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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영상] ‘협녀’ 미뤄진 개봉일, 주역들 생각은?

    [생생영상] ‘협녀’ 미뤄진 개봉일, 주역들 생각은?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개봉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협녀: 칼의 기억’ 제작보고회가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출연배우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이병헌의 참석 여부는 관심거리였다. 이병헌은 지난해 걸그룹 출신 다희와 모델 이지연으로부터 사석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빌미로 50억 원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다. 이에 이병헌이 두 사람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른바 ‘50억 동영상 협박사건’으로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 애초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던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 협박사건이 터지면서 한차례 연기된 후 오는 8월 13일 비로소 개봉이 확정됐다. 하지만 ‘암살’과 ‘미션 임파서블5’ 등 대작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이병헌은 “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원래 일찍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이제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감독님, 관계자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개봉연기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이병헌은 “좋은 한국 영화와 외화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영화는 타 영화와 달리 무협 사극이다.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도연 또한 “‘협녀’는 무협 영화이기도 하다.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고은은 “이번 영화가 4번째 작품인데, 기존 3편 모두 마블 (대작)영화와 붙었기 때문에 당연히 대작들과 붙을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서로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인 이 작품은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13일 개봉.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시장경제화 대세… 한민족 평화 공존 적극 모색해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시장경제화 대세… 한민족 평화 공존 적극 모색해야”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서울&평양, 지난 1월부터 게재된 서울&평양 경제리포트 기획이 이달 말을 끝으로 긴 연재를 마친다. 그동안 연재를 맡았던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소회를 밝히고 뒷얘기도 풀어낸다. 북한이 발표하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추정치만을 갖고 외환보유고를 산정한다는 말에 낙담하기도 했다. 25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외부와 소통한다는 소식에 북한이 더이상 고립해서 살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후 관광지 개발과 경제특구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시도도 알게 됐다. ●남북 자원협력 후퇴 실감… 北 희토류 일부 과장도 밝혀 현재 북한 내에서 어떤 비즈니스와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다뤄 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서울&평양 경제리포트가 마무리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리즈 시작 전 고민했던 것은 북한 경제·산업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기사가 구름잡는 내용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다만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초해 경제 관련 기사를 다루는 것이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렇게 시작한 기획기사의 첫 회로 북한의 희토류가 선정됐다. 사실 북한의 희토류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만큼이나 많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6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 묻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일부 과장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북한 전역에 있는 지하자원 개발을 다룬 1월 17일자 ‘북 자원매장 현황과 상생의 길’ 편에서는 한때 활발했던 남북 간 자원협력이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조명했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파주와 철원, 고성 등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해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외환보유고 얘기를 다룬 4월 11일자 ‘북 중앙은행 외환수급 기능 사실상 붕괴’ 기사도 인상에 남았다. 한국은행조차도 북한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취재가 매우 힘들었다. 최근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화폐 대신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다는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은 더 커져만 갔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 실태(3월 21일자)와 경제개발구 문제를 다룬 기사(7월 4일자) 역시 관심을 끌었다. 특유의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250만명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이 외부와 단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후 외화 유치를 위해 관광산업증진과 경제개발구 건설에 매진하려는 모습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이 어떻게 해서든지 이를 탈출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볼 수 있었다. 이번 연재를 통해 하루빨리 북한이 핵과 경제개발을 함께하는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정부도 좀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통해 한민족이 평화롭게 공존, 번영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전문가 그룹·탈북자 중심 취재… 설에 휘둘리지 않고 진중한 분석·판단 노력 지난해 9월 서울&평양 리포트 연재를 시작할 때는 경색된 남북 관계가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정부가 연초부터 ‘통일 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으로 대표되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10월 초에는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고위급 대표단이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북한 경제가 앞으로 남북한 상생을 촉진할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북한의 경제 개혁과 개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서울&평양 리포트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로 개편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북 전단 살포를 비롯해 남북 관계에 장애가 되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고, 지금도 남북 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연재는 그동안 탈북자와 전문가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광물자원, 농업, 수산업, 장마당에서부터 통일 시대를 내다본 시베리아 횡단열차, 한·일 해저터널의 가능성까지 다양한 주제를 망라했다. 취재 과정은 북한이라는 제한된 취재원과 한정된 정보를 두고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렸는지를 자문자답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이 시점에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선구안으로 안타를 칠 수 없듯이 떴다방 식의 북한 보도로는 통일에 다가가기 어렵다”고 한 한 선배의 말씀이 떠올랐다. 난무하는 북한 관련 설에 휘둘리기보다 진중한 분석과 판단을 제시하고자 했으나 정부가 대북 정보를 독식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진술과 소위 ‘북한 전문가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처럼 지속적 경제 개혁은 추진하지 않았지만, 북한 사회의 시장화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이다.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공식 인정하진 않더라도 ‘장마당에는 고양이뿔 빼고 다 있다’는 우스갯소리는 북한 주민의 ‘비공식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시대로 접어든 북한은 국산화와 관광산업을 강조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남북한 교역이 중단된 현 시점에서, 북한이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게 하려면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는 결국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사과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남북한 모두에게 풀기 어려운 과제다. 이를 위해 남북한 당국은 끊임없이 ‘솔로몬의 지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北 자력 갱생 가능성 낮아… 남북 협력으로 경제 부흥시켜야 올 1월 서울신문 정치부 외교안보팀은 ‘산업계의 다이아몬드’인 희토류와 관련된 북한 자원 기획기사를 시작으로 산업, 시장, 물류, 인력, 금융 등 북한 경제 전반을 조명했다. 북한 지하경제, 무역, 소비시장 등 다양한 시각으로 작성된 논문, 기사, 관련 정보, 탈북자의 증언, 전문가의 진단 등을 취합해 재구성했다. 또 다가올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고 이에 따른 경제 공동체 실현과 사회 통합에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서울&평양 기사를 작성하며 주제와 이야기가 강한 ‘가독성’있는 기사를 만들고자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반에 확장된 ‘시장’을 주제로 한 기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하경제’로 인식되기도 하는 ‘시장’은 북한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화가 상당히 진척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을 경험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기사의 ‘현장감’을 살리고 실제 발생했던 사례·사건을 객관적으로 담으려고 애썼다. 일부 북한 관련 기사들은 취재와 확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발견된 경우도 있다. 특히 북한 희토류와 관련된 취재 중 국제 사모펀드로 알려진 ‘SRE 미네랄스’와 북한과 호주의 합작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유령회사란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정보당국은 이 두 회사가 약 3년 동안 ‘휴면’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서 국제 자본시장으로부터 어떤 자금도 조달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과 발표로 희토류의 매장량과 개발 계획이 ‘뻥튀기’ 됐다는 것이 취재 후 내린 결론이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한 세계 어느 국가로부터 자본 조달이나 개발 협력은 어렵다. 러시아와의 협력도 제자리걸음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울&평양 경제리포트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북한 경제가 자체적으로 소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력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 오히려 남북이 협력해 경제를 부흥시킬 방법이 더 많이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체제 선전,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 핵·미사일 개발 등 비경제적인 분야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한 동상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1억 6000만 달러 규모” 외화벌이 수단

    북한 동상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1억 6000만 달러 규모” 외화벌이 수단

    ‘북한 동상’ 북한이 동상 수출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언론 ‘쿼츠’는 23일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는 해외사업부를 앞세워 아프리카에서 대형 건축물을 건립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의 의뢰를 받아 6000만 달러 규모의 동상을 제작했으며, 짐바브웨도 지난해 북한의 만수창작사와 500만 달러 규모의 동상 제약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아프리카에 건립한 대형 동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0년 세네갈에 제작한 ‘아프리카 르네상스’라는 대형 기념동상으로 높이가 무려 49미터나 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건축 비용은 총 2700만달러로 알려졌으나 세네갈은 이 비용을 다 지불하지 못해 대신 국가 소유의 땅으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외에도 보스와나, 앙골라, 베닌,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많은 조형물과 동상을 제작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 1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건축물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동상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나미비아, 짐바브웨, 세네갈 등 여러 곳”

