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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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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구의역發 안전 이슈’ 선점 경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2일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같은 안전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한 ‘안전 외주화’에서 비롯된 사고들이 잇따르는 데다 안전 이슈가 국민 삶과 직결된 사안이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에 정규직 근로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6건의 법안은 철도·도시철도·항공운수사업 및 수도·전기·가스 등 생명·안전에 관련된 업무의 경우 기간제 및 파견·외주용역 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전날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 지하철공사 사고 현장을 이날 긴급 방문한 것 또한 안전이슈를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민의당도 위험·안전 업무를 하청업체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맡기지 못하도록 하는 등 종합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청업체 직원의 산업재해 발생 시 원청업체의 보상책임 강화와 하청업체를 포함한 산재 공시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박주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청년근로자 사망사고 대책특위’를 구성하고, 이날 첫 회의를 가졌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산업안전보건범죄의 단속 및 가중처벌법 제정안 등을 다음주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울메트로, 안전인력 직접고용 왜 못 늘리나? ‘

    19살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구의역 스크린도어사고를 계기로 비용 절감을 쫓아 국민안전과 직결된 업무까지 외주화하는 관행이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안전인력을 하청업체로 떠넘기지 않고 직접 고용하고 인원도 대폭 늘려야 하지만, 수천억원의 적자 탓에 운신의 폭이 좁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재정 전문가들은 메트로가 의지가 있다면 현재 재무 구조에서도 얼마든 안전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14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고 2일 밝혔다. 매년 쌓여온 누적적자는 6조 8825억원이다. 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이 너무 싼데다 고령자 등 무임수송에 들어가는 돈이 적자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적자로 시민에 질타받는 상황에서 안전 인력을 직접 고용하거나 추가 채용하면 적자가 더 발생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메트로는 이번 안전사고를 계기로 지난 1일 자회사를 설립해 스크린도어 정비 등 안전업무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험한 업무 인력을 본부가 직접 고용하지 않고 증원도 최소화하기로 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본부와 자회사의 위계적 관계가 현행 본부와 하청업체의 관계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위험한 일은 자회사로 떠넘기고 위험수당은 적게 주는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하청업체의 정비직원은 월 200만원선의 박봉이다. ‘적자 탓’이라는 메트로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평균운임은 884원(전체 운임수익을 탑승자 수로 나눈 액수)으로 수송원가(1185원)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또, 65세 이상 노인 등을 무임수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 1892억원이었다. 그래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서는 2~3년 전부터 “법에 따라 무임수송하는 만큼 중앙정부가 비용을 어느 정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운영손실 중 50%가량을 보전한다. 반면 같은 노선을 맡은 메트로의 손실은 서울시 공기업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메트로도 코레일처럼 무임수송 비용의 절반을 보전받으면 연간 적자액이 400억원대로 크게 줄게 된다. 하지만, 메트로의 재무구조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시와 메트로가 의지만 있다면 안전 분야에 투자할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메트로의 적자는 미래의 감가상각(시설 등을 수리·유지하는데 드는 비용) 분을 포함해 나온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돈이 빠져나가 큰 적자를 보는 구조는 아니다”면서 “정부가 도와주면 안전인력 등을 직접 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의 회계상 지난해 감각상각비는 1853억원으로 전체 비용 중 14%를 차지했다. 메트로 측도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등 자산규모가 6조원이 넘다 보니 적자 분에서 감가상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크다”고 인정했다. 또, 위험업무에 따른 수당 등을 고려해 위탁업체 근로자에 ‘공정 임금’을 보장한다면, 메트로가 직접 고용해야 비용이 덜 든다는 분석도 있다. 메트로가 직접 고용하면 인건비만 들지만 위탁운영하면 별도 관리비와 회사 운영비 등까지 지원해 ‘특혜’ 구설 등에도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어머니의 눈물에 답하라

    서울 구의역 사고 이후 보여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의 행태는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부모가 자식의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19세 청춘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컵라면조차 편히 먹을 시간이 없이 허둥지둥 일해야만 했던 청년의 죽음을 놓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을 말 없는 사자(死者)에게 떠넘겼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도 하지 않고 사자의 과실만을 부각하는 것은 무책임하고도 몰염치한 작태다. 서울 시민의 안전은 본인 스스로 책임지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숨진 청년의 어머니는 “아이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과실이라니 억울하고 원통하다”며 목놓아 울었다고 한다. 서울메트로 측이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사고 원인을 서둘러 ‘본인 부주의’로 몰고 가니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졌을 법도 하다. 사실 서울메트로는 그 이전의 스크린도어 작업 중 발생한 3건의 사망사고 원인도 모두 작업자의 부주의로 몰았다. 사고 원인을 진단한 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숨진 이들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는 게 이제 고질병이 됐다. 안전사고가 반복된 연유다. 안전 업무의 ‘외주화’도 한 원인이다. 외주업체에 일을 맡기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원청업체가 관리감독마저 뒷짐 지는 것은 분명히 문제다. 이번 일만 해도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측에, 서울메트로는 하청업체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나 현장을 방문하는 등 뒷북을 치고 다닌 것도 다 “내 소관이 아니다”는 의식에서 나온 것 아니겠는가. 박 시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서울 시민의 안전을 무한 책임져야 하는 이는 다름 아닌 자신이다. 박 시장은 서울메트로가 외주업체에 연 9%가 넘는 고수익과 최대 22년의 독점사업권을 보장하는 특혜성 계약을 맺은 부분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어제 경기 남양주의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로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사망한 이들은 협력업체 직원들이라고 한다. 비용절감 등으로 하청업체들이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내몰리면서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안전 불감증과 함께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험 노동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주업체의 사고 책임을 원청업체에도 엄히 물어야 한다.
  • 산재 사망자 매년 줄어드는데…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늘기만

