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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시안(西安) 방문을 앞두고 체크한 일기예보는 여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이라고 알려줬다. 여행객에게 ‘날씨 흐림’은 반갑지 않은 동반자임에 분명하다. 북서부에 황토고원이 위치하고 황하가 아니었다면 건조한 이곳에 하필이면 여행 시기에 맞춰 비라니, 이번 여행 운은 나쁘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안에 도착하고, 워낙 건조한 지역이서 손님이 비를 몰고 오면 더 귀하고 반갑게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금세 우쭐한 기분이 됐다. 또 평소 같으면 아무리 진귀한 보물이 전시돼 있어도 화창한 날씨 탓에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들곤 했던 박물관 방문도 흔쾌히 즐기게 됐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서울사무소 02-773-0393, 산시성인민정부, 시안시인민정부, 2011시안세계국제원예박람회 www.expo2011.cn,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 여유(旅遊)는 여행과 관광을 뜻하는 중국어다. 중국어로는 ‘뤼요우’라고 발음한다. 중국국가여유국은 중국 중앙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여행 관련 업무 조직이며, 서울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으므로 이곳에 여행 관련 정보를 문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시안 항로를 주 4회(월·수·금·토요일) 운항하고 있다. 병마용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진시황을 지키는 병마용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기병이고, 한경제의 왕릉인 한양릉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궁정악사와 무희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왜 이것에 대해 언급하는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진시황은 무력을 통해 전국시대를 통일했으며, 강한 군대를 기반으로 한 통치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다른 국가와 달리 우위를 가진 기량이 다름 아닌 기병이었다. 한양릉의 주인인 경제는 한나라의 네 번째 황제로 국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특유의 문화예술이 발달하던 시기의 황제다. 이때의 힘을 바탕으로 한무제는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전성기를 누리고 됐다. 힘의 역사를 수호하는 병마용 “시엔양 가세요?” “아니요, 시안 가는데요.” 병마용 유적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에 앞서, 시안 출장길에 공항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고자 한다. 탑승카운터 직원이 위와 같이 물었을 때 동북지역 리야오닝(요녕)성의 성도인 선양(瀋陽, Shenyang)을 묻는 줄 알았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서울 간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그 직원은 시엔양이 시안의 국제공항임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았을 듯하다. ‘시안’은 산시(陝西, 섬서)성의 성도이자 중국 서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다 한자 발음인 ‘서안(西安)’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그나마 역사 시간에 배운 ‘서안사변(1936년 동북군 총사령관 장학량이 당시 국민당 총통이었던 장개석을 화청지에서 납치하고 감금했던 쿠데타)’이 떠오르는 이곳, 중국식 발음으로 ‘시안’이다. 과거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의 수도로 나라가 오래도록 평안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장안(長安)’이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수도를 비롯한 국가 경제·문화 중심이 동부의 베이징 등으로 옮겨온 것과 더불어 서쪽이 편안하라는 의미에서 ‘시안(西安)’이 됐다. 시안은 여전히 서부의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지만, 중부의 충칭(重慶)이나 남부의 광저우(廣州) 등과 같은 고층 빌딩은 찾아볼 수 없다. 흔히 ‘시안은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를 함부로 개발할 수 없고, 옛 건물들은 중소지방도시의 소박한 모습인 채로 수년이 흘러도 홀로 제자리다.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이는 그곳에는 넓디넓은 관중평야가 2,000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왕조가 바뀌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아방궁이나 대명궁과 같은 황제의 권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화려한 건축물들은 사라졌지만, 친숙한 중국여행의 이모티콘인 병마용과 무용(무희 등을 형상화한 인형) 등을 만날 수 있는 유적지들이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준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규모와 예스런 자태 등은 두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각각의 유물과 그것이 발견된 유적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시엔양(咸陽)’은 시안의 동북부에 위치하며 시엔양국제공항은 시안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다. 인천은 특수한 경우지만, 이와 같이 멀리 떨어진 곳에 공항을 건설한 이유는 시안 인근에 유적지가 워낙 많아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안과 시엔양국제공항 사이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다 발견한 유적지가 한양릉이다. 또한 시엔양은 진시황제가 다스린 진나라의 황궁이 위치한 곳이다. 시엔양은 관중평야에서도 위하의 하류 지역으로 여산을 끼고 있는 풍수지리가 좋은 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방궁은 시엔양 지역에 위치한 궁들 가운데 정무를 보는 정전(正殿)의 전전(前殿 )이다. 진나라의 시조는 본래 황하 하류 동해에 거주하던 동이족의 한 분파였는데, 후에 간쑤(甘肅)성의 동부로 이주해 유목민족 생활을 한다. 한족과 외모가 다르며 신체적으로 훨씬 체격조건이 우월한 편이었다. 역사서 <사기>에는 진시황릉의 지하궁전이 묘사돼 있다. 지상의 궁전을 본떠 만들었으며, 대량의 수은을 사용해 황하와 양자강을 조성하고 매일 진시황의 관이 중국 전역을 주유할 수 있도록 설비했다. 병마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74년에 린퉁(臨潼)의 농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병마용갱의 위치를 근거해, 인근 여산 토질에 수은 함량이 많은 점 등과 연계해 진시황릉의 위치를 파악하게 됐다. 오랫동안 밀폐된 공간에 있던 지하궁전 내의 수은이 공기와 접촉할 경우 대량의 독가스가 발생하기에 발굴을 미루고 있으나, 과학적인 조사에 따르면 그 내부의 모습이나 규모가 사기에 묘사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마용갱은 진시황릉과 1.5km 거리에 위치하며, 약 7,000여 개의 사람과 말의 토우가 매장돼 있다. 실제와 같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같은 모습이 없고 핏줄이나 근육 모양, 표정 등까지도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병마용은 모두 동쪽을 향해 있는데, 이는 궁전과 성의 문 위치 등도 동일하다. 이에 대해 동방을 숭상하는 종교를 가졌다거나, 동쪽 나라를 평정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 한양릉 병마용만 봐도 사람들은 진시황을 떠올린다. 서양의 드라큘라와 미이라만큼 동양의 대표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양릉에서 출품된 도용(도자기 형태로 제작된 인형)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50~60cm의 자그마한 크기에 팔도 없이 앙상한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금성과 경복궁을 크기만으로 비교할 수 없듯이, 한양릉의 도용 역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안을 찾는 이들에게 병마용뿐 아니라 한양릉도 꼭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중국의 문화를 꽃피운 한나라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것이 현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나라를 먼저 알아야 하고, 동시에 한나라와 패권을 다툰 초나라를 알 필요가 있다. 진나라는 아방궁을 비롯해 수도 시엔양에 호화로운 성을 지었을 뿐 아니라, 지상의 궁전과 유사한 규모의 지하궁전도 건설했다. 동시에 북방민족을 막기 위한 만리장성도 축조했다. 진시황릉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진시황이 즉위한 직후부터이며, 37년 동안 72만명의 인력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공사는 황실의 위엄과 통치력을 확보하는 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진시황 사후에 진나라는 곧바로 멸망했다. 진나라의 멸망 후 천하를 얻기 위해 겨룬 이들은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다. 항우는 초반에 우세를 띠었는데, 진나라의 궁전은 물론이고, 병마용갱 등 유산을 모두 불태웠다. 병마용갱은 화재로 인해 내부를 지탱하던 기둥이 소실되면서 함몰됐고, 병마용 역시 심하게 훼손됐다. 다만 도굴의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지금도 병마용갱 박물관에 가면 병마용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 쪽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마용은 균열된 자국이 보인다. 일부는 복원하지 못한 것도 있다. 후학자들이 유방이 승리한 이유를 분석하는 데 있어, 평민 출신의 유방이 백성의 고초를 알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때문에 한나라 왕조 역시 되도록 백성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데 항상 주의를 기울였다. 한양릉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실제 크기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크기로 제작돼 있다. 이는 실물 크기로 제작할 경우 백성의 고충이 너무 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황후의 능과 합장하고 있으며, 다른 왕조와 비교해 소박함이 느껴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무희나 악사 등 문예와 관련된 도용이 많다는 점이다. 병마용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황궁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에 예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나라 시대의 무용은 궁정 의전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문 악부가 민간 무용을 비롯해 고대의 의전 무용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서역과 서남 소수민족의 무용 또한 포함돼 있었고, 감정과 예술을 결합시키는 데 대해 관심이 높았다. 사람 도용 외에 동물 도용도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으로 개보다 작은 크기의 돼지가 있다. 이 돼지는 쓰촨(四川) 지역 등의 토종 품종으로 육질이 훨씬 쫄깃쫄깃하고 맛있다고 한다. 이렇듯 한양릉에서는 궁의 의장군대뿐 아니라 생활용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장품이 다수 발굴됐다. ◈ 2011시안세계원예박람회는? 211시안세계원예박람회 (International Horticultural Exposition 2011 Xi’an, China)가 4월28일부터 10월22일까지 178일 동안 시안시 찬바 생태구에서 진행된다. 박람회 주제는 ‘천인장안(天人長安), 창의자연(創意自然)-도시와 자연의 화합 공생’이다. 장안은 시안의 옛 명칭인 동시에 ‘국가번영과 평안의 상징’이다. 마스코트는 시안의 시화인 석류를 형상화한 ‘장안화’다. 중국은 1999년에 쿤밍, 2006년 선양에서 세계원예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418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장안탑, 창의관, 자연관, 광운문 등 주요 건축물과 5곳의 테마경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관은 정자와 연못으로 이뤄진 우리 정원을 조성했다. 정자의 이름은 순천정이다. 조선관은 한옥의 양식과 사뭇 다른 모습의 조선가옥을 선보이고 있다. 언뜻 한옥처럼 보이지만 용마루 끝과 처마 끝에 장식하는 십장생 동물의 형상인 ‘어처구니’가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조선관 내부에는 김정일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입장료 일반표 100위안(한화 1만8,000원), 지정일표 150위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한국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한국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안방극장 ‘거짓말 드라마’ 3파전…진짜 같은 가짜 판치는 세태 반영

