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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교생 연합집회 막아달라”/서울대,첫 공권력 요청

    서울시내 16개 대학이 교내 정치성 집회를 금지키로 한 가운데 서울대가 문민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타교생 연합집회를 막아달라고 경찰에 공권력을 요청,경찰관이 배치돼 실력저지에 나섰다. 이같은 조치는 91년이후 유명무실해진 대학내 정치집회 불허방침을 대학측이 자율적으로 3년만에 원상회복한 것으로 대학 시위문화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1일 「한총련개혁모임(한개모·의장대행 이영채경희대총학생회장)」이 이날부터 13일까지 서울대에서 열기로 한 「제2차 청년학생한마당」행사와 관련,학교측이 외부인 출입통제를 요청해 옴에 따라 이날 상오6시부터 전경 5개중대 6백여명을 학교주변에 배치해 타교생의 출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경찰은 서울대 정문과 후문을 비롯,교내로 통하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고 교내로 들어가는 학생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타교생의 교내진입을 철저히 차단했다. 서울대(총장 김종운)는 10일 경찰에 보낸 김총장 명의의 협조요청서를 통해 『한총련 개혁모임의 행사는 학교의 허가를 받지않은 불법집회이므로 면학분위기 유지와 교내시설 보호차원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해 달라』고 공식요청했다.
  • 김정일,첫 공식활동/당·정·군간부 배석 해외동포 접견

    【도쿄 연합】 평양방송은 15일 김정일인민군최고사령관이 14일 김일성주석을 추도하기 위해 평양에 온 해외동포조문단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에서 수신된 평양방송에 따르면 조문단은 한덕수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총련대표단과 재미한국인 등이며 이날 만남에는 이종옥부주석과 김영남부총리겸 외교부장,최광군총참모장,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등이 배석했다. 이와 관련,교도통신은 김일성이 죽은 뒤 김정일이 외부인사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김정일을 인민군최고사령관으로 호칭함으로써 비공식회견임을 비췄으나 주요군간부가 배석한 것으로 보도함으로써 이미 권력승계가 사실상 완료됐음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김일성 사후 한반도정세 진단/전문가 좌담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망은 북한내부의 체제개편은 물론 한반도상황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북한은 「김일성신화」의 종언에 따르는 힘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나갈 것인가.김정일체제는 과연 순탄할 것인가.김일성의 사망이 남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통일을 위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가,아니면 긴장고조로 이어질 것인가.서울대 이용필교수(정치학)와 통일정책개발원의 장수련원장,서울신문 통일안보연구소의 이재근소장의 긴급좌담을 통해 김일성 이후의 한반도상황을 다각도로 진단해본다. ◎“김정일체제유지 북경에 달렸다”/남북관계 장기적으로 우리에 유리/경제난 따른 반감 커 민중봉기 가능성도/폐쇄적 사회 한계… 중국식개방 불가피/정부 위기관리능력 극대화 필요… 예멘·동독통일 교훈으로 삼아야 ○「주석사망」 음모의혹 ▲이재근소장=김일성이 82세의 노인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죽음이었습니다.사인은 심장동맥 경화에 의한 심근경색 즉 심장마비라고 발표됐습니다.하지만 사망 후 34시간이 지나서야 공식발표가 있었고 외국의 조문사절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등 일련의 사태가 혹시 김일성의 사망배경에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일단 이 의문점을 풀기위해 김일성의 사망배경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용필교수=김일성이 노령이긴 했지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도 건강했고 1주일 전까지 만도 평상적인 활동을 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갑작스런 죽음은 의외입니다.노인이란 역시 예측할 수 없는가 봅니다.핵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문제,김정일에게 권력을 평탄하게 계승시키려는 권력내부의 정지작업,많은 외부인사 접견 등에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컸고 이것이 노인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여기에 김정일이 최근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김정일은 자신의 생일 축하모임에조차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이와 관련해 제가 만났던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도 김정일의 신변에 무언가 「심각한」 일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또한 카터 방문시 김성애의 갑작스런 등장,핀란드 대사였던 김정일 동생 김평일의 평양 복귀,김일성의 동생 김영주의 재등장 등 최근의 심상치 않은 권력내 동향도 있었습니다.아마도 자연사라면 국제적인 핵문제와 더불어 국내 체제의 불안정,그리고 권력내부의 역학 변화등이 노령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심한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말하자면 50년 이상된 체제내의 「동맥경화증」이 작용한 것이지요. ○체제내 동맥경화증 ▲이소장=다른 측면에서의 설명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장례에 조문을 거절한 것을 근거로 궁정쿠데타의 가능성을 말하는 시각도 있는데요.장원장께서 말씀해주시지요. ▲장수동원장=노령이기에 자연사일 가능성이 많지만 타살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외부에 알려진 김정일의 성격이나 위치로 보건대 김정일을 둘러싼 옹호세력이 충동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지요.이러한 추론의 배경은 김정일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주도해 왔다는 것입니다.김정일은 평소 핵무기 보유가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가져왔습니다.이러한 김정일의 측근 세력에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회담이 자극적 행동을 하는 계기를 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지요.더불어 말씀드린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단순한 외교용 엄포가 아닙니다.핵무기 개발은 북한의 이른바 적화통일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중심고리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걸림돌 제거란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입니다.당초 북한은 이를 위해 고려연방제를 내놓았으나 우리가 들어주지 않자 이를 대신해 핵무기 개발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입니다.이를 김정일이 주도한 것이지요.하지만 그동안 김정일이 북한내에서 구축한 권력으로 보아 자연사이든 타살이든 김정일이 권력을 계승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이소장=북한 내에서는 거의 신격화되었던 김일성의 죽음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한데요.우선 김일성 없는 북한은 어디로 갈 지를 좀 말씀해 주시지요. ▲이교수=섣부른 예측은 위험합니다.우스갯소리지만 김일성이 8일 사망할 것도 몰랐으니까요.하지만 김정일의 권력계승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이제까지 공산국가에서 2인자가 자신의 노력에 의하지 않고 상속자의 형식으로 권력을 계승한 적은 없습니다.상속권력이란 그 만큼 취약합니다.이것이 조심스러운 관찰을 해야하는 이유입니다.또한 앞에서 말씀드렸던 최근 김정일의 잠적이 정치적인 이유라면 장례 당일 그가 장의위원장을 맡은 것을 공식 확인하기 이전에는 그가 권력을 굳혔다는 것을 예측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소련과 중국 등 과거 사회주의권에서는 권력이 혁명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체제변화와 관련,유례없이 극심한 권력투쟁이 있었습니다.이 때문에 김정일의 권력계승 문제는 북한체제의 변화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북한은 ①소련이나 동구형 ②중국형 ③루마니아형 등 3가지 가운데 한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소장=포괄적으로 잘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김정일은 지금까지 아버지의 후광으로 당·정·군권을 장악해 왔습니다.앞으로도 김일성 없이 권력의 장악이 가능할까요. ○권력의 정당성 부족 ▲장원장=중국이 지금까지 북한에미쳐온 영향력으로 볼 때 김정일의 권력계승은 중국의 신임여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중국은 현재 2010년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할 상황입니다.이를 위해서는 한반도가 화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북한 내부에 시끄러운 문제가 생기면 곤란한 것이지요.이 때문에 김정일이 반중 인물이 아니면 비교적 순탄하게 권력을 계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다만 김일성은 항일투쟁,6·25전쟁을 왜곡해 자신을 영웅으로 미화시킬 수 있었지만 김정일은 세습권력의 상속자로서 권력의 정당성이 부족합니다.더구나 지난 73년 김정일이 등장한 이후 남북비교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자체의 시기별 단순 비교만 해봐도 더 못사는 경제상황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김정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감이 대단할 것입니다.민중봉기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이렇게 되면 중국도 김정일을 지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소장=북한 군부의 동향도 곁들여서 말씀해주시지요. ▲이교수=김정일의 경우 아마도 독자권력의 유지는 불가능할 것입니다.이를 위해서는 물리력을 가진 군부와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테크노크라트의 지지가 필요할 것입니다.따라서 아마도 김정일과 군부,그리고 테크노크라트 세 집단이 김정일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거나 동등한 위치에 있는 집단 지도체제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하지만 이 경우도 역사상 부자계승이 성공한 경우가 없다는 점으로 보아 김정일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카리스마 별도 없어 ▲장원장=공산국가는 절대 권력자가 없으면 집단 지도체제를 이루지만 속성상 이는 과도체제이며,집단지도가 계속되지 않는 것이 관례입니다.카리스마가 별로 없는 김정일이 중국식 개방을 취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왜냐 하면 군부와 테크노크라트를 끌어 들이려면 이 방법이 유일하니까요.물론 과도적 집단 지도체제 중에서 제3의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소장=제네바에서의 미·북 회담이 중단되고 남북 정상회담도 사실상 무산됐습니다.앞으로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되겠습니까. ▲이교수=김일성이 없는 북한은 앞으로 2가지의 특징적 변화가 예상됩니다.우선 그간 극단적으로 폐쇄적이었던 억압 수준이 낮아질 것입니다.억압을 늦추지 않으면 루마니아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자연히 외부와의 접촉 기회가 많게 되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외부 정보도 늘어날 것입니다.그럴 경우 향후 북한의 체제는 중국식 개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중국이 북한을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남북관계를 터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따라서 향후 남북관계는 다소의 기복이 있더라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소장=북한이 외부적인 긴장을 조성하며 내부체제를 강화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장원장=김정일의 광폭한 성격이 아니더라도 단기적으로 남북관계는 경색될 것입니다.하지만 권력승계가 마무리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습니다.1∼2개월 정도일 겁니다.그 때 김정일이 권력을 잡으면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핵무기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시간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죠.김정일은 김일성에 비해 정상회담에대한 부담이 없습니다.6·25에 대한 책임도 없고 따라서 국제적 제재를 회피하기도 쉽습니다.북한의 대미협상 전략을 보면 첫째는 정전협정의 평화조약으로의 전환,둘째는 주한미군의 철수입니다.우리는 이같은 상황을 예상하고 지금부터 북한에 대한 역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이교수=우리 체제가 안정되고 견고한 한 김정일을 포함,그 누구도 대남 전략전술을 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입니다.입지가 그 만큼 줄어들기 때문이죠.앞으론 여러 목소리를 들어야지 과거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지금 북한 주민들 사이에 분열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이제는 살 수 없으니 전쟁이라도 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지요.이번에 평양에서 수많은 시민이 오열했다고 하는데,상주가 고통스럽게 우는 것은 대개 자기 설움이 복받치기 때문입니다.김일성이 없는 상황에서의 통제력 강화는 자폭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장원장=김대통령은 김일성이 죽는 바람에 정상회담으로 인한 부담이 사라졌습니다.정상회담이 연기된 것은 국운이 트인 것입니다.북한의 의도대로 되지 않은 것이지요.핵무기 문제나 주한미군 철수,경제원조 등의 현안이 일단 유보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잘 대처하면 북한을 완전히 궁지로 몰아 자폭시킬 수 있습니다.북한에 있는 무기는 모두 지하에 있기 때문에 3년 내에 고철이 되고 맙니다.공산주의자들은 자신이 없을 때 공갈을 치는 버릇이 있습니다.전쟁 운운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소장=앞으로 우리의 대북전략 내지 문제 해결의 방식은 어떻게 전개돼야 할까요. ▲장원장=통상 비둘기파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파가 기여합니다.실익없는 비둘기파의 목소리는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죠. ▲이교수=김일성의 사망에 우리가 지나치게 호들갑 떨 필요가 없습니다.대범하게 대처해야지요.특히 정부가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더욱 없습니다.북한의 일거수 일투족을 냉철히 주시하며,미국·일본 등과 대북정책에 있어 긴밀한 조율을 꾀해야 합니다.돌발 사태에 대비하는 대처능력이 중요합니다. ○공산주의 마감예고 ▲장원장=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할 필요가 없습니다.오히려 경제안정을 기해야지요.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교수=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독일의 통일,예멘의 통일을 교훈 삼아 남북관계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소장=김일성이 죽음으로써 동족전쟁에 대한 책임문제와 사과는 어떻게 되는가요. ▲장원장=6·25의 책임을 북한의 누구에게도 요구할 수 없게 됐습니다.김일성이 숨을 거두기 전에 역사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사과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교수=김일성의 죽음은 사회주의 체제가 마감하는 현 추세 속에서 공산주의 마감을 예고하는 것입니다.좌파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지요.
  • 도입7년… “득보다 실 많다”/수술대 오른 총장직선제

