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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 ‘빅4’ 1위 다툼 뜨겁다

    건설 ‘빅4’ 1위 다툼 뜨겁다

    국내 ‘빅4’ 건설업체의 1위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 2000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건설사 매출액이 2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각사 매출액이 5조원을 넘기면서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전통의 강자’ 현대건설이 외환위기 이후 주춤거리는 사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1위 경쟁에 뛰어들었다.‘신흥 강호’로 등장한 GS건설이 대열에 합류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이 대한건설협회에 기술능력 자료와 실적 자료를 제출했다. 다음달 재무제표를 제출하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들 대형 건설사는 올해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고 보고 해외 건설 수주에 ‘올인’한다는 게 공통 전략이다. 특히 GS건설의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에서 대림산업을 제치고 4위로 올랐다. 지난해 매출액 5조 7400억원으로 2년 연속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올해는 수주액 10조 4400억원에 매출액 6조 5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김갑렬 GS건설 사장은 “이러한 경영 목표를 달성해 확실한 1등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자.”고 최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대우건설 올 수주액 9조 8000억 목표 지난해 7월 시공능력 평가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대우건설의 수성 의지도 만만찮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1만가구 이상을 공급했다. 또 6년 연속 주택업계 1위와 4년 연속 주택부문 매출 1위,2년 연속 주택부문 수주 1위를 내세우고 있다. 대우는 올해 수주액 9조 8000억원, 매출액 6조 2870억원을 달성해 업계 정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금호건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1위 자리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 10´ 노리는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히려 여유를 부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순위 경쟁보다는 ‘글로벌 톱 10’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클린룸 시공 능력과 함께 초고층 분야에서 쿠알라룸푸르시티센터(KLCC), 타이베이101, 버즈두바이 등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 3건에 참여한 세계 유일의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7조 5000억원을 수주했던 삼성물산은 5조 2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8조원 수주에 5조 6000억원의 매출, 영업이익 3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상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핵심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자존심 구긴 현대건설 ‘절치부심´ 현대건설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의 실적’인 수주에서 지난해 1위로 위신을 되찾았다. 지난해 수주액 9조 2408억원에 매출액 5조 849억원, 순익 3976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성적이다. 또 5년치에 해당하는 29조 2265억원의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과거의 건설 왕자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기고] 정부업무평가제와 성과주의/정용덕 정부업무평가위원장·한국행정연구원장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국가행정에 있어서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관료주의였다. 행정의 합리성과 적법성의 강조가 핵심 내용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이르러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전까지 한 세기 이상 제도화하고 활용했던 관료주의 행정을 탈피하려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전에 세세한 절차와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따라 행정이 수행되도록 하향식으로 통제하는 관료제 방식은 행정 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는, 그리고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이 어려워 기획합리성을 추구하기가 어려운 21세기의 전지구화·정보화·탈근대주의 시대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에 더하여 앞뒤 인과관계가 모호한 행정환경 아래에서라면 각 행정조직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름대로의 방식을 강구해 집행하도록 분권화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행정의 분권과 자율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성의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자율-책임 일원론에 의거한 성과관리시스템이 지난 십수년 동안 서구의 OECD 회원국들간에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적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를 겪은 직후부터 부분적으로나마 성과주의원리를 실제 행정에 도입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성과관리시스템을 제도화한 것은 지난해 4월1일 ‘정부업무평가기본법’이 제정되고 부터다. 이 기본법에는 행정기관들이 매년 초에 설정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업무계획의 구체성과 실천성을 높이기 위해 사후에 평가받게 될 업무별 성과목표치를 미리 제시하도록 하고, 평가결과를 다음 해의 인사·예산·성과급 등에 직접 연계해 적용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정량적 지표를 개발해 적용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기본법의 제정에 따라 지난해 6월에 설립된 ‘정부업무평가위원회’가 28일 그 첫 작품을 내놓았다.48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주요 정책·인사·조직관리에서 혁신관리와 고객만족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12개 분야를 평가한 2006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가 그것이다. 평가결과 대부분의 행정기관이 연초에 설정한 성과목표치를 달성했으며, 인사관리 등 여타 평가 분야에서도 기관들의 행정 역량의 향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규제개혁과 고객만족도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첫해인 만큼 각 행정기관들은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학습해 나가면서 동시에 평가에 임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처럼 각 기관의 개별 정책들에 대한 성과평가에 더해, 앞으로는 기관전체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재경부의 ‘GDP 증가율’이나 국세청의 ‘체납액 감소율’ 등이 예가 될 것이다. 평가부문간의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통합전자평가시스템’을 비롯한 정보기술(IT)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피(被)평가기관들의 부담을 줄여 주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평가결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현실화하여 정책품질 향상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들의 보완을 통해 정부업무평가제도가 뿌리를 내릴 때 비로소 우리나라의 국정운영에서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성과주의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21세기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필수 요건이 아닐 수 없다. 정용덕 정부업무평가위원장·한국행정연구원장
  • 새 총리 누가 될까

    새 총리 누가 될까

    ‘이해찬형’이냐,‘고건형’이냐. 한명숙 총리의 사퇴가 공식화됨에 따라 새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에선 인선과 관련, 아무런 방향도 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치권이나 총리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7∼8명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물론 ‘제3의 인물’이 전격 등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우선 관심은 참여 정부 임기 말의 행정부를 이끌 총리가 ‘고건’으로 대표되는 ‘관리형’ 내지 ‘정책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해찬’으로 상징되는 ‘실세형’ 내지 ‘정치형’이 될 것이냐 하는 데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임기 말 총리로 관료 출신 내지 원로급 명망가들을 기용했다. 이 점에선 전자(前者)에 가깝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공식’을 따를지는 점치기 어렵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우선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에서 전윤철 감사원장,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등이 일단 ‘고건형’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모두 정통 관료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전 감사원장은 총리 단골후보다.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국정 관리 경험이 풍부하다. 관료 출신으론 드물게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이 점에선 ‘이해찬형’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전 감사원장이 다소 까칠한 면은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워질 공직 분위기를 휘어잡기엔 적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장 임기가 11월까지 남아 있고,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의 두 축이 호남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규성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초기 외환위기 수습정책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임기 말 경제관리에 적합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한 전 부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총리 직무대행 등 요직을 거쳤다. 따라서 임기 말 대미 장식에 적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부총리 재임시 부동산 대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이해찬형’으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정통한 측근 인사들이다.‘레임덕’을 줄이는 데는 일정 역할이 기대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초강세인 야당이 ‘코드인사’를 내세워 반발할 게 뻔해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게 부담거리다. 이밖에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박재규 경남대 총장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행정경험 및 조직 장악력에서 비교적 취약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우수기업 우수상품] 남양유업

