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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DNA 검사 결과에 동의” 2차 공판 출석한 구미 여아 ‘친모’

    [포토] “DNA 검사 결과에 동의” 2차 공판 출석한 구미 여아 ‘친모’

    1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을 앞두고 유전자 감식 결과 외할머니가 아닌 ‘친모’로 밝혀진 석모씨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석모씨 측은 “검찰이 제시한 유전자(DNA) 검사 결과 등 증거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1
  • ‘한강 사망 대학생’ 최초 발견 민간구조사, 유가족과 처음 만나

    ‘한강 사망 대학생’ 최초 발견 민간구조사, 유가족과 처음 만나

    “여보, 구조사님이야.” 고 손정민(21)씨 아버지 손현(49)씨가 이틀 전 아들의 주검을 최초로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54)씨가 2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성모병원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아내에게 나직히 건넨 말이다. 세 사람은 이날 빈소에서 처음 만났다. 차씨는 지금껏 언론에 얼굴이 공개된 적이 없어 얼굴을 알기 어려웠을텐데도 아버지 손씨는 단박에 차씨 얼굴을 알아본 것이다. 손현씨는 차 구조사에게 정중하게 ‘절을 올려도 되겠냐’고 물었고, 세 사람은 정민씨의 영정 앞에서 맞절을 올렸다. 세 사람은 절을 올린 뒤 일어서서 말 없이 눈을 마주친 뒤 함께 울었다. 차 구조사는 “정민이를 살려서 보내야 했는데 죽은 뒤에야 구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유가족에게 거듭 사과했다. 손현씨는 “(구조사님께서) 구해주시지 않았다면 아직도 물에 떠 있었을텐데 아들을 구해주셨습니다”라면서 “살아서 다시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차 구조사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발인하기 전에 와봐야할 것 같아서 왔다”면서 “정민씨 아버님께서 제 얼굴을 모르실 줄알고 조용히 조문을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저를 바로 알아보셨다”고 했다. 차 구조사는 이후 2시간 정도 빈소에 머물며 입관식 전까지 정민씨 발견 당시 상황을 묻는 유가족들의 질문에 답하면서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차 구조사가 마지막으로 본 정민 씨의 얼굴에 대해 말하자 유가족이 울기도했다. 차 구조사가 오후 7시 50분쯤 빈소를 떠나려고 하자 정민씨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도 차씨의 손을 잡고 거듭 감사함을 표시했다. 차 구조사는 이때도 유가족에게 더 빨리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차 구조사는 정민 씨가 실종된 지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지점인 반포한강수상택시승강장 부근에서 방향으로 떠내려오는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차 구조사는 곧바로 구조견 ‘오투’를 보내서 오후 4시 10분쯤 시신의 신원이 정민 씨임을 확인했다. 뒤이어 도착한 구조대가 오후 4시 30분쯤 정민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구조 당시 차씨는 현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실종 당일은 만조가 세서 바닷물이 김포에서 구리 쪽 방향으로 역류하고 있었다”며 “만약 시신이 떠오른다면 이날 이 장소쯤일 거라고 생각해 구조견과 주변을 수색했고, 전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예상 지점보다 조금 더 아래인 실종지점에서 (정민씨를) 발견했다. 5분만 늦게 봤으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민 씨의 친구들은 장례식장 앞 모니터에 뜬 전자방명록에 “정민아 마지막까지 우리가 따듯하게 지켜줄게. 그곳에서 편히 쉬어라”,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는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여기는 중국] “돼지 파는 것보다 낫네” 친아들 판 돈으로 게임…비정한 父