    북한 동상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나미비아, 짐바브웨, 세네갈 등 여러 곳”

    ‘북한 동상’ 북한이 동상 수출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언론 ‘쿼츠’는 23일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는 해외사업부를 앞세워 아프리카에서 대형 건축물을 건립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의 의뢰를 받아 6000만 달러 규모의 동상을 제작했으며, 짐바브웨도 지난해 북한의 만수창작사와 500만 달러 규모의 동상 제약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아프리카에 건립한 대형 동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0년 세네갈에 제작한 ‘아프리카 르네상스’라는 대형 기념동상으로 높이가 무려 49미터나 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건축 비용은 총 2700만달러로 알려졌으나 세네갈은 이 비용을 다 지불하지 못해 대신 국가 소유의 땅으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외에도 보스와나, 앙골라, 베닌,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많은 조형물과 동상을 제작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 1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건축물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동상 수출,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1억 6000만 달러 규모”

    북한 동상 수출,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 1억 6000만 달러 규모”

    ‘북한 동상’ 북한이 동상 수출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언론 ‘쿼츠’는 23일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는 해외사업부를 앞세워 아프리카에서 대형 건축물을 건립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의 의뢰를 받아 6000만 달러 규모의 동상을 제작했으며, 짐바브웨도 지난해 북한의 만수창작사와 500만 달러 규모의 동상 제약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아프리카에 건립한 대형 동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0년 세네갈에 제작한 ‘아프리카 르네상스’라는 대형 기념동상으로 높이가 무려 49미터나 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건축 비용은 총 2700만달러로 알려졌으나 세네갈은 이 비용을 다 지불하지 못해 대신 국가 소유의 땅으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외에도 보스와나, 앙골라, 베닌,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많은 조형물과 동상을 제작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 1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건축물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휴가철 해외서 신용카드 쓸 때 원화 대신 현지통화로 결제를

