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계 “이달 안에” vs 정계 “총선 뒤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가 앞으로 정치권의 쟁점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환율,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를 이유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이달 처리를 주장하고, 재계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정당들이 FTA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황인 데다 국회 내에서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4월 총선 이후에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총선 전까지는 농촌표를 의식해 비준동의안 처리를 미루더라도 총선 직후엔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김종훈 본부장·재계 ‘지연땐 불확실성 고조’
김종훈 본부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협력위원회 주최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최근 FTA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환율, 국제유가·곡물가 상승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선점효과, 정부의 경제운용 및 기업의 사업운용에서의 불확실성 제거, 국내 정치상황, 다른 협상 상대국 압박 등을 감안할 때 FTA 비준동의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이 FTA를 내년 1월1일 발효한다면 우리는 미국시장에서 2∼3년의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역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를 촉구했다. 김동진(현대자동차 부회장) 전경련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작년 9월에 국회에 제출된 비준동의안이 상정조차 못돼 경제계는 ‘이대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총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 처리되지 못하면 장기 표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우리가 미국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FTA 민간대책위원회도 이날 서울 태평로2가 프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했다.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외교부 김한수 FTA 추진단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한·미 FTA의 국회비준 절차와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비준 동의안 통과를 앞당기기 위한 홍보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정치권 겉으론 ‘논의 부족´ 속으론 ´농촌표 의식´
다만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 이후 처리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논의 부족’이지만 총선에서의 농촌표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대통합민주신당측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전경련 세미나에서 “지금 국회 분위기는 2월 임시국회 중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느냐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4월 총선 직후 18대 국회가 꾸려지기 전인 ‘레임덕 세션’에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 지도부가 강력한 입장을 갖고 당론을 정하면 좋을텐데 애매한 입장”이라면서 “통외통위 차원의 공청회 개최 필요성도 있는 만큼 22일까지 이어질 임시국회에서 처리는 어렵고,4월 총선 직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통외통위 한나라당측 간사인 진영 의원도 “2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신당이 여당이고 다수당인 만큼 독자 처리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