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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예산 대해부 결산](상)시민단체 예산감시 10년

    [정부예산 대해부 결산](상)시민단체 예산감시 10년

    예산낭비 감시운동은 외환위기 직후 시작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9년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예산감시네트워크가 출범했다. 올해가 10주년이다. 2000년부터 무분별한 예산낭비 사례에 주어지는 ‘밑빠진 독상’을 수여하기 시작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까지 36개 사업을 선정·시상했다. 그동안 초정약수 스파텔,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 원주시 원일프라자 등이 불명예를 안았다. 2004년부터는 다음해의 예산낭비 우려사업을 발표해 오고 있다. 초창기부터 예산감시 운동을 이끌어 온 오관영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된 것이 지난 10년간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음해 예산 심의에 앞서 결산 심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처리되는 병폐를 막기 위해 결산안이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되도록 법제화됨으로써 국회의 예산심의와 결산심의가 분리됐다. 예·결산의 성과관리 개념, 사업의 타당성 조사, 디지털 예산회계, 주민참여예산 등도 도입됐다. 저변도 넓어졌다.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예산학교가 열리고 있고 예산감시 매뉴얼도 제공된다. 서울 도봉구의 의정비 반환청구 소송 등 낭비예산에 대한 주민들의 제몫찾기 운동도 활발하다. 문제는 기존 제도의 내실 있는 사용이다. 광주광역시 ‘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이하 밝은세상)’은 7월 말 감사원에 광주광역시의 민간이전예산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민간이전예산이란 사회단체보조금, 민간자본 등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자금을 뜻한다. 밝은세상은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을 2006∼2007년 민간이전예산을 목적에 맞게 쓰지 않았고 불법적 기부행위를 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도 고발한 상태다. 이 논쟁은 2년 전에 시작됐다. 밝은세상이 민간이전예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광주시는 요청 사항 일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밝은세상은 공개처분거부 취소소송을 냈고, 법원의 화해권고안을 양자가 받아들였다. 밝은세상은 추가 공개된 내용도 부실했다고 밝혔다. 이상석 사무처장은 “정보공개청구법에 공무원 처벌조항을 넣지 않으면 공개 제도의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예산편성·집행과 회계결산 등 모든 재정 관련 업무가 한 체계 안에서 이뤄지는 디지털예산회계로 매달 재정의 씀씀이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만 접근이 가능하다. 국회가 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이 있는 지자체는 1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참여정부 말기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교부세 지급과 연동되면서 조례가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었다. 천안은 조례가 없지만 시민단체의 활발한 네트워크로 주민참여예산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곳으로 평가된다. 성과보고서는 걸음마 수준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성과지표 개발이 극소수 분야에 그치고 있다. 옛 기획예산처가 예산을 지렛대로 성과보고서를 강제해 왔는데 기획재정부로 통합되면서 이 같은 노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4.6%”

    한국은행은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7만명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올해 성장률은 0.2%로,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지만 플러스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대로 나온다면 1998년 -6.9%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5%나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의 전망치 평균 4.73%에 비해 낮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4.5%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11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에서 올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로 연간으로는 0.2%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소득여건 개선으로 연간 3.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수요증대, 기업수익성 개선 등에 따라 11.4%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출(물량기준)은 세계교역 여건으로 올해보다 9.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5%(올해 3.7%)로 떨어지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비슷한 2.8% 안팎으로 내다봤다.한편 기획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은 이날 내년도 물가 전망과 관련, “인플레이션이 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허 차관은 SBS 라디오 ‘SBS 전망대’에 출연, “내년에 유가가 올해보다 오르는 대신 환율이 안정돼 상쇄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 경우 물가상승률은 3%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 TI) 조치를 유지하고 주택거래신고지역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며 “일부 지역의 집값이 올라가면 그 지역을 중심으로 미시적 조치가 필요하고, 이런 미시적 조치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종락 정서린기자 jrlee@seoul.co.kr
  • 현오석 KDI 원장이 보는 우리경제

