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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충격 딛고… 뉴욕증시 상승세로 출발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낙폭은 1% 미만에 그쳤다. 해외 주식시장에서도 1% 안팎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코스피는 19일 전날보다 15.05포인트(0.70%) 내린 2122.68로 마감됐다. 장중 낙폭을 키우며 2111까지 밀렸지만 곧 2120선으로 치고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526.62로 1.90포인트(0.3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300억원어치, 기관이 9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63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전일보다 3.10원 오른 1091.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을 그다지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 재정위기도 그리스나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번질 우려가 낮다.”고 평가했다. 아시아권 해외 증시는 국내 증시보다 낙폭이 컸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8.28포인트(1.91%) 떨어져 2999.04로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202.09포인트(1.55%) 떨어진 11799.24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중국 증시의 약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건실해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15.62포인트(1.21%) 하락해 9441.03으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는 8.78포인트(1.05%) 내려 827.56으로 장을 마쳤다. 타이완증시의 자취안지수는 전날보다 75.93포인트(0.87%) 하락했다. 마감할 때 주가는 8638.55를 기록했다. 한편 뉴욕 증시는 주택착공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고 기업들의 1분기 실적들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날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된 데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19일(현지시간)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12포인트(0.17%) 상승한 12,222.71에서 거래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국제금융시장 활황세지만… 안심 이르다

    국제금융시장 활황세지만… 안심 이르다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는 듯하다. 외국인 자금은 일본 지진 이후 아시아를 떠났다가 최근들어 다시 귀환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개선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2차 환율 전쟁 조짐, 남유럽 재정위기 등의 잠재 리스크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잇따르고 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14포인트(0.24%) 내린 2115.87에 마감됐다. 지난 주말 사상 최고치인 2121.01을 기록한 뒤 잠깐 쉬어가는 추세다. 코스피지수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인 10일부터 지난 1일까지 6.8% 가파르게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지수는 1만 2376.72로 지난달 10일 이후 3.3% 올랐다. 홍콩항셍지수는 0.8%, 영국 FTSE100 지수는 2.8%씩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1086.60원으로 지난 주말보다 4.50원 내렸다. 거래일 5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동안 낙폭이 27.8원이다. 원화뿐만 아니라 호주달러화, 유로화 등도 강세다. 호주달러화는 지난 1일 1호주달러당 1.03달러를 기록, 198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이탈 자금이 유턴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를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비상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외환시장 관계자는 “각국이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 다시 환율경쟁에 나선다면 상호마찰과 보호무역의 폐단이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시노하라 나오유키 세계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상당한 후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로 인한 고유가, 유로권의 재정위기 등을 원인으로 거론했다. 시노하라 부총재는 “세계경제 회복을 신흥국이 계속 주도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의 경우 대규모 자금 유입과 원자재 가격 강세로 과열과 인플레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세계경제 회복이 상당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일본과 중동 사태는 추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과 식량·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을 통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홍은미 한화증권 상무는 “일본 지진 이후로 각국의 환율이 움직이면서 주가가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각국의 역학관계에 따라 변하는 환율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아지고 있으나 유럽 재정위기, 고유가 등 불안요인뿐 아니라 환율 갈등 재점화, 출구전략 관련 정책 리스크 확대 등 잠재요인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오달란기자 lark3@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3~6개월간 엔화 약세 달러당 90엔 넘을 수도”

    [日 방사능 공포] “3~6개월간 엔화 약세 달러당 90엔 넘을 수도”

    엔화의 전망치를 정확히 예측해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교수가 4일 수개월 내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90엔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도쿄의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가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경제’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엔화에 대한 평가절하는 앞으로 3~6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어서 달러-엔이 90엔을 넘어서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경제 6개월 정도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 일본 재무성 재무관 시절부터 외환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사카키바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로 인해 일본에서 해외 투자금이 유출될 것을 예상해 이런 전망치를 내놨다.”고 덧붙였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1월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엔화 가치가 1달러당 70엔대가 될 확률이 높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995년 4월 19일의 79.75엔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현실로 입증된 바 있다. 당시 1달러당 엔화 환율은 83~84엔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그의 예상이 틀릴 것으로 보였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14일에 이 기록이 수립됐다. 그는 올해 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약간 비관적”이라고 규정한 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정도의 소비와 생산 침체는 불가피해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겠지만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복구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돼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日국채 최소 5~6년은 문제없어” 사카키바라 교수는 “피해지역의 마을 전체를 재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복구작업은 상당히 큰 규모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대량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대외 순채권은 작년 말 현재 GDP의 180%인 270조엔에 달하지만 자산은 GDP의 240%인 360조엔에 달한다.”며 “재정 상황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과 개인 등 민간 부문은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금 동원력을 지니고 있어 최소한 앞으로 5~6년은 국채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발행하는 10조엔 규모의 국채도 일본은행이 모두 소화할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함께 참여한 바클레이 증권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진 피해와 후쿠시마 원전 여파가 오래될수록 한국과 타이완의 기업들이 이 공백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121’ 코스피 사상 최고치

    ‘2121’ 코스피 사상 최고치

    코스피가 일본 대지진, 원전 사고와 중동 정세 불안, 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급락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4.31포인트(0.68%) 오른 2121.01로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로 종전 기록인 2115.69(1월 19일)를 70여일 만에 갈아치웠다. 1월 29일 기록한 역대 장중 최고치인 2121.06에는 다소 못 미쳤다. 시가 총액도 1189조 4732억원을 기록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1182조 4754억원(1월 19일)을 뛰어넘었다. 외국인의 힘이 컸다. 강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2100선을 오르내리다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늘리더니 장 막판에 2120선을 넘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화학 업종 등을 집중공략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7319억원을 사들였다.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환율은 4거래일째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5.60원 내린 1091.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환율 1100원대 무너져… 인플레 압박 완화

