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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고장난 정치/우득정 논설위원

    차기 대권주자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활동조직인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가 어제 ‘희망을 찾아서 국민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희망연대는 창립취지문에서 ‘국민이 나서야 고장난 정치시스템이 고쳐진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기존 정치권에 일대 선고포고를 발령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사행성 오락게임 파문을 야기한 여권에 “서민들 팔아 정권 잡고, 그 불쌍한 서민들 피를 빨아먹고 나라를 거덜내는 이 패륜아들을 어찌해야 하는가.”라고 개탄한 것과 맞물려 고장난 국정 조기경보시스템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여당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도둑 맞으려니까 개도 안 짖는다고…. 이렇게까지 되도록 몰랐는지 부끄럽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을까. 하지만 시계추를 작년으로 돌려보면 청와대는 한나라당과 과거 정권을 공격할 때 ‘고장난 정치시스템’이라는 용어를 전매특허처럼 사용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브리핑 기고,‘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 출입기자 간담회, 논설·해설위원 간담회 등에서 “정치가 잘돼야 경제가 잘된다. 정치가 잘되려면 정치제도를 고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논문 파문으로 교육부총리에서 물러난 김병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정치의 지역구도가 낳은 가장 큰 폐해는 정책결정 과정의 부실”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성수대교 붕괴, 외환위기, 양극화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성수대교의 부실시공, 외환위기와 양극화 심화 가능성 등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타성에 젖어 심각성을 간과했다며 정치권과 과거 정부,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지금 김 실장의 손가락질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현정권이 타성에 젖어 ‘바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든지, 남을 비난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올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른 ‘고장난 정치의 세가지 의의’라는 글은 ‘정치의 정의가 고장나면 몰상식한 정치가 되어 국민이 휘청거린다.’고 꼬집었다. 고장난 정치를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볼 일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2006년 8월11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국내 최대의 체험형 과학축제인 ‘2006 대한민국과학축전’. 역대 행사와 달리 관람객들의 ‘체험’에 중점을 둬 흥미로운 과학 현장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과학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구성된 과학축전을 살펴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일명 ‘인천댁’으로 통하는 남자,47세 차영회씨가 그 주인공이다.1997년 외환위기의 칼바람에 직장을 잃은 뒤 아내 대신 앞치마를 두르기 시작, 올해 전업주부 생활 10년째를 맞았다. 주부보다 주부를 더 잘 이해하는 남편. 여자보다 더 여자를 잘 아는 남자, 차영회씨의 아주 특별한 일상 속으로 찾아가본다.   ●천국보다 낯선(SBS 오후 9시55분) 희란과 윤재는 어느덧 헤어질 때가 되고, 서로 아쉬워하며 헤어진다. 기분이 좋아진 윤재는 산호에게 자신이 희란에게 고백했다고 털어놓는데, 갑자기 산호가 주먹을 날리자 놀라고 만다. 윤재는 산호로부터 자기 사장이 윤재와 희란을 둘러싼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는 고민에 빠진다.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선주는 만복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고백하고, 당황한 만복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어떤 남자냐고 묻는다. 선주는 동수를 생수 배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데, 이미 만복은 이카루스에서 동수와 마주친 적이 있어 더 놀란다. 한편, 형철은 약혼을 취소하려는 선주에게 너무 늦었다고 하는데….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외화와 다큐멘터리 해설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전해온 성우 김도현의 방송인생 40년이 공개된다. 뮤지컬 배우 출신의 아내가 말하는 청년 김도현, 배우 지망생 아들에게 듣는 아버지 김도현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까지 얼굴 없는 배우, 소리의 마술사, 중견 성우 김도현을 만나본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6시) 100개 마을과의 아름다운 약속. 잘 사는 우리 고향 만들기 프로젝트.2004년 4월, 제주도 가파도를 시작으로 밝혀진 99개 희망의 불빛. 그리고 마지막 한군데, 전북 남원시 산내면. 그 곳에 가면 제2의 고향을 찾아 돌아온 사람들과 그 곳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귀농의 메카 산내면으로 찾아가 본다.
  • 車업계 노사 ‘덜컹덜컹’