    ◎87년 목포대 최초… 전국으로 확대/덕망있어도 자기파 없으면 낙선 직선제로 뽑힌 대학총장들이 「직선제총장선출방식」의 문제점을 지적,개선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전국 1백57개 대학총장세미나에서 문선재강원대총장과 박재규경남대총장을 비롯,대부분의 총장들이 한목소리로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총장선출방식에 이의를 제기,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대학총장은 장관급예우를 받으며 4년임기가 보장된 우리사회의 지도급인사이자 교수들의 꽃으로 불린다. 국·공립대의 경우 총장은 과거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했으나 민주화가 본격화된 88년 목포대에서 처음으로 교수들의 직선에 의해 총장이 선출되면서 대부분의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채택,그동안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91년부터는 직선제로 선출된 총장후보를 대학이 교육부에 추천해오면 장관이 그대로 제청권을 행사,대통령이 임명하는 형식으로까지 정착됐다. 사립대의 경우도 국·공립대의 영향을 받아 재단측의 총장임명이 줄어든 대신 교수들이 직선으로 2명의 총장후보를 뽑아 추천하면 재단이 이중 한명을 임명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지 6년만에 바로 「직선총장」들 자신이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함으로써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총장은 총장직선제의 폐해로 크게 파벌조성,배타주의,후보자에 대한 정보미흡등 세가지를 들었다. 총장선거과정에서 교수들이 끼리끼리 모여 반목과 질시를 일삼고 특정후보에 대한 인신공격등 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선거양태가 연출돼 누가 선출되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총장은 학식과 덕망·행정력·관리능력을 감안해 적임자를 뽑아야 하는데도 현행 직선제는 정치성향이 많은 「해바라기성」이나 「목소리가 큰 교수」들이 선출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C대 총장선출에서 서울대의 권모교수가 학식과 덕망에도 불구,낙선한 사실이 한 예로 꼽힌다. 현재 거의 모든 국·공립대가 총장선출후 이같은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사상처음 총장이 경고를 받은 강릉대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또한 연세대·대구대·전남대등처럼 교내에서 총장에 대한 자질및 도덕성 문제를 빌미로 시비가 끊이지 않는 곳도 있고 심지어 일부대학에서는 퇴진서명운동과 고소사태까지로 번져 대학사회의 파당화와 소집단이기주의를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빚고 있다는 것이 박총장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일부대학은 배타주의에 젖어 훌륭한 외부인사의 영입을 거부하고 해당대학 졸업자나 그 지역출신 인사만을 고집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미국의 경우 80%이상이 외부인사를 총장으로 영입,대학발전을 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대학은 유달리 폐쇄적인 풍토에 젖어 있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교수들이 후보자의 소견발표와 간단한 약력및 경력만으로 총장자질을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해 엉뚱한 인사가 선출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총장은 단기적으로 총장은 12인의 대학구성원이 참여한 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다수선출,교수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적임자를 뽑자고 제안했다.또한 국·공립대의 특수법인화가 이루어진 뒤에는 추천위에서 한사람을 천거해 임명권자가 후보자의 응낙을 받아 임명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 대법관 임명 동의 여야 시각차

