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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미국 편을 든 캐나다·호주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보복조치를 단행한 반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중국의 핵심이익을 훼손하려는 미국·프랑스에 대해서는 그저 말폭탄만 날릴뿐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겸 최고재무관리자(CFO)의 재판 문제로 캐나다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캐나다에 대해 ‘보복’의 칼을 다시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인민검찰원은 19일 캐나다 국적의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베이징(北京)시 인민검찰원 제2분원도 이날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에 대해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캐나다산 수입 목재에서 해충을 발견한 중국 항만 당국이 캐나다 측에 관련 조사와 해결 방안을 요구했다”고 밝혀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2018년 12월 1일 이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멍 부회장을 넘겨받아 미국에서 대 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을 재판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후 한 달간 자국내 캐나다인 13명을 구금한데 이어 코브릭과 스페이버를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하는 등 캐나다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지난해 1월에는 마약밀매 혐의로 2016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캐나다인에게 재심에서 오히려 사형을 선고했다. 3월에는 해충을 이유로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을 막았고,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입도 잠정 중단하는 등 보복 조치를 전방위로 확대했다. 이에 분노한 캐나다가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하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멍 부회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더욱이 그가 지난달 27일 캐나다 법원으로부터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여부와 관련한 재판에서 불리한 결정을 받자, 중국 정부는 캐나다에 대해 공격 수위를 높였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은 이번 판결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를 미국의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양국의 이 같은 상황 등을 감안하면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캐나다산 목재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중국은 호주에 대해서도 보복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 법원은 7년 전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힌 호주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호주에 육류와 곡물 등 수입 제한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보복적 제재를 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호주 국민의 생명까지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국적 50대 남성 캠 길레스피는 2013년 12월 홍콩 북서쪽에 있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국제공항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짐에서 7.5kg이 넘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호주와의 관계가 좋았던 덕분에 이 재판은 7년 간 결론을 내지 않고 미적거렸다. 중국과 호주는 좋은 교역 파트너였던 까닭이다. 호주는 중국에 철광석을 비롯해 천연가스, 석탄 등을 수출하고 중국인 유학생과 관광객 역시 호주의 큰 수입원이다. 지난해에는 140만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호주를 방문해 전체 여행객의 15%를 차지했으며 호주에서 유학하는 중국인 학생 수도 전체 유학생의 38%인 260만명에 이른다. 양국은 특히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경제 친선관계를 구축하면서 호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18년 34.7%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2017년 말 두나라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호주 정부가 잇따라 자국내 안보 침해을 이유로 중국견제론을 제기한 탓이다. 갈등에 불을 지핀 사건은 맬컴 턴불 당시 총리가 중국을 겨냥해 호주 정치에 영향을 주려고 전례 없이 교묘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당에 대한 외국의 기부행위 금지 및 로비스트 등록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턴불 총리의 발언이 양국 협력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이에 호주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함께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며,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에 동참하는 바람에 중국 정부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애덤 니 호주 중국정책센터소장은 “중국은 호주를 일부 이슈에서 미국의 대리인으로 여긴다”며 “호주를 벌주는 것은 호주의 태도를 바꾸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른 동맹과 파트너에 일종이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4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스콧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기원을 밝히는) 조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중국이 그동안 내놓은 것과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며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중국을 분노케 했다. 화가 꼭두까지 치민 중국은 호주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소고기 수입을 부분 중단했고 호주산 보리에 대해 최대 80%까지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사실상 수출하지 말라는 얘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관광과 무역, 교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호주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모든 보복 조치를 동원하고 온갖 비방을 쏟아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장은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微博)를 통해 “호주는 늘 말썽을 일으킨다”며 “마치 중국 신발 밑에 달라붙어 있는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을 찾아 문질러야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런 와중에 광저우 법원은 길레스피에 사형을 선고했고 그의 전 재산을 몰수했다. 판결 취지는 물론 판결에 대한 다른 결과는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핑계로 중국 정부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미국보다는 엉뚱한 호주를 더 압박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7년 한국에게 가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그대로 호주를 겨냥한 모양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소고기와 보리, 관광, 교육에 이어 아마도 다음(공격 대상)은 석탄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중국이 프랑스와 미국에 대하는 태도는 흐물흐물한 듯하다. 프랑스와 미국이 대만에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말폭탄을 터뜨리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보복 조치를 내놓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프랑스의 방산기업 DCI는 8억 대만달러(약 327억원) 규모의 다게(DAGAIE)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를 대만군에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발사기는 대만이 1991년 프랑스로부터 사들인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프리깃함)에 장착해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교란장치를 발사해 공격을 피하는 방어무기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는 대만과의 모든 무기판매나 군사 교류에 반대한다”며 “프랑스에 대만으로의 무기수출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며 프랑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중국과 프랑스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존중하며 팬데믹(세계적 유행병)과의 싸움에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호주와 캐나다에 즉각 ‘차이나 불링’(China Bullying·중국의 약자 괴롭히기)에 들어간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지난달 20일 대만에 어뢰 등 1억 8000만 달러(약 2177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해 공식 SNS인 웨이신(微信)을 통해 “미국의 행위는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자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며 거세세 반발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스라엘에게 손 내민 UAE “서안지구 합병 철회 땐 협력”

    이스라엘에게 손 내민 UAE “서안지구 합병 철회 땐 협력”

    아랍권 대다수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가 관계 개선의 신호를 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 계획을 철회하면 UAE는 이스라엘과 경제와 안보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에 주재하는 UEA 대사인 유세프 알오타이바는 12일(현지시간) 중동 국가의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에서 발간되는 히브리어 신문에 양국이 국방을 포함해 더 긴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고를 게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그는 기고에서 “(UAE는) 항공과 물류, 미디어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중동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안지구를 합병하면 아랍 세계 및 UAE와의 안보 및 경제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스라엘의 기대는 확실히 그리고 즉시 끝나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달부터 서안지구 합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한 오만과 이집트를 제외한 아랍권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이스라엘과 아랍의 관계가 두터워지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UAE 대사의 기고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놀라워했다. 리오르 하이아트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로 “히브리어로 (기고를) 읽어 놀랍다”며 “평화는 중동 전체를 위한 기회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미국의 평화 구상이 이런 이상을 실현할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팔레스타인 구호 물품을 실은 UAE 화물기 2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제공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UAE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 항공’이 그대로 노출된 비행기가 이스라엘에 도착한 것은 처음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도와 중국의 ‘라다크 드잡이’, 네팔의 지도 한 장 때문?

