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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 9개월 만에 ‘100엔당 910원대’

    6년 9개월 만에 ‘100엔당 910원대’

    원·엔 환율이 100엔당 910원대까지 떨어졌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도 달러화에 대해 약세지만 엔화 약세 속도에 못 미치면서 원·엔 환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기준 100엔당 919.77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8.57원 떨어졌다. 원·엔 환율이 910원대로 내려온 것은 2008년 3월 6일 915.01원 이후 6년 9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3.6원 오른 111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22일(1123원) 이후 가장 높다. 연중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121.7원까지 올랐으나 거래가 진행되면서 오름폭이 점점 줄어들었다.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하고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놨기 때문이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1.5엔대에 거래되면서 121엔대에 올라섰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31만 1000명 늘었다. 시장 예상치(23만명)를 크게 웃돈다. 광의의 실업률도 전월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주시하는 노동시장의 주요 지표들이 모두 긍정적으로 나온 것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개선으로 인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라는 FOMC 발표문에서 ‘상당 기간’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일본의 7∼9월(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9%(연율 기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1.6%)보다 더 악화됐다. 일본의 GDP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에도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가 나타나겠지만 원·달러와 엔·달러의 동조화가 약해져 원화 약세가 엔화보다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엔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엔 동조화에서 벗어나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원화는 강세를 띠어야 한다”며 “환율을 고민하기보다는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적 사고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1달러 1115원 돌파… 1년 3개월 만에 최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0월 의사록 공개가 강(强)달러를 야기했다. 그 여파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엔에 육박했고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을 넘어섰다. 환율 불안으로 코스피는 내렸지만 세계적 주가지수에 편입이 확정된 삼성SDS는 홀로 상승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8.8원 오른 1115.1원으로 끝났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 13일(1115.3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한때 달러당 1117.1원까지 올라 1120원대에 바싹 다가섰다. 이날 환율 급등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8엔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3.41원 내린 939.81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100엔당 940원이 무너지고 장중에 935.09원까지 내려가자 외환 당국이 추가 하락을 방어할 목적으로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한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환율 불안으로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8.83포인트(0.45%) 내린 1958.04로 마쳤다. 반면 삼성SDS는 전날보다 7.28%(2만 7000원) 오른 39만 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4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삼성SDS가 오는 26일 세계적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이 확정되면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위해 삼성SDS 주식 편입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선거 때마다 여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 시리즈’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이나 국민들도 ‘재원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표가 되니, 공짜가 좋으니 서로 눈을 감았다. 그 결과 ‘복지 디폴트’에 직면했다. 역으로 보면 이제 복지 재원을 둘러싼 진정한 ‘논쟁의 장’이 열린 셈이기도 하다. 복지 혜택을 줄이자는 주장부터 증세를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또 증세를 선택한다면 어떤 세목으로 해야 할지도 논쟁이 되고 있다. 야당은 법인세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반면 여당과 정부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를 올려 복지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적 근거와 법인세를 내리면 기업이 살고 경기도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전문가에게 각각 들어 봤다. [贊]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유보금만 쌓아 두고 투자는 기피…대기업 성장 결실 사회 환원해야” 최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증세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누가 얼마만큼을 부담할 것인가이다. 야당에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 직접세 중심의 부자 증세를 주장한다. 반면에 정부 여당에서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법인세 인상은 어렵다며 담뱃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단지 경기침체가 이유라면 오히려 부담 능력이 있는 대기업에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증세를 추진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과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을 낮추고 상장주식 거래차익에 과세하는 대주주 범위를 넓혔다. 그런데 유독 법인세만큼은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의 약 1.3배에 이른다. 그러나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기업의 세 부담이 큰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법인세수 비중이 높은 것은 법인세를 부과하는 과세표준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에서 비용과 이월결손금, 각종 비과세 및 소득공제 금액을 뺀 과세표준에 법정세율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이 된다. 기업은 산출세액에서 또다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다양한 법인세 공제·감면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낮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의 수익에서 차감되는 노동비용이 작기 때문에 과세표준은 커진다. 또한 소득세 최고세율(38%)과 법인세 최고세율(22%)의 차이로 인해 기업가들은 개인기업보다 법인기업을 선호하고 재벌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돼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은 더욱 커졌다. 당연히 법인세를 부과하는 대상이 많기 때문에 법인세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별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조세비용(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OECD 회원국 중에서 하위그룹에 속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법인세액/과세표준)은 14.2%로 OECD 회원국 평균(16.3%)보다 약간 작다. 이윤 대비 고용주 사회보장기여금의 비중은 13.4%에 불과해 OECD 회원국 평균(23.5%)을 크게 밑돌고 있다. 더욱이 법인세 공제·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2012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13.0%로 중소기업 평균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금융 및 세제 혜택을 받아 성장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지원을 받고 있다. 상위 1% 대기업 집단은 해마다 법인세 공제·감면액의 약 80%(7조원)를 가져가고 있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이용한 환율 방어의 혜택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으로 돌아간다. 막대한 교육 재정을 투입해 양성한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에 취직한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수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다수의 근로자들은 간접고용과 저임금으로 생활고를 겪는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적인 감세정책으로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가고 투자와 고용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국가채무는 급격히 증가하고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복지디폴트를 선언하고 있다. 세금은 민주사회에서 경제주체의 의무이자 윤리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차례다. [反]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수 증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 소득·소비세 올려야” 2012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무상복지 논란은 세수인상 논의로 이어져 세수 확보를 위해 여권에서 담배소비세 인상이 제기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법인세율 3%p 인상 등이 주장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인 부담이 커서 정치권에서는 쉽게 주장을 할 수 없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1977년 도입된 이래로 한 번의 변화도 없었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 혹은 소비세 인상 등 조세구조의 재설계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복지지출 등 재정활동을 위해 세수를 늘릴 경우 근로 및 투자 의욕과 소비 심리는 위축돼 사회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 정부는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때 조세구조 내 법인세, 소득세 혹은 소비세 등 특정 세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같이 선택되는 세목에 따라 비효율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경우 비효율이 작은 세목을 선택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조세구조 내 각 세목의 비효율은 대형세수 중 법인세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소득세가 크며 부가가치세가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이 대형세 중 법인세의 비효율이 가장 크다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은 매우 높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은 GDP 대비 3.5%로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2.9%보다 높고 OECD 32개국 중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주요국들의 법인세 부담률은 미국 2.7%, 영국 3.1%, 독일 1.5%, 프랑스 2.1%, 일본 3.2%로 우리나라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일부 북유럽 복지국가들조차도 낮은 법인세 부담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덴마크 2.7%, 핀란드 2.6%, 스웨덴 3.5%로 우리나라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3.6%로 OECD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8.4%에 비해 상당히 낮다. 주요국들의 소득세 부담률은 미국 8.1%, 영국 10.0%, 독일 8.8%, 프랑스 7.3%, 일본 5.1%로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4.4%로 OECD 국가들의 평균 6.6%보다 낮다. 주요국들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영국 6.5%, 독일 7.2%, 프랑스 7.0%, 일본 2.6%이다. 따라서 현재 다른 세목에 비해 법인세 부담률이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 세입 구조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복지재정 마련에 따른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더욱더 높은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 있다. 더욱이 국내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과 대외적으로 법인세가 경쟁적으로 인하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법인세 인상은 국내 투자 감소, 해외 투자 유출, 이에 따른 고용 감소로 생산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에 의한 세수 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무상복지에 따른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세수증대를 논의하기에 앞서 무상복지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복지지출을 줄임으로써 세수증대가 초래하는 비효율을 축소할 수 있다. 세수증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소득세보다는 소비세 인상의 방향으로 조세 구조를 재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 인상은 정치적인 부담이 커 주장은 제기될 수 있지만 법 개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日 GDP 저조… 아베 중의원 해산 ‘승부수’

