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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국악과 가요를 넘나들며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시대의 소리꾼 장사익. 그는 40대 중반에 늦깎이로 노래를 시작해, 사람 사는 냄새가 짙게 배어 있는 목소리로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한국적인 혼과 정서를 담은 ‘이 시대의 진정한 소리꾼’ 장사익의 음악 인생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폭동과 시위가 계속되는 태국에 여성시위진압대가 생겼다. 시위 여성과 아이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남성 진압경찰이 여성시위대를 접촉하면 더 큰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시위진압대의 주 임무는 협상이지만, 남성들에게 불가피하게 무력을 써야 할 때가 있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직장생활의 꿈을 접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룬 여성 이계은씨.4년 전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단체에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지금 이웃에 있는 초안산에서 자연 생태계를 시민들에게 설명해주는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시민활동으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그녀만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프랜차이즈 사장이 잠적해 재료 공급을 받지 못하자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여 장사를 계속한 가맹점주들.6개월 뒤 돌아온 사장에게 브랜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까? 땅값이 오르면 차익의 반을 주겠다는 형의 말에 계약서 없이 2억원을 빌려준 동생. 동생은 오른 땅값에 대한 자신의 몫을 받을 수 있을까? ●내 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윤섭은 술이 취해 은주를 찾아간다. 그 자리에서 윤섭은 은주에게 자신이 경화의 재혼상대였다는 사실을 밝힌다. 윤섭은 자신이 벌을 받은 것이라며 자책한다. 얼마후 윤섭은 정자를 만나 어떻게 자신과 어머니를 속일 수 있느냐고 화를 내지만 정자는 윤섭도 은주가 있지 않았냐면서 일을 덮으려고 한다. ●시사기획 ‘쌈’(KBS1 오후 11시30분) 노인들의 자살은 1997년 외환위기,2002∼2003년 경제악화와 양극화라는 두 차례 격동기를 거치며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을 만큼 20년 사이에 5배,10년 사이 4배나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자살했거나, 자살 위기에 처한 노인들의 사례로 자살 충동을 느끼는 노인들의 생각을 정리한다.
  • ELD 가입자 증시 활황에 ‘울상’

    ELD 가입자 증시 활황에 ‘울상’

    시중은행 지수연동예금(ELD)에 가입한 일부 고객들이 예상에 못 미치는 수익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수가 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최근 증시 활황에 따라 지수가 과도하게 오르면서 수익률이 아예 5% 안쪽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이 예상되면 수익률 제한을 두는 ‘녹아웃’ 상품 대신 일반 펀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의 8개 지수연동예금이 녹아웃에 걸려 수익률이 확정됐다. 지수연동예금은 말 그대로 코스피200 등 각종 증시 지수와 연계된 상품. 그러나 고객들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와 같은 증시 폭락기 때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상품이 녹아웃 옵션 지수연동예금이다. 수익률이 일정기준 이상 오르거나 떨어지면 수익률이 연 0∼5% 사이로 고정된다. 보통 30%가 상한·하한선이다.30%를 넘기면 덜 오르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수익률이 확정돼도 설정기간 동안 돈을 찾을 수도 없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 판매한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6-8호’와 ‘6-10호’는 최근 녹아웃 규정에 걸렸다. 판매 당시 코스피200지수는 160선. 최근 지수가 30% 이상 오른 210을 넘기면서 수익률이 0%로 확정됐다. 둘다 정기예금 복합상품이라 3%의 최종 수익은 건졌지만 최고수익률 18%는 물거품이 됐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판매한 ‘E-Champ 15호 코스피 200연계’ 등 5개 상품도 최근 녹아웃에 걸려 수익률이 5.0∼7.5%로 확정됐다. 원래 최고 기대수익률 16.5%의 3분의1 수준이다. 신한은행 파워인덱스코스피200 상승형1호도 녹아웃 대상이 되면서 5.5%로 수익률이 정해졌다. 지수연동예금 상품에서 녹아웃이 속출하는 것은 주가지수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 더구나 현재와 같은 지수상승기가 계속되면 녹아웃 대상 상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 녹아웃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고, 최근처럼 지수가 최고점을 앞두고 있다고 판단되면 녹아웃이 설정된 상품을 구매하는 게 고객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 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과정에서 낙농제품과 일부 농산물은 예상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30개 민감품목을 제외한 분유, 치즈 등 낙농제품과 닭고기, 오이, 양배추 등 기타 농축산물은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상품분야의 양자 세이프가드를 적용받게 돼 발동 횟수가 1번으로 제한된다. 일단 발동한 뒤에는 수입이 급증하더라도 추가적인 발동을 할 수 없어 국내 산업의 피해를 막을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쇠고기의 경우 현행 40%의 관세가 15년내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세이프가드 발동기준은 발효 첫 해 27만t을 시작으로 해마다 6000t씩 늘어난다. 그러나 연평균 쇠고기 소비량이 35만t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삼겹살, 갈비, 목살 등 일부 품목으로만 세이프가드 적용이 한정된다. 오렌지는 감귤 출하기인 9∼2월에는 현행관세 50%를 유지한다는 예외조항을 인정받아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다만 무관세 쿼터를 2500t부터 시작해 매년 3%씩 늘린다. 관세율할당(TRQ) 물량 배정 방식의 경우 보리, 인삼, 녹두, 메밀. 고구마 등 18개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쿼터를 주고 선착순 방식만 도입한다. 국영무역은 금지된다.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 위생검역위원회(SPS)도 설치한다. 쇠고기 검역 기준 완화와 유전자조작식품(GMO) 인증제도 변경 등 미국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산품·섬유 공산품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위스키’와 ‘소주’다. 한국과 미국은 특산품의 트레이드 마크를 상호 인정하고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를, 우리나라는 안동 소주와 경주 법주를 각각 내세웠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위스키 제품에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버번 위스키나 테네시 위스키라는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미국도 한국 교민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안동소주나 경주법주라는 이름으로 술을 팔 수 없다. 섬유 분야에서는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제공키로 한 ‘경영 정보’의 세부 항목이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경영진 명단과 근로자수, 기계대수 등은 물론 기계 가동시간, 제품 명세, 생산 능력, 납품기업 명단, 미국 바이어 연락처까지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 사전 예고없이 현장 실사를 원할 경우 이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사 기준과 관련해서는 레이온, 리오셀, 아크릴의 투입재에 대해서는 예외 인정을 따냈다. 공급이 부족한 원료의 역외(域外)조달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섬유쪽에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범위 안에서 섬유 의류 상품의 추가적 양허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대신 그만큼의 추가 양보를 통해 보상하라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섬유 세이프가드 남발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자동차 자동차 부문에서는 특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과 원산지 적용 규정이 관심을 끈다.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적잖이 줄게 됐다. 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본차·유럽차의 무관세 수입이 늘어난다. 특소세율의 경우 차량가격을 기준으로 ▲800㏄ 이하 면제 ▲800∼2000㏄ 5% ▲2000㏄ 초과 10%인 현행 3단계 세율이 ▲1000㏄ 이하 면제 ▲1000㏄ 초과 5%의 2단계로 축소된다.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는 현행 ▲800㏄ 이하 1㏄당 80원 ▲800∼1000㏄ 100원 등 5단계에서 ▲1000㏄ 이하 80원 ▲1000∼1600㏄ 140원 ▲1600㏄ 이상 200원으로 바뀐다. 정부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 앞으로 이 두가지 세금 외에는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를 새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요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차량 구매자들의 자동차공채(지하철·지역개발 채권) 매입 부담도 더 늘어나지 않는다. 자동차 원산지 판정비율은 ‘순원가법’(순원가에서 역내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과 ‘집적법’(인도가격에서 〃)을 적용할 때에는 35%,‘공제법’(인도가격에서 역외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을 적용할 때에는 55%로 결정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의약품 한·미 FTA 협정문은 의약분야에서 원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윤리적 영업관행’을 강조했다.