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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체사상의 꿈」 깨지 못했다(평양의 변화 이렇게 본다:2)

    ◎“폐쇄의 화석” 비난 모면하려 표피적 개방 추구 지난 5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선거와 그에 따른 권력구조의 개편을 끝내고 일련의 정세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만물지중 오직 홀로 고정불변을 유지하는 존재는 없다고 한 유물론은 누구보다도 혁명적 변화의 인위적 추구에 일생을 바쳐온 김일성이 더 확신하는 진리일 것이다. 스스로의 「주체사상」이란 이념적 환상을 버리지 않은 채 개방압력에 대역함이 없이 가능한 변화를 보이려는 것이다. 남이 보기에 김일성은 맹목적 옹고집이 아니라 봄이 오면 봄옷을 챙길 줄도 아는 위인이며 어쩌면 그 솜씨가 비범하다는 평가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과욕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지난번 서울에서의 남북한 총리회담만 하더라도 북한은 총한방 쏘지 않고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내기를 원했다. 마치 적진에 뛰어들어 한바탕 혁명투쟁이라도 벌이자는 태세로 무례하게도 거친 주장을 마구 펴놓고 상대방의 신문방송으로 하여금 이것을 전파케 하는 이익이라도 얻으려는 듯이 작태하고 있었다. 물론 반세기의 오랜 분단사에서 총리회담은 처음있는 일이니 만큼 누군들 그 의의를 평가하는데 인색했겠는가. 그러나 따지고 보면 북한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단적으로 옥중의 「동지」들을 만나야 한다고 마지막까지 버티지 않았는가. 이것은 스스로의 본질과 원리를 조금도 버리지 않은 데서 나오는 행동이다. 소위 주체사상의 제1의 특징으로 꼽는 일관성의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지금 가능한 변화의 자세를 취하면서 그것으로 본질의 불변성을 지키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왕당파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전통적 수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그 악수를 악마와의 향연이라고 속으로는 다짐하면서도 적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공산당이다. 내달 16일부터 19일까지 평양에서 두번째 총리회담이 열리기로 일정까지 잡혀있다. 이 대좌가 악마와의 정치적 향연이 아니라 민족적 융합을 위한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은 주체사상의 낡은 환상부터 그들의 생활에서 떼내버려야 한다. 북한은 평양총리회담을 통해 자기네는 결코 폐쇄의 화석이 아니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 또는 서울보다는 평양이 더 평화의 세력이라는 점수를 따기 위해 어떤 대담한 민족적 용의라도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할는지 모른다. 예컨대 미소는 다같이 한반도 분열의 책임이 있으니 이를 함께 배격하고 남북 융합으로 통일하자는 배미배소의 선언과 민족통일전선을 촉구할는지 모른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곧 범민족의 통일전선을 유도함으로써 「역시 김일성이다」는 민족적 성가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가지고 변화창출이 묘를 얻자는 것인지 모른다. 북한은 이미 김영남비망록을 통해 대소도전을 시작했다. 비망록 내용에는 『한소 수교는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고 했다. 이것은 「조선혁명의 주인은 조선인민이다」를 의식하고 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주장의 논리는 남한인민들의 통일열망을 위해 북한은 배소투쟁을 불사하겠으니 모든 민족적 세력은 배미투쟁으로 협동하여 새로운 범민족 통일전선을 결성하자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연 변했는가. 굳이 변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60년대 초 모택동의 반 흐루시초프체제 투쟁에 가담하여 『소련은 일부 직장을 복구건설해준 대가로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설비와 강판을 비롯한 자재를 우리에게 주고 그 대신 우리에게서 수천t의 금덩어리와 다량의 고귀한 금속과 원료를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헐값으로 가져갔다』고 신랄히 대들었다(64년 9월7 「로동신문」). 시기적으로 보아 이 도전은 61년 9월 김일성 일인독재체제를 등장시키고 김일성에 의한 민족통일을 노골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과 때를 같이하는 모험적인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러나 김일성 일인체제 확립을 위해 소련파를 제거하고 반소노선을 택했던 60년대초의 사정과 오늘날 일련의 외압에 의한 김일성 체제의 붕괴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배소노선도 불사한다는 사정은 어쩐지 유사성이 있을 것도 같다. 만일 북한이 「범민족」의 배소노선으로 「역시 김일성이다」는 식의 들뜬 민족적 감정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 기세를 밀고 나아가겠다는 것이 범민족적 통일전선에 의한 통일투쟁이다. 북한의 최대 약점은 이름은 비록 인민공화국이지만 실제로는 전제적 군주국가라는 데 있다. 북한을 개방하라는 객관적 요청의 압력은 김일성을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김일성 스스로도 폐쇄의 한계를 느끼고 인민에게 가능한 양보를 보이면서 통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북한의 사회문화 전반을 세심히 주목하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조국을 배반하지 말라」는 투의 경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체제수호의 정치사상교양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광경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전개될 일련의 객관적 정세가 자기네에게 불리할 것을 내다보고 취하는 대책이다. 71년 11월 자유중국이 유엔회원국에서 추방되고 그 자리를 중공이 차지하게 될 것을 내다본 장개석총통은 「처변불경,장경자강」을 국민앞에 호소했다. 어떤 경우에도 놀라지 말고 남의 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든든해지라는 것이다. 김일성은 이점을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남북 스포츠교류와 대화를 거듭하면서 민족융합의 길이 트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 아니라 북한이 대일ㆍ대미 접근으로 고립을 풀고 정상적인 국제생활에 나서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폐쇄와 고립으로 몰아넣는 「주체사상」의 이념적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 정국정상화의 실마리 풀릴까

    ◎“선등원”ㆍ“선명분”… 여야 팽팽한 줄다리기/수해ㆍUR대책 등 현안 외압으로 작용/여 보궐선거 계기로 대화압력 가중/야 공개대좌 기피… 막후절충을 선호 경색정국 타개를 위한 여야의 대화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민자당이 15일 민자ㆍ평민 양당 사무총장회담을 제의하는 등 본격적인 대화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나선 데다 평민당 역시 협상에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이번주부터 대화의 통로가 열릴 전망이다. 평민당은 그러나 함평ㆍ영광 보궐선거일정협상 등을 빌미로 공식적인 여야 대화에 나서기에는 아직 「모양」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달 하순까지는 막후대화채널을 활발하게 가동한 뒤 명분축적이 어느 정도 됐다고 인정할 때 장외투쟁의 고리를 풀 것으로 보여 여야간 장외 힘겨루기의 모습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중부지방의 수해,우루과이라운드협상 대책 등 당면 민생현안 등을 평민당의 등원유인의 외압으로 활용하려는 민자당은 15일 함평ㆍ영광 보궐선거 실시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여야사무총장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데서 알 수 있듯 눈앞에 닥친 보궐선거의 일정조정 및 수해대책 마련 등 여야간 의견접근이 용이한 부분부터 대화를 시도,파행정국을 복원시킨 뒤 복합적인 정치성 현안절충에 나서자는 입장. 민자당은 따라서 이번주초 민자ㆍ평민 양당 사무총장의 접촉 및 총무간 대화 등을 시도하면서 내각제 포기선언 및 지자제 조기실시 등 야권이 내세우고 있는 등원전제조건 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3역회담 및 중진회담 가동 등을 야권에 적극 설득할 예정. 민자당이 지자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어느 정도 정리했음에도 불구 평민당에 대해 지자제에 대한 직접적인 절충방식대신 야권의 국회동원 이후 모든 문제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우회적 접근방법을 쓰는 데는 평민당이 일단 국회로 들어오면 평민ㆍ민주 양당의 갈등표출로 민자ㆍ평민 양당체제의 보다 용이한 분위기 속에서 정국운영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 민자당은 이같은 기조 위에서이번주부터 본격화될 여야 접촉 등을 통해 평민당이 정국정상화에 나설 의지의 「깊이」를 확인하는 한편 여야 관계가 복원될 경우 여권이 양보해야 할 「수준」을 어느 정도 정리해 놓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평민당이 한때 주춤했던 야권통합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해나가기 위해 민주당에 대한 압력용으로 민자ㆍ평민 양당체제 복원이 임박한 것처럼 위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섣불리 여권의 카드를 미리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 박태준최고위원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의 요구조건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우리측이 제시할 협상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도 조건부 등원보다는 보다 차원높게 결단을 내려 일단 국회에 복귀부터 해야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민자당은 이번주부터 당3역간의 대화 등을 통해 정국정상화를 시도하면서 야권의 원내복귀의지가 여전히 미흡할 경우 수해대책과 관련한 각종 상위활동을 여 단독으로 강행함으로써 대야 등원압력을 가중시켜나간다는 전략. ○…정국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평민당측은 등원협상론이 점차 세를 얻어가는 형국이지만 아직은 공개적인 등원협상에는 반대기류가 우세. 나름대로 현실감각이 있는 몇몇 중진의원들은 남북문제ㆍ중동사태ㆍ수해 등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산적한 현안들로 인해 「장외투쟁」이 별로 큰 실효를 거둘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국회복귀의 불가피성을 내심 인정하고 있는 반면 상당수 초ㆍ재선의원들은 여전히 『명분없는 등원협상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김태식대변인은 15일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뒤 『수해복구ㆍ남북회담ㆍ물가ㆍ증권시장문제를 비롯한 민생현안 등 국민이 시급히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상황이 겹쳐 있다』고 전제,『우리 당은 어떻게든 교착상태에 있는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김대중총재가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각제개헌 포기선언 및 지자제 전면실시 등 2개항으로 시국수습의 전제조건을 압축한 것』이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달. 그러나 김 대변인은 여권이 당3역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2가지 등원전제조건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는 한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등원전제조건을 2개로 압축했다 해서 법안날치기 처리에 대한 인책ㆍ사과 등 나머지 3개 조건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평민당이 인책대상으로 요구하고 있는 민자당내 민주계인 김동영총무 등 공식대화채널보다는 민정계의 김윤환정무1장관 등 비공식 막후대화 채널을 선호하는 인상. 영광ㆍ함평보선 참여방침을 굳혔음에도 신순범사무총장이 이 문제 논의를 위한 여권의 총장회담 제의에 대해 『정국을 풀려는 여권의 성의표시도 없이 보선날짜나 정하기 위한 회담은 무의미하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한 것은 같은 맥락. 즉 공식대화보다 막후접촉이 사퇴명분을 퇴색시키지 않은 채 평민당측이 차기 총선이나 대선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중시하고 있는 정당추천제ㆍ단체장선거 실시여부 등 지자제문제에서 여권의 양보선을 타진하는 동시 민자당내 민주계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 이같은 막후접촉을 통해 지자제문제 등에 대한 여권의 가시적인 양보방침을 얻어낼 경우 평민당은 9월 말이나 10월 초쯤 의원총회 등에서 김대중총재에게 등원여부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는 형식으로,공개협상 또는 「독자적 등원명분」을 찾는 형식 중 택일할 것이라는 관측.
  • 이 어려운 때 정치는 뭘하나(사설)

