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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란 핵보유 차단 → 대비’ 전략 전환

    이스라엘 ‘이란 핵보유 차단 → 대비’ 전략 전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새 우라늄 농축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란이 1년 내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핵보유에 대비하는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중동 내 아랍국들로부터 ‘적’으로 취급당하는 탓에 주변국의 핵개발에 깊은 공포를 품는다. 이 때문에 과거 시리아 등의 핵시설을 공습했던 것처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나온다. 이스라엘 안보의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최근 전직 국방·외교 관료들의 요청을 받아 이란의 핵실험 이후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1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의 핵보유 차단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IAEA가 지난해 11월 “이란이 군사 용도의 핵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핵 보유국 이란’에 대비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INSS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걸프만 주둔 미 해군 제5함대를 겨냥해 도발하거나 이라크 인접 국경선 조정 요구 등을 하면서 내년 1월쯤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이 핵을 보유하면 미국은 이스라엘에 방위조약 체결을 제안하고 대응 공격에 나서지 말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핵프로그램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란이 핵개발과 관련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는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만약 금지선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최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포르도의 새 핵시설을 다른 핵시설보다 민감하게 여기는 것은 핵시설의 특성 때문이다. 포르도 지하벙커는 산악지대 수백m 지하에 조성됐다. 향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공식화돼 이스라엘 등이 부셰르와 나탄즈 등 이란의 핵심 핵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한다 해도 지하벙커에서 핵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 또 포르도의 핵시설에서는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한데 전문가들은 20% 농도의 우라늄 생산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핵무기 개발의 90%를 해낸 것으로 본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금지선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이웃국의 핵시설을 폭격한 경험이 있다. 2008년 9월 시리아의 핵시설로 의심되는 건물을 폭격기로 파괴했다. 당시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시리아의 핵시설 건립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1981년 6월에는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폭격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에 대해서도 2009년 미국에 벙커버스터(지하 침투용 무기) 미사일 공격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공격을 준비한 적이 있다. 미국 등 서방권도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공습 가능성을 연일 거론하고 있다. 데니스 로스 전 백악관 중동담당 특별보좌관은 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군사력을 쓸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에 대한 공습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 (공습을 위해) 당장 전투기에 연료를 주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여부 등을 결정할 EU 외무장관 회의를 예정보다 1주일 앞당긴 오는 23일 열기로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양곤에 원조 사무실” EU, 미얀마 화해손길

    미국과 중국, 일본이 동남아시아의 군사·경제적 요충지인 미얀마를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도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EU 외교·안보 분야 대변인 마이클 만은 5일(현지시간)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에 원조 프로그램을 운영할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미얀마 정부와 합의했다.”면서 “사무소는 정치적 역할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범 석방 등 개혁조치에 ‘훈풍’ EU의 이런 움직임은 미얀마 초대 민간 대통령인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일부 정치범 석방, 야당 탄압 완화 등 민주화와 개혁 조치들을 잇따라 시행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EU는 그동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구금을 비롯한 미얀마 정부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미국과 함께 미얀마에 각종 제재를 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얀마의 개혁 조치가 경제제재 완화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함에 따라 미얀마에 대한 EU의 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조만간 EU제재 해제 전망 이런 가운데 영국 외무장관으로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윌리엄 헤이그 장관은 이날 미얀마 정부에 개혁과 정치범 석방 등을 촉구했다. 이틀간 일정으로 미얀마를 찾은 헤이그 장관은 테인 세인 대통령과 면담한 뒤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는 미얀마 국민이 바라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 향상에 추가 진전이 있다고 확인되면 긍정적으로 반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미얀마의 고위 관료들과 회담한 뒤 수치 여사와 만찬을 가졌다. 한편 수치 여사는 헤이그 장관과 회담에 앞서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얀마를 장기간 통치했던 군부는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개혁과 민주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군부의 협조”라고 밝혔다.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보궐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에 대해선 아직 말할 수 없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정당 자격이 박탈됐으나 최근 다시 재등록됐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EU “이란 원유 금수”… 최악 땐 유가 200달러 치솟을 수도

    유럽연합(EU)이 이란의 석유 수입을 금지한다는 기본 원칙에 4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중국 다음으로 이란 석유의 최대 소비자인 유럽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금융제재에 이어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이란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란은 일단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금수 조치는 오는 30일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공식 합의될 예정이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산 석유를 수입 중인 EU 회원국들에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행 시기와 기간, 방법 등 세부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식 합의가 이뤄져도 금수 조치는 즉각 시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EU 관계자는 “미국의 금융제재가 이뤄지는 때와 시기를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한 미국의 국방수권법은 6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적용될 예정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이란 제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오는 10~12일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유럽은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 260만 배럴 가운데 17%인 45만 배럴을 매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란 석유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국은 재정위기까지 겹쳐 유가 상승 부담이 크다. 이날 북해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은 2개월래 최고치인 113.97달러까지 치솟았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상황도 국제 유가 상승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에너지컨설팅사 FACT 글로벌에너지의 로이 조던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의 불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는 EU의 자국 석유 금수 조치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5일 테헤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언제나 이같은 적대적 행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제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란 “美항모 호르무즈 재진입땐 행동”… 유가 폭등