    산재 사망자 매년 줄어드는데…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늘기만

    지난해 7월 울산 남구 여천동 석유화학공단의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 집수조 상부에서 가스 폭발로 6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케미칼은 용접을 하청업체에 맡겼지만, 정작 하청업체 직원들은 내부에 무슨 물질이 어떤 상태로 있는지 전혀 몰랐다. 지난해 11월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운전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도자나 작업 지휘자 없이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작업을 하다 지게차에 치여 숨졌다. 대기업이 사내 유해·위험 작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확산되면서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는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사망자 중 하청업체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일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중대재해 사망자 중 하청업체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37.7%, 2013년 38.4%, 2014년 38.6%, 2015년 6월 현재 40.2%로 늘었다. 전체 산재 사망자는 2012년 1134명, 2013년 1090명 등으로 계속 줄다가 2014년 처음으로 1000명 아래로 내려가 992명이 됐다. 지난해는 955명이었다. 1989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 금지’ 조항이 마련됐지만, 단서조항 때문에 법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부 규정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가하는 작업에 한해 도급을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미 불산 누출(2012년 9월) ▲삼성전자 불산 누출(2013년 1월) ▲대림산업 폭발 사고(2013년 3월) ▲현대제철 가스 누출(2013년 5월) ▲신고리원전 가스 중독(2014년 12월) ▲LG디스플레이 질소가스 질식 사고(2015년 1월) ▲SK하이닉스 질소가스 질식 사고(2015년 4월) 등의 대형 사고가 모두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였다. 이권섭 산업안전연구원 화학물질연구센터 부장은 “하청업체 근로자는 고용 안정성이 낮고 근속 기간이 짧아 구조적으로 산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하청업체는 재계약 시 불이익을 걱정해 산재 사고를 구조적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특별히 정해진 기간이 없는 유해·위험 작업 도급 인가 유효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며 “기간 만료 시 매회 안전·보건 평가를 거쳐 3년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과 외주 고용으로 인한 재해는 원청업체에 책임을 강하게 묻고, 정부의 인가를 받는 유해·위험 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If…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공감… 추모의 힘, 대한민국을 움직인다

    “If…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공감… 추모의 힘, 대한민국을 움직인다

    서울 구의역에서 숨진 비정규직 청년 김모(19)씨의 죽음에 대한민국이 슬퍼했다. 23세 여성이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으로 숨지자 대한민국은 분노했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추모의 힘이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작된 추모 물결은 오프라인으로 번졌고, 추모는 분노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합쳐졌다. 지난달 28일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씨가 작업 중 변을 당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는 1일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을 이용한 시민들이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구의역 1, 4번 출구 쪽 대합실 내에는 흰색 테이블과 게시판, 포스트잇, 필기구 등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포스트잇과 꽃 등으로 이곳에 앞다퉈 추모의 뜻을 남겼다. 30일 오전부터는 사고가 일어났던 내선 순환 방면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옆에도 붙기 시작했다. 포스트잇이 넘쳐나자 구의역 관계자들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아래층 개찰구 옆으로 추모 공간을 옮겼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아들 같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는 등 저마다의 추모 문구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실이 슬프다’거나 ‘내가 김군과 같은 참사를 당하지 않으란 법이 없다’는 내용의 글귀도 이어졌다. 포스트잇 아래쪽에는 고인이 숨지기 전 가방에 넣고 있었다던 컵라면도 여러 개 놓였다. SNS인 페이스북에도 ‘구의역 스크린도어 9-4 승강장’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김씨와 비슷한 연령대의 한 직장인은 30일 ‘성남이로운재단’에 직장에서 받은 우수사원 포상금의 일부를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정규직임에도 퇴근 없고 주말 없는 고된 일이 이어졌다”면서 “마침 포상금을 받게 돼 이를 유족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고를 나와서 한 달에 140만원 벌었다잖아요. 저 막 입사했을 때 생각이 났어요.” 회사원 이모(33·여)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10년 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문대를 나와서 한 달에 100만원 조금 넘게 받았다. 사무직이었지만 처지는 김씨와 다를 게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지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사회는 1990년대 들어 대형 사건·사고가 잦았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4월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6월 삼풍백화점 붕괴, 1999년 6월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건,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 등 참사가 이어졌다. 정부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며 다시는 인재(人災)가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에 이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도 경기 남양주시에서 지하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연이은 사건·사고와 뒤이은 시민들의 추모 행렬 앞에서 전문가들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끄집어냈다. ‘내가 세월호에 탔다면’, ‘내가 강남역 화장실에 있었다면’, ‘내가 비정규직 노동자였다면’이라는 생각이 이어지면서 고인들에 대한 추모 열기가 번졌다는 것이다. 김상준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는 “기존에는 고인과 친구이거나 친척 관계일 때, 혹은 고인이 유명 인사일 때만 추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추모라는 것 자체가 고인과의 동질감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위로받지 못한다는 데 시민들이 공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위기감과 불안감이 고인의 일을 자신의 일로 여기게 했다는 분석이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공감대가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적극성으로 연결됐다”면서 “시민들이 연대 의식을 표출하며 고인에 대한 미안함,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트잇을 보면 단순 추모글도 많지만 고인에 대한 미안함이나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담은 내용도 많았다. 이런 시민들의 추모를 바탕으로 한 분노가 퍼지자 정부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강남역 화장실 사건 이후 정부는 여성 안전 대책을 내놨고, 구의역 사고 이후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산하기관 외주화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배규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러 번 사건이 반복되면서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 시민들이 오랜 세월 쌓아 왔던 분노를 터뜨린 것”이라며 “사회의 무기력과 무능함에 대한 질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수대교 붕괴 이후 20년 넘게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사고가 나면 이를 통한 반성, 문제 제기가 사회를 바꾸는 동력이 돼야 하는데 선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다 보니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든 사고는 경제성만 생각해 비용을 줄이려다 나는 것”이라며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이 부수적인 도구가 돼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묵인하지 않고 방관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했던 나이든 사람이나 권력의 상층부에 있던 사람들이 이번 추모 열기를 통해 ‘이런 사고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이구나, 많은 사람이 변화를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개인의 울분을 푸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고질적인 사회 병폐를 고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메트로 ‘본인 부주의’ 결론… 시민들 “세월호 판박이” 분노

