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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불황기, 국가와 가정은 정반대로 운영된다/김영준 작가

    [2030 세대] 불황기, 국가와 가정은 정반대로 운영된다/김영준 작가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졌던 때가 생각이 난다. 매주 받던 용돈도 사라졌고 고기 반찬이 나오는 횟수도 줄었으며 옷을 사러 가는 일도 없어졌다. 무언가를 사달라고 하면 부모님께서 곤란한 표정을 짓던 걸 보는 게 일상이었다. 아마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외환위기 때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소득이 감소할 때 개인과 개별 가구는 소비와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돈 나올 구석이 없으니 비용을 줄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대응 방식이다. 저축한 돈을 쓰거나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당장 돈이 없으니 돈 되는 것을 팔거나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불황기에 긴축을 하는 것은 개인과 가구의 입장에선 지극히 당연한 대응이자 현명한 대응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떨까? 국가를 운영하는 것도 한 집안을 운영하듯이 하면 되는 걸까? 절대 그렇지 않다. 국가와 가구는 매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운영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채에 대한 접근의 차이다. 개인의 부채란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갚아야 한다. 가구의 구성원이 소득을 획득할 기간이 한정돼 있기에 그 기간 내에 반드시 갚아야만 한다. 부채를 바라보는 개인의 철학에 따라서는 부채를 아예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엄청나게 절약해야겠지만 말이다. 국가 단위에선 완전히 다르다. 국가는 국민 전체를 기반을 하고 있기에 국민이 영속하는 한 국가 또한 영속한다. 이 때문에 국가의 수명은 개인에 비해서 매우 길어서 기간을 정해 놓고 언제까지 부채를 모두 갚아야 한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는 개인처럼 해고될 일이 없으며 아파트 같은 특정한 자산을 취득해야 할 목표도 존재치 않으며 국가가 아이를 낳을 일도 없다. 따라서 개인과 달리 굳이 현금을 모아서 쓸 필요가 없다. 필요하면 부채를 발행해서 쓰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국가는 개인이나 가구와는 다른 존재이기에 불황기에 개인들처럼 긴축을 해서도 안 된다. 불황기에 개인과 가구의 긴축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만큼의 수요가 크게 위축되므로 불황이 더욱 깊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민간의 수요가 위축될 때 재정과 통화 정책을 통해서 돈을 풀어 이 충격을 완화시켜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국가 부채를 무조건 죄악시하는 것은 국가를 개인이나 가정과 동일하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국가와 가구는 완전히 다르기에 부채를 다루는 법도, 불황기의 대응도 가구와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현재 고위 공무원들의 급여 자진 삭감이나 재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국가 지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보면서 불안이 생긴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지극히 한 가정의 대응책을 국가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국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국가는 가정과 다르다.
  • 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 불황 따른 디플레이션 오나

    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 불황 따른 디플레이션 오나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 전년比 0.4%↑ 지난달 소비자물가 전년比 1.0% 상승 “경기 위축·고교 납입금 인하 등이 영향” 새달부터 수요 위축 반영 초저물가 관측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된 마스크 1장 가격이 1800원대로 한 달 전보다 9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농축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2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아 경기 불황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통계청 관계자는 2일 “지난 2월 말 2700원대로 올랐던 마스크(KF94)의 매장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달 2일 공적마스크 판매를 실시한 이후 18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약국 가격은 1600원 수준으로 공적마스크(1500원)와 큰 차이 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통계청은 외식서비스 상승폭이 둔화되는 등 경기 위축과 고교 납입금 인하와 같은 정책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쳤고 외식물가는 가격 상승요인이 많은 연초인데도 0.9% 상승에 그쳐 불황을 반영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3.2% 올랐고 코로나19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면서 달걀(20.3%), 돼지고기(9.9%)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수출·투자·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8.4로 1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가 경기 후행지표라는 점에서 다음달부터 수요 위축이 반영되고 불황형 초저물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3~4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는 국제유가 하락폭에 따라 물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주열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검토”

    이주열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검토”