    현오석 KDI 원장이 보는 우리경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오랜 시간 폭풍우 속을 헤치고 나와 서서히 목적지로 향해 가는 비행기에 비유했다. 하지만 활주로는 아직 짙은 안개 속에 잠겨 있다. 계기비행으로는 안 되고 시계비행을 통해 언제 랜딩기어를 펼칠지 정확히 판단해야 할 시점. 세계경제의 변동성, 부동산시장 불안 등 활주로 곳곳의 장애물에 주의하고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녹색 성장 등 착륙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병철 경제부장이 지난 4일 현 원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KDI가 내년 경제 성장률을 5.5%로 봤다. 현재 우리 경제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인가. -회복세가 완연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늘 불안한 가운데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계기비행이 아니라 시계비행을 해야 할 시점이다. →출구전략을 구사할 시점을 놓고 말들이 많다. -출구는 지속가능한 회복의 한 부분이다. 위기 이후 취한 여러 정책들을 종료하면 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출구전략은 시기와 폭, 순서 등 3가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현재 어떤 상황에 있고 어떻게 하고 있느냐를 보아야 한다. 당장 착륙하는 것은 위험하다. 저 아래 안개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 비행기 조종간 잡는 것처럼 내년 1·4분기까지는 면밀히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얼마 전 두바이 쇼크처럼 해외의 불안요인이 만만찮아 보인다. -두바이나 동유럽의 리스크는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동구권 많은 나라가 서유럽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서유럽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도 고용이 나빠서 앞으로 소비가 안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지난해 위기 이후 기업들이 과도하게 구조조정을 한 측면이 있어 고용사정은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 →중국발 위기를 예측하는 사람도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가장 위험한 게 금융 부문인데 중국정부가 자본통제를 할 것이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GDP)의 22%에 불과해 우리나라보다도 건전하다. 내부적으로 부실채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재정이 나쁘지 않고 내년에도 10% 성장이 뒷받침되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올 한해 경제 컨트롤타워(사령탑)가 대통령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잘사는 나라들의 모인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회복세가 가장 빠른 것은 재정 조기집행, 비상경제대책회의(벙커회의) 등 선제적인 조치의 덕이 크다. 대통령이 매일 체크를 하는데 어떻게 재정 조기집행이 안 되겠나. →정부는 향후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녹색성장은 원래 미국에서 나온 개념이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없어진 뒤 발전시킨 게 금융이었고, 이번에 금융에 문제가 생기니 녹색성장을 동력으로 찾은 것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그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반도체, 휴대전화 산업은 앞으로 오래 못 간다. →그래도 피부에 확 와닿지는 않는다. -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가보니 50년, 100년 뒤에도 석유로 먹고 살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걱정이 많더라. 산업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져서가 아니다. 청동과 같은 다른 더 좋은 것이 나왔기 때문이다. 석유가 있어도 다른 더 좋은 게 나오면 안 쓰게 되는 것이다. 녹색성장이 아직은 눈에 안 들어오지만 결국 그쪽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취약하다. 기초과학이 달리기 때문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도 서비스업 선진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좀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막히니까 어려운 것이다. 정부가 그동안 서비스 선진화 5단계 작업을 했는데 모두 다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서비스 산업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해야 가능하다. KDI가 전문자격사 제도의 허용 여부를 지방자치단체별로 결정하도록 하자는 방안을 내놓은 것도 뭔가 돌파구가 없이는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비스업 선진화에 실패해 잘못된 사례가 있나. -대표적인 게 일본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맞은 이유는 크게 보면 2가지인데 우선 그들이 자랑해 온 ‘풀 세트 인더스트리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부품에서 완성품까지 하나의 일관된 체계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이 강점이었는데 생산비용이 오르니까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결국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가 깨졌다. 품질이 저하됐고 소니(SONY) 같은 기업의 경쟁력이 낮아졌다. 뭘로 돌파구를 찾나 생각하다 일본도 미국처럼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서비스 시장 개방 불발 등으로 컨설팅, 회계, 법률 등 유망 산업의 발전에 실패했다. 현재 일본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 국가부채가 GDP의 200%가 넘고 금리도 제로(0)인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힘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외환보유액 중 달러의 비중이 우리나라는 80% 수준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평균 63, 64%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에서 달러화의 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들의 사정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자기들이 갖고 있는 달러 자산의 규모가 줄어드니 자꾸 미국에 적자를 줄이라는 식으로 훈수를 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본시장 개방이 안 돼 있는 중국의 위안화나 화폐로서 통용이 불가능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기축통화가 될 수 없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놓고 가격상승과 버블(거품)붕괴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은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는 특징이 있다. 한번 불붙으면 성냥갑 속의 성냥처럼 일거에 옮겨붙으며 확 타버린다는 얘기다. 아직도 주택 20만채가 미분양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갑자기 확 불붙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KDI와 민간연구소 사이에 성장률 전망에 차이가 있는데. -민간은 내년 하반기에 전기 대비로 성장세가 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KDI는 갈수록 내수가 나아질 것으로 본 데 반해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 세계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하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이지만 앞으로는 임금 인상 요구가 커질 것이다. 그에 따라 분명히 소비증가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 공장 가동률이 높고 금리도 낮으니 투자 여건도 매우 좋다. 노사관계가 좋아지고 규제 선진화가 이뤄지면 투자는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현오석 KDI 원장 59세.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경제학 박사) 졸업. 행정고시 14회로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등에서 거시경제와 경제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외환위기 직후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으로서 경제구조 개혁을 주도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을 거쳐 올 3월 KDI 원장에 선임됐다.
  • 횡령액만 83억… 곽영욱게이트로 번지나

    구속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현 정권 장관급 인사에게까지 유임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현 정권을 넘나드는 곽 전 사장의 로비 범위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설로만 나돌던 ‘곽영욱 리스트’의 실체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형국이다. 곽 전 사장이 전·현 정권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비자금 조성으로 마련한 두둑한 ‘실탄’ 과 출신지와 학맥이라는 조건이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이 곽 전 사장을 구속기소할 당시 ‘사장의 영업활동비’ 명목으로 빼돌렸다고 밝힌 돈은 83억여원이다. 항간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인사청탁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쓰였다.곽 전 사장은 2000년 외환위기 여파로 법정관리를 받게 된 대한통운 사장으로 취임한 뒤 경영을 정상화한 훌륭한 기업인으로 박수를 받으면서 2005년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번 수사결과 곽 전 사장은 이 기간 동안 전국 각 지점에 비자금 조성을 지시, 매달 1억~2억원의 자금을 받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 다른 공기업 사장직을 노렸지만 2007년 4월에 가서야 한국전력 산하 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인사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수사에서 곽 전 사장은 2006년 말 J고 출신 언론인 모임의 부회장을 역임한 모 경제지 사장에게 석탄공사 사장직을 청탁하면서 2000만원을 건넸다. 경제지 사장에게 2000만원을 건네줄 정도면, 정치권 인사들에게는 훨씬 더 많은 로비자금을 뿌렸을 가능성이 있다. 충남 금산 출신임에도 호남 명문 J고를 나온 곽 전 사장은 언론인 출신은 아니지만 J고 출신 언론인 모임의 고문직을 맡아 폭넓게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J고 언론인 출신 거물 정치인인 J, K가 돈을 받은 것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곽 전 사장이 학맥을 통해 전 정권 실세들에게 다가갔다면 현 정권의 로비창구는 충청권 재경 명사들의 모임인 B회다. 곽 전 사장은 B회 모임에 빠짐없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B회에는 현 정권의 유력인사들도 끼어 있다. 특히 남동개발 사장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관도 충청권 출신으로 2008년 들어 곽 전 사장이 후원하는 B회 모임에 참가하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은 2007년 정권이 교체된 뒤 공기업 기관장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추진됐지만 2008년 초 사장직을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그렇지만 검찰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 삼는 정치권 반발도 있지만, 곽 전 사장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지 장담하기 어려워서다. 몇 년간에 걸쳐 잘게 조성된 비자금이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사용처를 확인하는 것만해도 적지 않은 시간과 품이 드는 작업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초등교 학급당 20명대 첫 진입