    세계 원유 수송물량의 40%가 통과하는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인근 수역에서 연말연시를 전후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미국 항공모함이 걸프만에 재진입할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을 연일 경고하자, 미국이 이를 일축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해협 안보를 지키기 위해 이란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웹사이트가 보도했다. 앞서 3일 아타올라 살레히 이란 군 사령관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오만해로 이동한 미 항공모함이 다시 걸프만으로 돌아오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살레히 사령관이 언급한 항공모함은 지난달 27일 걸프만을 떠난 ‘존 스테니스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걸프만의 미 해군 배치는 과거처럼 계속될 것”이라며 “미 항공모함의 배치는 현재 진행 중인 임무의 연속성과 지원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란의 경고를 한마디로 ‘뭉개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핵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지난 2일 리알화 가치가 10% 이상 곤두박질치는 등 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받고 있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권이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돌리기 위해 ‘초강수’를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3일 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4달러 오른 배럴당 111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도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4.13달러나 오른 배럴당 102.96달러를 기록하는 등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터키가 ‘중재자’로 나섰다. 터키는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무장관을 테헤란에 급파,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4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이란 핵프로그램을 비롯해 이라크·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원유 수입의 30% 이상을 이란에 의존하고 있는 터키 측은 “두 나라 외무장관 간 정기 회담 차원에서 만났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회담에서 이란의 핵 문제와 관련,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부실사찰 아랍연맹 감시단 ‘퇴출압박’

    부실사찰 아랍연맹 감시단 ‘퇴출압박’

    아랍연맹 감시단이 시리아 파견 일주일 만에 부실 사찰 논란으로 ‘철수 통첩’을 받는 굴욕을 당했다. 특히 감시단은 시민을 겨냥한 저격수의 존재를 부정했으나, 정작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저격수의 존재를 공식으로 인정하면서 감시단의 유명무실한 활동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3월부터 지속된 시리아 사태가 아랍연맹의 저격수 존재 인정 이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코앞 잔혹행위 방기에 분노” 아랍연맹의 나빌 엘라라비 사무총장은 이날 “시리아 도시들에 저격수와 총기 발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즉각적인 사격 중단을 촉구했다. 이는 감시단 파견 이후 엘라라비 사무총장이 내놓은 첫번째 성명이라고 AFP는 전했다. 그는 “지금도 저격수들이 반정부 시위 중심지의 지붕 위에 배치돼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전면적인 사격중지령이 내려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아랍연맹의 자문위원회인 아랍 의회는 전날 “100여명의 모니터 요원이 파견돼 있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반대파 살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데 아랍인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감시단은 즉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아랍 의회는 아랍연맹 22개 회원국의 대표 88명으로 꾸려진 단체로, 의장인 알리 살렘 알 데크바시(쿠웨이트 출신)는 성명을 통해 “아랍연맹 감시단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살해되고 인권이 침해당하면서 아랍인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감시단은 코앞에서 시리아 정부가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도록 방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데크바시 의장은 엘라라비 사무총장에게 철수 방안을 논의하자며 외무장관 회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시리아 정부의 횡포를 막을 감시단의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리아 지역조정위원회(LCC)에 따르면 감시단이 한 달간의 사찰 임무에 착수한 지난달 26일 이후 시리아 전역에서 어린이 24명을 포함, 315명이 숨졌다. ●알다비, 저격수 존재 부정 논란 야권에서는 감시단을 이끄는 무함마드 아흐메드 무스파타 알다비 장군이 저격수의 존재를 부정한 점을 문제 삼아 그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단 출신인 그는 다르푸르 내전, 대량학살 등 반인륜 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의 최측근 출신이다. 지난달 30일 남부 도시 다라에서 촬영된 동영상에서 한 감시단원은 “저격수들을 직접 봤다.”고 말했지만, 알다비 장군은 “아직 증거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유로존은 지속될 수 있는가/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유로존은 지속될 수 있는가/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새해를 맞은 유럽에서 2012년 경제 전망을 논하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주제는 과연 유로존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 유지 발전될 것인지, 아니면 결국 해체 내지 붕괴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경제력 차이가 있는 국가들의 통화를 하나로 묶고 금리와 환율을 초국가적으로 관리한다는 발상은 출발부터 많은 모순을 안고 있었고, 이러한 문제점이 그리스의 채무위기로 현재화되자 많은 전문가들은 ‘올 것이 왔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왔다. 유로화 체제는 역내 국가의 수출경쟁력 차이를 환율 변수로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봉쇄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은 흑자기조를 지속할 수 있는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중해 국가들은 경상수지 적자에서 헤어나올 마땅한 정책 대응수단이 없는 것이다. 결국 독일은 유로화 체제의 가장 큰 수혜국이다. 과거와 같은 개별 통화체제였다면, 높은 수출경쟁력은 마르크화의 절상으로 상쇄되고 지금과 같은 흑자과잉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 위기가 촉발된 그리스는 경상수지 적자에 더하여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고, 베짱이 식으로 쓰고 보자는 재정운용을 펴온 실상이 드러나면서 개미와 같은 근면한 삶을 미덕으로 삼으며 경상수지 흑자를 누려온 독일 및 북유럽국가들에 감정적인 거부감을 불러와 지중해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주저하게 만들면서 효과적이고 강력한 시장 대응방안을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유로존 지속 여부에 관한 논의는 경제나 금융의 논리에서 탐색될 시점은 지났고, 정치·역사적 관점에서 방향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여년 전 유럽국가 간 단일화폐 도입을 주장한 정책 입안자들이 그 내재적 문제점을 간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화폐 통합은 반세기 넘어 진행되어온 통합의 한 과정일 뿐, 그 자체가 완결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강행하였을 것이다. 이는 1·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전쟁으로 얼룩진 유럽 땅에서 평화가 정착되려면 국가 간 연대와 궁극적인 통합이 필요하다는 각성 하에, 드골이나 아데나워 같은 지도자들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유럽 통합의 초석을 쌓기 시작한 진행형 과제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오랜 세월 유럽대륙에서 평화가 지속되고 소련의 붕괴와 동유럽의 자유화가 성취되면서 유럽인들, 특히 독일인들은 이성적으로 통합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국가 간 연대를 추구하기보다는, 이웃 국가에 대한 감정적인 불신감을 드러내고 통합의 대가를 지불하는 데 회의를 나타내면서 통합의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서는 유로화 체제 붕괴 시 닥칠 재앙에 대해 경제적 분석보다는 정치적 파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중 가장 극적인 것은 지난해 11월 폴란드의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이 연설과 신문 기고를 통해 드러낸 솔직한 견해다. 그는 “(2차대전 당시)독일의 탱크나 (냉전체제 하에서의)러시아의 미사일보다 폴란드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은 유로존의 붕괴이다. 독일만이 유로존을 도울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독일이 역사적 관점에서 책임을 질 것을 강조하였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때 영국이 신재정협약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적나라한 모습을 보이고, 이에 질세라 프랑스가 자국 신용등급 강등설에 대해 영국의 신용등급이 먼저 강등되어야 한다고 노골적인 반응을 서슴없이 드러낸 모습은 앞으로 전개될 갈등과 분열의 전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느껴진다. 2012년 내내 유럽인들은 유로존의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재정통합 방안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 등의 기술적 문제를 물을 것이 아니라, 과연 유럽의 지도자들이 연대와 통합의 정신을 아직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유럽국가들을 1·2부 리그로 나누어 ‘우리’와 ‘그들’이 구분된 이웃으로 살아가려 하는지의 향후 생존방식에 대한 방향을 물어야 할 것이다.
  • 한국, 亞 10개국에 산림녹화 성공 비결 가르친다