    한국은행이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를 포함해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검토한다. 비은행 금융기관 직접 대출을 통해 신용경색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간부회의를 열고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며 “금융 상황이 악화되면 한은법 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법에서 정한 권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대출 시행 시기나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총재가 언급한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 등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 법을 적용해 한은이 은행 외 대출을 한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대한 대출이 유일하다. 이례적인 비은행 금융기관 직접 대출이 실제로 시행되면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덜어 주고, 회사채 등 단기자금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비은행 금융기관 직접 대출 검토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러한 영향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은이 밝힌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침에도 금융기관들은 담보로 맡길 채권 부족으로 돈을 빌릴 여력이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한은은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한 결과 응찰액 5조 2500억원을 모두 공급한다고 밝혔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자를 내고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다. 채권을 담보로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으로, 한은이 RP를 사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풀리게 된다. 이 총재는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시장의 자체 수요와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 등으로 차환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부, 재난지원금 7조 ‘세출 구조조정’ 딜레마

    정부, 재난지원금 7조 ‘세출 구조조정’ 딜레마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에 필요한 재원 7조원(지방정부 부담분 2조원 제외)을 모두 올해 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어떤 부문에서 ‘칼질’을 할지 주목된다. 이번처럼 대규모 조정이 있었던 외환위기 때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가장 많이 깎았다. 하지만 지금은 SOC 등 건설투자가 경제 회복의 키 역할을 하고 있어 삭감에 따른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7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예산 조정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차 추경 이후 22년 만이다. 당시 편성된 12조 5000억원의 추경 재원 중 8조 5000억원(68%)은 예산 조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SOC에서 1조 5000억원을 깎았고 ▲교육 투자(1조 3000억원) ▲농어촌 지원(9700억원) ▲국방비(5900억원) 등도 대거 삭감됐다. 이 밖에 행정경비 절감(5200억원)과 공무원 인건비 동결(5100억원) 등을 통해서도 재원을 확보했다. SOC와 농어촌 지원, 국방비 등은 이번에도 주된 삭감 대상에 올라와 있다. 특히 올해 SOC 예산(23조 2000억원)은 지난해(19조 8000억원)보다 17.6% 증액된 상태라 우선순위로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OC에 칼질을 하면 그렇지 않아도 부진에 빠진 건설투자가 악화돼 향후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예산당국의 딜레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SOC 대신 보편적 복지를 줄여 재원을 마련하는 게 경제회복 측면에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안철수 “돈세탁 가능한 무기명 채권? 이건 정말 아냐”

    안철수 “돈세탁 가능한 무기명 채권? 이건 정말 아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핑계로 무기명 채권 검토하자는 제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안 대표는 2일 트위터에 “무기명 채권이란 한마디로 돈에 꼬리표가 없는 것이다. 누구 돈인지 알 수 없게 돈세탁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무기명 채권을 발행한 적 없다”고 전했다. 또 “정부 여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핑계로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려 한다고 흘려 반응을 보고 거둬들이는 시늉을 했다. 여야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에서 발생한 신라젠과 라임자산운용 등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이 수사 중이다. 이걸 지금 허용하면 서민들 피눈물 나게 한 대규모 금융사기로 번 돈을 다 세탁할 수 있게 된다”며 “편법 증여와 상속을 하려는 사람들과 범죄를 저지른 나쁜 사람들 돈세탁을 정부가 앞장서 도와주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민생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제가 앞서 제안한 국가재정법에 따라 2020년 본예산 항목조정을 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필요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일 앞에 호남과 영남,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며 “이런 것을 막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가 앞장서서 검은돈을 세탁하는 길을 열어주지 않도록 저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며 “비례만큼은 기호 10번 국민의당에 투표해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1일 코로나19 대책 재원으로 ‘무기명 채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논란이 생기자 “검토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최운열 금융안정태스크포스(TF)단장과 손금주 의원 등의 제안으로 한시적인 무기명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무기명 채권이란 권리자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은 금융계약증서로, 민법 제 523조에 따라 증서를 교부하는 것만으로도 양도의 효력이 있기 때문에 돈세탁 수단이나 상속증여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발행된 이후 20여 년 동안 발행된 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이 계속되자 입장문을 내고 “당은 어떤 공식기구나 회의에서 무기명 채권을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며 “앞으로도 무기명 채권 도입을 검토하거나 논의할 예정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해외도피 21년’ 한보 4남 정한근, 1심 징역 7년·추징금 401억 선고

