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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공해 가족영화 보리물의 여름/ 신부·스님·수녀·아이들 희망의 어깨동무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25일 개봉)은 요즘 보기 드문 무공해표 영화다.폭력·섹스는 물론이고,애들 빼고는 악역조차 안 나온다.어지러운 도시 풍경도 일절 없다. 배경은 시골마을의 성당,절,학교를 오간다.주인공은 보리울 성당의 주임신부로 성직을 시작하는 김신부(차인표)와,겉으로는 ‘땡추’ 같지만 나름대로 심오한 철학을 가진 우남스님(박영규).그리고 이들 사이에,깐깐하기 이를 데 없지만 TV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릴 만큼 속마음은 여린 원장수녀(장미희)가 가세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보다 캐릭터끼리의 부딪힘 속에서 재미를 찾고 싶었다.”는 이민용 감독의 말처럼,영화는 인물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에 공을 들였다.축구시합을 제의하는 김신부에게 우남스님이 불교 운운하며 ‘자신을 알라.’고 말하자,김신부가 ‘교만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언급하는 식.철 없어 보이는 김신부와 그에게 딴죽을 거는 원장수녀의 갈등도 자잘한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축구경기가 끼어든다.읍내 축구팀에 참패한 보리울팀은 우남스님에게 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김신부가 이끄는 성당팀과 힘을 합쳐 읍내팀과 맞선다.이 과정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희망과 화해의 정신으로 하나가 된다. 시사회가 끝난뒤 차인표는 “아이와 아이 친구들,집사람,어머니,외할머니까지 모시고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보리울…’은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애들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가 없다고 한탄하는 부모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마지막 경기에선 지난 한·일 월드컵 때 한국팀이 보여준 골 장면을 재연해 축구팬들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이 무공해 영화가 엽기코미디에 길든 일반관객에게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자극적인 소재와 박장대소할 장면이 거의 없어 영화가 다소 지루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차승원의 과장된 연기만 뺀다면 선수를 친 ‘선생 김봉두’와 분위기가 비슷하고,절과 아이들의 등장은 ‘동승’과도 닮았다.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상업적인 코드를 버린 채 우직하리만큼 순수하고 따뜻한소재를 밀어붙인 영화는 잃어버린 푸근한 감성을 되찾기에 맞춤이다.영화를 다 보고나면 비에 흠뻑 젖은 정겨운 시골 집에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듯싶다.‘개같은 날의 오후’‘인샬라’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이민용 감독의 야심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어린이 책꽂이/거인신화 외

    ●거인신화(이경덕 글,이지현 그림) 백두산, 압록강, 두만강, 제주도 등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친근한 표현으로 알려주는 그림동화.똥,오줌 등의 생리현상이 삶의 터전이 된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귀띔.5∼8세용.함께읽는책 8800원. ●사실은 울보엄마(정임조 글) 상상력의 극대화를 노린 그림없는 동화책.엄마에게 꾸중듣고 외갓집으로 ‘가출’한 정아는 외할머니에게서 엄마가 정많은 울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초등생용.진선 6500원. ●그림 그리는 고릴라(마이클 렉스 글·그림,김장성 옮김) 그림 솜씨가 좋아 백만장자가 된 고릴라는 번 돈을 동물원에 갇힌 친구들을 위해 쓰기로 하고 그들을 모두 고향으로 보내준다.인간중심의 일방적인 사고방식을 반성케 한다.3세 이상.사계절 7500원. ●수학파티(조윤동 글) 초등 교과과정에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수학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재미있는 사례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설명.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킨 수 ‘0’,원속에 감춰진 수 ‘파이(π)’의 원리 등.초등3년 이상.휘슬러 9800원. ●루치(마틴 아우어 글,린다 볼프스그루버 그림,황정례 옮김) 꼬마 루치의 아빠는 벌을 받아 날개를 잃고 악마의 자리로 떨어진 타락천사.아빠의 날개를 되찾아줄 순 없을까.천사 안젤라와 어울리다가 루치는 날개 없이도 뛸 수는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다.선악의 개념 다시 생각하기.4세 이상.웅진북스 7500원. ●도시로 간 꼬마 하마(이호백 글·그림) 시골마을 운동회에서 일등해서 도시로 가는 게 꿈인 꼬마 하마.그러나 도시로 간 하마들이 동물원에 갇혀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알고 놀란다.성공을 향한 맹목적인 꿈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일깨우는 우화.5세 이상.재미마주 6800원. ●빨간끈으로 머리를 묶은 사자(남주현 글·그림) 머리를 예쁘게 꾸미는 게 취미인 사자지만 숲속에서 발견한 빨간 끈만은 묶을 방도가 없어 전전긍긍.끈을 끊지 않고 머리에 묶는 방법도 있을텐데….소유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다는 개념을 귀띔.4∼8세용.돌베개어린이 8000원. ●무서워하지 마!(스테판 프라티니 글,프랑수아 크로자 그림,신선영 옮김) 식인종으로 태어났지만착하기만 한 오메르.모두가 그를 ‘왕따’시켰는데 장난꾸러기 미레트만은 친구가 된다.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웅변하는 그림책.6세 이상.문학동네어린이 9800원.
  • 雪國서 한국맛 알리는 ‘비빔밥 아줌마’日아오모리 교민 최명자씨 동계AG NHK공식통역 맡아