    올해 서울시내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결혼율과 출산율이 떨어진 결과다. 전체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3만 5000명가량 줄어든 59만 8000여명으로 60만명대가 무너졌고, 중학생 역시 35만 5000여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6일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간한 ‘2009년 서울교육 통계연보’에 따르면 4월1일을 기준으로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지난해의 30.2명보다 1.3명 감소한 28.9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의 37.3명보다 8.4명 줄었다. 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34.7명에서 0.3명 줄어든 34.4명이지만 고교는 지난해 34.4명에서 0.4명 증가한 34.8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 이후 중·고교 간에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초·중학생이 태어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2년 사이 출산율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1998년 IMF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합계출산율은 1.54명에서 1.42명으로 급락했다. 서울시내 학교 수는 학생 수 감소에도 초등학교 586개(+8), 중학교 374개(+5), 고교 308개(+6) 등으로 초·중·고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 교원 수는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보다 600여명 늘어난 2만 9004명, 고교는 300명가량 증가한 2만 2603명, 중학교는 100명가량 감소한 1만 8946명이다.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초·중학생 감소, 학교수 증가 등의 여파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20.6명, 18.8명으로 1.7명, 0.4명씩 감소했다. 고교는 16.3명으로 0.1명 증가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책꽂이]

    ●와인, 소주처럼 마셔라(이정창·김영우 지음, 그리고책 펴냄) 모처럼 근사한 식당에 가서도 사람을 움찔거리게 하고 스트레스 받게 만드는 게 와인이다. 16년 동안 프랑스에서 와인을 마신 이와 와인학을 강의하는 전문가가 함께 썼다. 소주잔 돌리듯 와인잔을 돌려도 좋으며 와인 이름은 좋아하는 것 3~4가지만 알아도 충분하다는 것이 책의 지론이다. 초보자들에게 추천하는 와인 100가지 리스트도 있다. 1만 5000원. ●교양의 탄생(이광주 지음, 한길사 펴냄) 교양은 동서를 막론하고 이상적 인간이 갖춰야 할 요건이었다. 그 교양의 역사를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로마시대, 중세, 르네상스, 프랑스 혁명 등 서양 역사의 흐름과 함께 짚어내고 있다. 교양이란 이름으로 유럽 정신사에 깊이 뿌리 내린 인문주의 전통을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풀어냈다. 840쪽에 이르는 대장정. 2만 7000원. ●성경 속 동물과 식물(허영엽 지음, PBC평화방송·신문 펴냄) 우리 가까이 사는 동물과 식물들은 성경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을까. 성경에서 혐오스런 동물이라는 갈매기, 하느님 나라의 비유로 쓰인 식물 가라지 등을 비롯해 동식물 80여가지의 기독교적 의미를 전해준다. 1만 2000원. ●하늘, 땅 그리고 바다(최정수 지음, 한솜미디어 펴냄) 외환위기 시기, 정리해고를 당한 시련을 딛고 제대로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는 저자의 취미 생활 기록기다. 50대에 들어서 새롭게 시작해 흠뻑 빠진 승마, 패러글라이딩,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을 소개한다. 1만 5000원. ●명탐정, 세계기록유산을 구하라(날개달린연필 글, 곽성화 그림, 창비 펴냄)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해 ‘승정원일기’,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등 모두 7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며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떨쳤다. 명탐정과 나지혜의 활약을 따라가면서 아이들이 이런 우리 유산의 우수성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만 1000원. ●장제스 일기를 읽다(레이 황 지음, 구범진 옮김, 푸른역사 펴냄) 대륙의 국공내전에서 철저한 패배자로 남은 장제스(蔣介石)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서다. 이를 통해 20세기 초중반 중국 역사에 대한 객관적 접근도 시도하고 있다. 레이 황은 중국 근대사의 걸출한 지도자들인 장제스, 마오쩌둥, 덩샤오핑 모두가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정신을 구현, 역사적 토대를 단계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만 9500원.
  • [비즈&피플] 미국 석유개발회사 SEI 인수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 회장

    [비즈&피플] 미국 석유개발회사 SEI 인수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 회장

    뜸했던 ‘큰 손’ 이민주(61) 에이티넘 파트너 회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칩거를 깨고 선택한 것은 부동산이 아닌 자원 분야. 생뚱맞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에이티넘 관계자는 “오피스와 자원이 향후 실물 자산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회만 있으면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망 투자처로 자원 분야를 점찍었다는 얘기다. 국내 민간기업으로 미국의 석유개발회사 ‘SEI’를 9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은 그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에이티넘 측은 이를 발판으로 추가로 인수할 자원 회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지금의 부(富)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남들이 머뭇거리며 결정을 미룰 때 빠른 실행력으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1997년 외환위기 전에 부실 신용금고와 창투사 등 중소 금융기관을 팔아치운 그는 그 종잣돈으로 당시 헐값이었던 지역 유선방송사(SO)들을 하나둘 인수해 성공신화를 썼다. 이렇게 모아 만든 종합유선방송사 ‘C&M’을 수년 뒤 무려 1조 4600억원을 받고 호주계 투자은행인 매쿼리 합작사에 넘겼다. 그가 한국의 부호 순위에서 빠지지 않고, 그룹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서울 역삼동 ING타워를 1300억여원에 사들이고, 자신이 지분 20%를 가진 제이알자산관리를 통해 2400억원대의 서소문 금호생명 빌딩을 사들이기도 했다. 적절한 타이밍과 실행력으로 성공한 그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시점에서 생소한 자원 분야에 투자한 것은 그래서 더 눈길을 모은다. 특히 오피스 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이 회장이 제2 투자처로 자원을 선택한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가스 가격이 지금 상당히 내려갔기 때문에 앞으로 오를 공산이 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부호 순위에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에 이어 16위에 올랐다.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지낸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의 동생이며, 부친은 연극배우 겸 연출가로 이름을 날렸던 고 이해랑씨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연세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SEI는 미국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확인된 매장량을 기준으로 1060만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광구를 갖고 있다. 하루 원유 생산량은 4811배럴이며, 석유개발에 35명의 전문인력이 일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FT, 韓경제 부정적 보도 그만” 카터 英전문가 기고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도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그런 시각의 수정을 촉구하는 전문가 주장을 자기 지면에 실었다.영국의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 에이단 포스터카터 리즈대학 명예 수석연구원은 ‘한국 수출업에 건배를’이란 제목의 글을 4일자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했다.포스터카터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의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4%가량 하락해 성급한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지만 한국의 산업생산 하락은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때문이며, 이를 감안하면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말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한국이 아시아에서 금융위기 가능성 가장 높아(10월6일)’, ‘한국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10월14일)’, ‘한국은 아시아에서 첫 희생국가 될 것(10월17일)’ 등 우리 경제를 폄하하는 기사들을 자주 써 우리 정부로부터 ‘왜곡보도’, ‘비방보도’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외이사제도 개선 추진” 진동수 금융위원장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3일 금융회사 사외이사 제도의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외이사에 의해 좌우되는 KB금융지주 회장 선임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그는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에 본격 도입돼 10여년이 경과했다.”면서 “그런 성격(KB금융지주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도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사외이사가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어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진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금융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줬으며 관련 제도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금리인하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라는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의 질의에 대해 “카드사들이 1차적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인하하려는 노력을 평가해 달라.”면서“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답변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집중점검 국내경제 4대현안] (3) 한계기업 구조조정