    ‘해외도피 21년’ 한보 4남 정한근, 1심 징역 7년·추징금 401억 선고

    해외 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법정에 선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55)씨가 1심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401억 3000여만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선고는 2008년 정씨가 기소된 지 12년 만이다. 사건이 발생한 1997년을 기점으로 하면 23년 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 다른 공소사실도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범행 동기는 사익 추구이고, 피고인은 구속을 우려해 타인에게 범인도피죄를 저지르도록 교사한 데 더해 도피 중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1997년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가 보유한 러시아 석유회사 주식 900만주를 5790만 달러에 매각하고도 2520만 달러에 넘긴 것처럼 꾸며 320억여원을 횡령한 뒤 해외에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의 허가 없이 외국으로 돈을 지급한 혐의(외국환관리법 위반)도 있다. 부친인 정 전 회장 등 정씨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해외 도피 생활을 해 왔다. 검찰은 정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고, 에콰도르·미국 등과의 공조를 통해 지난해 6월 정씨의 신병을 21년 만에 확보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롯데건설, 비상 경영체제 행동 강령 및 윤리경영 실천 선서식

    롯데건설, 비상 경영체제 행동 강령 및 윤리경영 실천 선서식

    롯데건설은 지난 27일 서울 잠원동 본사에서 비상 경영체제 행동 강령과 윤리경영 실천 선서식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롯데 지주의 비상 경영체제 선언에 따라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기존 사업장의 현안을 수시로 분석해 모니터링하고, 신규 사업장의 투자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예산 관리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윤리경영 실천 선서식도 함께 가졌다. 이는 세계적으로 부패 방지 협약, 국제규범 등을 통해 기업의 윤리적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정한 업무처리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자치광장] 우후지실(雨後地實)/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치광장] 우후지실(雨後地實)/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요즘 우리 사회는 온통 코로나19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코로나19가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다. 북적이던 식당가는 한가하기 그지없다. 몇 장의 마스크를 손에 넣기 위한 긴 줄과 기다림…. 왠지 비현실적인 현실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낯선 풍경만큼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했다. 자가격리, 역학조사, 사회적 거리 두기, 확진자, 밀접접촉자 그리고 이른바 신천지까지. 이에 비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모습도 있다. 이 와중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먼저 계산하는 일부 정치세력의 모습은 식상할 따름이다. 또 마스크 사재기 등으로 한몫 챙기려는 자들의 행태에는 ‘분노게이지’가 상승한다. 하지만 사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름 없는 영웅들의 빛나는 활약들을 보면서 차가워지려던 우리의 가슴이 다시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의료용 고글 때문에 깊이 파인 의료진의 피부와 땀에 젖은 복장에서 우리는 강한 희망을 본다. 광주의 시민들이 병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의 확진환자들에게 내민 병상 나눔 손길은 우리 사회의 성숙된 시민의식의 표상이다. 자신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마스크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캠페인, 구겨진 봉투에 100만원을 담아 보낸 어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성금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성금, 이어지는 임대료 인하 소식 등은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를 떠올리게 한다. 다행히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여 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맞서 그동안 보여 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린 민주사회에 기초한 ‘투명하고 공개적인 위기관리 체계’의 작동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맞아 공공이 보여 준 위기관리 방식과 시민 영역에서 나타난 긍정적 에너지는 이후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또 함께 싸운 이들이 손 맞잡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갈 것으로 믿는다. 우후지실(雨後地實),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 코로나19 여파 속 내년 최저임금 심의 난항 예고

    코로나19 여파 속 내년 최저임금 심의 난항 예고

    코로나19로 여파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재갑 장관은 30∼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토록 규정돼 있다. 심의 요청을 받은 최저임금위는 심의 절차에 들어가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확정 고시해야 한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전년대비 2.9% 증가한 8590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2.7%)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2.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변수가 클 전망이다. 최저임금 1만원 조기 실현을 요구해온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았다는 점을 들어 내년 대폭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게 됐다. 경영계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능력 약화를 들어 동결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전망이 어두워져 최저임금 대폭 인상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부담도 그만큼 커져 고통 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최저임금위는 노사 양측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 속에 어느 해보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심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에 앞서 현장 방문과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 차질이 불가피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정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져, 비자제한 당분간 유지 가능성”