    “설국(雪國)에 한국의 맛을 확실히 알리고 싶어요.” 제5회 동계아시안게임이 막판 열기를 내뿜고 있는 일본 아오모리의 교민 최명자(사진·45)씨는 한국을 알리는 첨병으로 통한다.아오모리현 사상 처음으로 소학교(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한국어로 한국요리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30만명의 아오모리는 일본내에서도 오지중의 오지로 통한다.민단 소속 교포는 700여명에 불과하고 조총련까지 합쳐도 2000명이 채 안된다.교민들 사이의 왕래도 거의 없다. 최명자씨는 이런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꿋꿋하게 한국 아줌마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살던 최씨는 지난 90년 일본인과 결혼해 아오모리에 왔다.그러나 얼마 안돼 이혼했고 외로운 생활이 시작됐다.한국음식을 팔아볼 시도를 해봤지만 일본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아오모리현 소속 시청과 교육청에 자신이 직접 만든 비빕밥,잡채,지짐이 등을 수시로 돌렸다.공짜음식을 돌린 지 1년여가 흐른 지난 98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한국음식 강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왔다.최씨는 흔쾌히 승낙했다.이 소문이 퍼지자 백화점 등에서 납품제의도 들어왔다. 강의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한국어로 된 설명서를 일일이 일본어로 번역하기 위해 꼬박 밤을 새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그러나 피곤하진 않았다.일본 아줌마들을 상대로 한 강의에 요령이 붙자 이제는 강의를 한국어로 하기 시작했다.내친 김에 한국어도 가르쳐 주고 싶었다. 성실한 최씨의 태도에 교육청은 감명했고,마침내 학교에서의 수업을 부탁했다.지난해부터 아오모리 오하다소학교와 중학교에서 정규수업인 가정시간에 한국어로 한국요리 강의를 하고 있다.학생들의 반응은 열렬했고,특히 비빕밥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교육청은 ‘비빕밥 아줌마’의 공을 인정해 지난해 감사패까지 전달했다. 일본 생활 13년째.갖은 고생 끝에 안정을 찾았다.그럴듯한 집도 마련했고 현재 운영하는 한국음식 재료점도 잘 된다.그러나 최씨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그래서 고교생인 외아들을 몇년 전 한국 외할머니집(부천)에 보냈다.한국인으로 키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번 대회 기간 NHK 공식통역을 맡고 있는 최씨는 “한국음식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아오모리(일본) 박준석특파원 pjs@
  • 안익태선생 외손자 미구엘 익태 안 기옌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입학

    “동해물과 백두산의 나라,할아버지의 조국에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安益泰) 선생의 외손자 미구엘 익태 안 기옌(Miguel Eaktai Ahn Guillen·25)이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할아버지의 나라를 찾았다. 한양대(총장 金鍾亮)의 외국인장학생 프로그램에 지원,지난 달 최종 선발된 미구엘은 오는 3월부터 2년 동안 이 대학 국제학대학원 한국학과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이수할 예정이다.학교측에서 학비와 기숙사비,생활비 등을 지원받는다. 고향인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외할머니인 로리타 안(84) 여사와 함께 생활해온 그는 굳이 한국을 찾은 이유를 “할아버지를 잊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한국말을 하지 못하게 됐지만 적어도 외손자는 할아버지의 말을 잊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구엘은 1980년부터 4년 동안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어학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했던 어머니와 함께 한국생활을 경험한 적이 있다.그는 “일요일이면 거리에울려퍼지던 애국가를 들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리에 멈춰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며 흐릿한 기억을 더듬었다. 하루 빨리 한국말을 익혀야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는 미구엘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할아버지의 조국과 내 조국 스페인이 더욱 폭넓게 교류하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에디트 피아프 - 절망·고독·사랑을 노래한 피아프

    빛나는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한 무대 위의 피아프,그리고 평생 절망과 고독 속에서 완벽한 사랑을 찾아 헤맨 무대 밖의 피아프.프랑스 소설가 실뱅레네의 ‘에디트 피아프’(신이현 옮김,이마고 펴냄)는 그 전설적인 샹송가수의 두 모습 중 무대 밖 피아프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부모의 외면 속에 피아프는 술주정뱅이 외할머니,매음굴을 운영하는 친할머니 집을 전전했으며 각막염으로 몇년 동안 맹인생활을 하기도 했다.노래 몇곡에 사람들이 던져주는 동전으로 그날그날 살아가던 피아프는 카바레 사장루이 르플레의 눈에 띄어 카바레 무대에 서게 되고,작은 새라는 뜻의 ‘피아프’라는 이름도 얻는다. ‘샹송의 여왕’ 피아프는 언제나 사랑을 꿈꿨다.하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주위 연인들은 단지 피아프의 명성을 이용하거나,피아프에 기대어 편안한 한때를 보내려는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보잘 것 없는 부두노동자이던 이브 몽탕과 작은 카바레를 전전하던 조르주 무스타키 등은 그녀의 보살핌에 힘입어 당대 최고 가수로 발돋움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은 연인 마르셀 세르당을 위해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사랑의 찬가’,이브 몽탕과의 사랑이 빚어낸 ‘장밋빛 인생’ 등 피아프의 노래를 들으면 영혼의 상처를 입어본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처절함을 느끼게 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 [2002 길섶에서] 외할머니

    “시방도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외할머니는/손자들이/오나오나 해서/(중략)/시방도 언덕에 서서만 계실 것이다/흰옷 입은 외할머니는.” 시골학교 교장 시인인 나태주도 ‘외할머니’를 그리워했다.외할머니는 시나 소설의 단골주제였다.어머니 다음으로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기 때문이리라.호평을 받은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도 외할머니가 흐름을 좌우했다.감독은 이 영화를 모든 외할머니께 바친다고 헌사했다.외할머니에게서는 풋풋한 자연의 냄새가 나서일까.7살짜리 상우의 시골 외할머니는 우리네 할머니들이 다 그렇듯 ‘사랑한다’는 말을 ‘미안하다’고 했다.말 못하는 상우의 할머니에게는 ‘미안하다’가 가슴언저리를 문지르는 것이었지만.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 인구통계 기사에서 “외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절반 수준이었다.”면서 인류문화사에서의 ‘외할머니의 힘’을 강조했다. 외할머니는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의 고향이다.가난해도 좋고 거칠고 마디 굵은 손을 가졌어도 좋다.요즘에 더욱 필요한우리네 외할머니다. 이건영 논설위원
  • [2002 길섶에서] 인연

