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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재용씨 9일 재소환… 영장청구 방침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9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를 3차 소환,170억원대 괴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보강조사한 뒤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170억원대 자금의 원출처가 전두환씨라는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외조부 이규동씨로부터 받았다는 재용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수사팀 판단”이라면서 “9일 소환이 재용씨에 대한 마지막 소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검찰은 재용씨를 증여세 포탈 혐의 등을 적용,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그간 조사과정에서 재용씨가 2개의 차명계좌로 괴자금을 관리하면서 호화빌라 3채와 고급주택 1채 등을 매입하고,O사와 P사의 미국 현지법인에 100만달러를 송금하는 등 투자한 사실 등을 밝혀낸 바 있다. 한편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삼성·LG·SK·현대차·롯데 등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급 임원들을이달말 모두 소환조사할 방침이다.검찰은 또 비자금 조성방식이나 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죄질이 두드러진 기업과 건설사에 대해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혀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가 주목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전재용 비자금 170억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관리한 비자금 규모가 170억원대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검찰은 이날 밤 재용씨를 일단 귀가조치했으며,오는 9일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건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회계장부 등을 확보해 분석중이다.수사관계자는 “동부그룹이 부영과 대아그룹의 경우처럼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가 포착돼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아울러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 등을 제공한 기업인들을 이달말부터 순차적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재용씨를 이틀째 소환,알려진 것보다 40억원 많은 170억원대 자금의 출처와 사용내역 등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재용씨는 2000년말 외조부 이규동씨로부터 채권으로 170억원을 증여받아 2001년 8월과 2002년 6월 차명계좌 2개에 각각 입금,기업과 부동산 등 투자금으로 썼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수사팀은 재용씨의 비자금이 적어도 이규동씨 자금이 아니라는 중간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원출처가 어디인지 아직 단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용씨가 이 비자금으로 호화빌라 3채의 분양대금을 납부한 것 외에도 2001년쯤 자신이 운영하던 J사 명의로 서울 이태원에 외국인 임대를 위해 6억원대의 주택을 구입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재용씨가 O사와 P사의 미국 현지법인에 각각 60만달러와 40만달러 등 모두 100만달러를 송금,투자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또 기업인 수사와 관련,이달말부터 본격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부산지역 기업 등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김진재·도종이 의원과 열린우리당 소속 정치인 등을 이르면 다음주 불러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강충식 구혜영기자 koohy@˝
  • 전재용씨 “130억 이규동씨가 준것”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5일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130억원대 괴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검찰은 재용씨를 6일 오전 다시 불러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재용씨를 상대로 2001년 차명계좌에 입금된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등 모두 130억원대 괴자금이 아버지 전두환씨로부터 위장 증여받은 것인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검찰은 원출처가 ‘전씨 비자금’으로 밝혀지면 전액 몰수추징할 방침이다. 재용씨는 이 괴자금의 출처에 대해 외조부인 이규동씨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한노인회장을 지냈던 재용씨의 외조부는 2001년 9월 사망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금 출처에 대한 재용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130억원 자금을 조성할 능력이 없는 점을 감안,증여세 포탈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재용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 인기탤런트 P양과 P양 어머니 계좌에 수억원대 자금을 입금한 경위 등도 조사했다.이와 함께 재용씨가 미국에서 운영 중인 IT(정보기술) 기업의 자본금 100만달러가 국내에서 빼돌린 괴자금인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강충식 구혜영기자 chungsik@˝
  • 선박펀드 새달 첫선

    지난해부터 출시가 예고돼 관심을 끌었던 ‘선박 펀드 1호’가 드디어 다음달 중순께 일반투자자들에게 선을 보인다.7년간 연 6.5%의 수익률을 무조건 보장해주는 데다 세제 혜택까지 주어져 실질 수익률은 8%대로 추산된다.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의 두배 수준이다.은행 이자에는 만족하지 못하면서 주식투자는 왠지 불안해 꺼리는 투자자라면 선박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당장은 중도환매가 안되는 점이 흠이지만,펀드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 한국선박운용㈜은 2일 “우리나라는 물론,동북아 최초인 선박펀드 상품을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인가받았다.”면서 “다음달 중순께 대우증권을 통해 일반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박펀드란 ‘부동산 리츠’와 기본개념은 같다.투자대상이 땅이 아닌 배라는 점만 다르다.우선 선박투자회사(페이퍼컴퍼니)가 일반에게서 끌어모은 투자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을 토대로 뮤추얼펀드를 조성한다.이렇게 조달한 돈으로 새 배를 주문·구입하거나 중고선박을 사들여 해운회사에 배를 빌려준다.임대수입이 늘수록 수익이 짭짤해져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쉽게 말해 투자자는 쌈짓돈만 내면 전문 투자회사가 복잡하고 비싼 선박투자를 알아서 해준다.선진 외국에서 발달된 금융기법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선박펀드 1호는 현대중공업이 건조중인 30만DWT급 유조선에 투자한다.이 배를 약 804억원에 사들여 현대상선에 장기임대키로 했다.일반 개인투자자에게서 유치할 예정인 돈은 배값의 20%인 161억원.나머지 70%는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의 대출금,10%는 현대상선의 투자금으로 충당된다. ●3억원까지는 전액 비과세 선박펀드 1호는 아직은 투자자들에게 생소하다는 점을 감안,‘원리금 보장형’으로 설계됐다.만기는 7년.원금을 투자한 뒤 7년간 매년 배당수익을 받는 형태다.배당수익률은 연 6.5%로 확정됐다.투자원금(3억원까지)의 배당수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된다.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아닌,16.5%(주민세 포함)의 배당세 분리과세가 이뤄져 유리하다.이같은 세제혜택까지 감안하면실질수익률은 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만약 현대상선이 부실해지더라도 ‘배’를 회수해 다른 해운회사에 빌려주거나 팔면 되는 만큼 투자가가 원리금을 떼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그렇더라도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최소한 6개월∼1년간은 투자자금이 묶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현행법상으로는 선박펀드의 증시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따라서 재정경제부는 올 상반기중에 ‘유가증권 상장거래 규정’을 고쳐,선박펀드도 일반 뮤추얼펀드처럼 상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허용해줄 방침이다.일러야 올 하반기에나 상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그때까지는 중도환매가 안된다. 안미현기자 hyun@
  • 학교체벌의 인권침해사례 고발/KBS 1TV ‘열린채널’

