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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합의에 원달러환율 1170원대로 하락...코스피 2080선 회복

    18일 원달러환율이 장 초반 1170원대로 하락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타결 소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10시 35분 현재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7.4원 내린 달러당 1179.6원을 나타냈다. 원달러환율이 1170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7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합의안 타결 소식에 전날보다 7.5원 하락한 달러당 1179.5원으로 시작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실행하는 것에 합의하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줄어들어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국과 EU 의회가 모두 동의해야 합의안이 확정되기 때문에 아직 변수는 남아있다. 이날 코스피는 208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했다. 오전 10시 35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6.96포인트(0.33%) 오른 2084.90을 가리켰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21%) 오른 2082.23로 출발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 지수(0.09%), S&P500 지수(0.28%), 나스닥 지수(0.40%)가 모두 상승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초안 합의 소식과 개별 기업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도 전날보다 2.26포인트(0.35%) 오른 651.55로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유승준 아버지 오열, 입국 금지의 전말

    ‘스포트라이트’ 유승준 아버지 오열, 입국 금지의 전말

    유승준 아버지 오열 소식이 전해졌다. 17일(목) 방송되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특권층 병역비리의 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또한 유승준이 밝힌 미국 도피 이유와 17년 입국금지의 전말 그리고 고개 숙인 유씨의 아버지가 오열 한 이유를 공개한다. 지난 1998년 2월 24일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다. 당시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고통 속에서 사회지도층을 향한 국민들의 반감은 강화되고 있던 상황. 그리고 1998년 3월 최대 규모의 검, 경, 군 합동 병역비리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특권층에 대한 수사는 제외된 채 4년간의 수사가 막을 내렸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1만장 가량의 당시 수사 자료들을 통해 특권층 병역비리의 숨겨진 미스터리를 공개한다. 당시 합동 병영비리 수사로 구속된 614명 중 국회의원, 30대 재벌, 언론사주와 같은 사회 고위층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이명현 소령은 특권층의 병역비리 수사에 내압과 은폐세력이 존재했다고 증언했다. 병역 브로커와 진단서 발급 병원 그리고 군의관까지 병역비리의 삼각 카르텔이 형성 되어 있었던 것.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이 삼각 카르텔 속 인물들의 현재를 추적한다. 또한 1급기밀 수사 문서를 단독 입수해 공개한다. 수사팀만이 알 수 있는 병역면제자 정보와 뇌물 수수과정, 군의관들의 진술서 그리고 고위층들의 병역비리 사실까지. 그 중 1999년 3월 22일 병무비리 합동수사부 명의로 작성된 ‘유명인사 명단’. 이명현 소령은 유명인사 명단을 정치재계 등 사회지도층 유력인사들을 수사하기 위해 작성했다고 전했다. 4선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 아들과 중진 그룹 회장의 아들까지. 유력인사 54명으로 구성된 이 명단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은 무엇일까? ‘유명인사 명단’ 속에는 가수 유승준 역시 포함되어 있다. 병역비리 수사 당시 국방부와 병무청 관계자는 유승준의 자원입대 발언을 듣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유승준은 미국인 시민권자로 돌아왔고 이는 입국 금지 17년으로 이어졌다. 이에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미국에서 유승준 부자(父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11월 15일 파기환송심 최종 결론을 한 달 앞둔 유승준의 대국민사과.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유승준의 입국을 둘러싼 ‘논란’과 ‘진실’을 추적했다. 유승준이 그토록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유승준과 신의 아들들 편은 오늘(17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미래차 전략, 혁신의 본질은 규제개혁 속도에 있다

    정부가 어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레벨4) 상용화 시점을 당초 2030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고, 이를 위해 2024년까지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올해 2.6%인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33%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도 2025년까지 실용화해 2030년 전후로 예상되는 상용화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자율주행차·친환경차 등 미래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차 생산 7위 강국’의 위상은 위태로울 수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래차 시장 선점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다. 우리의 강점인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와 반도체 기술 등을 활용하면 핵심 부품 국산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부의 역할이다. 혁신성장의 시작과 끝은 규제 개혁이라는 자세로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적극 걷어내야 한다. 승차공유업계와 택시업계 간 갈등에서 보듯 이해 충돌로 인해 신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하는 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고, 이를 답습해선 안 된다. 60조원에 달하는 민간의 미래차 분야 투자 계획 역시 정부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래의 경쟁력 못지않게 현재의 위기를 넘을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현대차 외부 자문위원회는 2025년까지 생산인력을 20~40% 줄이지 않으면 노사가 공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자동차 등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차 인프라만 잘 갖추면 자칫 외국 기업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사는 물론 정부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은성수 “공짜 점심 없어” 금융상품 투자자 책임 강조

    은성수 “공짜 점심 없어” 금융상품 투자자 책임 강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금융회사가 설계한 투자상품으로 소비자들이 손실을 보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투자자 책임도 강조했다. DLF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은 검토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은 위원장은 1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DLF와 사모펀드 등 최근 문제가 된 금융사태와 관련해 “자기 책임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하는 분들도 안전한지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DLF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서 손실이 확정되는 것과 관련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냐는 질문에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생각 안 한다”며 “그렇게 따지면 주식 빠질 때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1998년(외환위기 당시) 주식이 떨어지면 재경원(현 기획재정부)에 전화했는데, 이제는 안 한다”며 “주가 하락에 컨틴전시 플랜을 만드는 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가 은행 책임이라고만 한 적은 없다”며 “책임은 공동 책임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불완전판매에서 설명 의무, 이런 것에 신경을 쓰면 좋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사기 여부는 우리가 ‘맞다, 아니다’라고 할 단계는 아니다. 이건 형사처벌이면 검찰과 법원에서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불완전판매 여부만 금감원에서 (검사)해온 것이다. 내가 여기서 ‘사기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금융위는 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의 DLF 검사 결과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조치해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내달초에는 설계·운용·판매 모든 과정에 걸쳐 소비자보호 조치 및 금융회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 종합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주열 “경제성장률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

