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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벽 넝쿨사다리 타고 학교 다니는 中 ‘절벽마을’ 아이들

    암벽 넝쿨사다리 타고 학교 다니는 中 ‘절벽마을’ 아이들

    중국 쓰촨성(四川省)의 ‘천애절벽 마을’, 72가구가 모여 사는 이 곳은 메이구강(美姑河) 대협곡의 가파른 암벽 위에 위치한다. 해발 1400m, 지면과 800m 수직으로 떨어져 있을 만큼 고지다. 쓰촨성 량산이족자치주(凉山彝族自治州)의 아투러얼촌(阿土勒尔村), 이 마을에 사는 15명의 아이들은 산 아래 위치한 초등학교에 다닌다. 아이들은 학교를 오가기 위해 2시간에 걸쳐 천애절벽을 거치고, 암벽에 걸린 넝쿨계단을 기어올라야 한다. 아이들은 평소 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하다가 매달 중순과 말일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학부모들은 교대로 아이들의 절벽 등반을 돕는다. 마을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유일한 길은 절벽에 걸려 있는 17줄의 넝쿨계단이다. 마을 가까이에 이르면 수직에 가까운 두 줄기의 넝쿨계단이 100여 미터에 이른다. 넝쿨계단이 없는 절벽은 가장 위험한 곳이다. 이 곳에서 떨어져 비명횡사한 사람만 7~8명에 이른다. 이곳 주민들은 하산에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고, 등산에는 90여 분이 걸린다. 외지인의 경우에는 보통 두 배 이상이 걸린다. 마을에는 송신탑이 없어 산 아래에서 방출되는 미약한 신호에 의지해 겨우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눈비가 오는 날이면 주민들은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날씨에 산을 내려가는 것은 생명을 내놓는 일과 매한가지다. 과거 200년 전 이곳은 외부와 단절된 세계로 전쟁도 없고, 근심도 없는 마을이었다. 주민들은 비옥한 토지에서 자급자족하며 평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외부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이곳은 나날이 세상과 동떨어져 낙후되고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자급자족 생활을 하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산초와 호두를 산아래에서 생활용품 혹은 현금과 교환한다. 사실상 이곳의 토지자원은 풍부하고, 기후 또한 양호하다. 산초나무 등 지역 특산물의 품질 또한 최상급이다. 문제는 이 가파른 절벽을 오가는 교통이다. 도로수리 비용은 6000만 위안(약 109억원)에 이르는데, 거주민은 소수라 정부는 선뜻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한 가지 소원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보장하는 '안전한 길’이다. 사진=신경보(新京报)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곡성’ 칸을 현혹시키다…14분간 이어진 기립박수

    ‘곡성’ 칸을 현혹시키다…14분간 이어진 기립박수

    제69회 칸 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이 공식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통해 첫 공개된 후 해외 언론의 뜨거운 호평과 찬사를 받고 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홍진 감독의 치밀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에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며 300만 관객을 돌파, 흔들림 없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곡성’의 프리미어 스크리닝이 18일 오후 10시(현지시각)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개최됐다. 공식 프리미어 스크리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과 배우 곽도원, 쿠니무라 준, 천우희가 참석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블랙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선 나홍진 감독과 배우들은 수많은 인파 속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칸 영화제 한국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곡성’은 오후 10시라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채우며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 속 상영됐다. 156분의 상영 시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곡성’에 숨죽이며 몰입한 관객들은 놀라움과 감탄을 터트렸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기립박수가 14분간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에 나홍진 감독과 곽도원, 쿠니무라 준, 천우희는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드러냈다. 특히 ‘곡성’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곽도원은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에 눈시울을 붉혀 한층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이어 관객들은 감독과 배우들이 극장을 떠날 때까지 모두 자리를 지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공식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통해 칸 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곡성’에 대한 전세계 언론과 평단의 찬사와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프랑스 매체 LIBERATION은 “관객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하지만, 그 공포를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표출했다”(디디에 페롱), POSITIF는 “나홍진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재능을 초월해 악에 대한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선사한다”(필립 루이예)고 평했다. 또한 LE JOURNAL DU DIMANCHE는 “넋이 나갈 만큼 좋다”(스테파니 벨페쉬)고 전했다. 또한 METRONEWS에서는 “2016년 칸 영화제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걸작”(메디 오마이스), “도대체 ‘곡성’이 왜 경쟁 부문에 안 올라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악마에 홀린듯 대단한 걸작”(제롬 베르믈렝), 영화 비평지 카이 뒤 시네마는 “‘곡성’은 올해의 영화”(뱅상 말로자)라며 모두 극찬했다. 칸 영화제 초청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곡성’은 국내에서 지난 11일 전야 개봉해 8일 만인 18일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곡성’ 천우희, 칸 영화제 첫 입성..핑크슈트 입고 ‘여유만만 미소’

    ‘곡성’ 천우희, 칸 영화제 첫 입성..핑크슈트 입고 ‘여유만만 미소’

    배우 천우희가 영화 ‘곡성’으로 칸에 입성했다.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6)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곡성’ 포토콜이 18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렸다. ‘곡성’에 출연한 배우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과 나홍진 감독은 포토콜에서 환한 미소로 여유 넘치는 포즈를 취했다. 특히 천우희는 핑크 슈트를 입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드러냈다. 발랄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발산하며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아직 영화제에 한 번도 못 가 한이 맺힐 정도”라고 말했던 천우희는 출국 전 소속사를 통해 “드디어 칸에 가게 됐습니다. 설레기도 하고, 뭔가 일어날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라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일정이 짧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가서 마음껏 누리고 오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국내 개봉 5일 만에 260만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곡성’ 천우희, 칸 영화제 첫 입성 ‘여유만만 미소’