    인연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피천득 선생이 쓴 인연이라는 수필이 아닐는지….‘맨 마지막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피천득 선생의 가슴아린 첫사랑 얘기는 한 편의 슬픈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고전(古典)’이다.진솔한 표현이 주는 수채화 같은 작은 감동이랄까. 오늘 길거리에서 옷깃을 한번 스치려고 해도 전생에 3000번 이상을 만나야한다는 불가의 가르침도 세상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지나치듯 옷깃을 한번 스치는 사람이 전생에 10년을 같이 산 사람이라니 그건 예사로 대할 일이 아니다.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면 말하는 게 덧없다. 그러나 세상사를 보면 인연이라는 것도 매양 아름다운 것만은 아닌 듯싶다. 고인이 되신 외할머니는 외숙들이 먼저 세상을 뜨자 ‘무슨 인연이 이리 모진고.’를 늘 입버릇처럼 되뇌셨다.또 주위를 둘러보거나 신문의 뉴스를 보면 아예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이도 적지 않으니 ‘악연이로고,악연이로고.’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허구가 아니다.최근의 ‘정몽준’‘이익치’도 그 중하나일 터. 양승현 논설위원
  • 장대환 총리서리 문답 “자녀 위장전입 죄송”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서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사흘 앞둔 23일 오전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예방한데 이어 총리실 출입기자들과 처음으로 오찬 간담회를 갖는 등 바쁜 행보를 보였다. ‘모든 의혹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하던 당초의 소극적인 대응이 이처럼 바뀐 것은 그만큼 여론이 나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장 서리는 박 의장과 10여분간 환담하면서 “부족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봉사할 기회를 달라.”며 총리직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하며 국회인준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지명받은 분으로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겠지만 우리 사회를 정화하고 맑은 정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서리는 이어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성인·성직자가 아닌 이상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국가를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하도 (언론,정치권에서)얻어 터져서 정신이 없으니 격려해 달라.”고 말했다.특히 “총리 지명 이후 몸무게도 줄었다.”고말해 그동안 심경이 불편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남 8학군 전입을 위해 자녀를 위장전입시켰다는 의혹이 있는데. 잘못됐다.그 문제는 맹모삼천지교로 봐달라.애들을 좋은 곳에서 교육시키려는 생각에서 했던 일로 죄송하다. ●군 재직시절 제주 서귀포와 서울 도봉구 도봉동 땅을 취득했는데. 도봉동 땅은 외할머니가 주신 것이다.제주도 땅은 노후에 살기 위해서 취득했다.나머지는 청문회에서 밝히겠다. ●경기도 가평군 별장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는데. 이틀 동안 급하게 준비해 서류를 제출했는데,부족한 부분은 총리실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투기도 긍정적인 경제활동으로 본다.법률적으로는 물론 해석이 다르지만.단기적으로 투자이익을 위해 과다하게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을 투기라고 본다.정당한 투자라고 해도 투기지역이면 투기다. ●매일경제 간부들이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하고,매경측이 장 서리 관련의혹에 대한 해명성 기사를 실은 뒤 일부지역에 무료 배포하고 있는데. 부탁하지 않았다.전(前) 사장이 고생하니까 사원들이 불쌍하다고 뛰는 것인데 인심은 잃지 않았구나 싶어 고맙게 생각한다. ●매경의 경영문제와 관련된 부분이 거론되는데,장 서리 문제가 매경측에 누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사장 출신이 총리서리가 되니 왜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이번 청문회가 개인에 대한 청문회인지,회사(매경)에 대한 청문회인지 잘 모르겠다.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 가만 보니 나만 무대 위에 올라와 있더라.그것도 발가벗고 있더라.이럴 바에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억울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52년생인데 군장교로 가기 위해 53년생으로 기록했다는 것과 1년만에 박사학위를 땄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둘 다 사실이 아니다. ●공직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나. 침묵은 수련이다. ●의원들에게 협조전화는 하고 있나. 의원 전원에게 전화하려고 하나 휴가·출장 등으로 열번 걸어 한번 연결될 정도다. 최광숙기자 bori@
  • 금감원 ‘張서리 거액대출’ 조사 검토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데다 병풍(兵風)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생결단식 공방 때문에 장 서리의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될 것인지가 매우 불투명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장 서리가 회사의 예금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대출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오는 10월쯤 정기검사를 통해 점검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23일 “청와대가 (병풍 등과 관련해) 저렇게 나오는데 장 서리의 인준을 통과시킬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의원은 “장 서리가 지난 87년 구입한 전북 김제의 땅은 거주지 요건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원형(李源炯) 의원은 “장 서리가 매일경제 사장을 하던 시절인 지난 2000년 매경은 장부가액으로 33억원인 서울 오금동 사옥을 담보로 무려 33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 서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옥을 담보로 대출받은 것은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매경측도 “오금동 사옥과 대지뿐 아니라 필동 신사옥 대지,구사옥 대지 등을 포괄담보로 제공해 대출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장 서리는 그러나 80년대말 서울 강남 8학군으로 위장전입했다는 의혹과 관련,“애들을 좋은 곳에서 교육시키려 했던 생각에서 한 일로 죄송하다.”고 위장전입을 시인했다. 장 서리는 군 복무시절 취득한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서는 “서울 도봉동땅(임야 3273㎡)은 외할머니로부터 상속받은 것이고,제주도 서귀포시 땅은 노후에 살기 위해서 내가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 최광숙기자tiger@
  • TV 리뷰/ 드라마속 여성비하 장면 많다

    초이:하나 언니 만나서 그냥 주제없이 수다 떨었어요. 상식:계집애들끼리 찧고 까불고 잘한다. 지난 18일 방영된 KBS2 ‘내 사랑 누굴까’(오후 7시55분)의 한 장면이다.학교 선배인 상식은 안부를 묻는 전화에서 여성 비하적인 발언을 하고 초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 요즘 누가 여자에게 ‘계집애’란 말을 쓸까.친할아버지나,외할머니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세상인데,비슷한 연배의 남자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면 좋은 반응이 나올 리 없다.작가가 2년만에 드라마를 집필 하느라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런 여성비하적이고,성희롱에 가까운 상황은 TV 드라마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지난 7월 말 첫 방송된 KBS1‘러빙유’(월·화 오후 9시50분)를 보자.물에 빠진 줄 알고 뛰어든 다래(유진)에게 혁(박용하)이 갑자기 키스를 한다.둘은 겨우 얼굴만 알고 있는 사이지만 이 일이 있은 뒤 묘한 감정이 솟아오른다. MBC 시트콤 ‘연인들’(월·화 오후 11시)도 마찬가지다.‘때론,나쁜 남자가 좋다’편에서 초면에 갑자기 키스하고,핸드폰까지 가져간 남자에게 이윤성은 끌리기 시작한다.동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해안으로 끌려갔지만 윤성은 그를 멋진 남자로 생각한다. 최근 나온 공익광고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지하철에서 남자의 발을 밟은 여자가 미안하다고 하자 남자가 대답한다.“한 번만 더밟으면 데이트 신청할 것입니다.”‘서로에게 예의를 지키자.’는 취지라지만 발을 밟은 여자가 젊은 미혼이 아니라,나이든 중년여성이었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쳐다보는 눈빛만 기분 나빠도 성희롱이 되는 사회이다.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들이 저지르는 일 정도라면 최소한 화를 내거나,경찰을 불러 신고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이런 식의 에피소드는 잘못된 성 예절을 심어주고,이런일을 당해 기분 나빠하는 여자들에게도 ‘너무 유별난 것이 아닌가?’하는 위축된 마음을 갖게 한다.시대는 변하고 있다.TV가 시대를 반영하는 상징이라는 것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올바른 가치관을 반영하고,새로운 시대를 반영하기 위한 제작진의 자세가 아쉽다.이송하기자 songha@
  • [2002 길섶에서] 여우 꼬리

