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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관계 조기 반전 어렵지만 ‘패키지딜’ 협상 물꼬 마련해야

    한일 관계 조기 반전 어렵지만 ‘패키지딜’ 협상 물꼬 마련해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신임 총리로 취임했지만, 아베 신조 전임 총리 재임 기간 악화된 한일 관계가 조기에 반전을 이루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신임 총리가 정상 간 관계를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갈등 해결을 위한 동력을 만들어 낼 여지는 아베 총리 시대에 비해 커졌다는 분석이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출 전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며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한일 갈등 현안을 다루는 부처 장관을 유임시켰다. 스가 정권이 당장 일제 강제징용 배상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전방위적으로 ‘한국 때리기’를 주도했던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총리는 한일 관계의 악화를 의도적으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스가 총리가 코로나19 사태 등 국내 현안에 대처하느라 한일 관계에서 먼저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완고했던 아베 전 총리와 달리 한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대화를 제의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일 정상이 대면해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연내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가 코로나19 상황으로 순연될 수 있으나, 회의가 성사될 경우 한일 정상회담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강제징용, 수출규제, 코로나19 방역 협력 등 3대 이슈를 패키지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의 물꼬를 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내 그간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아베 전 총리의 노력을 평가하고 조속한 쾌유와 건강을 기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사람으로 채운 새 내각… ‘스가 2기’ 위한 숨고르기 가능성

    아베 사람으로 채운 새 내각… ‘스가 2기’ 위한 숨고르기 가능성

    모테기 외무상 등 아베 내각 8명은 유임관방에 가토·아베 동생 입각 ‘보은 인사’계파 규모 비례한 안배… 극우 색채 완화 파벌 수장 아닌 아베, 영향 행사 적을 듯“중의원 해산·내년 자신만의 내각 노린 것”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인 스가 요시히데가 16일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일본에 약 8년 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새 정권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내각 구성은 아베 신조 총리 때를 거의 답습한 형태여서 ‘또 다른 아베 내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를 포함한 전체 21명 중 16명이 아베 정권에서 1차례 이상 각료(장관)를 지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당내 파벌 구도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감안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총리로 공식 지명된 뒤 조각 명단을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변화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제5차 아베 내각’, ‘특색도 재미도 없는 인선’, ‘돌려막기·회전문 인사’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스가 총리가 일찍이 ‘아베 정권의 계승’을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변화의 기대를 별로 안 했던 사람들조차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심하다”며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스가 총리가 지난 14일 자민당 총재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에 어울리는 실무형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스가 총리는 우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기존 각료 8명을 유임시켰다. 사실상의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과거 자신의 밑에서 관방부장관을 지냈던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낙점했다. 당초 관방장관 발탁설이 나왔던 차기 유력 총리 후보 고노 다로 방위상은 행정개혁담당상에 임명됐다.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중의원 의원은 이번에 방위상으로 처음 입각했다. 어릴 적 외가에 양자로 들어갔던 그는 아베 정권 때 외무부대신, 방위대신 정무관(차관급), 중의원 안보위원장 등을 지냈다. 아베 전 총리의 절친인 가토 관방장관과 기시 방위상의 중용은 스가 총리가 자신이 권좌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전임자에 대한 ‘보은인사’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의리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가 소식통은 “자신이 속해 있는 파벌(호소다파)의 수장도 아니고 추종하는 후배 정치인이 많지도 않은 아베 전 총리가 현 총리에게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자민당 당직 임명에 이어 내각 인선에서도 파벌 규모에 비례한 안배가 두드러졌다. 최대 계파인 호소다파 5명을 비롯해 두 번째 규모의 아소파 3명, 다케시타파·기시다파·니카이파 각 2명, 이시하라파·이시바파 1명, 무파벌 3명으로 배분됐다. 유임된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과거 위안부 만행이나 난징대학살 등 과거사 부정 망언의 경력을 갖고 있지만, 아베 정권에 비해 내각의 ‘극우’ 색채는 크게 약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기시 방위상의 경우 종전일인 지난달 15일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지만 과거사 등에 대한 도발적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내각 변화의 폭을 최소화한 것이 이달 말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 해산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게 아니더라도 내년 6월 정기국회 폐회 이후 스가 총리가 그때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내각 구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새 총리로 스가 요시히데 선출...7년8개월만 교체

    日 새 총리로 스가 요시히데 선출...7년8개월만 교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자민당 신임 총재가 16일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 행정수반인 총리가 바뀌는 것은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여 만이다. 일본 하원 격인 중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아베 내각의 총사퇴에 따른 새 총리 지명선거를 진행, 과반 지지를 얻은 스가 총재를 제99대 총리로 뽑았다. 이어 실시되는 참의원(상원) 지명선거에서도 자민·공명 두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해 스가의 총리 지명이 확실시된다. 일본 헌법 제67조는 내각이 총사퇴하면 국회의원 선거로 차기 총리를 지명하도록 하고 있다. 지병을 이유로 아베 총리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한 것에 맞춰 아베 내각은 이날 오전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총사퇴했다. 스가 신임 총리는 국회 지명선거를 마친 뒤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와 여당 당수 회담을 열고 나서 관방장관을 통해 새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한다. 이어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親任式)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시킨다.스가 내각에서는 아베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그대로 자리를 이어간다. 제2차 아베 정권 내내 같은 자리를 맡아온 아소 다로(麻生太郞·79)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4)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57)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64) 경제산업상,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62) 국토교통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9) 환경상,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57) 경제재생상,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57) 올림픽상 등 8명의 유임이 확정됐다.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는 관방부 부(副)장관 출신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4) 후생노동상이 낙점을 받았다. 또한 고노 다로(河野太郞·57) 방위상은 행정개혁·규제개혁 담당상으로, 다케다 료타(武田良太·52) 국가공안위원장은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겨 직전 아베 내각에 몸담은 각료 11명이 유임(8명) 또는 보직 변경(3명) 형태로 20명(총리 제외)의 각료로 구성된 스가 내각에 함께 한다. 특히 방위상에는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외무부(副)대신을 거쳐 방위대신 정무관(차관급)과 중의원 안보위원장 등을 역임한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61)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발탁됐다. 이전 아베 내각에서 각료를 지낸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67) 법무상,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55) 후생상, 오코노기 하치로(小此木八郞·55) 국가공안위원장,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62) 디지털상(옛 과학기술상) 등 4명은 사실상 같은 자리로 복귀했고, 첫 입각은 노가미 고타로(野上浩太郞·53) 농림수산상 등 5명뿐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결국 5개 파벌에 한 자리씩 안배… 스가 첫 행보는 ‘보은인사’