    자동차업계가 ‘파업’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타협점을 찾는 듯했던 쌍용차는 다시 극한 대립 상태로 내몰리고 있고, 기아차도 파업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쌍용차,“노조가 너무해”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 철회를 핵심으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날 저녁 치러진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겉으로는 “임금 동결, 생산라인 인력 전환배치 등 (조합원들의)희생이 너무 크다.”는 게 주된 이유이지만 노조 내부의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 노조는 새 집행부 선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28일 1차 선거를 거쳐 다음달 1일 새 집행부를 뽑는다. 새 집행부 후보들은 현 집행부가 도출해낸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을 ‘굴욕 교섭’이라며 거세게 반발, 원점으로 되돌렸다. 안으로는 전임 집행부를 견제하고 밖으로는 앞으로 사측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차기 집행부가 꾸려져 다시 협상안을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한 직원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는 데에도 무려 146일이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측도 강수(强手)로 맞서고 있다.“노조가 경영위기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며 “적자 누적과 파업 장기화로 현금이 거의 고갈나 다음달 10일 예정대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규모도 당초 554명에서 더 늘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에만 176억원의 적자를 냈다. 판매량이 계속 급감하고 있지만 신차를 출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파업의 명분이 됐던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이렇다할 언급이 없어 여론의 따가운 눈총도 피할 수 없게 됐다.●기아차도 파업 3주째 1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28일에도 주야 4시간씩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25일에는 파업시간을 일시적으로 두시간 더 연장해 사측을 압박했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4∼6월)에 15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분기별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외환위기 이후 벌써 두번째다. 상반기를 통틀어서도 영업이익률이 0.2%에 불과하다.1000원어치를 팔아 겨우 2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도요타·혼다·BMW 등 외국 업체(7∼9%)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회사가 노조의 ‘성과급 300%’ 요구에 펄쩍 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급 인상폭을 놓고서도 회사(7만 3200원)와 노조(10만 6221원)의 견해차가 크다. 기아차측은 “갈수록 3중고(환율 하락, 유가 상승, 소비 부진)가 심해지는 데다 노사 갈등까지 겹쳐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고 밝혔다. 이렇듯 완성차업체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부품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자금난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는 파업을 하다가도 타결되면 경영이 곧 정상화되지만 협력업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도미노 악영향’을 우려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나라 “도박 게이트” 본격 공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4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게임과 관련, 여권 실세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정황·증거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본격적인 게이트화 공세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중앙당사와 시·도당, 지역협의회사무실 등에 이와 관련한 제보접수창구를 설치하고, 당 차원의 전방위적 의혹 규명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형 도박게이트는 문화부 장관의 책임이나 국무총리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면서 “검찰은 현재 무수히 거론되고 있는 전직 총리와 전·현직 장관 등 권력실세와 그 배후세력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재오 최고위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외환위기때 실패한 정책에 대한 처벌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주무장관 등 정책관계자를 사법처리했다.”며 “이번에도 반드시 정책책임자를 사법처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박으로 부당하게 모은 자금은 전액 환수하고 이 자금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해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는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만일 검찰이 실체적 진실규명을 외면한 채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의 면피용 수사로 일관한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도입,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가 ‘도박게이트’를 단순한 정책실패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노무현 정권은 무슨 일이 터지면 반성할 줄 모르고 과거 탓, 언론 탓, 국민 탓만 해오다가 이제 ‘도박게이트’마저 사과는커녕 아랫사람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권력형 비리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서울신문은 노사 상생의 정신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9개를 선정, 시리즈로 연재했다. 특히 파업이나 외환위기의 어려움, 워크아웃의 위기상황, 구조조정 등 ‘과거의 아픔’을 딛고 노사가 하나가 된 기업들을 찾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의 좌담을 통해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짚어봤다. 좌담은 우득정 논설위원의 사회로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회 서울신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시리즈’를 통해 노사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노사관계는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후진적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어떤 것인지부터 말해달라. -정길오 본부장 많은 사람들이 노사관계는 비대립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가정하에 본다. 하지만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이 빚어졌을 때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것인가가 중요하지 대립적 노사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가정은 잘못됐다. -이동응 전무 맞다.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적이다. 대립이 갈등·투쟁으로 확대되느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으로 가느냐가 다를 뿐이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는데 정부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 법과 원칙은 안 지켜도 된다는 오해가 생긴다. 정부가 무조건 개입하라는 게 아니고 대화를 주선하되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는 초기에 진화해줘야 한다. -배규식 본부장 우리나라는 노사갈등 못지않게 사회적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다. 노사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 사회적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 노사 협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무엇인가. -정 본부장 노사협력 장애물은 조정장치 등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탓이 크다. 정부주도의 노·사·정만 있지 노사간 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1960년대 이후 노사분규 건수를 줄이는 실적위주의 노동정책을 고집해온 것도 실패다. 사용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미흡한 상태에서 노조의 경영 참여를 배제한 채 협력만 요구하고 있다. 무분규 선언 기업들은 노조의 경영 참여, 성과급 배분 등의 문제가 해결된 사업장들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기업은 내 것이다.’라는 후진적 의식을 갖고 있다. 노동계 역시 80년대 민주화투쟁과 결부된 노동운동, 이념과 결부된 운동이 아직도 주류여서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배 본부장 우리는 노사갈등이 기업 내부화되면서 서로 옥죄려고만 한다. 노사가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또 한 쪽이 힘 있을 때 상대를 코너에 밀어붙인다. 지금은 당하지만 나중에 두고보자는 ‘악감정’이 남게 된다. 노조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노동배제적인 경험이 뇌리 속에 뿌리박혀 사용자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사용자는 원래부터 노조에 부정적인데다 노조에서 저항적으로 나오니까 용납하지 않는다.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잠재적 노사갈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는 여전한데 정부는 분규건수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은 중장기적이나 거시적으로 보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사회 노사관계의 기업 내부화냐 외부화냐는 산별노조 전환과 맞물려 있는데 어떻게 보나. -이 전무 기업들은 노사관계가 기업 외부화되면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산별노조 문제도 기업별 교섭을 정치문제로 확산하고, 노조에 산별이라는 갑옷을 입혀놓는 것이라고 걱정한다. 지금은 노동권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노사관계가 효율성, 합리성, 형평성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탄압이나 보호만 얘기하면 대화 자체가 안 된다. -정 본부장 임금, 노동조건, 복지는 주로 기업 내에서 결정하는데 사용자가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단위 노조는 노조간 경쟁으로 좀 더 많은 임금인상을 따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산별노조 내에서 임금·근로조건을 결정하다 보면 노조도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 임금인상은 자제할 것이다. 복지문제도 기업단위 갈등에서 국가단위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산별전환은 아무리 임금이 높아도 주택, 사교육비, 사회보험, 조세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노조의 외형이 커지고 전투적으로 바뀌는 것만 걱정한다. -배 본부장 기업별 노사관계가 남아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가 추가된 셈이어서 사용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인정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노사는 기업별 단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사용자들은 불안해할 뿐 고민의 흔적이 별로 안 보인다. 노동계도 산별로 덩치는 키워놨는데 거시경제와의 조율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노동계 이익에만 쏠려 있다. -사회 참여정부 들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노사간 신뢰 구축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뉴딜 정책을 내걸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신빙성, 진정성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 노력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 아닌가. 정부의 역할도 필요한 부분이 있을텐데. -배 본부장 최근 포항 건설노조, 사내하청 등 비전형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데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도 노조가 조직화된 부분만 터져나오고 있고, 비조직화된 부분 갈등은 폭발 직전으로 누적되고 있다. 노동시장 체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큰 사회적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 전무 구조적 측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문제도 있다. 타워크레인, 화물연대, 레미콘 등은 과거 시장이 좋을 때 너도나도 달려들어 공급이 늘어나니까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임금격차 문제도 시장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임금으로도 얼마든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저임금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금격차가 정규·비정규라는 구조적 측면보다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측면도 강하다. -배 본부장 시장경제가 완전한 형태는 많지 않다. 수요나 공급 독점자가 횡포 부릴 가능성이 있다. 건설플랜트 문제는 포스코라는 독점적인 수요자와 건설노조라는 인력 공급 독점자 구조여서 자유경쟁 구조가 아니다. 노사가 독점적인 힘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시장경제에만 맡겨놓으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노동계 탓으로 돌리는데 어떻게 보나. -정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에 대한 여론 반응은 안타깝다. 노사정 모두 변해야 하는데 노동계가 먼저 변하겠다고 나서니까 같이 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래 노조가 문제였어.’라고 팔짱만 끼는 분위기다. 노동계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바꾸겠다고 선언했으면 사측이나 정부도 같이 나서줘야 하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다. 여론은 그동안 노조가 잘못됐었다는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다. -배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이 이용득 위원장 개인을 넘어서서 조직 내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주노총은 너무 분배에 집착하는데 의제를 좀 바꿔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일자리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사용자 탓도 있지만 노동계의 인식이 너무 약하다. 노조는 국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외투자를 막는 식으로 나오고 있으나 그런 방식으로는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막을 수 없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회사의 정책을 단협 합의사항으로 정해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숙련도, 노동력 고급화, 품질개선 등으로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양도세 비과세 특례 내년말 폐지… 절세 어떻게

    종합소득세 부과 대상 주택 확대에 이어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아파트 일몰제를 적용키로 하면서 주택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축주택 양도소득세 특례 아파트의 1가구 1주택 비과세 제도를 내년말 폐지하면 주택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례 아파트 외의 아파트는 내년 말까지 처분해야 양도세를 내지 않거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도세 부담…매물 증가로 이어져 양도세 비과세 특례 아파트 가운데는 서울 강남, 분당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양도세 비과세 특례는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이지만, 강남 등 비싼 아파트에도 그대로 적용돼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례를 받는 주택 외의 다른 주택에 대해선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아파트값 상승률이 미미하다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유리해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특례 아파트는 계속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에 급매물로 나올 확률이 적다. 이에 따라 특례 아파트 보유자들은 다른 아파트를 물건으로 내놓을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확대 효과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종부세가 주택 보유를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을 했다면, 양도세 비과세 특례 폐지는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으면 실거래 기준으로 산정해 수천만∼수억원의 양도세를 내야 하므로 집주인들이 가급적 매물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도세와 집값 상승률 따져 결정해야 양도세 특례를 적용받는 아파트와 다른 주택 가운데 어떤 아파트를 먼저 팔아야할까.2007년말 이후 처분해 내야 하는 양도세와 비과세 여부, 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견줘 우선 처분해야 할 집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양도세 특례외 다른 주택을 먼저 처분한다면 가급적 내년 말까지 팔아야 세금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물론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고려해야 한다. 고종완 RE멤버스 소장은 “집값이 오를 전망이 없거나 보유세 등이 부담되면 내년 말까지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례 대상 아파트를 처분한다면 양도세는 면제된다. 다만 일반 아파트 처분에 따른 양도세 산출 방식에 따라 계산된 양도세의 20%를 농어촌특별세로 내야 한다.2주택 보유자 가운데 양도세 특례 주택을 먼저 팔면 나머지 주택은 1주택이 돼 비과세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종전 주택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 양도세 특례주택이라도 먼저 파는 게 유리하다. 김종필 세무사는 “양도세 특례주택도 집값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면 가급적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3년 이상 보유한 뒤 파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나랏빚 첫 280조 넘을 듯

