 스리랑카 항만공사는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으로부터 11억 2000만 달러를 받고 이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이전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인도양의 해상교통 요충지인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사의 고향이다. 2015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와 함반토타항 건설을 승인했던 라자팍사는 중국이 빌려준 항구 건설 비용 대부분을 자신의 대선 홍보비로 써 버렸다. 수도 콜롬보항이 번성하고 있는 만큼 함반토타항의 사전 타당성 조사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라자팍사는 건설을 강행했다. 함반토타항은 연간 정박 선박 수가 34척에 불과할 정도로 제 구실을 못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중국은 처음 3% 안팎으로 시작했던 차관의 금리를 라자팍사의 묵인 아래 6.3%까지 올렸다. 빚더미에 오른 스리랑카는 함반토타항뿐 아니라 주변 60㎢(약 1800만평)의 땅을 중국 회사에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같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은 항구는 세계 35곳에 이르고 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 밀집돼 있다. 개발원조 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지난 3월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국 68국 가운데 23개국이 중국 부채로 재정 기반이 취약해졌고, 이 중 파키스탄·라오스·키르기스스탄·몽골 등 8개국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에 상환 불가능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 인프라 운영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일로 사업 자금이 제도권 금융보다 문턱은 낮지만 갚지 못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채업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은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 “중국은 수표책을 흔들며 막대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한 뒤 천연자원 독점 사용권과 현지 시장 개방을 얻어 낸다”며 중국의 신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이 수단에서 석유를 중국산 송유관으로 뿜어 올리고, 중국이 세운 항구로 운반해 중국산 유조선에 선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신식민주의’를 비판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의 시공을 중국교통건설이 맡고 사업비의 85%를 중국수출입은행에서 빌려 오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차이나머니는 선진국들에도 ‘음습하게’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시장은 각종 장벽을 높이 쌓아 올려 막으면서도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한 외국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분석한 독일 베텔스만재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투자의 3분의2가량은 중국 정부의 차세대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핵심 10개 분야에 해당됐다. 중국이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등 첨단기술 기업과 기간산업 M&A에까지 손을 뻗치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국제사회가 차이나머니에 퇴짜를 놓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움직임이 가장 세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모바일 결제 업체 마이진푸(蟻金服·Ant financial)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업체 엑세라가 중국 후베이신옌(湖北炎) 자산투자 컨소시엄과 맺은 M&A 계약도 파기했다. 올해 초 무역 제재의 하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와 미 기업 간 거래를 중단시켜 영업 활동을 제한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가 AT&T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정지 신호를 보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영기업 민영화에 대규모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던 호주 정부는 기간산업이 중국 기업에 의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2016년 전력업체 오스그리드에 대한 중국 기업의 인수 신청을 거부한 데 이어 목장업체 키드먼의 인수도 승인을 거부했다. 영국도 2015년 8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 측에서 중국에 투자를 먼저 요청한 힝클리포인트 원전 사업을 보류시켰다. 독일은 지난달 1일 독일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중국 옌타이타이하이(煙臺泰海)의 정밀기계장비·부품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불허했다. 직원 200명 규모인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은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안보 관련 업체다. 독일 정부 소유의 독일재건은행(KfW)도 벨기에 기업 엘리아로부터 전력회사 50허츠 지분 20%를 사들였다.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에 50허츠 지분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독일은 앞서 지난해 1월 자국 산업로봇업체 쿠카에 대한 중국 전자업체 메이디(美的)의 M&A를 승인했다. 독일의 첨단기술 유출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독일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구애 공세에 펼치는 바람에 글로벌 최대 로봇업체인 쿠카의 중국행을 승인한 것을 두고 곱씹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 크리스티안 드레거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민간 기업으로 보이지만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면서 “중국의 유럽연합(EU) 투자는 활발하지만 반대로 EU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지지율 하락에 노비촉 암살시도 증거까지... 푸틴 ‘내우외환’

    지지율 하락에 노비촉 암살시도 증거까지... 푸틴 ‘내우외환’