    결국 5개 파벌에 한 자리씩 안배… 스가 첫 행보는 ‘보은인사’

    니카이·모리야마 유임… 관방장관에 가토후임 방위상엔 ‘아베 친동생’ 기시 유력파벌들 인사우대 없으면 반기 들 가능성지난 14일 당내 주요 파벌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일본 집권여당의 수장이 된 스가 요시히데(72) 자민당 총재의 독립성이 시작부터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 총리 지명을 거쳐 정권이 정식으로 출범한 이후에도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당장 총재 당선 이튿날인 15일 임시총무회를 열어 확정한 당 집행 간부 인사에서부터 기계적인 계파 안배가 두드러졌다. 당 4역과 국회대책위원장 등 5개 요직을 자신을 밀어준 5개 파벌에 정확히 한 자리씩 배분했다. 우선 자신의 당선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니카이파’의 수장 니카이 도시히로(81) 간사장과 ‘이시하라파’ 소속 모리야마 히로시(75) 국회대책위원장을 유임시켰다. 정무조사회장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속한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시모무라 하쿠분(66) 선거대책위원장, 총무회장에는 ‘아소파’의 사토 쓰토무(68) 전 총무상,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다케시타파’의 야마구치 다이메이(72) 조직운동본부장을 새로 기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당내 7개 파벌 중 스가 총재를 추대한 5개 파벌이 논공행상 인사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뜻과 어긋날 경우 반기를 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무파벌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재가 여러 파벌과 어떻게 간극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스가 총재는 이미 5개 계파 측에 “(인사 우대 등)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파벌들은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마이니치는 “(당직·각료) 인사에서 우대를 받으면 내년 9월 총재 선거에서도 스가를 지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총재 후보를 낼 것”이라는 한 중견 의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스가 총재가 강조해 온 ‘아베 정권 계승’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내정과 외교 모두에서 아베 정치의 어떤 것을 이어받고 어떤 것을 버릴지, 새 정권에서 어떤 사회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무엇을 실현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가에서는 스가 총재가 파벌들의 압력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려면 과감한 민생·개혁 정책을 통해 국민을 자기편으로 확실히 끌어들이는 수밖에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스가 총재가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조속히 실시해 판을 뒤집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16일 확정 발표될 스가 내각 각료 인선에서 핵심인 관방장관에는 가토 가쓰노부(65) 후생노동상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방위상은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61)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유력하고, 아소 다로(80)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65) 외무상 등은 유임이 예상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경화 ARF서 남북미 대화 강조… 北 “여건 쉽지 않아”

    강경화 ARF서 남북미 대화 강조… 北 “여건 쉽지 않아”

    北 안광일 대사 “코로나·수해 대응 전념”미중 EAS와 달리 남중국해 논쟁 안 해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2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남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측은 강 장관의 메시지에 직접적인 반응은 없이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북한 내부 상황을 주로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불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ARF 차원에서도 조속한 대화 재개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발신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 간 협력에 대해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등 새로운 안보 상황 속에서 ▲방역 ▲보건의료 ▲산림 ▲농업기술 분야의 남북 협력 사업 제시 등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진전 노력도 설명했다. 외교부는 참가국 장관들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반면 리선권 북한 외무상을 대리해 북측 대표로 참석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북한 대사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여러 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만 언급했다. 한국이나 미국을 향한 메시지는 없었다. 안 대사는 북한이 코로나19와 수해 대응에 전념하고 있고 당장 직면한 과제는 내부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강성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평양종합병원 완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문제도 논의됐지만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참석한 지난 10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는 달리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진 않았다. 미국에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에선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이 대신 참석했다. 강 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관련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비군사화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일본 선박 기름유출, 끝나지 않는 모리셔스 시위

    일본 선박 기름유출, 끝나지 않는 모리셔스 시위

    수천명 기름유출 피해지역 모여 정부 규탄돌고래 떼죽음에 정부 “슬픈 우연의 일치”日 정부에 ‘책임 없는데 도움 감사하다’고도지난달 29일 이어 두 번째 대규모 시위전문가들 “유출 기름 청소만 10년 걸린다”일본 선박의 기름 유출 사고로 지난달 말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였던 모리셔스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에도 사고 피해 지역인 마허부르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돌고래가 떼죽음을 당한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당시 일본 선박이 항로에서 벗어난 이유를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이다. abc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천명의 시민들은 자국 정부가 기름 유출 대응은커녕 사건을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돌고래 수십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되자 모리셔스 정부가 줄곧 “슬픈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지난 8일 일본 언론들은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음에도 지원해 주니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 호’가 지난 7월 25일 모리셔스 남동쪽 해안에 있는 산호초에서 좌초해 선체가 갈라지면서 1180t 이상의 기름을 쏟아낼 때 항로를 벗어난 위치였다는 것도 의문이다. 모리셔스 시민들은 일본 선박이 항로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연안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abc방송은 “선원들이 집에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선장이 휴대전화 신호가 잘 잡히는 해안 쪽으로 선박을 이동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출된 기름을 청소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이미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주요산업인 관광업과 어업에 더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해당 선박을 빌려 쓰던 일본 해운업체 쇼센미쓰이는 지난 11일 10억엔(약 112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 돈으로 기름 유출로 훼손된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의 보호·복원 작업을 추진하고 희귀 바닷새 등의 보호 활동을 지원한다. 하지만 아직 모리셔스 정부가 요구한 먼 바다로 나갈 어선과 어부 훈련 비용(약 400억원)에 대한 대책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9일에는 모리셔스 수도 포트루이스 도심 대성당 앞에 시민 7만 5000명이 모여 정부의 기름유출사고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최종건 “미중과 등거리 외교 아냐… 한미 동맹이 기본”