    ‘맞아야 사람이 되고 공부도 하게 된다?’ 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 본 고민일 것이다.더욱이 내 자녀가 교사로부터 ‘사랑의 매’로 미화된 폭력성 체벌을 받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면….그렇다면 실제로 학교 체벌은 교육적인 효과가 있는 것일까.그렇지 않다면 그 대안은 없을까. 오는 30일 밤 11시 30분에 방영될 KBS1 TV ‘열린채널-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를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듯 싶다.‘열린채널’은 방송사가 시청자 접근권(Public Access)을 보장한다는 뜻에 따라 시청자가 직접 기획·제작한 영상물을 그대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번주에는 지난해 폭력적인 체벌로 인한 학생의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여론화시킨 교육단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참교육…’측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 사회는 21세기를 지나고 있는데 반해 일선 학교는 인권의 사각지대로 여전히 전근대 사회속을 맴돌고 있다고 지적한다.중학교 시절 체벌의 악순환을 겪은 뒤 한국을떠나 중국에 유학중인 한 학생의 사례,체벌 피해 학생 아버지의 증언 등을 통해 체벌 피해의 후유증을 생생하게 고발한다. 구미 선진국은 물론 같은 유교 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들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100여년 전에 법으로 금지한 체벌이 우리나라에서는 ‘예외조항’을 통해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특히 사제지간이 아닌,교사 상호간에도 체벌이 존재하며 그 상태도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꼬집는다.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이 모인 대안학교 ‘하자센터’의 사례를 통해 새로운 교실상도 모색해본다. 이 단체 장은숙 상담실장은 “학교체벌의 비교육성과 반인권성을 생생하게 알리고,체벌금지 법제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씨줄날줄] 팔자 타령

    40년 전 환갑을 앞두고 돌아가신 할머니는 늘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를 흥얼거리다가 장탄식과 함께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젊은 시절 ‘작은집’을 전전하다 죽을 병에 걸려서야 돌아온 할아버지를 원망하다가 “송(宋)가가 앉은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더니….”라며 조상 탓,팔자소관으로 돌리곤 했다.팔자타령에는 음치가 없다지만 그 흔한 도라지나 아리랑도 제대로 못 부르던 할머니가 구성지게 읊조리던 신세타령은 지금도 뚜렷이 기억될 정도로 장단고저가 절묘했던 것 같다. 팔자는 돌고 돈다더니 애절했던 할머니의 타령은 맏며느리인 어머니에게로 고스란히 유산으로 넘겨졌다.어머니는 “이번 고비만 넘기면 평탄할 줄 알았는데….”라며 채 맺지 못한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하곤 했다.가슴에는 검게 타버린 숯덩이로 가득할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독실한 불교신자이면서도 ‘윤회’를 거부한다.이따금 ‘참는 게 복’이라고 가르쳤던 외조부를 원망하기도 한다.사람 팔자 시간문제라지만 어머니에게는 예외인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주변을 둘러봐도 만족한 사람보다 운명을 탓하며 불행에 눈물짓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다.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데도 의외로 불운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사람들이 많다.그러고 보면 팔자는 돌고 돈다는 말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 고위 인사들을 총동원하려는 여권의 ‘올인’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참여정부의 ‘신데렐라’로 꼽히는 강금실 법무장관이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이고,내 팔자야.”하며 한탄했다고 한다.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는 ‘총선 차출설’에 넌더리가 난다는 뜻이리라.강 장관이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고서 팔자타령을 했을 것으로 보진 않지만 세상사란 본래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한 차례 국회의원도 경험했던 김동길씨는 몇해 전 새천년 벽두에 칼럼을 통해 “팔자를 바꾸고 싶다면 점집에 갈 것이 아니라 정치를 바꾸라.”고 역설했다.스스로 몸을 던져 삼류정치를 일류정치로 바꾸라는 뜻이다.어쩌면 이 말은 팔자타령을늘어놓는 강 장관에게 해당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 에너지 40%절감 아파트 나온다

    기존 아파트보다 전기·가스비를 40% 이상 줄일 수 있는 에너지절감형 아파트가 나온다. 대한주택공사는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 25블록 39㎡(11.8평)짜리 국민임대아파트 136가구가 산업자원부로부터 에너지효율 1등급 예비인증(설계인증)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공동주택에서 에너지효율 1등급 예비인증을 받은 것은 주공 아파트가 처음이다.이 아파트는 오는 4월 공급,2005년 6월 입주 예정이다.입주 뒤 에너지 절감이 입증되면 본인증을 받는다. 아파트의 에너지 절감 비결은 건물 외벽 단열과 창호,난방 방식 등에 숨겨져 있다.외벽 단열재를 두껍게 시공하고 가급적 남향으로 배치하면 21% 이상의 열손실을 막을 수 있다.기존 아파트에는 50㎜ 단열재가 들어갔지만 에너지 절감형에는 70㎜를 사용한다. 기존 아파트 창호 유리는 16㎜였지만 새 아파트는 20㎜ 복층 유리를 사용,열손실을 6% 절감했다.또 고효율보일러를 사용,열 효율을 9% 높였다. 옥외조명 자동점등장치,난방 순환자동제어장치를 설치하고 지하 주차장 환기 선풍기도 에너지 절감형으로 바꿨다. 류찬희기자
  • [자문위원 칼럼] 세계·미래가 ‘소통하는 신문’

    새해 들어 제호를 바꿔 새롭게 출발한 서울신문이 내건 화두는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이다.대화와 소통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신문이 새삼스럽게 소통하는 사회를 새해의 화두로 내건 것은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상당히 염려스러운 정도이고 소통의 장벽이 그만큼 두껍고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사불란과 국론통일이 강요되던 권위주의가 물러난 지금 다양한 주장과 요구가 분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각 분야의 이익집단들이 저마다 결사반대 또는 결사쟁취를 주장하며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소통하는 사회를 화두로 제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소통하는 사회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사회 각 분야의 이해관계가 원천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부정확한 정보와 편견에 의해 갈등이 증폭되고 확대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과 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비준안 통과를 반대하는 농촌출신의원들의 상당수가 정확한 근거 없이 농심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일관하였음을 지적한 1월10일자 5면의 기사는 정확한 정보가 올바른 의사소통을 위한 중요 요소라는 점을 일깨우는 좋은 예이다.이 보도에 따르면 “칠레가 농산물 수출 3대 강국이다.” “칠레와 FTA를 체결한 유럽연합에 비해 예외조항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일부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사실이 좀더 일찍 확인되었더라면 보다 생산적인 논쟁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신문이 새로 기획하는 ‘낮은 소리,높은 소리’는 각종 시위나 농성현장 등의 밀착취재를 통해 각자의 요구와 주장을 분석하고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반가운 시도이다.이 경우에도 이해당사자나 찬반양측의 주장을 나열하기보다는 그러한 주장과 요구를 뒷받침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소통하는 사회는 우선적으로 우리 사회 내부의 소통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화두의 전제인 오픈 코리아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소통의 참다운 의미가 서로 열려있음을 뜻하는 것이라면 뉴밀레니엄 시대에 우리가 추구하여야 할 소통은 우리 내부의 소통 외에 두 가지가 더 있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세계를 향한 소통(열려있음)이며,다른 하나는 미래를 향한 열려있음이다. 대외교역의 비중이 유별나게 높은 우리나라에서 세계를 향한 소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전을 토대로 한 지식산업이 삶의 질의 수준을 결정짓는 밀레니엄시대에 미래를 향한 소통도 내일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새해에는 서울신문에서 세계와 미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여 주기를 바란다. 국제면이나 정보과학면을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취재원의 다양화를 기대해본다.1월7일자 행정면의 30개 국책사업에 대한 보도는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의 보도자료를 주요 취재원으로 하여 작성되었다.독자의 입장에서는 국책사업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에 대해 해당 부처나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추가한 기사가 좀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 “칠레는 농산물수출 3대 강국” 엉터리자료 제시/눈·귀 막은 농촌의원들