    나랏빚 첫 280조 넘을 듯

    수해 복구를 위해 2조 1549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2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지난해보다 34조원 늘어나고 3년 만에 두 배인 120조원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나랏빚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국가건전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올해 추경예산을 감안한 연말 국가채무 규모는 282조∼283조원 수준이다. 당초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정부는 국가채무가 278조 7000억원, 국회예산정책처는 279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각각 전망했으나 추경으로 규모가 늘어나게 됐다. 국가채무는 2003년 165조 7000억원,2004년 203조 1000억원, 지난해 248조원에 이어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당초 정부가 예상한 32.1%보다 0.6%포인트 오른 32.7%로 전망된다. 국가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을 갚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적자국채 탓도 적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발표한 ‘2006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일반회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이 국가채무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다.”면서 “국가채무 비율을 30∼35%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며 적정 국가채무를 위한 제도적 제어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첫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균 기간은 1년 9개월. 첫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평균적으로 무려 12개월이나 걸리지만,2년도 안돼 과감히 뿌리치고 나온다. 그들이 이직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입사 3년이 못돼 직장을 옮긴 2030들의 다양한 속내를 들어봤다. ●“10년 뒤의 내 모습을 떠올려봤지요” 석달 전부터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29·여)씨가 전 직장을 버린 이유는 자기계발 때문이었다. 김씨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당장의 안정을 과감히 버렸다. 김씨는 2004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에 사내 복지 등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10년 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영상은 꼭 ‘맑음’이 아니었다. 여전히 여성으로서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적었고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에도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김씨는 지금 직장에서 충분히 자기계발을 해가며 전문 컨설턴트로서 이름을 날릴 미래를 꿈꾸고 있다.“대기업에선 결국 하나의 부속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회사에선 경영 컨설팅 등을 직접 해가며 기업의 미래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어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채모(28·여)씨도 중견 기업 회장 비서직을 1년만에 훌쩍 내던졌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채씨에게 비서직은 당초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다.3000만원이 넘는 연봉과 불확실한 미래가 발목을 잡았지만 질끈 눈을 감고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2년 동안 호주의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지금, 채씨는 고객 회사들에 대해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얻고 고액의 연봉도 손에 쥐고 있다.“아마 지금까지 비서 일을 해서 3년차가 훌쩍 넘었다면 그만두기 힘들었을거예요. 나이도 있고 2년간 유학으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같은 직장 구하기도 힘들었을 테니까요.” ●“상사가 지독하게 싫어서….”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도 중요한 이직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이모(29·여)씨는 40대 여자 부장과의 트러블을 참지 못하고 1년 만에 회사문을 박차고 나왔다. 외국 바이어들과 만나 수출입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씨에게 부장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았다. 한번은 실수로 단순 계산이 틀린 이씨에게 부장은 “넌 수학도 못하니. 아니 이건 수학이 아니고 산수지 산수.”라며 굴욕을 안겼고 동료와 외모를 비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취직이 급해 들어간 직장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있었지만 괴팍한 상사와 싸우다 보니 세상사는 게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더 나이들기 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 것 같아 1년 공부 끝에 좋은 회사에 재입사했죠.” ●“쥐꼬리만한 월급이 지겨워…”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의료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입사한 오모(27·여)씨. 오씨는 전공인 생물학을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하루 12시간 몸바쳐 일해도 돌아오는 월급은 한달에 8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연구개발에서 보람을 찾으려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5명밖에 안되는 직원들 때문에 빈자리가 너무 커보여 이직을 망설였지만 6개월 만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지금은 대학교 사무직으로 직장을 옮겼다.“함께 일하던 직원들과의 정 때문에 회사를 등지기가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월급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웠죠.” ●“이직은 ‘삶의 업그레이드’수단” 홍모(25·여)씨는 잡지사에 다니다가 최근 사보 제작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지 1년 반밖에 안됐지만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다. 홍씨가 생각하는 직장상은 주5일제와 초과근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쾌적한 근무환경 등 세 가지. 첫 직장은 모두 갖춰지지 않았지만 취직을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들어가 1년 3개월 동안 일했고, 두 번째 직장은 조건이 얼추 맞았지만 상사와의 충돌을 견딜 수가 없어 한달 반만에 그만뒀다. 이번 직장은 세가지 조건에 거의 맞는데다 꽤 만족스럽지만 그는 3∼5년정도 경력을 쌓은 뒤에 다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제게 있어서 이직은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죠.”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서…” 삶의 여유를 생각하는 2030도 많았다. 남부럽지 않은 IT관련 대기업에 다니던 김모(29)씨가 2년 반 만에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재충전 시간의 부족 때문이었다. 김씨에게 재충전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지만 잘 나가는 그의 회사는 명목상만 주 5일제일 뿐 사실상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회사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재충전 시간을 놓치는 것을 수당과 분위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면 언젠가 후회할 것 같아 과감하게 사표를 내던졌죠.”그는 경력을 희생해서라도 근무시간이 명확한 한 은행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장모(31)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주말조차 바쳐야하는 애널리스트 일을 하면서는 도저히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장씨는 수천만원대 연봉을 뿌리치고 직장을 나와 한 재수학원에서 1년간 공부를 거쳐 지난해 한의대에 입학했다.“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에 치여 사는 내 삶이 이해되지 않아 좀더 안정된 삶을 찾고 싶었죠. 한의학 공부로 미래를 개척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돼요.” 이재훈 서재희기자 nomad@seoul.co.kr ■ “인간적 신망 잃지말고 떠나라” 근속자들의 충고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속 직장인’들은 3년도 안돼 직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의 한 시내버스회사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이상한(63)씨.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이직은 새로운 트렌드로 꺼릴 것이 아니하고 생각한다. “60∼70년대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되지 않아 한 회사에 충성을 다하며 신임을 얻지 않으면 생계수단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 적성과 보다 높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씨는 이직을 하더라도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신망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직장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동료들이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적절한 이직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 자기가 일했던 직종과 관련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죠.” 올 해로 15년째 한 식품회사 홍보팀에 다니고 있는 조모(40)씨도 “발전적인 이직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직장을 옮기려 하는가는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특정 상사와의 충돌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자기가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를수록 좋고 선배 입장에서도 적극 권장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직 사유중 상사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이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직장이냐보다 오히려 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적극적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년 동안 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퇴사한 김형태(가명·58)씨는 너무 잦은 이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회사에 너무 애착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그만두는 젊은이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가요. 특히 몇 개월마다 직장을 옮겨다니며 공백기를 갖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일단 그만두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일을 하면서 자립할만한 기반이나 대안을 찾아야 하죠.”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9) 한국토지공사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9) 한국토지공사