    영국이 노비촉 암살 시도 사건 용의자로 러시아 정보장교 2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를 응징하겠다고 공표했다. 연금개혁안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영국 검찰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페트로프와 보쉬로프는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를 신경안정제 노비촉으로 암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죄 선고를 받아낼 충분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우리는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이 지명한 두 명이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라고 결론 내렸다”면서 “이것은 허가받지 않은 작전이 아니었다. 러시아 정부 최고위층이 승인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메이 총리는 “동맹국과과 함께 GRU의 위협에 대응하겠다. 우리 안보기관이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더타임스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언급한 ‘수단’에는 사이버전쟁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내부 통신망 교란, 금융제재 등도 동원한다. GRU의 첩보활동을 지원하는 러시아 기관, 기업들도 영국 당국의 작전 대상이 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의 발표와 관련 “언론에 공개된 이름과 사진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어 “영국이 공개적 비난과 정보 조작에서 벗어나 (양국) 수사당국 채널을 통한 실질적 협력을 이행하기를 다시금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스파이가 푸틴 대통령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이번 작전은 완전한 실패다. GRU가 살해하려 한 스크리팔과 그 딸은 살아남았으며, 우연히 노비촉에 노출된 민간인만 사망했다. GRU가 그동안 크렘린에 가져다준 이익보다 훨씬 큰 피해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 2분기 성장률 0.6%, 정부·국회 규제혁신에 사활 걸어야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97조 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0%로 반짝했다가 2분기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이 추세라면 정부와 한은이 당초 3.0%에서 2.9%로 낮춘 올해 목표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10월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출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 암울한 것은 세부 지표다. 건설투자는 1분기 1.8%에서 -2.1%로 돌아섰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5.7%,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7%였다. 3, 4분기 성장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대 투자 지표가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하니 예사롭지 않다. 국민총소득(GNI)도 1.0%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지만, 반년 만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이다. 경제는 고꾸라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일으켜 세우려면 많은 시간과 함께 서민 등 각 경제주체의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절절하게 체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여야 대표들이 합의한 규제완화 법안들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여당마저도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 법안인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특례법’(은산분리 규제완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그제 개원한 정기국회에 이들 규제완화 법안과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견인할 450조 5000억원의 ‘슈퍼예산’이 넘어가 있지만, 벌써 국정조사 등 정치 이슈들에 뒷전으로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어제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상임위원장을 찾아다니며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를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규제완화는 절실하다. 이제 여당은 물론 야당도 규제완화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할 때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만큼은 규제완화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해 경제활력 회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여당도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라도 단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추가하고, 혁신성장에 매진해야 한다. 경제가 고꾸라지면 소득주도성장도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상호금융, 2012년 대표이사 체제 전환…서민금융기관으로 발돋움