    인도와 중국의 ‘라다크 드잡이’, 네팔의 지도 한 장 때문?

    지도 한 장 때문에 인구 대국인 두 나라가 아웅다웅하고 있다. 네팔 의회는 이번 주 안에 인도와 접경을 이루며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세 마을을 영토에 편입시키는 새 지도를 공식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마을은 히말라야 산골에 자리하고 있어 언뜻 별다른 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두 나라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인도가 네팔 북서부에 자리해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는 라다크로 연결되는 도로를 확포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이들 지역을 자기네 땅으로 수정한 지도를 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간) 두 나라 병사들이 주먹다짐을 벌이고 몇 주에 걸쳐 대치하기까지 했다. 두 나라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된 네팔 국민들 역시 분노하며 인도가 주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현지시간) 갈등의 씨앗부터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네팔과 인도는1880㎞에 이르는 국경을 자유로이 개방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경의 98%를 획정했지만 리풀레크 패스, 네팔 서쪽과 경계를 이루는 칼라파니, 림피야두라를 어느 쪽에 둘지를 놓고 계속 다투고 있다. 세 지역을 합쳐봐야 370㎢에 그친다. 네팔 관리들은 리풀레크 패스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와 중국 티베트 지역을 잇는 관문이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지난해 11월 공표한 새 지도에는 인도령 카슈미르를 잠무와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한 뒤 슬쩍 네팔과 분쟁을 하는 지역 몇 군데를 슬쩍 영토로 들여놓았다. 네팔 외무부의 프라딥 갸왈리는 방송에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은 쌍무 조약에 의해 규정된다는 데 우리도 동의한다. 어떤 일방적인 행동으로도 현 위치에 대한 주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816년 수갈리 조약 이후 네팔 서부와 인도 국경을 규정한 어떤 조약도 없었다며 그 조약에 따르면 이들 세 지역은 명백히 네팔 소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수정된 지도를 배포했고, 인도는 뒤에서 중국이 조종한다며 강하게 받아치고 있다. 204년 전 세굴리 조약은 영국 동인도 회사를 상대로 봉기한 네팔 민중이 패퇴하면서 맺은 굴욕적인 조약이다. 칼리 강의 발원지를 국경으로 삼자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두 나라가 발원지를 다르게 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정확한 계측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몇년에 걸쳐 주장했는데 네팔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공박했다. 문제는 지난 60년 동안 이들 지역은 확실히 인도 관할이었으며 이곳에 사는 사람들 역시 인도인으로 세금도 내고, 투표도 했다는 점이다. 네팔은 이에 대해 수십년 마오이스트 게릴라가 활동한 지역이라 자신들이 인도와 관할권을 다툴 겨를이 없어서 그랬지, 자신들의 땅임은 분명하다고 반박한다. 네팔은 과거에 철저히 인도에 의지했지만 서서히 중국의 투자와 원조, 차관에 의지하면서 기울어지고 있다. 중국 역시 일대일로의 주요 파트너로 여기며 네팔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비쳐왔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1996년 장쩌민 이후 처음으로 네팔을 방문해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격상시키자고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1962년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은 인도로서도 리풀레크 패스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 중국군이 침공할 길목이 되도록 놔둘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라지나스 싱 국방장관이 이곳에 이르는 80㎞ 구간을 확포장해 카일라스 산을 신성시해 순례하는 힌두교도들의 여행 편의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네팔 수도 카트만두 주재 인도 대사관에 시위대가 몰려가 패스에서 인도군이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해시태그 #물러나라인도(Backoffindia)가 등장했다. 네팔 측량국장을 지낸 부디 나라얀 슈레스타는 “1976년 우리가 펴낸 상세한 지도에는 리풀레크 패스와 칼라파니 지역이 우리 영토로 표기돼 있다. 림피야두라만 빠졌는데 그건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렇잖아도 네팔인들의 인도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다. 2015년에도 소수민족인 마데시 공동체가 봉기를 일으키자 인도는 5개월 동안 상품 수송을 막아버렸다. 인도 당국은 경제 봉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네팔인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그해 지진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마저 막았다고 네팔인들은 믿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외교부는 인도와 네팔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어떤 일방적인 행동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네팔 의회가 새 지도를 승인하면, 인도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모른척할 수가 없게 된다. 해서 두 나라 전직 외교관들은 델리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경황이 없겠지만 화상회의라도 해서 네팔에 실질적인 성과를 건네고 이들 지역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이상적인 해결 방안으로 거론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방송은 진단했다. 만약 인도가 아무 것도 건네지 않고 네팔에 대한 영향력만 키우려 한다면 반인도 감정은 더 나빠질 것이며 인도와 중국의 적대 관계를 활용해 더 많은 이득을 챙기려 할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라다크의 봄’ 원하는 印… 힘만 과시하는 中

