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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동계와 야당은 일단 ‘파견법’ 논의에 나서라

    고용 위기를 알리는 비상 경보음이 연일 울리고 있는 가운데 노동개혁 협상이 성패의 기로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기간제법을 제외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이라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제안했다.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에 야당과 노사정 타협 당사자인 한국노총 모두 거부 반응을 보였다. 파견 근로 확대가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그러나 이는 ‘번듯한 일자리’라는 나무만 보면서 그런 나무가 이룬 숲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단견일 수 있다. 그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0.2% 포인트 오른 데다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률 역시 3.6%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통계의 맹점을 고려하면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직난과 고용 불안감은 더 심각할 게다. 기간제법 처리를 유보한 박 대통령의 이번 양보안은 이런 절박한 사정을 고려한 고육책일 듯싶다. 즉 야권이나 노동단체들의 기간제법 반대 논리엔 수긍하지 않지만, ‘9·15 노사정 대타협’의 큰 줄기는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 야당과 노동계로 넘어갔다고 본다. 당면한 경제난국을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해 헤쳐 나가자는 게 노사정 대타협 정신이 아닌가. 노동단체들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대기업 노조에 경사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이유다. 한국노총은 “파견 확대는 직접고용을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는 회전문 효과만 발생시킨다”며 파견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이 있는 이들의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는 기간제법 개정안에 비해 파견법 적용 대상은 중장년 구직자 등 일자리 그 자체가 생명줄인 절박한 계층이다. 이들을 대기업에 고용할 대안이 없다면 파견법 처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적으로도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할 조짐이다. 우리의 지난해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3만 7000명으로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사업에 2조원을 쏟아부으며 나름 애를 썼는데도 그렇다. 더군다나 한국 경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의 모종밭이었던 제조업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신규 고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면 속된 말로 찬물, 더운물 가리지 않고 뭐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1만 78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는 파견제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69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다른 쟁점 법안도 마찬가지다. 물론 고용 창출 효과가 다소 부풀려졌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고용 절벽 앞에선 구직자들의 한숨에 응답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시대적 책무가 어디 있겠는가. 야권과 노동계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경직적 자세를 버리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를 당부한다.
  • [길섶에서] 건강검진/강동형 논설위원

    지난 연말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전송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겁이 덜컹 났다. 마음을 졸이며 검진 결과를 조심스럽게 들춰 봤다. 대체로 괜찮은 편이었다. 간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중고차지만 기름칠하면 쓸 만하다’는 검진 결과를 확인한 순간 여유가 생겼다. 찬찬히 읽어 봤다. 근육량이 정상치보다 높게 나온 항목에 눈길이 멈췄다. 그럴 리가 없는데…. 이런 의문을 갖고 있다가 의사인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상을 이야기해 보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처음 하는 일은 샤워. 다음은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전부라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는 “100세까지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며 놀린다. 헬스클럽을 다니고, 운동기구를 이용해야만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몸부림’과 ‘발버둥’이 기본적인 운동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출근길, 전날 과음 탓인지 발걸음이 무겁다. 에스컬레이터의 유혹을 외면하고 계단길로 들어선다. 걷는 자, 서 있는 자가 반반이다. 숨이 목에 차지만 마음속엔 알 수 없는 기쁨이 일고 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비즈 in 비즈] 직원 휴게실 외면한 신규 면세점

    준비 부족일까요, 인식의 부재 때문일까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를 기해 일부 개장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네요. 살짝 귀를 대 들어 보니 ‘화장실’, ‘라커’(사물함), ‘휴게실’ 같은 얘기들입니다. 다 큰 어른들이 직장에서 화장실이나 라커 때문에 얼굴을 붉힌 이유를 14일 들어 봤습니다. “월급도 많은데, 쉴 곳이 없으면 커피숍에 가서 당당히 쉬세요.” 개장 닷새 만에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이 ‘산업보건기준 규칙에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된 직원 휴게실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면세점 본사 직원이 한 말입니다. 말은 이래도 문제가 지적되자 면세점 측은 아직 공사 중인 매장 한쪽에 동시에 쓸 수 있는 임시 휴게실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 시내면세점을 꿈꾸는 스케일에 맞지 않게 휴게실 수용 인원이 20~30명에 불과합니다. 휴게실 자리를 못 잡은 직원들은 20분 동안 점심을 먹고 남은 40분 동안 결국 주변 커피숍을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직원들은 “구내식당 밥의 몇 배 가격인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된장녀’ 생활을 강요당했다”며 쓴웃음을 짓는다네요. “(차에) 치여 다치든가 해야 문제를 알려나.” 지하 3층에서는 다소 섬뜩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곳은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인데, 주차장 출구 방향이라 차들이 쌩쌩 달립니다. 아직 바닥에는 차량 유도 표시만 있고,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가 없다네요. 2교대 밤근무조가 출근하는 낮 12시 30분쯤 이쪽에 사람이 많다는 점, 운전자 고객들은 기억해 주세요. “화장실 가기 싫어 물도 못 마셔.” 한동안 직원들에게 ‘면세점 내 고객 화장실 사용 금지 조치’가 있었답니다. 직원들의 호소에 면세점 측이 방침을 바꿔 이제 누구나 고객 화장실을 쓸 수 있게 됐지만 면세점 설계 단계에서부터 직원 동선을 고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3월 정식 개장할 때 직원 휴게공간을 선보이겠다”는 면세점의 약속을 일단 믿어 봅니다. 홍희경 산업부 기자 saloo@seoul.co.kr
  • 누리예산 촉구 더 민주당 광역의원 합동 회견

