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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태, 오세훈 제치고 2등?”… 역풍 걱정에 한국당 속앓이

    “김진태, 오세훈 제치고 2등?”… 역풍 걱정에 한국당 속앓이

    김순례·김준교 후보도 선전 가능성 제기 비박 “수구적 면모 부각되면 민심 외면” 5·18 징계도 성적 명분으로 반발 가능성 “극우, 표는 얻어도 오히려 당에는 부담” 김진태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제치고 2등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서 5·18민주화운동 모독 망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김순례·김준교 후보 등이 선전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와 중도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의 수구적 면모가 부각되면서 민심의 외면을 받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후보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한국당 지지층 71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실시해 24일 발표한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황교안 후보가 60.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당초 최약체로 평가되던 김진태 후보가 17.3%로 2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후보는 15.4%로 3위에 그쳤다. 한국당 지도부는 당원투표(70% 반영)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 반영)를 합산해 뽑는다는 점에서 김진태 후보가 2등을 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이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앞서더라도 30%밖에 반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심에서 앞서는 게 그만큼 결정적인 변수인 셈이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진태 후보가 2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에는 태극기부대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오 후보에게 비박 표가 모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한국당 비상대책위가 5·18 망언에 대한 김진태 후보의 징계를 전대 후로 미뤄 놨다는 점이다. 2위를 한 김 후보에 대해 비대위가 ‘출당’(당에서 쫓아냄) 등의 징계를 할 경우 김 후보가 전대 성적을 명분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경고’와 같은 경징계를 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명약관화하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도 5·18 망언으로 징계 대상이고, 청년 몫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준교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어 이들의 전대 성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극우 프레임으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가 목표인 새 지도부가 역설적이게도 확장성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인사로 채워지게 되는 것은 당원도 국회의원도 바라지 않는 상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오세훈 제친 김진태…“역풍 불라” 조마조마한 한국당

    오세훈 제친 김진태…“역풍 불라” 조마조마한 한국당

    김진태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제치고 2등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서 5·18민주화운동 모독 망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김순례·김준교 후보 등이 선전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와 중도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의 수구적 면모가 부각되면서 민심의 외면을 받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후보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한국당 지지층 71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실시해 24일 발표한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황교안 후보가 60.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당초 최약체로 평가되던 김진태 후보가 17.3%로 2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후보는 15.4%로 3위에 그쳤다. 한국당 지도부는 당원투표(70% 반영)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 반영)를 합산해 뽑는다는 점에서 김진태 후보가 2등을 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이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앞서더라도 30%밖에 반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심에서 앞서는 게 그만큼 결정적인 변수인 셈이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진태 후보가 2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에는 태극기부대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오 후보에게 비박 표가 모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한국당 비상대책위가 5·18 망언에 대한 김진태 후보의 징계를 전대 후로 미뤄 놨다는 점이다. 2위를 한 김 후보에 대해 비대위가 ‘출당’(당에서 쫓아냄) 등의 징계를 할 경우 김 후보가 전대 성적을 명분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경고’와 같은 경징계를 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명약관화하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도 5·18 망언으로 징계 대상이고, 청년 몫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준교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어 이들의 전대 성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극우 프레임으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가 목표인 새 지도부가 역설적이게도 확장성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인사로 채워지게 되는 것은 당원도 국회의원도 바라지 않는 상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웨스트브룩 트리플더블 제동 걸렸지만 40점 15R 대기록 ‘추적 중’

    웨스트브룩 트리플더블 제동 걸렸지만 40점 15R 대기록 ‘추적 중’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의 트리플더블 행진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또다른 대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23일(한국시간)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로 불러 들인 유타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홈 경기 1차 연장 막판 공격자 파울을 지적당하며 11경기 연속 트리플더블 행진에서 멈춰섰다. 바로 얼마 전 다섯 번째 파울을 지적당해 조심했어야 했던 그는 흥분했는지 제이 크라우더가 가로막아서는데 과도하게 어깨를 쓰며 파고들다 결국 퇴장 명령을 받아들었다. 3점슛 여섯 방 등 43득점 15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어시스트는 8개에 그쳐 둘이 모자라 1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이 좌절됐다.  그는 “솔직히 이봐요들, 난 매우 감사하고 은혜받았어요. 이렇게 코트에 나와 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 투성이예요. 그리고 내가 매일 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내겐 대단한 일이고요”라고 말했다.  웨스트브룩은 커리어 통산 다섯 번째로 40득점 이상에 15리바운드를 기록, 오스카 로버슨의 최다 기록(9회)에 4개 차로 다가섰다. 또 시즌 24차례 트리플더블 기록을 계속 늘려가며 세 시즌 연속 평균 트리플더블을 계속 정조준하고 있다.  팀은 폴 조지의 2차 연장 종료 0.8초를 남기고 드리블 돌파에 이은 플로터를 성공해 148-147로 이겼다. 전반을 66-57로 앞선 채 3쿼터를 맞은 오클라호마시티는 도너번 미첼과 리키 루비오에 연속 3점 슛을 허용하며 따라잡혔다.  4쿼터에도 두 팀은 시소게임을 이어가 129-129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에 들어갔다. 웨스트브룩은 4쿼터 막판 마지막 공격기회에서 다소 무리한 3점 슛 선택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차 연장에서는 조지의 활약이 돋보였다. 속공 상황에 시원한 윈드밀 덩크를 선보인 조지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공수 겸장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했다. 45득점 9리바운드 활약에다 웨스트브룩이 퇴장당한 뒤에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팀을 구했다. 유타는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카일 코버가 던진 3점 슛이 아쉽게 림을 외면하고 말았다.  조지는 45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웨스트브룩과 함께 득점과 어시스트로 팀의 148득점 가운데 117점을 합작했다. 유타에서는 미첼이 38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승객이 있든 말든’, 전철안 여학생 추행하는 파렴치범