    이주열 “경제성장률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8일 전망했다.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한은이 지난 7월 전망한) 2.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은은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발표한다. 이 총재는 내년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5%)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 “이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물가가 반등하는 시점을 감안하면 지금 마이너스를 보인 것을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디플레이션 발생 징후가 크지 않다”고 전제한 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금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론하기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실제로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실효하한에 관한 논의가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영란은행은 소폭의 플러스(+)가 실효하한이라고 거론되는데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나라보다는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파급 효력이 과거같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이럴 때일수록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국회 업무현황 자료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비한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상시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제 테러·마약사범 등 입국금지자 크게 늘어 ...법무부국감자료

    국제 테러리스트 및 마약 사범 등으로 지정돼 국내 입국이 금지된 외국인이 매년 늘고 있다. 8일 김도읍 국회의원( 자유한국당·부산 북구·강서구을)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4~2018)간 입국이 금지된 외국인은 총 78만6,681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4년 12만997명,2015년 14만 952명,2016년 14만 6791명,2017년 17만 3165명, 2018년 20만4776명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이 가운데 국제 테러범으로 지명돼 입국금지 된 외국인은 2014년 7499명에서 2018년 4만 2,034명으로 6배나 증가했다. 마약사범으로 입국이 금지된 외국인도 2014년 9344명에서 2018년 1만 3,012명으로 5년 동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철저한 출입국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외국인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의 범죄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5년(2014~2018)간 절도, 폭행 등 각종 범죄로 검거된 외국인은 총 5만 1,321명에 달하며, 2014년 3만 7,899명에서 2018년 4만 3,923명으로 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관세법위반과 외환사범, 강력사범 등은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절도의 경우 2014년 1,423명에서 2018년 2,476명으로 5년 새 74%나 대폭 늘었다. 사기 역시 2014년 3,097명에서 2018년 4,622명으로 50% 증가했다. 하지만,외국인 범죄에 대한 검찰의 최근 5년간 기소율은 50%도 채 안돼 당국의 보다 엄중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도읍 의원은 “최근 테러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의 범죄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 영화 한류, 그 시작을 알리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 영화 한류, 그 시작을 알리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 사회는 ‘문화의 시대’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정치권력에 예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문화 영역이 부각됐고, 한국영화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2년 ‘결혼이야기’와 ‘미스터 맘마’를 위시로 한 기획영화의 등장은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1999년 ‘쉬리’의 전국 580만명 흥행 성공은 한국 영화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와이드 릴리스(광역 개봉 방식)로 상징되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한국영화가 맞이한 르네상스는 양적 성장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2000년대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책임질 신인감독들이 대거 등장했고, 세계영화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들도 이 시기에 출현했다. 문자가 아닌 영상의 시대, 한국의 ‘영화청년’들은 시네마테크(예술영화전용관), 영화저널, 국제영화제 등과 역동적인 관계망을 구축하며 분명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풍성한 영화문화를 꽃피우게 된다.●한국형 블록버스터 등장… 영화 판을 바꾸다 199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외화 직배로 위기를 맞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문화계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는 수치로도 설명된다. 1993년 외국영화 대비 한국영화 점유율(서울 관객 기준)은 15.9%로 가장 낮았지만, 1997년부터 25% 선을 회복한 후 1999년 39.7%까지 올랐다.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화의 틈바구니 속에서 흥행작들이 버텨 준 덕분이었다. 1995년 ‘닥터 봉’(이광훈, 37만명 흥행), 1996년 ‘투캅스 2’(강우석, 63만명), ‘은행나무침대’(강제규, 45만명), 1997년 ‘접속’(장윤현, 67만명), 1998년 ‘편지’(이정국, 1997.11 개봉, 72만명), ‘약속’(김유진, 66만명), 1999년 ‘주유소습격사건’(김상진, 96만명) 등이 한국영화의 상업적 존재감을 만들어 갔다. 특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작으로 기록되는 ‘쉬리’(강제규)가 한국영화 흥행을 견인했다. 전국 스크린 수가 600개를 기록하던 시절(KOBIS 기준 현재 3127개), ‘쉬리’는 처음으로 전국 5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2000년대 한국영화의 ‘천만 관객 시대’를 예고했다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차용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은 1998년 여름에 개봉한 ‘퇴마록’(박광춘)의 홍보 문구에서 처음 등장했다. ‘블록버스터’의 어원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이 사용한 폭탄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설명되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제작·개봉 방식을 의미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흥행을 목적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제작한 후, 최대한 많은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해 단기간에 큰 흥행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75년 ‘죠스’(스티븐 스필버그)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흥행 수입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벽을 돌파하면서부터다. 