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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지산유원지에 대규모 호텔·콘도… 30년 만에 활성화 사업 착착

    광주 지산유원지에 대규모 호텔·콘도… 30년 만에 활성화 사업 착착

    한때 광주 대표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었지만 1994년 부도 이후 사실상 방치,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았던 동구 지산유원지가 올해 30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나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사업 시행자가 지정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호텔과 콘도 건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사업계획에 대한 광주시 승인절차가 시작되는 등 유원지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산유원지의 세부 사업 계획을 심의하기 위한 경관심의위원회가 최근 열렸다고 12일 밝혔다. 몇몇 사항에 대한 일부 경관위원의 보완요구로 통과는 미뤄졌지만, 인허가를 위한 행정절차가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시행자인 나경인터내셔날은 사업 세부계획과 관련, 기존 호텔은 리모델링(110객실)하고 건너편에 추가로 별관 형태의 새 호텔(96실)을 짓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업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토했던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 대신 10~20층 높이의 11개 동 573실 규모 콘도를 짓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지던스를 포기한 것은 ‘유원지에 장기체류·주거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레지던스를 지을 경우 자칫 일반 아파트 용도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놀이 시설의 경우 기존 모노레일과 리프트는 보완해 유지하기로 했다. 집라인과 루지, 곤돌라 등을 새로 도입하고, 실내용 놀이시설이 들어선 별도의 건물도 짓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제시된 사업계획은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서 수정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경관위원회를 통과하면 올해 말까지는 공원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 사업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 1월 4일 동구 도시계획시설(지산유원지) 사업시행자로 나경을 지정·고시했다. 사업시행 대상 지역은 지산동 산 63-1 일원 66만 1493㎡(약 20만평)다. 지산유원지는 1978년 4월 문을 연 이래 호텔과 골프연습장, 모노레일, 유희시설, 상가 등을 갖춰 광주·전남 대표 관광지로 꼽혀 왔다. 하지만 1994년 사업자가 부도나 호텔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유원지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광주시와 동구는 그동안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산유원지에서 음악회나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지만 낙후된 시설로 인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열린세상] 일본 자발적 호응, ‘공감’에서 시작해야

    [열린세상] 일본 자발적 호응, ‘공감’에서 시작해야

    지난 6일 강제징용 해법안 발표가 꼭 1년을 맞았다. 강제징용 해법안 발표 이후 한일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것은 한일 양 국민이 공감하고 평가하는 부분이다. 지난 1년 동안 한일 외교관계가 복원됐고, 한미일 안보협력이 진전을 이뤘으며, 산업 및 금융 등 다분야에서의 협력이 확대되면서 왕래 및 교류도 그만큼 늘어났다. 지난 10여년 악화일로이던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그만큼 과거사 문제는 한일 관계의 근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강제징용 해법안 발표 직후 해법안에 반대하는 여론은 50%가 훨씬 넘었다. 지금도 해법안에 반대하는 여론은 높은 편이다. 취임 1년 차에 지지율도 높지 않은 가운데 강제징용 문제와 같은 예민한 현안을 다룬다는 점은 윤석열 정부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해법안을 듣고 일방적으로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해법안은 강제징용 문제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을 하되 일본의 자발적 호응을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강제징용 해법안은 무엇보다 고령인 피해자들을 위해 적절하고 신속한 해결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간의 한일 관계 악화가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엄중한 안보 현실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 등에 따른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한일 관계 복원 이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작년 5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방한 계기 정상회담 이후 마련된 회견이다. 기시다 총리 방한을 두고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사죄나 반성을 언급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 등과 협력해 나가는 게 일본 총리로서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무라야마 담화 등과 달리 이날 ‘사죄’나 ‘반성’의 언급은 없었으나 기시다 총리는 “마음이 아프다”는 ‘공감’의 표현을 사용했다. 물론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총리 입으로 당시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언급한 점은 매우 이례적이고 신선했다. 그리고 총리의 발언은 일본의 자발적 호응도 빠르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일본의 자발적 호응은 부재하다. 유감스러운 점은 자발적 호응에 대한 일본의 이해가 부족한 데 있다. 강제징용 해법안은 단순히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상을 얼마나 누가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며 공감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 기업의 자발적 호응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피고 기업들은 한일 청구권 협정이나 국제법 등을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인간으로서 겪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 공감이 있다면 자발적 호응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의 해다. 한일 양국 모두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강제징용 문제 등도 일단락돼야 한다. 강제징용 해법안이 우리의 ‘일방적’ 해결안이 된다면 우리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은 퇴색되고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화해는 멀어질 것이다. 길고 험난했던 한일 관계가 겨우 원점으로 돌아왔는데 강제징용 해법안에 대한 일본의 자발적 호응 부재가 다시 한일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청풍호반’의 고장 제천에 전해지는 두 개의 설화 [한ZOOM]

    ‘청풍호반’의 고장 제천에 전해지는 두 개의 설화 [한ZOOM]

