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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중국과 일본 사이/ 이석우 국제부 차장

    외교관의 자살, 혼외정사, 외국 공안 당국의 협박과 회유…. 첩보영화에나 나옴직한 사건으로 새해 벽두부터 중국과 일본관계가 시끄럽다.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기관원에게 약점을 잡혀 기밀유출 요구와 협박에 못이겨 자살했다는 게 일본 외무성의 주장이다. 중국 여인과 관계를 맺어온 이 외교관은 두 나라의 소유권 다툼 대상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등에 관련된 기밀 유출을 요구받고 고민끝에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8일 일본 외무성이 공식 유감을 표시하며 사건을 공개한 뒤 두나라 외교부간의 반박과 비난성명이 새해로 이어지면서 양측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자살한 외교관은 상하이 총영사관과 일본 외무성 사이에 오가는 암호의 조합과 해석을 담당하는 ‘전신관’. 민감한 정보를 다루던 자리다. 냉전시절 옛 소련과 미국과의 첩보전을 그린, 흑백 영화라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건 전개는 근년 들어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일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냉전종식 후 내리막길을 걷던 중·일관계는 지난해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중국내 대규모 반일시위로 이어졌고 잠복해온 두나라의 첨예한 대결 양상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과 일본관광객들의 중국내 ‘기생관광’ 등이 베이징·상하이 등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를 촉발시킨 것이다. 지난 4월 중국 시위자들에 의해 깨진 상하이 일본총영사관의 유리창들은 중·일 당국간의 책임소재와 관련한 이견으로 여태껏 깨진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도 양측의 감정싸움을 엿보게 한다. 한류에 앞서 1980년대 중국을 휩쓸던 ‘일류(日流)’, 즉 영화와 드라마, 음식과 복장 등 일본 문화에 대한 열광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자리는 “너희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채워졌고 일본은 오직 규탄 대상일 뿐이다. 과거 일본의 기술·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정부가 취했던 조심스럽고 우호적인 태도도 이제는 “할 말은 한다.”는 자세로 바뀌었다.“힘이 생기니 숨겨온 의도와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오만하고 거친 중국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일본인들의 분개한 목소리도 커졌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미국이 중·일을 견제·경쟁시키는 이이제이(以夷制夷)로 동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신중론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집단 최면에 걸린 듯 양측 모두 불붙고 있는 민족주의 속에 힘의 대결로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 대세를 이룬다. 유럽연합(EU)과 같은 공동체 건설 가능성이나 21세기 새 국제관계의 모습으로 기대됐던 동반상승의 노력은 고사하고 동북아는 영토 분쟁과 안보 불안, 과거사와 자존심 등이 뒤범벅된 채 불신의 벽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미·일이 미사일방어체제(MD)를 빌미로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을 강화해 숨통을 죄고, 타이완을 중국서 영원히 떼내려 한다고 분개하고 있다.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며 재무장의 길로 나가려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걱정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구매력평가(PPP)로는 이미 세계 2위에 올라선 중국이 경제적 역량을 패권확보를 위한 군비강화에 쏟아붓고 있다며 세어진 중국의 완력을 걱정한다. 방위청서는 중국을 가상 적으로 올려 놓았다. 양측의 불신은 동북아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군비증가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모습은 100여년 전의 동북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한반도를 싸움터로 삼고 으르렁대던 청·일의 패권 다툼, 시계의 초침을 돌려놓은 듯한 상황속에서 한국은 부상하는 중국과 재무장을 향해 ‘보통국가’로 변신하고 있는 일본의 틈바구니 속에 끼어 있다. 한 외교관의 애정 행각이 자살이란 파국으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혹여 현재 중·일 관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중·일이란 두 거인의 각축이 동북아의 더 많은 보통사람들의 비극으로 확대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그런 불안정한 동북아 구조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jun88@seoul.co.kr
  • [국제플러스] ‘중국통’ 미야모토, 주중日대사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주중대사를 ‘중국통’으로 교체한다고 일본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아소 다로 외상은 이달중 미야모토 유지(59) 오키나와 담당대사를 차기 주중대사로 발령낼 예정이다. 일본 외무성 내 ‘차이나 스쿨’(중국연수자) 출신인 미야모토 오키나와 담당대사는 외무성 중국과장과 중국공사를 지내는 등 ‘중국통’으로 꼽힌다.