    누리예산 촉구 더 민주당 광역의원 합동 회견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4일 청와대를 방문하여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해결 촉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 의원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신원철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김종욱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 등 30여명과 경기도의회 김유임 부의장, 김주성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오완석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 등 20여명을 포함한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원들은 누리과정 사업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누리과정 재원지원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덧붙여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으로 떠넘긴 대통령령을 즉각 개정할 것과 지방교육재정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는 교육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또한 저출산 대책을 위한 국가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누리과정 지원부터 먼저 실행할 것과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예산지원 논란의 종국적 해결을 위하여 정부와 여야대표 등이 참석하는 ‘5자 긴급회의’를 즉각 수용하여 대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청와대 앞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무상보육을 당선 후 단 한 번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누리과정 예산을 전부 시・도교육청에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신원철 서울시의회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과거 시도지사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사업은 중앙정부에서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한 만큼 국정과제인 누리과정에 대하여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예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누리과정 편성이 가능하다는 엉터리 주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 2015년도 순세계 잉여금 반영 등 추가자금 2,000억원이 생긴다 하더라도 여전히 3조원의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상환만 15년이 걸린다.”고 하면서 “이와 같이 서울시교육청의 재정상태가 파산일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2016년도 학교환경개선사업비의 경우 실질 사업요구액 6,300억원의 28%인 1,700억원만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며 열악한 지방교육재정 현실을 외면하는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전구 시・도교육청의 빚더미가 17조원에 달해 매년 이자만도 3,000억원이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며 매년 1조원씩 원금을 갚는다 하여도 17년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됨을 덧붙이면서“정부는 누리과정 재원부담 논란의 해결을 위한 시・도교육감협의회 및 서울시의회의 대통령 면담요청과 공개토론을 외면하고 있으면서도 일방적으로 위법한 시행령에 근거하여 누리과정이 편성되어야 한다는 상위법 위반사항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재 시・도교육청은 막대한 부채로 인하여 교육재정이 파탄의 지경에 이른 상황이고, 정부가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만을 강제할 경우 강당이 없어 체육활동을 못하는 학교들과 급식실이 없어 교실에서 식사를 하는 수많은 학교들의 교육환경만 더 열악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보육대란을 막고 초・중등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보육대란이 임박한 1월 20일 이전에 정부부처 장관과 여・야대표, 시・도교육감이 만나 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국가 차원의 예비비 집행 및 국회차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의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보육대란을 막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식 같은, 동생 같은 젊은이들 어떻게… 성장률보다 중요한 건 고용률”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일자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가 전망하는 경제성장률인 3.1% 또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내더라도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문제인 청년 실업을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이 체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올 한 해를 만들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지난해에 소비 진작을 위해 했었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올해는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도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 규모가 늘기는 했지만 내용이 개선된 만큼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일시상환을 분할상환으로 각각 지속적으로 바꿔 왔기 때문에 질적인 측면에서 좋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선제적인 구조 개혁을 해서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할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기를 딛고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체의 덫에 빠지게 될지가 구조 개혁의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뻔한 위기가 보이는데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대량 실업이 벌어진 후에야 위기가 온 것을 알고 후회한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보다 고용률을 강조한 것도 청년 일자리 등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수출 호조 등으로 성장률만 높아진다고 해서 내수 회복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률을 강조한 것은 박 대통령이 회견 내내 강조한 ‘청년 취업’ ‘청년 일자리’ 등과 동의어로 볼 수 있다. 파기 위기에 놓인 노사정 대타협과 관련해서는 “자식 같은, 동생 같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를 외면할 수 있느냐”고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교황 열풍 식었나? 바티칸 순례객 급감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기 위해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을 찾는 순례객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 전문 사이트인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매년 바티칸 교황청을 찾는 전 세계 순례객의 수가 2014년 590만명에서 지난해 320여만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는 2013년 남미 출신 첫 교황으로 취임한 프란치스코가 동성애자 권리 보호 등 진보적 견해를 앞세우면서 보수적인 교단의 신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사이트는 분석했다. 아울러 교황의 취임 초기 신선한 개혁 행보에 반짝했던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겸손한 처신과 약자에 대한 각별한 관심, 부패와의 투쟁을 통해 가톨릭을 다시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듣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선 이 같은 순례객 급감이 충격적인 추세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교황청은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극성을 부리는 테러의 영향으로 지하디스트의 표적이 된 바티칸을 찾는 순례객이 줄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로마가톨릭교회와 관련한 책을 쓴 산드로 마지스터는 테러 우려 때문이라는 교황청의 주장을 일축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열린 일반인의 교황 알현 행사에는 4만 4000명이 참석해 3만 2000명이 참석한 전년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초기 높은 기대감이 그의 인기를 치솟게 했지만 실용적 조치들이 뒤따라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순례객 규모가 ‘정상 수치’로 복귀한 것이며 교황은 순례객 수로 자신의 교황직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 북핵 불용 약속 지켜야… 상임이사국 실질적 조치 기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중국을 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다. 앞으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등 서방에서 제기돼 왔던 한국의 ‘중국 경사론’ 우려 속에서도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점을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중국이 가지고 있는 ‘대북 레버리지’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은 세 차례에 걸친 북한 핵실험 때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결정적인 제재에는 반대해 왔다. 북한이 네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되풀이하면서 도발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이면에는 중국의 외면과 방치가 있었다는 것이 내외의 평가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도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할 5차, 6차 핵실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뿐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협조할 경우 대북 원유 송출 중단, 금융 제재 등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것을 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불쾌감은 여전하지만 자신들의 ‘전략적 자산’이자 ‘완충지대’인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 눈치다. 핵실험이 실시된 지 1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중국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취임 후 5번째 대국민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다음은 신년 기자회견 일문일답. Q.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 군도 국정원도 몰랐다고 한다. 미국은 알았다는 보도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몰랐다는 기사가 뒤따랐다. 미국도 몰랐다면 북한은 세상이 모르는 핵실험 했다는 것인데 혹시 5차 핵실험 준비한다면 미리 알 수 있나. 미국이 알고도 안 알려줬을 가능성은 없나. ‘우리도 공포의 균형을 위해 핵을 가져야 한다’,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달라. 박근혜 대통령: 그 동안에도 한미 정보당국에서는 북한 수뇌부의 결심만 있다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예측을 이번에 좀 못 했는데 지난 3차 핵실험과 달리 어떤 특이한 동향을 나타내지 않고 핵실험을 해서 그 임박한 징후를 우리가 포착 못 했다. 앞으로 북한이 또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우리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을 강화해서 도발 징후를 놓치지 않도록 해나갈 생각이다. 미국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미국이 그걸 몰랐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니까 우리도 전술핵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들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저는 ‘핵이 없는 세계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강조해왔고, 또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술핵을 우리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오죽하면 그런 주장하겠느냐. 그러나 그 동안 우리가 쭉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 깨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미상호방호조약에 따라서 미국 핵우산을 제공 받고 있고 또 2013년 10월부터는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서 한미가 공동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이쪽에 꼭 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드와 관련해서는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다.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다. Q. 과거 북한의 3차례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 조치를 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됐다. 이번에 4차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데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보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복안은 있나. 또 취임 이후에 그동안 한중 관계에 상당한 공을 들여 역대 최고 수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 데 있어 제대로된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박 대통령: 지금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한미간 긴밀히 조율·상의하고 있다. 중국과도 초안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 중에 있다. 그래서 안보리 결의에는 금융 무역 등 새로운 다양한 조치들을 새로 포함시켜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것이다). 그 동안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아프게, 변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다 없지 않겠나. 