    농협상호금융은 1960년대 농촌에 만연했던 고리사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농촌은 소득수준이 낮아 자기자본만으로는 농업 경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웠고, 대금업자나 이웃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리기 일쑤였다. 일반적으로 상호금융(Cooperative Banking)이란 협동조합의 구성원 간 자금융통을 통해 자금이 부족하거나 남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상호부조적 금융업무를 뜻한다. 농촌의 여유자금, 사채자금을 저축으로 흡수한 뒤 대출이 급한 농업인에게 저리로 빌려주는 것이 기본 구조다. 예수금 3억원, 대출금 3억원, 전국 150개 조합으로 출발한 농협의 상호금융은 1969년 도입 직후부터 사금융 수요를 흡수해 3년 만에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이 각각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이때부터 상호금융은 지역금융으로서 지역 내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순환하도록 도우면서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상호금융은 1982년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1989년 비과세예금 판매를 시작하면서 농민들의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 특히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업 관련 정책자금을 정부로부터 농가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농민과의 접점을 더욱 넓혔다. 1990년대 이후로는 농민뿐 아니라 지역 서민들을 위한 카드, 외환 등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7월 기준 1123개 농·축협, 4696개 영업점을 보유하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금융소외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예수금 309조원, 대출금 239조원, 활동고객수는 1853만명이다. 농협상호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가 사업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하는 구조개편 과정에서 상호금융총본부가 아닌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에 각 사업을 이관하면서 ‘1중앙회 2지주회사’ 형태를 갖췄는데, 상호금융은 신용사업 중 유일하게 중앙회 내에 남게 됐다. 당시 조직개편은 중앙회 사업이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으로 섞여 있어 경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회가 신용사업에 치중해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유통 등 경제 사업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교육지원 업무와 상호금융 업무를 중앙회에 남긴 채 경제·금융지주를 신설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상호금융사업도 별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일선조합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이 분산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현재 농협경제지주 아래 하나로유통, 남해화학 등 20개 자회사가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앙회는 두 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인사 등 주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중앙회는 조합원에 대한 지원 및 지도사업에 필요한 재원 명목으로 금융지주 자회사로부터 영업수익 또는 매출액의 2.5% 이내에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차이나머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차이나머니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지난 7월에 들여온 외채 4억 3900만 달러(약 49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억 9000만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다. 올해 초에도 39억 달러의 중국 자금을 들여온 바 있다. 파키스탄이 7월에 빌린 돈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사업에 대부분 투입된다. 1억 6600만 달러와 9500만 달러는 ‘오렌지 라인’으로 알려진 라호르 경전철 사업과 수쿠르~물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각각 사용된다. 2200만 달러도 CPEC 사업인 하베리안~타코트 도로건설에 투자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에 각종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620억 달러 규모의 CPEC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서부와 유럽,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육상 개발의 중점사업 중 하나다. 파키스탄 영자지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지난달 29일 “파키스탄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CPEC 프로젝트가 주요 원인이라며 파키스탄이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려면 260억~280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차이나머니가 국제사회의 공격 타깃으로 등장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는 ‘고금리 사채놀이’를 하고 선진국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핵심기술 빼내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키스탄과 중국이 맺은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는 중국에 30년간 연 34%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면계약 합의사항도 있는 만큼 중국 자금을 멋모르고 끌어들인 게 파키스탄 외환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또 다른 일대일로의 인질’(Another Belt and Road Hostage)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차이나머니 위험성을 지적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스리랑카는 앞서 지난해 7월 남부 함반토타 항구를 장기 운영권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 스리랑카 항만공사는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으로부터 11억 2000만 달러를 받고 이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이전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인도양의 해상교통 요충지인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사의 고향이다. 2015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와 함반토타항 건설을 승인했던 라자팍사는 중국이 빌려준 항구건설 비용 대부분을 자신의 대선 홍보비로 써 버렸다. 수도 콜롬보항이 번성하고 있는 만큼 함반토타항의 사전 타당성 조사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라자팍사는 건설을 강행했다. 함반토타항은 연간 정박 선박수가 34척에 불과할 정도로 제 구실을 못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중국은 처음 3% 안팎으로 시작했던 차관의 금리를 라자팍사의 묵인 아래 6.3%까지 올렸다. 빚더미에 오른 스리랑카는 함반토타항뿐 아니라 주변 60㎢(약 1800만평)의 땅을 중국 회사에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은 항구는 세계 35곳에 이르고 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 밀집돼 있다. 개발원조 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지난 3월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국 68국 가운데 23개국이 중국 부채로 재정기반이 취약해졌고, 이중 파키스탄·라오스·키르기스스탄·몽골 등 8개국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에 상환 불가능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 인프라 운영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일로 사업 자금이 제도권 금융보다 문턱은 낮지만 갚지 못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채업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은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 “중국은 수표책을 흔들며 막대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한 뒤 천연자원 독점 사용권과 현지 시장 개방을 얻어낸다”며 중국의 신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이 수단에서 석유를 중국산 송유관으로 뿜어 올리고, 중국이 세운 항구로 운반해 중국산 탱커에 선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신식민주의’를 비판한 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가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건설의 시공을 중국교통건설이 맡고 사업비의 85%를 중국수출입은행에서 빌려오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차이나머니는 선진국들에도 ‘음습하게’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시장은 각종 장벽을 높이 쌓아 올려 막으면서도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한 외국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를 분석한 독일 베텔스만재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투자의 3분의 2 가량은 중국 정부의 차세대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핵심 10개 분야에 해당됐다. 중국이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등 첨단기술 기업과 기간산업 M&A에까지 손을 뻗치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국제사회가 차이나머니에 퇴짜를 놓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움직임이 가장 세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모바일 결제업체 마이진푸(螞蟻金服·Ant financial)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테스트장비 제조업체 엑세라가 중국 후베이신옌(湖北鑫炎)자산투자 컨소시엄과 맺은 M&A 계약도 파기했다. 올해 초 무역제재의 하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와 미 기업 간 거래를 중단시켜 영업활동을 제한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가 AT&T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정지 신호를 보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영기업 민영화에 대규모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던 호주 정부는 기간산업이 중국 기업에 의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2016년 전력업체 오스그리드에 대한 중국 기업의 인수 신청을 거부한 데 이어 목장업체 키드먼의 인수도 승인을 거부했다. 영국도 2015년 8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 측에서 중국에 투자를 먼저 요청한 힝클리포인트 원전사업을 보류시켰다. 독일은 지난달 1일 독일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중국 옌타이타이하이(煙臺泰海)의 정밀기계장비·부품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불허했다. 직원 200명 규모인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은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안보 관련 업체다. 독일 정부 소유의 독일재건은행(KfW)도 벨기에 기업 엘리아로부터 전력회사 50허츠 지분 20%를 사들였다.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에 50허츠 지분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독일은 앞서 지난해 1월 자국 산업로봇업체 쿠카에 대한 중국 전자업체 메이디(美的)의 M&A를 승인했다. 독일의 첨단기술 유출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독일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구애 공세에 펼치는 바람에 글로벌 최대 로봇업체인 쿠카의 중국행을 승인한 것을 두고 곱씹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 크리스찬 드레거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민간기업으로 보이지만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면서 “중국의 유럽연합(EU) 투자는 활발하지만 반대로 EU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르헨티나 19개 정부부처 절반 이하 축소 왜?