‘신약의 가치인정’과 관련해선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25일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비윤리적 영업행위를 처벌하기로 명시했다.‘적절한 벌칙과 절차를 채택하거나 유지한다.’고 밝혀 앞으로 리베이트 제공 등에 대한 벌칙이 철저히 지켜질 전망이다. 아울러 ‘약가협상 과정에서 특허약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하기로 합의한다.’는 부분이 주목받고 있다.‘적절히’란 문구를 양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향후 약가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규제당국은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결정할 때, 그 결정이 이른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에 기초해서 이뤄지도록 보장한다.’는 부분도 지적받는다. 우리측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이 내포하는 의미를 ‘외국 특허약의 가격을 사실상 선진국 평균약값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이 요구하던 ‘신약의 최저가격 보장’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의약품 분야의 최대 성과로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에 따른 특허권 소송이 남발할 것으로 보고 제약업계와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융 외환위기와 같은 긴급한 시기에 해외로의 송금을 1년간 금지하는 ‘단기 세이프가드’를 도입한다. 하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산을 몰수할 수 없고 이중이나 다중의 환율제도도 적용하지 못한다. 또한 미국의 상업적·경제적·재정상의 이익에 불필요한 손해를 피하도록 명시한다. 다만 경상거래나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이나 송금에는 단기 세이프가드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경간 금융서비스 거래를 허용하되 해상운송보험과 재보험, 보험 컨설팅·계리·손해사정 등의 기업관련 보험서비스와 일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자문으로 국한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서비스를 허락한 뒤에는 다시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신금융서비스를 인가하면 미국 금융기관에도 똑같이 허용하되 국내 건전성 규제 등을 적용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특별대우를 인정하고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금융기관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농협, 수협 중앙회의 최고 및 차상급 경영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격을 한정한다.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금융기관으로서 규제되지 않는 정부기관임을 인정하되 금융감독위원회에 재무제표와 결산서류 등의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금감위는 검토 의견을 내도록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지재권 저작권 분야에서 새로 밝혀진 내용은 대부분 정책집행 및 처벌과 관련돼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책추진과 처벌규정 강화 등 미국측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으로 드러났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영화관에서 비디오카메라 등을 이용해 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 촬영시도 행위까지도 ‘미수범’으로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불법복제 DVD를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미국측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국은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몰수를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상표권 침해에 대해서만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었다. 양측은 또 대학가의 서적 불법복제, 배포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협정 발효 6개월내에 복사업소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적법저작물 사용 캠페인 등을 벌이기로 했다. 세관에 저작권 침해우려 물품이 수입신고될 경우, 직권으로 통관을 보류하고 권리자에게 통보될 수 있도록 관련 저작권을 세관에 등록하는 ‘저작권 침해물품 세관 신고제도’도 새로 도입키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침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권리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통신·전자상거래 통신분야에서 두 나라는 정부의 기술표준정책 추진권한을 인정했다. 이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와 같은 기술표준을 정부가 중심에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무선분야에선 범위를 효율적 주파수 활용, 글로벌 로밍보장, 법 집행 등으로 제한했다.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상대국 사업자에게 상호접속·전용회선·전주·관로·도관의 이용 등에서 차별없이 제공해야 한다. 다만 양국 무선분야의 지배적 사업자는 예외지만 SK텔레콤은 상호접속 의무를 갖는다. 또 지배적 사업자가 독점력을 통해 얻은 초과이윤을 다른 통신시장의 자회사나 계열사 등에 보조하는 ‘교차보조 행위’는 금지됐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무관세 관행을 유지했다. 또 CD 등의 전달매체에 담긴 오프라인 디지털 콘텐츠 제품도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정분야에선 국제특송 시장이 개방됐다. 무역관련 서류에 한정됐던 국제특송은 국제서류까지 확대됐다. 또 부속서한에는 “우편법 또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민간 배달 서비스의 범위를 증대하기 위해 우정당국의 독점에 대한 예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속서는 구속력이 없는 선언적 문서”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노동·환경 노동분야는 협정문의 공개자체보다는 재협상 요구 등 앞으로의 변수가 더 주목된다. 노동분야의 핵심인 ILO기준 재확인, 자국 노동법 인정, 위반국에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을 부과하는 분쟁해결 절차 등은 당초 알려진 대로 변경은 없었다. 다만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동분야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개성공단이 특별지역으로 인정될 수 있는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일정 등과 함께 노동·환경분야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측의 재협상 요구가 거세질 경우 예상되는 분쟁해결 절차 변경 등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책 마련도 관심이다. 환경 분야는 그동안 밝혀진 내용 외에 특별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미국측이 추가 협상을 내걸어 야생 동식물 거래 금지 등 국제적인 보호 협약을 각자 법률로 제정하고 강화된 환경 보호 의무를 지도록 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법을 지키지 않아 원가를 절감하고 많은 이윤을 남기게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환경보호 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환경법의 효과적 집행의무는 선언적 법률이고, 우리나라는 이미 환경관련 주요 국제협약에 가입, 실천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류찬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금융세이프가드 발동기간 1년이내로

    금융세이프가드 발동기간 1년이내로

    미국은 중국산 섬유의 우회 수출이 적발되면 우리측에 제공한 직물·의류의 관세특혜물량(TPL·각 1억SME(㎡에 해당))에서 적발된 우회수출물량의 세배까지 줄일 수 있다. 한·미는 외환위기 등 긴급한 시기에 자금의 대외거래나 송금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금융 단기세이프가드’의 발동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했다. 합의 내용 이외에 앞으로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자동차 세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섬유의 우회수출을 막기 위해 근로자 수 등 정보를 협정 발효 1년내 제공하고 원산지 검증을 위한 예고없는 사전 현장실사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25일 오전 10시부터 한·미 FTA의 국·영문 협정문과 부속서, 부속서한 등 2700쪽 분량의 자료를 일제히 공개했다. 전문은 외교부와 재경부, 농림부, 산자부,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핑,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등 7곳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한·미 FTA 협정문 전문의 공개로 국회와 시민단체들의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찬반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종본은 아니고 6월30일 최종 서명전까지 법률 검토와 문구 수정 등을 통해 일부 문안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해 추가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수석대표는 특히 일반세이프가드의 발동횟수를 1회로 제한한 것과 관련,“쇠고기 등 농산물 30개 품목에 적용되는 특별세이프가드는 발동횟수에 제한이 없다.”면서 “일반세이프가드의 발동횟수를 제한한 것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개된 한·미 FTA 협정문 등에 따르면 양국은 조세가 투자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수용에 해당될 경우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고액 개인 과외가 더 큰 문제”