    지난 8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킨 농촌 출신 국회의원들,이른바 ‘농촌당’의원 상당수가 정확한 근거 없이 농심(農心)을 자극하는 선정성 발언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고 있다.이들은 관계부처에서 정확한 내용을 여러 차례 제출했음에도 불구,아예 눈과 귀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통상부 등 FTA 관련 부처 당국자들은 FTA동의안 처리를 몸으로 저지하고 나선 일부 의원들이 “FTA가 체결되면 농촌이 붕괴된다.”는 논리를 강조하기 위해 잘못된 통계자료를 들이대고 있다고 밝혔다. 8일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섰던 임인배(한나라당) 의원은 “칠레가 농산물 수출 3대 강국이기 때문에 FTA 대상국을 잘못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에서 칠레가 최대 농산물 수출국이기 때문에 대상국 선정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2002년 기준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농산물 수출국 1위는 유럽연합(2337억 달러)이며 그 다음은 미국(688억 달러),3위는 캐나다(326억 달러),4위 브라질(194억 달러),5위중국(188억 달러) 순이다.호주(171억 달러),아르헨티나(122억 달러),태국(116억 달러),인도네시아(90억 달러),말레이시아(90억 달러)도 10위 안에 들었고,칠레는 72억달러로 멕시코(89억 달러),뉴질랜드(84억 달러),러시아(77억 달러)에 이어 14위에 머물고 있다. 이들 의원은 “정부가 아세안(ASEAN)과 같은 주요 경제권과 FTA를 맺지 않고 농산물 수출강국인 칠레와 협정을 맺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도 주장했는데,칠레는 아세안 회원국인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보다 수출 규모가 훨씬 적은 편이다. 이에 앞서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대표연설을 하면서 칠레와 FTA를 체결한 EU만큼 예외조항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잘못된 협정이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우리는 칠레와 예외항목을 28% 확보했고,유럽연합은 22% 확보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원들이 잘 모르고 이같은 주장을 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는 자료를 여러 차례 의원실에 보내고 설명했음에도 아예 못본 척하는 것은 국민은 물론,농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 총선을 앞두고 ‘FTA 투표 저지조’까지 구성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른바 ‘농촌당’의원은 모두 62명.한나라당 농촌의원 모임인 농어촌의정회가 핵심이며 박희태 전 대표를 회장으로,이규택 김용갑 임인배 이방호 신경식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에선 정균환 전 총무와 김옥두 의원,자민련에선 김학원 정진석 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일반직 5·6급 정원 상향조정 안팎/하위직 인사적체 해소 ‘고육책’

    정부가 적극 검토 중인 일반직 국가 공무원의 직급별 정원 상향조정은 하위직 공무원들의 인사적체에 따른 불만을 해소하려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이미 직급을 상향조정키로 한 경찰 공무원에 이어 일반직 국가 공무원에 대한 직급조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 지방 및 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대책 마련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소방 공무원도 직급의 상향조정이 검토되고 있다.이럴 경우 공무원 총정원은 늘지 않더라도 소요 예산은 늘 수밖에 없으며,이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내년 4월 17대 총선을 겨냥한 ‘공무원 표다지기’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하위직 승진… 인사운용 숨통 일반직 국가 공무원이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소기간은 9→8급 2년,8→7급 3년,7→6급 3년,6→5급 4년 등이다.하지만 실제 승진소요기간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9→8급 4.9년,8→7급 5.5년,7→6급 6.2년,6→5급 9.9년 등이다. 즉 9급 공무원이 5급으로 승진하는데 산술적으로는 12년이 걸리지만,실제 승진하는 데에는27.5년으로 두배 이상 소요되고 있다. 또 공무원 퇴직률은 99년 10.4%,2000년 7.1%,2001년 3.2%,지난해 2.5% 등으로 감소하고 있어 하위직 승진적체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공무원 승진이 정원 범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빚어진다.빈 자리가 있어야 승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무원 임용령’은 공채(고시)자가 교육을 수료하면 정원 외 임용이 가능하도록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까닭에 6→5급 승진자보다 고시 출신이 우선 임용되고 있어 하위직 승진적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사회부처의 경우 5급 승진 대기자는 37명이지만 매년 새롭게 충원되는 고시 출신에 밀려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여기에는 지난 2001년 승진이 결정된 7명도 포함돼 있다. 하위직 승진 등 인사운용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직급별 정원을 늘려야만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공무원 총정원을 늘리면 국민의 정부 당시 실시한 공직사회 구조조정의 의미가 퇴색할 뿐만 아니라,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우려되기 때문에 직급별 정원 조정이라는 ‘고육책’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근속승진제 확대에도 영향줄 듯 국가 공무원에 대한 직급 상향조정안이 확정되면 형평성 차원에서 지방 공무원에 대한 근속승진제 확대 등 사기진작책 마련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직의 경우 9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데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최대 44년이 걸리는 등 국가직보다 승진적체 문제가 심각한 까닭이다. 지방 공무원도 직급별 정원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별 평균 승진소요기간 등 여건이 다르고,지자체간 인사교류가 미흡한 현실 등을 감안하면 근속승진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다. 그동안 하위직 지방 공무원들은 일정기간 동안 한 직급에서 근무하면 상위 직급으로 자동승진할 수 있는 근속승진제를 현재 10∼7급에서 6급까지 확대적용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는 지금까지 근속승진제 확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뤄왔다. 때문에 앞으로는 국가 공무원의 직급 상향조정 확정시기와 맞물려 지방 공무원의 근속승진제 확대 문제가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소요예산 증가는 불가피 경찰의 경우 오는 2005년까지 경사급 파출소장 306명을 경위급으로,경위급 순찰지구대장 887명을 경감급으로,지방경찰청 경정급 과장 17명을 총경급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의 직급별 인력구조 개선방안을 지난 8월 확정한 바 있다. 이럴 경우 경장 7000명이 경사로 승진하는 등 전체 경찰의 10%인 1만여명이 승진할 수 있게 된다. 소방 공무원도 소방교 이하 하위직 비율은 줄이는 대신,소방장 이상 중간관리직 비율은 늘려 내년부터 3년 동안 2000∼5000명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직급별 정원 조정안을 마련해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방안이 확정되더라도 공무원 총정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문제는 예산 부담이다.하위직 비율이 작아지고 상위직 비율이 커지면 공무원 보수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이같은 부담 증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박은호 장세훈기자 shjang@
  • 버섯가공공장 불 이모저모/밀폐건물… 12명 질식燒死 가능성

