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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YJ 김재중, 박유천 올 가을 결혼 발표에..‘의미심장한 사진’

    JYJ 김재중, 박유천 올 가을 결혼 발표에..‘의미심장한 사진’

    JYJ 멤버 박유천이 결혼을 발표한 가운데 김재중이 SNS에 의미심장한 사진을 올렸다. 13일 JYJ 김재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특별한 글 없이 ‘NO’라고 적힌 사진을 두 장만을 올렸다. 이는 JYJ 멤버 박유천의 결혼 발표 후 올라온 게시물이어서 김재중이 박유천의 결혼에 어떤 메시지를 남긴 것은 아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날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박유천 씨가 오는 9월에 결혼하는 것이 맞다”며 “예비신부는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명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다”고 밝혔다. 한편 박유천은 지난 2015년 8월 입대해 현재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며 오는 8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재중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유천 올 가을 결혼, 황하나 며칠 전엔 ‘가방선물’ 인증 눈길

    박유천 올 가을 결혼, 황하나 며칠 전엔 ‘가방선물’ 인증 눈길

    박유천 올 가을 결혼 소식에 예비신부로 지목된 황하나 씨가 화제다. 황하나 씨는 홍두명 남양유업 명예회장의 외손녀이자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며 파워블로거로도 유명하다. 황하나 씨 블로그는 13일 현재 서버 접속 폭주로 사이트가 마비됐다. 이 가운데 황하나 씨가 “저는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다. 내버려둬달라. 상처가 크다”면서 기사가 헛소문이라고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지난 6일 올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는 행복한 느낌이 가득해 눈길을 끈다. 황하나 씨는 명품 브랜드 매장을 방문한 후기를 올렸고 이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황 씨는 ‘가지고 싶었던 가방을 선물 받았다’면서 ‘내 인생 최고의 #화이트데이’라 적었다. 또한 사진 밑에는 “디올 옴므 가서 남자 옷 샀는데 왜 이렇게 예쁘냐”면서 “남자친구나 남편 있으신 분들 선물해줘 보세요♥ 입혀노면 간지”라는 글로 행복한 기분을 드러냈다. 한편 앞서 한 매체는 박유천이 3세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1년 열애 끝에 올가을 결혼한다고 보도했다. 이후 그 상대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유천이 황하나 씨와 오는 9월 결혼한다”고 인정했다. 사진 = 황하나씨 블로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유천 올 가을 결혼 “인정”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 “헛소문”

    박유천 올 가을 결혼 “인정”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 “헛소문”

    배우 박유천의 결혼 상대로 지목된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 씨가 “사실무근”임을 밝혔다. 13일 박유천이 올 가을 결혼한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예비신부로 지목된 황하나 씨가 SNS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황하나 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뭐래 진짜 아침부터 인스타를 닫아야 하나 봐요”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일 년 전부터 사귀던 남자가 제가 있었군요. 그리고 제가 온라인쇼핑몰을 하는군요. 저도 몰랐네요”라며 “쇼핑몰 대표 하고 싶다. 해본 적도 없고 사실도 아닌 걸 기사화하다니 놀라울 뿐! 나 좀 내버려 둬”라고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이후 자신의 게시물에 결혼설과 관련한 댓글이 이어지자 “저는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라며 “상처가 크다. 기사는 헛소문이니까 다들 못 본 거로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한 매체는 박유천이 3세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1년 열애 끝에 올 가을 결혼한다고 보도했다. 이후 그 상대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유천이 황하나 씨와 오는 9월 결혼한다”고 인정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트럼프 “美·中관계 엄청난 진전… 미래에 더 많은 발전 기대”

    트럼프 “美·中관계 엄청난 진전… 미래에 더 많은 발전 기대”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 미래에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세기의 미·중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 뒤 “시 주석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와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등 갈등을 겪는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우 많은 잠재적 나쁜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북한에 대한 잠재적 대응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시 주석도 중국어로 답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중국 국가주석에 100% 동의한다”고 응대했다.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업무오찬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에는 미 측에서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 스티븐 배넌 수석고문,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트럼프 대통령 좌우에 앉아 참가했다. 앞서 6일 오후 7시 10분쯤 마라라고 만찬장에 등장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리는 오래 대화하며 우정을 쌓았다. 나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10분쯤 마라라고에 도착한 시 주석과 2시간이나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 일정은 티타임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돼 오후 7시 10분쯤 만찬 전까지 ‘탐색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우리는 벌써 오랜 시간 대화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전혀 없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북한·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못 들은 척 무시하고 만찬장으로 들어갔다. 앞서 AFP통신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은행 거래에 관해 어느 정도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양보 구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돈줄 죄기’에 동참하는 방안으로 추정됐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자동차와 농업시장 추가 개방과 일자리 70만개 이상을 약속하는 일도 준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대신 보복관세 철회와 대만 문제에서의 양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만찬은 오후 8시 50분쯤 시 주석 부부와 수행단이 마라라고를 떠나 숙소로 가면서 마무리됐다. 만찬 메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공언했던 ‘햄버거’가 아닌 스테이크, 생선, 와인 등 최상급 음식으로 채워져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시 주석 부부는 만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와 외손자가 함께 부르는 모리화(茉莉花)를 들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모리화는 중국의 제2국가로 불리는 대표적 민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멜라니아, 백악관으로 이사하거나 직접 경호비 내라”