    여우가 백년쯤 묵으면 둔갑을 한다.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면서 사람에게 해코지를 하는데 주로 아이들만 있는 집에 외할머니로 많이 나타난다. 왜 외할머니일까.예고 없이 나타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유일한 이방인이 외할머니라는 존재다.아이들에게 외할머니는 마냥 따뜻한 품이어서 의심할 겨를이 없다.그래서 여우는 외할머니로 둔갑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여우는 여우다.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꼬리는 못 감추고 이 꼬리 때문에 결국 본색이 드러나고 만다.여우가 외할머니로 둔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치마 속에 꼬리를 감추기 좋기 때문이다.하지만 치마 속의 꼬리를 아주 감출 수는 없는 법.잘 나가다 여우 자신의 실수로 정체가 드러난다. 마이크 잡은 사람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한다고 그가 정말 백성을 친애한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사람들은 오히려 그가 다른 자리에서 “서민이 감히….”한다든가 “암탉….”운운하면 그것이 그의 본색이라고 믿는다.어른들은 정치 뉴스에서 ‘여우 꼬리’를 금방 알아챈다. 김재성 논설위원
  • [2002 길섶에서] 장마

    북상하는 태풍 때문에 일본으로 밀려나 있던 장마전선이 한반도 전역에 걸치면서 연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그 장마도 요즈음은 변하고 있다고 한다.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선의 이동이 예전에 비해 빨라지고,성격도 전선성 강우였으나 이제는 국지성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기간도 눈에 띄게 짧아졌다.통계상 한달 가까이 계속되던 것이 이제는 보름 남짓으로 줄고 있다. 장마철에는 대기가 머금고 있는 습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지루하고 짜증 섞인 느낌을 준다.그래서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이 무척이나 반갑다.하지만 장마가 끝난 뒤에는 숨막히는 불볕더위가 예고되어 있다.장마를 전후로 한 ‘이중성’이다. 윤흥길의 소설 ‘장마’는 국군과 빨치산을 아들로 둔 외할머니와 할머니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그러다 서로 화해를 하고 할머니가 숨을 거두면서 장마가 끝난다.소설에서처럼 장마의 뒤끝이 나쁘지만은 않는 것 같다.그렇지만 불볕더위와 함께 휴가철은 다가오는데 가장들의 얼굴엔 시름이 끼어 있다. 양승현 논설위원
  • [굄돌] ‘진짜’ 할머니의 손

    외화를 볼 때마다 부러운 것이 있다.엄청난 물량이나 혀를 내두르게 하는 특수효과가 아니다.사람,사람이 부럽다.8등신의 늘씬한 남녀배우가 아니라,결코 나이를 속일 수없다는 목주름에 저승점마저 가득한,‘정말’ 나이 든 배우들.나는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생각해 본다.영화 ‘집으로…’에서 할머니 역할을 유명배우가 연기했다면,정말 그럴 듯하게 분장을 하고,꾸부정하게 허리를 굽혀 걸으며,용케도 할머니의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면 어땠을까.물론 연기는 훨씬 더 잘 했을 것이다.어쩌면 할머니보다 더 할머니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그리고,바로 그래서,보는 우리 마음은 한결 덜 흔들렸을 것이다.돌아가시던 날까지 머리를 빗어올려 쪽을 지셨던 나의외할머니는,초등학생만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참 큰손을 갖고 계셨다.일제치하에 조실부모하고 6·25전쟁 중에 남편을 잃은 뒤 여든을 훨씬 넘기실 때까지 홀로 사남매를 키운 손이었다.그 손을 잡고 있노라면,100년 된 소나무를 안고 있는 듯,참으로 격정적이고 감동적이었다.내게할머니의 손이란,그런 것이다.‘진짜’할머니의 손. 이제 눈을 크게 만들고 코를 높이는 것쯤은 고장난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것 만큼이나 쉽고도 당연한 일이 돼버렸고,‘늙는 건 어쩔 수 없다.’던 어르신들의 푸념이 무색하게도 주사 한방이면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감쪽같이지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그래서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는 도무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도록 탱탱한 피부를 자랑하는 배우들이 넘쳐난다.“도대체 저 배우 데뷔한 게 언제야.”하며 세월을 헤아려 보지만,막 데뷔한 신인 배우들과 나란히 있어도 자꾸만 나이를 잊게 만든다.엄마와 딸이라는데 자매 같고 친구 같기만 하다.나는 배우가 성형을 하는 것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안타깝게도,연기력보다는 일단 예뻐야 기회를 갖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나이 먹은 배우가 자꾸만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아니,나이는 많은데 늙지 않는 배우들이 자꾸 많아져서정말 속상하다.지금 예쁘고 근사한 남녀 배우들이,앞으로20년,30년 후에도 변함없이 참 예쁘고근사한 ‘할머니’‘할아버지’ 배우로 늙었으면 좋겠다.그리하여 언젠가,나의 영화에,그렇게 멋진 노인들이 헝클어진 반백의 눈썹을가만히 찌푸리며 근사하게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고은님 시나리오 작가
  • [충무로 산책] 관객 200만 돌파 ‘집으로‘ 성공비결