    안방극장 ‘거짓말 드라마’ 3파전…진짜 같은 가짜 판치는 세태 반영

    안방극장에 거짓말을 소재로 한 드라마 3파전이 시작됐다. 가수 서태지와 탤런트 이지아가 결혼과 이혼 사실을 14년간이나 숨겨 ‘거짓말 충격’을 준 직후여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 같은 소재를 다루는 만큼 차별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 주체인 여주인공들이 얼마나 그럴 듯한 거짓 연기를 펼치느냐도 관전포인트다. ●결혼·학력·나이… 속이는 주인공들 ‘마이더스’ 후속으로 지난 9일 첫선을 보인 SBS 월화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결혼에 얽힌 거짓말을 그렸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5급 공무원 목표를 이뤘지만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는 공아정(윤은혜)이 우연히 만난 첫사랑에게 자신도 결혼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아정은 재력·학력·외모까지 다 갖춘 호텔 대표이사 현기준(강지환)과의 결혼 스캔들로 인해 하루아침에 부부가 된다. ‘짝패’ 후속으로 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극 ‘리플리’는 ‘신정아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고 해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뜻하지 않게 던진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면서 거짓말 수렁에 빠진 한 여자가 결국 거짓말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는 내용이다. 신분 상승을 위해 학력을 위조하는 여주인공 장미리 역은 이다해가 맡았다. 김승우와 아이돌 그룹 JYJ의 박유천이 상대 배역으로 나온다. 지난 2일 시작한 KBS 월화극 ‘동안미녀’는 나이를 속여 위장 취업하는 여주인공 이야기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14년간 일한 섬유회사에서 잘린 서른네 살 노처녀 이소영(장나라)은 어려보이는 외모를 무기로 나이를 아홉 살이나 속여 패션회사에 취직한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조남국 책임 프로듀서(CP)는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고, 거짓말 같은 진실이 속출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해 드라마를 기획했는데 우연찮게 (신정아, 서태지-이지아 등)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거짓말 미화는 경계해야”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거짓말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행동”이라면서 “시청자들은 전지적인 시점에서 거짓말하는 등장인물들을 판단하고 평가하게 되는 만큼 극에 몰입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윤은혜, 이다해, 장나라 세 여배우들의 ‘거짓말 배틀’도 관심사다. 윤은혜는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과정이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면서 “그래도 밉지 않게 보이도록 연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005년 로맨틱 코미디 ‘마이걸’에서 깜찍한 사기꾼 연기를 선보였던 이다해는 “악녀 연기보다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응수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거짓말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우리 사회에 소설 같은 거짓말과 비현실적인 일들이 버젓이 횡행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거짓말을 하는) 극 중 캐릭터들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그려지느냐가 관건이지만 자칫 거짓말을 미화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입양 꺼리는 아이들만 찾아 가족으로”

    “입양 꺼리는 아이들만 찾아 가족으로”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마음의 병과 장애의 아픔을 딛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입양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만난 탁정식(기능 8급·59) 주무관은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평대 전셋집서 힘들게 생계 꾸려 정부청사관리소 소속 방호원인 탁 주무관의 자녀는 모두 9명. 이 가운데 첫째 아들을 제외한 8명은 모두 마음으로 낳은 자식들이다. 탁 주무관은 부인 강수숙(50)씨의 뜻에 따라 1999년 장애가 있는 여자아이를 입양한 뒤로 지난 3월 다섯 살 된 남자아이 둘을 입양하며 5남 4녀의 가장이 됐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라 온 보육 시설도, 생활환경도 달랐지만, 지금은 서울 율현동의 30평대 전셋집에서 한 가족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4명은 뇌병변 1급 등 중증장애를 안고 있다. 탁 주무관은 “결혼 전 성당에서 보육 교사를 하며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를 돌보던 아내가 입양을 간절히 원했고, 저도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탁 주무관 부부의 입양 아동 조건은 다른 입양 가정과는 달랐다. 모두가 입양을 꺼리는 아이들만 찾아 입양한다는 것. 탁 주무관은 “장애가 있거나 초등학교 고학년 등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아이들은 양부모를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면서 “국내 입양 아동 중 장애아동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이들 대부분은 외모, 언어, 문화 모든 것이 다른 국외로 입양되고 있다.”며 국내 입양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봉인 방호원의 월급으로 9명의 아이들과 아내까지 모두 11명의 가족이 살아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탁 주무관은 “많지는 않지만 정부의 지원과 친·인척, 이웃들의 도움으로 생계는 꾸려나가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장애아동에게는 한명당 매월 40만~50만원의 양육 보조금과 수술비 등이 지원되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탁 주무관은 “정부에서 장애아동 수술비로 1년에 250여만원 정도가 지원되지만, 당장 지난달 아이 수술비로 260만원 정도를 썼고 추가 수술 및 재활 치료 등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적 문제 외에도 어려움은 많았다. 지금은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군인 첫째(17)는 장애를 가진 동생들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같은 반 친구들의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은 탁 주무관의 가정에 와서도 한동안은 마음을 열지 않아 부부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마음 열고 지내는 아이들 보면 기특” 탁 주무관은 “입양된 아이들은 언제 또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산다.”며 “지금은 마음을 열고 한 가족으로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기특하면서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형편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탁 주무관은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탈선에 빠지거나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내 입양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한방차로 연10억 최승윤 대표 “커피는 진부하죠”