    [여기는 중국] “돼지 파는 것보다 낫네” 친아들 판 돈으로 게임…비정한 父

    게임머니를 손에 넣기 위해 친자녀를 팔아 탕진한 비정한 친부가 공안에 검거됐다.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공안국은 최근 아동불법매매 혐의로 친부 셰 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19년 아내와 이혼한 직후 셰 씨는 거주지 인근 불법 도박장을 전전하며 생활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던 중 게임머니가 부족했던 셰 씨는 전처 샤오린 씨의 집에서 거주 중이던 친아들 A군을 떠올렸다. 평소 셰 씨와 가깝게 지내던 황 모 씨 부부가 최근 불임 판정을 받고 고심하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셰 씨는 지난달 10일 전처를 방문, 친아들 A군을 며칠 동안 양육하겠다고 약속한 뒤 황 씨 부부에게 아들을 팔아 넘겼다. 올해 3세의 A군이 비정한 친부의 손에 이끌려 황 씨 부부에게 인신매매된 순간이었다. 그가 친아들을 팔고 받은 대가는 단돈 15만 8천 위안(약 2750만 원)이었다.황 씨 부부는 돈을 건내면서 셰 씨로부터 향후 아이를 찾아오지 않겠다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왕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냈다. 이후 황 씨는 셰 씨에게 총 두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했다. 셰 씨는 이 돈으로 동거녀와 여행을 하는 등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금을 손에 쥔 셰 씨는 동거녀와 장쑤성으로 여행, 동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공유된 영상 속 셰 씨는 자신의 사업에 대해 “돼지나 닭을 팔아 버는 벌이보다 훨씬 낫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건이 공안에 신고된 것은 지난달 22일이었다. 친부 셰 씨의 손에 이끌려 사라진 손자 A군을 찾던 전 처 가족들이 관할 공안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신고 당시까지만 해도 전처의 가족들은 친부 셰 씨가 범인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A군의 양육을 전적으로 담당했던 외할머니 구 씨 사건 신고 당시, 현재 셰 씨의 동거녀가 범인일 것으로 추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공안은 아동 불법 매매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친부 셰 씨를 지목했다.실제로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달 22일 셰 씨는 수사 소식을 듣고 곧장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의 거주지였던 저장성을 떠나 후난성, 장시성, 후베이성, 구이저우 등 매일 밤 거처지를 옮겨가며 도주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민경과의 합동 수사를 벌인 공안은 장쑤성 창수이엔 부근에서 용의자 셰 씨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체포 당시 셰 씨는 체념한 듯 친아들 A군을 황 씨 부부에서 15만 8천 위안에 팔아 넘긴 사실을 자백했다. 수사 중 셰 씨는 “수중에 현금이 없었고 최근에는 동거녀와 돈 때문에 다투는 일이 잦았다”면서 “아이를 팔아서 생활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행하게 됐던 것”이라고 했다.수사 결과, 셰 씨의 친자녀 인신매매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11년 첫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돈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은 단순 입양으로 조작돼 적발되지 않았다고 셰 씨는 자백했다. 한편, 관할 공안국은 셰 씨에게 A군을 돈을 주고 넘겨받은 황 모 씨 부부를 소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일 현재 형사 구류 중인 황 씨 부부는 조사 중 “결혼 후 6년 동안 아이가 없어서 임신 시술 등을 수 차례 받았다”면서 “부부 중 한 사람이 불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를 얻고 싶어서 이 같은 계획에 동의했다”고 자백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조상호 서울시의원, “서울형 어린이집 가족보육 문제점 개선 필요”

    조상호 서울시의원, “서울형 어린이집 가족보육 문제점 개선 필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구 제4선거구)은 지난 26일 제300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정책실 업무보고에서 서울형 어린이집의 가족보육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시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A 서울형 어린이집에서 원장과 사돈이 보육교사로 함께 근무하며 쌍둥이 손주들을 보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장의 며느리도 해당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로 근무하다 퇴사해 한 어린이집에 시어머니인 원장과 며느리, 친정어머니가 함께 근무한 셈이다. A 어린이집에서는 친할머니인 원장이 쌍둥이 손자녀 중 한 명과 다른 원아 한 명을 보육하고, 외할머니인 보육교사가 쌍둥이 손자녀 중 한 명과 다른 원아 한 명을 보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 의원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각각 친손자녀와 다른 아이를 함께 보육 중인 상황인데 다른 아이보다는 자신의 손주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인정상정”이라며, “손자녀가 아닌 다른 아이와 부모는 영문도 모른 채 상대적 차별과 손해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친인척의 경우 신규채용이 불가하지만 사돈은 친인척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이와 같은 부분이형평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원장 및 보육교사의 (손)자녀와 같은 반에 아이를 맡긴 부모가 그 사실을 알고도 아이를 맡길 것인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최소한의 선택권이라도 보장하기 위해 영·유아의 부모에게 원장·보육교사의 (손)자녀가 돌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규정 신설”을 제안했다. 이어진 보충질의에서는 “서울형 어린이집 운영 관련 지침 상 신규채용이 불가한 친인척의 범위는 ‘대표자 및 원장의 배우자와 친인척’으로 대표자 및 원장을 기준으로 하는데, 공정한 돌봄을 위해서는 아이를 기준으로 친인척 개념을 재설정 할 필요가 있다”는 다른 위원의 지적이 이어졌다. 조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손)자녀를 보육하는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겠지만 서울형 어린이집은 서울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공적인 목적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며, “서울형 어린이집이 공적인 목적에 맞게 이용 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인이’ 양외할머니도 학대·살인 방조 혐의로 경찰 수사

    ‘정인이’ 양외할머니도 학대·살인 방조 혐의로 경찰 수사

    경찰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여아 정인양의 양외할머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정인이의 양모인 장모씨의 어머니 A씨를 아동학대 방조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말쯤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피고발인 A씨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는 지난 1월 임현택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이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이뤄졌다. 검찰은 고발을 접수한 뒤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정인이 사건’ 이후 13세 미만 아동학대 범죄는 시·도 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대가 맡고 있다. 고발 당시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장을 게시해 “A씨는 피해 아동이 양부모에 의해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서 “그들의 학대 행위를 방조했고, 이로써 사실상 그들의 살인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용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가 장씨가 수술을 받을 때 장씨 집에 있었고, 여름에 휴가도 같이 가서 장씨가 정인이를 정서적, 신체적으로 학대한 내용을 모를리 없다”면서 “살인 방조의 죄책이 있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억울하냐” 질문에 꾹 다문 입…‘구미 3세’ 친모 첫 재판 출석[현장]

    “억울하냐” 질문에 꾹 다문 입…‘구미 3세’ 친모 첫 재판 출석[현장]