    ◎여/특정인 인식공격성 「인민재판」 반발/야/“인사청문회 없인 동의안 처리 불가” 신임 대법관 6명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7일 본회의 처리에 앞서 사전심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자당은 9일 표결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특히 민주당은 이날 자체적으로 마련한 공청회를 강행,대법관 내정자 가운데 일부 인사를 「정치판사」로 규정하는등 사실상의 「여론재판」에 나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민자당◁ ○…민주당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야등 외부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대토론회」를 가진데 대해 불쾌감 차원을 넘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특히 이 특정인에 대해 인신공격성의 「인민재판」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 이날 상오 당무회의에서는 민주당측의 주장에 대한 부당성을 반박하고 동의안을 표결처리하기로 결정.아울러 민주당이 내정자들에 대한 사전심사를 이유로 요구한 법사위 소집에 응하지 않기로 의견을 집약. 이한동총무는 『재헌국회이후 인사문제를 무기명투표로 처리해온 관행을 별도의 입법절차 없이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민주당의 주장을 일축.박희태법사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미국만이 하고 있는 이 제도를 무조건 도입하자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며 정치적 절충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했고,이치호당무위원도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고 가세. 이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조순형의원이 「4분발언」을 통해 이 문제와 관련해 공세를 펴자 박헌기의원으로 하여금 맞대응하도록 조치.박의원은 『의원이 인간사냥에 나선다』라는 월터 리프먼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사청문회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인사문제는 토론없이 표결처리하는 것이 국회법의 규정이자 관행』이라고 주장. ▷민주당◁ ○…고위공직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반드시 사전에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격여부를 논의한 뒤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따라서 이번 대법관내정자 6명에 대해서도 어떤 형식으로라도 청문회를 열지 않고는 임명동의안 처리에 응해줄 수 없다는 방침. 법사위원인 장기욱의원은 7일 『국회법 어느 조항에도 임명동의안을 토론없이 표결로만 처리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면서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반드시 법사위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돼야 한다』고 주장. 조순형의원도 『표결없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온 관행은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초법적인 악습』이라면서 『사법부의 도덕성을 확립하기 위해 대법관임명에 앞서 검증절차를 거치는 것은 국회의 고유권한이자 책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공청회」를 개최한 데 이어 8일에는 단독으로라도 법사위를 소집,대법관내정자 6명에 대해 일일이 검증절차를 거치겠다는 계획.
  • 노익장불구 10여가지 질환 추정/김일성의 건강과 회담일정

    ◎고령·난청 고려,정시간 독대 피할듯 남북 정상들의 건강상태는 오는 25일부터 열릴 정상회담의 절차와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두 정상 가운데 김영삼대통령의 건강과 체력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듯하다.타고난 건강체질인 데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조깅으로 5㎞씩 달리며 철저한 관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주석 김일성의 건강은 우리에게 아직 미지수다.우선 올해 82세로 고령인 데다 그동안 외신을 통해 중병설 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터 전미국대통령을 비롯,테일러 미국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등 최근 김주석을 만나고 온 외부인사들은 적어도 외견상 그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김주석의 지병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지난 73년께부터 확인된 오른쪽 뒷머리의 혹이다.그 존재가 알려진 지 20여년 가까이 된 것을 보면 치명적인 악성종양은 아님이 분명하다.다만 북한의 외과수술 수준에 불안을 느껴 제거수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지방종도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밖에 러시아 등 외국언론에 보도된 질환으로는 심장병·고혈압·당뇨·난청·요통·신경통·뇌일혈·인후암 등 10여가지에 이르고 있다.인후암은 지난 77년 루마니아에서 수술을 받아 일단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다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연 연령으로라도 이미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상당히 주도면밀한 성격의 김주석도 이를 의식,몇년전부터 건강관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호주가였던 김주석은 최근 인삼주와 과실주를 조금 마실 정도로 주량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담배는 몇년전부터 아예 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는 또 지난해부터 이른바 「현지지도」횟수를 대폭 줄였고 1년의 절반 이상을 북한의 온천지역과 명승지에 산재된 특각(별장)에서 낚시와 정양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첩보도 있다. 김주석은 지난 91년 한­중 수교를 막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중국을다녀온 것을 끝으로 해외 방문외교도 일단 중단하고 있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한다면 북한측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횟수는 일단 제쳐두고라도 대좌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가능한한 피할 것으로 보인다.설령 김주석이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손 치더라도 체력이나 난청 등을 감안한다면 어차피 장시간의 대화는 무리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판단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정치적 이유를 일단 떠나서라도 북측은 김주석의 「서울행」에 대해 적극성을 띠지 않을 공산이 크다.
  • 서울지하철 내일부터 단축 운행/5∼6분 간격

    ◎2∼4호선 상오 6시∼하오 10시로 서울지하철공사는 28일부터 지하철 2∼4호선의 운행을 상오 6시부터 하오 10시까지 16시간으로 단축운행하기로 했다. 한진희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은 노조원 파업 3일째인 26일 하오 기자회견을 갖고 경력기관사의 피로누적과 이용시민의 안전을 위해 현재 상오 5시30분부터 자정까지인 지하철 2∼4호선운행시간을 2시간30분 단축하고 운행간격도 출퇴근시간대와 평시의 구분없이 5∼6분 간격으로 동일하게 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하철 편성수도 종전 1백56편성에서 91편성으로 줄어든다.2호선은 5분간격 38편성,3호선은 6분간격 23편성,4호선 5분30초간격 20편성으로 운행된다.철도청이 전담운행하는 1호선은 종전처럼 10편성,10분간격으로 운행된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운행을 91편성으로 줄일 경우 3시간 승무,3시간 휴식의 운행이 가능해 지하철파업이 장기화되더라도 부족한 기관사로도 안전운행이 가능하므로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공사는 그러나 승무원의 복귀가 늘면 지하철운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며 현재 1백65명인 노조원 복귀자를 포함해 1백70명이 복귀하면 경력기관사와 함께 정상운행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하철공사는 이와함께 전동차정비분야의 비상안전대책도 마련,브레이크 슈등 소모성부품을 간부들은 물론 대우·현대·철도차량기술검정단등 외부인력을 60명에서 1백20명으로 늘려 정비교환하고 성능이 확인된 차량만 운행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상오 긴급구청장회의를 소집,37%에 머물고 있는 복귀율을 높일 수 있도록 근로자들을 최대한 설득하라고 지시했다.
  • 내무부 화요광장/사무관 주축,주요현안 열띤 토론

    ◎매주 화요일 내무행정·시사쟁점 의견교환/타부처 관계자도 초청… 전문지식 익히고 대책 모색 『행정관리사무 혁신은 보고문서감축,결재행태개선,사무자동화 활용등 크게 세가지면에서 추진돼야 합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서울 광화문 종합청사 내무부 회의실에서는 이른바 내무부의 「화요광장」이 마련돼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지난 21일로 15번째나 거듭된 「화요광장」은 행정실무의 브레인들인 계장(사무관)들이 주축이 돼 매주 화요일 상오 8시부터 50분동안 내무행정,혹은 시사성 있는 관심사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벌이고 해결방안을 찾는 스터디구룹활동이다. 토론주제는 광화문종합청사에서 내무부가 쓰고 있는 13,14,15층 곳곳에 그때그때 미리 게시된다.화요광장 참석자 대부분은 계장들이지만 상·하급자나 외부인사 누구나 제한이 없다.때로는 타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하고 초청되기도 한다. 「화요광장」이란 명칭은 3월 세번째 화요일(15일)에 당시 핫이슈가 됐던 「지방자치법과 통합선거법」을 주제로 첫 토론활동을 가졌다해서 붙여졌다.문민정부 출범 2차연도를 맞아 공직자들이 개혁의 주변에서 맴돈다는 지적이 제기될때 계장들이 이같은 모임을 생각해냈고 실천에 옮겼다. 「시·군통합」이 토론주제가 되기도 했고 UR타결이 핫이슈가 됐을 때에는 농림수산부 최대휴 사무관을 초청,「UR농산물 이행계획과 대책과제」에 대해서 충분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14번째 모임이었던 「화요광장」에서 참석자들은 관보나 회보로 대체될 수있는 내용까지 공문으로 일선 읍·면·동까지 무차별 하달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자성을 감추지 않았다. 내무부의 이같은 화요광장모임은 본부에서는 어느새 뿌리를 내렸고 지방행정기관에까지 확산돼 몇몇 시·군·구에서 이같은 성격의 토론모임이 본부 못지않게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다.
  • 남총련 폭력시위·점거난동 여파/대학마다 피해방지 “비상”