    서울메트로 ‘본인 부주의’ 결론… 시민들 “세월호 판박이” 분노

    시민단체 “외주화·하청의 ‘살인’”유족 “책임감 있으면 죽나” 절규박원순 “안전업무 외주화 중단”여론 악화에 서울메트로 사과문 “고등학교 졸업하고 열심히 살아 보려고 하는 청년에게 우리가 어떻게 한 것인지…. 세월호와 똑같은 것 같아 더 미안해요.” 31일 오후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에 내려 거래처로 향하던 회사원 최승우(52)씨는 1층 역무실 옆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발견하고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씨는 “우리 아이도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라면서 “뉴스로 보긴 봤는데 남 일 같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망한 김모(19)씨를 위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가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잠실 방향 9-4번 플랫폼 스크린도어에는 수십 장의 추모글과 하얀 국화가 붙어 있었다. 서울메트로가 시민들이 붙여 놓은 메모지를 1층 역무실 옆에 옮겨 놨지만, 시민들은 다시 9-4번 플랫폼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역무실 옆 추모공간에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 가며 일하던 김씨를 위해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즉석밥과 국, 케이크, 커피 등이 놓여 있었다. 벽을 채운 메모지에는 ‘이제 그만 좀! 사람 목숨을 생각합시다’, ‘친구야… 더 좋은 곳에 가서 꿈을 이루길 바라’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이 적혀 있었다. 대학생 오모(20)씨는 “대학을 안 가고 취업했다면 내가 겪었을 일”이라면서 “밥도 못 먹고 일하는데 목숨까지 잃어야 하냐”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날 사망원인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선 숨진 김씨의 어머니는 “늘 ‘책임감’을 강조하며 키웠더니 스스로 대학을 포기하고 공고에 진학해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더라”며 “차라리 우리 애가 게임이나 하고 술이나 마시는 아이였으면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언론이 내 원통함을 풀어 달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책임 회피에 급급한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서울메트로는 지난 5년간 발생한 스크린도어 작업 중 발생한 3건의 작업자 사망사고의 원인을 모두 ‘본인 부주의’로 결론 냈다. 이번 사고도 발생 하루 만에 사고 원인을 ‘본인 부주의’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직장인 김모(36)씨는 “2명이서 해야 하는 작업을 1명이 하다 사고가 났고 (서울메트로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도, 사고는 김씨 부주의 때문이라는 게 무슨 논리냐”며 비판했다. 시민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2인1조 매뉴얼이 있다며 노동자 개인 책임으로 돌리지만, 이번 사고는 구조적 문제가 낳은 살인”으로 “외주화, 최저가입찰, 하청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도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인데 공기업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보다 고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성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고용노동부 등의 안전 감시·감독 강화나 ‘산재 다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두려워해 책임을 김씨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사고 사흘 만에 구의역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지하철 안전 업무 외주화를 근본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책임회피 등으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이날 오후 8시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고졸로 열심히 살아보려던 청년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분노하는 청년들

    “고졸로 열심히 살아보려던 청년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분노하는 청년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청년에게 우리가 어떻게 한 것인지?세월호와 똑같은 것 같아 더 미안해요.” 31일 오후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에 내려 거래처로 향하던 회사원 최승우(52)씨는 1층 역무실 옆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발견하고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씨는 “우리 아이도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라면서 “뉴스로 보긴 봤는데 남 일 같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다 사망한 김모(19)씨를 위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가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잠실방향 9-4번 플랫폼 스크린도어에는 수십 장의 추모글과 하얀 국화가 붙어 있다. 서울메트로가 시민들이 붙여 놓은 포스트잇을 1층 역무실 옆에 옮겨 놨지만, 시민들은 다시 9-4번 플랫폼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역무실 옆 추모공간에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일하던 김씨를 위해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즉석밥과 국, 케이크, 커피 등이 놓여 있었다. 벽을 채운 포스트잇에는 ‘이제 그만 좀! 사람 목숨을 생각합시다’, ‘친구야? 더 좋은 곳에 가서 꿈을 이루길 바라’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이 적혀 있었다. 대학생 오모(20)씨는 “대학을 안 가고 취업했다면 내가 겪었을 일”이라면서 “밥도 못 먹고 일하는데 목숨까지 잃어야 하냐”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날 사망원인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선 숨진 김씨의 어머니는 “늘 ‘책임감’을 강조하며 키웠더니 스스로 대학 포기하고 공고에 진학해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더라”며 “차라리 우리 애가 게임이나 하고 술이나 마시는 아이였으면 지금 살아있을 것이다. 언론이 내 원통함을 풀어달라”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책임 회피에 급급한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서울메트로는 지난 5년간 발생한 스크린도어 작업 중 발생한 작업자 사망사고 3건의 원인을 모두 ‘본인 부주의’로 결론냈다. 이번 사고도 발생 하루만에 사고 원인을 ‘본인 부주의’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직장인 김모(36)씨는 “2명이서 해야 하는 작업을 1명이 하다 사고가 났고, (서울메트로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도, 사고는 김씨 부주의 때문이라는 것은 무슨 논리냐”며 비판했다. 시민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2인1조 매뉴얼이 있다며 노동자 개인 책임으로 돌리지만, 이번 사고는 구조적 문제가 낳은 살인”으로 “외주화, 최저가입찰, 하청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도 “차량 접촉사고도 아니고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인데, 공기업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보다 고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성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노동부 등의 안전 감시·감독 강화나 ‘산재 다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두려워해 책임을 김씨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사고 사흘 만에 구의역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지하철 안전 업무 외주화를 근본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조폐공사] 조폐공사 누가 이끄나