    ‘승객이 있든 말든’, 전철안 여학생 추행하는 파렴치범

    승객들이 버젓이 앉아 있는 전철 안에서 한 남성이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다가가 노골적으로 몸을 더듬으며 추행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승객 중 그 누구도 파렴치범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매우 ‘침착하게’ 앉아 있다는 점이다. 전철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된, 노골적인 한 남성의 성추행과 승객들의 ‘침묵’의 순간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 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운행하고 있는 전철 안. 한 남성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15살 여학생 앞에 서서 성추행을 시도한다. 급기야 여학생의 몸을 더듬으며 더욱 노골적으로 추행하는 놀라운 순간이다. 하지만 전철 내의 승객들 그 누구도 일어서지 않고 외면하고 만다.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시 전철을 타고 있는 승객들 대부분이 여성으로 보이며, 나이든 노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연약한 이들이 섣부르게 대응하다 자칫 화를 당할 수 있단 생각에 이 남성의 만행을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영상 속 여학생은 처음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몸을 웅크린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건장해 보이는 이 남성이 앉아있는 그녀의 몸을 위에서 누르자 더욱 당황해 한다. 영상은 약 30여 초간 여학생을 성추행을 하던 남성이 순간 추행을 멈추고 여학생에게서 떨어져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 충격적인 순간의 가해자는 미하일 이사일로비치(37)로 밝혀졌고 곧 체포되었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 강도죄로 체포되기도 했으며 법원 공판에서 “자신은 조울증에 걸려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재판 과정에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재판부는 그가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하고 피해자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사진 영상=AllVideoKingdom AVK /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설훈 “20대 지지율 하락, 이명박근혜 교육 받아서?” 망언 논란

    설훈 “20대 지지율 하락, 이명박근혜 교육 받아서?” 망언 논란

    세차례 인터뷰서 거듭 주장한국당 “청년 혐오…사퇴해야”설훈 “오해 일으켜 죄송” 사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의 이른바 20대 비하 발언으로 정치권과 온라인이 발칵 뒤집혔다. 최근 20대 남성들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이들 세대가 이명박·박근헤 정부 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설 의원은 망언 논란에도 거듭된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오해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결국 사과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전임 정부의 교육을 탓한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청년 혐오’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1일 인터넷 매체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설 의원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20대 남성의 굳건했던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20대가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 세력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고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지 의심스럽다는 게 설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유신 이전에 학교 교육을 마친 자신을 예로 들면서 “되돌아보면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였다고 본다”며 “민주주의가 중요한 가치이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로 앞으로 가야 한다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 교육이 있었기에 유신정권이 잘못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설 의원은 정확한 분석이 아니라 조심스러운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이튿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규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게 교육”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보다 건강한 판단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자 해명에 나섰다. 그는 22일 오후 세종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만 떼어서 보면 실언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내가 한 이야기의 녹음을 다 풀어서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듭 “어떤 교육을 받았느냐에 따라 그게(지지율 하락과 교육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특별히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 의원은 “20대가 독특한 현상이 있다. 다른 연배에 비해 당 지지율이, 특히 남성이 다른 현상이 나타나면 (그 이유가) 뭔가인지를 찾아봐야 한다.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그때의 교육환경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부의 정책 실기를 되돌아보지 않고 전 정부를 탓하는 설 의원의 발언을 거세게 비난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설 최고위원을 겨냥, “국정문란과 경제 정책 실패에 더해 특히 최악의 고용 참사와 갈등 지향적인 성 정책으로 젊은 층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을 정말 모른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을 계몽과 훈계의 대상으로 보는 또 하나의 국가주의적 발상일뿐”이라며 “설훈 최고위원의 논리대로라면 현 정권초기에는 지지율이 높았으니 교육을 탓하려면 전 정부가 아니라 현 정부의 대학과 기업에서 이뤄진 교육을 탓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은 “과거의 일부 인사의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국개론’,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이라며 “본인이 속한 진영에 대해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 바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멍청이가 된다는 건가. 국개론에 이어 ‘이개론’, ‘이남멍’이라는 신조어를 설파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설 최고위원은 본인의 잘못을 즉각 인정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민주당은 2030세대를 모욕한 설훈 최고위원을 제명하고 국민께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의 ‘청년 혐오 릴레이’에 설훈 최고위원이 동참했다”며 “설 최고위원 자신은 이승만, 박정희 정부가 설계한 교육제도 속에서 교육받았다. 대부분 민주화운동의 주역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는 이승만, 박정희 정부의 교육제도가 건강한 비판의식과 인지력을 배양했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스스로의 등에 칼을 꽂는 빈약한 논리에 청년들은 웃음 섞인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20대는 부정에 대항한 촛불 혁명의 시작이었고, 모든 과정과 결과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부정과 부패, 무능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며 “이런 청년들의 건전한 불만을 전 정권의 교육탓으로 매몰시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설 최고위원은 우리가 받은 민주주의 교육을 탓하지 마라”며 “청년들의 분노와 서러움을 그저 성숙하지 못한 무능한 인지의 어리광 탓으로 돌리지 마라. 대신 스스로의 무능함과 여당, 나아가 정부의 무능함을 탓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김형구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면서 “청년실업 등으로 인한 20대 지지율 하락에 반성하기는커녕 되지도 않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은 20대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을 분노에 차게 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설 의원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며 “다만, 사실이 아닌 일로 20대 청년들을 자극하고 갈등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지적한 게 아니다. 교육이 인간의 의식과 사고 규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 환경과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만든 본인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평균수명 늘고 경제규모 커져”… 대법, 고령노동 현실 반영