    日 GDP 저조… 아베 중의원 해산 ‘승부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승부수’를 띄운다. 아베 총리는 18일 소비세 재인상 연기를 표명함과 동시에 중의원 해산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패배에 이어 소비세 재인상의 판단 근거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연율 -1.6%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잇단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등과 회담을 거쳐 18일 소비세 10% 재인상을 1년 반 미루고 이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할 의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이날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3분기 GDP 수치가 예상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옴에 따라 아베 총리의 이 같은 계획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와 시장에서는 3분기 GDP가 플러스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분기에도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로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 연율 환산으로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세 인상(5%→8%)으로 인한 영향과 여름철 기상 악화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개인 소비의 부진이 지속됐으며 기업의 설비투자도 부진해 경기 침체 양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에 따른 충격으로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6%(517.03포인트) 하락한 1만 6973.80에 장을 마쳤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115.62~115.63엔에 거래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7엔 가까이 엔화 가치가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16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와 나하시장 선거에서 후텐마 미군기지를 현내에 있는 헤노코로 이전하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64) 후보와 시로마 미키코(63)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도 아베 총리와 자민당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자민당은 현내 이전을 지지해 온 나카이마 히로카즈(75) 현 오키나와 지사를 지원했지만 미군기지 현내 이전을 반대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민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7월 시가현 지사 선거에 이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연속 패배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부정적인 태도를 지닌 후보가 잇달아 오키나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됨에 따라 일본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 실시와 관련,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패배로 인한 타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기축통화’ 왕관을 쓰려는 者, 그 무게를 견뎌라