    한국, 亞 10개국에 산림녹화 성공 비결 가르친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가 내년 4월 서울에 사무국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AFoCO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아시아지역 최초의 국제기구이자 산림관련 첫 번째 기구다. 세계 유일의 조림녹화 성공국으로서 우리가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개도국과 저개발국에 되돌려 주자는 철학을 담고 있다. 특히 산림 분야 협력을 양자관계에서 다자 간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확산시킨 결과이자, 국제적으로 ‘국격’을 한 단계 높인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4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외무장관들이 ‘산림협력협정’에 서명했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설립 및 협력사업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2009년 6월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으로 기구 설립을 제안한 지 2년 6개월 만의 성과다. ●‘고진감래’… 제안에서 태동까지 AFoCO는 아시아 국가들이 산림녹화와 산림훼손지 복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산림협력 기구다. 산림협력협정은 한·아세안 간에 우선 적용된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산림파괴 및 훼손지 복구, 사막화방지, 산촌주민 소득증대, 산림재해 방지 등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또 석·박사 학위 과정과 연계한 인력양성에서 기술전수, 정보공유, 임산물 기술 교류 등으로 광범위하다. 내년 4월 서울에 들어서는 사무국이 사업을 추진, 관리하게 된다. 회원국들은 파괴된 국토를 정책 개발과 국민 참여로 최단기간에 녹화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국가인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AFoCO는 치열한 산고 끝에 태동할 수 있었다. 제안 초기 아세안 국가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기존 국제기구를 비롯해 비정부기구(NGO)와 일본 등 국가별로 구성된 각종 네트워크가 있었지만 실효성이 없다 보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산림청은 2년간 회원국을 찾아다니며 협상을 진행했다. 아세안은 회원국이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며 단결하는 특수한 지역 공동체로 다수결이 아닌 만장일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국가 간 갈등이 노출됐고 산림 분야에 대한 위상도 달라 국제공조라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산림청은 지난해 필리핀과 캄보디아·미얀마·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교육과 설명회를 가진 데 이어 올해 9개국에서 시범 사업을 착수해 회원국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지난달 협정이 체결되면서 시범 사업을 본격적인 협력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 밖에 매월 11개국이 참여하는 작업그룹회의를 개최하며 소통을 강화했다. 협상 막바지에는 회원국 구성 문제가 불거졌지만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한·아세안이 우선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박종호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현장 중심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아세안국가들이)경험이 없다 보니 이해도가 떨어져 체감할 수 있도록 시범 사업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감지됐다.”면서 “AFoCO는 녹화 성공국이자 동남아시아에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신뢰가 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산림협력, 양자에서 다자관계로 AFoCO는 양자 협력으로 진행되던 산림협력을 다자 간 협력으로 전환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가 실행을 담보한, 효율적인 개도국 지원사업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황폐지 복구를 AFoCO 이사회가 사업으로 의결하면 회원국이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설립 제안자로서 기구가 정착될 때까지 한국의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사업비 분담 외에도 사무국이 한국에 설치됨에 따라 운영비의 90%를 부담하게 된다. 회원국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인력양성 및 기술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래드플러스(REDD+·개도국 산림전용 방지 및 산림경영) 관련 산림조사와 측정·보고·검증 체계 구축, 지리정보시스템 및 원격탐사 활용 능력, 양묘와 조림기술 등이다. 아세안은 아시아지역 산림면적(5억 2800만㏊)의 40%(2억 300만㏊)를 차지하고, 2억명이 산림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최근 동남아시아는 기후변화대응과 관련해 개도국의 조림녹화, 산림전용방지를 통한 탄소배출저감이 유일한 합리적 실천방안으로 인정되면서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열대림 파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이 산림전용(파괴) 방지와 조림녹화를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각종 ODA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REDD+를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AFoCO를 매개로 아시아 산림협력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탄소배출권 등 기후변화대응에 관한 주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우수영 서울시립대(원예학과) 교수는 “AFoCO는 한·아세안의 실질적인 산림협력 및 자원외교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회원국을 감안할 때 한국의 부담이 클 수 있지만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본 궤도에 오르면 일본과 중국을 참여시키고 다른 대륙 및 기업들을 참여시켜 재원을 확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세안에서 아시아로 AFoCO는 1차로 한국과 아세안국가 등 11개국으로 출발한다. 현재 각 회원국이 비준 절차에 착수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면 한국과 아세안(10개국) 국가들은 이사회와 사무국 등 기구 창설에 필요한 조직 및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AFoCO 회원국은 2015년까지 20개국으로 확대해 연간 5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진행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최종적으로는 아시아 45개국 중 중동국가를 제외한 약 30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몽골과 네팔·부탄·키르기스스탄 등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혔다. AFoCO는 의결권을 갖는 이사회와 협력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할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사무국은 사업발굴 등 현장 중심의 업무를 감안해 최소화할 계획이며 필요시 회원국의 전문인력을 지원받게 된다. 사무국은 주제별 기술워크숍과 지역 현안별 워크숍을 개최해 협력사업 발굴 및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이슈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역센터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재원은 회원국이 분담한다는 원칙이나 국제기구나 NGO와 긴밀한 공조를 추진하고 기업과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긴박한 G2] “北 안정 안되면 대량 난민 유입”