    환율 1100원대 무너져… 인플레 압박 완화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선이 무너졌다.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경우 물가 급등세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두달 만에 2100선을 회복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5원 내린 1096.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9월 10일(1095.5원)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볼 때 정부가 고(高)물가를 잡기 위해 저(低)환율 기조로 방향을 전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 강세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완화시키며 신흥국의 구매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세계 수요 회복에 긍정적”이라며 “따라서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내수 회복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전일보다 3.2원 떨어진 1101원으로 개장하며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환율은 한동안 장중 1100원선 주변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외환당국이 1100원선 붕괴를 막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심리가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들어 1100원선이 무너져도 외환당국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국내 은행권 참가자들도 달러 매도에 가세하면서 환율은 낙폭을 확대했다. 외환당국은 장 막판에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시장 전반에 퍼진 달러 매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의 주된 이유로 글로벌 달러의 약세, 국제유가의 하락,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등을 꼽았다. 특히 정부가 5%에 육박하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저환율 기조를 정책으로 삼을 경우 환율 하락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조재성 신한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어제 환율과 관련된 윤증현 장관의 멘트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가 고환율 정책에서 후퇴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강도가 과거보다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은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인위적 고환율 정책’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더 내려갈 소지가 있다.”면서 “올해 연평균 환율은 108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은 주가에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올 연말엔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두달 만에 2100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2포인트(0.73%) 오른 2106.70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100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28일(2107.87)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올들어 최대 규모인 69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3월 월간 기준으로는 1조 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김경두·홍희경기자 golders@seoul.co.kr
  • 설비피해 16조엔… 생산재개 꿈도 못꿔

    설비피해 16조엔… 생산재개 꿈도 못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26일로 꼭 보름째를 맞는다.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망자만 5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금융·산업계 등 일본 전 분야에 걸친 피해까지 감안하면 이번 대재앙의 후유증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분야별 피해를 중간 점검한다. 내각부에 따르면 피해지역 기업 설비의 피해액은 9조~16조엔에 이른다. 도호쿠 지역의 수많은 기업이 조업을 중단했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있는 공장은 종업원들의 접근조차 막혀 있어 복구나 생산재개를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대의 장애는 부품 부족이다. 반도체 재료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나 플라스틱과 고무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은 이번 재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이로 말미암아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지역의 완성품 공장도 덩달아 기계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국내 자동차 생산은 11일부터 25일까지 35만대가 줄었다. 주식시장은 지진 재해 발생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15일에는 하루 만에 닛케이지수가 무려 1015포인트(10.55%) 폭락하기도 했다. 19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를 뒤잇는 역대 세번째 하락폭이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재해 지역 고속도로의 많은 구간이 유실돼 통행이 금지됐다. 25일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30㎞ 이내 구간은 통행이 규제되고 있다. 신칸센도 나스 시오바라에서 모리오카 간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폐쇄했던 이와테 하나마키와 오다테 노다이 공항은 운항을 재개했으나 쓰나미에 활주로가 유실된 센다이 공항은 복구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진 발생 직후 46만 가구에 가스 공급이 중단된 뒤로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있다. 24일 현재 미야기현 등 5개 현 약 36만 가구가 아직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복구율은 13%. 상수도 역시 210만 가구에 공급이 중단된 뒤 점차 복구되고 있으나 10개 현 66만 가구가 지난 24일까지도 수돗물을 쓰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과 주요 화력 발전소가 지진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도권에서 강제 단전을 실시하는 등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철이 운행을 중단하는 등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은 것은 물론 기업체의 생산 기능도 사실상 정지됐다.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최대 에너지 위기 사태에 직면했다. 계획 정전은 4월 말에 일단 끝나지만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다시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후쿠시마의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 군마현 등의 농산물 13개 품목이 취급제한이나 출하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도쿄도 가나마치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유아(1세 미만)의 기준치를 2배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1400만명의 도쿄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저환율로 물가 잡아라”

    “저환율로 물가 잡아라”

    동일본 대지진과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 여파 등으로 물가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부의 ‘미시 대책’들이 총동원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 5%대 진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뒤늦게 ‘거시 카드’를 내놓았지만 정책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성장과 물가 사이에 눈치보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거시 대책’ 가운데 금리 부문은 탄력이 붙었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로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불안감을 다소 진정시켰다. 하지만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저(低)환율 정책’으로 전환할 때라고 주문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21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월 19일 1110.3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오름세다. 동일본 대지진과 리비아 사태 등이 겹치면서 환율은 지난 17일 올들어 최고치인 1140원대(장중)로 치솟기도 했다. 말일 종가 기준으로 환율을 보면 ▲지난해 9월 1140.2원 ▲10월 1125.3원 ▲11월 1159.7원 ▲12월 1134.8원 ▲올해 1월 1121.5원 ▲2월 1128.7원 등이다. 지난해 9~10월 글로벌 ‘환율 전쟁’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을 때 원·달러 환율은 떨어졌다. 하지만 그 이후엔 계속 오름세를 탔다. 대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정책당국이 지난해 11월 이후 환율에 개입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한 지난 3~4개월 동안 환율은 이처럼 물가 안정보다 수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은 국제 유가의 4배에 이른다. 환율과 국제유가가 각각 10% 상승했을 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이 0.8%포인트, 유가는 0.2%포인트 수준이라는 것이다. 환율은 수입물가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파급 속도도 물가 변수 가운데 빠른 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수입물가 환경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두바이유 가격과 국내 소비자물가와의 시차 상관계수를 추정한 결과 시차 3개월에서 상관계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두바이유가 이달부터 국내 물가에 본격 반영된다는 뜻이다. 정진영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성장에도 신경을 쓰다 보니 환율 하락폭이 커질 때마다 개입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수출이 워낙 좋기 때문에 정부가 환율을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택 인하대 교수는 “환율이 시장 기능으로 내려간다면 내려가게 둬야 한다.”면서 “리비아 사태 등으로 환율이 움직일 때마다 미세 조정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강조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도 고환율이 고물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환율을 적정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코스피·환율 ‘롤러코스터’… 中企 수백억원 피해