    ‘기축통화’ 왕관을 쓰려는 者, 그 무게를 견뎌라

    G2전쟁/레이쓰하이 지음/허유영 옮김/부키/384쪽/1만 4800원 달러($).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기축통화(Key currency)다. 미국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 배경이기도 하다.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면서 달러 통화량을 조절하면 그에 따라 세계 각 나라에서는 자산 가치가 출렁인다. 끊임없이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유다. 위안(元).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공급하는 통화 단위로 13억명이 쓰고 있다. 중국은 위안을 국제통화로 만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소한 아프리카, 아시아 등 권역에서는 위안으로 무역 거래를 하는 등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 국제적 기축통화로 삼아 경제적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총성도 포연도 없다. 하지만 금융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치열하기 짝이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2012년 제5차 스트레스 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 기준을 밝혔다. 2015년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5% 마이너스성장하고 실업률이 12%까지 오르며 모든 금융자산의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0% 하락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했다. 연준은 미국 19개 대형 금융기관들에 이런 최악의 극단적인 상황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외부 요인은 바로 ‘중국 및 아시아 경제의 성장 둔화’였다. 중국과의 경제 대결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것이다. 이때 실제로 미 금융기관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중국 기업의 주식을 상당량 처분하기도 했다. ‘G2 전쟁: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은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달러 강세 기조를 중국과 위안화를 겨냥해 벌이는 ‘3차 금융전쟁’이라고 규정한다. 1971년 금본위제가 폐지되고 달러 패권 시대를 연 미국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달러 약세→세계 각국 달러 통화량 증가→자산 가치 상승→미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 추진→미국으로 달러 회귀→각국 자산 가치 하락→미국 경제 활성화’의 패턴으로 달러 통화정책을 성공시킨 바 있다. 2015년 이후 중국을 겨냥해 다시 한번 이러한 전쟁을 벌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으로서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중국의 국제통화화 저지다. 지금처럼 국제무역에서 중국이 달러를 결제통화로 사용한다면 미국의 달러 패권은 한동안 유지될 수 있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삼는다면 달러의 글로벌 순환 시스템은 위력을 잃게 된다. 실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3조 88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는 중국 입장에서 양날의 칼이다. 미국은 4조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달러 강세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책에 대해 긴장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정책에 따라 자산 가치가 출렁일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고, 외화를 사들여 통화를 공급하는 통화정책 탓에 국내 인플레이션도 큰 우려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의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국제 문제 전문가인 레이쓰하이(思海)가 쓴 이 책은 부동산 등 중국 자산 거품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중국이 부동산 가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유로존이 전략적으로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미국이 달러 가치를 급반등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3차 금융전쟁의 승자가 중국이 될 수밖에 없음을 전망한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 고민이 많아지는 대목이다. 이미 위안화 국제화를 염두에 두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열고 위안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한국 경제에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기축통화가 많아지면 달러 의존도를 낮춰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현명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4조 달러(약 4390조원)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3조 8213억 달러였던 외환 보유액이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지난 6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해 4조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흘러넘치는 외환 보유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을 느낀 중국 당국이 시장 개입을 줄이며 관망세로 돌아서고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바람에 외환 보유액은 감소세로 반전돼 3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4조 달러 돌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외환 보유액 감량 작전’에 돌입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 보유액이 중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13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 8877억 달러다. 지난 3분기 들어 1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외환 보유액은 1996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06년 10월 1조 달러, 2009년 4월 2조 달러, 2011년 3월 3조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거침없는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 보유액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외화 자금이다. 외환 보유액이 많다는 건 국가의 지급 능력이 그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중국은 대규모 외환 보유를 통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대외수출 지원에 일조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게 했고 경제의 빠른 성장과 취업, 주민 소득과 재정수입의 증가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런 만큼 중국의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중국 경제 파워’의 원천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이 ‘금융 아마겟돈’(종말론적 파국)에 대비해 성채를 굳건히 한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황궈보(黃國波) 국가외환관리국 총경제사는 “외환 보유액 4조 달러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대규모 외환 보유액은 환율의 빠른 절상을 막아주고 중국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비할 수 있게 해 주며 국가 경제 구조조정에 필요한 양호한 외부 여건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그러나 중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환 보유액이 많아지면서 통화량이 증가해 통화정책 수단의 선택 폭이 좁아진 데다 거액의 외환 보유액을 안전하게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분석가는 “외환 보유고가 많아지면서 중국 경제에 많은 해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외환 보유고를 적절하게 투자해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거시경제 운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해마다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외국 자본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외환 보유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외환 보유액 급증은 달러화의 위안화 환전으로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대출 규제 등의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 둔화 때 거시경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게 하는 이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외환 보유액은 결국 위안화로 바뀌어 통화 팽창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거시경제 조정에도 큰 압력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샤빈(夏斌)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국가경제전략연구원장은 “중국의 외환 보유액으로는 1조 달러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외환 보유액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중국이 미국 달러화를 내다 팔아 생긴 돈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 일본 국채 외에는 별로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 국채 투자는 수익률이 너무 낮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특히 일본 국채의 거의 대부분(95%)은 일본 국민들이 쥐고 있는 탓에 중국이 손을 뻗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다른 아시아 채권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거나 유동성이 부족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거액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4조 달러 외환 보유액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외환 보유액을 유지하기 위해 환차손을 제외하고 연간 745억 달러(81조 7414억원)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싼 금리를 주는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외환 보유액을 늘리다 보니 금리 차에 따른 이자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은행의 채권 발행 금리는 3.5% 안팎인 반면 중국 외환 보유액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금리는 제로(0) 수준이다. 두 나라 국채 금리 차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연간 400억 달러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한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센터 부주임은 “중국이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만큼 중국은 자산 운용에서 미국 국채를 피할 수 없고, 외환 보유 자산 관련 리스크를 모두 제거할 수도 없다”며서 “외환 보유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련 리스크는 물론 외환 보유고의 기회비용 및 상각비용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엄청난 외환 보유액 비축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수 개입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미국이 외환 보유액 규모를 근거로 중국 정부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 당국이 달러화를 사들일 때 내다 판 위안화는 시중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자산 버블 및 인플레이션 등을 초래하는 한편 그림자금융 등을 통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한계 산업으로 유입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윌리엄 페렉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외환 보유액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무조건 높게 쌓아 올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만일 중국이 달러를 내다 판다면 세계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금융시장의 거품을 더했을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외환 보유고 감량을 위해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 직접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7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할 예정이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 중국 국내 투자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khkim@seoul.co.kr ■기획시리즈 ‘차이나로드’의 연재를 끝냅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뉴스 분석] 가팔라지는 엔저의 실체