    “혐의 인정하느냐” 등 질문에 대답 안해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혐의 인정 여부와 억울한 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2일 오전 9시 30분쯤 호송차를 타고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도착한 석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억울한 점은 없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급히 이동했다. 사체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씨는 네 번의 유전자 검사결과 숨진 아이의 외할머니가 아니라 친모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출산 사실 등을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재판의 핵심은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석씨와 친딸인 김모(22)씨가 각각 출산한 아이가 바뀐 경위, 석씨가 빼돌린 것으로 보이는 김씨 아이의 행방 등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여아를 바꿔치기한 이유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사체은닉 미수 혐의 입증은 석씨가 “숨진 아이를 유기하려다 겁이 나 못했다”는 취지의 자백을 해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프랑스 여덟살 소녀 납치 알고보니 엄마가 외할머니에게서 빼내온 것

    프랑스 여덟살 소녀 납치 알고보니 엄마가 외할머니에게서 빼내온 것

    프랑스 동부에서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납치됐던 여덟 살 소녀가 스위스의 국경 마을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다 스위스 경찰에 발견됐다. 알고 보니 이 어머니는 딸을 납치해달라고 다섯 남성을 사주한 것이었다. 프랑스 검찰의 프랑수아 페랭은 소녀가 프랑스와 국경을 접한 생 크루와 마을의 한 버려진 공장에서 건강한 몸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소녀의 어머니 롤라 몽트마기는 곧바로 스위스 검찰에 구금됐다. 소녀는 프랑스 보스게스 지역의 Pouli?es 마을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 들이닥친 세 남성에게 납치된 뒤 20분 만에 어머니에게 인계됐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페랭 검사는 모녀가 곧바로 그날 스위스에 입국해 Estavayer-le-Lac의 한 호텔에서 하루밤을 지냈다고 말했다. 다음날 모녀는 근처 마을 노쇼텔의 한 여성 집에서 하루밤을 보낸 뒤 그 다음날 공장에 와 지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섯 남성이 체포됐는데 납치 실행에 나선 이는 세 남성이었다. 스위스 검찰의 니콜라스 하이츠는 한 용의자는 차 안에서 기다리고 나머지 둘이 아동보호 기관원인 것처럼 외할머니에게 접근해 소녀를 넘겨 받았다. 한 용의자의 파리 집을 압수수색했더니 외할머니에게 읽어줄 가짜 서류 극본이 발견됐고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시트로앵 C15 미니밴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증인도 확보했다. 세 용의자는 국가에 반대하며 오지에 숨어 사는 이들을 의미하는 생존주의자 행동가들로 묘사됐고, 이들은 이따금 극우 세력과 연결되곤 했다고 BBC는 전했다. 하이츠 검사도 체포된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스스로를 의리 있는 도둑 아르센 루팡과 비슷한 반체제 인사로 여기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용의자는 소녀 어머니의 조종을 받았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소녀의 목숨을 구했다고 믿었다고 했다. 이들은 서로 모르던 사이라 인터넷을 통해 범행 계획을 실행할 사람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의 어머니는 한사코 “사회와 동떨어져 살기를 원해” 프랑스 가정법원은 지난 1월 차라리 외할머니가 소녀를 기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이전에도 모든 것을 팔아치우고 “레이더가 달린” 캠핑카에서 지내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화 ‘집으로’ 김을분 할머니 별세...향년 95세

    영화 ‘집으로’ 김을분 할머니 별세...향년 95세

    영화 ‘집으로’에 출연한 김을분 할머니가 별세했다. 95세. 18일 김 할머니의 유가족은 “할머니가 1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2002년 4월 개봉한 이정향 감독의 영화 ‘집으로’에서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읽는 시골의 외할머니 역으로 출연했다. 당시 8살이던 ‘상우’ 역의 배우 유승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김 할머니는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역대 최고령 신인 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유명세를 견디지 못한 김 할머니는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 고향 충북 영동을 떠나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할머니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함께 추모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빈소는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다. 발인 19일 오전.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길섶에서] 아빠 손맛?/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입맛만큼 예민한 감각이 있을까.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어릴 적 먹었던 음식에 대한 기억은 잊지 못한다. 할머니, 어머니, 외할머니, 외숙모가 해 주신 맛난 음식들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전국의 음식점 상호에 유독 할머니, 어머니의 손맛을 알리려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경우가 잦아진다. 요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집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은 얼추 직접 만들 수 있다. 아내가 친정에라도 가면 아들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김치·된장찌개를 비롯해 김밥, 달걀말이, 잡채, 미역국, 만둣국 등 웬만한 가정식은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다. 아내의 손맛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특히나 입맛이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손맛을 내기란 결코 불가능하다. 요즘은 요리하는 멋있고 섹시한 남자가 ‘요섹남’이라 불리며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남성의 능력에다 요리까지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지사. 휴일에는 엄마 대신 아빠가 음식을 만드는 가정이 흔하다. 어린 자녀가 기억하는 입맛에 엄마뿐 아니라 아빠의 손맛까지 추가되는 게 아닐지 궁금해진다. ‘아빠 손맛?’ 좀 어색하긴 하지만. yidonggu@seoul.co.kr
  • 구미 3세 여아 언니 “檢 공소사실 모두 인정” (종합)