    ‘곡성’ 천우희, 칸 영화제 첫 입성 ‘여유만만 미소’

    배우 천우희가 영화 ‘곡성’으로 칸에 입성했다.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6)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곡성’ 포토콜이 18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렸다. ‘곡성’에 출연한 배우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과 나홍진 감독은 포토콜에서 환한 미소로 여유 넘치는 포즈를 취했다. 특히 천우희는 핑크 슈트를 입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드러냈다. 발랄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발산하며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아직 영화제에 한 번도 못 가 한이 맺힐 정도”라고 말했던 천우희는 출국 전 소속사를 통해 “드디어 칸에 가게 됐습니다. 설레기도 하고, 뭔가 일어날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라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일정이 짧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가서 마음껏 누리고 오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국내 개봉 5일 만에 260만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곽도원 “악착같이 홍보하던 달수 형… 첫 주연 해보니 이해되네요”

    곽도원 “악착같이 홍보하던 달수 형… 첫 주연 해보니 이해되네요”

    출연 배우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다. 쌍천만 배우 황정민보다 앞이다. 기분을 묻자 머리에 깍지 낀 손을 대고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나지막이 숨을 내쉰다. “죽을 것 같이 부담되죠. (오)달수 형님이 ‘대배우’로 방송 뉴스에 출연한 것을 보며 정말 악착같이 (홍보)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이제 제가 곧 개봉이네요. 가장이 된 기분이랄까….” 우리에겐 악역으로 익숙한 신스틸러 곽도원(43)이 11일 개봉하는 스릴러 ‘곡성’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교 졸업 후 연극 무대에 뛰어들어 20년 넘게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영화 주연은 처음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 얼굴을 비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는 주연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곡성’은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새로 내놓은 문제작이다. 전남 곡성의 촌구석에서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는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돌린다. 가당치 않다고 여기던 어리숙한 경찰 종구(곽도원)는 자신의 어린 딸(김환희)마저 괴이한 증세를 보이자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곽도원은 나 감독이 얼마나 집요하게 영화를 찍는지 ‘황해’ 때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같이 작업을 해 본 배우와 스태프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데 곽도원은 첫 주연작을 나 감독과 함께하게 돼 오히려 안심이 됐다고. “시나리오만 봐도 어려운 장면이 많았고, 감정을 점점 증폭시켜야 하는데 순서대로 찍지 않을 것도 알고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서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죠. 하지만 막히는 부분은 나 감독이 도와줄 거라 생각했어요. 찍다가 중간에 타협했다면 찜찜했을 텐데 적당함을 모르는 감독 덕택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곡성’은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불행이 찾아오는 까닭이 궁금해서 시작했다는 이 영화는 현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에다가 초현실적인 요소까지 혼재돼 있다. 종교관도 은유적으로 비틀고, 결말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곽도원도 시나리오를 세 번이나 읽고서야 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지 않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도 상당하다. 곽도원이 캐스팅된 데는 바로 이 지점에 연유가 있다. “며칠 전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다가 제가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에선 악역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연극에선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웃음이 있어서 ‘곡성’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우리 일상이 항상 진지한 것은 아니잖아요. 웃음 안에 고민이 있고, 고민을 하면서도 웃음이 나오죠. 초상집에서도 삼일장 내내 울지는 않아요. 내부 기술 시사 때 전혀 반응이 없어 걱정했는데 언론 시사 때 웃음이 나와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몰라요.” ‘곡성’은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칸을 경험한 선후배에게 들어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터뷰의 연속에, 밤엔 술이라는데 돌아와서도 ‘곡성’ 무대 인사와 최민식과 함께하는 ‘특별시민’ 촬영 등의 일정이 빡빡하다며 ‘싫지 않은’ 푸념을 한다. “민식 선배님이 그러는데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관객들이 배우가 들어와 좌석에 앉을 때까지 노고를 위로하는 의미로 기립 박수를 쳐 준대요. 끝날 때도 그렇고요. 배우들은 그런 기분에 살아가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연극 무대에 설 때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계절의 여왕’ 끝자락에 ‘꽃의 여왕’ 만나볼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계절의 여왕’ 끝자락에 ‘꽃의 여왕’ 만나볼까