    [뉴스 분석] 가팔라지는 엔저의 실체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 선을 내줬다. 올해 최고치인 지난 2월 4일의 1073.81원에 비해 100엔당 120원 이상 빠졌다. 가파른 속도에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비명이 터지고 있다. 일본 제조업이 해외 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여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엔저(엔화가치 약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0원이 붕괴된 944.77원에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4.04엔까지 치솟은 뒤 113.79엔에 마감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원·엔 환율은 장중 내내 950원 선을 두고 공방을 펼치다 오후 3시 전날보다 2.27원 떨어진 949.46원을 기록했다. 940원대는 2008년 8월 이후 6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도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날보다 달러당 8.9원 오른 1081.5원에 개장했으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등이 나오면서 1076.5원에 끝났다. 전날보다 3.9원 오른 수준이다. 엔저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3.13%(5000원) 떨어진 15만 5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2위 자리도 3년 7개월 만에 SK하이닉스에 넘겨줬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의 주가 하락 등으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0.91%(17.78포인트) 떨어진 1935.19에 마감했다. 원·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는 100엔당 700~800원대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엔고 현상이 도래, 원·엔 환율이 16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고는 일본 제조업체, 특히 자동차 업체의 탈(脫)일본을 부추겼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닛산 자동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01년 61.9%에서 2013년 80.5%로 높아졌다. 혼다(63.0%→80.4%), 도요타(34.7%→62.2%) 등도 마찬가지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일본과 경쟁하는 소형차의 경우 일본 내 생산 비중이 21.3%에 불과하다”며 “엔저가 우리나라의 소형차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심화될 엔저와 이에 따른 일본 기업의 수익성 개선이다. 지난달 31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돈을 더 풀겠다고 밝힌 이후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6개월 뒤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07엔에서 117엔으로 10엔이나 올렸다. 심혜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이 엔저로 인한 이익증가분을 사업구조 전환이나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쓸 경우 장기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은 절대적 숫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결정되느냐가 중요하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성 교수는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엔화 대비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고, 그동안 미 달러화가 강세이면 원화도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금리를 낮추지 않더라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환변동보험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2차 엔저쇼크 장기화에 대비해야

    내수 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한국 경제가 2차 엔저(円低) 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이 돈 풀기를 끝냈지만 반대로 일본은 추가로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강(强)달러’와 ‘엔저’라는 강력한 대외 변수로 인해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모두 충격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4월 시중자금 공급량을 연간 60조~70조엔으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차로 최대 80조엔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본원통화량은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355조엔에 달할 전망이다. 소비세 인상으로 여전히 저조한 국내 소비를 살리고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일본의 고육책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20년간 시달린 디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고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늘어난 엔화로 인한 엔화가치 하락(엔저)은 우리 경제, 특히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상품은 비싸져 불리해진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등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분야에서 받는 충격은 더 크다. 엔저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수익성이 좋아진 일본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내리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면 우리 수출 기업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 통화 가운데 한국의 원화가 엔저에 가장 취약하며, 특히 한국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3.9%로 떨어졌다.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가 감소한 데 반해 도요타는 6.9%, 닛산은 13.3%, 스바루는 24.7%가 늘었다. 시장에서는 엔저 현상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수출 기업들은 내수시장 부진에 이어 수출마저 어려운 진퇴양난에서 한동안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어제 100엔당 950원이 무너진 원·엔 환율이 내년에는 900원 안팎까지 추락하고 우리 수출도 10% 가까이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엔저 공습’에 맞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과도한 엔저에 대해선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응하겠지만 나름대로 강구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처럼 뾰족한 대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돈을 풀어서 환율을 방어할 수는 없다. 이미 1000조원이 넘어선 가계 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더구나 미국은 내년 상반기 중 금리를 올리려는 판이다. 자본 유출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섣불리 손대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환율변동에 흔들리지 않게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엔저에 맞설 수 있는 정책 조합을 찾아야 한다. 2차 엔저 쇼크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부 역량 강화와 기술력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가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원가 절감 노력은 물론 이번 기회에 내부적으로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결국 기업이 활력을 되찾아야 한국 경제도 살아난다.
  • 아베노믹스 불씨… 日 새달 소비세 추가 인상 밀어붙일 듯