    코스피·환율 ‘롤러코스터’… 中企 수백억원 피해

    20일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이 됐다. 한국 경제도 ‘일본발(發) 충격파’에 그대로 노출됐다. 2차 충격인 ‘방사능 공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국내 산업계도 부품공급 차질 등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이후 열흘간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는 11일 1955.54로 10일보다 1.31% 하락했지만 14일에는 반사 이익이 부각되면서 0.8% 반등했다. 하지만 15일엔 ‘핵 공포’에 짓눌려 2.4% 급락했다. 16일부터 원전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18일엔 1981.13으로 마감, 대지진 발생 전인 10일(1981.58) 수준으로 회복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1121.8원에서 원전 공포가 커지면서 17일엔 장중 1140원대에 진입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과 주요 7개국(G7)이 ‘슈퍼 엔고’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공동 개입을 선언해 18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26.6원에 거래를 마쳤다. 결국 환율은 대지진 발생 전인 10일(1121.8원)보다 소폭 오른 셈이 됐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액은 지난해 105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대일 수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지난 17일까지 239건, 금액으로는 수백억원 수준이다. 또 여행사와 면세점, 호텔, 카지노 등 관광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여행사는 지진 발생 이후 도쿄에서 출발하는 여행상품의 예약 취소율이 50%에 이르렀다.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품 부족을 대비해 단축 근무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 말까지 주말 특근과 잔업을 중단했고, 한국GM도 이번 주부터 3개 공장에서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슈퍼엔고 막자” G7 공동개입… 글로벌 증시 반등

    주요 7개국(G7)은 18일 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슈퍼 엔고’를 막기 위해 일본과 함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다고 밝혔다. G7은 긴급 화상회동을 끝내고 내놓은 성명서에서 “과도한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친다.”면서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적절히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을 방치할 경우 일본발(發) ‘경제 쓰나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G7의 외환시장 개입 선언은 ‘핵 공포’에 짓눌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전날 미국 뉴욕 전자거래시스템에서 장중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76.25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도쿄 외환시장 기준으로 81.75엔까지 급등했다. 일본 엔화의 가치는 이날 미국 달러화 외에 다른 16개 주요국 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약세 여파로 전날보다 8.7원 내린 1126.6원에 마감됐다. 글로벌 증시는 반등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244.08포인트(2.72%) 오른 9206.75로 마감했다. ‘방사능 공포’로 급락한 지 사흘 만에 9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22.10포인트(1.13%) 오른 1981.13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3% 상승)와 타이완 가권지수(1.35% 상승) 등 아시아의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① 16년 만의 개입 의미 주요 7개국(G7)이 18일 외환시장 공동개입 의지를 천명한 것은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16년 만이다. 1985년 당시 G5(미국, 서독, 일본, 영국, 프랑스)가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해 미 달러화의 약세, 이에 따른 독일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의 강세를 용인하기로 한 ‘플라자 합의’와는 달리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역플라자 합의’라고 불린다. 16년만의 ‘역플라자합의’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왔다. 첫 ‘역플라자합의’는 고베 대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서였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관측이 있긴 했지만 빠르게 가시화됐다.”고 평가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로 접어든 세계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수도 있다. 일본보다 금리가 높은 세계 각국에 투자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가 커져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5년 말 일본의 대외투자 잔액은 270조엔(약 3722조원)에서 2009년 말 555조엔(약 7651조원)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환율 안정에 대한 국제공조가 이뤄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다. ② 엔-달러 환율 어디까지 G7이 개입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개입 공조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80엔이 붕괴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당분간 80엔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개입을 단행한 18일 엔화는 81엔선에서 움직였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7이 개입한 만큼 단기적으로 80엔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재건비용 등으로 일본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엔화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80엔대에서 움직이며 개입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 연구위원도 “단기적으로 80엔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달 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 이익송금 영향이 끝나면 4월초 엔화가 약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 복구를 위해 BOJ가 20조엔 넘게 방출한 긴급자금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데도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 G7합의는 급격한 엔화 강세를 막는 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의 엔·달러 환율인 80엔대 중반을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③ 원-달러 환율 전망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안정되면 나라별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 물가의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상승보다 환율 하락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시장개입 이슈보다 우리 정부의 개입 여부나 강도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가치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원화의 대외 변수 취약성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 기조가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환율 하락세가 맞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한 대형 변수들이 생긴 만큼 예상보다 ‘원고(高) 현상’(환율 하락)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원화 가치는 그동안 대외 변수가 생길 때마다 떨어졌다.”면서 “이는 경제 펀더멘털과 환율이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외변수가 잠잠해질 때까지 환율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④ 국내 엔화 이탈 가능성 국내의 일본계 투자자금은 아직 눈에 띌 만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3일간 우리나라의 일본계 주식·채권 투자자금 중 1000만 달러가 각각 순매수 또는 순매도 됐다. 이는 지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에서 1000만 달러가량의 순매매는 미미한 수준으로 일본계 자금의 회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규모가 작은 채권투자도 거의 거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외국계 증권 투자자금 중 일본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2%대로 작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호주나 브라질 등 일본계 투자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 주는 간접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본 투자자금 회수비율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대량의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유시민 “민주당에선 정치 혁신 이룰 가능성 없어”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유시민 “민주당에선 정치 혁신 이룰 가능성 없어”

