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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아이 러브 코리아”

    [2012 여수세계박람회] “아이 러브 코리아”

    ●닉쿤 닮은 훈남 태국관 마놉 “사와디캅(안녕하세요)” 13일 여수세계박람회장 내 태국관에서 자원봉사 중인 타랏차난 마놉(27)이 두손을 모으고 인사를 건네자 관람객들이 “닉쿤을 닮았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마놉은 쑥스러운 듯 미소로 화답했다. 여수엑스포의 이색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104개 참가국의 전시관 가운데서도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이나 출중한 외모, 특이한 지원 동기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마놉의 경우 태국 치앙마이 랏차팟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부전공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2년간 한국외대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엑스포가 끝나면 태국으로 돌아가 본래 직업인 한국어·영어 통역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닭볶음탕을 즐겨 먹고 가수 2PM 멤버인 닉쿤을 좋아한다는 그는 “많은 방문객들이 태국에 대해 좀 더 좋은 인상을 얻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계2세 호주관 마이클 주 호주관의 마이클 주(24)는 호주 국적의 한국계 2세다. 한국 이름은 ‘현식’이지만 아직 낯설다. 호주에서 ‘더엠’이라는 중소 정보통신기술 업체를 운영 중인 사장님이다. 90여일간의 박람회 기간 잠시 경영에서 손을 떼고 호주관 매니저로 자원봉사에 나섰다. 한국에 대한 애틋함 때문이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어머니 뱃속에 잉태된 채 호주로 떠났다. 상어잡이로 이민생활을 시작한 부모는 외아들의 성공을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한국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유아시절과 대학 때 한 차례씩 한국을 찾았지만 체류기간은 보름 남짓에 불과했다. 주씨는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서 “소주 3병을 마시고도 마지막까지 친구를 챙길 만큼 체력이 좋은데 개장 이틀 만에 살이 3㎏이나 빠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선 호주라고 하면 캥커루와 코알라만 떠올리지만 디지털기술도 상당히 발달한 나라”라며 “행사기간 지구 반대편 호주 심해의 잠수함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영상통화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상냥한 미소남 러시아관 다니일 모세이훅 다니일 모세이훅(21)은 개장 이틀 만에 러시아관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올 1월까지 경희대 한국어과에서 4개월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인연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전시관 도우미로 선발됐는데 상냥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만둣국과 삼겹살을 특히 좋아한다. 그는 “모스크바외대를 졸업한 뒤 한국기업에 취업해 인연을 이어가려 한다.”면서 “러시아인은 보드카를 좋아하는 터프한 사람들이 아니라 순수하고 다정다감한 이웃”이라며 미소지었다. 여수 오상도·김진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힐러리의 민낯/최광숙 논설위원

    몇년 전 아침 생방송을 위해 이른 새벽 방송국에 도착한 한 여성 국회의원을 보고 방송 스태프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머리 손질은 물론 화장까지 완벽하게 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면 다른 출연자들의 경우 부스스한 머리에 세수만 하고 나와 방송국에서 화장하고 머리를 드라이한다고 한다. 평소 강단 있고 깐깐한 성격으로 알려진 한 중진 여성의원은 의원회관 집무실에 헤어 세트기를 두고 직접 머리를 매만진다고 한다. 여성 정치인에게 외모는 경쟁력이다. 전문성·정치력 외에 호감 가는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나아가 패션 등을 통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만 하더라도 총리로 당선되었을 당시에는 ‘동독 출신의 시골뜨기’로 불렸지만 이젠 깔끔한 화장과 헤어스타일, 패션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여성이라는 숙명 때문에 여성 정치인들은 ‘패션의 정치학’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국 영부인들의 패션이 늘 화제가 되는 것도 패션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읽고자 하는 대중들이 있어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지난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 때 입은 붉은 색 이브닝 드레스가 영국 출신 알렉산더 매퀸의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영부인이 과연 미국의 고용 문제를 생각이나 하나.”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후 미셸은 미국 디자이너의 옷을 선택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영부인 시절 단발·커트 등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선보였다. 변호사 출신답지 않게 “백악관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헤어스타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할 정도로 이미지에 신경을 썼다. 그런 그가 최근 인도 공식 행사에서 화장을 하지 않고 입술만 살짝 바른 채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나타났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미지보다 업무에 집중하는 국무장관의 모습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패션을 버리고 일을 택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힐러리의 이런 이미지 변신을 2016년 대선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 총선 때 작가 공지영씨가 투표장에 서 있는 자신의 생얼을 공개하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투표를 독려한다고 올린 공씨의 생얼을 보고 토할 뻔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연예인의 민낯은 순수 미인인지 여부를 보여주지만 정치적 행동을 하는 이들의 민낯은 정치적 해석을 낳을 뿐인 이 현실을 어찌 봐야 하나.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부고] ‘헤어스타일 개척자’ 비달 사순 하늘로

    축구선수를 꿈꾸던 11살배기 영국 소년은 “아들을 미용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다.”는 어머니에 이끌려 미용실로 향했다. 미용실 주인은 예의 바랐던 소년을 견습생으로 고용했다. 누구도 이 소년이 죽을 때 이름을 남길 거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헤어 스타일 개척자’ 비달 사순이 9일(현지시간) 숙환으로 숨졌다. 84세. 케빈 메이버거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 대변인은 이날 대표적 부촌인 벨에어의 저택에서 사순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타살 및 자살 흔적은 없었다. 사순은 백혈병 투병 중이었다. 사순은 헤어 드레싱 분야의 선구자였다. 현대적이면서도 손질하게 쉬운 헤어 스타일 ‘사순 커트’를 유행시켜 ‘여성을 해방시켰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비달 사순 헤어살롱’을 냈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샴푸 등 헤어용품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사순 커트는 C, V자 형태의 커트와 대칭적이고 기하학적인 스타일이 특징이다. 올림머리를 하거나 곱슬 파마 머리가 보편적이던 1950~60년대에는 혁명적 스타일이었다. 사순이 창안한 헤어스타일은 멋진 데다 헤어 드라이기나 스프레이 없이 관리하기 쉬워 여성의 외모뿐 아니라 생활과 사고방식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여성이 직업을 가지면서 머리 손질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머리를 감고 바로 외출할 수 있는 스타일을 창조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영국에서 1928년 태어난 사순은 유대계 아버지가 가출한 뒤 7년간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11살때 재혼한 어머니와 재회했다. 1948년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 군에 입대해 참전했고 나중에 유대인 탄압을 연구하는 비달 사순 국제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네 번 결혼한 사순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네 번째 부인 론다와 전처 소생인 자녀 3명과 살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엘리제궁(대통령 집무실)에서 가장 먼저 서명하는 안건은 ‘대통령 임금 삭감안’일 것으로 보인다. ‘무슈 노르말’(평범한 남자)로 불리는 올랑드는 대선 유세 기간 자신의 급여부터 깎아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약하면서 ‘서민 배려, 부자 희생’을 강조해왔다. 올랑드 측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선거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현지 TV에 출연해 “대통령·장관 급여 30% 삭감안을 15일 취임식 직후 대통령령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휘발유 가격 동결, 빈곤층에 대한 학교 보조금 인상, 41년 이상 근속 직장인의 60세 은퇴 허용 등도 바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랑드가 유세 때 대통령의 임금 삭감을 약속한 대로 급여가 30% 삭감되면 매달 1만 3000유로(약 1900만원)를 받게 된다. 올랑드 당선인은 ‘자진 연봉 삭감’으로 전임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대조되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듯 보인다. 사르코지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악명 높았다. 5년 전 대통령 취임 뒤 자신의 연봉을 무려 170%나 올렸다. 또 고급 롤렉스 시계를 찼고 엘리제궁 차고에 차량 121대를 보유 중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한다며 국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대통령은 혈세를 펑펑 쓰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올랑드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삭감’을 택했던 사르코지와 달리 ‘증세’ 카드를 빼 들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1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게 최대 75%의 세금을 물릴 계획이다. 또 대기업 법인세는 올리고 중소기업 법인세는 삭감하는 등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거두려 한다. ‘프랑스 갑부들이 집단적으로 이민을 떠날 기미가 보인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부유층의 불만이 높다. 이 때문에 올랑드는 선제적 자기 희생을 통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듯하다. 올랑드 당선인은 푸근한 외모와 소탈한 이미지 덕에 민심을 얻었다. 의원 시절 스쿠터를 타고 곧잘 출근하던 그는 “엘리제궁에도 스쿠터를 타고 가면 안 되느냐.”고 측근들에게 물었다는 후문이 있다. 이런 평범한 이미지와는 달리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국립행정학교(ENA)와 파리정치대학(IEP) 등을 졸업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유대근기자 dyhnamic@seoul.co.kr
  • ‘10대 성폭행 혐의’ 방송인 고영욱 영장