    국회의 정기회기가 시작됐으나 야당 의석은 텅비었고 여당의원들의 모습은 밝지가 않다. 여당만의 국회는 할 수 없이 열흘간의 휴회를 결의했다. 무엇을 하자는 국회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하한기를 넘겨 개회된 국회는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을 맞아 붐빌 것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될 것이고 지난 회기에서 못다한 의안처리,여야간 쟁점현안들에 대한 토의와 협상으로 바쁠 것이다. 조금 시끄럽더라도 그런 정치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국가의 앞날에 대한 기대에 부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썰렁하기조차한 의사당 본회의장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편치가 않다. 정국의 돌아가는 형편이 볼썽사납고 아예 이 나라에 정치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여당은 야당보고 무조건 등원하라고 하고 야당은 선행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속 등원하지 않겠다고 장외에서 버티고 있다. 다수당에 의한 변칙과 소란,그로인한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빚어진 파행정국은 무덥고 긴 여름을 낀 두달가까이나 지나고도 정상화될 기미가 없다.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평민당이 민생공동대책위를 구성하자고 해 민자당이 대화도 할 겸해서 선뜻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평민당은 무슨 속셈인지 후퇴하고 말았다. 오히려 여권의 사과및 인책,지자제 전면실시 등 그들의 이른바 5개 선행조건에 또 한개를 추가한 셈만 되었다. 갈수록 태산이다. 지금 우리는 외압에 내환을 겪고 있다. 중동지역의 전쟁적 상황이 강건너 불 만은 아닌 터에 남북문제 역시 뜻대로 돼가지 않고 있다. 원유사정이나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내경제를 압박하는 국제경제요인이 결코 만만치 않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재마저 겹친 것이다. 서울 중부지방에 기상관측이래 최대의 큰 비가 내려 안팎이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정치와 정치인들은 꼼짝도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대개 소박한 성품이어서 정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은 워낙 그리 거창하지는 않은 편이다. 여야가 당리당략이나 소리에 집착하지 않고 싸움판만 벌이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오순도순 하지는 못하더라도 큰 소리만 내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여러 정치적 현안이나 민생문제를 풀어나가주기만을 바랄 뿐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그러한 순박하고 진솔한 기대와 소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걸핏하면 싸움박질이고 뜻대로 안된다고 보따리를 싸메고 장외로 나가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왜 그렇게 투쟁적이고 사납게 됐는지를 이해하고 관용하려 들지 않는다. 야당은 그럴수록 더욱더 폐쇄적이고 고립화될 수밖에 없다. 세상이 어수선할 때일수록 정치의 역할과 힘은 큰 것이다. 정치야말로 안팎의 시련과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화합과 친화력의 원천이다. 정치인들이 시원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지는 못하더라도 국민을 더이상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여야는 당장 국회에 모여 물난리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 하루빨리 정치력을 복원하라/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사설)

    정치인들에 있어 9월과 더불어 다가온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관한한 여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그 여름에 밀려 하한정국이 된데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변칙과 소란으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80명의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보따리를 싸들고 의원회관을 떠나기까지 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겐 한심하게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훨씬 높아진 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맑게 해 줄 것이고 정치인들도 이제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이 스스로 떠났던 정치의 마당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우선 정기국회가 열린다. 그에앞서 야당의원들이 무책임하게 내던졌던 사퇴서도 반려됐다. 또 그보다 앞서서 지난 6일 밤엔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바도 있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남북회담의 힘으로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선 퇴색할 대로 퇴색한 정치력을 복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본회의장의 제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여야는 우선 대화부터 해야 한다. 북한과도 대화와 교류를 해 나가는 마당인데,여야간의 대화는 몇달째 단절된 채로 방치된 상태였다. 우리는 대화조차 두절됐던 저간의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안중에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과 긴장완화,군축과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지금 중동지역 한 곳에서는 벌써 한달 이상이나 급박한 전쟁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한 대화 역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내외정세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어째서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 앞에서 소모적인 힘겨루기와 지분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고 야당의원들 사퇴서가 반려된 시점이니 만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무척 겸손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며 여론을 읽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성실하게 걸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안되지만 그를 빌미로 이른바 날치기식 변칙통과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 자세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여름 이래정치판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한기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한 상태가 돼 있고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기국회가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새해 예산심의는 물론이거니와 선거법개정이나 지자제실시 논의,각종 문제법안,남북문제 접근 등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크게는 개헌논의도 부각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현안들중 어느 것 하나 여야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다. 또한 그 정치적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면하려거든 여야는 하루속히 본연의 자세를 찾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 양보에 있다. 그런데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또한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함께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번 국회의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과거 흔히 보아온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정계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정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달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정치가 내팽개쳐졌고 방치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정치부재와 위기정국의 실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외압이 무거운 때에 내부가 흩어진다면 그로부터 야기되는 일의 그르침에 대해서는 여야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간의 이해타산으로 국가적 과제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다.
  • 지분확보 “줄다리기” 야통합 지루한 공방