    30대 직장인 나몰라씨. 미국으로 해외여행을 갔다가 1000달러짜리 가방을 샀다. “원화로 계산할까요? 달러로 할까요?”란 직원 질문에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가 낭패를 봤다. 나중에 대금 결제 고지서를 받아 보니 청구 금액이 108만 1920원이었다. 그런데 같은 가방을 달러로 지불한 친구는 101만원만 낸 것. 나씨는 친구보다 7만 2000원(7.1%)이나 더 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해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원화 기준’으로 하면 환전 등의 명목으로 5~10%의 추가 수수료가 붙어서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내놓은 ‘여름 휴가철 알아둘 금융상식’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달러 등 현지 국가 통화로 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 영수증에 한국 돈을 뜻하는 ‘원화’(KRW) 표시가 돼 있다면 취소하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외화 환전을 하려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은행별 환전 수수료율’을 비교하자. 은행에 따라 수수료율 차이가 있어서다. 다만 인터넷 환전을 이용하면 통상 수수료가 더 저렴하다. 공항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미리 ‘손품’을 팔면 그만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는 환전 수수료율이 2% 미만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는 4~12%에 이르므로 현지 통화를 바로 환전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달러로 환전한 후 현지에서 달러를 현지 통화로 다시 바꾸는 것이 더 유리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모든 공장, 기업소가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며 당에서 내세운 전형단위들을 따라 배워 자기 면모를 일신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월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말을 전하며 “100% 국산화하는 것이 당 정책을 철저히 관철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3월 31일자에서 “수입병이 초래하는 엄중한 해독적 후과는 사회주의자립경제의 명맥을 끊어 버릴 뿐 아니라 사람들을 사상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사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취약한 소비재 산업과 심각한 외화 유출을 우려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북한은 올해 들어 부쩍 자립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는 현실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 90%에 달해 1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76억 1100만 달러로 2013년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31억 6400만 달러, 수입은 44억 46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는 68억 6400만 달러(수출 28억 4100만 달러, 수입 40억 23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으로 북한 전체 대외무역의 90.1%를 점유한 셈이다. 중국과의 교역은 북한 전체 수출의 89.8%, 수입의 90.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3년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 65억 4700만 달러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2013년에 비해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2.5% 줄어들었고 수입은 10.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2013년 89.1%에서 지난해 90.1%로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무연탄, 갈탄 등 광물성 연료(석탄)가 11억 78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7.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97.3%인 11억 4600만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된 액수다. 광물성 연료는 북한 대중국 수출의 40.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北 의류 제품 中 수출 급증… 효자 상품으로 북한 수출품 가운데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의류 제품으로 6억 4200만 달러(전체 수출의 20.3%)에 달했다. 이 가운데 96.9%인 6억 2200만 달러가 중국 수출이다. 지난해 북한의 전체 의류 수출액 6억 4200만 달러는 2013년 5억 1800만 달러에 비해 23.7% 증가한 것으로 의류 제품이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지난해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정제유를 포함한 광물유(석유)로 전체 수입액의 16.8%인 7억 4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2.5%인 6억 9100만 달러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다. 이 밖에 전기기기, 음향, 영상설비 수입이 2013년에 비해 54.8%나 늘어난 4억 25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8.8%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에 광물자원을 싼값에 판매하고 중국으로부터 원유, 생필품 등을 구입해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 이후 북한의 대외무역은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과 일본의 교역이 중단됐고, 2010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부과한 5·24 대북 제재 조치 때문에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마저 중단되자 북·중 교역이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북·중 경협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측 요인이 컸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따라 광물자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화력발전소가 주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 석탄 수요는 2030년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탈북자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광물자원을 그대로 팔기보다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팔고 싶지만 기술이 부족하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북한 정권 입장에서도 당장 외화가 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北 기술 수준·낙후된 인프라 경제 발전에 한계 북한에서는 석탄이 가장 높은 수출 경쟁력을 가진 품목이기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이 북한 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광산 시설은 매우 낙후돼 있고 진입로와 같은 기본 시설이 미흡한 데다 전력과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하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광물자원 투자 기업은 상대적으로 이동이 쉬운 북·중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울러 중국의 북한 노동력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옌볜 지역은 약 2만명의 북한 노동자를 유치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0년 중국과 합의한 출국 시 허가 시한을 10일에서 2012년부터 2~3일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6만 8000여명 수준이던 북한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23만 7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관광을 금지했지만 지난해 4월 이를 다시 허락했다. 북한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교통수단에서도 두드러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주로 일본에서 자동차를 수입했다. 하지만 일본의 대북한 제재로 북·일 교역이 중단되자 주요 자동차 수입원이 중국으로 바뀌었다. 유엔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2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불과 254대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만 1187대로 늘었다. 최근 휴대전화의 빠른 보급도 북한 경제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집트의 통신 회사 오라스콤과 합작한 고려링크가 2008년부터 북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는 중국산이 대세여서 2010년부터 누적 수입 대수는 3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제 휴대전화는 특히 장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한 대외무역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북한의 광물성 연료 수출액 11억 4600만 달러는 2013년보다 17.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중국이 전반적인 공해 산업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탄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연탄은 2012년대 가격이 월평균 t당 82.4달러에서 지난해 73.6달러로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도 한몫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당분간 대중 무역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북한이 대외 경제 관계 없이 살아갈 수 없는 구조이며 현재로선 대외 경제 관계가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로선 지하자원 개발권까지 통째로 중국에 넘기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3년 3월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러시아, 인도, 이란 등과 대외무역을 다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재정 투입 결정이 쉽게 이뤄지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북한과 경제협력을 이끌기에 한계가 있어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中 의존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 또한 김정은 정권의 경제 발전 방향이 생산성을 제고하기보다 마식령스키장 개설, 라선지역 관광 등 외화벌이 위주로 가고 있어 구조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전 북한 무역에서 차지하는 남북한의 교역량이 30%에 달했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남북 경협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길이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공업 등 기술을 축적하려면 결국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장마당 없인 못 살아”… 北주민 생존·신분상승 통로로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장마당 없인 못 살아”… 北주민 생존·신분상승 통로로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5월 20일 구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에서 ‘풀뿌리 시장경제’ 역할을 하는 장마당이 400개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멜빈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북한 내 장마당은 약 396개로 2010년의 200여개에서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북한 주민의 생계 수단으로 자리잡은 장마당이 규모나 거리, 정책에 상관없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활발한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북정보 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현재 북한 경제는 장마당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북한 내부가 정치적으로 긴장 국면을 띠고 있지만 장마당을 완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으로 기존의 배급체계가 무너지면서 ‘시장’은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 됐다. 북한 주민들의 다수는 사실상 비공식적 시장경제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유형이 시골과 도시를 왕래하는 일명 보따리 장사고 다음으로는 금이나 골동품, 화폐를 저렴할 때 대량 구매해 뒀다가 비쌀 때 파는 투기 형태의 장사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2010년 이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비공식 경제활동은 바로 장마당 장사다. 또한 비합법적인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도 역시 장마당이다. ●여성 상인 90% 넘어… 주민 절반 이상 장사로 생계 특히 장마당은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과 같은 극심한 경제난 이후 주민들의 생계 유지를 위한 중요 터전이 됐다는 평가다.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한 통제와 억제정책을 폈음에도 장마당은 날로 비대해지고 확산되고 있다. 통제와 억제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주민들은 위험보다는 이득이 더 큰 불법거래에 손을 뻗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장마당은 주민들의 생존은 물론 신분 상승의 통로로 이용된다. 기간 산업이 붕괴된 이후 중국과의 무역으로 큰 돈을 번 ‘신흥 부유층’뿐 아니라 장마당을 주 무대로 투기와 매점으로 자산을 형성한 ‘중산층’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마당 상인들 가운데 40~50대가 가장 많고, 지역 주민의 반 이상이 장마당 장사에 의지하며 생계를 꾸려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장마당 상인의 90% 이상이 여성인 점에 미뤄 북한 여성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향상되고 가계 수입에서 높아진 위상도 엿볼 수 있다. 가끔 기계 부속품이나 자전거 판매대에 남성들이 앉아 있는 것도 눈에 띄지만 그 비율은 5% 수준으로 전해진다. ●오전 9시~오후 6시 개장… 철·시기 따라 약간 차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부족한 전력난을 고려해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하지만 주민들이 국가적 생산활동에 동원되는 모내기철(3~4월)이나 김매기철(7월), 가을 걷이 기간(9~10월)에는 시장 개장시간이 2시간 이상 줄어든다. 도로 보수나 건설 등 국가에서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벌어져도 시장 개장시간이 줄어든다. 장마당에서 중고품 판매는 돈이 꽤 되는 장사다. 여기서 중고품이란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 옷들이고, 한국 상품도 포함돼 있다. 이렇게 유통되는 상품들이 북한산 새 옷보다 질이 좋고 저렴해 주민들에게 선호되다 보니 수요가 높다. ●금·외화·휘발유·마약 밀거래… 인력시장도 형성 북한 장마당에서는 암거래가 비일비재하다. 암거래되는 물품들 가운데는 금, 은, 동과 같은 금속도 포함돼 있는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동(구리)과 같은 경우 중국에 비싼 가격으로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거래되는 품목에는 골동품, 디젤유, 휘발유와 같은 제품도 포함됐다. 또한 빠질 수 없는 밀거래 품목이 바로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이 들어 있는 ‘알판’(CD)이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USB가 판매되기도 한다. 이 외에 북한에서 ‘얼음’이라고 불리는 마약류 필로폰도 몰래 거래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마당을 통해 외화 거래도 이뤄지고 막노동, 가정부, 가정교사 등 인력 시장도 형성돼 있다. ●장마당 세대 부당 사회에 저항 않고 사상에도 무관심 북한체제가 제공했던 사회주의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지하경제’인 장마당을 경험하며 자란 장마당 세대는 북한 정권에 대한 애정과 미련이 없는 ‘전략적 세대’로 평가된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장마당 세대들은 부당한 사회구조에도 격렬히 저항하지는 않지만 지도자와 국가, 사상교육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0일 “장마당 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국가와 당에 대한 부채 의식이 전혀 없다”면서 “국가의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서 생존과 시장화에 노출된 특별한 경험을 가진 계층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경제의 시장화로 내부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고, 장마당 세대에서 나타나는 탈정치화 경향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계심을 완화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 내 장마당 세대의 역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속에 상인 저항 늘어… 보안원과 집단 난투극도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장마당 상인들이 단속반에 저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 3일 RFA에 “도로상과 골목 장터 등에서 보안원과 군인들에게 항거하는 장사꾼들의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강원도 원산지방의 무허가 골목장터, 일명 ‘메뚜기장터’로 불리는 곳에서 물건을 팔고 있던 주민 10여명에게 보안원과 규찰대가 물건을 회수하려고 달려들자 집단적으로 행동해 이를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장마당에서 상인들과 보안원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을 단속하는 보안원들이 장사 물품을 압수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장사꾼들이 집단으로 저항한 사건이다. 북한 당국은 무장한 군인들과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원들을 대거 급파하고 나서야 이 소요를 수습할 수 있었고 시장은 완전히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집단 저항 사건은 국가권력의 부당한 재산권 침해에 대해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시발점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과거 배급제가 제대로 작동할 때는 당국의 보호 아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이에 순종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보장 체계가 붕괴된 현재 자신의 힘으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야 할 주민들 입장에서 필사적인 저항을 통해서라도 재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 시장 봉쇄 고민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현실” 탈북청년들의 인권 단체인 ‘위드 유’(with-U)의 강원철 대표는 “북한 당국도 주민들이 장마당을 이용하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 당국도 시장을 완전히 봉쇄하는 방법을 고민하겠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의 장마당은 역설적으로 ‘식물 경제’가 된 북한 체제 유지에도 필수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시장을 완전히 봉쇄하자니 다른 대안도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한순간에 북한 정권을 몰락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내재하고 있다. 북한 정권 입장에서 장마당이 ‘필요악’이라는 뜻이다. 고질적인 경제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장마당을 통한 북한 사회의 시장화는 앞으로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고 북한체제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씨줄날줄] 출구 안 보이는 그리스 사태/구본영 논설고문

    중국, 이집트, 이탈리아와 같은 관광대국의 공통점은 뭘까. 선조들이 남긴 문화 유산의 혜택을 후손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산물인 만리장성이나 피라미드가 후대를 먹여 살리고 있다니 기막힌 역설이다. 그런 점에서 서구 문명의 요람이었던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그리스의 운명이 예측을 불허한다. 급진좌파 시리자 정권이 채권단을 상대로 곡예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는 채권단 개혁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부결시겼다. 하지만 그의 기대대로 총부채 3230억 유로 중 30%를 삭감하는 헤어컷(채무 탕감)이 이뤄질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미국이 일부 탕감을 중재하려는 기미가 있긴 하다. 그리스가 유로존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최대 채권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정부 부채를 직접 깎아 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요즘 그리스 국민들의 생활고는 말이 아니다.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기초 의약품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현금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금성 높은, 샤넬과 같은 외제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긴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3차 구제금융 대가로 채권단에 ‘향후 2년간 재정흑자 120억 유로(약 15조원) 추가 확보안’ 등 경제 개혁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채권단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건 논외로 치자. 목표 달성 전망이 불확실한 게 더 큰 문제다. 달콤한 복지에 맛들인 국민들이 지출 삭감을 반기지 않는 데다 외화를 벌어들일 산업 인프라도 부실한 탓이다. 그리스는 관광업과 해운업 등 광의의 서비스업이 주력 산업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보몰의 병폐’에 빠지기 쉬운 구조다. 경제가 성숙할수록 산업 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옮겨 가게 되지만,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제조업보다 낮아 파생되는 후유증을 겪는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리스 경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이 아예 공동화돼 디폴트 수렁에서 출구를 찾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사실 그리스가 그간 외채의 일부라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했더라면 오늘의 곤경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 사회당의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전 부총리는 아테네의 한 광장에서 “2000년대 들어 끌어들인 외채는 다 어디 갔느냐”는 청년들의 물음에 “우리가 함께 먹어 치우지 않았나”라고 답했단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치를 편 그리스 정치권이 국가부도 사태를 빚은 주범이라면 여기에 중독된 국민이 공범이라는 탄식처럼 들린다. 하긴 남 말 할 때가 아닌 듯싶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이 정치권 등 각 부문에서 저항에 부딪혀 표류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사설] ‘그리스 충격’ 최소화에 총력 쏟아야