    의림지에 전해 지는 설화 …심술궂은 부자와 스님 오래 전 충북 제천에 심술궂고 성질이 사나운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집 앞에 찾아와 시주를 부탁하며 목탁을 두드리고 있었다. 부자는 시주를 하는 척하며 스님이 지고 있던 바랑에 똥을 가져다 부었다. 스님은 화도 내지 않고 인사를 하더니 발을 돌렸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며느리가 급히 달려왔다. “스님 너무 죄송합니다. 제발 아버님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아버님 몰래 가져온 쌀입니다. 이거라도 받으시고 노여움 푸시기 바랍니다.” 며느리가 건넨 쌀을 받아 든 스님은 덤덤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미타불, 곧 이 곳에 비바람과 천둥이 불어 닥칠 것이니, 어서 산 위로 피하시기 바랍니다. 단, 산 위로 피신하는 동안에는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됩니다. 명심하십시오.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됩니다.” 스님이 돌아간 후, 며느리가 몰래 스님에게 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자는 화가 나서 며느리를 헛간에 가두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스님이 말한대로 비바람과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며느리는 헛간을 빠져나와 정신없이 산을 향해 달렸다. 한참을 달리던 며느리는 문득 가족들이 걱정되었다.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던 스님의 말이 기억났지만 착한 며느리는 두고 온 가족들을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며느리의 몸은 돌로 변했다. 그리고 집이 있던 자리는 땅으로 꺼지면서 빗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후대 사람들은 호수가 되어버린 이 곳을 의림지(義林池)라고 불렀다.충북 제천의 이름은 의림지(義林池)에서 비롯되었다. 제천(堤川)을 해석하면 ‘물가에 있는 둑’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물이 바로 의림지를 말한다. 제천이 고구려 영토였을 때는 내토(奈土), 신라 영토였을 때는 내제(奈堤)라고 불렸는데, 모두 커다란 둑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충청도를 ‘호서(湖西)’, 즉 호수의 서쪽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호수가 바로 의림지를 말한다. 전설 속에서 의림지는 자연재해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농사를 지을 물을 끌어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지(貯水池)이다.하지만 의림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의림지 주변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해가 뜨는 모습이나 해가 지는 모습을 본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출성지’ 또는 ‘일몰성지’ 해시태그를 붙일 수 있는 근사한 장면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야경성지’ 해시태그를 붙일 수 있는 곳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의림지란 그저 호젓한 호수이거나 소나무 숲이 우거진 원형 산책로 정도로만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의림지의 풍광은 나들이객이 찾아오는 한낮보다는, 아침의 해 뜨는 무렵이나 저녁의 해거름 즈음에 특히 극적이고 근사하다…(중략)…수면에서 물안개 피어올라 솔숲을 감싸는 아침 나절의 모습이나, 노을 지며 용두산과 하늘이 주홍빛에서 다홍빛으로 번져가는 저녁에 물 위로 지는 산그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만 말을 잊게 된다. (정원선의 ‘제천, 스물두 개의 아스피린’에서 인용) 박달재에 전해지는 설화…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러브 스토리 가수 고(故) 박재홍이 부른 ‘울고 넘는 박달재’의 3절 후렴부에는 ‘도라지 꽃이 피는 고개마다 굽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라는 가사가 있다. 박달재에는 가사에 등장하는 금봉 낭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박달재 고갯마루에 오르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경상도에서 온 박달 도령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박달재 근처에 도착했을 때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근처 마을로 갔고 다행히 하룻밤 재워줄 수 있는 집을 찾았다. 박달 도령은 운명처럼 그 집 딸 금봉 낭자와 서로 눈이 맞아 버렸다. 다음 날 한양으로 떠날 계획이었던 박달 도령은 금봉 낭자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떠나는 날을 하루 이틀 미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과거시험이 촉박해져서야 비로소 한양으로 올라갈 채비를 서둘었다. “내가 꼭 과거시험에 급제해서 낭자를 데리러 오겠소. 그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오.” 금봉 낭자는 박달 도령이 과거시험에 급제하게 해달라고 매일 밤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박달 도령은 돌아오지 않았다. 애타게 박달 도령을 기다리던 금봉 낭자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금봉 낭자가 숨을 거두었다는 소문은 고개와 고개를 넘어 퍼져 나갔다. 이 소식을 들은 박달 도령은 그제서야 돌아왔다. 과거시험에 낙방해 돌아올 면목이 없었다며 금봉 낭자의 무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박달 도령은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아낸 탓인지 그만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몇 날 며칠 금봉 낭자를 찾아 고개를 헤매다가 그만 벼랑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는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그래서 처음 박달재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 곳이 바로 노래에 나오는 천등산 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곳은 천등산(天登山)이 아니었다. 박달재는 ‘천등산’이 아니라 구학산(九鶴山)과 시랑산(侍郞山) 사이에 있고, 천등산과는 약 5~6㎞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이 노래는 왜 박달재가 천등산에 있다고 했을까? 박달재를 넘어 충주방향으로 가는 길이 천등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박달재와 천등산이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작사가 고(故) 반야월도 ‘천등산 박달재’라는 가사를 쓴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빠른 걸음보다는 느린 걸음이 어울리는 ‘슬로시티’ 제천에는 도시생활에서 일상을 벗어나 가질 수 있는 휴식(休息)과는 다른 ‘비로소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제천시에서도 물과 산을 벗삼아 느림의 힐링(Healing)을 만날 수 있는 슬로시티(Slow-City)를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제천에 가면 빠른 걸음으로 더 많은 것을 눈에 사진에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에 넣고 느린 걸음, 때로는 제자리 걸음으로 쉼을 느끼기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슬로시티 제천에서도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생각하며 걸어야 하는 곳들이 있다. 제천은 우리나라 항일 의병활동의 중심지이자, 천주교 박해를 피해 모인 사람들의 성지이기도 했다. 그 역사적 기록들을 만나러 발걸음을 돌렸다.
  • 아빠와 삼촌에게 몹쓸 짓 당한 13세 소녀…할머니도 외면

    아빠와 삼촌에게 몹쓸 짓 당한 13세 소녀…할머니도 외면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일삼던 삼 형제가 딸이자 조카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0일 JTBC에 따르면 12년을 감옥에서 지내던 아버지 A씨가 출소한 건 2020년이다. 당시 피해자 나이는 13살이었다. 출소 당일 A씨는 거실에서 TV를 보던 딸을 성폭행했다. 같이 출소한 둘째 삼촌 B씨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카에게 범행을 저질렀다. 또 막내 삼촌 C씨는 아예 5년 전부터 성범죄를 저질러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집에서 피해자를 향한 수십 차례의 성폭행이 이어졌지만, 친할머니마저 이 사실을 외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 형제의 범죄는 담임 교사가 피해자를 다른 일로 상담하다 알게 돼 지난해 경찰에 신고하며 알려졌다. 지적장애 3급인 A씨, 길가는 청소년들을 납치 성폭행해 두 차례 처벌받은 B씨는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찬 상태였다. C씨 역시 지적장애 3급으로 아동 성범죄 전과자였다. 법무부는 해당 사안에 대하 “(형제들의 앞선 범죄는) 딸이 아닌 불특정 피해자를 대상”이라며 “법원의 결정 없이 임의로 가족과 분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10여 년 전 범죄에 대해 선고할 당시 법원이 딸에 대한 보호조치를 내리지 않아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뜻이다. 검찰은 삼 형제에 대해 전문의 감정 결과 ‘성 충동 조절 능력이 낮다’며 약물치료를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이 길고 출소 후 보호 관찰도 받는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최근 A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22년을, B씨와 C씨는 각각 징역 20년과 15년 형을 받았다. 현재 피해자는 할머니와 떨어져 보호기관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단비 장담했지만 징크스 못깼다…우리은행, PO 첫판 삼성생명에 패배

    김단비 장담했지만 징크스 못깼다…우리은행, PO 첫판 삼성생명에 패배

    여자프로농구 통산 11회 우승에 빛나는 아산 우리은행은 그런데, 플레이오프(PO)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만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모두 6차례 만났는데 5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통산 5승11패로 밀렸다. 재미있는 건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생명을 만나면 강했다는 점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6번 만나 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전적은 18승4패. 2023~24시즌 PO에서 우리은행은 역대 7번째로 삼성생명과 맞닥뜨렸다. 우리은행은 정규 2위(23승7패), 삼성생명은 3위(16승14패)를 차지했다. 시즌 상대 전적은 우리은행이 5승1패로 강세였다.지난 5일 우리은행 주장이자 에이스인 김단비는 삼성생명과의 PO 천적 관계에 대해 “내가 우리은행에 오기 전의 일”이라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징크스는 계속됐다. 우리은행은 10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PO(5전 3승제) 1차전에서 접전 끝에 삼성생명에 56-60으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23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차세대 에이스 박지현이 6점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이해란이 15점 9리바운드로 승리에 앞장선 것을 비롯해 이주연(12점), 키아나 스미스, 강유림(이상 11점)까지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역대 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85.7%나 된다. 2차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다만 우리은행이 벼랑 끝에 몰린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에게 다행인 점은 이번 시즌부터 PO가 3전2선승제에서 5전3선승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이 이날 경기 초반부터 앞서가기는 했으나 간격을 크게 벌리지는 못했다. 우리은행은 48-45로 앞서 4쿼터를 출발했으나 불안했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부진했던 반면, 삼성생명은 베스트 멤버들이 백지장을 맞들어 추격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3분 6초 전 스미스의 패스에 뚫리며 강유림에게 페인트 존 2점을 허용했다. 이어 박혜진(10점)의 3점 슛이 불발됐고, 강유림에게 다시 3점포를 두들겨 맞으며 56-58로 역전당했다. 급해진 우리은행은 이후 박혜진, 이명관(7점), 최이샘(10점)의 3점 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고 삼성생명은 이주연이 자유투 2개를 보태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 민주, 이종섭 출금 해제에 “대통령, 스스로 법치 무너트리고 있다”