    한방차로 연10억 최승윤 대표 “커피는 진부하죠”

    “스타벅스의 성공, 부럽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미국 시애틀의 6m²(2평) 남짓 커피 소매점에서 시작됐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40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스타벅스’의 커피신화는 국내의 점심시간 문화도 바꿨다. 사무실이 밀집한 도심의 점심시간에는 한손에 커피를 들지 않은 직장인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커피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수많은 커피 전문점이 생긴 이 때. 정반대의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진 청년이 있다. ‘촌스럽다’, ‘쓰다’ 등 고정관념을 깨고 한방차 테이크아웃점 ‘오가다’를 설립한 최승윤(28)대표가 그 주인공. 사장의 중후함 보다는 신입사원의 풋풋함을 가진 최대표는 2010년 10월 법인설립 1년만에 가맹점 100호를 기대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오가다’는 직영점 4호를 포함해 벌써 40호까지 계약을 마쳤다. 법인설립 원년인 지난해에는 가맹점매출을 제하고 1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이런 성공에는 대기업 입사 합격통지서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최승윤 대표의 두둑한 배짱이 있었다. “‘우리 것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면, 실패를 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강한 신념이었다. ◆ 대기업 입사도 포기한 ‘사업괴짜’ 육군중위 제대를 1년 앞둔 최 대표는 종로를 찾았다가 한낮 풍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에 길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인파에 놀랐고 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커피에 한번 더 놀랐다. 직장인들이 매달 통신비를 내듯 커피에 고정비용을 쓰는 걸 본 최 대표는 ‘전통차와 테이크아웃의 접목’이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업 아이템만 있을 뿐 26세 청년은 맨주먹이나 다를 바 없었다. 최 대표는 일단 부모 설득하기 위해서 대기업에 입사원서를 넣고, 2~3곳에 합격했다. “부모님께 취업도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기업의 작은 수레바퀴가 되는 것도 좋지만, 어차피 사업을 할 거라면 지금 도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말을 들으신 부모님도 허락하셨고 1호점의 보증금을 빌려주셨어요.” 사실 대학시절 최 대표는 사업에 ‘미친’ 괴짜였다. 친구들이 자격증 시험, 대기업 입사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을 때 최 대표는 디자인과 친구들을 모아 브랜드디자인(CI) 회사를 세웠다. 타깃은 종로 일대의 중소형 여행사들. 최 대표는 대학생답지 않은 배짱으로 사업설명서를 들고 영업을 다녔다. 입대 전까지 이 사업으로 꽤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 광화문 ‘훈남CEO’가 어엿한 대표로 부모의 허락이 떨어지자 최 대표는 디자이너, 마케팅, 한의사 등으로 이뤄진 ‘드림팀’을 꾸렸다. 대부분 최 대표가 대학시절부터 맺은 인연들이었다. 시장조사를 걸쳐 탄생한 곳이 광화문 1호점이었다. ‘스타벅스’처럼 3명만 들어가도 꽉 차는 6m²(2평)이 공간이었지만, 한 달도 안 돼 이곳은 손님들이 줄을 늘어설 만큼 인기를 끌었고 곧 3호점까지 늘어났다. 한방차의 대중화로 거듭난 ‘오가다’가 인기를 끌게 된 건 훈남 찻집’으로 알려진 것도 한몫했다. 최 대표를 비롯해 그의 소대원이나 후임들로 구성된 종업원들은 외모와 성실성을 고루 갖춰 종로일대에서 인기가 높았다. 여기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인형을 쓰고 춤을 추고, 고객 노트를 만들어 이름을 모두 외운 최 대표의 ‘감동 서비스’는 적중했다. 고객을 기쁘게 하는 걸 모토로 삼은 ‘고객 중심’업체였지만 ‘오가다’에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 폭설이 내렸을 때 존립의 위기가 있었다. 최 대표는 “위기였지만 좌절하진 않았다.”면서 “직원들이 사무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단 한잔이라도 배달한다.’고 광고했고 오히려 매출이 더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오가다’는 현재 스무 명의 직원을 둔 어엿한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고 현재 일본과 미국 등지에 진출이 논의되고 있다. 재즈가수 등의 문화기획도 후원할 정도로 자리도 잡았다. 하지만 최 대표는 늘 ‘초심’을 강조한다. 우리의 전통, 한방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모든 걸 내던졌던 무모함이 바로 ‘초심’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오가다’의 경쟁상대로 ‘스타벅스’만을 꼽진 않았다. 코카콜라, 맥도날드처럼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의 대표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외국인들에게 ‘오가다’가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음료 브랜드로 거듭날 때까지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최 대표는 힘줘 말했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주말 영화]

    ●안녕, 형아(EBS 일요일 밤 11시) 9살 장한이(박지민·오른쪽)는 세상에서 무서울 게 없는 말썽천재이다. 학교 친구들은 모두 자기 똘마니이고 가족들은 부하나 다름없다. 특히 가끔 아프다고 투정부리는 형 한별(서대한·왼쪽)은 최고의 괴롭히기 연습 상대다. 형은 오늘도 아프다. 학원에 가야 한다고 알람시계를 맞춰 놓고 잠든 형 몰래 알람시계를 꺼 버린다. 하지만 엄마한테 딱 걸리고 마는데…. 빠져나올 구멍은 단 한가지, 형이 아프다는 핑계뿐이다. 엄마의 회초리가 무서워 슬금슬금 피하고 있는데 형아가 갑자기 뭔가 울컥 토하고는 쓰러진다. 그래서 가족 모두 하루를 병원에서 보내게 되고, 학원 안 간 것도 덜 혼나고, 엄마랑 의사 할아버지는 뭔가 심각한 듯 대화를 주고받지만 한이는 그저 타이밍 잘 맞춰서 토해 준 형이 고마울 뿐이다. 검사 결과 형아의 머릿속에 나쁜 혹이 있어서 머리를 열어 잘라 낸다고 한다. 머릿속에 있는 혹을 자르는데 왜 머리카락을 빡빡 깎는지 한이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친정엄마(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세상 모든 엄마들이 아들 자식부터 챙길 때, 홀로 딸 예찬론을 펼친 우리 엄마. 마음은 고맙지만 바쁘게 일하는데 그냥 전화하고, 보고 싶다 찾아오고, 별 이유 없이 귀찮게 구는 엄마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나도 결혼 5년차에 딸까지 둔 초보 맘인데 엄마 눈에는 아직도 품 안의 자식으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영화의 시선은 엄마에게로 옮겨간다. 어린 시절부터 말도 잘하고 똑 부러지던 우리 딸, 지숙이.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라 미스코리아 뺨치는 외모까지 무식하고 촌스러운 내 속에서 어떻게 이런 예쁜 새끼가 나왔을까 싶다. 혼자 서울 가서 대학 다니며 밥은 잘 챙겨 먹는지 걱정이 태산이지만, 일해서 번 돈으로 용돈도 보내주고, 결혼한다고 남자도 데려오고, 벌써 애기 엄마까지 되었다. ●간 큰 가족(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마누라 앞에서 북에 두고 온 마누라 타령만 해대는 간 큰 남편 김 노인은 오매불망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소원인 실향민이다. 여느 때처럼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 신청서를 내고 돌아오던 김 노인은 그만 발을 헛딛고 계단에서 굴러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제서야 가족들은 김 노인이 ‘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간암 말기 아버지에게 50억원의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하지만 이 재산은 ‘통일이 되었을 경우에만 상속받을 수 있다.’는 기이한 조항을 달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과 자칫하면 통일부로 전액 기부돼 버릴 50억원의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 가족들은 통일이 되었다는 담화문을 담은 가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아버지에게 보여드리는데….
  • 새달 퇴임 이홍훈 대법관 후임에 박병대 대전지법원장 제청