  • “中기관원, 자살 日영사관원 센카쿠기밀 요구”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일본 총영사관 직원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 중국 기관원이 이 직원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며 중국과 일본이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에 대한 기밀 유출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자살한 영사 직원은 지난해 초 알고 지내던 중국인 여성으로부터 중국 기관원을 소개받았다. 이 기관원은 영사 직원에게 “당신이 알고 지내는 중국인 여성이 위법행위를 하고 있으며 처벌받을 수 있다. 당신도 ‘공범’으로 처벌받거나 강제송환될 수 있다.”며 협박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협박 내용은 센카쿠 열도의 우오쓰리지마에 관한 일본 정부의 대처방침을 비롯해 총영사관 직원의 이름과 출신 부처, 기밀문서를 운반하는 항공편명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가토리 요시노리 외무보도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측은 영사직원의 신체, 자유, 존엄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빈 조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무부는 이날 정례 회견에서 “그 사건은 이미 중·일 양국이 매듭지었다.”면서 “1년 반 뒤에 다시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은 속셈을 가진 악질적 행위”라고 주장했다.taein@seoul.co.kr
  • 中·日 외교갈등 조짐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 상하이 주재 일본총영사관에 근무하던 40대 남자직원이 지난해 5월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로부터 외교기밀 유출을 요구받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것으로 밝혀지자 일본 정부가 중국에 항의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주간분 최신호에 따르면 상하이 총영사관과 외무성을 오가는 전보의 통신기술을 담당하는 ‘전신관’이었던 이 직원은 총영사관에서 자살하면서 총영사와 가족 앞으로 유서를 남겼다. 총영사에게 남긴 유서에는 정보기관 관계자로 보이는 중국인 남자가 여성문제를 빌미로 총영사관의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요구받은 정보는 외교기밀에 속하는 문서 등을 상하이에서 일본으로 가져갈 때 이용하는 항공편명 등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지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측에 대한 불쾌감 표시로 받아들여졌다.taein@seoul.co.kr
  • 北·日 수교협상 3년만에 재개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00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중단됐던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이 내년 1월 말 재개된다. 납치문제와 북핵 및 미사일 문제를 다룰 별도의 분과위원회도 국교정상화 협상과 동시에 가동된다. 북한과 일본은 2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정부간 협의 이틀째 회의에서 일본이 제의한 ▲납치 ▲핵 및 미사일 ▲국교정상화 등 현안별 3개 분과위원회를 내년 1월 말 동시에 가동키로 합의했다고 일본 대표단이 밝혔다.일본측 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薺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북한측이 “납치를 포함한 미해결 문제에 대해 성실한 자세로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taein@seoul.co.kr
  • [책꽂이]

    ●프로메테우스(갈리나 I. 세레브랴코바 지음, 김석희 옮김, 들녘 펴냄)‘자본론’의 저자인 칼 마르크스의 생애를 담은 대하소설.16년 전 출간된 초판을 보완한 개정판이다. 마르크스와 더불어 고뇌하고 경쟁했던 실존 인물들과 작가가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공의 인물들을 통해 19세기 유럽의 격동적인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전 7권, 각권 1만원.●수탉(고진하 지음, 민음사 펴냄)‘얼음수도원’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다섯번째 시집. 담벼락 아래 민들레에게서 ‘한해살이 생의 심연’을 발견하고, 우듬지 끝이 휘어진 나무에게서 모진 ‘생의 욕망’을 바라보는 등 자연에서 찾아낸 생명의 다양한 모습을 노래했다.7000원.●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전경린 지음, 이룸 펴냄) 지난 여름 독일 외무성 초청으로 뮌스터 근처 예술인촌에 머물렀던 저자가 소설 ‘황진이’ 이후 1년 만에 내놓은 신작. 도덕과 규범, 제도를 거스르는 불륜의 사랑을 통해 삶의 숨은 진실을 성찰한다.9500원.●3번 출구(표명희 지음, 창비 펴냄)2001년 ‘창작과 비평’ 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저자의 첫 소설집. 삶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눈앞의 이기심이나 엉뚱한 자기 표현으로 장벽 안에 갇히는 인물 등 우리 사회 여성들의 문제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소설 8편이 실렸다.9500원.●수상한 식모들(박진규 지음, 문학동네 펴냄)올해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단군신화 속 곰이 신의 뜻을 따른 대가로 여성의 시조가 됐다면, 호랑이는 신에게 복종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여자가 된 짐승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 호랑이의 후예들인 ‘호랑아낙’들의 활약상을 그린 유쾌하고 황당한 역사소설.9500원.●시인 박물관(손현숙·우찬제 글·김신용 사진, 현암사 펴냄)‘꽃’의 김춘수에서 ‘햇빛 속에 호랑이’의 최정례까지 한국 현대시에 방점을 찍은 시인 58인을 엄선해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과 짧은 산문을 함께 묶었다.‘현대시학’ 연재물에 문학평론가 우찬제의 시인론을 덧붙였다.1만 8000원.