    ◎연합집회·외부인 출입 금지/홍익대 “10억손실 보상받을 길 막막” 광주·전남지역 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소속 대학생들의 홍익대 기습점거시위사태이후 각 대학들이 피해방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홍익대가 이번의 폭력시위로 10억원대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은 커녕 호소할 곳도 없게 되자 각대학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시위관련 정보를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다. 홍익대는 지난 20일 긴급 교무회의를 소집,피해보상을 받는 방법을 논의했으나 선례가 없어 일단 「어떻게든 피해보상을 받는다」는 원칙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학교측에 따르면 이번 남총련 시위로 학생회관과 본관등의 앞면 유리창 1천4백장과 책걸상등 8천만원 상당의 각종 집기류가 파손되는등 측정가능한 재산피해만 최소한 1억5천만원에 이른다.그러나 학생들은 『미술대학 동양학과와 조소과 실습실에 있던 학생들의 예술작품과 각종 도구가 상당수 부서지거나 파손됐음을 감안하면 전체 피해액은 1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 대학은 이면영총장 취임이래 총장이 엑셀승용차를 타는등 학교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 운영을 해왔으나 이번 피해로 모든 절약운영이 물거품이 됐다. 각 대학은 타대학생들이 참석하는 연합집회의 경우 대부분 과격시위의 양상을 띠게 되고 학교기물 파손에 대한 법적인 보상제도가 없다는 점때문에 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총학생회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연세대가 지난해 6월 『학교시설을 보호하기위해 학교의 허가없는 외부단체의 모든 집회를 금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에 따르고 있으나 이번처럼 돌발 학생시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것이 현실이다. 연합집회의 경우 경찰과의 충돌이 없더라도 1회당 재정손실은 5백만원에서 천만원대에 이르며 투석전이나 화재가 발생하면 수억원씩의 재산피해를 본다. 서울대는 92년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서총련)발대식때 문화관 대강당내 의자등 기물이 파손돼 수천만원어치의 재산피해를 입은뒤 일체의 외부연합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 대학 김동진학생처장(50)은 『한총련등타대생들이 연합집회를 강행하려할 경우 총학생회와 주최측에 자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등의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총련 본부가 있는 한양대는 지난 11일의 「6월항쟁기념대회」를 비롯,최근 1년남짓동안 6차례의 연합집회가 교내에서 열렸으나 이를 막을 수 없어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학교측은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총학생회측의 집회신고시 3건당 1건꼴로 허락해준다는 방침이나 한총련등 주최측이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 증권사창구 바쁜 틈타 단말기 조작/고객이 억대빼내 도주/쌍용 본점

    ◎타인계좌에 「입금」 처리… 40분후 인출 증권회사 객장에서 증권전산온라인단말기 조작으로 현금 1억7천8백만원이 불법인출된 사건이 발생했으나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수습하려다 여의치 않자 3일만에 뒤늦게 신고,경찰이 내부공모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에 나섰다. 쌍용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상오11시50분쯤 서울 을지로2가 본점 11층 영업부에서 누군가가 입출금단말기를 조작해 이 지점에 조성용씨(31·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북향리)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2억1백여만원을 입금한 것처럼 만든 뒤 약40분 지난 낮12시30분쯤 12층 입출금창구에서 1억7천8백만원을 인출해 갔다고 26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결과 조씨의 계좌는 이날 상오10시에 개설됐으며 30대로 보이는 남녀 2명이 1억7천8백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증권사 계좌개설이 실명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범인이 조씨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창구에 제시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씨의 주소지로 나타난 경기도 남양주군으로 수사진을 보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당시 객장이 금성산전의 공모주청약을 하려는 사람들로 매우 붐빈데다 본래의 창구근무자가 자리를 뜰 수 있는 점심시간대였다는 점과 현금 입·출금및 매매주문내역등을 입력하는 온라인단말기에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점등을 중시,증권사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과의 공모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 옆방 아들 “비명소리 못들었다”/「한약상피살」 안풀리는 의문점들

    ◎흉기 날 부러지고 짧아 범행용 부적/결박당한 흔적없고 자상 너무많아 한약상 부부 피살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초동수사단계에서 미흡하게 대처,단순화재나 방화사건으로 판단했던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째인 20일 금품을 노린 살인사건이라기 보다는 원한관계에 얽힌 박순태씨 주변인물이 저지른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수사의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 경찰이 박씨 주변인물에 용의점을 두고 있는 것은 불탄 박씨집 1층에서 집문서와 롤렉스시계등 고가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다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일 경우 이번 사건처럼 잔혹하게 흉기로 피해자를 난자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박씨부부는 결박당한 흔적이 없는데다 범인이 이들을 단숨에 해치지 않고 심장을 비롯,온몸을 40∼50차례 찌르고 방화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이러한 심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또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 2개가 안방장롱위와 거실등 각각 동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점도 석연치 않다.즉 범죄인의 심리상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흉기를 숨기는 것이 통례인데 사건 현장에 그대로 남겼다는 것은 전문적 전과자의 소행으로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날이 부러져 나간 길이 10㎝ 정도의 회칼은 범행용으로 쓰기엔 적당하지 않고 더구나 이 2개의 칼은 박씨의 처제 조순애씨가 평소 사용해 왔다는 점도 외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배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건 직후 한 이웃이 『화재가 나기전 「내보내 달라」는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말했으나 사건현장 바로 옆 건넌방에서 자고 있다 한밤중에 깨어난 아들과 조카가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진술 또한 주목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그러나 평소 한약협회내의 한약유통위원장도 겸임했던 박씨가 각종 수입한약재의 유통과 관련 한약도매상및 한의사들과 이권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원한을 품은 인물이 박씨부부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씨부부가 수년전부터 다니는 서울 답십리의 한 교회 관계자는 『사건 당일 부부가 교회에 와서 이야기를 나눈뒤하오 9시 45분쯤 집으로 돌아갔다』며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운영하는 고려한약유통공사에 전화를 걸어 한약재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한약재 유통과 관련한 분쟁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 약재거상 부부 엽기적 피살/한약협 서울지부장

    ◎수십곳 난자된채 불에 타/85억 재산가… 원한살인 추정/최근 “죽이겠다” 협박전화 수차례 대한 한약협회 서울시지부장겸 고려한약유통공사대표 박순태씨(46)와 부인 조순희씨(43) 부부가 19일 새벽 자기집 지하 안방에서 흉기에 마구 찔린뒤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초 박씨 부부의 사인을 단순히 화재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했으나 검시결과 뒤늦게 부부가 온몸 수십군데를 흉기에 난자당한뒤 불에 타 숨진것처럼 위장된 사실을 밝혀내고 서울강남경찰서 삼성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수사에 나섰다. ▷현장◁ 19일 상오 1시1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60의 1 박씨의 2층집에서 불이 나 박씨와 부인 조씨가 지하방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탄채 발견됐다. 불은 부엌이 있는 지하 거실에서 일어나 안방과 건넌방을 모두 태운뒤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번져 지하1층,지상2층의 박씨집 90평을 모두 태우고 10여분만에 꺼졌다. 박씨부부는 한달전쯤 도둑을 맞자 집수리에 들어가 처제 조순애씨부부가 살던 지하방에서 생활해 왔다.불이 나자지하 건넌방에서 자던 둘째 아들 한상씨(23·미 퍼시픽대 유학중)는 보일러실 맞은편 창구를 통해 빠져 나와 화를 면했으며 발목에 화상을 입은 조카 이석규군(13·국교6년)은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구출됐다. ▷수사◁ 경찰은 사체검안을 실시,박씨는 목뒤·얼굴·가슴등 34군데,부인 조씨는 목뒤등 27군데를 흉기에 찔린 사실을 확인하고 범인이 박씨부부를 살해하고 자연방화로 숨진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지하 안방 장롱위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길이 10㎝의 부엌칼과 보일러실 입구에서 20㎝가량의 생선회칼을 발견했다.경찰은 박씨부부가 숨진 방 이불에서 시너와 휘발유 냄새가 심하게 나 이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특히 경찰은 박씨 집으로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을 찾을 수 없고 1백만원권 수표 2장,현금 35만원이 든 박씨의 지갑과 손에 낀 다이아반지가 그대로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단순 강도가 아닌 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가족주변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박씨의 재산이 85억원대에 이른다며 재산을 둘러싼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하오 박씨에게 지난 17일 박씨의 서울 성동구 구의동 4층빌딩에 세들었던 안모씨가 『쫓겨나면서 입은 정신적 피해로 2천만원을 내놓으라』는 내용의 편지와 전화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안씨를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최근 박씨의 부인 조씨가 집수리를 하며 인부들과 수리값을 놓고 자주 다투었다는 이웃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인부 홍모씨를 소환했다. 박씨는 지난 10일 한약협회 서울시 지부장에 취임한 이래 『그냥 두지않겠다』는 협박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가족들의 주장에 따라 지부장 선출과 한약유통과 관련,원한을 품은 사람의 범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 「21세기 한국」 21세기위 전략을 보면