    중국이 질서정연하게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자칭린(賈慶林) 정협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이 조문을 마침으로써 북한의 공식발표 이틀 만에 최고지도부 9명 전원이 김 위원장을 조문했다. 관영 언론들의 보도 역시 상당히 ‘정돈’된 양상이다. 중국중앙(CC)TV 등이 매시간 주요 뉴스로 평양 등의 추모 분위기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중국인들의 ‘반(反)김정일 정서’를 잠재우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새 지도자로 떠오른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권위’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우왕좌왕했던 모습과는 판이한 대응이다. 최고지도부가 ‘김정은 영도체제’를 인정하면서 북한의 조속한 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양제츠 외교부장은 한·미·일 외무장관과 잇따른 전화통화 등을 통해 북한체제 안정을 위한 외교라인의 국제 공조를 주도해 가고 있다. 사실 초기만 해도 중국 역시 ‘혼돈’ 그 자체였다. 북한의 공식발표 후 17분이 지나서야 관영 언론들이 1보를 내보냈고, CCTV는 얼마나 당황했던지 인공기와 김 위원장 초상화를 불태우는 자료화면을 사용했다가 황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중국 역시 북한 측 공표 전에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통보받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여러 정황 탓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양 부장이 중국 측 조전을 오후 늦게 북한 공관원을 불러 전달한 것이 사전 미통보에 대한 중국 측의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의 신속한 안정을 원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한반도의 안정을 통한 대북 영향력 유지가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판단을 신속히 내리고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판단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이 혼란에 빠져 대량 난민이 북·중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안정이 중국 최고지도부의 희망 사항인 동시에 가장 큰 고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중 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보도를 막기 위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관영 매체들의 북한 관련 보도를 사전에 철저히 검열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김정은 동지 영도로 전진”