    민주, 이종섭 출금 해제에 “대통령, 스스로 법치 무너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금지가 해제된 데 대해 “대통령이 외치던 법치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귀령 대변인은 9일 서면 브리핑에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빼돌리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뻔뻔함이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이 대사 임명 이튿날인 지난 5일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며 법무부에 낸 이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안 대변인은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이 대통령에게 번지지 않도록 막으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안위를 위해서는 사법 질서쯤은 망가져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고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까지 방해하다니 참담하다”고도 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여당이 주장했던 법치, 정의, 공정, 상식은 모두 죽었다”며 “모두 자신의 안위와 권력만을 꿈꿀 뿐,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권력욕에 눈이 멀어 국민을 외면한 대통령과 여당에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피식대학’ 이용주, 정신의학과 학술대회 나선 까닭은?

    ‘피식대학’ 이용주, 정신의학과 학술대회 나선 까닭은?

    록밴드 노브레인의 이성우,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중식당 진진 셰프 황진선, 피식대학 개그맨 이용주. 다소 ‘튀는 성장기’를 거쳐 자신만의 성장 방식을 찾아내 각자의 분야 정상에 오른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것도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들이 대거 모인 학술대회 무대에서다.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병원에서 지난 8일 열린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2024 춘계학술대회 심포지움 무대에 중앙대병원 정신의학과 한덕현·정승아 교수와 함께 오른 이들은 꿈을 찾아내 이룬 과정부터 걱정하던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학회 설립 이후 정신의학·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이들이 세션을 이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포지움을 기획한 한덕현 교수는 “청소년들이 귀를 기울여 듣는 스타들이 하는 이야기를 전문가들이 듣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일탈이란?… 하면 후회·안 해보면 동경 무대 위의 스타들과 무대 아래 의사들을 가른 가장 큰 경험의 차이는 ‘일탈’이다. 스타 4명 모두 자신이 청소년기 일탈의 시기를 겪었다고 순순히 인정하자, 의사들 쪽에선 오히려 그 시기 일탈을 겪지 않고 어른이 되면 일탈에 대한 동경이 있다는 고백이 나왔다. 곽윤기씨의 일탈은 가출이었다. 스케이팅 연습을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게 싫어서 중학교 때 가출했다. 새벽 기상이 싫어서 스케이팅도 싫은 줄 알았는데, 막상 가출하고 보니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다. 가출을 한 뒤 자신이 스케이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운동선수·가수·요리사라는 꿈을 두고 고민하던 황진선씨는 태권도 관장으로 성공했지만, 스물 한 살에 돌연 태권도장을 접었다. 문득 아이들 머리 위로 수강료가 셈해졌고 좋아서 했던 일의 의미가 변질될 것 같아 무서웠다고 한다. 주변에선 운동을 그토록 오래 해놓고 왜 일을 바꿔서 시작하느냐며 말렸다. 요리사가 되려면 조리학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도 걱정했다. 뿌리치고 중식당 주방으로 갔고, 하루 한 시간씩 자며 일을 배운 끝에 호텔 중식의 대중화에 성공한 미슐랭 셰프가 되었다. 하고 싶은 나 vs 말리는 주변 청소년기 일탈 경험이 힘든 건 자신의 일탈 때문에 나를 위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의 충돌은 죄책감과 불안감을 들게 한다. 황진선씨는 “(말리는 주변에) 반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가 살고 나중에 효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돌이켜 보면 그래도 학생 때 공부를 조금 더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성우씨도 “대화를 해도 좁혀지지 않으니까 포기하고 호적 판다고 해도 노래를 하겠다고 고집했다”면서 “안하면 후회하고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용주씨는 “학교에 정말 웃기는 애들이 있고 이들을 동경해 함께 다니는 애가 있는데 저는 후자였다”면서 “저는 ‘후천성 코미디언’이어서 그런지 개그맨을 ‘딴따라’라고 생각하는 할머니를 설득하던 도중 스스로 내 길이 이게 맞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결국 독실한 기독교인인 할머니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설득했고, 이 길이 내 길이 맞을지 불안했던 마음을 꼭 성공해서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결의로 바꾸어냈다. 이씨는 “지금은 할머니가 드시고 싶다고 하면 바로 소고기를 배달시켜 드릴 수 있다”며 “할머니와 저 모두 제 직업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일탈하는 마음 속 불안… 절실함·노력으로 넘어 일탈하는 청소년은 겉으로 보면 세 보이지만, 마음 속은 불안하고 외로웠다. 스타들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들은 불안과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았고,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황진선씨는 “이걸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면서 “체육관을 접을 때 요리사가 되어서 주방에 있으면, 내가 돈을 못 벌어도 식재료들이 있으니 굶지는 않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요리사를 선택했다”고 했다. 곽윤기씨는 “저는 해야 해서 했다. 제 운동선수 친구들이 다 그랬다”면서 “하다보면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따라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이성우씨는 “청소년기엔 많이 노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고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독해야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주씨는 극단 생활을 할 때 후배 상담반장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하고 싶은 걸 하면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는데, 하고 싶은걸 하면서 결과도 좋고 인정까지 받아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저는 재미 없으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그래서 잘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부연했다. “내 모습을 인정하고 그대로 두어봐야” 한덕현 교수는 “오늘 심포지움에 나온 스타들은 그 분야의 성공 공식에서도 살짝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뤘는데, 모두 스스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그대로 둔 경험을 지녔다”고 결론 지었다. 그래서 어른들이 청소년을 어떻게 인도하고 어떤 사람을 만들지 고민하지 말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 한 놓아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고, 혼자 내 것을 만들 시간을 거쳐야 자신의 꿈과 동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그렇게 만든 내 것이 사회에 안맞으면 일탈이 되고 잘 맞으면 상종가로 분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선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원장의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동기’,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청소년의 문화-청소년 사피엔스’, 하지현 건국의대 교수의 ‘청소년 부모와의 대화’ 특강이 진행됐다. 또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채널 운영자인 박소영 정신과 전문의와 ‘안지현 TV’의 안지현 내과 전문의가 의사 유튜버의 세계를 소개했다.
  • ‘불량’ 조던 운동화 반품 대신 되팔아 ‘80배 이득’ 본 사연 [스니커 톡]