    한국토지공사는 올해 최고의 경사를 맞았다.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결과 14개 평가기관 중 1등을 차지해 직원들은 최고 500%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우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성장 모멘트를 찾는데 주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조 양보로 구조조정·통합 시련 극복 1등 공기업으로 태어나기까지 궂은 일도 많았다. 외환위기 이후 닥친 공기업 구조조정은 토공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노조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투쟁을 벌였으나, 조직안정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눈물을 머금고 전체 직원의 27%인 670명을 집으로 보냈다.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으로서 구조조정 반대를 내세운 투쟁에 더이상 매몰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박광식 노조위원장은 “구조조정 문제로 노사가 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 자체가 엄청난 손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한꺼번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해마다 되풀이되는 투쟁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남은 직원들은 1인당 1000만원 정도를 갹출, 희망 퇴직자를 도왔다. 같은 시기에 불거져 나온 주택공사와의 통합 문제도 노사 모두에게 큰 짐이 됐다. 토공과 주공의 역할이 달라 통합에 따른 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됐지만 정치권은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했다. 결국 국회에서 통합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통합추진이 중단됐지만, 예상치 못한 일을 막느라 진을 빼야 했다. ●안에서 잘되면 바깥에서도 잘해 통합 문제가 해결되면서 노사는 마음을 다잡고 한 곳을 향해 뛰었다. 근로조건과 복지후생를 개선했다. 다른 공기업보다 앞서 주 5일제를 도입했다. 근로조건을 개선하면서 생산성은 높이는 이상적인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 다른 공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노조는 임금 인상 억제 등 민감한 부분도 회사측 요구를 받아들였다.18년 무분규 쟁의 선례도 깨지 않고 지켰다. 회사는 직원들의 건강에 특별히 신경썼다. 본사에 내과·치과·한의원·약국을 갖춰 직원들이 싼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직원의 육아·출산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보육시설을 마련하고, 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노사의 노력 결과는 생산성 확대와 경영평가 우수로 나왔다. 자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생산성은 공기업 중에서는 최고였다. 민간 기업을 포함하면 4위였다.1인당 매출액은 2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생산성은 2002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자체 평가는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와 맞아 떨어졌다. 해마다 실시하는 투자기관 경영평가 결과 2002년에는 8위였으나 4위→3위→1위로 해마다 뛰어올랐다. ●노사 믿음과 격려가 이뤄낸 합작품 김재현 사장은 틈만 나면 노조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김 사장은 “노조는 문제가 생겨도 머리띠 두른 채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노사합의로 해결했다.”면서 “어려움을 받아들이면서까지 조직의 변화와 혁신에 동참해 준 노조가 고맙다.”고 경영평가 1위의 영광을 노조에 돌렸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갈등이 있었을 때도 노사합의로 이전 대상 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입지를 선정하는 등 선도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혁신도시 건설에 토공이 개발사업시행자로 참여, 일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토공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박광식 위원장은 “국책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늘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임금 문제 등으로 노사가 싸우다가는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노사협력 및 노사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따르다 보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술술 풀린다.”면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윤리경영, 사회봉사활동 실천 등에도 노사가 한마음”이라고 자랑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한국경제 성장동력을 살리리면/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한국경제 성장동력을 살리리면/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 간에 경기상황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정부는 경기 확장 흐름속에 일시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양상인 ‘소프트 패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민간연구소들은 내수 회복세가 미흡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마저 약화되고 있어 경기의 완만한 하강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가 전환되는 국면에 즈음해서 경기의 정점이나 저점을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그렇게 중요한 논쟁거리도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경제가 당면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잠재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잠재 성장률이란 실제 성장률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특정 국가가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마치 야구에서 3할대를 치는 타자나, 방어율이 2점대인 투수처럼 잠재 성장률은 한 나라의 평소 경제 실력을 반영한다.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게 되면 그 나라가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수준보다 총 수요가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경기는 하락하게 된다. 마치 3할대 타자가 9이닝 내내 범타로 물러나거나 방어율 2점대 투수가 대량 실점으로 타율과 방어율이 떨어지는 경우와 같다. 이럴 때에는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해 일시적인 난조에서 벗어나 다음 경기에서 잘 치거나 잘 던지면 된다. 경제도 부양책을 통해 일시적인 어려움에서 회복하면 그만이다. 선수들이 특정 경기에서 잘하고 못할 수 있듯이 국가 경제도 특정한 해에는 성적이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평소 실력이 어떠냐 하는 점이다. 최근의 경기 하락이 순환에 따른 일시적 둔화 현상이라면 큰 문제로 볼 수는 없다. 반면 우리 경제의 평소 실력인 성장 잠재력 자체가 과거보다 떨어지고 있다면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돼 4% 중·후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사견을 전제로 잠재 성장률이 4% 초반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성장 잠재력 둔화 원인의 하나는 투자의 부진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실질 설비투자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지난해 실질 설비투자는 78조 2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77조 8000억원을 갓 넘은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화와 개방화 속에서 경쟁이 격화됐던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의 투자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여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정부와 기업, 금융권, 근로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정부는 규제완화 등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숱하게 외쳐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기업은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며 수익모델 발굴을 게을리 했다. 금융권도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을 선호하면서 금융중개 기능이 약화됐다. 노동권에서는 전투적인 노사갈등이 지속됐다. 경제는 단판 승부가 아니라 마라톤 같은 ‘장기 레이스’이고 우리 경제는 아직도 성장에 배고프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 근로자 모두가 힘을 모아 우리 경제의 평소 실력인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허약한 경제체질을 개선토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 주체인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자여건을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의 먹을거리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노동권은 법과 원칙에 기초한 노사관계를 적극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주년 맞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장 김영호 前산자부장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주년 맞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장 김영호 前산자부장관