  • [2005 핫이슈&인물] (6)끝 북한인권

    ‘북한 인권’이란 단어의 올해 뉴스 출현 빈도는 북·미 관계의 기상도에 따라 좌우됐다. 북·미 갈등이 소강상태일 때 북한 인권은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질 만하면 어김없이 북한 인권이 먹구름 같은 모습으로 뉴스에 등장하곤 했다. 올초 북한 인권에 대해 직접적인 언행을 자제하던 미국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1주년이 임박한 6월을 전후해서는 몇번 ‘위협사격’을 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50분밖에 면담시간을 내주지 않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일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한인권을 주제로 40분간이나 면담한 사실은 먹구름을 드리울 만했다. 결국 7월 들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인권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달 초 5차 6자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이후 북한인권론은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특히 신임 주한 미 대사인 알렉산더 버시바우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버시바우는 지난 7일 북한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규정했다.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은 원거리에 있는 워싱턴 정가의 제스처보다 파괴력이 큰 게 사실이다. 김원기 국회의장까지 나서 미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한 것은 그 파괴력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14일 부시 대통령이 제이 레프코위츠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첫 면담을 가진 사실 역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했다는 관측의 하나로 거론된다. 북한인권론을 소홀히 볼 수 없는 이유는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탓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이라크 내 인권유린’이었다. 미국 보수파의 근간을 이룬 기독교도인들은 북한인권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한인권에 대한 내 관심은 기독인으로서의 종교적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유리할 게 없는 북한은 반응을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의 인권유린부터 문제삼아야 한다.”며 본격 반격에 나섰다. 곤혹스러운 쪽은 북한을 협상파트너로 상대해야 하는 우리 정부다. 지난 8일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렸을 때 정부는 애써 입장표명을 미루다가 결국 “북한인권보다 한반도 평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16일 유엔총회가 대북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도 정부는 예상대로 ‘기권’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뜻에 호락호락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낭독된 부시 대통령의 “북한 주민들이여, 여러분은 잊혀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그래서 북한 정권에는 섬뜩함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한테는 난감함으로 각인될 법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005 핫이슈&인물](4)동북아균형자론

    [2005 핫이슈&인물](4)동북아균형자론

    지난 3월8일 충북 청원에서 열린 공군사관학교 제53기 졸업식 및 임관식 행사장. 노무현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동북아 균형자론’을 외교·안보정책의 새 기조로 제시했다. 북한 외무성이 핵 보유를 주장한지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은 데다 후속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6월 위기설’까지 나돌던 상황. 이후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언급은 육군 3사졸업식 등 군 관련 행사에서 이어졌고,‘탈(脫) 한·미동맹’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 이 언급은 삽시간에 한반도 주변국 전체를 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현실성 없는 구호’ VS ‘외교·안보의 미래상’ 동북아 균형자론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작품이다. 이종석 사무차장이 주도한 NSC의 대외정책, 특히 대미정책을 놓고 정치권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국의 외교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갈등·논란은 증폭됐다. ‘한·미동맹을 무시한 비현실적 구호’라며 반발한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 일부 의원들까지 이에 가세했다. 야당은 “국익을 무시한 비현실적 선동정치” “대못으로 100t이 넘는 철판 중심을 잡겠다는 황당한 발상”등으로 맹공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지난 3,4월 중국·러시아를 방문, 군사교류 강화 방침을 밝힌 것도 동맹 정책변화의 시도로 해석됐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5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미래를 생각하는 한국인이라면 ‘멀리 있는 강대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균형자론’을 간접 비판했다. ●결국 사라진 단어 논란 초기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 ‘안보장사’를 하고 있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鶴翼陣)’을 들며 옹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적 파장이 심상치 않자 NSC는 “한·미동맹 속의 역할을 모색한 것”이라며 물러섰다. 결국 한·미동맹 속에서의 역할론, 즉 동북아의 대립·갈등을 협력과 통합으로 이끄는 역할로 개념을 정립했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동북아의 미래 정세에서 주요 변수를 중국, 일본으로 보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같은 곡절 끝에 ‘동북아 균형자론’은 이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어디서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철저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준비 없이 내놓은 외교·안보 ‘희망사항’은 국민들 사이 논란·갈등만 남긴 채 흐지부지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정치플러스] 北 “美제시 위폐자료 날조된것”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0일 미국이 제시한 북한의 불법활동 자료가 날조라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얼마 전 우리의 그 무슨 비법활동과 관련해 미국측이 작성했다는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해 보았다.”