    [집중점검 국내경제 4대현안] (3) 한계기업 구조조정

    “우리나라가 이번 위기를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외환위기 때 했던 강력한 구조조정의 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언젠가 새로운 위기가 닥치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구조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기획재정부 관계자)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나서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이제는 방울을 달 기회 자체가 물 건너 간 느낌도 든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놓고 정부와 채권단이 눈치만 보며 1년을 허송한 결과다. ●외국기업 비해 경쟁력 악화 정부와 금융당국은 채권단 차원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강조하며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고, 채권단은 내부와 외부의 복잡한 문제들에 갇혀 선뜻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은행들에 부채 만기 연장,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채근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문제 있는 기업들을 솎아내 퇴출시키라고 하니 출발부터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정부가 을(乙·은행)에게 칼을 쥐어쥐고 갑(甲·기업)을 치라고 하니 제대로 될 턱이 있었겠느냐.”면서 “특히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강조했는데, 당장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기업들을 정부의 말만 듣고 정리하는 것은 은행의 속성상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결과, 향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외국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상당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일어나 기업 체질이 한층 강화됐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유효수요 감소와 맞물려 조선 등 일부 업종에서 과잉투자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주요기업의 상당수가 이 업종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명쾌한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계기업의 부실을 제대로 정리 또는 관리하지 못하는 은행에 불이익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약해 실효를 거둘지 불투명하다. 내년 지방자치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서민과 민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정부가 한계기업들의 정리와 이로 인한 고용지표의 악화를 감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내년 퇴출기업 증가 불가피 그러나 내년에는 인위적인 조치가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퇴출로 내몰리는 한계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출 및 신용보증 만기 연장, 신규 보증심사 기준 및 보증한도 완화 등 위기를 맞아 취해졌던 기업 지원책들이 하나 둘 거둬들여지고 있는 데다 금리도 시점의 문제일 뿐 인상이 불가피해 정부 지원과 저금리에 기대어 목숨만 붙어있던 기업들은 생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기업 구조조정만 놓고 보면 이뤄진 게 거의 없다.”면서 “기업을 잘 알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게 맞지만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정부가 강력한 정책 의지를 갖고 금융기관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유영규기자 windse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사외이사의 두 얼굴/주병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사외이사의 두 얼굴/주병철 경제부장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우여곡절 끝에 3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이사회에 차기 회장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사외이사만으로 짜여진 회추위의 구성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면접 대상자 3명 가운데 2명이 1일 전격 사퇴하거나 면접 불참을 통보하면서 시끄러워진 불공정 논란의 중심에는 사외이사가 있다. 사외이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경영의 내부통제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혀 왔다. 그래서 기업마다 사외이사 역할과 기능을 강화해왔고, 금융당국도 이를 독려해 왔다. 현행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는 이사회나 감사위원회의 전체 멤버 가운데 사외이사가 절반을 넘도록 하고 있다. 경영 효율을 감시하는 ‘총아’로 불리는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한국거래소(옛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 때 위력을 과시했다. 사외이사(9명)만으로 구성된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정부 측이 염두에 둔 인사를 제치고 이정환 당시 증권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을 선임했다. 이 과정에 사외이사들은 특정 인사를 앉히기 위한 금융당국의 회유와 협박을 받았지만, 5대4로 이 이사장을 선임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물리친 ‘사외이사들의 힘’이 회자됐다. 이후 이 이사장은 사정당국과 금융당국의 집요한 주변 조사와 사퇴압력에 시달리다 취임 1년 7개월만인 지난 10월 자진사퇴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선임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 이사장의 선임은 추천위 멤버 전원이 사외이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실제 이 이사장의 입장에서는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의 덕을 보지 않았다고 부인하기는 어렵다. 시끌시끌한 KB금융지주 회장 선임과정에서도 사외이사는 또 한번 위력적인 힘을 발휘했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때처럼 외부세력의 개입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논란에 휩싸인 것은 회추위가 철옹성 같은 장벽을 쌓아 새 인물의 진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물론 사퇴한 두 후보의 처신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면접을 코앞에 두고 판을 뒤집는 것은 옳은 일은 아니다. 선임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선택한 고육지책이란 비난을 면키 어렵다. 다만 회추위의 결정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외이사의 역할과 기능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해 보인다. 사외이사들끼리 뭉치면 누구든 마음대로 뽑을 수 있고,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의 후임자를 현직 사외이사가 뽑는 구조는 아무래도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외이사들의 벽이 너무 높아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었다는 두 후보의 하소연은 회추위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어떤 후보는 사외이사의 프로파일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경영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사외이사 제도의 개선에 앞서 기존 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사외이사들이 왜 그렇게 똘똘 뭉칠 수밖에 없었는지, 사외이사들이 지위를 남용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었는지, 사외이사들의 실질적인 보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이 1차적인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모델이 좋은지, 객관성과 독립성을 갖춘 비영리단체를 통한 인력풀제가 좋은지 등의 제도 개선은 그 다음에 논의해도 된다. 이번 사태는 비단 KB금융지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KB금융지주를 포함한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를 뺀 3곳의 외국인 지분은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는 국내 금융계의 대외신인도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주병철 경제부장 bcjoo@seoul.co.kr
  • [집중점검 국내경제 4대현안] (2) 멀고 먼 고용회복