    학원 강사로 10년째 일하고 있는 김모(38)씨. 친구들과의 만남을 끊은 지 몇년 됐다.2000년 들어서 사교육비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만나기만 하면 친구들이 각종 비용을 자기가 내야 하는 것처럼 굴었다. 소규모(5인 이하) 그룹과외로 개인별 맞춤 지도를 해줘야 하고 교재연구 등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도 잡다한 일은 늘 자기 몫이다. 행여 ‘못 가르친다.’,‘애들한테 잘 못한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학생들이 뚝뚝 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심하다. 소득세도 매년 꼬박꼬박 내는데 세금 한푼 안 낸다고들 할 때는 설명하기도 귀찮다. 강사들은 연소득이 2500만원 이상인 경우 총급여의 3.3%를 세금으로 낸다. 서울보습학원연합회 최해윤 사무국장은 “더 큰 문제는 고액 개인 과외”라고 지적했다. 개인 과외는 수강료는 물론 강사 자격에 대한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 학원 강사 기준은 2003년 규제개혁위원회에 의해 종합대학(4년제) 졸업자에서 초급대학(2년제) 졸업자로 낮춰졌다. 최 국장은 오는 9월23일 수강료 표시제를 도입하기 전에 수강료가 현실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3월 사교육대책을 발표하면서 수강료 표시제, 과다 인상의 경우 조정명령 시행 등을 도입키로 했다. 서울 목동, 대치동 등 학원밀집지역은 임대료가 상승, 학원 매출액의 반을 임대료로 내는 경우도 있다. 외환위기 직후 3∼4년간 수강료가 동결됐기 때문에 교육청이 고시한 수강료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업료가 싸면 개개인에 대한 고려는 하기 힘든데 이를 학원가에서는 ‘막단과’라 부른다. 학부모들은 수강료를 더 내더라도 소그룹 과외를 원한다. 소그룹 과외가 선호되다 보니 강사 수요도 급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원강사를 2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지난 15일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제도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권역별로 목표기금을 정하고 회사별로 다른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안이다. 보험업계는 큰 틀에는 찬성하지만 보험업계가 부담하는 기금이 너무 많다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평가등급 공개땐 보험사 부실 가능성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증권, 보험, 상호저축은행 등이 은행과 같이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게 됐다. 보험료율은 은행 0.05%, 보험 0.15%, 증권 0.1%였다.2년 뒤인 2000년 보험료율이 인상돼 은행 0.1%, 보험 0.3%, 증권 0.2%가 됐다. 보험이 은행의 3배다. 보호한도는 모든 금융권이 1인당 5000만원까지다. 이를 각 금융권에 적용하면 보험대상 예금 중 은행이 73.7%(2004년 기준), 보험이 18.8%, 증권이 2.4% 등을 차지한다. 납부된 예금보험료는 은행 52.1%, 보험 35.8%, 증권 3.5% 등이다. 손해보험협회 김치중 전무는 “은행이 내야 할 보험료 상당 부분을 보험이 대신 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보가 내놓은 안은 은행·증권은 0.1%, 생명보험은 0.2%, 손해보험은 0.25%를 적용하는 것이다. 회사의 재무구조 등을 감안해 차등 요율제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보험업계는 목표기금이 너무 많고, 차등요율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또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한 나라 중 보험에 대해 차등요율제를 적용하는 나라는 없다. 중개조직(설계사)이 있어 평가등급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고, 공개될 경우 보험사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보도 평가등급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공개될 경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지원금 보험보다 5배 많아 예금보험금은 금융권역별로 얼마나 썼을까. 서울보증보험이 변수다. 정부는 1998년 7월부터 서울보증보험을 임시로 예금보험공사에 가입시켜 10조원 이상을 지원한 뒤 2000년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외시켰다. 보증보험은 전문성이 있는 기업이 고객이기 때문에 개인을 위한 예금보호기금에 넣지 않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서울보증보험에 지급된 돈을 포함하면 보험이 받은 지원금은 19조 3825억원이다. 은행은 2.4배인 46조 43억원을 받았다. 서울보증보험에 지원된 돈을 빼면 은행이 5배나 많다. 서울보증보험 지원자금이 손보사에 포함되는 바람에 손보의 보험료율이 생보보다도 높게 됐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판단이다. ●복지부·보험계 건보재정 악화 네탓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건강보험의 재정악화가 민영의료보험 탓이라고 지적했다. 민영의료보험이 법정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바람에 환자가 내는 의료비가 없어져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가 많아져 건강보험금이 많이 나간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늘리면서 민영의료보험이 본인부담금을 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1만명이 참가한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 반대하고 있다. 우선 복지부가 근거로 삼은 논문은 받는 돈이 정해진 정액형 보험에 대한 연구이며 문제가 되는 민영의료보험은 환자가 병원에 낸 만큼 주는 실손형 보험이다. 복지부 안에 따르면 계약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들고,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만 보장하는 비싼 보험만 나올 확률이 높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주범은 노령화 진전에 따른 의료비 증가, 과잉진료, 건강보험 방만 운영”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와 재정경제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실증분석을 의뢰해 놓았다. 다음달 중간 결과가 나오면 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환자가 내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공(公)·사(私)보험의 역할 재조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은 민영의료보험과 공보험이 상호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생보보다 더 서러운 손보 민영의료보험은 현재 생보보다 손보의 주력상품이다. 그러나 제약이 있다. 손보만 보험업법 시행령에 의해 80세까지만 보장할 수 있고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질병사망보험금은 2억원까지다. 단체보험 가입협상에서 기업체 임원의 경우 사망보험금 2억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 손보사들은 그 계약을 인수할 수 없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 나동민(생보사상장자문위원장) 연구위원은 “제3보험이라는 새 영역이 도입되면서 생·손보가 그동안 다뤄왔던 리스크(위험)를 반영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고령화와 소득 증대 등 현실 변화에 맞춰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국경제 매일 0.5㎝씩 침몰”

    국회의원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고려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가 23일 “한국 경제가 매일 0.5㎝씩 침몰하고 있다.”며 정치권 등의 각성을 통렬하게 주문했다.●“병 헤어나려면 잔인한 선택해야”정 교수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최고경영자 대상 조찬 특강에서 ‘신한국병과 또한번의 잔인한 선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직(비례대표)을 그만둔 이후 그가 공개강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전의 고비용 저효율과는 또다른 신한국병을 앓고 있다.”며 “병이 깊어 잔인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헤어 나기 어렵다.”고 잘라말했다.●“외환위기 종결 선언 성급했다”정 교수는 “1977년 오일쇼크,1987년 민주화,1997년 외환위기 등 7자가 낀 해를 조심해야 한다.”며 “과거 외환위기가 홍수가 나서 댐이 무너진 것이라면, 다음에 오는 위험은 조금씩 타들어가 말라 죽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외환위기 종결이 성급했다.”고도 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구조조정 노력을 계속했어야 했지만 정치적으로 외환위기 종결을 선언했다.”면서 “이는 성급한 선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바람에 우리 몸에서 아직도 종균이 빠져 나가지 않은 채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한 줌도 안되는 세력이 나라 좌지우지”기업을 기찻길 옆 소에 비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 교수는 “기찻길 옆 소는 너무 시끄러워 새끼를 갖지 못한다.”며 “기업도 주위 환경이 불안하면 투자 등 기업활동을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 대목이다.“한 줌도 안되는 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분위기의 말도 했다. 현 정부의 386세력을 겨냥한 듯했다.정 교수는 “민주화 운동 정치세력들도 이제는 시장 체제에 맞는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또 신한국병의 4대 원인으로 전환기적 관리 실패, 국민욕구 체제의 급속한 변화, 신빈곤층 증가 등에 따른 병리현상, 국가 권위의 실종을 꼽았다.