    하루 경호비용 1억 6000만원 장녀 이방카 “무보수로 일할 것” 뉴욕 트럼프타워에 거주하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에게 조속히 백악관으로 이사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24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미국의 대표적 청원 사이트 ‘체인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멜라니아를 백악관으로 보내거나 경호 비용을 직접 내게 하자’는 제목의 이 청원은 한 시민의 제안으로 지난 18일 시작됐다. 청원은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멜라니아는 11살 아들 배런의 학교 문제 때문에 워싱턴DC 백악관으로 이사하지 않고 뉴욕의 트럼프타워에 머물고 있다. 경호 비용만 하루 평균 12만 7000~14만 6000달러(약 1억 4000만~1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를 5차례나 방문했고 첫 3차례 방문에 사용한 경호 비용만도 1000만 달러(약 115억원)를 넘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최근 6000만 달러의 추가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에서 직함도 없이 실질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는 공식 직함을 얻게 됐지만 공사(公私) 구분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백악관의 무보수 직원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맡은 직함은 ‘고문’이며 남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선임고문으로 있는 고문단에 합류할 방침이다. 한편 쿠슈너의 가족이 운영하는 쿠슈너컴퍼니와 중국 안방보험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뉴욕 맨해튼 건물 재건축 프로젝트가 이해충돌 논란 속에 무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쿠슈너컴퍼니는 그동안 44층짜리 빌딩을 재건축해 맨해튼의 새 랜드마크로 개발하려고 했다. 안방보험은 이 프로젝트에 12억 5000달러를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쿠슈너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 끊이지 않자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은 덩샤오핑의 외손녀인 덩줘루이의 남편이고 안방보험의 숨은 대주주들은 대부분 중국의 전·현직 공산당 간부들이라 이 거래는 자칫 미·중 간 ‘검은 커넥션’으로 발전될 조짐이었다. 안방보험은 2015년 맨해튼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한 이후 ‘글로벌 포식자’로 명성을 날렸으나 지난해 스타우드 호텔 인수에도 실패했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쌍둥이 두 쌍·육해공 3부자·독립유공자 후손… 신임 장교 합동임관식 “충성”

    쌍둥이 두 쌍·육해공 3부자·독립유공자 후손… 신임 장교 합동임관식 “충성”

    8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장교 합동임관식’을 통해 소위 계급장을 어깨에 단 육해공군 신임 장교 5291명 가운데는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도 두 쌍이나 포함돼 있다. 육군 3사관학교 52기 박만호(24)·면호(24) 소위와 육군 학군단(ROTC) 55기 양수영(24)·수민(24) 소위가 그들이다.박 소위 형제는 특히 아버지와 형에 이어 장교로 임관해 4부자 육군 장교 가족의 탄생을 알렸다. 아버지 박재기 예비역 중령은 육군 ROTC 22기, 형 박성호 육군 대위는 육사 69기 출신이다. 쌍둥이 형제는 “아버지와 형에 이어 육군의 명예를 드높이는 조국 수호의 간성이 되겠다”고 말했다. 육사 73기 강솔(25) 소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에 걸쳐 육사 출신 장교의 길에 들어섰다. 할아버지 강경식 예비역 중령은 15기, 아버지 강철환 대령은 46기다. 해사 71기 김용현(25) 소위가 임관하면서 육해공군 3부자 가족도 탄생했다. 아버지 김경서 대령은 공사 38기 출신이고, 동생 김용인 생도는 육사 76기로 입교해 2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2년 뒤 김 생도가 임관하면 창군 이래 처음으로 3부자가 동시에 육해공군 장교로 현역 복무하는 사례가 된다. 육군 ROTC 55기인 신윤철(25) 소위는 육군 ROTC 27기인 아버지 신희현 육군 준장의 뒤를 잇는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동생 신보혜씨는 57기로 ‘3부녀 학군 장교’ 탄생을 앞두고 있다. 해사 71기 박희재(24) 소위와 3사 52기 이철홍(24) 소위는 각각 의병활동과 3·1운동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대를 이어 조국을 지키는 영광을 안게 됐다. 육군 ROTC 55기 김하늘(24) 소위는 6·25 참전 영웅의 외손녀다. 6·25전쟁 당시 통신병으로 복무했던 김 소위의 외조부는 북한군에 잡혀 포로수용소에 3년 동안 수용됐다가 탈출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신임 장교들은 각 군과 병과별 초등군사반 교육과정을 거쳐 육해공군과 해병대 일선 부대에 배치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이방카 손잡으려는 中… 냉랭한 G2, 봄바람 부나

    국무부 대신 트럼프 직통선 구축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을 협상 통로로 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는 지난 1일 딸 아라벨라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의 춘제(春節)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이방카는 중국 전통공예에 관심을 표명하고 춘제 축하공연도 관람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인 춘제 축하인사를 보내지 않아 경색된 양국 관계를 이방카가 누그러뜨렸다고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이 이벤트는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가 막후에서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 선임 고문과 접촉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백악관 관리는 “쿠슈너와 추이는 그동안 미·중 관계에 관해 광범위하게 비공식적인 대화를 계속 가져온 사이이며, 그 대화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실세’인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주최한 만찬 자리에서 우 회장에게 자신이 추진 중인 고층 건물 재건축 사업에 대한 투자 지원을 요청한 이후 중국 고위층과의 친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다. 이 매체는 세계 각국이 미국의 새 행정부에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접근법은 트럼프의 직계가족으로 직행하는 것이라면서 국무부 같은 전통적인 외교통로를 우회하는 직통선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서울광장] 박경리가 살아 돌아와도/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경리가 살아 돌아와도/황수정 논설위원