    17일 경북 청도군 풍각면 흑석리 팽이버섯 가공공장 대흥농산에서 발생한 화재 실종자 가족들은 불이 난 버섯 농장에 몰려와 가족들을 애타게 찾아 주위의 눈시울을 붉혔다. ●피해자·사고현장 주변 “몸이 불편한 매형을 대신해 고단한 공장 일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잿더미에 묻혔을 지도 모른다니….” 실종된 이경자(55)씨의 동생 성철(45·공무원)씨는 한밤 뜻하지 않은 누이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이씨는 남편이 3년 전부터 고혈압·신경통이 덧나 생활이 어려워지자 공장에 나갔다.성철씨는 “누나는 평소 1,2층이나 바깥에서 일했는데 하필이면 이날 작업장이 변경돼 3층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성철씨는 “매형과 외조카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병세가 심한 매형과 어린 조카들을 생각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된 박말자(47)씨의 아들 김선호(25)씨도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와 불길 속으로 뛰어들다 주위의 만류로 저지당하자 ‘어머니’를 외치며 실신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복순(63),말자(47)씨 자매는 불이 난 건물 3층에서 함께 일하다 언니 복순씨만 대피했다.복순씨는 “작업중 연기가 솟아 올라 동생에게 ‘불이 났으니 빨리 대피하라’고 말한 뒤 밖으로 나왔으나 동생은 보이지 않았다.”며 울먹였다.복순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겠다는 동생을 힘들다며 말렸으나 듣지 않았다.”며 “끝까지 만류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실종자 김칠태(31)씨의 아내 장선미(32)씨는 “오늘 오후 2시쯤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이들 소식을 물었다.”면서 “저녁 7시쯤 텔레비전 뉴스에서 화재 소식을 접하고 휴대전화를 걸었으나 받지않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미로형태 내부·경보 안 들려 큰 인명피해 불이 난 버섯 재배사의 건물 내부가 미로형태로 된 데다 거의 밀폐된 상태여서 소방관들의 진입이 어려웠다. 진화작업을 벌인 한 소방관은 “내부가 미로형태인 데다 버섯재배 상자들이 통로 쪽으로 넘어져 있고 유독가스가 심해 소방관들의 진입이 어려워 진화작업에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또 12명의 실종자들은 대부분 3층 버섯가공 작업실에 있던 중 소음이 심해 불이 난 사실을 미처 몰랐고 밀폐상태인 건물 내부에서 연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해 질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소방관들은 추정했다. 불이 난 버섯 재배사는 지상 3층,연면적 4600여평 규모로 창문이 거의 없고 환풍기만 곳곳에 설치돼 있다.불이 나자 건물 내부에서 일하던 165명의 종업원 대부분이 1층 출입문을 통해 탈출했다.종업원 허모씨는 “공장 내부에는 버섯 가공과정에서 소음이 커 화재경보기 가울려도 들리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흥농산은 1999년 설립돼 연면적 4603평에 건축면적 3118평으로 경량 철골구조로 만들어졌다.종균을 배양,우량 품질의 팽이버섯을 길러 국내외에 공급,연간 매출액이 150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최대규모의 팽이버섯 생산농장이다.전국 생산량의 4분의 1이 넘는 28%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는 양항석(41)씨로 농협공제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도 한찬규 김상화기자 cghan@
  • [나의 건강보감] 세브란스 외국인 진료소장 인요한 박사