    ‘적의 공격 없어도 나라 자연 소멸되면, 아아, 우리 백성들 어디 가서 사나. 이 나라 강토 없게 되면 가옥, 전토는 뉘 것인고. 국채 다 갚는 날 오면 기쁘고 즐겁지 않을손가∼’ 100년 전 우리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을 때, 국채를 일본에 상환하고 나라의 독립과 주권을 지키고자 이심전심으로 불렀던 ‘국채보상가’ 중 일부이다. 당시 국채 1300만원은 국가의 존망을 흔들었다. 애국인사들은 2000만 동포가 석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 모은다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매일신보가 애국의 불길 지펴 이에 고종황제는 ‘불가흡연’을 외치며 요원지화(燎原之火)를 지폈고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는 국운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을 확대시켜나갔다. 임금에서 백정의 신분에 이르기까지 불길처럼 타올랐다. 특히 두산그룹 창업주로 당시 ‘박승직 상점’을 운영했던 박승직씨는 100원이라는 거액을 쾌척(1907년 2월23일자 대한매일신보)해 불길을 드높였다. 결국 이 운동은 일제의 온갖 탄압으로 1년여만에 막을 내렸지만 망국으로 실의와 좌절에 빠진 민족의 가슴에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애국의 불꽃을 심어주었다. 이로부터 90년이 지난 1997년 11월,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비통한 표정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을 공식 선언했다. 말 그대로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했던 것. 그러자 국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모으기운동’에 적극 나섰다. 돌반지며 장롱 속의 금비녀 등을 손에손에 들고 은행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를 본 외국 매스컴은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애국심과 단결력에 경탄했다.90년만에 ‘국채보상운동’이 재현된 셈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저력과 5000년 역사에 최초의 국민운동으로 자리매김되는 ‘국채보상운동’이 100주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새삼 의미를 되새기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김영호(66) 전 산업자원부 장관. 경제학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97년 일본 경제학자가 뽑은 ‘애덤 스미스 이래 100대 세계경제학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그가 ‘사단법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장’이자 100주년기념사업 공동대표를 맡아 그 정신과 취지를 알리는 데 적극 앞장서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외환위기 직전인 96년 말이었다. 김 전장관은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 경북대에 복직했다. 오랜만에 모교에 돌아온 그는 대구지역 경제·상공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하나의 큰 깨달음에 이른다. 즉, 대구에서 발상된 국채보상운동이 90년이 됐건만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 세계사에서 유례 없었던 민족운동이 왜 역사 속에 묻혀야 할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아팠다.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평소 알고 지내던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찾아가 “이제 제2의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야 할 시점이며 90주년기념을 반드시 이슈화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설득했다. 아울러 대구지역 언론사 등을 찾아 동참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97년 2월 드디어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최초로 ‘국채보상 90주년’기념 행사가 열렸다. 그해 10월에는 ‘90주년 국제심포지엄’까지 개최되면서 고귀한 민족정신을 여러 나라에 알렸다. 이때 김 전장관은 IMF의 스탠리 피셔 부총재에게 초청장을 보내면서 우리나라의 빚이 1300억달러나 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며칠후 피셔는 참석하지 못한다는 답장과 함께 “한국 정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1300억달러의 규모를 어떻게 아느냐.”라며 놀라워했다. 이 서신의 내용은 국내 경제·금융계에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화제가 됐다. 역설적으로 당시 한국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얼마만큼 안일하게 대처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후 99년 10월 외채탕감을 위한 ‘대구라운드 세계대회’를 개최, 그나마 한국의 체면을 세운다. 그해 12월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이 완공됐으며, 현재 대구 일대의 중심공원으로 자리잡았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건립 추진 광복 61주년을 맞아 서울 시내 모호텔 커피숍에서 김 전장관을 만났다. 국채보상운동 100주년 겸 IMF사태 10주년을 맞아 제2차 대구라운드 개최와 기념관 건립 추진 등을 준비하느라 바쁜 틈에 잠시 시간을 냈다. 앉자마자 국채보상운동의 중요성과 역사적인 의미에 목소리를 높인다. “강만길 교수는 최초의 시민운동이라고 했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한국 기부문화의 효시라고 했습니다. 또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최초의 NGO가 중심이 된 국민적 사건으로, 박용옥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여성운동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적 경제주권 회복운동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이어 “당시 정부가 빌린 돈 1300만원을 못갚게 되자 국민들이 술 안 마시고 담배를 끊어가며 갚겠다는 눈물겨운 운동이 아니냐.”면서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역사적 사건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대구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는 이준 열사의 부인이, 평양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부인 등도 참여할 만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채권국의 모럴 해저드, 즉 ‘부추김과 꼬심’을 고발하고 비판한 전국민의 외자경계 운동이기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신국채보상운동’이라는 IMF사태 때에는 그렇지 못해 우리들에게 숙제를 남겼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 서민들은 숨겨놓은 돌반지까지 털어가며 외채갚는 데 앞장섰지만 정부나 금융관계자들은 채권국의 모럴 해저드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 “우리나라가 IMF의 빚을 다 갚고 난 직후의 일입니다. 당시 하버드대의 제프리 삭스(현 컬럼비아대) 교수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했더라면 적어도 200억∼300억달러는 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중요한 말을 했어요. 돈이 오고가는 데 있어서 채무자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책임도 마땅히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면서 이같은 책임문제를 따지기 위한,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외채탕감운동을 예로 든다. 대표적으로 주빌리(Jubillee)운동과 아탁(ATTAC, 시민지원 금융투기거래 과세운동연합) 등이다. 김 전장관은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거래되는 돈의 규모는 하루 1조 8000억달러인 데 반해 물동량은 200억달러도 채 안된다.”고 전제한 뒤,“물건뿐만 아니라 돈거래에 대한 세금도 매기고 규제하자는 것이 아탁운동.”이라면서 돈 거래액에 0.25%의 세금만 물어도 1년에 1500억 내지 2000억달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돈으로 빈국의 부채탕감을 도와주고 문맹퇴치와 지구온난화 방지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자산 팔아 IMF 빚 갚은 건 잘못” “내년은 국채보상운동의 100주년이자 IMF체제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는 정말 반성할 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캉드시 전 IMF총재가 임기를 마치고 주빌리운동 자문관으로 간 것을 보십시오. 이는 채권자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난센스죠. 이것만 보더라도 한국이 얼마나 바보같이 빚을 갚았는지 알 수 있지요.” IMF 빚은 한국의 자산을 외국에 팔아서 갚았으며 이는 결국 우리 주요 기업들의 외국자본율만 높아지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경우 국가 기간산업, 에너지 등과 관련된 회사는 절대 안 내주는 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포철까지 일부 외국에 내다팔았다는 것. 그러기 때문에 “IMF는 분명 한국에 빚이 있다. 그 빚을 갚아야 진정으로 IMF 위기가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금융기술이 부족해 그같은 일이 발생한 만큼 IMF는 도덕적 책임을 갖고 한국에 ‘국제금융기술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세계가 공감하는 일이며 우리 정부도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FT(금융기술)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IMF에 당당히 요구할 권리 또한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나라는 외국자본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외환은행 사태를 보십시오. 개방을 하되 적어도 안방과 기둥뿌리는 지켜야 하지요. 이젠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으로 경제적인 주권회복에 국가나 국민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지요.” 김 전장관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일찍부터 ‘기술경제학’에 관심을 가졌다.85년 오사카시립대학 교수와 92∼94년 도쿄대 교수로 재임하면서 많은 경제서적을 남겼다. 특히 ‘기술경제론’은 일본 100개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3년 전 유한대학을 국제적인 종합대학으로 만들어달라는 학교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재 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40년 합천 출생 ▲대구상고 졸업 ▲62년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65년 공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 ▲71년 하버드대·일본 아세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73∼88년 경북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85년 오사카시립대 경제학 박사 ▲85∼88년 오사카시립대교수 ▲92∼94 도쿄대 교수 ▲97년 경북대 경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일본 경제학자 설문조사 ‘애덤 스미스 이래 100대 세계 경제학자’ 선정 ▲2000년 산업자원부장관 ▲01년∼현재 중국 옌볜대 석좌교수 ▲03년∼현재 유한대학장 ●상훈 다산경제학상(92년)●주요 저서 한국경제의 분석, 동아시아공업화와 세계자본주의(일어), 한·일간 기술경제질서론(공저) 등 다수 km@seoul.co.kr
  • [2006 세제 개편안] 年소득 1700만원이하 31만가구 최대 80만원 지급

    재정경제부가 21일 발표한 2006년 세제개편안은 저출산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보를 염두에 둔 참여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 자녀가 많은 근로자 가구일수록 소득공제 혜택을 많이 보게 한 것이나 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한 장려세제(EITC)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전문층을 겨냥해 증세 논란을 희석시키면서 복지정책 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그럼에도 독신 가구나 자녀가 적은 맞벌이 가구 등은 세부담이 증가,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율 개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눈길 끄는 개편안을 짚어본다. ●세파라치 도입·가산세 강화 내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이나 현금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업소를 신고하면 건당 5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세(稅)파라치’ 제도가 도입된다. 신용카드로 거래할 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신고자는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또한 탈세 제보도 신고 대상이 현행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포상금은 1억원 한도에서 징수된 세액의 2∼5%이다. 아울러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적게 신고한 불성실 납세자에게는 가산세가 2∼4배 오른 40%로 중과된다. ●신규주택 비과세 특례제도 축소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98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지어진 주택에 부여한 비과세 특례 가운데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은 내년 말까지만 인정된다. 즉 감면대상 신축주택 이외에 다른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어도 지금은 1주택으로 간주, 양도시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2008년 1월부터는 2주택자로 보고 양도세를 물린다. 다만 신축주택 구입 이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감면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경부는 감면대상 신축주택은 서울과 5대 신도시 등에 걸쳐 60만가구에 이르지만 현재 특례축소 대상 가구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양도시 실거래가가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감면대상이 아니다.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연간 총소득이 1700만원 이하인 근로자 가구는 해마다 최대 80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차상위 계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생활보장제도 보호를 받는 기초 수급자는 대상에서 뺐다.EITC는 내년부터 도입하되 세금을 환급받는 세액공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되는 시기는 이듬해 8월이 된다. 무주택자이면서 18세 미만의 자녀를 2명 이상 부양하고 일반 재산 합계액이 1억원 미만인 31만가구가 우선 대상이다.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농어민 가구는 2013년부터 적용된다. 소득구간별 지원금액은 ▲800만원 이하이면 근로소득의 10% ▲800만∼1200만원은 80만원 ▲1200만∼1700만원은 1700만원에서 근로소득을 뺀 금액의 16%로 정했다. ●경조사 공제 확대 등 서민층 지원 부양 가족의 혼인이나 장례 비용은 건당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혼인은 20세 이하, 장례는 60세(여자는 55세) 이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조항이라며 연령 제한을 삭제,20세 초과의 혼인이나 60세 미만의 장례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내년 65세 이상인 고령자가 역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비용을 연간 200만원 범위에서 소득공제해 주기로 했다. 내년 1월1일 이후의 대출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상속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를 5년간 합산해 1억원까지 면제해 주고 3자에게 양도할 때에는 물려준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하도록 했다. ●기본관세율 개편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품목간 세율의 불균형을 고치기 위해 1999년 이후 처음 개편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철광석과 아연, 유연탄 등은 1%에서 0%로 내리는 등 기초원자재 310개 품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가 없는 원자재 품목의 비중은 23.9%에서 54.5%로 높아진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의 기본 관세율은 5%에서 3%로 인하되지만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원유 1%,LNG 1%,LPG 1.5%의 할당·잠정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캠코더와 현상하지 않은 필름의 관세율을 8%에서 0%로 내리고 설탕은 40%에서 30%로 조정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광장] 대선주자들이 명심할 일/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주자들이 명심할 일/육철수 논설위원