그런 목적을 갖고 (제재안을) 마련해 가고 있고 거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국일 것이다. 그 동안 중국과 정상회담도 여러 번 했다. 한반도 핵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확고한 자세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불용 입장을 중국은 밝혀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여태까지 그렇게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대로, 공언해 온 대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외교장관이 전화 통화도 했고, 내일도 6자회담 한중 수석대표도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어쨌든 최대한의 실효성을 가진 것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논의하고 있다. Q.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대통령은 현실적 합의고 최선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합의를 한 이유는 무엇이냐. 한미 관계도 작용한 것인가. 소녀상 철거와 관련해서도 이면 합의가 있는 것이냐.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이냐. 정부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피해 할머니들과 어떤 소통을 했나. 대통령이 직접 만날 계획도 있나. 박 대통령: 협상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어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 이 문제가 제기되고 지난 24년간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심지어 포기까지 했던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어떤 걸 받아내 제대로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 건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작년에 아홉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셨고 마흔 여섯 분밖에 남지 않았고, 평균 연령이 89세에 달한다. 시간이 없다. 한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사과 받고 마음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는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그간 노력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 정부에 해결을 촉구해 왔고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저는 유엔이나 국제회의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래서 일본이 그 문제에 대해 더 관심 갖고 압박 받도록 하기 위해 회의서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협의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는 걸로 알지만 작년만 해도 외교부 차원서 지방 곳곳 다니며 15차례 관련 단체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노력했고 다양한 경로로 그분들이 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그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3가지였다. 첫째는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걸 확실히 밝혀달라. 둘째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있어야 한다. 셋째 일본 정부의 어떤 돈으로 피해 보상해야 한다는 점 3가지로 요약됐다. 이번 합의는 그 3가지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위안부 문제로 피해 받은 다른 동남아나 이런 나라들이 한국 수준으로 해달라 이렇게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 있을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조차 못해놓고 이제 와서 무효화 주장을 하고 정치 공격의 빌미로 삼는 건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소녀상 이전 문제 관련해서는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발언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거기 나온 발표 그대로가 모두이고 정부가 소녀상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 자꾸 왜곡하고 이상하게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없는 문제를 자꾸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의가 충실하게 이행됨으로서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남은 여생 편안한 삶의 터전 가지도록 이행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그분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계속 해 나가겠다. Q.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 등 현 정부 정책기조로 경제 위기 돌파가 가능하다고 보시나. 한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노동개혁 독자적으로 추진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청년 실업 100만명에 육박했는데 경제활성화법안 등 쟁점법안 통과가 안 될 경우 다른 대책은 없는가. 박 대통령: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나 IMF(국제통화기금)가 G20(주요 20개국) 국가들이 내놓은 성장전략 중 성장률을 높이는 데 가장 우수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작년에 17개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전국에 설립했다. 지역에 벤처창업 거점으로 이미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작년에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3만개를 돌파했고 또 신규벤처 투자도 2조원을 넘어서서 다시 제2의 창업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얘기들 한다. 또 문화가 산업과 융복합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우리 미래의 성장동력,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그런 핵심분야가 될 수 있다. 올해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완성되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전초 기지가 되고 이것이 또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거기에 또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많이 지원할 정도로 우리 청년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려는 열정이 높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 보게 된다. 그래서 올해는 이런 노력을 더 확산, 정착시키게 되면 지역의 경제도 활력 찾게 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활력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엄연한 약속이다. 이 합의내용, 국민에 대한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져버릴 수 있겠나. 어떤 일이 있어도 이행돼야 하고 또 한쪽이 파기했어도 파기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 합의 내용의 실천을 위해서 그 동안 여러 차례 공청회도 갖고 의논하자, 대화로 풀어보자 했는데 한 번도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합의가 파탄났다고 밝혔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노동개혁은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무산시켜 버리면 3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리게 되고 그 피해는 누구에게 가나, 고스란히 우리 청년들 비정규직 실직자들에게 가게 된다. 지금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무엇인가 해줘야지, 이 피해가 고스란히 실직자들에게 가면 실직자들은 어떻게 사나. 지금은 청년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뜻을 모아가야 한다. 정부는 어떤 경우라도 이것을 반드시 합의사항을 실천해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 또 한노총도 자식같은, 동생같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것을 외면할 수가 있나, 반드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Q. 위기상황을 강조하는 정부의 ‘3% 성장률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서민들 전세난이 심각한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기업 수출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데 우리 기업의 수출 진작 처방책은 무엇인가. 박 대통령: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고 중국 경제도 불안하고 이렇기 때문에 대외 여건이 우리에게 참 만만치 않고 어렵다. 작년에도 여러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고 발효했는데, FTA라든지 한류라든지 이런 것과 잘 연결해서 수출 기회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의 고용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내수도 또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보도도 있다. 그래서 국내외 여러 기관들이 거의 비슷비슷하게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0에서 3.2%로 전망을 하고 있다. 저는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고 생각한다. 성장률이 높았다고 해도 고용률이 높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을 못한다. 고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려고 한다.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는 동전의 양면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 정책을 조화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정부도 이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관되게 관리를 잘 해왔다.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늘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꾸준히 우리가 고정금리로 바꾸고 분할상환으로 바꿔갔기 때문에 질적인 면에서는 향상돼 왔다. 고정금리 분할상환도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뛰었다. 제2 금융권의 높은 금리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은행 금리로 갈아타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왔다. 그래서 국민 부담을 줄여왔다. 그런 기조를 올해도 계속 유지해서 위험성을 자꾸 낮추면서, 전체 규모도 줄여야겠지만, 전체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을 할것이다. 우리 국민의 부동산 문제 관련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과거엔 소유에서 지금은 거주로 인식이 바뀌어서 거기 맞춰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을 해왔다. 우리 주택시장도 구조적인 전환점에 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양한 기업형 임대주택이라든가 뉴스테이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다. 뉴스테이 1호 할 적에 인천에 가봤는데 젊은 부부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행복주택도 말이 많았는데 젊은 부분들이 상당히 만족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많이 높여갈 것이다.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부동산 대출 아니겠나. 그래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계속 우리가 노력을 한편으로는 하면서 한편으론 기업형 임대주택, 공공 임대주택을 마련해서 서민 주거비를 줄여드리는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 작년에 소비 진작을 위해 블랙프라이데이를 해서 상당히 효과를 봤다. 올해도 정례화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이런 것 등을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할 일은 빨리빨리 해야 할 것 아닌가. 저는 자신한다. 원샷법, 서비스산업법 이런 게 통과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든지 뚫고 나갈 수 있다. 그것을 왜 발목을 잡고 발전을 못하게 하냐는 것이다. Q. 박근혜 정부의 주요 개혁 법안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있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정의화 국회의장은 계속해서 직권상정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대통령은 직권상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 의장이 절대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떤 묘안이 있는가. 박 대통령: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겠나. 이런 걸 여러분께 한 번 질문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또 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설명하고 했는데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이제 국민께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나.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강조해왔던 법안들은 여야 문제가 아니고, 이념 문제도 아니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민생 법안이다. 이런 중요한 법안들이 직권상정으로 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논의되는 상황이 대한민국 상황이다. 그래서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 판단 해주실것으로 생각한다. Q. 지난해에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또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언론에서는 국민심판론, 이른바 국회 물갈이론으로 해석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 현재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아주 관계가 좋은 듯하다. 협조는 잘 되겠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감시·견제 원칙에는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 제가 진실한 사람 얘기한 것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그 외에 다른 뜻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되지 않겠나. 