    [우수기업 우수상품]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무(無)차입, 무사옥, 무분규, 무파벌, 무계열, 무적자 기업으로 유명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남양유업은 20%의 성장을 이뤘으며, 그 이듬해엔 180억 차입금을 모두 갚아 ‘무차입 경영´의 원조기업이 되었다. 현재 공장 4개, 중앙연구소 1개, 직원 3000명 등을 갖췄음에도 사옥이 없고, 노사분규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남양유업은 사주일가의 친인척이 없다. 자연히 학연, 지연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 하나의 계열사도 두지 않고서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것도 남양유업만의 특징이다.
  • [열린세상] 대통령의 경제학/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참여정부 임기 1년을 남겨놓고 그동안 시행된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 대통령의 경제정책 선택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경제정책 선택은 다른 어느 정책 선택보다 중요하다. 경제정책이 성공하는 경우 국민들은 풍요한 경제적 삶을 누릴 수 있지만 반면에 잘못된 경제정책이 선택되어 실패하는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실업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경제적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원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올바른 경제참모의 선택이다. 대부분의 경우 대통령은 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주로 경제참모의 의견에 의존하게 된다. 경제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시장이 개방화되면서 세계가 상호 연관되어 있는 지금은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이 올바른 정책선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해당 경제정책분야에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잘못된 경제참모를 선택하는 경우 그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부분 실패하게 되고 국민들은 오랜 기간 동안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정책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이익집단에 제대로 대응치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민주화되기 전에는 재벌과 같은 몇몇 소수의 이익집단만 잘 방어하면 경제정책이 국민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된 지금은 노조와 시민단체 외에도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경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정책결정자들이 이러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쉽지 않으며 이렇게 될 경우 경제정책은 결국 일부 이익집단의 후생만 높여주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데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 성패를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민주화되지 않은 1980년대는 주로 경제참모의 선택이 중요했다. 당시 물가안정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룬 이면에는 대통령의 경제참모 선택이 큰 역할을 했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외환위기 역시 잘못된 경제정책 선택의 결과였다. 당시 정책결정자들은 기업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 단기간에 유동성을 과도하게 흡수했다. 이들은 자본시장이 개방된 경우 갑자기 유동성을 흡수하면 경기침체와 기업부실로 외환이 유출되면서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치 못했던 것이다. 민주화된 후 국민의 정부도 이익집단의 로비와 잘못된 정책결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도하게 경기를 부양시키려다 결국 금기시되던 도심 재건축을 허용해 주게 되었고 이는 지금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으며 빈부격차를 심화시킨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러한 정책결정과정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이익집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데도 실패했다. 참여정부 역시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불법적인 노조활동과 반 기업 시민단체와 같은 이익집단의 벽을 넘지 못해 경기침체의 벽을 극복치 못했다. 그리고 저금리와 고환율의 정책조합을 시행할 경우 국내외로부터 유동성이 증가하여 과잉유동성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높아지게 되는 데도 정책결정자는 이를 사전에 올바르게 파악치 못했던 것이다. 결국 부동산가격 상승과 경기침체 그리고 이로 인한 양극화가 참여정부의 주된 경제정책의 실패로 거론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제참모가 올바르게 선택되도록 하고 또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경제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경제학이 우리 경제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68.9% “참여정부 잘한 게 없다”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68.9% “참여정부 잘한 게 없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4년간의 국정운영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7.3%가 100점 만점 기준으로 60점 이하 점수를 매겼다. 평균 점수는 39점으로 낙제점이었다. ●10명 중 7명 “잘한 일 없다” 참여정부가 잘한 게 없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7명 꼴로 나타났다. 가장 못한 일로는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한 경우가 응답자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응답자들은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에 매우 인색했다.C학점 수준인 61∼80점 사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9.7%에 불과했다. 그 이상의 최고 점수대를 준 경우는 3%에 그쳤다.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한 계층에서도 혹독하게 평가했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응답자들의 평균 점수는 44점이었고, 자신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평균 46점을 줬다.‘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등의 세력만이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라는 게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측 분석이다. 참여정부가 잘한 일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1000명의 조사 대상자 중 43.1%가 응답했다. 응답자의 68.9%는 ‘잘한 게 없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 대해 긍정 평가한 응답자 중에선 가장 많은 9.2%가 개혁에 높은 점수를 줬다. 부동산정책은 7.5%, 권위주의 약화는 5%, 민생·복지정책이 3.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제정책과 외교정책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1.9%와 1.6%였다. ●잘못한 일, 경제·부동산·말 실수 참여정부가 못한 일을 거론해 달라는 질문엔 전체 1000명 중 63.5%가 응답했으며, 그 가운데 47.6%가 경제정책 실패를 꼽았다. 긍정 평가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점수를 준 부동산정책을 대표적 실정으로 거론한 응답자도 20.9%나 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을 최대 실정으로 평가한 응답자도 11.6%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정운영 평가 부분을 전담한 지병근 아세아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참여정부 4년 성적표는 결코 나쁘지 않다.’는 청와대 주장과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외환위기’ 때보다 혹독하다.”고 풀이했다. 수출과 외환보유고, 주가지수 등 경제지표가 역대 정부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자체 평가가 민심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지 연구원은 또 상당수 응답자들이 노 대통령의 언행을 문제삼은 데 대해 “대통령의 막말로 권위가 무너졌고, 부적절하고 가벼운 언행이 사회를 화합과 통합이 아닌 갈등과 대립으로 몰고 가는 기폭제가 됐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정리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경제지표로 본 참여정부 4년 허와실