    ◎「한민족 민주공동체」 청사진 제시/국토구조 개편… 북방자원 개발/세계화 지향속 집단안보 추구/한국형 복지모델 정립… 공동체적 시장형성을 대통령 자문기관인 21세기위원회가 10일 김영삼대통령에게 건의한 「21세기의 한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21세기에 대비한 정치·경제·사회·문화등 각 분야에 걸친 국가의 장기정책방향을 총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지난 89년 6월1일 위원회가 발족한 뒤 5년동안 50명의 위원이 88회의 토론회를 갖고 외부인사 2백50여명의 조언을 들어 작성한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요정책및 과제 ▷과학기술과 국토◁ 우수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연구중심 대학원의 활성화와 이공계 대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과학기술투자 비율을 국민총생산(GNP)의 4% 정도로 높이고 과학기술정책의 조정및 행정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건강한 생활공간 조성을 위해 「건강한 국토」를 국토관리 기본이념으로 정하고 통일에 대비,K자형의 발전축을 기본으로 국토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환경·경제◁ 환경및 자원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재활용 알뜰사회」를 구현하고 환경오염자 부담원칙을 확대실시하며 무상으로 인식됐던 공기·지하수등 자연자원에 대한 「환경사용권제도」를 개발해야 한다.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확대와 북한·북방지역자원개발의 남북한 공동추진등 자원및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단계적인 소유분산과 한국실정에 적합한 복지모형개발을 통한 공동체적 시장경제 구축도 요청된다. ▷문화·사회·복지◁ 민족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전통문화전수및 전통기술향상을 위한 교육을 활성화하고 국제문화교류 폭을 넓혀 나간다.문화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지역문화를 육성,문화의 균점화·대중화를 통해 문화평등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용기회확대를 통해 여성의 사회활동보장과 공동육아및 탁아시설을 확충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 남북한 통합을 고려해 통일한국의 의회구성은 양원제가 바람직하며 상원은 지역대표성을 반영하는 한편 정치적으로 열세가 될 북한의 국정참여를 늘려주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통일·외교◁ 21세기 한국외교의 방향과 원칙은 세계화·통일지향·지역협력·다원화에 둬야 한다.주권평등과 평화공존원칙을 기조로 주변 4강과 우호선린 협력관계를 유지·발전시키고 북한의 개혁·개방과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확보해야 한다.쌍무적 안보협력체제와 함께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해나가야 하며 인권문제·환경분쟁등 비군사적 갈등에 대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자주국방능력을 증대시키고 통일이후에도 적정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통일목표는 민족사회의 단일성 회복에 두며 통일한국의 체제는 1민족 1국가 1체제로 설정해야 한다.통일정책은 국민의 합의를 바탕으로 3단계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단계인 분단관리는 남북한간 발전격차를 해소하고 북한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로 북한경제체제의 전환계획이 마련돼야 한다.2단계 통일과정 관리는 현재상태를 상호인정,남북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며 3단계인 통일한국의 관리는 체제통합이후 민족의식과 문화의 통합·사회동질성 회복을 통해 민족공동체완성을 위한 준비단계이다.통일한국은 자체적 국방력을 바탕으로 자위력 유지,주변 4강과의 동맹체제구축,다자간 집단안보체제 참여등 3차원적 안전보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핵심전략 ▷인적자원 개발◁ 전인교육을 통한 잠재적 개발에 역점을 둔 인력양성계획을 추진하고 과도한 사교육비를 공교육비로 전환하고 교육기관에 대한 자발적 기여금을 장려하는 제도적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교육의 국제화와 여성인력의 적극 활용,노령인구의 사회참여 확대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재원동원 효율화◁ 90년대 후반기에는 인력개발과 환경부문에 중점투자하고 2000년대에는 남북한 통합에 대비,북한경제활성화를 위한 투자자원확보에 역점을 둬야한다.2010년까지는 선진국 수준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복지·정보화·인력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93년 현재 GNP 대비 3.6%수준인 국방비는 신중히 낮춰 적정수준에서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 행정보고 30%·문서 20% 줄인다

    ◎총무처/결재권 등 국·과장 이관… 업무 신속처리/행정에 비용개념 도입,능률 높이기로/사무혁신 지침 시달 정부는 행정간소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서유통량의 20%를 감축하고 민간기업및 일선기관으로부터 받는 보고사무의 30%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능률배가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총무처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94 사무혁신 추진지침」을 국무총리지시로 전 행정기관에 시달했다. 지침은 핵심사항이 충실하게 포함되는 범위내에서 각종 보고서의 매수를 최소화하고 간단한 보고사항은 구두나 전화,메모지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각종 회의는 꼭 필요할 때만 소집하되 횟수및 참석대상을 최소화하고 시작및 종료시간을 사전에 알리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신속한 결재로 업무처리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상적인 세부집행업무의 결재권을 국·과장에게 대폭 넘기고 인·허가등 반복적 집행업무는 과장전결로 처리하도록 하는 한편 얼굴을 마주하지 않거나 지정시간에 결재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결재를 위해 오랫동안 대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지침은 특히 행정에 비용개념을 도입,공무원의 직급별 비용단가를 제시해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직무에 전념하도록 하고 예약방문제를 실시,외부인사가 기관장등 상위직 공무원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미리 시간을 예약하도록 함으로써 업무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시달했다. 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인 1제안제도」를 적극 실시토록 했다. 총무처는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행정기관별로 우수사례및 추진실적을 종합 분석,국무회의에 보고하는 한편 사무혁신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올 11월쯤 발표회를 갖고 유공자를 포상할 계획이다.
  • 중,미 인권개선 요구 일축/“최혜국 철회땐 미기업진출 봉쇄”/이붕

    ◎양국 고위회담 첫날부터 난항 【북경 로이터 AFP 연합】 중국내 인권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여온 미국과 중국은 12일 인권상황 개선 및 최혜국(MFN)연장등 양국 현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으나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회담 첫날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이날 4시간동안 전기침 부총리겸 외교부장,이붕총리등 중국 고위 지도자들과 연쇄회담을 가졌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크리스토퍼 장관의 한 대변인은 전했다. 또 미국측의 윈스턴 로드 국무부 아­태담당차관보는 이날 양측 회담이 끝난후 기자들에게 『이붕총리와 전기침부장등은 중국의 MFN연장에 대한 희망을 피력하면서도 이같은 혜택이 없어도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전부장은 이날 크리스토퍼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중국내정 간섭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오건민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말했다. 이붕총리도 크리스토퍼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인권문제를 이유로 대중 MFN대우를 철회할 경우 중국시장 진출을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붕은 『중국에 대한 인권개선 압력행사는 역사적으로 무모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전제,미국측의 인권개선 압력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MFN지위를 철회할 경우,이는 곧 거대한 중국시장에서의 지분 상실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반체제 인사들이 북경을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장관과 접촉을 시도할 것에 대비,미대사관 주변에 경찰력을 증강배치하고 반체제 인사들의 집주변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반체제인사 접촉” 미 기자2명 연행 북경당국은 또 중국의 노동운동가 리우의 집을 방문했던 닉 드라이버 UPI통신 북경지국장등 미언론인 2명을 연행,조사하는 한편 네덜란드의 데 볼크스크란트지 북경특파원 1명도 연행,5시간동안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함께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인사인 허랸경(74)도 경찰의 외부인 출입봉쇄 조치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중국인권협회(CHRA)대변인 양조우(50)도 하루만에 또 다시 체포됐다. 이와관련,디 디 마이어스 미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정부의 이런 조치는 크리스토퍼 장관의 중국방문과 관련해 매우 불행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오는 6월 중국의 MFN지위가 갱신되기 위해서는 인권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첨단통신 급증… 관리는 “주먹구구”/「광역 불통사태」문제점과 대책