    유기농 무공해 영화 ‘집으로…’가 개봉 한달도 못돼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이 소식을 반길 이들이 홍보사 직원만은 아닐 듯 하다.이유야 어찌됐든 흥행을 좇아 조폭에,코미디에 줄대기 바빴던 충무로,나아가 문화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이 녹록하지 않다. 첫째,무르녹아야 ‘작품’이 나온다.‘미술관옆 동물원’이후 쏟아져 들어왔을 수많은 러브콜을 나몰라라 하고 이정향 감독은 5년을 푹 쉬었다.세간의 북새통이 잦아들 무렵에야 한장한장 촬영일지를 넘겼지만 흥행 조바심은 어느 갈피에서도 찾기 어렵다.단지 가슴속 오래 쟁여둔 이야기를 둑터치듯 쏟아부은 게 오그라든 관객 가슴들을 활짝 펴준 것. 둘째 푹 삭일수록 쉬워진다.‘집으로…’는 누구나 가슴한자락에 품고 있을 큰 사랑에의 부채감에 젖줄을 대고 있다.낡을수록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유년에다 말을 건네는영화는,7세부터 77세까지 누구의 가슴이든 조근조근 적신다.소월의 진달래가 국민적이듯 ‘집으로…’가 구사하는보편 언어는 난무하는 액션 틈을 뚫고 만인의 가슴으로 흘러간다. 이보다는 희미하지만 더 귀기울여 들어둬야 할 목소리도섞여 있다.‘집으로…’는 보편적인 게 결국 현대적이란걸 새삼 일깨워준다.이미 적잖은 평론가들이 이 평범한 영화에서 조용한 ‘여성주의’를 읽어내렸다.손자에서 어머니로,외할머니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거대한 사랑의 수원(水源)이 큰소리 한번 내지름 없이 모계 혈통주의를 웅변한다. 그뿐 아니다.영화는 현대사회가 휘몰아치듯 잘라내버린 ‘통과의례’ 체험을 정중앙에 복원시켜 낸다.컴퓨터 게임판에 코박고,할머니가 얹어준 김치를 밀쳐내고 햄 통조림을숟가락 채 퍼먹는 상우는 ‘발효’를 모르는 아이다.그런상우가 친구네 다녀오는 길에 미친 소에 쫓겨 무릎이 까지면서 그 내면은 성큼 야물어진다.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사랑이 쏟아지는 인스턴트 지식과 인스턴트 간식이 아니라,어려움을 견뎌낸 성장체험임을 이만큼 낙낙한어조로 얘기한 화면이 있었던가. 그래서 결국은 되돌아온다.피와 살이 되는 보편성,그게 결국은 상업적인 것이라고.‘집으로…’는 잘 팔리는코드를 찾아 이리저리 밖을 헤매다니는 영화계에,제자리에 앉아제 속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일러주고 있다. 손정숙기자
  • [대한광장] 이 나라 ‘진짜 주인’의 뜻

    나에겐 여든을 훌쩍 넘으신 외할머니가 살아계신다.할머니는 작년 봄에 일주일 이상 음식을 못 드시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간 적이 있었다.마지막으로 얼굴을 뵙기 위해 병원에찾아갔을 때 할머니는 마지막 기운을 내시며 내 손을 잡고기도를 부탁하시는 것이었다.“이 보잘것없는 늙은이가 지금까지 밤마다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 왔단다.이제 그 소임을 다 못하고 가니 네가 그 기도를 계속해다오.” 뜻밖의부탁에 당황한 나는 “얼른 기운 차리셔야지 지금 나라 걱정하실 때예요”라며 딴청을 부렸다. 할머니는 기도를 못 물려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셨던지그후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금도 밤마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 배움도 없고 시골 고향마을에 내려가 마지막 여생을 보내는 한 노인이 죽음 앞에서야 마음의 진실 한가닥을 드러내시는 것을 보고 나는 그후 많이 생각했다.이 나라가 힘든역경 속에서도 살아남고,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나 사회의 발전을 이루어올 수 있었던 밑거름은 무엇인가.아무런이해관계도 없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마음과 정성을다하는 그 간절한 바람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예로부터 정신적인 에너지를 일컫는 ‘기'를 매우중요시한다.‘기가 찬다' ‘기가 질린다' ‘인기를 받는다' ‘기가 죽는다'는 등 기와 관련된 말들도 많고,기세나 기운이있으면 어떤 힘든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도 선각자들이나 민초들의 기운 하나로 나라를 지킨경우가 많았다.조선시대 의병들의 활동이 그렇고,일제시대의 독립운동과 독재시대의 민주화 운동이 그렇다.기를 모아집중하는 것을 도를 닦는다고 하는데, 산속에서 도를 닦아야만 도사인 것은 아니다.밭 매느라 지친 몸으로 나라가 잘되기를 빌며 기도하는 시골 아낙네들,경쟁사회를 살아가느라 지친 와중에서도 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걱정의끈을 놓지 못하는 중년의 가장들,인터넷에 들어가 전문지식을 총동원하여 밤새 열띤 토론을 벌이는 젊은이들,이들 모두가 자신의 진실한 기운을 모두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도사들이다. 이 도사들의 기도가 깊어지면 때로 서로의 기를 통하며 음모를 벌이기도 한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통하니 음모라고 하는 표현이 맞겠다.그런데 기도가 깊어지려면 사사로운 욕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하니,기도가 깊어진 이들의음모는 음모 중에서도 좋은 음모다.우리가 때로 생각지도못했던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이 민초 도사들의 음모 때문이다. 이 민초들의 기운을 받은 사람은 겸허해져야 한다.그는 이들의 소중한 기운들을 거저 받은 것이 아니라 위탁받은 것이기 때문이다.사심없이 진실한 이 기운을 받지 못한 사람은 나서지 말아야 한다.그는 나설 자격이 없다. 할머니는 기도를 부탁하시던 날,6·25 때 생사의 갈림길에서 자식을 겨우 구해내었던 일을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말씀하셨다.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 중에 가장 극한의 순간을 다시 떠올리시는 거였다.그때의 경험이 얼마나 절박했던지 50년이 지났음에도 그 이야기를 하시면서 울기까지 하셨다.아마도 전쟁 속에서는 내 자식을 지켜낼 수 없다는 어미로서의 깨달음이 할머니로 하여금 그후로 간절히 나라기도를 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전쟁의 경험에서 증오를 배우고 키우는 대신 평화의 기도를 할 줄 알았던 현명한 우리 할머니들은 세계가 전쟁에 휘말린 오늘날을 사는 우리 어미들의 손을 잡고 이렇게 부탁하신다.“아이들을 전쟁의 총탄 속으로 몰아 넣어서는 절대안된다. 그렇다고 내 아이만 미국인을 만들어서 군대 안보내는 것은 나라 망하는 길이다.지금부터라도 마음과 정성을모아서 평화의 기도를 시작해라. 그리고 평화를 지켜줄 만한 사람에게 그 기운을 모아 줘라.”[박주현 변호사·사회평론가]
  • [충무로 산책] 충무로에 희망 던진 77세의 신인 여배우