    “오월의 장미향에 흠뻑 취해 보세요.”  ‘꽃의 여왕’ 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다. 도심에서 1000만 송이의 장미와 마주할 수 있는 축제가 조만간 시작된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동구 조선대 장미원엔 각양각색의 장미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의 한가운데 장미를 만끽할 기회다. 사랑, 열정, 순수, 질투 등 수많은 꽃말을 간직한 수백종의 장미가 관람객을 유혹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사랑의 전령사로 각인된 꽃 중의 꽃이다. 장미를 연인처럼 사랑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 얽힌 전설과 숱한 시인들이 그 아름다움을 찬양한 꽃. 만발한 장미숲을 거닐며 지친 심신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 전국적인 명소로 각광받는 조선대 장미원에서는 오는 19~21일 장미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4회째다. 한때는 동구가 밤 행사 때 쏘아 올리는 폭죽 등을 지원했으나 독자적인 축제로 자리잡으면서 지금은 중단했다. 동구는 그러나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 등에 대한 교통정리, 거리 청소를 실시하는 등 손님맞이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조선대 정문에 들어서자 진초록 가시덩굴에서 빠끔히 꽃잎을 드러낸 형형색색의 장미가 늦봄 햇살에 눈부시다. 장미향이 코끝을 스친다. 꽃 천지다. 가지마다 부풀어 오르는 빨강, 하양, 노랑, 보라, 핑크색 장미들이 환하게 펼쳐진다. 산책로 양편으로 심어진 무더기 장미와 분수대에서 치솟는 물줄기가 청량함을 선사한다. 축제 시작 이전이지만 남녀노소가 몰려와 휴대전화 카메라에 추억을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장미숲에 갇혀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꽃터널로 빠져든다. 덩굴장미를 엮어 만든 각종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개하진 않았으나 개화시기가 빠른 장미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나머지 앙증맞은 꽃봉오리들도 금세 벌어질 태세다. 연인과 가족 친구들이 장미 터널을 거닐며 무르익은 봄의 향취에 젖어든다. 평지에 조성된 장미정원은 아장아장 걷는 꼬마부터 노인들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보람(36·광주 서구 화정동)씨는 “부모님과 인근 식당에서 점심 후 산책을 겸해 왔는데 갓 피어난 싱싱한 꽃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활짝 피면 가족과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주연(22·여)씨는 “친구들과 매년 장미원에 놀러 나온다”며 “올봄 잦은 비로 장미나무가 건강하게 자랐고, 꽃들도 화려해 종일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이공대와 운동장 사이에 조성된 장미원은 총면적 8299㎡, 227종 1만 7994그루의 장미가 심어졌다. ‘모던 로즈’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스, 주황과 크림황색이 조화된 로라, 루스티카나, 자뎅 드 프랑스, 잉카, 프린세스 드 모나코, 핑크 라 세빌리아나 등 유럽종과 맛쯔리, 소슌 등 일본종 등 덩굴류와 나무류가 망라됐다. 분수대와 파고라 4동, 한식담장, 데크블록, 조명시설 등이 갖춰진 만큼 휴식과 야간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이 장미원은 2003년 의과대 동문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됐다. 이어 2008년 지역은행의 기부금과 교직원, 학생 등의 뜻이 보태져 현재의 장미원으로 확장됐다. 매년 5월 축제 기간 평균 10만여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는다. 조선대 장미원은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졌다. 최근엔 외지인들의 발길도 크게 늘면서 광주 도심의 대표적 꽃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일이 5·18민주화운동 36돌 기념행사 주간과 겹치는 데다 장미원이 최근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도 이웃하고 있어 외지 방문객 수가 늘 것으로 동구는 전망했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조선대는 축제 기간 다양한 놀이와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첫날인 19일 오후 5~6시에는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장식이 열린다. 학생들이 펼치는 북춤을 비롯해 캉캉춤, 밸리댄스, 왈츠, 난타공연, 태권도시범단공연, 7080무대 등이 이어진다. 20일 오후 6시~7시 30분 대학 해오름관에서는 공연예술무용과 학생들의 창작 공연인 ‘백악의 사계’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20일 오전 10시~오후 6시 교정에서는 명소방문 이벤트가 열리며 참가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준다. 장미원~박물관~장황남 정보통신박물관~김보현·실비아 올드 아트갤러리~미술관~의과대학 1호관~시민체력증진센터를 돌아보는 ‘골드로즈 미션’과 ‘로즈 미션’ 이벤트도 있다. 젊은 층의 발길을 사로잡는 ‘프린지 공연’도 20일 오전과 21일 오후에 열린다. 장미원 끝자락의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프린지 공연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각종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하루 10개 팀 정도가 참여한다. 각 팀은 축제 기간 치어리딩 공연, 기타연주&노래, 마술, 클래식악기 연주, 밴드공연(가요&팝), 팬 플루트 연주, 어쿠스틱 가요연주 등을 펼친다. 축제 기간 밤낮으로 노래와 춤, 공연과 꽃향기가 어우러진다.  장미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KTX 송정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남광주역에서 내려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다. 시내버스는 순환 01, 금남55, 금호 36, 문흥 80, 봉선27, 일곡28번 등이 대학 정문을 경유한다. 조선대 관계자는 “올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이번 축제가 시민들에게 위로와 휴식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미원의 1차 개화시기는 10~31일, 2차 개화는 6월 10일로 잡았다”며 “인공적인 개화시기 조절을 통해 세계 각국의 장미가 시차를 두고 잇따라 만발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나는 웃음도 줄 수 있는 배우” … 영화 ‘곡성’에서 첫 주연 맡은 곽도원