    최종건 “미중과 등거리 외교 아냐… 한미 동맹이 기본”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9일(현지시간) 미국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한국의) 미중 간 (관계가) 등거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미국의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초청으로 방미해 상견례 겸 현안 논의를 한다. 최 차관은 미국이 한국을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끌어들이려는 욕심이 있을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민국과 미국은 동맹 사이다. 그것이 우리 외교 안보의 근간”이라고 강조한 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동맹임과 동시에 중국에 근접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동맹으로부터 멀어진다’ 이런 것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쪽으로 쏠린다’ 이런 건 언론의 표현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도 했다. 최 차관은 언론의 표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미중 가운데) ‘한쪽으로 경도됐다’ 이런 표현(이) 있지 않냐”고 답한 뒤 ‘미중 간 등거리를 말하는 거냐’는 질문에 “등거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동맹은 기본이다”라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만남에서 반중 연대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나 중국 봉쇄를 목표로 하는 인도·태평양 다자협력체 구상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최 차관은 이번 미국 방문의 취지에 대해서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해 한미 간에 챙겨야 할 현안이 많다”며 “보건·방역부터 실질적으로 사람이 (양국을) 오가는 문제, 편의의 문제도 있다”며 “3년간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 지속적으로 해 왔던 사업들도 중간점검해 보고, 비건 부장관이 말했듯 동맹을 어떻게 재활성화할 수 있을지 등을 얘기할 것 같다”고 했다. 다음달 10일(노동당 창건일) 북한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상황 공유 면에서 얘기할 수 있겠다”고 했다. 북한 리선권 외무상은 12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불참한다고 의장국인 베트남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이외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 특정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최종건 “한국, 미중 간 등거리 아니다”

    최종건 “한국, 미중 간 등거리 아니다”

    비건 부장관 만나러 취임후 첫 방미“한미는 동맹, 한중은 경제적 관계”“한쪽으로 쏠린다 언론 표현 달라”방위비분담금 등은 아직 협의 안해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9일(현지시간) 미국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한국의) 미중 간 (관계가) 등거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미국이 한국을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끌어들이려는 욕심이 있을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민국과 미국은 동맹 사이다. 그것이 우리 외교 안보의 근간”라고 강조한 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동맹임과 동시에 중국에 근접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그러나 동맹으로부터 멀어진다 이런 것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쪽으로 쏠린다 이런 건 언론의 표현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도 했다. 최 차관은 언론의 표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미중 가운데) 한쪽으로 경도됐다 이런 표현 있지 않냐”고 답한 뒤 미중간 등거리를 말하는 거냐고 묻자 “등거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동맹은 기본이다”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만남에서 반중 연대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나 중국 봉쇄를 목표로 하는 인도·태평양 다자협력체 구상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최 차관은 이번 미국 방문의 취지에 대해서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해 한미 간에 챙겨야할 현안들이 많다”며 “보건·방역부터 실질적으로 사람이 (양국을) 오고 가는 문제, 편의의 문제도 있다”며 “3년간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간 지속적으로 해왔던 사업들도 중간점검 해보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말했듯이 좀더 어떻게 동맹을 재활성할 수 있을 지 등을 얘기할 것 같다”고 했다. 오는 10월 10일(노동당 창건일)의 북한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상황 공유 면에서 얘기 할 수 있겠다”고 했다. 북한 리선권 외무상은 오는 12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불참한다고 의장국인 베트남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이외 최 차관은 아직 비건 부장관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 특정 현안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한 비건 부장관의 초청으로 방미한 최 차관은 이번 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가면 자가격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정부 “아세안 안보포럼서 北 대화 복귀 촉구”

    정부가 오는 9일과 12일 화상으로 잇따라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항행의 자유,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미중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원칙적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일방을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아세안, 1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미국과 중국이 참가하는 EAS와 ARF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코로나19 대응 공조와 한반도 정세, 남중국해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공산당이 남중국해에서 이웃 국가를 괴롭힌다’며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7일 “우리는 기존 입장대로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참가국들이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돼 대립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세안 10개국은 지난달 외교장관 공동성명에서 국가 간 대화와 호혜적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세안의 전통적인 단합, 일치된 자세를 이번 성명에서도 보여 주고 있다”며 “회의에서 특정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몰아세우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인 ARF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이전에는 ARF에 외무상을 보내 회의를 계기로 남북 간 접촉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접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7월 ARF 준비를 위해 화상으로 열린 고위관리회의(SOM)에는 북한 대표로 리호준 주베트남 대사대리가 참석했으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아세안이 어떤 평가를 하는지 북한도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인다는 생각을 가지고 올해 회의에서 채택될 한반도 관련 문안에 대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日외무상, 외국기자 조롱하다 “날 바보 취급하냐” 반발에 당황