    [집중점검 국내경제 4대현안] (2) 멀고 먼 고용회복

    외환 위기로 기업들의 도산과 구조조정, 대량해고가 이어지던 1998년 8월의 고용지표는 사상 최악이었다. 취업자 수가 1987만 5000명에 그치면서 1년 전보다 159만 2000명(7.4%)이나 줄었다. 감소 규모나 감소폭 모두 역대 최고치였다. 하지만 골이 깊으면 산이 높기 마련. 이듬해 5월 증가세로 돌아선 취업자 수는 이후 월 평균 4%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2000년 2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역대 최고인 136만 2000명(7.2%)이 늘어나는 상황에 이른다. ●올해엔 잡 셰어링 등 효과 커 경기 회복이 완연해지고 있는 지금, 10년 전과 같은 폭발적인 고용 회복세가 재현될 수 있을까.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올해 일자리 창출이 희망근로 프로젝트, 청년인턴제, 잡 셰어링 등 정부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에 내년에 일자리가 크게 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경제정책을 펴는 데 있어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연구기관들도 내년 고용사정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률 5.5%에 일자리가 20만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10만개 줄어들고 민간부문에서 30만개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결과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3% 성장에 일자리 10만개, LG경제연구원은 4%대 중반 성장에 일자리 15만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통상 성장률이 1% 뛸 때마다 6만~7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대입하면 연구기관마다 30만개 이상의 일자리 증가를 전망해야 하지만 내년 사정이 워낙 불투명하기 때문에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본부장은 “연간 5% 이상 성장하면 일자리가 30만개 이상 증가하는 일반적인 흐름을 내년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최근 두바이 쇼크에서 나타나듯 우리경제 안팎의 위험요인이 있어 5%대 성장이 안 될 경우 고용사정은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경제위기 속에서 고용을 크게 줄이지 않아 신규 일자리 창출 여력이 줄어든 데다 공공 일자리 등 정부의 정책수단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경기와 고용이 따로 노는 모습은 이미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지난 2·4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고용지표는 오락가락 갈지자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일자리 수가 5월 전년 대비 21만 9000개 감소에서 6월 4000개 증가로 플러스(+)로 반전했지만 7월에는 다시 7만 5000개가 줄었고, 9월에 7만 1000개가 늘어 사정이 좋아지나 했더니 10월에는 고작 9000개 증가에 그쳤다. ●고용 지원금 확대 등 인센티브 필요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자리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은 잡 셰어링 등을 통해 근로시간이나 임금 조정이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이 때문에 경기가 좋아져도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복리후생을 높이는 데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가 나아지면서 대규모 신규 채용이 이루어졌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가동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얘기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용 확충을 위한 재정여력이 소진돼 가고 있으므로 민간 고용 창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더욱 시급해졌고, 무엇보다도 기업들이 채용을 서두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용유지 지원금의 확대 등 기업들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유대근기자 windsea@seoul.co.kr
  • [시론] 출구전략 시기 경제운용에 차질 없도록/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시론] 출구전략 시기 경제운용에 차질 없도록/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선언 이후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하다. 파장이 크지는 않을 거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약간 안도를 하고는 있지만, 비슷한 일이 언제 또 터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최근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1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관련하여 국제통화기금(IMF)은 출구전략시행에 대한 원칙 7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금융과 아울러 재정정책에서의 출구전략이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고, 내용으로는 국가부채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전략과 균형재정의 달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출구전략의 실행과 관련한 국제적 ‘정책 공조’가 정책을 일시에 시행하는 ‘정책 동시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리한 결과가 확산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지적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공황 이후 좋아지던 경제가 1937년 루스벨트 정부가 세금을 올린 이후 급격히 나빠지면서 실업률이 20% 근처까지 치솟은 경우가 있었다. 가깝게는 일본이 1997년 소비세를 인상한 정책이나 2000년 제로금리 기조를 변화시킨 부분이 출구전략 시행의 실패사례로 언급된다. 이처럼 정책의 경기회복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과정에서 경제의 기본틀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금융분야에서는 광의의 출구전략이 이미 시행 중인 셈이다. 우선 본원통화가 많이 줄었고 비상시에 사용하는 각종 보증조치도 상당부분 해소됐거나 해소될 예정이다. 남은 것은 금리 인상인 셈인데 한국은행은 아직 목표금리를 2%에서 유지하고 있다. 출구전략이 정책기조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할 때 아직 금리상승을 본격화시킬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문제에 대한 접근에는 최근 논의가 활발해지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리밸런싱) 문제도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리밸런싱 논의는 위기를 가져온 원인을 치유하는 요소를 담고 있다는 면에서 광의의 출구전략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날 환율조정국면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글로벌 리밸런싱은 위안화 절상을 통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축소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우리 원화도 위안화에 동조돼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출구전략 조기시행을 통한 금리상승이 이뤄지면 원화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글로벌 리밸런싱 국면이 겹쳐지면서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경상수지를 소폭흑자 이상으로 유지해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유도하면서 급격한 외화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국면과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어려워진다 싶으면 미련없이 한국을 등지는 해외자본의 변덕성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수출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생존하는 데에 필요한 필수식량을 확보하는 행위에 준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시 불거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우리 경제의 상황을 고려하여 출구전략 논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경제의 전반적 운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 [도토리 뉴스] 술 소비량 외환위기때 줄었다