    구미 3세 여아 언니 “檢 공소사실 모두 인정” (종합)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피해 아이의 엄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김모(22)씨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사망 여아 언니 “모든 공소사실 인정”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합의부 이윤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재판에서 김씨는 “여아 방치와 아동양육수당 부정 수령 등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경북 상주교도소에서 김천지원으로 호송된 김씨는 수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채 버스에서 내렸다. 김씨는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 측이 “자신의 보호를 받는 피해자를 방임했고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으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원룸에 홀로 내버려둬 기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아동양육수당 1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요지의 공소 사실에 대해 김씨는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 변호인 측은 정상참작을 위해 가족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며, 검찰은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해 김씨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검찰 측은 “지난달 7일쯤 전자장치 부착을 위한 정신감정을 의뢰했는데 오는 23일쯤 의뢰서가 회신된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5월7일 오후 3시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숨진 여아 친모 남편, 경찰 수사 등에 강한 불신 이날 재판을 방청한 김씨의 아버지인 김모씨(60)는 경찰 수사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아버지 김씨는 “제 아내(유전자 검사 결과 김씨 모친이자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인물 석씨)는 애를 하나 밖에 낳지 않았는데, 경찰이 자꾸 DNA 검사다 뭐다 해서 애를 둘로 만들었지 않았느냐”며 경찰 수사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취재진이 “숨진 아이가 딸 김씨의 아이가 맞냐”고 묻자, 그는 “맞다. 나와 계속 살았는데 애를 낳았다면 내가 모를리 있겠느냐”고 말하며 “경찰이 아이를 두명으로 만들어 지금 그걸 찾겠다고 난리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재판 후 취재진을 만난 김씨 측 변호사는 “숨진 아이를 방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피고인이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애초에 살해의 의도를 가지고 그런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숨진 여아 친모 “출산한 적 없다” 부인 앞서 지난 2월 10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아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이후 아이를 양육하던 살인 등의 혐의로 김씨를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 또한 경찰은 숨진 아이와 가족들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49)가 ‘친모’이고,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가 ‘언니’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그동안 석씨는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인하며 검찰이 기소한 후에도 계속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최진실 아들’ 넘어 ‘지플랫’으로…아티스트로 첫 발 내딛다

    ‘최진실 아들’ 넘어 ‘지플랫’으로…아티스트로 첫 발 내딛다

    데뷔 4개월만에 첫 싱글 발매자전적 이야기 담아…전곡 작사·작곡“다른 스무살 남자애들과 똑같아요”“카메라는 온에어/그만둘래 나 이딴짓/화면안에 연기하는 저 놈은/결국 내가 아니지/동작그만 어디서 밑장 빼기”(BLUFF 중) 지난해 11월, 지플랫(Z.flat)이라는 이름으로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최환희가 지난 8일 공개한 첫 앨범 수록곡들은 강렬한 힙합곡들이다. 중저음으로 뱉어내는 직설적인 가사는 모두 직접 썼고, 작곡과 편곡 역시 모두 혼자 힘으로 해냈다. “대중들이 저를 생각하실 때 불쌍하고 딱하게 보시는 분들도 있고, ‘선비’ 이미지, 점잖고 철이 빨리 든 이미지로 방송에서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다른 스무 살 남자애들처럼 장난도 치고 술도 마시면서 놀아요. TV에서의 이미지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저게 진짜 내 모습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두고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지플랫은 자신의 곡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국민 배우’였던 고 최진실의 아들로서의 모습 외에, 평범한 청년이자 뮤지션으로서의 지플랫의 음악을 펼쳐 보이겠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매일 작업실에 출근해 3개월간 준비한 첫 싱글 데이 앤드 나이트’(Day and Night)는 자신의 색깔을 더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감성적인 동명의 타이틀곡과 강렬하고 직설적인 ‘블러프’ 두 곡에 앞으로 해나가고 싶은 음악의 출발점을 보여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작사, 작곡, 편곡을 직접한 만큼 두 곡에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담았다. “속이다”라는 뜻의 ‘블러프’는 어린 나이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그가 매체에 비친 모습과 실제 자신의 괴리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곡이다. 장거리 연애를 ‘지구 반대편의 연인’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데이 앤드 나이트’는 경험담이다. “너무 힘들어서 쓴 곡이 이렇게 잘 나와서 타이틀곡이 됐다”며 “동생한테 뮤직비디오와 같이 보여줬는데 영상 속의 제가 집에 있을 때와 완전 딴판이어서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뮤지션으로서 지플랫은 ‘히트곡 제조기’, ‘차트 킬러’라는 수식어를 다는 게 목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꼭 달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좀 더 완성도 있는 곡과 앨범을 만들겠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지플랫의 외할머니는 이날 쇼케이스장에 손수 간식을 준비하며 그 꿈에 지지를 보냈고, 소속사 로스차일드의 대표 로빈도 “아이디어도, 할 수 있는 장르도 너무나 많은 친구”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검찰, 구미 3세 여아 친모 기소…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

    검찰, 구미 3세 여아 친모 기소…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

    검찰이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야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를 기소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5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석씨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석씨 사건에 대해 보강 수사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미성년자 약취 혐의는 석씨 딸 김모(22)씨가 낳은 여아를 대상으로, 사체은닉 미수 혐의는 숨진 여아를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이다. 대검 유전자(DNA) 검사 등에서 숨진 여아 친모가 석씨인 것으로 확인된 점 등이 이날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석씨는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반미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드러났다. 당초 김씨가 딸인 3세 여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유전자 검사에서 외할머니로 여겨온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석씨가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딸 김씨가 낳은 아이를 채혈 검사 전에 자신이 몰래 낳은 아이와 바꾼 것으로 보는 경찰 의견을 검찰이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사건 송치 전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차례 유전자 검사를 했고 대검 과학수사부 검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를 분석하는 양대 국가 기관이 모두 석씨가 친모라고 확인함에 따라 오차 확률은 사실상 ‘0’이 됐다. 그러나 석씨는 경찰 조사 등에서 줄곧 “출산한 적이 없다”며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정했다.남편 A씨도 아내의 임신·출산 사실을 부인했다. 김천·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구미 3세 여아 친모, 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 기소