매끄러운 이야기 전개보다는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펙터클 위주의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다시 1990년대 후반의 한국영화계로 돌아오자.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15억원 수준이던 당시, ‘퇴마록’은 상대적으로 많은 24억원의 제작비를 들였고, 특수 효과에 기반한 볼거리를 앞세웠으며, 거액의 마케팅 비용과 함께 서울 27개관, 전국 70개관의 대규모 전국 동시 개봉을 추진했다. 한국 시장에서 추진한 첫 번째 블록버스터 방식의 영화였던 것이다. 개봉 첫 주 제작진의 의도대로 전국 45만명을 동원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그해 한국영화 흥행 5위에 그치며 블록버스터 전략을 완벽하게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한국 영화산업의 현실에 맞지 않는 공허한 방법론이 될 뻔했던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1999년 ‘쉬리’를 통해 유의미한 제작 전략으로 정착한다. ‘쉬리’의 제작발표회에서 강제규 감독은 “할리우드에 대적할 만한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메이킹 영상을 돌려보며 한국영화 기술 수준에서 가능한 것들만 추려 냈다. 마침내 ‘쉬리’는 개봉 21일 만에 ‘서편제’(1993, 서울 기준 103만명)가 보유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돌파, 서울에서만 24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당시 전 세계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타이타닉’(1997)의 제작비가 무려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원)였는데, ‘쉬리’는 100분의1에 불과한 32억원의 제작비만 들여 국내 흥행에서 승리한 것이다. ‘쉬리’의 성공 신화는 IMF 외환위기 사태라는 국가적 상처를 치유하는 담론이 되었고, 김대중 정부의 국민영화로 등극했다. 특히 이 영화는 일본시장에서도 처음으로 1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 한류의 기반이 되었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쉬리’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후 한국영화는 새로운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2배 이상 뛴 제작비와 급상승한 마케팅비, 광역 개봉 방식 등 ‘규모의 경제’라는 유사 할리우드 전략을 이어 간 것이다. 1995년 10억원(순제작비 9억원, 마케팅비 1억원)이었던 한국영화 평균 총제작비는, 불과 4년 만인 1999년 19억원(순제작비 14억원, 마케팅비 5억원)으로 뛰었다. 2004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12 개봉)와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것은 분명 1990년대 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경험이 귀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1000만 관객 영화’라는 호명 앞에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2004년 시점 한국영화는 평균제작비가 40억원을 넘고, 점유율은 무려 59.3%를 기록하는 급격한 성장을 맞게 된다. ●작가주의 감독들 성장… 상업영화 새 모델로 1990년대 중후반의 산업적 활력이 작가주의 감독들의 시대를 만들어 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젊은 감각의 영화사들은 흥행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고려할 패기가 있었고, 신인 감독들 역시 대중영화와 예술영화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며, 그들의 작품들을 지지하는 젊은 관객들이 한국의 영화문화 지형을 새롭게 짜고 있었다.국내외 대학의 영화과, 대학 영화동아리, 영화아카데미(1984년 영화진흥공사 산하 설립) 등에서 단편영화 연출로 단련한 ‘영화청년’들이 신진 감독군을 형성, 상업영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1994년 데뷔한 ‘장미빛 인생’의 김홍준, ‘세상 밖으로’의 여균동, 1995년 ‘은행나무 침대’의 강제규, ‘돈을 갖고 튀어라’의 김상진,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1996년 ‘세 친구’의 임순례,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 ‘고스트맘마’의 한지승, 1997년 ‘접속’의 장윤현, ‘넘버3’의 송능한, ‘억수탕’의 곽경택, 1998년 ‘아름다운 시절’의 이광모, ‘내 마음의 풍금’의 이영재 등은 충무로 상업영화 시스템 내에서 그들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보여 주며 1990년대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등장한 일군의 감독들은 관객과 비평을 두루 만족시켰던 2000년대 한국영화의 세련된 흐름을 예견하고 있었다. 1998년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는 ‘봄날은 간다’(2001), ‘미술관 옆 동물원’의 이정향은 ‘집으로’(2002), ‘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는 ‘눈물’(2000)에 이은 ‘바람난 가족’(2003), ‘정사’의 이재용은 ‘순애보’(2000)에 이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조용한 가족’의 김지운은 ‘반칙왕’(2000), ‘기막힌 사내들’의 장진은 ‘간첩 리철진’(1999)에 이은 ‘킬러들의 수다’(2001)로 21세기 한국영화의 서두를 장식했다. 1999년 역시 세련된 화법을 선보인 감독들의 데뷔가 이어졌는데, ‘해피엔드’의 정지우는 ‘사랑니’(2005),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민규동, 김태용은 각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과 ‘가족의 탄생’(2006)으로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였다. 2000년대 해외 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들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데뷔한 홍상수는 ‘강원도의 힘’(1998)을 이어 가며 모더니즘 미학의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었고, ‘악어’(1996)로 데뷔한 김기덕은 원초적인 에너지와 남근중심적인 폭력성이 찬반의 평가를 낳는 가운데 국내외 마니아층을 확보해 갔다.치열한 창작의 고통을 원고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 간 이창동은 ‘초록물고기’(1997)에 이은 ‘박하사탕’(2000)으로 세계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편 박찬욱은 영화광으로서의 취향을 앞세운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1992)과 ‘삼인조’(1997)를 내놓으며 관객과의 접점을 찾는 데 더딘 행보를 보였지만,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일거에 도약했다. 이 영화는 한국 상업영화 특유의 뛰어난 완성도를 의미하는 2000년대 ‘웰 메이드 영화’의 장대한 흐름을 선취한 것으로 평가된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외환보유액 4033억달러…외화자산 운용수익 늘어

    외환보유액 4033억달러…외화자산 운용수익 늘어

    우리나라의 9월 말 외환보유액이 4033억 2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18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745억달러(92.9%), 예치금 180억 2000만달러(4.5%), 금 47억 9000만달러(1.2%) 등으로 구성됐다.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5억 2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은행에 두는 예치금이 180억 2000만달러 16억 4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외화자산 운용수익 등이 증가해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4015억달러) 기준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1위는 중국(3조 1072억달러)이고 2위는 일본(1조 3316억달러)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국당 “서초동 200만이면 우리는 2000만” 광화문 총집결