치유 방안으로는 ▲이념을 뛰어넘는 국가비전과 목표 ▲문제 해결을 위한 신권위체제 창출 ▲새로운 기업가 정신 고취 ▲농업 등 취약부문의 조속한 정리 ▲신빈곤층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자부 장관을 거쳐 17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기고]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지난주에는 온 나라가 공기업·공공기관 감사들의 남미(南美) 외유 세미나 파문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9%,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중소기업 주간행사(14∼20일)’는 이러한 파문에 묻혀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중소기업 문제가 빠지지 않지만, 중소기업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는 크게 세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오해이다. 이러한 주장은 과거 1980년대까지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1990년대 이후에는 그렇지 않다. 특히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대기업의 경우 고용 흡수력이 크게 약화되고, 정보통신(IT)산업에 크게 의존하면서 국내 산업간 분업연관이 약화되는 등 고용없는 성장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분야는 1997년 이후 2003년까지 22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중소기업은 최종 완제품 수출 측면에서 32.4%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 완제품에 공급되는 부품이나 반제품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더욱이 2000년대 우리 중소기업의 고용, 생산, 부가가치 기여율이 각각 77.3%,48.6%,49.4%로 나타나 산업의 중심축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도리어 정부의 지원정책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오해이다. 선진 각국의 중소기업 연구개발비 중 정부 지원비율을 살펴보면 프랑스 40.9%, 영국 36.8%, 미국 36.3%, 독일 30.7%인데, 우리나라는 24.3%로 중국(33%)에도 뒤지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퍼주기식 중소기업 지원은 당연히 철폐해야 하지만,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지원은 다르다. 연구개발 지원을 단순히 시장원리에만 맡기면 대기업은 안정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전념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높은 투자위험으로 R&D 투자를 기피하게 될 것이고, 신기술분야에 대한 창업도 미진하게 되어 결국 국가 성장동력이 위축된다. 따라서 이러한 R&D 투자에 정부가 위험을 공유하고 투자위험을 줄여주어 R&D 투자 및 신기술기업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국가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중소기업은 그 자체가 문제”라는 오해이다.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자금난, 인력난, 원자재난, 판로난 등은 중소기업 애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자금난, 인력난, 원자재난 등은 중소기업 문제의 원인이 아니고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지원시스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운 여건이 차곡차곡 모여서 생긴 ‘병목현상(bottleneck)’으로 이해해야 한다.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은 그동안 중소기업정책이 당장의 어려움 해결에만 치중하면서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 기업인들은 과거 ‘발등의 불끄기’식 지원이 아닌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 R&D 부문에 대한 정부의 선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 [경제현장 읽기] “은행 서비스·산업활동지원 확대를”

    [경제현장 읽기] “은행 서비스·산업활동지원 확대를”

    금융업은 경제 주체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자금, 곧 금전적 ‘사회기반시설’을 제공하는 기간산업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 대출 비중이 줄어들고, 인적 효율성 강화에 따라 생산활동 지원과 고용창출 효과 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업의 장기적 발전과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은행들이 예대업무 외에 자본시장 관련 업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적극 개발, 산업활동 지원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산업 효율성 ↑, 고용창출 능력 ↓ 한국은행 조사국 금융산업팀 신현열 과장과 김보성 조사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연관표로 분석한 금융산업의 구조 및 경제기여도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산업연관표는 생산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산업간 거래내용을 기초로 경제구조 분석과 개별품목의 수요예측 등 각종 경제적 파급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통계표다.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금융산업 전반을 분석한 것은 이번 보고서가 처음이다. 전체 산업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3.8%에서 2000년 4.6%로 높아졌다. 카드대란 여파로 2003년 4.3%로 떨어졌지만 은행권은 같은 기간 1.3%에서 1.4%, 이어 1.5%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산업 비중도 1990년 5.2%에서 2006년에는 7.5%로 높아졌다. 전산업의 부가가치 중 금융권 비율은 95년 6.1%에서 2003년 7.0%로 높아졌다. 부가가치 중 근로자의 보수가 차지하는 비율인 피용자 보수율은 95년 49.8%에서 2003년 33.0%로 크게 떨어진 반면, 이익률에 해당하는 영업잉여율은 같은기간 16.3%에서 30.1%로 급상승했다. 금융산업의 취업유발계수(해당 분야 수요가 10억원 늘었을 때 유발된 취업자수) 역시 21.0에서 11.9로 반토막났다. 한은 신현열 과장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고용창출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경제 금융업 연결고리 약화 금융산업의 다른 산업에 대한 생산지원효과를 나타내는 중간수요율은 95년 68.6%에서 2003년 59.3%로 떨어졌다. 중간수요율 하락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은행의 자금조달 의존도를 낮춘 결과다. 다른 산업에 대한 금융산업의 생산유발효과를 측정하는 생산유발계수도 8년새 1.475에서 1.461로 떨어졌다. 금융산업 생산이 다른 산업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인 금융업 후방연쇄효과도 0.821에서 0.790으로 하락했다. 특히 은행권이 0.790에서 0.703으로 급감하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국가경제와 금융업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 ●해외영업 비중 확대도 금융산업 새 방향 현재 은행권은 기업의 외부차입 축소에 따라 전통적인 예대업무에 수입의 상당 부문을 기대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산업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은 반대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본시장 업무 등 다양한 출로 모색과 해외영업 비중 확대가 금융산업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신 과장은 “국내 금융업의 한정된 수익구조로는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영향받을 수 있다.”면서 “투자은행 환경 발전, 첨단 금융서비스 개발, 해외진출 확대 등을 통해 금융권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고용창출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저소득층 위해 통신·교통요금 내려야”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통신비와 교통비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최저소득계층의 소비지출 구조변화와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소득계층의 가계수지 적자 증가의 주요 원인이 통신비와 교통비 증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1990년부터 2006년까지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을 분석해본 결과에 따르면 최하위 10% 소득계층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가구집기·가사용품·의류·신발 등의 소비 비중은 하락한 데 비해 광열·수도·교육·식료품 등 비중은 늘었다. 특히 통신·교통비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1998년을 기점으로 1990∼1997년 구간과 1999∼2006년 구간을 나눠본 결과 최하위 10% 소득계층의 가처분소득 대비 교통비 비중은 7.3%에서 12.9%로 5.6%포인트 불어났다. 같은 기간 통신비는 3.3%에서 10.4%로 7.1%포인트 급증했다. 보고서는 교통비 비중 증가는 대중 교통요금 인상 영향이며 통신비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폭넓게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유무선 통신요금을 비롯한 통신비 부담을 줄여준다면 저소득층의 가계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광풍(狂風)’이라는 표현이 그저 수사(修辭)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현지에서의 체감은 가파른 주가지수 그래프를 넘어서게 된다. ‘세계를 이해하겠다.’며 산문(山門) 너머 객장에 등장한 스님에서부터 초등학생 주식투자 지도법까지, 땅 넓고 사람 많은 중국이기에 그 유별남이 더해 보이는 건 아니다. 사실 경제 성장과정에서의 증시 폭발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경제 선진국에서의 사례도 숱할뿐더러 우리는 가깝게 외환위기 탈출 직후 벤처 붐과 함께 찾아온 코스닥 열풍을 체험했다. 그래서인지 불과 수개월 만에 상장 주식의 시가 총액이 두배로 불어난 경이로운 성장세도 중국 증시만의 특성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지금 주식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신앙에 가까운 ‘믿음’이 하나 있다. 당분간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지언정,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저마다는 이 믿음에 논리적인 ‘근거’까지 갖추고 있다. 많은 이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4세대 지도부가 목표로 삼은 ‘조화사회 건설’의 동력을 주식시장에서 찾고 있다. 