며 “모든 자료들이 완전히 날조한 거짓이라는 것이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 “北, 6자 재개 거부 美에 통보”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은 북한과 미국간의 위조지폐 문제 협의 접촉 무산을 들어 차기 6자회담 재개를 거부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한 유엔대표부 고위관계자가 전화로 미국 정부에 이런 뜻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이달 중 6자회담 비공식 접촉을 제주도에서 갖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도 거부한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측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미국을 방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의 회담이 이뤄질 때까지 회담 재개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이달 중 뉴욕을 방문, 마카오의 홍콩계 은행을 이용한 위폐 유통 및 자금세탁 문제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측이 협상이 아니라 마카오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과 방침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히자 김 부상의 미국 방문을 취소했다. taein@seoul.co.kr
  • 美금융제재, 6자회담 동력도 끊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지난달 12일 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간 ‘마카오 은행’건이 결국 6자회담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접촉이 양측간 근본적 입장차로 무산되면서 자칫 6자회담 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북한측 입장에 서서 6자회담을 중재해 왔던 중국도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선 `원칙의 문제´란 단호한 입장. 돌파구가 없는 한 교착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2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5차회담 때부터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계좌 폐쇄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계했다. 미측이 이달 9∼12일 뉴욕 접촉을 제안하자 북측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6자회담 북측 대표단을 보내겠다며 ‘협상’을 원했고 미국은 이를 거부, 결국 접촉이 무산됐다. 불법 위조 달러 제조와 그 자금의 마카오 은행을 통한 세탁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란 게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접촉은 6자회담과 무관하며, 위폐 방지를 위한 미 애국법 301조에 따른 조치란 것을 북한측에 ‘설명해 주기’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접촉 대상도 6자회담과 관련없는 재무담당 인사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미측에 금융제재 문제 논의를 위한 ‘회담’ 개최를 촉구하면서 “조(북)·미 쌍방은 6자회담 단장급에서 회담을 열고 금융제재 문제를 토의,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위조화폐와 마약밀매에 대해서는 “우리식 사회주의제도의 본성과 전혀 인연이 없는 것으로 반공화국 모략소동”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강한 입장은 지난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됐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핵문제와 관련, 마카오 은행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대한 인식차로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미 대통령은 “다른 나라 화폐를 정권 차원에서 위조하는 것은 전쟁이나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일순 분위기가 경직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만 밝혔다. 미측의 자금줄 차단을 통한 압박, 특히 마카오 은행의 북한 계좌 폐쇄 이후 북측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동맥을 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풀이했다. 우리 정부 입장과 관련, 한 당국자는 “위폐를 둘러싼 금융제재는 다른 경제제재와 성격이 다른 불법 문제로, 우리도 사법적 공조 차원에서 미측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과의 접촉을 받아들이는 게 옳다.”면서 “만나는 과정에서 해결의 선순환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송 차관보도 베이징 출발 전 공항에서 “금융제재 문제는 6자회담과 별개의 사안이며 접촉·회담 형식에 집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crystal@seoul.co.kr
  • 北 “美에 경수로 중단 보상 요구”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8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최근 경수로 건설사업 종료를 결정한 것과 관련, 미국에 대해 정치적·경제적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문답에서 “미국은 조(북)·미 기본합의문을 완전히 파괴해버리고 우리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끼쳤다.”며 “경수로 건설이 완전히 중단된 조건에서 미국에 기본합의문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책임을 묻고 정치·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변인은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요구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2일 미국과 KEDO는 근 2년 동안 임시 중단해오던 경수로 건설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최종결정했다.”며 “이로써 케도와 경수로 건설은 종말을 고하게 됐고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예상했던 바”라고 강조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유엔총회 ‘北 인권안’ 첫 채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인권을 우려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사상 처음으로 통과됐다. 