    [공기업 사람들 한국조폐공사] 조폐공사 누가 이끄나

    세계 5위의 조폐·보안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조폐공사는 김화동(59) 사장 이하 감사와 부사장 겸 기획이사 등 이사 4명, 3명의 본부장과 1명의 기술연구원장 등이 이끌고 있다. 지난달 부임한 안광복(59) 상임감사는 행정고시(25회) 출신으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과 21세기전략연구원 이사장을 지냈다. 취임과 동시에 감사시스템을 사전감사, 컨설팅감사체제로 변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전재명(58) 부사장 겸 기획이사는 노사협력실장, 화폐본부장 등 공사의 요직을 두루 거쳐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평이다. 예산과 기획부문을 총괄하면서 미래사업 분야도 맡고 있다. 문승훈(55) 사업이사는 본사 요직인 기획처장, 사업처장 등을 역임하면서 자연스레 사업통으로 정착했다. 사업구조 다변화의 중책을 맡고 있다. 김종승(58) 기술·해외이사는 위조방지센터장, 조달실장을 거쳤다. 3회째에 접어든 대국민 기술설명회를 주도, 중소기업과 더 가까워지는 노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해외사업 다변화를 지휘하고 있다. 박성현(56) 총무이사는 기획처장, 화폐본부장 등을 거쳐 총무이사로 발탁됐다. 기획부문에 정통하고 공사 살림살이에도 두루 밝다는 평판이다.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산적한 과제의 해결사로서 기대받고 있다. 김기동(56) 화폐본부장은 기술처 기술관리팀장, ID본부장을 거쳤다. 조폐공사 내 가장 규모가 큰 기관의 장으로 국내 제품은 물론 해외주화 등 수출제품의 완벽품질, 적기 공급 등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 박경택(57) 제지본부장은 제지본부 관리처장, 비서실장, 영업개발단장을 거쳤다. 폭넓은 인맥으로 대외협력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서태원(56) ID본부장은 ID사업단장, 기술연구원장을 거쳤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자여권 발급 역대 최대 390만권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윤준희(57) 기술연구원장은 글로벌제품연구팀장, 위조방지센터장을 거친 전문 연구인 출신으로 제조 공기업의 발전 기반이 되는 연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대내외 세미나 개최를 독려하는 등 보안기술 연구개발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전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비열한 회사 이상한 회사 참 나쁜 회사

    비열한 회사 이상한 회사 참 나쁜 회사

    균열 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데이비드 와일 지음/송연수 옮김/황소자리/528쪽/2만 8000원#1. 오하이오의 한 케이블 설치기사는 미국 제일의 케이블 설치회사인 캐스콤 로고가 붙은 작업복 차림으로 캐스콤이 요구하는 새벽 시간에 타임워너사의 케이블 수리 중 사망했다. 하지만 캐스콤도, 타임워너도 유감만 표시했을 뿐 법적 책임에서는 발을 뺐다.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는 작업 단위로 돈을 받는 자영업자 신분이었기 때문이다.#2. 빈센트 스미스라는 29세 남성은 리용 앤 산스 허쉬 초콜릿 생산공장에서 일하다 섭씨 50도의 초콜릿 탱크 속으로 떨어졌다. 10여분이 지난 뒤에야 소방관들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스미스는 사망한 뒤였다. 감사 결과 작업상 여러 건의 보건안전 규정 위반이 드러났지만 허쉬는 이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과 무관한 하청업체 소관이었으니까. 미국에서 다반사인 노동 현장의 사고와 대응을 보여 주는 일련의 사례들이다. 미 노동부 산하 근로기준분과 첫 종신행정관인 경제학자가 쓴 ‘균열 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에서는 이것 말고도 노동시장의 위험한 변화를 고발한 안타까운 실상이 세세하게 풀어진다. 그리고 그 위험한 변화를 저자는 한마디로 ‘균열 일터’로 집약해 표현한다.‘균열 일터’란 쉽게 말하자면 일터가 쪼개지고 있다는 뜻이다. 더 자세하게 풀이하자면 하청, 아웃소싱, 위탁경영, 프랜차이즈, 간접고용, 비정규직, 도급제도 등 기업들이 기능과 인력을 외주화하는 경향을 말한다. 혁신의 논리를 앞세워 ‘비핵심 역량’을 털어내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과거 IBM은 공장 노동자들까지 직접 고용했지만 현재의 애플은 전 세계 75만명 직원 중 단 6만 3000명만 직접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이미 전 세계의 노동시장은 그 ‘균열 일터’의 늪 속에 깊숙이 빠져 있다. 책은 바로 그 같은 기업들의 전략으로 인해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 노동환경과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던 경비며 청소, 제조, 관리 등의 기능을 외부 시장으로 분리하면서 좋은 일자리는 줄고 고용 관계는 불안정해졌으며 일터는 더 팍팍해졌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의 ‘고용 털어내기’를 현대사회의 일자리와 일터의 모습을 악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일터의 균열’은 당연히 비정규직 양산이며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실질임금 정체, 중산층 붕괴, 부의 불평등 문제를 낳는다. 실제로 저자는 “현장 조사 결과 사내에 있던 대다수 직종의 실질임금이 사실상 정체됐고 대기업이 전 직원과 함께 수익을 나누던 곳에 균열이 생기면서 경제활동으로 창출된 가치를 배분하는 방식에도 불평등이 점증하고 있다”고 썼다.그렇지만 자본과 노동, 그 어느 쪽에도 일방적인 책임을 돌리지는 않는다. 대신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법, 제도 같은 사회적 방책들을 꼼꼼하게 제시했다. 미국 현상과 사례들에 치중됐지만 지금 노동문제의 핵심을 새로운 관점에서 파악한 점이 도드라진다. 공공정책이 기업의 일거양득 행태를 방치해 왔다는 지적을 비롯해 현행 노동관계법과 근로규정이 달라진 고용 관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변화된 시대에 맞춰 새롭게 적용되는 법적 판단이며 사용자단체와 노동조합의 역할, 기업이 혁신적 기업가치를 구현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규제하는 시민사회의 행동 방향은 이 땅의 노동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추천의 말을 통해 이렇게 쓰고 있다. “미국 사례들을 다루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이러한 조직적 변화들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우리 노동자들도 경제 및 기업의 조직화 방식, 미래지향적 삶의 방식에 대해 성찰적 토론을 왕성히 해 나가야 할 때다.”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카드뉴스] 공항 불나도 소방대가 문고리 못 따는 이유