급속히 진행 중인 양극화의 속도를 늦추는 길과, 이를 위해 가난한 이들에게 빠르게 돈을 벌게 해주는 일 등은 이제 증시를 통한 길 외에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골 노인들이 낫과 쟁기를 버리고 무이자 은행대출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신드롬이 미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소득 재분배 구조가 개선되면, 내수시장이 부양되고 무역적자 등 다른 경제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리게 된다. 저소득층이 부를 갖추고 나면 개혁·개방 이후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사회안전망도 어느 정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4세대 지도부는 이같은 목표를 위해서라도 증시를 떠받쳐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생각들이다. 주식이 소비를 유도하고 이것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이른바 ‘웰스 이펙트(Wealth Effect)’ 이론이 전형적으로 적용된 상황이다. 이처럼 중장기적인 목표가 아니더라도 당장 현실과 직결되는 이유를 꼽는 이들도 많다. 올가을 후진타오의 집권2기가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중국의 자존심이 걸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주식시장에 대한 대규모 조정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중국 증시를 놓고 ‘중국 공산당이 만든 카지노’라고 지칭한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종합주가지수가 6개월새 2배로 올랐다. 시장경제에서라면,‘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시장의 법칙을 떠올릴 만한 시점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믿음은 위기에서 뚜렷이 드러난다던가. 중국 투자자들의 ‘신앙’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당 중앙과 국가가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서 의심의 그림자를 찾기 어렵다. 외국인을 놀라게 하는 이 믿음은, 그래프는 말해줄 수 없는 요소다. 그간 많은 중국인들에게 질문을 던져왔다.‘주식시장은 인위적인 컨트롤에 한계가 있다. 중국 공산당은 해낼 수 있을 것인가?’‘양극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실질적으로 그 갭이 좁혀진 나라는 없다. 중국은 가능할 것인가?’ 반응은 궁극적으로 공통점을 드러낸다. 모두들 명제 실행의 어려움에는 동감한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중국은 다를 것”이라며 무한한 신뢰를 표출한다. 젊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그 믿음은 더욱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부지불식간에 시험대에 올랐다.‘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고 요구받고 있다. 주가지수 4000을 넘어 5000으로 내닫는 호랑이 등에서 내려올 수도 없게 됐다. 어떤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거창한 공약 대신에 교통카드 충전기 설치, 정수기 설치처럼 실용적인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공대에서도 몰표가 나오더군요.” 작년 서울대 학생회장에 당선된 친구는 이렇게 자랑했다. 그런데 고작 그런 일을 하는 데 학생회는 왜 필요하다는 것일까. 금년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술 더 떴다. 녹두거리 호프집 술값 10% 할인,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값 20% 할인, 시험기출문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선거공약이란다. 홍보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도 보였다.‘이제 서울대 학생증으로 할인받자.VIPS 20%’ 자신들이 우리 사회의 VIP들이니 할인받는 게 당연하다는 소린지. 그나마 재선거 끝에 국립대 법인화 반대, 학생들이 참여하는 월례포럼 개최, 총학생회 신문발간 등을 약속한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아주 오래전 봄, 지금은 VIPS 할인 포스터가 나부끼는 그 자리에서 나는 우연히 한 학생이 구호를 외치며 4층에서 뛰어내려 죽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학생은 민주주의와 억압받는 약자들을 위한다는 거대 담론에 제 목숨을 걸었다. 이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자기자신을 내던지는 젊은 학생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피우는 담배 한 개비에 붙는 세금까지 모아서 국립대 등록금을 싸게 해주고 사회에 나오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재능을 써달라고 특별대우해줄 필요가 이제는 없어 보인다. 서울대학생 거의 절반 가까이가 상류 10% 계급 출신이라니 이제 ‘그들만의 대학’인 서울대에 대한 특혜는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날로 푸름을 더해가는 가로수들 사이로 흰색, 분홍색, 노란색 연등들이 내걸렸다. 이제 곧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엊그제 도봉산을 오르다 한 암자에 들르니 거기도 연등이 절 마당을 가득 덮었다. 그런데 그 연등도 서열이 있었다.10만원,5만원,3만원…. 이런 엉뚱한 의문이 떠올랐다.4만원을 내면 어떤 등을 달아주나. 학생들의 수능점수 따라 대학들이 줄을 서듯 액수에 따라 연등의 모양과 달리는 곳이 달라진다. 불교든 기독교든 본래 스승들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이웃에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것을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았다. 말로만 가르치신 게 아니라 몸소 그리 행하셨다. 금강경의 첫 대목은 석가세존이 제자들과 걸식을 해서 밥을 드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성서 속의 예수 역시 그 스스로 낮은 신분으로 천대받은 이들과 세상을 함께했다. 석가는 숲에서, 예수는 십자가에서 삶을 마쳤다. 그런데 없는 이, 못난 이들과 함께한 공동체적 가르침과 행함이 제도라는 틀 속에 갇혀 버리면서 오늘의 종교는 겉모습만 보아도 스승들과는 아주 달라 보인다. 숲이나 십자가와는 거리가 먼 화려한 건물이며 신자들. 그들은 자기 자신의 해탈이나 천국을 꿈꾸며 개인적인 득도나 구원에만 관심을 보인다. 한걸음 더 나가서 바로 이 현세에서 돈 많이 벌게, 자식 좋은 학교 가게, 우리편 이기게 해 달라고 빈다. 현실적 이익보다는 이상을 따라간다는 젊은이들과 종교가 개인의 이익과 자본주의식 서열화에 오히려 앞장서는 듯 보이는 지금의 현실은 10년,20년 뒤 우리의 암울한 미래를 가늠케 한다. 1970,80년대가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시대였다면 외환위기 이후는 오로지 개인만이 두드러지고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같은 공동체적 가치며 거대 담론은 실종된 시대로 치닫고 있다. 아마 그 근본원인은 세계화를 내세우는 자본주의에 있겠다. 전체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를 거쳐 이제 이 둘이 변증법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대를 향한 대안은 그래도 젊은이와 종교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 김형태 변호사
  •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난달 25일 오전 8시 태국 방콕 카셋삿 국립대학 인문대 201호 강의실. “여기가 어디예요?” “청량리예요.” “집이 멀어요?” “여기서 30분 걸려요.” 태국 대학생 38명이 여름방학 교양강좌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한국어 교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강사 유진희(태국어학과 대학원생)씨가 읽는 문장을 어설픈 발음으로 흉내냈다. 방콕 대학들이 최근 한국어학과나 한국어 교양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를 잘하면 월급도 1.5배 오른다. 건축과 3학년 수씨니(20)는 “그룹 ‘동방신기’와 TV 오락프로그램 ‘X맨’을 좋아한다. 한국 문화를 더 많이,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팔미(20)는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는 태국인은 많지만, 한국어에 능숙한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어를 익히면 그만큼 좋은 회사에 입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류는 태국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다. 태국 지상파 TV(5개 채널)에서는 매주 한국 드라마 2∼3편을 방영한다.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부터 올해 ‘주몽’까지 100편이 넘는다.TV광고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이 한국어로 상품을 구입하라고 유혹한다.FM라디오 97.5에서는 아시아 음악을 24시간 트는데 대부분 한국 노래다. 한국 드라마·음악 열풍은 출판 영화 DVD 휴대전화 벨소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기드라마를 소설로 각색하고, 드라마 주요 장면을 캡처해 만화로 만든다. 한국 연예인만 다룬 잡지도 10여개나 생겼다. 영화관에서는 매주 한국 영화가 상영되고,DVD판매점에는 한국 드라마·영화 코너가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통화연결음 시장도 한국 음악이 점령했다. 한국유학생 유진희씨는 “지하철이나 지상철(일명 BTS)에서 휴대전화가 울리면 절반은 한국 노래”라고 말했다.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은 “지난해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태국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한국 기업이 태국에 진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한류만큼이나 빠르게 한국기업도 성장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자는 1989년 생산 법인을,1992년 판매 법인을 세우며 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태국을 동남아시아의 소비 중심지라 판단,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목표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정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LCD TV와 PDP TV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상훈 차장은 “태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프리미엄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태국인들이 유행에 민감한 터라 전자제품 구입 주기도 3∼5년으로 비교적 짧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장점유율 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LCD TV와 PDP TV, 양문형 냉장고(SBS)는 지난해 점유율 34%,30%,40%로 1위에 올랐다.LCD TV의 경우 2005년에 시장점유율 12%로 4위에 그쳤지만 1년 만에 껑충 뛰어올라 ‘부동의 1위’ 소니를 제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 6000만 달러. 