    ‘라다크의 봄’ 원하는 印… 힘만 과시하는 中

    반세기 넘게 이어진 국경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은 중국과 인도가 최근 불거진 라다크 지역의 국지전을 평화적으로 풀겠다고 선언했다. 인도가 자국 영토를 침범한 중국과 ‘대화를 통한 해결’ 의사를 피력한 것은 ‘전면전은 힘에 부친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두 나라는 합의에 따라 접경지역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라다크의 평화를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지난달 5일 라다크에서 양국 군인 250명이 난투극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틀간 이어진 총격전과 투석전으로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흘 뒤에는 라다크에서 1200㎞ 떨어진 시킴에서 재차 충돌했다. 그러자 중국군은 인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으로 병력 5000여명을 들여 보냈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국경 지대에 1만명을 배치해 긴장감이 커졌다. 어느 나라나 자기 영토에 다른 나라 병력이 들어오면 무력으로 격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인도가 대화를 강조한 것은 중국과의 정면 대결이 역부족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아키 베리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인도가 미국과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에 맞설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껏 기세를 올렸다.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양국의 군사회담이 열린 지난 6일 중국중앙(CC)TV는 중국군 기동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후베이성에서 출발한 중국공군이 수천㎞ 떨어진 서북 지역 고원지대로 이동했다고 소개됐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인도를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3500㎞ 가까이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1993년 평화협정 체결 뒤로 심각한 충돌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란 경찰 총격으로 차량에 불, 아프간 소년의 절규 ‘#물좀주세요’

    이란 경찰 총격으로 차량에 불, 아프간 소년의 절규 ‘#물좀주세요’

    “물 좀 주세요. 내 몸이 타고 있어요.”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년은 이란 국경 경비요원들이 총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한 차량 건너편 갓길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이란 중부 아프간과 국경을 이루는 야즈드 지역에서 벌어진 참변에 3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친 가운데 아프간 국민들이 소년의 외침을 해시태그로 사용해 이란 공권력을 규탄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 국경 경비요원들이 45명의 아프간 난민을 강가에 세워두고 총구를 겨눠 강으로 뛰어들게 해 모두 목숨을 잃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한달 뒤에 끔찍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아흐마드 타라호미 야즈드 부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차량이 마약이나 불법 입국자들을 태운 것으로 경관들이 의심해 검문을 하려 했는데 차량이 검문에 응하지 않고 계속 달리자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타이어를 맞혔는데 차량이 타이어 휠만으로도 계속 달리는 바람에 불꽃이 일어난 것이 화재의 발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외무부는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동영상을 보면 참혹한 시신이 눈에 띄고, 차량 트렁크에도 불에 탄 시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압둘 가푸어 리왈 테헤란 주재 아프간 대사는 자국 대표단이 파견돼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날 BBC에 털어놓았다. 아울러 3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란 체류 아프간 난민들이 제대로 대우 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권 변호사 알리 누리는 “이란은 아프간 난민들을 죽일 권위가 없다. 국경을 닫거나 모든 아프간 인을 축출하면 되지 죽여선 안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일부 아프간 인들은 최근 미국에서 이어지는 경찰 폭력 반대 시위를 연결했다. 자비드 아흐마드 카엠 중국 주재 아프간 대사는 “소년은 물 좀 달라고 절규하는데 누구도 주지 않았다. 그는 화상을 입었다. 인간애는 어디 있나? #부끄러운일(shameful)”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활동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하미드 핫산드는 “아프간 인들은 이란 정권에 의해 불태워져 죽고 강물에 던져졌다. 이란에서도 매주 수십명의 아프간 인들이 #조지플로이드(GeorgeFloyd)가 되고 있다. 이란 정권의 인권 침해는 매우 위험한 지경”이라고 트윗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방위비 불만’ 트럼프, 독일주둔 미군 9500명 철수 명령

    ‘방위비 불만’ 트럼프, 독일주둔 미군 9500명 철수 명령

    독일 정치권, 미군 감축 보도에 우려·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한 수천 명의 미군을 오는 9월까지 감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독일의 긴장 관계와 군사비 지출을 둘러싼 이견을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일부는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한국 등 동맹들을 걱정하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의 바데풀 의원은 “(자국 주둔 미군 감축)그 계획은 다시 한번 트럼프 행정부가 지도자의 기본적인 임무, 즉 동맹국이 의사 결정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을 무시한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단합은 모든 동맹국에 이롭지만, 불협화음은 러시아와 중국만 이롭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민당 소속인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역시 “유감스럽다”며 “미군 감축이 필요한 사실에 근거를 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미군을 9천500명 가까이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독일 주둔 미군 규모가 현재의 3만45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고 전했다. 병력 중 일부는 폴란드와 다른 동맹국에 재배치되고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이번 작업을 수 개월간 해왔고, 이 지시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명한 ‘각서’(memorandum)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백악관 존 울리엇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현 시점에 어떤 발표는 없지만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으로서 미군과 해외 주둔을 위해 최상의 태세를 계속 재평가한다”고만 밝혔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독일의 긴장 관계와 군사비 지출을 둘러싼 이견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외무부는 이번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국익·美中관계 사이…시험대 오른 文외교