    日외무상, 외국기자 조롱하다 “날 바보 취급하냐” 반발에 당황

    모테기 도시미쓰(65) 일본 외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껄끄러운 질문을 하는 외국인 기자에게 “일본말을 제대로 알아듣기나 한 것이냐”는 식으로 무례를 범해 비판받은 뒤 1주일 만에 해명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과는 하지 않았다. 거친 언사의 ‘갑질’ 행태 때문에 일본 관료사회에서도 기피 대상으로 유명한 그는 이전에도 한일 관계에 대해 질문하는 한국 특파원에게 무안을 주는 등 회견 태도에 문제를 보여 왔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외무성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장기체류 비자(재류카드) 보유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규제와 관련해 외신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영자지 재팬타임스 소속의 오스미 마그달레나 기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장기체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까지 재입국을 금지해 온 데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테기 외무상은 갑자기 영어로 “과학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마그달레나 기자는 “일본어도 괜찮다. 나를 바보 취급하지 말라”고 반박했고 모테기 외무상은 “바보 취급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기자가 다시 “일본어로 말하고 있으니 일본어로 대답해 달라”고 했으나 모테기 외무상은 이번에는 “일본어를 잘 알아들었느냐”고 반문해 좌중을 썰렁하게 만들었다. 마그달레나 기자는 폴란드 출신이지만 일본에서 15년 이상 살아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외무상이 자신이 대답하기 껄끄러운 문제를 비켜가기 위해 기자의 언어 문제로 논점을 돌리는 수법을 일부러 쓴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기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물어 본 것으로 다른 의도는 없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등 발언을 하며 문제될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테기 외무상이 평소 ‘일본어 의사소통’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도 이번 태도는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자신이 영어의 달인이면서도 영어를 쓰게 되면 번역을 하는 등 과정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일본인은 일본어로 말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최근에도 징용배상 판결과 관련한 한국 특파원의 일본어 질문에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겠다는 식으로 반문해 빈축을 샀다. 워낙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질문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비신사적인 방법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는 또 지난 7월에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인 기자의 일본어 발음을 비꼰 적이 있다.모테기 외무상은 그동안 아베 신조 후임을 뜻하는 ‘포스트 아베’(차기 자민당 총재 겸 총리)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2번째로 큰 ‘다케시타파’의 회장대리를 맡고 있으나 오는 1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대세를 장악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지지하고 차차기 이후를 노리기로 했다. 모테기 외무상에게는 그동안 “능력은 발군이지만 인덕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도쿄대를 졸업한 후 기업에 몸담고 있다가 1993년 고향인 도치기현에서 중의원(9선) 생활을 시작한 그는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2012년 아베 재집권 이후 경제산업상, 경제재생담당상, 외무상 등 요직을 맡아왔다. 특히 지난해 타결된 미일 무역협정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시장개방 파상 공세에 맞서 일본의 양보와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하급자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등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성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9월 개각에서 그가 경제재생상에서 외무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양쪽에서 환호와 탄식이 극명하게 교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이미지를 좀더 부드럽게 가져가지 않으면 더 큰 정치인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나름 변화한 모습을 보이려 애쓴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사랑의 불시착’의 성공과 한국 사회의 명암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사랑의 불시착’의 성공과 한국 사회의 명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에 비례해 넷플릭스에 빠지는 시간도 늘어난다. 이참에 그동안 미처 챙겨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는 풍문으로만 접했던 ‘사랑의 불시착’을 사흘에 걸쳐 정주행했다. 한국학 전공자로서 한류 드라마 유행을 선도하는 이 드라마를 봐야지 싶었다. 16부 마지막 편까지 완주하니 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불시착’에 몰입했는지를 알겠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 드라마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엄청나다고 한다. 창의적 스토리텔링,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북한 현실 묘사, 인민군 장교 리정혁 역을 맡은 주연배우 현빈의 매력이 어우러져 ‘사랑의 불시착’의 커다란 성공이 가능했을 테다. 최근에는 ‘사랑의 불시착’뿐만 아니라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태원 클래스’ 등 한류 드라마가 일본 넷플릭스 순위 최상위권에 올랐다고 한다. BTS로 상징되는 케이팝,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한국 영화와 함께 한류 드라마 열풍이 더해지며 한국 문화는 이 시대 지구촌 문화에서 확고한 영향력과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대중문화 제작에 모든 것을 거는 태도, 매우 치밀한 기획과 집요한 연습, 한국 사회 전반에 팽배한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 문화, 협소한 국내 시장 규모 탓에 세계로 나갈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 등이 맞물려 이런 성공을 낳았으리라. 이즈음 한국 영화나 음악, 드라마에 보태 한국산 가전제품, 스마트폰, 조선(造船)업 등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 뉴스에서는 극심한 정치적 대립, 세대 갈등, 부동산 가격의 급등, 세계 최저 출산율 등으로 암울한 현실이 먼저 눈에 띈다. 하지만 ‘세계 속의 한국’으로 시선을 이동하면 한국 문화의 매력과 한국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격세지감을 느끼는 순간도 꽤 있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런 한국 사회(문화)의 자산과 경쟁력, 매력이 내 삶에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리라. 누구나 자신이 속한 사회의 결핍과 모순이 마음에 더 절박하게 다가오는 건 인지상정이겠다. 그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은 구성원의 권리이자 의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많은 쟁점이 이념적 진영 논리에 따라 해석되며, 그에 따른 극심한 분열과 대립이 사회 전반에 과도한 피로감과 우울함을 유발한다는 점은 지적될 필요가 있다. 모든 의제가 정치적으로 환원되는 정치 과잉 사회의 뜨거운 열정이 지금의 역동적인 한국 사회를 만든 요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이 땅에 팽배한 극단적인 대립과 분열을 낳은 원인이기도 하다. 모든 현상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이제야말로 한국 사회의 장단점, 자산과 결핍, 매력과 한계를 한층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광화문 집회와 일부 교회의 행태에서 드러나듯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원한과 증오심이 한국 사회의 안전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절박한 정치적 열정, 종교적 신념도 타자의 건강과 목숨에 위협으로 작용하는 순간 가공할 폭력으로 변한다. 이제 한국 사회에 만연한 극심한 대립과 정치적 열정이 사회 전체의 안녕을 훼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랑의 불시착’의 주인공 윤세리가 북한으로 표류했다가 다시 남한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 완전히 다른 체제에 속한 리정혁을 비롯한 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서는 열린 태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물론 드라마 속의 스토리보다 현실은 한층 엄중하다. 코로나19가 다시금 창궐하는 지금이야말로 공동체에 스며든 우애와 배려의 마음이 절실하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만큼이나 한국 사회가 상처받은 서로의 마음을 지혜롭게 조율하고 따뜻하게 위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日아베 전격사임…정적? 측근? 후임 총리에 쏠리는 관심