    ‘10대 성폭행 혐의’ 방송인 고영욱 영장

    서울 용산경찰서는 9일 모델지망생인 미성년자를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36)씨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씨는 지난 3월 30일 자신이 출연하는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 나올 예정이었던 모델지망생 A(18)양의 사전 녹화영상을 보고 “좋아하는 외모다. 마음에 든다.”며 프로그램 관계자를 통해 A양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이어 A양에게 연락해 “연예인 할 생각 없느냐. 기획사에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제안, A양을 만나 “내가 연예인이라 남들이 알아보면 곤란하다.”며 용산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왔다. 고씨는 미리 준비해 놓은 와인과 칵테일 등을 마시게한 뒤 A양이 취하자 성폭행했다. 또 지난달 5일 A양을 한 차례 더 불러 “연인 사이로 지내자.”며 오피스텔로 데려가 강제로 폭행했다. 고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소속사 홈페이지에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남자교도소에서 여성복 입게 된 여장 재소자

    남자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이 여성복을 입고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자신의 주관적 성 정체성을 교도소 측이 인정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낸 재소자가 헌법재판소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코스타리카 언론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교도소의 차별에 맞서 판정승을 거둔 주인공은 22세 청년이다. 코스타리카 수도로부터 북서부로 약 20km 떨어진 레포르마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냈다. 교도소 안에서 여장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중학교를 다니지 못한 그는 교도소에서 못한 공부를 하려 했다. 생물학적으론 남자지만 스스로를 여자로 생각하는 그는 여성복을 입고 수업에 참석하려 했다. 부모가 준 다빗(남성형 이름)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쉐를린이라는 여성형 이름까지 스스로에게 지어준 그였다. 그러나 교도소 측은 시설 내에선 반드시 남성복을 입어야 한다며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는 2년 전 여장남자들에게 신분증 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복장(남성 또는 여성의 외모) 차림을 허용한 선거법원의 판결을 기억해냈다. 법정투쟁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소송을 제기,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는 “교도소 안에서 차별이 너무 심하다.”면서 ‘교도관들이 재소자를 동물처럼 취급한다.”고 고발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10년만에 돌아온 ‘맨 인 블랙 3’ 좋거나 나쁘거나

