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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중위 사망 국가서 위자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벙커에서 권총상을 입고 숨진 김훈 중위에게 국가가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 김대휘)는 16일 김 중위 유족들이 “국방부특별합동조사단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왜곡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피고는 12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기관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의혹을 남겼다.”면서 “특히 군대는 사건수사 때 외부인 참여가 제한되기에 더욱 철저히 진상을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
  • [선택4·15 두 달 앞으로] 각 당 목표 의석·전략

    15일로 17대 총선 D-60일이 됐다.이에 따라 각 당은 선거대책위 발족을 서두르는 등 본격적인 총선채비에 나섰다.총선 준비 상황과 전략을 점검한다. ●한나라당 총선 목표치를 ‘과반의석’에서 ‘원내1당’으로 하향조정했다.불법대선자금 수사와 서청원 의원 석방 등에 따른 여론 악화로 당 안팎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서다.최병렬 대표의 ‘확실한 1당’은 130∼140석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현재 총 의석은 273석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원내 1당’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이에 따라 젊고 참신한 인물들로 짜여진 선대위를 조기에 출범시켜 ‘차떼기당’의 오명을 하루빨리 벗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총선을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노무현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와 참여정부의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등을 내세워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우위와 수도권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원내 2당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이를 위해 비례대표를 포함,90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조순형 대표의 대구 당선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지지기반이 확고한 우리와 달리 열린우리당은 차점낙선자 속출로 정당투표에선 2위를 차지하더라도 의석수에서는 3위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호남 표를 열린우리당과 양분하면서 자칫 30∼40석 안팎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광주와 전남·북의 전체 의석이 29개에 불과한 터에 수도권에서 나머지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인 것이다.강운태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을 부패 대 반부패,사이비개혁 대 진짜 개혁의 대결구도로 몰아갈 것”이라며 “주말쯤 선대위를 출범시켜 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수도권과 충청권 압승으로 원내 과반 1당을 차지한다는 목표다.영남권은 부산·경남에서 10∼15석,대구·경북에서 4∼5석 확보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이번 총선을 ‘새로운 정치세력’과 ‘반개혁 정치세력’ 구도로 설정,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대립전선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쯤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경선을 다음달 초까지 대부분 마무리할 계획이다.선대위원장은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가 ‘투톱’으로 맡는 방안과 이들 중 1명이 대학총장 또는 시민단체 대표 등 외부인사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은 “150석 이상을 확보하고,최악의 경우 지역구 100석은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민노당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17대 국회의 ‘캐스팅 보트’를 쥐겠다는 목표다.한나라당의 퇴조로 아성인 대전·충남은 물론 충북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노동당도 원내 진출을 자신한다.정당투표에서 최소 10% 이상 얻어 5∼7석을 확보하고,지역구에서 7∼8석을 얻으면 최대 15석까지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부패심판,유일 진보정당’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보육세,무상교육 등 파격적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진경호 이지운 김상연기자 jade@˝
  • 민주 “공천 반영 못한다” 고성

    총선시민연대측이 17대 총선 공천반대 대상자를 발표한 데 대해 편파성 시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시민단체가 아니라 ‘정치단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실제로 네티즌들은 총선연대 홈페이지 등에 격려보다 항의성 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그럼에도 시민연대측은 6일 각 정당을 방문,‘낙천리스트’를 전달하고 공천심사에 반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이에 야당은 낙천대상자 선정기준이 공평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공천심사 반영요구에 대해서는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엄격히 판정할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네티즌 “시민단체 아닌 정치단체” 김기식 공동집행위원장 등 총선시민연대 관계자 5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를 방문,강운태 사무총장·김성재 총선기획단장 등을 만나 20명의 공천반대 명단을 전달했다. 강 총장은 “명백히 형평성과 공정성을 잃은 만큼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에 김 공동위원장은 “3월쯤 정당에 대한 공개를 할 때 정책평가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또 김 총선기획단장이 면담 도중 낙선운동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결정문을 읽으며 시민연대측의 주장을 반박하려 하자 서주원 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총선연대 “왜 타이르려고 하느냐” 서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요청하러 온 것이지 얘기를 들으러 온 게 아닌데 왜 타이르려고 하느냐.”며 언성을 높여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민주당은 이들 시민연대 관계자들에게 낙천대상자로 자체 선정한 열린우리당 소속 20명의 정치인 명단을 전달하며 2차 발표 때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의외로 차분히 대응했다.이상득 사무총장은 시민연대측으로부터 32명의 공천반대자 명단을 건네받은 뒤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은 무척 괴로울 것”이라며 “총선 이후 사무총장을 검찰에서 소환하는 일이 없도록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약속했다.이어 “총선시민연대가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 만큼 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나라 “우리당 5人 면죄부 왜 줬나” 그러면서 이른바 ‘철새 정치인’ 명단에 한나라당을 탈당,열린우리당으로 간 이부영·이우재·김영춘 의원 등 ‘독수리 5형제’에게 면죄부를 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박양수 사무처장은 “7명이나 돼 생각보다 많지만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당 입장을 전했다.”면서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공직후보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할 때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 “공천심사때 반영할 것” 김한길 총선기획단장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대상자 발표가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일부 낙천대상자에 대한 공천배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낙천대상자로 선정된 일부 의원들의 경우 의정활동과 당 기여도 등을 고려,당에서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현갑 전광삼기자 eagleduo@˝
  • 한나라 “거물급 신인 어디 없소”

    총선을 70여일 앞둔 가운데 한나라당이 심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거물급’ 정치신인은 고사하고 ‘될성부른 나무’조차 영입하기 어려운 형국이다.그동안 한나라당의 아성이자 최병렬 대표의 지역구인 강남갑 공천카드를 제시하며 공을 들여온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은 청와대에서도 비서실장 자리를 내놓고 삼고초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헌재씨·김은혜기자 공천거절에 속앓이 이 전 장관은 한나라당의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으며 청와대의 제안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MBC 앵커인 김은혜 기자도 비례대표 1번이라는 한나라당의 ‘파격적인 제안’을 끝내 외면,‘야당 설움’을 톡톡히 맛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외부인사들마저 비례대표를 거부하고 있다.강혜련 이화여대 교수는 “NGO로서 공천심사위에 참여하고 있을 뿐인데 마치 비례대표를 바라고 참여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인격모독”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앞서 ‘현정부 전·현직 장·차관 한나라당 출마’를 주장했던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려던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들이 청와대의 협박과 회유에 못이겨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거물급 정치신인 영입의 어려움을 호소했었다. ●박성범씨 대신 부인 신은경씨 한때 검토< 한나라당을 두드리는 정치신인은 많지만 당이 원하는 거물급 인사가 없다 보니 공천신청도 하지 않은 KBS 앵커 출신인 신은경씨와 영화배우 출신인 엄앵란씨를 남편 대신 내보내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당 공천심사위는 서울 중구의 박성범 지구당위원장 대신 그의 아내인 신씨를 내세우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첨심사위 관계자는 3일 “여성후보를 지역구에 많이 내보내야 한다는 당내 의견에 따라 서울 중구에 박 위원장 대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신씨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남편이 정치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상황에서 집사람도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대구 동구에도 여론지지도가 낮은 강신성일 의원 대신 그의 아내인 엄앵란씨를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엄씨의 경우,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방송활동으로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불법대선자금 청문회/검찰 2시간 격론 안팎