적어도 20대 국회는 최소한 이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나라 발전을 뒷받침해주고 국민에게 희망 주는 그런 20대 국회가 꼭 됐으면 한다. 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고 비판하고, 또 정부를 당이 비판하면 이건 쓴소리니 수평관계라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청은 국정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대통령은 당의 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해 실현되도록, 나라가 발전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공동 책임지는 것이 당청관계라고 생각한다. 당과 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당이 생각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다. (당과 청이 싸우느라) 정책은 어떻게 실현이 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Q.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거부해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누리과정 해결책을 듣고 싶다. 또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무상복지 등을 두고 포퓰리즘 주장과 정부 책임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 대통령: 누리과정 예산으로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정치적 공격수단으로 삼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누리과정은 모든 아이들이 균등한 삶의 출발선에 서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2012년에 도입이 됐는데 관련 법령이 있었고, 여야가 합의했다. 그래서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쭉 지원을 했다. 근데 금년엔 교육교부금이 무려 1조 8000억 정도 늘었고 지자체의 전입금도 많이 늘어서 상당히 재정여건이 다 좋은 상황에 있다. 정부도 또 목적예비비 3000억 정도를 편성해서 교육청을 지원키로 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감들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작년까지 교부금으로 잘 지원했던 누리과정을 이제 와서 거부한다. 그렇다면 중앙정부가 법을 고쳐서 이것을 중앙정부가 직접 교육청을 통하지 않고 지원하는 방식을, 교육감들은 정부가 다 법을 바꿔서 지원하는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래서 아직도 누리과정 예산을 7개 교육청이 편성하지 않고 있는데 교육청이 정치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행동해선 안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누리과정 예산 편성해서 아이들과, 특히 학부모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포퓰리즘과 관련해선, 선거를 앞두고 선심 정책 쏟아져나오지 않을까 겁이 난다. 많이 걱정이 된다. 청년들한테 돈을 주고, 무료산후조리원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정부도 이런 선심성 정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그렇게 안 하고,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국가 예산이란 것은 한정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따라서 해야 하는 것이다. 지자체들이 감당할 수도 없는 선심성 사업을 마구잡이로 하게 되면 결국은 국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지금 논리는 우리가 좋은 일을 하려는데 왜 중앙정부가 훼방놓느냐는 것인데 이렇게 매도하는 것, 그 자체가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 Q. 정부는 2017년 국정교과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총선(승리) 뒤 국정교과서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국민을 설득할 건가. 박 대통령: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발행 주체를 바꾸는 문제를 떠나서 우리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중차대한 과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가 편항된 이념을 가진 집필진에 의해서 독과점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이것으로 교육 현장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배워야 하는데, 아주 부끄러운 역사로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폄하하고, 오히려 북한을 왜곡·미화하는 형태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에서 이런 문제 있다고 지적하면 (반대 측은) 다양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방어한다. 그런데 그 방어하는 사람들이 조금 성격이 다른 교과서가 나올 때는 (반대) 집단행동까지 벌인다. 굉장히 모순된 행태다. 시정을 요구하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까지 벌이면서 무시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국정화로 갈 수밖에 없다.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우리 역사가 부끄러운 역사라고 할 때 어떻게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겠나. 주변에서 한국 역사를 왜곡하면, 한국 역사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으며, 통일 뒤 자유 민주주의 신념을 어떻게 확고히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정부는 책임지고 명망있는 집필진으로 구성할 것이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 그걸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정부의 사명이고 국민들도 믿고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Q. 최근 야당 분열에 따라 1여5야, 다당제 구도 총선 전망이 많은데, 향후 야당들과 어떻게 관계설정을 한건가 박 대통령: 항상 선거 목전에 두고서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그런 일들이 반복돼 왔다.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국민의 심판 회피하기 위해서 하는 건지, 아니면 국민 위한 진실한 마음으로 하는 것인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북한 핵실험 징후를 제 때 알지 못해 국민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위안부 협상도 형식과 절차에서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다. KF-X(차세대 전투기) 기술 이전과 관련 해서는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논란도 있었다. 이런 문제들이 외교안보라인 책임론을 불러왔다. 이에 대한 견해는. 박 대통령: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작년만 해도 수 차례 당사자들이나 관련 단체와 만나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들었고,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그 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를 담아내느라 말도 못할 힘든 과정이 있었다. 이 정도 노력했으면 완벽하지 않아도 평가할 건 (평가)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부분(외교안보라인 문책론)에 있어서는, 더구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문책론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국회 선진화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비대위원장 시절 여당 주도로 통과됐고, 대통령도 찬성했다. 그런데 현재 여당은 선진화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선진화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어떤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보나. 박 대통령: 선진화법은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 국민이 제발 싸우지 말라고 (정치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던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원활하게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를 살려도 모자랄 판에 정쟁을 가중시키고 국회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 때는 동물 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 국회됐다고 한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회 수준이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수준밖에 안되냐는 것이다.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본다. 이런 법을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날 계획이 있는가. 박 대통령: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가 아물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돼 가는 과정에서 뵐 기회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일부 친박계가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데 대통령의 의중인가. 박 대통령: 개헌에 대해서는 그 동안 보도에도 나왔듯이 (언급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인가.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서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해야지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다.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에 떨어지지 않는다. Q. 반기문 대선 출마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지율이 왜 높게 나온다고 생각하나. 박 대통령: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의 지도자를 만나도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계신다. 그럼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는 저는 모르고, 국민께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 물어보시죠. 그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 Q. 북한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고 있는데,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개성공단 폐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나. 박 대통령: 개성공단에 (출입)인원을 제약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 근무하는 분들의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그에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다. 지금 극단적인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것은 북한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하겠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 이후) 단독 대북조치는 확성기 대북방송을 한 것이고, 그외 여러 가지에 대해 일일이 말씀 드릴 수는 없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국제사회와의 동맹 공조를 통해서 가장 실효적으로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북방송 등을 해가면서 국제사회와 공조를 이루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기권 “대타협 파기, 근로자 외면” 한노총 “정부가 원칙 부정”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의 ‘9·15 대타협 파탄’ 선언에 대해 “한두 그루의 나무를 문제 삼아 숲 전체를 망치려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12일 주요 학회장 및 국책연구원장 간담회에서 “5대 입법에 대한 일부 이견과 양대 지침의 협의 과정에 대한 오해로 인해 한노총이 대타협의 근본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파기 선언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노총은 지난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정부의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의 일방적인 추진을 비판하며 9·15 대타협 파탄을 선언했다. 아울러 양대 지침에 대해 기간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9일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올해 정년 60세 시행에 맞춰 실천해야 할 노동개혁이 계획보다 늦어진 상황인데, 한노총이 양대 지침에 대해 ‘기간의 정함이 없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대타협 실천을 무한정 지연시키게 돼 현재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12월 2일부터 수차례 양대 지침의 노사정 협의를 요구했지만 한노총이 불참해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한노총은 (중집 이후) 일주일간을 합의 파기, 노사정위 탈퇴 등 명분 쌓기를 위한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며, 노사정 논의가 집중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개혁을 반대하는 노총 내 일부 연맹의 목소리에 매몰돼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총연맹단체로서의 역할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노총은 대타협 원칙을 정부 스스로가 부정하고 있다고 맞섰다. 강훈중 한노총 대변인은 “이 장관이 대타협 뒤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해놓고 이젠 스스로 발언을 뒤집고 있다”면서 “대타협 당시 합의에 준할 정도로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얘기하자는 의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인사관리학회는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양대 지침과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70.0%, 일반해고 지침은 54.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는 각각 9.7%와 24.4%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외여행 | [마리아나 원정대] Rota 로타-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섬