    10년만에 돌아온 ‘맨 인 블랙 3’ 좋거나 나쁘거나

    1997년 ‘맨 인 블랙’은 5억 8939만 달러(약 6671억원)를, 2002년 ‘맨 인 블랙 2’는 4억 4181만 달러(약 5001억원)를 쓸어담았다. 두 편을 합쳐 11억 3120만 달러(약 1조 2805억원)의 흥행. 제작비(2억 3000만 달러)의 5배를 빨아들였다. 그리고 꼭 10년 만에 그들이 뭉쳤다. 외계인을 관리하는 비밀기관 ‘MIB’(Men In Black)의 두 정예요원 윌 스미스(요원 제이)와 토미 리 존스(요원 케이)는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제작), 베리 소넨필드(감독), 보 웰치(미술감독)까지. 게다가 3D다. 팬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건 당연한 일. 이야기는 2002년 속편 당시 스미스가 “제이가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케이를 만난다.”고 말한 데서 비롯했다. 달 교도소에 40여년을 갇혀 있던 흉악범 짐승 보리스가 탈옥한다. 어느 날 케이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외계인 함대의 침공이 시작된다. 사라진 파트너를 찾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제이는 196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24일 개봉하는 ‘맨 인 블랙3’의 장단점을 분석해 봤다. [UP] 생생한 3D·아직 식지않은 콤비플레이… 10년 만에 돌아온 ‘맨 인 블랙 3’(이하 ‘MIB 3’)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검은색 안경과 정장을 차려입은 MIB 요원 제이(윌 스미스)와 케이(토미 리 존스)는 액션과 유머의 호흡이 척척 맞는 콤비 플레이로 향수를 자극했고, 3D로 커진 스케일과 화려한 스펙터클은 한층 진화된 시리즈의 모습을 선보였다. 40년 전의 위험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MIB 3’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는 점. 24시간 안에 우주의 비밀을 풀고 현재로 돌아와야 하는 MIB 사상 최고의 미션에 도전한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펼쳐진다. 파괴력만 점점 세지는 기존의 블록버스터와 달리 ‘MIB 3’는 1969년의 복고와 최첨단의 2012년을 유기적으로 오가면서 아기자기한 구성과 SF 액션의 균형을 잘 잡아 나간다. 이번 시리즈의 특징인 3D 효과도 잘 살려 냈다. 제이가 77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시간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나 외계인의 다이내믹한 공격 등을 어색하지 않게 생생한 3D로 잘 살려 냈다. 다수의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을 지닌 할리우드 최강 드림팀이 뒷받침된 결과다. 공간감을 부각시킨 카메라 앵글은 3D 효과로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상상력의 대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감독을 맡은 만큼 SF 블록버스터로서 볼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외계인 전문 디자이너 릭 베이커가 만들어 낸 127종의 외계인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는 1960년대 공상과학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애벌래 외계인, 물고기 외계인 등 1969년에 있었을 법한 복고적이면서 친숙한 외계인들을 창조해 냈다. 특히 1960대 문화 아이콘 앤디 워홀을 카메오로 등장시킨 부분도 재미있다. 3인의 주연 배우들의 시너지 효과도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윌 스미스는 코믹하면서도 재치 있는 연기로 변함없는 유쾌함을 선사하고 토미 리 존스의 안정감 있는 연기는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젊은 시절의 케이 역을 맡은 조시 브롤린은 토미 리 존스의 외모와 의상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이번 시리즈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단, 외계인으로 깜짝 등장하는 레이디 가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DOWN] 밋밋해진 액션·참신하지 않은 외계인… 지지부진해진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되살리는 할리우드의 특효약은 한동안 ‘프리퀄’(1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었다. ‘프리퀄 심폐소생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배트맨이다.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1·2편과 달리 조엘 슈마허가 맡은 3·4편에서 배트맨 시리즈는 망가졌다. 8년 만에 시리즈를 재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왜 배트맨이 됐는지를 다룬 ‘배트맨 비긴즈’(2005)로 3억 727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10년 만에 ‘맨 인 블랙’ 시리즈를 부활시킨 소넨필드 감독의 전략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만사에 시니컬한 요원 케이(토미 리 존스)의 과거는 어떤지, 능글능글한 젊은 요원 제이(윌 스미스)와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40년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려놓는다. 대신 시리즈의 인기 비결인 스미스와 존스, 두 배우의 구도는 고스란히 가져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근하면서도 다르게’ 보이고자 한 소넨필드의 콘셉트는 ‘리부트(reboot) 전략’으론 지나치게 안전지향적이다. 젊은 시절의 요원 케이(조시 브롤린)와 과거로 돌아간 제이가 외계인 악당과 펼치는 액션의 긴장감은 1·2편에 비해 떨어진다. 시리즈 사상 최고 악당이라는 보리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전투력도 한몫을 한다. 도시 하나쯤은 쑥대밭으로 만드는 최근 블록버스터 규모에 익숙한 관객에겐 심심할 듯싶다. (‘투캅스’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에서 반복된) 베테랑과 젊은 요원의 티격태격에서 비롯된 코미디 코드도 힘을 잃었다. 스미스의 개인기는 여전하지만, 그도 어느덧 44살이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큰 웃음을 터뜨리던 존스의 젊은 시절을 맡은 브롤린은 외모는 닮았지만 존재감은 역부족이다. 외계인 전문 디자이너 릭 베이커와 미술감독 보 웰치의 솜씨는 여전하지만 10년 동안 관객들은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서 너무 많은 외계인을 만났다. 3편에 등장하는 127종의 외계인이 더는 참신하지 않다. 향수만 자극할 게 아니라 진짜 ‘리부팅 전략’이 필요한 때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佛 17년만에 좌파정권… 긴장하는 EU

    프랑스에서 17년 만에 좌파정권 탄생이 확실시된다. 유럽 2위 경제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대선 결선투표가 6일(현지시간) 긴장감 속에 치러졌다. 프랑스의 대선 결과가 긴축 일변도인 유럽연합(EU) 각국의 정책을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프랑스 국민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6만 5000곳의 투표소를 찾아 향후 5년간 자국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한 표를 행사했다. 프랑스 유권자는 모두 4600만명이며 대선에 출마한 10명의 후보 중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57) 후보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57) 대통령이 이날 결선에서 양자 대결을 펼쳤다. 올랑드는 지난해 10월 사회당 후보로 뽑힌 뒤 한 번도 2차 투표 지지율에서 사르코지에 뒤지지 않았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투표율은 오후 5시까지 71%를 조금 넘어 2007년 대선 때 같은 시간 투표율(75%)보다 낮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선거 막판 1주일간 올랑드 후보를 맹추격하며 접전을 벌였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IFOP)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올랑드와 사르코지는 각각 52%,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올랑드는 1차 투표에서 9.2%의 지지율을 올린 중도우파 프랑스민주동맹(UDF) 프랑수아 바이루의 지지 선언을 이끌었지만 막판까지 고전했다. 그는 4일 마지막 선거운동 회의에서 “(지지자) 여러분의 흥을 깨고 싶지 않으나 게임이 (사회당의 승리로) 끝났다고 생각해 심각한 실수를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밀린 사르코지 대통령도 “여전히 (승리할) 자신이 있다.”면서 “일요일 선거 결과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에 17년 만의 좌파 정권 탄생이 가시화되자 유럽 각국 정부와 시장도 긴장했다. 올랑드 후보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유럽연합(EU) 신(新)재정협약(유럽 국가 간 재정통합을 목표로 서명한 협약)의 재협상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사회당 정권이 들어서면 유로존 재정통합 연대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돼 왔다. 그러나 올랑드가 사르코지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면서 집권 이후에도 재정 상황에 신경 쓰고, 유로존 상대 국가와의 협력을 계속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파리의 한 펀드 매니저는 분석했다. ‘미스터 평범’이라는 별명이 붙은 올랑드 후보는 당내에서 중도 성향으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추문으로 낙마한 뒤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1954년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엘리트 코스만 밟았지만, 수수한 외모와 성품을 앞세워 스스로를 ‘보통 사람’이라고 부르며 표몰이를 했다. 만약 사르코지는 낙선한다면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이후 31년 만에 재선에 실패한 프랑스 대통령으로 남는다. 또 최근 유럽경제위기로 실각하는 11번째 국가지도자로 기록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승승장구 ‘어벤져스’의 3대 의문과 해답