    ◎“결렬 덤터기 쓸라” 발목잡기 양상/지도체제 이해 엇갈려 진전없는 논쟁/「조직위 3자 동등 참여」도 민주서 시큰둥 평민·민주당과 통추회의등 야권 3자는 24일 하오 열린 「통합추진 15인기구」 3차회담에서도 가시적인 의견일치를 도출하지 못해 통합논의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게 됐다. 그러나 평민·민주 양당은 통합결렬의 책임을 떠맡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통합게임」은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지리한 시소게임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민주당에 비해 「사퇴정국」의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크게 느끼는 평민당측이 올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10일을 전후한 시기까지 통합논의의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통합정국」에서 발을 빼고 장외집회와 대여막후협상을 병행하면서 「여야대치정국」으로 행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이날 15인회의는 전날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통추회의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평민·통추회의 양측의 3자 공동대표제(통합야당 전당대회까지)와 민주당측의 3∼7인집단지도체제(차기총선까지)하의 제3자 대표추대등 지도체제문제가 표면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통합의 결정적인 암초는 지도체제문제라기 보다는 「지분」문제라는 것이 보다 정확한 시각일 것이다. 사실 지도체제문제는 평민당 김총재가 지난 15일 『필요하다면 이기택총재를 대표로 옹립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고 민주당지도부도 김총재가 상임대표를 맡지 않는 선에서 3인 공동대표제를 수용할 뜻을 여러차례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비해 현재 「당대당통합」원칙만 합의된 지분문제는 양당 지도부의 향후 입지뿐만 아니라 지구당위원장등 양당 저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풀기 힘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날 3자는 지분문제와 관련,통합등록과 동시에 평민·민주 양당 지구당위원장 전원이 사퇴하고 당직및 조직강화특위에 3자동등참여라는 통추회의안을 토대로 구체적 안을 마련키로 의견접근을 보았으나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러한 입장차이의 저변에는 양당의 상호불신감이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평민당 중심통합론과 김대중총재 2선 후퇴론이 첨예하게 맞닿아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민주당측의 김총재 2선 후퇴론은 표면상 「3김 퇴진론」으로 요약되는 세대교체론과 김총재의 87년 대선출마를 위한 분당책임등으로 포장돼 있다. 5인 협상대표인 김광일의원이 전날 이기택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1일 민주당정무회의가 잠정결정한 김대중·이기택상임고문안이 『당론이 아니라 협상안』이라고 후퇴한 데 불만을 품고 15인회의에도 불참한데서도 민주당의 그러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김의원은 15인회의에 앞서 열린 이날 당통합특위 회의에서 『김대중총재가 일선퇴진(2선후퇴)하지 않겠다고한 마당에 통합논의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명한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의 통합행보는 차기 대권레이스를 앞두고 후방교란을 염려하고 있는 김총재가 이기택총재등 민주당 다수를 끌어들이기 위한 후속카드와 통추회의측의 중재카드라는 변수에 의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춘 「부분통합」으로 귀결되든가 아니면 완전결렬로 판가름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김총재는 차기대권레이스를 앞두고 민주당과 이기택총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로 「부통령제 개헌」주장과 「이기택총재 대표 옹립」용의등을 제시했지만 8인8색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의 독특한 「분위기」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김총재의 「마지막 카드」도 통합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재야의 캐스팅보트를 기대하는 선에서 제시될 것 같다. 다시말해 민주당측의 평민·민주 50대50 지분 균분 주장을 재야를 포함한 대등원칙으로 확대해 대권레이스로 가는 과정의 위험성,즉 2선후퇴의 「함정」을 뛰어넘으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측이 이날 회의에서 통추회의측이 지분문제와 관련해 제시한 「조직강화특위 3자 동등참여」방안에 궤를 같이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한편 통추회의측은 『협상결렬이면 오는 30일부터 서명자대회등 국민운동전개를 통해 통합에 소극적인 쪽을 규탄하겠다』며 평민·민주 양당에 외압을 가할 속셈이지만 지분문제에 관해 어느 한쪽을 섣불리 거들 경우 오히려 통합결렬의 구실을 준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은 크지 않다.〈구본영기자〉
  • 야권통합 갈수록 “안개속”/평민·민주 방법론 갈등의 언저리

    ◎주도권 잡으로 「선 통합」 고수 평민/「당대당」 겨냥,시간벌기 작전 민주/양당 견해차 커 9월국회이전까진 난망 평민·민주 양당의 야권통합에 대한 견해차가 크게 벌어져 통합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같은 통합노선의 차이는 3일 평민당이 당무지도회의에서 「선 통합선언 후 이견조정」 원칙을 결의한 반면 민주당은 이날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선 협상·이견조정 후 창당선언」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극명하게 드러났다. 평민당측은 「의원직사퇴 정국」의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평민당 중심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올코트프레싱」 전법으로 민주당에외압을 가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측은 당대당의 대등한 통합을 이루기 위해 「시간벌기」 작전을 펴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통합을 둘러싸고 흐르는 양당의 미묘한 기류차이는 최근 양당의 행보와 당 분위기에서 충분히 감지된다. 평민당측은 당초 김대중총재가 공언한 8월중 조기통합성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윤형국회부의장·정대철총재특보·김원기 통합협상대표간사 등 중진들을 총동원해민주당측에 「총체적 설득공세」를 펴고 있다. 다시 말해 김원기간사가 지난 1일에 이어 4일 민주당의 김정길간사와 접촉하는등 공식협상채널 이외에 2일 조부의장이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박찬종부총재 등과 만난 데 이어 정대철특보가 민주당의 이철사무청장및 김광일·노무현의원 등과 접촉하는 등 비공식협상 채널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민당측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감의 폭이 넓은 재야를 끌어들여 우회적으로 「선 통합선언」의 외압을 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달 31일 통추회의의 김관석상임공동대표가 이기택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선 통합선언 후 지도체제정비」 방식을 제시하면서 3자회담을 촉구한 것이나 3일 부산 국민연합의 박순보공동대표와 친평민당 성향의 부민련측이 통합열기를 지속키 위해 조기 장외집회 개최를 민주당측에 요청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같은 평민당의 속전속결전략은 9월 정기국회직전 야권의 국회등원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비등할 때까지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입장에 기초하고 있다. 이에비해 민주당측은 원외 위원장들이 김대중총재 2선후퇴론을 전면에 부각시킨 지난달 26일 지구당위원장단회의를 기점으로 「선 이견조정 후 통합」 노선으로 선회하면서 통합협상보다는 당사 이전·하위당직 인선 등 창당 뒷마무리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총재는 평민당측의 김총재나 통추회의의 김대표의 3자회담 제의에 대해 『15인 통합추진기구부터 가동하자』며 단호히 거절하고 있다. 또 재야측의 부산·광주 등에서의 장외집회 요구에 대해 『8월의 폭염을 피해 민자당 단독국회등 쟁점이 부각되는 9월 정기국회 개원을 전후한 시기가 옥외집회의 적기』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8일 첫 모임을 갖는 「통합정당 15인 추진기구」에서의 협상도 이같은 양당의 현격한 입장차이로 적어도 9월 정기국회 전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민주당의 세대교체론과 평민당의 김총재 2선후퇴불가론은 근본적으로 상충되는 입장인 데다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동등지분에 의한 실질적 경선」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평민당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창당기간 뿐만 아니라 창당기간후의 3자 공동대표제를 전제로 통합선언을 할 경우는 우선 민주당의 상당수가 잔류를 선언해 결국은 「부분통합」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이밖에 다른 대안으로 이철의원등 민주당의 통합적극론자들이 거론하고있는 잠정기간 동안의 「제3자 대표추대론」은 평민당쪽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창당후 내분이 증폭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들이다. 민주당은 70개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이 공동대표제라면 괜찮다는 입장에서부터 김총재의 완전한 2선퇴진이 없는 한 절대불가라는 「통합스펙트럼」상의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민주당의 사정과 김총재가 차기 대권레이스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대전제를 함께 고려한다면 향후 야권통합논의는 「부분통합」으로 전락하거나 아니면 차기 총선이후로 이월되는 것으로 판가름날 수밖에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같은 갈림길에서 가장 큰 변수는 한때 「경상도에서 배신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를 그만둔다는 각오로」 야권통합을 추진하겠다면서 적극성을 보이다가 다시 통합신중론으로 「U턴」한 이총재의 「계산」이라고 볼 수 있다. 이총재가 일찍부터 양김 이후를 노려온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민당과 제휴를 통해 향후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느냐 아니면 줄곧 세대교체론을 주창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을 발판으로 부상을 노릴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구본영기자〉
  • “개방외압”에 형식적 「유연대응」/북의 돌연한 대화제의의 배경

    ◎한반도 새 정세로 “폐쇄보다는 유리” 판단/북방정책 대응,남북관계 주도 속셈/대미ㆍ일 관계개선의 디딤돌도 노려 북한이 20일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과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을 오는 28일과 7월12일 재개하자고 제의해옴으로써 지난 1월말 이후 중단됐던 남북한의 대화의 물꼬가 일단 트일 것 같다. 그런데 북한의 이번 제의는 바로 1주일전인 지난 13일 우리측이 주차 제의한 남북정상회담을 거부하고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 등 기존의 대화도 빠른 시일내에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에대해 통일원당국자와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소연방최고회의의장 겸 정치국원이 지난 19일 소련공산당기관지인 프라우다와의 회견에서 소련은 남북한의 대화증진을 위해 힘쓸 준비가 돼있다고 천명했으며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둘째아들인 등질방이 지난 5월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중소의 대한접근과 북한에 대한 개방ㆍ개혁의 압력이 보다 가시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따라서 북한은 이같은 국제적인 압력에 대응,남북간의 대화를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형식적이고 선전적이나마 대화에 나서는 것이 현재의 난관을 타개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또 대화중단이 외부의 압력을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과 더불어 대외정책상 유연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대미ㆍ대일관계개선의 디딤돌로 삼고자하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신정현교수(경희대)는 『한소 정상회담으로 충격을 받은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기본입장을 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결과 일관성이 없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북한은 주체적 사회주의 노선을 고집하는 대내정책과는 달리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고르바초프의 개방압력에 끝까지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제의가 비록 형식적이고 선전적 차원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멀지 않은 장래에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군축협상 등 남북대화 진전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측 입장은 북한의 이번 제의가 대개 15일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대화를 제의해 왔던 상례에 비춰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28일)의 경우 시일이 촉박하고 1주일만에 서로 다른 제의를 해오는 등 북한의 입장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으나 대화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회담에 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제의가 그들이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기해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8ㆍ15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한 명분축적과 우리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유엔동시가입 노력을 저지하기 위한 대외적 선전공세라는 점,그리고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국내 일부 동조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 등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시각이다. 도흥렬교수(충북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직면해 변화의 자세를 갖추고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 필요성을 절감하지도 못하고 있는 북한은 우리의 북방정책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주체적」인 노력에 의해 남북관계를 주도해 보겠다는 입장에서 대화를 거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때문에 이번 제의는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을 기대하는 국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평화공세적 제스처이거나 한소 정상회담이후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겠다. 북한을 돕겠다』는 자세를 천명해온 우리측의 진의를 타진해 보겠다는 뜻으로도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원 당국자는 지난 5월24일 열렸던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김일성이 시정연설을 통해 이른바 「조국통일 5대방침」이라는 통일방안을 제시한 이후 각 정당ㆍ사회단체의 명의로 지지 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는가 하면 같은달 31일 중앙인민위,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정부원연합회의를 개최해 4개항의 군축안을 제의했고 이어 민족통일준비위원회의 결성을 주장하는 등 후속조치를 잇달아 제의해 왔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으로 인한 불쾌감 때문에 남북한간의 대화를 거부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감정적 반응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실질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김일성의 통일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갖가지 구체적인 제의를 내놓음으로써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번 대화제의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선전공세를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은 왜 대화 거부하나(전문가의 시각)