    일본은행의 ‘과감한 한 수’가 먹혀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이 기습적인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발표한 뒤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주가는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달 예상되는 소비세 재인상 결정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후 첫 거래일이었던 4일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오전 9시 개장 직후 1만 7000대를 돌파했다.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닛케이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48.71포인트(2.73%) 상승한 1만 6862.47로 장을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이날 오후 3시 현재 113.30엔으로 전거래일보다 2.08엔 상승(엔화 약세)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한때 1달러에 114엔대에 거래되면서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발표한 직후 일본이 내놓은 과감한 추가 양적완화 카드로 최근 시들한 모습을 보였던 아베노믹스는 회복의 불씨를 살린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새달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세 추가 인상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1%(연율)로 급락한 데 이어 3분기 GDP도 1~2%로 당초 전망보다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소비세 인상 연기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일찌감치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당 내부에서조차 소비세 인상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아베노믹스의 이론적 아버지인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도 “아베노믹스의 전진에 소비세 인상은 역풍이 된다. 소비세 인상을 1년 반 연기해야 한다는 혼다 에쓰로 내각관방참여의 의견에 동조한다”고 밝혔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총리관저에서는 소비세 인상과 관련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집중 청취하는 ‘향후 경제 재정 동향에 대한 점검 회합’이 열렸다. 이날부터 5회에 나눠 각계 대표 등 40여명에게 소비세 인상 찬반과 경기 전망 등에 대해 들을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엔저 후폭풍] 원·달러 환율 출렁… 원·엔은 급락… 최경환 “대외 리스크 커져”

    [엔저 후폭풍] 원·달러 환율 출렁… 원·엔은 급락… 최경환 “대외 리스크 커져”

    일본이 돈을 더 푼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1원 넘게 오르는 등 크게 출렁거렸다. 원·엔 환율은 11원 넘게 급락했다. 정부는 대외 위험(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덤덤한 모습을 보였으나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달러당 11.3원 오르며 1079.8원까지 치솟았다. 오후장 들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고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이 확산되면서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4.1원 오른 1072.6원을 기록했다. 원화 환율은 일본의 기습적인 추가 돈 풀기 발표가 나온 지난달 31일에도 13원 급등했다. 그 전날에는 미국의 돈 풀기 종료 선언으로 8.2원 올랐다. 하루 변동 폭이 10원을 넘나드는 ‘출렁 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엔 환율도 요동쳤다.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엔당 11.84원 떨어진 951.73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하락세가 가파르다.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급락한 여파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1.61엔 오른 112.71엔(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112엔대는 2007년 10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함께 중국과 유럽의 경제 전망도 밝지 못해 대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일본이 추가 양적 완화 결정을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했다”며 “금융시장 여파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엔저(엔화 가치 약세)에 대해 “무엇이든지 급속히 변경되는 것은 고민을 좀 해 봐야 할 문제”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이날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엔저 심화가 수출 등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윤전기 아베’(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별명)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일본 중앙은행은 시중 자금 공급량을 지금보다 10조~20조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주식시장은 전날보다 0.58%(11.46 포인트) 빠진 1952.97에 마감됐다. 엔저 등의 악재에도 낙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로 풀린 돈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반영돼서다. 일본은 최대 공적연금(GPIF)의 해외 투자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40%(현재 23%)까지 늘릴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이 양적 완화를 시작한 2009년 3월 이후 지난 9월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본은 2조 52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순매수 규모 35조 8340억원에 비하면 매우 초라하다. 전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69조 7260억원 사들였으므로 전체 외국인 자금에서 미국 자금 비중은 51.4%나 된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미국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그 과정은 매우 느릴 것”이라며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로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엔低’ 덮친 외환시장

    ‘엔低’ 덮친 외환시장

    일본의 추가 돈풀기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린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딜러가 머리를 싸맨 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日, 10조~20조엔 더 푼다…한국 수출 ‘엔저’ 초비상