    “평균수명 늘고 경제규모 커져”… 대법, 고령노동 현실 반영

    평균여명 최고 85.7세… GDP는 4배 늘어 실질 은퇴 70세·사회복지 기준 65세 고려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법 제도가 정비됨에 따라 기존 가동연한을 정한 판결 당시 경험칙의 기초가 됐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했다.”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는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30년 만에 만 65세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1989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가동연한이 상향됐던 당시에 비해 30년간 경제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장기화하는 저출산·고령화로 고령자들의 노동수요도 커졌고 정년 연장 등 고령자 노동에 대한 기준 자체가 변한 현실을 반영했다. 우선 국민의 평균여명(앞으로 생존해 있을 수 있는 평균연수)부터 1989년 당시 남자 67세, 여자 75.3세였다가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어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1989년 6515달러에서 지난해 3만 달러에 이르러 경제규모가 4배 이상 커져 노동환경 자체가 달라진 점을 대법원은 강조했다. 또 공무원과 민간 부문에서 2017년부터 법정 정년이 만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됐고, 실질 은퇴연령은 그보다 높은 평균 70세로 노동현장에서의 고령층도 많아졌다. 1989년 50.4%였던 60~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61.5%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 연금수급 개시연령이 2033년 이후부터 65세로 변경된 점, 각종 사회보장 관련 법에서 국가가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노인’의 기준이 만 65세인 점 등도 고려됐다.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판단한 판결이 잇따랐고, 대법원도 더이상 변화한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되고 하급심에서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이날 전원합의체에 참여한 12명의 대법관들이 모두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 이상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고 봤다. 다만 조희대·이동원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늘긴 했지만 30년간 증가폭이 10% 미만인 데다 건강상태 등으로 볼 때 ‘55세→60세’와 ‘60→65세’의 상향 조정의 폭이 같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재형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일률적으로 만 65세, 만 63세로 특정 연령을 단정하지 말고 ‘만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 데 그치고 하급심에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책받침 여신처럼 늙지 않는 진짜 불로초를 발견했다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책받침 여신처럼 늙지 않는 진짜 불로초를 발견했다고?

    198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남학생들이라면 ‘책받침 여신’을 기억하실 겁니다. 피비 케이츠(1963년생), 브룩 실즈(1965년생), 소피 마르소(1966년생)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각각 귀여움과 섹시미, 청순미를 대표하는 이른바 미녀 삼총사였습니다. 남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을 코팅해 책받침으로 갖고 다니거나 책상 앞에 커다란 브로마이드를 붙여 두고 자기만의 판타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라 한물갔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옛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어릴 적 봤던 배우들이 나이 먹어 가는 모습과 맡은 배역, 연기의 변화를 감상하는 것은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입니다. 물론 십수년이 흘렀는데도 외모가 그대로인 배우들을 보노라면 부러움과 함께 질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인류는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영원한 젊음과 죽지 않는 ‘영생불사’라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꿔 왔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과학기술, 특히 생물학과 화학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꿈이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 스위스, 스웨덴 등 6개국 18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단세포생물인 효모는 물론 벌레와 인간세포까지 대부분의 생물종에서 외부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노화를 지연시켜 주는 천연화합물을 발견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항염증작용이 탁월한 식물로 알려진 명일엽(신선초) 추출물로 효모와 벌레, 초파리의 노화방지 효과를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명일엽 추출물을 주입한 효모의 생존기간이 길어지고 벌레와 초파리, 세포의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효과는 명일엽에 포함된 ‘4-4´ 디메톡시 칼콘’(DMC)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DMC 성분이 심장세포를 강화해 협심증으로 알려진 심근허혈 증상을 막고 ‘자가포식’(오토파지)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자가포식은 손상된 단백질과 세포 기관을 제거하고 분해해 다른 곳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세포 청소부 역할입니다. DMC가 자가포식 시스템을 활성화해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는 명일엽이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의 핵심은 ‘명일엽에서 추출한 DMC 성분이 자가포식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세포 보호와 노화 방지에 있어서 자가포식 시스템의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노화를 늦추고 언제까지나 인생을 즐기고 싶은 것은 사람이 갖고 있는 원초적 욕망입니다. 대중매체들에서는 ‘방부제 미모’, ‘뱀파이어급 동안’ 같은 수식어까지 동원하면서 ‘젊음’이 유일한 선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때 유명세를 떨쳤던 연예인들이 가는 세월을 원망하며 의학기술을 동원했다가 부자연스러운 모습 때문에 도리어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은 바로 ‘젊음만이 좋은 것’이란 집착 때문일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은 필멸의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늙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늙는 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세대 갈등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도시재생 본궤도… 맞춤주택·청년사업 ‘젊은 강북’ 만들 것”