    ‘77세의 신인 여배우’ 영화 ‘집으로…’의 여주인공 김을분 할머니에게 붙은 애칭이다.극중에서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외할머니로 나온 김 할머니는 “생전 영화 한편 본 적 없다.”는 말이 믿기지않을 만큼 매끈한 연기로 시사회장에서 뜨거운 박수갈채를받아냈다. ‘생초짜 배우’ 김 할머니의 경우는 이래저래 충무로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한글 한자 모르는 까막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머니의 캐스팅 및 제작과정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 이정향 감독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서 호두농사를 짓고 사는 할머니를 현장에서 ‘즉석 캐스팅’했다.그러나 할머니가 “자식들 얼굴에 먹칠할지도 모른다.”며 계속 고사하는 통에 할머니의 아들을 몇차례나 따로 만나는 등 ‘삼고초려’도 해야 했다.이뿐만이 아니다.조금은 거칠지만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주는 50여명의 영화속 엑스트라도 모두 촬영장 인근의 주민들이다. 철저한 자본의 논리로 굴러가는 상업영화판에서 이렇게까지 ‘실험적인’ 캐스팅이 이뤄진 건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터.스타배우를 캐스팅해야만 안심하고 카메라를 돌리는 충무로의 경직된 관행에 김 할머니와 ‘집으로…’는 보란듯 일침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영화의 흥행여부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순제작비 15억원도 채 못 건져 득의양양하던 감독의 어깻죽지가 축 처질 수도 있을 거다.하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하다.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시도.그것만이 ‘오∼래가는’ 영화의 진짜힘이라는 사실이다. 황수정기자
  • 할머니와 손자의 귀막힌 동거 ‘집으로‘

    ‘미술관옆 동물원’을 연출했던 이정향 감독의 두번째 장편 ‘집으로…’(제작 튜브픽처스·4월5일 개봉)는 까맣게잊었던 향수(鄕愁)를 일깨우는 영화다. 어린 시절 시골 운동회날 까먹던 도시락 맛이 나는듯 싶다. 요란한 찬 얼마든지 곱씹을 맛을 내주던 소박한 도시락말이다.그리고 기어이 사람살이의 근본을 더듬게 만드는,그런 영화다. 본격적인 영화감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감독의 뚝심에 새삼 놀라워진다.77세 산골 할머니와 7세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라니.충무로에 돈줄이 넘친다 한들 흥행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뵈는 이야기 소재에 흔쾌히 뒷돈을 대겠다는 제작사가 있었을까도 싶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 그랬듯 이번 역시 감독은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다.사람사는 냄새를 오롯이 스크린속에 옮겨담기 위해 단 한명의 스타도 끌어들이지 않았다. 털털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일곱살 상우(유승호)가 타고 있다.장에서 돌아오는 촌사람들의 왁자한 웃음바다 속에서 게임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앉은 아이의 표정에는 짜증이역력하다.뭔 사정이 있는지 엄마는 혼자 사는 외할머니(김을분)에게 상우를 맡기러 가는 길이다. 영화는 보기 민망할 만큼 초라한 굴피집 한채를 주요공간으로 삼았다.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일흔일곱살의 할머니에게 상우의 첫 반응은 막돼먹었다 싶게 함부로다.“더러워.”“병신,귀머거리.” 할머니가 김치를 찢어 밥위에 올려주면 매몰차게 퍼내버리던 녀석이 한밤중 화장실이 급해질 땐 할머니가들이미는 요강에 뻔뻔하게 잘도 ‘볼 일’을 본다. 영화 포스터는 두사람의 만남을 ‘귀막힌(?)동거’라 표현했다.정말이지 소통이 잘 될 까닭이 없는 이들의 동거는 상우의 일방적인 까탈로 내내 불안하다.하지만 영화는 관객을불안하게 만들진 않는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야 반대편 꼭지점에 맞선 듯하지만,휴먼드라마의 ‘관성’상 끝내는 화해로 접점을 찾아갈 거란 것쯤 눈치못챌 리 없기 때문이다.게임기 배터리를 사겠다고 할머니의 은비녀를 몰래 뽑아 구멍가게를 전전하고 마루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상우.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는손자에게 장대비를 맞아가며 생닭을 사와서는 닭백숙을 고아주고마는 할머니.도통 ‘사인’이 안맞는 동거를 보면서도 관객들은 걱정 대신 웃음을 퍼올릴 게 분명하다. 두사람의 관계는 70세의 나이차만큼이나 단절된 과거와 현재의 상징이다.상우의 롤러스케이트와 시골집 돌마당,켄터키 치킨과 닭백숙만큼이나 멀던 둘의 거리는 영화가 끝날 즈음 거짓말처럼 좁혀져 있다. 감독이 사랑을 풀어내는 방법에는 일관성이 있다.‘미술관옆 동물원’에서도 여주인공(심은하)은 이렇게 되뇌었었다. “한번에 푹 젖는 게 사랑인 줄 알았더니 서서히 젖는 거였구나”라고.상우도 그걸 알게 된다.그런데 그 사랑이란 게이번엔 막판에 홍수가 나도록 젖고만다. 할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도시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 상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시사회장에서 훌쩍거리는소리가 덩달아 들린 대목이기도 하다. 황수정기자 sjh@
  • 집중취재/ 결식아동 방학이 싫다