태국 영자신문 내셔널뉴스의 아몽완 기자는 “소니·샤프 등 일본 전자제품에 식상해하던 태국 소비자를 삼성이 효율적으로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백색 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세탁기(23%) 전자레인지(30%) 모니터(20%) 에어컨(18%) 등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게다가 생산제품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비롯해 중남미 호주까지 수출하고 있다. 태국이 한국, 중국에 이은 제3의 생산기지로 자리한 것이다.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5억 3000만 달러. 이외에도 91년에 진출한 삼성전기가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2004년 5월 태국 최고기업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태국의 주요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는 한국 업체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2005년 태국에서 자동차 70만 3000대가 팔렸는데 그중 한국 자동차는 서너대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는 판매법인은커녕 대리점도 하나 없다. 최근 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지만 현대자동차는 “지금 할 이야기 없다.”며 답변을 꺼렸다. 한국계 은행이 방콕에 없다는 것도 태국 진출의 걸림돌이다. 산업은행 등이 방콕지점을 개설하려고 백방으로 애쓰고 있지만, 태국 금융당국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계 은행의 신규 지점 설립에 반기를 들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때 한국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철수해 배신감을 느낀 태국 정부가 한국 금융회사의 태국 재진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했다. 당시 떠나지 않은 일본·미국·프랑스·싱가포르·네덜란드 등 11개국 17개 외국계 은행이 활동하고 있다. 노승환 삼성전기 태국 법인장은 “태국은 내수 시장(인구 6400만명)이 탄탄한 데다 주변에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미개척 시장까지 아우르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진출을 강력히 권했다. ejung@seoul.co.kr ■현지 한국기업 법인장들의 생존전략 ●삼성전기 노승환 태국법인장 태국 문화와 정책, 언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현지 조사도 필요하다. 일본이 성공한 것은 태국 문화를 먼저 배우고 태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태국 고고학자의 50%가 일본인일 정도다. 한국식 사고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고, 한국과 태국의 장점이 어우러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매년 1000개 교육 강좌를 운영한다. 우수한 현지 인력은 한국으로 보내 1년간 연수시킨다. 앞으로는 고급 인력을 활용한 기술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할 때 태국이 더 이상 인건비에서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어서다. ●LG전자 성낙길 태국법인장 태국인은 자긍심이 높은 민족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했고 앙코르와트에 버금가는 수많은 문화 유산을 지녔다.‘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푸미폰 국왕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민족이다. 한국 기업은 태국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후진국 국민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태국에 진출하려면 가장 먼저 태국인을 존경해야 한다. 현지인의 역량을 무시한다면 태국에서 성공할 방법이 없다. 특히 태국은 아시아의 랜드마크다. 태국에 발을 들여놓고 주변 다른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략 시장이기에 신기술, 고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대우인터내셔널 남철순 방콕지사장 일부 태국 바이어는 일본에 의존하기 싫어한다. 일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 태국이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90%를 웃돈다. 일본보다 일본 자동차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태국이라고도 말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진출을 망설이는 듯하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해야 한다. 태국인들도 일본 자동차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GM이 진출한 것도 그런 이유다. 당장 보이는 손해보다 미래에 얻을 이익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한국 자동차가 진출해야 크고 작은 협력업체도 태국에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이대로 포기하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도 일본에 내주게 된다. ■일 무역진흥기구 방콕무역관장 인터뷰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금이 태국에 진출할 때라고 일본 기업에 권하기 어렵습니다.” 가토 요이치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방콕무역관장은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길 망설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태국 투자가 2005년 42억 6614만 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30억 3729만 달러로 28%나 줄었다. 또 지난 1월 JETRO가 국가별 투자위험 순위를 분석한 결과 태국은 말레이시아의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정치안정, 외환정책, 사회문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태국과 120년간 수교를 맺어온 일본은 1960년대부터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교민 30만명(한국 2만 5000명)과 기업 7000여개(한국 200개)가 이곳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지난해 쿠데타로 들어선 태국 과도정부가 외환규제책과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잇따라 내놓자 일본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 가토 방콕무역관장은 “일본과 태국은 오랜 교류 역사를 통해 좋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이어왔다.97년 외환위기 때도 유럽이나 미국 기업은 철수했지만, 우리는 남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최근 체결한 일본·태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투자 상황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jung@seoul.co.kr
  • [씨줄날줄] 통화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원화값이 끝 모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원화의 실효환율은 올 1·4분기에 125.9까지 올랐다.7년 전에 비해 25.9%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반면 일본 엔화는 68.5까지 떨어져 31.5%나 저평가됐다. 그 덕분에 일본의 기업들은 경상이익이 18개월 연속으로 증가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 9% 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도 미국의 ‘환율조작’이라는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위안화의 평가절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무역전쟁, 에너지·자원전쟁에 이어 통화전쟁에 돌입했다. 강대국들은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게 매기고 있다. 세계 대공황을 몰고 왔던 1920년대의 통화전쟁과 유사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재정과 무역부문의 쌍둥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촉발한 달러화 약세가 엔화와 위안화 약세와 맞물리면서 한국과 아세안국가, 인도 등 ‘통화주변국’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년째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와 수출 호황에 최근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 등이 겹쳐지면서 통화전쟁의 1차 피해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외환자유화 조치에 이어 올 1월 추가로 외환거래 규제를 대폭 완화했음에도 넘쳐나는 달러화를 퍼내기에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수출업체들이 수출대금을 앞당겨 환전하는 ‘환 헤지’가 성행하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1985년 9월 G-7 국가를 중심으로 ‘엔화 강세’ 유도에 공동전선을 폈던 ‘플라자 협약’과도 같은 통화전쟁 종식 선언이라도 나왔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미국은 말로만 일본과 중국에 공갈을 치고 있고, 일본과 중국은 ‘할리우드 액션’만 취하며 지금의 통화 약세국면을 즐기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기축통화인 달러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유로화의 위상이 강화되자 내심 싫지 않은 모습이다. 결국 세계 통화정책 이너서클에 들지 못한 한국과 아세안국가, 인도 등만 죽을 맛이다. 해답은 우리도 이너서클에 초대받을 정도로 국력을 키우는 길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외환보유액 2473억달러 ‘해외유전 투자’ 논란