    정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져, 비자제한 당분간 유지 가능성”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일본인 비자제한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일본에 취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연장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최근 도쿄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인 무비자입국 효력 정지 등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일본은 지난 5일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대기할 것과 무비자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튿날 상응 조치의 일환으로 일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및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일본 등 더 많은 나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과거에 오래 지속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외환 시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일본과 통화스와프가 이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일 통화스와프는 일본 측의 입장 때문에 연장되지 않은 것이어서 일본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 8월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해 1월 논의를 중단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정부 입장을 재검토할 계획에 대한 질문엔 즉답 대신 “종합적으로 한일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호혜적 관계로 만들어나가는 가운데 이런 문제도 잘 검토돼야 한다”고만 답했다. 내달 6일 개학 예정일을 앞두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국민들이 매우 협조를 잘해줬다”며 “사재기가 일어난 적이 없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마스크를 주자는 운동도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정부가 절을 해야 할 정도로 협조를 잘해줬는데, 긴장이 오래 지속되기는 참으로 어렵고 해이해질 수 있다“며 ”묘수는 없는 것 같지만, 고통을 조금 더 갖고 가는 것이 고통을 오래오래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고 호소하며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인 협력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막지 않은 방식이 적절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관련 정책을 평가하라고 하면, 지금도 우리가 취한 정책이 적정했다고 판단한다“는 강조했다. 그는 ”(중국발 입국을) 제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초기 후베이(湖北)성에 대해서는 입국 제한을 했고, 그 외 지역에 대해선 특별입국절차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정 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일본인 비자 제한 유지할 수도”

    정 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일본인 비자 제한 유지할 수도”

    정세균 국무총리는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최근 도쿄도에서 확진자가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인 무비자 입국 효력 정지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현재 코로나19 대응 일환으로 일본에 취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비자 제한 조치를 연장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일본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대답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5일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대기하도록 하고 무비자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튿날 상응하는 조치로서 일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및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범국민적 총력 대응의 결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제외하고 최근 여러 날째 두 자리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우리는 방심하지 않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일본 등 더 많은 나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과거에 오래 지속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외환 시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일본과 통화스와프가 이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일본 측의 입장 때문에 연장되지 않은 것이어서 일본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 8월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해 1월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코스피 1700선 회복, 원달러 환율 1210원대 마감

    코스피 1700선 회복, 원달러 환율 1210원대 마감

    코스피 1717.73으로 장 마감원달러 환율 달러당 1210.6원거래량과 거래대금 역대 최대치 기록 코스피가 27일 상승 마감하면서 전날 내줬던 1700선을 하루 만에 회복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7%(31.49포인트) 오른 1717.7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4%(69.83포인트) 오른 1756.07로 출발해 장중 한 때 하락폭을 키우다 다시 상승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320억원, 1710억원 사들였고, 외국인은 3737억원을 팔았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행진은 17거래일째 이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20%(6.22포인트) 오른 522.83으로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미국과 유럽증시의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가 덜해져야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도 코스피는 장중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90.84포인트로,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사상 처음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같은 날 발동되는 등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달 코스피에서만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6번 발동됐고, 같은기간 코스닥시장도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5번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코스닥150 선물·현물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역대급 ‘사자’ 행진이 계속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거래량(30억 2595만주)과 거래대금(27조 4288억원)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로 내려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2원 내린 달러당 1210.6원에 거래를 마쳤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상장 내년 연기”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상장 내년 연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올 상반기로 예정했던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상장 계획을 코로나19 여파로 내년으로 미룬다고 26일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열린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금융 경제에서 예상보다 차질이 클 것으로 생각해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기존 계획에서 1년가량 순연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오는 4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을 출범시키며 연내 IPO까지 추진할 계획이었다. 반도체 자회사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의 인수합병 법인의 일본 증시 상장도 올 상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룬다. 코로나19가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이상으로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 따라 박 사장은 최악까지 고려한 3단계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 출국자 수가 90%가량 줄며 주력인 로밍 사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자영업자 고객 비중이 큰 ADT캡스 등 보안 사업에서는 해지가 대폭 늘고 있다”면서 “커머스 사업에서도 여행, 레저 수요가 줄며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SKT는 모빌리티 업계 주도권 잡기에도 나선다. 박 사장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 금지법) 통과로 플랫폼 택시 사업이 합법화된 만큼 티맵 택시 등의 서비스 신뢰도를 높여 모빌리티 업계에서 국내 1위를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금융위기보다 심각” 판단… 세계적 돈풀기도 영향