    국민참여당의 차기 당 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거나 민주당과 통합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갔던 길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유리했는지 모르지만, 정당지형·선거구도·정치문화 혁신은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느냐.”면서 “민주당 안에서 그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 확신, 그런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의 유 원장 집필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국민참여당과 4·27 재보선 →19일 당 대표에 취임하게 된다.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당을 이끌 것인가. -중요한 건 2012년 권력교체다. 권력교체를 하려면 야권이 단결해야 한다. 우선 당의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 →야권연대에 비중을 두면 국민참여당이 임시 정당이라고 오해받지 않을까. -야권의 혁신, 정치지형의 정상화, 지역주의·양강주의를 혁파하는 것, 진보의 집권, 이런 것들이 장기적 목표다. 그러나 매 시기 국민이 강력히 요청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장기적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은 ‘친노 정당’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참여당의 전부를 설명하는 건 아니다. 참여정부의 정치철학을 계승·발전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못했던 것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4·27 재·보선 전체를 아우르는 흐름은 무엇이라고 보나. -내년에 의회 권력 및 정권의 교체가 어떻게 하면 이뤄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선거다. 진보개혁 정당들이 실효성 있는 야권연대를 만들지 못하면 내년 선거도 안 된다. 일종의 시금석이다. →시·도당 대회 등을 거치면서 지켜본 표심의 흐름은 어떤 것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정권이 너무 못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잘하도록 경고를 주라는 요구가 많다. 두 번째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흐름이 중첩돼 있다. →김해을 선거가 ‘이명박 대 노무현’, ‘김태호 대 유시민’의 대결이라고도 한다. 동의하나. -김 전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 김태호와 이봉수(참여당 후보)의 대결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결국 집권 세력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분당을의 민심이 예전과 다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나와 김문수 지사의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다. (유 원장은 인터뷰가 끝나고 가진 오찬에서 “손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면 강원, 김해을, 순천 등 재·보선 전 지역에서 야권이 이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나의 득표율이 44%였는데, 손 대표가 44% 이상 못 받겠나.”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과 야권 연대 →4·27 재·보선 이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정치권이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나. -1987년 이후 5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3번은 보수 진영이, 2번은 진보개혁 진영이 이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선에서 보수 진영은 한번도 단결했던 적이 없다. 진보개혁 진영은 단일화 방식으로 보수 일부와 결합해 겨우 이겼다. 내년 선거에서도 보수는 다시 분열될 거다. 친이와 친박이 나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권교체는 진보진영이 하나로 결속할 때 가능하다. 총선과 대선까지 더 높은 연대가 이뤄지면서 단결할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나. -박 전 대표가 여권에서 확고한 우위를 갖고 있는 후보임은 분명하지만 대세라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국민의 신임을 받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 않나. →야권은 박 전 대표에 맞서 어떤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을까. -대선은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국민 스스로가 원하는 걸 가지는 선거다. 전략보다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 원장이 현재 야권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다. 만일 야권의 단일후보가 된다면 박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안 될 것이라고 할 것도 아니다. 지금은 ‘내가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국민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자원을 획득해 가는 야당 후보들이 많아져야 한다. →유 원장이 대통령을 하겠다면 민주당에 들어가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들 한다. -(웃음)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면 예전처럼 혼자는 아닐 거다. 오면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계시고, 그분들의 뜻을 잘 알지만 그길은 노 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다. 이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혁신이다. 앞으로 정당·정치 문화·정책 발전을 이루는 도전을 해야지, 권력 도전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내년 대선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거라고 보나. -그분은 한때 보수의 지도자였는데 지금은 지역의 지도자가 돼 있다. 계속해서 그런 역할을 하실 건지, 다시 보수의 지도자를 하실 건지는 그분이 선택할 거라고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보나. -그렇다. 미디어 정보화 사회니까. 과거에는 선거운동 조직이나 직능단체 조직, 친목회 같은 조직이 정보를 유통하고 정치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제 개인이 다양한 정치적 경로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는 시기다. 조직 없이도 정당을 형성할 수 있다. →경제학과 출신이다.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을 어떻게 보나. -정운찬 전 총리가 재임시에는 제대로 된 걸 거의 못하더니 총리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좋은 걸 했다고 생각한다. 협력업체들의 도움 덕분에 기업이 성장한 건데, 물론 방법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토론할 만하다. 그러나 공산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식으로 나오는 건 문제다. 집권 세력에 의해 깔아뭉개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 →이슬람채권(수쿠크)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쿠크법은 아랍 자금 유입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 실물경제를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 금융 분야에서 자유화의 정도를 이슬람 자본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논쟁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슬람 자본이 율법 때문에 문제 생기는 거라며 우회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조세특례를 해준 게 아닌가. 어이가 없다. ●참여정부와 정치인 유시민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나 ‘후계자’라는 말에 동의하나. -‘(경호실장이란 말은) 정치적인 면에서 그런 거지’라고 말해서 그러는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분이 하려고 했던 정치적인 목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친노는 분명하다. 후계자란 말은 적절치 않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씨가 ‘유시민은 친노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별로 괘념치 않는다고 대응했다. 진짜 그런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전까지 강 회장을 잘 몰랐다. 그분과 정치적인 문제 등을 의논하는 사이가 아니다. 그분은 내가 의논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분이 참여당 창당을 부정적으로 봤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의 동요는 전혀 없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은 노 전 대통령과 이광재·안희정 세분이 갖고 있다고 했다. 유 원장은 지분이 없나. -없다. →왜 없나. -난 사실상 혼자 대통령과 결합했다.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했던 측근이나 참모도 아니었다. 정부와 결합할 정도의 인적 기반을 가진 세력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관계다. 실제로 정부의 인사나 공공기관에 사람 넣는 것까지 해본 적이 없다. 좀 유명한 자원봉사자라고나 할까.(웃음)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김두관 지사를 강적으로 꼽는 이들이 있다. 유 원장이 보는 김 지사의 강점은 무엇인가. -경남에서 압도적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건 잠재력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정치 기반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통합의 리더십이 나보다 더 좋은 분이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정치적 지도자가 될 만한가. -그렇다. 말할 나위가 없다. 5년간 대통령을 모시면서 온갖 일을 겪은 분인데 자기 삶에 대한 실존적 선택, 그 문제가 남아 있다. 정치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정치해도 아름다운 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 결단의 문제다. →노무현 정부는 언론과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유 원장의 언론관은 무엇인가. -원래 불편한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시장 권력은 국가의 규제를 받는다. 유일하게 언론 권력만큼은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만인의 언론 자유가 특정인이나 소수 언론 자본을 위해 남용될 때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친노 세력의 분열은 당연한 귀결인가, 안타까운 일인가. -한 사람이나 한 정치 세력이 계승하기에는 노 전 대통령은 매우 다양한 목표를 추구했던 분이다. 참여당은 3당 합당 합류를 거부하고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 불우했던 시절의 정치인 노무현을 계승하려는 것이다. 그 때 추구했던 정치적 목표들은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koohy@seoul.co.kr
  •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원전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일본 경제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방정식도 복잡해졌다. 엔화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반갑지만,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물가 불안이 만만치 않다.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금융시장] 주가·환율 ‘출렁출렁’ 코스피 ‘롤러코스터’… 환율 변동성 확대 불가피 17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본발(發) ‘핵 공포’에 짓눌렸다가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각국 증시는 급락과 반등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를 연출했고, 환율도 올들어 최고와 최저 수준을 향해 치달았다. 당분간 ‘핵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의 통제 불능 소식으로 36.38포인트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원전 전력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반등해 1.06포인트(0.05%) 오른 1959.03에 마감했다. 전력 공급으로 냉각수 순환이 이뤄지면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전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일본 증시도 낙폭을 크게 줄여 증시에 안정감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날보다 4.55포인트(0.92%) 하락한 487.81을 기록해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낙폭을 줄여 나갔다. 장 초반 5% 가까이 급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31.05포인트(1.44%) 하락한 8962.67로 마감했고,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지수도 6.83포인트(0.84%) 내린 810.80을 기록했다. 급락세로 출발한 타이완 가권지수도 41.89포인트(0.50%) 내린 8282.69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3.50포인트(1.14%) 하락한 2897.29를 찍었다. 간밤에 ‘원전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 지수가 1.70%, 프랑스 CAC40 지수 2.22%, 독일 DAX 지수 2.01%, 미국 다우 지수도 2.04% 각각 하락했다. 환율도 변동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1141원에 출발하며 올해 처음으로 1140원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4.5원 오른 1135.3원으로 마감했다. 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원전 사태 향방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환율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원자재시장] 金팔고 채권 사들여 전문가들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 확신한 결과” 동일본 지진으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불안하면 가격이 급등하는 안전자산인 금의 선물가격마저 1.3% 빠졌다. 단순히 일본 원전 사태의 우려로 인한 투자 회수로 보기에는 너무 큰 대세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세계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를 확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1393.60원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 1412.2원에서 1.3% 내렸다. 반면 5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0일 2.025%에서 16일 1.839%로 떨어졌다. 한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안전 자산임에도 채권은 강세를 띠는 반면 금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유는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구입하는 상품이라는 데 있다. 그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고 금을 구입했던 이들이 일본 지진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를 예측하면서 금을 팔고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을 산다는 것이다. 곡물, 금속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내렸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전망은 더욱 힘을 받는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밀과 옥수수의 국제 가격이 각각 9.1%, 8.2% 하락했고 면과 은도 7.0%, 3.9% 떨어졌다. 지난 10일 배럴당 110.55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현물)은 16일 104.19달러까지 내려왔다. 김효진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악재에 일본 원전 문제가 겹치자 대부분 세계 경기 하락을 점치면서 원자재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지진 사태가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국제 원자재 시장의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작은 뉴스에도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원전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1% 올랐다. 아직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았지만 화력발전에 쓰이는 석탄의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일본의 지진 피해 복구가 시작되면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내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생필품 및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쓰이면서 국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끝나지 않은 중동 사태와 맞물려 원자재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국제환율시장] 엔 강세… 물가 ‘빨간불’ 對日 수입금액 643억弗… G7 재무장관 대책논의 엔·달러 환율이 사상 최저치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기업과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는 있지만, 수출 품목에도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과 소재가 쓰인다는 점에서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우리 정부에 부담이다. 17일 시장정보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장중 한때 1달러당 76.32엔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이나 이어 열린 싱가포르시장 등에서도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 중이다. 문제는 엔화 강세를 일본 정부나 일본중앙은행(BOJ)이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20조엔이 넘는 긴급자금을 풀어도 이는 재해 복구를 위해 국내에서 쓰일 확률이 높고,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프랑스의 주도로 18일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화상회의가 열려 엔화 초강세와 대지진 피해복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각국이 논의 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달러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켜 놓은 상태에서 미국이 협조적으로 나올지가 의문이다. 그동안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원화도 보통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35.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각각 10% 오를 때 소비자물가 상승효과는 0.8%포인트, 0.2%포인트에 이른다. 즉, 환율의 영향력이 유가의 4배로, 환율 상승이 유가 안정에 따른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에 따라 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원·엔 환율은 이날 100엔당 1434.90원으로 전날보다 35.49원(2.54%) 올랐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엔화 가치는 오르기 때문에 원·엔 환율 변동폭이 더 큰 것이다. 원·엔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직격탄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은 643억 달러로 전체 물량의 15.1%를 차지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도 오르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외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국제금융센터에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5일 2.1%로 지난 1월 6일 2.11% 이후 가장 높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엔·달러 환율 戰後 최저치