    국익·美中관계 사이…시험대 오른 文외교

    문재인 대통령이 올 하반기 확대된 형태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동시 추진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G2(미중) 간 외교·경제 전쟁의 복판에서 국익과 국격을 극대화하는 기회 요인이 분명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공들여 온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위험 요인도 공존한다. 중국은 즉각 미국이 한국 등을 초청, G7을 확대하려는 데 대해 ‘중국 왕따 시도는 안 된다’며 견제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의 의제로 ‘중국의 미래’를 언급하며 반(反)중국 전선 구축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초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익을 극대화하고 세계질서 선도 국가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G7의 옵서버로 가는 게 아니라 G11·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며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면서 “국격 상승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G7 정상회의에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정상을 초청한 데 대해 “중국을 왕따시키는 것은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표출했다. 이어 “중국은 일관되게 어떤 국제조직과 국제회의를 막론하고 모두 각국의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면서 “다자주의 수호, 세계 평화와 발전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G7 초청을 받은 러시아의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중국의 참여 없이는 전 지구적 중요 구상들을 이행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반중국 연대 구축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한국의 G7 참여에 직접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G7이 반중국 연대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만큼 정부가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는 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의 방한을 방미 전 성사시켜 한중 관계를 사드 갈등 이전으로 오롯이 돌려놓는다면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당초 한중은 상반기 방한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지난달 한중 정상 통화에서 시 주석은 “올해 안에 방한하는 데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회의 시기는 9월쯤이지만 코로나 상황 전개에 따라 유동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9월로 밝힌 상황이고, 안 될 경우 연내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먼저 시 주석 방한을 통해 한중 관계는 물론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경제 실리를 다진 뒤 G7에 갈 필요가 있다”며 “시기적으로 G7이 먼저라면 한국이 코로나 방역과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중국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속보] 러시아 “G7 확대, 중국 참여 없인 의미없어”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가국을 확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국 등의 참여 없는 모임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우리는 현재의 G7이 아주 낡은 모임이고 세계정세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으며 그러한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덴마크-노르웨이 “6월 15일부터 국경 자유로이 왕래” 스웨덴 쏙 빼

    덴마크-노르웨이 “6월 15일부터 국경 자유로이 왕래” 스웨덴 쏙 빼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다음달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상대 국가 관광객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집단면역 실험에 실패하며 스칸디나비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4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스웨덴은 역시나 쏙 뺐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29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합동 동영상 기자회견을 통해 두 나라 국민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독일과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여러 제한을 두긴 해도 역시나 입국이 허용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감염자가 3만 6476명에 이르는 스웨덴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덴마크는 감염자가 1만 1793명, 사망자가 568명으로 집계됐다. 수도 코펜하겐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해 여행이 허용된 나라 출신 여행객들은 이 도시에서 머무르면 안되며 덴마크인들은 노르웨이를 자유롭게 여행한 뒤 귀국해도 격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 때문에 많은 덴마크인들은 남부 유럽으로 휴가 여행을 떠날 날이 임박했다고 들떠했는데 제페 코포드 외무부 장관은 나중에 허용되면 인구 75만 이상의 대도시를 피하고 지방 도시들만 돌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너무 갑자기 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이뤄놓은 모든 것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나라 감염자는 8422명, 사망자는 236명이다. 덴마크는 스웨덴과 저유명한 세계 최장 현수교로 연결된 외레순드 지방을 공유하는 등 경제적으로 밀접하다. 더욱이 두 나라는 EU에 나란히 가입해 있고 노르웨이는 가입하지 않았다. 스웨덴 인구는 1020만명, 덴마크 580만명, 노르웨이 540만명으로 세 나라 합쳐2100만이 조금 넘는다.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스웨덴 정부와 협상을 계속해 외레순드 지방의 국경 이동을 부분적으로 푸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번 주 초에 노르딕 국가들끼리 국경을 개방하는 데 스웨덴을 빼놓으면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며, 건강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자국 텔레비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은 노르딕 국가들의 공통 해결책을 희망하지만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해 3국은 감염병 위험이 덜한 이웃 국가끼리 자유롭게 왕래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EU 안에서 최초로 이뤄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그리스 “6월 15일부터 관광객 받고, 7월에는 전세기 운항 허용”

    그리스 “6월 15일부터 관광객 받고, 7월에는 전세기 운항 허용”

    그리스 정부가 다음달 중순에 여행 시즌을 시작하고 7월에 유명 관광지에 국제 전세기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20일(이하 현지시간)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여행 시즌이 호텔들이 문을 다시 여는 6월 15일 시작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이번 여름을 (코로나19) 위기의 에필로그로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그리스 경제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 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줬는데 마침 이날 유럽연합(EU) 관광장관들은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유럽 관광을 빨리 전면적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초타키스 총리가 가장 먼저 관광 재개 의사를 천명했다. 물론 그 역시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계속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전과 신뢰, 건강 삼박자를 보장할 수 있을 만큼 감염병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는 (관광 대국으로서의) 대단한 명성을 갖고 있다”며 “모든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에서 위생 방패, 환대하는 제우스가 고양시킨 우리의 열정을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21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그리스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850명, 사망자는 166명으로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 낮은 편이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우리는 건강 전투에서 승리한 것처럼 경제 전쟁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객을 더 불러 모으기 위해 그리스는 항공, 버스, 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 이용객에 부과되던 부가가치세를 24%에서 13%로 인하하기로 했다. 지중해의 유명 관관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 샘플 검사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모든 여행객에 가능한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유럽 여러 나라와 여행 시즌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다음달 1일부터 증상이 없는 자국민이 그리스와 세르비아로부터 업무나 가족을 만나러 입국하면 격리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 나라 외무부는 다음달 15일부터는 세 나라의 상호협정을 모든 나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 역시 다음달 3일부터 국내 모든 공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날 하루만 665명의 감염 환자와 161명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지만 중환자실 수용 인원은 676명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반면 슬로베니아는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면 200 유로(약 27만원)의 바우처(상품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관광장관들은 홈페이지를 공동 구축해 회원국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에 관한 정보를 여행객들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몰타,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 등 11개국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칙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또 회원국 여행자들은 격리되지 않아야 하며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도 합의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반박’ 두웨이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 관저서 숨진 채 발견