    “학교에 가면 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차라리 방학이 없었으면…” 끼니 때우기가 힘든 결식아동들의 바람이다.이들은 학기 중에는 학교 급식을 통해 급우들과 함께 식사를 해결했지만 방학 중에는 한 사람당 2,000원에 불과한급식비로 가족들과 함께 끼니를 때우고 있다. ■굶는 초·중·고생 실태…올 19만8,000명 지원. 결식아동은 소년·소녀 가장이거나 생계유지형 맞벌이 부부,건강이상 등으로 자녀들을 돌볼 틈이 없는 저소득 가정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보호자가 있더라도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가출 등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결손가정인 경우도 많다. [실태] 교육부에서 중식을 지원받는 초·중·고생은 지난해 16만4,000명,보건복지부에서 중식과 석식을 지원받는 결식아동이 1만4,218명(미취학 1,087명 포함)에 이른다. 올해 교육부 지원대상은 19만8,000명으로 늘어난다.물론교육부에서 중식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결식아동은 아니다. 당초 절대빈곤,결손가정의 학생에게만 중식제공을 하다 학교급식이 활성화됨에 따라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생들까지무료급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결식아동 선정규정은 학교급식비 납부 능력이 부족하거나 도시락 미지참 학생이 주된 대상이다. 복지부에서는 빈곤 또는 가족기능 결손 등으로 결식하는 아동들을 주대상으로 분류,읍·면·동의 사회복지행정 전담요원들이 관리하고 있다. [급식지원] 교육부에서 1,135억원(국고 569억원,지방비 566억원)과 복지부에서 172억원(국고 86억원,지방비 86억원)등 모두 1,307억원을 지원한다.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1인당 1,500∼2,000원 상당,급식을 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도시락 비용으로 2,5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아침을 거르는 1,857명의 결식아동들이아침밥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거주지 인근 사회복지관,단체 무료급식소,지정음식점 등을 이용하도록 했으며 사정이여의치 않은 아동들에게는 도시락이나 곡류,농산물상품권등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초등3 희진이의 겨울나기. ***작은 도시락 두개로 네식구 ‘힘겨운 하루’. 결식아동은 밥을 굶지 않는다? 서울 노원구 중계3동 목련아파트에사는 소녀 가장 정희진양(9·서울 C초등학교 3학년)은 겨울방학이지만 즐겁지는않다.또래들처럼 바깥에서 찬 바람 맞으며 뺨이 얼얼하도록 한창 뛰어놀아야 하지만 방학이 더 바쁘다.중풍으로 드러누운 외할아버지 길모씨(68)와 외할머니 박모씨(57),어머니(32)의 손발이 되어야 한다.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할아버지 할머니,엄마 심부름하고 도와드리며 같이 있는 게 더 좋아요.” 희진이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간혹 창 밖을 바라보는 눈빛이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눈썰매장으로 놀러가거나 컴퓨터·태권도 학원을 다니느라 바쁜 친구들이 부럽지만 감히 꿈꾸지도 못한다. 그래도 희진이는 의젓하다. 엄마는 희진이가 백일때 외할머니와 똑같은 ‘소뇌 위축증’이라는 유전성 질병에 걸려 몸이 마비됐다.이제는 잘 안들리고 보이지 않는다. 외할머니가 방바닥을 기다시피 움직이지만 모든 끼니 해결은 고스란히 희진이 몫이다. 복지센터에서 가져다주는 도시락 2개를 할아버지,할머니,엄마와 함께 세끼에 나눠 먹는다.할머니는 “우리는밥을조금밖에 안 먹어 괜찮다”고 말한다.희진이의 평일은 그나마 낫다. 복지센터가 쉬는 토·일요일은 영락없이 희진이가 끓인 라면이나 남은 찬밥이 주식이다. 희진이는 “안 굶어요” “얼마 전에는 닭도 삶아 먹었는걸요”라고 말한다.실제 희진이는 굶지 않는다. 학교에 다닐 때는 점심 급식을 하고 저녁은 복지센터에서가져다주는 도시락을 먹는다.방학에도 점심을 도시락으로가져다준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관심이 끊기거나 장애인 할아버지,할머니,엄마가 혹 잘못되면 희진이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희진이는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을 정도로 공부도 잘한다.곧잘 “내가 커서 의사가 돼 엄마 병 고쳐줄 테니까 오래 살아야 돼”라고 말한다. 희진이 아버지는 3∼4년 전 이혼한 뒤 지금은 행방을 모른다. 희진이 집을 자주 찾는 중계3동사무소 사회복지사 김정한씨는 “희진이가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외할머니,어머니로 내려오는 유전성 질병이 있을까 가장 두렵다”면서 “종합검사를 받으려 해도 형편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결식아동은 16만여명.미취학 결식아동은 공식통계가 없지만 1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3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사회와 어른들의 관심 밖에 방치되고 있는셈이다. 희진이처럼 소녀가장으로 결식아동인 경우도 있지만 저소득 계층의 부모가 일하느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전달체계의 미비로 밥을 굶는 아이도 있고,아이들 끼니 해결을 위해 지원된 돈을 부모가 다른 쪽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도 있어 결식아동은 쉽게 줄지않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정부 급식지원 문제점. ‘점심은 교육인적자원부가,저녁은 보건복지부가 준다?’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결식아동들과 시민들은 끼니를 주는 곳이 서로 다른 등행정체계가 복잡한 사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급식 지원체계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다.교육부는 지난 89년부터 점심을 지급하고 있으며,2000년부터는 복지부가 저녁을 지원하고 있다.형평성이나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교육부는 복지부에서 국민기초생활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다.복지부는 결국 통합으로 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시행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학교급식과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은대상자나 예산지원(교육부 특별예산,복지부 일반예산) 형태부터 다르다고 설명한다.그러나 이는 수요자의 입장을 감안하기보다는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나눠먹기란 지적이다. 급식 지원사업은 방학 및 공휴일까지 확대 실시되고 있지만 대상자 선정 등에 문제가 많다.애초 중식 지원사업은 학기 중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상.그러나 학교급식이 활성되면서 급식비를 내지못하는 학생들까지 지원하면서 예산과 지원대상자도 크게늘었다.그렇다고 기초생활보장법의 보호를 받는 32만명의빈곤아동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따라서 빈곤아동들이 지원받지 못하는 등 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학 중 결식지원 방법으로 농산물상품권을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그러나 가족 생계나상품권을 현금화해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인 급식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일부에서 운영하고있는 급식소·식당 이용도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식아동들에 대한 신원이 노출돼 성장기 정서에 나쁜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유진상기자 jsr@ ■전문가 제언. ***“부처간 협력 아쉽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결식아동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간 협력체계 강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조흥식(曺興植·사회복지) 교수는 “방학·공휴일까지 제대로 급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시설 활용과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부처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현재의 급식지원 체계로는 서비스의 누락·중복 사례가 발생될 수 있어 일관성있는 행정·제도적 장치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단순히 대상과 예산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지역사회의 사회복지행정 전담요원,사회복지사,담임·양호교사,영양사들간 협력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해당 아동·청소년의 비밀보장과 함께 교육지원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성공회 사회선교국 김한승(金翰承) 신부는 “결식아동 문제는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져야할 부분”이라면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10년 뒤 또다른 사회적 문제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 신부는 “교육부,복지부,농림부를 총괄하는 관련부서를 만들어 남아도는 쌀을 걱정하는 농민을 살리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결식아동도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총리실 산하에 ‘결식아동 급식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사회단체 결식아동 지원활동.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 공백을 그나마 민간이 메우고 있다.주로 종교단체들이다. 부스러기선교회(www.busrugy.or.kr)는 ‘신나는 집’이라는 놀이방을 만들어 실직·결손가정의 아이들이 마음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쉼터 사업을 한다.무료급식 서비스는 물론 학습지도와 특별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심리정서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한다.전국 29곳에서 하루 평균1,094명이 이용하고 있다. 관계자는 “급증하는 결식아동으로 신청은 늘고 있으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확대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성공회 푸드뱅크(www.sfb.or.kr)는 전국 30곳에서 결식아동 및 가난한 이웃을 위한 먹거리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푸드뱅크란 식품을 기증받아 결식아동·무의탁노인·노숙자보호소·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는 ‘식품은행’으로 외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고광석(高光錫) 기획실장은 “1,500여명의 아이들에게 급식 및 생활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랑의 친구들(www.friends.or.kr)’ ‘결식아동후원회(www.gyulsik.co.kr)’ ‘한국이웃사랑회(www.gni.or.kr)’ 등이 방학이 더 서러운 결식아동들을 돌보고 있다.
  • 에듀토피아/ 자녀와 함께 방학계획 “작심삼일 안되게”