    그리스 국민이 채권단의 긴축 요구안을 거부한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리스는 부채 탕감 협상에 나서겠지만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렇게 되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남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나아가 세계 경제 전체가 연쇄 반응을 일으켜 흔들릴 수 있다. 그리스발 충격으로 어제 코스피지수는 2.4%나 떨어졌고 아시아 다른 나라 증시도 폭락했다. 그리스와 우리나라의 경제적 밀접도는 낮은 편이다. 수출액 중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0.2% 정도로 아주 작다. 이미 올 1~5월 우리 기업의 그리스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나 감소한 상태다. 금융 부문에서도 한국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한국 금융회사의 그리스 외화 익스포저(위험 노출) 잔액도 11억 8000만 달러(약 1조 2600억원)로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받을 간접적인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문제다. 그리스 사태는 유로화의 약세, 즉 원화 가치의 상승을 불러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면 우리 같은 신흥국은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는 우리에게 설상가상이다.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현재로선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리스 악재가 외환이나 주식시장에는 이미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추이를 더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와 러시아 위기 등 그동안 수차례 있었던 대외 악재 사례들을 분석해 전시체제라는 생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를 유지할 만큼 한국 경제의 바탕은 튼튼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갖고 있다. 지나친 불안감과 위축된 소비 심리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대외 악재는 앞으로도 더 발생할 수 있다. 눈앞의 성과에 얽맨 ‘거품 경제’는 이런 위기 때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경제의 기초가 탄탄하면 갈 곳 없는 외국 자본은 오히려 우리나라를 찾을 것이다. 외부 충격에 견디려면 평소에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가계부채, 과열된 부동산 경기, 과도한 복지 등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 증권가 “반갑다, 비과세 만능통장”

    증권가 “반갑다, 비과세 만능통장”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해외전용 비과세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고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 업종의 전망이 밝아졌다. 하지만 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와 분할상환비중을 높여야 하는 등 가계부채 대책이 실행될 전망이라 수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1.96% 상승했다. NH투자증권과 증권업계 1, 2위를 다투는 KDB대우증권(11.54%)도 올랐다. 반면 은행권 대표주자인 KB금융(-6.43%)과 신한지주(-0.72%)는 떨어졌다. 삼성생명(-1.79%)과 한화생명(-4.36%)도 하락했다. 해외비과세펀드가 한시적으로 도입되면 자산가들이 자산운용사를 통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해외펀드의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2007~2009년 3년간 한시적으로 주어졌을 당시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6년 2604억원에서 2008년 32조 3074억원으로 100배 이상 늘어났다. ISA 도입도 증권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축에서 투자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등에서는 ISA 및 비과세 해외펀드와 관련해 출시 시기와 가입 한도 등을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기존 해외펀드에는 비과세 방침이 적용되지 않아 ‘갈아타기’ 수요도 클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이미 해외 부동산 취득 등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보험사가 투자할 수 있는 외화자산 범위를 넓히고 지나친 환헤지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반면 은행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는 연장됐지만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비중 상향 외에도 유한책임대출 도입이라는 규제가 들어왔다. 유한책임대출이란 담보물로 제공한 집값이 은행 대출금 이하로 떨어질 경우 집 이외에 다른 재산에 대해 은행이 가압류를 할 수 없는 대출이다. 시범운영을 거쳐 시중은행에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북핵·다자외교 전문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북핵·다자외교 전문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천영우(63)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요즘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반도 통일 문제를 천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북핵 및 다자외교 전문가인 천 이사장이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반도미래포럼은 북한과 동북아시아의 역내 동향을 분석하고 통일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전략을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 외교관 시절 군축·핵 비확산론자로 원칙을 중시하는 소신파였지만 회담장에선 유연성을 발휘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상의 달인’이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오자마자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으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 18일 천 이사장을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한·일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장관이 일본에 간 것은 잘한 일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일본이 바뀌지 않더라도 우리가 손을 내밀어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 일본이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도록 놔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이 밉더라도 일본과는 동북아 안보에 공통점이 많은 만큼 미래의 안보 도전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소통이 필요하다.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동침을 하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북한이 6·15 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은 지난 15일 ‘정부 성명’을 내고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평가하나.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복잡한 조건을 붙이는 걸 보면 의지의 표현이 미흡하다. 지난달 북·중 접경지역을 여행하다 실종됐던 2명을 송환했는데, 그것 역시 큰 정치적 의미가 없다. 북한에서 잡고 있어 봐야 도움도 안 되고 그다지 관심도 없으니까 보내 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아 ‘장사’를 한 적이 있다. 그러면 전직 대통령이 북한에 들어가서 데려오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장사’가 잘 안 된다. 그리고 사람 돌려보내는 문제는 사실 북한이 우리에게 신세 질 일이 더 많다. 표류 등으로 북한 선박이 남한으로 오면 우리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다 돌려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가 큰 걱정이다. -북한 핵 문제는 우리 생존에 위협이 된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의 최대 위협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20년 이상 지속되다 보니 국민들이 그 위협에 둔감하다. 계속 방치할 상황이 아니다. 핵불용 정책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핵무장한 북한과의 평화 공존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안위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선의나 자비에 의존하는 인질 사태가 돼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무장은 어느 수준인가 -아무도 모른다. 북한이 노리는 목표는 실제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믿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은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한·미 양국이 믿게 하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핵무기가 있든 없든 간에 있는 것으로 믿어 주면 실제로 없어도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만약 북한이 핵탄두를 6~8개만 갖고 있는데 국제 사회가 20개가 있는 것처럼 믿으면 실제 핵탄두 2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북한에 전략적 이익을 안겨 줘서는 안 된다. 북한은 플루토늄 수로 보면 5~6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론상 최대치를 꼭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우라늄 농축기술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과 이란이 20년 이상 실제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지만 가동률은 20%밖에 안 된다. 너무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북핵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하나. -북한의 전략적 계산 공식을 바꾸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만큼 대북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 포괄적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5분의1도 안 된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수준의 제재 같으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제재 대상이 무기와 사치품에만 한정돼 있어 북한 대외무역의 10분의1도 안 된다. 국제사회가 이란에 가한 수준의 대북 제재를 결심하면 북한은 버틸 수가 없다. 중국이 외상으로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는 것만 막아도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수 있다. → 현재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북핵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6자회담이 가장 좋은 틀이다. 하지만 지금은 외교적 해결을 위한 동력을 상실했다. 지금은 외교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만큼 6자회담을 재개하더라도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은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상의) 핵을 시비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앞으로 생산할 핵을 놓고 협상하자는 뜻이다. 때문에 기존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연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북한에 지금 중요한 것은 장거리 핵 운반 능력의 개발이다. 북한의 경우 많은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탓에 핵물질을 가급적 아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하는 미사일 발사 실험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미사일 발사의 가장 좋은 방법은 인공위성의 발사다. 인공위성 발사의 목적은 실제 인공위성이든 아니든 핵무기 운반능력을 높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폭압 정치에 의존하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욱 폭압적이고 무자비하며 무모하고 더 예측불가능하고 더 위험하다. 앞으로도 불충(도전) 세력이 나오면 무자비하게 숙청할 것이다.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북한 군부에는 불만스러운 일이다. 군부는 무역회사·금융회사·건설사 등을 거느린 북한의 최대 재벌이다. 그런데 김정은 시대에 이를 노동당과 내각으로 옮겼다. 군부로서는 돈줄이 끊어진 것이다. 따라서 ‘핵·경제 병진 노선’은 북한 군부를 희생해서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인 탓에 군부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가. -김정은 체제가 붕괴한다고 보는 것은 너무 안이한 판단이다.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은 확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의 폭압적 행태가 지도부를 불안하게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주민들에게는 불만을 해소해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주민들과 스킨십을 많이 하는 등 인기주의 행보를 하는 점으로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통치술이나 권력 장악력보다 김정은을 과소평가하면 정치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김정은을 높이 평가할 부분이 있다면. -농업개혁과 경제관리개선 조치 등 김정은의 개혁정책은 과거 어느 개혁조치보다 더 과감하고 폭이 넓다. 집단 농장에서 가족 농장으로 변화시킨 농업개혁은 가히 혁명적이다. 덕분에 식량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 수준에 이른 것 같다. 북한은 작년에도 가뭄을 겪었다. 100년 만의 가뭄인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식량이 모자란다는 얘기가 없다. 구체적 통계자료는 없지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 인센티브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경제관리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 자율권을 주는 이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가시적 효과는 없지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10만명의 인력을 내보내는 것을 보면 난국 돌파 의지를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시장경제를 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관계를 풀려면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24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책임을 인정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압박 조치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핵무장 체력을 키우는 대규모 현금유입 수단만은 막아야 한다. 그런 만큼 5·24 조치 중 남북 대규모 현금거래와 관련이 없는 인적 교류 부문은 막을 필요가 없다. 이 문제는 천안함 폭침 인정 여부와도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5·24 조치의 부분 조정은 필요하지만 대규모 현금유입 가능 조치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오는 9월 중국 전승절에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김정은이 갈지 안 갈지는 알 수 없다. 중국도 전승절에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김정은이 간다면 전승절보다는 단독 방중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단독 방중이 어려우면 전승절에 갈 수도 있다. 김정은은 이런 이유와 북한의 내부 사정을 고려해 방중을 결정할 것이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시끌벅적하다. -우리가 AIIB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굳이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지분과 발언권 확보 등의 상황을 미국에 설명하면 된다. 경제적 이해관계는 중국과 충돌할 일이 없다. 우리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 (한국의 AIIB 참여에 우려를 표명한 것에 대해) 미국 외교안보팀이 오판했다. 사드 문제도 안보상 필요하면 하고 아니면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 5000만 국민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사드가 군사적 효용성이 있으면 배치를 하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사드의 효용성은 어떻게 보나 -북한 핵의 선제공격을 무력화하거나 놓치는 미사일을 막는 데 미사일방어체계(MD)가 필요하다. 북한 미사일을 사드로만 잡지는 못한다. 미사일을 막는데 단층이든 다층이든 요격 확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핵미사일을 막는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단층막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드와 저고도미사일방어 등 복합 이중 미사일 방어망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PAC3 단층막의 요격 확률이 70%라면 (사드 등과) 결합하면 90%로 올라간다. 현재 재래식 탄두는 막을 수 있지만 핵폭탄이 떨어지면 몇만명의 대량 인명 살상이 일어난다. 대량 인명 살상은 막아야 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19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 차원에서 설립된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에 파견돼 근무한 데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돼 2년간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핵 실무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로드맵으로 평가받는 ‘9·19공동성명’의 이행계획인 ‘2·13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핵심 역할을 했다. 195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천 이사장은 부산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77년 외시 11회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엔대표부 참사관과 국제기구정책관,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외교정책실장 등 정통 다자 외교라인과 영국주재 한국대사, 외교통상부 제2차관,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군축·비확산을 비롯한 안보정책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3년 국제 핵수출 통제기구 의장직을 수행하고 2004년 유엔 미사일 패널 위원으로 활약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의 비확산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2006년 몬테레이 비확산전략그룹 위원과 2013년 아·태지역 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마스크 관객, 메르스 불황 꺾었다