    한국당 “서초동 200만이면 우리는 2000만” 광화문 총집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이날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을 지나 서울역까지 왕복 10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인파는 한목소리로 ‘조국 파면’을 외쳤다. 자유한국당은 집회 참석 인원을 300만명 이상으로 추정했고,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20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광화문 집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 서초동에서는 2차 ‘검찰 개혁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검찰 개혁’과 ‘조국 파면’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각 지역 당원, 일반 시민 등이 대거 참여했다. 황 대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 내고 안보도 무너뜨리고 있다.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며 “(조국을)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며 “지난번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보셨느냐. 그들이 200만이면 우린 오늘 2000만이 왔겠다”라고 말했다. ‘조국 파면’을 주장하며 19일간 이어온 단식투쟁을 이날 중단한 이학재 의원은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며 “문재인을 둘러싸고 있는 쓰레기 같은 패거리들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국당 집회 참가자들은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문 정권 심판 조국 구속’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조국을 구속하라’, ‘조국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는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같은 시간 교보빌딩 앞에서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총괄 대표,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총괄 본부장을 맡은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열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박 전 대통령의 실수도 있었지만, 보수우파 진영 내의 분열이 결정적 원인이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탄핵을 사이에 두고 손가락질하고, 비방할 시간도, 그럴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며 자체적으로 작성한 ‘국민탄핵 결정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결정문에서 “문 대통령이 헌법 3조와 내란죄(형법 87조), 외환유치죄(형법 92조), 여적죄(형법 93조)를 각각 위반해 국헌을 문란하게 했고, 베네수엘라 좌파독재를 추종하고 반자유시장 정책으로 민생파탄죄, 좌파 우선과 분할 통치로 국민분열죄를 범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며 사회주의 개헌을 시도했고, 국가기관을 겁박해 조국 일가의 불의와 불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했으며, 다중의 위력 동원을 교사해 협박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정권이 아니라 조직폭력 집단 같은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좌파집단의 우두머리다. 그래서 대통령으로 인정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우리공화당은 낮 12시 30분부터 숭례문 앞에서 ‘문재인 퇴진 태극기 집회’를, 전국기독교총연합회는 정오부터 서울광장 서편에서 전국기독교연합 기도대회를 열었다.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일파만파애국자연합(일파만파)이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로 광화문 남쪽광장부터 서울역 4번 출구 앞까지 세종대로 2.1㎞ 구간 10차선 도로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으며 대부분 구간이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또 종각역에서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8차로도 차량이 통제됐고 다수가 종각역에서 내려 광화문 사거리 쪽으로 이동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스피 1.95% 급락, 2030대로 뒷걸음질…“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이 원인”

    코스피 1.95% 급락, 2030대로 뒷걸음질…“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이 원인”

    코스피가 2일 전 거래일 대비 2%가량 급락하면서 2030선으로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도 1.2%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달러당 7원이나 올랐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약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서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0.51포인트(1.95%) 내린 2031.9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4.19포인트(0.68%) 내린 2058.23으로 출발해 줄곧 내리막을 탔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9포인트(1.20%) 하락한 624.51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1% 포인트 이상 급락한 원인은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2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가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PMI는 47.8로 지난 8월(49.1)보다 더 떨어졌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PMI는 기업 구매 책임자들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다. 50.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8월에 3년 만에 처음 50선이 무너졌는데 지난달 지수는 더 하락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더 안 좋았던 것은 PMI의 하락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는 것”이라면서 “지난 1년 동안 고점 대비 11포인트나 빠졌다. 2000년대 이후 1년간 10포인트 이상 PMI가 하락했을 때 두 차례나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결국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조업 경기가 우려스럽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고 이에 따라 코스피도 많이 하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PMI 하락으로 간밤에 뉴욕 증시가 1% 이상 떨어진 점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3.79포인트(1.28%) 하락한 2만 6573.0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6.49포인트(1.23%) 내린 2940.2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0.65포인트(1.13%) 떨어진 7908.68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4049억원, 외국인이 1187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5020억원을 사들였다. 노 연구위원은 “이날 코스피 낙폭이 더 컸던 또 다른 원인은 그동안 지수 하락을 방어해주던 수급 주체인 연기금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반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면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달러당 7.0원 오른 120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노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 둔화는 달러 약세 요인이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 역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아무래도 위험 자산을 회피하고 달러를 비롯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달러화 지수가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원정도박·환치기’ 양현석 14시간 경찰 조사받고 귀가

    ‘원정도박·환치기’ 양현석 14시간 경찰 조사받고 귀가

    미국에서 도박을 하고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았다. 양현석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1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2일 귀가했다. 경찰은 양씨를 비공개 출석시켜 조사했다. 이날 자정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양씨는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인 소견을 말하기보다 경찰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회삿돈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씨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환치기란 외국환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을 통해 적법한 외환거래를 하는 대신,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개설해 한 국가의 계좌에 넣은 돈을 다른 국가에 만들어 놓은 계좌를 통해 그 나라의 화폐로 찾는 불법 환전 수법이다. 양씨는 지난 8월 29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한 적이 있다. 앞서 양씨는 성매매처벌법(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았지만 최근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논란이 됐다. 양씨는 2014년 7월 서울 강남의 한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경찰은 양씨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양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식사 자리에 동원된 유흡업소 여성들을 조사했으나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당시 외국인 재력가 조 로우가 국내에 머무르면서 쓴 비용 대부분도 본인이 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해외 원정 도박·환치기’ 양현석 2차 피의자 출석 조사