    해외여행 | [마리아나 원정대] Rota 로타-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섬

    intro 로타를 말하는 키워드들 -글 정연주 여행이 식상해질 때가 있다. 뻔하게 구경하고, 뻔하게 놀고, 뻔하게 먹고, 뻔하게 휴식하는, 관광객에게 최적화된 여행지들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여행의 신선함을 느끼기 어려웠다면, 여기 로타가 있다. 익숙한 휴양지인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불과 40여분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그 섬 말이다. 태평양의 섬이니 당연히 바다가 예쁘다. 이름 붙은 해변은 물론이고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은 해변들도 예쁘기는 마찬가지다.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루었나 싶을 만큼 투명한 물빛은 분명 자연의 색인데도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면 로타는 해변 휴양지?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휴양지’라는 상업적인 말을 들이대자니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기존의 단어들로 로타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예상을 벗어난 뜻밖의 모습으로 여행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기쁘게 내려놓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닌 곳. 셀카봉을 휘저으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존경쟁을 하듯 인증샷을 찍고 바쁘게 돌아서는 것이 진짜 여행인지를 되묻게 하는 곳.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하고 싶을 만큼 너무나 특별한 곳. 그곳이 바로 ‘로타 아일랜드’다. 로타섬은 이 섬의 원래 주인인 차모로 사람들의 언어로는 루따RUTA, 영어로는 로타ROTA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섬들 중 하나로 현재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행정적으로는 사이판에 부속되며 괌과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다. 제주도의 20분의 1 정도의 면적에 인구 약 2,500명의 작고도 작은 섬이다. 섬 어디를 가든 차로 20~30분 내외면 도착한다. ●The Words for Rota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섬 글 정연주 #낯섦 그리고 여유로움 Strange & Slow ‘로타’라, 아무래도 낯선 이름이다. 사이판 옆의 작은 섬이라는 것 외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경비행기를 탔다. 푸른 바다 위를 날아서 40여 분 만에 도착한 로타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다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느낌.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누군가 나무열매로 만든 레이를 걸어 준다. 피에스타Fiesta, 축제 기간이라 방문객들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란다. 목걸이를 걸어 주는 아주머니의 넉넉한 웃음이 하와이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뭔가 아마추어 같달까? 그런데 기분이 좋다. 로타에서는 잘 포장된 도로를 종일 달려도 차가 막히는 일이 없다. 신호등도 횡단보도도 찾아보기 힘들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셔틀 밴의 운전사는 이따금씩 마주치는 차들과 일일이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눈다. 모두가 아는 사람이고, 모두가 친구다. 볼거리가 있는 포인트에서조차 관광객끼리 마주치는 일이 드물다. 나는 여행을 하고 있지만, 로타는 여행지가 아니다. 관광지는 더더욱 아니다. 로타는 거기에 있을 뿐이고 나도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 빈티지 Vintage 로타는 어디를 가더라도 깨끗하다. 낡고 오래됐고, 일부는 지난 여름 태풍의 영향으로 파손된 상태지만 더럽거나 어질러져 있지는 않다. 로타의 자연스러운 빈티지함이 워낙 강한 탓이다. 건물도 식당도, 마트와 성당과 묘지조차도 빈티지하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하루 종일 오래된 미국 컨트리송이 흘러나온다. 언뜻 보아도 꽤나 오래된 픽업트럭을 주차 시켜 놓고 낚시를 하고 있는 주민들의 차림새도 꼭 맞게 어울린다. 1970년대 미국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지만, 맥도널드와 스타벅스가 없는 미국 땅. 반짝반짝 빛나는 새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로타의 빈티지한 매력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 색, 바다 Colorful Sea 제주도 면적의 2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북태평양의 섬. 섬 어디서든 보이는 바다의 색을 로타 블루ROTA BLUE라고 하겠다. 새파란 로타의 바다를 달리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 사람 people 로타 사람들은 경계심이 없다. 누구에게나 웃고 말을 걸면 좋아한다. 예상을 넘어서는 친절함과 순박함이다. 서로 다 안다는 인구 2,500명의 마을에 살다 보면 나도 그렇게 변할까? 축제장에서 우리가 브니엘로스마나코코넛떡을 튀긴 것를 맛있게 먹자 다음날 집에서 만든 코코넛떡을 가져온 운전사 아저씨나, 주문한 음식을 깜박하고 몇십분이나 늦게 내오면서도 멋쩍은 웃음 하나로 분위기를 풀어 버리는 식당 직원도 나를 자기 집에 놀러온 손님쯤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래서 로타에서는 여행자의 신분을 잊게 된다. # 야경, 불빛보다 별빛 Starlight 해가 지면 섬은 온전히 캄캄해진다. 바나 레스토랑 등은 오후 9시쯤이면 모두 문을 닫고 작은 가게들은 대부분 그보다 더 일찍 문을 닫는다. 마을을 벗어나면 가로등조차 드문, 말 그대로 캄캄한 밤이다. 그래서 로타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야경이 존재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빼곡하게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만 같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육안으로 또렷이 보이고, 투명해 보일 정도로 맑은 별빛은 끝없이 반짝거린다. 운이 좋은 나는 하룻밤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두 번이나 보았다. 어떤 도시의 화려한 야경보다도 감동적이다. ●Rota Island Tour 로타인들이 편애하는 테테토 비치Teteto Beach 로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다. 완만한 해안선과 하얀 모래사장 너머로 투명하게 푸른 바다가 잔잔하게 출렁이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자수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사람이 놀 수 있는 깊이에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현지인들이 종종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도 애용하는 곳. 파도의 드라마, 비나탕 비치Binatang Beach베타랑스 공원Beterangs Park과 테테토 비치 사이에 위치한다. 야자수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몇 걸음만 옮기면 따뜻한 바닷물이 발목을 적시고 모래사장과 수평을 유지하며 펼쳐진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해안에서 먼 쪽 바다에도 낮은 울타리처럼 암초들이 둘러져 있기에 멀리서 부풀려지며 다가오는 파도들이 포말로 부서져 버리고 육지로 가까워질수록 호수처럼 잔잔해지는 진기한 풍경이 연출된다. 암초 때문에 수영은 어렵지만 아쿠아 슈즈를 신었다면 발을 적셔가며 풍광을 즐겨 보기를 추천한다. 이 해변의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스위밍 홀Swimming Hole비나탕 비치와 마찬가지로 해안가에 암초가 펼쳐진 곳. 하지만 이곳은 수영이 가능하다. 암초에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의 바닥은 부드러운 모래고, 수심도 적당하다. 다만 파도가 거친 날이나 밀물 시에는 암초에 다칠 위험이 있으니 수영을 자제해야 한다. 로타 리조트 & 컨트리 클럽에서 차로 5분 거리. 유일하고 독특한 송송 빌리지Song Song Village로타의 모든 행정기관과 주요 시설들이 이곳에 있다. 병원, 경찰서, 소방서, 은행, 학교, 성당, 묘지, 레스토랑, 마트까지. ‘송송’은 마을village를 뜻하는 차모로 언어다. 섬 안에 마을이 단 하나이니 딱히 이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들어와 ‘빌리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면서 ‘마을 마을’이라는 뜻의 조금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현재는 공항과 가까운 곳에 시나팔루 빌리지Sinapalu Village라는 주거용 마을이 하나 더 있다. 절경을 선사하는 송송 전망대Song Song Look Out완만한 경사로를 차로 약 10분 정도 오르면 로타섬 최고의 전망 포인트가 나온다. 꼭대기에 별이 얹힌 커다란 십자가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앞으로 다가가면 발아래 펼쳐지는 송송 빌리지뿐 아니라 로타섬의 서쪽과 남쪽 해안의 절경과 마주하게 된다. 풍부한 빛이 그대로 퍼져 오는 일몰 시간의 전망대 경치는 로타섬 전체를 통틀어 최고다. 난간에 세워진 나무 십자가는 매년 사순절에 마을 사람들이 예수의 고난을 되새기며 송송 마을의 성당에서부터 지고 올라오는 것 종소리가 특별한 성 프란치스코 데 보르하 교회San Francisco de Borja Church로타 유일의 가톨릭교회로 송송 마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건물 모서리와 창틀에 푸른색으로 테두리 장식을 한 하얀색 교회 건물. 제법 넓은 내부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대신 소박한 조명이 있고, 커다란 선풍기 날개가 창으로 비치는 햇살을 반복적으로 자른다. 특별한 점은 종루에 종 대신 포탄이 매달려 있다는 것. 전쟁에 쓰였던 폭탄 껍데기다. 일요일 미사 시간에 맞추어 가면 아주 특별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사탕수수 제분소와 일본 기차Japanese Sugar Mill & Train송송 빌리지의 서쪽 끄트머리쯤에 있다. 빨간색 기차 기관실이 허물어져 가는 듯한 붉은 담벼락 앞에 세워져 있어 쉽게 눈에 띈다.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 일본 자본으로 세워진 사탕수수 농장과 설탕 가공공장이 근처에 있었고 열차는 항구까지 이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쟁과 함께 공장은 모두 무너졌고, 현재는 기차 일부와 전쟁 중 포격을 당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제분소 일부가 남았다. 쉬어 가도 좋은 천 그루 야자수 산책로 송송 빌리지에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코코넛 야자수가 일렬로 길게 심어진 산책로가 펼쳐진다. 야자나무를 인공조림한 곳인데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태평양 전쟁에 승리한 미국 정부가 심었다는 설과, 패전한 일본이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으로 심었다는 설이 그것이다. 어느 쪽이든 야자수 길에 깊게 배인 고요함이 신선하고, 낮은 배경음처럼 찰팍거리는 파도소리와 간간히 지저귀는 새소리가 고요를 살며시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 오글거리게 좋을 뿐이다. 로타의 랜드마크 웨딩케이크 마운틴Wedding Cake Mountain로타섬 서남쪽 끝에 있는 산이다. 산의 꼭대기가 평평한 모양인 데다 전체적으로 결혼식에 사용하는 2단 케이크 같은 모양이라 이름 붙여졌다. 로타섬에서 가장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곳이다. 무거운 전쟁의 흔적, 재패니스 캐논Japanese Cannon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이 사용한 대포가 남아 있다. 산 중턱에 굴을 파고 바다를 향해 대포를 놓았으며 미군이 포격을 하며 이 섬으로 진격해 올 때 이 굴 속에 피해 있었던 사람들은 죽지 않았다고 한다. 웨딩케이크 산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Tip 로타를 여행하는 방법 택시를 포함한 대중 교통수단이 없다. 차를 렌트하거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을 이용해야 한다. 공항에 렌터카 사무실이 있고, 로타 리조트 & 컨트리클럽에 묵는 그룹이라면 차량을 포함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손고은 기자 취재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취재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www.mymariana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이슈&이슈] 충북 홀대 논란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 추진 탄력받나