    지난해 이맘때쯤이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막 돌았을 무렵, 어느 언론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도를 대문짝만하게 보도했다. 권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예의상 좀 심했다는 생각을 했다. 참여정부의 권위가 없거나, 힘이 빠져 몰랑몰랑하게 보였거나, 그도저도 아니면 단순히 정부를 약올리려는 전략적 보도였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렇게 일찍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떠오른 것은 과거엔 볼 수 없던 일이라 적이 놀랐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력 대선주자들은 그대로다. 소극적이던 주자들은 이제 소신을 밝히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며 민생 속으로 들어가 있다. 지금도 대선주자들이 부각되는 데 대해 이른 감이 있으나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속 편할 것 같다. 다음 대통령은 이변이 없는 한 현재 거명되는 정치인들 중에 나올 것이라는데는 이론(異論)이 없을 듯하다. 대선주자들의 조기 부상과 함께 특이한 대목은 일부의 행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은 벌써 50일을 넘겼다. 민심 현장을 찾아다니느라 텁수룩한 수염에다 땡볕에 그을린 얼굴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내륙운하 건설을 위한 탐사활동을 최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예전의 대권주자들이 시도해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정치효과가 내년 당내 경선과 대선 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서민과 호흡을 맞추고, 나라의 장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 여야(與野)에 많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복이라 할 만하다. 국민의 소중함을 깨닫고 색다른 행보를 보이는 대권주자들을 접하면서 앞으로는 대통령되기도 꽤나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대권주자들에게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개인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나 현 정권에 대한 협조도 아끼지 말라는 점이다. 한 나라의 정권이란 육상의 릴레이 경기와 비슷해서다. 릴레이는 혼자만 잘 뛴다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주자 모두가 맡은 구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차기 대권을 잡은 사람은 좋으나 싫으나 현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직전 정권에 허물이 많아 설거지에 매달리다 보면 민생탐방 등으로 어렵게 구상한 정책의 구현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과거의 예를 보면, 노태우 정권은 5공 청산하느라 세월을 허송했다. 김영삼 정권은 군사문화 청산과 역사 바로세우기로 집권초기 시간을 써야 했다. 김대중 정권은 외환위기로 거덜난 곳간 채우느라 바빴고, 현 정부도 직전 정부가 실시한 경기부양의 폐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따라서 차기 정권이 취임 초기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국력소모를 최소화하려면 현 정부의 성공은 필수적이다. 정권 차원이 아니라 크게 보아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그래야 한다는 얘기다. 다행히 노 대통령은 다음 정권을 맡을 사람에게 ‘꼬부라진 마음’도 있으나 ‘펴진 마음’으로 잘해서 바통을 넘겨줄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대권주자들도 현 정부의 실책으로 반사이익을 노리기보다는 성공을 도왔으면 싶다. 그것이 유권자의 표 더 얻는 것만큼 유용한 일이며, 차기 정부가 시종일관 제 페이스로 국정을 이끌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3자녀가구 150만원 추가소득공제

    3자녀가구 150만원 추가소득공제

    내년부터 자녀가 많은 근로자 가구일수록 소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혼자 살거나 맞벌이 가구의 세부담은 늘어난다. 부양가족이 1∼2명인 가구에 50만∼100만원을 추가로 공제해 주는 현행 ‘소수자 추가공제’가 폐지되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공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 파악을 위해 성형 수술이나 치과 교정, 한방 보약 등 모든 의료비가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며, 변호사의 수임료와 수임건수는 국세청에 통보된다. 취학전 아동 교육비의 공제 대상도 확대되며 직불카드를 사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나 현금 사용 때보다 더 유리해진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지어진 신축주택과 일반주택을 2채 보유하고도 1주택자로 분류되던 ‘양도세 비과세 특례제도’가 2008년 1월부터 폐지돼 내년 말까지 일반주택을 팔아야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21일 당정협의에 이어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0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9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9개 세법 개정안을 제출,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자녀가 2인 이상일 경우 둘째 자녀에는 50만원, 셋째 자녀부터는 100만원씩 추가로 인적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자영업자도 포함된다. 반면 1인 가구에는 100만원,2인 가구에는 50만원을 공제해 주던 소수자 추가공제는 폐지된다. 따라서 소득공제액은 1인가구는 200만원에서 100만원,2인 가구는 2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지만 4인가구는 400만원에서 450만원으로,5인가구는 50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늘어난다. 그 결과 세부담은 연간 소득이 4000만원인 경우 독신가구는 17만원, 맞벌이 가구는 7만∼9만원 정도 늘 것으로 추정됐다.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근로자 430만명은 세부담이 다소 늘어나는 반면 자녀 2인 이상 근로자 220만명과 자영업자 140만명 등 360만∼405만명은 세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창립 33년 만인 올해에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른 것을 놓고 재계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선 일감을 안정적으로 밀어주는 든든한 그룹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모두가 놀란다. 재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그룹 시절에도 이루지 못했던 것을 단일 회사가 일궈냈기 때문이다. 또 지옥 문앞까지 떨어졌던 회사가 기사회생한 것도 장한데 불과 몇년 만에 국내 최고 건설사로 태어난 것에 의미를 둔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1등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다시 한번 놀란다. ●위기때 노조 설립… 회사 업계1위로 대우건설 노조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초 태어났다. 공룡 그룹이 쓰러지면서 대우건설 또한 공중분해될 위기였다. 이때 기획·인사·감사팀 과장급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방법은 역(逆)발상적이었다.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노동계로부터는 어용노조라는 의심을 받았고, 회사로부터는 배신자 소리를 들어야 했다. 업계는 회사를 말아먹는 행동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회사는 침몰하는 배를 구하기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내놨다. 식구 700여명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노조는 설립과 동시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임금 삭감이나 근로조건 악화 등이 아닌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문제여서 노조의 반발이 심할 법도 했다. 하지만 노사는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거듭한 끝에 직원들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그만두는 직원들도 투쟁이나 법적 대응보다는 후배들에게 회사갱생을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회사도 정상화되면 그들을 다시 불러들일 것을 약속했다. 관할 근로감독관을 감동시킬 정도로 모범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다. 뼈를 깎는 아픔은 계속됐다.3년간 임금동결, 상여금 400% 삭감, 복리후생비지원 중지에도 직원들을 꿈쩍하지 않았다.1등 건설사 등극은 그만둔 직원의 희생, 남아 있는 직원들의 고통분담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경영실적 공개… 명퇴 300명 재고용 재계는 대우건설의 1등 기업 성장 배경에 궁금해한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일류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인적 자원”이라고 분석한다. 신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야 하듯, 대우건설은 조직원 모두가 우수한 집단이다. 노사 신뢰감 또한 남다르다. 노조는 2003년 워크아웃 졸업 전 회사가 어려울 때뿐만 아니라 회사가 잘 나갈 때에도 임금인상을 회사에 맡겼다. 지난해에는 4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노조는 회사측에 임금인상을 일임했다. 경영진도 이에 보답했다. 회사 실적을 공개하고,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떠났던 직원 300여명을 수혈하는 등 약속을 지켰다. 박세흠 사장은 “노조도 회사의 한 축이며, 노조를 품고 같은 틀에서 움직이는 조직으로 대했다.”며 믿음을 줬다. ●거리로 나간 노조활동 한번도 없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도 완벽하다. 매달 1회 노사가 함께하는 경영실적 설명회를 연다. 중요 사항이 생기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댄다. 매달 두세 차례 비공식적 회의를 갖는다. 최근 열린 회의에서는 박 사장과 정 위원장 모두 대화 테이블에서 사전 노사 요구사항이 담긴 서류없이 회의를 가질 정도로 믿음이 깊다. 번지르르한 노사관계는 사절한다. 명분을 내세운 노조행동은 없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거리로 뛰쳐나오는 노조활동은 한번도 없었다.”며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앞으로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주는 노사관계 우수상도 구조조정 때 희생한 선배들 생각에 거절했다. 최고 회사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노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는 것과 관련,“다시는 부실화되지 않고, 세계 1등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커리어 우먼] 조현숙 삼성증권 마스터PB