    [카드뉴스] 공항 불나도 소방대가 문고리 못 따는 이유

    2015년 8월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열차에 치여 숨진 20대는 서울메트로가 고용한 외주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이후 서울메트로는 안전 관련 업무를 직영 또는 자회사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서울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천국제공항 직원 7490명(지난 6월 기준) 중 84.6%(6336명)도 외주업체 소속입니다. 특히 보안경비, 순찰, 소방 등 안전 관련 업무는 민간업체 직원들이 맡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정규직 외주업체라는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안전 업무가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공항소방대에서 일하는 A씨는 “공항 건물 안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나중에 배상 책임 때문에 우리가 먼저 문고리를 강제로 뜯고 들어갈 수 없었다”라면서 “외제차에 연기가 피어올라 물 호스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차주가 배상을 요구할까 봐 차량 소화기 2개만 썼다”고 말합니다. 안전 업무 외주화에 따른 문제점은 KTX도 비슷합니다. 코레일에서 열차 정비와 선로 유지보수 일을 하는 984명(지난 3월 기준) 중 907명(92.2%)이 용역직입니다. KTX 차량 정비 직원은 “정규직보다 처우가 낮아서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정비 경험이 제대로 쌓이지 않아 차량 및 선로 점검이 부실해질 위험이 다분하다”고 말합니다. 버스업계는 어떨까요?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장 관계자 말을 들어 보면 전세버스(관광버스) 업체의 경우 자체 정비·유지 보수 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8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서울시내 운행 버스회사 정비 인력들의 경우 열악한 노동 조건 때문에 2009년 993명에서 2013년 890명으로 해마다 줄어 정비 업무 외주화와 더불어 안전 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건비 절약을 이유로 외부위탁에 눈을 돌린 공공 교통 기관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만큼은 직접 고용을 통해 국민의 안전 또한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 아닐까요? <2015년 9월 7일 오세진 기자가 취재한 (바로가기☞)‘공항 불나도 문고리 못 따는 하청소방대’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공항 불나도 문고리 못 따는 ‘하청’소방대

    공항 불나도 문고리 못 따는 ‘하청’소방대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을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20대 근로자는 공기업 서울메트로와 위탁계약을 맺은 외주업체 직원이었다. 사고 발생 후 서울메트로는 중·장기적으로 안전 관련 업무를 외주 용역이 아닌 직영 또는 자회사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공항·철도 등 공공 교통 분야의 안전 관련 업무가 서울메트로처럼 외부위탁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대형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인프라를 운영하는 공공기관들이 효율성을 이유로 자체 조직을 두기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외부위탁에 눈을 돌린 데 따른 것으로, 국민 안전을 위해 큰 틀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6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직원 7490명(지난 6월 기준) 중 84.6%(6336명)가 외주업체에 소속돼 있다. 특히 보안경비(대테러 업무, 폭발물 반입 차단 등), 순찰, 소방 등 안전 관련 업무는 인천공항공사가 위탁계약을 한 민간업체 직원들이 집중적으로 맡고 있다. 문제는 비정규직 외주업체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안전 업무가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10년 넘게 인천국제공항에서 민간 특수경비원으로 일하는 용역직 A(45)씨는 “면세구역으로 들어가는 공무원, 항공사 직원, 면세점 임직원들이 검문검색을 하지 말라고 하면 이를 따라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2~3년 단위로 회사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갑(甲)들의 불만이나 불이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또 “가스총을 착용한 특수경비원 2명만 면세구역 보안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보안이 취약해 특수경비원을 늘려 달라고 인천공항공사 측에 요구하고 싶지만 잘릴까 봐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공항 내 소방 활동도 비슷하다. 공항소방대에서 일하는 B(35)씨는 “공항 건물 안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나중에 배상 책임 때문에 우리가 먼저 문고리를 강제로 뜯고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약 2년 전 공항 앞 도로에서 5t 트럭과 외제차가 충돌해 외제차 보닛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물 호스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차주가 배상을 요구할까 봐 차량 소화기 2개만 썼다”며 “소화기로는 잔불을 끄기 어렵고 만일 보닛 안에 잔불이 남아 엔진이 터졌다면 피해는 더 커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전 업무의 외주화에 따른 문제점은 KTX도 비슷하다. 전국철도노조에 따르면 코레일에서 KTX 및 일반열차(새마을·무궁화호) 등을 정비하거나 선로 유지 보수 일을 하는 984명(지난 3월 기준) 중 907명(92.2%)이 용역직이다. KTX 차량 정비 직원은 “정규직보다 처우가 낮아서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정비 경험이 제대로 쌓이지 않아 차량 및 선로 점검이 부실해질 위험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2012년 ‘KTX 운영 및 안전 관리 실태’ 보고서를 통해 외주업체 직원들의 인건비 수준이 코레일 정규 직원 인건비의 36%에 불과해 이직률이 24%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2011년 승객 149명을 태운 KTX산천 열차가 탈선 사고가 났을 때도 선로전환기를 제어하는 장치의 유지 보수 업무를 외주업체에서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스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장 관계자 말을 들어 보면 전세버스(관광버스) 업체의 경우 자체 정비·유지 보수 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8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서울시내 운행 버스회사 정비 인력들의 경우 열악한 노동 조건 때문에 2009년 993명에서 2013년 890명으로 해마다 줄어 정비 업무 외주화와 더불어 안전 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만큼은 외주용역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 등을 계기로 안전 업무를 철저히 관리, 감독하지 않고 외부에 맡겼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목격하고도 각 공기업들이 경영 효율화(인건비 절약)만을 내세우며 외주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직접고용을 통해 근로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고용 불안을 해소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위험 작업 외주화’ 대기업 안전관리 부실