    日아베 전격사임…정적? 측근? 후임 총리에 쏠리는 관심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의 28일 사임 발표에 따라 앞으로 최대 관심은 누가 그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차기 자민당 총재 겸 총리)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냐에 쏠리게 됐다. 다수당 대표가 내각총리대신(총리)이 되는 일본 의원내각제의 특성상 우선 자민당 총재로 선출돼야 총리에 오를 수 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출은 다음달 15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이번 후임자는 내년 9월 말까지인 아베 총리의 잔여임기를 승계하기 때문에 당 규정상의 총재 임기인 3년이 아니라 1년 남짓이 된다. 기존의 유력 주자는 아베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기시다 후미오(63)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아베 총리가 ‘이 사람만은 내 후임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시바 시게루(63) 전 자민당 간사장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면서 스가 요시히데(72) 관방장관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스가 장관이 지금 당장은 총리가 될 생각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기존 입장을 번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아베 총리가 건강상 문제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 없이 자신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퇴진했다면 차기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기시다 정조회장이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중의원 입성 동기인 기시다 정조회장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드러대놓고 지원해 왔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아베 총리의 당선을 지원했던 것도 3년 후 아베 총리의 ‘선양’(물려줌)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국민적 인기로 보면 총리에 가장 근접해 있다. ‘누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늘 1위를 달려왔다. 아베 총리와 같은 세습 정치인이다. 건설성 사무차관, 돗토리현 지사, 2선 참의원 등을 지낸 이시바 지로의 장남이다.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은행에서 일하다 29세 때인 1986년 아베 총리보다 7년 먼저 중의원이 됐다. 아베 총리와 2차례(2012·2018년) 총재 선거에서 겨뤄 모두 패배했다. 아베 총리의 무리한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등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보여 왔다. 지방창생상 등을 지낸 경력 등 때문에 지방에 상대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어 많은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장 이번에 총리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는 원칙적으로 중의원·참의원 의원들이 1표씩 행사하는 ‘국회의원표’ 50%와 전국 100만 당원들이 지역별로 투표하는 ‘당원표’ 50%를 합산해 선출된다. 그러나 이번처럼 총재가 중도에 퇴임하고 치르는 보궐선거는 전국 당원들은 배제되고 국회의원(394명) 및 광역단체대표(141명)의 투표로만 선출할 수 있다. 아베 총리 후임 투표 방식의 결정권을 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신속한 결정’을 이유로 간소한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민당 약소 파벌의 수장인 이시바 전 간사장에 절대로 불리한 상황이다.기시다 정조회장도 할아버지(기시다 마사키)가 중의원 의원, 아버지(기시다 후미타카)가 중소기업청 장관을 지낸 히로시마 출신 세습 정치인이다. 와세다대를 졸업한 후 일본장기신용은행 은행원을 거쳐 아버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 아베 총리와 같은 1993년 초선에 성공했다. 그는 2012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4년 8개월간 아베 정권에서 외무상을 지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측 상대였다. 그러나 대중적 카리스마와 발신능력 부족 등으로 차기 총리감 여론조사에서 늘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아베 정권이 장기화하면서 차츰 인지도를 높여온 스가 관방장관은 위기국면이란 특수성 때문에 한층더 주목받고 있다. 노련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하고 안팎으로 무난한 평판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일반론을 감안하면 이에 가장 걸맞은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의 역할이 섞여 있는 관방장관을 역대 최장기간 역임하며 정부 안살림을 총괄해 왔기 때문이다.비교적 낙후된 도호쿠 지방 아키타현의 농촌 마을 출신인 그는 고교졸업 후 도쿄로 상경해 호세이대학 야간 법학부에 다니면서 공장 노동자, 경비원,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힘들게 고학을 했다. 대학 졸업후 전기·통신 설비 중소기업에 취직한 뒤 요코하마를 지역구로 하는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중의원의 비서로 들어가 정계에 발을 들였다. 11년간 비서 생활 끝에 요코하마 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으며 1996년 48세 나이에 처음 중의원에 당선됐다. 한 정가 소식통은 “역대 총리에 비해 언행이 가볍다는 아베 총리의 이미지 단점을 차분하고 중립적인 이미지로 상쇄하는 역할을 스가 장관이 해왔다”며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는 참모형이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 더 적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의 세부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강점으로 꼽힌다. 향후 1년 동안 안정적으로 정부를 이끈 뒤 내년 9월 공식 총재 선거 이후 물러난다는 과도기 관리형으로서도 내각을 이끌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밖에 고노 다로(57) 방위상과 모테기 도시미쓰(65) 외무상도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지만 무게감이나 당 안팎의 인지도 등에서는 다른 3명에 크게 못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중국 견제 부심하는 日…“패권주의 대항” 국제연대 구축 올인