    송광수 총장만 청문회에 출석하되 증인 선서는 하지 말자는 검찰 간부회의의 결론은 검찰의 명분은 살리되 정치권과의 극한 대결은 피하자는 절충안이다.대선자금 청문회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지만 출석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검찰총장의 탄핵 발의 등 파장을 피하려 한 뜻으로 보인다. ●대검 수뇌부 절충안 모색 3일 오후 3시 열린 수뇌부 대책회의는 김종빈 대검 차장이 주재했다.대검 부장 7명 전원이 참석,머리를 맞댔다.2시간 남짓 열린 회의에서 안대희 중수부장과 남기춘 중수1과장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그러나 송 총장 출석 문제는 견해가 엇갈렸다.일부는 절대 출석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극한 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개진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정치권 분위기로는 청문회 불출석을 이유로 송 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만한 상황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다만 송 총장이 출석은 하되 증인 선서는 하지 않고,개괄적인 수사 상황에대한 질문에만 답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검찰총장이 증인 선서를 한 뒤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선례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과거 ‘한보사건’과 관련한 청문회 때도 검찰총장이 증인선서는 하지 않고 출석,개괄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 적이 있다.한 검찰 간부는 “송 총장이 대검 간부들의 의견은 물론 전직 총장 등 외부인사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출석에 대한 의견 분분 법조계나 시민단체에서는 견해가 다양했다.수사 대상자가 청문회를 여는 것은 절차상 부당하기 때문에 출석해선 안 된다는 의견과 일단 결정된 이상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갑배 대한변협 법제이사는 “이번 청문회 소집에 대한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국회가 국회법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한 만큼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이미 국회에서 하기로 결정난 사안이라 찬반 논쟁은 의미없다.”면서 “그러나 청문회를 열더라도 수사를 보완하고새로운 사실을 확인하는 장이 돼야지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넣거나 새로운 공소제기를 요구하는 방식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잠재적인 수사 대상자가 수사검사를 데려다가 청문회를 하는 게 타당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충식 구혜영기자 chungsik@
  • 한나라 공천심사 현역 입김 커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현역의원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천(私薦)’논란 2라운드로 접어들 조짐이다.공천자 압축과정에서 배제된 인사들은 공정성 보장을 위해 위촉된 외부 심사위원들이 ‘정보 부족’ 등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인사는 “공천심사위 구성 초기 공천의 큰 원칙 등을 정할 때는 강혜련 교수 등 외부인사들의 목소리가 컸고,이들이 회의를 주도해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지역구 심사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인사는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사정이나 현지의 정치흐름을 거론하면서 장황하게 특정인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외부 심사위원이 특별히 문제점을 제기하기 어렵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예컨대,“‘○○지역은 △△산을 기준으로 북쪽은 아무개씨 종친회가 여론주도층을 형성하고 있고,남쪽으로는 아무개 고교 출신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어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후보는 누구뿐이다.이 사람으로 정하자.’고 하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수도권 같으면 “‘○지역에서 가장 큰 조직을 갖고 있는 모씨가 협의회장인 아무개와 돈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 협의회장이 밀고 있는 누구는 배제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나올 때 외부 심사위원들은 이를 검증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몇몇 외부 심사위원들이 소수 의견을 낼 때는 약간의 논쟁을 거쳐 다수 의견이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곤 하지만,현역의원들이 소수 의견을 낼 때는 논쟁 끝에 결과 발표가 보류되더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당에서는 이미 “영남지역 공천은 누구,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누가 가장 입김이 세다더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당 공천심사위는 후보자 토론을 통해 공천 유력자를 단수로 뽑는 방식이 문제가 되자,이를 수정키로 했다.한 심사위원은 “토론회는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후보자를 찾아내는 방식 정도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건교부 ‘부패이미지 벗기’ 안간힘

    건설교통부 직원들이 부패 이미지를 벗기 위해 와신상담하고 있다. 최근 부패방지위원회 조사결과 건교부의 민원청렴도가 꼴찌로 나타나는 등 부패의 온상처럼 비쳐지자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 전 직원이 나섰다. 한편으로는 “부방위의 조사는 지방청 업무만 평가한 결과이기 때문에 본부 직원들은 억울하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건교부는 우선 정확한 자기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로부터 ‘쓴소리’를 듣기로 했다. 장·차관을 포함,본부 및 지방청의 서기관 이상 간부 182명이 30일 오후 2시부터 경기 성남 새마을연수원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간부 연찬회’를 개최한 것이다. 연찬회에는 외부인사 4명이 초청돼,건교부를 향해 싫은 소리를 해댔다.전기정 대통령비서실 혁신기획비서관,윤은기 IBS컨설팅 회장 등이다. ‘건교부는 대민접촉이 많은 부처인데 섬세함이 부족하다.’ ‘대민부처이기 때문에 민원만족도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해도,자포자기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쓴소리에 참석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 함께 감사관실에서는 부정부패 방지 방안 마련에 나섰다.감사관실은 부정부패 방지 방안을 각 실·국별로 취합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안을 만들고 있다. 감사관실 김진숙 참여담당관은 “각 부서에서 낸 의견을 취합한 뒤 다음달 초 부패방지 방안을 확정,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건교부 직장협의회도 최근 분위기에 맞춰 6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패고리를 끊기 위한 ‘출장 매뉴얼’ 작성을 검토 중에 있다. 연찬회를 주관한 이재홍 업무혁신추진단장은 “일부 직원들은 건교부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대해 사기가 떨어져 있다.”면서 “이번 연찬회를 통해 부정부패 척결은 물론 우리가 왜 변해야 하는지 등을 깨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 [열린세상] ‘물갈이 쇼’는 안 통한다