    미국 백악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따른 북한 내부의 상황 변화를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인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밤(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김정일이 숨졌다는 보도를 면밀히 주시 중”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카니 대변인은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동맹국의 자유 및 안보를 위한 공약을 우리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보고받아… 한·일 협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비롯한 주요 당국자들은 북한 조선중앙TV가 특별방송을 예고할 때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미 한국대사관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 당국은 한국이 전국 비상경계태세 2급을 발령함에 따라 한·미연합방위태세도 물샐틈없이 가동되도록 주한 미군사령부에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차분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김 위원장의 공백이 몰고 올 후폭풍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일단은 김정은 영도체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외교부 대변인들의 애도 표명 이후 중국은 당·정·군 최고권력기관 명의로 북한의 권력기구에 조전을 보내 김 위원장의 업적을 치하하고, 그의 사망에 절절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중국 측은 조전을 통해 ‘김정은 영도’를 거론한 뒤 “중국과 조선(북한)은 국경을 맞댄 이웃으로서 양국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중국 인민은 영원히 조선 인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정일 동지는 조선식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위대한 사업에서 불후의 업적을 쌓았고 옛 지도자들이 손수 구축한 양국의 우의를 부단히 발전시켰다.”면서 “중국 당과 정부, 인민은 비통한 심정으로 그를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日 위기관리 대책실 설치 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는 등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이치카와 야스오 방위상 등 외교안보 관련 각료가 참석한 가운데 안전보장회의를 열었다. 노다 총리는 회의에서 각료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경계·경비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관련한 대책실을 설치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돌연한 사태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공식적인 애도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후계자 김정은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조전을 곧 크렘린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서방 국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북한 정부가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금이 북한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면서 “북한의 새 지도자가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임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빈 러드 호주 연방정부 외교통상부장관도 “지금이야말로 새롭게 등장한 북한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주민에게 적절한 식량을 공급해주고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베이징 박홍환·도쿄 이종락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쾌하다/최병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쾌하다/최병규 사회2부 차장

    서울 명동 중화민국대사관에서 수천명의 타이완 화교들이 내려진 청천백일기를 움켜쥐고 눈물바다를 이룬 게 1992년 8월 24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선 당시 이상옥 한국 외무장관과 첸지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수교에 합의하는 서류에 사인을 했다. 한국전쟁으로 끊겼던 두 나라의 인연은 42년 만에 다시 이어졌다. 15년 동안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꿈틀댔다. 두 나라는 교역규모 2000억 달러와 인적교류 1000만명 시대를 향해 함께 줄달음쳤다. 5년이 더 흐른 지난 12월 16일. 초등학교 동창인 A는 한·중관계가 ‘태평성대’를 누리던 2005년 여름 중국으로 떠났다. 한국 S그룹의 LCD공장이 터를 잡아갈 무렵이다. 그는 식당업으로 중국 돈 한번 벌어보겠노라며 산둥성 웨이하이(威海)로 건너갔다. 여섯 해 만에 나타난 그의 얼굴은 핼쓱했다. 가져간 돈을 전부 들어먹었다며 연신 소주 잔을 비웠다. A의 말을 빌리면, 대기업을 제외한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지금 중국에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처음 들어설 땐 반기더니, 공장이 세워진 지금은 환경오염 등 온갖 핑계를 대가며 들들 볶더란다. 한국기업이 빠져나가니, 한국인을 상대로 장사하던 A의 식당이 될 리가 없었다. 그는 결국 귀국 보따리를 쌌다. 살림살이가 좀 펴지니까 오만했던 원래 본성이 나온 거라며 A는 모임이 끝날 때까지 씩씩거렸다. 최근 불거진 ‘중국 오만론’은 다름 아닌 중국인들 사이에서 나왔다. 지난해 3월 14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를 끄집어냈다. 그는 “‘중국오만론’ 외에 ‘중국강경론’, ‘중국필승론’ 등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해 각종 비판적 이론이 나오고 있다.”면서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급속한 발전을 했지만 베이징과 상하이의 발전이 중국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고 실토했다. 자신들의 최고 지도자가 ‘불편한 진실’을 지적하고 나서자 중국의 인터넷은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학자들은 중국을 한때 들끓게 한 오만론은 중국 경제가 잘나가던 1996년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 그리고 2009년 속편 격인 ‘중국은 불쾌하다’(中國不高興)가 출간되면서였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 당시 세계의 중심은 중국이라는 ‘중화(中華)사상’이 발현하면서 제대로 불거졌다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어선이 대한민국 해역에서 저지른 해경 살해사건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불법조업이야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지만 백주 대낮 배 위에서 남의 나라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다. 수사를 지켜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지만, 최근 우리나라 곳곳에 밀어닥치는 중국관광객들의 모습이 우리 해경을 향해 중국선장이 휘두른 흉기와 오버랩돼 착잡하기만 하다. 제주는 이미 중국인 천지가 된 지 오래다. 저녁시간 제주시내를 오가는 10명 가운데 어림잡아 절반은 중국말을 쓰는 사람들이다. 돈만 짊어지고 오면 영주권을 나눠준다는 유혹도 한몫 톡톡히 한다. 혹자는 “이러다가 제주 땅덩어리가 통째로 중국돈에 팔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될 강원도 역시 호화판 빌리지에 돈 많은 중국인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이고,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자치단체들도 중국관광객 모으기에 너나없이 애를 쓰고 있다. 19일 해경 살해사건의 장본인인 중국 선장이 마지 못해 범행을 실토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속내는 조금도 편치 않다. 중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 이에 감읍하듯 반기는 전국의 자치단체들, 그리고 서해 바닷가 어디선가 또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중국의 불법행위들…. 한꺼번에 생각하자니, 마음이 편치 못하다 못해 불쾌하기까지 하다.
  • 사르코지, 집 비운 사이 佛 우파 속속 대권출마