    새달 퇴임 이홍훈 대법관 후임에 박병대 대전지법원장 제청

    이용훈 대법원장은 6일 박병대(54·사법연수원 12기) 대전지방법원장을 다음 달 1일 정년 퇴임하는 이홍훈 대법관 후임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구하면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이가 중도에 낙마한 사례는 없다. 제청된 박 법원장은 원만한 재판 진행과 함께 법률 이론, 사법행정 능력 등을 겸비했다는 게 후배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법관으로선 리더십과 안목이 탁월해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는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일선 법원장으로 간 지 3개월 만에 하차하게 된 것이 ‘옥에 티’로 남는다. ●민·형사 개혁 주도한 ‘Mr. 박카리’ 박 법원장의 별명은 카리스마를 줄인 ‘박카리’였다. 1999년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논리 정연한 설명과 탁월한 법률 지식으로 연수원생들이 붙여준 닉네임이다. 그가 법원행정처 송무국장과 기획조정실장으로 있으면서 민·형사 소송의 개혁을 주도했다. 이용훈 대법관의 공판중심주의를 측면 지원했고, 사법교류의 국제화를 이끌어 사법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법조계 안팎의 주목을 끄는 판결도 많이 내렸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에 있을 당시 그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불이익처분 원상회복 등의 요구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09년 10월 그는 동방신기 3명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치 가처분 사건에서 전속계약이 불공정 계약임을 인정했다. ●환일고 첫 서울대 법대생·사법고시 합격생 거리낌 없는 처신에 귀공자풍의 외모와 달리 박 법원장은 어려서 심한 궁핍을 겪었다. 1957년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태어난 그는 충북 단양중학교를 마쳤다. 집안이 어려워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하지만 담임 교사가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친아들처럼 데리고 있으면서 학교에 보내라.’고 부탁했다. 소년은 옷가지가 든 보따리 하나만 들고 서울로 갔다. 중학교 담임 교사의 친구이자 MBC 카메라 기자였던 양아버지의 집에서 기거했다. 서울에 늦게 오는 바람에 고교 입학 시기를 놓쳤다. 겨우 환일고 야간부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환일고 최초의 서울대 법대생이자 사법고시 합격생이 됐다. 그가 법관 생활을 하던 수년 전 양아버지가 별세하자 상주로서 끝까지 상가를 지켰다. 그가 ‘두 아버지를 모신 사연’이 조문객들에게 보낸 답례 편지에서 일부 알려졌다. 지난 2월 공개한 그의 재산은 16억 3100만원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빈 라덴 살아있다?…빈라덴 닮은 사나이 화제

    빈 라덴 살아있다?…빈라덴 닮은 사나이 화제

    ”오사마 빈 라덴을 보려면 남미로 가라.”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빈 라덴과 외모와 차림새가 흡사한 남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가변에 주차된 자동차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는 론도뇨 아스멧이 살아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다. 알카에다 리더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후 그는 중남미 각국 언론에 남미판 오사마 빈 라덴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가 가변 주차한 자동차를 지키는 곳은 보고타의 중심지라는 산타페 구역. 이곳에서 그는 이미 유명 인사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오사마 빈 라덴이 총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고 신고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이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론도뇨가 빈 라덴으로 변신한 건 쌍둥이 무역센터를 허무하게 무너뜨린 9.11테러가 난 다음이다. 언론에 공개된 빈 라덴의 얼굴이 자신과 비슷한 걸 보고 장난삼아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수염을 기르니 정말 얼굴이 비슷해 보였다. 론도뇨는 작심하고 완벽한 변신을 시도했다. 머리에는 터빈을 두르고 군복을 걸쳤다. 손에는 모형소총 AK-47을 들었다. 영락없는 빈 라덴으로 변신한 그는 빈 라덴 차림으로 자동차를 지키러 일터로 나선다. 그는 “빈 라덴이 지키는 곳에 도둑이 있을 리 없다.”면서 “가스총을 갖고 있지만 자동차를 훔치려는 도둑이 없어 (빈 라덴으로 변신한 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병역기피’ 이스라엘 女모델 “군대는 시간낭비”

    ‘병역기피’ 이스라엘 女모델 “군대는 시간낭비”