    “사냥에는 저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습니다.1895년 처음 이 땅을 밟으신 저의 진외증조부(아버지의 외조부) 유진 벨 이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사냥을 했습니다.그 분들에게 사냥은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는 방편이자 이 땅 구석구석을 이해하는 길이었습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외국인 진료소장 인요한(44) 박사.처음 본 사람은 누구나 그를 ‘외국 사람’이라고 한다.금발에 파란 눈,체격도 110㎏이 넘으니 그럴 수밖에.그러나 마주보고 인사 한마디라도 나눈 사람치고 그를 외국인이라고 우길 사람은 없다.확실히 그는 ‘벽안(碧眼)의 한국인’이다. ●진외증조부 이후 5대가 109년간 한국생활 그의 가족은 5대 109년동안 이 땅을 지키며 살고 있다.그와 그 가족들이 이 땅에 씨뿌려 가꾼 사랑이라는 이름의 나무는 어느새 웅숭깊게 자라 그 허구한 세월을 과실처럼 매달고 우뚝 서있다.3대의 조상이 이 강산에 혼백을 묻었음에도 우리에게 더 건 그 무엇이 아직도 남아 있는 걸까.“저는 한국과 한국인에게서 받은 게 참 많습니다.이 땅에서 이국의 선교사 아들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자라 교육받고 또 이렇게 병마의 고통을 더는 구원의 일까지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축복이 어딨겠습니까?”그러면서 “제가 이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사냥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땅과 이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는 값진 지침’이다.그래선지 사냥이라면 밥먹다가도 숟가락을 놓는다.“최근엔 가족들이 전남 보성에서 사냥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일주일동안 꿩만 열댓마리 잡았지요.”사냥을 위해 여름 휴가를 미뤘다가 수렵장이 개설되자마자 부리나케 뛰어가 보성의 산야를 훑고 왔다.네살난 막둥이는 물론 부인 이지나(41)씨도 사냥을 즐겨 최근 수렵 면허시험을 치르기도 했다.해마다 수렵장이 개설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못가도 스무번은 사냥길에 나선다.“매년 번갈아 순환수렵장이 열리기 때문에 해마다 고을 하나씩을 섭렵할 수 있다.”며 덩치가 집채만한 그가 좋아라 웃는다. 그는 사냥을 ‘단순한 살생’으로 보는 시각에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지금처럼 먹이사슬이 붕괴된 상태에서 사냥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그렇다고 그가 오로지 사냥에만 매달리는 건 아니다.그는 산,그중에서도 지리산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 천번넘게 찾아 “제가 지리산을 오른 횟수는 줄잡아 천번이 넘을 겁니다.보통은 수렵기가 끝나는 3월부터 10월 사이에 가는데,사연이 있습니다.”그와 지리산의 인연은 깊다.진외증조부 이래 그의 조상들은 지리산에서 지난한 선교의 영적 힘을 얻었는가 하면 종교적 근신을 하곤 했다. 또 지리산은 그의 선조가 콜레라 등 풍토병을 피하는 피난처이기도 했다.지금도 노고단과 왕시루봉 인근에는 이 땅의 고단한 선교 역사를 증언하는 이들 유적이 남아 있어 그들이 살았던 세월을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 “전 강보에 쌓인 젖먹이때부터 이곳을 찾기 시작했어요.그 후 세상에 걷어 차이고 사람 때문에 울고 싶을 때마다 이곳을 찾아 묵상에 들곤 합니다.묵상 속에서 다시 용서와 화해의 힘,그리고 고난을 이겨내는 용기를 얻곤 하지요.”이를테면 인 교수 가족에게 지리산은 영혼의 안식처이자 그들이 하릴없이 엎어지지 않도록 건강을 준 어머니의 품같은 곳이다. 그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하나 있다.누군가 그곳에 선대의 희생을 모욕하듯 ‘이 곳은 무엇을 했던 곳일까요?’라는 제목의 안내판을 세운 것.제목 밑에는 선교사들이 마치 외세의 전위대인 것처럼 써놓은 내용이 실려 있었다.이 대목에서 그의 안색이 굳어졌다. “제 선조는 일제로부터 고종 황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고,폐교와 추방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신사 참배를 거부했으며,3·1운동 때는 일제의 학살 만행을 알리기 위해 사선을 넘었습니다.또 저는 부끄럽지만 광주민주화 운동때,그 처절한 살륙의 현장을 지키며 외신 기자들에게 진실을 알리다 추방되기도 했고요.전 감히 말합니다.역사는 온당하게 읽어야 한다고.”그 안내판은 그후 슬그머니 철거됐다. ●젓갈없으면 밥 못먹는 ‘진짜 한국인' 인 박사는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순천에서 보냈다.1895년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진외증조부 유진 벨 남장로교 선교사와 할아버지 윌리엄 린튼,아버지 휴 린튼에 이어 그와 그의 자녀들까지 5대가 이 땅을 지키며 산다.처음 한국땅에 들어올 때 유진 벨은 당시 상대적으로 낙후한 전남 지역을 택해 그 소외의 땅에서 눈물겨운 선교활동을 시작했다.이런 선조의 고난을 두고 “그 분들은 이 땅에 간과 쓸개,혼까지 아낌없이 바쳤고,나는 그 분들의 음덕으로 편하게 사는 셈”이라고 회고했다.그러나 그 역시 선대가 그랬듯 편안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는 진외증조부가 이 땅에 들어온지 100년이 되는 지난 95년 둘째형 스티브 린튼과 ‘유진벨 재단’을 설립,북한돕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식량을 지원하다가 지금은 결핵 퇴치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그들 형제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 지난 6년동안 북한에 물경 300억원이 넘는 의약품을 지원할 수 있었다.이 약품으로 북한의 결핵환자 15만명을 치료,이 가운데 13만여명이 완치됐다며 흐뭇해 했다. 그는 틀림없는 한국인이다.이 땅에서 오래 살았다거나 이름을 바꿨대서가 아니라 한국인과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식사는 한국식으로 합니다.양식은 한두끼만 먹어도 질리는데,한식은 안그래요.젓갈 양념에 버무린 김치와 청국장,보쌈을 모르고 사는 서구인들,불행해요.한번은 뉴욕엘 갔어요. 기내식에 질려 도착하자마자 우래옥이란 한식집을 찾아갔는데,그곳에서 먹었던 알탕 맛을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유진벨재단 설립 北에 의약품 300억 지원 젓갈이 없으면 밥을 못먹고,술이라면 청탁을 가리지 않으며,사람을 좋아해 틈만 나면 달려나가 술판을 벌이기 일쑤인가 하면 ‘연세세브란스는 내 모든 것’이라는 한국적 연고의식,그러면서도 북한돕기의 열정을 감추지 않는 심지까지 가진 그가 한국에서 주변인이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담소 말미에 덧붙인 그의 얘기는 우리에게 자괴스러운 부끄러움이었다.“북한을 오가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분단의 상처가 이렇게 큰데,지역이 다시 갈려 있다는 건 우리 민족의 건강성을 해치는 고질입니다.이젠 청산해야죠.” 심재억기자 jeshim@ ■사냥 건강예찬 “사냥만 한 스포츠가 어딨습니까?자연과 교감하며 몸과 정신을단련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도 물에 씻은 듯 털어냅니다.골프처럼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주색잡기처럼 몸이 상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종종걸음으로 아버지를 따라 사냥터를 누볐다.벌써 초등학교 5학년때 할아버지에게서 20구경 외대 단발총을 넘겨받아 품고 잤던 일도 생생한 기억.젊어서는 훌치기 총인 레밍턴 870을 사용하다가 5년전 거금 200만원을 들여 이탈리아제 베넬리123 자동연발총을 구입했다. 사냥에는 사냥개도 필수.아버지 대까지는 포인터종을 사용했으나 그는 냄새가 싫어 포인터 대신 영국산 코커스패니얼을 택했다.사냥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절대 사람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열혈 헌터’답게 그의 사냥건강론은 막힘이 없다.“가장 멋진 매력은 이 땅의 곳곳을 내 눈으로 살피며 애정을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알다시피 사냥은 정해진 길이 없습니다.대자연 속에서 지향없이 걷고 뛰며 야성과 만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즐거움 아니겠습니까?그뿐이 아닙니다.표적을 쫓아 격발하는 순간,세상의 모든 일들을 말끔히 잊곤 하죠.” 전국의 수렵장을 돌며 생경한 풍경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도 무시하지 못한다.더러 희귀 조수류와 만나는 것도 기쁨이다.최근에도 오소리와 산까치를 봤다고 자랑했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탓에 그의 사냥원칙은 철저하다.아무리 그럴듯한 표적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안전핀을 풀지 않는다. 보호 조수를 지키는 일도 그의 몫.평소 보호 조수를 머릿속에 담아 실수로라도 그것들을 살상하지 않는 철칙을 어긴 적이 없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바이러스성 간병(肝病)이 번져 야생토끼의 개체수가 줄고 있다며 수의사에게 원인 규명을 의뢰할 만큼 그는 지킬 것은 지키는 사냥꾼이다. 심재억기자
  • “中호적에 ‘국외조선인’… 국적회복 당연”/단식농성 中동포 탈진 속출

    “중국에서 홑자식(서자)처럼 여겨져왔는데 조국에서도 이방인 취급을 받으니 너무 서럽습니다.” 23일 국적 회복을 요구하며 중국동포 170여명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인천시 남구 관교동 순복음교회 강당.지난 16일부터 8일째 농성중인 이들은 신병에 대한 극도의 불안속에 점차 기력이 소진되면서 상당수가 탈진과 복통 증세를 보이고 있다.20여명은 상태가 악화돼 별도의 방으로 격리됐고,40대 여성 2명은 병원으로 실려갔다. 안덕순(53)씨는 “본래 심장과 간이 안 좋은데 자원봉사자로부터 침을 맞아가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이들은 한국 국적 회복을 요구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진상호(46)씨는 “농성중인 사람 가운데 90%는 부모의 한국 호적이 살아있다.”면서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서나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간 사람들의 후손이므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동포들은 중국 호적 원적에도 ‘국외조선(國外朝鮮)’으로 표기돼 있기 때문에 한국 국적 회복은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다.부친이 중국 항일투쟁사에도 기록돼 있는 독립운동가였다는 김영무(57)씨는 “통일을 외치면서 세계화를 외치면서 눈앞의 동포를 내쫓는 것은 자기 손으로 눈을 찌르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을 도맡고 다른 외국인들과는 달리 의사소통도 원활한데,동포들이 내쫓겨 한을 품고 중국으로 돌아가면 여러가지 후유증이 남게 됩니다.” 중국동포 2세로 2년전 입국해 인쇄공장에서 일해왔다는 현홍범(24)씨는 “현행범이 아닌 이상 조국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를 정부가 동포애로 포용해주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포르셰 구설’ 고현정 이혼/결혼 8년여만에… 위자료15억