    “도시재생 본궤도… 맞춤주택·청년사업 ‘젊은 강북’ 만들 것”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실천해왔다. 그런 그에게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는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박 구청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3·1운동 100주년과 도시재생, 쓰레기 줄이기 원년 등 올해 핵심 목표를 제시하며 “구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 해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010년 취임 이후 9번째 새해를 맞는다. 각오와 다짐을 듣고 싶다. “올해는 모든 강북구민들에게 조그맣더라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돼지해를 맞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구정의 핵심 가치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특히 올해를 역사문화관광 중심지에 한 발 더 다가가는 특별한 해로 만들고 싶다. 꾸준히 추진해온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도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다.” -올해는 특히 3·1운동 100주년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3·1운동은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피압박 피지배국가 모두에 큰 감동을 준 위대한 혁명운동이었다. 3·1운동 당시 천도교 인사가 15명이나 됐다. 손병희 선생이 독립운동가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봉황각이 3·1운동의 발상지가 됐다. 강북구는 봉황각을 중심으로 3·1운동을 기리는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힐링의 역사문화관광 도시’는 강북구를 대표하는 정책이다. 우선 4·19혁명 국민문화제,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힐링 투어, 근현대기념관 등 기존 사업은 물론이고 우이동 가족캠핑장, 진달래 도시농업 체험장, 우이구곡 관광명소화 등 신규 사업을 추가해 역사문화관광 도시 강북구의 위상을 정립할 계획이다.”-새해 구정 운영방향은. “민생과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전을 위한 정책에 상생의 가치를 포함시키고, 구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도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함께 추진하려 한다. 특히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수유1동, 인수동, 4·19사거리 일대, 번동 등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으로 지정된 곳에 대해선 실질적으로 사업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특별관리하고 있다. 삼양동에 양지마을, 햇빛마을, 소나무 협동마을, 인수동 숲길마을 등에서 예산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도시재생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하겠다. ‘젊은 강북’을 위해선 기존의 수요자 맞춤형 주택 사업과 동시에 고용, 복지, 창업 등 청년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종합지원센터 건립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강북구 1호 예술인주택이 완공돼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최근 쓰레기 최소화 원년을 선포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외면할 수 없는 전 지구적 과제가 됐다. 자치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다. 그 결과가 ‘민선 7기 강북구 쓰레기 줄이기 4개년 종합계획’이다. 2022년까지 4년간 생활쓰레기 30%를 줄이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회용품 없는 자치구를 만들기 위해 오는 3월부터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구청에 일회용컵의 반입을 전면 금지한다. 생활폐기물의 처리와 수거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공동주택에는 음식물 종량기와 감량기를 총 431대, 관내 공동주택의 80%까지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강북 RE&UP사이클 플라자 조성’, ‘공공기관 재활용정거장(클린하우스) 설치’, ‘인공지능(AI) 재활용 회수기 설치’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강북구의 변화를 돌이켜 볼 때 가장 큰 성과 하나를 꼽는다면. “강북구를 ‘청렴 1등구’로 만들었다는 걸 꼽고 싶다. 구청장으로 취임한 2010년만 하더라도 자치구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서울시 전체 25개구 중에서 24위, 전국 65위로 5등급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클린행정 프로젝트’를 실천한 결과 2011년에는 서울시 종합청렴도 평가 ‘개선 우수구’가 됐다. 2013년에는 서울시 자치구 청렴활동 평가에서 1등급 ‘최우수구’까지 됐다. 그 뒤로도 줄곧 청렴도 평가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강북구는 새 청사 건립이 오랜 과제다. 서울시 지원이 절실할 텐데. “강북구 청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낡았다. 당장 주민들이 불편하다. 임기 안에 청사 이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만들려 한다. 고민이 많다. 솔직히 중앙정부와 서울시 지원 없이 자체 재원만으론 불가능하다. 강북구청을 한 번만 둘러보면 누구라도 새 청사가 시급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임기를 마쳤을 때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구민을 주인으로 섬긴, 강북구민을 주인 되게 하는 구청장이었다고 기억되길 바란다.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했던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 내 임기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이 ‘너랑나랑우리랑’ 힐링 투어를 하면서 역사와 문화, 자연을 즐길 수 있다면 구청장으로서 참 보람 있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코스는 2017년에 개장했고 조만간 두 번째 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근현대사 기념관에서 4·19 묘지, 늦봄 문익환 기념관, 한신대와 화계사로 이어진다. 봄에는 구민들과 함께 탐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박겸수 구청장은 누구 친화력 내세워 9년째 구정 총지휘…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견인”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옛 평화민주당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당직자로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 9년째 구정을 이끌고 있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시의원을 지냈고 2010년 강북구청장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논어’에 나오는 “덕이 있는 자는 외롭지 않고 반드시 따르는 이웃이 있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으며 자신의 정치철학인 ‘사람 섬기기를 하늘처럼 하라’는 뜻을 담은 저서 ‘사인여천’(2014)을 펴냈다. 구수한 입담과 친화력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며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의 중심도시로 만드는 것을 구정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3일부터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 표시

    한국양계협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오는 23일부터 소비자가 달걀 생산 일자를 알 수 있도록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가 표시된다. 오래된 달걀이 유통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달걀 생산농가는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 4자리 숫자를 적어야 한다. 산란일이 추가되면서 달걀에 표기되는 번호는 기존 생산자의 고유번호와 사육번호 6자리를 포함해 모두 10자리로 늘게 됐다. 예를 들어 2월 23일에 산란한 달걀이면 ‘0223’으로 표기된다. 생산날짜 옆의 생산자 고유번호 5자리(예:M3FDS)는 어느 지역의 어떤 농장에서 달걀이 생산됐는지를 나타낸다. 이 고유번호는 식품안전나라사이트(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숫자 한 자리는 사육 환경을 의미한다. 숫자 ‘1’은 동물복지농장에 방목한 닭이 생산한 계란이고 ‘2’는 우리 안에 닭장(케이지)이 없는 평평한 축사, ‘3’은 닭이 좀 덜 들어가는 개선된 닭장, ‘4’는 기존 닭장을 의미한다. 즉 숫자가 작을수록 좋은 사육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이다. 이번 조치는 2017년 8월 달걀 살충제 파동 이후 소비자에게 달걀의 신선도와 생산환경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소비자 단체들은 산란일자 표시 시행을 반기고 있지만 양계 농민들은 울상이다. 출하가 며칠 밀렸다는 이유로 유통 상인들이 달걀값 할인을 요구하며 ‘가격 후려치기’를 할 수 있는 데다 산란일자가 좀 지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양계협회는 산란일자를 표시하는 대신 포장지에 유통 기한을 적도록 하자며 ‘산란일자 표기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내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독립운동 참여금지, 신사 참배 권고를 사죄합니다”