    남녀 모두 동등하게 병역의무를 져야 하는 이스라엘에서 군 입대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미녀 모델이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슈퍼모델 출신이자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애인으로 유명한 바 라파엘리(25)가 최근 패션잡지 이탈리아 GQ와의 인터뷰에서 “군 입대를 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군 복무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선 여성도 18세와 20세 사이 군복무를 해야 한다. 종교적인 이유나 신체상의 결함이 있을 경우나 결혼을 했을 때에는 면제가 되는데, 라파엘리는 18세에 결혼식을 올렸다가 몇 년 뒤 슬그머니 이혼을 해 병역회피를 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전쟁을 테마로 한 이번호에서 라파엘리는 헬멧과 반바지만 착용한 밀리터리룩 패션의 화보를 공개했다. 라파엘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군 입대를 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군복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또 의도적 병역기피도 일부분 인정하면서 “당시 난 그 방법밖엔 없었다. 나의 사건이 병역제도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면서 “왜 나라를 위해서 젊은 사람들이 죽어야 하나. 차라리 뉴욕에 사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기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175cm의 큰 키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라파엘리는 15세 때 모델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에는 이스라엘 TV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달력모델로 나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문화마당] K팝과 신한류/조혜정 영화평론가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문화마당] K팝과 신한류/조혜정 영화평론가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얼마 전 TV 뉴스가 귀에 들어와 박혔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젊은이들이 모여 시위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2005년 프랑스 방리외에서 벌어진 젊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연상되면서 짧은 순간에도 방리외 사태를 예견한 듯한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증오’(1995)라는 영화가 스치며 지나갔다. 그러나 다음 멘트와 펼쳐진 풍경 앞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보도의 내용은 인종주의나 경제적 불평등 같은 무거운 내용이 아니라 음악공연을 하루 더 연장해 달라는, 말하자면 ‘청원성’(請願性) 시위였다. 그들은 루브르 앞에서 한데 모여 노래하며 춤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부르는 것은 한국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노래. 파리 한복판에서 시위가 벌어진다는 한마디에 방리외와 ‘증오’를 연상한 내 순간의 상상력에도 어이가 없었지만, 프랑스 젊은이들이 함께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 또한 뜻밖이었다. 근래 한국의 대중음악, 이른바 K팝(Pop)이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남아메리카 등지에도 알려져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지난 2월 ‘런던 K-팝의 밤’ 행사장에 들어가려 영국 청소년들이 200m 이상 줄을 섰고, 작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1만 5000 관객들이 한국 아이돌 가수의 공연을 보면서 환호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멕시코나 브라질에서도 K팝을 즐기고 따라 부르는 현지 젊은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미국의 경제전문TV 블룸버그는 “한국의 K팝이야말로 진정한 파워 브랜드이며, 한국산업의 가장 잠재력 있는 무기”라고 언급했다. 영국 BBC에서도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나 해외에서 생각하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한류이며, K팝은 아시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초기 영화와 드라마에 의해 촉발된 한류는 이제 K팝이라는 콘텐츠를 통하여 새로운 도약, 즉 ‘신한류’(新韓流)로서 조성되고 있다. 흥분과 속단은 경계해야 하지만, 세계인들이 K팝을 즐기는 현상은 나쁘지 않다. 팝의 종주국이라며 다른 나라의 음악을 브리티시 팝(영국), 프렌치 팝(프랑스), J팝(일본)이라고 자국 중심으로 분류하는 미국에서조차 K팝의 약진을 이야기한다. 비틀스의 모국 영국에서, 샹송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K팝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이들을 보는 것은 내심 기분 좋은 일이다. 해외에서 삼성 디지털TV나 스마트폰, 현대자동차로 인식되던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이미지는 박찬욱·이창동의 영화, 원더걸스·소녀시대·샤이니 같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는 문화부의 ‘2010 콘텐츠산업 동향 보고서’에서도 나타나는 바, 콘텐츠 수출에서 공연을 포함한 음악산업이 급성장세를 기록(전년 대비 158.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하드웨어 콘텐츠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로의 관심 이동은 그것이 정서적·감성적 접근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문화 콘텐츠는 산업적 연관성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문화적 이해와 친연성을 형성하는 데 중심역할을 하게 된다. 시작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대중음악을 세계인들이 즐기게 된 것은 글로벌 맞춤기획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같은 미디어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것이다. 이미 디지털시대에 접어들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소통과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지금 그들의 문화 소비와 욕구에 맞춰 기획하고 홍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K팝 열풍은 유튜브를 통하여 한국 대중음악 관련 동영상이 서비스되면서 더욱 확산된 것이 그 증거다. 물론 전제되어야 할 것은 콘텐츠의 내용이다. K팝의 인기는 글로벌한 감각과 취향에 걸맞은 음악, 노래와 춤, 외모와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준비된 가수들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신한류의 시대를 맞아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도록’ 문화종사자들의 지혜를 모을 때다.
  • 초등생 ‘우리의 소원은’

    초등생 ‘우리의 소원은’

    “학원만 안 다니면 더는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학원 다니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친구와 놀기’를 꼽아 앞선 질문과 대조를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가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의 초등학생 5∼6학년 14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문제’로 ‘학원 다니기’(32%)를 꼽았다고 4일 밝혔다. ‘성적 걱정’이라는 답변도 29%를 차지해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은 학업과 관련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문제에 이어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따돌림’(10%), ‘건강’(8%), ‘외모’(6%), ‘친구 관계’(5%) 등을 꼽았다. 반면 ‘학교가 끝나고 가장 재미있게 하는 일’에 대한 질문에서는 가장 많은 31.3%가 ‘친구와 놀거나 운동하기’라고 밝혔다. 이어 ‘컴퓨터 하기’(25.7%)와 음악·독서 등 ‘취미생활’(15.6%)을 꼽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얼굴 분열’ 에티오피아 6세 소녀, 수술로 새 삶

    안면 근육과 골격의 비정상적인 형태 때문에 남들과 다른 외모로 살아야 했던 에티오피아의 6세 소녀가 성형수술을 통해 새 삶을 꿈꾸게 됐다고 캐나다 토론토 지역신문인 토론토스타가 지난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브스라 하일마림(6)이라는 이름의 소녀는 얼굴 중앙의 코 뼈가 오똑하지 않고 편편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두 눈 사이가 멀고 넓적해 얼굴이 마치 두 개로 갈라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래 친구들과 한창 뛰어 놀 나이지만, 남다른 외모 때문에 주위와 소통하지 못한 채 살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소식을 접한 캐나다의 한 자선단체가 아이에게 수술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손을 내밀었고, 지난 달 19일 하일마림은 토론토아동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아이의 두 눈 사이의 폭을 좁히려고 두개골과 연결된 이 부분을 잘라 다시 조합했다. 콧대를 만들기 위한 뼈 이식도 실시했다. 수술은 무려 12시간이나 지속됐지만 아이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을 참아냈다. 수술을 집도한 담당 의사는 “수술 경과는 양호하지만 감염의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면서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얼굴 형태를 보완할 수술을 한 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이 끝난 뒤 하일마림의 모습은 이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 두 눈의 간격이 다소 좁아졌고, 자신감이 생긴 듯 이전보다 훨씬 많은 미소를 지어보여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하일마림은 당분간 토론토에서 치료를 받은 뒤, 고향인 에티오피아로 돌아갔다가 회복세에 따라 재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007작전 따로없네”…‘14억 복권’ 당첨된 中미녀

    “007작전 따로없네”…‘14억 복권’ 당첨된 中미녀

    복권당첨은 짜릿한 행운이지만 이와 함께 쏟아지는 관심은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중국의 한 20대 여성은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준비를 해 화제를 모았다. 중국 산둥성 지난에 사는 ‘왕’이란 성의 한 여성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복권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무려 864만 위안(14억 2800만원). 올해 들어 나온 해당 복권의 가장 큰 당첨금액이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당첨사실을 알고도 주변에 알리거나 곧바로 당첨금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 왕은 “복권당첨이 된 뒤 주변에서 쏟아질 관심이 부담스러웠고, 이 막대한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 상당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만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이 여성은 검은색 긴팔재킷에 바지를 입고 머리를 길게 풀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당첨금을 수령했다. 신원노출이나 관심을 받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아름다운 외모 탓에(?) 관심을 피하진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런민왕(人民网)에 따르면 이날 왕은 직원에게 조차 최대한 말을 아낀 채 침착하게 당첨금을 수령해 갔다. 인터넷에서 ‘검은 미녀’라는 별명으로 회자됐지만 정작 이 여성은 “그 어떤 관심도 축하도 모두 부담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아버지가 ‘사준’ 며느리, 아들은 되팔아”…파렴치한 부자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한 부자(父子)’의 행위 일각이 드러나 사회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중국 산시성 일간지 산진도시보(三晋都市报)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에 사는 70대 노인 자오(趙)씨는 2009년 7월 아들을 위해 7500위안(약 124만원)을 주고 불법으로 여성을 사들여 며느리로 삼았다. 당시 조씨가 사들인 여성은 윈난성에 사는 40대 여성. 하지만 조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사온’ 며느리의 외모가 예쁘지 않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10일 만에 부인을 되팔기로 했다. 조씨의 아들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여성을 ‘시장’에 내놓았고, 3개월이 지난 뒤 4000위안(약 66만원)을 받고 옆 농가의 류(劉)씨에게 여성을 팔았다. 이웃들의 신고를 접한 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현지 경찰이 그를 찾아 나섰지만, 이미 도망을 친 뒤였고, 경찰은 전단지와 인터넷을 통해 조씨 아들에게 수배령을 내렸다. 약 2년이 지난 지난달 4월, 인터넷에서 본 수배범과 비슷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산시성 다퉁 기차역에서 그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내가 한 행동이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렴치한 부자의 행동에 네티즌들은 뿔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람을 사고파는 것이 잘못된 일인 줄 몰랐다는게 말이 안된다.”, “엄격하게 처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도 미키 과거 사진...“허걱, 이게 누구?”

