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불=98엔」 한때 붕괴/도쿄환시/98.78엔으로 폐장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의 사회당출신 총리탄생에 따른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환율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일 도쿄 환시는 전날 종가인 98.95엔보다 0.55엔 낮은 98.40엔에서 거래가 시작됐으나 상오 한때 97.77엔까지 폭등했으며 하오 시가가 97.75엔으로 나타나는등 98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98.78엔으로 전날 종가보다 0.17엔이 떨어짐으로써 종가로서 전후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등 외환시장과 마찬가지로 도쿄 환시에서도 새로 들어선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내각이 미국과 포괄무역협상에 빠른 시일내 합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지면서 달러화 매각이 계속됐다.
특히 미국과 유럽및 일본의 시장 협조개입 자세가 약해진데다 미국의 채권·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인해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 않으면서 엔화 상승세가 지속됐다.
◎끝 안보이는 달러화 “추락”/“경제 호전된다” 미장담에도 투매는 계속/각국의 달러매입·금리조정도효과 미미
미달러화의 일엔화에 대한 가치가 걷잡을 수 없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달러당 1백엔의 마지노선이 무너진 뒤 세계주요 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는 기세등등한 엔화의 파죽지세에 전의마저 잃고 일방 강타당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새벽(한국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99·92엔의 환율이 나타났지만 2차대전이후 처음 표출된 이 1백엔대 이하의 달러가치는 장중 한때의 시세로 그쳤다.이날의 런던시장 종가는 1백1대엔를 회복,2차대전 직후 3백60엔으로 시작한 엔화의 대달러가치 역정을 회고하는 여유를 주었었다.
22일의 첫 하락세는 미국의 4월 무역적자가 전년동기보다 22%나 증가했다는 통계가 촉발시켰으나 25일(토) 일본의 하타 연정내각이 사퇴하는 정치적 사태가 발생하자 27일(월) 도쿄시장에서 드디어 미달러의 1백엔 마지노선이 붕괴(99.93)되고 말았다.
엔화에 대한 미달러의 가치폭락은 29일밤 일본 사회당위원장의 총리선출로 가속화했는데,하락장세 초두에 엔고의 유리한 측면에 눈길을 주었던 미국정부는 90엔대가 거의 기정사실화하자 크게 당황,달러가치 회복에 부심하고 있다.
물론 미국정부는 하락장세 초기에도 클린턴대통령,벤슨재무장관,그린스펀 연반제도준비위의장 등이 번갈아 나와 미국경경제의 긍정적 전망을 역설하고 미국등 18개국 중앙은행의 협조 시장개입방침 등을 발표했으나 이번 하락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환투기 세력들의 달러투매를 억제하는 데는 실패했었다.
외환투기 세력은 미국정부가 『지금의 엔고및 달러약세는 미국이나 세계경제 모두에 좋지 않아 미국은 달러가치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명확하게 선언하기를 바랐으나 미국정부는 이 선까지 나가는 데 주저했었다.그러다 도쿄시장에서 달러가치가 연일 두드려맞자 28일 밤 벤슨장관이 드디어 미국정부의 달러강세화(스트롱어 달러) 노선을 천명,달러의 대마르크화 가치를 일거에 상승시켰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본에서 사회당 총리가 탄생하는 일이 터지고 만 것이다.
최근 폭락장세의 원인인 달러 저가매각 바람은 결국 지난해 6백억달러에 이른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에 대한 걱정에서나왔고 미국과 일본의 포괄무역협상 타결전망이 사회당정권 등장으로 한층 어두워지자 심화된 것이다.무역적자폭은 단시일에 해결될 수 없으며 세계주요 중앙은행의 달러 협조매입도 하락폭 축소등 단기적 효과에 그치고 있다.이에따라 달러방어를 천명한 미국정부는 달러매입 유발을 위해 자국 금리의 인상를 시사하면서 동시에 일본·독일에 금리인하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