    외환보유액 2473억달러 ‘해외유전 투자’ 논란

    넘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자주 에너지’ 확보에 쓰자는 주장이 나왔다. 해외 유전에 투자하자는 얘기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의 목소리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관리 주체인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환금성이 떨어진다.”며 시기상조라는 태도다. ●중국·싱가포르 사례가 논란 시발점 이재훈 산자부 2차관은 17일 “외환보유액이 과잉 논란을 야기할 만큼 많이 쌓인데다 에너지 자주도 중요한 국가 어젠다인 만큼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 생산유전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달말 현재 2473억달러다. 세계 5위다. 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은 3%에 불과하다.97%를 수입에 의존해 산유국 정세나 수급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산자부는 중국과 싱가포르 사례를 환기시킨다. 외환보유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 세계 1위인 중국은 얼마 전 채권을 발행해 외환보유액 중 2000억달러를 석유 등 에너지 자원 비축에 쓰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과 싱가포르투자청(GIC)도 에너지 자원에 투자한다. 산자부가 구상하는 보유 외환 활용방안은 크게 두가지다.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떼내 해외유전에 직접 투자하거나 한국투자공사(KIC:정부와 한은이 공동 설립한 전문 투자기관)의 투자대상에 해외유전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과거에도 한은은 특별외화대출이라는 항목으로 에너지 관련 인수합병(M&A)에 외환보유액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장기 대출이라, 정작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는 이 돈을 회수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 차관은 “한은이 외환위기때 심하게 데어서 환금 가능한 자산에 집착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의 직접투자가 어렵다면 부동산, 증권, 파생상품까지 살 수 있게 된 KIC의 투자대상에 해외유전을 추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매장량 등 투자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유전을 고른다면 ‘수익률도 높이고 에너지 자주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주장이다. ●한국투자공사,“錢主가 허락해야” KIC 박재용 상무는 “법적으로 KIC의 투자대상에는 제한이 없다.”면서 “현행법상으로도 해외유전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KIC에) 돈댄 사람의 의향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재경부나 한은이 허락해야 해외유전 투자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떼내 KIC를 설립하는 것 자체도 반대했던 한은은 신중한 태도다. 이승일 부총재는 “GIC나 테마섹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주된 재원이 외환보유액이 아니라 국가재정 잉여금이나 연기금”이라며 “그러나 에너지 자원 확보도 중요한 국가 의제인 만큼 정부가 중국처럼 돈을 내고 외환보유액을 사가겠다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그렇지 않다면 외환보유액 중 정부가 맡겨 놓은 600억달러(외국환평형기금)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동수 재경부 2차관은 “KIC가 지금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 차관은 “산자부가 외환보유액을 노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 필요하다면 (산자부가 관리하는)석유개발기금을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에너지 자주의 중요성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서로 ‘내 주머니’는 털지 않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 산자부는 국회 공론화에 부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盧,단임제 한계 토로…“김 빠지고 동력 저하”

    “단임제 임기말에 김이 빠지고, 동력이 떨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임제 임기말의 한계를 지적하며, 임기내 개헌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일할 때마다 ‘지금 시작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생긴다.”면서 “그럴 때마다 개헌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초래한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율과 부동산 등 주요 사안을 ‘일일 점검’하고, 하루 두세 차례씩 정책 점검회의를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노 대통령으로서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청와대는 16일 “당시 국무회의 발언 중 ‘레임덕이 없다.’는 내용이 주목을 끌었지만,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단임제의 한계와 그 보완책’을 강조한 것이었다.”며 발언 내용 전체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반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공개를 만들고 싶다.”고 예시한 뒤 “정말 해보고 싶고, 하면 좋겠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임기중에 끝날 일이 아니니까 김이 빠지고 저 스스로 동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차기 국회의 약속으로 넘겼지만, 다음 대통령도 단임제의 어려움을 또다시 겪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규제개혁 얘기를 하다가도 임기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세울 수 있을까, 그런 연구결과와 성과가 다음 정부에서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레임덕보다는 정치권과 여당의 비협조 때문에 국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걸려 버린 법이 자치경찰법을 비롯해 몇 가지 된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단임제 임기말’의 보완책을 임기 없는 공무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담당부처와 책임자를 정해 부처의 과제로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 직후에는 노 대통령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정부 내부에 레임덕 현상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한 대목만 보도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빅3銀 외국인 지분 60%이상… 올3조 해외유출

    금융시장에서 은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져 과점 상태에 이르렀다. 돈을 경제의 혈액이라고 한다면 피가 한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 중심의 자본시장이 위축돼서는 산업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다. 은행 중심의 금융에서 탈피해 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하는 이유다. 은행 과점의 문제점, 증권·보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 등을 5회에 걸쳐 짚어 본다. 증권으로 대변되는 자본시장의 발전 정도는 그 나라 혁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수로 많이 이용된다. 자본시장이 발달할수록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기업이 쉽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 자본시장을 육성하는 한편 선진국 수준의 투자자 보호 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혁신기업 위해 자본시장 발전해야 은행은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에 자금을 댄다. 증권연구원 신보성 연구위원은 “혁신산업과 모험산업의 경우에는 자금제공 방식, 기업에 대한 감시, 규율 강도 등의 측면에서 은행보다는 자본시장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발전이 미흡하면 금융시장 발전이 저해되며 나아가 산업간 불균형도 발생할 수 있다. 자본시장 발전의 또 다른 혜택은 투자기업의 투명성이다. 자본시장에는 많은 투자자가 있어 기업에 대한 정보가 다양하게 생산된다. 자본시장이 발전하면 기업이 성장하면서 투자자가 부(富)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투자 기회가 많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투자 기회의 다양화는 은행·보험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은행은 전체 자산의 33.5%, 보험은 63.4%를 자본시장에 투자했다.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자금조달잔액 중 주식과 장기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9년 53.9%였지만 2004년에는 52.2%로 감소했다. ●국내에서 거둔 이익, 외국인 손에 외환위기 이후 은행 대출은 기업 대출보다는 가계 대출 중심으로 발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6년 말 50조 1931억원이던 가계 대출은 지난해 말 346조 2223억원으로 6.9배나 늘어났다. 기업 대출은 126조 9910억원에서 353조 2080억원으로 2.8배 느는 데 그쳤다.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출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기 위축시에는 은행이 갖고 있는 자산의 질이 악화되고 자산운용이 급격히 보수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황기에 은행을 통한 대출이 줄어들면 경기불황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2005년 말 은행이 기록한 당기 순익은 13조 6343억원으로 GDP 대비 1.85%다. 