    승승장구 ‘어벤져스’의 3대 의문과 해답

    ‘어벤져스’의 위력이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어린이날을 포함한 5일, 6일간 ‘어벤져스’ 티켓을 산 관객은 무려 114만 4457명. 개봉 11일만에 누적 관객수는 400만 1878명으로 집계됐다. 어른들은 과거 만화책 속 주인공을 ‘실사’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상상 속에나 존재하던 슈퍼히어로 단체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벤져스’의 매력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심이 쏠리는 만큼 ‘어벤져스’를 향한 각종 의문점 역시 쏟아지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혹은 궁금해 할 대표 의문점 3가지를 짚어본다. 첫 번째. ‘어벤져스’에서 ‘스파이더맨’이 빠진 이유는? ‘어벤져스’에는 마블 코믹스의 대표 슈퍼히어로인 아이언맨, 토르, 헐크, 호크아이, 블랙위도우, 캡틴 아메리카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인기지수가 상위권에 속하는 스파이더맨은 정작 어벤져스 명단에서 제외돼 있다. 이는 ‘스파이더맨’의 영화 저작권이 마블 코믹스의 영화 제작회사인 마블 스튜디오에 있는 것이 아니라, 2002년 ‘스파이더맨’을 제작한 소니 픽쳐스에 있기 때문. 소니 픽쳐스와 마블 스튜디오(정확히는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어벤져스’ 영화화를 실현시킨 월트 디즈니)의 합의가 없다면 ‘어벤져스’ 팀과 활약하는 스파이더맨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두 번째. 가장 파워가 강한 ‘어벤져스’ 슈퍼히어로는 누구? 마블코믹스 홈페이지 ‘어벤저스 캐릭터 가이드’(시공사 발행)의 객관적 자료를 참고해보자면, 천둥의 신인 토르는 인간이 아닌 신인 까닭에 힘 7, 방어력6, 전투력 4(모두 7점 만점)을 기록한다. 초강력 슈트를 입은 아이언맨은 힘6, 방어력6, 전투력 3으로 토르에 비해 다소 떨어지나 민첩성과 지능이 각각 5, 6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가 만든 절대방패를 가진 캡틴아메리카는 힘 3, 방어력 3, 전투력 6으로 중위권에 속해 있다. 통제 불능의 초록괴물 헐크는 예상대로 절대강자의 파워를 자랑한다. 힘, 방어력에서 모두 7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주관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토르와 아이언맨은 비등비등한 전투력과 방어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어벤져스’ 초반에 토르와 아이언맨의 정면승부가 등장하는데, 결과는 무승부였다. 일각에서는 객관적 분석과 마찬가지로 헐크의 파워서열이 가장 높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이번 영화에서만 살펴보자면 아이언맨의 활약이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이언맨이 어벤져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된 능력은 다름 아닌 ‘비행’. 비행능력이 없는 캡틴 아메리카나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은 지상에서 ‘자잘한’ 싸움을 막아내는데 그친다. 반면 비행능력을 가진 아이언맨과 ‘준 비행능력’의 헐크 등은 상공에서 몰아치는 끊임없는 공격을 막아내고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몫을 해낸다. 세 번째.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어벤져스’ 슈퍼히어로는 누구? 국내에서 ‘아이언맨’은 1,2편 평균 437만 명, ‘천둥의 신 토르’는 170만 명, ‘인크레더블 헐크’는 100만 명,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는 50만 명이 봤다. 그만큼 인지도 면에서도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이언맨은 바람둥이지만 천재적인 두뇌와 꽃중년의 외모, 탁월한 유머감각에 감춘 영웅심리까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대세’일 수 있는 조건을 대부분 갖췄다. 헐크는 만화 캐릭터의 흔적이 과하게 남아있지만 누구보다도 강력한 파워를 지녔다는 점에서 아이언맨 다음의 인기를 자랑한다. 반면 토르는 인간이 아닌 신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고,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국수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드는 거부감 등의 이유로 국내 개봉 당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HQ(가정지수)를 높이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HQ(가정지수)를 높이자/임태순 논설위원

    며칠 전 신문에서 본 기사가 자꾸 눈에 밟힌다. 미국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가 자녀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칼퇴근을 한다는 내용이다. 다른 평범한 한국의 아버지들처럼 가정보다는 직장에 더 매달려 온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시간, 업무강도 등 샌드버그보다 여러 면에서 나쁜 조건도 아닌데 가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저렇게 가정에 충실하면, 성인이 돼서 내 아이가 그의 아이와 부딪치면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하니 더럭 겁도 났다. 개인들의 역량이 모여서 국력이 되는 것이니 가정의 소중함, 중요성이 더욱 크게 보였다. 우리나라 50대 전후의 가정은 남편이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아내가 자녀교육 등 집안일을 담당하는 구조다. 당연히 최우선 관심사는 남편의 사내 지위나 승진 등이고, 가정 내 소사는 다음이다. 회사형 인간이 돼 버린 가장은 바쁘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가정을 등한히 하고, 자연 집안일은 아내가 전권을 행사해 ‘가정 백치’가 되고 만다. 어느 날 불쑥 커버린 아이들에게 다가가지만 대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아내에게 향하지만 회사일에만 매달려 왔으니 부부간 대화도 공허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들이 대학교에 좋은 직장만 늘어놓으니 벽을 쌓는다. 가정 붕괴의 폐해는 여기저기서 쉽게 확인된다. 최근 발표된 청소년 백서에 따르면 청소년(15~24세) 스트레스율은 2008년 56.5%에서 2010년에는 69.6%로 치솟았고, 사망원인은 자살이 13%로 가장 높았다. 학업, 취업, 외모 등을 고민하다 해결이 되지 않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한동안 높아지던 이혼율도 지난해의 경우 1000쌍당 9.4쌍으로 낮아져 안정추세를 보였지만 유독 50대 이상에서만 높아져 장·노년층의 불안한 삶을 말해준다. 백년해로는 옛말이 돼 버린 것이다. 한국 부모의 자식사랑은 남다르다. 아들, 딸에 대한 희생, 헌신, 인내는 세계 최고일 것이다.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은 물론 자녀교육을 위해 기러기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아버지들의 열성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간의 친밀감, 만족도 등 가정의 행복은 거의 바닥권일 것이다. 부모·자녀는 물론 부부간 대화와 소통도 되지 않으니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투자는 많이 해도 거두는 것은 빈약한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가정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깨기 위해선 어머니·아버지들이 부모로서, 부부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직장에 필요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가족 간의 관계를 어떻게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학교에서 대학에 가기 위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지식만을 배우고 인간관계는 등한시한다. 각자 알아서 잘하라는 투다. 그러나 지식보다는 인간관계가 삶에 있어 훨씬 중요하다.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는 열정과 마음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자녀의 심리를, 남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왜(Why)보다는 어떻게(How)로 질문을 하고 아이의 자존감을 살려줘야 자녀와 대화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은 혼자 해결하려 하지만 여성은 공유할 누군가를 찾는다고 한다. 이런 차이를 알면 부부간 오해나 다툼은 적어진다. 외국어 습득, 취미생활 등도 좋지만 부모, 부부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찾아보면 좋은 부모 학교, 부부 코칭 학교 등 가르쳐주는 곳은 의외로 많다. 지능(IQ)을 넘어 감성지수(EQ), 창조성지수(CQ) 등 다양한 지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방의 감정, 사고 등과 교감하며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회성지수(SQ)가 부각되고 있다. 사회성지수를 습득하고 높일 수 있는 출발점은 가정이다. 좋은 부모, 좋은 부부가 되는 법을 배워 가정지수(HQ)를 높여야 한다. 가정이 행복하면 사회, 국가는 저절로 행복해진다. stslim@seoul.co.kr
  • “남편도 공유” 한 남자와 결혼한 쌍둥이 자매