    아르헨티나 19개 정부부처 절반 이하 축소 왜?

    통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재정 흑자 전환을 위해 정부 부처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곡물세를 부과하는 등 자구책을 내놨다. 터키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사이에서 금융 불안 우려가 도미노처럼 번지는 양상인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초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지 이목이 쏠린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TV 대국민 담화에서 2020년까지 재정 흑자를 목표로 비상 긴축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것은 또 다른 위기가 아니라 마지막이어야 한다”면서 “수출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비상대책으로 일단 경제가 안정되면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소화 가치 하락으로 이득을 본 수출업자들이 더 기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계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주력 곡물 수출품에 대한 세금을 올린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간장, 콩기름의 수출국이다. 옥수수, 밀, 콩도 대량 샌산한다. 이런 주요 곡물 수출품에 달러당 4페소, 가공 제품에 달러당 3페소의 세금이 각각 부과된다. 또 현재 19개인 정부 부처를 10개 이상 없앤다. 아직까진 어떤 부처가 통합·폐지될 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따른 공무원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6월 국제통화기금(IMF)와 500억 달러(약 55조 5800억원) 규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다.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화 가치는 지난주 16%가량 급락하고 올 들어 50%가량 하락했다. 니콜라스 두호브네 재무부 장관은 이번에 발표된 긴축 정책으로 2020년까지 GDP 1%에 이르는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주요 곡물 수출 가격 부진, 금융위기, 물가상승 탓에 1%가 넘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 애셋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투자 담당 페데리코 카우네는 이날 FT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표한 이번 정책은)그들이 겪고있는 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신흥국들은 시장에 좀 긴축 재정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라화 폭락을 겪은 터키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지난 3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루피아화 환율은 달러당 1만 4777루피아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들어 8.93%나 하락했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의 가치가 지난달 31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인 1헤알당 267.17원까지 떨어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화폐가치 폭락한 아르헨티나, 슈퍼마켓 약탈사태까지

    화폐가치 폭락한 아르헨티나, 슈퍼마켓 약탈사태까지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약탈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에서 최근 최소한 슈퍼마켓 2곳이 약탈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과이마옌이라는 도시에서 슈퍼마켓이 약탈 공격의 표적이 된 게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건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주민 수십 명이 한 슈퍼마켓으로 몰려가 주류, 식품, 화장품 등을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약탈에 가담했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건 용의자 2명뿐이다. 나머지는 약탈한 물건들들 짊어지고 도주한 뒤였다. 슈퍼마켓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매장에 갑자기 일단의 주민들이 몰려와 진열대에서 물건들을 내려 자루에 담아갔다"고 말했다. 멘도사주의 또 다른 도시 고도이크루스에선 중국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약탈을 당했다. 수법은 비슷했다. 떼지어 밀려든 일단의 주민들이 식료품을 훔쳐 도주했다. 뒤늦게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1명뿐이었다. 약탈사태가 발생한 31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0% 이상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화폐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45%에서 60%로 전격 인상했다. 분 단위로 껑충껑충 뛰는 환율을 지켜보며 국민들은 외환위기가 폭발하면서 1000억 달러 규모의 국가부도 사태가 난 2001년의 악몽을 떠올렸다. 당시 아르헨티나 전국 곳곳에선 슈퍼마켓 약탈사태가 발생했다. 멘도사 당국은 이례적으로 사건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멘도사주 경찰은 "2곳에서 약탈사태가 발생했지만 산발적인 사건일 뿐 (2001년처럼) 확산하는 추세는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찍은 영상과 사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갈수록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필로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금 사세요”… 베네수엘라 대통령 ‘금 판매’는 사기극?