    ‘美 반박’ 두웨이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 관저서 숨진 채 발견

    美폼페이오, 이스라엘 다녀간 뒤 숨져 의혹 제기폼페이오 “中, 코로나 정보 은폐해 다른 나라 피해” 두웨이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가 17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북부 헤르즐리야 지역의 대사 관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이스라엘 외무부가 발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의 관련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레츠·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대사는 이날 오전 텔아비브 서부 헤르츨리야에 있는 대사 관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발견됐을 때 침대에 누워있었고, 외상과 같은 물리적 흔적은 없었다면서 자연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지 육군 라디오 방송은 아직 폭력 사건의 징후는 나오지 않았으며, 두 대사가 심장마비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두 대사의 사인과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58세인 두 대사는 올해 2월 15일 이스라엘에 부임했으며 가족은 이스라엘에 함께 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두 대사 “중국 책임감 있고 법 지키는 믿을만한 나라”美 폼페이오 이스라엘서 中 비판하자 반박 기고문도 두 대사는 공교롭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을 찾아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은폐해 다른 나라가 더 피해를 봤다고 비난한 뒤 사망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이스라엘 중국대사관은 15일 이스라엘 일간지에 폼페이오 장관의 의혹 제기는 터무니없다면서 전염병 대유행은 음모론과 희생양을 찾으려는 어두운 심리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알 수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어 반박했다. 두 대사는 중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견제하는 미국을 겨냥해 지난달 이스라엘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책임감있고 법을 지키는 믿을 만한 나라다”라면서 “중국의 투자는 지정학적, 정치적 의도가 아니고 이스라엘의 안보도 위협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대사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설명하거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中, 대만에 무기 수출 프랑스에 “중불 관계 훼손” 경고

    대만이 프랑스산 무기 수입을 추진하자 중국이 프랑스에 계약을 취소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외교부는 프랑스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대만과의 무기 계약을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자오리? 대변인은 “대만과의 무기 거래를 추진하는 프랑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중불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무기 판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프랑스에서 무기를 구매하고자 2780만 달러(약 341억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대만군은 프랑스 방산기업 DCI로부터 8억 대만달러(328억원 상당) 규모의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 구매를 추진 중이다. 미사일 교란장치는 적이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 교란 장치를 발사해 공격을 피하는 방어무기다. 1991년 프랑스에서 구매한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프리깃함)에 장착하려는 것이다. 프랑스는 샤를 드골 대통령 재임 때인 1964년 미국을 추종하지 않는 독자 외교에 나서면서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대만과는 단교했다. 이후 대만은 대부분 미국산 무기를 채택했지만 프랑스로부터 1991년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을, 1992년에는 미라주 전투기 60대를 구입했다. 중국이 프랑스에 강하게 항의해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결국 프랑스는 1994년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했다. 중국의 항의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 모두가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존중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대만과 맺은 계약 사항을 존중하며 1994년 이후에도 이런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비난에 정면 대응을 피하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19 진단 키트’ 중국 기업에 당한 영국 정부…“환불 추진”

    ‘코로나19 진단 키트’ 중국 기업에 당한 영국 정부…“환불 추진”