    엔·달러 환율 戰後 최저치

    일본 원전 사태로 엔·달러 환율이 전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최고치에 오르면서 일본은 수출 경쟁력까지 잃을 위기이고 세계경제성장 둔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17일 오전 6시 18분 일본환율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76.25엔이었다. 기존의 최저 수준인 79.75엔(1995년 4월 19일)보다 3.5엔이나 낮은 수치다. 제2차 세계대전 후(1945년) 가장 높은 엔고를 이끈 건 원전 방사능 누출에 대한 루머였다. 지난 16일 뉴욕시장에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가 전날보다 5.08%포인트 오른 29.07%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7월 6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복구자금을 위한 해외 투자자금의 회수는 아직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기대심리와 함께 이달 일본 내 회계결산 시즌을 맞으면서 엔화 환전이 많아진 것도 이유로 지적됐다. 또한 일본 당국이 원전 사태를 제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뉴욕 장이 마감하고 일본 장이 열리는 이른 아침, 거래량이 많지 않은 틈을 타 투기 세력들이 손절매를 감행한 것이 직접적 이유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일본은행(BOJ)은 5조엔(약 610억 달러)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이후 총 28조엔을 투입하고도 엔고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씨티그룹은 75엔까지, 노무라홀딩스는 72엔까지 엔고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경우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큰 타격을 줄 뿐 아니라 환율 변동성을 예측하지 못한 헤지펀드들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관건은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 여부이지만 의견은 엇갈린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시민 “노 대통령이 가지 않은 길 가겠다”

    유시민 “노 대통령이 가지 않은 길 가겠다”