    [커리어 우먼] 조현숙 삼성증권 마스터PB

    15년간 개인고객 관리업무에 종사해온 조현숙(38) 삼성증권 과장은 7명의 마스터PB(고액자산관리자) 중 한 명이다. 마스터PB는 관리하는 자산이 1000억원 이상,1억원 이상 맡긴 고객이 60명 이상, 영업경력 5년 이상인 PB에게만 주어진다.‘PB의 꽃’이다. 조 과장의 관리자산은 4500억원으로 마스터PB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고객이 85명이니까 한 사람당 53억원 가량의 자산을 관리하는 셈이다. ●“고객 관리 첫번째 신조는 정보” 조 과장이 고객을 관리하는 첫번째 신조는 “조 과장에게서 정보가 가장 먼저 나온다.”는 고객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고객이 관심을 보였거나 관심을 보일 만한 부분에 대해 가장 먼저, 다양하고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본사 연구인력이나 여러 금융기관에 쌓아놓은 인맥들을 동원해 얻은 정보에 자신이 따로 조사해 얻은 정보까지 모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 덕분에 조 과장에게는 15년 이상 거래하는 단골고객, 부모·자식 2대(代) 등 가족고객이 많다. 고액자산가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점도 적지 않다. 그는 “고액자산가들은 몇백원, 몇십원도 소중히 여기며 확실한 투자대상이라 생각되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이자를 받아 다시 저축할 때 일반인들은 만원이나 천원 단위까지만 하지만 그들은 십원단위까지 한다. 사무용품 등 주변 물건도 검소한 것만을 골라 쓴다. 하지만 자신이 가치를 둔 해외여행이나 골프 등에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러면서 자산을 ‘고인 물’이 아니라 현금이 꾸준히 나올 수 있는 ‘흐르는 샘물’로 만드는 데 남모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들을 보면 부럽지 않으냐고 물어보자 “부러운 생각은 없고 어떤 과정을 겪었기에 남들은 신경쓰지 않는 곳을 투자대상으로 찾아내는지, 어떻게 남들보다 일찍 자산축적 방법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는지 등 그들만의 혜안(慧眼)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 조 과장은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경제학 관련 학위과정을 다닌 적도 없다. 대신 고객을 상대하는 데 미흡하다 여겨지면 증권업협회나 증권연수원 등 유관기관이 제공하는 강의나 회사에서 마련한 연수에 적극적이었다.“대학원 과정은 공부도 하고 인맥을 쌓는다는 점에서 좋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생각에서다.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유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도 공부를 많이 했다. 조 과장은 선물거래상담사, 자산운용전문인력, 투자상담사, 생명보험설계사등록자격, 변액보험판매자격 등 5개 자격증이 있다. 조 과장에게는 모든 금융인이 그랬듯이 외환위기가 도전의 시기였다. 첫 직장이었던 삼삼종합금융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문을 닫았다.“금융기관도 문을 닫는구나.”라는 충격과 함께 회사가 정리되기 전 현대투자신탁증권(현 푸르덴셜투자증권)으로 옮겼다. 종금사에서 확정금리 상품만 팔다가 실적배당상품을 처음으로 접했다. 조 과장은 “현대투자신탁증권으로 옮긴 뒤 대우사태가 터졌고 원금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몰려와 사무실은 아수라장이었다.”며 난감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 때 경험을 바탕으로 조 과장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는 중간중간 원금손실 가능성을 다시 알려주는 지혜도 얻게 됐다. 본인의 자산은 어떻게 관리할까. 부동산이나 예·적금은 하지만 주식에 직접 투자는 절대 안 한단다. 현대투자신탁증권으로 옮긴 뒤 주식시장을 배워볼 요량으로 돈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고객의 주식은 시장상황에 맞춰 팔 시기를 잘 찾아내는데 내 주식에는 ‘오를 거 같다.’는 감정이 개입되면서 판단이 흐려지기 쉽고, 결국 고객의 주식거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도 그는 고객의 주식소유 현황을 열심히 분석하고 있다. 글 전경하 사진 김명국기자 lark3@seoul.co.kr ■ 조현숙 과장은 ▲1968년 출생 ▲1991년 11월 삼삼종합금융 입사 ▲1992년 2월 상명대 영어교육과 졸업 ▲1998년 12월 현대투자신탁증권(현재 푸르덴셜투자신탁증권) ▲2002년 11월 삼성증권 테헤란점 입사
  • [기고] 민간에 파급될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이상수 노동부장관

