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핵 검증 대폭 양보한 듯
북핵 6자회담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핵 검증 문제와 관련, 참가국들은 북한이 지난 6월 영변 핵시설·플루토늄 총량 등을 담아 제출한 핵프로그램 신고서에 대한 검증을 먼저 한 뒤 부속서로 첨부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핵 확산 관련 검증은 추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전 ‘과거핵’은 물론,UEP·핵 확산과 연관된 미(未)신고시설은 검증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최근 방북 협의에 대해 “북측의 중대 제안은 없었으며, 검증 문제만 협의됐다.”며 “5자들은 검증 문제는 북한이 지난 6월 신고한 신고서 내용에 국한한다고 일치를 봤고 북한도 양해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UEP도 검증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의원의 질의에 “기본적으로 검증은 모든 핵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1차적으로 검증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그 문제(UEP)도 다루지만 어떤 단계에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고 말해 현 단계에서 UEP 검증은 추진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측이 북측에 제시한 ‘모든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시료 채취’에서 상당히 물러선 것으로, 지난 6월 신고되지 않은 폐기물저장소 등 과거핵 관련 시설이나 UEP·핵 확산 관련 프로그램은 검증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여 미국측이 북측에 너무 양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 장관은 또 “북·미가 모두 검증 협상에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측이 북측에 많이 양보했다면 본부나 강경파들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어 미국측의 공식 입장 발표를 기다려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3일 힐 차관보와 회동한 뒤 “한·미간 외무장관, 그 이상의 정상간 협의도 필요하다면 가질 예정”이라고 밝혀 북측이 남북 동시사찰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며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다는 관측이 나왔다.그러나 이날 유 장관의 발언으로 우리측 외교라인이 북·미 회동 결과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