    중국 견제 부심하는 日…“패권주의 대항” 국제연대 구축 올인

    중국의 세력 확장에 고심하고 있는 일본이 ‘중국 패권주의 공동대응’을 내세워 국제연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 일본인 국제기구 수장을 늘리는 데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산케이신문은 26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 3개국’ 방문을 마치고 25일 귀국했다”며 “모테기 외무상은 이달에만 7개국을 방문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 ‘항행의 자유’와 ‘법의 지배’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이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넓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패권주의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2017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제시한 신개념 아시아 전략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일 외교전에서는 지리적 당사국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지지를 얻는 것이 핵심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번에 메콩 3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10개국의 절반인 5개국을 돌았다. 그는 지난 24일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겸 외무상과 가진 회담에서도 중국의 해양진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견제할 것인지 논의하고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국제기구의 일본인 수장을 늘리기 위해 총리관저 차원에서 인재 발굴 등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고도 했다. 현재 중국은 유엔 15개 전문기구 가운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4곳에서 수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있다. 일본은 1999년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 2012년 세키미즈 고지 IMO 사무총장을 배출한 이후 현재 한 명도 없다. 2006년 WHO 사무총장에 자국인을 내세웠으나 중국이 추진한 후보에게 패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아베, 빛바랜 최장수 총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베, 빛바랜 최장수 총리/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도쿄의 언론계 지인으로부터 지난주 후반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아베 퇴진 분위기 떠돌고 있음. 27일의 재임 일수 최장 기록을 축하하는 모임 취소. 후계는 아소 잠정 후 스가 대 이시바 대 고노의 자민당 총재 선거. 스가 가능성 높음.” 아베 신조 총리의 지병 재발설과 맞물려 퇴진설이 증폭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다시 병원을 찾은 24일은 2012년 12월 26일 2차 집권한 날로부터 계산해 2799일이 되는 날이다.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최장기 연속 재임 2798일을 넘었으니 기뻐해야 할 날에 핼쑥한 얼굴로 병원에 간 것이다. 기록 경신 축하 모임에 오늘 예정된 자민당 임원회의까지 취소돼 아베 총리의 병세 악화와 퇴진 이후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나도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총리가 병이나 해외 출장으로 부재 시에 직무를 대행하는 임시대리는 내각법 9조에 따라 사전에 지정한다. 아베 총리는 임시대리 1위에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2위부터 5위까지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모기 도시미쓰 외무상,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고노 다로 방위상 순으로 정했다. 아베 총리가 좀 쉬겠다고 휴양을 선언하면 79세의 아소 재무상(2008년 9월부터 1년간 총리 재직)이 총리 대행을 한 뒤 시기를 골라 내각이 총사퇴를 하게 된다.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지방당원 선거에서 총재를 뽑고 중의원을 소집해 총리를 선출한다. 3회 연임한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아베가 퇴진하면 총재 선거가 앞당겨지는 셈인데 스가(71)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63) 전 방위상, 고노(57) 방위상 등이 출전해 일합을 겨루는 선거에서 스가의 승리가 점쳐진다는 게 메시지의 내용이다. 메시지에는 빠져 있지만 기시다 후미오(63) 정조회장도 유력한 총리 후보 중 하나다. 일본 정계는 물론 언론계 등은 만일의 사태에 따른 각종 시나리오에 대비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고 한다. 일본 국민은 코로나19 대응의 부실과 건강 문제를 들어 아베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3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건강 이상설을 안고 있는 아베 총리는 즉각 혹은 연내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아베 총리가 병원을 다녀온 뒤 “다시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으나 퇴진설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가 내년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 아니면 후계 구도를 정리한 뒤 물러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아베 후임자가 누구든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대하지 않고 지켜보는 편이 좋을 듯싶다. marry04@seoul.co.kr
  •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등이 참여하는 의석 150석 정도의 새로운 야당이 일본에 탄생한다. 2009~2012년 짧게 정권을 잡았던 옛 민주당 체제를 지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부실대응 등으로 아베 신조 정권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조차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만큼 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미약한 상황이어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입헌민주당과 합당 논의를 계속해 온 국민민주당은 지난 19일 도쿄도 내 호텔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일단 당을 해산한 뒤 입헌민주당과 통합하는 신당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신당은 다음달 중 당명을 정하고 공식 출범한다.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전체 465석)에서 40석, 참의원(245석)에서 22석 등 62석을 갖고 있다. 의석 수로 보면 중·참의원 전체 의석의 8.7%를 점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을 만큼 국민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을 사실상 흡수 통합하게 된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 참의원 33석 등 총 89석을 갖고 있다.국민민주당은 전체가 합당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등 일부는 별도로 신당을 만들거나 일본유신회 등과의 합류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민주당에서 과반수 이상이 합당에 동참할 예정인 가운데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오카다 가쓰야 전 외무상이 각각 이끄는 총 20명 정도의 무소속그룹 의원들도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당 의석은 150석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통합신당이 여당 의석의 3분의 1 정도로 따라붙게 된다. 현재 연립정권을 이루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은 454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합류신당은 중의원만 100명을 넘어서 115명이었던 2009년 정권 획득 직전 민주당 규모에 필적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1야당 규모가 60석 이상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국에 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2012년 말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야당 역시 밑바닥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NHK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별 유권자 지지율을 보면 입헌민주당(4.2%)과 국민민주당(0.7%)을 합해도 5%도 채 안됐다. 자민당 35.5%, 공명당 3.2% 등 연립여당은 40%에 육박했다. 자민당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지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아닌 상황인 셈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일,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협의 착수

    한일,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협의 착수

    한국과 일본 정부가 기업인 입국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일본이 지난 3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한국인의 입국을 기습적으로 제한하고 한국이 맞대응해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사실상 차단된 이후 5개월 만이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지난 7월 말부터 외교채널을 통해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의를 막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양국은 필수적 경제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기업인 교류부터 재개하는 데 공감하고 자가격리 기간 축소·면제와 출입국 허용에 따른 방역 조건 등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정부는 기업인에 이어 유학생, 관광객 순으로 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그간 기업인 입국 제한을 완화하자는 한국과 중국의 제안을 거부해 오다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6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강 장관의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는 국가·지역과 입국 제한 완화 협상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협상 대상으로 한국·중국·대만을 고려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후 모테기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기업인 왕래 재개를 위한 논의를 조만간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비슷한 시기 한국 정부와도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3월 9일부로 한국에 대한 사증(비자) 면제 조치와 기발급 사증 효력을 중단하고 한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같은 달 5일 발표했다. 중국과 이란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에 사전 협의나 통보를 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 정부도 일본의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일본에 대한 사증 면제 조치와 기발급 사증 효력을 중단하고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적용 등 상응 조치를 취했다. 일본 정부는 당시 입국 제한 조치를 한 달간 시행하고 이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연장을 거듭하며 제한 조치를 이어 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의 기한을 정해 두지 않았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현빈, 제2의 욘사마 되나…日 ‘사랑의 불시착’ 신드롬 “외무상도 ‘다 봤다’”