    ◎「개방외압」 차단… 평양의 고육책/체제안정 노려 「버티기 작전」 선택한 듯/“내부정비→적절한 시기에 대화” 속셈 북한이 13일 남북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한편 각종 남북대화도 재개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노태우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까지 이른 소련의 급격한 변화및 한국의 거듭된 대화촉구등 일련의 외압에 대응,이제까지 고수해왔던 주체적 자주외교 노선을 견지하는 동시에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결코 상실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련을 비롯 동구 공산국가들의 대변혁이후 밀어닥치고 있는 개혁의 물결에 맞서 변화보다는 현상유지를,개방으로 초래될 수 있는 체제위기 보다는 강력한 내부통제를 통한 체제안정을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남북간의 긴장을 유도함으로써 한소관계의 급진전이 한반도문제의 해결을 위해 순기능보다는 오히려 역기능을 초래한다는 점을 대ㆍ내외에 과시함으로써 한소 정상회담이후 빠르게 추진될 수밖에 없는 양국간의 수교와 아시안게임을 계기로예상되는 한중간의 관계개선 움직임에 쐐기를 박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들은 또 한소 정상회담과 관련,「두개의 조선」 정책을 책동하는국제적인 범죄행위』라는 로동신문의 비난(6일자),『남한 당국은 분단을 고착화하거나 유엔에 각자 가입하려는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일성의 발언(11일ㆍ중앙통신)등 북한이 보인 일련의 반응은 북한이 한소수교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남한주도의 한반도문제 해결시도에는 어떠한 형태라도 호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힌 것으로서 이에따라 북한은 당분간 외교보다는 내부단속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순씨(북한문제연구소 이사장)는 『각종 외풍에 맞서 체제정비가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남북대화 거부등과 같은 한반도 긴장유도조치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상당기간 남북관계의 경색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갑철교수(건국대)는 『북한의 변화는 기본적으로 외압에 의해서도 또 동구에서와 같이 밑으로부터의 혁명의의해서도 이뤄질 수 없으며 오로지 집권세력의 주도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내세우면서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한소 정상회담에 이른 소련의 압력이나 한국의 대화분위기 조성등은 북한을 더욱 위축시킬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회주의혁명에 있어 「주체」의 문제를 중시하는 북한이 현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조성해가고 있는 남북 대화분위기에 휩싸일때 한국의 북방정책에 호응하는 꼴이 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며 이 때문에 내부체제를 정비한 후 「김일성의 의지와 필요에 따라」 남북대화에 임하는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이같은 강경방침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또한 한소수교의 속도에 따라 한중 관계개선을 예상할 수 있고 이에따른 북한의 불가피한 변화도 기대할 수 있으나 이같은 결과가 올해안에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갑철교수는 『소련이 경제ㆍ군사원조 중단시사와 같은 보다 강력한 대북압력을 행사하고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중국의 태도가 변화할때 북한의 태도도 좀더 유연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경분리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이 「두개의 한국정책이 곧 두개의 중국정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외명분적인 입장과 실리적인 필요 사이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는 『한소간 정식수교가 이뤄질때 중국의 운신의 폭도 넓어질 것이 확실하며 이 경우 북한의 저항도 약화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북한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대남 자세의 변화 또는 북한체제의 변혁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창순씨도 아시안게임이후 한중관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북한의 대소 반발도 한계가 있겠지만 한국을 「전민족적 통일전선」의 일부 대상으로 보는 대남관이 교정되지 않는 한,또 남조선 혁명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의 대남정책이 변화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이 이번에 보인 반응은 궁지에 몰린 입장에서 국제정세의 변화에 맞서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으로서 스스로 변화하기보다 「우리식대로 살자」는 구호아래 가능한 한 현상을 고수하면서 「버티는 데까지 버텨보자」는 선택 아닌 선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성역없는 사정”… 관ㆍ정가 초긴장/특명반움직임과 각부처ㆍ여야표정

    ◎장관도 “접근금지”… 내사자료 극비분석 사정반/“불똥튈라” 몸조심… 소문 확인에 관심집중 각부처/원칙론만 강조… 「유탄피해」 우려,신중반응 정치권 청와대의 대통령특명사정반이 본격가동함에 따라 정부 각부처 특히 소속 고위공무원들이 의원면직 되었거나 사법조치를 받고 있는 부처는 물론 여야국회의원,정당주변에서도 「오뉴월 사정한기」에 휩싸이고 있다. 사정당국은 이병선한일은행장ㆍ서병기서울지방국토청장을 해임시킨 것을 시발로 서울시의 고위간부 4명을 구속하는 등 서슬퍼런 사정예고편을 상연함으로써 한기의 체감온도를 더욱 싸늘하게 하고 있다. ▷특명사정반◁ ○…6공들어 그동안 정부 각 사정기관이 확보한 고위공직자,정부투자기관임직원 등에 대한 내사자료를 토대로 정밀확인작업을 진행중이다. 서울 삼청동 감사원별관에 진을 치고 있는 특명사정반은 극도의 보안속에 작업중이어서 일반은 물론 장ㆍ차관 등도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 80년대 초의 공무원정화 당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그때처럼 부처별 할당방식이나투망식의 일망타진방법은 사용치않고 있다는 것. 1차 사정기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집중관찰대상선정→정밀추적내사→비리확인→인사조치 또는 검찰이관→처벌순서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행정부◁ ○…정부종합청사 주변에서는 총체적 난국극복과 관련,공직자에 대한 사정활동이 강화되자 파장의 범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공직사회의 대숙정작업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 6공화국 출범이래 최대의 「한파」를 느끼고 있는 공직자들은 요즘 외부인들의 내방을 사절하는가 하면 외부전화도 받기를 삼가는 모습. 총리실과 총무처 등에서는 이번 사정활동의 분위기를 공직자 새정신운동으로 확산시키는 묘안을 짜내기 위해 휴일인 13일에도 정부종합청사에서 새정신운동 소위원회를 가동시키는 등 부심. ○…교통부는 14일 김하경철도청장이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교통부 및 철도청 간부들은 진위를 확인하느라 부산. 확인결과 김청장에 대한 내사는 3개월 전쯤 국무총리실에 『인사와 관련해 2천만∼3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투서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사정당국이 내사를 했던 것은 사실이나 모함인지 여부를 밝히는데 가장 필요한 투서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데다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일단 내사를 유보해둔 상태라는 것이 밝혀지자 앞으로의 처리에 관심. 내무부는 사정당국의 내사대상에 시ㆍ도지사급도 포함돼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자 대부분의 직원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과연 누구일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 민간업체를 직접 상대할 일이 많은 재무ㆍ상공ㆍ건설부 및 국세ㆍ관세ㆍ조달ㆍ수산청등 경제부처 간부진들은 털어서 먼지 안나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업무관계로 잡음이 있었던 간부급의 이름을 거론하며 불똥이 튀지 않을까 좌불안석. ▷서울시◁ ○…서울시 직원들은 14일 김인식종합건설본부장 등 4명이 구속되자 『평소 서울시의 인재로 꼽히던 인물들의 면면으로 미뤄 이렇게까지 갈 줄은 몰랐다』며 일손을 놓고 허탈해 하는 표정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부서의 하위직원들은 『현행 재개발등 도시계획사업은 행정절차상으로는 하자가 없이 이뤄진다 할지라도 외압에 따른 공무원의 억지자의가 개재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점을 안고 있다』며 『지방의회가 빨리 구성돼 떳떳한 행정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뼈 있는 한마디씩. 고건시장은 이날 하오 2시30분쯤 기자실에 들러 이번 사건에 따른 심경의 일단을 피력. 고시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재임기간중이 아니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고위공무원 다수가 관련된 데 대해 시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사죄한다』고 말문을 연뒤 『이번 일을 계기로 시공무원들이 뼈를 깎는 자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자책. ▷정치권◁ ○…정부의 사정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그 여파가 정치권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당직자들이 부동산투기 등 사회악 척결대상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원칙론을 강도높게 개진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의 대부분 의원들은 정치권에 대한 비리내사가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한 듯 신중한 반증. 박준병사무총장은 『국회의원에 대한 내사라면 내가모를 리 없다』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으며 한 고위당직자도 『일상적인 검찰권의 행사인 고소ㆍ고발 및 투서에 대한 내사라면 몰라도 「혐의」를 캐기 위해 「뒤」를 조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내사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 그러나 민자당의 LㆍS의원,평민당의 L의원 등이 사정기관의 내사대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자 이들 의원들은 이날 당사에 나타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한편,고위당직자들의 방을 돌며 미리부터 자신의 결백을 호소. ○…평민ㆍ민주당(가칭)등 야권은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여야를 망라한 정치권에까지 내사의 범위를 넓히자 이를 「공작정치의 일환」이라고 규정하는 등 정치공세를 펴면서 자당에 불똥이 튈 가능성에 미리 쐐기를 박는 모습. 그러나 야권도 정부의 이번 조치가 국민여론상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데다 과거 공안정국에서 처럼 야당에 대한 「직격탄」으로는 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를 공작정치로 비난하는 것도 대여전면전을 위한 선전포고라기 보다는 혹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유탄」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유력.
  • 「약세국면」탈출 겨냥한 양동작전/김평민총재의 여러제의 안팎