    니콜라 사르코지(56)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재정난 해소를 위해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린 사이 프랑스의 우파 정치인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르코지는 내년 대선에서 보수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제1야당인 진보진영의 사회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가운데 보수세력마저 분열 조짐을 보이면서 사르코지의 조바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르코지의 정적(政敵)인 도미니크 드빌팽(58) 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TF1’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르코지에나라를 맡기기엔 10년은 너무 길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가 규제를 강화하고 긴축을 요구하는 시장의 법칙에 굴욕당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외교관 출신으로 온화한 성품인 드빌팽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내각에서 외무장관(2002~2004년)과 총리(2005~2007년)로 일했다. 특히 외무장관이던 2003년 유엔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르코지에게 패한 드빌팽은 사르코지를 음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9월 파리 항소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정치 재개를 모색해 왔다. 드빌팽의 지지율은 1%대로 당장 사르코지를 위협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르코지 측은 지지층이 조금이라도 이탈할까 우려하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3) 대표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북동부의 도시 메츠에서 열린 유세에서 “보이지 않는 다수의 유권자가 나의 반(反)이민·반유로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잊혀진 수많은 프랑스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中, 소말리아 인근에 첫 해외기지 건설 추진

    중국이 해외 군사기지를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인도양 서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동부의 섬나라 세이셸공화국이 중국의 첫 번째 해외 군사기지 건설 예포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장폴 아담 세이셸 외무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해적 대응태세 강화를 위해 마헤 섬에 군사기지를 세워 달라고 중국 정부에 이미 공식요청했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봉황위성TV 등이 4일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장으로는 처음으로 량광례(梁光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40여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1일부터 이날까지 세이셸을 공식 방문한 것도 군사기지 건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면적 450㎢, 인구 8만 5000명의 소국인 세이셸은 해적이 들끓고 있는 소말리아와 마주보고 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세이셸에 군사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일단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말부터 아덴만에 해적퇴치 함대를 파견하고 있다. 파견부대 병력의 휴식과 함정 정비, 보급 등의 필요성을 내세운다면 미국 등의 반발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미국이 세이셸에 무인정찰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의 부담을 덜어 주는 대목이다. 중국이 세이셸에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면 의미는 적지 않다. 대양 해군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다. 실제 강경파 군사전문 블로거들은 “해외에 병력을 주둔시켜 미국에 반격해야 한다.”며 반기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EU,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검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영국대사관 난입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직접 피해자인 영국뿐 아니라 유럽 등 국제사회가 이란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이란 핵개발 저지를 위한 제재 방안과 영국대사관 난입에 따른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EU 외무장관들은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이 공격당한 것에 분노하며 이를 규탄한다.”면서 “EU는 이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핵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이란 기업과 개인 등 180여곳에 대해 추가적으로 여행금지 및 자산 동결 제재를 내리기로 합의했다. EU는 “국제적 동반자들과 협력해 이란 제재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이란의 금융 시스템 및 운송, 에너지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방법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앞서 “이란산 원유 구매 중단과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동결 등 프랑스가 최근 제안한 추가 조치들이 이번 회의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동안 원유 금수조치를 반대해 왔던 영국도 프랑스의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다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더 큰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일부 회원국이 원유 금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EU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비중은 전체 원유 수입 가운데 5.8%를 차지했다. 러시아, 노르웨이, 리비아,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국가별 이란산 원유 의존량은 스페인 14.6%, 그리스 14%, 이탈리아 13.1% 등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란이 영국대사관을 공격한 배경에는 과거 영국이 이란을 침략하고 착취했던 역사적 경험에서 오는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 잡고 있으며, 경제 제재는 오히려 사태의 작은 원인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영국군은 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군과 함께 이란을 침공해 점령했다. 1953년에는 자유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란의 민주정부를 무너뜨리는 쿠데타를 CIA와 함께 배후 조종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가 석유자원을 국유화하려 했고 이것이 영국 석유기업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란 최고 권력층 내부에서 격해지고 있는 권력 투쟁이 사건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은) 의회를 장악한 보수파들이 영국 대사를 추방하라는 요구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란 반관영 파르스 뉴스통신사는 영국대사관에 난입했다 체포된 자국 학생 시위대 11명이 체포된 지 하루 만인 30일 밤 석방됐다고 1일 보도했다. 이란 현행법상 기물 파손은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으나 이들은 체포 하루 만에 풀려나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비호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英, 런던 이란 대사관 폐쇄… ‘우방’ 러·中도 규탄