    [경제현장 읽기] 경제지표로 본 참여정부 4년 허와실

    참여정부는 늘 이렇게 말한다.“경제지표를 봐라.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2∼3%대를 유지하고 있다. 역대 어느 정권이 이같은 성과를 냈는가.”특히 김대중 정권이 물려준 ‘카드대란’과 ‘경기침체’,‘유가상승’ 등 대내외 여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잠재 수준의 성장궤도를 이뤘다고 주장한다. 복지와 균형발전에도 괄목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한다. 실제 맞는 부분도 있다. 주가는 4년간 150% 가까이 올랐고 국가신용등급도 무디스만 제외하곤 외환위기 이전으로 회복됐다. 수출은 연평균 두자릿수로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는 2002년 2.53%에서 2005년 2.99%로 선진국과 엇비슷해졌다. 미국의 랜드연구소는 우리나라를 과학선진국 그룹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여정부의 공으로 보기에는 무리다. ●수출·내수 연결안돼 체감경기 악화 25일 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수출은 참여정부 4년간 연평균 19%씩 증가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미국 등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반도체 분야 등 일부 기업의 기술개발에 힘입은 것이다. 참여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 기업들의 발목을 잡다가 지난해 말에야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 등을 내놓았다. 수출 증가를 내수로 이어지게 하지도 못했다. 정부는 2001∼2002년 가계부채의 후유증으로 돌렸다.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코스피는 592.25에서 1469.88로 급등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김대중 정권의 주가도 19.35% 오르는 데 그쳤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세와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이들 자금이 주식과 주택시장에 몰려 자산가치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시킨 잇단 부동산대책 부동산 시장에선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값은 31.8% 상승했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52.3%에 이른다.03년 2월 서울에서 아파트 4억원짜리 1채를 갖고 있었다면 지난달 말 6억원이 됐다는 뜻이다. 실물 쪽보다 높은 부동산 투기 수익률을 잡지 못해 10여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실패를 거듭했다.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풍부한데도 각종 개발정책을 남발, 막대한 보상금이 풀리게 한 것은 통화정책의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도 뒤늦게 시인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참여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개발안을 내놓으면서 땅값 상승을 부추겼고 보상금 과다지급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보상금으로 풀린 돈만 10조원이다. 정부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전환한 시점의 선진국 평균 실질성장률은 일본 3.6%, 미국 3%, 영국 2.1% 등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참여 정부는 2만달러에 진입하지도 않았는데 연평균 4.2% 성장했다고 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지난 연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제 1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3.5% 성장하는데 이머징 마켓인 한국이 4% 성장하는 것은 부족하다.”면서 “중국이나 인도보다 못하겠지만 우리보다 선진국인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에 뒤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일자리창출·양극화 해소 미흡 정부도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등에 따른 요소투입 생산성 저하로 기초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2030’ 등의 비전을 내놓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실업률 3%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청년 백수’가 늘었고 물가 안정은 환율절상(인하) 등의 효과가 컸다. 참여정부는 초기부터 양극화 해소와 소득재분배를 강조했다. 그 결과 사회복지예산은 19.9%에서 26.7%로 늘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는 양극화 개선이 미흡, 소득 5분위 배율은 7.23%에서 7.64%로 악화됐고 지니계수도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세·이전 지출에 따른 지니계수 개선율은 03년 2.7%에서 지난해 4%로 나아졌다. 나라 빚은 크게 늘었다. 물론 외환시장 안정과 금융구조조정 지원에 썼지만 국가채무가 4년 사이 114.4조원이나 증가한 것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율은 2002년 말 19.5%에서 지난해 말 33.4%로 급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4년간 두배로 늘어난 나랏빚 283조

    청와대가 참여정부 출범 4주년을 맞아 홈페이지에 올린 ‘각 분야 성적표 나쁘지 않았다’라는 보고서를 보면 온통 자화자찬 일색이다. 수출량 연간 3000억달러 돌파, 종합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외환보유고 2000억달러 초과, 보육예산 5배 증가 등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대로 ‘꿀릴 게 없다.’고 자랑할 만하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평균 4.2%의 성장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라며 성적표의 첫장을 장식했다. 하지만 각 분야 성적표에는 참여정부 들어 급격히 악화된 국가부채 통계가 빠져 있다.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참여정부 4년 성적표에는 국가채무가 133조 6000억원에서 283조 5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19.5%에서 33.4%로 높아진 것으로 돼 있다.4년 만에 무려 150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중기 재정운용 계획에서 약속한 31.9%보다 1.5%포인트 높다. 정부는 여전히 외국에 비해 낮다며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나랏빚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2005년 11월 경제 원로들로 구성된 한국선진화포럼도 10대 긴급제안을 내놓으면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으뜸 과제로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재정 건전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가채무 급증을 금융 구조조정 지원 및 환율안정 비용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정부’를 앞세운 재정의 방만한 운용에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 참여정부는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무리한 부양책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과도한 가계부채와 국가채무는 이미 부담이 되고 있다.
  • 카드 해외 사용 ‘펑펑’

    카드 해외 사용 ‘펑펑’

    내국인의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이 폭증한 반면, 외국 관광객의 국내 카드사용액은 거의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거주자의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해외사용금액은 48억 4200만달러로 전년보다 32.8% 증가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해외여행자가 급증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했다.2005년 1달러에 평균 1024.3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55.5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억 7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8년만에 9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간 3억∼4억달러씩 늘어나던 카드 해외사용액은 특히 2004년부터는 매년 10억달러가량씩 폭증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해외 사용인원도 705만 4000명으로 19.2% 늘었으며,1인당 사용금액은 686달러로 11.4% 증가했다. 이에 비해 외국 관광객의 신용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22억 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외국인 입국자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1인당 신용카드 사용금액도 407달러로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규성 총리카드 나온 이유는

    한명숙 국무총리 후임으로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전 장관의 총리기용 카드는 지역 안배와 대선을 앞둔 반(反) 한나라당 표 결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들은 “청와대는 차기 총리 후보 가운데 이 전 장관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 장관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군에 오른 이유는 크게 2가지. 우선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재경부 장관을 맡아 ‘외환위기’ 극복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호남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면서도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중립내각’ 취지에 맞는다는 뜻이다. 여권에서 외환위기 원인을 김영삼 정부 시절의 실정으로 돌린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둔 반 한나라당 표 결집을 노리는 다목적 포석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지역 안배 측면도 있다.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 가운데 충청 출신은 논산 태생인 이 전 장관과, 공주가 고향인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뿐이다. 여권에선 ‘김 부총리는 노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점이 부담일 수 있다.’고 풀이한다.‘코드인사’ 논란에 대한 우려다. 일각에선 “이 전 장관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측 인사란 점에서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나 김 부총리 등이 유력하다.”고 본다. 하지만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측은 이 전 장관에 대해 김 전 총재의 사람이라기보다 충청 몫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몸으로 때우기/이용원 수석논설위원