    술 소비량은 국민의 희로애락에 따라 출렁인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줄고 2002 월드컵 때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세청에 따르면 1997년 IMF 구제금융 때 술 소비량은 연간 92만 2489㎘로 6.8% 급감했다. 당시 소주의 출고량은 6.9% 증가했다. 반대로 한·일 월드컵 때는 주류 출고량이 330만 900㎘로 전년도에 비해 9.1%가 증가했다.
  • 부동산버블·고용부진… 여전한 경제회복의 덫

    부동산버블·고용부진… 여전한 경제회복의 덫

    정부가 출구전략의 시행을 공식화한 것은 지금의 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년 4~5%대의 실질성장률 전망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비상 조치들을 거둬들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곳곳에 위험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불안, 고용 부진 등 우리 내부의 문제에 더해 미국 등 세계경제가 얼마나 빠른 회복세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출구전략의 최종판인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은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땐 대출상환 부담 올 들어 과열 현상을 보였던 부동산시장은 지난 9월 이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2개월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권은 물론 강북권 재건축까지 마이너스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올 4·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분기마다 13조원 이상 만기가 돌아온다. 이중 내년 2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만 17조 2000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의 37% 정도는 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 즉 DTI가 40%를 넘는 대출자가 갚아야 할 몫이다. 내년 1~2분기 중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버블 붕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한계 가계들은 금리가 인상되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돼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고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확장적 통화정책의 결과로 주택담보대출이 상당히 늘어난 상황”이라면서 “그 자체가 정책의 결과이지만 거꾸로 향후 정책을 구사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 불확실성도 문제 고용 문제도 쉽게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정부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러나 정부는 외환위기 때보다도 지금의 고용 전망이 더 어둡다고 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제위기 이후 일자리 나누기 등으로 고용이 많이 유지됐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앞으로 큰 폭의 신규 고용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요인 외에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4일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당초 3.5%에서 2.8%로 0.7% 포인트나 내렸다.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예보, 우리금융 지분 7% 매각

    예금보험공사는 24일 우리금융 지분 약 7.0%(5642만주)를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블록세일)으로 주당 1만 5350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1만 6050원)보다 4.36% 할인된 가격이다. 한때 시장에는 예보가 4% 내외의 주식만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매각분량은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이로 인해 예보는 과거 외환위기 이후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공적자금 12조 8000억원 가운데 총 4조원을 회수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예보의 지분율도 73%에서 66%로 감소했다. 예보는 내부적으로는 우리금융 주가가 주당 1만 7000~1만 8000원 선이 되면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주당 1만 5350원이란 가격에 매각을 단행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가 돛을 올린 셈이다. 예보는 내년 중 나머지 소수 지분도 매각할 예정이다. 실제 경영권이 달린 ‘50%+1주’의 지분을 어디로 넘길 것인지가 내년 금융권의 최대 이슈로 부각할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1년전 李대통령 말 믿고 주식 샀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가 된다.”고 말한 지 25일로 1년이 지났다.이 대통령은 미주 순방 기간이던 지난해 11월25일 로스앤젤레스 지역 재미교포 40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 때 주식 등을 사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을 봤다.”며 어려울 때 주식을 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과 누리꾼은 “대통령이 불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주식 브로커 같은 얘기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이 대통령의 ‘주가 낙관론’과 야당 등의 ‘회의론’ 중 1년이 지난 지금 어떤 전망이 맞았을까.지난 1년간 주요 종목들의 주가 흐름을 토대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봤다. ●MB펀드 수익률은?  이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종합주가지수(코스피) 연동 인덱스펀드에 하나씩 가입해 매달 각각 25만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3일 기준으로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1-A’는 26.2%, ‘기은SG그랑프리KRX100인덱스A’(주식형)는 2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거치식이라 가정하고 단순 계산을 했을때 300만원을 넣어 75만원정도를 벌었다.  이 결과는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했다.펀드 가입 당시 1105선이던 지수는 23일 1619로 마감했다.46% 정도 올랐다. ●주식을 직접 샀다면?  주요 경제지표·작전주·테마주 등에 개의치 않고 ‘코스피 주요 종목’을 샀다면 어떻게 됐을까.  신영증권에 따르면 1년전 코스피는 983으로 마감했다.지난 24일 종가는 1606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이 기간동안 코스피 종목 중 현대차·KB금융·포스코·삼성전자·LG전자·한국전력·KT를 비교했다.이 중 현대차가 169.0%,KB금융의 주가가 167.7% 상승했다.뒤를 이어 포스코(75.2%),삼성전자(64.3%),LG전자 (42.2%),한국전력(31.0%)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알앤엘바이오로 7배 가까이(679%) 상승했다.뒤를 이어 한라건설이 402%,서원이 362% 올랐다.  시중 은행의 예·적금,CMA 금리를 4%로 봤을 때 이 대통령의 말을 믿고 주식을 샀다면 수백배에서 수십배 가까이 이득을 본 셈이다.한편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주가 3000시대’를 내건 적이 있다.경제 회복론과 시기상조론이 공존하는 이때,주가 3000 돌파가 가능해질지 궁금하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연탄을 담은 풍경들[동영상]