    중학교 1학년생인 맏딸 보람이와 초등학교 3학년생인 둘째아들 아람이를 둔 주부 이모씨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걱정부터 앞선다. 둘째는 벌써부터 들떠서 하얀 도화지에 컴퓨터게임,영어공부,책읽기 등으로 빽빽하게 짜인 시간표부터 그린다.한편으론 기특하면서도 지난 방학 때처럼 며칠도 못가 흐지부지 되고 말 것 같아 안심이 안된다.맏이도 학원,영어캠프 등 시키고 싶은 것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씨는 고민 끝에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방학에 꼭 해야할 5가지를 정했다. ◎ 초3 아람이의 방학계획. 1.주말마다 대형서점에 간다= 아람이가 좋아하는 책을 직접고르고 1권 이상 산다.만화도 좋다.다 읽은 후에는 함께 토론을 한다. 2.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수학 공부를 한다= 4학년부터는 수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운 교과서 내용을 빠짐없이 복습하고 문제도 다 풀어본다. 3.엄마와 함께 일기를 쓴다= 하루중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일기를 써 보자.엄마의 느낌도 적어 준다. 4.시골 외할머니댁을 다녀온다= 모처럼 자연을체험할 수 있는 기회.식물원,동굴 등도 돌아볼 생각이다. 5.TV시청과 게임은 정해진 시간에 일주일 TV프로그램을 미리 보고 하루 1시간 정도 볼 것을 고른다.컴퓨터 게임도 30분만 한다. ●중1 보람이의 방학계획. 1.독서카드를 만든다= 동서양 고전과 현대소설 등을 읽으며글의 주제와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는다. 2.신문은 빠지지 않고 읽는다= 시사 상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차츰 넓혀간다.어려운 내용은 엄마나 아빠가 도와준다. 3.국영수 위주로 계획에 맞춰 공부한다= 하루아침에 성적이오르지 않는 과목이다.부족한 영어는 학원을 다니고 나머지는 한 학습지를 매일 분량을 정해 푼다. 4.일주일 단위로 복습한다= 중요한 부분은 노트에 적어두고일주일 단위로 다시 훑어보자. 5.아버지 일하는 곳 견학을= 직접 직업현장을 체험하면서 왜공부를 해야하는지 생각해보자.
  • “3代째 항일운동…소송동참 기쁩니다”

    “반세기 동안 묻혀져왔던 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소송사건에 동참하게 돼 기쁩니다.방한기간 중 위안부 및 징용 소송사건을 널리 홍보하고 한국 관련단체로부터 지원도 받고 싶습니다.” 독립운동가 출신의 외할머니,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에 맞서 싸웠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 진행중인 ‘일본군위안부 및 징용 피해’ 소송의 원고측 변호인단에 합세한 재미한인 변호사가 14일 방한했다.주인공은 지난 86년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미국 최대의 아시아계 법률회사 ‘림,루거앤드 김’의 공동대표인 크리스토퍼 김(49)변호사. 김 변호사는 3대에 걸쳐 80년 넘게 ‘일본과의 싸움’을 계속해 오고 있다.김 변호사의 외할머니 홍인명(1898∼1988)여사는 국내는 물론 중국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만세운동을주도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1921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재미교포 사회에서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을 전담해 ‘만세 할머니’로 유명했던 인물.홍 여사의둘째사위이자 김 변호사의 아버지 패트릭 김씨(71년 작고)는 2차대전당시 미 육군으로 참전,필리핀 등 태평양 전선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싸웠다. 김 변호사가 공동변호인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위안부소송’은 일제의 성노예 피해자들이 미국법정에서 일본을 상대로 한 최초의 소송으로,한국 대만 필리핀 중국 등 4개국 피해자 15명이 각국의 피해자들을 대표해 제소한 집단소송이다.작년 9월 18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하였으나 일본정부가 금년 3월 소송기각 신청을 내고 지난 10월 연방법원이 소송기각 판결을 내려 현재 원고측이 항소중이다.김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근본적인 인권문제로 접근하고 있으며,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변호사 일행은 한국내 구 일본군 위안부 관련단체 및 당국자들을 방문,지원을 요청하고 15일밤 출국할 예정이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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