    흔히 쓰는 말로 몸으로 때운다는 표현이 있다.‘때우다’를 사전에서 찾으면 ‘다른 수단을 써서 어떤 일을 보충하거나 대충 해결하다.’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몸으로 때운다는 말은, 돈이 없거나 배운 게 적은 탓에 결국 몸뚱어리를 굴려 일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흥부 이야기에는, 흥부가 굶는 처자식을 보다 못해 몸으로 때워 돈벌이를 하는 대목이 나온다. 죄 지은 동네 좌수를 대신해 곤장 열대를 맞고 서른닷냥을 받기로 한 것이다. 판소리 ‘흥보가’에서 이 대목은 참으로 애절하다. 흥부가 나라빚이라도 얻으려고 호방(戶房)을 찾아가니 호방은 오히려 매품을 권한다. 착수금 닷냥을 받은 흥부는 신이 나서 떡국에 막걸리, 비지를 사먹고 호기롭게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부인에게 큰 소리를 친다, 대장부 한걸음에 서른닷냥이 생겼다고. 흥부 마누라 기가 막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굼기(구멍이) 있는 법이니 제발 매 맞으러 가지 말라.”고 매달린다. 그러나 흥부는 대장부 사내가 큰 길을 떠나는데 울긴 왜 우느냐라며 뿌리치지만, 막상 매 맞으러 병영 입구에 도착해서는 ‘벌벌벌 떨면서’ 들어가는 것이다. 고려·조선 시대에는 속전(贖錢)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나라에 지은 죄를 돈을 내고 용서받는 일이다.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을 보면 볼기 10대를 맞을 죄에 베 5필을 내는 것부터 사형은 베 200필로 대신한다는 것까지 속전의 세목(細目)이 적혀 있다. 훗날 이러한 규범이 흐트러지면서 흥부처럼 돈 많은 죄인의 매를 대신 맞는 매품이 생겨났다.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벌금을 내지 못해 감옥에서 노역으로 때운 사람이 3만 4019명이었다고 한다. 하루에 93명 꼴이다. 이는 IMF 사태(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의 1만 5139명에 견줘 2.2배 수준이다.10년전 발생한 IMF 사태를 무사히 넘겼다는 핑계로 기업인들을 특별사면한 날짜가 지난 12일이다. 그런데도 돈 없고 힘 없는 백성은 벌금을 낼 도리가 없어 노역형으로 죗값을 치르는 일이 갈수록 늘어난다. 흥부가 매품을 팔아 겨우 살아가던 시대보다 나아진 게 없는 이 현실을, 정치인들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Book Review] 모건 하우스의 힘

    뉴욕의 J P 모건과 모건 스탠리, 런던의 모건 그렌펠. 그리고 파리의 모건 에 콤파니. 대서양을 넘나들며 금융제국을 건설한 ‘모건 하우스’는 이제 세계 금융시장의 대명사가 됐다.1970년대 시작된 모건 스탠리의 광고 카피는 ‘모건 하우스’의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하나님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면 모건 스탠리에 의뢰할 것이다.”   미국 100대 기업 가운데 96개 기업이 J P 모건과 거래하고, 그나마 나머지 4개 기업 중 두 곳은 ‘고객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J P 모건으로부터 거래를 중단당했다. 경쟁이 치열한 요즘에도 고객이 직접 성지순례하듯이 은행을 찾아오도록 한다. “J P 모건의 역사를 알면 미국 금융과 경제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게 국제금융계의 통설이다.하지만 과연 금융뿐일까. 일각에서는 ‘울트라 정치파워’라는 별칭을 J P 모건에 붙였다.J P 모건은 창업주인 존 피어폰트 모건1세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그와 그의 아들인 존 피어몬트 모건2세, 그리고 은행을 구분하지 않고 J P 모건으로 불린다.IMF 외환위기 이후 J P 모건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J P 모건은 정부와 국책은행의 채권발행 주간사로 여러차례 선정됐고,1998년 4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생금융상품 사고’에 연루되기도 했다. ‘모건 하우스’의 역사를 조망하는 책 ‘금융제국 J P 모건’(론 처노 지음, 강남규 옮김, 플래닛 펴냄)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교훈을 준다. 이 책은 J P 모건이 설립된 1838년부터 1989년까지 모건 하우스의 150년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모건 하우스의 거대한 성장 속에 숨겨진 추악한 면까지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 론 처노는 1980년대 뉴욕의 명문 싱크탱크인 20세기 펀드에서 금융정책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이 책을 저술했다.일반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월스트리트에 관한 역사책을 구상하면서 모건 가문이 월스트리트의 장구한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프리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자는 모건 하우스의 역사를 ▲창업에서부터 존 피어폰트 모건 1세가 사망하기까지의 시기인 ‘귀족자본가 시대’(1838∼1913) ▲J P 모건이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국제정치 시대’(1913∼1948) ▲투자은행 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모건 스탠리를 중심으로 치열한 전장으로 변한 현대 금융시장을 그린 ‘카지노 시대’(1948∼1989)로 나눠 조망하고 있다. J P 모건은 1861년 남북전쟁 때 무기상인 듀폰과 손잡고 무기 중개업자로 나서면서 큰 돈을 벌었다. 전쟁 특수로 세계적인 금융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다진 J P 모건은 철도와 통신사업에 뛰어들면서 몸집을 불려나갔다.1913년까지 J P 모건은 사실상 미국의 중앙은행이나 다름없었다. ‘국제정치 시대’에 J P 모건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깊숙이 개입했으며, 모건 하우스의 파트너들은 국제정치의 뒷무대에서 은밀한 작업을 수행했다.‘카지노 시대’에 모건 하우스는 인수합병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지만 반대급부로 ‘잔인한 포식자’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저자는 모건 하우스만큼 강력하고, 신비롭고, 막대한 부를 거머쥔 금융제국은 앞으로 결코 등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점에서 칭송과 비판을 떠나 ‘모건 하우스’ 인물들의 자취는 더 커보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1권 820쪽 3만 2000원,2권 456쪽 2만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경제 봄바람 불까

    경제 봄바람 불까

    “앞으로 갈까, 뒤로 갈까?” ‘한국 경제호’가 변곡점에 섰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북핵 타결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 부동산 가격의 안정세 등의 호재는 경기 회복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 엔저’와 대선 정국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의 암초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6자 회담 타결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감소,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 등으로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훈풍 부는 경제 경제를 누른 악재였던 북핵 문제가 해결돼 걱정거리 하나가 해소됐다.6자 회담의 타결은 외환위기 전보다 낮은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허경욱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16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6자회담 타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도 우리에게는 청신호다. 두바이유 현물가는 이달 55달러대까지 7개월 새 20% 이상 떨어졌다. 국제 구리 가격도 9개월 새 40%나 폭락했다.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5월쯤 경기 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기 상승국면에다 하반기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환율이 상승,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이 경기 부양적인 추세를 유지한다면 4.4%로 예측된 올해 경제성장률이 보다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하와 함께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성급한 기대는 금물 그러나 원고(高) 등의 악재는 여전히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12일 9년4개월만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자동차 등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크게 저하돼 미국 등지에서의 판매고가 급격히 줄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소 수석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떨어져 경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의 대외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 동력”이라면서 “실질적으로 투자 증가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확충되지 않고 있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일자리 창출이 개선되지 못해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경기 회복의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증시의 향방은?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는 ‘1·11대책’의 국회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수요억제 측면에서 금융규제가 이미 일정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담보대출이 급격히 줄어 ‘부동산발 금융위기설’이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변수는 남았다. 세종코리아의 김학권 사장은 “올해는 민간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1·11대책’의 국회통과 여부와,6월에 발표할 ‘분당급 신도시’ 등 2가지의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1·11대책’이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다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부족을 초래해 가격이 20∼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증시와 달리 우리 증시 전망은 아직 보수적이다.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 1700 안팎을 예상하던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은 회색지대로 변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책임연구원은 “최근 반도체값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고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 흐름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증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영표기자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변화 시도하는 민주노총/이동구 사회부 기자