    현빈, 제2의 욘사마 되나…日 ‘사랑의 불시착’ 신드롬 “외무상도 ‘다 봤다’”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가 한일 관계 악화에도 불구, 일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고 있다. 야마다 다카오(山田孝男)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10일 실린 기명 칼럼에서 ‘사랑의 불시착을 봤느냐’고 지난달 중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에게 물었더니 “전부 봤다”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야마다 특별편집위원은 16부작 가운데 3부까지 본 상태였는데 모테기 외무상은 “늦네요. 야마다 씨는”라고 하며 비웃기까지 했다는 것. 야마다 특별편집위원은 ‘사랑의 불시착’ 극본 작성에 탈북자까지 가세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 주민의 생활 풍경, 인간군상을 진짜처럼 재현한 러브 코미디다. 발상이 참신하다”고 호평했다.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달 4일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에서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1위, ‘사랑의 불시착’이 2위를 차지했다. 10일 현재 현빈 손예진 주연 ‘사랑의 불시착’은 2위를 지키고 있고, 박서준 김다미 주연 ‘이태원 클라쓰’가 5위에 올랐다.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로 배우 현빈의 일본 내 인기도 치솟고 있다.아사히(朝日)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는 ‘사랑의 불시착’ 주인공 현빈이 과거에 출연한 작품인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하이드 지킬, 나’ 등을 분석하는 특집을 최근 게재했다. 현빈은 6월에 ‘슈칸아사히’(週刊朝日)에 표지 모델로 실리기도 했다. 황성운 주일본한국문화원장은 “일본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북한을 소재로 했고 변하지 않는 사랑,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점이 주목받는 것 같다”며 “‘도깨비’나 ‘겨울연가’에서 표현한 남자 주인공의 변하지 않는 사랑이 일본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주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가 굳고 여성을 잘 도와주는 현빈의 캐릭터가 특히 인기가 있다”며 “보통 한두 달 정도 지나면 드라마의 순위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장기간 1위를 기록해서 놀랐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용준은 2003년 일본에 방영된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류 붐을 이끌었다. 당시 배용준은 지고지순하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연기하며 일본의 여성들, 특히 중년 여성층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 “강제매각 땐 보복”… 한국 정부에 해결요구

    日 “강제매각 땐 보복”… 한국 정부에 해결요구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4일 0시부터 피고인 일본제철 자산에 대한 강제 매각(현금화) 절차가 가능해지자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해결 책임’을 강조하며 현금화 실행 시 보복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한국 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징용 피해자) 문제에 관한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 사법 절차는 명확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 보호의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압류명령이지만 (절차가 계속 진행돼) 현금화에 이르게 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 조기 해결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판결과 관련 있는 정부기관의 수장들은 일제히 기자회견을 갖고 한목소리로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자국 언론에 관세 인상, 송금 규제 강화, 비자 발급 엄격화, 금융 제재,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 소환 조치 등의 가능성을 흘리며 한국 정부를 압박해 왔다. 일본 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일본제철은 이날 “국가 간 정식합의인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는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한국 법원의 압류명령에 대해 즉시항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의 즉시항고 제기 시한은 오는 10일까지다. 즉시항고는 집행정지의 효력을 갖기 때문에 매각을 통한 현금화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늦추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버티는 日 강제동원 기업에 자산매각 명령…정부 “日 추가보복 대비”(종합)

    버티는 日 강제동원 기업에 자산매각 명령…정부 “日 추가보복 대비”(종합)