    경제나 정치에는 주기설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경제는 경기순환이라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주기를 측정할 수 있다.정치에는 경제에 해당하는 과학적인 주기는 없지만 나름대로 눈대중 주기는 있는 모양이어서 10년 주기의 항쟁설이 나돌곤 했다.경기순환이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과정이라면 항쟁과 같은 정치변동 역시 다른 의미에서 정치의 생산자인 정치권과 소비자인 국민 사이의 불균형을 조정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이 불균형의 조정이 일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인간 세상사가 그렇게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우리 정치사를 간략하게 훑어보면 60년의 4월 혁명,72년의 유신 쿠데타,79년과 80년의 정치적 격변,87년의 6월 항쟁 등 얼추 10년 주기설에 들어맞는다.87년 6월 항쟁의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000년 총선의 낙선운동이 이 주기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 하는 분석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4년 전의 낙선운동은 순간적 파괴력이 높은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길지는 못했던 것 같다.굵고 짧은 파괴력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는 했으되 정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뜻이다.이런 점에서 일부 평자들은 2004년을 항쟁의 전환점으로 보는 견해를 제시한다. 지난 2002년 대선은 옛날과 크게 달랐다.전통적인 관전법에 익숙한 눈에는 선거결과가 전혀 예측되지 않는 선거였다.그러나 국민참여,네티즌,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프리즘을 통해서 보면 대선 설계도가 잘 보였다.게다가 작년 말 이후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보노라면 정치적 변화의 파고가 권력의 핵심부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불법 대선자금이나 국회의원의 체포 동의안에 대한 거부를 보는 국민들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자칫 잘못하면 한바탕 폭풍이라도 몰아칠 기세다. ‘물갈이’라는 말이 시대의 대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의 뿌리를 뒤흔들 만큼 뜨거운 용암이 되어 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최근 각 정당의 공천과정에서 정당의 ‘자체 물갈이’니 부패 인사들의 ‘자진 물갈이’가 속출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물갈이 될까? 자체 물갈이와 자진 물갈이를 통해 정치권이 자기 정화를 이룰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물갈이가 일정 한계를 넘어 진행되면 판갈이와 같은 것이 될 수 있다.그러나 물갈이가 국민의 눈을 속이면서 적당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면 ‘물갈이 쇼’로 전락한다.지금 정당이 하는 물갈이는 진정한 물갈이나 판갈이 버금가는 물갈이가 아니라 국민의 여론에 부합하려는 물갈이 쇼의 성격이 강하다.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만약 정당이 국민들의 물갈이 욕구를 단순한 쇼로 대응하려고 한다면 4월15일 투표장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거나 아니면 그 이상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물갈이가 정치적 대세가 되면서 정당들이 외부인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영입 인사의 면면이 낡은 레코드 판의 재생 같은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깨끗하고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사의 영입보다는 지명도나 명망성에 치중한 외부인사 영입으로 국민들의 물갈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더구나 일부 정당에서는 누가 보아도 부적절한 낡은 인물을 공천하는 모양인데 이것이 물갈이 공천이고 공천 혁명인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은 변화의 시대이고 유권자의 선거 혁명이 예상되는 시점이다.도도하게 흐르는 물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수는 있을지언정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단언컨대 지금은 정치적 변화의 열망이 큰물이 되어 노도처럼 흐르는 국면이다.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민의 눈을 속이면서 비바람을 적당히 피해 가려 하다가는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지금은 누구도 국민의 물갈이를 피해갈 수 없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치학
  • SK, 사외이사 2년내 70%로 확대/지배구조 로드맵 발표

    SK㈜가 현재 5명인 사외이사를 6명 이상으로 늘리고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했다. 오는 3월12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을 앞두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소버린측이 29일 이사후보 5명을 추천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SK㈜ 황두열 부회장은 30일 기업설명회에서 “지배구조개선을 2008년까지 3단계로 나눠 시행하되 우선 올해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확대하고 이사회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100억원 이상 내부거래는 투명경영위의 승인을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주초 사외이사 추천 자문단 가동 현재 5명(한명 공석)인 사외이사가 6명 이상으로 늘어남에 따라 사내이사인 최태원·손길승·황두열·김창근·유정준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수감중인 손길승 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SK측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SK㈜는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기 위해 외부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 추천 자문단’이 다음주 초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고,기업경영·석유화학 산업전반·이사회 운영 등에 전문성을 구비한 인물을 중심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할 방침이다. 2006년까지는 사외이사를 70% 이상으로 하고 2008년까지는 이사회를 실질적인 경영 최고의사 결정기구로 확립할 예정이다. ●집중 투표제·CEO 분리는 중장기 과제로 반면 집중투표제나 서면·전자투표제,이사회 의장과 CEO의 분리,회계감사법인 정기 교체는 아직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이사는 이사회에서 자동배제해야 한다는 참여연대와 소버린의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황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목적”이라면서 “아직 국내에는 역량있는 경영진 풀이 부족하고 역사적으로 대주주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상황에서 대주주의 공백은 자칫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혀 최태원 회장의 경영진 퇴진은 불가함을 분명히 했다. 한편 황 부회장은 소버린이 추천한 한승수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의 이사 후보에 대해 “모두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분들이며 자문단이나 소액주주들이 이분들을 다시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이들 가운데 1∼2명을 수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천안 용정리 양계마을 르포

    조류독감이 발생한 충남 천안 풍세면 용정리 양계마을은 29일 긴급 투입된 방역요원들이 닭을 살처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러나 방역작업에 허술한 구석이 눈에 많이 띄었다.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 마을에서 처음 발견된 신모씨의 산란계 농장 주변 500m 지점에는 빨간색 줄이 쳐져 있었다.양계농가 11가구와 양돈농가 2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흰 방역복을 입은 시 축산과 직원 50여명이 외부인을 통제하며 방역에 한창이었다.우체원들도 통제선 밖에서 방역요원에게 우편물을 건네주고 돌아갔다. ●28일부터 닭 21만 4000마리 매립 방역요원들은 28일부터 마을의 닭 21만 4000여마리를 바이러스 소독 효과가 있는 생석회와 함께 마대자루에 담아 3,4m 깊이의 구덩이에 파묻고 있었다. 그러나 급하게 방역작업을 하는 탓인지,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초중학교 학생들은 별다른 소독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삼삼오오 마을 바깥의 학원을 다녀왔고,일부 주민은 장을 보러 통제지역을 벗어나기도 했다. 특히 닭의 매립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방역당국이 침출수의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바람에 살처분이 이틀이나 미뤄졌다.또 닭을 묻기만 할 뿐 밀봉하지 않아 조류독감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됐다. 게다가 통제구역 인근 2차선 도로에 대한 방역작업은 이날 오후에야 시작됐다.이는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방역요원이나 주민들 가운데 방역용 마스크 대신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는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이조차 착용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뒤늦은 방역작업…재발 가능성 주민들은 인체 감염의 불안감과 유일한 수입원인 닭을 파묻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풍계면 용정2리의 한 주민은 “아직 건강에 문제는 없지만 동남아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용역직원과 함께 닭을 마대자루에 담던 양계농민은 “소중한 자식을 죽이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했고,다른 농민은 “우리는 피해자인데 마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보는 사람도 많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양계장을 운영하는 박정길(59·용정 2리)씨는 “닭을 묻으면 보상이 나오긴 하겠지만 노계 한 마리에 100원을 받아서 어디에 쓰겠느냐.”면서 “아예 이번 기회에 양계를 그만두려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그는 “빚이 없어서 그만둘 수라도 있지만 빚을 진 주민들은 그만둘 수도 없고 그저 발만 구르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 김효섭기자 newworld@
  • 공천 여론조사에 달렸다