    ‘포르셰 구설’ 고현정 이혼/결혼 8년여만에… 위자료15억

    톱탤런트에서 삼성가의 며느리로 변신,화제를 모았던 고현정(32)씨가 결혼 8년6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고씨는 19일 오전 9시쯤 남편 정용진(35) 신세계 부사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신청을 냈다.서울가정법원 가정5부(부장 박보영)는 두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 양측 법정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을 성립,이혼을 마무리했다.고씨와 정 부사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정신청서에 따르면 이혼사유는 성격차에 따른 가정불화이다.정 부사장은 고씨에게 위자료 등으로 15억원을 지급하고,자녀인 남매의 양육을 맡기로 했다.고씨가 이혼에 합의하고도 조정을 신청한 이유는 합의이혼의 경우 이혼사실만을 확정할 뿐 양육권이나 위자료 등에 관해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날 조정이 성립됨에 따라 양육권 등이 명확히 해결됐고,양측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고씨가 받을 15억원에 재산분할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만약 이 돈이 모두 위자료 명목이라면 고씨는 정 부사장을 상대로 2년 내에 별도의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낼수 있다. 고씨는 지난 95년 5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조카인 정 부사장과 결혼,아들(5)과 딸(3)을 두고 있다.고씨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최근 밤늦은 시간에 신세계 소유의 독일제 승용차 포르셰를 한강둔치 주차장에서 도난당해 불화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특히 차량을 훔친 범인들이 고씨가 한 남성과 함께 승용차에서 내렸다고 진술,고씨와 함께 있던 남성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당시 고씨는 “그 남자는 술집에서 불러준 대리운전자”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해 성탄절에는 새벽 4시30분쯤 서울 한남동 집 앞에서 직접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 추돌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지난해 9월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에 입학했으나 이목이 집중되자 바로 휴학계를 제출했고 유학설도 끊임없이 나돌았다. 한편 조정신청의 경우 접수후 조정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통상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두시간 만에 조정을 마친 고씨와 정 부사장의 사례는 이례적이다.법원 관계자는 “당사자가 조정내용을 합의하지 않은 경우 조정성립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씨는 법원에 오기 전에 남편과 협의를 마친 상태라 즉시조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담당 재판부와 양측 대리인은 사안의 민감성을 인식해서인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무늬만 상향식’ 우리당 공천/“非민주적” 곳곳서 불만

    “100% 국민참여경선을 한다면서 상향식공천 비율은 70%라니요?” 최근 확정된 열린우리당의 내년 총선 후보자 공천 규정을 놓고 말이 많다.“너무 난해하다.”는 지적에서부터 “비(非)민주적이다.”는 비판까지 나온다.총선 승리를 겨냥,당헌에 강력한 예외조항을 둔 데서 불만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먼저 상향식공천 비율.열린우리당 당헌은 분명 상향식공천을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내년 총선에 한해 전체 지역구의 30%이내를 하향식으로 공천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당 관계자는 16일 “당밖의 유능한 인물들이 당내 경선을 기피해 입당을 망설이는 현실을 감안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지역을 상·하향식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은 상향식공천을 실시하는 지역의 경우 100% 국민참여경선으로 후보자를 뽑기로 했다.선거인단 전부를 일반국민으로 한다는 것이다.이 역시 내년 총선에만 국한되는 단서조항으로,당헌은 원칙적으로 ‘50% 국민참여’를 명시하고 있다. 이런 단서조항이 나오게 된 것은 특별히 민주적이어서가 아니라,당헌상 ‘정식당원은 입당 후 6개월 이상 지나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이 조항에 따르면 지난 11일 창당한 우리당은 내년 4월15일 총선 때까지 정식당원이 한명도 없는 셈이고,따라서 어쩔 수 없이 100% 국민참여경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주말부부 2주택보유 중과 제외

    ‘주말 부부’는 집을 두 채 갖고 있어도 재산세와 토지세 등 보유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부모가 도시로 ‘유학간’ 자녀를 위해 원룸 등 소형주택을 얻어줬을 경우에도 예외로 인정된다.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직장이 떨어져 있는 주말부부가 각자 집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만 실제 각각의 집에 거주하는 만큼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보유세 중과대상은 원칙적으로 소유자가 직접 살지 않는 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집 두 채가 부부 각자 명의로 돼있어야 한다.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위해 소규모 주택을 사줬을 경우,역시 1가구 2주택이지만 예외로 인정된다.재경부는 세금 중과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같은 예외조항을 악용할 사례에 대비해 주말부부 요건과 소규모 주택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2005년부터 1가구 2주택자의 ‘살지 않는 집’에 대해 10∼20배의 보유세를 물리기로 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성폭력 피해아동 법정 세워야 하나