    안도 미키 과거 사진...“허걱, 이게 누구?”

    2011년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안도 미키(일본·24)의 과거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는 안도 미키의 성형 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떠돌아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도 미키의 성형 전’이라는 제목의 해당 사진에는 일본 방송에 출연했던 안도 미키의 과거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속 안도 미키의 얼굴은 세련된 지금의 외모와는 달리 앞니가 벌어지고 눈 크기도 차이를 보여 ‘성형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도대체 누구인지 못 알아보겠다”, “단순한 치아 교정만은 아닌 것 같다”며 달라진 외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안도 미키는 2009년 코치를 맡았던 니콜라이 모로조프와 동거설이 불거지는 등 일본 내 이슈 메이커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5월 안방 ‘샤방샤방’ 로맨스가 뜬다

    5월 안방 ‘샤방샤방’ 로맨스가 뜬다

    ‘무거운 드라마는 가라.’ 5월 방송가에 상큼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전쟁이 펼쳐진다. 한동안 안방극장을 장악하던 무겁고 복잡한 드라마 대신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작품이 대거 입성하는 것이다. 상반기엔 유독 톱스타와 유명 감독이 손잡은 화제작이 많았으나 시청률 20%를 넘는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히트작 기근에 시달렸다. 월화극의 경우 최근 장혁·이민정·김희애 주연의 SBS ‘마이더스’가 ‘짝패’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으나 시청률 15% 대 안팎에 머물고 있고, KBS ‘강력반’은 한 자릿수 시청률의 불명예를 안고 퇴장했다. 수목극에서도 KBS ‘가시나무새’, SBS ‘49일’ 등이 시청률 10~13%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MBC ‘로열패밀리’도 지난달 28일 12.2%를 끝으로 종영했다. 방송가 일각에서는 이처럼 히트작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재벌가의 암투나 신분 갈등 등 다루는 소재가 어두운 데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꼬여 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방송 3사는 일제히 후속작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대거 편성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2일 시작한 KBS 월화극 ‘동안미녀’는 고졸 학력의 34세 여성이 ‘어려 보이는 얼굴’(동안)을 무기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나이를 아홉살이나 속여 패션회사 막내 디자이너로 취직하는 주인공 이소영 역은 장나라가 맡았고, 그녀와 사사건건 부딪치다 정이 드는 패션회사 신입 MD 최진욱 역은 최다니엘이 연기한다. SBS는 ‘마이더스’ 후속으로 오는 9일 월화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선보인다. 재력, 학력, 외모까지 다 갖춘 엘리트 청년 사업가(강지환)와 엉뚱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5급 공무원(윤은혜)이 결혼 스캔들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로열패밀리’ 후속으로 4일 첫선을 보이는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은 톱스타와 한물간 연예인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국민 호감도 1위 스타 독고진 역의 차승원과 ‘비호감’ 전직 걸그룹 멤버 구애정 역의 공효진이 호흡을 맞춘다. 경쟁작 KBS ‘로맨스 타운’ 역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성유리, 정겨운, 김민준, 민효린이 재벌가에서 일하는 가사 관리사들의 사랑을 풀어 나간다. 첫 방송은 오는 11일이다. 이들 신작 드라마는 저마다 흥행 요인을 하나씩 갖고 있어 맞대결 결과도 주목된다. ‘최고의 사랑’은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를 쓴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신작이고, ‘동안 미녀’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실력을 발휘해 온 장나라의 6년 만의 복귀작이다. ‘로맨스타운’은 방송 전부터 ‘식모들’이라는 가제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윤은혜표 코믹 연기가 강점이다. 윤은혜, 성유리, 장나라 등 가수 출신들이 대거 주역을 꿰찬 것도 승부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시청자들의 달라진 눈높이를 생각할 때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줄거리의 흡인력과 캐릭터의 매력, 미세한 감정 연기 등 로맨틱 코미디야말로 감독, 작가, 배우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MBC ‘위대한 탄생’ 탈락자 선정방식 논란