    “독립운동 참여금지, 신사 참배 권고를 사죄합니다”

    한국 천주교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다”며 과거사에 대해 고백, 사죄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20일 의장 김희중(사진) 대주교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 “100년 전 많은 종교인이 독립운동에 나선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조선후기 한 세기에 걸친 혹독한 박해를 겪고 신앙 자유를 얻은 한국 천주교회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그런 까닭에 외국 선교사들로 이루어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 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웠다”고 고백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서 “해방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외면한 채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하였고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주교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천주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대주교는 이어서 “우리는 3·1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서로의 다름이 차별과 배척이 아닌 대화의 출발점이 되는 세상, 전쟁의 부재를 넘어 진정한 참회와 용서로써 화해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며 “한국 천주교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신앙의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어, 한반도에 참평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00만 특례시 지정에… 청주·전주 “인구수 아닌 행정수요 따져야”

    100만 특례시 지정에… 청주·전주 “인구수 아닌 행정수요 따져야”

    처음 도입되는 특례시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인구만을 지정요건으로 삼자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특례시에 부여되는 권한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례시 지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통해 특례시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특례시는 광역시보다 작고, 기초단체보다 큰 도시다. 지위는 기존대로 도 단위 광역단체 산하 지자체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할 계획이다. 일본 등 해외 사례와 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기준을 정했다. 행안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경기 수원·용인·고양, 경남 창원 등 4곳이 특례시가 된다. 행안부가 특례시를 지정하는 이유는 광역시에 버금가는 대도시 지자체들이 일반도시와 큰 차이 없는 자치제도를 적용받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서다. 윤보라 행안부 자치분권제도과 사무관은 “현재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들이 조직 확대 등 특례를 받고 있지만 행정수요나 위상 같은 것을 반영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우선 특례시 명칭만 부여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특례를 마련할지는 나중에 검토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만 따진 특례시, 현실 외면 탁상행정” 하지만 일부 지자체들은 정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인구는 96만명이지만 행정수요가 100만명 넘는 대도시(성남), 인구 50만명 이상 도청소재지(청주, 전주)도 특례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정수요는 사업체 수, 법정민원 수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인구만을 따져 특례시를 결정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충북 청주시의 사업체는 5만 9000여곳에 달한다. 용인시(4만 8000여곳)보다 많고, 고양시(6만 3000여곳)와 비슷하다. 청주의 연간 처리 법정민원은 고양시(135만 7000여건)보다 많은 148만 4000여건이다. 지난 13일 전주에서 열린 국가비전회의 세미나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은 “인구 30만명에 불과한 세종시가 특별시로 지정된 이유는 의사를 결정하는 공공기관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전주는 의사 결정 공공기관이 260개를 넘는다. 광역시를 제외한 228개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들의 이런 요구는 정부안에 맞서 김병관(성남 분당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담겼다. 이 안에는 특례시로 지정되면 인구를 따지지 말고 100만명 이상 대도시에 부여되는 특례를 모두 주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청주(85만명)와 전주(65만명)가 특례시가 되면 수원(125만명)이 현재 받는 혜택을 똑같이 누리는 것이다.●청주 특례시땐 부시장 2명·지방채 발행 가능 이를 가정해 적용하면 청주는 1명인 부시장을 2명까지 둘 수 있다. 3급 자리는 1개에서 3개로, 5개인 실·국 수는 7개로 늘어난다. 지방연구원도 설립할 수 있다. 의회승인을 얻어 지방채도 발생한다. 시장 권한도 확대된다. 도지사가 하던 택지개발지구 지정과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시장이 직접 한다. 도지사를 경유해 장관에게 제출하던 농지전용허가 신청서도 장관에게 바로 보낼 수 있다. 안병철 청주시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도를 거쳐야 했던 업무를 시가 바로 처리하면 결국 시민들이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 안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실질적인 광역기능을 수행하는 지방기초단체에 권한을 부여해 행정업무 비효율성 등을 개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인 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광역시가 있는 권역과 없는 권역 간 균형을 위해 지방 거점도시의 성장이 필요하다”며 청주와 전주에 힘을 실어 줬다. 2017년 기준 전북권 세입은 18조원에 불과했고 충북권은 15조원에 그쳤다. 반면 광역시를 보유한 경남권은 53조원, 경북권 43조원을 기록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거점도시 역할 여부, 행정수요 등을 고려해 특례시를 지정하면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례시 권한을 놓고도 의견이 충돌한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행정특례 등을 적극 발굴해 특례시에 부여할 계획이다. 특례시 지정에 따른 재정특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자율성 확대와 중앙과 지방의 협력적 동반관계 전환이라는 특례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주재원을 대폭 늘려 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주차 문제와 쓰레기 처리 등 행정수요가 광역시 수준인 만큼 광역시와 비슷한 재정상황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되고 있다. 광역단체를 거치지 않고 정부가 직접 특례시에 지방소비세를 주거나 지역자원시설세와 지방교육세를 특례시 세목으로 분류하자는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장금용 행안부 자치제도분권과장은 “재정특례는 자칫 지역 간 불균형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광역단체와 인근 기초단체들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광역시에 버금가는 재정 특례는 아직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충북도 등 일부 광역단체들은 특례시 지정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각종 특례를 활용해 특례시가 인프라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에 나서면 농촌지역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도는 세종시 사례를 거론한다. 충북은 세종시 출범으로 동반성장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청원군을 흡수해 통합 청주시로 출발한 2014년 7월 이후 세종에서 청주로 9454명이 전입했지만, 청주에서 세종으로 빠져나간 인구는 2만 7145명이다. 청주와 세종시 간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특례시가 생길 경우 농촌 인구유출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광역시 승격땐 충북도와 혼란… 특례시가 대안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례시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 소장은 “지금의 행정시스템은 중앙정부와 기초단체 사이에 광역단체가 끼어 있는 불합리한 구조”라며 “광역시를 지정하면 될 것 같지만 충북의 절반을 차지하는 청주가 광역시로 승격돼 독립되면 충북도의 광역기능 상실 등 혼란이 불가피해 특례시 지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충북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가 청주시의 광역시 승격을 우려해 한발 물러서 있는 것 같다”며 “청주시가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면 도가 이를 믿고 특례시 지정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현재 청주는 부시장 1명이 혼자서 시장을 도와 업무를 챙기는 것이 벅찬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도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제로페이와 핀테크 생태계 키우기