    [여기는 남미] “금 사세요”… 베네수엘라 대통령 ‘금 판매’는 사기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실체 없는 골드바 세일에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의 골드바 매입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금 막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서 1.5g짜리 골드바를 오늘의 시세로 구입했다"며 중앙은행이 발급한 증명서를 들어보였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함께 국민 앞에 선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골드바를 샀다. 영부인이 산 골드바는 2.5g짜리로 이날 시세는 5900 볼리바레스 소베라노스, 미화로 환산하면 약 97달러(약 10만8000원)짜리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뜬금없이 골드바 구입 사실을 공개한 건 국민들에게 '금으로 저축하기'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국가경제가 파탄나면서 심각한 외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정부는 지난달 화폐개혁을 골자로 한 '경제회복플랜'을 발표했다. 경제회복플랜에는 볼리바르 화폐의 뒷자리 0을 5개 떼내는 화폐개혁과 함께 10대 실천사항이 포함돼 있다. '금으로 저축하기'는 10대 실천사항 중 하나다. 마두로 정부는 금으로 저축하기에 이어 앞으로 암호화폐로 저금하기 캠페인도 전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 대신 금!"을 외치며 대통령 부부가 솔선수범(?)에 나섰지만 골드바를 사도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지만 구매자에게 내주는 건 금이 아니라 구매증명서뿐이다. 구매자는 포장된 골드바를 잠깐 구경(?)하고 바로 중앙은행에 돌려주어야 한다. 중앙은행 관계자는 "(금을 사도) 실물로 구매자에게 내주진 않는다"며 "국민이 산 금은 안전하게 중앙은행의 금고에 보관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주민은 "중앙은행이 금을 재포장해서 또 팔아먹어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정부가 국민을 너무 바보 취급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진=마두로 대통령이 샀다고 공개한 골드바. (출처=라이브 방송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8월 수출 역대 최고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한국 경제

    8월 수출 역대 최고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한국 경제

    설비투자는 5개월 연속 전월比 감소 반도체·석유화학 등 쏠림 현상 여전 고용·투자로 연결안돼 체감경기 부진 지난달 수출(512억 달러)도, 올 1~8월 누적 수출(3998억 달러)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추세면 올 한 해 수출은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고용과 투자 등 거시 지표가 악화하는 등 국내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해 수출 호황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7% 늘었다. 8월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일평균 수출도 21억 3000만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8월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6.6% 증가한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월별 수출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 추세가 평균 5%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올해 수출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수출 증가세의 온기는 국내 체감 경기로는 퍼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전달보다 줄었다. 생산·소비(전월 대비 0.5% 증가) 역시 0%대 증가에 그쳤다. 올해 7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 쇼크’ 수준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 참석, “성장률, 수출 등 외형적 지표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일자리나 소득분배 관련 체감경기가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최근의 수출 증가세가 국내 경기 부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도체·석유화학 등에 대한 ‘쏠림 현상’을 지적한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115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17% 증가한 43억 5000만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 수출이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용 설비 수입이 크게 줄면서 고용과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깨지고 있다. 석유화학 등은 원유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투자와 고용으로는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설치장비에 들어가는 자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고용창출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면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 창출이 되는데 최근 투자 지표가 안 좋아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중국 떨고 있나!…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검토 중

    중국 떨고 있나!…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검토 중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공산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을 바꿔서라도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중국이 통화 가치 절하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은) 공식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위안화를 이 공식에 면밀히 대입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최근 심화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 정부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일감이 부족해진 상황을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그렇게 해선 안된다.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다고 인정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제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은▲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 ▲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환율 개입 등 3가지이다. 3개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국, 2개 기준에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에 오른다. 심층분석 대상국이 되면 미국은 해당국 기업과 자본의 미국 투자 제한, 미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박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미국은 1994년 이후 어느 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해마다 4월과 10월 환율조작국 여부를 판단해 의회에 보고한다. 올해 4월에는 중국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를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으며, 현재 10월 보고를 준비 중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환율시장 개입 기준에는 걸리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2%에도 미치지 않아 관찰 대상국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뜻을 내비친 것은 무역전쟁과 연결된다. 중국을 최대한 압박해 무역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의견수렴 기한이 끝나는 오는 6일 이후에 곧바로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무역전쟁에서 온건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했다.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려고 위안화의 지나친 평가절하를 막기 시작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는 앞서 24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환율을 결정할 때 다른 통화의 가치와 대외여건 등을 심도 있게 살피겠다는 것으로 시장은 위안화가 당분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조치에 대해 “환율 결정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독단적인 영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분쟁 및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해 상황이 기존 예상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란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패닉에 빠진 아르헨티나 경제… 정책금리 ‘60%’로 인상