    “금융위기보다 심각” 판단… 세계적 돈풀기도 영향

    불과 한 달 전 기준금리 인하조차 머뭇거렸던 한국은행이 ‘무제한 돈풀기’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경제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전례없는 양적완화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물·금융 복합 위기로 확산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자금줄도 막혀 가고 있지만 한은은 그동안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까지 매입하는 미 연준에 견줘 선제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차현진 한은 인재개발원 교수는 칼럼 등을 통해 “한은 내부에서는 ‘미 연준처럼 행동할 수 없다’는 체념이 만연해 있다. 금융위기를 맞아 한은이 주도적으로 수습에 나설 때 연준과 같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 연준처럼 회사채와 CP까지 매입하는 역할을 촉구한 것이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2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엄중한 상황이고, 일부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코로나19가 이달 중 정점을 찍고 진정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6일 뒤늦게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린 한은은 채권과 국고채 매입 등으로 4조원 정도의 돈을 시중에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우량 기업들까지 도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이다. 여기에 일부 대기업들은 생존 확보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1997년 외환위기를 능가하는 복합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판 양적완화… 석달간 무제한 돈 푼다

    한국판 양적완화… 석달간 무제한 돈 푼다

    ‘코로나 쇼크’ 우량기업 줄도산 막기 두산중공업 1조 긴급 자금 수혈 예고한국은행이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에 나선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꺼내들지 않았던 사상 최초의 ‘무제한 돈풀기’ 카드다.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우량기업까지 줄도산 우려가 커지자 한은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매주 1회, 연 0.85% 이하 금리로 금융사들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을 한도 없이 사들이는 방식이다. 금융사들이 요구하는 대로 전액 매입할 방침이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이자를 내고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다. 채권을 담보로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다. 한은이 금융사들로부터 RP를 사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풀린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 “시장 수요에 맞춰 전액 공급하는 게 양적완화라고 한다면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100조원+α 규모의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융사들이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에 한은의 RP 매입 자금이 우선 투입된다. 시장에 실제로 돈이 얼마나 풀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한은은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했다. 국채와 통화안정증권 등으로 제한했던 RP 매매 대상증권에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공기업 발행 채권 8종도 새로 넣었다. 한편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받는 약정을 맺는다. 가까스로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은, ‘유동성 무제한 공급’ 사실상 양적완화…증권업계 “환영”

    한은, ‘유동성 무제한 공급’ 사실상 양적완화…증권업계 “환영”

    한국은행이 3개월간 무제한으로 돈을 푸는 ‘한국판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던 전례 없는 조치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부터 6월까지 일정 금리수준 아래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3개월간 매주 RP 매입…“금융회사 자금 신청액 전액 공급” 6월 말까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91일 만기의 RP를 일정금리 수준에서 매입한다. 매입 한도를 사전에 정해두지 않고, 시장 수요에 맞춰 금융기관의 신청액을 전액 공급한다는 게 이번 대책의 골자다. RP 거래 대상이 되는 적격증권만 제시하면 매입 요청한 금액을 모두 사들이겠단 것이다. 입찰금리는 기준금리(연 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해 입찰 때마다 공고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은은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하고 RP 매매 대상증권도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발행 채권 8종을 추가했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공개시장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난다. 한은은 7월 이후에도 시장 상황과 입찰 결과 등을 고려해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했고, 일부 시장에선 자금조달이 원활히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에 대해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오늘 한은의 유동성 지원 제도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양적완화로 보는 걸 꼭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환영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될 것” 증권가는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정책금융기관 발행채권을 담보로 RP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펌프 역할을 맡으면서 단기자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시장금리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단기 유동성 위축 해소에 도움을 주고 향후 정부 금융안정 패키지 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들의 늘어나는 조달 부담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향후 추경에 따른 국채물량 증가와 정책자금 지원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축 효과에 대해서는 정책 대응이 좀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의 유동성 경색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은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사실상 양적 완화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신용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한 방어막을 강하게 치고 있다는 것은 국내외 금융 시장 안정에 긍정적 신호로 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자금시장에 7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기존 정부 발표에도 기업어음(CP) 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한은이 단기자금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이어 신 연구원은 “한은이 직접 유동성 공급에 나서게 되면 시장의 단기 자금 수요가 떨어지고 결국 금리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개월도 못 버틴다”…코로나19에 중소기업 고사 위기