    [이슈&이슈] 충북 홀대 논란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 추진 탄력받나

    충북의 줄기찬 요구에도 수년째 제자리걸음, ‘충북 홀대’ 논란을 빚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올해엔 잰걸음을 할까. 10일 충북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가 올해 상반기에 중부고속도로 확장 수요 재조사를 할 예정이다. 조사는 한국개발원이 진행하고 비용은 기획재정부가 부담한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충북의 최대 현안 사업이다. 정부는 타당성이 있다며 실시설계까지 했던 이 사업을 2008년 9월 ‘30대 선도 프로젝트’에서 빼 버리고 추진을 중단했다. 정부는 최근 세종시 인구 증가 등을 이유로 서울~세종 간 민자고속도로 건설 계획까지 발표해 충북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번 수요 재조사는 서울~세종 간 도로 건설이 중부고속도로에 미칠 영향과 2008년 이후 중부고속도로 주변의 산업단지와 물류단지 신규 입주 등의 여건 변화를 종합해 예상되는 교통 수요량을 산출하게 된다. 조사 결과 2008년 조사한 교통량보다 30% 이상만 감소하지 않으면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지 않고 혼잡 구간에 대한 확장 설계에 들어간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충북도는 정부의 이번 조사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정부가 2002년부터 관심을 갖고 만지작거리다 손을 놓았던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호적에서 지워진 게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반겼다. 도는 2017년 정부 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반영하기 위해 오는 6월 이전에 재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경제성, 적법성 등을 모두 따지는 타당성 조사는 7~8개월 걸리지만 수요의 변화량만 살펴보는 수요 조사는 3~4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와 정부가 서두른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중부고속도로 주변 산업·물류단지 입주 늘어 문제는 수요 재조사 결과다. 일단 서울~세종 간 도로 건설이라는 큰 변수가 생겼지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세종 간 도로 노선이 경기 안성 시가지 인근을 지나는 등 중부고속도로보다 경부고속도로에 가깝게 지나간다. 이 때문에 경부고속도로 이용 차량을 많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2008년 이후 중부고속도로 주변에 많은 산업단지와 물류단지들이 신규 입주해 교통량이 20% 정도 늘어났다. 정부도 같은 생각이다. 강희업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장은 “서울~세종 간 도로가 중부고속도로 전 구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혼잡 구간 확장 일정은 재조사 결과를 본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정부를 불신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서울~세종 간 도로 건설에 대한 충북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수요 재조사를 하는 척하다가 슬그머니 손을 놓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충북도의 민·관·정 협의체는 최근 긴급 회동을 열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오는 4월 총선에서 중앙당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압박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우선 양 정당의 충북도당 약속을 받아놨다. 국회와 청와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두영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 집행위원장은 “총선이 끝나면 정부와 정치인들이 말을 바꿀 수도 있어 공약으로 약속을 받아 놓겠다는 것”이라며 “교통량이 포화 상태인 중부고속도로를 외면하고 서울~세종 간 도로만 건설한다면 이는 분명한 충북 홀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서울~세종 간 도로 건설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충북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북이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강력히 주장하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상위계획법인 ‘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의 정책 방향인 고속도로망 구축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촉진과 방향이 일치한다. 중부고속도로 주변 산단 및 유통물류시설 입주 등으로 인한 교통량 증가로 중부고속도로 및 주변 도로의 지정체도 잦다. 실제로 중부고속도로의 상당 구간이 왕복 4차로 고속도로 확장 검토 기준인 하루 통행량 5만 1300대를 넘었다. 2014년 기준 남이JCT~호법JCT는 하루 5만 9528대, 서청주IC~오창IC는 하루 6만 3625대가 통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년 새 중형·카고트럭 하루 교통량 54% ‘껑충’ 현재 공사 중인 음성~제천·옥산~오창고속도로, 계획 중인 오창~안동고속도로 등이 건설되면 동서 횡단 4개 고속도로와 연결돼 중부고속도로의 지정체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중부고속도로의 지정체는 물류비 증가 등 중소기업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중부고속도로에는 충북과 경기 등을 합해 모두 57개의 산단이 있다. 이들 산단에 입주한 기업은 1만곳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중부고속도로의 화물차 1일 교통량이 크게 증가했다. 중형 화물에 해당하는 덤프, 카고트럭의 경우 1일 교통량이 2007년 3473대에서 2014년 5362대로 54% 증가했다. 대형 화물인 트레일러의 1일 교통량은 2007년 937대에서 1226대로 31% 늘었다. 다른 고속도로보다 두배에 가까운 증가율이다. 중부고속도로의 편도 2개 차선 가운데 하나는 화물차 전용 차선으로 전락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최고 시속 110㎞로 설계했지만 화물차들 때문에 승용차들이 속도를 내기 힘들다. 신경원 충북도 도로과장은 “서울~세종 간 도로는 공무원을 위한 도로에 가깝고, 중부고속도로는 물류 수송 위주의 도로”라며 “성격이 다른 만큼 확장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충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맹경재 충북도 투자유치과장은 “기업들을 만나 보면 차량 지체로 도로 위에 돈을 버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중부고속도로를 확장하면 투자 유치는 물론 제주도를 가려는 수도권 사람들의 청주공항 이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87년 준공한 중부고속도로는 경기 하남과 충북 청주 남이까지 총 117㎞다. 이 구간 중 호법~남이 구간 78㎞에 대한 확장이 추진됐다. 서울~세종 간 민자 고속도로는 총연장 129㎞, 왕복 6차로로 6조 7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한다. 1단계인 서울∼안성 구간은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할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야 “북핵 실험 은밀해서 몰랐다는 건 무책임”