    4·15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지역민심을 후보공천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으면서 여론조사가 후보공천의 결정적 지표로 떠올랐다.아무리 유력인사라 해도 지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한 출마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관련기사 2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공천심사에 여론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고,민주당은 후보간 합의에 따라 지역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각 당은 특히 설 연휴기간 정치권 물갈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여망이 높은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여론조사에 의한 공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여론조사 공천은 과거 당 총재에 의한 낙하산식 공천과 달리 민심을 적극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지구당별 경선은 상향식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사전비용이 많이 들고 역시 타락의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 구색 갖추기용의 여론조사가 아니라 최대한 조사결과를 계량화해 공천심사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치권 물갈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다만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부터 공천 신청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여론조사에 나선다.한나라당 공천심사위 관계자는 24일 “영남지역을 시작으로 26일부터 선거구별 여론조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서류심사를 거쳐 지역구별로 2∼3명의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전화설문 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공천을 확정짓거나 지구당 경선에 부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외부 여론조사기관 2곳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각 지구당 상무위 결정에 따라 국민참여 경선이나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당 관계자는 “물갈이 논란이 거센 호남의 경우 정치신인들이 여론조사 공천을 적극 주장하고 있고,일부 현역의원들도 동조하고 있어 여론조사만으로 후보공천이 이뤄지는 지역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외부인사 영입 등을 위해 전체 선거구의 30%는 하향식 공천으로 후보를 선출하되 나머지 70%는 국민참여경선으로 뽑기로 했다.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지역별 여론조사로 가려낸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가 17대 총선의 핵심적 공천수단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화된 지표개발을 주문하고 있다.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는 “참신성·도덕성·개혁성·전문성 등을 유권자 선호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수화(후보자 자질평가 지수)하고,이를 공천심사위원들의 후보자별 항목평가 점수에 반영시키면 가장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을 할 수 있다.”며 ‘후보자 자질평가지수’ 도입을 제의했다. 김형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체계를 마련해 지역구당 700명 안팎의 유권자를 샘플로 조사하면 공천심사위원뿐 아니라 신청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심사자료를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물갈이’ 여론을 감안,현역의원 교체지수(교체희망률/재지지율)를 공천에 반영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김문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정치 신인에 대해서는 심층면접이나 토론 등을 도입해 여론조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장·차관급 대거출마 안팎/힘실린 鄭의장 ‘징발론’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심 끝에 총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김 부총리와 문 실장은 각각 내각과 청와대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의미는 간단치 않다.그동안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해왔던 한명숙 환경·권기홍 노동부장관,유인태 정무수석,정만호 청와대 의전비서관까지 총선대열에 합류하기로 결정해 사실상 정부와 청와대의 총동원령이 내려진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4일 연두회견에서도 “총동원령을 내릴 생각은 없으며,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결심을 세운 사람이 있을 경우 제가 적극적으로 무리하게 만류하는 것도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열린우리당에서 출마 권유를 받은 내각과 청와대 고위인사 상당수가 출마하기로 한 것은 노 대통령의 집권 중·후반기 국정운용이 총선결과에 큰 영향을 받는 것과 무관치 않다.참여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출마에 따라 총선결과는 사실상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더욱 짙어졌다. 김 부총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총선때까지 경제를 잘 마무리해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싶다.”면서 총선 출마에 선을 그었다.하지만 기자가 “정치를 하는 것도 잘 맞을 것 같으니 출마를 하는 것도 괜찮지 않으냐.”고 말하자,기분은 나쁜 것 같지 않았다.문 실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되느냐.”고 말해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8일 노 대통령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정찬용 인사·문재인 민정수석,박주현 참여혁신수석 등의 ‘징발’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현 단계에서는 출마할 뜻이 별로 없는 강 장관 등의 선택이 주목된다.새달 초 인사 폭은 크지 않지만,경제부총리와 비서실장을 바꾸는 인사여서 질적으로는 의미있는 개편이 될 것 같다.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박봉흠 정책실장은 경제부총리와 비서실장 후보에 모두 거론되지만,기획예산처 장관에서 정책실장으로 옮긴 지 1개월도 안된 점이 부담이다.비서실장에는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도 거론된다. 외부인사 중 마땅한 정무수석감이 없을 경우 ‘전략가’라는 평을 듣는 이병완 홍보수석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그렇게 되면 윤태영 대변인이 홍보수석으로 승진하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지난주 사의를 표명한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후임에는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을 지낸 박기영 순천대 교수도 포함됐다.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의 후임에는 정순균 차장의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곽태헌기자 tiger@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4)일년내내 일해도 남는게 없어-어느 소득작목 농가의 눈물