    ‘해외 원정 도박·환치기’ 양현석 2차 피의자 출석 조사

    미국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1일 경찰에 출석했다.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두 번째 경찰 출석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양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씨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환치기란 외국환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을 통해 적법한 외환거래를 하는 대신,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개설해 한 국가의 계좌에 넣은 돈을 다른 국가에 만들어 놓은 계좌를 통해 그 나라의 화폐로 찾는 불법 환전 수법을 가리킨다. 양씨는 지난 8월 29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한 적이 있다. 양씨는 성매매처벌법(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았지만 최근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양씨는 2014년 7월 서울 강남의 한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성매매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는 성매매를 알선·권유·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런데 경찰은 양씨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양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식사 자리에 동원된 유흡업소 여성들을 조사했으나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당시 외국인 재력가 조 로우가 국내에 머무르면서 쓴 비용 대부분도 본인이 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외환당국 상반기 38억 달러 순매도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올 상반기 외환시장에서 38억 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9년 상반기 외환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당국이 올 상반기 외환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총매수액-총매도액)은 -38억 달러로 집계됐다. 외환시장에 38억 달러를 순매도했다는 얘기다. 총매수액과 총매도액 등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공개 조치는 지난해 5월 정부와 한은이 발표한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른 것이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하반기에는 외환당국이 1억 87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달러화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 급등세(원화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외환당국이 순매도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달러당 1115.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달러당 1154.7원으로 40원 가까이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는데 그 과정에서 시장안정화 조치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GDP(1조 7000억 달러)의 0.22%다. 미국 재무부의 외환조작국 지정 요건 중 하나는 ‘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상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지만 10월 발표 때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외환당국은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도록 하되 과도하게 오르거나 내리면 달러화를 사거나 파는 등 시장안정 조치를 실시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은 “마이너스 물가 연말엔 반등… 디플레 아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가 연말엔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시적인 물가 하락이지 장기 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은은 30일 내놓은 ‘주요국 물가 하락기의 특징’ 자료에서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많은 국가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경우 단기간 내에 상승으로 전환됐다”고 소개했다. 한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과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베트남 등 물가가 하락한 적이 있는 아시아 5개국을 대상으로 1990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이 전체 4749분기 가운데 7.4%인 356분기로 나타났다. 중간값 기준 2분기 동안 물가가 떨어졌고 물가하락률은 -0.5%였다. 대체로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중반 유가 급락기 전후에 물가 하락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8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038%를 기록하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9, 10월에도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대해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공급 요인으로 인해 마이너스가 된 경우 곧 플러스로 전환된다”면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았던 기저효과 때문에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연말엔 이런 효과가 사라져 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과 홍콩 등 디플레이션을 겪은 나라는 장기간 소비자물가 대상 품목 가운데 50~70%의 가격이 떨어졌고 자산가격도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물가 하락 품목 비중이 30% 이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모욕받지 않겠다”던 마오 말대로… GDP 450배 급증 ‘G2 우뚝’

    “모욕받지 않겠다”던 마오 말대로… GDP 450배 급증 ‘G2 우뚝’

    “인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이제 일어섰다. 다시는 (외세에) 모욕받지 않을 것이다.” 중국 공산혁명에 성공한 마오쩌둥(1893~1976) 공산당 주석이 1949년 10월 1일 건국행사 직전 열린 정치협상회의 제1기 전체회의 개막사에서 이같이 선언한 지 70년이 됐다. 중국은 마오의 ‘자력갱생’을 거쳐 덩샤오핑(1904∼1997) 때부터 ‘도광양회’(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로 대표되는 개혁·개방에 나섰다. 이후 장쩌민의 ‘유소작위’(해야 할 일은 함)와 후진타오의 ‘돌돌핍인’(기세등등하게 힘으로 몰아침)을 지나 시진핑 주석에 이르러 ‘대국굴기’(큰 나라가 솟구쳐 일어남)로 나아갔다. 이제 중국은 세계 두 번째 경제대국이자 다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제조대국으로 성장했다. ●10%인 1억 5000만명은 선진국 수준 생활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건국 직후인 1952년만 해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00억 달러(당시 가격 기준)에 불과했다. 소련의 원조 없이는 생존이 힘든 빈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GDP는 13조 6082억 달러(약 1경 6330조원)로 450배 넘게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8.1%로 한국 정도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고속성장’을 일궜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만 해도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 정도였지만 2007년 독일, 2010년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9%까지 높아졌다. 2018년 중국의 GDP는 13조 6082억 달러로 미국(20조 4941억 달러)의 70% 수준까지 쫓아갔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쯤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 미국과의 경제적 공생 관계를 설명하는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라는 단어도 이제 일상이 됐다. 미국이 설계하고 중국이 만드는 ‘아이폰’은 지구촌의 삶을 크게 바꿔놨다. 국민 생활 역시 ‘전면적 소강사회’(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는 나라) 진입을 눈앞에 뒀다. 1인당 GDP는 1952년 119위안에서 지난해 6만 4644위안(약 1100만원)으로 70배가량 늘었다. 미 달러화로 환산하면 9000달러가 넘는다. 올해나 내년에는 충분히 ‘1만 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보여 건국 70주년의 상징성을 더한다. 특히 지난해 각 도시가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15개 도시는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었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약 1억 5000만명이다. 한 국가나 지역의 1인당 GDP가 2만 달러에 도달하면 선진국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인 14억명 중 이미 10% 넘는 이들이 선진국 생활수준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글로벌 금융위기때 과감한 부양책이 기회로 세계는 1990년대 말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중국의 저력을 절감했다. 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지만 중국은 되레 이 시기를 활용해 아시아 경제권에서 위상을 높였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마이너스 성장 위기를 맞자 중국은 과감하게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었다. 두 번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중국에는 기회가 됐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엑스포)를 통해 폐쇄적이던 국가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며 ‘소프트파워’(연성권력) 확충에도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인구는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런 변화를 ‘상전벽해’(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함)로 표현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1949년 건국 당시 마오의 바람대로 이제 중국은 ‘다시는 모욕받지 않을 나라’로 거듭났다. ●R&D 인력 세계 1위… “세계 놀라게 한 기적” 중국의 과학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인공위성을 직접 만들고 중국판 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도 도입했다. 올 1월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 ‘창어4호’를 보내 미국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지난해 중국의 연구개발(R&D) 인력 규모는 418만명으로 단연 세계 1위다. 신화통신은 “인류의 역사에서 70년은 한순간처럼 짧다. 그럼에도 중국은 (70년 만에) 전방위 개방사회로 발전하며 역사적 전환을 실현했고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도 창조했다”고 자평했다. 현재 중국은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일대일로 블록’을 키워 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모두 126개국, 29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팽창을 우려하는 미국의 노골적 반대에도 서유럽 국가들이 꾸준히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한 포르셰 승용차는 일대일로 사업으로 연결된 화물 열차로 단 3주 만에 중국 충칭까지 배송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新중국 선언 70년…시진핑의 ‘G1 야심’