    ◎「택일」요구한건 여양보 얻어내려/“야권통합”내외압력에 역공의 뜻도 평민당 김대중총재가 21일 제안한 노태우대통령과의 조건없는 여야영수회담과 가칭 민주당과의 공식통합 협상은 현재의 정국이 평민당에게도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한데 따른 「긴급처방」이라는 인상이 짙다. 평민당으로서는 거대여당과 맞설때마다 소수의 한계를 절감해 온데다 최근 민주당의 인기급상승에 따른 야권통합의 거센 압력까지 겹쳐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평민당의 야권내 위상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자칫하면 김총재의 입지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평민당내에 고조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총재가 최근 「자학증세」라고까지 지적했듯이 평민당내에서는 어딘가 무기력한 분위기마저 팽배해 왔다. 이에따라 김총재가 노대통령과의 조건없는 회담을 제의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적 교착국면을 타개하고 농도짙은 「성과」를 얻어냄으로써 야권중추세력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하고 당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점에서 김총재가 노대통령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3당통합을 취소하거나 올가을에 중간평가를 실시하든 양자택일할 것을 요구한 것도 여권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획득하기 위해 선택한 고육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중간평가실시문제는 김총재가 지난해 12·15청와대 대타협 당시 가장 앞장서서 무효화시킨 것으로 다시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김총재가 현재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을 반증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김총재는 이에대해 『노대통령이 대타협에서 합의된 광주문제처리와 개혁입법 등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만큼 다시 거론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총재가 기대하는 최대의 「성과」는 지자제선거에서의 정당추천제허용등 평민당의 주장을 여권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평민당은 지자제선거실시야말로 정계개편이후 지속되고 있는 약세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는 확실한 「탈출구」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야권지지표의 확산경향을 감안할 때 평민당안대로 선거만 실시되면 결과는 낙관할 수 있다는 것이 평민당측의 계산이다. 김총재는 최근 민자당에서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정당추천제를 허용할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크게 고무된듯 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한측근은 김총재가 지자제선거에 대한 약속이행보장이라는 전제조건을 철회하고 조건없는 여야영수회담을 제의한 것도 여권내의 움직임과 관련해 모종의 「감」을 잡았기 때문인 것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총재가 노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현상타개라는 측면에서 일단 회담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18 10주년을 앞두고 광주문제해결 등과 관련한 비난여론이 드세질 경우 책임을 여권에 떠넘길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야권통합과 관련,김총재가 가칭 민주당과의 공식대표협상을 제안한 것은 예상됐던 수순으로 야권통합 논의자체를 급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는 인식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주류측에서는 민주당의 「실체」를 인정해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한것만으로도 크나큰 진전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 『통합협상에서 모든 조건을 양측의 정식대표가 진지하게 협상할 것』이라면서 『모든 조건에는 민주당측이 주장하는 「당대당통합」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당대당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민주당이 창당을 하지않은 만큼 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양당이 동등한 입장에서 통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의석수 70대8이라는 현실을 어떤 형태로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총재가 『민주당의 창당대회를 잠시 연기할 것』을 제안한 것도 이같은 인식에 바탕을 둔 역공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김총재의 민주당에 대한 이날 제의에도 불구하고 평민·민주당간의 통합협상은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 자체도 매우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평민당 일부 의원들과 원내지구당위원장들이 야권통합추진을 내세우며 벌였던 서명파동은 민주당과의 협상이 본격화 되면서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총재 역시 이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자체제 갖춘뒤 YS와도 만날 용의 민주의 당대당통합조건 장애 안된다”/김총재 일문일답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21일 여의도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지자제선거를 지난해말 여야합의대로 실시할 것을 여야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는데 이번에 전제조건 없이 회담을 제의한 것은 여권으로 부터 지자제문제에 대한 어떤 언질이 있었기 때문인가. 『없었다. 최근 여당에서 광역자치단체 의회선거에서 정당추천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의 입장은 광역·기초 자치단체 모두 정당추천제가 실시돼야 함은 물론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장선거가 실시되는등 종전합의사항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지자제문제가 관철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아무것도 풀려나가지 못할 것임을 밝혀둔다. 다만 책임있는 야당으로서화급한 현안들을 제쳐두고 지자제문제에만 매달려 있을 수가 없어서 조건없이 여야정상회담을 제의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과의 회담용의는. 『내가 노대통령과 만나겠다는 것은 지난해 12월15일의 청와대대타협에서의 여야합의사항 준수여부,그리고 3당통합이후의 민생치안·물가·부동산투기및 주택문제·수출부진 등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논의하기 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자당이 창당대회를 마치고 체제를 갖춘뒤 민자당과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김영삼최고위원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야권통합을 위한 가칭 민주당과의 협의조건은. 『우리당은 이미 지도체제를 변경하고 당명을 바꿀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등 성의를 다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민주당과의 협의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본다』 ­가칭 민주당은 당대당통합을 조건으로 내세우는데. 『정치적으로는 그렇게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민주당은 창당이 안된만큼 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한개의 당을 만드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
  • “야권통합 노력”… 명분찾기 후퇴/전당대회 미룬 평민의 속셈