    성폭력 피해 어린이가 비디오 녹화 테이프 등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는데도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발생했다.그러잖아도 정신적,신체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을 어린이에게 끔찍한 악몽을 되살리는 진술을 몇차례씩 강요하는 경찰 수사 및 재판 관행에 대해 반(反)인권적 처사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가운데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언뜻 보기엔 매우 뜻밖의 일로 비칠 수 있다.그러나 이는 그동안의 많은 논의가 법적 효력을 가진 제도 개선으로 수렴되지 않고서는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과 다름없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 어린이를 보호하겠다며 지난 6월부터 13세 미만 비디오 진술 녹화제도를 도입했다.그러나 비디오 진술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를 부인할 경우 피해 어린이의 추가적인 증언 없이는 증거효력이 약하다는 것이 이번 판결 결과 명백히 드러났다.대검이 도입한 ‘1회조사 지침’ 역시 진술조서가 절대적 증거능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결국 현행 제도 아래서는 모든 사건에 대해 수사초기부터 법원증거조사절차를 밟거나 재판과정에서 형사소송법상 법정 진술 예외조항을 법원이 유연하게 적용하지 않고서는 피해 어린이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비디오 진술이 법적 증거 효력을 갖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다양한 외국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법원에도 당부한다.어린이 인권과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피고인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어린딸’을 두번 울려선 안 된다.
  • 시장개혁 로드맵 의미/재벌 ‘황제경영’ 해체 유도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시장개혁 로드맵’은 총수 중심의 아날로그 기업 틀을 당근과 채찍을 통해 시장 중심의 투명형태로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그러나 멋진 구호에 비해 이를 실천에 옮길 수단과 권한이 빈약한 것이 흠이다. ●총수 일가 지분보유 매년 공개 정부가 원하는 재벌 모양새는 계열사간 지분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지금의 형태가 아닌,브랜드와 이미지를 공유하는 느슨한 형태의 그룹이다. 소유지배 구조가 비교적 단순 투명한 지주회사 체제도 바람직하다는 견해다.이를 위해 정부부터 규제의 틀을 ‘덩치(자산규모) 기준의 일률적 강제’에서 ‘다양한 잣대의 시장자율’로 바꿨다.이같은 정부 방침을 순순히 따라주는 기업에는 당근이 듬뿍 주어진다. 우선 출자총액 규제를 받지 않는 대상은 ▲의결권 승수(실제 소유지분에 비해 몇 배의 의결권을 행사하는가를 나타내주는 지표)가 2배 이하이고,소유지배구조 괴리도가 20%포인트 이하인 기업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임원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한 상장기업 ▲지주회사 그룹 ▲계열사 수가 5개 이하이고 3단계 이상 순환출자(예컨대 A사→B사→C사)가 없는 그룹 등이다. 특히 그룹 단위로 적용되는 요건을 충족할 경우,소속 계열사 전체를 파격적으로 출자총액제에서 졸업시켜 주기로 했다.지주회사 설립도 쉬워지고 인센티브도 늘었다.반면 기업들이 현행 틀을 고집하면 지금의 규제를 고스란히 받게 된다.총수 일가의 지분보유 현황과 ‘황제경영’ 성적표도 해마다 낱낱이 공개된다. ●LG그룹 수혜대상… 삼성그룹 규제대상 소유지배 구조가 우수한 현대중공업 그룹,지주회사로 전환한 LG그룹이 당장 수혜대상이다.동부그룹도 의결권 승수(2.0배)는 기준치를 충족해 소유지배 괴리도(23.9%포인트)만 조금 낮추면 출자총액제에서 졸업할 수 있다.SK그룹은 ‘브랜드와 이미지를 느슨하게 공유하는 그룹’으로 전환하겠다고 이미 선언해 공정위의 유도방향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 승수(9.2배)가 높고 내부견제 장치가 다소 느슨한 삼성그룹의 대응이 관건이다.부채비율 졸업요건이 폐지되면 롯데그룹도 다른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규제대상에 편입된다.지금은 부채비율이 낮아 규제대상이 아니다. ●예외조항 늘어 실효성엔 의문 공정위는 출자총액제 예외요건이 너무 많다며 대폭 축소를 추진해 왔다.그러나 이번 로드맵에서는 예외조항이 폐지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었다.10대 성장산업에 대한 출자와 구조조정 관련 출자가 ‘예외’로 추가인정됐다.경기 활성화를 앞세운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의 논리에 밀린 결과다.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출자총액제에 산업정책 측면을 가미한 것은 잘못”이라며 “기업출자의 60∼70%는 예외조항으로 빠져 나가게 돼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의 살림살이 공개도 권유사항에 불과해 기업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다.”면서 “법 개정 과정에서 공정위가 관계부처들을 얼마나 설득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대 이상승 경제학부 교수는 “지주회사 전환 유도 등정부가 재벌개혁의 기본방향은 매우 잘 잡았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내부견제 시스템 등을 점수화해 규제 잣대로 활용하면 자의적 적용이라는 시비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계열사 숫자 졸업요건’도 기업들의 분사를 막을 수 있는 만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
  • 韓·日 ‘엉금’ 中 ‘성큼’/ 美시장 점유율 비교

    세계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일본의 아성을 상당히 무너뜨렸으나 중국으로부터 맹추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가 29일 내놓은 ‘미국에서의 한·중·일 경합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3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2002년 말 기준으로 한국은 휴대전화(47억 84000만달러) 1개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데이터처리기(91억 4700만달러) 등 15개,일본은 승용차(351억 4300만달러) 등 4개 품목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15개·한국 1개·일본 4개로 12년전인 1990년 점유율 1위 품목은 한국이 신발류 등 2개,중국이 완구류 등 3개에 그친 반면 일본은 승용차 등 16개 품목이었다. 1등 상품의 변화를 보면 한국은 품목만 바꾸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일본 1위품목이 중국으로 옮겨간 꼴이다. 미국의 총 수입규모는 지난 90년 4953억달러에서 지난해 1조 1614억달러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은 휴대전화의 수출액이 무려 2222%나 증가했고,기계부품 801%,승용차 504%,자동차부품 324% 등의 신장세를 보였다.반면 의류,가구,완구류 등은 중국에 시장을 넘겨주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데이터처리기(17→1위),자동차부품(9→6위),기계부품(20→1위)분야에서 급성장,한국과 일본의 아성을 압박했다. 일본은 승용차(1위 유지),자동차부품(2위 유지),내연기관(1위 유지) 등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한 반면 데이터처리기(1위→6위),전자회로(1위→5위),휴대전화(1위→4위) 등으로 시장을 중국과 한국에 빼앗겼다. ●한국, 일본 우위품목 21개로 특히 한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 품목이 33개에서 18개로,경쟁 품목이 13개에서 11개로 각각 감소한 반면 일본과의 경쟁에선 반대로 우위품목이 10개에서 21개로 늘었다.그러나 한국은 2002년 수출액 기준 상위 5대 품목인 승용차(시장점유율 5위),휴대전화(1위),전자회로(2위),데이터처리기(7위) 등의 비중이 전체 대미수출의 55%나 돼 품목의 다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중국은 상위 5대 품목의 비중이 전체 대미수출의 25%에 불과했고,일본도 수출비중이 45% 정도로 조사됐다. KOTRA 해외조사팀 허병희차장은 “급신장하는 중국과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미 무의미해졌다.”면서 “중국이 가격을 낮추고 수출량을 늘리는 사이 우리나라는 신규 수요창출 등과 같은 비가격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집중기획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 (중)관절염 앓는 할머니 돌보는 이금미양