    북악산 길을 달리다 성북동으로 잠시만 꺾어 내려가면 수연산방이 있다. 길가의 큰 신식 건물에 가려졌지만 한 번 본 사람은 조촐하게 돌아앉은 솟을대문을 잊지 못한다. 월북 작가 상허 이태준(1904~?)의 옛집이다. 그가 월북하기 전 13년을 살며 글을 썼던 고택은 지금 전통찻집이다. 작가의 외손녀가 할아버지의 옛집을 물려받아 길손들에게 대추차며 호박범벅을 내놓고 있다. 상허의 집에서 상허의 수필집 ‘무서록’을 읽는다. 그 맛의 깊이와 향을 나는 말로 다 표현할 재간이 없다. 열두 자도 넘는 파초 아래 의자를 놓고 남국의 정조를 명상했을 누마루 앞 뜨락(‘파초’), 아침마다 이를 닦으며 안마당에서 한참 쳐다봤다는 건너편 산마루의 성곽(‘성’), 가을밤 불벌레 부딪는 소리가 째릉째릉 울렸다는 창호지 발린 미닫이문(‘가을꽃’)…. 칠십 년이 넘은 작품 속 공간들이 도처에 생생해서 눈이 고단할 지경이다. 그런 즐거움에 나는 ‘무서록’을 또 읽는다. 알량한 개인 취미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작가의 정신과 훈기를 쬐는 일이 문학을 받아들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 동기인지를 말하고 싶어서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지인들의 딸 둘이 모두 수능시험날 첫 교시 국어 영역에서 울어 버렸다고 했다. 국어 문제가 어쨌기에, 일껏 챙겨 봤다. 보험의 경제학적 원리를 설명한 지문은 시험지 한 면을 꽉 채웠다. 인터넷의 짧은 글에만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숨이 막혔을밖에. 문학 부문에서는 더 했다. 박경리의 1964년 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그보다 더 오래된 김수영의 시 ‘구름의 파수병’을 복병처럼 맞닥뜨리고는 눈물이 쏙 빠졌을 것이다. 박경리와 김수영이 누군가. 모국어의 절정을 구사한 작가들이다. 스무 살 언저리의 우리 청춘들이 가장 순도 높은 모국어 앞에서 좌절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썰렁해진다. 생활기록부에 몇 자 기록할 ‘기획 도서’ 말고는 독서에 담을 쌓게 하는 것이 교육 현실이다. 그러면서 대하소설급의 박경리 장편을 입시에 들이미는 발상부터 따져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읽고 분석하는 능력을 저울질한다지만, 애초에 그런 직관은 평가의 대상일 수 없다. 우리 글에 질려 십리 바깥으로 도망가게 몰아세우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된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원의 도서실 서가를 가끔 얼쩡거린다. 한복판에 박경리의 21권짜리 대하소설 ‘토지’ 전집이 꽂혀 있다. 중고생들이 이 책을 읽느냐고 물었다가 “손도 안 댄다”는 대답에 혼자 웃고 만 적이 있다. 다음 순간 들은 말을 그래도 오래 위안 삼는다. “박경리 이름 석 자는 기억하겠지요.” 그날로 나는 ‘토지’를 다시 읽고 있다. 누군가 빌려 보는 흔적을 남겨 줘야 전집이 자리를 지키지 싶어서. 당장 읽지 않아도 책의 훈기를 쐬는 것은 단단하고 소중한 일이다. 문학을 접할 현실적 여유가 없고, 문학과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방법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이 그렇다. 최근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시집이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로 뜬 이유이기도 하다. 동기와 방법의 오솔길에 등불만 켜 주면 사람들은 읽고 느낄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허송세월은 그래서 자꾸 기가 막히다. ‘최순실 예산’을 집행하는 데나 정신이 뺏겨 그 흔한 책 읽기 캠페인 한번 하지 않고 4년간 도낏자루만 썩였다. 블랙리스트가 아니더라도 할 일은 산처럼 많았다. 산문의 최고봉인 이태준만 놓고 보자. 1992년 상허학회가 결성되고 재작년에야 가까스로 7권짜리 전집이 나왔다. 초쇄로 찍은 700질의 절반 이상이 아직 출판사 창고에 쟁여져 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조차 전집을 온전히 다 볼 수 없다. 이러다가는 절판이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올해 문체부의 출판산업 육성 예산은 191억원. 부처 예산의 1%도 안 되는 돈이다. 세종도서 선정 사업비는 그중에서도 얼마일지 민망해서 알고 싶지도 않다.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오래된 우리 작가들의 처지는 해가 갈수록 초라하다. 기억해 주지 않으면 작가는 박물관의 역사가 된다. 먼지 산을 뒤집어쓰더라도 시중 서가 곳곳에 이태준, 김수영, 박경리, 이문구가 버티게 해야 한다. 정책의 지원이 필수다. 그러지 않으면 박경리가 살아 돌아온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정말 겁나는 일이다. sjh@seoul.co.kr
  • [부고]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보수 진영의 핵심 이론가로서 개혁적 보수 세력을 이끌었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1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69세. 여권 관계자는 “고인이 위암 수술 후 투병하다 이날 오후 6시 57분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중도·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역설하며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학자이자 정치인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현 새누리당 나경원, 바른정당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을 발탁했다. 당시 자신도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성했다. 초선이면서도 여의도연구소장과 정책위의장을 맡아 당의 정책을 주도했다. 중도개혁파 의원들의 ‘새정치수요모임’을 이끌던 박형준 전 의원과 박재완·이주호 전 장관 등은 ‘박세일 사단’으로 불렸다. 그러나 당시 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세종시 이전 문제로 충돌하면서 2005년 3월 탈당, 의원직을 사퇴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 ‘보수대통합’을 외치며 국민생각을 창당,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원과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사회복지수석을 역임했다. 당시 의전수석과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인연이 있다. 고인은 2006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설립, 2014년 2월까지 이사장을 맡아 운영했다. 2015년에는 새누리당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시 김무성 대표가 고인을 영입,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했지만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부인 조미경, 아들 박태정, 딸 박선정, 며느리 이민아, 사위 정재훈, 손녀 박지인·박서인, 외손녀 정지윤·정아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트럼프 외손녀 중국 고시 암송 영상 중국서 인기몰이