    [임정욱의 혁신경제] 제로페이와 핀테크 생태계 키우기

    지난해 12월 20일 제로페이가 처음 등장한 후 지난 두 달간 자주 써보려고 노력했다. 내 스마트폰 네이버앱에 은행계좌와 연동해 제로페이를 쓸 수 있도록 해놨다. 하지만 겨우 한번 써봤다. 우선 제로페이가 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파리바게뜨에서 된다고 해 여러 매장에서 물어봤지만 단 한 곳에서만 가능했다. 본사 직영점이었다. 물론 서울시청 인근에는 제로페이를 받는 곳이 있다. 하지만 강남에서 일부러 광화문까지 가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하철역 등 서울시내 곳곳이 제로페이 광고로 도배돼 있는데도 그렇다. 그럼 왜 상인들은 제로페이를 적극 받아들이지 않을까. 제로페이를 먼저 쓰자는 고객이 없는 탓이다. 그럼 왜 사람들은 제로페이를 쓰지 않을까. 기존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거의 없고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소득공제가 더 된다지만 모든 지출을 제로페이로 하지 않으면 공제금액은 미미하다. 잔고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제로페이는 연결 계좌에 꼭 돈이 있어야 한다. 제로페이를 은행앱 등에 등록하고 사용하는 과정도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더 불편하다. 상인 입장에서도 제로페이가 줄여 준다는 결제 수수료는 체감상 크지 않다. 이미 영세 상인에게 카드 수수료는 높은 편이 아니다. 카드 수수료 몇푼 줄여 주는 것보다는 손님이 더 많이 와서 매출이 올라가는 것이 휠씬 중요하다. 그래서 제로페이를 외면하는 것 같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을 보자. 일본은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결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NTT도코모, 라쿠텐, 라인, 아마존, 페이페이, 오리가미 등 통신, IT 대기업과 스타트업 회사들이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막대한 돈을 퍼부으며 경쟁 중이다. 가맹점으로 가입하는 상점들에는 대부분 회사가 향후 2~3년간 수수료를 무료로 하면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 자발적으로 경쟁을 통해 제로페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마존 등은 상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태블릿 컴퓨터를 무상으로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한술 더 떠 고객이 자신의 모바일 결제 상품을 사용하도록 오히려 돈을 준다.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설립한 후발 주자인 페이페이는 지난해 12월 이 회사의 모바일 결제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결제 금액의 20%를 환원해 준다는 마케팅 캠페인을 실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즉 1만원을 결제하면 2000원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약 100억엔(약 1000억원)의 마케팅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한다고 했는데 큰 관심을 모으며 불과 10일 만에 전액이 소진됐다. 가입자도 폭증했다. 큰 효과를 본 페이페이는 최근 다시 한번 1000억원을 들여 20% 환원 캠페인을 또 시작했다. 심지어 아베 총리도 이달 소상공인의 꽃집에 가서 페이페이로 꽃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일본의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마케팅 캠페인으로 고객이 늘어나고 경쟁으로 당장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 한일 간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일본에서는 민간 업체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경기장에 선수로 뛰어들어서 경쟁에 참가한다. 경기장에서 심판을 봐야 할 사람이 말이다. 구청 직원 등 공무원들이 나가서 가맹점을 늘린다. 공공광고 공간을 이용해 마케팅에 나선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다. 근본적으로 공무원들이 첨단 모바일 결제 상품을 개발해 업계를 선도한다는 것이 무리다. 잘된다고 해도 인센티브도 없다. 결국 정부가 잘할 수 없는 일이다. 결제 비즈니스는 엄청나게 복잡하다. 한편 민간 결제서비스 업체들은 속앓이를 한다. 한 결제 스타트업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한 고객이 전화해서 그럽니다. 제로페이는 돈을 안 받는데 너희는 왜 수수료를 받느냐고요. 이러다가 이 비즈니스 자체가 공짜라는 인식이 생길까봐 두렵습니다.” 안 그래도 한국은 소프트웨어 등 지식형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데 인색한 시장이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데도 그렇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우습게 생각해 정부가 뛰어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다. 간단해 보일수록 그 뒤에서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 노동자들이 고생하고 고민해 만들어 낸다.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민간에서 알아서 고객을 위한 혁신 제품을 만들어 내도록 정부는 뒤에서 응원하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역사상 유례 없는 시련” 지난 14일자로 새로 보임된 각급 법원장들의 사법농단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거친 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지금, 일선 법원에서 사법부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판 뿐이라는 해결책도 한결 같았다. 14일 취임식을 가진 각급 법원장 17명 가운데 13명의 취임사를 17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법원장들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인한 법원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각오를 각자 밝혔다. 13명 가운데 11명의 법원장이 ‘위기’이자 ‘어려움’에 부딪힌 법원의 상황을 언급했고, 13명 법원장 모두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원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을 강조했다. 법원장들에게도 사법농단 의혹이 드러나 재판까지 넘겨진 지금의 법원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여겨졌다. 이강원(59·사법연수원 15기) 부산고등법원장은 “우리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냉혹하기 그지없고,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현주(58·18기) 인천지방법원장은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법원이 오히려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된 것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고 이창한(56·18기) 제주지방법원장은 특히 “사법부의 시련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라는 법원 내부 문제로 시작됐다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뼈아픈 점“이라고 토로했다. 조영철(60·15기) 대구고등법원장은 “국민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재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재판에 대한 불신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 재판의 독립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면서 “여론을 가장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과 법관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이라는 등 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 거셌던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위기를 마주한 데 대한 신임 법원장들의 다짐과 당부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고 서울고등법원장으로 보임된 김창보 법원장은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하는 어려운 이 시기에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헌법이 부여한 법적 분쟁해결기관으로서 굳건히 서는 길은 결국 본연의 임무인 재판 기능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남수(58·18기) 울산지방법원장은 “지금 법원은 가파른 고개와 깊은 낭떠러지, 거친 숲속을 지나고 있어 위기감과 표현하기 어려운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가파른 고개도 꾸준히 올라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깊은 낭떠러지에 떨어져도 밧줄과 도구만 갖추면 너끈히 극복할 수 있다”며 법관들과 법원 직원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처음으로 실시한 법원장추천제를 통해 소속 법원 법관들의 추천을 받아 보임된 손봉기(53·22기) 대구지방법원장은 ‘법원다움’을 거론하며 “누구나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억울함을 마지막으로 호소할 수 있는 곳, 그 호소에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간절하게 기대하는 곳이 법원”이라면서 “법원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임을 늘 마음 속에 새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문을 연 서울회생법원의 두 번째 법원장으로 보임된 정형식(58·17기) 서울회생법원장도 “우리를 찾아오는 채권자나 채무자들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사람들”이라면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당사자들도 법률상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아는 경우에도 마지막으로 법원에 하소연 해보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공감해 주는 것이야말로 사건 처리결과와 무관하게 법원이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훈(57·18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의사가 난치병에 걸린 환자를 외면하지도, 감기 환자를 소홀히 여기지도 않듯이 법률 문제로 마음의 상처를 입어 해결책을 얻기 위해 법원을 찾는 우리의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소중히 대하고 진심으로 아픔을 공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에 대한 충실한 사법서비스 제공 등이 13명 법원장들이 취임사를 통해 공통으로 내놓은 과제였다. 조영철 대구고법원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귀담아 들어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적게 말하고 많이 듣고, 듣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따르겠다. 여러분도 그 마음으로 재판과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많은 법원장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법원의 위기를 내부 결속과 화합으로 이겨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김창보 서울고법원장은 “지난해 업무과중으로 소중한 동료를 영원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불행한 사건도 겪었다”면서 “법원 구성원들이 출·퇴근 할 때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는 방안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용달(58·17기) 부산지방법원장도 ”법원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원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조화로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저녁 및 주말행사를 조정하는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더 히트’ 김연자 “‘아모르파티’ 역주행, 엑소 팬들 덕분”