    ‘위험 작업 외주화’ 대기업 안전관리 부실

    모두 7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한화케미칼 공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대기업이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부실한 안전대책과 당국의 미흡한 관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를 포함해 올 들어 화학물질 관련 사고는 13건이 발생해 모두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한화케미칼이 하부콘크리트 저장소의 잔류가스를 측정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경기 이천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질소 누출 사고로 숨진 노동자들 역시 산소농도 측정장비를 소지하지 않았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원청업체는 도급 작업의 안전보건 조치로 위험 화학물질에 대해 작업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하청업체는 보호구 착용 및 취급상 유의 사항 등에 대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원청업체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원청업체는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다 정작 사고가 나면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다. 2013년 여수 대림산업 공장 폭발 사고 당시 원청업체인 대림산업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임의로 작업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작업허가서를 조작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하청업체 노동자 7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사내 하청 노동자 대부분(조선업 84.3%, 철강업 92.3%)이 ‘하청 노동자 산재 위험이 원청보다 훨씬 높다’고 응답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화학물질을 비롯해 유해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은 전국에 모두 6만 760곳(제조 사업장 291곳 포함)에 이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이 많은 만큼 사고 가능성도 높다”며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이에 따른 원청업체 처벌 강화는 물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유해 위험 업무에 대한 하도급 금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업노조 전환’ 발레오전장 적법 여부 촉각

    ‘기업노조 전환’ 발레오전장 적법 여부 촉각

    “지회는 조직 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조직 형태 변경은 단체교섭이 아닌 단결권의 문제입니다.” 28일 ‘발레오전장(옛 발레오만도) 노조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열린 대법원 재판정. 언뜻 생소해 보이는 이 사건은 최종 판결에 따라 국내 노조의 조직 형태와 운영 방식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산별노조 하부 조직인 기업별 지회가 상부의 승인 없이 탈퇴해 기업별노조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산별노조 측을 대리한 김태욱 변호사는 “발레오만도 지회의 교섭 과정에서 협약 당사자는 모두 금속노조였다”며 “지회는 독자적 교섭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 형태 변경은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 전환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발레오만도 지회 측 이용래 변호사는 “발레오만도 지회는 독자 규약, 총회, 대의원회를 갖고 있는 독립적인 실체”라며 “설립 단계부터 금속노조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맞섰다. 아울러 “단결·선택의 자유는 산별노조 조직 보호보다 앞서는 가치”라고 주장했다. 참고인 의견도 엇갈렸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회는 원칙적으로 노동법상 노조로 볼 수 없고 교섭 창구 단일화 취지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 조직은 노동자의 실질적인 의지를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1999년 프랑스 자동차 부품회사 발레오가 만도기계를 인수하면서 설립된 발레오만도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지회로 활동해 왔다. 2010년 2월 경비 업무 외주화 문제로 빚어진 사측과의 갈등이 직장 폐쇄 등으로 길어지자 같은 해 6월 노조원들은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601명 중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536명(97.5%) 찬성으로 조직 형태를 산별노조에서 기업별노조로 바꾸기로 결의했다. 이에 지회장 등은 총회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산별노조 손을 들어준 상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고용부, 사업장 200여곳 부당노동행위 집중 점검

    고용노동부는 노사 임금교섭이 본격화되는 5~6월에 맞춰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집중 점검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사내 하청·외주화로 노사 갈등이 예상되거나 친기업노조 설립 지원 등 부당노동행위가 의심되는 곳 등 노사관계 취약 사업장 200여개를 대상으로 전국 47개 지방관서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특히 이번 점검 기간 중 사이버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제보된 부당노동행위 사례들에 대해 출장 확인하는 등 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누구나 고용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이버 신고센터에 제보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사이버신고센터에 접수된 부당노동행위는 모두 64건으로, 이 가운데 노조활동을 방해하거나 노조탈퇴를 종용한 경우 등 15건은 사법처리됐다. 임무송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등이 적발될 경우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대기업, 하청업체에 산재 떠넘기기… 보험료 6114억 감면받아