    지난 달, 영국 정부가 중국 기업 2곳에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코로나19 가정용 진단 키트 200만개를 매입할 의향이 있느냐였다.가격은 2000만달러(243억원 상당). 조건은 두 가지로, 선불 지급과 구매자가 중국 공장에서 진단 키트를 가는 것이었다.가격은 높았고, 기술은 입증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잘 대처하라는 국민의 압력은 거셌다. 영국은 솔깃한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적어도 2주 뒤에는 약국에서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0일 “임신 검사처럼 간단히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그런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진단 키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옥스퍼드대학 실험실에 조사한 결과 정확성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단 키트 50만개는 창고에 먼저를 쓴 채 쌓여있다. 비슷한 가격에 샀던 또다른 150만개는 뜯지도 않은 채 방치되 있다. 당혹한 영국 공무원들은 적어도 돈을 되받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보건부 대변인은 진단 키트의 최소한 숫자를 주문했고, 돈을 돌려받고자 하다고 밝히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이 중국 기업의 항체 진단 키트에 도박을 건 것은 코로나19 대응에 늦어지면서 국민적 분노와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독일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하루 5만명을 검사하다 요즘엔 12만명으로 늘렸다. 반면 영국은 하루 2만명이 되지 못한다. 영국 공무원들을 4월 말까지 하루 10만명, 그 이후엔 25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은 수십만개의 진단 키트를 제조할 공장들이 있지만 영국은 이런 공장이 부족한 탓에 검사 능력을 높이고자하다 중국 기업에 당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기업들에게 이런 물자의 해외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했고, 부유한 산유국들은 입찰 형식으로 참여하면서 가격을 높여놓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된 중국 기업 올테스트바이오테크와 완도포는 “제품은 유럽연합(EU)이 설정한 보건·안전·환경 기준에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중국에 이런 회사가 존재하는지, 그들이 생산 제품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외교관을 중국에 급히 파견하는 한편 보건 공무원들은 서류상의 명세서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두 회사는 그러나 가격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NYT가 전했다.영국이 진단 키트 문제를 표면화하자, 이들 중국 기업은 기타의 용도에 대해 영국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이 오해했거나 과장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완도포는 환구시보를 통해 “자사 제품은 이미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보충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올테스트바이오테크는 자사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진단기는 환자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의료인들만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일을 겪은 지난달 29일 존슨 총리는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처리에 분노한다며 회웨이와 단절을 암시했다. 총리 자신도 코로나19로 확진판정을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6일 기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4517명이 증가한 10만 3093명, 사망자는 861명이 늘어난 1만 3729명을 기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글로벌 In&Out] 소련 군정기 북한 보건제도의 발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소련 군정기 북한 보건제도의 발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북한 당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국민은 물론이고 외국 외교관들도 엄격한 검사를 한 후 수십 일간의 검역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에서 외교우편, 약품 등을 전달하러 북한에 파견한 외무부 직원들은 도착 직후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고 러시아어 라디오조차 들을 수 없는, 외부로부터 거의 완전히 고립된 환경에서 30일간의 검역을 받았고 4월 8일에야 평양에 도착했다고 지난 9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밝혔다. 이러한 감염예방조치는 일정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북한 지도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치료하기 어려운 병 앞에서 북한 보건제도가 비교적 약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1945년 해방 직후 소련 군정에 의해 새로 도입된 북한의 보건제도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 전면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고 치료하는 진보적 보건제도로 발족했다. 이번에는 소련 자료를 통해 북한의 보건 제도 수립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본군을 격파하고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원래 북한 당국과 협력하면서 소련과 미국에 대해 중립적인 정부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려 했으며 북한에 새로운 정권이나 제도를 도입할 계획은 없었다. 9월에 스탈린이 소비에트 제도를 도입하지 말고 부르주아민주주의 정부의 수립을 지원하라는 지령을 하달함으로써 이를 더욱 명백하게 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치 지도부의 구상과 많이 달랐으며 특히 일제가 북한에서 세운 보건제도가 더욱 그랬다. 소련 민정청의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에 전염병이 계속 유행하고 있었다. 소련군이 확보한 일제 자료에 따르면 1940년 결핵 발병률은 1924년 발병률의 3배였고 장티푸스 발병률은 1912년의 6배, 이질(痢疾)은 2배였다고 한다. 그리고 일제가 세운 보건제도가 일본인과 부유층의 조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인 전문의사가 거의 없었으며 해방 직후 많은 일본인이 남쪽으로 도망갔기 때문에 북한 병원의 전문인력은 극히 부족했으며 치료비가 비쌌기 때문에 환자들이 전문가 대신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전통 의사들에게 의존했다. 한마디로 북한의 보건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소련군은 각종 조치를 취했다. 가장 먼저 남한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콜레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 수를 늘려 나갔다. 소련군 진주 직후 19개 병원에 686개의 병상이 있던 북한은 1946년 말 85개 국영병원에 2031개 병상을 보유하게 됐다. 1947년 말에는 133개 국영병원에 총 3412개의 병상이 있었다고 소련군이 보고하였다. 그 외 전염병 전용 병원은 10개, 산부인과 전문 병원은 1개, 결핵 병원은 2개가 새롭게 건설?다.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수도 1945년 약 9500명에서 1948년 7만 15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의료간부의 문제도 해결되기 시작했다. 소련군과 소련정부, 소련 적십자사의 지원 아래 3개 의과대학을 개설했고 본격적으로 전문적 의사간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1946년에 소련군의 지원을 받아 북한 당국은 위생·미생학 실험실, 세균학 및 미생물학 연구원 등을 설치해 전염병에 대한 연구, 치료, 그리고 건강한 생활 방식의 선전에 나섰다. 1948년 북한을 떠난 소련 민정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보건제도를 평가하면서 현재 바른 방향으로 발전됐으나 위생·방역 등의 분야에서 쇄국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들, 특히 소련과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계기로 자력갱생도 좋지만 상호협력, 즉 부분적으로라도 개방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고 한 과거 소련군 장교의 말을 회고했으면 좋겠다.
  • 인도, 트럼프가 간절히 원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주겠다는데

    인도, 트럼프가 간절히 원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주겠다는데

     인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비축량을 늘리게 도와달라고 간청도 하고 겁박도 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비슷한 것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의 주장이 있다.  인도 외무부는 7일(이하 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파라세타몰 제제 가운데 “적절한 양”을 나눠주겠다면서 특히 “팬데믹(대유행)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나라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과학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게임 체인저”니 해가며 2900만정을 확보했느니 떠들어대는 것도 이상한 대목이었다. 그는 전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에도 만약 인도가 이틀 전에 공표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보복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놓는 상식 밖의 발언을 했다.  그런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앞서 의료 여건이 열악한 인도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도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상황이었다. 그것도 정부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수출을 “어떤 예외도 없이” 금지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어서 더욱 문제가 됐다. 개인적으로 친하고 얼마 전 국빈 방문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간청한다는 이유만으로 선의를 베풀 수 있다고 밝힌 것이었다.  당연히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인도가 미국을 도울 위치에 있는지, 도대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인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으며 그렇게 비싼 약도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치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구입과 이용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됐다. 인도 정부가 지난 4일 전면 수출 금지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7일 오전 9시 39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4778명, 사망자는 136명이다. 그런데 전면 수출 금지를 결정한 이틀 전만 해도 3666명, 100명 밖에 되지 않았다.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 보건부도 이르면 7일 국내 소비량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 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제조하는 인도는 다른 나라를 도울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인도 제약협회의 아쇼크 쿠마르 마단은 “인도는 글로벌 시장과 내수를 모두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다. 물론 국내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겠지만 우리는 능력이 된다”고 BBC에 장담했다.  그는 아울러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제조할 때 들어가는 API 성분의 수출을 중국이 막고 있다는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마단은 인도가 필요로 하는 API의 70% 정도가 중국에서 수입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해상으로든 공중으로든” 중국에서 계속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에 대해서는 전날 백악관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이나 연방정부 논의 과정에도 여러 차례 이견이 표출됐고 국내에도 어느 정도 소개됐다. 어떤 위중한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었고, 어떤 다른 위중한 환자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거나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까지 관찰됐다는 것이다. 제임스 갤러거 BBC 건강전문 기자는 “실험실 연구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일부 도움이 됐다는 일화적인(anecdotal) 증거가 약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환자에게 이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임상 시험 결과가 없다. 이제 중국, 미국, 영국, 스페인에서 진행 중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 일부 성급한 환자들은 스스로 찾아 먹고 끔찍한 변을 당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스러운 주장에 현혹돼 과다 복용해 숨지는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의학 전문 잡지 란셋(Lancet)에 실린 한 논문은 이 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용하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가 트럼프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언급이란 이유로 삭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웃돈 주고 우방국 마스크 가로채기… 서방국 의료장비 쟁탈전