    일본이 돈을 더 풀기로 했다. 이 소식 등에 원·달러 환율이 13원 폭등했다. 예상했던 조치이기는 하지만 엔저(엔화가치 약세) 가속화로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시중에 푸는 돈을 지금보다 10조∼20조엔(약 96조~192조원)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년간 사들이는 자산은 현재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어난다. 중장기국채 연간 매입액은 50조엔에서 80조엔, 상장투자신탁(ETF)과 부동산투자신탁(REIT) 연간 매입액은 지금의 3배인 3조엔과 900억엔으로 각각 늘어난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내겠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윤전기 아베’라는 별명을 시장에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지난 4월 소비세 인상(5%→8%)에 따른 소비 위축과 더딘 경기 회복을 막기 위해서다. 엔화가 대거 더 풀린다는 소식에 엔화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1.01엔까지 올랐다가 오후 3시 현재 110.09엔을 기록했다. 2008년 1월 이후 6년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 주가는 장중 5% 가까이 폭등, 전날보다 4.83% 오른 1만 6413.76에 끝났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13.0원 오른 1068.5원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던 지난 2월 3일(14.1원)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엔저 가속화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수출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 등이 확산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환율 상승)했다. 원화가치 하락 폭이 엔화가치 하락 폭보다는 작아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3.57원(오후 3시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89원 내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이 최근까지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단가를 내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출 단가 자체를 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철강, 기계 업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수출기업들로서는 중국 성장 둔화와 엔저라는 이중고를 안게 된 셈이다. 문제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엔·달러 환율에 한국이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결국 기업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정책의 어려움도 더 커지게 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돈을 더 이상 안 풀겠다고 선언했고 일본은 돈을 더 풀겠다고 공언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기로 한 이상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우리 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엔저 가속화에 추가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채권 금리(국고채 3년물 2.138%)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리 경제에 꼭 악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 우리 경제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美 저금리 명시 불구 내년 인상 관측… 초이노믹스 ‘금리 딜레마’

    美 저금리 명시 불구 내년 인상 관측… 초이노믹스 ‘금리 딜레마’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빨라질까, 올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진 것일까….’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양적완화(QE·돈 풀기)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 문구를 포함한 데다 양적완화 종료가 이미 예고된 재료라는 점에서 당장 실물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 자체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특히 출구 전략의 후속 조치들이 ‘긴축 재료’인 만큼 약발이 떨어진 ‘초이노믹스’에 우호적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금리다. 양적완화 종료는 사실상 금리 인상의 전주곡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빠르면 내년 2~3분기, 늦어도 2016년 1~2분기로 예측하고 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는 곧 한국은행이 더 이상 금리 인하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양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질수록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어 한국도 시차에 차이가 있을 뿐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침체된 실물경기와 104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은 ‘약’이 아닌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이자 폭탄’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내년에 ‘금리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0일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짜 위기는 내년 중순 이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미국의 상황만을 놓고 보면 우리도 금리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경제 침체)이 우려되는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의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적완화 종료 자체는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이 없고, 더 들여다보면 ‘매파’(강경파)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된 거 같다”면서 “관건은 금리 인상의 시기인데 그것을 보고 우리도 대응 조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의 종료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처음 시사한 이후 한 달간 우리나라 주가는 8.6% 하락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에는 국내 외환·주식·채권시장 가운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는데, 문제는 변동성 그 자체가 아니라 속도”라면서 “당국이 속도 관리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체력이 탄탄하면 외부 요인에 덜 휘둘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상황이다. 최근 실물 경제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초이 노믹스’가 반짝 효과에 그칠 여지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8월(-0.7%)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최근 확대 재정정책은 성장 동력의 확충 효과가 큰 투자보다는 복지나 민생 안정 등 소비 분야에 주로 재원을 투입하고 있어 일회성 효과로 그치고 빚만 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2원 오른 1055.5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4포인트(0.11%) 내린 1958.93으로 장을 끝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루블화 가치 사상 최저, 러시아 경제 몰락하나? 이유보니

    루블화 가치 사상 최저, 러시아 경제 몰락하나? 이유보니

    루블화 가치 사상 최저치를 기록,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러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의 가치는 한때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S&P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급등했던 환율은 S&P가 기존 ‘투자 적격’ 등급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시 하락했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29코페이카 오른 42.005루블을 기록했다.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도 전날보다 30코페이카나 오른 53.1 루블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블화 환율은 연초보다 약 25% 상승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외화는 660억 달러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계속 유지되고 저유가 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 루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국인 “사자”… 코스피 1930선 회복

    이달 들어서 처음 ‘사자’세를 보인 외국인 덕에 코스피가 30포인트 가까이 크게 오르며 1930선을 다시 회복했다. 미국 경기 지표 호조로 지난 주말에 끝난 미국과 유럽 증시가 오른 덕분이기도 하다. 코스피는 20일 전 거래일보다 29.40포인트(1.55%) 오른 1930.0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1900선 붕괴를 우려하던 모습을 고려하면 폭등 수준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누그러들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6.3원 내린 달러당 1059.6원에 마감됐다. 외국인은 이날 1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로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98%(578.72포인트) 오른 1만 5111.23,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77%(150.26포인트) 오른 8664.14에 마감됐다. 앞서 미국 뉴욕 증시는 9월 주택착공실적, 10월 소비자태도지수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 상승 마감했다. 앞으로 증시는 대내외 악재에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노주경 현대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커질 때 지수 하락의 완충 역할을 해줬던 연기금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하방리스크 있다” 발언 수위 낮추는 최경환