    “나는 웃음도 줄 수 있는 배우” … 영화 ‘곡성’에서 첫 주연 맡은 곽도원

     출연 배우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다. 쌍천만 배우 황정민보다 앞이다. 기분을 묻자 머리에 깍지 낀 손을 대고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나지막이 숨을 내쉰다. “죽을 것 같이 부담되죠. (오)달수 형님이 ‘대배우’로 방송 뉴스에 출연한 것을 보며 정말 악착같이 (홍보)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이제 제가 곧 개봉이네요. 가장이 된 기분이랄까?.”  우리에겐 악역으로 익숙한 신스틸러 곽도원(43)이 11일 개봉하는 스릴러 ‘곡성’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교 졸업 후 연극 무대에 뛰어들어 20년 넘게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영화 주연은 처음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 얼굴을 비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는 주연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곡성’은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새로 내놓은 문제작이다. 전남 곡성의 촌구석에서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는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돌린다. 가당치 않다고 여기던 어리숙한 경찰 종구(곽도원)는 자신의 어린 딸(김환희)마저 괴이한 증세를 보이자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곽도원은 나 감독이 얼마나 집요하게 영화를 찍는지 ‘황해’ 때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같이 작업을 해 본 배우와 스태프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데 곽도원은 첫 주연작을 나 감독과 함께하게 돼 오히려 안심이 됐다고. “시나리오만 봐도 어려운 장면이 많았고, 감정을 점점 증폭시켜야 하는데 순서대로 찍지 않을 것도 알고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서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죠. 하지만 막히는 부분은 나 감독이 도와줄 거라 생각했어요. 찍다가 중간에 타협했다면 찜찜했을 텐데 적당함을 모르는 감독 덕택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곡성’은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불행이 찾아오는 까닭이 궁금해서 시작했다는 이 영화는 현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에다가 초현실적인 요소까지 혼재돼 있다. 종교관도 은유적으로 비틀고, 결말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곽도원도 시나리오를 세 번이나 읽고서야 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지 않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도 상당하다. 곽도원이 캐스팅된 데는 바로 이 지점에 연유가 있다. “며칠 전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다가 제가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에선 악역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연극에선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웃음이 있어서 ‘곡성’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우리 일상이 항상 진지한 것은 아니잖아요. 웃음 안에 고민이 있고, 고민을 하면서도 웃음이 나오죠. 초상집에서도 삼일장 내내 울지는 않아요. 내부 기술 시사 때 전혀 반응이 없어 걱정했는데 언론 시사 때 웃음이 나와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몰라요.”  ‘곡성’은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칸을 경험한 선후배에게 들어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터뷰의 연속에, 밤엔 술이라는데 돌아와서도 ‘곡성’ 무대 인사와 최민식과 함께하는 ‘특별시민’ 촬영 등의 일정이 빡빡하다며 ‘싫지 않은’ 푸념을 한다. “민식 선배님이 그러는데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관객들이 배우가 들어와 좌석에 앉을 때까지 노고를 위로하는 의미로 기립 박수를 쳐 준대요. 끝날 때도 그렇고요. 배우들은 그런 기분에 살아가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연극 무대에 설 때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오감 즐거운 충남 ‘연휴 축제’

    오감 즐거운 충남 ‘연휴 축제’

    수도권 가깝고 바다·농지 풍족 가족 단위 관광객에 안성맞춤 태안·공주 등 먹거리·체험 마련 ‘바지락을 캐고, 노란 꽃게 알도 듬뿍 맛보고, 움막에 들어가 구석기인이 되어 보고….’ 풍족한 바다와 농경지가 펼쳐진 충남 곳곳에서 어린이날부터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갖가지 축제들이 한바탕 벌어진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점에다 오감을 만족시킬 축제들이 관광객들을 한껏 유혹하고 있다. 3일 충남도에 따르면 4일부터 10일까지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서 꽃게 축제가 열린다. 이맘때가 꽃게의 최고 성수기. 담백하고 달착지근한 꽃게 살에 노란 알이 꽉 들어차 1년 중 가장 맛이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꽃게가 덜 잡혀 값이 좀 비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꽃게요리 시연회와 시식회 등이 마련된다. 5~8일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에서는 바지락 축제가 벌어진다. 서해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이 마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갯벌로 가 바지락을 캐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아산만 한가운데에 있는 ‘풋동’이라 불리는 이 갯벌은 밀물 때 잠겼다 썰물에 드러나 2시간 안팎만 바지락을 캐고 되돌아와야 한다.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을 바지락 양식장이지만 축제 때만 외지인에게 개방한다. 뱃삯 1만원만 내면 지급받는 호미, 면장갑, 그물망으로 바지락을 캐서 가져갈 수 있다. 바지락 빨리 까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있다. 같은 기간 공주시 금강변 석장리박물관에서 세계 구석기축제가 펼쳐진다. 석장리는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하는 곳이다. 축제에는 어린이 체험 행사가 많다. 유적을 발굴하는 체험은 매우 교육적이다. 구석기 돌창은 물론 구석기 동물 문양 열쇠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움막에 들어가 구석기인이 돼 보고 음식을 구워 먹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구석기 학자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고, 7일에는 독일에서 온 구석기시대 전문가 강연도 있다. 이 기간에 인근 공산성을 찾으면 백제시대 의상을 입고 활쏘기도 할 수 있다. 옥사에 갇히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수문병 교대식. 백제 왕성을 지키던 수문병들의 늠름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서산시는 14일까지 버스시티투어를 운영한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해미읍성, 마애여래삼존불, 간월암, 서산버드랜드, 삼길포항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예산군도 버스투어를 운영하는데 무료이다. 추사고택, 수덕사, 황새공원, 대흥슬로시티 등을 돈다. 군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해야 혜택을 본다. 황금연휴가 끝나도 서천군 자연산광어도미축제(14~29일)와 꼴·갑축제(꼴뚜기와 갑오징어·21~29일) 등 먹거리 축제가 잇따른다. 연극과 백일장으로 꾸며지는 천안시 판페스티벌(13~15일)과 어린이들이 좋아할 천체 관측과 로켓 만들기로 구성된 서산시 류방택별축제 등 신기한 축제들도 5월에 가족 관광객을 끊임없이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곡성’ 곽도원 “미혼이라 부성애 표현 어려워..오버스럽지 않을까”

    ‘곡성’ 곽도원 “미혼이라 부성애 표현 어려워..오버스럽지 않을까”