    英, 런던 이란 대사관 폐쇄… ‘우방’ 러·中도 규탄

    영국이 30일(현지시간) 이란 시위대의 영국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 자국 주재 이란대사관을 폐쇄하고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이내에 영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또한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을 폐쇄하고 대사관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키는 등 영국, 이란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전날 영국의 이란 제재에 반발한 이란 시위대가 수도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관 건물 두 곳을 습격해 집기를 부수고 외교관들을 억류함에 따라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폐쇄를 명령하고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내 영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을 폐쇄하고 이란 외교관들을 떠나라고 명령했다.”면서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영국대사관 전 직원을 철수시켰으며, 이들 중 1진은 이미 테헤란을 떠나 두바이로 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노르웨이는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국제사회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일제히 이란을 규탄했다. 노르웨이 외교부는 이날 “안전상의 이유”로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항의하는 뜻에서 베를린 주재 이란 대사를 소환했고, 영국과 미국은 물론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도 습격사건을 맹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사건 책임자의 잘못을 추궁하라.”면서 이번 사건은 “이란 정부가 국제적 의무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U와 유엔도 거들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사건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며 “이란 정부는 외교관과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의무를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러·중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규탄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수 시위대가 저지른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유감을 표한다.”며 “관계 당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사건에 대해 즉시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29일 이란 청년 수십명이 영국대사관 두 곳에 난입해 서류를 불태우고 집기를 부쉈다. 이 과정에서 북부 대사관에서는 외교관 6명이 2시간 넘게 억류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이 지난 21일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차원에서 두 나라 금융기관 간 거래를 전면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에 이란 당국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시위대가 아무 저지 없이 대사관에 진입할 수 있었고,경찰은 뒤늦게 출동했으며 이란 방송이 이례적으로 습격 과정 전체를 촬영할 수 있었던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WP는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동사살·성고문… 시리아軍 잔혹극

    아동사살·성고문… 시리아軍 잔혹극

    ‘야만의 땅’으로 변한 시리아의 실상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반정부 시위대를 무차별 사살했고 어린아이들까지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고문했으며 어린이 250여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성폭행 등 인면수심의 범죄를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는 진술도 나왔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개한 ‘시리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개월이 넘는 반정부 시위 동안 이 나라는 생지옥이었다. 시리아 내 피해자 및 목격자, 탈영병 등 223명은 지난 8월부터 3개월여간 UNHRC 국제 전문가들과의 면담에서 생생한 증언들을 쏟아냈다. 목격자들은 수도인 다마스쿠스의 공군기지 등 구금 시설에서 잔혹한 고문이 일상적으로 가해졌다고 전했다. UNHRC의 조사에 응한 구금 경험자들은 “발가벗겨진 채로 정부군에 성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했고, 담뱃불로 항문을 지지는 등 상상하기도 싫은 일들이 자행됐다.”고 말했다. 정부군에 성폭행당했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정부 보안군이 한 15세 소년을 아버지 앞에서 강간했고 정부군 3명이 11세 소년을 윤간했다는 목격담도 있었다. 한 증언자는 “정부 요원들이 (고문을 마친 뒤) 다가와 ‘다음은 너야’라고 말했다.”면서 “살면서 그런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어린이들마저 살육의 대상이 되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최소 256명의 어린이가 하마와 홈스 등에서 정부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일부는 고문을 받다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에는 한 정부군 장교가 “아이가 시위대로 성장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며 두살배기 아기를 총으로 사살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군인들에 ‘시위대를 무차별 사살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고문 등 잔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의 대국민 살육극 실상이 알려지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숨통을 죄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시리아에 대한 추가 금융 제재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유혈 사태에 대한 결단력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반면, 시리아의 왈리드 무알렘 외무장관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아랍연맹의 시리아 제재는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과 같다.”면서 “연맹은 시리아를 상대로 한 외세의 음모를 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아랍연맹, 시리아 제재안 통과… 금융거래동결·무역단절 포함

    아랍연맹이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진압하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2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갖고 제재안 초안을 비준했다. 이라크는 시리아 제재에 반대하며 논의 과정에서 기권했다. 제재 초안에는 시리아 고위 관료의 국외여행 금지, 시리아행 민간항공기 운항 금지, 시리아 중앙은행과 금융거래 동결, 필수품을 제외한 무역 단절 등이 포함됐다. 또 시리아 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을 동결하고 아랍 중앙은행들이 은행 거래와 신용장 등을 감시해 제재를 잘 이행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아랍연맹은 시리아에 지난 25일까지 ‘민간인 보호를 위한 감시단’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으나 시리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제재에 착수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란 核개발 제재” 美·英·加 돈줄죄기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추가제재에 잇따라 속도를 내면서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에너지 부문 직접 겨냥한 첫 조치”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지역’으로 지정하고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이나 개인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등 이란의 에너지·금융 부문 제재방안을 발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추가 제재가 이란의 에너지 부문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첫 번째 제재라고 강조하며 이란이 비타협적인 태도를 고수하면 더 큰 압박과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자국 금융기관들이 이날 오후부터 이란 중앙은행을 포함한 모든 이란 은행들과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영국 재무부는 이란이 영국의 국가안보와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이란 정부와 사실상 모든 금융 거래를 단절하고 석유화학과 석유, 가스 등 에너지 부문에 이용되는 각종 물품의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AFP통신은 익명의 외교 관계자 말을 인용해 유럽연합(EU)이 기업과 개인 200곳을 제재 대상으로 삼기로 했으며 다음 달 1일 외무장관회의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대통령궁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각국이 이란 중앙은행 자산 동결과 이란산 석유 수입 중단 등 전례 없는 강경한 제재조치를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中·러 반대로 유엔선 효과 없어 서방 각국이 경쟁적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의문을 표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이미 이란과 거래를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란을 자금세탁 우려 지역으로 지정한다는 발표는 경고는 될지언정 추가 효과는 거의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기 때문에 유엔 차원의 제재조치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중국은 미국 등이 제재조치에 나선 이후 이란과의 무역량이 급증하면서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발돋움하며 어부지리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리아 반군 정부군 급습… ‘제2 리비아’ 되나