    ‘불량’ 조던 운동화 반품 대신 되팔아 ‘80배 이득’ 본 사연 [스니커 톡]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의 ‘불량’ 에어 조던 운동화가 우리 돈으로 2300만원에 되팔렸습니다. 공장 제조 과정에서 운동화 한 짝에 불량이 발생했는데도 검수를 통과한 데다 매장에서 판매까지 된 희소성 있는 제품입니다. 미 패션 매체 ‘풋웨어 뉴스’(FN)에 따르면, 잘못 만들어진 에어 조던 4 브레드 리이매진드 운동화 한 켤레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경매·직거래 사이트 이베이에서 1만 7400달러(약 23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정확히는 오른쪽 운동화의 텅(혀) 부분에 부착되는 점프맨 로고 라벨이 위아래가 뒤집힌 불량품입니다.인스타그램에서 올마이티 린든(@almiighty.lynde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판매자는 지난달 22일 사이즈 310㎜인 이 운동화를 경매 입찰 시작가 4000달러(약 530만원), 즉시 구매가 1만 4000달러(약 1860만원)에 올렸습니다.그는 닷새 전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 한 쇼핑몰에 입점한 제이디(JD) 스포츠 매장에서 해당 매물을 구매했다며 영수증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그의 게시물은 소셜디미어상에서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으나 공개 하루 만에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관리자가 불량품이라는 이유로 삭제 처리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일주일 만에 해당 매물을 다시 올렸고 이내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비록 입찰은 두 건뿐이었지만, 거래가는 놀라웠습니다.지난달 17일 전 세계에서 출시된 이 제품의 발매가가 미국에서는 215달러, 한국에서 24만 9000원인 것과 비교해 무려 8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기 때문입니다.사실 이번 사례처럼 눈에 띄는 불량 제품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전혀 없는 것 또한 아닙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체계화된 자체 검수 절차를 거쳐 불량품을 사전에 걸러냅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도 엄청나게 찍어낸 물량 앞에서는 불량품을 미처 다 걸러낼 수 없던 모양입니다. 이 제품의 경우 전 세계 총 100만 켤레나 출시됐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체감상 꽤 많이 풀렸던 것 같습니다. 나이키 SNKRS(스니커즈라고도 읽음) 앱을 통해 드로우라는 응모 방식으로 정식 출시된 데다 몇몇 나이키, 조던 매장에서는 선착순, 응모, 선발매 방식으로 판매됐으며 풋락커나 훕시티와 같은 일부 편집샵에서도 정식 발매됐습니다. 그러나 남성용(M)뿐 아니라 여성용(W)과 같은 초등학생용(GS) 사이즈는 온라인과 매장에서 모두 품절됐습니다. 리셀가는 사이즈마다 상이한데 크림 플랫폼 기준으로 최소 28만 5000원부터 최대 41만 9000원까지 형성돼 있습니다. 에어 조던 4 브레드 리이매진드는 올해 출시된 운동화들 중에서도 미국에서만큼은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1989년 출시된 오지(OG)와 같은 컬러웨이를 갖고 있으면서도 초판의 듀라벅(합성 누벅)이나 복각판의 누벅 소재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갑피용 가죽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실착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의미를 가진 조던 브랜드의 ‘리이매진드’ 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성공하기도, 때로는 실패도 했습니다. 에어 조던 1 시카코 리이매진드는 크랙 가죽을 적용해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컬러웨이가 OG와 거의 같다는 점에서 전량 품절됐고 리셀 시장에서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지난해 10월 출시된 에어 조던 1 로얄 리이매진드는 가죽을 관리하기 어려운 스웨이드 소재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수집가나 리셀러는 물론 실착러들에게도 외면을 받아 여전히 일부 매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에어 조던 4: 나이키의 자회사 에어 조던에서 1989년 발매한 네 번째 모델로, 조던 1, 3, 11과 더불어 가장 많은 팬덤을 가진 조던 시리즈.※실착러: 신발을 재판매하는 리설 목적보다는 실제로 착용하는 사람
  • [열린세상] 인공지능과 개인정보 보호

    [열린세상] 인공지능과 개인정보 보호

    인공지능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외의 여러 인공지능 기업이 새로운 혁신의 결과물을 계속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새로운 인공지능 모형이 개발되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면 유용한 학습용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 모형 개발에서 핵심 관건임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선 인공지능이란 데이터를 이용해 최신의 과학기술을 적용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인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유용한 데이터는 흔히 개인정보를 포함하게 되는데 그 경우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과정이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데이터, 특히 개인정보의 이용과 관련해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개발된 기술이 아무리 뛰어난 것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사회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개인정보 정책은 어떻게 마련돼야 할까?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고 이용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의 수집 및 이용에 관해 가장 넓게는 입력값과 관련된 과정과 결과값과 관련된 과정으로 나누어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입력값 확보의 첫 단계가 되는 각종 데이터의 수집을 위해서는 인터넷 공간에서 크롤링 등의 방법으로 널리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나 동의에 기반해 이용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 등 여러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정제하고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는 과정도 이 과정에 포함해 이해할 수 있다. 결과값과 관련해서는 추론 과정을 거쳐 판단을 하거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용자가 인공지능에 질문을 하거나 지시를 하는 과정은 결과값을 만들어 내는 과정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는 한편 그 과정에서 수집된 이용자의 데이터는 경우에 따라 새로운 입력값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용자의 질문이나 지시는 입력값과 결과값 모두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나칠 정도로 간략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도식화하는 것은 인공지능 모형을 만들어 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어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데이터의 수집 단계를 보자. 동의에 기반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은 다수의 인공지능 기업에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못한다. 충분한 분량의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좋은 품질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터넷 공간의 데이터를 확보해 이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데이터에 개인정보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제기된다. 결과값과 관련해서도 여러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는 이용자에게 제시되는 결과값에 제3자의 개인정보가 부적절하게 포함될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지에 관한 것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질문으로부터 어떻게 적절한 해법을 찾아낼 것인가? 몇 가지의 기본 원칙을 들 수 있다. 첫째, 인공지능을 포함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사회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느낄 수도 있는 불안감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업의 정당한 혁신 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의 개발과 서비스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는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될 것인데, 개별 리스크의 수준에 비례하는 유연한 규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에서 합리적 규범 체계와 다이내믹한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 누아르 거장 vs 할리우드 젊은 피 ‘오스카 맞불’[OTT 언박싱]

    누아르 거장 vs 할리우드 젊은 피 ‘오스카 맞불’[OTT 언박싱]