    ◎통신선로 16%만 도면 전산화/가연성케이블… 화재 “속수무책”/통신망 분산·체계 2원화 시급 현대사회의 말초신경이나 다름없는 통신망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다. 전화 2천만회선을 넘어 세계 10위권내 통신선진국을 자처하고 있으나 그간 통신망의 양적 증가에만 급급한 나머지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하거나 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한국통신 관계자들은 『사고가 난 지하 통신구에는 콘크리트 방호벽이 설치돼 있는 등 다른 지하및 지상 통신선로 보다는 그나마 나은 곳』으로 꼽고 있다.기타 선로들의 안전관리는 거론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오래전 지하에 포설한 통신선중 일부는 어디에 어떤 재질로 얼마나 깔린지에 대한 망지도조차 없어 지반붕괴 등으로 유실될 경우 즉각 복구가 어려운 실정이다.현재 전국의 통신선로 가운데 16%만 도면이 전산화돼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 전화선과 TV송출선등 각종 케이블이 지나가는 지하철 통신구는 5백m 마다 설치된 통신구의 출입문이 열쇠하나만 채워져 마음만 먹으면 외부인의 침입이 용이하다.내부에 포설된 광케이블등 통신선은 가연성 물질인 PE(폴리에틸렌)로 포장돼 화재에 무방비이다.한국통신은 화재등에 대비,서울 광화문과 중앙우체국,부산전화국의 광케이블에만 8백10도에서 20분간 견딜수 있는 난연재를 입혔을 뿐이다. 통신구내의 화재와 침수,출입자 등을 감시하는 종합 컴퓨터 감시시스템도 부산지하철 병행통신구 13.6㎞구간에만 지난해 첫시범 설치됐을 뿐이다.이번의 사고지점에는 지난 70년대초 설치한 배수펌프 5대만 있고 케이블이나 기기에 손상을 주지 않고 불을 끄는 할론가스 자동소화장비등은 전무했다. 통신전문가들은 『최근 나라마다 음성과 데이터,화상등 엄청난 정보량을 순식간에 전송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서두르면서 관리소홀에 따른 치명적인 통신사고의 위험에 늘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2000년대 첨단 정보화시대가 되면 이번 보다 더 큰 통신불통 사태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각종 통신장비의 전천후 관리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내외 및 국제전화가 70% 이상 경유하는 혜화전화국 인근지역에서 불이난 점도 피해를 가중시켰다.혜화전화국은 일반 전화국의 3배이상 회선이 통과하는 관문국(총괄국)으로 구로전화국과 함께 2원화,비상시 서로 우회토록 회선이 구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시에 대비,현재 한국통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통신망을 다른 통신사업자에게 분산하고 무선 및 위성이용의 활성화를 통해 유·무선이 독자적 역할을 하도록 통신체계를 2원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한국전력등 자가망을 갖춘 사업자의 통신망과 주요 기간망을 유기적으로 연결,비상시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은 통신사고에 대비,가입자가 시내전화사업자(BOC)외에 시내접속 서비스제공사업자(CAPS)도 이용케 함으로써 돌발적인 사고에 대비하고 2개의 독립된 시내통신망으로부터 서비스를 받게하고 있다. ◎피해보상 어떻게 되나/인재 판명땐 한국통신에 책임/법조계 “구체피해 입증하면 배상 마땅”/84년 일선 일반가정도 전화요금 감면 지난 10일 발생한 광케이블 화재로 인한 유·무선통신 가입자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이번 사고로 이 가입자들이 입은 피해는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나 방송사나 일부사업체등은 직접적인 피해를 봐 피해보상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전기통신사업법 제66조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손해가 불가항력으로 인한 것으로 인정되거나 이용자의 고의·과실일 때는 배상책임이 경감 또는 면제된다고 그 배상책임의 한계를 긋고 있다. 지진이나 낙뢰등 천재지변이 아닌 한 사업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고 있는 것.화재원인이 곧 드러나겠지만 한국통신측이 공사를 하다 부주의로 화재가 났을 경우 한국통신측에 모든 책임이 있음은 물론이다. 문형식변호사는 『일반전화가입자는 전화를 못쓰는등 불편한 점은 인정되나 그로 인한 손해를 산정할 수 없어 피해를 보상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사업체나 수입의 젖줄인 광고방송을 송출하지 못한 방송사등이 소송을 제기하면 이를 배상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1년 경기도 안산시 안산플라자건물 신축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측은 공사도중 지반이 붕괴,지하광케이블이 훼손돼 식당·다방등 인근상가들로부터 손해배상을 요구받자 하루 전화주문량등을 계산해 위자료와 함께 모두 30억원을 지급했었다. 이 경우도 광케이블파손으로 업소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의 산정이 어느정도 가능했기 때문에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었던 것. 따라서 이번 사고가 원인이 돼 재산상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편 지난 84년 일본에서도 지하케이블이 불타는 바람에 약 9만회선의 전화가 불통되는 사고가 일어나 손해배상금조로 일반가정의 경우 가구당 9천엔정도의 전화요금을 감면해준 적이 있었다. ◎국내 통신망 어떻게 돼있나/전용교환기 혜화·구로국에/시외전화/혜화국 거쳐서 국제국 연결/국제전화 서울 종로에서 발생한 단순한 지하통신케이블 화재 한건으로 전국의상당한 지역에서 무선호출,이동전화가 불통되고 시외전화는 물론 국제전화까지 기능이 정지된 이유는 무엇인가. ▷시외전화◁ 현재 국내에 구축된 통신망은 대역통신망으로 전국을 크게 02,03,04,05,06 등의 통화권역으로 나눠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전화를 걸면 반드시 시외전용교환기를 거치도록 시스템이 구축됐다.이 시외전용교환기는 서울 혜화전화국과 구로전화국에 각각 설치되어 수도권과 전국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예를 들어 서울에서 대전으로 시외전화를 걸 경우 일단 혜화전화국에 있는 시외전용교환기를 거쳐 대전에 있는 교환기를 통해 상대방의 수신기에 연결되는 것이다.따라서 혜화전화국에 이상이 생기면 이곳을 거쳐야만 하는 모든 회선이 마비된다. ▷국제전화◁ 국제전화도 마찬가지다.일단 혜화전화국에 있는 시외전화교환기를 거쳐 서울 신설동에 있는 국제전화국으로 연결된다.그다음 광케이블을 이용해 금산과 보은에 있는 위성지국으로 신호가 보내지고 이 위성지국에서 다시 태평양 상공에 있는 통신위성으로 무선안테나를 이용해전파를 발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동전화◁ 차량전화등 이동전화는 수도권의 경우 교환기가 서울 장안동과 구로지역에 설치돼 있다.따라서 수도권에서 이동전화를 걸 경우 먼저 기지국을 거쳐 지역에 따라 장안동이나 구로교환기를 경유하게 된다.그다음으로 역시 중심전화국인 혜화전화국 또는 구로전화국을 거쳐 한국통신의 시내·시외·국제망과 연결된다.이번 사고로 장안동 이동통신 집중교정국(전농전화국)­혜화­구로전화국간 중계선이 불탔기 때문에 기지국이 장안동에 몰려 있는 강북지역은 물론 서울 전지역에서 이동전화를 이용한 시내·시외·국제전화가 전부 불통된 것이다. ▷무선호출◁ 삐삐등 무선호출은 이용자가 전화로 호출하면 관할전화국을 통해 서울시내 8개 집중국이나 혜화전화국을 거쳐 장안동교환기로 가서 가입자확인을 한뒤 수도권전역의 기지국을 경유해 호출신호를 뿌려주게 되는데 장안동교환기에서 일부지역 기지국까지는 혜화전화국을 다시 거쳐가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불통이 됐다.
  • 「은행장 추천제도」문제 많다/자행이기주의 확산…외부인사 영입 막아