    “하방리스크 있다” 발언 수위 낮추는 최경환

    올해 성장률에 대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수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3분기 1%의 성장률을 자신했지만 최근에는 “하방리스크가 있다”며 한 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최경환 경제팀이 석 달 전에 4.1%(신 기준)에서 3.7%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췄지만 이마저도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부총리는 지난 17일 기재부 국감에서 “(올해 성장률은) 정부 전망이 3.7%이지만 약간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경제팀의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3분기 회복이 이뤄져 분기별 1%의 성장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경로로 가면서 1%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3분기 1% 성장’→‘4분기 1% 성장’→‘하방 리스크 있다’ 는 식으로 성장률에 대한 표현이 약해진 셈이다. 전기 대비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9%에서 2분기 0.5%로 떨어졌다. 최 부총리는 이번 국감 도중 ‘3분기 성장률이 1분기 수준(0.9%)으로 회복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3분기 성장률이 1분기 ‘이하’일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4분기에는 1.3%의 ‘고성장’을 보여야 올해 3.7%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2010년 2분기(1.8%) 이후 4년여간 1.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분기는 단 한번도 없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로 1.1%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가 그나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 상황이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하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하향 위험 등에 따라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변동성도 아시아 주요 신흥국 중 가장 크다. 주식시장은 코스피 1900선 붕괴가 우려될 정도로 고꾸라졌다. 부동산 시장 역시 반등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낮춘 가운데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는 오는 24일 한은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뒤 실물 경제에 대한 첫 ‘종합성적표’이자 올해 성장률 윤곽을 잡을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한은 등의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라 올해 3.7% 성장률 달성 여부가 부담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10월 실적 수치가 나오는 11월 중순 이후에 (성장률 조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경상수지와 환율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경상수지와 환율

    세계 금융위기 이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543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대규모 흑자가 이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금융위기 이전에는 평균 1% 내외였으나 최근에는 5%를 웃돌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면 좋은 점이 많지만 나쁜 점도 있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본원소득수지도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를 상회하면서 해외로부터 배당금 송금 등이 증가해 2010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증가,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 확대 등으로 만성적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면 수입을 통해 줄어드는 소득과 일자리보다 수출을 통해 늘어나는 소득과 일자리가 커져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고용이 확대된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로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게 되면 국가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므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더라도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이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반대로 경상수지가 적자이면 소득은 줄어들고 실업이 늘어남과 동시에 대외부채가 늘어나 원금 상환과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이는 국가 전체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질 경우 경상수지가 취약한 국가일수록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발생해 대외충격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경상수지 흑자가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대규모 흑자를 지속할 경우 국내 통화량이 늘어나 통화관리를 어렵게 하고, 교역 상대국의 수입 규제를 유발하는 등 무역 마찰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대외 부문의 성장이 서비스업 등 내수 산업으로 파급되지 않을 경우 교역재 부문과 비교역재 부문 간의 고용 및 임금격차를 유발하고 소득분배를 악화시켜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위축시킬 위험도 있다. 물론 이런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가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는 대외 충격에 대한 흡수력을 높이고 국민소득과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적정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게 분명하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최근 큰 규모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주된 요인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의 회복과 교역 조건의 개선에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해외 수요가 증가해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및 수출 제품의 고급화로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무역의존도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상수지에 대한 해외 수요 및 교역 조건 등의 파급 영향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환율 변동 또한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에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도 높은 상황이다.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수입 수요 확대로 수출이 감소하거나 수입이 증가하는 한편 해외여행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 기조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환율과 수출 간의 이론적 관계가 실제로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환율 변동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함에도 수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 단가의 상승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화공품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가격이 환율변동보다는 국제시장에서의 수급 상황 등에 의해 주로 결정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또한 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환율이 하락할 때 수출 가격을 조정하기보다는 수출 마진을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수출 제품 생산에 있어서 수입 소재·부품의 중간 투입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원가 부담이 완화돼 수출 단가 상승 요인이 줄어드는 점도 환율과 수출 가격 사이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환율 하락으로 수출 가격이 다소 상승하더라도 가격 변동으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 효과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많은 실증 연구에서 우리나라 수출 물량은 수출 단가보다 세계 수입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품질, 브랜드 인지도 등 비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중국 등 신흥국과의 수출 분업구조 진전에 따른 해외생산 증가로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법인의 수출성과 및 완성재 가격 등에 더 많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에 따른 환율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과 원자재가격 안정으로 상당기간 흑자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력 수출품이 품질,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용 소재·부품의 수입 비중이 높아서 수출과 수입 간의 연계성이 밀접한 점도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표시 수출금액 감소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쟁력과 수익성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다. 또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인해 연구개발(R&D) 등 투자가 위축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저하시킬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 기초여건의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은 용인하되 외환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급격한 환율변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다만 세계 경제의 개방화 진전으로 독자적인 통화·외환정책을 통해 환율 안정을 도모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환위험 관리능력 배양과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고부가가치·고기술 산업, 기술·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우리의 산업 구조가 더욱 개선된다면 내수 및 수출시장의 가격과 품질 면에서 산업 경쟁력이 높아져 환율 하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경상수지 흑자의 과실이 전체 경제에 고르게 배분될 수 있도록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의 균형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교역조건 수출상품 1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1단위 가격 간의 비율로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한다.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구한다. ■교역의존도 한 나라의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표시하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국민소득 또는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수출입 총액의 비율로 표시한다.
  •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우리 경제에 다시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가는 연일 하락하며 한때 1920선까지 무너지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유럽발 경기침체의 공포감이 확산되는 데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환율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자본유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71포인트(0.71%) 떨어진 1927.21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920선이 붕괴됐으나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로 1920선은 지켜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국내 실물 경기가 아직 ‘한겨울’ 상태라는 점도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손꼽힌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7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5년 8개월 만에 감소 폭(-3.8%)이 가장 컸다. 설비 역시 10.6% 줄어들며 2003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9월 물가상승률은 1.1% 상승에 그치며 23개월째 1%대에 머물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연말까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나라 밖 환경은 더욱 어둡다. 유럽 상황이 심상찮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트리플딥’(3차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높였다. 유로존 경제를 떠받쳐 오던 독일은 8월 산업생산과 수출이 각각 4%, 5.8% 뒷걸음질 쳤다. 여기에 환율전쟁마저 확전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적인 통화가치 하락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환율을 (자국 상품의) 경쟁력 강화에 연계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은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을 하거나 외화를 푸는 등 직접 개입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실물 경기가 추가로 둔화되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미국처럼 기축통화 국가가 아니면서 중국처럼 외화 자금을 움켜쥐고 있을 수도 없는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라면서 “자본유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코스피 1940선 턱걸이… 유럽발 악재로 ‘검은 금요일’