    시쳇말로 ‘골병’이 든 마을이 있다.수십년씩 농사일에 매달린 농사꾼치고 신경통이 없을 리 만무지만,무릎 관절통에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유난히 많다.집안에는 몸에 붙이는 파스가 통째로 있고,머리 아플 때 먹는 항생제는 농가의 필수품이다. ●쥔 건 없고 몸만 망가져 전남 보성군 조성면 귀산리 수당·귀산마을.하우스(온상)를 가장 먼저 시작한 하우스 ‘원조마을’이라고 소문난 곳이다.주민들은 “아이고! 쥔 건 없고 몸뗑이만 망가졌지.다 하우스병이제,뭐.”라며 스스로를 진단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30여 농가는 여전히 방울토마토가 주 소득원이다.마을에서는 198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방울토마토를 재배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당시 방울토마토를 이고 지고 서울이나 광주로 가서 팔 때면 “산에 맹감 가져 왔느냐,산딸기냐.”며 조롱당하기도 했다. 68년 대나무를 꽂고 볏짚으로 만든 거적을 덮던 시절부터 하우스에서 굵은 토마토를 수확했다는 김용래(63·수당마을)씨는 “낮에는 어지러워서 온상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했다.옆에서 술잔을 들이키던 박영수(64)씨는 “온상에서 일하다가 중간중간에 바깥 바람을 쐬러 나와야 가슴이 안정되지라우.”라고 거들었다. 이 집에 놀러온 옆집 할머니는 “젤로 뒷머리가 땡겨 진통제를 많이 묵은디.다 아는 병인께 아파도 약국에 가서 파스나 사다가 붙이고 말지 뭐.”라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병으로 여겼다.동네 골목에서 만난 70대 할머니에게 “하우스 하시냐.”고 하자 “아이고 온상 일에 몸서리가 쳐 오래 전에 때려치웠다.”며 뒤도 안돌아보고 갔다. ●신경통등 일년 내내 잔병치레 하우스 일이라는 게 눈뜨면 나가고 해진 뒤 보온덮개로 갈무리를 해야 끝난다.담배도 안피우는 데 가래에다 잔기침으로 고생한다는 귀산마을 이장 임영수(48)씨는 “4월만 지나면 하우스 안은 30∼40℃로 올라가고 높은 습도로 후텁지근해 그야말로 찜통”이라며 “주민들 가운데 기관지가 안좋고 감기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옆마을인 수당마을 이장 임영모(47)씨는 “어머니(68)도 하우스에만 가면 얼굴이 벌게지고 몸에두드러기 같은 게 난 적이 있다.”면서 “작물 이랑 사이에서 왼종일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 보니 무릎 관절이나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게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토마토 농사 ‘달인’이라고 치켜세운 오근호(57)씨는 “원래 내가 젊어서부터 밥을 많이 묵는 밥 호랭이였는디,아 요즘에는 하루에 한 공기도 못먹는당께.”라며 오히려 “그런 내가 어째서 달인이냐?”고 반문했다.마을에서 가장 젊은 정평오(38)씨는 “9년째 하우스를 하는데 빚만 1억원을 져 돌파구를 찾으려고 5년 전에 토마토에서 부지화(한라봉)로 작목을 바꿔 올해 첫 수확을 한다.”며 한 개를 따 맛보라고 권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연대보증 도미노 파산… 마을 쑥대밭 “그 사람이 호의호식하다 부도났으면 원망이라도 할 텐데….” 오이 작목반 동료의 보증을 섰다가 그의 빚까지 떠안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김학도(45)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이렇게 탄식한다.그는 “소금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던 사람이라 욕할 수도 없다.”며 “악하게 산 것도 없는데 웬 천벌이냐.”고 한탄했다. 김씨가 한모(53)씨에게 보증섰다가 떠안은 빚은 2000만원.한씨는 미안한 마음에 자신이 하던 2500평짜리 하우스 시설을 김씨에게 넘겼지만 4년째 놀리고 있다.자기 하우스 1500평을 운영하는 것조차 벅차기 때문이다.돈이 안되는 하우스를 물려받았을 뿐 땅은 남의 것이어서 매년 370여만원의 임대료만 물고 있다. 김씨 등이 오이 작목반을 구성한 것은 1996년.주민 8명이 작목반을 만들어 오이 재배에 나섰으나 IMF사태 후 어려움이 계속되다 2000년 한씨 등 회원 대부분이 동시다발로 무너졌다.외부인에게 보증 부탁이 어려워 서로 서준 게 탈이 났다.연대보증이 서로 얽히고 설켜 한 명이 무너지면 연쇄 붕괴되고,빚이 많다 보니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동시에 부도가 난다.김씨는 “개인당 빚이 1억원 안팎이면 계속 농사를 지어 갚아 보려고 애쓸 텐데 대부분 그 이상을 넘어 어쩔 수 없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작목반은 ‘쑥대밭’이 됐다.유모(50)씨는 논밭을 다 팔아빚을 갚고 도시에서 야채장사를 한다.구모(44)씨는 도시로 가 막노동을 한다.어떤 회원은 저온창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면서 주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김씨는 “쌀이 떨어져 굶고 있는 동료를 보면 같은 농민이지만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한 회원은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떴고 박모(44)씨는 다시 오이를 키우며 재기를 꿈꾸다 2002년 여름 태풍에 하우스가 날아간 뒤 고향을 등져 연락이 끊겼다.이 마을 최고 대농인 한 명은 그때 보증으로 물린 빚을 아직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명문대 농대 출신으로 젊음을 농촌에 바친 한씨는 현재 농협의 토양검정 용역을 받아 그 수입으로 농협 빚을 갚고 나머지로 사글세 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지난 14일 이 마을을 찾았더니 하우스라는 하우스는 대부분 비닐이 갈기갈기 찢겼고,하우스 안은 마른 풀로 가득했다.김씨는 일이 터진 뒤 토마토 하우스 재배로 바꿨다.하지만 그도 한씨의 보증 빚,마을 친구와 친척에게 보증을 섰다가 물린 빚,자신이 농사를 짓다 진 빚 등이 총 2억원 이상돼 마음은 늘 불안하다. 벼농사만 짓다 답답해 오이 재배에 손을 댄 그는 “일이 터진 뒤 몇 달은 술로 지냈다.”며 “일부는 지금도 서로 얼굴 보기를 꺼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김씨가 다닐 때 한 학년에 400명이 넘던 청산초등학교는 인근 3개 학교를 통폐합해 면내 유일한 초등학교로 남아 있지만 40명이 채 안돼 이 마을의 쇠락을 대변해 주었다.김씨는 “자살하고 싶어도 처자식과 새싹이 돋는 작물이 생각나 못한다.”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일해도 빚 갚을 길이 막막해 힘이 안난다.”고 맥없이 말했다. 특별취재팀 sky@ ■결혼 11년만에 8억 빚진 부부 농사 100마지기에 하우스 1200평으로 부농(富農) 소리를 들을 만도 한데,아이들에게 변변한 옷 한 벌 못 사주는 기막힌 농촌가정이 있다.김태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 남송리)·서선희(34)씨 부부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 눈물로 삶을 이어간다. ●잘못된 보증·영농비 상승 빚 눈덩이 1988년부터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대농(大農)으로 선진농업인에 뽑히는 등 남부럽지 않은 부자였다. 결혼 11년째인 이들이진 빚은 김씨가 7억 700만원이고,부인 앞으로 대출받은 1억 6000만원 등 모두 8억 6700만원이다. 비극이 싹튼 것은 IMF사태 직후인 98년.94년 이웃에게 1억 5000만원 보증을 섰다가 농협으로부터 보증빚 상환 독촉을 받았다.적금을 깨고 2000만원을 빌려 7000만원을 갚았다.그해 트랙터와 콤바인을 사느라 자신도 1억원을 빚졌다. 하지만 15∼24%에 이르는 살인적인 이자로 원금 1억 8000만원이 2000년 3억 4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자를 내느라 이곳저곳에서 대출 횟수가 늘었다.2000년에 보증선 5000만원이 또 터졌다.그러다 보니 2001년에는 5억 2300만원,2002년 6억 2900만원,2003년 5억 3700만원으로 자고 나면 빚이 눈덩이처럼 늘었다. 지난해 김씨 부부는 이자로만 4300만원을 냈다.주위에서 생활비와 농사 경영비 등으로 진 빚 4000만원도 갚았다.이 과정에서 2500만원을 또 빌렸다.100마지기 농사 매출액은 5000만원이다. ●논 담보 설정돼 있어 팔지도 못해 김씨는 “논을 팔아서라도 채무를 정리하고 싶지만 농협 등에 설정이 돼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지었다.“기가 막힌다.”는 부인은 “아이들(2남1녀) 유치원비와 학교 다니는 아이가 급식비 6만 400원을 제때 못내 칠판에 이름 적히고 선생님한테 핀잔까지 들었다는 말을 듣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며 눈물지었다. 특별취재팀 ■영농비·농산물값 등락비교 ‘농산물 값은 종종걸음,영농비는 뜀박질’ 농산물 값은 최근 8년간 별 차이가 없다.반면 영농비는 크게 올라 영농 압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쌀값(연평균,중품,도매기준)은 정부의 쌀 수매가격 인상 덕을 봐 1994년 ㎏당 1550원에서 2002년 2263원으로 45% 올랐다..반면 양념·채소류인 건고추(태양초,중품,㎏당)는 7183원에서 7782원으로 8.3% 인상됐다.마늘(한지형,중품,접당)은 1만 2660원에서 1만 1497원으로 1163원 하락했다. 양파(〃 ㎏당)는 784원에서 342원으로 폭락했고,과일은 사과(후지,중품,㎏당)가 1534원에서 2758원으로 1224원 인상된 반면 배(신고,상품,10개당)는 2만 2169원에서 2만 648원으로 1521원이떨어졌다.품삯(성인 남자)은 3만 1313원에서 5만 3093원으로 70% 폭등했다.농기계(이앙기) 사용료도 2만 2220원에서 3만 2564원으로 46% 올랐다.농약값(가격지수 100기준)은 76.4에서 102.7(26.3%)로,비료값은 64.7에서 100.1(35.4%)로 뛰었다.배합 사료값(25㎏,육성돈용 포대당)은 2500원대에서 8400원대로 급등했다.농가당 부채는 788만원에서 1989만원으로 1201만원이나 늘어 이자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별취재팀
  • 식약청 의약품안전국장 인기는 ‘짱’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핵심 보직인 의약품안전국장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의약품안전국장은 과거 보건복지부 약정국장이 하던 일을 식약청이 출범하면서 넘겨받은 자리다. 의약품은 물론 의료기기,화장품 등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 업무를 책임지고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그래서 정부내 100대 요직으로 꼽힌다. ‘명성’과 달리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지난해 말 다시 뉴스의 초점이 됐다.이 자리를 맡았던 장모(56) 국장이 아들 결혼축의금으로 제약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무조정실 공직기강합동점검반의 조사를 받았다. 장 국장은 현재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혐의 여부를 떠나 일단 지난해 12월23일자로 직위해제됐다. 의약품안전국장이 개방형 직위인 까닭에 지난 3일부터 공모를 받기 시작했는데 지난 13일 마감 결과,5명이 지원해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식약청 내부의 국장급이 1명이고,나머지 지원자는 교수,제약회사 연구원 등 모두 외부인사다.5명의지원자 가운데 3명이 약사,1명은 의사다. 지난 2001년 개방직으로 바뀐 뒤 이번이 세 번째 공모인데,과거 두 번은 모두 식약청 내부에서 1명이 단독으로 지원했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의약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의사,약사 등 외부에서도 갈수록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식약청은 오는 20일 면접을 거쳐 후임자를 확정,발표한다. 김성수기자 sskim@
  • “우리당도 본보기 칼질 있어야”신기남 중앙위원 발언 파장