    ◎책임경영 풍토조성 저해/위원선정 불공정… 후보들 로비도 심각 현행 은행장 추천제도가 「자행 이기주의」로 흘러 유능한 경영인의 외부영입 기회를 원천봉쇄하고,은행의 책임경영 풍토 조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추천위원 선정이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추천위원들을 상대로 한 후보들의 로비 등 과열경쟁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23일까지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거나 은행장을 뽑은 11개 은행 가운데 동화은행을 제외한 10개 은행이 차기 행장을 「자행 출신」으로 뽑았다.이 가운데 제일·신한·하나·보람·충청 등 5개 은행은 작년도 경영실적이 우수해 7% 이상을 배당했다. 그러나 경기·충북·경남은행은 경영성과가 부진했고 특히 서울신탁은행과 상업은행은 배당을 한푼도 못했음에도 「자행 출신」이 행장으로 기용돼 「책임경영 풍토 조성」이라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 11개 은행 중 동화·서울신탁·충청은행을 제외한 8개 은행이 현직 행장을 무더기로 연임시켜 은행장 추천제가 현직 행장의 재추천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현직 행장이 추천위원을 선임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자신이 선임한 추천위원들에 의해 다시 은행장 후보로 추대되는 모순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은행장 경쟁에서 탈락한 인사를 행장으로 다시 뽑은 서울신탁은행의 경우는 일부 추천위원들과 노조가 가세해 「우리 은행사람」을 뽑자는 자행 이기주위가 극치를 이뤘다. 금융계는 이 은행이 지난 87년 이후 거의 매년 부실여신 또는 각종 금융사고 등과 관련해 감독당국으로부터 문책을 받았음에도 자행 출신을 행장에 선임한 것은 행장 추천제의 한계를 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추천위원들을 대상으로 거액의 금품 제공설,추천위원으로 선정된 거래기업 협박설 등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난무하는 등 후유증도 심각한 편이다.
  • 말씨에서 패션까지/대통령직 맡은뒤 어떻게 변했나(문민정부 1년)

    ◎YS가 부드러워졌다/특유의 사투리·직설적 감정표현 자제/근엄한 버린 캐주얼차림 친근감 더해/조깅·칼국수 즐기고 전화여론수렴은 계속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한해 개혁과 변화의 주인공이었다.주인공 스스로도 변화에서 제외될 수 없었다.대통령직 1년,알게 모르게 의식이나 국정운영방법,심지어 패션과 대인관계등 여러 방면에서 크나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자리가 바뀌면 사람이 바뀌게 마련이다.대통령직 1년은 사람을 바꾸기에 충분한 기간이다.그런 점에서 역대 대통령 모두가 조금씩은 변화를 보여주었다.그러나 김대통령은 특유의 강인한 성격 때문에 그 변화가 다른 사람의 그것보다 훨씬 더 커 보이게 한다. 「무서운 집념의 정치인」 ­지난 40여년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으로 일반국민에게 비쳐진 김대통령의 모습이다.취임초까지만 해도 그런 인상이 남아 있었다.취임1년이 지난 요즈음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많이 순화되고 있다.강렬한 성격을 가능한 한 자제하려 하고 동양적인 중용이나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참모들의 요청을 수용한 부분도 있다. 김대통령은 취임초기에 비해 되도록 직설적인 표현을 삼가고 있다.감정적인 표현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감정의 노출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다.측근들의 관측평이다. 그 이유에 대해 청와대참모들은 대통령이 갖는 말의 파장에 본인 스스로가 놀란 경험이 많은 탓이며 무거운 책임감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한다.무심코 한 말이 공직자사회에 엄청난 여파를 몰고오고 큰뜻 없는 감정표현이 당사자에게 대단한 손상을 준다는 점을 대통령직 수행과 함께 절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장관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일은 이제 더이상 청와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다만 측근들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일은 대통령취임당시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그것은 가족과 같은 특수한 분위기 탓으로 여겨진다. 대통령과 장관의 관계는 보고와 지시의 관계에서 의논을 자주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다.박관용비서실장은 『많은 국정분야에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취임초기 보고를 청취하고 계획된 방향을 제시하는 일방통행식 의사전달이 쌍방통행으로 바뀌고 있다.취임초기와 달리 장관·수석들과 자주 전화의논을 하는 데서 이런 점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그는 이를 대통령집무방식의 변화로 풀이했다. 대통령은 노력하는 정치인이다.사투리가 아주 심하던 것이 아직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몇가지 발음에서 거의 표준말에 가까운 발음을 하게 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개헥」은 「개혁」으로,「겡제」는 「경제」로,「혁」은 「핵」으로 발음되고 있다.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경상도억양과 발음이 그냥 나오고 있지만 자주 쓰이는 단어에서는 그런대로 표준말에 비슷하게 발음을 하고 있다.TV로 중계되는 기자회견이나 연설문낭독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은 김대통령이 경제나 핵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고통스러울 만큼 신경을 쓰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핵문제에 대한 정책변화는 두드러진 것으로 행정부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북한 핵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의 생각은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한다는 쪽에 가까웠다.그러나 올해들어서면서 대화를 보다 중시하는,어쩌면 대화를 유일한 수단으로 삼는 듯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혁의 과제나 목표를 설명할 때도 제2건국,신한국건설 같은 명분론적이고 관념적인 것에서 국제경쟁력강화처럼 현실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실용성이 강조되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대통령의 맵시는 가장 많이 변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경주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캐주얼차림으로 기자회견을 한 김대통령은 흰 와이셔츠에 가디건을 걸쳤다.참모들의 무신경 탓이기도 했지만 대통령의 「근엄함」과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이 옷차림은 블레이크 아일랜드의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이르러 본격 캐주얼차림으로 발전한다.옷차림의 변화는 지난 설날 고향방문 때 코트 바깥으로 목도리를 두르는 파격으로까지 진전했다.이날은 또 한가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부인 손명순여사가 잠깐 김대통령의 팔짱을 낀 일이 그것이다. 헤어스타일 또한 앞머리칼을 바짝 세워 이마를 강조하던 것이 앞머리칼을 약간 부드럽게 표현하는 식으로 변화했다.머리염색도 진한 검정색에서 약간 붉은색을 띠게 바꾸었다.전체적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하기보다 변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도 있다.취임초기의 약속대로 남의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한 약속,청와대에서의 오찬은 칼국수로 하겠다는 약속등이 그런 것에 해당한다.이 약속들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조깅을 하는 것과 똑같이 임기내내 계속될 것으로 여겨진다.청와대사람들은 『대통령은 남에게도 지기 싫어하지만 스스로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다.자신에게 한 약속도 남에게 한 약속처럼 지킨다』고 말하고 있다. 취임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는 외부인사들과의 전화를 통한 여론수렴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전화는 대부분 지기들에게 한다.그리고 민정수석실에서 올린 「특별한 의견」이나 「독특한 해석」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건다.
  • 금융계 인사청탁자 명단 공개/김 대통령 지시

    김영삼대통령은 1일 금융계의 인사에 대해 『각급금융감독원은 인사질서의 확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청탁을 하는 금융인과 압력을 행사하는 외부인사의 명단을 공개하는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재윤경제수석으로부터 최근 금융동향에 대해 보고받고 『이달 금융기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인사청탁과 같은 과거의 잘못된관행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이번 금융기관인사에 정부도 절대 개입하지 않을 것이지만 인사청탁을 하는 금융인들이나 은행인사에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은행장에 대해서는 은행장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후보를 추천하도록돼 있으므로 외부의 입김이 절대 작용할 수 없다』면서 『추천위원회에서는 은행발전에 가장 적합한 인사를 추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정란 타개 자구책(교육 개혁해야 한다:18)