    민주노총 새지도부의 출범에 노사정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출범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종전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새 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무모한 투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쟁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이어 지난 8일 열린 출범식에서는 민주노총이 38점짜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50억원이 목표인 비정규기금을 38%밖에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취임사 대부분은 그동안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을 외면한 채 지도부의 일방적인 정치성 투쟁으로만 노동운동을 전개해 왔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러면서 그는 “활짝 열린 산별시대에는 80만 조합원들을 주인으로 반드시 세워야 한다.”면서 “현장 조합원들이 투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노총이 한번 일어서면 세상이 ‘흔들’하는 위력을 갖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무서운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노동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힘을 다시 결집시켜 더 큰 힘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잠시나마 국민들이 민주노총에 기대했던 ‘변화된 노동운동’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이 또다시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을 이어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노동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노동계 10년 주기’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량실업’이나 1987년의 폭발적인 노동운동을 원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 새지도부가 천명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 시정도 노동 현장의 평화에서 달성될 수 있다. 그러기에 국민 대다수는 민주노총이 그동안의 정치색 짙은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을 벗고 생산 현장에 협력과 상생의 기운이 싹틀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동구 사회부 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외이사는 ‘방패막이’

    사외이사는 ‘방패막이’

    50대 기업 사외이사의 40%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어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고교 동문이거나 대주주의 대리인, 관료 출신 등이었다.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사, 채권단 임원 출신 등도 사외이사에 상당수 포함돼 있어 사외이사 자격요건과 사외이사 정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가 올해로 시행 10년째를 맞았지만 투명 경영을 위한 제도로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도 학연 등 친분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역할 또한 경영보다는 로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교동문 31명… 28% 차지 11일 서울신문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함께 50대 기업 사외이사 276명을 분석한 결과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은 109명으로 전체의 39.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고교 동문은 31명으로 28.4%를 차지했다. 대주주와 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24명이었다. 외환은행은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3명이 론스타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0명 중 재일교포 4명을 포함해 6명이 주요주주와의 관련성이 의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7명 중 2명이 주요 주주의 관계인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에는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석탄업과 강원도 관련 인사가 3명, 정부가 24%의 지분을 가진 한국전력공사에는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정부 부처 출신 4명이 각각 참여, 대주주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에 산업자원부 출신,KT에 정보통신부 출신 사외이사가 있는 등 관료 출신 중에서도 9명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 부처가 관리하는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어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회사 임원 출신인 사외이사는 17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6.1%를 차지했다. 에쓰오일은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4명이 전직 사장이거나 최대 주주인 아람코 자회사 부사장 출신이었다. 또 LG필립스LCD는 전체 사외이사 5명 중 3명이 전직 계열사나 제휴사였던 필립스의 임원이었다. ●법조출신 39명중 10명 소송대리 법무법인 소속 사외이사로 선호되는 직업군 중 하나인 법조 출신 사외이사는 39명인데, 이중 10명(25.6%)이 대주주나 기업의 법률관련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 소속으로 나타났다. 법조 출신 사외이사 4명 중 1명은 기업과 법무법인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구조조정을 겪었던 기업들은 채권단 출신 인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하이닉스는 우리·외환은행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3명,SK네트웍스는 산업·신한·외환은행 등 채권단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 5명 중 3명을 차지했다. 전경하 이두걸기자 lark3@seoul.co.kr
  • 박용성·김홍일·김현철씨 포함 434명 사면