    [뉴스다큐 시선] 연탄을 담은 풍경들[동영상]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그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詩,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조선팔도 거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득바득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연탄차라고. 불이 붙으면 그대로 재가 될 때까지 뜨겁게 더 뜨겁게 자신을 태우는 연탄. 세상을 얼릴 듯했던 겨울 새벽 추위를 모두 몸으로 견딘 것처럼 연탄은 회색빛 재로 변해 버렸습니다. 연탄보일러가 데운 한 칸 방의 온기, 연탄불에 구운 노릇노릇한 고구마의 달콤함….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기만 한 연탄에 대한 기억을 아직도 간직한 이들이 있습니다. 연탄재처럼 부서져 가는 기억의 마지막 끝을 일상인 양 잡고 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제가 태어난 곳은 서울 시흥동의 연탄공장입니다. 오늘(21일)은 날씨가 좀 풀려서 그런지 공장 너머 지하철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은 아침부터 트럭 행렬이 이어지면서 휴일인데도 평일보다 더 시끌시끌합니다. 저는 지금 25t짜리 대형 트럭을 타고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는데 저와 제 친구들이 가는 곳이 부자 동네인 강남이라네요. 저도 이제 ‘강남물’ 좀 먹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자! 제가 어디로 가는지 함께 따라오시죠. ●서울 시흥동 연탄공장 이야기 제 고향 ‘고명산업’은 서울에 2개뿐인 연탄공장 중 하나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은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지요. 하루 연탄 생산량은 30만장 수준입니다. ‘얼마 안 되네.’라고 생각하시나요? 무려 100대가 넘는 차량이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직원분들은 누가 오가는지도 신경도 안 쓰고 일만 하십니다. 제 아버지(?)는 1978년부터 이 공장에서 근무한 신희철 전무입니다. 아버지가 일을 시작했던 1970~80년대만 해도 서울에 연탄공장이 무려 19개나 있었답니다. 그때는 서울의 하루 연탄 소비량이 2000만장이나 됐다고 합니다. 당시 이 공장의 하루 연탄 생산량도 지금의 두 배가 넘는 60만~70만개 수준이었죠. 1970년대 석유파동 때는 하루 100만장까지 찍어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울 지역 하루 연탄 소비량은 얼마나 될까요. 아버지 말로는 70만장 정도에 불과하다네요. 이 공장은 1990년대만 해도 과거 삼천리연탄(현 삼천리E&E)의 시흥 공장이었습니다. 연탄산업이 사양길을 걷던 1997년, 본사가 시흥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자 아예 당시 직원들이 공장을 인수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답니다. 공장을 새로 열 당시만 해도 10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한때 60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외환위기로 석유 대신 연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자 직원 수는 자연스럽게 줄어 현재는 27명이 공장에 몸담고 있습니다. 직원 평균 연령이 60살이 넘을 정도로 평생을 연탄과 함께 한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새 직원을 고용하면 되지 않냐고요? 모르시는 말씀. 요즘 젊은이들은 연탄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꺼려합니다. 올 들어 경제가 어렵다 보니 사무실에 석유난로 대신 연탄난로 놓는 분들도 많지요. 그런데 아마 이런 인기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정부 아저씨들이 무연탄 수급 불균형 해소라는, 한번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정책을 하고 계시기 때문이랍니다. 쉽게 말해 공장에 지급하던 보조금도 줄이고 가격을 자율화한다는 얘기입니다. 벌써 1일부터는 연탄의 공장도 가격이 개당 403원에서 483원으로 올랐답니다. 시설농가 등에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지요. 여하튼 저는 이제 강남으로 갑니다. 트럭에서 잠깐 잠이나 자야겠네요. ●거여동의 연탄 이야기 “47, 48, 49, 50…. 아니다, 49개까지 옮겼지. 다시 합니다, 49, 50, 51….” 어, 이게 무슨 소리야. 벌써 도착했나. 밖을 보니 20대 청년들과 10대 학생, 50대 아저씨가 함께 나란히 줄을 지어 연탄을 옮기고 있습니다. “연탄 200개를 옮기려면 아직도 멀었다.”면서 일행을 재촉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언뜻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남자가 함께 연탄을 들고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부자(父子) 사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어린 친구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걸 보니 부자 사이는 아니군요. 분명히 강남으로 간다고 했는데 여기는 강남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연탄 특유의 냄새가 아침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마을 전체로 번졌습니다. 아! 이제 알았습니다. 여기는 송파구 거여동. 서울에서 가장 연탄을 많이 때는 동네입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따뜻한 한반도사랑의 연탄나눔운동(한반도연탄나눔운동)’의 무료연탄배달 행사에 온 분들이라는군요.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학생 동아리 단체 ‘케피터즈’ 등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허허, 저렇게 연탄 나르면 안 되는데, 몇 명은 처음 연탄배달을 하는 분들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연탄 몇 번 나르다 보면 땀이 저절로 흐를 겁니다. 자, 이제 제 차례가 됐습니다. 저는 어디로 갈까요. 저의 새로운 안식처는 홀로 사는 김융래(71) 할아버지의 집입니다. 김 할아버지는 자신의 단칸방 옆에 차곡차곡 쌓이는 연탄에서 눈을 떼지 못하시는군요. 아마 5월까지 연탄을 써야 한다며 머릿속으로 연탄 수를 세고 계신 듯합니다. 김 할아버지를 비롯해 한 가구당 들어가는 연탄은 200~300장 수준입니다. 추울 때는 하루 3~4개, 날이 풀리면 1~2개의 연탄을 쓰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은 날이 조금이라도 풀릴 때에는 한 장이라도 아끼신답니다. 그래야 봄 사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웃 주민인 안귀래(80) 할머니도 연탄을 쓰십니다. 안 할머니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데요. 몇몇 분들이 연탄을 받지 못하신다고 한숨을 쉬시네요. “지난번에는 연탄 없는 집에 우리 집 연탄을 나눠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집이 생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안 할머니의 고운 마음에 저도 갑자기 뭉클해집니다. 올해 한반도연탄나눔운동과 함께한 단체는 지난해 300여개에서 500여개로 늘었다고 합니다. 참가자도 3만 2000명에서 5만명으로 늘었다는 것이 원기준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 기업체 등의 후원금이 줄어들고 있지만, 봉사활동 참가자가 많아지니 그래도 힘이 되는 소식 아닙니까? 한반도연탄나눔운동은 봄·여름 사이 전국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연탄사용가구 실태조사를 한 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연탄 배달을 시작합니다. 원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리면, 연탄봉사활동은 ‘사회적 효도’입니다.. ●노원구 월계2동 연탄가게 이야기 아 참, 말이 나온 김에 얘기 하나 더 할게요. 동네 연탄가게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요즘에는 공장에서 직접 배달을 해 연탄가게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연탄을 살 일도 거의 없을 테구요. 제 친구 가운데 재개발이 예정된 노원구 월계2동의 연탄가게로 간 애들이 있습니다. 가격이 530원 정도에 팔린다니 저보다는 비싸게 팔리는 친구들이죠. 주인 김문국(53)씨가 구멍가게와 연탄가게를 함께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평생을 그곳에서 사셨다고 합니다. 김씨 연탄 창고에는 지금도 1000장 남짓한 연탄이 쌓여있습니다. 많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200장씩 나눠 갖는다고 계산하면 다섯 사람 정도 분량밖에는 되지 않는 양입니다. 제가 호황을 누리던 1960~70년대에는 하루에 수 백 장이 팔리는 것도 예사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주문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오히려 짜증을 낼 정도였다고 합니다. 경사가 가파른 동네까지 배달을 나가다 보면 웬만한 공사판 노동일보다도 고됐기 때문이지요. 김씨가 연탄배달 나갈 일이 크게 줄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인근에 주공상계19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때부터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일대의 연탄 판매량은 갈수록 급감했고 지금은 단골 빼고는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제가 김씨의 연탄가게에 갔으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봄이 될 때까지 새 주인도 못 만나는 신세가 됐을지도 모르겠어요. 여하튼 저는 이제 담담히 재가 되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십시오.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연탄의 역사 1966년 석유에 밀려 하향기 1990년대 초 폐광시대 맞아 탄광매몰 사건이나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1970~80년대 일간지의 사회면을 장식한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연탄무료배달 소식 정도만 간간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연탄전성시대는 갔다. 우리나라 연탄공장의 효시는 대한제국 시기에 일본인이 평양에 설치한 공장이다. 광복 후에는 대성산업이 연탄공장의 맹아(萌芽)였고, 삼표·삼천리연탄 등 3대 메이저사가 1960년대를 대표했다. 이후 연탄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963년 말 전국의 연탄공장 수는 400여개에 달했다. 그러나 업체 간 과열경쟁은 여러 부작용을 낳았고 불과 2년 뒤인 1965년에는 3분의1 수준인 130여개로 공장 수가 줄었다. 정부도 1966년부터는 에너지 정책 중심을 석탄에서 석유로 옮기기 시작했다. 1969년에는 석유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7.4%를 차지해 처음으로 석탄을 추월했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연탄 소비량이 잠시 늘기도 했지만 내리막길을 걷는 연탄의 소비감소 추세를 막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 도시가스의 보급으로 연탄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1990년대 초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시대를 맞았다. 현재 에너지 소비에서 연탄·무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준이다. 난방보다는 고깃집 등 음식점 연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직업선택, 수입 > 안정성 첫 추월