    “3개월도 못 버틴다”…코로나19에 중소기업 고사 위기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 겪는 중소기업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3개월 이상 버티가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전방위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기업의 도산과 대규모 실직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7~20일 40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2.1%가 ‘현재 상태를 3개월 감내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26일 밝혔다.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답한 기업도 70.1%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기업은 64.1%에 달했다. 제조업의 63.4%가, 서비스업은 64.8%가 피해를 호소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외환위기나 금융 위기 때보다 훨씬 피해가 크다”면서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 지원금을 한시적으로 몇달만이라도 올려달라는 것이 현장의 요구”라면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는 매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회보험료 같은 것은 한시적으로 전액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기중앙회는 업계 피해 복구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금융·세제, 소상공인, 노동, 판로·상생, 스마트공장·인증·환경 등 5대 분야에서 17건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제안 과제에는 중소기업의 최저한세율 인하(7%→5%), 고용유지금 확대 및 요건·절차 간소화,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제품 구매목표 비율 확대(75%→85%) 등이 포함돼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손성진 칼럼] ‘거리를 둔 소비’는 필요하다

    [손성진 칼럼] ‘거리를 둔 소비’는 필요하다

    코로나19 예방과 경제는 딜레마의 관계다. 경제를 살리려면 소비를 해야 하고 그러자면 다중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모이면 감염의 위험이 커지니 걱정스럽다. 당국으로서도 문밖 출입마저 막으려 하면서 한편으로는 돈을 쓰라고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모순된 정책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는 구매나 소비를 하기 어려운 업종이 많기 때문이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고 미국도 전대미문의 대책을 쏟아내는 판에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식, 중구난방의 대응책이라도 딴죽을 걸기는 어렵다. 다만 선거를 앞둔 정치의 시절을 맞아 코로나를 정치에 이용하는 포퓰리즘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현재 위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관광·무역·교통·음식·공연 분야 등의 기업가와 자영업자, 피고용인 중에서도 그런 업종에 종사하는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단기 근로자들이다. 여전히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문제가 없으며 쓰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하고 산다. 유흥가나 골프장, 유명한 음식점은 변함없이 붐빈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민에게 현금이나 상품권을 균등하게 나눠 주는 것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무상급식의 논리를 지금의 상황에 대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기업가 중에서도 자금이 급한 사람이 있듯이 근로자 중에도 사정이 상대적으로 더 나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유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준들 현재 소비를 하고 있는 업종, 코로나와 무관하게 여전히 잘 되는 업종에서 소비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 규모의 기업과 자영업자를 포함한 취약계층에 더 많은 돈을 뿌려서 생존을 돕는 선별적 지원이 나을 것이다. 코로나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종식된다는 전제하에서 서바이벌을 위한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에게 10만원씩 준다면 5조원, 100만원씩 준다면 50조원의 예산이 든다. 지급한 돈의 다과를 떠나서 돈을 쓸 곳이 없다면 현금 살포는 무효무책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재 상황이 소비자들이 돈이 없어서 쓰지 못하고 그 결과 기업이나 자영업이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기보다는 돈이 있어도 쓰기를 꺼린다는 게 더 맞는다. 현금을 똑같이 나눠 주는 것보다는 부도와 도산, 폐업 위기에 직면하거나 극한 상황에 몰린 기업과 취약계층에 차등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 살포책을 놓고 고민하는 지자체나 정부나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조금씩 잡혀 간다면 정부는 서서히 출구전략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대응이 요구된다지만 딜레마에 놓인 경제 회복과의 균형을 생각하는 방책도 내놓고 홍보도 해야 한다. 제주도 같은 여행지가 텅텅 비었다는데 역설적으로 인구밀도가 낮은 제주도 같은 관광지가 더 안전할 수 있다. 관광지로 가는 교통편도 거리 두기 규준을 지키는 선에서 비행기나 철도,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 머무는 것이 위험성이 크다. 극장이나 공연장도 2m 거리 제한을 지키는 선에서 적절한 관객 수용은 고려해봄 직하다. 이미 그렇게 하는 극장들이 있다. 물론 철저한 방역과 개인위생 수칙을 지킨다는 조건하에서다. 음식점을 봐도 유명한 맛집들은 마스크도 벗은 고객들이 꽉 들어차 있지만, 손님이 많지 않던 영세 음식점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감염을 경계하며 활동해야 하겠지만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여행지나 공연장, 음식점을 찾아 돈을 쓰는 궁리를 해야 한다. 일정 거리를 둔 혼밥이나 혼술, 혼영(혼자 영화 보기)도 좋은 방법이다. 경제를 살리는 여러 가지 길 중에서 소비자 활동이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하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정부와 기업, 국민(소비자)이 삼위일체가 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각자 따로 움직여서는 코로나 퇴치와 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쉽지 않다. 정부는 효율이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정책을 시행하고 기업과 국민은 수칙을 지키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위기 탈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나라를 구한 것은 국민이었다.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데서도 국민의 힘은 절대적이다.
  • ‘동학개미운동’의 힘?… 코스피 1700선 탈환