    ‘더 히트’ 김연자 “‘아모르파티’ 역주행, 엑소 팬들 덕분”

    ‘더 히트’ 김연자가 자신의 히트곡 역주행이 엑소 팬들 덕분이라고 밝힌다. 15일 방송되는 KBS2 뮤직셔플쇼 ‘더 히트’에서는 최정상급 뮤지션들의 히트곡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된다. ‘아모르파티’는 트로트 EDM 장르를 개척한 김연자 최고의 히트곡. 발표 당시에는 너무 빠른 템포 때문에 트로트 마니아들에게 외면받았던 비운의 곡이었으나, 엑소엘(엑소 팬클럽 이름)의 힘으로 역주행하게 된 특별한 사연을 공개한다. 비투비의 멤버 일훈과 현식은 ‘금지된 사랑’을 김경호의 최고 히트곡으로 꼽았다. 비투비의 히트곡 ‘그리워하다’와 ‘아름답고도 아프구나’를 만든 현식은 “‘금지된 사랑’은 이름부터 금지된 곡”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이유는 너무 높은 고음 때문. 청하 역시 본인과 나이가 비슷한 ‘금지된 사랑’을 김경호의 최고 히트곡으로 꼽는다. 한편, KBS2 ‘더 히트’는 15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생각하고 사랑하고… 인간을 점점 닮아가는 동물