    패닉에 빠진 아르헨티나 경제… 정책금리 ‘60%’로 인상

    아르헨티나 경제가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시에 따르면 페소화 환율은 3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15.6% 급등한 달러당 42페소까지 치솟았다. 이에 당황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한 3억 3000만 달러(약 3665억 원)를 내다풀고 나서야 환율 상승세가 겨우 진정됐다. 페소화 환율은 전날보다 13.12% 오른 달러당 39.25페소로 거래를 마쳤지만 페소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번주 들어서만 페소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10억 달러가 넘는 보유 외환을 내다팔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전날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가운데 우선 지원하기로 한 150억 달러에 더해 나머지 금액을 조기에 집행해달라는 아르헨티나의 요청을 수용한 것도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날 정책금리를 기존 45%에서 60%로 인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환율 상황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위기로 페소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금리를 줘서라도 자본 유출을 막고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폴 그리어 피델리티 신흥시장 대출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르헨티나 경제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경착륙에 따른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적자를 크게 줄여야 하지만 보조금 삭감 등에 반대하는 국민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자총연맹(CGT)을 비롯한 다른 노조들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긴축 조치에 저항하기 위해 오는 9월 말 24시간 또는 36시간 총파업을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앞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7%였던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2.7%, 내년 1.3%로 축소하기로 약속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설비투자 IMF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 마이너스…경기 하강 우려 현실화

    설비투자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20년 만에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와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지표가 동반하락하면서 경기 하강 국면에 본격 돌입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7.4%)는 늘었으나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3.9%)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2월에 1.2% 증가한 뒤 3월에 -7.6%, 4월 -2.5%, 5월 -2.8%, 6월 -7.1%를 기록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처럼 오랫 동안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는 건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주요 반도체 업체가 1년 반 정도에 걸쳐 설비투자를 대규모로 늘리다가 올해 4월쯤 설비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며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업체가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0.1%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다. 토목(1.3%)은 늘었지만, 건축(-0.6%) 공사 실적이 줄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건설경기 침체 등이 사무실과 점포 건축 수주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흐름도 하락세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해 99.8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선행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 향후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다만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0.7%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반짝 상승한 것이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4.9%) 등에서 감소했으나 기타운송장비(7.1%), 화학제품(2.2%) 등이 늘어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0.9%포인트 오른 74.3%를 기록했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보다 2.6%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어 과장은 경기 상황에 대해 “전반적인 상황이 안 좋다”면서 “하강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국면 전환을 선언하고 난 뒤 수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한 혼란 있을 수 있어서 다음 전환점을 보고 해석하며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유보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9) 내실 다지고 성장 추진하는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9) 내실 다지고 성장 추진하는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