유엔 총회는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등이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4표, 반대 22표, 기권 62표로 채택했다. 통과된 결의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유엔 총회가 북한 인권에 대해 특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는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적 구속력 없지만 北 큰 부담 될 듯 이날 표결에서 한국은 기권했다. 최영진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표결 뒤 발언권을 신청,“우리 정부도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대북정책의 전반적 틀 속에서 다른 주요 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정부는 금년도 유엔총회에 처음으로 상정된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유엔대표부의 김창국 차석대사는 표결 전 발언권을 신청, 미국과 EU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문제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에 제출된 결의안은 EU가 미국의 압살정책에 편승해 내정간섭과 정권 전복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김 차석대사의 발언에 이어 중국과 베네수엘라·쿠바·말레이시아·벨로루시·수단 등 10여개국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 결의안 채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북한은 지난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 최수헌 외무성 부상과 함께 온 4명의 외무성 직원들을 잔류시켜 결의안 채택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주민 인권·자유보장 촉구 이날 채택된 대북 인권 결의는 고문, 공개처형, 정치범 수용소, 성매매, 영아 살해, 외국인 납치 등 각종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결의는 또 세계식량계획(WFP)과 비정부기구(NGO) 등 인도적 지원기구와 단체들이 북한 전 영토를 완전히 자유롭고 무조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과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지원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의 이라크 포로 고문을 거론하면서 미국식 인권은 ‘몽둥이 인권’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dawn@seoul.co.kr
  • 日외상, 이수현씨 추모비 ‘깜짝 헌화’

    日외상, 이수현씨 추모비 ‘깜짝 헌화’

    ●日 “한국 한센인 보상관련 입법” 이달 초 취임한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APEC 공식행사 3일째인 14일 오후 2001년 일본 지하철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숨진 이수현씨의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일정에 없었던 일로, 아소 외상이 전격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외상은 오후 1시20분쯤 김해공항에 도착, 숙소인 부산 롯데호텔로 가는 도중 ‘의사자 이수현씨 추모비’가 있는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헌화하고 묵념을 올렸다. 일본측은 이날 오전 11시쯤 APEC프레스 센터에 긴급 보도자료를 냈다. 아소 외상은 추모비 앞에 기다리고 있던 이씨의 여동생 수진(30)씨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 오빠가 일본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 가정교육이 훌륭해 의로운 일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저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에게 준 영향이 크다.”면서 “부산하면 이수현씨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소 외상은 이날 일본이 한국 한센인들의 보상문제와 관련, 신규 입법을 제정할 계획을 밝혔다. 부산 벡스코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아소 외상은 입법은 후생노동성 소관이지만 외무성 차원에서도 적극 도울 것이며 일측이 한국 한센인들에 대한 실태 조사시 한국정부가 협조해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정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환영 리셉션 성황 한편 부산에는 APEC 참가대표단 환영리셉션과 투자환경설명회,ABAC(기업인 자문위원회)회의 등이 잇따라 열렸다. 이날 저녁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는 APEC 회원국의 각료 등 참가대표단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리셉션은 식전공연에 이어 허남식 부산시장의 환영사, 차기 개최국인 베트남 대표의 답사, 건배,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부산시립청소년합창단의 경복궁타령과 새야새야 파랑새야 등 한국의 전통민요와 사물놀이를 서양의 공연양식에 접목한 ‘난타’가 공연돼 갈채를 받았다. ●AI 국제협력 강화 롯데호텔에서는 역내 기업인들의 자문위원회인 ABAC가 개막식을 갖고 사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환영만찬에 이어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한국 경제의 미래와 APEC 역할에 대해 강연을 했다. ABAC 위원들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에 따른 국제무역의 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는 메시지를 정상회의 건의문에 담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공항청사서 실탄발견 한때 초긴장 한편 이날 오전 8시20분쯤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1층 서편 화장실내 쓰레기통 안에서 사격연습용 7㎜ 스포츠탄 1발이 발견돼 경찰이 바짝 긴장. 경찰 관계자는 “청사 입구마다 설치된 문형탐지기와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이용, 이용객 모두에 대해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탄처럼 작은 금속체의 경우 가방을 일일이 열어 확인하지 않는 한 적발이 힘들 수도 있다.”고 애로를 토로. 부산 특별취재단 ●APEC 특별취재단 박재범 편집국 수석부국장(단장) 남상인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차장, 안주영 도준석 정연호 왕상관 기자(이상 사진부)김수정 차장, 김상연 기자(이상 정치부)박정경 윤창수 기자(이상 국제부)백문일 차장, 전경하 기자(이상 경제부)정기홍 차장, 이종락 기자(이상 산업부)황성기 부장, 유지혜기자(이상 사회부)이정규 부장, 김정한 차장, 강원식 기자(이상 지방자치뉴스부)
  • 北 “논의 유보” 첫 언급… 고의 지연술?