    코스피 1940선 턱걸이… 유럽발 악재로 ‘검은 금요일’

    유럽발 악재가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주말을 앞두고 코스피도 194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세계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각 나라의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는 10일 전 거래일보다 24.33포인트(1.24%) 내린 1940.92에 마감됐다. 지난 5월 7일 1939.8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코스피는 11.27포인트(0.57%) 내린 1953.98로 출발했으나 장중 내내 낙폭이 커졌다. 장중 한때 1930대 초반까지 밀렸지만 낙폭을 회복하며 1940선에 겨우 머물렀다. 유럽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새벽 마감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1.97%), S&P500(-2.07%), 나스닥(-2.02%) 등 주요 지수들이 2% 안팎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15%, 상하이종합지수는 0.62%씩 하락했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3% 포인트 낮춘 0.8%로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같은 날 독일의 8월 경기종합선행지수가 장기평균치 100을 밑도는 99.7이라며 성장 악화를 경고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회의록에서 FOMC 참가자들도 주요 교역 대상국인 유럽, 중국, 일본의 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 결과 미 달러화 강세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떨어진 1070.5원에 마감됐다. 그래도 외국인의 팔자세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달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6거래일 동안 1조 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저점이 형성되지 못한 현재와 같은 증시 흐름에서는 각종 변수들의 단기 변화에 대한 해석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변수들이 혼란스러워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우리 정부는 이달 중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8~29일 FOMC도 열린다. 증시 내부 성장동력이 아니라 외부 변수에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9억이하 다주택자 주택연금 가입 허용

    9억이하 다주택자 주택연금 가입 허용

    8일 정부가 연내에 5조원 이상의 재정 추가 투입 방안과 엔저 대응책 등을 내놓은 것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지 3개월이 됐지만, 부동산을 뺀 실물경기가 여전히 바닥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회성 ‘스몰볼’(소규모 미시정책) 정책으로 ‘반짝 효과’만을 노리는 대신 구조개혁을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매우 약해진 상황에서 엔화 약세 등 대외 위험요인은 커지고 있다고 공식 진단했다. 실제로 8월 중 광공업 생산은 하계휴가 및 자동차 업계 파업 등 여파로 -3.8%를 기록,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7개월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던 2분기보다 부진한 상태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자물가가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생산도 줄어드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엔저 역시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대외 위험 요인으로 재분류했다. 지금 상황은 추가경정예산 등 대규모 대응책을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41조원 패키지 정책을 앞당겨 집행하고, 엔저 대응 차원에서 대 일본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 변동보험료 부담을 줄여주는 등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지원책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싼 엔화를 이용해 자본재 수입,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해 투자 및 생산성을 확대하는 엔저 활용 방안도 포함됐다. 내수활성화를 통한 경상수지 흑자 완화,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전략도 들어갔다. 다양한 내수 활성화 대책도 담겼다. 우선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역모기지) 가입 대상에 다주택자를 추가해 주택연금 활성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 대상에 관광유람선업과 관광공연장업을 추가하고, 원천 기술 연구개발(R&D)의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부동산 중개보수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번 달 안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심의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해 기숙사비가 저렴한 연합 기숙사를 건설하고, 1주택자의 주택 교체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주택의 대출 조건은 신규 주택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엔저에 따른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은 재정 투입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제조업 혁신 3.0 전략’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지만 다른 대책에 우선순위가 밀린다. 주택연금을 다주택자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연금이 당초 집만 있고 소득이 없는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업들에 빚을 더 늘려줄 뿐 기업투자 확대 유도 등 경기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 대책은 빠져 있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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