    정부 “모든 보복 가능성 열어두고 대응 검토”靑·외교·기재·산업 등 관련부처 전방위 대응작년 日, 대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보복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한일관계 경색 한국 대법원의 일본강점기 당시 일본 기업에 강제동원된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위한 일본기업의 자산 매각 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가 일본의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 보유 주식 압류명령 4일 전달11일 日항고 안하면 압류 후 현금화 외교부는 3일 향후 국내 법원의 현금화 명령에 따른 일본의 보복 가능성과 관련, “정부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에 따르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보유한 PNR 주식에 대한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압류명령이 오는 4일 0시부터 일본제철에 전달(공시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후 일본제철이 11일 0시까지 즉시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압류명령은 확정되며, 이후 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해 압류한 자산을 처분하는 현금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원이 자산매각(현금화) 명령을 내리더라도 실제 매각까지 상당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압류 확정만으로도 일본 기업 자산이 묶이는 셈이라 일본 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현금화 명령에 추가 보복으로 대응할 것임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日 “현금화하면 심각한 상황 초래할 것”스가 “모든 대응책 검토 중” 보복 예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6월 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요미우리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는 (현금화에 대비해)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보복 조치로 관세 인상, 송금 중단, 비자 발급 엄격화, 금융제재,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을 거론하고 있다. 앞서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7월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주요 부품 3종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이후 8월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한국 통상협상단을 창고 같은 곳에서 회의하도록 푸대접하는 등 대놓고 외교적 결례를 가하기도 했다. 침략 전쟁으로 피해를 입힌 역사를 대해 반성하지 않고 되레 경제 보복 조치로 맞선 일본 정부의 행태에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일본 배제로 맞불을 놓았고 국민들은 이른바 ‘노재팬’(No Japan) 운동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다. 당시 유니클로를 비롯해 일본산 맥주·자동차 등의 판매가 급감하는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앞서 2018년 11월 대법원은 양금덕 할머니 등 징용 피해자 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1인당 1억∼1억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선고하는 등 2건의 징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지난해 3월 22일 대전지법을 통해 판결 이행을 미루는 미쓰비시 측을 상대로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하는 절차를 밟은 데 이어 매각 명령 신청을 했다. 채권액은 별세한 원고 1명을 제외한 4명분 8억 400만원이다. 그러나 미쓰비시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상대 배상 명령이 16개월째 이행되지 않았다. 대전지법은 압류결정과 매각 명령 서류를 채무자인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송달을 시도했으나, 압류결정 16개월이 지나도록 송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이날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측 대리인은 압류 상태인 미쓰비시 자산 매각과 관련한 절차를 공시송달로 신속히 진행해 줄 것을 지난달 31일 대전지법에 요청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정부 “日 추가 보복시 가만 있지 않겠다”외교부 “합리적 해결 위해 日협의 지속” 정부는 청와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조치를 시나리오별로 가정하고, 이에 대한 상응 조치 등 맞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에 나설 경우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정부는 사법부 판단 존중, 피해자 권리실현 및 한일 양국관계 등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열린 입장”이라면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나가면서 일측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국 정부는 그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등을 통해 일본의 추가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한일관계가 더 나빠지면 양국 모두 부담이 커지는만큼 현금화 전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교부 국장급 협의 등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변함없는 입장을 확인했을 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혔다고 생각하지만, 입장차가 굉장히 크고 수출규제 문제도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지소미아 언제든 종료”…美 개입 관건 정부는 일본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수출규제가 유지되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최근 재개했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일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의 개입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미국은 한국이 지난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하자 전례 없이 강하고 공개적으로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지난달 8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전략대화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의 WTO 제소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으며, 비건 부장관은 한일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도 한일 간 협의를 촉진하기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측 대리인은 압류 상태인 미쓰비시 자산 매각과 관련한 절차를 공시송달로 신속히 진행해 줄 것을 지난달 31일 대전지법에 요청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원고 측 대리인 김정희 변호사(법무법인 지음)는 의견서를 통해 “미쓰비시 측은 송달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송을 지연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대한민국 사법질서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며 “원고들은 현재 90세가 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대부분 병원 신세를 지고 있고, 언제까지 집행 결과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실제 관련 재판 과정에서 원고 5명 중 1명은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별세했다고 대리인 측은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재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북한이 공표한 데 대해 “남한이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면서 “2기 외교안보팀이 구성된 만큼 조속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북 제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기팀의 임무는 2018년 초의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해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라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학생운동한다는 기분으로 한미워킹그룹의 사실상 무력화 등을 관철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정 수석 부의장과의 일문일답.-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감염과 개성 봉쇄를 공표했는데 의도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개성은 남북 접촉의 최남단이고 남북 연락사무소도 있었던 곳이다. 남북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청정국이라 자랑했던 북한이 국제지원을 요청하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남한이 적극적으로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방역 협력을 얘기하면서 생명 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남한이 어떻게 판독하느냐는 통일부 일이다. 인도적인 사업은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방역협력 등을 재차 제안하면 남북 관계를 다시 열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누가 할 일인가.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새로 임명됐으니 NSC 상임회의를 열어서 대북 제안을 발표하는 절차를 밟으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팀을 어떻게 보나. “2기팀 인적 구성의 특징은 지북파(知北派)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직과 퇴임 이후 대북 사업을 많이 했다. 북쪽 사람들 말귀를 알아듣고 코드를 읽을 수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북쪽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인영 장관은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남북관계를 치고 나갈 의지가 있다. 2기팀은 1년 8개월 남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복원이라 함은 4·27 판문점 선언을 만든 2018년 초 상태로 남북관계를 리셋(되돌림)하는 것이다. 복원된 남북관계를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역할이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실행이 중요한데. “방역사업도 좋지만 이산가족 상봉도 명분이 좋다. 내 경험으로는 북한의 이득이 있어야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 과거엔 쌀과 비료였다. 2000년 6월 15일 이후 노무현 정부 말년까지 8년간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16번이나 했다. 비결은 쌀과 비료가 일정하게 간 것이다. 이산가족 사업을 한다면서 북한이 손해는 안 나게 해 줘야 한다. 왜 손해인가 하면 우리는 있는 옷 입고 상봉장에 나가면 되지만 저쪽은 옷을 다 해 입혀야 한다. 사람 찾는데도 우리는 행정 전산화로 수월한데 북쪽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야 한다. 행정력이 엄청 동원된다. 남한이 보낸 200명 명단 가운데 100명 확인하는 데도 힘이 든다. 실비는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울러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에 맞춰 준공하려는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건물만 지으면 뭐 하나, 기자재도 들어가야 한다. 그런 걸 인도적 사업으로 분류해 유엔 승인이 필요하다고 호소해야 한다. 식량 지원도 묶어서 대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대북 라인이 아직은 가동이 될 건데 북한에 미리 ‘이런 제안이 나가는데 깊은 뜻이 있는 거다. 이거 되면 줄줄이 여러 가지가 나오게 돼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특사 파견 말이 나온다. “못 할 건 없지만, 개성 남북연락소 폭파에 따른 국민 정서를 생각한다면 국민 절반 가까이를 대변하는 보수 언론으로부터 상당히 비판받을 것이다. 특사 파견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물밑 예고를 통해 끌어내는 게 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어느 쪽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이로울 것이라 보는가. “둘 다 비슷하다. 트럼프가 처음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때는 그가 대통령인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얘기해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얘기는 트럼프에서 끝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는 없었던 일이 됐다.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모두 대통령을 왕따시키고 과거 선비핵화 논리로 북한을 압박했던 대북 정책 코드가 부활했다. 바이든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원 원장은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다. “리선권 외무상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대화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했고, 7월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새판을 짤 용의가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안 나가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선 전에 새판을 짤 용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냅백(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항을 넣은 스몰딜의 가능성은. “빅딜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스몰딜로 시작해서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라는 북한식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가자는 합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한미 협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북한은 올해 1월 1일 ‘머지않아 세상은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북한이 미 대선 전까지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지킬 것이라 보는가. “지난달 27일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보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핵 억제력을 과시하거나 쓸 필요가 없다고 난 해석했다. 새 전략 무기를 선보인다는 말을 뒤집거나 보류시킨 것이다.” -한국의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내년 하반기 이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통일부 장관이 마중물을 잘 부어서 북한에 기대를 주고 인도적 사업이나 생명공동체 사업을 통해 물꼬를 트면 미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 맞춰 다시 한번 북미의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올해 안이라면 시간이 별로 없어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굿캅, 배드캅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굿캅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열어 두고 있다고 본다. 김여정은 소관이 분명치 않은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그전에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는데 소관이 분명치 않은 사람이 대남 사업까지 총괄하는 걸 보면 조선노동당에서 제일 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아닌가 추정한다. 조직지도부가 센 것은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일성 주석 생전에 소관을 밝히지 않은 제1부부장이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정치적 이해공동체다.” -한미워킹그룹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족쇄인 줄 모르고 우리가 뒤집어썼다. 순기능이 있다지만 역기능이 대부분이다. 2인 3각의 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없애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기 전에는 어렵다. 통일부는 워킹그룹 밖에서 할 테니 외교부는 미국 가져가지 말라고 치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사실상의 무력화, 그 방법밖에 없다. 미국도 감내해야 한다.” -이인영 장관이 돌파할 수 있을까. “학생운동했던 기분으로 해 줬으면 좋겠다. 미국이 시비 걸지 않도록 이 장관이 치고 나가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정세현은 누구 1945년 중국 헤이룽장성(북만주)에서 출생, 해방 후 귀국해 전북 임실에서 성장했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정치학 박사. 통일부 직원 출신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석좌교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원광대 총장을 거쳐 2019년 9월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저서로는 ‘모택동의 국제정치사상’, ‘담대한 여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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