    경제인 160명을 포함한 434명이 특별사면·복권된다. 정부는 9일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2월25일)과 외환위기 극복 10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특별사면안을 심의, 확정했다. 그러나 기업인과 정치권 인사가 사면 대상자에 대거 포함된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2일자로 단행되는 이번 사면에는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 김석원 전 쌍용양회 명예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 경제인이 대거 포함됐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강신성일 전 한나라당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등 정치인 7명도 혜택을 받게 됐다. 또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 권영해 전 안기부장, 권해옥 전 주공 사장, 김용채 전 건교부 장관, 이남기 전 공정위원장 등 공직자 37명도 사면 대상에 들어갔다. 영화배우 문성근씨, 설훈 전 민주당 의원, 이상재 전 한나라당 의원 등 16대 대선 선거사범 223명과 경인여대 학내 분규사범 7명도 특별사면됐다. 하지만 재계가 사면을 건의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회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자 측에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2002년 당 경선 과정에서 불법 자금을 받아 지난해 12월 집행유예형이 확정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대상에서 빠졌다. 이창수(42) 새사회연대 대표는 “정권 마지막 해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진행한 것일 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면이라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나이도 있으신 만큼, 안정적인 재테크가 중요합니다.15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정기예금 쪽으로 돌리고, 펀드 등은 5억원만 투자하시죠.” 지난 9일 오전 우리은행 PB(Private Banking) 센터인 서울 서초동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에 들어선 이모(58)씨 부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곳 김인응 팀장이 이들을 상담실로 안내한다. 부부 중 남편은 중견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기도 지역의 땅 보상금 5억원과 평소 갖고 있던 10억원을 합해 모두 15억원을 김 팀장에게 맡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5평 남짓한 상담실 안은 모두 따뜻한 갈색 톤의 카펫과 가구 등 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CD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도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씨는 “처음 왔지만 마치 절친한 친구 집에 온 기분”이라면서 “오늘 상담을 통해 상속, 증여, 자녀 장래 상담 등까지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고 흐뭇해했다. ●PB고객 서비스는 연중 무휴 시중 은행들의 PB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의 재산 전반에 대한 ‘토털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와인 품평회 등은 기본. 자녀 맞선 프로그램은 물론 풍수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중 24시간 무휴는 PB 서비스의 기본이다. 시중은행 PB(Private Banker)들의 일상은 극소수 ‘VVIP’ 고객들을 위해 채워져 있다. 김 팀장의 하루의 시작은 오전 6시. 이때부터 한 시간은 오롯이 독서에 할애한다. 경제학, 심리학, 문학 등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미팅을 위한 일종의 ‘기초 작업’이다. 출근 시간은 7시40분쯤. 각종 경제 기사와 주가 동향, 금융 지표 등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오전 9시에는 주요 고객들에게 그날의 중요 정보를 이메일로 발송한다. 오전 10시까지는 우수 상품이나 자산 운용방안 등 그날의 미팅을 위한 자료를 정리한다. 일과 시간에는 본격적인 고객과의 미팅이 시작된다. 김 팀장이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평균 5명. 그가 관리하는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고객 70여명은 한 달에 한 번은 그를 찾는다. 고객의 대다수는 기업 총수나 변호사, 의사 등 몸이 두 개는 필요한 직업을 갖고 있다.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을 마치고 나면 오후 9시를 넘기기 일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주식 시장과 글로벌섹터 등의 정보를 체크한 뒤 오후 10시에야 퇴근한다. 김 팀장은 주말에는 기업체 등 외부 강연에 주로 시간을 쏟는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얼마 전 강연에서도 의사 5명을 새 고객으로 맞았다. 그렇지만 그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On’ 상태다. 주말에도 상담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PB는 성실성과 정직성, 전문성을 모두 갖춰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1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만 5명이 넘는다.”고 했다. ●골프와 와인, 미술 등은 필수 골프와 와인은 PB들의 필수 취미.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넘어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취향도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남WM센터 이만수 부장은 PB계에 처음 와인 마케팅을 도입했다. 지난 2003년 처음 PB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동호회를 만든 뒤, 이를 영업에 적용했다.PB들의 상당수는 포도주를 관리·추천하는 소믈리에 교육 코스를 밟는다.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세미나를 통해 평균 이상의 ‘내공’을 쌓고 있다. 이 부장은 50여명의 고객 자산 2100억여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부장은 “2000년대 들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신흥 부자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을 하면서 와인이나 미술 등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에게 상류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에티켓과 창의적인 투자를 도울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레슨 프로골퍼 출신인 박경호씨를 골프 컨설턴트로 영입했다. 박씨는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 2차례 필드 레슨을 갖고, 고객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골프 교실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인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최우수 고객 120여명을 초청, 프로 골퍼들과 라운딩을 주선하기도 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 신갈의 하나은행 연수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간 10회 정도 서양 고전음악 중심의 ‘하나빌 숲속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4년 갤러리 뱅크를 처음 선보인 국민은행은 기존의 전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미술 동호회 구성과 아트 투어를 유도,PB 고객과의 ‘스킨십’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풍수지리 서비스도 PB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VVIP 혼사까지 PB 몫 PB마케팅은 사적인 영역에도 침투하고 있다. 고객의 자녀 혼사는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 하나은행은 정기적으로 VVIP 고객 미혼 자녀들의 맞선 행사를 열고, 고객 자녀들의 커뮤니티 모임도 주선하고 있다. 상류계층 형성을 유도하면서 현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미래의 고객까지 창출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결혼정보회사 출신인 김희경 커플매니저를 PB고객부 커플매니징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팀장이 지금까지 주선한 고객 자녀는 모두 10쌍. 한 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고객자녀 초청 미팅파티도 일년에 두번씩 열고 있다. 김 팀장은 “한번 소개하면 99%가 만나겠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결혼은 자산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커플매칭 프로그램이 고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고객 어떤 대우받나 세계적인 투자기관 메릴린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5억원 이상 고액 예금계좌는 약 8만여개. 총액은 260조원이 넘는다. 그해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예금의 32%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PB 마케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PB 마케팅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90년대 초반.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이 채 안 됐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교보타워 김인응 팀장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실적배당 상품이 도입되고 해외시장 분석이 시작되면서 PB 마케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VIP 마케팅은 있었다. 그러나 명절 때 선물을 돌리며 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PB 마케팅은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PB 센터를 일반 영업점과 따로 두고 전문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고급 빌딩의 고층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특징. 상당수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PB 센터에서 북적대는 은행 지점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발소리도 들릴 만큼 한적하다. 고객들의 상담 시간이나 횟수는 무제한이다. 고액의 투자나 세금, 이민 문제 등이 걸려 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전담 PB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할 수 있다. 출장 상담은 기본.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상속·증여, 세무 문제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본점 차원에서 직접 고객을 찾아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들이 본 한국 부자 유형 시중은행 PB들이 꼽는 한국의 부자는 상속부유층과 자수성가형, 그리고 벼락부자형 등 세 부류다. 상속부유층은 대대에 걸쳐 상당한 부를 유지한 케이스라 부에 대한 관리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상당수가 특정 예술 분야에 고급 취미를 갖고 있다. 소위 ‘돈 있는 티’도 잘 내지 않는 편. 표시 안 나는 명품을 선호한다. 다만 자식 교육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는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한다. 자수성가형은 벤처사업가들이 많다. 연령도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 그러다 보니 돈 쓰는 행태도 공격적이다. 억대의 외제 고가 승용차나 명품을 ‘가볍게’ 구입한다. 그런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좋아한다. 벼락부자형은 보상받은 땅값으로 ‘인생’이 달라진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제때 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들은 이들에 대해서는 현금, 카드 등 각종 지출까지도 관리해주곤 한다. 조언을 잘 따르면 ‘업그레이드’되고, 과소비의 욕망에 굴복하면 부가 오래가지 못한다. 주위의 질시를 못 이겨 이민을 가는 경우도 상당수다.PB들이 기피하는 케이스다. 부자들의 직업별 특성도 다양하다. 먼저 기업가는 머릿속이 온통 ‘사업’으로 가득 차 있다.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도 ‘와인 도매 쪽에 투자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간다.‘이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도 특징. 한 시중은행 PB는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성을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사 등 의료인 출신 부자의 관심은 ‘돈’이 90% 이상이다. 이들은 혼자 자영업 형태로 병원을 꾸려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독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 보니 부동산을 많이 사들이면서 의외로 땅부자들이 많다. 한국전쟁 이전 부자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요즘은 젊은 임대사업자 부자도 많다. 이들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특징. 비교적 한가하다 보니 아이디어나 시장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뜻’을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1·11 부동산대책은 미완성의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보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7개 항목의 원가공개는 허점 투성이다. 서울대 김용창 교수는 “사실상 공개가 아니다.”면서 “폭리구조가 드러나도록 정보를 공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으로는 원가를 공개해도 검증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 ‘미완의 정책’ 한계 및 대안 세종대 부동산경영학과 변창흠 교수도 “핵심은 비교와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인데, 공개를 해도 그 가격이 비싼 건지, 싼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이 업계에 자율성을 주는 선에서 절충돼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공개를 하더라도 대형건설사는 느긋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검증 불가한 원가공개 1·11대책에 따라 민간이 공개하게 되는 7개 항목은 공공기관이 공개하는 61개 항목을 7개의 광주리에 담아놓는 식이다. 