    |베이징 김수정특파원| ‘9·19 공동성명’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제5차 6자회담에 ‘마카오 은행’이란 암초가 돌출했다. 이를 빌미로 북측이 ‘회담 유보’를 입에 올려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지난 2003년 8월 6자회담이 시작된 이래,13개월 만에 재개되기까지, 또 공동성명을 도출할 때까지 숱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북한이 “핵문제 논의 자체를 유보하고자 한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밝힌 ‘핵문제 논의 유보’의 핵심 이유는 지난 9월 내려진 미국 정부의 마카오 은행에 대한 북한과의 거래 중단 조치.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8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의 마약거래, 화폐위조 등의 비법거래설이 반(反) 공화국 모략행위라며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몇 차례 밝혔다. 이어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이후 뉴욕에서 이뤄진 북·미 접촉에서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치와 관련, 미측에 항의하고 이의 재발방지를 요청해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것이 여의치 않자, 이날 5차 6자회담 테이블에서 이같은 강공 카드를 빼든 것일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 카드를 어느 선까지 가져갈지 여부다. 협상 타결을 늦추는 게 미국 등으로부터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 북한이 고의적 지연전술 차원에서 이같은 강수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워싱턴내 대북 강경파의 기류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특히 12일 회담이 종료된 이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길게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달 말 방북, 북·중 관계 긴밀함을 과시한 상황에서 6자회담의 경색국면이 초래된다면, 북한으로선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6자회담 테이블에 하나의 압박 수단으로 올려놓고, 특유의 벼랑끝 핵협상을 하려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미국이 주장하는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이란 요구에 맞불을 놓는 ‘신뢰조성’ 카드로 쓰려 할 수도 있다. 한 소식통은 “외무성 대변인 언급처럼 미국의 조치를 대북 압살정책이라고 상정하고, 문제 제기를 통해 미측의 진의를 파악하려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델타 아시아 은행이 북한 지도부에 들어가는 ‘자금 통로’란 점에서 단순한 ‘진의 파악’용이나 ‘협상용’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담 관계자는 “전날 북한이 나름대로 단계적인 해법을 들고 나온 만큼 회담을 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11일 종결 회의와 북·미, 북·중 회의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크리스토퍼 힐 미 차관보는 9일 저녁 북·미 양자접촉이 끝난 뒤 “북한은 비핵화 문제를 푸는데 있어 매우 고의적인 지연술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crystal@seoul.co.kr
  • 김계관 밀착수행 여인은 누구?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북측의 핵관련 회담 대표들이 바뀌어도 10여년째 자리를 지키는 ‘그녀’가 있다. 영어 통역 최선희(사진 원안·41)씨. 이번 5차 6자회담에도 어김없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뒤에 서 있다. 세련된 옷맵시와 당당한 태도가 돋보이는 최씨는 다른 대표단의 통역과 위상이 다르다. 회담 대표 명단을 보면 6번째 순서에 올라 있다. 94년 제네바 핵합의 때 최씨가 통역을 맡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듬해 시작된 경수로 노형 협상, 공급 협정 협상 등 한반도 관련 회담엔 통역을 도맡았다고 한다. 제네바 4자회담 때도,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도 통역은 그녀 차지였다. 최씨는 중앙검찰소장을 지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최영림의 딸. 입양됐다는 말도 있다. 오스트리아·몰타·중국에서 유학했다고 알려졌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그녀의 통역 실력과 관련,“충실하게, 말을 놓치지 않고 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부상이 하는 비유·속담 등의 통역은 매끄럽지 못할 때도 있다는 것. 그녀는 회담 시작 전 대표단석에 앉아 있다가 통역이 필요한 시점에 자리를 옮긴다. 한 관계자는 그녀의 옷과 액세서리는 대부분 세계 유명 고급제품이라면서 ‘북한의 명품족’이라고 귀띔했다.crystal@seoul.co.kr
  • 南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을” 北 “경수로문제도 논의해야”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남북한은 제5차 6자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베이징 장안구락부에서 첫 양자협의를 갖고 북한의 핵폐기 및 경수로 제공 논의 시점 등을 집중 협의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는 “신뢰 조성을 위해 상호 행동을 할 필요성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2단계 회의에서 전체적인 행동계획을 짤 수 있는 기초작업을 중심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회담은 1시간20분 동안 이뤄졌다. 