    직업을 선택할 때 ‘안정성’보다 ‘수입’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업선택요인으로 ‘수입’을 선택한 응답자가 36.3%에 달한 반면 ‘안정성’을 선택한 이들은 30.4%에 그쳤다. ‘보람·장래성(15.2%)’과 ‘적성·흥미(11.3%)’가 뒤를 이었다. 1998년 동일 항목에 대한 통계청의 설문 조사가 시작된 이후 직업선택 요인으로 ‘수입’이 ‘안정성’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조사는 지난 7월 만 15세 이상 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집계한 결과다. 1988년만 해도 직업선택의 우선순위는 안정성(43.1%)-보람 및 장래성(27.3%)-수입(25.0%) 순이었다. 선택 기준이 달라질 조짐을 보인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외환위기로 대량해고의 후폭풍이 몰아치던 1998년에는 ‘수입’을 우선 고려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18.2%에 그쳤다. 반면 안정성은 41.5%에 달했다. 당장 취업과 생존이 급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수입을 우선요인으로 고려하는 흐름이 점점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2006년 조사에선 수입(31.7%)-보람 및 장래성(16.8%)의 응답 비율이 처음으로 역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안정성 측면에선 탄탄하다고 생각되던 공사나 공무원 조직도 개혁 차원에서 (인원감축 등) 여러 얘기들이 나오다 보니 직업 선택에 있어서 수입에 대한 선호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15~29세)이 선호하는 직장은 여전히 국가기관(28.6%)-공기업(17.6%)-대기업(17.1%)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5~18세는 국가기관 다음으로 대기업을 선호한 반면 19~29세는 공기업을 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60세 이상의 비율은 2007년 60.1%에서 올해 68.3%로 뛰어올랐다. 함께 살지 않는 이유로는 ‘따로 사는 것이 편해서’란 이유가 33.6%로 가장 많았다. ‘자녀에게 부담이 될까봐’란 대답이 22.2%로 뒤를 이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2곳 선정] 세계경영 산실… 36년만에 외국계 품에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2곳 선정] 세계경영 산실… 36년만에 외국계 품에

    ‘세계 경영의 산실→대우그룹 해체, 워크아웃→건설업계 1위 등극→금호아시아나 인수→외국계 품으로’ 대우건설의 기구한 운명이다.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대우건설이 36년 만에 외국계 품으로 넘어간다. 세계 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드높인 해외건설의 명가(名家), 국내 주거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주택개발 선도 건설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순간에 놓인 셈이다. 대우건설은 1973년 창립 이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 세계 42개국을 무대로 한국건설의 위상을 떨쳤다. 월성원전 3·4호기, 시화호 조력발전소, 국내 최초의 해상침매터널 건설 등 국내 건설시장도 선도했다. 최근 10여년간 주택공급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다. 외환위기로 1999년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000년 3월 워크아웃, 같은 해 12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며 대우건설의 기구한 운명은 시작됐다. 웬만한 건설사라면 워크아웃 중에 쓰러지거나 인수합병의 먹잇감이 됐겠지만 대우건설은 이를 버텨냈다.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노하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뒷받침돼 2003년 워크아웃에서 조기졸업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6~2008년에는 3년 연속 시공 능력평가 1위, 총자산 9조원, 매출 6조 5000억원에 이르는 초우량 건설사로 성장하면서 재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우건설은 잘 나갔다. 하지만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에 올인하면서 2006년 금호아시아나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와 대우건설의 궁합은 맞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는 인수자금을 무리하게 끌어들이며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자초했고, 대우건설은 다시 새 주인을 만나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그동안 우수 인력도 많이 떨어져 나갔고, 종업원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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