    新중국 선언 70년…시진핑의 ‘G1 야심’

    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 리더 마오쩌둥(1893~1976)이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새로운 중국’(新中國)을 선언한 지 70년이 됐다. 19세기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으로 ‘병든 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은 이제 14억명이 넘는 인구와 3조 달러(약 2400조원)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세계 최강 미국을 추격하는 ‘주요 2개국’(G2)으로 굴기(우뚝 섬)했다. 30일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중국은 건국 직후인 1952년부터 1978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4.4%를 기록하다가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화한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9.4%로 크게 상승했다. 중국은 전 세계 자원과 식량, 첨단기업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앞장서는 세계 ‘경제허브’로 거듭났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맞서며 ‘세계 최강국’(G1)의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속내는 복잡다단하다. 중국이 보여준 경이적인 성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웃 국가들을 돈과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듯한 태도에 불안감을 나타낸다. 공산당 독재와 불투명한 사회 시스템, 열악한 인권 상황 등을 보며 우려도 쏟아낸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소원해진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새로운 외교관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건국 70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 공산당(1922~1991 집권)보다 1년 더 집권하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클라우스 뮐한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소련이 경험한) 권력 붕괴의 두려움이 정책과 사고의 많은 부분을 형성한다. 새롭고 중요한 도전에 직면할수록 두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은행장이 기업 찾아 ‘맞춤형 지원’… 지역 경제 살리는 부산은행

    은행장이 기업 찾아 ‘맞춤형 지원’… 지역 경제 살리는 부산은행

    향토 금융기관들이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특히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지역 기업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경기 불황과 일본 수출규제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체들을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등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과 빈대인 부산은행장은 지난달 22일 부산은행과 거래 중인 경남 용원의 ㈜세기정밀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세기정밀은 반도체 부품인 리드프레임을 제조하는 지역 중소기업으로 원재료 일부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완제품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이 예상되자 김 회장 등 부산은행 관계자들이 일본 수출규제 이후에 처한 상황과 현장 분위기, 경영 애로사항 등을 듣고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 이 회사를 방문했다. 빈 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 경영을 더욱 강화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신속하고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영익 세기정밀 대표는 “경기 부진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거래 은행인 부산은행장 등이 직접 회사를 찾아 애로 사항을 청취해 줘 고맙다”며 반색했다.앞서 부산은행은 지난달 7일 2000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편성하는 한편 앞으로 5000억원까지 지원 금액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에는 최대 2.0%의 금리도 깎아 준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가 해소될 때까지 만기도래 여신에 대해서는 연장 및 분할상환 유예, 수출입 관련 외환 수수료 우대와 함께 ‘일본 수출규제 금융애로 신고센터’를 통해 정부의 지원 방안 안내 및 경영컨설팅 등의 업무도 지원한다. 또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기업에 대한 신속한 금융 지원을 하고자 ‘은행장 직속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업체에는 특별 금융 지원 및 금리 감면을 해 준다. 현장 경영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은행장이 직접 기업체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듣고 은행 경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침체기에 있는 해운업 지원을 위해 상생펀드 조성 사업도 벌인다.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상생경영을 통한 포용적 금융 실천을 강화하고자 중소기업 대출금 상환 유예 대상도 확대한다. 올해 2월부터 시행 중인 중소기업 분할상환대출 유예 지원 대상을 기존의 제조업, 도소매업, 요식업에서 전체 업종 등으로 범위를 늘린다. 대출금 중 올해 거치 기간이 만료되는 분할상환대출과 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분할상환금 등 약 2조원에 대해 최장 1년간 상환 기일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부산은행 ‘중소기업특별지원단’의 업무범위 및 컨설팅 지원금 규모도 확대한다. 기존 회계, 세무 컨설팅 외에도 채무 및 자금관리 컨설팅을 추가한다. 컨설팅 최소지원금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렸다. 종합 경영컨설팅을 실시해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 준다. 추가 대출 지원, 지분 출자 등 다양한 금융 혜택도 함께 제공해 경영 정상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 해외수출 기업 특별여신 지원, 중소기업 수출입 지원 프로그램 등의 사업도 함께 벌인다. 김성주 여신영업본부장은 “이번 조치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과 일본의 부당한 경제 규제로 피해를 보는 업체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자영업자와 함께하는 은행 자영업자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올해 초 ‘자영업 미소만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총 1만명의 지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장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득 채우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순한 자금 지원에서 벗어나 모바일 홈페이지 무료 제작, 상권분석 컨설팅 등을 해준다. 이를 위해 최근 은행 본점에 ‘자영업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금융상담, 컨설팅, 마케팅 교육 등 완벽한 지원체계를 갖췄다. 생업 등으로 은행 방문이 어려운 자영업자를 위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찾아가는 금융지원팀’을 별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6월부터 금융 취약계층의 원활한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700억원 규모의 ‘2019 포용적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민·영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고금리 대체상환, 재기지원, 신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고금리 대부업 또는 제2금융권 대출 이용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에게 도움을 주고자 대출상환 부담 경감 프로그램, 신용등급 관리 프로그램 등 맞춤형 부채관리 컨설팅을 통해 금융거래 정상화 지원에 나선다. 서민·영세자영업자, 사회적경제기업,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고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은행권에서 공유하는 대부업 대출 정보를 활용해 제2금융권 및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상환 중인 고객에게 제1금융권 대출로의 대환을 제공해 고객의 금융비용 완화와 신용등급 회복을 지원한다. ●가계대출 담보권 행사 유예 최대 1년 연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으로 ‘재기지원’과 ‘신프리워크아웃’이 있다. 재기 지원은 기초생활수급권자·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대출금을 탕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신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은 은행권 공동으로 시행 중인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의 담보권 행사 유예기간을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늘렸다. 고객들의 일시적인 유동성 애로를 해결하는 등 운영자금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에게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해서는 저리 융자지원, 대출한도 우대, 홍보지원, 제품 구매 확대 등 금융과 비금융 전반에 걸친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벌이고 있다. 다음달 부산시 상인연합회와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력 제고를 위한 지역경제 살리기’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지역의 주요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상인회와 간담회를 열어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에서 해결 방안도 제공한다. 지역 전통시장별 맞춤형 물품 지원, 깨끗한 전통시장 만들기, 부산은행 임직원 봉사활동 등 자영업자에게 힘이 되는 다양한 지원을 편다. 가맹점 전용 신용대출은 금리를 우대한다●스타트업 지원센터 ‘섬인큐베이터’ 운영 부산은행은 지역 혁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및 컨설팅 지원을 위해 지난 7월 쥬디스태화 9층에 ‘섬인큐베이터’를 열었다. 섬인큐베이터는 지역 혁신기업들에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업기업 육성 플랫폼이다. 입주 기업에는 사무공간을 무료 제공하고, 금융분야 지원 방안으로 대출한도 및 금리 우대, 투자펀드 조성, 벤처캐피탈 투자 유치와 연계한 투자 기업설명회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지역의 창업기업 발굴과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창업투자 경진대회인 ‘B 스타트업 챌린지’를 개최한 바 있다. 창업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우수 사례로 선정된 사업주에게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창업 성공 전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967년 10월 창립한 부산은행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역경제의 ‘혈맥’ 역할을 하는 지역 대표 은행이다. 빈 은행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금융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자 모바일은행 섬뱅크, 디지털 영업점 도입, 비금융 분야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디지털 금융 선도 은행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의 학기’로 국제화 내실 다져