    “남편도 공유” 한 남자와 결혼한 쌍둥이 자매

    쌍둥이는 외모 뿐 아니라 취향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편까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는 쌍둥이 자매 비키 다거(42)와 발레리 다거(42)는 남편 브레이브 조(43)와 공동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편 조의 또 다른 아내인 알리나(43)는 비키와 발레리와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 조는 비키·알리나와 22년 전 결혼했고, 12년 전인 2000년에 발레리를 세 번째 아내로 맞이했다. 그는 “19살 때 비키와 그녀의 사촌인 알리나를 처음 만나 데이트를 했다. 두 사람에게 모두 끌려서 결혼을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은 두 사람이 우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키와 알리나는 조와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을 때, 자신의 남편이 발레리와도 부분의 연을 맺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당시 발레리는 전 남편과 이혼한 상태였으며 조와 재혼하는 동시에 전 남편과 낳은 아이 5명을 모두 데려와 한 가족이 됐다. 이들은 모두 특정종교 교리에 따라 일부다처제를 인정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법적으로 일부다처가 허용되지 않음에 따라, 법적인 아내는 알리나로 지정했다. 비키는 “자매와 사촌이 한 남편을 공유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서로를 커플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쌍둥이이자 세 번째 아내인 발레리 역시 “쌍둥이인 비키와 남편이 부부관계라는 사실은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그저 그가 매우 좋은 남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세 아내와 남편은 현재 그들의 삶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공동 집필하고 있다. 조는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일부다처 혹은 일처다부가 불법인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오디션 1984/이도운 논설위원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대학 동창 임성민. 1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연예계를 평정하고도 남았을 친구다. 노래, 춤, 외모, 스타일, 유머, 스포츠, 외국어…. 그의 노래는 이승철과 이광조의 장점만 뽑아낸 것처럼 들렸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면 외국인들까지 주위에 모여들었다.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노래 대결이 벌어졌다. 성민이는 음대 작곡과에 다니는 단짝 친구가 만들어준 노래를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다. 앙코르가 쏟아졌다. 앙코르 곡으로 ‘슬픈 인연’을 불렀는데, 지금도 나미의 원곡보다 성민이의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다. 1980년대는 대중문화 산업이 꽃을 피우기 이전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는 없었다. 성민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다. 성민이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왜 그에게 큰 재능을 주면서, 때(時)를 함께 주지는 않았던 걸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강철 여인’ 배두나(33)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코리아’(3일 개봉)의 언론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은 그녀는 자신을 가르쳐 준 탁구 선수들과 함께한 특별 시사회에서도 눈물을 비쳤다. 촬영 6개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녀에게 영화 ‘코리아’는 각별하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봄비가 내리는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눈물을 자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원래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안 좋아하는데, 탁구 선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괜스레 눈물이 났다. 시사회 때도 중반까지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다가 후반 20분에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에 (영화에 대한 감정을)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참았던 것 같다. →이야기한 대로 무뚝뚝한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표정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평소 일상에서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의 현남을 비롯해 했던 역할의 대부분이 제가 동경하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분희도 마찬가지다. 스물세 살의 국가 탁구 영웅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는 뽀얗고 타고난 귀여움이 좋았다. →리분희는 실존 인물이자 현정화의 라이벌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실화 영화도, 실존 인물도 처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과 경기 실황을 가지고 리분희를 분석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리분희가 남한의 현정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중계 카메라와 북한 선수들이 있어서 티를 내지 못했을 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은 따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에게 리분희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나. -현 전무님은 총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배우들 탁구 연습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리분희가 백핸드와 스카이 서브를 정말 잘했고 도도한 선수라고 말해 줬다. 스코어를 내고 기분이 좋아도 특별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고 기합도 넣지 않을 정도로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고요하고, 차분하게’라는 말이 굉장한 힌트가 됐다. →겉으로는 절제됐지만, 안으로 꽉 찬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 ‘공기인형’도 그렇고 평소 감정을 표출한다기보다는 삭이고 참는 절제의 연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텅 빈 것이 아니라 꽉 채우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연기를 추구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리분희 역이 내 연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연기 패턴이 관련 있나. -나 자신이 너무 몰랑몰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딱딱한 갑옷으로 감추는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차갑게 대하고 무뚝뚝하다. 제 성격은 소심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강한 여배우의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공기인형’에서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연기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용감하다. 집에 와서 힘들어 머리를 싸매더라도 연기할 때는 과감하다. ‘공기인형’을 찍을 때도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벗었다고 해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불편하고 쩔쩔매는 상황이 싫었다. 내가 먼저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최선을 다하니까 분위기도 풀어지고 촬영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코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영화는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년 전 역사적인 경기 장면을 재현한 소감이 어땠나. -영광이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분단 상황에서 잠시나마 한 팀을 만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현 감독이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고, 내가 그것을 연기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이 영광이었다. 하지만 ‘코리아’ 촬영을 마친 뒤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바로 떠났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을 봤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현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투톱인 만큼 연기 면에서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대결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라이벌 구도를 의식했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 찍을 때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울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지원) 언니가 수비수, 내가 공격수로 나뉘어 있었다. 언니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나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 집중했다. →분단 영화이자 스포츠 영화로서 감정 과잉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다. 물론 하려는 이야기와 의도가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가 적재적소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한 핏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잊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뭉치면 강한 나라인데…. 탁구 영화라기보다는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는 영화다. 가볍게 보시고 감동도 느꼈으면 좋겠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 감독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 대배우들은 초조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기질이 있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기획 자체가 기발한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천재 같았고, 마치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앤디 워쇼스키가 나무 줄기라면, 래리 워쇼스키는 화려한 잎사귀 같았다. 대한민국 배우들은 강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배우로서 여러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0년 전에 이미 예쁘게 보이는 것은 포기했다는 배두나. 이제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코리아’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배두나의 연기 드라이브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영화프리뷰] ‘백설공주’

    [영화프리뷰] ‘백설공주’