    트럼프 외손녀 중국 고시 암송 영상 중국서 인기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외손녀가 중국 고시를 암송하는 동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퍼지며 인기를 몰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35)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이 영상에서 이방카의 다섯살 딸 아라벨라(사진)는 붉은색 치파오를 입고 복(福)자가 씌어진 춘련(봄을 맞아 문이나 기둥에 써붙이는 글귀) 앞에서 당시(唐詩) 2수를 연달아 외웠다. 아라벨라가 암송한 시는 당나라 시인 이신(李紳)의 오언고시 민농(憫農)과 낙빈왕(駱賓王)의 영아(詠鵝)다. 민농은 농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담은 시로 아라벨라는 첫 두 댓구인 ‘서화일당오, 한적화하토’(鋤禾日當午 汗滴禾下土·밭김을 매노라니 정오의 불볕에, 방울방울 구슬땀 포기마다 스며드네)를 암송했다. 아라벨라가 뒤이어 암송한 영아는 낙빈왕이 7세에 지은 시로 거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영아는 중국 초등학생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시 중 하나다.  아라벨라는 두 시를 암송하며 생각이 나지 않는듯 머리를 흔들거나 몸을 떨기도 했다.  아라벨라는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가 2009년 뉴욕지역 주간잡지 ‘뉴욕 옵서버’의 발행인이자 부동산개발업체 ‘쿠슈너 컴퍼니즈’의 대표인 유대인 재러드 쿠슈너(35)와 결혼해 낳은 2남1녀 중 맏딸이다.  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귀엽다”를 연발하며 “저렇게 어린 아이에게 당시를 외우게 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을 더 미워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중국에 징벌적 관세를 메기겠다고 협박한 트럼프지만 내심으로는 중국에 친밀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재계 “한 치 앞 예상할 수 없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가 없네요.” 검찰이 지난 주말 동안 재벌 총수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하자 재계는 ‘시계제로’ 형국에 빠졌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참고인 신분이라고는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오후 검찰에 불려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때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 사무실(고뫄스빌딩)에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검찰청으로 직접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당시 전무)은 2008년 당시 e삼성 사건과 관련해 고발을 당한 상태여서 피의자 신문조서도 작성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소환되면서 LG 내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가라앉았다. 구 회장은 2003년부터 이듬해 봄까지 진행된 대선 자금 수사 때 출국금지 명단에 오르긴 했지만 직접 소환된 건 처음이다. 지난 12일 오후 불려 나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날 외손녀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소환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고 가신 것으로 안다”면서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봤을 것으로 짐작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78세인 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으로 1978년 처음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이후 28년 만인 2006년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돼 사흘 만에 구속된 바 있다. 지난 12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이어 13일 오후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SK도 비상이 걸렸다. 최 회장은 두 재단 출연과 관련해 사전 또는 사후에 김창근 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올 초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대신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한 손경식 회장과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과정에서 퇴진 압박을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일본 출장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검찰 수사를 비켜 갔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민중총궐기 대회 등으로 시선이 분산된 12일에 소환해 놓고 왜 나머지 총수는 사실상 공개적으로 소환 사실을 알리는지 검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업 총수들이 검찰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대가성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향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용 삼성 부회장 검찰 소환···대기업 총수 줄줄이 조사