    계명대가 이번 학기를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의 학기로 지정하고 국제화 대학으로서의 내실을 다져나갈 예정이다. 계명대는 현재 기준으로 1294명의 교수(전임, 비전임 포함) 중 11%에 달하는 144명이 외국인 교수로 구성되어 있다. 국적도 30여 개국으로 다양하다. 외국인 학생도 2133명으로 전체 2만3394명(대학원생 포함) 중 약 10%에 달하며, 75개국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외환위기 이후 외국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교원 채용을 확대하고 전공과목의 원어민 강의를 높이며, 모든 학과에 외국인 교원 1명 이상 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계명대는 창립초기부터 국제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1979년에는 전국 최초로 외국학대학을 설치해 국제화를 선도했다. 현재 해외 64개국, 347개 대학 및 46개의 기관과 활발히 교류하며, 다국적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의 학기’는 지금까지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 유치에서 한걸음 더 나가 하나의 구성원으로 동질감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계명대 구성원 전체가 화합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내·외국인 교수들의 연구활동을 지원한다.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한국어문화교육 국제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10/18), 동천포럼(10/28), 한국학 국제학술대회(10/31~11/1), 한중 국제학술대회(11/7~10), 국제간호학술대회(12/4~5) 등을 개최한다. 내·외국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9월 27일(금) 열리는 계명 한마음 걷기 대회는 계명대학교 교수, 직원, 학생들이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을 시작으로 강정고령보까지 함께 걸으며 환경정화운동과 함께 결속력을 다지게 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외국인 유학생 무료 건강검진 및 상담도 실시한다. 10월 1일(화)부터 10월 10일(목)까지는 국제문화축전을 개최한다. 한글 이름 꾸미기대회, 글로벌 페스티벌, 한국어 퀴즈대회, 세계 음식의 날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행사를 주관하며 내국인 학생들과 함께 화합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사뿐 아니라, 외국인 교원들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비 특별지원 및 우수교원 포상 등을 실시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졸업 후 진로를 위해 취업 교육을 별도로 실시하는 등 재학생들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 중에선 학교에 보답을 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베트남 유학생인 텅반동(남, 26세)은 계명대 경영학전공을 졸업하고 모국인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해 3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젊은 CEO로 성공가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모교인 계명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지난 3월 발전기금 5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18년 계명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껀나파 분마럿(여, 38세)은 모국인 태국으로 돌아가 왕립대학인 탐마삿 대학의 교수로 임용됐다. 이것이 인연이 돼 계명대는 탐마삿 대학과 교류협약을 체결하고 학술적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는 이러한 국제화를 통해 지방대학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제화 분야 지역 거점대학으로 내·외국인 구분 없이 계명대 교수와 학생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넓은 세상을 마주하는 열린 마음과 자세가 국제화 교육의 보편적 가� 굡窄�, “계명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지구촌 어디서나 인정받는 인재가 되도록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정부, 2017년 9월 최근 경기 정점 확정…24개월 째 경기 하락중