우리 정부는 신뢰 조성을 위해 북측이 취할 조치로, 가동중인 영변 원자로의 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10월 중 추진되다 무산된 힐 차관보의 방북이 신뢰 조성에 큰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북측이 원자로 가동 중단과 같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북측은 미측의 테러지원국 해제 등 적대시정책이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는 후문이다.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 북측은 경수로 제공후 핵폐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으나 “핵폐기를 논의하는 시점에 경수로 제공 문제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과 심야 전화 접촉을 갖고 남북 접촉 결과를 바탕으로 입장을 조율했다. 힐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은 오후 8시30분(현지시간)쯤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제5차 회담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각)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개막하며 개막식에 이어 6개 참가국 대표단의 전체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으로 불렀다는 보도와 관련, 회담 관계자는 “김계관 부상이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송 차관보가 나름의 시각을 얘기했다.”면서 “이 문제를 길게 얘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과 관련,“우리 최고수뇌부에 대해 감히 험담하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어 공동성명 이행전망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그것(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이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협상의 여지는 남겼다.crystal@seoul.co.kr
  • 부시 또 “김정일은 폭군”

    부시 또 “김정일은 폭군”

    |도쿄 이춘규특파원|조지 부시(얼굴)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시 ‘폭군’으로 지칭해 북한측과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브라질을 방문 중이던 6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젊은 기업인들과 면담하면서 일본의 민주주의를 평가하던 끝에 “일본은 미국에 있어 북한의 폭군에 대처하는 절친한 친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폭군’은 김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언론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은 자신의 부친이 일본군과 싸운 적이 있는데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현재 “친구 중의 한명”이고, 이는 일본이 ‘일본식 민주주의’를 확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소수파들도 의견을 표명할 수 있으나 “전제국가에서는 폭군과의 연줄이 없는 한 소수파에 권리는 없다.”며 북한의 상황을 거듭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 등으로 비난했고 북한 외무성은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로 응수, 험악한 설전을 주고받은 적이 있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폭군’ 발언이 9일 열리는 5차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taein@seoul.co.kr
  • 韓·中, 北핵폐기 이행안 협의

    |베이징 김수정특파원|제5차 6자회담 개별 접촉이 본격화됐다. 한·중 양국은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베이징 소재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9·19 공동선언 이행 계획안 마련을 위한 참가국간 첫 사전 협의를 벌였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이행 접근법 즉, 처음부터 끝까지 ‘행동 대 행동’으로 주고 받기를 담은 포괄적 로드맵으로 접근할지, 아니면 ▲핵폐기 ▲에너지 지원과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문제 등 주제별로 실무그룹을 구성해 다룰지를 놓고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은 A-Z, 미국은 주제별 분산 접근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7일 일본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회담에서 전문가 그룹 구성 문제가 제의될 것이며 중국은 리스트를 벌써 만들었다.”고 언급, 주목된다. 앞서 지난 2일 조지프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도 케이토(CATO)연구소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실무그룹회의를 세분화하는 방안이 5차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중국·미국이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리측은 출발점부터 목표점까지 시계적(時系的)으로 나열한 포괄적 로드맵을 선호하고 있다. 