    MBC ‘위대한 탄생’ 탈락자 선정방식 논란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사랑하고 계시는 분들이 유독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은 음악을 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지난 30일 MBC 위대한 탄생 생방송 중에 멘토로 활약 중인 가수 이은미가 내뱉은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첫 번째 도전자로 나선 백청강이 조용필의 명곡 ‘미지의 세계’를 열창한 뒤 5명의 멘토들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은미는 뜬금없이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백청강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두고 한 말은 아닌 듯 보였다. 각자 집에서 본 방송을 보고 있을 시청자들에게 건넨 일종의 메시지였다. 이날 방송에선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른 정희주가 탈락했다. 정희주는 톱(TOP) 6 가운데 심사위원 점수 35.5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청자 문자투표를 합산한 결과 최종탈락자로 결정됐다. 반면 방송을 포함해 4회 생방송 무대 가운데 3번이나 멘토들로부터 최하점 점수를 받은 손진영은 시청자 문자투표로 톱(TOP)5 안에 들며 다시 한번 ‘미러클 맨’임을 입증했다. 네티즌들과 전문가들은 위대한 탄생의 탈락자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탈락자는 위대한 국민투표 70%에 멘토 점수 30%를 합산해 선정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 “국민투표라는 게 노래 외적인 변수가 많이 작용한다. 참가자들의 노래를 듣기도 전에 이미 시청자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참가자에게 문자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민문자투표가 그날의 참가자의 실력에 의한 선택보다는 점점 인기투표가 돼 가고 있어 공정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도 “시청자 참여 투표의 경우 팬들의 관여가 많아서 다른 시상식 등에선 비중이 20%대로 적은 경우가 많다.”면서 “70%라는 높은 시청자 문자투표 비율과 다중투표 방식은 심사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다. MBC의 돈벌이 수단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위대한 탄생 연예게시판의 아이디 ‘술이홀2’는 “(참가자들이) 정작 최고의 무대를 펼칠 때 이은미, 방시혁의 심사평과 (멘토들의) 점수에 반감을 산 네티즌에 의해 탈락했다. 멘토, 네티즌의 평가가 아닌 객관적인 전문가가 당락을 결정하는 게 옳은 방법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냈다. 아이디 ‘무소의뿔4’도 “시청자 투표의 비율이 너무 높다. 난 인기 있는 사람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처음에 반영 비율을 갖고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국민이 뽑는 스타라는 컨셉트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들도 단순히 좋아한다고 해서 투표한다고 보지 않는다. 냉정하게 무대를 보고 판단하는 시청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자, 어쨌든 이제 5명만이 남았다. 이들은 각기 어떠한 매력으로 시청자와 멘토의 마음을 사로잡아 톱5 안에 들 수 있었을까. 보완해야 할 점은 없을까. 전문가 3인에게 5명의 도전자의 강점, 약점 등에 대해 물어봤다. 먼저 이태권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의 미성과 가창력을 높게 평가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씨는 “이태권은 가창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으며 발전 가능성도 큰 편”이라면서도 “아직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 다른 도전자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약간 뻣뻣한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가창력을 구사하는 게 강점”이라면서도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점과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외형 등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이태권의 보컬은 굉장한 힘이 있고 로커의 기질이 있으면서 동시에 발라드 감성을 잘 소화하는 강점이 있다.”면서도 “음악 외적이지만 비주얼이 조금 약하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연변총각 백청강에 대해 정덕현씨는 “기본적으로 노래실력을 갖추고 있다. 춤 실력도 뛰어나 원석의 느낌이 있다.”면서도 “방송 초기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매 방송마다 변화를 주고 있다.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시권씨는 “록 가수의 폭발적인 힘과 발라드 가수의 멜로디와 감성을 다 갖추고 있다.”면서도 “중국 연변 출신이다 보니 발음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우진씨도 “가창력은 좋지만, 발음은 물론 비음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 셰인에 대해 성우진씨는 “감미로운 음성을 지녔다.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면서도 “캐나다인이다 보니 발음에 문제가 있어 위대한 탄생보다는 ‘아메리칸아이돌’ 등에 출연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씨는 “마성의 목소리를 지녔다.”면서도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아 단조로움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성시권씨는 “음악적으로 천재적인 측면이 있다. 외국인인데도 한국 노래를 잘 외우고 원곡의 느낌을 잘 살려 낸다.”면서도 “가사전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발음이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미러클 맨이라고 불리는 손진영에 대해 성우진씨는 “열심히 노력을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나 노래 실력의 기복이 선곡에 따라 너무 심하다.”고 평가했다. 정덕현씨는 “초반에 너무 감정이 넘쳐 부담스럽게 느껴졌다.”면서 “멘토들로부터 가창력 등 여러 지적을 받으면서 실력이 모자란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남긴 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성시권씨도 “노래 실력이 선곡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 것은 단점”이라면서도 “방송을 거듭할수록 개선이 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오에 대해 성우진씨는 “준수한 외모와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은 장점”이라면서도 “가창력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정덕현씨는 “기타를 들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은 강점”이라면서도 “그가 대중에게 호감을 샀던 이미지를 보면 음악 장르상 포크 음악에 가까운데 프로듀싱이 자꾸 어울리지 않는 록 가수 쪽으로 가고 있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시권씨는 “팝의 본고장 미국 출신이라서 그런지 음악이 세련되고 자연스럽다.”면서도 “좀 더 한국음악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공익 앞세운 지상파 ‘막말 방송’

    ##가족 간 복수와 폭행, 살인사주 <2010.8.11. SBS 드라마 ‘세자매’> : 시청자에 대한 사과 ##상대방의 키나 외모 등 신체적 차이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내용<2010.8.7. MBC ‘무한도전’> : 주의 지난해 지상파 방송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막장 드라마’와 ‘막말 방송’ 등 방송사들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과 TV홈쇼핑 제재 건수는 대폭 줄었다. 27일 방통심의위가 발표한 ‘제1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방송에 대한 제재(권고 포함) 건수는 137건으로 2009년의 109건보다 증가했다. 방송사별로는 KBS와 MBC가 46건씩이었으며 SBS가 33건이었다. 1기 방통심의위가 활동한 3년간의 제재 건수를 모두 합칠 경우 MBC가 128건으로 가장 많았고, KBS 114건, SBS 100건 순이었다. 제재 사유로는 시청 등급준수 여부와 관련된 ‘수용 수준’이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방송언어가 32건이었고 품위 유지(22건), 협찬고지 규칙 위반(21건), 윤리성(17) 등이 뒤를 이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에 대한 제재 건수가 증가한 것은 이른바 ‘막말’ 방송과 저품격 드라마에 대해 중점적으로 심의를 실시했기 때문”이라면서 “심의위원들 사이에서는 방송의 공익성과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료방송에 대한 제재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137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43건, 위성방송·위성DMB·IPTV 11건 등 1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328건보다 41.8% 줄어든 수치다. 제재 사유별로는 ‘간접 광고’가 1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어린이·청소년 보호’ 44건, ‘폭력 묘사’ 20건 등이었다. 방통심의위는 제재 건수가 줄어든 데 대해 “방송시간이 전반적으로 짧은 유료채널의 특성을 고려해 전후 맥락을 파악하고자 여러 회차의 프로그램을 묶어 심의했기 때문”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유료방송의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못생긴 불독?…가장 아름다운 ‘얼짱 불독’ 화제

    ‘가장 못생긴 개는 불독’이라는 편견을 깬 ‘아름다운 불독’이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에 사는 루시 브라운이라는 불독은 지난 25일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아름다운 불독 콘테스트’(Beautiful Bulldog Contest)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아름다운 불독 콘테스트’는 불독이 마스코트인 드레이크 대학에서 열리는 32회 ‘드레이크 릴레이스’ 축제의 일환으로, 올해 총 49마리가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1위를 차지한 루시는 흔히 볼 수 있는 불독과 달리 오뚝한 코와 선명한 눈매를 자랑해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받았다. 대회의 심사를 맡은 돌프 펄리엄은 “천사로 꾸며지거나 발레복을 입은 불독 등 다양한 코스튬이 등장했지만 루시의 외모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현지 언론은 가장 아름다운 불독으로 뽑힌 이 개가 푸른색 가디건과 푸들을 연상케 하는 스커트를 입은 뒤 학교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도 펼쳤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람도 공격하는 전설 속 ‘몽고 벌레’ 정체는?

    사람도 공격하는 전설 속 ‘몽고 벌레’ 정체는?

    ‘몽고 살인벌레’로 불리는 전설속의 괴생물체의 정체를 밝히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미국 AOL(아메리카 온라인 뉴스)이 24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과학전문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될 예정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에 몽고 사막에서 서식하는 ‘몽고 살인벌레’가 등장하는데, 이 벌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들의 눈에 띈 적이 없는 전설 속 곤충이다. 몽고 살인벌레의 전설은 몽고 고비 사막에 거주하는 원주민들 사이에서 내려져 오는데, 크기는 0.6~1.5m 가량 되며 가축의 창자를 닮은 외모를 가졌다. 전기를 방출할 수 있으며, 강력한 독성물질을 뿜어 낙타와 염소, 사람 등을 공격해 ‘살인 벌레’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국 포틀랜드에 있는 국제미확인동물박물관의 미확인동물학자(Cryptozoologist) 로렌 콜맨은 “몽골 살인벌레는 예티나 네스호 괴물같은 잘 알려진 미확인 동물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전설을 가진 생명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일부 과학자 사이에서는 몽고 살인벌레가 흔하게 볼 수 없는 뱀이나 벌레에게 잘못 붙여진 이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AOL 뉴스는 “호주에서 발견한 초대형 지렁이, 강력한 전기를 발산하는 전기 뱀장어 등을 생각하면 몽골 살인벌레의 실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WHO&WHAT] “B형보다 O형이 더 좋다고? 당신 속았어”