    ‘시리아는 제2의 리비아가 될 것인가.’ 8개월째 계속된 시리아 반정부시위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탈영병으로 구성된 반군이 정부군 진지를 급습하면서 사실상 내전에 빠져든 것이다. 아랍연맹이 시리아 정권을 향해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당장 멈추라.”며 최후 통첩을 보낸 가운데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국 흐름이 여러모로 리비아 사태를 닮아 가는 듯하다. 반정부 성향의 무장단체인 ‘자유시리아군’은 16일(현지시간) “우리 요원들이 오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하라스타의 정부군 항공정보단 기지를 공격했다.”면서 “시설 내·외부에 강력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도 무장세력이 하라스타의 군부대와 하마의 검문소를 공격, 정부군 1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공격 당한 항공정보단은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진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시리아군은 지난여름 시리아군을 이탈한 탈영병으로 구성됐다.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지도부의 명령을 거부한 사람들이다. 반군을 이끄는 리아드 알아사드 대령은 “조직 내 1만여명의 초급병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만 ‘치고 빠지기’ 공격으로 정부군을 괴롭힌다. 반군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를 모집 중이라고 CNN이 전했다. 또 국제사회에 리비아 사태 때처럼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해상봉쇄 조치를 취해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반군의 이날 공격이 시리아 사태의 흐름을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근동정책연구소의 앤드루 태블러는 “시리아 시위는 지금껏 평화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 사태에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도 알아사드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 붙이며 압박했다. 아랍연맹은 이날 외무장관 회담을 연 뒤 시리아 정권을 향해 “폭력사태를 3일 내 끝내라.”고 밝혔다.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카타르 외무장관은 회담 뒤 “시리아 정부는 아랍연맹이 보낸 전문에 서명해야 한다.”면서 “만약 협조하지 않으면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에는 아랍연맹 주도하에 30~50명의 감시단이 시리아에 파견돼 알아사드 정권이 아랍연맹의 중재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일부 아랍국과 함께 시리아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유혈사태의 즉각 중단을 추진하는 유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랍권 국가가 영국 정부에 시리아의 외교적 제재를 이끌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키신저·페리·고촉통 ‘MB 현인그룹’ 결성

    키신저·페리·고촉통 ‘MB 현인그룹’ 결성

    헨리 키신저(왼쪽) 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오른쪽) 전 미국 국방장관, 고촉통 싱가포르 명예선임장관 등 국제안보 및 원자력 분야 10개국 전문가 15명이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현인(賢人)그룹을 결성, 오는 29일 이 대통령을 만난다. 외교통상부와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내년 3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의장인 이 대통령에게 관련 자문을 제공하기 위한 비공식·명예 자문그룹인 ‘대통령 현인그룹’을 결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그룹은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 리자오싱 중국 전인대 외사위 주임,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가렛 에번스 전 호주 외무장관, 이고리 이바노프 전 러시아 외무장관, 샘 넌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등 해외 인사 12명과 한승주 전 외교장관,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 국내 인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9일 이 대통령을 예방, 관련 현안에 대한 첫 번째 자문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과 페리 전 장관, 넌 상원의원은 오바마 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상’ 구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인그룹은 내년 3월 정상회의까지 이 대통령에게 자문 및 정책 제언을 하고, 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등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외 지지 기반 확대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랍연맹 “시리아 회원 자격 정지”

    아랍연맹(AL·아랍권 22개국)이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AL 외무장관들은 12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비상대책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대(對)시리아 제재를 이행하기로 했다고 AP·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셰이크 하마드 빈 자셈 알타니 카타르 총리는 “회의에서 시리아 대표단의 활동을 정지하기로 했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정치·경제 제재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시리아, 레바논, 예멘을 뺀 18개국이 회원국 자격 정지에 찬성했으며 이라크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은 오는 16일부터 정지된다. 시리아 정부는 “AL 조약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면서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시리아는 13일 국영뉴스통신 사나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AL 관계자들이 16일 이전에 자국을 방문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유혈·폭력 사태 종식을 위한 AL의 중재안을 수용하고 수감자 수백명을 석방했으나 유혈 진압은 계속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하와이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조직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평화 시위를 억압해 온 알아사드 정권을 외교적으로 점점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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