    대기업, 하청업체에 산재 떠넘기기… 보험료 6114억 감면받아

    #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서모씨 등 3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곧바로 특별근로감독에 나섰지만 협력업체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산재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뒷북치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는 지난 3월에도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지난달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는 쇳물 분배기에 추락해 4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대기업들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5일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상시 인원 1000명 이상, 건설업은 공사수주 금액 2000억원 이상)은 2013년도 산재보험료 6114억원을 감면받았다. 이는 전년도 하반기와 그해 상반기의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업종별 산재보험료율을 최대 50%까지 인상 또는 인하하는 개별실적요율제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체 7만 980개 사업장의 보험료 감면액은 1조 2172억원이고, 이 가운데 대기업 사업장 620곳의 감면 금액이 전체의 5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284억원, 현대중공업 170억원, 삼성물산 163억원, 대우건설 146억원, 포스코건설 129억원 등이었다. 최근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K하이닉스도 42억 6000만원, 현대제철은 19억 3000만원을 감면받았다. 특히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사망 사고가 일어난 기업 4곳(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중공업)의 보험료 감면액도 모두 574억원에 달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위험 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기고,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SK하이닉스와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는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또 산재가 발생해도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공상 처리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은수미 의원실이 산재 위험이 높은 6개 업종 16개 대기업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2011∼2013년 건강보험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추정 산업재해율은 7.168%로 공식 재해율(0.309%)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산재 발생 미보고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를 높이고 보험료 인하 비율도 낮추도록 고용부에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오히려 올 초부터 개별실적요율제 적용 대상을 20인 이상 사업장에서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하는 등 대기업의 무성의한 산재 대처와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은 의원은 “대기업의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정부가 안전 분야 규제완화를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서울신문의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기획을 통해 드러난 간접고용의 민낯은 심각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 동안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고용 안정성은커녕 최소 노동의 가치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간접고용은 세계적 추세이며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노동계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상생을 위한 길은 없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30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정책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을 초청해 해법을 찾아봤다. →간접고용이란 무엇인가. 비인간적 착취 구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소장 사용자와 고용자가 다른 형태를 통틀어 간접고용을 정의할 수 있다. 법률 용어로 보면 파견과 도급이 대표적이다. 근로조건 보장을 노사의 일대일 계약 관계에 의해 유지하는 게 기본이지만, 간접고용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간접고용이 양산된 이유는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국장 근로계약 당사자 외 사용자가 노무 지휘를 한다거나 관여하는 형태가 간접고용에 해당한다. 파견과 도급을 비롯해 특수고용까지 포함된다고 본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기점으로 간접고용은 비정규직의 한 부분으로 진행됐고, 규모도 커졌다. 기업의 환경변화가 원인인 것 같다. IMF 이전에는 기업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이 외주화 형태로 다른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전문 인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비용절감만 앞세운 기업 행태도 원인 중 하나다. -이 본부장 간접고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낳는다. 선과 악, 이분법적 개념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 단어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 간접고용은 가장 오래된 거래 형태로 도급은 파견 이전에도 존재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또 대기업 사내 아웃소싱(용역)은 정규직 노동시장이 경직돼,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불가피하게 도입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최근 비정규직종합대책 중 하나로 5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해선 파견업종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는데. -정 국장 현재 파견대상 업종은 32개로 한정돼 있다. 문제는 노동시장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령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랜 경력에도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결국 (청소, 경비 등) 단순직과 용역업체에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용역 근로자 60만명 중 60%가량이 고령자다. 이들의 전문성을 살리면 노동 생산성은 높아지고, 고용률도 높아진다.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업종 확대도 마찬가지다. 일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을 했다. 노측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파견 전면 확대는 절대 아니다. -이 본부장 늦었지만 다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에 가까운 국가들이 파견업종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국처럼 업종을 제한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파견과 용역의 활용 폭을 넓혀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은 실업률이 높았을 때 파견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던 경험이 있다. 지금처럼 일자리 난이 심각한 상황에선 파견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이 소장 199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필라델피아 선언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간접고용은 이에 반한다. IMF 사태 이후 일자리 양극화는 심화됐다. 한국이 OECD 내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오른 만큼 일자리 대책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파견업종 확대는 단단히 잘못 짚었다. 55세 연령 제한은 곧 무너질테고,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 등 금지 업종으로 파견이 확대될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이 위장도급의 기준점을 제시했는데. -이 소장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현대차는 신규채용을 빌미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적발해도 기업에 ‘패널티’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직무유기에 가까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합법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용역 노동자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불법파견은 엄단해야 한다. -이 본부장 사법부가 제시한 불법파견 기준은 경직돼 있다. 선진국도 처음엔 위장도급을 제재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이 나타나자 판결 기준을 변화시켰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국내에선 불법이라 하고 국외에서 허용되면 공장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 -정 국장 이 소장이 말한 단속 강화 필요성은 100% 공감한다. 법을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것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 생산공정에 사내하도급이 들어와 있는 경우를 비롯해 간헐적인 파견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단할 계획이다. →간접고용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이 본부장 사업규모 내지는 시장 경쟁력을 높여 처우를 자연스럽게 개선해야 한다. 법과 제도(형사처벌)로 개선하는 건 한계가 있다. 소규모 업종들의 시장 내 전문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청소 용역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들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정 국장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차별을 받거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선진국에선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비슷한 노동을 한다면 근로조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정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위장도급 우려가 있지만 원·하청업체 간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는지 준비 중이다. -이 소장 공공부문은 좋은 일자리의 표준으로 모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우려되는 건 민간 영역이다. 노사 타협으로 일정한 기준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본부장 말씀처럼 당사자 자괴감을 불러내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비정규직도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로 쓰자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민간 영역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 가능한 자발적 일자리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는 게 노동계 입장이다. 사측의 입장은. -이 본부장 이왕이면 모든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였으면 좋겠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노동력을 착취해 성장하려는 기업은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와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해 이윤을 내고 싶은데 사법부는 이를 불법이라고 한다. 고용안정을 강화하면 일자리는 축소될 수 있음을 노동계도 인정해야 한다. -이 소장 모범사례를 많이 발굴했으면 좋겠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그룹에 매각됐지만 노사합의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한국도 불가능하지 않다. 고용승계를 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면 간접고용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정 국장 간접고용은 오랜 기간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다. IMF 이후 노동시장은 변화했고, 노사 모두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 파견과 용역은 여전한 과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희망을 볼 것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비정규직 사회보험 확대…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실업급여 등 고용·복지제도, 직업능력개발 및 고용서비스, 산업안전 체계 개선과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사회안전망이 확충되지 않는다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사회안전망 확충방안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에서 고용·복지제도와 관련해 발제한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사회보험의 사각지대가 넓은 이유에 대해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지는 등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고, 1년 미만 단기근속자 비율이 32.8%에 이르는 등 노동이동이 잦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비정규직은 사회보험 적용률이 40%대로 매우 낮고, 유급휴가나 직업훈련 등에서도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보험 제도의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취약계층을 포괄하지 못하는 근로기준법에 의존한 사회보험이 아니라 독자적인 사회보험법 체계로 확대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직업능력개발 및 고용서비스의 경우 사회적 수요는 증가하지만 정부의 투자와 관심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직접 일자리 사업, 직업능력개발, 고용서비스 등 취업 애로 계층을 돕기 위한 지원정책에 대한 재정투자 규모는 0.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58%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투자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점차 늘리고 수요자 중심의 고용·복지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산재 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으로 “산재 결과 발생에 따른 책임 추궁 체계가 아니라 상시적인 예방 관리 책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험 분야에 대한 외주화 등 산업안전의 이중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위험업무 담당 비정규직 노동자가 업무 관련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동시장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평생직업능력 개발 활성화와 고용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며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에 지급되는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호성 경영자총협회 상무는 “고용서비스 투자 확대 등에는 공감하지만 재정 확보 및 예산 투입으로 인한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실업급여 등 고용복지제도 역시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확대보다는 현행 제도 내에서 실질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며 “산재와 관련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유해위험작업을 수행토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고용 보장 꿈도 못 꾸는 ‘현대판 노예’… 국내 153만명 ‘눈물’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고용 보장 꿈도 못 꾸는 ‘현대판 노예’… 국내 153만명 ‘눈물’