    ◎학교채 판매·대학기금 조성에 총장들 분주/기업·동문·학부모상대 모금운동/우유회사 운영등 수익사업 벌여 홍익대 이면영총장은 비서가 없다.소형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기때문에 운전기사도 따로 없다. 이총장 뿐만아니라 9개 단과대 학장도 비서와 운전기사가 없다. 이총장은 절전과 절수는 물론이고 이면지·양면지 활용등 쩨쩨하다 싶을 정도로 절약을 하고 있다. 학문적 권위와 덕망으로만 대학을 운영하던 예전의 총장상과는 전혀 다른 「기업가형 총장」의 모습이다. 요즈음 대학 총장들은 대부분 이총장처럼 「기업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성적인 대학재정난을 타개하기위한 자구책이다. 서강대 박홍총장은 여름방학때면 부산·대구·대전등 지방으로 직접 내려가 서울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학부모들과 5천원짜리 식사를 함께 한다. 학교행정등 학내소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학교발전에 학부모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박총장은 『학부모들에게 도서실확충,교수확보문제등 학교의 장·단기 발전계획을 설명하고 학교발전을 위한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여러가지 제안뿐만아니라 즉석에서 기부금을 내기도 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이러한 학부모들의 정성에 보답하기위해 학부모들의 생일날 축하카드를 보낸다』면서 『학부모·학생·교직원·교육부 모두 함께 대학살리기에 나설 때 질적인 교육의 토대는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이밖에 두달에 한번씩 학부모들에게 발송하는 「서강 소식지」를 통해서도 학부모들이 학교사정을 계속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 송자 총장은 자가용 운전사가 『체력이 달린다』고 할 정도로 재원조달을 위한 「사업」에 바쁘다. 송총장은 새벽 7시면 학교에 나와 그날 예정된 기업가등 외부인사와의 조찬모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기업체 인사등 외부 인사와의 약속이 3개월뒤까지 잡혀있을 정도로 수많은 동문·기업체 사장·학부모·사회유지들과 만나 학교채 구입등을 호소한다. 송총장은 해외동문회 조직과의 유대강화와 기부금 모금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지를 순방했다. 지난해에는 미주지역을 방문해 모금활동을 벌였었다. 92년7월 취임한 송총장의 이처럼 활발한 「경영행보」는 1년6개월동안 현금·부동산등 모두 4백억원을 모금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송총장은 특히 취임하자마자 「발전협력처」라는 기구를 별도로 만들어 동문·학부모 등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 대학 발전협력처의 최철규부국장(41)은 『우리나라는 세계 1백대 기업은 있어도 세계 5백대 대학에는 하나도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독지가가 기부해 주기를 앉아서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고려대 김희집총장도 재정조달을 위해 한달에 15일 이상 기업체 인사등 외부인사와 만나고 있다. 김총장은 특히 이달에 기공식을 가질 예정인 산·학·연 종합연구단지 기금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고려대는 2백50억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이 연구단지 조성을 위해 총장이하 모든 보직교수들이 발벗고 나서 이미 삼성·포철등 4개 기업으로부터 기금출연을 약속받았으며 이밖에 데이콤·럭키금성등 5∼6개의 대기업과도 협의를 진행중이다. 국립대로서 비교적 많은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서울대 김종운총장 역시 학교발전을 위한 기업체 회장들과의 식사약속이 줄줄이 잡혀있다. 김총장은 특히 부족한 교수인원을 보충하고 고급인력을 확보하기위한 방안의 하나로 올해 실시예정인 석좌교수제 재원마련에 발벗고 나서 한국통신측으로부터 10억원을 기증받는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원중심 대학의 육성」을 통해 세계속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기위해 서울대는 개교 50주년이 되는 오는 96년까지 모두 1천억원을 모은다는 목표아래 정부관계자·동문·기업가들과 활발한 접촉을 하고 있다. 이밖에 재단수익사업으로 연세대·건국대가 우유회사를 운영하는가 하면 연세대·동국대는 학교채를 발행해 재원조달을 하고 있고 고려대·서강대등도 학교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통명문대학들은 기존의 재정자립도가 비교적 좋고 기부금등을 모으기도 쉬운데 비해 신설대학이나 소규모 대학들은 재정자립도도 나쁘고 기부금을 걷는 것마저 어려워 늘 재정핍박에 허덕이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교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재원조달에 한계가 있는만큼 국제경쟁력있는 교육을 하기위해서는 정부 총예산의 2%에 불과한 사립대학재정지원을 최소한 일본처럼 15%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경우/보직교수까지 재원마련활동/하버드대 기탁장학금 1천종류/미국/기업·재단이 스폰서로 비용부담/일본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위해서는 만성적인 재정난이 해결의 관건임은 어느 나라 대학이건 똑같다. 외국의 경우 물론 우리나라보다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율이 높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진 외국의 대학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엄청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대학들도 자체수익사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학부모·동문·기업가등 재원마련을 위한 총장이하 보직교수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때문에 대학총장의 자격요건은 학식과 덕망보다는 오히려 경영능력과 기부금모금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대표적 명문대학인 하버드 대학은 연구기자재 구입및 학생과 교수들의 복지사업에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려고 별도의 경영회사를 설립,들어온 기부금등을 부동산·석유·천연가스 등에 투자하여 돈을 불리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밖에 대학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기금모금위원회가 전국에 약 2만3천여개나 있으며 기업이나 단체등이 특수목적의 연구를 위해 기탁하는 장학금도 1천 종류가 넘는다. 우리나라처럼 사립대학의 비중이 크고 국립대학 위주의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의 사립대학들은 예산의 10∼15%정도를 지원받을 뿐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전체 대학가운데 약 73%가 사립대학인 일본의 지난 91년 사립대학지원금은 우리나라의 약 4백배 정도인 2조5천3백만엔 정도다. 일본 대학에서는 기업이나 재단이 스폰서로 비용을 부담하고 강의내용·강사인선은 대학이 맡는 「기증강좌」제도가 산학협동의 한 형태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대학의 재정난 해결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독일·프랑스·스위스 등은 대학교육의 수익자는 국가라는 인식아래 거의 공교육 체계로 운영,전체 고등교육비의 80%가량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 공대의 경우 1년 예산 7억마르크 가운데 정부지원이 5억8천만마르크이며 그밖의 외부지원 1억2천만마르크로 되어 있다. 독일은 이처럼 막대한 교육투자로써 물리·화학·의약분야등에서 60명이나 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결실을 맺었다. 스위스에는 두개의 국립대학과 23개의 주립대학들이 있으며 대부분 국고로 대학교육을 시키고있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 학생들은 1년에 약 50만원 정도의 학비만 내면 된다. 이 대학의 예산은 미화로 6억2천2백만달러(약 4천9백80억원)로 정부에서 약 89%를 지원받으며 나머지 11%는 산업체수탁 연구비로 충당한다. 프랑스는 특히 대학의 연구비 지원을 위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처 업무와 일반 대학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부서인 고등교육및 연구부를 신설,효율적인 대학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대학운영에 선진경영기법 도입을/정원 확충으로 재원확보 방식 탈피를/「안이한 운영」이 질저하·재정궁핍 불러/곽수일 서울대경영대교수·경영학(전문가의견)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사회에서 가장 좋은 사업중의 하나가 대학을 운영하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좋은 사업이란,정부가 허가를 해주어야 참여할 수 있고,정부에서 어느정도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가격을 책정하거나 손실을 보충해 주는 경우이다. 특히 시장의 수요가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경우 기업은 생산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즉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소비가 되므로 특별히 생산이나 소비자의 반응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가격도 정부에서 결정하여 주니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소위 「땅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업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운영을 보면 과거에는 누구든지 하고 싶은 사업이었다.즉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높은데,대학은 정부의 허가없이는 설립할 수 없는 기관이었다. 즉,공급이 제한되어 있었던 것이다.따라서 일단 대학설립허가를 취득하고,수업을 위하여 어느정도 시설과 교직원만 확보하면 그때부터는 소비자인 학생이나 학부모가 몰려들어 등록금을 내주니 가만히 앉아서 공고만 내면 되는 상황이었다.더욱이 대학과정인 4년이나 2년만 지나면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그 누구도 대학교육의 질을 논하는 사람이 없었고,소비자의 입장에서 품질보증이나 소비자 보호의 차원에서 불평하나 없는 사업이 바로 대학교육이었다. 이런 상황이 지난 40여년 계속되어온 결과로 우리 대학교육은 여러가지 문제를 자초하게 되었다.교육의 질적면에서 본다면 첫째로 교수 1인당 학생수에 있어 우리나라 대학들은 선진국 대학들에 비해 3분지1 내지 4분지1의 수준에 불과하고,둘째로 학생 1인당 서적수도 서울대학교가 48권인데 반하여 옥스퍼드 대학은 5백93권으로 10분의1에 불과하다.또 대학재정의 측면에서는 학생 1인당 예산이 서울대학교가 2백75만원인데 비하여 동경대학은 이것의 10배인 2천7백50만원에 이른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은 고등학교까지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대학교육에서는 매우 낙후되어 있다.이것은 우리대학들의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고 있는가에 대한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결국 안이하게 땅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대학을 경영해온 결과는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도모하는데도 실패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학재정의 궁핍까지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인구증가율의 감소와 대학교육의 질적수준향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어지고 있어 대학정원의 확충에 의한 재정확보라는 종래의 방식에 의한 대학재원의 확보도 불가능해 질 전망이다.더욱이 교육시장개방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 대학들은 앞으로 선진적 경영기법을 갖춘 외국대학들과 경쟁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우리경제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필요하다.우리 대학들은 이제 이런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재원을 마련하고,이 재원을 바탕으로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 대안으로 이미 졸업생들과 사회의 독지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마련이 각 대학마다 활성화되고 있다.대학의 총장이나 학장들이 이런 노력의 선봉에 서야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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