    평화로운 왕국에 새 왕비가 들어온다. 얼마 뒤 왕은 실종되고 왕비가 집권한다. 왕비의 사치 탓에 왕국은 파산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왕비에겐 재정건전성보다 더 큰 골칫덩어리가 있었으니, 왕의 외동딸 백설공주다. 왕비는 10년이 넘도록 공주를 가둬 놓는다. 어느 날 화적질을 하는 일곱 난쟁이에게 털린 발렌시아 왕국 앤드루 왕자가 왕비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왕비는 훈훈한 외모에 경제력까지 갖춘 왕자를 낚아 인생역전을 노린다. 문제는 왕자가 백설공주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사실. 올해는 야콥과 빌헤름 그림 형제가 독일의 설화들을 편집한 ‘그림동화’가 출판된 지 꼭 200년이 되는 해다.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빨간모자’도 유명하지만, 그림 형제의 최대 히트작은 뭐니뭐니 해도 ‘백설공주’다. 5월에만 두 편의 백설공주 영화-타셈 싱 감독의 ‘백설공주’(3일 개봉)와 루퍼트 샌더스 감독의 ’스노우화이트 앤 헌츠맨’(31일 개봉)이 잇따라 개봉된다. 타셈 싱 감독의 버전은 애니메이션 ‘슈렉’의 세계관으로 재해석한 백설공주쯤으로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팝스타 필 콜린스의 딸 릴리 콜린스가 연기한 백설공주는 더는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지 않는다. 빼앗긴 왕국을 되찾으려고 어리바리한 왕자의 도움을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칼을 빼들고 적과 맞선다. 300대1의 경쟁을 뚫고 8500만 달러(약 965억원)짜리 판타지 대작의 주연을 꿰찬 콜린스는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얼굴과 단호한 여장부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할리우드의 블루칩임을 입증했다. 로맨틱코미디의 여왕 줄리아 로버츠가 늘어 가는 주름과 뱃살 걱정이 많은 여왕으로 등장한 것도 흥미롭다. 그녀 최초의 악역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사악하고 어두운 동화 속 왕비라기보다는 푼수끼 넘치는 귀여운 악당에 가깝다. 뮤직비디오와 광고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싱 감독은 이번에도 화려한 색채와 조명, 의상으로 동화의 세계를 실사로 구현했다. 물론 ‘더 셀’(2000),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 ‘신들의 전쟁’(2010)에서 호흡을 맞춘 의상 디자이너 에이코 이시오카(1938~2012)의 공이 크다. 1992년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린 이시오카는 세계 최고의 비주얼 아티스트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난 1월 타계했다. 훗날 이 영화는 ‘발리우드의 할리우드 공습’(봄베이+할리우드의 조어로 인도 영화산업을 의미)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면 콜린스가 인도풍 노래를 부르면서 동료 배우들과 인도 영화 특유의 떼춤을 춘다. 대니 보일의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에도 군무가 나오지만, 인도 뭄바이(봄베이의 새 이름)가 배경인 데다 인도 배우들이 무더기 출연했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 북미 등에서는 지난 3월 30일 먼저 개봉했다. 30일 현재 흥행수익은 1억 3537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뻑이가요’ 작곡가 디플로 ‘올나잇’ 내한 클럽파티

    ‘뻑이가요’ 작곡가 디플로 ‘올나잇’ 내한 클럽파티

    비욘세, 어셔, 크리스 브라운의 프로듀서이자 빅뱅 지디 앤 탑(GD&TOP)의 ‘뻑이가요’를 공동 작업해 화제를 모은 세계적인 프로듀서 디플로(DIPLO)가 클럽파티 개최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지난 2월 세계적인 뮤지션인 윌아이엠 클럽 파티에 이어 이번 디플로 클럽파티를 기획한 CJ E&M 음악사업부문 측은 “디플로가 이미 2차례 한국 클럽 파티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클럽 특유의 뜨거운 분위기를 선호한다. 이번 역시 클럽파티를 통해 또 한 번 그 열기를 느끼고 싶어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번의 세계적 아티스트를 눈앞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에 관객들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특히 현장에서 빛을 발하기로 유명한 디플로의 DJ 실력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여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디플로는 크리스 브라운의 ‘Look at Me Now’, 어셔의 ‘Climax’, 비욘세 ‘End of Time’ 등 내로라하는 히트곡을 프로듀싱한 저력은 물론 라디오헤드의 ‘Reckoner Remix’,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Circus Remix‘ 등의 곡은 원곡보다 나은 리믹스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클럽 공연을 경험한 관객들은 물 흐르듯 자유자재로 선보이는 디제잉의 마력에 놀랐다.” “음악적 스펙트럼은 기본! 훤칠한 훈남 외모에 반했다.”등 기대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글로벌 아티스트인 아지아틱스(Aziatix), 윌아이엠, LMFAO 등의 내한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해 실력을 입증한 일렉트로닉 듀오 DAZE47(데이즈포리세븐)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최고의 파티를 예고했다. 한국 음악 팬을 또 한 번 설레게 할 ‘DIPLO Live in Seoul’는 오는 5월 10일 저녁9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신사동 ‘CLUB HOLIC’에서 화려한 음악의 장을 선사한다. 디플로 내한 클럽파티 티켓은 인터파크, 예스 24, 엠넷닷컴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 저 남자 엄친아였어?

    어, 저 남자 엄친아였어?

    KBS 2TV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와 ‘네가지’에서 “고뤠?”, “마음만은 홀쭉하다.”와 같은 유행어를 낳으며 인기가도를 걷고 있는 개그맨 김준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 다름 아닌 ‘김준현 엄친아’로 말이다. 실상은 이렇다. 26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MC 신봉선은 “김준현의 아버지가 KBS 간부였는데 김준현이 한 번도 티를 낸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고 김준현 또한 이를 인정하며 “2007년 공채 개그맨이 됐는데 아버지가 2006년에 퇴직하셨다.”고 받아친 것. 이 외에도 김준현은 명문대 출신임이 알려지면서 개그계의 엄친아로 떠올랐다. 김준현 외에도 연예계에는 유독 엄친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엄친아들은 누가 있을까. 엄친아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벌 못지않은 부를 지닌 스타들도 엄친아로 불린다. 이른바 ‘재벌 2세 엄친아’. 대표적인 경우가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최시원의 부친은 보령 메디앙스 신임 대표이사 최기호 사장이다. 현재, 최시원의 부친은 성공회대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며, 무역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시원은 훤칠한 외모에 큰 키, 유명 한류돌의 멤버인데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 ‘포세이돈’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출연했던 배우 이필립도 대표적인 재벌 2세 엄친아다. 이필립의 아버지는 미국 국무부가 선정한 최고 IT기업인 STG의 이수동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STG는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정직원 1700여명에 전 세계 35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걸그룹 에이핑크의 홍유경도 연 매출 1600억 원을 버는 철강 재력가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예계 대표적인 엄친아로 손꼽히고 있다. 부모님의 재력 외에도 공부를 잘해 ‘엄친아’라 불리는 연예인들도 있다. 명문대 출신 연예인을 일컫는 ‘고학력 엄친아’들이 그 주인공. 서울대 출신 배우로 유명한 여배우 김태희(의상학과)를 비롯해 가수 이적(사회학과), 가수 장기하(사회학과)등은 대표적인 ‘고학력 엄친아’이다. 이 외에도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신복고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노래 ‘기억의 습작’의 주인공, 가수 김동률과 아카펠라 그룹 스윗소로우 등은 연세대 출신 가수로 유명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어, 김준현?…저 남자들이 엄친아라고”

    “어, 김준현?…저 남자들이 엄친아라고”