    정부, 2017년 9월 최근 경기 정점 확정…24개월 째 경기 하락중

    11순환기 경기상승 54개월 지속5개월 추가 하강 땐 역대 최장 ‘불황’경기 위축 둘러싼 논란 커질 듯정부가 한국 경제의 최근 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확정했다. 이때부터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24개월 째 경기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하강 국면이 향후에도 지속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어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도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20일 대전 통계센터에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어 ‘최근 경기순환기의 기준순환일(정점) 설정’ 안건을 재상정해 이같이 결정하고, 국가통계위(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심의를 거쳐 경기 정점을 공표했다. 앞서 6월 정부는 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다뤘지만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잠정 판정을 보류했고, 석달 만에 다시 위원회를 열어 참석위원 10명 전원의 의견 일치로 결론을 냈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 안에 있었는데, 이번에 2017년 9월이 제11순환기의 정점으로 판정됨에 따라 제11순환기의 경기상승 기간은 54개월로 정해졌다. 통계청이 경기순환 기간을 처음 판정한 제1순환기(1972년 3월∼1975년 6월) 이후 가장 긴 상승이다. 통계청은 “2013년 3월 저점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하다가 2016년 4분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세 강화 및 교역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확대됐다”면서 “2017년 9월 이후 조정 국면을 맞이한 뒤 2018년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및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내 경기는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경기 정점 설정으로 현재 경기가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수축기)에 속해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달까지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은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이 역대 순환기 중 가장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5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제11순환기의 하강 기간은 역대 최장이었던 제6순환기의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을 깨게 된다. 통계청은 이와 함께 경기 앞날을 가늠하는 지표인 선행종합지수의 구성지표를 조정하는 등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경기종합지수 개편은 2016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최근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와 선행종합지수가 같이 움직이며 선행성이 약화돼 선행지수가 경기 예고지표로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통계청은 선행종합지수의 구성 지표에서 ‘소비자기대지수’를 ‘경제심리지수’로 변경하고, ‘구인구직비율’을 구성지표에서 제외해 구성지표가 총 7개로 줄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제11순환기 정점 설정과 관련해 김용범 1차관 주재로 주요 연구기관 및 IB(투자은행) 거시경제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2017년 말~2018년 초를 기점으로 전 세계 경기가 수축기로 진입했고, 이는 전 세계 교역 및 산업생산 증가율이 낮아진 게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 세계 교역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017년 4분기 5.8%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2분기 4.3%로 하락했다.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2018년 1분기 4.0%까지 상승한 뒤 2분기 3.3%로 떨어졌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순환 변동폭이 매우 축소되면서 경기순환 정점과 저점을 사전에 예측해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경기에 대한 해석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2018년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과정에서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이는 우리나라나 독일, 싱가포르 등 제조업 및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에 대해 “우리 경제가 빠르고 힘있게 반등할 수 있도록 개선 모멘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흐름에서 경제운용 핵심 과제는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경제활력 제고를 통해 성장 경로를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어 “재정의 적극적 경기대응 역할 및 민간활력 제고를 위한 적절한 정책조합 등에 정책의 역점을 둘 것”이라면서 “경제의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면 우리 경제는 점차 잠재수준의 성장 궤도를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2030 세대] 세대론을 경계한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세대론을 경계한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같은 시대를 살며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톺아보면 각 세대는 다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왔다. 1950년대생들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에서 태어나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기근을 거치며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1960년대생들은 유신독재의 그늘에 자유를 잃고 타는 목마름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970년대생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외환을 지원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사회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1980년대생들은 본격적인 청년 실업의 벽을 체감했다. 그런가 하면 1990년대생들은 두 자릿수에 이르는 청년실업률로 단군 이래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의 출현이라는 자조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각 세대는 다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일구어 냈다. 사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각 세대는 거의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나고 자란 것과 같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상 1960년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129만원인데, 현재 환율로 환산해 2018년 기준 IMF의 데이터와 비교하면 탄자니아 정도가 나온다. 2018년 IMF 1인당 국민총소득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위아래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보이는데, 거칠게 비유하면 한국은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중국,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모여 사는 형국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 세대에서도 소득분위는 10분위로 갈리고, 여유로운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으로 나누어진다. 멀리 보면 다 같은 50대라지만 그중 대학교육을 이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고, 다 같은 20대 대학생이라지만, 그중 학자금 대출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각기 다른 세대에 대한 한탄은 각자 자기 세대끼리 술안주 정도로 할 수는 있다. 겉으로 보기엔 별 탈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생들도 다 각자의 고충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밖으로 꺼내서 ‘세대 담론’으로 의제화하면 곤란하다. 후세대가 전임 세대를 두고 누릴 것을 다 누리고도 아직도 놓지 않는다고 하거나, 전임 세대가 후세대를 두고 좋은 시절에 태어나 놀기만 좋아하는 세대라고 하거나, 이런 세대 간 갈등 조장은 결코 한국 사회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한가한 세대 담론 중에도 한국 사회에는 연간 2000명에 달하는 산업재해 사망자가 존재하며, 이 중 50대의 비중은 20대의 열 배가량 된다. 그런가 하면 늘 학력이 저하됐다며 한탄받는 현 20대들의 고등학교 시절인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PISA 읽기와 수학 부문 순위는 전 세계 1~2위 수준이었다. 여전히 선배 세대는 이 사회를 지탱하려 고생하고, 후배 세대는 더 열심히 노력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일구어 나가고 있다. 부디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공존할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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