    ◎단일화 실패때의 화살 회피도 겨냥/민주당엔 외압작용… 논의 활기띨듯 평민당이 18일 당초 오는 29,3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키로 결정한 것은 당안팎에서 일고 있는 야권통합 요구를 수렴하는 한편 민주당(가칭)과의 통합이 안됐을 경우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양면포석으로 풀이된다. 4ㆍ3보선 이후 야권통합론의 당위성에 대해 여론의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평민당지도부로선 평민당중심의 통합이 이뤄지면 더없는 소득이겠지만 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통합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국민 이미지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또 평민당 주류의 입장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연기결정으로 야권통합이 안됐을 경우 「선창당 후통합」의 수순을 밟고 있는 민주당측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계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평민당중심의 「흡수통합론」과 김대중총재의 2선후퇴를 전제로 한 민주당측의 「당대당통합론」이 평행선을 달리는 한 『야권통합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보는 당주변에서는 이같은 계산을 전당대회 연기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읽고 있다. 물론 김대중총재등 평민당지도부가 지난 4당구조 때보다 3당통합 이후,특히 지난 대구서갑 및 진천ㆍ음성보궐선거 이후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도 이번 전당대회 연기 이유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즉 과거 야당으로서 구민주당이나 구공화당에 대한 지지층 가운데 3당통합을 찬성하는 측은 물론 통합에 회의적인 쪽도 평민당지지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평민당지도부도 내심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4ㆍ3보선에서 평민당의 「불참」과 민주당의 「승리」는 평민당이 야권내에서 의석수라는 「양적인 대표성」뿐만 아니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질적인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평민당은 최영근부총재등 통합추진위원들이 중심이 돼 민주당측과 막후접촉을 벌였으나 평민당으로의 「흡수통합」에 극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측이 「당대당통합론」을 굽히지 않자 당지도부는한때 오는 23일쯤 외부인사 영입작업을 일단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를 방침이었다. 즉 지도체제를 곧바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바꾸지 않고 당헌에 부칙조항을 신설해 전당대회를 열지 않고도 중앙상무위나 당무지도합동회의에서 당헌개정의 길을 열러 놓는 선에서 전당대회를 강행하고 ▲집단지도체제 ▲당명개칭 등을 야권통합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야권통합에 보다 적극적인 당내외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그것이 이번 연기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다시 말해 전당대회 강행에 반대하는 노승환국회부의장,이재근 전사무총장,김종완전당대회의장,이상수ㆍ이해찬ㆍ이찬구ㆍ이철용ㆍ양성우ㆍ이교성의원 등이 「전당대회 연기후 통합 우선추진」이라는 취지로 서명작업에 들어간 것이 표면적인 연기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서명작업」등 당내 반발이 전당대회 연기의 한 요인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이 전부라고는 보기 힘들다. 이 시점에서 전당대회를 강행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쪽이 실익이 크다는 김총재등 당지도부의 판단이 보다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지금까지 「통합파」로 분류되지 않던 호남 지역구의 이 전사무총장ㆍ손주항부총재와 노부의장 등이 서명에 동참한 것은 바로 이같은 김총재의 의중을 정확히 읽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부총재가 지난 16일 민주당의 박찬종 야권통합특위 위원장과 회동한 사실과 평민ㆍ민주 양당내의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합동간담회를 가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평민당 주류로서는 민주당내에서 거의 정계은퇴에 가까운 김대중총재 2선후퇴론을 펴고 있는 부산출신 의원들과 ▲동일 지분에 입각한 당권경선 ▲대권경쟁 등 유사시 전면복귀를 전제로 하는 김총재의 잠정적 2선후퇴론을 주장하는 서울출신 의원들과의 「틈새」를 발견한 이상 흡수통합을 위해 한번 더 노력해보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실리와 명분축적 양쪽으로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또 평민당이 지역당적인 성격을 탈색시키기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에 이은 차선책으로 추진해온 구정치인ㆍ재야인사 등에 대한 영입작업이 예상외로 부진한 것도 전당대회 연기의 이유가 되고 있다. 평민당은 그동안 김원기총재특보,한광옥비서실장 등을 중심으로 이민우 전신민장총재,유치송 전민한당총재,이만섭 전국민당총재,고흥문ㆍ이중재ㆍ양순직 전의원등 퇴역정치인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해 왔으나 이들은 대부분 야권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론에 머물거나 ▲김대중총재 2선후퇴 ▲집단지도체제하의 대표최고위원 윤번제 등 평민당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영입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이번 전당대회 연기결정으로 6월초 창당일정에 맞춰 조직책선정작업이 한창인 민주당측에도 외압으로 작용해 평민ㆍ민주 양당내에서 한때 주춤했던 통합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류가 여전히 「선창당 후통합」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연기된 평민당전당대회는 통합논의만 증폭시킨 채 원점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 여는 체질개선ㆍ야는 입지확장 역점/「4ㆍ3보선이후」각당의 움직임

    ◎민의바탕,농정등 민생정책 수정예상 민자/야통합 내ㆍ외압속 「민주」와 연대 모색 평민/“발언권 강화의 호기”… 당대당 통합 거론 민주 여야가 「4ㆍ3보선」의 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정국운영 계획을 세우기에 부심하고 있다 거대 여당인 민자당은 부진한 성과를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 보다민심과 호흡을 함께하는 당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이며 그동안 정국 중심에서 밀려나 있던 야당은 보선을 정국주도권 탈환 내지는 발언권증대의 호기로 보고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도 선거에 참여했던 가칭 민주당과 그렇지 못했던 평민당 사이의 역학관계에 변수가 나타남에 따라 내부적으로 미묘한 기류가 일고 있다. ○…민자당은 「4ㆍ3보선」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동시에 선거의 교훈을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당내 모든 계파의 인식이 일치하고 있다. 또 선거결과는 민자당의 기존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농정ㆍ주택 등 민생문제에 보다 역점을 두고 실명제유보 등에 따라 국민들에 비쳐지는 개혁의퇴조를 보완하는 정책들을 적극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의 이같은 「반성」은 보선에서 확인된 「민의」와 당의 무게중심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절차라 할 수 있다. 이와함께 민자당이 민심수습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당운영에서 소외돼있던 민주ㆍ공화계가 민정계의 독주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당내세력판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행동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영삼최고위원이 6일 공천및 선거운동ㆍ국회대책ㆍ금융실명제유보 등과 관련된 당및 행정부의 수구적 자세를 강력히 비난한데는 자성의 뜻과 함께 민정계에 대한 그간의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김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 당정책결정과 당지도 체제정비를 위한 당헌개정논의에서 자파의 발언권을 확대하려는 생각도 담겨있는 것 같다 또 행정부에 대한 당의 위상을 우위에 놓거나 최소한 대등하게 두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계의 김종필최고위원도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간접적으로 민주계의민정계 공격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당내의 이같은 책임소재 논란은 다분히 제한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번 보선에 3당통합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어느정도 담겨있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고 이로인해 민주ㆍ공화계가 내심 당혹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정계에서는 『기존여권 표야 다른 데로 갔을리 없고 기존의 김영삼(YS)최고위원과 김종필(JP)최고위원의 표는 어디 갔느냐』며 자신들에 대한 공격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보선이 민자당의 노선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며 단지 정책의 일부수정과 당자세가 좀더 「겸손」해지는 선에서 민자당의 수습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선에서의 부분적인 승리 이후 야권은 외부적으로 3당 통합반대등 대여정치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야권통합논의를 다시 분출시키고 있어 주목. 특히 야권통합에의 압력은 진천ㆍ음성에서 허탁후보를 당선시켜 위상이 제고된 가칭 민주당보다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않은 평민당쪽으로 더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의원직 총사퇴후 다시 총선을 하자는 마당에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낸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평민당 나름대로 절묘한 「불참명분」을 내걸었음에도 불구,국민여론은 평민당이 후보를 「안낸」것이 아니라 당선가능성이나 가칭 민주당후보에게 조차 득표율이 뒤졌을 경우의 역기능을 고려해 후보를 못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평민당이 갖고 있는 지역당적 한계」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은 평민당지도부에 야권통합에 대한 「외압」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이번 보선에서 야당후보의 당선은 이상수ㆍ이해찬의원 등 평민당내 서울에 지역구를 둔 통합파의원들에게 김대중총재의 「후광」없이도 다음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통합논의를 증폭시키는 내압이 될 것같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야권내부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내에 야권통합이 가시화될 전망은 크지 않다. 우선 보선에서의 승리로 입지가 강화된 가칭 민주당측이김대중평민당총재의 2선후퇴를 전제로 한 당대당 통합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선 불참으로 종전처럼 『평민당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흡수통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명분에 밀려 움츠러들고 있지만 평민당주류는 김총재 2선후퇴에 대해선 여전히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평민당내 통합파 일각에서는 ▲기득권포기 ▲당해체등 혁명적인 발상으로 통합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세가 약한데다 이들이 펴고 있는 김총재 2선후퇴론도 유사시 롤백을 전제로 한 「잠정적 2선후퇴론」이다. 따라서 가칭 민주당일각에서 주장하는 「완전한 2선후퇴론」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어 야권통합에 대한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평민당지도부가 야권통합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선은 ▲당명개칭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최고위원및 당직배분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창당 후통합」을 선언한 가칭민주당과 독자적 재야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부영씨를 중심으로한 민연추ㆍ평민당 등 범야권은 통합보다는 각각 5월중순과 연말의 창당대회,4월말의 전당대회준비등 제갈길을 가면서 임시국회소집,1천만인 서명운동 등 사안별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여진다.
  • 대 동구권 외교 마무리 단계에/한­체코ㆍ불가리아 수교의 함축

    ◎북한개방에 「외압」 작용… 관계개선 촉매 역할/첨단기술ㆍ자본공여 요청이 부담스러운 「짐」 우리나라가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 수교를 맺게 된 것은 7ㆍ7선언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정부의 북방외교가 본격 개화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들 국가와의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은 또 그동안 말로만 떠들어왔던 「전방위 입체외교」가 완전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즉 우리 외교가 동서 양진영을 대상으로 경제ㆍ통상 등 비정치 분야에서의 제한된 교류에서 벗어나 정치ㆍ외교를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과 교류로 확대 발전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2월1일 헝가리와 역사적인 첫 수교를 맺은 이래 폴란드(11월),유고(12월) 등과 국교를 수립했고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도 수교를 맺음으로써 대동구권 외교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풀이된다. 동구 8개국 중 현재 우리나라와의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는 동독ㆍ루마니아ㆍ알바니아 등 3개국 뿐이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오는 28일 미트라우외무차관을 단장으로 한 수교교섭대표단을 서울에 보내 우리측과 수교일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또 동독은 제3국의 외교경로를 통해 대한수교의사를 강력히 표명했으나 오히려 우리측이 통독과정의 추이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한ㆍ동독수교는 시간문제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동구에서는 비교적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한 알바니아만 대한수교를 주저하고 있으나 알바니아도 최근 개방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 조만간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권의 이러한 「대한수교 도미노현상」은 결과적으로 한­중소 관계개선에도 커다란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테면 동구 대부분 국가들의 잇따른 대한수교는 중소에 외압으로 작용,『한국과의 수교는 국제정세의 흐름에서 볼 때 당연한 현실』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같은 외교전략은 우리 정부가 북방외교를 추진할 당시 수립했던 장기계획의 일환임은 분명하다. 특히 소련과는 방소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전격적으로 고르바초프대통령과단독회담을 갖고 한소수교 일정에 관해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연내수교의 장미빛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대동구권 수교는 또 북한의 개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과 이에따른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수교는 우리 정부의 유엔외교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호중외무부장관이 이들 수교 대상국가의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가질 때마다 이들로부터 『한국의 유엔가입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사실은 정부가 유엔가입을 신청만 한다면 금방 실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수교를 계기로 다른 미수교 사회주의국가와의 관계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장관도 서남아및 동구 등 5개국 순방에서 인도 파키스탄 유고 등 비동맹주도국에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몽고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친북한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은 화해와 협력의 신데탕트추세를 바탕으로 우리외교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대체코및 불가리아수교는 이들 국가가 한국의 경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자본과 첨단과학기술 등의 투자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우리측에 새로운 부담을 안겨준 것으로 판단된다. 동구권국가들은 한결같이 자국경제의 낙후성을 우리측에 호소하면서 『경제협력의 최적격 파트너는 한국』이라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서슴없이 털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여하튼 북방외교가 예정된 수순에 따라 중소와의 관계개선및 남북한간 평화구조정착이라는 최종목표를 향해 쾌속순항하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한종태기자〉
  • 개혁과 좌절… 재임 15개월/떠나는 경제팀의 공과와 향후 진로