    ‘곡성’의 곽도원이 가장을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곽도원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 곽도원은 ‘곡성’에서 딸을 지키려는 시골 경찰관 종구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이날 곽도원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일이 닥쳤을 때 아이에 대한 걱정이라든지 가정을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얼마나 표현되어야 하는지가 어려웠다”며 “넘어가면 오버스럽지 않은가 염려가 컸다. 그런 것이 걱정됐다”고 밝혔다. ‘곡성’은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으로 마을이 발칵 벌어진 가운데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선 경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곽도원과 황정민, 천우희 등이 출연한다. ‘추격자’, ‘황해’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3번째 영화인 ‘곡성’은 다음 달 개막하는 제 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오는 12일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주 이주바람 작년보다 세다

    5년간 4만명 유입… 50개월째 순증 제주 이주 바람이 올 들어서도 계속된다. 27일 제주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1분기 제주 순이동(전입-전출) 인구는 41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34명)보다 1149명 늘어났다. 제주 순이동인구는 2014년 1만 1122명으로 ‘1만명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만 425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순이동인구가 1187.83명이었으나 올 들어 월평균 1394.33명이 전입신고를 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진다. 지난해 네오플 본사 제주 이전과 제주 혁신도시 입주 등으로 유입인구가 많았으나 올 들어서는 다른 변수가 없는데도 이주민은 계속 늘고 있다. 이주 바람으로 제주는 2012년 1월 이후 50개월째 인구증가가 계속된다. 제주 순유입 인구는 2011년 2343명,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 2014년 1만 1113명, 지난해 1만 4257명 등 5년간 4만명에 이른다. 도 관계자는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청정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외지인들의 제주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는 이주민 증가와 임대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뉴스테이 1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제주지역 주택가격은 다음달부터 제주에서도 전면 시행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 기준에 따라 다음달 2일부터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서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대출을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까지 거침없이 오르던 제주지역 주택 매매·전세가격이 지난달부터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지역 주택 가격 상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전국 제주이주민 올해도 지속하나

    제주 이주바람이 올 들어서도 계속된다. 27일 제주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1분기 제주 순이동(전입-전출) 인구는 41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34명)보다 1149명 늘어났다. 제주 순이동인구는 2014년 1만 1122명으로 ‘1만명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만 425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순이동인구가 1187.83명이었으나 올 들어 월평균 1394.33명이 전입신고를 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진다. 지난해 네오플 본사 제주 이전과 제주 혁신도시 입주 등으로 유입인구가 많았으나 올 들어서는 다른 변수가 없는데도 이주민은 계속 늘고 있다. 이주바람으로 제주는 2012년 1월 이후 50개월째 인구증가가 계속된다. 제주 순유입 인구는 2011년 2343명,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 2014년 1만 1113명, 지난해 1만 4257명 등 5년간 4만명에 이른다. 도 관계자는 “복잡한 도시생활에 벗어나 청정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외지인들의 제주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는 이주민 증가와 임대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뉴스테이 1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제주지역 주택가격은 다음 달부터 제주에서도 전면 시행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 기준에 따라 다음 달 2일부터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서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대출을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까지 거침없이 오르던 제주지역 주택 매매·전세가격이 지난달부터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 라인이 지역 주택 가격 상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박찬욱 ‘아가씨’ 칸 경쟁부문 진출

    박찬욱 ‘아가씨’ 칸 경쟁부문 진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우리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입성한 것은 2012년 ‘다른 나라에서’(홍상수 감독), ‘돈의 맛’(임상수 감독) 이후 4년 만이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가씨’를 포함한 경쟁 부문 진출작 20편을 공개했다. ‘아가씨’는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베를린영화제의 경우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홍상수 감독) 이후, 베니스영화제는 2012년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김기덕 감독) 이후 경쟁 부문 진출작을 내지 못했다. 영국 소설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원작인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와 그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가 캐스팅됐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됐다. 경쟁 부문 동반 진출의 기대를 모았던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황해’ 이후 6년 만의 신작으로, 외지인이 나타난 뒤 의문의 연쇄 사건과 소문을 맞닥뜨린 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 곽도원, 천우희가 열연했다. 이와 함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공유가 주연을 맡은 재난 영화 ‘부산행’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재학 중인 박영주 감독의 ‘1킬로그램’은 학생 단편영화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진출했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오는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제주 부동산 광풍’ 외지인 아닌 도민 땅 사재기 때문

    빚내 매입… 작년 가계대출 8조원 서울시민 8%… “외지인 구입 줄어” 최근 불고 있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2016년 1분기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할 결과 토지 거래면적은 135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6만㎡)보다 83만㎡(6.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필지 수로는 2432필지(23.8%)가 늘어난 1만 2668필지가 거래됐다.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45.3배에 이르는 것으로 1일 평균 141필지 15만 1000㎡의 토지가 거래된 것이다. 매입자 거주지별 분석에서는 제주도 거주자가 1014만 5000㎡(74.6%)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시민은 112만 3000㎡(8.3%)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 거주자는 232만 2000㎡(17.1%)에 불과했다. 즉 지난 1~3월 제주도 토지 거래 대부분은 제주 거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2015년 4분기(10~12월)에도 제주시 지역 전체 토지거래 1만 2563필지, 1만 5963㎡ 가운데 제주도민이 8770필지, 1만 83㎡를 사들여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민은 1445필지 3648㎡, 그 외 지역민은 2348필지, 2232㎡ 등이다. 제주 A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지취득 제한 조치 등으로 외지인들의 제주 토지 구입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반면 농지취득이 용이한 거주민들이 앞다퉈 ‘땅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제주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빚을 내서라도 토지를 구입하는 제주 거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일부 이주민들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세해 투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빈번한 탓인지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구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현황과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가계빚은 2013년 8월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1월 6조원, 2015년 8월에는 7조원, 그해 12월에는 8조원을 넘겨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8조 2000억원이다. 1조원 대출 증가에 채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9.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였고, 전국 평균 상승률 4.73%의 4.1배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제주시 지역에서는 우도면이 66.36%로 가장 높고,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성산읍 36.2%, 표선면 31.6%, 남원읍 28.9% 등 제2공항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서울시민 아닌 제주도민