    이재용 삼성 부회장 검찰 소환···대기업 총수 줄줄이 조사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포함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7개 그룹 총수들을 전날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면담 경위와 대화 내용 등을 확인 중이다. 출석한 총수들을 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검찰에 출석했다. 이 중 이재용 부회장은 2008년 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 이번에 8년 만에 검찰에 출석한 것이다.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2년 이상 입원 중인 가운데 사실상의 총수로서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해외 출장을 갔다 이달 초 귀국한 이 부회장은 줄곧 국내에 머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그룹 안팎의 상황을 챙기며 대응책을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출두한 것은 2006년 4월 10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대검찰청에 소환된 이후 10년 만이다. 1938년 3월생으로 팔순을 바라보는 정몽구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외손녀 결혼식에 참석한 뒤 이튿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구본무 회장은 LG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과거 대선자금 수사 당시 수사 대상에 올라 출국금지를 당하긴 했지만 직접 소환은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해 박 대통령과 개별 면담에 총수가 참여한 것으로 사실상 확인된 대기업은 삼성, 현대차, LG, 한화, SK, CJ 6곳이다. 나머지 한 곳은 롯데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해외 출장 중으로 검찰의 소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청와대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강제 모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재벌 총수들과 박근혜 대통령 간의 개별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확인 중이다. 각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규모를 보면 현대차는 128억원, SK는 111억원, 한화는 25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삼성은 여러 계열사를 통해 204억원을 출연해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고, LG는 78억원을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현정 현대家 결혼식 참석…여전히 단아한 미모 ‘눈길’

    노현정 현대家 결혼식 참석…여전히 단아한 미모 ‘눈길’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의 부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외손녀 결혼식에 참석했다. 노현정은 연분홍색 저고리와 주황색 치마를 입고 단아한 한복자태를 드러냈다. 노현정은 2006년 8월 고 정몽우 회장의 셋째 아들 정대선 대표와 결혼식을 올렸다. 정대선 대표는 현대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4남 고 정몽우 전 현대 알루미늄 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미국 버클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톤의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한 그는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BNG스틸에서 대리로 출발해 현재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을 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몽구 외손녀, 길용우씨 아들과 11일 화촉

    정몽구 외손녀, 길용우씨 아들과 11일 화촉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손녀와 탤런트 길용우씨의 아들이 결혼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탤런트 길용우씨의 아들 길성진(32)씨와 정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의 딸 선아영(30)씨가 오는 1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화촉을 밝힌다. 신랑 길씨는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인재로 현재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선아영씨는 그룹 내에서 아무런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그동안 쿠킹 스튜디오를 운영해 왔으나 최근에는 결혼 준비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는 “두 사람은 친구 소개로 만나 오랫동안 지인 사이로 지내 오다가 최근 가까워지면서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대전 선병원 설립자인 고 선호영 박사의 차남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선씨가 큰딸이다. 20여년간 전업주부 생활을 하다 어머니 이정화씨와 함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이사를 맡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노션 설립 초기부터 참여해 회사를 키우면서 여성 부호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 고문은 올해 4월 아들을 결혼시킨 데 이어 7개월 만에 딸의 결혼식을 치르게 됐다. 아들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 부회장의 차녀와 결혼했다. 이때도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요가 배워 굽은 등허리 핀 86세 할머니 화제

    요가 배워 굽은 등허리 핀 86세 할머니 화제

    미국의 한 할머니가 수십 년간 굽었던 자신의 등허리를 요가를 배우고 나서 완벽하게 피게 된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뉴욕포스트는 요가를 배워 굽은 등허리를 핀 할머니 안나 페스케(86)를 소개했다. 뉴욕주 북부 오렌지버그 카운티에 사는 이 할머니는 수십 년 전부터 척주 측만증을 앓았다. 거기에 추간판 탈출증과 골다공증이 더해져 할머니의 등허리는 심하게 굽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계단을 오르려던 찰나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하면서 허리를 심하게 다치고 말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와그너에 있는 자기 딸의 집에서 잠시 지내던 2014년 11월 중에 있었던 일이다. 이 사고로 할머니는 그만 휠체어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할머니는 다시 걷고 싶다는 생각에 침술이나 물리 치료, 또는 척주 교정(카이로프랙틱) 등 허리에 좋다고 알려진 거의 모든 것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효과는 일시적일 뿐, 통증은 다시 심해졌고 등허리 역시 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이후 3개월이 지났을 무렵, 할머니는 외손녀의 소개로 허리 통증 치료에 있어 유명한 요가 강사인 레이철 제시엔으로부터 일주일에 한 번 요가 강습을 받았다. 그리고 매일 가족의 도움으로 배운 요가 자세를 시도했다. 아이 자세와 의자 휴식 자세와 같이 주로 회복에 좋은 자세를 연습했다. 그렇게 해서 할머니는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걸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이후에도 계속 요가를 배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의 요가 자세는 완벽해졌고 자연히 허리도 펴지면서 얼굴도 활기찬 표정으로 변했다. 그리고 마침내 거의 넉 달 만에 할머니의 허리는 완벽하게 펴졌다. 할머니는 “그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요가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할머니는 매일 시간을 내 요가 연습을 하며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불 끄러 왔던 소방관 추석 선물 주고 갔네