    ◎개혁추진에 현실과 거리 못좁혀/조 전부총리 휴식 취하며 집필작업은 계속/김 전농수산 지역구 자주 다니며 의정 전념 그 어느때보다도 경제각료들이 대거 경질된 것이 이번 개각의 최대 특징이 되고 있다. 6개 경제부처중 5개부처와 청와대경제수석이 동시에 갈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퇴임경제장관들이 재임했던 기간은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컸던 시기였고 물러난 장관들에게는 고독한 시간이었던듯 하다. 경기는 한달이 멀다하고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흑자시대의 구가도 수출쇄락으로 끊기는가 싶은 시기였다. 또한 통상마찰과 농수산물을 비롯한 수입개방 등에 따른 부작용의 잇따른 돌출,특히 민주화ㆍ자유화 바람을탄 쏟아진 각계의 목소리,그에따른 토지공개념의 확대실시,금융실명제의 도입추진등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 역대 부총리 가운데 그만큼 재계와 여당으로부터 인기를 끌지못한 부총리도 드물 것이다. 토지공개념이나 금융실명제등에 관한 그의 개혁정책은 민정­민자당으로 이어지는 여당내의 성장론자들에게 공격의 표적이 됐다. 지난 1월 당ㆍ정간에 금융실명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을때 그는 『국민의 80%는 실명제를 지질할 것』이라며 정치권(또는 정치권을 통한 재계)의 압력에 맞섰다. 그에 대한 재벌들의 불평은 대단하다. 대부분의 재벌들은 그가 「대기업(물적구성)은 존속시키되 재벌(인적구성)은 해체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때문에 조전부총리는 재벌들 사이에는 「지독하게 짠 사람」이라는 악평과 함께 「현실을 모르는 부총리」로 통했다. 조부총리는 17일 경제기획원에서 가진 이임사를 통해 자신이 추구했던 개혁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경사진 경기장에서 축구를 한다면 위에서 내려차는 쪽은 유리하다. 그러나 거꾸로 올려차는 쪽은 불리해진다. 경사진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할수 없는 것과 같이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밑바탕에 대한 정지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는 재임하는 동안 안정기조 유지와 불형평 시정을 위한 제도개혁을 끈질기게 밀어 붙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두가지는 모두 정치권과재계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소재였다. 그래서 그는 정치권에서 통용되던 「국민적 합의」라는 용어를 경제에도 도입해 자신의 정책에대한 방패막이로 활용하기도 했다. 형평과 정책결정과정의 민주화는 조전부총리가 폈던 정책내용과 업무스타일을 결정하는 두가지 요인이었다. 형평은 토지공개념등 제도개혁의 추진으로 나타났다. 그는 정책결정과정의 민주화를 중시해 주요정책에 대한 관계부처간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때는 두번 세번 똑같은 회의를 반복했다. 이때문에 그가 내놓은 정책마다 「실기했다」는 비난이 따라 다녔다. 그러나 중대한 정책결정일수록 국ㆍ과장급 실무자들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 기획원 안에서 그의 평판은 좋은 편이었다. 그는 퇴임을 보름쯤 앞둔 어느날 「부총리 재임시의 역할을 자평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아주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자리에서 일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적이 있다. 17일 기획원을 떠나던날 같은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한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고도 했다. 외압과 싸우면서 개혁정책을 펴나간데 대한 심정적 자긍심과,자신의 개혁을 제대로 받아들여주지 않은 주변의 현실여건에 대한 아쉬움이 뒤섞인 착잡한 심경의 일단을 느낄수 있었다. 조전부총리가 퇴임후 어떤 일을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갈곳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는 재임시 『요즘도 책을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틈틈이,옛날에 대한 향수가 남아서…』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로 미루어 볼때 그는 아직도 모교인 서울대로 돌아갈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입각직후인 지난 88년 12월 대학에는 사표를낸 상태이며 그동안 줄곧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것』이라고 말해 왔다. 조전부총리는 재임중에 퇴임후 무엇을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그는 그때마다 진반농반으로 『한문서당을 열겠다』고 대답하곤 했다. 그래서 한때 기획원에는 소천서당(그의 호를딴 서당이름)이란말이 유행하기도 했으나 그의 진의는 확인할 수 없다. 그는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면서 입각으로 중단했던 「한국경제론」의 한글판과 영어판 집필작업을 계속할 것으로전해진다. 한편 재임기간중 한은법개정,증시침제 등으로 고통을 겪어야했던 이규성 전재무장관은 퇴임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으나 민간기업이나 재무부관련기관으로 갈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생각을 강력히 내비췄다. 가능하다면 30년간의 경제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강의를 맡고 싶다는게 그의 희망인듯 하다. 또 농수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홍역을 치렀던 김식 전농수산부장관은 재임시 소홀히한 지역구(전남 강진ㆍ완도군)에 대한 관리에 온힘을 쏟을 예정. 주변에서는 노태우대통령과 막역한 관계나 호남출신의 유력한 출신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때 민자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않겠느냐는 관측도 유력하다. 의원직을 겸임했던 한승수 전상공부장관은 앞으로 지역구인 춘천을 종전보다 자주 다니며 지역구활동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이봉서 전동자부장관은 당분간 부친(국제화재해상보험 이필석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사업에는 관여할 생각이 없고 그동안 공직생활에 쫓겨 하지 못했던 경제에 관한 연구활동에 전념할 계획.
  • “북한,국제사회서 고립 심화”/노대통령,공사 졸업식서 강조

    【청원】 노태우대통령은 16일 하오 공사 제38기 졸업식에 참석,『북한은 세계적인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그들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여기고 있으며 변화의 강한 외압과 내부적인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그 돌파구를 도발에서 찾을 위험성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북한은 어떠한 도발책동으로도 그들이 얻을 것은 자멸의 결과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이같은 현실을 바로 볼때 그들은 개방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북한에서는 동유럽 각국에서 공산체제가 와해되고 있는데 따른 불안감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으며 부자세습에 따른 체제내부의 문제와 경제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한미 안보협력체제로 한반도의 안정을 지키면서 장래의 변화에 대비하여 「한국방위의 한국화」를 추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 경제안정과 정치외풍/염주영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정부의 경제부처들이 모여 있는 과천 청사로 출근하는 조순 부총리의 발걸음은 요즘 눈에 띄게 무거워 보인다. 90년대말에는 우리 경제가 선진권에 진입하리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높아만 가는데 첫해인 올해 초반 경제실적은 저조하기 그지없다.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데 물가는 뛰고 부동산은 틈새만 보이면 들먹거린다. 여기에다 정치권으로부터의 「외압」은 통합신당의 출현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쁘니 금리를 더 낮추어야 할것」이라거나 「수출이 안되니 환율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들이 정치권으로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꼬리를 물고 있다. 하룬들 심기가 편할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신당측은 일부 정책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저조한 경제실적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신당을 구성하는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정책위의장이 합세해 경제장관들과의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할 움직임이다. 정부의 경제팀에 대한 신당쪽의 압력이 보다 조직적으로 가해질 것임을 짐작케 한다. 정부의 경제팀과신당의 일부 정책관계자들 간에는 경기대책 뿐만 아니라 토지공개념ㆍ금융실명제 등 경제제도 개혁의 내용과 추진속도,전반적인 경제정책 기조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각차를 노출시키고 있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당정간의 이같은 이견은 당쪽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 「안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서면 이에 맞서 관련장관이 즉각 반박을 가하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진전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전 민정당의 박태준 대표가 『금융실명제는 연기해야 한다』고 하자 이규성 재무장관이 『예정대로 실시할것』이라고 받아쳤고 1일에는 이승윤 정책위의장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이번에는 조순 부총리가 2일 기획원 월례조회를 통해 『이런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기존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당정간에 불붙고 있는 경제논쟁을 정리해 보면 당쪽은 경제적 형평과 물가를 다소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고성장을 추구하는 「성장 드라이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정부쪽은 성장이 더뎌지더라도 물가를 잡고 불균형 시정을 주축으로한 「안정성장」의 논리를 견지하겠다는 것이다. 신당쪽에서 보면 경제는 자꾸 나빠지는데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불만을 가질 법도 하다. 신당출범에 따른 정치안정화의 효과가 곧바로 경제활성화로 가시화 되기를 기대하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정부쪽은 성급한 경기부양조치가 안정기조를 흐트러뜨린다면 결국 만성적인 고율인플레의 표본인 남미경제로 전락하고야 말것이란 반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안정 없이 성장 없다」는 경제논리에 대한 당정간의 공감대는 무너지고 있는 것인가. 정치권과 정부의 경제팀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마찰음을 들으면서 정치적 상황변화가 경제의 논리를 압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 중간지대/변화와 생성… 오늘을 사는 신생도시민의 삶 조명:32