    구미 3세 여아 친모, 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 기소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으나 아이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를 기소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2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석씨를 구속 기소했다. 앞서 지난 2월 10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홍보람(3)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홍양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돼 반미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6개월 전까지 홍양과 함께 이 집에 살다가 이사를 가면서 홍양을 홀로 집에 방치한 석씨의 딸 김모(22)씨가 구속됐다. 하지만 DNA 검사 결과 김씨와 홍양은 유전적으로 가깝지만 친자관계는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김씨의 어머니인 석씨와 친자관계라는 판명이 나왔다. 김씨는 자신의 동생인 홍양을 자신의 친딸로 알고 키운 것. 석씨는 김씨의 딸과 자신이 비슷한 시기 출산한 딸을 바꿔치기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기의 행방과 숨진 여아의 친부 등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석씨는 총 4차례 진행된 DNA 검사 결과에도 불구 “출산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살아야 했기에 삶을 이겨야 했다.” 제주4·3연구소가 4·3 시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구술집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를 펴냈다.지난해 4·3여성 생활사를 처음으로 기획, 주목을 끌었던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에 이은 두 번째다. 4·3속에서 여성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했으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주체적인 삶의 시간을 살았고, 오늘을 일궈낸 빛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10대 소녀시절 4·3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거나 겪었던 6인의 여성들이 어떻게 그 삶을 뚫고 나갔는지를 날 것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4·3과 당시의 삶, 이후의 생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4·3이 남긴 트라우마, 고통을 이겨낸 삶의 시간들 속에 그들의 정신사를 추출해 볼 수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은 가장의 부재, 가족의 부재 속에 자신들이 삶의 주체로 나서 그 공간을 감당하였다.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이었기에 작은 배움의 기회마저 멀었던 그들. 시국 탓이었다고 하면서도 70여년 동안 묻어두었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빨갱이”, “폭도” 누명을 벗기 위해 여자도 군인을 가야 했다는 한 여인의 삶에서는 또 하나의 4·3 여성사를 읽을 수 있다. 정봉영(1934년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해 해방 직후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귀향. 마을 이장이던 아버지를 1950년 예비검속으로 잃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고문 후유증으로, 막내 동생은 굶어 죽었다. 6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소녀가장의 삶을 살아야 했다. 가난보다 힘들었던 폭도 가족’이라는 누명. 아버지의 ‘빨간 줄’을 벗기 위해 19살에 여군에 지원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버지 ‘빨간 줄’ 때문에 이미 우리 가족은 ‘폭도’ 가족이 돼버린 거야. 나는 폭도 가족이라는 소리도 듣기 싫고.‘내가 군인으로 가서 빨갱이 누명을 벗어야지!’ 그 생각뿐이었어.” 김을생(1936년생)은 제주읍 영평리가 고향으로 4·3당시 열네 살. 집에 불이 붙고 마을이 초토화된 현장을 자신도 겪어야 했으며, 와중에 농사짓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참혹한 고문을 마주해야 했다. 이후 아버지는 대구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다. 4·3 피난처에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는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 남동생을 보살펴야 했다. 2021년 아버지에 대한 4·3행방불명인 재심 재판을 신청,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가시나물서 고지는 멀지 않거든. 긴 소나무들을 비어서 지고 오다보면 억새에 걸려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이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왔어. 어떤 날은 장작해 오면 누가 보면 창피할까봐 집 뒤로 돌아가서 팰 정도였지. 집 뒤에는 큰큰한 토종 복숭아나무 세 개가 있고, 아무도 못 봤거든. 시집가기 전까지 장작 해다 말려서 팔았어.” 양농옥(1931년생)은 제주시 정실마을에서 살다가 9살에 부모가 일하는 일본으로 건너가 16살에 귀향. 4·3시기 아버지 언니 형부 조카를 잃었다. 아버지가 남긴 항아리에 감춘 돈을 밑천 삼아 소녀가장으로 여동생 둘과 삶을 꾸렸다. 60년 대 말 제주를 떠나 성남개발단지 천막생할을 하며 노점 야채상을 시작으로 하숙, 공장 하청 일 등을 하며 자식 4명을 공부시켰다. “살면서 뭐가 제일 부러웠냐면 나는 남이 ‘너 잘못 했어’ 그런 말 듣는 게 소원이었어. 그렇게 부럽더라고. 사람들마다 잘 한다 잘 한다 하는 말, 그게 싫었어. 부모 같으면 잘못한 거 잘못했다고 할 텐데….” 송순자(1938년생)는 4·3당시 용강리에서 살았고, 큰 아버지,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삼촌 등 친인척 여럿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6남매가 흩어져 삶을 살았고,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성담 쌓기에 동원됐으며,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삶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피난과 굶주림에 대한 세밀한 기억을 풀어놓고 있다. 스스로 새끼 꼬아 팔기, 양복점 기술자 등 온갖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갔다. “부잣집 사람들이 쌀 항아리에 막대기를 놔두면 쥐가 그걸 타고 들어가는 거라. 그럴 때면 옆집 어른이 그 쥐를 잡아줬어. 식탈이 난 동생한테는 그 쥐가 약이었어. 배가 차츰차츰 가라앉는 거라. 4·3 때문에 먹을 거 없고 피난 다닐 때 제일 생각나는 게 이 쥐 먹은 거야.” 임춘화(1947년생)는 대정 출생으로 4·3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가로 인해 어린시절 친척집에 맡겨졌다. 자신의 이름 대신 “양옥이 사촌 누이”라고 불리며 “감자떡 비누가 고구마로 보이는” 애달픈 삶을 살아야 했다. 2021년 ‘징역7년, 목포형무소’ 수형인명부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아버지의 군법회의 재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엄마도 나도 먹고 사는 일이 이렇게도 힘들 수 있을까요? 우리 외할머니 말씀처럼 시국을 잘못 만난 탓이겠죠. 아버지를 잃은 것도… 어머니와 헤어진 것도… 우리 남편이 보안대에 끌려간 것도… 모두 다 시국 탓이겠죠.” 고영자(1941년생)는 해방 전 어려서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귀향. 4·3을 만나 7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70여년 동안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해 애태우던 그는 지난 2020년 제주국제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유전자 감식을 통해 아버지와 상봉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9살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평생 노동 속에서 살아야 했다. 열네 살에 모슬포 신영물에서 부추, 갈치장사, 열여덟 살에 등짐지고 동네 여인들과 옹기장사에 나서기도 했다. “열여덟 살 나니까 할망들하고 옹기 장살 다닌 거라. 난 옹기 지고 다니고 할망들은 다니면서 팔고. 사람 하나만 보이면 꼭 짐 하나를 팔고 나왔어. 일 못하는 사람은 써주지 않아. 일을 잘해야해. 무조건 일만 잘하면 살 수 있어.”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죽을 것 같은 세월을 버티고 견뎌낸 제주4·3의 여성들은 삶이란 이런 것이다를 말없이 보여준 존재들이었다.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혹한을 이겨내고 살아낸 당당하고 위대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윤여정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봉준호 감독이 나를 부러워해”