    KBS 2TV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와 ‘네가지’에서 “고뤠?”, “마음만은 홀쭉하다.”와 같은 유행어를 낳으며 인기가도를 걷고 있는 개그맨 김준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 다름 아닌 ‘김준현 엄친아’로 말이다. 실상은 이렇다. 26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MC 신봉선은 “김준현의 아버지가 KBS 간부였는데 김준현이 한 번도 티를 낸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고 김준현 또한 이를 인정하며 “2007년 공채 개그맨이 됐는데 아버지가 2006년에 퇴직하셨다.”고 받아친 것. 이외에도 김준현은 명문대 출신임이 알려지면서 개그계의 엄친아로 떠올랐다. 김준현 외에도 연예계에는 유독 엄친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엄친아들은 누가 있을까.  엄친아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벌 못지않은 부를 지닌 스타들도 엄친아로 불린다. 이른바 ‘재벌 2세 엄친아’. 대표적인 경우가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최시원의 부친은 보령 메디앙스 신임 대표이사 최기호 사장이다. 현재, 최시원의 부친은 성공회대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며, 무역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시원은 훤칠한 외모에 큰 키, 유명 한류돌의 멤버인데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 ‘포세이돈’등에 출연한 바 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출연했던 배우 이필립도 대표적인 재벌 2세 엄친아다. 이필립의 아버지는 미국 국무부가 선정한 최고 IT기업인 STG의 이수동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STG는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정직원 1700여명에 전 세계 35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걸그룹 에이핑크의 홍유경도 연매출 1600억 원을 버는 철강 재력가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예계 대표적인 엄친아로 손꼽히고 있다.  부모님의 재력 외에도 공부를 잘해 ‘엄친아’라 불리는 연예인들도 있다. 명문대 출신 연예인을 일컸는 ‘고학력 엄친아’들이 그 주인공. 서울대 출신 배우로 유명세를 탄 여배우 김태희(의상학과)를 비롯해 가수 이적(사회학과), 가수 장기하(사회학과)등은 대표적인 ‘고학력 엄친아’이다. 이외에도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신복고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노래 ‘기억의 습작’의 주인공, 가수 김동률과 아카펠라 그룹 스윗소로우 등은 연세대학교 출신 가수로 유명세를 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건 Inside] (29) 음지의 동성애자를…‘3인조 꽃뱀’의 기막힌 사기

    [사건 Inside] (29) 음지의 동성애자를…‘3인조 꽃뱀’의 기막힌 사기

    2010년 7월 교도소 동료였던 세 남자가 한자리에 둘러 앉았다. 맏형 노릇을 하던 유모(41)씨의 호출에 한모(34)·조모(28)씨가 오랜 만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얼마 전에 황당한 경험을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게 돈벌이가 되겠더라.” (유씨) 유씨가 늘어 놓은 ‘황당 경험’은 동성애와 관련된 것이었다. 어느 날 혼자 서울 시내 한 찜질방을 찾은 그는 수면실에서 잠을 자다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한 남자가 자기 몸을 더듬고 있었던 것.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남자의 손길을 뿌리친 뒤 “성추행으로 신고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남자는 합의금 200만원을 내놓았다. 알고 보니 유씨가 찾은 곳은 이른바 ‘이반(異般) 사우나’였다. 이반 사우나는 성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동성애자들이 모여 성관계를 맺기도 하는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말한다. ‘이반’은 이성애자들을 칭하는 일반(一般)이라는 말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쓰여지는 말이다. 합의금을 물어낸 남성은 유씨가 당연히 동성애자일 것으로 생각해 그들만의 법칙에 따라 상대를 유혹하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편견에 울던 동성애자들, 사기에 두 번 울다 예상 밖의 소득을 얻은 유씨는 전국에 ‘이반 사우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돈을 벌어보자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매번 혼자 움직일 수는 없는 일. 믿을 만한 교도소 동료였던 한씨와 조씨를 범행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유씨는“합의금을 뜯어내 한달에 500만원 이상 벌 수 있고 집과 차도 살 수 있다.”며 한씨와 조씨를 설득했다. ‘동성애자 꽃뱀’의 수법은 간단했다. 외모가 돋보이는 한씨가 팔베개를 해주는 등 동성애자를 유혹하는 게 첫 단계. 낚시에 걸린 상대가 몸을 만지면 한씨가 놀란 척하며 “추행당했다.”고 소리치는 식이었다. 조씨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도 봤다.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겁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예상치 못한 소란에 동성애자가 혼란스러워하면 유씨가 “좋게 해결하자.”는 식으로 중재에 나서 합의를 유도했다. 이들은 2010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등을 돌며 모두 29차례에 걸쳐 1000여만원을 뜯어냈다. 합의금은 한번에 통상 70~80만원, 많게는 200만원에 이르렀다. 이들은 “가난한 상대를 만나 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전체 액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 30~50대 남성들이 유씨 일당의 먹잇감이 됐다. 한씨는 동성애자가 아니었음에도 범행을 거듭하며 점차 동성애를 동경하게 됐고, 그만큼 유혹 기술도 대담해졌다고 한다.   ●원활한 합의를 위한 장치가 오히려…‘꽃뱀’이 꼬리잡힌 이유는 이들이 덜미를 잡힌 것은 한씨의 욕심 때문이었다. 공범들과 헤어진 한씨는 혼자서 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지난달 24일 단독범행을 감행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찜질방에서 그는 여느 때처럼 동성애자를 유혹했다. 상대는 술에 취한 채 짝을 구하고 있던 강모(31)씨였다. “이 아저씨가 어딜 만져? 뜨거운 맛 좀 볼래?” 강씨는 예상외의 반응에 당황했다. 덩치가 크고 위협적인 한씨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공포감도 들었다. 놀란 강씨는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도망치다가 한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씨가 먼저 접근하길래 관심이 있는 줄 알고 몸을 만졌다. 원래 그 곳에서는 합의 하에 관계를 맺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강씨의 말에서 이상한 낌새를 챈 경찰은 한씨에 대해서도 조사를 착수했다. 기록을 보니 한씨가 8차례나 집중적으로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이 나타났다. 성인 남성이 각기 다른 동성애자들에게 거듭 추행을 당하기란 쉽지 않은 일. 더구나 찜질방에서 추행을 당한 한씨가 계속 찜질방을 찾아갔다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경찰은 이 사건이 한씨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거듭된 추궁에 한씨는 자신이 ‘동성애자 꽃뱀’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자백을 받은 경찰은 나머지 일당들도 검거하는 한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신고를 꺼리는 동성애자들의 속성을 이용한 유씨 일당은 스스로 범행 단서를 남겼다. 합의를 쉽게 끌어내기 위해 경찰에 피해 신고를 해온 게 자신들의 악행을 입증할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한 것이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따사로운 봄볕에 꽃이 흩날리는 계절이다.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부릉부르~응’ 쏜살같이 다른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꿈’.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꿔 봤을 법하다. 문짝이 두 개라 실용성이 떨어지고 자동차 크기 대비 가격이 높아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자동차. 하지만 스피드와 남의 시선을 즐기는 젊은이가 열광하는 스포츠 쿠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달 말 현대차에서 벨로스터 터보를, 지난 2월 폭스바겐에서 시로코 R라인을 출시하면서 한국지엠의 카마로와 더불어 스포츠 쿠페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벨로스터 터보, 레이싱카 같은 가속 배기음 스포츠 쿠페인 벨로스터 터보와 카마로, 스로코 R라인은 겉모습부터 남다르다. 자동차 문이 3개인 벨로스터, 개구리를 연상케 하는 시로코,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 알려진 카마로. ‘어디를 가도 저 차는 뭐야?’라는 시선을 받게 된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다면 이들 차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 자동차의 크기는 중소형차급이다. 현대차의 아반떼보다 길이는 좀 길지만 폭은 좁히고 높이는 낮춰 날렵하게 디자인했다. 벨로스터 터보는 스포츠 쿠페를 표방하면서 차 문이 3개다. 운전석 쪽은 하나이지만 조수석 쪽은 앞뒤에 차 문이 있다. 고객의 편리함을 위한 배려이다. 육각형의 헥사고날 그릴(앞쪽 범퍼 위쪽)이 인상적인 전면부는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셔닝 헤드램프를 적용해 한층 강인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옆모습은 바람개비를 형상화한 18인치 알로이 휠과 심플한 느낌의 사이드실 몰딩을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시로코는 간결한 일자형 그릴과 보닛으로 개구리 입 모양을 연상시킨다. 뒤로 갈수록 기울어지는 루프(자동차 천장)라인과 둥글둥글한 트렁크 부분은 웅크린 청개구리를 연상시키다. 반면 카마로는 전통적인 스포츠카 형태. 길고 넓은 보닛과 강한 직선으로 이뤄진 볼륨감 있는 디자인이 남성미를 뿜어낸다. ●시로코, 음악처럼 들리는 특유의 엔진음 심장인 엔진은 벨로스터가 1590㏄로 가장 작다. 힘(마력)은 시로코가 170마력으로 가장 약하다. 벨로스터가 204마력, 카마로가 312마력이다. 달리기 성능도 차이가 난다. 벨로스터 터보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자 순간적으로 차가 튀어 나간다. 130㎞까지 무난하게 달린다. 힘이 넘친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150㎞, 160㎞까지 거침없이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가속 때 들려오는 배기음은 레이싱카만큼이나 스포티하다. 90도에 가까운 곡선 구간에서 코너링은 스포티한 외모만큼 민첩하다. 핸들링을 향상시킨 섀시통합제어시스템(VSM)이 곡선 주행에서의 차체 자세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작은 심장(1590㏄)에 힘(204마력)을 키우다 보니 고속 주행 때 낮은 연비, 엔진과 변속기의 대응 능력 등은 현대차가 앞으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처럼 느껴진다. ●카마로, 남성미 강하고 웅장한 엔진음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동급 성능의 수입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 2000만원 초반대에 이렇게 멋진 디자인과 성능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현대차만이 가능할 듯싶다. 개구리 모양의 스로코 R라인은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매력적이다. 크지도, 거슬리지도 않도록 엔진음은 음악처럼 들린다. 역시 디젤의 명가 폭스바겐답다. 가속 페달을 밟자 170마력이라고 믿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이 뿜어져 나온다. 작은 자체 때문인지 차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150㎞, 160㎞, 170㎞까지 속도를 올려도 여유가 느껴진다. 곡선 주로에서도 노면을 움켜쥔 듯 빠져나간다. 낮은 차체에 따른 저중심 설계와 몸집에 비해 큰 신발(19인치 타이어) 때문이다. 시로코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속도를 100~170㎞ 사이로 자유로를 왕복했어도 연비가 12㎞/ℓ가 나왔다. 카마로는 전통적인 미국의 스포츠카 느낌이다. 길이가 벨로스터나 시로코보다 길고 자체가 낮아서인 듯하다. 카마로는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음까지 웅장했다. 312마력 6기통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부룽~ 부루웅~’하는 소리는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150㎞, 180㎞ 속도를 올릴수록 노면에 붙어가는 느낌 때문인지 속도를 더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시로코와 카마로 모두 4000만원대로, 젊은이들이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버지를 위한 노래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아버지를 위한 노래