까닭에 공개 내역이 두루뭉술해지는 데다, 공공과 민간이 다른 기준으로 원가를 공개하는 탓에 비교·검증이 불가능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국장은 “감리자 모집 단계에서 이미 민간의 58개 항목별 공사비가 공개되는 마당에 구체적 공개를 피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말 원가공개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에까지 확대한 원가공개 내역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이다. 전면공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불명확한 공개기준 항목별로 살펴보면 택지비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1·11대책에서는 감정평가액을 택지원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가로는 택지비에 포함된 거품을 걷어낼 수 없고, 투명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순철 국장은 “감정가는 주변시세가 반영된 가격”이라며 “민원처리비, 리스크(위험) 비용 등에다 미래가치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매입원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감정가는 토지 매입비보다 높기 마련이어서 원가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10년 전 평당 10만원에 사뒀던 땅이 평당 100만원으로 올랐을 경우 감정가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된다. 원가는 10배로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감정가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변창흠 교수는 “감정가는 감정평가사의 시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데, 문제는 사업주가 감평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입김이 반영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가 원하는 대로 감정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토지 감정 비리 사건은 이같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둘째로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기본형건축비의 문제도 지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이석우 조사부장은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원가가 뻥튀기 되는데, 땅 파는 토공사에 실제 40억원이 든다면 200억원이 들었다고 원가를 매기는 식”이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는 100% 다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부 공정에서도 이렇게 부풀리기가 만연되고 있는데, 수십개나 되는 공사 항목을 큰 묶음으로 모으게 되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로 가산비 내용도 불분명하다. 가산비는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 아파트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비용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호화롭게 짓는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산비도 부풀릴 수 있다. 브랜드 가치 차이를 누가 검증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심사위 활동이 관건 결국 1·11 대책의 성공 여부는 이런 허점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교수는 “원가 공개 내역을 검증할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자체별로 구성하는 심사위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허실을 가려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창 교수는 “단순히 분양원가를 검증만 한다는 건지, 분양승인도 거부하는 효력까지 부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정부 정책의 불분명한 점을 지적했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1·11대책의 허점은 많지만 그래도 기본형건축비를 크게 낮추면 원가의 거품을 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형건축비 재조정을 촉구했다. 현행 기본형건축비는 중소형 기준 344만원으로 터무니없이 높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또 원가인하에 따른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 “감리가 바로 서면 해결된다.”고 했다. 감리회사가 건설사의 하수인 비슷하게 돼 있는 현행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감정가에 대해서 우리은행 이성규 부부장은 “택지를 매입했던 시점의 감정가냐, 아니면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금융비용이 포함된 감정가냐에 따라 그 차이가 엄청나다.”면서 “현재로선 기준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성을 위해 감정평가사 선정 과정도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동산시장 기상도 1·11 부동산 대책에 이어 1·31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집값이 잡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을 할지, 경착륙을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뜸하고,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시장 급랭기류가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상승 가능성이 항상 잠재해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상반기는 분양가 및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하반기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면서 “투기 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대책도 별 게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곧바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를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 정책 등으로 광풍은 잦아들 것”이라면서도 “연말 대통령선거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거래 급감 현상은 곧 해결되겠지만,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설이 지나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거래의 절대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강세로 전환되더라도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한 1·31대책으로 장기적으로 중소형의 가격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내용이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중소형의 시장가격이 훨씬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준비수요는 늘어나겠지만, 당장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거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민영아파트 건축이 줄게 되는데, 그러면 어차피 집을 한 채 사는 입장에서 더 좋고 큰 아파트를 찾게 된다.”면서 “30평 이상 중대형 평형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5∼6월쯤 가격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되짚어 본 부동산정책 정부의 아파트 분양가격 정책은 경제사정과 맞물려 규제와 자율화를 되풀이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8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1963년 공영주택법에서 공영주택의 입주금과 임대료를 건설원가에 연계해 결정하도록 하면서 정부의 가격통제가 시작됐다.1973년에는 가격통제 대상이 민영주택으로 확대됐다. 1977년에는 주택규모나 공영·민영에 관계없이 정부가 획일적으로 가격을 정해주는 강력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다. 국민들이 분양대금을 미리 내는 선분양 제도를 일반화시켜 집값을 확실한 정부 통제 하에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1989년에 원가연동제로 완화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는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18평 이하 소형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에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선분양으로 인해 파생된 모든 규제를 철폐했다면 당연히 후분양으로 선회해야 했다.”고 지적한다.‘선분양-상한제’,‘후분양-가격자율화’가 시장원리에 맞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는 그동안 선분양에다 분양가 자율화는 물론 국가가 강제로 수용한 택지를 헐값에 민간업체에 넘기고, 분양가를 부풀려 신청해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인해 줬으며, 미분양 대책까지 세워줬다.”면서 “공급자가 리스크(위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82년부터 18년간 대형 건설업체에 몸담았던 부동산 전문가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존 아파트의 가격까지 끌어 올리자 참여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2005년 3월에 공공택지의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원가연동방식의 상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가 이번에 민영아파트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겼던 분양가격을 정부의 통제에 두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놓고 “건설업체의 폭리를 합법화시킨 ‘무늬만 원가공개’”라고 비난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통제받는 제품이 어디 있느냐.”며 반(反)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발한다.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중소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11 대책 발표 직후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반발했다. 대형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도 “민간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입법화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부동산 정책’ 이런 점은 걱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칫 건설경기 위축과 아파트 공급 축소, 부실시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1·1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 결국 건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이 축소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익이 적어지면 값싼 건설자재를 쓸 수밖에 없어 아파트의 품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평균 105.9%에 이르지만 수도권은 90%대에 머물러 주택수요가 여전히 많다.”면서 “원가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이 줄어들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는 기업의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적재적소의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는 대기수요가 너무 많은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신도시 계획과 공공주택 확대 계획은 몇년 내에 이뤄지기 어려워 결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원가공개로 일단 분양가는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사업을 발주하는 시행사들의 이익이 불투명해지면 개발을 추진하려는 시행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값싼 중국산 자재를 쓰고 비숙련공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원가를 맞출 수 있고, 결국 아파트 품질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현재의 주택수요 중에는 투기적 가수요가 많다.”면서 “부동산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짓기만 하면 ‘대박’이 터지는 저위험 고수익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에 1000개도 안 되던 건설사가 1만 3000개로 급증한 사실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건설업계의 폭리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소비자가 공개된 원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지 못하게 한 것과, 강제수용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개발에 민간업체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오히려 민간업체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의 주장이 일방적인 하소연과 으름장만은 아닌 듯하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도 “공급위축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파트 공급위축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간 가격깎기 경쟁이 빚어질 수도 있고, 이는 공급을 늦추고 결국은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은 “부동산에 거품이 없다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발언은 집값 거품붕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경제정책 당국의 바람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원가공개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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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목에 꽃을 피우다