    마스크 관객, 메르스 불황 꺾었다

    ‘메르스 쇼크’로 잔뜩 움츠렸던 영화계가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급감하던 관객 수도 회복세로 돌아섰고 취소됐던 각종 영화 홍보 행사도 재개되고 있다. 메르스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볼 영화는 본다”는 관객 심리를 확인한 영화계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19~21일 극장가 전체 관객 수는 250만명을 기록했다. 메르스 공포가 급속하게 퍼지던 6월 첫째 주말 관객은 155만명으로 떨어졌으나 2주차에 219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상승한 것. 특히 토요일인 20일 하루에만 100만명의 관객이 극장에 몰려 지난 5월 연휴 기간과 비슷한 결과를 냈다. 통상 관객 수가 급락하는 평일 월요일 관객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18만명에서 15일에는 23만명, 22일엔 34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모임, 회식, 여행 등이 줄어든 반면 개인적인 시간은 늘어난 관객들이 극장을 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처음에는 메르스 여파를 걱정했지만 마스크로 예방을 한 뒤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이 많았다”면서 “메르스로 휴교한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극장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최근 공포심이 누그러들면서 관객 수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외화 ‘쥬라기 월드’와 한국 영화 ‘극비수사’는 각각 300만,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관객들이 오히려 영화를 통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분석도 있다. 두 작품을 홍보하는 영화인의 박주석 실장은 “‘극비수사’는 수사극이지만 따뜻한 휴머니즘이 강조됐고, ‘쥬라기 월드’ 역시 할리우드 오락 영화로 볼거리가 뛰어나다. 두 작품 모두 잔인하거나 어둡지 않기 때문에 메르스로 받은 심적 부담을 영화로 풀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고가에 중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에 비해 영화는 취소나 환불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극장으로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올스톱됐던 한국 영화계는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 하정우, 이정재, 전지현이 출연하는 올여름 화제작 ‘암살’은 지난 22일 메르스로 2주 연기했던 제작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대작의 경우 6주 전부터 시작하는 홍보 마케팅 기간이 짧아졌지만 한 달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당초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24일로 연기한 ‘연평해전’도 적극적인 관객몰이에 나섰다. 지난 19일 국방부에서 시사회를 연 데 이어 24일 한국 주재 외신 기자, 25일 여야 국회의원 대상 상영회 등 대규모 릴레이 시사회를 이어 간다. 배급사인 NEW 관계자는 “평택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서해 수호자 배지 수여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된 것은 아쉽지만 개봉을 앞두고 단체 관람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소규모의 ‘알찬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25일 개봉을 앞둔 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은 메르스 여파로 지난 10일 쇼케이스를 취소했으나 네이버 무비톡, CGV 라이브톡 등 핵심 관객층을 위주로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이가영화사 지혜윤 실장은 “관객을 많이 모으는 곳보다 영화에 관심이 많고 입소문을 잘 낼 수 있는 관객들을 위주로 작지만 강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여름 극장가 기대작인 외화 대작 ‘터미네이터:제네시스’의 경우도 새달 2일 주연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가 방한해 대규모 레드카펫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임성규 홍보팀장은 “아직 메르스 잠복기이기는 하나 가족 관객이 늘어나는 등 좋은 콘텐츠에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대작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갈수록 높아지는 여배우의 ‘유리천장’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갈수록 높아지는 여배우의 ‘유리천장’