    여야 “북핵 실험 은밀해서 몰랐다는 건 무책임”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가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의 현안 보고를 받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이날 오후 국방위가 통과시킨 ‘북한 핵실험 규탄 및 효과적 대응 촉구 결의안’에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강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후 핵무기 개발 시도를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후까지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 태세에 관한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많은 준비가 필요한 핵실험도 모르는데 북한이 야밤에 숨어서 이동식 발사기로 핵무기를 쏘면 알 수 있느냐”면서 “우리 군의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계획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KAMD를 좀 더 가속화할 필요성을 (느낀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핵실험은 적어도 한 달 전에, 미사일은 일주일 전에 사전 징후를 탐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지 않으냐”며 “은밀해서 몰랐다는 무책임한 답변보다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장관은 “현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 못지않게 안보 대비 태세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외통위도 여야가 각각 제출한 규탄결의안을 병합 심의해 위원장 대안으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이 스스로 핵개발과 관련된 모든 계획을 폐기하는 등 즉각적이고 성의 있는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무모한 행동은 국제사회의 외면과 압박만을 초래해 국제적 고립 심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북한이 지난 6일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은 물론 세계 각국이 북핵에 대해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등 동북아에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이에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에게서 북핵 문제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예리한 대처 방식을 들어봤다. 이들은 “북한이 실전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거나 “5월 노동당 대회 전후 또다시 국면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北 실전 핵무기 개발 의미… 中·北관계 파탄 치닫진 않을 것” 이수훈 경남대 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다. 북한이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더라도 북·중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이수훈(61) 경남대 교수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를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는.-핵실험을 하게 된 의도라기보다 요인이라고 말하는 게 옳다. 4차 핵실험을 해야 할 요인이 상당히 있다. 여러 요인 가운데 핵무기 개발 기술의 진전을 한번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4차 핵실험은 북한이 ‘(실전용)핵무기 보유국이 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3차 핵실험 때 소형화·경량화·다종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 핵기술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가 더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해 날려 보내는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의미이다.→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강조한 이유는.-핵폭탄에서 원자폭탄, 수소폭탄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증폭 핵분열탄이 정확한 용어다. 핵융합에 의한 핵분열 에너지를 고효율 진진시킨 것을 보통 수소탄이라고 한다. 즉 수소탄 개발은 핵폭탄의 설계 및 핵물질 제반 처리 기술 등이 이전보다 향상됐다는 뜻이다. 핵분열 단계를 거쳐 핵융합 기술로 단계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수소탄 개발로 표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국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모란봉악단 철수 등으로 북·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북한이 또 사달을 냈다.-중국에는 대단히 난처한 일이다.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중 방북을 추진하는 등 급랭했던 북·중 관계의 회복을 위한 고위급 상호 교차 방문 등의 움직임이 전부 꼬이게 됐다. 올해 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김정은의 중국 방문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북·중 관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상당히 난처한 일이기는 하지만 북·중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 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예컨대 원유 등은 계속 제공될 것으로 본다. 두 나라 사이에 상호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방북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경제는 예전보다 활기가 더 있다. 장마당이 늘어났고 활성화됐다. 당국이 시장을 규제하지 않는다. 시장이 활성화되니 일상생활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초·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농업이 활기를 띠고 영농 방법 개선에 따른 생산력 증대와 돈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들여오고 광물 등 지하자원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플러스 성장의 요인이다. 관광 수입이 늘어나고 외화벌이를 통한 과실송금 등으로 북한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8·25 합의도 모멘텀을 잃어버렸나.-차관급회담 결렬과 4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이 하나 더 생겼다. 8·25 합의의 동력이 사라졌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등 남북 관계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김정은이 선언한 ‘핵·경제 병진노선’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이번 핵실험에서 보듯 북한은 이미 핵 무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 무력을 바탕으로 해서 경제적 재건에 나서자는 것이다. 핵 무력 경시가 아니라 경제에 방점이 있다. 그러나 핵 무력과 경제는 서로 상충되는 문제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당하고 개혁·개방도 안 된다.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에 타격은 없다. 석유를 갖고 있는 이란 등과 같은 나라는 제재가 통한다. 그렇지만 북한은 제재가 안 통한다. 이런 것이 복합돼 있는 상태이므로 내재적 한계가 있는 특수한 경우이다. 내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인가.-가능성이 없다. 금강산 관광 문제를 못 풀었다. 대개 우리 정부가 결심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그랬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대등한 수준에서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열린다.→지난해 남북차관급회담이 결렬됐는데, 뭐가 문제였나.-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주안점을 두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연동돼 있다. 그래서 남북한 간에 인식의 갭이 커 결렬됐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남북 관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남북 관계의 리트머스시험지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금강산 관광만 재개하면 풀린다. 그다음에 금강산 관광을 위한 실무회담을 해야 한다. 신변안전 보장과 사고 재발 방지대책 등의 문제는 실무회담에 맡기면 된다.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확고한가.-불안정하지는 않다. 권력을 잡은 지 5년이나 지났다. 지금도 권력기반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펴며 군을 너무 앞세우는 바람에 노동당이 밀렸다. 김정은은 당을 앞세우고 있다. 당·군·정 시스템에 의한 통치를 구축하고 있다. 고모부 장성택 숙청 등 세대교체도 이루고 있다. 자기 세대에 맞게 인적 정비를 새로 하고 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이런저런 장애물이 있다. 반 총장과 김정은의 셈법이 다르다. 서로 간에 얻고자 하는 것을 절충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실무적으로도 어렵다. 예컨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미국 영토 안에 있다 보니 도청 등의 문제로 유엔과 북한 대표가 만나 얘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핵실험에도 반 총장은 방북을 추진할 것이다. →올해 동북아 정세는.-올해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임기가 1년여밖에 안 남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은 안정적이다. 경제성장 둔화가 뚜렷하지만 권력이 공고화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 역시 안정적이다. 시 주석과 같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의 리더십 또한 안정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국제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리더십은 안정돼 있다. 대체로 현재의 기조가 유지되는, 돌발변수가 생길 여지가 별로 없는 우리 주변국들의 리더십은 모두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으로 동북아 정세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3월 미사일 시위 등 긴장 조성 후 5월 韓·美에 대화 제의 예상” 오코노기 日 게이오대 명예교수 “북한이 당분간 강경한 태도로 대결 국면을 유지하다가 5월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평화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3월 한·미 군사훈련 등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 위기를 조성하다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을 평화 모드로 바꿔 대화를 제의하면서 현상 타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7일 “북한은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동북아 및 국제사회를 흔들어 입지를 강화하면서 고립 및 제재 국면 타개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전망한다면. -북한은 5월 당 대회 전까지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다가 당 대회에서 향후 노동당의 대외 정책 및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미 협상, 남북 대화 등을 제의할 것으로 본다. 36년 만의 당 대회라는 것을 계기로 유화 제스처로 국면을 전환시키려 할 것이다. 3월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해서는 ‘인공위성 발사’를 빙자한 대륙간탄도탄 등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으로 한 차례 더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보다 나은 조건에서 대미, 대남 협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북한에 핵·미사일은 억지력일 뿐 아니라 외교적 교섭 카드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평화 시도가 먹힐까. -북한의 핵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상황에서 무시만 할 수 있을까. 11월 미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이번 기회에 미국 차기 행정부에 “오바마 정부의 (북한) 무시 전략이 실패했다”고 과시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및 억지력을 믿던 한국에는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계기도 됐다. 북한은 절대로 핵 포기를 생각하지 않겠지만 “핵 동결과 관련해서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으로서는 일단 핵 능력이 진전됐고, 계속 나아지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년의 북한 경제는 10년 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국제사회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 -우선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제재 효과만을 기대하면서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겠나. 북한 핵 제거 및 해체를 위한 수단과 선택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동결을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다. 6자회담 의장국 지위를 누렸던 중국도 줄곧 회담의 재개를 주장해 왔다. “이제 핵 동결을 이야기하자”고 외치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대응은 무엇인가. -일본은 독자 제재를 확대하면서 미국 등과 함께 제재 강화를 주도할 것이다.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진행하던 대화가 단절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에 낙담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반기문 유엔 총장 “北 수소탄 실험은 지역안보 불안 요인” 비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로 지역 안보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 총장은 “이 같은 활동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험은 다시 한 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침해했다”고 말하면서 북한에 대해 추가 핵활동의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 수소폭탄 실험에 대해 미국 의회도 한 목소리로 비난을 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더욱 압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북한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들은 미국이 외면하면 끊임없이 이런 상황을 활용한다”며 “이란이 제재 해제로 수십억 달러를 챙기려고 하니 북한도 오바마 행정부를 같은 방식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깡패정권은 책임 있는 국가가 되기보다는 국민을 계속 굶기며 미국과 동맹국들에 위협이 되는 핵과 미사일, 사이버 무기들의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현재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번 실험으로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새로운 접근으로 급격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 소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북한 독재자의 도발과 호전성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이번 수소탄 실험은 공포와 협박, 살인으로 권력을 움켜쥐고 정권을 운용하는 미치광이가 세계에 던지는 위험을 되새기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핵무장한 미치광이인 김정은이 우리 모두에게 가하는 위협에 대해서도 행동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와 시리아, 특히 이란의 독재자들에게 ‘오랫동안 잘못 행동하면 오바마 행정부는 그 행동에 보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제는 그런 메시지를 중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앱 판매자 정보 ‘깜깜’ 환불 받을 길도 ‘막막’

    앱 판매자 정보 ‘깜깜’ 환불 받을 길도 ‘막막’