     국민참여당의 차기 당 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거나 민주당과 통합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16일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이 갔던 길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유리했는지 모르지만, 정당지형·선거구도·정치문화 혁신은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느냐.”면서 “민주당 안에서 그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 확신, 그런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의 유 원장 집필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국민참여당과 4·27 재보선  19일 당 대표에 취임하게 된다.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당을 이끌 것인가.  -중요한 건 2012년 권력교체다. 권력교체를 하려면 야권이 단결해야 한다. 우선 당의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  야권연대에 비중을 두면 국민참여당이 임시 정당이라고 오해받지 않을까.  -야권의 혁신, 정치지형의 정상화, 지역주의·양강주의를 혁파하는 것, 진보의 집권, 이런 것들이 장기적 목표다. 그러나 매 시기마다 국민이 강력히 요청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장기적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은 ‘친노 정당’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참여당의 전부를 설명하는 건 아니다. 참여정부의 정치철학을 계승·발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했던 것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4·27 재·보선 전체를 아우르는 흐름은 무엇이라고 보나.  -내년에 의회 권력 및 정권의 교체가 어떻게 하면 이뤄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선거다. 진보개혁 정당들이 실효성 있는 야권연대를 만들지 못하면 내년 선거도 안 된다. 일종의 시금석이다.  시도당 대회 등을 거치면서 지켜본 표심의 흐름은 어떤 것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정권이 너무 못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잘하도록 경고를 주라는 요구가 많다. 두번째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흐름이 중첩돼 있다.  김해을 선거가 ‘이명박 대 노무현’, ‘김태호 대 유시민’의 대결이라고도 한다. 동의하나.  -김 전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 김태호와 이봉수(참여당 후보)의 대결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결국 집권 세력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분당을의 민심이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나와 김문수 지사의 차이가 10% 밖에 안났다. (유 원장은 인터뷰가 끝나고 가진 오찬에서 “손 대표가 분당을에 나가면 강원, 분당을, 순천 등 재·보선 전 지역에서 야권이 이긴다. 내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득표율 44%였는데, 손 대표가 44% 이상 못 받겠나.”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과 야권 연대  4·27 재·보선 이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정치권이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나.  -1987년 이후 5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3번은 보수 진영이, 2번은 진보개혁 진영이 이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선에서 보수 진영은 한번도 단결했던 적이 없다. 진보개혁 진영은 단일화 방식으로 보수 일부와 결합해 겨우 이겼다. 내년 선거에서도 보수는 다시 분열될 거다. 친이와 친박이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권교체는 진보진영이 하나로 결속할 때 가능하다. 총선과 대선까지 더 높은 연대가 이뤄지면서 단결할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나.  -박 전 대표가 여권에서 확고한 우위를 갖고 있는 후보임은 분명하지만 대세라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국민의 신임을 받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 않나.  야권은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 어떤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을까.  -대선은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국민 스스로가 원하는 걸 가지는 선거다. 전략보다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 원장이 현재 야권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다. 만일 야권의 단일후보가 된다면 박근혜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승리할 수 있다 말하기도 그렇고, 안될 것이다라고 할 것도 아니다. 지금은 ‘내가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국민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자원을 획득해가는 야당 후보들이 많아져야 한다.  유 원장이 대통령을 하겠다면 민주당에 들어가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들 한다.  -(웃음) 지금 다시 민주당에 가면 예전처럼 혼자는 아닐 거다. 오면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계시고, 그 분들 뜻을 잘 알지만 그길을 노무현 대통령이 간 길을 뒤따라 가는 것이다. 이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혁신이다. 앞으로 정당·정치 문화·정책 발전을 이루는 도전을 해야지, 권력 도전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내년 대선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거라 보나.  -그 분은 한때 보수의 지도자였는데 지금은 지역의 지도자가 돼 있다. 계속해서 그런 역할 하실 건지, 다시 보수의 지도자를 하실 건진 그 분이 선택할 거라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보나.  -그렇다. 미디어 정보화 사회니까. 과거에는 선거운동 조직이나 직능단체 조직, 친목회 같은 조직이 정보를 유통하고 정치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줬다. 하지만 이제 개인이 다양한 정치적 경로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는 시기다. 조직 없이도 정당을 형성할 수 있다.    정치 현안  경제학과 출신이다.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을 어떻게 보나.  -정운찬 전 총리가 재임시에는 제대로 된 걸 거의 못하더니 총리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좋은 걸 했다고 생각한다. 협력업체들의 도움 덕분에 기업이 성장한 건데 물론 방법이 적절하냐는 토론할 만하다. 그러나 공산주의냐 사회주의냐는 식으로 나오는 건 문제다. 집권 세력에 의해 깔아뭉개지는 걸 보면서 안타깝다.  이슬람채권(스쿠크)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스쿠크법은 아랍 자금 유입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 실물경제를 북돋우는데 도움이 되는지, 금융 분야에서 자유화의 정도를 이슬람 자본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논쟁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슬람 자본이 율법 때문에 문제 생기는 거라며 우회로를 만들어주기 위해 조세특례를 해준 게 아닌가. 어이가 없다.    참여정부와 정치인 유시민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나 ‘후계자’라는 말에 동의하나.  ‘(경호실장이란 말은) 정치적인 면에서 그런 거지’라고 말해서 그러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 분이 하려고 했던 정치적인 목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친노는 분명하다. 후계자란 말은 적절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씨가 ‘유시민은 친노가 아니다.’고 했는데, 별로 괘념치 않는다고 대응했다. 진짜 그런가.  -노 대통령 서거 전까지 강 회장을 잘 몰랐다. 그 분과 정치적인 문제 등을 의논하는 사이가 아니다. 그 분은 내가 의논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 분이 참여당 창당을 부정적으로 봤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의 동요가 전혀 없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은 노 대통령과 이광재·안희정 세 분이 갖고 있다고 했다. 유 원장은 지분이 없나.  -없다.  왜 없나.  -난 사실상 혼자 대통령과 결합했다. 오랫동안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했던 측근이나 참모도 아니었다. 정부와 결합할 정도의 인적 기반을 가진 세력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관계다. 실제로 정부의 인사나 공공기관에 사람 넣는 것까지 해본 적이 없다. 좀 유명한 자원봉사자라고나 할까.(웃음)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김두관 지사를 강적으로 꼽는 이들이 있다. 유 원장이 보는 김 지사의 강점은 무엇인가.  -경남에서 압도적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건 잠재력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정치 기반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통합의 리더십이 나보다 더 좋은 분이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정치적 지도자가 될 만한가.  -그렇다. 말할 나위가 없다. 5년 간 대통령 모시면서 온갖 일을 겪은 분인데 자기 삶에 대한 실존적 선택, 그 문제가 남아 있다. 정치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정치해도 아름다운 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 결단의 문제다.  노무현 정부는 언론과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유 원장의 언론관은 무엇인가.  -원래 불편한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시장 권력은 국가 규제를 받는다. 유일하게 언론 권력만큼은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만인의 언론 자유가 특정인이나 소수 언론 자본을 위해 남용될 때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노 대통령 서거 뒤 친노 세력의 분열은 당연한 귀결인가, 안타까운 일인가.  -한 사람이나 한 정치 세력이 계승하기에는 노 대통령은 매우 다양한 목표를 추구했던 분이다. 참여당은 3당 합당 합류를 거부하고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 불우했던 시절의 정치인 노무현을 계승하려는 것이다. 그 때 추구했던 정치적 목표들은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과 계속 연계되는 게 정치인으로서 부담스럽지 않나.  -한때 부담이 많이 됐다. 난 노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서 정치에 들어왔고, 국회의원으로 있던 5년 내내 노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서 일을 했다. 그러나 정부에 있었던 1년 반을 빼고는 주관적으로 과제 설정을 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사석에서 유 원장을 훌륭한 전임자로 평가했다. 스스로 무엇을 잘했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는데... 열심히 했다. 국회의원이 지역구 활동하듯이 장관 활동을 했다. 산악회, 축구팀, 낚시·당구 동호회, 매달 호프데이도 하면서 직원들과 스킨십을 열심히 했다. 장기요양보호법,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 등 입법을 많이 했다. 약사제도 개편의 틀을 만들어놨다. 바우처 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아마 그래서 평가를 좋게 해주는 것 같다.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을 쓰고 있다. 책을 써보니 훌륭한 국가란 어떤 국가인가.  -첫째, 정의를 실현하는 국가다. 국가 정의를 실현하려면 확실한 정통성이 뒷받침되는 강한 권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사람들이 자기가 마땅히 받아야 될 것을 받게 해줘야 한다. 서유럽 국가가 비교적 거기에 근접해 있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엔화 강세… 중장기 약세 전환”