    최근 관객 35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매드맥스4)와 200만명을 넘긴 ‘스파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 시장에서 흥행이 잘된 외화라는 것과 한국에서는 이런 시놉시스로 투자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매드맥스4’는 ‘액션물=남자 주인공’의 공식에서 벗어났다. 실제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은 맥스(톰 하디)가 아니라 퓨리오사 역의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고 그 흔한 남자 주인공과의 멜로 라인도 등장하지 않는다. ‘스파이’는 또 어떤가.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이 이끌어가는 코미디 영화다. 국내에서 이런 영화가 투자받기 어려운 이유는 남성 위주의 한국 영화 시장에서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에 투자를 꺼리는 풍토 때문이다. 20~30대 남자 배우들이 척척 원톱 주연을 따내고 최민식, 송강호, 류승룡, 김윤석 등 40~50대 배우들이 천만 영화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여배우의 활동은 미미하다. 실제로 여배우들을 만나보면 출연할 작품이 없어 ‘유리천장’을 경험한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남자 배우들이 수북이 쌓인 시놉시스에서 차기작을 결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여배우 소속사의 대표는 “영화계에 돌아다니는 시놉시스 중 남성 중심의 이야기가 9대1로 압도적”이라면서 “가끔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노출이 필요한 때만 여배우를 찾을 때는 정말 속이 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국내 영화 시장에서 여배우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상업적인 면에서 여배우가 불리하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여배우 원톱 주연은 액션이 약하고 영화의 사이즈가 작다는 편견이 강하다”면서 “주로 모성애를 주제로 하거나 멜로, 공포 등 한정적인 장르에만 여배우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가뜩이나 좁아진 여배우 시장은 출연 경쟁이 심화됐다. 결혼 뒤 활동을 재개한 한 여배우는 “아이 엄마가 되면 역할의 폭이 넓어질 줄 알았더니 20대 젊은 여배우들도 아이 엄마 역할까지 꿰차고 있었다. 영화 쪽에는 더 설 자리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막장 드라마에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배우 문소리가 연출 및 주연을 맡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에는 출연이 뜸한 유명 여배우가 친정엄마의 부탁으로 협찬 사진을 찍고 특별출연 섭외만 들어오는 여배우의 실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때문에 우리 영화 시장의 불균형을 깨기 위해서 편향된 시각을 버리고 다양한 영화에 투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차이나 타운’이 여성 누아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여배우 투톱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물론 ‘칸의 여왕’ 전도연 주연의 ‘무뢰한’과 임수정이 열연한 ‘은밀한 유혹’이 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50만명을 밑도는 성적을 거뒀지만 그렇다고 여배우 주연 영화에 투자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지난해 개봉작 중 여성감독의 연출작이 7%에 그친 것만 봐도 한국 영화계의 불균형을 알 수 있다. 남성 제작자들은 아무래도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도구화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들어가기 힘들고 여배우들의 역할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화 ‘카트’와 ‘관능의 법칙’을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스웨덴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원작의 50%를 여성 감독 영화에 할당하는 제도를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 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진지하게 고려해 볼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경북 “종이팩 모아오면 화장지 드려요”

    경북 “종이팩 모아오면 화장지 드려요”

    “종이팩을 재활용합시다.” 경북도가 100% 수입 천연 펄프로 제작되는 종이팩에 대한 재활용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기로 했다. 도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안동, 영천, 문경, 의성, 칠곡, 예천 등 도내 6개 시·군을 대상으로 종이팩 재활용 시범 사업을 벌인다고 11일 밝혔다. 종이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천연 펄프를 원료로 만들어진 우수한 자원이지만 그동안 일반 폐지 또는 쓰레기와 함께 배출되면서 재활용률이 낮은 것에 착안했다. 종이팩은 폐지와 혼합 배출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 2차 폐기물로 버려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의 경우 종이팩 재활용률이 26.5%에 그쳤다. 캔과 유리병의 재활용률 70~80%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종이팩은 천연 펄프 판지의 양면에 무독성 폴리에틸렌을 도포한 원지를 사용, 인쇄와 접착 공정을 거쳐 만든 사각 기둥 모양의 용기다. 주로 우유, 두유, 주스 등의 액체 음료팩으로 사용된다. 도는 사업의 성과를 위해 해당 시·군의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단지 등에 종이팩을 편리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전용 비닐봉투와 마대 등을 비치하기로 했다. 또 주민센터로 종이팩을 모아 오면 ㎏당 친환경 화장지 1롤과 교환해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종이팩 재활용 운동 확산을 위해 지자체 경진대회 시행, 우수 지자체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유인책을 구상하고 있다 김준근 도 환경정책과장은 “종이팩은 국내 가정에서 연간 6만 5000t이 배출되지만 70%가 매립, 소각돼 환경오염은 물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면서 “종이팩을 100% 재활용할 경우 국가적으로 연간 320억원의 원료 절감과 함께 약 650억원의 외화를 대체하는 등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팩 6만 5000t을 생산하는 데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3년내 1억 벌자”… 북한 新부유층 급부상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3년내 1억 벌자”… 북한 新부유층 급부상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27일 ‘2015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영양 부족 상태인 북한 주민이 105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인구의 41.6%에 해당된다. FAO는 지난 3월에는 북한에 필요한 곡물량이 40만 7000t으로 올 10월까지 부족분을 충당해야 주민들이 굶주림을 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우려와는 대조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일반 주민이 상상하기 어려운 사치생활을 즐기는 계층도 늘고 있다. 2400만 북한 주민 가운데 수도 평양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은 약 20만~3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평양 주민이 3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가운데 약 10분의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유층’을 형성한 셈이다. 지난 4월 평양을 다녀온 재미교포출신 대북사업가는 5일 “공화국이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사회로 변한 지는 오래됐지만 요즘처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외화벌이 종사자들과 이들로부터 달러를 상납받고 있는 간부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돈주’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주들은 기본적으로 당 간부들과 담합관계를 유지해왔다. ●평양 5억~11억 부자 급증… 20만~30만명 추정 1990년대 이전 배급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임금과 배급으로 생활을 영위했기 때문에 고위간부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주민들 사이의 빈부격차가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위기로 배급체계가 붕괴되고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구매력을 갖춘 이른바 ‘부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계층 출신으로 장사나 사채업 등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당이나 기업소 간부 등 전통적인 상류층보다 더 많은 재산을 모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수년간 하나의 사회 계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을 전통적인 상류층과 구분해 북한 사회의 ‘신(新)부유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이나 중동 등 해외로 파견돼 외화를 벌어온 노동자들도 구매력을 갖춘 부유층으로 분류된다. 특히 중동지역으로 파견된 북한 의사나 기술자의 대다수는 수년 전부터 ‘3년 동안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 벌기’를 목표로 삼을 만큼 많은 돈을 모은 사실은 북한 사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외화벌이 의사 등 가세… 1인 5만원 음식점 북적 현재 평양 부유층의 재산은 평균 10만 달러 수준이며 50만∼100만 달러(약 5억 5000만~11억원) 수준의 재력을 지난 부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부유층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고가 업소들도 등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평양 르포기사에서 북한 매체가 ‘인민의 낙원’이라고 선전하는 문수 물놀이장을 소개하며 입장료는 북한 돈 2만원(약 10달러), 이곳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북한 말로는 ‘고기겹빵’) 가격은 1만원(약 5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놀이장에는 안마실·자외선치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서양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식당도 들어섰다. FT는 평양 시내 곳곳에서 아우디·폴크스바겐·BMW·벤츠 등 고급 외제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의 최신식 주민편의시설 ‘해당화관’은 한 끼에 1인당 50달러를 넘는 비싼 음식 가격에도 사람들이 붐벼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경우 구찌, 발리, 프라다, 폴로,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를 고급 인테리어와 가구로 꾸미며 부유한 생활을 과시하는 주민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지방 부호 평양 구경 와 외제 명품사냥 신의주, 평성, 원산, 남포 등 지방의 부자들은 자체 구입한 버스로 평양 구경에 나서기도 한다. 비싼 돈을 내고 평양의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문화오락시설을 즐기고 호텔과 외화상점에서만 파는 명품들을 대량 구입해 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서양음식은 적어도 부유층에게는 더이상 낯선 음식이 아니다. 2008년에는 평양에 스파게티와 피자를 파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 전문식당이 등장했다. 한때 당 간부들의 특권으로 여겨졌던 서양 요리가 최근에는 돈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북한에서는 여전히 외부세계와의 인터넷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통용되는 자체 인트라넷을 활용하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꾸준히 출시되고 휴대전화 보급도 지난해 5월 기준으로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정보통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중산층은 오랜 기간 꾸준히 부를 축적해왔지만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당국이 부의 출처를 캐내기보다는 이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면서 최근 부상한 것”이라며 “다른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빈부격차 문제를 피할 수 없겠지만 이들 중산층은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심 계층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 부유층의 등장에도 고질적 빈곤과 인권문제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무역이 활발한 중국 접경지역이나 평양에 부가 집중되면서 오히려 지역·계층 간 격차는 날로 심화하는 추세다. 북한 내 고질적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여러 증언이 있지만 소위 중산층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 대중 무역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기류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정란 카자흐스탄 유라시아국립대 한국학과 교수가 3월 발표한 연구 보고서 ‘김정은 시대 북한사회 변화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에 체류한 북한 주민 100명 가운데 98명이 ‘빈부격차가 크다’고 답변했다. 지역 간·계층 간 빈부격차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 확산된다. 계층 간 갈등이 ‘증오 범죄’로 이어지는 셈이다. 2008년 탈북한 강모씨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당 간부 한 명이 이웃에게 ‘갑(甲)질’을 하다가 칼에 찔려 사망하는 등 빈부격차와 지위고하로 인해 발생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고 증언했다. ●‘꽃제비’ 문제 여전… 인신매매 희생 여성 늘어 이와 함께 ‘꽃제비’로 불리는 고아들도 여전히 지방을 전전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지만 국가로부터의 보호는 꿈도 꿀 수 없다. 일부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고아들에게 돈을 주면서 마약밀매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적발돼도 북한 당국이 방치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북한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행위가 암암리에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 지방에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정모씨는 “중국 인신매매단이 북한 군인들과 짜고 어린 북한여성들을 중국으로 도강시키고 있다”면서 “나이 먹은 여성은 1만 위안(약 2000달러 수준), 나이 어린 20대 여성들은 2만~3만 위안(약 4000~6000달러 수준) 정도”라고 증언했다. 중국 노총각들에게 팔려간 북한 여성들은 현재 중국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이들이 낳은 아이들의 신분이나 국적 문제가 중국 내 또 다른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지섭이 선택한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예고편