    불 끄러 왔던 소방관 추석 선물 주고 갔네

    “아들 같은 소방관들이 와서 애써 줘 추석 선물을 받은 것처럼 아주 기뻤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줄 게 없어 미안했어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인 재산을 털어 불이 난 70대 노인의 집을 직접 복구한 소방관들의 선행이 18일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송파소방서 7명 사비 털어 피해 복구 서울 송파소방서 소속 장형덕 소방경 등 소방관 7명은 지난 11일 아침 송파구 삼전동의 한 오래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러 갔다가 집주인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됐다. 이 집에는 어린 외손녀와 단둘이 생계를 꾸리는 황모(76)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형광등에서 불꽃이 튀며 번진 불은 다행히 천장과 바닥을 태우고 곧 꺼졌지만, 불에 타고 그을린 집을 복구할 생각에 막막할 뿐이었다. 매월 노령연금 20만원 등 30만원 남짓한 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꾸려 나가는 처지에 집수리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던 것이다. 이에 소방관들이 소매를 걷고 나섰다. 장 소방경과 동료들은 머리를 맞대고 황 할머니를 도울 방안을 찾았고, 결국 직접 집을 수리하는 쪽으로 의기투합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복구에 필요한 합판 등을 구매한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천장과 바닥의 타고 그을린 자국을 닦아 냈다. 또 떨어져 나간 천장에 합판을 덧대 깔끔하게 수리를 마쳤다. 형광등을 새로 설치하고, 너무 오래된 전기 차단기도 새것으로 바꿔 달았다. ●할머니 “건넨 두유마저도 안 받아” 황 할머니는 “평소 가끔 먹는 두유 몇 개를 찾아서 소방관들에게 내밀었는데 손사래를 치면서 받지 않더라”며 “나랏돈이 아니라 본인들이 걷은 돈으로 집을 고쳐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욱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복구에 참여한 이강균 소방위는 “화재 당시 망연자실한 할머니가 딱해 보였다”면서 “어머니 연배이신데 명절을 앞두고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 동료와 함께 복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포식자’ 중국 안방보험의 수수께끼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포식자’ 중국 안방보험의 수수께끼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무명소졸’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2014년 19억 5000만 달러(약 2조 1570억원)을 들여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집어삼키며 일약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3월에는 65억 달러를 들여 미국 16개 고급 호텔을 소유한 스트래티직호텔 &리조트를 손에 넣었다. 한국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비롯해 미 피델리티 앤드 개런티라이프(FGL),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 세계 각국의 보험·금융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는 한편 미 뉴욕 맨해튼과 캐나다 토론토·밴쿠버 등지의 상업 부동산도 무차별 사들였다. 최근에는 웨스틴, 쉐라톤 등 유명 호텔 브랜드를 거느린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 인수전에 뛰어들어 140억 달러 전액 현금 인수를 공언했다가 돌연 발을 빼 논란을 빚는 등 안방보험은 그칠줄 모르는 ‘탐욕’을 부리며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했다.  설립 10여년 만에 자산(2950억 달러) 기준 중국 내 3위 보험사로 급성장한 안방보험이 해외 기업 M&A에 3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며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 서방에서는 베일에 가린 지배구조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은 누가 안방보험의 실제 주인인지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안방보험의 지난해 11월 FGL 인수건을 승인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 월가의 한 메이저급 투자은행(IB)은 안방보험 자회사 안방생명보험의 해외상장 주관사 입찰 신청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 안방보험의 지배구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상장 주관 업무를 맡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는 까닭이다.  미국 금융당국 등이 안방보험의 지배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대략 3가지다. 우선 2004년 회사 설립 당시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앙군사위 주석의 외손녀 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49) 회장을 비롯해 중국의 혁명 원로 천이(陳毅)의 막내아들 천샤오루(陳小魯), 전 총리 주룽지(朱鎔基)의 아들 주윈라이(朱雲來) 등 막강한 정계인맥을 지닌 이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또 2014년 들어 불과 6개월 만에 안방보험의 주요 주주(개인+법인)가 8명에서 39명으로 급증했다. 당시 새로 주주로 등록된 31개 법인 대다수가 ‘투자회사’라는 간판을 내건 정체불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였다. NYT 기자가 주소가 베이징의 한 낡은 업무용 빌딩의 27층으로 등재된 회사를 찾아가 본 결과 사무실을 텅비어 있었다. 다른 2개 회사의 주소는 베이징의 한 우체국 사서함으로 돼 있었다. 유일하게 확인 가능한 기업은 모두 합쳐 지분 2%도 보유하지 않은 두 개의 국유기업이 전부라고 NYT가 전했다. 그런데도 이들 31개 주주는 안방보험의 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75억 달러를 안방보험에 쏟아부었다. 이 덕분에 안방보험의 자본금 규모는 단숨에 4배로 불어났다. 2014년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는 안방보험의 창립멤버인 우 회장과 그의 아내 덩줘란(鄧卓苒), 주윈라이, 천샤오루 등은 주주명단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NYT는 이어 안방보험이 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각종 서류와 우 회장의 고향 저장(浙江)성 핑양(平陽)현에 있는 우 회장의 친인척 및 주변 지인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31개 페이퍼컴퍼니의 주요 주주는 우 회장의 여동생 우샤오샤(吳曉霞)를 포함한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보유한 안방보험의 지분 가치는 1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안방보험의 또 다른 주요 주주는 우 회장의 오랜 사업 파트너 중 한 명인 황마오성(黃茂生)이란 인물로 드러났다. 그는 친인척 4명과 더불어 안방보험의 지분 120억 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핑양현 주민 메이샤오징(梅小京)은 친척 두 명과 함께 이름을 주주 명부에 올라 있는데, 그녀와 친척 2명이 보유한 지분은 무려 190억 달러에 이른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이 왜 자신은 주요 주주에서 물러나면서 친인척 및 지인 100여명이 주주로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주주로 내세웠는지, 그리고 이들이 안방보험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바지사장’(白手套)를 내세워 기업을 소유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기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으면 부정축재 의혹을 받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이 해외 M&A에 나서는 것은 회사 배후에 있는 중국 권력층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서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2012년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자 불안을 느낀 권력층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안방보험의 주주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M&A를 통해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포식자’ 중국 안방보험의 수수께끼