    간접고용 근로자는 유령이다. 민간기업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대학, 종교단체에까지 만연해 있지만 당국은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갑질 논란’에 불을 지핀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분신 경비원과 서울 광화문 대형 전광판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케이블TV 씨앤앰 노동자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드라마 ‘미생’의 영향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간접고용 근로자들은 말한다. “장그래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꿈이라도 있었지만 우리들은….” 서울신문은 실태 조사 및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간접고용이 일상화된 노동시장의 ‘민낯’을 고발하는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을 7회에 걸쳐 연재한다. ‘9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따르면 통계청의 2014년 8월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내 간접고용(파견, 용역, 호출) 근로자는 153만여명으로 추산된다. 간접고용은 법적 용어가 아니다. 어느 선까지 간접고용으로 볼 것인지 의견도 분분하다. 넓은 의미로 보면 ‘근로자와 직접 계약을 하지 않고 제3자에게 고용된 근로자를 사용하는 고용 형태’로 해석되지만 법적으로는 ‘파견’과 ‘용역’(도급)만 해당한다. 이 때문에 독립도급(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보험 설계사 등 도급계약으로 생활하는 개인사업자·60만 5000여명)도 간접고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213만여명에 이른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 제조 협력업체의 불법 파견은 통계청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아 간접고용 노동자는 더 많을 것”이라면서 “합치면 대략 300만~40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간접고용이 확산된 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다. 이전까지 근로기준법(제9조 중간 착취 배제)은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했지만 1997년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파견근로가 합법화됐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불법 파견을 양성화하고 보호하는 한편 출산과 같이 일시적 결원이 생길 경우 파견근로자가 필요하다는 기업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합법화로 인해 간접고용의 물꼬가 터졌다. 유료 직업소개소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등 정부가 직업안정법 규제를 풀면서 간접고용은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재계는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고 주장한다.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처음에는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뽑는 데 주력했지만 2007년 6월 30일 기간제근로자 총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는 등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간접고용으로 눈을 돌렸다. 직접고용을 줄이고 특정 업무를 외주화하거나 파견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필요한 인력을 메운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용역업체 노동자는 79만 8000여명으로 2000년(44만 4000여명)에 비해 79.7%나 증가했다. 정부도 공공기관 외주화에 앞장섰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이 지난해 5월 발표한 ‘간접고용의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기능직 등 하위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중앙정부부처 공무원 2만 2400여명, 지자체 공무원 4만 9000여명을 감축하면서 빈자리에 용역업체를 들이거나 민간위탁을 진행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2011년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통해 민간위탁 등 간접고용을 촉진했다. 그 결과 2012년 공공부문 파견, 용역 근로자는 11만 641명으로 2011년(9만 9643명)보다 11% 증가했다. 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정부가 직업안정법 등이 규제를 풀어주는 것에 발맞춰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는 대신 외주화를 선택하면서 ‘풍선효과’처럼 간접고용이 증가했다”면서 “초기에는 청소나 경비, 시설관리에 그쳤지만 점차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같은 대기업과 지방 공단의 중소 영세 기업까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간접고용이 폭넓게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용어 클릭] ■파견 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 고용 계약을 맺고 유지한 상태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 명령을 받아 근로에 종사하는 유형. ■도급(용역) 원청업체와 특정 업무 완성을 약정한 용역(하도급)업체가 직접고용한 근로자를 직접 지휘해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유형. ■사내하도급 도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원청업체 사업장 내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형. ■사외하도급 도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원청업체 사업장 밖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형. ■특수고용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기사, 간병인 등 원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자영업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청업체에 종속된 유형.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32개 업종만 허용…제조업은 파견 금지

    ‘간접고용’은 민간과 공공영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지만 고용 형태가 다양하고 관련 법도 복잡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과 함께 간접고용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Q&A로 풀어봤다. →간접고용은 무엇인가. -가장 넓게 이해하면 기업이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지만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제삼자에게 고용된 근로자를 빌려 이용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법률에 명시된 고용 형태에는 파견과 도급(용역)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파견, 용역, 도급, 위임, 외주화, 사내·외하도급, 소사장제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된다. →간접고용에도 정규직이 있나. -있다. 원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도 있다. 정규직 근로자가 원청업체의 특정 업무를 수행하면서 간접 고용된 셈이다. 그렇다고 고용 불안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원청업체가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용역업체가 공중분해되면 실직자가 될 수밖에 없다. →간접고용은 모든 업종에서 가능한가. -아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32개 업종에서만 가능하다.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착취가 예상되기 때문에 간접고용의 무제한 확대를 막기 위해 업종을 제한했다. 특히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은 파견이 금지돼 있다. →불법 파견(위장 도급)은 왜 발생하나. -제조업에는 파견이 금지돼 있지만 도급(용역)계약을 위장해 사실상 파견 근로자처럼 이용할 때 발생한다. 파견과 도급의 차이는 업무 지휘를 누가 하느냐에 있다. 원청업체가 노동자에게 업무 지휘를 하면 파견, 용역업체가 업무 지휘를 하면 도급이다. 특히 사내하도급(원청업체 사업장 내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 위장 도급 발생 소지가 크다. 최근 불법 파견 확정 판결을 받은 현대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파리 목숨’ 비정규직 다룬 영화 ‘카트’ 예고편

    ‘파리 목숨’ 비정규직 다룬 영화 ‘카트’ 예고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 ‘카트’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카트’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마트의 생명은 매출, 매출은 고객, 고객은 서비스”를 외치며 뼈가 부서져라 매일같이 일하던 마트 직원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와 함께 회사 게시판에는 ‘직접 계약직, 일괄 계약 해지 및 외주화’라고 공고문이 붙는다. 이 공고문으로 인해 두 아이의 엄마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선희’(염정아)를 비롯해 싱글맘 ‘혜미’(문정희), 청소원 ‘순례여사’(김영애), 20대인 ‘미진’(천우희) 등 각각의 사연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렇게 회사의 부당해고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이들이 난생 처음으로 힘을 합쳐 낯설고 서툰 싸움을 시작하는 것으로 영화의 진짜 이야기가 출발한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대형마트 직원들의 소소하고 따뜻한 일상들로 시작된다. 그리고 “회사가 잘되면 저희도 잘될 줄 알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해고되었습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하루아침에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한 비정규직 직원들의 당혹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예고편 말미에 선희는 아들 태영에게 “엄마가 며칠 집에 못 올 거야”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기는 것으로 이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맞서게 될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영화 ‘카트’는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영상=명필름, 리틀빅픽처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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