    오는 10일(현지시간) 세계인의 영화축제 오스카 시상식이 96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중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품이 후보에 오르고 수상한다는 점에서 매년 오스카 후보작을 올리기 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흥행이 그해 성과를 나타내는 결산의 지표라면 오스카 후보 지명과 수상은 앞으로도 믿고 기대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신뢰의 증표와도 같다. 2022년 제94회 오스카 시상식 당시 넷플릭스는 ‘파워 오브 도그’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이 총 37개 후보에 오르며 압도적인 힘을 보여 줬지만 애플TV+의 ‘코다’가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에 오르며 자존심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치열한 OTT의 오스카 경쟁이 올해도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애플TV+의 대표작은 ‘플라워 킬링 문’이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OTT 플랫폼의 장점은 기존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꺼렸던 작품들을 창작자가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세상에 나온 게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 범죄 누아르 장르의 살아 있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역시 넷플릭스와 ‘아이리시맨’을 선보이며 오스카 사냥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에는 애플TV+와 손잡고 다시 한번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완성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1930년대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거주지로 정했던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었다. 석유를 시추하면서 다가온 검은 욕망은 이곳에 자리잡은 오세이지족의 영혼을 파괴한다. 어니스트와 같은 백인 하류 계층은 이들에게 호의를 베풀며 결혼 후 살인을 통해 땅을 갈취하고자 한다. 작품은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 있게 사랑과 배신의 교차점을 서부극의 거친 질감으로 담아낸다. 어니스트의 사랑을 진심이라 여기지만 그의 손에 죽어가는 몰리, 몰리를 사랑하지만 욕망으로 인해 그녀를 죽여야 하는 어니스트의 모습은 조그마한 보금자리와 믿음조차 허락되지 않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잔혹한 역사를 보여 준다. 폭력과 살육, 강탈로 얼룩진 미국의 이면을 담아내며 감정적인 씁쓸함을 통해 여운을 자아낸다.애플TV+가 범죄 장르의 거장을 데려와 오스카를 노린다면 넷플릭스는 오스카를 놀라게 했던 초신성을 택했다.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이자 첫 연출작 ‘스타 이즈 본’으로 오스카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브래들리 쿠퍼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주연과 감독을 맡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포함해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두 교황’, ‘틱, 틱... 붐!’ 등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근사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또 다른 쾌거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알려진 음악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생애를 다루었다. 유럽에 강하게 예속됐던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 파란을 가져올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이지만 단순히 그의 예술세계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면 오스카의 주목을 받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을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삼아 아내였던 칠레 출신 배우 펠리시아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전개는 신선함을 자아낸다. 본인의 성 정체성으로 인해 아내와 끝없이 갈등하고 다투는 모습을 격조와 격렬함을 동시에 지닌 교향곡 ‘부부의 세계’로 완성한다. 평생의 뮤즈이자 동반자, 성취와 고뇌를 동시에 안기는 예술과도 같았던 펠리시아를 향한 번스타인의 사랑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감정을 자아내는 전기영화라 할 수 있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트럼프 2기 ‘오바마 케어’ 대체 조준

    트럼프 2기 ‘오바마 케어’ 대체 조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안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다원주의, 친환경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물론 1기에 이어 ‘마가’(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등 강성 우파들을 겨냥한 미국 우선주의에 집중하는 공약들을 장담하고 있다. 대선 최대 이슈인 이민 정책에 대해 특히 단호하다. 트럼프는 지난달 “취임 첫날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작전을 시작하겠다”면서 출생 시민권제 폐지, 이슬람 국가 출신자 입국 금지 확대 등 강경 이민책도 공약했다. 취임 시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마약 대책으로는 국방부 특수부대를 동원한 소탕, 마약 카르텔에 금수조치·글로벌 금융시스템 접근 차단을 약속했다. 외교 분야에서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 대해 “방위비를 적게 내는 나토 회원국에 대해 러시아가 공격할 수 있도록 부추기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철수 재위협,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 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분야에선 미국으로 일자리를 다시 가져오기 위한 전략으로 ‘트럼프 1기 법인세 감세’에 이어 2기는 무역전쟁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완화했던 대중국 디커플링(비동조화) 재추진 방침을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 60% 일괄 적용을 비롯해 10% 보편 관세 도입, 법인세 추가 인하 등을 예고했다. 에너지, 기술, 통신, 천연자원 등 미국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소유권 제한 방침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올해 가입자가 최대 규모로 늘어나는 등 호평받고 있는 오바마 케어(전국민 건강보험법) 대체, 다양성(LGBTQ)을 가르치는 학교에 자금 지원 삭감을 언급했다. 워싱턴 정가에 적대적인 그는 연방 공무원 해고에 더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행정명령 부활, 의회 임기 제한 헌법 개정안 등도 공언했다. 친환경 자동차 같은 환경정책을 철폐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그 일가에 대해 특검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 [사설] 제자 말리긴커녕 파업 동조하려는 의대 교수

    [사설] 제자 말리긴커녕 파업 동조하려는 의대 교수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제재 절차에 나선 가운데 전임의들에 이어 일부 의대 교수들마저 ‘행동’에 나섰다. 강원대 교수 10명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삭발했고,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경북대병원 외과교수는 사직의 뜻을 밝혔다. 원광대에선 의대 학장을 비롯한 의대 교수 5명이 보직을 사임한다고 했다. 전국 33개 의과대학의 교수협의회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과 소송을 제기했다. 미복귀 전공의들을 설득해 의료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할 교수들이 비록 일부라지만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의대 교수들마저 환자들을 외면하고 집단행동에 나선 행태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전임의들까지 대거 이탈하는 와중에 의대 교수들마저 진료를 포기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한다면 환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성명서를 내고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사법 처리가 현실화하면 제자들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으로 제자들을 위한다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라고 호소하는 것이 교육자로서 해야 할 도리 아닌가. 의대 교수들이 논리적 대응을 거부하고 집단행동으로 항거하는 것은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서 이들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이 그제 외신기자 대상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 지망 수험생이 의대로 몰릴 것”이라며 “의대 증원으로 산업계가 망하는 것은 국가 자살 수준의 행위”라고 지적한 것은 코미디 수준이다. 의대 증원으로 산업계가 망한다는 비약에 어떤 논리가 있나. 의대 교수들을 포함한 선배 의사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 [단독] 국토부, 등기부 깨끗한 ‘전세사기 주택’만 협의매수… 피해자들 분통