    한솔그룹 삼성분가후 IMF 외환위기때 여려움 겪어조동길 회장, 15년만에 매출 2조에서 5조로 키워 어머니 이인희 전 고문은 ‘범 삼성가’의 큰 어른 조동길(63) 한솔그룹의 회장의 어머니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장녀인 이인희(91) 전 한솔그룹 고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외사촌간이다. 조 회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항상 이 전 고문과 상의하며 집안에서도 ‘어머니’ 대신 ‘고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조 회장의 아버지는 조운해(93)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다. 큰 형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둘째 형은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다. 조 회장이 막내인 셋째다.조 회장은 미국 보스턴의 앤도버고를 졸업한 뒤 귀국해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과 JP모건을 거쳐 전주제지에 입사해 이사대우로 일했다. 한솔제지 기획조정실담당 부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입사한 지 13년 만인 2002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솔그룹은 계열분리 후 공격적인 사업확장으로 2000년 자산 기준 11위를 차지한 대기업집단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한솔제지 등이 경영 위기에 처하면서 상당수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하거나 축소했다. 2009년에는 공정위가 자산 5조 원이 넘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한솔그룹은 최근 10여년간 내실을 다지면서도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며 올해 대규모 기업집단 57위에 올랐다. 조 회장은 2012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한솔그룹의 외형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회장 취임 때 2조 원대이던 그룹 연매출을 지난해 5조 원대까지 키웠다. 한솔그룹의 핵심인 한솔제지를 비롯해 친환경 건축자재 기업인 한솔홈데코, 정밀화학소재 업체인 한솔케미칼, IT부품 및 소재 기업인 한솔테크닉스로 이루어진 제조 사업군이 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플랜트 전문 기업인 한솔EME, 제3자 물류 전문 기업 한솔로지스틱스, 선진형 리조트인 오크밸리를 운영하는 한솔개발, 종이유통 및 ITS 사업을 영위하는 한솔PNS와 콜센터 시스템구축 전문기업인 한솔인티큐브, 모바일 보안사업을 영위하는 한솔시큐어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조 회장은 지난 2015년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정비해 투명한 경영구조를 확립하고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2015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50년을 넘어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초일류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세계적인 선진기업들처럼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고 경영진에서부터 현장 일선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해야 할 경영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솔경영체계(HMS)를 수립한 것이다. 그는 기업 문화도 글로벌 기업처럼 바꾸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 특유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혁신해 벤처나 스타트업 수준의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탈바꿈하는 것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사회변화를 반영해 배우자 출산 휴가를 확대하고 난임휴가제도를 적극 도입하는 한편 복장 규정과 직급 호칭 폐기 등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테니스는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준프로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조 회장은 테니스와 경영의 공통점으로 강인한 기초체력,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 실력주의, 상대에 대한 배려 등을 꼽는다. 조 회장은 같은 삼성가인 이재용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는 30년 지기로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며, 롯데 신동빈 회장, 풍산 류진 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등 동년배 총수들과 자주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의 딸인 안영주(60)씨와 결혼, 장녀인 조나영(35)씨와 아들 조성민(30)씨를 두고 있다. 나영씨는 미국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삼성미술관에서 플라토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다 2012년 현재의 남편인 한경록(39)씨를 만나 2013년에 딸을 출산했다. 조 회장의 사위인 한경록씨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투자공사를 거쳐 현재 한솔제지 미국 법인장(상무)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상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조효숙 가천대학교 부총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들인 조성민씨는 미국 프린스턴 대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자산운용사인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면서 재무 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솔제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서울시 적십자회비 납부율 갈수록 저조

    서울특별시의회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이 30일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최근3년간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적십자회비 납부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총 납부율과 대다수의 자치구별 납부율이 동시에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적십자회비 2016년도 총 고지금액 653억여원 가운데 납부금액은 82억여원에 그쳤고, 2017년도는 총 614억여원의 고지금액 중 75억여원이 납부됐다. 납부율은 2012년 21.7%에서 5년만에 12.3%로 반토막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율 상위 50%에 든 각 자치구도 공개됐다. 2016년에는 서울시에서 은평구(16.7%), 도봉구(15.6%), 노원구(15.2%), 강동구(15.2%), 강북구(14.7%), 중랑구(14.3%), 동작구(14.3%), 양천구(14.2%), 성북구(13.9%), 서대문구(13.5%), 광진구(13.4%), 성동구(13.3%)가 상위 1위부터 12위까지 차지했다. 다음해인 2017년에도 은평구(16.5%), 도봉구(14.9%), 노원구(14.4%), 강동구(14.4%), 강북구(14.0%), 중랑구(13.7%)가 전년도와 동일하게 상위 1~6위였고, 양천구(13.6%), 성북구(13.4%), 동작구(13.2%), 서대문구(13.1%), 광진구(12.8%), 동대문구(12.8%)가 납부율 상위 50%안에 드는 자치구로 기록됐다. 아울러 최상위권 자치구와 최하위권 자치구의 평균 납부율 차이가 6.8%로 분석됐다. 이에 김기덕 의원은 “적십자회비는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국민성금이지만 자치구별 순위권에 변동이 없다는 점 등을 비추어 볼 때 자치구의 참여도에 따라 납부실적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치구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모금 홍보활동과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적십자회비가 이재민 구호와 홀몸노인, 빈곤아동, 의료소외환자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하고 해외 취약계층 구호,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 지원되고 있다며 “서울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적십자회비 납부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왕년엔 세제실, 요즘엔 예산실… 기재부 별들의 ‘센터 전쟁’