    웃돈 주고 우방국 마스크 가로채기… 서방국 의료장비 쟁탈전

    獨 수입 마스크 20만개 행선지 美 변경 伊가던 中마스크 체코서 빼돌린 의혹 美, 3M 수출 중단 요구해 캐나다 발끈 마스크 등 의료물자 대란 앞에서 ‘내 코가 석 자’인 서구국가들이 동맹도 상도의도 집어던지고 있다. 당초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지 않다가 뒤늦게 입장을 바꾼 탓에 마스크 수량 확보가 시급한 국가들 사이에서 범죄조직에서나 있을 법한 가로채기와 험악한 언쟁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를린 주정부가 3M 중국 공장에서 수입하기로 한 마스크 20만개가 태국에서 행선지가 바뀌어 미국으로 갔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레이스 가이젤 주내무장관은 “대서양을 두고 마주 보고 있은 우방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를린 주정부는 독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항의해야 한다고 성토했지만 3M은 베를린 측 주장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국 내 상황이 진정되면서 해외로 의료장비를 보내는 중국의 물품이 중간에 가로채기를 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경유 과정에서 이웃국가로 향하는 물품을 일부러 압류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이탈리아 매체 라레푸블리카는 중국이 이탈리아로 보낸 마스크를 체코 정부가 중간에서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체코는 중국 기부품이라고 주장하며 이 중 10만개만 이탈리아에 넘겨줬고 나머지 38만개는 자국 병원에 배포했다. 우방끼리 웃돈을 주고 물량을 빼돌리는 얌체짓도 서슴지 않는다. 프랑스의 한 지방정부는 자신들이 미리 주문해 놓고 인도를 기다리던 마스크를 미국이 더 높은 가격을 불러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프랑스도 남 욕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 프랑스 또한 스웨덴의 한 업체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미리 주문한 물량을 가져왔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스웨덴 외무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약속된 수출도 막는 처사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기업 3M에 캐나다에 대한 마스크 수출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벌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는 의료용 장갑과 진단키트를 미국으로 수출하며 의료용 N95 마스크의 재료도 캐나다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캐나다 역시 보복카드가 있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유가 전쟁…트럼프 중재에도 “감산 협의 9일로 연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유가 전쟁…트럼프 중재에도 “감산 협의 9일로 연기”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국제유가 안정을 논의하고자 6일 열기로 한 긴급 화상회의가 9일로 미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유가 폭락을 진정시키고자 ‘치킨게임’ 당사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개입했지만, 이들의 갈등까지 봉합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OPEC+(OPEC과 10개 산유국 간 연대체) 긴급 화상회의가 9일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라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사태로 유가가 1분기에만 70% 가까이 떨어지자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중재해 성사됐다. 그러나 개회 직전 일정이 바뀌었다. 두 나라 간 감산 논의가 순탄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3일 “(지난달 6일) OPEC+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면서 “사우디가 (협상 실패 뒤) 산유량을 늘린 것은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미국)를 따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사우디 외무부는 다음날 국영 SPA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와 22개 산유국은 감산량을 늘리자고 러시아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반박하는 등 상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감산에 동참할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것도 회의가 미뤄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0만∼1500만 배럴 감산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이는 전 세계 산유량의 10%가 넘는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줄이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렵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을 선언하면 핵심 지지세력인 미 석유업계가 가만있을 리 없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원유 수입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한편,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5일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 등에 따르면 북미 셰일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 가격이 지난 3일 열량 단위(MMBtu·25만㎉를 내는 가스량)당 1.48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시장은 원유와 달리 OPEC 같은 국제 협의체가 없어 감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탈리아 사망자 6078명…“스위스 희생자 수 한국 추월”

    이탈리아 사망자 6078명…“스위스 희생자 수 한국 추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증가세가 조금 꺾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누적 사망자가 6000명을 넘겼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전국 누적 사망자 수가 60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602명이 늘어 11% 증가했는데 증가율로는 지난 19일 이후 가장 낮았다. 하루 사망자 수는 21일 79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날에는 651명으로 집계됐는데 일단 사흘 연속 줄어드는 모양새다. 누적 확진자는 4789명이 늘어 6만 3927명으로 파악됐다. 증가율 8%는 지난달 21일 첫 지역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로나19 사망자는 2182명으로, 전날보다 462명이 늘었다. 확진자는 3만 3089명이 됐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상 유례가 없는 이동금지령과 국경 통제, 군 병력 투입 등을 단행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만 전체 확진자의 3분의 1 수준인 1만 575명이 감염됐다. 마드리드 사망자는 전체의 58%다. 의료진 가운데 3910명이 감염돼 전체 확진자의 12%에 이르러 의료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은퇴한 의사와 간호사 1만 4000명과 의대·간호대생 등 5만 2000명 소집령을 내렸다. 폭증하는 병상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의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징발해 임시 병상도 대거 설치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1936~1939년 스페인 내전 이후 국가적으로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우리의 정신적 물질적 능력의 한계점까지 시험하는 상황이 곧 닥칠 것”이라고 국민들이 단단히 각오할 것을 당부했다. 스위스의 누적 사망자 수가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실시간 현황에 따르면 118명으로 집계돼 한국보다 7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이라면 지난 5일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불과 20일도 안돼 한국을 추월한 것이어서 놀라움을 안긴다. 누적 확진자는 8547명으로 한국(8961명)의 턱밑에 따라왔다.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한 달 만에 8000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이 통계는 연방 공중보건국의 이날 정오 집계와 차이가 있다. 공중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66명, 누적 감염자는 8060명이다. 영국 보건부는 이날 오전 9시(그리니치표준시·GMT) 확진자는 6650명으로 전날(5683명)보다 967명이 늘었다. 오후 1시 기준 사망자는 335명으로 전날(281명)보다 54명이 늘었다. 앞서 외무부는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자국민에게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한 모든 해외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영국올림픽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도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호주와 캐나다는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독일 총리실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이번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며칠 안에 다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65세로, 지난 20일 한 의사에게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맞았는데 나중에 의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럽 마스크·장갑 등 기초의료장비도 부족 대란…요실금패드까지 동원