    ‘탈레반’의 행보가 심상찮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12일 김명자 전 장관의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은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가 돼야 한다.”면서 “우리당도 본보기 칼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갈이 얘기를 하던 중 “우리당의 경우는 여론에 의해 자동적으로 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읍참마속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굿모닝시티 사건으로 구속된 정대철 의원 등을 겨냥한 듯했다. 이같은 언급은 개혁지도부 구성으로 이미 예고된 것이긴 하나 그 발언수위가 예사롭지 않아 향후 공천 등 당 운영을 놓고 적지 않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신 위원은 쇄신 대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이라면서 “내가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당의 정체성을 위해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이어 “공천 배제 같은 것은 당연한 것이고,그것 이상이 판갈이인데 좀 더 두고 보자.”면서 “우리당은 다른 당보다 상황이 심각하지 않지만 여론이 있는 경우 읍참마속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비리 정치인을 철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를 고대하는 눈치마저 보였다. 그는 “새 지도부는 역동적 개혁지도부답게 뭐든 칼같이 할 것”이라며 “공직후보자심사위는 앞으로 (공천) 기준을 칼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말해 공천시비를 미리 차단했다.신 위원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당내 일각에서는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며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한편 정동영 의장은 이날 공석 중인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에 신 위원과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을 임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정대철 “난 찬밥 아니다”

    정대철(사진) 의원이 열린우리당 외부인사영입 추진위원장으로 다시 정치전면에 나선다.그는 입당 이후 별다른 역할을 맡지 못해 “정치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비리 의혹으로 체포대상에도 올라 있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 의원은 5일 기자와 만나 “아침 회의에서 나와 김원기 상임의장이 영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원래 영입추진위원장은 이부영·정동영 두 의원이 맡고 있었으나 두 사람 모두 당의장 경선에 나서는 바람에 자신과 김 의장이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향후 활동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 등 인기있는 장관들이 출마해 준다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대신 내각은 경륜있는 사람으로 대체하면 국정안정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인 만큼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론인 민주당과의 재통합론도 다시 폈다.“전당대회 이후 당 지지도가 우리당 30%,한나라당 20%,민주당 10%식으로 지금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면 모르나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과의 재통합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양당의 재통합론자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민주당의 경우,수도권 의원들과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나 속내는 다르다.”는 조순형 대표를 지목했다.열린우리당의 재통합 동조세력으로는 당권주자로 나선 정동영·장영달 의원과 천정배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궁석 의원 등 당내 적지 않은 인사들은 “재통합을 주장하는 사람이 당을 떠나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그의 재통합론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미지수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정치 빅뱅 아침이 밝았다/정치개혁 기대감 새내기가 뜬다