    충남 천안시 풍세초등학교 6학년 이금미(12)양은 요즘 다리가 아픈 할머니를 볼 때마다 눈앞이 캄캄하다.관절염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는 할머니(66)마저 몸을 가누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걱정돼서다.철없는 개구쟁이 동생 희응(10·풍세초 4년)이는 마냥 즐겁다는 표정이지만 금미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아빠 이어 할아버지도 하늘나라로… 금미가 할머니,동생과 함께 외로운 가족으로 살기는 올 3월부터다.소주공장을 다니다 다리를 다친 할아버지가 길가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다. 금미는 4살때 부모와 헤어졌다.천안시내에서 살 적에 엄마는 아빠와 사소한 싸움 끝에 집을 나갔다.당시 아빠는 철물공장에 다녔고 동생은 두살배기였다.‘우유 사오겠다.’고 나간 뒤 엄마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아빠는 그 해 고혈압으로 숨졌다.할머니는 “며느리가 집을 나간 뒤 화병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며느리를 탓했다. 집안은 풍비박산나고 금미는 동생과 함께 할아버지·할머니 손에 맡겨졌다.졸지에 손주들을 떠맡은 할아버지는 집 근처 소주공장에 다니다 6년 전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전세를 전전하다가 보상금으로 한시도 차 소리가 그치지 않는 지금의 10평도 안 되는 방 2개짜리 허름한 도로변 연립주택을 장만해 보금자리를 꾸몄다. 할머니는 “면에서 매달 얼마씩 나오고 있지만 자나깨나 ‘내가 죽으면 손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사나.’하는 생각에 잠을 설친다.”고 말한다.할머니에게는 2남4녀의 자녀가 있다.금미 아빠는 맏아들이었다. 할머니는 “작은 아들은 알코올 중독자로 어디에 사는지 행방을 모르고,딸들도 형편이 딱해 도와달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가출한 엄마, 보고싶지 않아요 금미는 아침에 동생과 함께 400m쯤 떨어진 학교에 간다.학교생활이 재미있단다.친구들이 ‘아빠·엄마 없는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른바 ‘왕따’를 시키지는 않는다고 한다.시골 아이들이라 그렇게 영악하지 않아서 그런 듯했다. 하지만 가을운동회 때면 서럽다고 했다.금미는 “할머니가 오시지만 엄마·아빠와 함께 오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고 얘기한다.또 엄마·아빠와 외식하러 가거나 동물원 구경을 가는 친구를 보면 무척 부럽다고 했다. 금미는 어린 남매를 두고 가출한 엄마가 처음에는 미웠지만 지금은 “밉지않다.보고 싶지도 않고 집에 돌아오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며 엄마에 대한 애증을 애써 감췄다. 아빠에 대해서는 “보고 싶다.”고 말한다.할머니는 “우리 손주들이 에미·애비가 없어서 주눅이 조금 들어 있지만 아직까지 삐딱하게 자라지 않아 다행”이라며 대견스러워했다.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정위탁아동’들 가운데는 가출을 밥먹듯 하고 학교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불량한 친구들과 사귀며 물건을 훔치는 어린이들도 더러 있다.도시보다 덜 하지만 극단적으로 여자 아이가 돈을 벌려고 ‘원조교제’에 나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금미 할머니와 달리 일부 할머니,할아버지는 손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식당 등에 나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미취학 등 어린 아동에게는 정서불안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금미는 오후 3시나 5시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 숙제를 하거나 컴퓨터를 한다. ●할머니마저 누우시면 어쩌나 걱정 “집에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면서도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돈이 없어 마음껏 사먹지도 못하고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사기도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은 금미에게는 엄두도 못낼 일이고 학습지 회사에서 무료로 보내주는 학습지로 혼자 공부하고 있다.동생 희응이도 마찬가지다.성적은 학년마다 한 반에 20여명밖에 안 되지만 “중간 정도”라며 웃는다. 학교 수업만 끝나면 친구들과 놀다 저녁에야 집에 들어오는 동생에 대해 금미는 “엄마·아빠 없이 커 가엽다.”며 제법 어른스럽게 말한다.금미는 돈을 벌면 동생에게 예쁜 옷과 맛있는 걸 사주고 싶단다.동생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도 소원이다. ●“가난한 아이들 가르치고파” 명절이나 아빠 제삿날이 되면 더욱 쓸쓸하다는 금미.할머니와 단촐히 지내는 아빠 제사 때면 “아빠가 더 보고싶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금미는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고아원은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장래 희망은 선생님,희응이는 경찰관이다.금미는 “우리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고,희응이는 “힘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라며 웃었다. 특별취재반 ■정부 어떻게 관리하나 위탁아동 관련 업무는 보건복지부에서 맡고 있다.현재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이미 기초생활보장수급자(과거 생활보호대상자)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친·인척에 맡겨진 아이나,남에게 맡겨진 아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위탁아동은 1명당 월 31만 4000원,2명일 경우 51만 9000원의 생계·주거비를 받는다.이와는 별도로 역시 1명당 월 6만 5000원의 양육보조금도 나온다. 또 대부분 의료급여 1종대상자로 건강보험을 이용할때 본인부담금이 없고,고등학교까지는 입학금과 수업료 등 교육비가 들지 않는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금은 위탁아동에게 지급되는 돈인 만큼 보호자인 할아버지 할머니나,친·인척의 경제적인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정부도 그러나 이런 지원금이 충분치 않다는 것은 인정하고있다.생계·주거비나 교육·의료비 등은 최소한의 지원일 뿐 실제로 생활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예컨대 학원을 한번 보내려고 해도 그렇고,보험이 안 되는 의료비를 내야 할 경우 등 매달 수십만원의 돈이 추가로 들어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때문에 앞으로 지원액을 늘리고,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또 위탁아동과 관련,아이들끼리만 사는 소년·소녀가장을 친척이든 남이든 일반가정에 위탁해 키우거나,국내·외 입양을 통해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대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를 위해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올해부터 처음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17개(경기도만 2곳)의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여기서는 혼자사는 소년·소녀 가장들을 일반가정에 위탁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선생님이 바라보는 아이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최수민(12·6년)군은 전남 화순군에서도 벽지인 한천초등학교에 다닌다.전교생이라야 33명이고 이 가운데 부모의 사망,이혼,가출로 친조부나 외조부 밑에서 다니는 아이들이 6명이다. 담임 김병수(49) 선생님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명랑하고 착하며 구김살이 없지만 한결같이 매사에 아주 소극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은 덜하지만 수민이처럼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겨울옷을 여름에도 입고 다닐 정도여서 정말 안쓰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고 한다.그래서 자칫 ‘동정심’으로 비치지 않도록 요령있게 지도하는 게 교사의 첫번째 임무라고 귀띔한다. 집에서 돌보고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숙제를 해오지 않을 때가 많지만 마음이 상할까봐 엄하게 혼내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는다. 김 선생님은 “결손가정 어린이들은 돈 1만원이 없어 컴퓨터 워드 시험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그는 “이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정부의 경제적 지원”이라면서 “나이 드신 분들이 무슨 수로 돈을 벌어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남 신안군 자은초등학교명세환 교감은 “부모와 살지 못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중 ‘아빠,엄마’라는 단어를 쓰기가 어렵다.”면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학습준비가 잘 안되고 있지만 기죽지 않도록 선생님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병천초등학교 봉성분교 한진희(31·여) 선생님은 “아이들이 내성적이고 주눅이 들어 있으며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평범한 가정의 또래들에 비해 표현력이 떨어진다.”면서 “결석도 가끔 하는 등 학교오길 싫어한다.”고 말했다. 경북의 한 초등학교 최모(37) 선생님은 “정상적인 가정의 아이들은 사교육에 눌려 치일 정도인 반면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은 방치되다시피해 학습부진과 특기·적성개발에도 한계를 드러낸다.”고 전했다. 경북 군위군 G초등학교의 6학년 담임 박모(37) 선생님은 “칠순이 넘은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김모(13)군의 일기장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많다.”며 김군의 일기 하나를 소개했다. “나는 세상에서 운동회 날이 가장 싫다.엄마가 만들어 준 맛있는 김밥도 못 먹고,아빠와손잡고 달릴 수도 없다.몸이 아픈 할머니는 온종일 눈물만 흘리셨다.할머니는 때론 엄마나 아빠가 된다.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길 매일 기도한다.” 박 선생님은 “김군은 1학기 전교 부회장으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나 뒷바라지가 안돼 학습능력이 좀 처진다.”며 주위의 따뜻한 사랑과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애태웠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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