핀란드가 1.83%이며 미국은 0.92%, 일본이 0.17% 등이다. 현재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대형 4개 은행 중 3개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80.7%(국민),63%(신한),66%(하나)로 사실상 외국인 소유다. 외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도 64.6%다. 각종 수수료와 대출이자 등 은행이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거둔 수익이 외국인 배당 형식으로 해외로 나간다. 올해 은행이 외국인에게 배당할 총액은 3조 3291억원이다. ●독일, 뒤늦은 개혁의 그늘 미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한 자본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로 간주된다. 미국의 투자은행(IB) 규모는 웬만한 상업 은행 수준과 맞먹는다. 반면 독일은 선진국 중에서도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6년 말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미국이 119.8%, 독일이 64.6%다. 시가총액 중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비중이 미국은 38%(2001년 기준), 독일은 11%다. 이같은 이유로 독일의 주가지수 변동성은 25%로 미국의 17%에 비해 매우 높다. 이같은 원인은 독일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독일은 은행업이 증권업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시 관련 규정은 1990년대 중반이나 돼 현재의 틀을 잡았고 시세조정 행위에 대한 실제 처벌이 가능하게 된 것은 2002년쯤이다. 고려대 박경서 교수는 “1990년대 독일 경제의 활력이 줄어든 이유가 자본시장이 낙후된 데 따른 것이라는 반성이 제기됨에 따라 현재 독일의 자본시장 규제는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뒤늦은 개혁이 공백을 채우지는 못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ECB)을 1995년 프랑크푸르트에 유치하면서 금융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외화 주식거래의 40%가 런던에서 거래되고 프랑크푸르트에서 거래되는 규모는 3%다. 지난해 런던에 신규 상장된 상장사는 367건이지만 프랑크푸르트에는 210건이다. 금융허브가 아닌 금융변방이 됐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산업 균형발전의 길] (1) 금융권 자산 71% 은행만 ‘뚱뚱’

    [금융산업 균형발전의 길] (1) 금융권 자산 71% 은행만 ‘뚱뚱’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은행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독과점에 가까운 은행의 비대화는 결국 국민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에 업종간 균형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 전체 금융권 총자산 1958조원 중 은행권 자산이 1394조원으로 전체의 71.2%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전인 지난 1996년 말 473조원과 비교해 자산규모는 2.9배 늘어났고 전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4%에서 3.8%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보험은 1996년 말 13.6%에서 지난해 말 16.4%로 2.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은 95조원에서 322조원으로 3.4배 늘어났다. 선물·자산운용업까지 포함한 증권은 1996년 말 4.0%에서 지난해 말 4.9%로 0.9%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자산은 28조원에서 96조원으로 3.4배 늘었다. 종금사,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여신전문금융회사(신용카드사, 리스사 등) 등을 합친 나머지 금융기관의 자산은 105조원으로 전체 금융권 중 7.5%다. 이들 금융기관의 1996년 말 비중은 15.0%로 10년이 지나면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 시장의 절반은 은행이, 나머지는 보험과 증권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윤용로 부위원장은 15일 열린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과제’ 포럼에 참석,“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증권사 등에 비해 은행이 비대칭적으로 발전한 것이 문제”라면서 “국내 자본시장은 적어도 은행과 비슷하게 발전해야 하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혁신산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윤 부위원장은 “보험시장도 생명보험사 상장방안이 마련됨에 따라 앞으로 당국이 보험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협회 임종록 상무는 금융업계의 균형있는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 “(증권시장 중심의) 자본시장이 발전해야 미래의 성장동력 사업인 지식 중심의 하이테크 사업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 박창종 전무는 “보험산업이 과거 경제개발 과정에서는 자금조달 기능을 했지만 이제는 사회보장 기능에 더욱 충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업권간 균형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 상용 근로자 11년來 최고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11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영업자와 일용근로자의 비중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일자리 창출이 질적인 면에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근로계약기간이 1년 이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근로자 수는 840만 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중 37%를 차지했다. 이 같은 비중은 1996년 1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아울러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1년 미만인 임시근로자는 516만 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에서 22.6%를 차지했다.2004년 2분기의 2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근로자는 207만 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9%를 차지,9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30% 가까이 육박했던 자영업자 비중도 26%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했다고해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상용근로자의 비중 증가는 자영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의 질적인 측면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산업銀, 대우증권 소유 허용할 듯

    정부가 산업은행에 대우증권을 계속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늦어도 6월 초에는 발표할 국책은행의 구조개편안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지난 7일 제40차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에 참석한 국내 금융기관장 20여명이 모인 만찬에서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이 계속 대주주로 참가해 서로 투자은행(IB)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권 부총리의 발언은 앞으로 산업은행이 일정한 시기에 대우증권을 매각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두 금융기관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방침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상업적 기능을 가진 대우증권을 소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최근 증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산업은행의 국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또 다른 특혜로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다. 금융전문가는 “산업은행에 대우증권을 계속 소유하게 하느냐 여부는 정책결정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 국내·외 금융 상황을 볼 때 정부가 ‘현상유지’가 유리하다고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국제금융시장 일부에서 동남아발 외환위기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고, 부동산담보대출 과다로 국내 금융시장도 안전하지만은 않기 때문에 국책은행의 기능을 가진 산업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는 것이다.다른 금융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의 기능을 제거한다면 모를까, 국책은행의 지위를 유지한 채 대우증권도 소유해 IB로 발전해나간다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게 되는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한다. 정부를 등에 업고서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업무에서 우월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금융시장에서 국책은행의 역할도 줄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수업무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의 능력을 강화시키려면 대우증권을 소유하도록 해 두 금융기관의 IB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산업은행은 최근 국책은행 구조개혁팀의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해 “산업은행을 민영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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