    “정치 개혁은 우리가 이끈다.” 올 17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거셀 전망이다. ‘깨끗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강하면서 저마다 도덕성과 참신함을 무기로 기성 정치인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같은 당내에서만 7∼8명이 한 지역구를 두고 경합을 다툴 정도로 정치개혁을 기치로 내건 신인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이같은 정치 신인들의 출마 러시는 바꿔진 정치환경 때문이다.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은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총선출마 후보를 정한다.과거 중앙당에서 대표 등 특정인의 지지를 받아야만 공천권을 받던 시대와 달리 일반 유권자가 1차 공천열쇠를 쥐고 있다.자민련의 경우,중앙당에서 공천권을 갖고 있으나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외부인사 영입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 경륜을 바탕으로 한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정치신인은 이회창 후보 보좌역이나 부대변인 등 정당인이 많은 가운데 언론인과 교수,율사 출신 등 전문가 그룹도 포진해 있다. 이 후보 특보였던 조해진부대변인은 경남 밀양·창녕에서 김용갑 의원에 도전장을 낸다.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2년 박찬종 전 의원의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다.당 세대교체를 외치는 386으로 ‘청와대 386’과 각을 세웠다. 서울 광진 갑의 홍희곤 지구당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당선된 터라 공천이 유력하다.역시 경선을 거친 강민구 서울 금천 지구당위원장은 ‘아가동산’ 사건으로 유명한 검사 출신 후보다. 최구식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분구가 예상되는 경남 진주에서 출사표를 던진다.‘신식구식 행진곡’이란 재밌는 콩트집도 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본거지 ‘미래연대’ 권영진 공동대표는 서울 노원 을에 둥지를 틀었다.통일원 통일정책 보좌관,여의도연구소 기획위원을 거쳐 지금은 최병렬 대표 특보로 있다. 최근까지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희천 행복한 미래연구소장은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심판하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내가 노무현보다 대통령을 잘 할 수 있는 29가지 이유’란 발칙한 책을 냈다. 이정현 정책기획팀장은 광주에 ‘무모하게’ 출사표를 던진 화제의 인물.전남 곡성 출신으로 20년 넘게 중앙당에서 일해 왔다.신인들도 영남이나 수도권 출마만을 고집하는 와중에 신선한 발상이라는 평이다. 부산 남구의 김용주 전 국회의장 공보비서관과 부산 진 을의 황준동 대표특보,경남 마산합포의 강원석 미래연대 부산경남 대표는 열린우리당에 맞서 PK지역 사수를 다짐하고 있다.허옥경 전 해운대 구청장과 김희정 부대변인은 부산에서 여성 파워를 당당히 입증한다는 포부다. 서성교·구상찬·정찬수 부대변인도 이 후보 보좌역 출신.서 부대변인은 서울 마포갑에,구 부대변인은 성동에,정 부대변인은 송광호 의원과 겨뤄 조직책에서 탈락하고 단식까지 한 충북 제천·단양에서 각각 출마한다.양현덕 부대변인도 경기 성남 수정의 김을동 위원장에 재도전한다.송태영·신동철 부대변인은 각각 충북 청주 흥덕과 대구 남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서는 서울 송파 을을 노리는 김정기 국제변호사와 관악 을의 김철수 전국중소 병원협의회 의장,서초갑의 황인태 서울 디지털대 부총장 등이 눈에 띈다. 박정경기자 olive@ ■민주당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내세울 정치신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인사로는 김대중(DJ) 정부 시절 고위관료,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중앙당 대변인단 등을 들 수 있다. DJ 정부 시절 고위관료 가운데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최인기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남 나주에서 현역인 배기운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구로 을에서 한나라당 이승철,열린우리당 김한길 전 의원과 본선을 치른다.이 전 장관과 김 전 의원의 승부는 DJ의 총애를 받던 인사들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교육부차관보를 역임한 고재방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은 광주 북을에서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에게 도전할 예정이다. 박준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고향인 장흥·영암에서 3선의 ‘터줏대감’이자 동교동계의 핵심인 김옥두 의원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이들의 경선은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어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과 이무영 전 경찰청장은 선거구가 나눠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주 완산에서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오 전 처장은 분구지역에서 출마해 중앙일보 출신인 김현종 전 청와대 정무1국장과의 경선을 준비 중이다.DJ 정부 시절 검찰의 고위간부를 지낸 법조인 출신들도 눈에 띈다.임휘윤 전 부산고검장은 전북 김제에서 장성원 현 의원과,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은 광주 동구에서 김경천 현 의원에게 각각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경기 오산에 자리를 잡고 한나라당 강성구 현 의원,열린우리당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 등과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서울 중구에서는 김동일 전 중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민주당의 ‘입’으로 뛰어온 대변인단의 당락도 관심이다.유종필 대변인은 서울 관악 을에서 한나라당 김성동 현 지구당위원장,열린우리당 이해찬 현 의원 등과 3파전을 벌일 예정이다.민영삼 부대변인은 경기 안산 단원에서 본선을 위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박상천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재두 부대변인은 광주 북갑의 김상현 현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장전형 부대변인은 경기 안산과 서울 영등포 출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 출신 가운데 몇 명이나 국회에 입성할 지가 관심이다.현재로선 경기도 부천 소사구에서 출마를 준비중인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당선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김씨는 노 대통령 당선 전까지 부천 시의원으로서 오랫동안 지역을 다져와 새로 지역구를 찾아나선 대다수 ‘386’ 참모들과는 다르다. 서울 강서 을에서 같은 당 김성호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충렬 전 노무현 후보 외교특보도 ‘다크 호스’로 꼽힌다.이씨는 현역인 김 의원에 비해 상대적인 참신함을 무기로 새벽부터 바닥을 훑고 있다.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서 도전자로 나선 서갑원 전 정무비서관과 서울 영등포 갑의 윤훈열 전 행사기획비서관의 선전 여부도 주목거리다. 최근 측근비리 혐의로 한차례 ‘타격’을 입은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노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하는 이씨가고향인 강원 영월·평창에서 출마할 경우 강원도가 선거전의 초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노 대통령의 ‘왼팔’인 안희정 전 민주당 전략연구소 부소장의 경우,최근 측근비리로 구속돼 출마 전망이 어두워졌으나,본인은 출신지인 충남 논산에서 출마하겠다는 꿈을 완전히 접지 않은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 전 부소장의 출마가 현실화된다면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쓴잔을 마셨던 이인제(자민련) 의원과 대적하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철옹성인 영남권에서 ‘노풍’을 기대하며 출마에 나선 인물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부산 중·동구와 대구 북 을에서 각각 출마를 준비 중인 이해성 전 홍보수석과 배기찬 전 정책실 국장이 ‘혈전’의 선두에 서있다. 청와대 출신이 아닌 일반 신인들 중에서는 새만금사업 중단과 부안 핵폐기장 논란으로 민심이 악화된 전북지역이 주목된다. 이중에서도 무려 13명이 넘는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전국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전북 전주 완산의 장세환씨가 국회에 입성할 지가 관심이다.장씨는 전북정무 부지사를 지내 지역기반이 탄탄한 데다,지난해 김근태 원내대표의 언론특보로 활동한 경력을 토대로 중앙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김원기 의장의 특보 출신으로 경기도 남양주에서 출마에 나선 박경산씨와 전남 고흥에서 민주당 박상천 의원과 일전을 벼르고 있는 민변 출신 장철우 변호사의 선전 여부도 관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자민련 자민련은 텃밭인 대전과 충남·북에 정치 신인들이 몰리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지로 충청권이 유력해지면서 자민련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서울 동대문 갑 출마를 고려 중인 유운영 대변인은 “충남·대전은 공천을 놓고 박이 터질 것으로 본다.”며 지원자가 많음을 강조했다. 자민련은 총선출마자를 국민참여 경선이 아닌 중앙당 심사를 통해 정한다.이 때문에 보수성향의 당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많다. 우선 현직 단체장 출신 후보들이 눈에 띈다.대전의 경우,동구에서는 3선단체장 출신인 임영호(48)전 구청장이 송천영 전 의원과 공천을 놓고 경합 중이다.유성구에서는 2선 단체장 출신인 이병령(56)전 구청장이,대덕구에서는 3선의 오희중(61)전 구청장이 각각 열린우리당의 송석찬·김원웅 의원과 본선을 준비 중이다. 관료출신 후보들도 있다.천안 을에서는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박상돈(54)천안발전 연구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진환(53)전 도 의원도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아산에서는 이명수(48)충남도 행정부지사의 조직책 선정이 유력하다는 지적이다.이 부지사는 2월 15일까지만 사퇴하면 출마가 가능하다.대전 서 을에서는 백운교(42)전 심대평 충남지사 비서실장과 김창영(48)전 부대변인 등이 조직책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KBS보도 본부장 출신의 유근찬(54)씨는 보령·서천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충남 금산·논산에서는 수성에 나선 이인제 의원에게 정석모 전 부총재 보좌관을 지낸 건양대 이동진(45)교수가 도전장을 냈다.충남 서산·태안의 경우,성완종(52)충청포럼 회장이 총재 특보단장을 맡으면서 강력한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김기흥(65)전 서산시장,변웅전(63)전 의원도 뛰고 있다. 충청권을 뛰어넘어 수도권에서도자민련의 ‘녹색바람’을 일으키려는 후보들이 많다. 인천 부평 을에서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출신인 김유동(49)지구당 위원장이 지역을 누비고 있다.인근의 인천 계양구에서는 남양주 시민포럼 대표를 지낸 박유병(38)위원장이 열린우리당의 송영길 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인천 연수구에서는 홍익개발 대표인 이경자(60)씨가 지역기반을 토대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수원 장안구에서는 4선의 이태섭(64)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한나라 새 공천규정/지구당위원장 ‘허수아비’로