    ‘동학개미운동’의 힘?… 코스피 1700선 탈환

    2008년 이후 개인 매수로는 최대 규모 코스닥도 5% 넘게 상승… 500선 회복‘개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25일 코스피가 1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17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6일 이후 7거래일 만에 1700선을 넘은 것이다. 개인이 4490억원어치를 사들여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사들인 주식만 9조 2858억원이다. 이날까지 포함하면 10조원에 육박한다. 한 달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래 개인 매수 최대 규모다. 반면 기관은 1034억원어치를 팔았고 외국인도 15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 갔다. 이날도 3328억원어치 보유 주식을 팔았다. 지난 15거래일 동안 처분한 주식이 모두 10조 2133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도세를 개미들이 온전히 받아낸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5.28포인트(5.26%) 오른 505.6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5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7원 내린 달러당 1229.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수출·해외진출 기업에 20조 긴급처방… 은행 외화 규제도 완화

    수출·해외진출 기업에 20조 긴급처방… 은행 외화 규제도 완화

    대출 한도 소진된 기업에 2조 자금 지원 기존 대출 11.3조원 최대 1년 만기 연장 수출 부진·신용 하락땐 2.5조 금융보증 은행 지원 쉽게 외화건전성 부담금 완화 정부 “통화스와프 유동성 공급도 확대”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수출입·해외진출 기업 지원에 20조원이 추가 공급된다. 또 은행의 외화 보유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피해 수출입·해외진출 기업의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확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발표한 100조원+α 대책 중 특히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인적·물적 이동 제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수출입·해외진출 기업들에 수출입은행을 통해 20조원 규모의 긴급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대출이 6조 2000억원, 보증 지원 2조 5000억원, 만기 연장은 11조 3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20조원 중 8조 7000억원은 24일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포함된 것이다. 먼저 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존 국내 거래기업 중 수출입 계약 혹은 실적이 없거나 대출 한도가 소진된 기업에 대해 2조원 한도로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한다. 또 중소·중견기업은 평균 연매출액의 50% 이내, 대기업은 30% 이내에서 우대 금리를 적용받아 대출이 가능하다. 우대금리는 중소기업의 경우 0.5% 포인트, 중견기업은 0.3% 포인트다. 대기업의 경우 코로나19 피해를 입었거나 혁신성장,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외 현지법인을 포함한 전 국내 기업의 기존 대출만기도 연장된다. 수은은 6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877개사의 기존 대출 11조 3000억원에 대해 만기를 최대 1년 연장해 주고 신규 자금 2조원도 지원한다. 만기연장 대출금리도 경영 지원자금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은 0.5% 포인트, 중견기업은 0.3% 포인트 금리를 낮춰 준다. 또 수출입·해외진출 기업의 수출입 부진이나 신용도 하락 등에 따른 해외사업 신용 보강을 위한 금융보증도 총 2조 5000억원까지 지원하고 보증료도 중소기업의 경우 0.25% 포인트, 중견기업은 0.15% 포인트 우대해 준다. 수출입 기업에 대한 금융사들의 지원을 돕기 위해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또 현재 80%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규제도 한시 완화된다. LCR은 1개월간 이뤄지는 외화자산의 지출·수입 거래 대비 현금성 자산의 비율을 뜻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율이 높을수록 외환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기업들은 외환 대출을 받기가 힘들다는 뜻”이라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확보를 명목으로 수출금융 지원에 소극적일 수도 있어 이번에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조속히 시장에 본격 공급되도록 하고 외환 스와프시장의 외환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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