    ‘글로벌 포식자’ 중국 안방보험의 수수께끼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무명소졸’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2014년 19억 5000만 달러(약 2조 1570억원)을 들여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집어삼키며 일약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3월에는 65억 달러를 들여 미국 16개 고급 호텔을 소유한 스트래티직호텔 &리조트를 손에 넣었다. 한국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비롯해 미 피델리티 앤드 개런티라이프(FGL),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 세계 각국의 보험·금융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는 한편 미 뉴욕 맨해튼과 캐나다 토론토·밴쿠버 등지의 상업 부동산도 무차별 사들였다. 최근에는 웨스틴, 쉐라톤 등 유명 호텔 브랜드를 거느린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 인수전에 뛰어들어 140억 달러 전액 현금 인수를 공언했다가 돌연 발을 빼 논란을 빚는 등 안방보험은 그칠줄 모르는 ‘탐욕’을 부리며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했다. 설립 10여년 만에 자산(2950억 달러) 기준 중국 내 3위 보험사로 급성장한 안방보험이 해외 기업 M&A에 3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며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 서방에서는 베일에 가린 지배구조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은 누가 안방보험의 실제 주인인지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안방보험의 지난해 11월 FGL 인수건을 승인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 월가의 한 메이저급 투자은행(IB)은 안방보험 자회사 안방생명보험의 해외상장 주관사 입찰 신청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 안방보험의 지배구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상장 주관 업무를 맡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는 까닭이다. 미국 금융당국 등이 안방보험의 지배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대략 3가지다. 우선 2004년 회사 설립 당시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앙군사위 주석의 외손녀 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49) 회장을 비롯해 중국의 혁명 원로 천이(陳毅)의 막내아들 천샤오루(陳小魯), 전 총리 주룽지(朱鎔基)의 아들 주윈라이(朱雲來) 등 막강한 정계인맥을 지닌 이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또 2014년 들어 불과 6개월 만에 안방보험의 주요 주주(개인+법인)가 8명에서 39명으로 급증했다. 당시 새로 주주로 등록된 31개 법인 대다수가 ‘투자회사’라는 간판을 내건 정체불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였다. NYT 기자가 주소가 베이징의 한 낡은 업무용 빌딩의 27층으로 등재된 회사를 찾아가 본 결과 사무실을 텅비어 있었다. 다른 2개 회사의 주소는 베이징의 한 우체국 사서함으로 돼 있었다. 유일하게 확인 가능한 기업은 모두 합쳐 지분 2%도 보유하지 않은 두 개의 국유기업이 전부라고 NYT가 전했다. 그런데도 이들 31개 주주는 안방보험의 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75억 달러를 안방보험에 쏟아부었다. 이 덕분에 안방보험의 자본금 규모는 단숨에 4배로 불어났다. 2014년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는 안방보험의 창립멤버인 우 회장과 그의 아내 덩줘란(鄧卓苒), 주윈라이, 천샤오루 등은 주주명단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NYT는 이어 안방보험이 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각종 서류와 우 회장의 고향 저장(浙江)성 핑양(平陽)현에 있는 우 회장의 친인척 및 주변 지인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31개 페이퍼컴퍼니의 주요 주주는 우 회장의 여동생 우샤오샤(吳曉霞)를 포함한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보유한 안방보험의 지분 가치는 1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안방보험의 또 다른 주요 주주는 우 회장의 오랜 사업 파트너 중 한 명인 황마오성(黃茂生)이란 인물로 드러났다. 그는 친인척 4명과 더불어 안방보험의 지분 120억 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핑양현 주민 메이샤오징(梅小京)은 친척 두 명과 함께 이름을 주주 명부에 올라 있는데, 그녀와 친척 2명이 보유한 지분은 무려 190억 달러에 이른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이 왜 자신은 주요 주주에서 물러나면서 친인척 및 지인 100여명이 주주로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주주로 내세웠는지, 그리고 이들이 안방보험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바지사장’(白手套)를 내세워 기업을 소유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기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으면 부정축재 의혹을 받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이 해외 M&A에 나서는 것은 회사 배후에 있는 중국 권력층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서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2012년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자 불안을 느낀 권력층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안방보험의 주주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M&A를 통해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경찰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무대로 특정인들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공개하며 음해해 논란이 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를 입건하면서 이른바 ‘○○패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패치’는 운영자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공개한 글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관련 제보를 댓글로 올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뒷담화의 소셜미디어 버전으로 불리는데, 그 와중에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생활 공개·조직적 뒷담화 ‘강남패치’ 원조 강남패치 홈페이지에는 ‘금수저와 신분 세탁이 판치는 헬조선 속 오아시스’라는 자평이 올라 있다. 이렇게 보면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인터넷 곳곳에서 ‘쓰레기를 까발리는 또 다른 쓰레기’라는 평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비뚤어진 분노와 불만이 표출되고 이 결과물이 네티즌들의 관음 심리를 충족시키며 ‘패치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노의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주목했다. ‘○○패치’의 원조는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운영하며 8만명의 팔로어를 끌어 모았던 강남패치다. 연예인의 파파라치 사진으로 유명한 ‘디스패치’를 모방했다는 강남패치는 강남 유흥업소 출신이라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인스타그램에 폭로했다. 입건된 운영자 정모(24·여)씨는 수십개의 계정을 이용하며 경찰을 따돌리려 하고 ‘고소할 테면 고소해봐 ’라는 식의 글도 남겼지만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2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서 여혐(여성혐오) 현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IP를 전달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소할테면 해보라”던 운영자 두 달만에 잡혀 강남패치에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우울 증세와 수치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과의 대화를 다시 강남패치에 공개하고 ‘혼이 덜 났다’고 조롱했다. 대학 시절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으로 지목된 한 쇼핑몰 모델은 “그런 곳은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데 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화만 난다”고 토로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여성 연예인이나 모델 등의 과거도 여과 없이 게시됐다. 강남패치의 남성 버전으로 불리는 한남패치는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간 운영됐다.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남성의 신상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운영자 양모(28·여)씨는 지난달 30일 강남패치 운영자와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성형수술 피해자로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다. 이에 대해 양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 경험을 주장했고,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에는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양씨가 머물던 속초의 한 리조텔에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성병패치’‘창놈패치’‘홍대패치’ 유사 패치 확산 강남패치와 한남패치가 각각 여혐, 남혐을 표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이외에도 각종 ‘○○패치’가 존재한다. 지하철·버스의 임신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나 ‘쩍벌남’(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옆좌석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남성)의 얼굴을 공개하는 ‘오메가패치’, 성병에 걸린 남성의 신상정보·병명 등을 알린 ‘성병패치’, 성매매업소 등을 출입하는 성매수 남성 신상을 공개하는 ‘창놈패치’, 홍대 유명 클럽에서 문란하게 유흥을 즐기는 남녀의 신상을 알리는 ‘홍대패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가수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패치’의 원형으로 본다. 연예인의 인터넷 안티 카페에서 나온 뒷담화가 특권층의 편법, 반칙에 대한 불신, 학벌 중시 풍조 등과 변주되며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패치 열풍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타블로 측의 사실확인 노력에도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고, 사건의 주범 6명은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대화로 옮겨지던 뒷담화가 ‘패치’라는 기록으로 축적되고, 명예훼손의 증거가 되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명예 훼손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운영자뿐 아니라 제보자도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실형이 선고된 타진요는 이례적인 사례이며 사이버 명예훼손은 대부분 벌금에 그친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발생 건수는 2012년 5684건에서 지난해 2015년 1만 5043건으로 164.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8371건이 발생해 산술적으로 볼 때 올해 말에는 1만 6000건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청춘 탈출구 못 찾아”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세대에게 삶은 팍팍하고 현재는 불안하며 미래는 우울한데, 이런 것들을 해소할 통로가 우리 사회에 없다”며 “긍정적인 배출구가 없다 보니 소셜미디어가 유일한 창구가 됐고, 이곳에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들을 잘못 해소하다 보니 패치 신드롬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볼 때 공적 영역인 소셜미디어를 사적인 공간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기영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정보 노출에 대해 관대하며 노출 자체를 즐기기도 하는데, 그에 비례해 사적 정보의 노출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둔감해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명예훼손까지 모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규범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적 불이익이나 비난이 뒤따른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이면 폭로 제대로 못한 기성언론 책임론도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정보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은밀한 폭로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시해야 하는 구조가 조성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상의 자극적인 폭로나 사생활 침해가 반복되는 현상을 볼 때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 언론이 사회 이면의 실체를 폭로하지 못한다는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특히 여성 혐오나 금수저와 같은 사회적인 대립각을 지나치게 이용해 주목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적으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들은 마음속에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남의 뒷담화를 늘어놓아 주목을 끈 것을 볼 때 낮은 자존감을 다른 이의 관심으로 보상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볼 수 있고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며 “성숙한 토론 문화와 자정 노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강남패치 운영자 검거 “기사로만 봤어요” 발뺌하다 휴대전화에 글·사진 무더기 발견