    26일 운영위를 통과한 한나라당의 공천규정은 기존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을 최대한 줄여 ‘물갈이’ 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다.상향식 경선이 물갈이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중앙당 공천심사위의 권한도 대폭 살려놓는 상·하향 혼용방식을 택했다. 공천심사위는 여론조사와 당무감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단수 또는 3인 이내의 경선후보군을 선정하기로 했다.경쟁력 있는 외부 영입 인사에게 경선 없는 독자적 출마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당선가능성이 높은 텃밭에 여성과 신인을 우선 배치하도록 하는 특별배려 조항도 넣었다. 공천위의 재량권은 부적격자 기준에서 두드러진다.탈당·경선불복자나 범죄전력자,상습낙선자 등 뚜렷한 사유 외에도 ‘부정비리에 관련된 자’,‘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등이 포함돼 다소 포괄적이란 지적이다.김문수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은 “기소가 되지 않았더라도 혐의를 받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배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단순 지지도를 묻기보다는 신인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하는 방식으로 실시할 계획이다.예를 들어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인지도보다는 선호도에 가중치를 둘 생각이며,현역에 대한 ‘교체희망지수’를 계량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즉 현역과 원외위원장,신인에 대한 질문을 달리 해 현역에게는 ‘계속 의원직을 하는 게 옳은가.아니면 바꿔야 하는가.’라는 노골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경선을 할 경우 지구당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또 선거인단에 일반 국민을 90% 참여시켜 조직당원에 휘둘리지 않도록 했다.운영위에서 논란이 됐지만 일반인의 투표율을 감안할 때 공평하다는 결론이 났다. 선거인단 규모는 유권자의 5%로 선관위의 도움을 받아 무작위 추출하기로 했다.비당원의 정당경선 참여와 선관위 협조는 선거법 개정 사항이다. 비례대표 후보는 국회의원 유경력자를 ‘원칙적으로’ 배제키로 해 당초 전원교체 방침보다는 다소 완화됐다.50%의 여성은 홀수 순번에 배치한다. 공천심사위는 오는 29일 구성돼 곧바로 공직후보자 공모에 들어간다. 박정경기자 olive@
  • 전용일씨 국내정착 어떻게/이르면 3주후 가족과 ‘새삶’

    50년 만에 귀환한 국군포로 전용일(72)씨는 이르면 3주 후쯤부터 남한의 가족들과 새 삶을 살 것으로 보인다.정부 합동조사단의 세밀한 조사를 거친 뒤 그리운 가족들과 설(내년 1월22일)을 함께 지낼 수도 있다.일반 탈북자들이 남한사회 정착을 위해 거치는 ‘하나원’에서의 2개월짜리 교육과정도 생략할 것 같다. 합동조사단 신문 기간은 3∼4주.그동안 외부인사와의 면회,전화통화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전씨의 경우 가족들과의 면회가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 영천에 거주하는 동생 수일(64)씨 등은 조만간 상경해 정부 당국에 용일씨와의 조기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씨가 조사받을 내용에는 포로로 잡힐 당시 상황에서부터 북한에 정착한 이후의 모든 행적이 포함된다. 포로로서 북한에서 겪은 어려움에 상응한 보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행적 조사가 다른 탈북자들과는 달리 보다 세밀하게 이뤄질 것이란 게 정부측 설명이다. 조사를 받는 동안 정부는 전씨의 호적을 회복하고 주민등록증도 발급해줄 계획이다. 거주지는 전적으로 전씨의 선택사항이다.일반 탈북자의 경우 서울 거주 선호도가 높아 제비뽑기 방식으로 거주지를 결정하지만 전씨는 본래 한국민이었던 만큼 본인의 의사에 달려있다. 이미 귀화한 국군포로들이 대체로 가족,친인척이 있는 연고지를 택했는데,전씨도 누나 영록(78),남동생 수일씨,여동생 분일(58)씨 등이 살고 있는 경북 영천이나 대구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전씨에 대한 훈장수여도 논의되고 있다.정부 관계자는 “전씨가 입국 직후 ‘50년간 한국군을 위해 복무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투철한 애국심을 갖고 북한 생활을 견뎠던 것으로 추정된다.” 면서 “그러나 조사 결과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은 이와 함께 전씨와 함께 입국한 최응희(67·여)씨 신분도 조사중이다. 최씨가 탈북자인지,조선족인지 불투명한 상태다.탈북자일 경우 통일부에 통보하고 탈북자에 준하는 정착금과 정착에 필요한 절차를 밟게 되지만 조선족일 경우 법무부 소관으로 두사람의 결혼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최씨는 24일 공항에서 “지난 10월 전씨를 중국에서 만나 한국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고만 밝혔었다. 전씨가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은 지난 92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산타도 외면하나봐요”/음성 꽃동네 ‘쓸쓸한 성탄절’

    “예전 같으면 꽃동네 전체가 성탄 분위기로 북적였을 텐데 올해는 영 신이 안나네요.” 2003년 한해 ‘소외된 자들의 천국’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충북 음성군 꽃동네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을씨년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쓸쓸했다.하지만 한편에서는 꽃동네를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려 놓겠다는 희망의 꽃도 함께 피고 있었다. 24일 오후 9시30분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예수성탄 대축제’에서 가족(수용자)들과 함께 연극을 선보인 이상영(65)씨는 “으례 축제분위기에서 열렸는데 올핸 풀이 많이 죽어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개인비리 사건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겨울바람이 살속을 파고드는 이날 꽃동네에는 가족과 수녀·수사들만 가끔 오갈 뿐 찾아오는 외부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위문방문 차량과 행렬이 줄을 잇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우유송’에 맞춰 춤을 춘 오혜성(7)군은 “작년엔 사탕과 과자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은 별로 없다.”면서 서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꽃동네 수도원에서 기도에 전념하고 있다는 오 신부는 끝내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마테오 수사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가끔 산책도 하시지만 미사와 꽃동네 운영 등 어떤 일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오 신부는 96년부터 2000년까지 꽃동네 국고보조금 및 후원금 34억 6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뒤 꽃동네는 80만명이던 회원과 장기 자원봉사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꽃동네 관계자는 “연간 100억원에 이르던 회비가 25%쯤 줄고 장기 자원봉사자 대신 방학을 이용한 대학생 봉사자들만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후원금 등이 줄면서 가족을 위한 성당 건립 등이 대부분 중단됐다. 많을 때는 200명 가까이 영세를 받았지만 이날은 38명에 불과했다.오 신부 사건이 터지면서 경황이 없는 통에 부랑인을 데려오거나 노숙자들을 선별,가족으로 입소시키는 활동을 제대로 못한 탓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힘든 한해를 보낸 꽃동네는 전체 2140여명가운데 15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축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부랑인으로 떠돌다 가족이 된 할머니들이 ‘당신은 누구시길래’라는 뮤지컬을,노인 가족들이 포크댄스를 선보이자 곳곳에서 모처럼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다.몸이 불편한 이들이 어설프지만 정성껏 준비한 장기를 자랑할 때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12개 팀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고 가족들이 이를 지켜보는 사이 시간은 자정을 넘겨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박 수사는 “오 신부의 혐의가 사실이든 아니든 이번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개혁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오 신부가 1976년 꽃동네를 세우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신부가 회장으로 있을 때 재직하던 총무과장,행정실장,회계 책임자 등도 모두 바뀌었다.사건직후 신순근 신부가 새 회장으로 오는 등 천주교 청주교구 신부들이 주요 보직을 맡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박 수사는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순백의 눈이 펄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온 세상을 뒤덮은 눈이 꽃동네가 입은 상처도 함께 안아주기를 바라는 심정일 것이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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