    소지섭이 선택한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예고편

    이란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뱀파이어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의 예고편이 공개돼 관심을 받고 있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악의 도시 ‘배드 시티(Bad City)’에 살아가는 외로운 뱀파이어 소녀와 고독한 인간 소년 사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란 출신의 신예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스타일리쉬한 흑백 화면과 음악이 돋보인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애나 릴리 아미푸르는 12살에 첫 호러 영화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 영화 이외에도 회화와 조각,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선보이며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예 감독이다.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이미 선댄스영화제와 도빌영화제 등 세계유수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외신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작품에 대해 미국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함께해서는 안 될 두 사람의 매혹적 사랑 이야기”라 평했고,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더없이 감성적이고 멋진 영화”라 평했다. 또 미국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애나 릴리 아미푸르의 경이로운 데뷔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와 감성적인 음악이 눈길을 끈다. 예고편에는 ‘외로운 뱀파이어 소녀, 고독한 인간 소년을 만나다’라는 카피를 통해 이야기의 콘셉트를 명시한다. 이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넌 모를 거야”라고 경고하는 소녀의 고백과 “그게 우리에게 문제가 될까?”라고 응수하는 소년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이들의 관계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신예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의 신선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한국 배우 소지섭이 단독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영화는 영화다’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 이후 지난해 수입·배급사 찬란과 함께 외화 ‘필로미나의 기적’, ‘5일의 마중’ 등에도 공동 투자한 바 있다.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오는 6월 25일 개봉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1분. 사진·영상=찬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에어 울프가 현실로? ‘초고속’ 시코르스키 S-97 헬기

    에어 울프가 현실로? ‘초고속’ 시코르스키 S-97 헬기

    1980년대 외화 시리즈를 즐겨 봤던 이들에게 초음속 헬기인 에어 울프는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올 것이다. 당시 그 외화 시리즈를 보면서 실제로 헬기에 제트엔진을 달아서 고속 헬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물론 메인 로터의 저항을 생각하면 초음속 헬기는 가능하지 않지만, 사실 에어 울프처럼 헬기에 수평 방향으로 추진력을 주는 엔진이나 프로펠러를 이용해서 고속헬기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다만 지금 소개하는 X2 이외에는 성공적인 개발 사례가 없었을 뿐이었다. 헬기 제조의 명가인 시코르스키사는 제트엔진은 아니지만, 수평 방향으로 추력을 내는 프로펠러를 후방에 탑재한 헬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X2 테크놀로지라고 명명된 이 기술은 동축 반전식(반대 방향으로 도는 두 개의 로터가 하나의 축에 있는 방식) 헬기에 후방 프로펠러를 달아서 수직 이착륙과 고속 이동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동축 반전식 헬기는 최대 이륙 중량이 크고 안전성이 좋지만,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었다. 시코르스키사는 후방 프로펠러를 통해 이 단점을 극복하면서 동축 반전식 헬기의 장점도 같이 흡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일단 기술 실증을 위해서 만들어진 시코르스키 X2(Sikorsky X2) 실증기는 2010년 9월 15일에 460km/h라는 속도 신기록을 수립해 X2 테크놀로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시코르스키사는 좀 더 크기를 키운 시코르스키 S-97 레이더(Sikorsky - S-97 Raider)를 개발해 현재 미 육군의 OH-58 Kiowa 헬기를 대체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조사에 의하면 S-97 레이더는 기존의 비슷한 헬기에 비해서 정지 비행 고도 150%, 임무 속도 100%, 임무 시간 100%, 페이로드 40% 증가와 더불어 회전반경 및 음성 탐지 가능성이 50% 감소하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주장은 실제 비행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되지는 못했다. S-97의 실제 비행 테스트는 5월 22일 처음 진행되었으며 2016년까지 테스트가 진행되어 실제 성능을 검증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헬기는 초음속으로 날지는 못한다. 하지만 기존의 헬기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속도인 시속 444km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제조사 측은 생각하고 있다. 시코르스키사는 S-97이 성공하면 X2 기술을 다양한 신형 헬기에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훨씬 빠른 헬기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신기술이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온 헬기 디자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97 레이더 제원 조종사: 2명 / 탑승인원: 6명길이: 11m / 최대 이륙 중량: 4,990kg / 메인로터 지름: 10m순항 속도: 407km/hr / 최고 속도: 444km/hr/ 비행 거리: 570km무장: 12.7mm 기관총 + 로켓 발사기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北송금액 90%가 통치자금… 차단 땐 金에 직격탄