    최근 불고 있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은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2016년 1분기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할 결과 토지 거래면적은 135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6만㎡)보다 83만㎡(6.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필지 수로는 2432필지(23.8%)가 늘어난 1만 2668필지가 거래됐다.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45.3배에 이르는 것으로 1일 평균 141필지 15만 1000㎡의 토지가 거래된 것이다. 매입자 거주지별 분석에서는 제주도 거주자가 1014만 5000㎡(74.6%)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시민은 112만 3000㎡(8.3%)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 거주자는 232만 2000㎡(17.1%)에 불과했다. 즉 지난 1~3월 제주도 토지 거래 대부분은 제주 거주민에 의한 것이었다. 2015년 4분기(10~12월)에도 제주시 지역 전체 토지거래 1만 2563필지, 1만 5963㎡ 가운데 제주도민이 8770필지, 1만 83㎡를 사들여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민은 1445필지 3648㎡, 그 외 지역민은 2348필지, 2232㎡ 등이다. 제주 A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지취득 제한 조치 등으로 외지인들의 제주 토지 구입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반면 농지취득이 용이한 거주민들이 앞다퉈 ‘땅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제주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빚을 내서라도 토지를 구입하는 제주 거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일부 이주민들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세해 투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빈번한 탓인지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구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현황과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가계빚은 2013년 8월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1월 6조원, 2015년 8월에는 7조원, 그해 12월에는 8조원을 넘겨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8조 2000억원이다. 1조원 대출 증가에 채 4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9.3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였고, 전국 평균 상승률 4.73%의 4.1배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제주시 지역에서는 우도면이 66.36%로 가장 높고,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성산읍 36.2%, 표선면 31.6%, 남원읍 28.9% 등 제2공항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곡성’ 천우희 “곽도원 황정민, 실제로 푸근 스타일..촬영할 땐 스파크 튀어”

    ‘곡성’ 천우희 “곽도원 황정민, 실제로 푸근 스타일..촬영할 땐 스파크 튀어”

    배우 천우희가 영화 ‘곡성’에서 곽도원,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곡성’ 제작보고회에는 나홍진 감독과 배우 황정민 곽도원 천우희가 참석했다. 이날 천우희는 “황정민 곽도원 선배는 실제로 만나니 푸근했다”며 “황정민 곽도원 선배와 호흡을 맞춘 촬영 현장에서는 긴장감이 팽팽했다. 그 점이 좋았다. 호흡이 길고 스파크가 일어나는 듯해서 정말 즐겁게 촬영 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천우희, 곽도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우리는 극 중 각자 살기 위해 있는 인물들이었다”며 “호흡이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곽도원은 “천우희는 그 나이 대에 연기를 가장 잘하고 깊이 있는 배우인 것 같다. 천우희의 영화 ‘곡성’ 캐스팅 소식에 기뻤다. 아직도 천우희와 함께한 영화 속 골목신이 생생이 느껴진다”고 천우희에 대해 극찬했다. 영화 ‘곡성’은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사건을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추격자’ ‘황해’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월 12일 개봉 예정. 사진=연합뉴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호남 KTX 개통 이후 전북지역 이용객 50% 증가

    지난해 4월 호남 고속철도(KTX) 개통 이후 이용객이 50% 이상 증가한 반면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이용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KTX 개통에 따른 대중교통 통행 패턴 특성 분석’에 따르면 익산역은 개통 전 연간 이용객이 136만명이었으나 개통 후 212만명으로 55.5% 늘어났다. 전주역은 65만명에서 102만명으로 55.4%, 정읍역은 41만명에서 54만명으로 33.7% 증가했다. 남원역도 15만명에서 23만명으로 55.9% 늘었다. 그러나 전주~수도권 고속버스 이용객은 KTX 개통 전 하루 평균 1만 4167명에서 개통 후 1만 2652명으로 10.7%인 1515명이 줄었다.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여파로 대중교통을 이용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감소율은 6%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 1월과 3월 KTX를 이용해 전북을 방문한 외지인 14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4만 1000원(KTX 요금 제외)으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숙박비, 식비, 관광지 입장료, 선물 구매 등에 쓴 돈이다. KTX 이용객의 절반가량인 49%가 가족·친지·친구 방문 목적이었고 34%는 업무·출장, 11%는 관광·휴가를 위해서였다. 전북연구원은 “KTX 이용객의 84%는 장거리 출장에 대한 부담이 감소했다고 느끼고 있으며 68%는 KTX 개통이 지역균형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해운대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열기…왜?