    직장인 김모(27·여)씨는 지난해 5월 우쿨렐레(현악기)를 독학하기 위해 기타 코드를 제공하는 해외 유료 애플리케이션(앱)을 4.99달러(약 6000원)에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받았다. 하지만 앱을 실행하니 다양한 코드를 제공한다는 선전 문구와는 달리 거의 무료 체험판 수준이었다. 돈도 돈이지만 왠지 농락당한 것 같아 화가 난 김씨는 환불을 받으려고 연락처를 찾아봤지만 앱 개발자의 이메일 주소만 있었다. 김씨는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 전혀 없었다. 이모(30)씨도 지난해 6월 국내 S업체의 스마트폰 게임 앱을 구입했지만 작동이 안 돼 이를 구입한 포털사이트에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에게 환불을 받으라는 답만 있었을 뿐 개발자와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모바일 앱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 기준이 모호해 일명 ‘호갱님’(어수룩해 상술에 속는 손님)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장 특성상 판매자의 소재지가 불분명하고, 적은 피해 금액에 소비자의 대처도 소극적이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접수된 앱 서비스 관련 상담 215건 중 41.4%(89건)가 ‘서비스 불만’이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500만원까지 물 수 있지만 소재지가 명확지 않기 때문에 정작 과태료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 외국 개발자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플레이스토어), SK텔레콤(티스토어), KT(올레마켓), LG유플러스(유플러스스토어) 등 앱 유통업체가 개발자와 소비자 사이의 민원을 직접 처리하도록 2014년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유통업체 상담원도 개발자와 연락이 늦어져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무료 앱을 다운로드하면 포인트나 경품을 제공하는 식의 사기도 늘고 있다. 주부 조모(33)씨는 “얼마 전 앱을 받으면 보조 배터리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말에 다운로드했지만 여러 차례의 시도에도 배터리를 구매할 수 없었다”면서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다시 해 보라’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유료 앱의 체험판을 제공할 경우 환불이 안 되도록 하고, 체험판이 없을 경우는 일정 기간 동안 환불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모바일 앱 피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음 1년 조직원 마음 열고 다음 1년 철피아·불신 잡고 남은 1년 ‘신종여시’ 자세로

    [공기업 사람들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음 1년 조직원 마음 열고 다음 1년 철피아·불신 잡고 남은 1년 ‘신종여시’ 자세로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6일 대전시 동구 중앙로 철도사옥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신종여시’(愼終如始)를 강조했다.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일을 끝마칠 때까지 처음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자신에게 던진 경구이자, 지난해 최고의 실적과 평가를 받은 조직에 대해 자만하지 말고 안주해선 안 된다는 경고로 읽혔다. 지난 4일 시무식에서는 “관리는 지위를 얻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낫는 데서 악화된다”는 명심보감 성심편을 인용한 뒤 “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과 공공·노동개혁, 철도운영 경쟁시대 등 급변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혁신적인 대처와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기 3년인 강 이사장이 지난 2014년 2월 취임했을 당시 공단은 공공기관 정상화와 철도 비리, 철피아 논란 등으로 혼란스러웠다. 내부적으로는 혁신의 피로감과 직렬 간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자신과 관계가 없는 일에는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구성원들의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여는데 1년 이상 공을 들였다고 강 이사장은 소개했다. 불신과 비리의 근원인 지연과 학연을 철저히 차단했고 간부들의 전유물이던 정보를 공개하는 등 이전 경영진이 가지 않았던 길을 선택했다. “100%는 아니지만 어렵게 이끌어낸 변화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강 이사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잠재력과 능력도 확인했다고 한다. 강 이사장은 “공무원보다 더 공무원 같은, 해결본능이 있더라”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날을 새가며 바로잡는 열정을 보았다”고 귀띔했다. 올해는 철도시설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수립한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품질평가와 비용표준화 등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유지보수체계를 제시할 계획이다. ‘안전한 철도 건설’의 중요성도 언급했다.그러면서 강 이사장은 “기본을 튼실히 다지는 것이 궁극적으로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재정 경기교육감 “누리과정, 대통령이 특단 조치 취해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누리과정 예산편성 촉구 담화문’과 관련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5일 “정부가 누리과정 문제 해결에 관한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부총리까지 나서서 교육청을 겁박하는 행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지금 상황에서 누리과정 문제를 풀 뾰족한 수가 없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해결할 힘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교육감은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광역지자체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도록 시행령을 바꾸면 간단한데도 정부가 수년째 이 같은 건의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 쪽에 화살을 돌렸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새누리당이 “2개월분이라도 먼저 편성해 보육대란을 막은 후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이 교육감은 “보육대란이 이미 전국에서 시작된 것 아니냐. 이미 배는 떠났고 양보할 마음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도가 제시한 어린이집과 유치원분 일부 균등 배분이나 ‘호의’적 우회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미봉책이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거부했다. 다른 교육감들도 정부로 화살을 돌렸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누리과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국책사업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5% 포인트 올리는 등의 항구적인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정부는 유아 교육과 보육은 물론 초·중등 교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대화와 타협의 장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경제 원로들의 구조개혁 호소 들리지 않나

    새해 벽두에는 덕담으로라도 새로운 희망을 말해야 하지만, 올해는 위기를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디 하나 속 시원하게 돌아가는 것이 없는 대한민국호(號)의 앞길에는 짙은 먹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가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성장 둔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 경제에 일대 타격을 가했던 1997년의 외환위기나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히려 왜소하게 느껴질 만큼 차원이 다른 위기라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구조개혁을 이루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정부와 함께 구조개혁의 또 다른 선봉에 서도 시원치 않을 정치권만 안타깝게도 상식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지…”라며 4대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표시한 것도 우리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보는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박 대통령의 인사말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국가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표현이다. 완곡하지만 지금 구조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답보 상태에서 머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후퇴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야당을 지칭하지는 않았음에도 야당에 하고 싶은 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신년 인사회에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구조개혁의 첫걸음인 개혁 법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무언의 표시일 것이다. 하지만 4대 개혁을 친기업 정책쯤으로 폄하하는 것은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인식일 뿐이다. 어제 서울신문에 실린 역대 정부 경제 수장과의 인터뷰 내용도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수장은 그렇다 해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강봉균·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이 오히려 “강성 노조, 강성 야당이 개혁을 막고 있다”거나 “앞선 정부들과 달리 후반기라도 지지해 주는 힘이 강한 현 정부는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구조개혁, 규제완화, 노동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을 야당은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박 대통령은 “구조개혁 없이는 청년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자리도 공허한 메아리”라고 말했다. 역대 경제 수장들은 청년 실업이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투자 위축이 지속되면 고용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년 취업을 늘리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성장 동력이 어디에 있는지는 기업이 가장 잘 아는 만큼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한다”는 충고도 실천으로 이어 가야 한다. 원로들의 충고에서 보듯 구조개혁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야당은 총선을 목전에 두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다시피 한 국정 과제조차 외면하는 것이 옳은 전략인지 숙고하기 바란다.
  • 강호동 서인국 고양이 똥꼬에 차별…서인국 말 들었다가 ‘굴욕’

    강호동 서인국 고양이 똥꼬에 차별…서인국 말 들었다가 ‘굴욕’

    강호동 서인국 고양이 똥꼬에 차별…서인국 말 들었다가 ‘굴욕’ 강호동 서인국 고양이 똥꼬가 방송인 강호동과 가수 서인국을 차별했다. 3일 오후 방송된 JTBC ‘마리와 나’에서는 고양이 땀띠, 땅콩, 똥꼬를 위탁하게 된 강호동과 서인국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은 “고양이랑 친해질 때 처음에 눈인사(고양이의 눈을 바라보고 부드럽게 깜빡이며 경계를 풀 수 있게 도와주는 인사 방법) 해주면 된다”는 의뢰인의 말에 바로 똥꼬에게 눈인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똥꼬는 강호동의 눈인사를 받아주기는커녕 그에게 발길질을 한 후 줄행랑을 쳤다.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강호동의 눈인사를 철저히 외면했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서인국은 강호동에게 “부드럽게 살살 천천히 해봐라”라고 조언하다 직접 똥꼬에게 눈인사를 시도했다. 이에 바로 서인국에게로 다가온 똥꼬는 그의 콧등에 뽀뽀를 했다. 그러자 강호동은 시무룩해 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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