    “엔화 강세… 중장기 약세 전환”

    엔화가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수가 됐다. 엔화의 향배가 세계 경제의 회복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진이 일어난 지난 11일 도쿄 외환시장(오후 3시 기준)에서 달러당 82.94엔에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16일 80.86엔까지 내렸다. 지금처럼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미국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 엔화에 수요가 몰리면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포함한 해외 자산 매각에 나서게 된다. 현재 해외 투자자가 보유한 미 국채의 20.2%(8836억 달러)가 일본 투자자의 소유다. 일본이 매각에 나서면 달러화 가치는 떨어진다. 달러가 매력을 잃으면 실물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글로벌 인플레 압력은 심화된다. 엔화 강세는 미 국채값 하락(수익률 상승)을 불러온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고 자금을 빼서 나가면 미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로 돈을 푸는 ‘3차 양적완화’를 고민할 처지가 된다. 또 엔화 강세로 일본 기업들의 생산성이 악화되면 일본의 경제 회복이 더뎌지고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반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부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엔화 약세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줄어든다. 중국 등 신흥국이 경기 부양책을 다시 쓸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달러 강세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어서 미국으로 투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미 경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995년 고베 대지진 직후 엔화가 초강세였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엔화 가치는 3개월 만에 25%가량 치솟았다. 그러나 지진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멕시코의 외환 위기가 미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주요인이었다. 또 일본의 경제 상황이 엔화 강세를 버텨낼 만큼 튼튼하지 않다. 일본은행은 피해 복구 자금을 마련하려고 사상 최대인 20조엔을 풀기로 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에 육박한 일본의 재정 적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엔화의 급격한 절상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요 국이 인위적으로 엔·달러 환율을 조정하는 ‘2차 역플라자 합의’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강세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중국과 선진국이 일본 국채의 매입을 확대하는 등 국제 공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일본 증시가 대폭락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핵재앙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요동쳤다. 15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015.34 포인트(10.55%) 폭락한 8605.15로 마감했다.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1000포인트 이상 빠진 것도 미국의 ‘리먼 사태’가 위세를 떨쳤던 2008년 10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한때 140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장 막판 추락세가 다소 완화됐다.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T0PIX)지수도 전날보다 77.19포인트(9.11%) 밀린 769.77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 증시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대량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1.37포인트(1.41%) 하락한 2896.25를 기록했으며, 타이완 가권지수도 285.24포인트(3.35%) 급락한 8234.78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896.28포인트(3.84%) 내린 2만 2449.60을 찍었다. 호주 종합주가지수인 올오디너리스도 100.2포인트(2.1%) 급락한 4609.9로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피지수도 장중 한때 103포인트가 하락할 정도로 방사능 공포에 짓눌렸다. 전날 자동차와 화학, 전자, 정유 등을 중심으로 반사 이득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하루 만에 반전됐다. 일본의 ‘원전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금융·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실물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 측은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 심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면서 “안전자산의 선호도 증가와 함께 일본과 밀접한 교역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유인 감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량 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 경제에서는 부품공급 차질과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도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지진 수혜주’로 떠올랐던 삼성전자가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날 급락한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도쿄가 방사능 피해에 직접 노출된다면 사실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면서 “시장이 사느냐 혹은 죽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도 “일본의 원전 사태가 시시각각 바뀌고, 악재가 쏟아지면서 시장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에 1900선 한때 붕괴