    해운대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열기…왜?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중소형평형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 전세가가 급등에 낮은 대출금리로 아예 내집마련에 나서는 젊은층이 늘어난 데다, 1인가구나 무자녀, 한부모가정 등 가구 구성원 수가 이전에 비해 적어진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수도권에 이어 부산 지역에서도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해운대에 조성되는 해운대 동원 베네스트 센트럴파크의 경우 1300세대(예정) 대단지임에도 84㎡와 59㎡의 두가지 평형대로만 구성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생활에 필수적인 다양한 입지조건이 충족되는 만큼 해운대 일대의 부산 내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분양가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평당 900만원대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부동산 가격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부산의 관광 및 문화중심지로 자리잡은 해운대는 교통과 교육, 생활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부산 내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란 점도 작용했다. 또한 매년 연초에 열리는 해맞이 축제나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다양한 행사들과 관광상품을 마련, 연간 2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관광산업 발달의 요충지로도 손꼽힐 만큼 장점도 많은 지역이다. 이로 인해 외지인들은 물론 부산 내의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상복합이나 고층 아파트 등 주거 시설이 급증, 자연스럽게 교통시설과 질높은 교육 인프라까지 잘 갖춰진 점도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의문의 연쇄 사건…곽도원, 황정민 주연 ‘곡성’ 티저 예고편

    의문의 연쇄 사건…곽도원, 황정민 주연 ‘곡성’ 티저 예고편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가 출연한 영화 ‘곡성’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사건 원인이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 목격자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한다. 또 자신의 딸 ‘효진’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아파하자 다급해진다. 결국 그는 외지인을 찾아 난동을 부리고,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불러들인다. 이처럼 영화 ‘곡성’은 외지인이 마을에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을 두고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추격자’와 ‘황해’로 큰 사랑을 받은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의문의 사건에 휘말린 경찰 ‘종구’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곽도원을 비롯해 무속인 ‘일광’으로 새롭게 변신한 황정민,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불어넣는 ‘무명’ 역의 천우희까지 배우들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곡성’은 예측 불가한 이야기 전개와 나홍진 감독의 힘 있는 연출, 여기에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의 조합이 만들어 낼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5월 12일 개봉 예정. 사진 영상=이십세기폭스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봄이 오면 섶다리로 간다