    윤여정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봉준호 감독이 나를 부러워해”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제 때가 됐다는 거죠. ‘기생충’의 성공이 한국 배우들을 알리는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영화 ‘미나리’에서 정많지만 엉뚱한 한국서 온 외할머니 역할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3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윤여정은 스티븐 연이 아시아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기생충’ 덕이 컸다고 분석했다. 윤여정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찍다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소식을 접했다. 재미 한국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일본에서 4대를 걸쳐 살아온 한국인 가족이 주인공으로 일본인들의 끈질긴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결국 파친코 사업으로 돈을 버는 이야기다. 윤여정은 봉준호 감독이 코로나19 때문에 ‘어워드 레이스’에도 여기저기 갈 필요없이 앉아서 화상통화만 하면 된다며 자신을 부러워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레이스는 말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또 오스카 후보에 오른 뒤 스트레스가 많다며 “사람들이 이제 나를 축구선수나 올림픽 국가대표처럼 생각하는데 부담스럽기도 해요”고 말했다. 미나리를 쓰고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윤여정의 절친한 친구인 이인아 프로듀서가 부산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정 감독을 소개했는데, 정 감독은 윤여정의 데뷔작인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년)를 감명 깊게 봤다고 했다.윤여정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정 감독이 자신의 초기 출연작들까지도 소상히 꿰고 있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정 감독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는 “정 감독은 아주 조용한 사람”이라면서 자기 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만큼 좋아한다고 했다. 정 감독은 윤여정이 한국에서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와 진지한 태도로 유명한 배우라면서 그런 점들이 미나리에서의 역할을 통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나리 촬영 당시 손자 데이비드로 출연한 앨런 김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앨런 김이 연기 경험이 거의 없어 자신과 함께 등장하는 촬영분에서 인내심을 시험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앨런이 대사를 모조리 암기한 것을 보고 그런 걱정을 털어냈다고 했다. 연기에 임하는 태도에서는 어린 앨런으로부터 자신의 데뷔 시절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저는 연기를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영화를 공부하지도 않아서 열등감이 있었죠. 그래서 대사를 받으면 아주 열심히 연습했어요”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은 “작은 역할만 들어와서 괴로워했고 사람들도 대부분 나를 싫어했어요.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이렇게 살아남았고,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라며 미국에서 돌아와 이혼을 하고 아들 둘의 학비를 대기 위해 힘들게 살았던 시간을 돌아봤다. 60살이 되면서 가족들의 생계 부담에서 벗어난 뒤에는 믿을 수 있는 감독들하고만 일하기로 결심했다. 윤여정은 “일흔셋의 아시아 여성이 오스카 후보에 오를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면서 영화 ‘미나리’가 자신에게 많은 선물을 줬지만 부담도 크다며 자신의 50여년 연기인생을 반추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경계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다