    유럽 마스크·장갑 등 기초의료장비도 부족 대란…요실금패드까지 동원

    “의사들이 장갑도 없이 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유럽에서 마스크나 장갑, 방호복 같은 기초적인 의료장비가 부족해 대란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의료·보건기관에서 장비 지원을 호소하는 절박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의 보건노동자 약 4000명은 의료장비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한 이탈리아 의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소속된 병원의 의사들이 장갑도 없이 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방송 인터뷰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져 안타까움을 낳았다. 창궐에 대처할 용품들의 입찰에서도 유럽 각국의 절박한 처지를 엿볼 수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손 세정제 150만ℓ를 1500만 유로(약 205억원)에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ℓ에 10유로(약 1만 3000원)꼴이다. 코로나19의 초기 발병지인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는 손 세정제 25만L, 검체채취용 면봉 5만개, 마스크 50만개를 구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방독 마스크 6만 1000개를 구하면서 “극도로 긴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장의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장비 부족으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랭커셔 당국은 장의사들을 상대로 향후 모든 돌연사의 원인을 코로나19로 일단 상정하고 시신을 다루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그러한 시신의 입과 코도 수건, 쓰레기 봉투, 요실금 패드를 적당히 잘라 덮으라는 명령도 내렸다. 시신 수습, 매장, 화장 등에서 전례 없는 난제에 직면한 장의사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장의사인 루이스 윈터는 “마스크와 방호복이 부족한 상황에서 요양원이나 집에 들어가 수건이나 요실금 패드를 쓰라는 말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장의사들은 전염병 사망자를 다룰 때 필요한 시신 운반용 자루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유럽 간 연대도 사라졌다” 의료장비 부족에 전쟁통이 되자 개별국 차원에서는 연대의식이 고양된 면이 있으나 유럽 전체에는 각자도생 분위기가 퍼졌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부터 지원이 늦어지는 점에 불만을 토로하다가 결국 중국의 지원으로 눈을 돌렸다. 루이지 디 마지오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은 “마스크 1000만개가 필요하다”며 “중국에서 100만개가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돕고자 한다면 환영”이라며 “이탈리아는 지금 최전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구찌도 마스크 생산 동참…향수공장선 손 세정제 제조 국가적 차원의 위기 속에 기업들이 원래 업종과 관계없는 보호장구나 의료용품 생산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계속 들려오고 있다. 프랑스의 다국적 명품업체인 케링 SA는 자사 브랜드인 발렌시아가와 생로랑이 수술용 마스크를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링은 프랑스 보건당국의 허가가 떨어지면 바로 프랑스 병원에 공급할 마스크 제작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의 최대 브랜드인 구치도 이탈리아 보건당국으로부터 마스크 100만여개 이상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승인을 구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의 명품 대기업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지방시 화장품과 향수를 만들던 공장에서 손 세정제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의료장비 생산업체들에는 부하가 걸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의료기술 기업인 필립스는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핵심장비들의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필립스는 병원용 산소호흡기의 생산량을 8주 이내에 2배, 올해 3분기 말까지 4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존슨 영국 총리도 롤스로이스·포드·혼다 등 자국 내 생산기지가 있는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60여개 제조사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월 한바탕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중국에서는 애플 아이폰 제조 기업인 폭스콘이 생산라인 일부를 마스크 제조 라인으로 전환해 하루 100만개의 마스크를 찍어낸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코로나19로 사망 1천명 육박 ‘치명률 6.1%’

    이란, 코로나19로 사망 1천명 육박 ‘치명률 6.1%’

    이란 코로나19 사망자가 1천명에 육박했다. 이란 보건부는 17일(현지시간) 정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135명 증가해 988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지난달 19일 이란에서 처음으로 사망자 2명이 나온 이후 27일 만에 이 전염병으로 1천명 가까이 숨졌다. 이날 추가 사망자는 일일 증가 폭으로는 최다다. 사망자가 사흘 연속 100명 이상씩 늘어나면서 치명률도 6.1%로 높아졌다. 확진자는 1만6,169명으로 전날보다 1,178명 증가했다. 이란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는 중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누적 완치자는 5,389명(완치율 33.3%)이라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이란 보건당국은 그간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유럽에서 지원한 코로나19 검진키트를 사용했지만 다음주 안으로 이란 생명공학 회사 3곳에서 검진 키트가 대량생산된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코로나19의 자국 내 확산 방지를 위해 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조정위원회와 보건부 산하 국가과학위원회 등을 조직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응 조치를 수립,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확진자 치료를 위해 전국에 병원 수십 곳을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고 현재 35개의 전담 진단 시설에 20여개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봉쇄하려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관련 국가들과 유기적으로 공조하고 있다”라며 “WHO,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 국제기구가 제공하는 의료 물자 등의 국제 원조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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