    [단독] 국토부, 등기부 깨끗한 ‘전세사기 주택’만 협의매수… 피해자들 분통

    국토교통부가 11일부터 가압류 등이 걸려 있지 않은 선순위 임차인의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협의매수하겠다는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증금 회수가 어려운 후순위 임차인 대책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들도 “(임대인) 체납 없는 피해주택은 한 건도 없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6일 국토부를 대행해 경·공매가 개시되지 않은 선순위 임차인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협의매수하겠다는 통합 공고를 냈다. 경매로 1년 가까이 소요되는 보증금 반환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고 유찰이 거듭될 경우 낮아질 수 있는 반환 금액을 높인다는 취지다. LH에 협의매수를 신청하려면 우선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또 ▲경·공매 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피해주택 ▲임차권 외 별도 권리관계가 없는 피해주택 ▲임차인 보증금이 감정가격 초과 ▲피해 임차인이 대항력을 포기하는 경우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길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한 이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 빈껍데기 대책”이라며 분노했다. 국토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로 대상을 한정하면서 등기부등본상 임차권 외 가압류 등 다른 권리관계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임대인의) 국세 또는 지방세 체납으로 집에 압류가 걸려 경·공매 절차가 개시된 경우’여야 하는데 등기에 가압류도 없어야 한다는 건 모순이란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피해자 김모(32)씨는 “선순위 임차인이고 근저당, 가압류가 없으면 경매로 보증금 자력 회수가 가능해 애초 피해자로 인정조차 안 해 줬을 것”이라면서 “충족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피해자 이모(36)씨도 “협의매수 방안을 기대했는데 한숨만 나온다”면서 “생색내기용”이라고 했다.협의매수 대상에서 다가구주택은 건물을 통으로 매수해야 하고 반지하 주택은 점진적으로 없애야 할 대상이란 이유로 제외됐다. 하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다가구주택(2070가구)과 반지하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이 ‘잠수’를 타거나 구치소에 가 연락이 끊긴 경우도 많은데 집주인과 매매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도 불합리하다고 피해자들은 말한다. 국토부는 “협의매수 방안에 포함되는 피해주택도 다수 있으며 이번 방안은 빠르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선순위 임차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재 인정된 전세사기 피해자 1만 2928명 중 10%(1300여명) 정도가 선순위 임차인이고, 이 가운데 동탄 등 일부 지역에서 협의매수 주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의매수에 당장 들어갈 수 있는 깨끗한 주택부터 우선 시행하고 향후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라면서 “대상이 많지 않다고 대책을 내지 않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우선순위가 뒤바뀐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순위이고 가압류가 없는 피해주택이 몇 채나 될지 모르겠고, 그런 집은 경매에 넘어가도 보증금을 거의 돌려받는다”면서 “협의매수 가격이 보증금 수준을 넘으면 임대인을 정부 재정으로 도와주는 격이어서 사실상 임대인 구제책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지금 지역 중소병원장들은 끙끙 앓고 있어요. 비수도권은 10여년 전부터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 됐습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하면 그나마 지역의사가 늘 텐데, 이조차 반대하는 의사 집단은 뭡니까. 나도 의사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경기도의 종합병원 A원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집단행동을 언급하다가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병원장들이 (의사들)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지역 중소병원 대부분은 의사수 부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환자들을 두고 떠난 지 벌써 17일째. 중형병원인 2차 종합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밀려난 경증·중등증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대란 충격을 오롯이 받아내고 있다. 중증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전원하는 비상진료 대책이 시행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또 소외될 것을 중형병원들도 예감하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어떻게든 버텨 보려 하지만 환자도 외면하고 의사도 떠나 언제까지 가능할진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참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를 흡수하는 기형적 구조를 뜯어고쳐 경증 환자는 지역에서, 중증·응급 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받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려고 한다. 문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형병원들이 이미 고사 지경이라는 점이다. 다리(동네의원)와 머리(대형병원)는 비대해졌는데 몸(의료체계)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 주는 코어 근육이 망가진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월 공개한 ‘진료비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는 1년 전보다 7.4% 증가한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13.9%, 22.4% 줄었다. 중형병원에서 진료받아도 충분한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린 탓이다. 부산 대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만 몰려 중형병원들은 존폐 위기다. 최근 경남 양산과 김해의 종합병원 몇 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34% 이상, 단순진료 질병군 12%, 의원 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7% 이하여야 한다. 즉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하려면 중증 환자를 많이 받고 경증 외래 환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상급종합병원은 많지 않다. A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받기 전에 페널티를 받을 것 같으면 일시적으로 중증 환자 비율을 늘리는 일도 있다”면서 “외래 환자 제한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안 하겠다며 일부러 평가 단계를 내린 대학병원도 있다. 상급 간판을 내려놓고 일반 종합병원과 경쟁을 벌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형병원 경영난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은 인력난이다.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향하면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은 ‘심장내과 의사에게 연봉 10억원을 주겠다’고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조차 없었다. 지역에서 외과 등 필수진료과 의사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경기 김포의 한 종합병원장은 “지역 의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의사 구하기는 어렵다 보니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15년 전부터 이런 상황인데 정부는 ‘의료선진국을 만들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질을 높이는 정책만 펴 왔다”고 꼬집었다. A원장은 “우리 병원은 수도권인데도 마취과 의사가 1명밖에 없다. 2~3명 있어야 정상인데 1년 전 공고를 내고도 구하지 못했다”며 “마취과 의사들이 돈이 되는 통증의학과 의원을 열면서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과 의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중형병원 붕괴 위기는 환자 건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2020년 기준)는 서울이 36명인 반면 충북은 50명이었다. 강원(47.9명)·전남(47.5명)·경북(46.6명)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역이란 이유로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A원장은 “30분~1시간 거리에 병원이 없는데 지방에 살 수 있겠나. 병원이 없으면 지방 소멸 또한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포 종합병원장은 “똑같이 세금을 내지만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다.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위주로만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지역 중형병원 육성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형병원이 지역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야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수도권 분원을 설립하거나 추가 계획을 내놓은 상황도 지역 중형병원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의사들마저 빠져나가 ‘의료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빅5’ 중 서울대병원이 경기 시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인천 송도,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각각 800병상 규모의 대형 분원을 낸다. 고려·경희·아주대도 각각 500병상 규모로 경기도에 진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0개 병원이 2026~29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을 더 낼 예정이다. 복지부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분원을 내려면 장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터파기에 들어간 분원 설립을 막기 어렵다. (입법을 서둘러)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분원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국립대병원, 전문병원 활성화가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중형병원 관계자는 “관절·척추 등 특화된 전문과목을 진료하는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을 늘릴 필요도 있다. 복지부 지정병원이니 신뢰도가 높아지고 병원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원장은 “한 지역의 국립대병원이 암 질환 치료에 집중하니 그 지역 종합병원도 환자가 늘어 숨통이 틔었다고 하더라. 서울로 향하던 환자들이 지역에 머무니 의료전달체계가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클릭] ●종합병원 100개 이상 병상, 7~9개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의료기관을 말한다. 종합병원 중 고난도 치료기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을 다루고 20개 이상 진료과목 전문의를 보유한 병원을 대상으로 정부가 3년마다 심사를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동네 의원을 1차 의료기관, 종합병원을 2차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을 3차 의료기관이라고 한다.