    경계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다

    곁에 있다는 것/김중미 지음/창비/384쪽/1만 4000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양당 후보들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원주민 이주 문제와 철거민, 노점상, 쪽방촌 주민 생존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술 더 떠 지역 발전을 위해 이들 삶의 터전을 관광특구로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주거권과 생존권은 누가 보장할까. ‘괭이부리말 아이들’(2000)로 빈민가 청소년의 애환을 대변한 김중미 작가가 20여년 만에 도심 재개발과 빈곤 대물림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곁에 있다는 것’으로 독자에게 돌아왔다. 1970년대 여성 공장 노동자의 투쟁부터 도시 재생 사업의 민낯, 비정규직 청년의 노동 환경, 청소년의 눈으로 본 세월호 사건과 촛불집회까지 생생하게 그렸다. 열아홉 살 여성인 지우, 강이, 여울이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인천 은강구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다. 지우에게는 은강방직 투쟁을 이끈 해고 노동자였던 이모할머니 옥자의 삶을 소설로 남기겠다는 꿈이 있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강이는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호조무사를 꿈꾸고, 공부를 잘하는 여울이는 가난한 은강에서 벗어나고자 대학 입시에 매달린다. 가정 환경은 다르지만 세 친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하지만 구청에서 관광 활성화를 명목으로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쪽방 체험관’으로 개발하겠다고 하자 이들의 마음은 크게 흔들린다. 자본의 논리 앞에 가난마저 상품화하고 삶의 터전을 전시하겠다는 발상에 분노한 청소년들은 반대 서명운동에 나선다.작가의 눈길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함께 나눠야 살아갈 수 있는 동네 이웃에 꽂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옥자의 싸움으로서 자본의 논리에 맞선 연대는 세대 간의 단절을 뛰어넘는다는 걸 보여 준다. 영화감독을 꿈꾸다 공무원 시험으로 진로를 바꾼 지우의 언니 연우나 명문대와 아파트만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여울이 엄마 은혜는 등장인물 간 긴장을 불어넣는 묘미가 있다. 작가는 인간성을 저버린 개발 논리에 반기를 들었지만 희망도 함께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를 바꾸는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함께 촛불을 들지 못하는 친구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나눈다. 강이는 베트남에서 온 란이와 가까워지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서로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별은 정면으로 볼 때보다 곁눈질로 볼 때 더 반짝인다”(241쪽)는 지우의 말은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 선 이들의 눈길로 볼 때 더 빛나는, 변두리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 준다. 가난이 사라진 사회는 불가능해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가능하다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작가는 “2020년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알게 됐다. 바이러스는 계급을 차별하지 않지만, 바이러스를 대하는 인간 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불평등의 벽을 허무는 길은 존중과 섬김, 연대와 사랑을 복원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부자 되는 법에 관심이 쏠린 세태에도 한결같이 약자의 고통과 빈곤 문제에 천착해 온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제왕절개라고 안했다”…‘구미 여아 사건’ 50일, 여전히 미스터리[이슈픽]

    “제왕절개라고 안했다”…‘구미 여아 사건’ 50일, 여전히 미스터리[이슈픽]

    “조산원 아닌 산부인과에서 자연분만으로” ‘구미 3세 여아’의 DNA 검사 결과 친모로 나타난 석모(48)씨가 앞서 두 딸 모두 자연 분만으로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경찰은 석씨가 지난 1996년과 1999년에 조산원의 도움으로 큰 딸과 둘째 딸을 낳은 것으로 보고있다. 석씨의 둘째 딸이 지난달 19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김모(22)씨다. 경찰은 “석씨가 조산원에서 자연분만으로 두 딸을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두 차례 모두 산부인과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경찰은 “두 딸을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했기 때문에 세번째 아기를 낳았다고 해도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가족이 입장을 밝혔다는 일부 언론사의 보도와는 상반된다. 이에 석씨의 가족 측은 본지에 “(석씨가)제왕절개했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발표에 석씨의 가족은 “(석씨가)조산원이 아닌 병원 산부인과에서 두 딸을 자연분만으로 낳았다”고 주장했다.“친모는 석씨” 대검 DNA 검사도 국과수와 동일 검찰에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도 숨진 3세 아이 보람양의 친모는 석모씨로 나왔다. 기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은 이같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과수 검사 결과에 대해 석씨가 임신과 출산 사실을 거듭 부인하자 대검에 분석을 의뢰했다. 보람양은 지난 2월 9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보람양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자신을 외할머니로 진술한 석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검사 결과 친모로, 친모로 알려진 김씨는 언니로 나타났다. 혈액은 물론 DNA 검사에서도 보람양의 유전형은 AO형으로, BB형인 김씨와 AB형인 김씨 남편에게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혈액형이었다. 반면 석씨는 A형 딸을 출산할 수 있는 혈액형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자신의 딸과 김씨의 딸을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라진 김씨 딸의 행방과 사망한 보람양의 생물학적 친부등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구미 여아 석씨가 친모”…대검 유전자 검사도 국과수와 동일