    폐목에 꽃을 피우다

    “취미가 직업이 됐으니 정말 행복합니다.” 서울 노원구에서 ‘나무 마술사’로 불리는 노원구립 노원 목공예센터 하종연(55) 소장의 이야기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인 7일 오후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노원 목공예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저 나무로 무엇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하 소장이 공예센터 마당에 버려진 듯 놓여 있는 작은 나무뿌리를 가리키며 던진 말이다.“글쎄요….” 기자가 머뭇거리자 그는 “오리로 만들지 강아지로 만들지 생각 중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손을 거치면 나무는 의자가 되고 뿌리는 용의 머리가 된다. 버려진 나무는 새 생명을 받아 부활한다. 늘그막에 나무에서 삶의 보람을 찾았지만 그의 삶은 그의 이마에 난 주름만큼이나 굴곡이 많았다. 그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굴지의 건설업체 직원이었다. 경북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3년 현대건설 중기부에 입사해 20여년간 국내외 건설현장을 누볐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1995년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와 창업을 하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1∼2년은 잘나갔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IMF)가 닥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2억여원의 빚만 떠안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래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생각에 가족과 주변의 도움으로 또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1억 5000만원의 빚만 떠안은 채 사글셋방으로 나앉았다. 화병이 나 산과 들을 찾았다. 그때 주로 찾은 산이 우면산. 산은 그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베어 낸 나무가 방치된 것을 보고 활용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서초구가 상용직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구청을 찾아가 버려진 나무의 재활용 방안을 제시해 서초구청 목공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남달랐던 손재주가 발휘된다. 그는 놀이시설이 없던 초등학교 시절 고향 합천에서 친구들의 팽이, 눈썰매, 활 등을 도맡아 만들어 줬다. 현대건설 시절 취미삼아 목공부에서 어깨너머로 10여년 동안 기술을 배운 것도 보탬이 됐다. 그는 폐목으로 벤치 등을 만들어 버스정류장 등에 무료로 제공했다. 반응이 좋았다. 그 과정에서 일을 배우기 위해 대목장을 찾아다니고, 목공 관련 책도 읽었다. 의자를 만들던 수준에서 목공예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 소장은 지난해 5월 노원구로 옮겨왔다.7월에는 손수 불암산 밑에 터를 닦고 목공예센터를 열었다. 수락산과 불암산 등에서 나오는 폐목 등으로 중계동 화인아파트 단지에 무료로 정자를 만들어 제공했다. 나무 의자와 벤치 공예품 등 200여품목을 만들어 노원구청과 어린이집 등에 주었다. 요즘 그의 희망은 목공예센터에서 어린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여는 것이다. 노원구는 오는 5월 목공예센터에서 만든 작품들을 모아 시청 앞 광장에서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다. 하 소장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좋겠다.”는 말에 뭐라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는지 “‘완전히’ 만족합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소장으로 불리지만 아직 노원구청 정식 직원이 아니다. 이노근 구청장은 최근 그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노원 목공예센터는 산림간벌 등에서 나오는 폐목을 재활용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폐목 처리비용만 연간 3000여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목공예센터가 다른 구청의 폐목을 돈을 받고 처리해 준다. 또 폐목으로 구청의 벤치나 의자, 책꽂이 등 200여품목,8000만원 상당의 목공예품을 만들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관치금융 대표주자의 금의환향” 기수파괴 예고… 과천 엑소더스?

    김석동 신임 재정경제부 1차관만큼 다양한 별명을 가진 관료도 드물다. 각종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현장에서 실무를 지휘해서 생긴 ‘대책반장’은 아예 꼬리표가 됐다. 외환위기 때에는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놓고 숙식을 하며 환율 방어에 나서 ‘외환사령관’으로 통했다. 이런 별명들은 주로 그를 좋게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그 스스로도 비밀유지 때문에 호텔에서 일한 날짜만 따져도 족히 1년은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반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2003년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에 있으면서 ‘4·3 카드대책’을 내놓을 때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관치금융의 바통을 잇는 ‘마지막 모피아(옛 재무부의 모프에 마피아를 빗댄 말)’의 부활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탁월한 순발력과 화술로 언론 플레이에도 능하지만 오히려 지나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번에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르다.‘행시 23회’의 재경부 1차관은 관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도 23회 차관이 나왔지만 경제부처 수석 차관이라는 점에서, 또한 다른 부처에 비해 재경부의 승진 기수가 늦었다는 점에서는 파격이다. 지난해 차관급인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갈 때에도 ‘고속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렇게 빠른 시일내에 ‘금의환향’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김 차관의 기용은 관가에서 ‘세대교체’와 ‘기수파괴’를 예고한다. 물론 김 차관이 53년생으로 동기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기수로 따지면 재경부에선 한참 밀린다. 권오규 부총리의 요청으로 유임된 진동수 2차관만 해도 17회이다. 박병원 전 1차관 역시 17회로 행시기수로 김 차관은 6단계를 건너 뛴 셈이다. 현재 재경부 1급은 행시 19∼22회, 보직국장들은 20∼23회가 대부분이다.23회 동기 가운데 재경부에선 1급이 없고 김교식 홍보관리관, 조원동 경제정책국장, 노대래 정책조정국장, 임승태 금융정책국장, 권혁세 재산소비세제국장 등이 전부이다. 따라서 채수열 국세심판원장(17회), 유재한 정책홍보관리실장(20회), 조성익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20회) 등이 지난 7일 사표를 낸 것처럼 고참급의 ‘과천 엑소더스’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재경부내 과장급 이하 실무진들은 김 차관에 호의적이다. 보고할 때 형식을 갖추지 않고 격의없이 대화하며 업무이해가 빠른데다 장기적으로도 인사적체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김 차관은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김 신임 차관 약력 ▲재정경제원 금융부동산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부동산반장 ▲재경원 외화자금과장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금감위 조정총괄담당관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재정경제부 차관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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