    파올로 소렌티노는 이탈리아 영화의 부흥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근작 세 편-‘가족의 친구’ ‘사랑의 결과’ ‘일 디보’가 내리 칸영화제에 진출했고, ‘일 디보’(2008)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영화 배경을 미국과 아일랜드로 넓혔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작업할 기회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칸영화제에 출품한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대부분 평자들은 어수선한 드라마로 여겼다. 얼마 전 미국과 영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몇몇 영화지가 재평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들의 지지가 과연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주인공 셰이엔은 더블린에서 20년 동안 은둔 중인 세계적인 록스타다. 몇몇 이웃과 친분을 유지하는 것 외에 그는 커다란 집에 칩거하며 지낸다. 그는 아버지와 30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셰이엔은 미국행을 결심한다. 그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아버지가 수용소에서 고통을 준 나치를 평생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악당을 찾아 셰이엔은 예정에 없던 여행에 나선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는 갖가지 사연으로 힘들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울한 음악을 듣다 자살한 두 아이의 부모, 이유를 말하지 않고 집을 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좋아하는 여자의 사랑을 구하지 못하는 남자, 전쟁의 고통을 잊지 못하는 형사, 뚱보 아들과 사막에서 외롭게 사는 웨이트리스, 세상 끝으로 피신한 나치 전범. 지금껏 그들과 같은 처지였던 셰이엔은 길을 떠난 뒤 변화를 맞이한다. 미숙한 남자가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점차 성숙해진다는 이야기 자체는 준수하다. 문제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가 동감을 얻어낼 수 있느냐다. 소렌티노는 예전부터 영미권의 대중음악을 즐겨 삽입해 왔다. 그런데 ‘아버지를 위한 노래’에서는 도가 지나치다. 셰이엔이란 인물의 외모가, 실제로 유사한 이력을 쌓아온 그룹 ‘더 큐어’의 리더 로버트 스미스를 모방한 것 정도는 별일도 아니다. 그룹 ‘토킹 헤즈’의 리더로서 펑크와 뉴웨이브를 연결한 전설적인 뮤지션 데이비드 번이 음악을 맡아 출연까지 한 것도 좋다(영화 제목은 ‘토킹 헤즈’의 노래에서 따 왔다). 2010년에 이멜다 마르코스를 주제로 괴짜 뮤지컬 앨범을 발표해 쓴맛을 본 번은 엉뚱한 곳에서 복수극을 펼쳤다. 번은 ‘아버지를 위한 노래’를 정신없는 뮤지컬로 변신시키고 말았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에스토니아 종교음악 작곡가인) 아보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이 가장 나쁘게 사용된 예다. ‘거울 속의 거울’과 수없이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서로 충돌하면서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을 너저분한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만들어버린다. 새로운 시도에 앞서 소렌티노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여행자’ ‘자브리스키 포인트’나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 실패한 또 한 명의 유럽 감독으로 남을 것 같다. 소렌티노는 실패한 선배들처럼 미국에서 길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적 통제력마저 상실했다. 길이야 다시 찾으면 되지만 정신을 되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5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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