    [이호준 시간여행] 봄이 오면 섶다리로 간다

    문득 섶다리가 보고 싶어진 것은 끝이 한결 무뎌진 바람 때문이었다. 길고도 깊었던 겨울을 열어젖히고 힘차게 흐르는 강만큼 봄마중과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서서 강물에 오래 시선을 주면 어디선가 봄의 찬가라도 들릴 것 같다. 서둘러 강원도 영월 주천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섶다리가 있다. 지난봄에도 다녀왔던가? 판운리 섶다리는 여러 번 봐도 물리지 않는다.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좁은 다리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랴 싶겠지만, 이곳 섶다리는 다리 이상의 매력이 있다. 우선 다리가 놓인 입지적 환경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산과 물로야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영월이지만, 주천면 판운리는 그중에서도 발군의 풍경을 자랑한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평창강의 물이 세를 더해서 강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섶다리는 섶나무로 놓은 다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판운리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강 위에 다리를 놓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강 위쪽에 시멘트 다리가 생긴 뒤 한동안 섶다리를 볼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다시 다리를 놓기 시작하면서 사계절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섶다리는 전통 사회를 지켜 온 협업의 상징이다. 섶다리는 설계도가 없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 오는 방식으로 놓는다. 다리를 놓을 때는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한다. 돌을 골라 강둑에 쌓는 기초 작업부터 다릿발을 세우고 긴 통나무로 상판을 놓는 것까지 하나하나 마을 자체의 노동력으로 이뤄진다. 못을 치지 않고 자연의 산물만 쓰는 것도 섶다리의 특징이다. 협업은 마을 사람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보통은 다리를 이용하는 이쪽 마을과 건넛마을 사람들이 양쪽에서 다리를 놓기 시작해 강 가운데서 만나게 된다. 결국 마을과 마을이 힘을 합쳐 다리 하나를 완성하는 것이다. 섶다리는 강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뿐만 아니라 질서와 예의, 인간성 교육의 수단이기도 했다. 폭이 좁은 다리를 지나다니기 위해서는 배려와 포용이 필수였다. 섶다리는 한 사람만 건널 수 있다. 강 양쪽에 건널 사람이 동시에 있을 경우 어느 한쪽이 기다려야 한다. 그럴 때 연장자가 먼저 건너는 게 상식이었다. 또 짐을 지거나 보따리를 머리에 인 사람을 우선 건너도록 기다려 줬다. 몸이 불편하거나 아이를 업은 사람도 당연히 먼저 건너도록 했다. 그렇게 양보와 질서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았던 다리들이 시간의 기세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고, 번듯한 시멘트 다리들이 속속 들어섰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예의나 존중이라는 말들이 우리 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적자생존만 가치를 지니는 세상에서는 인간성이라는 단어마저 낯설어졌다. 소통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마을과 마을이 다리를 통해 마음을 나누던 시절은 아득한 옛날이 됐다. 그렇다고 좁은 다리를 다시 놓고 질서와 소통을 익히는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교훈들마저 까마득하게 잊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우리가 겪는 혼돈의 근원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현실은 각박해도 강둑에서 바라보는 섶다리는 아름답다. 겨울바람 속에서도 그러쥔 생을 미처 놓지 못한 억새와 나란히 앉아 사람 사는 이치를 생각한다. 이호준 시인·여행작가
  •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100년 넘는 책까지 13만권 빼곡… 서점 밖엔 ‘내부자들’ 안상구·우장훈이 삼겹살 구워 먹던 평상도 부정하고 싶은 현실 이야기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연출한 영화 ‘내부자들’은 지난해 말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이 영화는 대통령을 꿈꾸는 국회의원과 신문사 논설주간, 대기업 회장 등 우리 사회에서 잘나가는 ‘갑질’ 인생들과 이들에게 맞서 싸우는 열혈검사와 정치깡패 이야기를 다뤘다. 안가로 보이는 비밀스러운 술집과 검은색 고급 승용차들, 나이트클럽, 대형 컨테이너박스가 즐비한 항만, 철거 직전의 허름한 도심의 아파트 등이 주요 장소로 등장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하지만 차갑고 살벌한 범죄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이색적인 장소가 하나 등장한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중반쯤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거대 괴물들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계획하다 오히려 쫓기게 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가 우장훈(조승우) 검사와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서울을 빠져나간 뒤 비포장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우 검사의 아버지 집이다. 실내에 불이 켜지자 수많은 책장에 빼곡하게 꽂혀 있는 헌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책이 수만권은 족히 넘어 보인다. 실내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깊은 산속에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한 안상구는 눈길을 여기저기로 돌리며 책장과 책장 사이로 난 좁은 통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다. 영화 촬영을 위해 산속에 꾸민 세트장 같지만 이곳은 실제로 존재한다. ‘숲속의 헌책방’으로 불리는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있는 새한서점이다. ‘내부자들’에서 이곳은 유일하게 낭만적이고 푸근한 장소로 꼽힌다. 영화는 2014년 8월 24~26일 3일간 새한서점에서 찍었다. 지난 11일 중앙고속도로 단양IC를 빠져나와 S자에 가까운 급커브 경사길을 10여분간 달리자 현곡리 마을이 나타났다. 여기에서부터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를 타고 고개를 넘어 산속으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며 1.2㎞를 더 들어갔다. 그러자 산골짜기 경사진 땅에 비스듬히 서 있는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건물에 달린 흰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서점 같아 보이는 구석은 하나도 없지만 가까이 가 보니 새한서점 간판이 걸려 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뿐이다. 들리는 것은 시냇물과 산새 소리 등이 전부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다니. 안상구와 우장훈이 은신처로 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책이 넘쳐났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수많은 책장에 책이 가득 꽂혀 있고, 바닥 여기저기에도 책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총 13만권에 달한다고 한다. 실내 바닥은 그냥 맨땅이다. 그러다 보니 책장과 책장 사이 바닥에는 돌이 박혀 있다. 오래된 나뭇잎도 뒹굴어 다닌다. 서점 안 풍경이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국내소설, 외국소설 등 도서분류법에 따라 570가지로 꼼꼼하게 분리돼 있다. 발간된 지 100년이 넘는 책도 있다. 서점 밖에는 영화 속에서 안상구와 우장훈이 삼겹살을 구워 먹은 평상이 자리잡고 있다. 서점 규모는 총 350여㎡ 정도다. 새한서점 주인은 이금석(65)씨다. 이씨는 고향 제천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 학창 시절을 보낸 뒤 1979년 헌책방을 시작했다. 서울 답십리, 길음동, 제기동 등에서 30년 가까이 헌책방을 운영했다. 서점 이름은 항상 ‘새한서점’이었다. ‘새로 한다’, ‘New korea’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당시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씨의 서점은 꽤 유명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그리워졌다. 시골로 내려가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민 끝에 귀향을 결심하고 고향에서 헌책방 할 곳을 찾았다. 제천을 1순위로 후보지를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자 인근 단양으로 눈을 돌렸다. 이씨는 폐교돼 방치된 단양 적성초등학교에 홀딱 반했다. 그는 2002년 자식과도 같은 헌책들을 데리고 혼자서 단양으로 내려와 적성초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적성초교 운동장에 야영장 등 부대시설을 마련해 외지인들을 유치할 계획도 세웠지만 자금에 여유가 없어 서점만 운영했다. 위기는 시작과 함께 닥쳤다. 온라인 판매 수입으로는 한 달에 100만원인 폐교 임차료를 내는 게 버거웠다. 1년 동안 임차료와 운영비 등으로 1400여만원을 썼다. 이때는 권상우와 김하늘이 출연한 영화 ‘청춘만화’를 이씨 서점에서 찍었다. 이씨는 7년간 머물렀던 적성초교를 떠나기로 하고 현재의 서점이 있는 현곡리에 놀고 있는 계단식 논 400여㎡를 사들였다. 이어 적성초교에서 쓰던 책장을 옮겨와 책들을 정리한 뒤 천막으로 덮었다. 바닥공사는 따로 하지 않고 흙바닥을 그대로 썼다.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책을 옮기는 데 무려 8개월이나 걸렸다. 공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나 눈이 오면 책이 젖을까 걱정이 되고, 여름에는 서점 안이 찜통으로 변했다. 결국 중고 패널을 구해 다시 지붕을 덮었고, 폐교에서 나오는 마룻바닥 등을 가져다 사무실을 만드는 등 서점 여기저기를 꾸며 지금의 새한서점이 완성됐다. 2012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으로 유명세를 탔다가 잊혀 갔던 새한서점은 ‘내부자들’의 큰 성공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적성면사무소에는 새한서점 가는 길을 물어보는 전화가 이어진다. 새한서점에서 만난 박종만(26·경기 부천)씨는 “영화 ‘내부자들’을 보고 기억에 오래 남아 새한서점을 오게 됐다”며 “산속에 이런 서점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속에서 수많은 책을 접하니 갑자기 책이 보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한서점은 홈페이지나 전화 등으로 책을 주문하면 이씨가 정성스럽게 포장해 택배로 보낸다. 지금도 책은 계속 보충되고 있다. 문을 닫는 서점들이 처분하고 남은 책을 이씨에게 보내고 있다. 매출은 시원치 않다. 한 달에 100권 정도 판매한다. 하지만 이씨는 지금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공기도 좋고 가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다”며 “오래된 책들로 책 전시관을 만드는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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