    ‘日 방사능 공포’에 1900선 한때 붕괴

    15일 국내 금융시장은 ‘방사능 공포’가 엄습하면서 악몽 같은 하루를 겪었다. 일본 대지진 여파에도 전날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던 금융시장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원전 2, 4호기가 잇따라 폭발했다는 소식에 이성을 잃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 아래로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정부의 직·간접 개입으로 주가와 환율은 장 막판 겨우 진정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47.31포인트(4.41%) 내린 1923.92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30일 1904.63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장중 한때 90포인트가량 떨어진 1882.09를 찍으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도 단숨에 무너졌다. 장중 변동폭은 103포인트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30일의 102포인트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최대 폭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국내도 방사능 노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외국인은 233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은 2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412억원을 사들였다. 장 후반 들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으로 추정되는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낙폭이 줄었다. 코스닥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48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는 13.54포인트(2.69%) 내린 489.4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28일 487.74 이후 반년 만의 최저치다. 환율도 주가와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오른 1134.8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4일째 상승세다. 환율이 1130원대에 오른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20여일 만이다. 환율은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자 계단식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때 1138원 선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장 막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채권 가격은 코스피가 폭락하자 반사이익을 누리며 7일째 강세를 보였다. 국고채 3·5년물은 전날보다 0.07% 포인트씩 하락해 3.57%와 3.89%로 장을 마쳤다. 장기물인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0.08% 포인트와 0.07% 포인트 내려 4.27%와 4.4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커서 향후 금융시장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19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 상황에서나 나올 법한 수치”라면서 “심리적 과민반응 상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요동친 국내·외 금융시장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40포인트가 넘는 변동 폭을 보였고,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만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5.3원까지 뛰어 연고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하루만에 약세를 보였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69포인트(0.8%) 오른 1971.23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장중 출렁거림은 컸다. 일본의 원전 폭발과 쓰나미 소식에 한때 193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하며 점차 안정을 찾았다. 외국인은 6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133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78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1663억원어치 팔았다. 코스닥은 15.57포인트(3.00%) 급락한 502.98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의 반사이익 업종이 없다 보니 불안한 투자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 사태와 유럽 재정 위기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단기 심리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급락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633.94포인트(6.18%) 떨어진 9620.49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폭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폭락했던 2008년 10월 24일 이후 가장 컸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타이완 자취안도 47.80포인트(0.56%) 떨어진 8520.02로 마감했다. 반면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혼조세를 보이다가 3.83포인트(0.13%) 상승한 2937.62로 마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95년 고베 지진 때와 달리 이번엔 한국과 일본 증시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당시에는 한국의 대일 수출 비중이 커 일본이 받은 피해에 국내 경제가 종속될 수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수출 비중이 낮아져 업종별, 기업별로 독립적인 판단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5.5원 오른 1129.7원에 마감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달러당 81.86엔에서 이날 12시 현재 82.20엔으로 상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오후 3시 현재 전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82.16엔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은행 측은 “일본 닛케이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 주가와 금리 환율은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엔화 예상밖 강세로 반전

    엔화 예상밖 강세로 반전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오전 82.8엔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오후 2시 46분 대지진이 발생하자 엔·달러 환율은 83.29엔까지 상승했다가 12일 오전 6시에는 81.89엔으로 하락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한 국가의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통화 수요가 줄어들면서 약세를 기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지진 발생 이후 엔화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이 지진으로 인해 필요한 자금을 엔화로 환전해 송금하고 있다는 소식이 엔화 강세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지진 피해가 심각할 경우 와타나베 부인들의 해외 투자 자금이 회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엔화 대출을 통해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주부 외환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금을 엔화로 환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타나베 부인이 흔들리면 글로벌 위험자산의 약세 현상이 심화된다. 세계 경제로서는 주요 투자자가 사라지는 만큼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금융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995년 1월 17일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 달러당 98엔의 환율은 고베 대지진 이후 3개월가량 강세를 보이면서 80엔까지 떨어졌다. 4월 이후 환율은 102엔으로 오르면서 엔화는 약세를 겪었다. 고베 대지진 직전인 1994년 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8%를 기록했지만 지진 이후 오히려 플러스 성장률(1995년 1분기 0.8%, 2분기 0.8%, 3분기 1%)을 보였다. 일본 내부의 경제 피해에 대해서 엇갈리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취약한 상태여서 지진 피해 규모에 따라 소비·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바클레이스는 일본 경제 피해 규모를 1000억~1500억 달러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복구 과정 등으로 단기적인 고베 대지진에서 나타났듯 경제전망은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최근 급격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경제도 일본 지진으로 피해보다는 오히려 건설장비 수출 분야에서 호재를 얻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끄는 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속보] 日 강진 여파 금융시장 혼란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나면서 강진 이후 첫 개장일인 14일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14일 일본 증시는 대지진의 여파로 급락 개장하며 닛케이평균 1만선이 무너졌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5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출발했다. 오전 10시 현재 지난 주말보다 440포인트가량(약 4.3%) 빠진 9800선을 기록 중이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0,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일본 대지진의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코스피도 요동치고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6포인트(0.33%) 내린 1949.08로 출발한 뒤 1937.99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2일 장중 1921.34를 찍은 뒤 8일 만에 장중 1940선을 내줬다. 이후 다소 상승해 오전 10시 기준으로 1950~6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일본 증시 폭락 여파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125.2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환율의 급등을 제한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원전·금융·부품·물류·관광 일일점검 대응체제 가동

    정부는 13일 사상 최악의 일본 도호쿠 대지진에 대한 국내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는 한편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부문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시 선제 대응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6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일본 대지진이 한국 경제 및 개별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전날 국제·국내금융, 곡물·석유 등 원자재, 산업·교역, 물류·수송, 관광 등 분야별 일일 점검 대응 체계 가동을 위해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을 반장으로 한 ‘경제분야 합동대책반’을 꾸린 데 이어 ‘원전 관련 대책반’을 추가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에 대한 구호·복구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국내에 도입될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일부가 일본에 우선 공급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현 단계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국제적으로도 일본이 피해를 충분히 감내할 능력이 있다고 보고 일본 대지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세계 경제 및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가 924억 달러에 이르는 제2의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에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정부는 교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부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 부처가 소관 사항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한 뒤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총괄 부처인 재정부는 세계 경제 동향 및 거시경제 효과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예산 지원이 필요할 경우 긴밀하게 협조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대일 수출입,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소재 수급 등 실물 부문 점검을 강화한다. 일본 원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식경제부와 함께 관련 동향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국토해양부는 물류 상황 점검과 수송 대책에 나선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34.4%가 일본 관광객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 관광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사항을 면밀히 점검한다. 금융위는 금융·외환시장이 외부 충격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일이 없도록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시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도 지진에 따른 일본 실물 경제 피해 등을 가급적 빨리 파악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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