    강남패치 운영자 검거 “기사로만 봤어요” 발뺌하다 휴대전화에 글·사진 무더기 발견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이 됐던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잇따라 검거된 가운데, 검거 장면이 공개됐다. 30일 KBS ‘GO!현장’은 신상폭로 OO패치 운영자 검거 현장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회사원 정모 씨(24·여)는 압수수색을 나온 경찰에게 “강남패치요? 기사로만 봤어요”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강남패치 때문에 왔다. 이에 대해 아시는 것 있냐”고 물었지만 정 씨는 “아니요”라며 발뺌했다. 하지만 경찰이 정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확인한 결과 강남패치에 게재됐던 것과 똑같은 사진과 글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혐의(정통망법상 명예훼손)로 회사원 정모(2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5월 초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만들어 제보를 받은 뒤 다음달 말까지 모두 100여명의 사진과 과거 경력 등 신상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주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그녀가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한 경력이 있고, 스폰서가 있다는 등 내용을 올렸다. 유흥업소 종사자나 연예·스포츠계 관계자 등 유명인물을 범행대상으로 골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씨는 처음 개설한 강남패치 계정이 피해자들의 신고로 사용이 정지되자 30여 차례 계정 이름을 바꿔가며 운영을 지속했다.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하라’ 는 등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 협조 아래 끈질긴 추적 끝에 27일 정씨를 검거했다. 조사결과 정씨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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