    ◎동해시:하/북평공단 첫삽질 앞두고 토지보상 “진통”/“토개공서 헐값에 땅매입 기도”주민들 반발/1백27만평에 중화학­첨단산업 유치 계획/6월 동해∼일본 쓰루가시 정기항로 개설… “국제관광도시 꿈” 부풀어 동해에 면한 여러 도시가운데 가장 의욕에 찬 도시개발계획을 갖고 있는 동해시가 90년 벽두부터 그 구상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지난 연말 건설부로부터 최종 승인받은 북평산업기지 건설계획은 동해항을 중심으로 추암ㆍ구미동 일대에 1백27만평 규모의 공단을 세워 중화학 및 첨단산업을 유치 육성해 영동에 꿈의 타운을 세운다는 내용이 그 골격을 이룬다. 우선 오는 93년까지 4백54억5천2백만원을 들여 55만7천평을 개발한다는 것이 그 1차목표. 거기에 덧붙여 구미동에 23만5천평의 농공단지를 건설해 연계발전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사업시행처인 토지개발공사나 동해시민들은 이 지역에 들어설 임해공단이 다른 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각종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긍지를 느낀다. 육ㆍ해ㆍ공 등 사통팔달로 이어지는 교통의 편리함은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공업용수문제 해결 육로로는 동해고속도로가 관통,서울과 강릉 등 영동지역과 연결돼 있고 철도를 이용한 화물수송로도 확보돼 있다. 바다로는 동해항(옛 북평항)과 묵호항의 두 국제무역항이 버티고 있고,1시간 거리에 강릉비행장이 있어 수송로를 거미줄처럼 연결시켜주고 있다. 공단건설을 기획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공업용수문제도 지난 연말 달방댐이 완공되면서 말끔히 해소됐다고 토개공서 설명하고 있다. 지난 86년11월에 공사가 시작돼 구랍 20일 완공된 달방댐은 하루 4만t의 용수공급능력을 갖고 있어 북평임해공단에 들어설 30∼40개의 관련공장에 충분한 공업용수를 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도 공단조성과 발맞춰 아늑한 배후도시로의 면모를 갖추기위해 올해안에 천곡동 일대 49만8천평에 달하는 신시가지 조성사업을 끝낼 방침이다. 그러나 이처럼 「화려한 게획」은 출발선에서 제동이 걸려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공단예정지역에 거주하는 2백47가구 주민들과의 까다로운 보상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정부로부터 사업승인이 난 직후 토개공측은 주민들과 1차 접촉을 가졌지만 보상가격을 둘러싸고 양쪽의 의견차이가 너무 커 대화를 미룬채 서로 관망하고 있다. 토개공은 해당 토지를 평당 5만∼6만원에 사서 부지를 조성한뒤 16만원선에 분양할 계획이나 주민들은 「어림없는 일」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평당5만∼6만원선은 부동산가격이 뛰기 전인 2∼3년전 수준이고 현재는 30만∼4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그 근거로 지난달 5일 있었던 시의 공유지매각가격을 들고 있다. ○“또 지연될까” 우려 주민들은 당시 시당국이 1백17필지를 공개매각하면서 위치에 따라 26만5천∼44만6천원의 내정가를 매겼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5만∼6만원은 그냥 달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항변한다. 주민들은 또 토개공측이 1차 접촉이후 연락마저 않고 있는것은 사업의 시급성을 알면서도 「김빼기 작전」을 펴는게 아니냐며 감정문제로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토지보상문제가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뜻있는 시민들은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동해상의 양희춘사무국장(56)은 『북평산업기지개발이 동해시의 장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업이지만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토개공도 적절한 보상가격을 제시하고,주민들도 시발전이라는 대국적 자세에서 한발 양보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크게 우려할바는 아니지만 과연 어느 수준의 기업이 얼마나 입주할 것이냐는 불확실성도 시민들을 조바심나게 한다. 동해상의나 주민들 말로는 입주희망업체가 현재 20∼30개에 이른다고 하지만 지난 연말까지 시에 접수된 입주신청은 한건도 없기 때문이다. 한편 시당국이 공유지를 매각하면서 내정가를 너무 높게 책정해 투기를 조장한 면이 없지 않다는 비난도 많이 있다. 공인중개사 윤종대씨(45)는 『시당국이 공식적으로 땅값을 올려놓는 바람에 그 뒤로는 부동산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주장했다. 천곡동 일대에서 40만원 미만에 나왔던 매물들이 모두 들어갔고 40만원 이상으로 내놓은 땅들은 살 사람이없어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윤씨는 『동해시는 아직 신흥도시라서 앞으로 산업기지개발,북평항 2차확장공사,대학ㆍ관공서 유치 등 공공용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데도 땅값을 이처럼 올려 놓았으니 앞으로 토지수용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행정당국의 단견을 비난했다. 관광도시라는 측면에서 동해시의 90년은 또다른 희망에 차 있다. 오는 6월부터는 동해시와 일본 쓰루가시를 잇는 정기항로가 개통될 예정이어서 동해시는 그동안의 어업ㆍ산업무역항이라는 면모 외에 관광항구로서의 기능을 더하게 된다. 이미 「신동해 페리호」라고 이름지어진 3천8백86t급 고속여객선이 취항의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객 4백39명,승용차 42대를 실을 수 있는 이 페리호가 주2회 운항을 시작하게 되면 동해시는 국제관광지로 새로운 명성을 쉽게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민관광지 1ㆍ2호인 무릉계곡ㆍ망상해수욕장과 어달동 횟집밀집지역 등은 일본인관광객들에게도 당당하게 내세울 관광자원이지만 인근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도 일단이곳을 거쳐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당국은 한­일 페리호취항등을 계기로 동해시를 동해안 관광의 최고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망상해수욕장과 무릉계곡을 연계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올해 정부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에 있었던 「동해시 재선거」는 시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당시를 회고하는 시민들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라고 고개를 내저으면서도 그 「사건」이 시민들에게 전화위복이 됐음을 시인한다. 묵호읍과 북평읍이 합쳐져 시가된지 9년이 넘었으면서도 서로 이질감을 느끼던 주민들은 이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동해시민」임을 공감했다. ○애향운동도 번져 전통깊은 묵호종고가 동창회건의로 동해종고로 이름을 바꾸는등 애향운동이 조용히 번져가고 있다. 가당찮게 가해졌던 외압탓으로 동해시는 내부결속을 다진 셈이다. 동해시민들은 또 그당시 집권 여당에서 공표했던 그 많은 공약들이 지켜지는지를 묵묵히 주시하고 있다. 91년 착공되는 동서고속전철구간을 망상까지 연장하겠다든지,92년까지 동해시에 4년제 대학을 설립하겠다든지,또 동해항시설을 93년까지 2배로 확충하겠다는등 약속도 있었다. 동해시민들은 기존의 발전계획이 행정당국의 무관심으로 시행착오만 겪지 않는다면 90년대에는 동해시가 영동의 중심권이 될수밖에 없다는 확신감에 차 있는것 같았다. □동해시 부동산가격(단위:평,만원) 형 태 지 역 면적 매매가 임대료 비 고 천곡동 대지70 4,000 2,500 2층 건평25 단독주택 묵호동 대지40 2,000 1,000 방3 건평20 북평동 대지40 2,000 1,000 방3 건평20 아파트 주 공 천곡동 19 2,100∼ 1,300 방3 2,200 연탄보일러 북평동 14 보증금160 방2 임 대 월4.4 〃 동 해 묵호동 20 2,000 1,100∼ 방3 1,200 〃 상 가 묵호동 10 3,000 나대지 택 지 천곡동 평당30∼40 상가용 발한동 평당500 임 야 삼흥 평당0.1이하 자연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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