    왕년엔 세제실, 요즘엔 예산실… 기재부 별들의 ‘센터 전쟁’

    기획재정부 세제실과 예산실은 정부 부처 안에서 최고의 ‘라이벌’ 실국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재경직 중에서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다는 기재부 안에서도 가장 경쟁 의식이 큰 데는 다 이유가 있다.일단 출신부터 경쟁 관계다. 기재부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모피아’(재무부 영문 약자 MOF+마피아)와 ‘EPB’(경제기획원의 영문 약자)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의 모태인 기획처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 탄생했다. 재무부는 세제와 국고, 금융, 통화, 외환 정책을 담당했다. 기획처는 1961년 경제기획원으로 확대·신설되면서 예산과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맡았다. 두 부처는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가 1997년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다시 나뉘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기재부로 합쳐졌지만 여전히 간부들에게는 출신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세제실은 ‘세피아’(세제실+마피아)라는 별명까지 따로 갖고 있는 재무부의 대표이고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실은 EPB의 얼굴이다. 최근 세제실은 부진하고 예산실은 잘나간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실장의 장·차관 영전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면서 “과거 세제실장은 장관·부총리까지 올랐는데 최근에는 예산실장이 차관 이상 승진에서 승승장구”라고 말했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 세제실장의 면면은 화려하다. 강만수, 윤증현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김진표 전 실장은 앞서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세제실장 출신이다. 이 시장은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은 물론 행정자치부와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맡아 ‘직업이 장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김영룡 전 실장 뒤로는 세제실장이 중앙부처 장·차관으로 영전하는 명맥이 끊겼다. 실장으로 옷을 벗거나 차관급이지만 기재부 외청인 관세청장, 조달청장이 마지막 자리였다. 예산실장은 기재부 2차관 등 정무직 승진의 ‘보증수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물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방문규 전 복지부 차관,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 모두 예산실장·2차관 출신이다. 세제실 몰락의 원인으로 ‘폐쇄적 조직 구조’가 꼽힌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제실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나가질 않는다”면서 “세법 전문성은 장점이지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고 말했다. 세제실에 전통 세제맨은 넘쳐나지만 경제정책 전반을 꿰뚫는 경제통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재부에서 세제실은 1차관이 담당하지만 1차관은 주로 EPB 출신 경제정책국과 정책조정국 출신이 맡는 이유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재무부에서는 거시경제 업무를 그나마 세제실에서 할 수 있어서 승진에 유리했다”면서 “EPB와 합쳐진 뒤로는 경제정책국에서 경제정책방향에 넣을 각종 세제 지원 대책을 만들라고 하면 갖고 오는 등 경제정책국의 2중대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고 밝혔다. 세제실 안에서도 이런 문제를 절감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이상 세제통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세제실이 그동안 세수 확보를 위해 보수적으로 세법 개정에 임했지만 최근에는 부서 간 협의에서 세제 지원 방안을 먼저 발굴·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제실 직원들 사이에서 김병규 세제실장이 꽉 막힌 정무직 승진길을 뚫어 주길 기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김 실장은 세제실 법인세제과장, 재산소비세정책관 등을 지내 세제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예산실 교육과학예산과장, 주영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도 맡았다. 세제실과 예산실의 경쟁은 체육대회에서도 재미난 에피소드를 남겼다. 이석준 전 실장이 예산실장으로 부임한 2012년 예산실 간부들을 불러 첫 회의를 할 때 업무가 아닌 체육대회 관련 지시부터 내렸다. 이 전 실장은 “올해 축구에서 세제실을 꼭 이겨야 한다”면서 “세제실 연습 경기를 비디오로 찍어 분석하라”고 명령했다. 세제실은 전통의 축구 강호로 체육대회 종합우승을 도맡아 왔다. 그해 체육대회에서는 예산실이 세제실을 축구에서 꺾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세제실이 2차관 산하로 편입됐는데 당시 예산실장인 이 실장이 2차관에 오르면서 예산과 세제를 총괄해 ‘슈퍼 차관’으로 불렸다. 그는 당시 업무가 너무 많아졌다면서 이 별명에 대해 “슈퍼 차관이 아닌 ‘슬퍼 차관’”이라는 농담을 했다. 기재부 2차관에게 예산에 세제까지 몰아줘서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고 세제실은 1년 5개월 만에 2차관 산하에서 1차관 산하로 돌아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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