우 부장의 언급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중국측으로부터 ‘전문가나 실무그룹 문제를 오늘 얘기한 적이 있지만, 다만 이번 회담에서 제시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회담기간 중 접근법 논의를 하지 않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1단계 회의는 사흘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우 부부장은 “1단계 회담 일정을 사흘로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2단계 5차회담은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반드시 연내에 개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APEC일정을 이유로, 짧은 기간 각측이 ‘행동 대 행동’의 이행안(案)을 내놓은 뒤 12월 중 회담을 속개하는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 등 우리 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세예프 외무 차관은 평양을 방문 중으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측 대표단과 함께 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미국측 대표단은 8일 오후 늦게 도착할 예정이다. 북·미 사전 접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아슬아슬…경수로 대치 이번 회담은 공동성명 채택 후 약 50일 동안 북·미가 장외에서 쏟아놓은 거친 주장들을 일단 걸러내는 자리다. 핵심은 경수로와 핵폐기의 선후문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경수로 문제를 초반부터 들고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겠지만 결과는 모르겠다.”고 밝혔다.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전쟁’의 한반도화/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1980년대 초만 해도 국내에는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컨대 한국전쟁 전황이나 전시의 사회상을 담은 공식 동영상이나 컬러 사진은 전혀 없고 초라한 흑백 사진첩 몇 점 있을 뿐이었다. 마침 80년대 들어 한국 신문들은 너도나도 컬러 윤전기를 들여오며 컬러화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당시 특파원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취재하던 필자는 6월 특집기획을 한국전 컬러 사진화보로 잡고 국방부를 두드렸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공보관실 통신담당 상사의 친절을 만나게 되어 펜타곤에 보관된 한국전 관련 사진과 동영상 필름들을 훑어보는 행운을 얻었었다. 한국관련 자료만도 수십평 사무실에 가득했다. 미군은 1차 세계대전 때부터 통신부대 소속 사진병을 전투 일선에 배속시켜 전투 상황, 후방 민간인들의 참상 등을 흑백과 컬러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해 놓고 있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장면처럼 미군 폭격기의 북한지역 폭격 모습도 동영상으로 담겨 있었다. 큰 건물 대부분이 허물어진 폐허 서울의 모습, 젖먹이 동생을 등에 업고 무너진 집터에 망연자실 서있는 8∼9세 소녀의 가슴 아픈 정경 등 컬러 사진 수십장을 복사해 지면에 보도했었다. 그 후 한국의 방송사 연구소 등이 동영상과 사진자료들을 복사해 서울로 가져갔지만 그때의 느낌은 우리 땅에서 빚어진 전쟁이지만 그것은 미국의 전쟁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문서나 자료는 1차,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 순서로 당연히 ‘그들의 전쟁’인 양 정리되어 있었다.81년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한국전쟁의 기원들’을 출간, 수정주의 바람을 일으켰고 한국전쟁은 한·미 양국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전쟁 전문가인 한 교수의 권유로 워싱턴 국립문서고 메릴랜드 분소에서 한국전쟁 중 미군이 북한에서 가져온 ‘압수해온 북한문서’들을 만나게 됐다. 한글로 제목만 정리해 놓은 마이크로 필름과 씨름을 하다 전시 북한 외무성의 미국담당과 업무일지를 발견, 특종기사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 일지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1950년 6월25일 전쟁 발발 불과 며칠 전까지 직원들은 미국의 행정·금융조직 등에 관한 책을 번역하고 그 진척도를 업무실적으로 적어 놓고 있었다. 흥분만큼의 큰 실망감과 함께 “한글로 된 이 북한 문서들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군 병사들이 여기저기 북의 관공서에서 쓸어 담아온 잡지등 별 가치 없는 책자들이 많았지만 전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80년대 초 마침 30년 기한이 만료되어 공개된 미 국무부, 국방부의 비밀문서들은 역시 미국 주도의 상세한 한국전 상황을 담고 있다. 한국군은 미군에 예속된 소부대의 모습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수정주의 시각이 바람을 탈 소지를 주었다. 하지만 불과 10년후 90년대 들어 반대편인 러시아와 중국 측 비밀문서들이 공개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소련, 중국의 합의를 얻어 전쟁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민전쟁, 혁명전쟁, 미국의 도발 유도 등 수정주의 시각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제 한국전쟁의 ‘평가’를 놓고 다시 대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남북 어느 편에 서는 일이 되기 쉽다. 이념적 주장일 뿐 학문적 논쟁이 될 수 없다. 그보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 남북한의 수집 가능한 전쟁 양측의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학문적으로 면밀히 재검토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직도 찾아낼 진실들이 자료 곳곳에, 또 이면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갈등 대신 좌우를 떠나 한반도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학문적 연구로 한국전쟁을 한반도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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