    [WHO&WHAT] “B형보다 O형이 더 좋다고? 당신 속았어”

    4월의 화창한 봄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4층 서울신문사 편집국. 두 젊은 남자 기자의 푸념이 이어졌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로 나름 ‘킹카’를 자부하는 편집부 김민석 기자와 강신 기자. 두 사람은 솔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봄이라고 부쩍 늘어난 주변의 결혼 소식은 두 사람의 우울함만 부추길 뿐이다. 작심하고 원인 분석에 들어간 두 사람. 이상형과 최근 자신들이 했던 소개팅을 되짚어 보던 그들은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B형 남자’라는 것. 소개팅을 하자면 꼭 혈액형부터 물어보는 주선자들. B형 남자라고 대답하면 “성급하고 단순하며 자기중심적”이라며 거부당하기 일쑤다. 두 사람은 B형 남자가 ‘최악’이라는 ‘통념’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솔로를 벗어나기 위해선 반드시 깨야 할 잘못된 상식이야.” 머리를 맞댄 두 사람은 가장 기자다운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해 보기로 뜻을 모았다. 전문가를 초청해 기자회견을 하자는 것. 하지만 전문가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일본 책을 번역한 것이었고, 상당수 이론들이 출처가 불분명했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무시하는 과학자도 많았다. 결국 두 사람은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인 ‘혈액형’의 아버지 카를 란트슈타이너(1868~1943·오스트리아 병리학자)에게 직접 따져 묻기로 했다. 가상 인터뷰 ‘Who&What’의 이번주 주인공은 란트슈타이너다. ABO식 혈액형, MN식 혈액형, Rh식 혈액형을 구분한 란트슈타이너는 그 공로로 1930년 노벨상을 받았다. 유로화 등장 이전 오스트리아 지폐 도안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의학사에서는 그를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해 낸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과연 란트슈타이너는 ‘인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연구의 산물인 혈액형이 100년 후 성격과 연관 지어질 것임을 짐작이나 했을까. →김민석 아주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자. 혈액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란트슈타이너 (웃음) 말 그대로 피의 종류, 혈액형(Blood type)이다. 내가 한창 연구활동을 하던 19세기 말에는 수혈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피를 많이 흘려 죽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 컸지만, 죄 지은 사람의 피를 바꾸면 악함이 사라진다는 생각도 있었고 심지어 류머티즘이나 결핵이 있는 사람의 피에 특수한 물질이 생긴다는 가설도 있었다. 난 서로 다른 사람의 피를 섞으면 응고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다는 경우가 있다는 데 착안해 피의 종류 자체가 다를 것으로 판단했다. 수많은 실험을 거친 결과 마침내 A 또는 B라는 항원과 이에 대응하는 혈청 속의 항A, 항B라는 응집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항원의 종류에 따라 A, B, O, AB형 등 네 가지로 나누는 것. 이게 바로 ABO식 혈액형이다. →강신 혈액형이 ABO식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란트슈타이너 그렇다. 나는 1901년에 ABO식 혈액형을 발견했고, 27년이 지나서 MN식 혈액형을, 1940년에는 Rh형 혈액형도 찾았다. 나의 세 가지 혈액형 구분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혈액형 감별 방식은 150가지가 넘는다. 이것만 조합해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혈액형은 수백조(兆) 가지가 넘는다. 물론 아직도 혈액형의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김민석 당신의 원래 의도와 달리 혈액형 이론이 처음으로 널리 활용된 것은 인종 간 우열을 가르는 ‘우생학’(優生學)이었다. -란트슈타이너 ABO식 혈액형이 등장한 이후 1910년대 독일에서 “유럽에 A형이 많고, 아시아에 B형이 많은 것은 백인이 아시아인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몰지각한 백인 우월주의가 내 발견과 맞물리면서 잘못된 인식으로 굳어졌다. 유감이다. →김민석 혹시 ABO식 혈액형이 사람의 성격과 관련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란트슈타이너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는 애초에 발생 자체가 위에 언급한 우생학과 맞닿아 있다. 처음으로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언급한 사람이 우생학이 유행하던 당시 독일에 있던 일본학자 후루카와 다케지였다. 후루카와는 고작 주변 사람 319명을 조사해 지금 유행하는 것과 거의 흡사한 ‘혈액형에 따른 기질 연구’라는 책을 펴냈다. 물론 당시에는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강신 결국 정확한 과학적 근거나 통계학적인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것인가. -란트슈타이너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 주겠다.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학술논문을 찾아봐라. 거의 없을 것이다. 그나마 대부분 일본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에서 유행한 것은 1970년대 일본 저널리스트 노오미 마사히코가 후루카와의 연구로 창작에 가까운 책을 써내면서부터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혈액형과 성격에 대해 별자리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건 일본과 한국뿐이다. →김민석 하지만 과학적으로 혈액형과 성격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또한 이뤄진 적이 없지 않은가. -란트슈타이너 주요한 연구 결과는 아니지만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는 심리학 검사인 MBTI 결과와 혈액형별 유형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조사는 있다. 몇 가지 과학적 예도 들어 보자. 인구 분포로 보면 한국은 A형 37%, O형 28%, B형 27%이고 일본 역시 A형 37%, O형 31%, B형 22%다. 비교적 고른 분포다. 반면 프랑스는 A형이 44%, O형이 42%이고 미국은 A형 40%, O형 45%다. 그럼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소심한 사람이 많고, 미국 사람들은 고집이 세다는 얘기다. 동북아시아는 다른 지역보다 B형이 월등히 많은데, 그렇다고 다른 곳보다 자유분방한가. 한국이나 일본에서 혈액형과 성격이 유행하는 건 이렇게 혈액형 분포가 다양해서 설명 가능한 성격의 가짓수가 많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특히 혈액형이 성격에 선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유전적으로 성격을 규정짓는 유전자와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동일한 위치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강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과 성격을 믿을 뿐 아니라 상당히 정확하다고 느끼고 있는 건 사실 아닌가. -란트슈타이너 기자에게 묻겠다. 당신은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이지만, 하기 싫은 일에는 소극적인가. →강신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란트슈타이너 이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거다. 이런 애매한 질문이나 ‘자유분방’,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생각이 많다’, ‘주변 사람들의 일에 관심이 많다’는 식의 모호한 표현을 모은 후에 이걸 각각 ABO식 혈액형에 맞춰 나눠 보자. 그럼 대부분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지 않겠나.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면 “당신은 전형적인 그 혈액형 타입이 아니군요.”라고 말하면 그뿐이다. 이걸 심리학에서는 ‘바넘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일반적이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현상을 정작 듣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는 거다. →김민석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는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단언해도 되는가. -란트슈타이너 그런 얘기를 계속 듣다 보면 실제로 성격이 바뀌지 않더라도 무의식 중에 비슷하게 행동하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결국 성격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닐까. 당신들도 혈액형과 성격 같은 ‘훌륭한 심심풀이’를 절대적이라고 믿지 않는 현명한 여자를 만나길 기대한다. 성공을 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한규섭 서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장 ●권석운 울산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란트슈타이너가 들려주는 혈액형 이야기 저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손영우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심리학과 교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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