    北송금액 90%가 통치자금… 차단 땐 金에 직격탄

    강력한 대북 압박을 경고한 한국과 미국, 일본이 대북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 해외 근로자의 대북 송금을 차단하는 방안 등 추가 대북 제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근로자의 대북 송금이 막히면 북한 정권 유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송금 중단 조치의 구체적 실행 여부와 별개로 북한 지도부에 주는 심리적 불안감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해외 불법 외화벌이가 위축돼 상당수 통치자금을 해외 파견 근로자와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급여에 의존해 왔다.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는 러시아, 중국 등 16개국 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해 최대 23억 달러(약 2조 5500억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한 달에 1억~2억 달러(약 1110억~2220억원) 정도의 금액을 북한으로 송금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 한 사람당 급여는 1년에 170만원 정도로 근무자가 5만 4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880억원 정도에 해당하며 한 달에 약 70억~80억원이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매달 들어오는 자금 가운데 90% 이상을 통치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화가 들어와야 대외 무역결제와 김 제1위원장의 치적용 건설 자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전략무기 개발 등에 사용되며 이곳 종사자에게 종종 ‘격려’용으로 고가의 선물 등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한·미·일이 추진하는 해외 근로자의 대북 송금 차단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북한 정권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의 송금 차단을 한·미·일이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으로 흘러가는 대부분의 자금이 중국, 러시아를 통해 전달되면서 각 은행의 계좌를 불법 자금으로 규정하고 동결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화 송금의 경우 미국 뉴욕을 거치도록 돼 있어 어느 정도 미국의 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 3국의 계좌 봉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 자금 루트를 봉쇄한다는 심리적 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제재조치 실행 이전이라도 김 제1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의 불안감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일 “한·미·일 3국이 북한 지도부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외화를 막겠다고 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그 효과 중에 하나는 북한 근로자를 채용하는 각국 정부에 대해 채용하지 말라는 압박을 넣는 것에 있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호텔·골프장·카지노… 놀아본 김정은의 물 만난 ‘유희 통치’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호텔·골프장·카지노… 놀아본 김정은의 물 만난 ‘유희 통치’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강원도 원산 갈마거리에서 김용진 내각부총리와 원산시 관계자, 건설자, 근로자 등이 참석해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건설 착공식을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원산지구를 세계적인 관광 도시, 도시 형성의 본보기로 꾸리는 데 대해 통이 큰 작전을 펼쳐 주시었다”고 덧붙였다. ●“원산~통천~금강산 한 해 100만명 찾는 국제관광도시로” 북한은 강원도 원산, 통천, 금강산 일대를 연간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국제 관광 도시로 육성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공항과 항만, 철도, 도로, 전력 등의 각종 기반시설과 골프장, 카지노 등의 오락시설 건설을 준비 중이다. 공사 자금을 모으기 위한 투자설명회도 펼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원산과 칠보산 지구를 비롯한 북한 전역의 관광지구를 잘 꾸리고 관광산업이 활발해지도록 육성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북한에서 관광 명소 개발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대학 설립 등의 움직임이 활발한 상태다. 북한은 왜 관광 및 레저산업에 관심을 두는 것일까. 관광산업을 진흥할수록 주민 통제가 약화되고 체제 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여가 및 관광·레저산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개인적인 취향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유럽 거주 경험이 있는 김 제1위원장이 농구를 비롯한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고 전자음과 드럼이 배합된 음악을 좋아하는 등 유희를 즐기는 측면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유희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다는 얘기다. 여기에 1980년대 후반~1990년대에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추구했던 정책을 답습하기 위한 것도 있다. 1994년 북한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했었다. 그 시기 북한에는 자본주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유입됐고 관광산업 진흥 역시 그중 하나였다. 김 제1위원장도 할아버지를 닮은 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관광산업을 진흥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하다. 조선신보는 지난 4월 동평양지구에 교사와 기숙사를 갖춘 관광대학이 신설됐다고 보도했다. 또 전국 각 도의 사범대학에도 관광학부가 신설돼 지난 3월부터 첫 수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평양관광대학의 경우 기구와 교원 역량이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관광봉사학부의 관광안내학과와 평양관광학교를 모체로 편성됐다면서 관광안내학부에는 외국어 전문가 양성을 위한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과정이 있으며 관광경영학부에는 경영과, 개발학과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대학 졸업생에게는 관광전문가 자격이 부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리어 전문학교 설립… 해외 교류 등 글로벌 인재 양성 꿈 북한은 호텔 인재 양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조선신보는 지난해 4월 새로 개교한 장철구평양상업대학 봉사학교를 소개했다. 이곳은 호텔 경영과 봉사를 전담할 일꾼과 기능공을 양성하는 곳으로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설립된 호텔 인재 전문 양성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평양과 수도 교외의 학생 100여명이 호텔경영학, 호텔봉사학, 요리학과 등에서 공부하고 있다. 우리의 고교에 해당하는 고등중학교 졸업생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호텔봉사조직과 호텔경영전략, 호텔정원관리, 요리학, 외국어 등과 함께 영접, 숙박, 접대와 관련한 지식을 배운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요리학과 학생의 경우 한식과 서양식 요리를 배우며 노래와 춤, 악기 등의 예술 기초지식은 물론 영어와 중국어도 배운다. 북한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학문이다 보니 관심도 또한 높다. 이 학교 박동창 교장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각 도에서 건설 중인 호텔은 물론 시·군에까지 만들어질 호텔에서도 봉사 일꾼과 기능공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여러 대학과의 학술 교류는 물론 호텔 경영이 발전한 유럽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도 교류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관광상품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단순히 도시나 명승지에 대한 참관이나 유람 위주가 아니라 비행기 관광이나 자전거, 등산, 열차, 건축, 체육, 노동 체험, 실업, 태권도 등 다양한 테마 관광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등산 관광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조선신보가 지난해 6월 보도했다. 당시 독일과 영국, 미국, 노르웨이, 벨기에 등으로 구성된 등산 애호가들은 9박 10일 일정으로 금강산의 외금강과 내금강을 둘러봤으며 스위스인들은 묘향산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등산 관광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호텔이 아닌 묘향산 인근에서 텐트를 이용해 야영을 하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경관 유람 벗어나 노동체험·야영코스 등 테마관광 개발 이 밖에도 평양시내 천리마 동상과 주체사상탑, 개선문, 인민대학습당 등의 대형 건축물과 거리, 묘향산의 보현사를 비롯한 역사 유적 건축물을 둘러보는 건축 관광도 인기를 모았다. 또 태권도를 배우고 기술을 연마하며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체험하는 태권도 관광, 협동농장과 과수 농장에서의 모내기와 김매기, 과일 따기를 하며 노동 체험을 하는 체험 관광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소개했다. 국가관광총국 김영일 국장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여러 관광상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최대한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체험 관광 외에도 국경 지역에서는 중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가 최근 인기 지역으로 떠오른다. 지난해 6월 중국의 연변태평양, 연변해란강, 연변천우국제여행사와 조선칠보산여행사 사이의 합의에 따라 함경북도 회령시에 대한 관광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당일 여행으로 진행된 상품으로 수백명의 중국인이 버스를 이용해 회령시를 둘러봤다. 중국인 관광객은 회령시에 있는 회령혁명사적관 등을 둘러보고 어린이의 예술 공연을 감상했다. 이와는 별도로 함경북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칠보산 관광도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였다. 기차와 버스를 이용한 3박 4일의 일정 동안 관광객들은 내칠보와 외칠보, 해칠보를 비롯한 절경을 감상했다. 북한 당국은 회령과 칠보산 외에 청진과 경성, 온성, 남양에서도 도보 관광을 추진 중이다. ●공포통치 별도로 외화벌이·건설경기 활성화로 민심 다잡기 김 제1위원장 집권 뒤 레저·관광시설이 급증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각종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승마장, 사격연습장, 롤러스케이트장, 아이스링크, 스키장이 들어서는 등 다양성과 규모 면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화려함을 추구하는 김 제1위원장의 스타일과 북한식 전시행정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즉 김정은 정권이 목표로 하는 인민 생활 향상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광산업 진흥은 권위주의적인 중앙집권적 통치 방식에서 벗어나 분산주의적 통치로 전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수령 1인 독재 시스템의 경직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레저·관광산업 육성이 전시성이긴 하지만 레저·관광산업을 북한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즉 개방의 물결을 전국적 규모로 받아들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설 경기 활성화로 이어져 경제 발전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29일 “대외 개방 측면에서 쉽게 외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 관광산업 진흥”이라며 “여기에 인민 생활 향상을 김 제1위원장이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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