    “구미 여아 석씨가 친모”…대검 유전자 검사도 국과수와 동일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가 검찰의 유전자(DNA) 검사에서도 외할머니로 여겨온 석모(48)씨 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검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대검은 이날 기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 내용과 동일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과학수사부는 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로 구속된 석씨와 딸 김모(22)씨,김씨 전 남편 홍모(26)씨 등 3명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해왔다. 앞서 지난 17일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까지 국과수가 3차례 한 검사에서 석씨가 숨진 여아 친모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달 중순 실시한 3번째 유전자 검사는 석씨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석씨는 당시 경찰에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해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시인하겠다”고 했으나 같은 결과가 나오자 “믿을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대검 과학수사부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대검의 유전자 검사에서도 석씨가 친모라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이를 부정하는 석씨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유전자를 분석하는 양대 국가 기관들이 모두 그가 친모라고 확인함에 따라 오차 확률은 사실상 ‘0’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석씨에게 유전자 검사 결과를 제시하며 출산 사실, 사라진 여아 행방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그러나 석씨가 지금까지 완강하게 출산 사실을 부인한 점 등으로 미뤄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50일 ‘오리무중’...실종 여아 어디에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50일 ‘오리무중’...실종 여아 어디에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50일이 지났지만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31일 경북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구미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3세 여아가 반미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지금까지 정확한 사건 경위는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3세 여아가 지난해 8월 초 빌라에 홀로 남겨진 지 6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 유전자(DNA) 검사에서 친모가 외할머니인 석모(48)씨로 나타난 것이다. 경찰은 석씨가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딸 김모(22)씨가 낳은 아이를 채혈 검사 전에 자신이 몰래 낳은 아이와 바꾼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인 사라진 김씨 딸의 행방과 신생아 바꿔치기, 공범 개입 등이지만 아직 규명된 것이 없다. 유전자 검사 결과로 숨진 여아 친모가 외할머니인 석씨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사건 발생 후 한 달가량이 지난 시점에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숨진 여아, 김씨, 김씨 전남편 등 유전자를 검사해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석씨는 경찰 조사 등에서 줄곧 “출산한 적이 없다”며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정했다. 남편 A씨도 아내의 임신·출산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은 대구·경북지역 의원을 뒤졌지만, 석씨 출산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다. 바꿔치기로 사라진 아이 행방은 단서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사라진 아이를 찾지 못한다면 사건은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찰은 석씨가 낳은 아이를 유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가 이미 숨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을 재검토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 통화내역 및 금융자료 분석과 주변 인물 탐문,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투입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경찰은 지난 11일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석씨를 구속한 데 이어 지난 17일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딸 김씨는 지난달 12일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됐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사라진 여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구미 3세’ 가족들 “발찌 절단 아냐, 출산기념 사진일 뿐”(종합)

    ‘구미 3세’ 가족들 “발찌 절단 아냐, 출산기념 사진일 뿐”(종합)

    “단순히 출산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일 뿐”“아이 발찌 끊긴 적 없다…끼워맞추기 수사”석씨의 내연남 의혹, 계획범행 등도 부인“100일 된 아기와 신생아 바꿔치기 말이 되나?” 구미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의 가족이 ‘아기 바꿔치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석씨 가족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상당수 언론이 당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인식표(발찌)가 절단돼 있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론 인식표는 절단되거나 훼손되지 않았고, 다만 아이 발에 채워지지 않은 채 곁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석씨 가족 측은 “누군가 인위로 발찌를 훼손한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기억으로 (아이와 인식표가 분리돼 찍힌) 사진은 단순히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일 뿐”이라고 했다. 또 “(딸 김모씨가) 아이를 빌라에 두고 떠났고, 아이가 사망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가족들도 아이를 지키지 못해 후회와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많은 루머에 대해서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연남 있었다고 경찰이 특정한 적 없다” 석씨 가족은 석씨에게 ‘내연남’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에선 ‘내연남’이라고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저장돼 있는 남성을 상대로 경찰이 DNA 검사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가족 대화방에 (죽은 아이) 사진을 (딸 김씨가) 계속 올려서 당연히 함께 이사가서 잘 지내는 줄 알았다. 그게 과거 사진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혼자 남겨진 뒤에도 바로 아랫집에 살았지만 “울음소리는 정말 듣지 못했고 다른 거주자 분들도 그렇게 얘기했다. 계획 범죄라면 (석씨가) 시신을 발견하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도록 뒀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석씨 가족은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면 남편은 물론 딸, 사위, 병원 주변 사람들 모두 한통속이라는 건데 말이 안 된다”고 했다.“경찰 수사, 끼워 맞추기식 수사다” 석씨 가족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끼워 맞추기식 수사’라고 항의했다.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수사하는 경찰이 너무 이해가 안 된다. 저희도 DNA 검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다른 경우의 수를 찾아보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석씨 남편은 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경찰 주장대로면) 아내가 낳은 지 100일 된 아기를 이제 갓 낳은 신생아(손녀)랑 바꿔치기했다는 거다. 저와 가족, 의료진이 바보도 아니고 어떻게 그 차이를 모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석씨 남편은 “경찰이 아내가 2018년 1월에 출산했고, 딸이 3개월여 뒤인 3월 30일 출산했을 거라고 했다”며 “그럼 출산 시기가 3개월 차이가 난다. 아내가 정말 아기 바꿔치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눈도 뜨지 못한 신생아와 100일 된 아기의 차이를 의사·간호사·사위 등 모두가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한편 경찰은 앞서 김씨와 김씨의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혈액형이 두 사람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석씨가 낳은 아이는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었다. 이에 경찰은 석씨와 딸 김씨가 모두 외도로 혼외 자녀를 출산한 뒤 ‘아이 바꿔치기’를 공모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석씨가 출산이 임박한 시점이었던 2018년 컴퓨터 등을 이용해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고 밝혔다. 석씨는 여러 차례 DNA 검사를 반복한 결과 모두 친모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출산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딸 김씨를, 김씨의 아이를 약취한 혐의로 석모씨를 각각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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