    [기고] 민간에 파급될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이상수 노동부장관

    정부는 지난 8월8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공부문이 비정규직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을 정립해 민간부문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다. 비정규직법 입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의의는 정부가 처음으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 점이다. 비정규직 사용관행 개선, 차별해소 및 처우개선, 외주화 원칙 정립, 추진체계 구축 등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계약기간을 반복적으로 갱신하며 사용해온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했다. 무기계약 근로자가 되면 지금까지 계약기간이 끝날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일이 없어진다. 이에 따라 이들이 소속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다. 반면에 고용이 경직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일시적 또는 간헐적인 업무는 물론이고 상시적 업무라도 전문기술 분야이거나 주기적으로 업무량이 증감하는 경우처럼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에는 비정규직을 쓰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용 유연성이 저해되지는 않으리라고 믿는다. 다음으로 민간부문에 비해 임금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도록 했다. 외주근로자의 경우에도 외주업체 선정방식을 개선하고,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근로조건이 개선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금년 말까지 공공부문에 적합한 차별판단 기준을 마련한 후, 이를 기초로 나머지 차별요인을 단계적으로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예산부담이 클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저임금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것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셋째로, 외주화도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했다. 외환위기 이후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외주화가 널리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외주화가 타당성에 대한 검토 없이 추진되거나, 공익성을 크게 훼손하거나, 근로조건이 지나치게 열악한 근로자가 많아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히려 경영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공공부문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총리훈령을 제정해 추진체계를 체계화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평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민간부문의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난 2월에 여야 합의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고서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입법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에서 현재의 법안이 비정규직 보호에 미흡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노사정간에 오랜 논의를 거쳤으며, 우리의 노동시장 여건도 고려해 마련된 균형잡힌 법안이다. 이 법을 일단 시행하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이를 고쳐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비정규직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만 한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많은 이윤을 내야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인상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중요합니다.” 현대중공업 김성호(48) 노조위원장은 17일 “노조가 협력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중 노조는 지난 2004년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과 결별하고 독자노선을 가고 있다. 시대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그 기조를 지키고 있다. 산업연맹과 결별로 내지 않게 된 연간 6억여원에 이르던 연맹비와 무파업으로 절약되는 노조비를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에 사용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이같은 합리성향에 힘입어 올해로 12년 연속 쟁의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최강성에서 합리노조로 탈바꿈 조합원 2만 5000여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노동계가 인정하는 제일 강성 노조였다. 노동운동 초창기부터 현대자동차 노조와 쌍두마차를 이루어 과격분규를 주도했다.1988년부터 이듬해까지 계속됐던 128일 파업, 고공농성의 효시로 불리는 1990년 골리앗크레인 점거농성 등은 대표적 투쟁사례로 꼽힌다. 투쟁 외골수였던 노조가 합리적인 선진노조로 탈바꿈하게 된 데는 노사신뢰가 바탕이 됐다. 노사는 오늘의 상생관계가 있기까지 비싼 대가를 치렀다. 1987년 노조 설립뒤 해마다 장기파업으로 생산손실·대외신인도 하락 등 유·무형의 손해가 컸다. 회사측이 파업기간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지키는 바람에 파업을 할수록 노조원들의 월급봉투는 얇아졌다. 투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노조원들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 ●고용보장에 노조원 감동 김종욱 노사담당 이사는 “회사가 경영 제1목표로 삼고 추진한 고용안정 정책이 노조원들의 성향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창사이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단 한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조선·플랜트·해양·엔진기계·전기전자·건설장비 등 6개 사업분야 가운데 조선·건설장비를 뺀 나머지 사업분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상태였음에도 고용만큼은 보장했다. 김 위원장도 “회사의 확실한 고용보장에 노조원들이 감동해 회사를 이해하는 마음과 애사심이 싹트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노사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영업현황·경영위기상황 등 회사 안팎사정을 있는 대로 숨김없이 노조에 설명하는 등 꾸준히 애를 써 노사신뢰를 쌓았다.”고 밝혔다. 조합원 복지에도 회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 사원아파트 1만 6000여가구를 지어 시중분양가보다 30% 싼 값에 공급했으며 동구 관내에 6개 문화예술회관을 짓고 7개 잔디구장을 조성해 사원가족들이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노사관계 안정으로 세계 일등 노조는 지난해 21세기 선진노조 건설을 선언하고 ‘노조이념’과 ‘노조강령’ 각 6개항을 채택했다. 항목마다 ‘노사 상생·노사 공존공영·상생적 노사문화·노사안정·신노사문화 창출’과 같은 노사화합을 강조하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러나 ‘투쟁’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노조사무실 모습과 분위기도 과거와는 전혀 딴 모습이다. 일반사무실보다 더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노동운동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나 벽보 등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외부 방문객을 대하는 노조 상근자들의 친절한 자세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초 노조위원장이 선박을 발주한 미국 엑손모빌사에 “최고의 기술을 발휘해 멋진 선박을 건조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며 최고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현대중공업의 대외신인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려 외국 고객사들은 마음놓고 선박건조를 맡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009년까지 일감을 확보해 놓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활동을 하고 있다. ●방심은 금물 김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와 회사가 노사관계에 항상 신경을 쓰고 노력해야 신뢰가 깨지지 않고 지금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집행부는 매주 하루씩 현장에 조합원들을 찾아간다.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대화를 하며 건의사항 등을 듣고 회사가 나서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회사측과 의논해 해결한다. 김 이사는 “노조가 과거처럼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기 때문에 노조 건의사항은 회사가 되도록 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을 1년 연장해 58세로 합의한 것은 당초 회사가 수용하기 힘든 요구였으나 회사가 노조를 믿고 받아들인 좋은 사례이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마지막 승부’ 라회장 웃었다

    ‘마지막 승부’ 라회장 웃었다

    라응찬(68)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62) 하나금융지주 회장. 환갑을 훌쩍 넘긴 두 인물은 은행계의 터줏대감이자 해당 금융회사의 정신적 지주이다. 행원으로 출발해 은행장까지 지냈고, 한국 금융을 주름잡는 금융지주사를 설립했다. 주주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은 전문경영인(CEO)이지만 10여년 동안 재벌 오너와 맞먹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여전히 두 사람의 권위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이런 두 사람이 LG카드 인수를 놓고 처음이자 마지막 승부를 벌였다.LG카드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금융권 인수·합병(M&A)의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었다. 입찰 제안서 마감일이었던 지난 10일. 두 회장은 실무진으로부터 여러 경우의 수를 감안한 입찰가가 제시된 보고서를 받았다. 최종 가격 결정은 오로지 두 사람의 몫. 라 회장과 김 회장은 가격 적정성보다 상대방의 의중을 꿰뚫기 위해 장고(長考)를 거듭했으리라. 승자는 라 회장이었다. 그는 김 회장보다 주당 500원 정도 더 썼고, 결국 LG카드를 손에 넣게 됐다.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머로 합류한 라 회장은 91∼99년 은행장으로 재직,‘첫 3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를 출범시킨 데 이어 굿모닝증권과 조흥은행 인수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지난해 12월 LG카드 인수전이 시작될 때 금융권에서는 “라 회장이 건재하기 때문에 결국 신한이 LG카드의 새 주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그만큼 전략에 밝고, 대(對)정부 협상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었다. 라 회장은 LG카드 인수 성공으로 녹슬지 않은 리더십을 뽐냈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반면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간발의 차로 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때부터 초석을 다지고,97년부터 8년간 은행장을 지내다 지난해 12월 지주회사를 출범시킨 김 회장은 충청, 보람, 서울은행을 인수하며 M&A의 귀재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의 잇따른 실패는 그에게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둘의 승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LG카드를 너무 비싸게 산 신한이 ‘승자의 재앙’에 빠져들기라도 하면 라 회장의 베팅이 실수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한편 김 회장은 자체 성장과 해외 진출 전략으로 위기에 빠진 하나금융을 일으켜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올 國債 이자 11조 넘을듯

    올 國債 이자 11조 넘을듯

    국가채무가 매년 증가하면서 국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2005년 말 현재 92.3%)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올해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1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4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국채 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이자 지급액은 10조원, 국민주택기금 이자 지급액은 1조 3000억원에 이르러 국채 이자액은 모두 11조 3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4조 8871억원과 비교해 거의 2.3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국채 이자 지급액 11조원은 국방예산(일반회계) 22조 5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7조 9000억원, 국민주택기금에서 1조 7000억원 등 모두 9조 6000억원이 이자로 지급됐다. 내년에는 이자율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 11조원, 국민주택기금 1조 2000억원 등 모두 12조 2000억원 가량이 이자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채 이자 지급액이 늘어나는 것은 국채가 지난해 말 248조원(지방정부 포함)에서 올해 말에는 280조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30.7% 수준이다. 내년 말에는 3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채 증가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발행, 공적자금 국채 전환, 일반회계 적자 보전 등에 따른 것으로 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계속 늘면 국가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채 이자 지급액 11조 3000억원은 문화·관광예산(2조 9000억원)의 3.9배, 환경보호예산(3조 8000억원)의 3.0배에 이른다. 공공질서·안전·통일·외교 분야의 예산 12조 7000억원과 맞먹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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