  •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지금 지역 중소병원장들은 끙끙 앓고 있어요. 비수도권은 10여년 전부터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 됐습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하면 그나마 지역의사가 늘 텐데, 이조차 반대하는 의사 집단은 뭡니까. 나도 의사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경기도의 종합병원 A원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집단행동을 언급하다가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병원장들이 (의사들)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지역 중소병원 대부분은 의사수 부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환자들을 두고 떠난 지 벌써 17일째. 중형병원인 2차 종합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밀려난 경증·중등증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대란 충격을 오롯이 받아내고 있다. 중증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전원하는 비상진료 대책이 시행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또 소외될 것을 중형병원들도 예감하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어떻게든 버텨 보려 하지만 환자도 외면하고 의사도 떠나 언제까지 가능할진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참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를 흡수하는 기형적 구조를 뜯어고쳐 경증 환자는 지역에서, 중증·응급 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받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려고 한다. 문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형병원들이 이미 고사 지경이라는 점이다. 다리(동네의원)와 머리(대형병원)는 비대해졌는데 몸(의료체계)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 주는 코어 근육이 망가진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월 공개한 ‘진료비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는 1년 전보다 7.4% 증가한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13.9%, 22.4% 줄었다. 중형병원에서 진료받아도 충분한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린 탓이다. 부산 대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만 몰려 중형병원들은 존폐 위기다. 최근 경남 양산과 김해의 종합병원 몇 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34% 이상, 단순진료 질병군 12%, 의원 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7% 이하여야 한다. 즉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하려면 중증 환자를 많이 받고 경증 외래 환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상급종합병원은 많지 않다. A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받기 전에 페널티를 받을 것 같으면 일시적으로 중증 환자 비율을 늘리는 일도 있다”면서 “외래 환자 제한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안 하겠다며 일부러 평가 단계를 내린 대학병원도 있다. 상급 간판을 내려놓고 일반 종합병원과 경쟁을 벌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형병원 경영난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은 인력난이다.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향하면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은 ‘심장내과 의사에게 연봉 10억원을 주겠다’고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조차 없었다. 지역에서 외과 등 필수진료과 의사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경기 김포의 한 종합병원장은 “지역 의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의사 구하기는 어렵다 보니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15년 전부터 이런 상황인데 정부는 ‘의료선진국을 만들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질을 높이는 정책만 펴 왔다”고 꼬집었다. A원장은 “우리 병원은 수도권인데도 마취과 의사가 1명밖에 없다. 2~3명 있어야 정상인데 1년 전 공고를 내고도 구하지 못했다”며 “마취과 의사들이 돈이 되는 통증의학과 의원을 열면서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과 의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중형병원 붕괴 위기는 환자 건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2020년 기준)는 서울이 36명인 반면 충북은 50명이었다. 강원(47.9명)·전남(47.5명)·경북(46.6명)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역이란 이유로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A원장은 “30분~1시간 거리에 병원이 없는데 지방에 살 수 있겠나. 병원이 없으면 지방 소멸 또한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포 종합병원장은 “똑같이 세금을 내지만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다.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위주로만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지역 중형병원 육성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형병원이 지역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야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수도권 분원을 설립하거나 추가 계획을 내놓은 상황도 지역 중형병원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의사들마저 빠져나가 ‘의료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빅5’ 중 서울대병원이 경기 시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인천 송도,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각각 800병상 규모의 대형 분원을 낸다. 고려·경희·아주대도 각각 500병상 규모로 경기도에 진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0개 병원이 2026~29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을 더 낼 예정이다. 복지부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분원을 내려면 장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터파기에 들어간 분원 설립을 막기 어렵다. (입법을 서둘러)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분원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국립대병원, 전문병원 활성화가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중형병원 관계자는 “관절·척추 등 특화된 전문과목을 진료하는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을 늘릴 필요도 있다. 복지부 지정병원이니 신뢰도가 높아지고 병원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원장은 “한 지역의 국립대병원이 암 질환 치료에 집중하니 그 지역 종합병원도 환자가 늘어 숨통이 틔었다고 하더라. 서울로 향하던 환자들이 지역에 머무니 의료전달체계가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클릭] ●종합병원 100개 이상 병상, 7~9개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의료기관을 말한다. 종합병원 중 고난도 치료기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을 다루고 20개 이상 진료과목 전문의를 보유한 병원을 대상으로 정부가 3년마다 심사를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동네 의원을 1차 의료기관, 종합병원을 2차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을 3차 의료기관이라고 한다.
  • ‘의사 대체용’ 동원했다가 끝나면 외면… “PA 간호사 법제화해야”[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의사 대체용’ 동원했다가 끝나면 외면… “PA 간호사 법제화해야”[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선 유령 인력’.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필사적으로 메우고 있는 진료보조(PA) 간호사를 의료계에선 이렇게 부른다. 환자 상처 드레싱, 약 처방 등 의사 업무 가운데 일부를 떠맡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모두 불법 의료행위다. 급할 때만 찾고 평시에는 외면할 게 아니라 이참에 PA 간호사 업무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6일 “PA 간호사는 전문 교육과 훈련을 받은 이들이어서 의사 업무 가운데 일부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사고가 나면 불법 의료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부가 의료법을 개정해 합법화하든지, 의사를 대거 양성해 직접 하게 하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PA 간호사는 의사의 지시를 받아 수술이나 처치 보조, 수술 전후 환자 상태 확인 등을 한다. 주로 상급종합병원들이 암암리에 기존 간호사들을 교육하거나 특정 영역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은 전문간호사를 채용해 PA 간호사로 써 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마취·종양·감염·응급 등 전문간호사 제도가 있다. 5학기 석사 교육 과정을 마치고 자격시험을 봐야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다”며 “교육 제도는 있는데 법적 근거가 없어 마취전문간호사가 마취해도 불법이 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미국은 전문간호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상 체계를 따로 만든 반면 한국은 전문간호사들에 대한 별도 보상도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영국·캐나다 등은 PA 면허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PA 간호사가 15만명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PA 간호사의 등장은 의사 부족과 맞물려 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정부가 의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의대 정원을 350명 감축한 뒤 의사 인력이 부족하자 PA 간호사가 대체인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PA 간호사는 1만여명으로, 의사가 기피하는 외과나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 단체들은 병원이 PA 간호사를 채용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합법화에 반대해 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PA 간호사는 간호부가 아니라 진료부 소속이다. 수간호사의 관리를 받지 못하고, 의사가 아니어서 진료부에도 소속감이 없어 오래 못 버티고 그만두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언제까지 내버려둘 순 없다”고 말했다.
  • [마감 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이면

    [마감 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이면

    최근 의료대란과 관련해 현장에 있는 의사 몇 명과 통화했다. 모두 익명을 요구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현장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맞다. 하지만 무작정 의사를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란 소아과나 외과, 신경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을 뜻한다. 피부과와 안과, 성형외과 의사들은 많지만 정작 우리가 아플 때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곳에서는 의사가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대 최저 출생률을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소아과 진료 대기 시간이 계속 늘어나는 기현상은 우리 의료 시스템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한 소아과 의사는 “소아과 진료 한 번의 수가가 1만 5000원”이라면서 “대부분 진료 수입인 소아과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야간, 주말 가리지 않고 진료를 봐야 수익이 보전되는 것이 현실인데 어느 인턴이 소아과로 오겠느냐”고 한탄했다. 서울 공공병원에서 수십 년간 근무한 다른 의사는 “치료 기술은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데 진료 보험수가는 제자리에 멈춰 있다”면서 “힘들게 치료 기술을 배워 수술을 집도하다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어김없이 소송이 들어와 몇 년 동안 법정 싸움에 시달려야 하는 과가 전공의들에게 외면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한숨 쉬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정부의 계획대로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난다 해도 필수의료의 인력난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자 이미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의대를 보내기 위한 영재학교와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 준비반의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증원에 편승해 의대를 가려는 학생들에게 의사의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들이 고난을 감수하고 필수의료 분야를 전공으로 택할까. 당장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사명감을 가진 의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또 다른 공공병원의 내과의는 “공공병원 소아과나 내과 등 힘들고 고된 과에 여전히 적지 않은 인턴들이 지원한다. 힘든 걸 뻔히 알면서 이곳에 오는 이유는 사명감이 아니고선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그런데 최근 의사들이 모두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이들처럼 매도되면서 사명감을 가진 후배들마저 병원을 떠나려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아산병원은 응급실에서 내과계 중환자실(MICU) 환자를 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고, 세브란스병원은 심근경색과 뇌출혈 등 생명이 오가는 응급환자들마저도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공지했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최대 46% 달한다. 응급실 문턱에서 의사가 없으니 돌아가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대 증원 숫자와 필수의료 패키지 내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씩 물러나야 할 때다. 의사들은 우선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가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보험수가 조정을 비롯해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한 의료 시스템 개혁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죽어 가는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박재홍 전국부 기자
  • 강원이 불 지핀 ‘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

    강원이 불 지핀 ‘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

    강원도와 강원교육청이 지사와 교육감을 한조로 묶어 뽑는 ‘러닝메이트제’를 법제화하기로 했다. 특별자치도인 강원도가 자치권을 강화할 수 있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에서는 러닝메이트제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러닝메이트제는 정부가 교육감 선거제 개편을 위해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이기도 해 강원도의 법제화 시도는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강원교육청은 특별법 3차 개정안에 러닝메이트제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들 기관은 구체적인 러닝메이트제 실행 방안이 담긴 3차 개정안을 다음 달까지 만들어 5월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러닝메이트제 방식으로는 ▲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한 뒤 지사 선거만 치르는 안 ▲지사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동반 입후보해 공동으로 선거 운동한 뒤 각각 선거를 치르는 안 ▲지사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정책을 연대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 부처에서도 러닝메이트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러닝메이트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 교육부는 러닝메이트제 추진을 넣은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같은 해 11월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발표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에는 러닝메이트제 도입 추진이 담겼다. 강원도와 정부가 러닝메이트제 도입에 나선 것은 임명제에서 간선제를 거쳐 2007년부터 시행한 직선제가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아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한다는 당초 취지에 비해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러닝메이트제를 놓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강원교원단체총연합회는 유권자의 외면 속에서 후보 이름도 공약도 모르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로 인한 과소 대표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지한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배성제 강원교총 회장은 “러닝메이트제를 통해 교육감 후보가 시도지사 후보와 함께 뛰어 후보의 성향을 쉽게 알 수 있게 하고, 정당과 같은 지원 조직도 생긴다면 유권자의 관심도를 높여 ‘그들만의 리그’라는 오명을 떨칠 수 있다”며 러닝메이트제 도입에 힘을 실었다. 이어 “재임 중에도 지자체와 정책을 공조해 교육행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영국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교육자치가 현실 정치의 이해관계, 정당 논리에 휘둘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흔들리고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정당이 공천을 주는 것이어서 교육이 정치에 귀속, 예속,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조 실장은 “교사는 정치기본권이 없는 상황이어서 러닝메이트제는 더더욱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김태원, ‘발달 장애’ 아들 존재 부정하더니…“날 아빠로 생각 안해”

    김태원, ‘발달 장애’ 아들 존재 부정하더니…“날 아빠로 생각 안해”

    가수 김태원이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의 존재를 부정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에서는 전설의 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천재 뮤지션 김태원이 김종서와 이윤석, 정진운을 부활의 작업실로 초대했다. 이날 김태원은 “아들이 올해 22세가 됐다. 2005년 아들이 2살이 되던 해 받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계기로 필리핀으로 유학을 갔다”며 “드디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올해 귀국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만에 기러기 아빠에서 벗어난다”며 “같이 파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태원은 “아들 같은 경우는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냉정하게 말하더라. ‘이 아이가 자폐가 아닐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이 자라면서,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우리가 결국 졌다. 필리핀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잘돼 있다. 아들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때, 나는 일한다는 이유로 바쁘다고 비겁한 핑계를 댔다. 아내가 혼자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김태원은 자신의 아들이 발달 장애라는 사실을 2년간 믿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그건 아들의 존재를 안 믿는 것과 비슷하고, 그 친구를 안 믿는다는 것은 아내를 미워한다는 거다”며 “무조건 미안하다”고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아들을 외면했던 잘못을 깨닫고 아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김태원은 “아빠를 좋아한 지 한 5년 됐다. 그전에는 나를 아빠로 생각 안 했다. 너무 곁에 없으니까”라며 “아들과 급격하게 친해지면서 나를 위해 한국말을 하려고 노력하더라”고 전했다.
  • [사설] 전공의 ‘파업’ 장기화, 전방위 대책 강구를

    [사설] 전공의 ‘파업’ 장기화, 전방위 대책 강구를

    어제로 14일째를 맞은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에서 정한 복귀 시한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72%다. 이들은 병원에 복귀하라는 정부와 국민 다수의 호소는 외면한 채 거리로 몰려 나가 의대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의 업무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예약은 절반이 취소됐고 신규 환자 입원이나 외래환자 진료도 대폭 줄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중증, 응급 중심의 진료체계가 유지된다지만 인턴은 임용을 포기하고 지난 2주일간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전임의들마저 업무 과중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상급 종합병원의 수술과 입원이 크게 줄면서 환자의 병세 악화를 우려하는 가족들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환자들이 의사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의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 업무개시 명령을 위반한 의사들에 대해서는 어제부터 시작한 현장조사를 통해 면허정지 등 엄정한 대응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무엇보다 응급환자 진료 공백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4개 권역에 마련한 긴급대응 응급의료 상황실과 119 내 구급상황관리센터를 연계해 응급환자 호송과 전원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대체인력 확보 등 비상진료 대책 수립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가 검토 중인 예비비 1200억원 투입부터 신속히 이뤄져야겠다. 이를 통해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사투를 벌이는 현장 의료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은 물론 일반 의원급 의사들도 최대한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직무 범위와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 보완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참에 비대면진료의 확대도 검토할 만하다. 비교적 경증 질환의 경우 병원 대면진료보다는 동네 의원을 이용한 비대면진료가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상황에선 보다 효과적이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지만 경과를 지켜보면서 비대면진료 범위와 요건을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도 서둘러야 한다. 항구적으로 의사 파업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면밀한 의료개혁 로드맵부터 제시돼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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