    생각하고 사랑하고… 인간을 점점 닮아가는 동물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1872년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라는 획기적인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학계에선 주목받지 못한 채 오랫동안 기억에서 거의 지워지다시피 했다. 그 책에서 다윈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기쁨, 슬픔, 또는 분노처럼 기본적인 감정을 느낄 때 유사한 형태의 표정을 짓는다.’ 인간과 동물이 유사한 감정을 가진다는 이 명제는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잘못된 주장으로 치부됐다. 그 외면의 가장 큰 바탕은 당대까지도 유력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때문이었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동물은 본능에 따르는 만큼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하지만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거의 설득력을 잃어 가는 추세다. 독일 동물행동학의 선구자인 뮌스터대 동물행동학연구소 노르베르트 작서 소장도 책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동물들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기뻐하고 화 낼 줄도 알며 슬픔과 두려움을 느끼고 사랑하고 미워한다.” 동물도 이성을 가졌다니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각종 실험과 사례들을 통해 드러내는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진원류에 속하는 상당 종들은 공평함의 의미를 알고 있으며 다른 개체들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무리에 속한 일원을 위로하기도 한다. 심지어 갈등이 벌어지면 해결책과 타협점을 모색하기도 한다. 몇몇 동물들은 도구를 만들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며 새로운 것을 고안해 다음 세대들에게 전달하면서 문화적 전통을 형성한다. 대형 유인원이나 돌고래, 코끼리는 인간처럼 자의식을 가진 것으로도 추정된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들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주장은 어떨까. 책에서는 실제로 동물들의 다양한 학습 능력과 형태가 소개된다. 새끼 오리들은 부화하자마자 누구를 따라갈 것인지를 학습하고 금화조들은 부모를 통해 어떤 짝짓기 대상을 선택할지를 배운다. 버빗원숭이들은 어떤 경고음이 표범을 경계하라는 소리인지 배우며 비둘기들은 학습한 기호를 바탕으로 마치 대화하듯 정보를 교환한다. 동물 역시 자기를 인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인간이 연인을 사랑하거나 헤어졌을 때의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개의 질투 감정 실험은 대표적인 예다. 개 주인에게 일부러 자기 개를 무시하게 한 다음 그 개와 똑같이 생긴 인형과 함께 놀도록 했다. 그러자 개는 주인과 인형 사이에 거칠게 끼어들어 주인의 관심을 끌려 애썼다. 심지어 인형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끙끙대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노르베르트 작서는 이 밖에 여러 실험과 사례 연구를 통해 개들이 어떻게 감정을 이입하는지, 쥐들이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에서 벗어나는지, 앵무새와 까마귀가 ‘사람과’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지적 능력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같은 동물의 모든 행동을 진화의 산물로 본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자연선택에 의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좋은 행동을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번식 성공’이라는 최종 목적에서 동물과 인간은 결국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에게는 동물들에게 없는 ‘법’과 ‘도덕 윤리’라는 테두리를 세워 그 안에서 동물과 달리 살려고 노력한다. 책은 인간적인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운 것과 동물 같은 것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줄기차게 던진다. 어찌 보면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로도 비친다. 그 말미는 이렇다. “우리가 수년 전에 그저 상상만 했던 것들을 넘어설 정도로 동물과 인간 사이의 공통점이 갈수록 늘어나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노동 인권·민주화 등 현대사 질곡 관통 ‘세상 속 교회’ 기치로 민주적 가치 실현 분열된 사회, 자비·사랑으로 포용 실천 선종 후 ‘바보 정신’ 재단 통해 유지 이어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 4당이 문제 발언을 한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역사전쟁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5·18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적 입장을 앞세운 발언이라지만 민주화운동 폄훼와 왜곡은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 5·18 민주화운동을 놓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런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무슨 보복이나 원수를 갚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섭니다. 책임자는 분명히 나타나야 하고 법에 의해 공정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어디 5·18 민주화운동뿐인가. 김 추기경은 생전 약자 편에 선 채 불의에 강하게 맞선 쓴소리와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정자도, 국민도, 여당도, 야당도, 부모도, 교사도, 종교인도 모두 이 한 젊은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1987년 1월 26일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 중 일부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들이 생길 때마다 많은 이들은 김 추기경을 떠올린다. ‘김 추기경이 계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16일은 김 추기경이 선종한 지 10주기가 되는 날. 그날을 중심으로 추기경의 사랑과 배려 정신을 되새겨 실천으로 옮기자는 행사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모 미사(16일 오후 2시 명동성당), 추모 사진전(23일까지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 유품 전시회(16일~6월 20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기념 음악회(18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 토크콘서트(17일 오후 5시 명동대성당 꼬스트홀)…. 그런데 이어지는 그 추모의 몸짓들이 요란하지 않다. 천주교의 최대 지도자, 시대의 사표, 민족의 양심…. 그 막중한 수식어들만 보더라도 성대한 행사가 있을 법한데 영 딴판이다. 그 조용하고 잔잔한 추모 열기를 놓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들은 귀띔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본받아 우리 삶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그분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맡은 30여년간 서울대교구는 48개 본당 신자 14만여명에서 197개 본당 신자 121만여명으로 무려 8배 넘게 교세가 불어났다. 그 종교적 위업에서 비롯된 존경과 추모만일까. 김 추기경의 어록을 다시 뒤져 보았다. “교회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회에 봉사하는 ‘세상 속 교회’가 되어야 한다”(1968년 서울대교구장 취임 미사), “항상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은 열망을 갖고 살았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추기경이란 직책 때문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1998년 서울대교구장 퇴임 소견)김 추기경은 그랬다. 인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들 편에 기꺼이 서야 한다고 믿었다. 단순히 종교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현대 시민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으며 각 개인의 양심을 일깨워 주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 인권과 노동, 생명 사랑의 족적은 너무 혁혁하다. 경제성장이 지상의 과제였던 1960, 1970년대 추기경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1967년 5월 강화도 심도직물의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김 추기경의 건의에 따라 주교회의는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교단 공동 성명서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김 추기경이 처음으로 대사회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다. 이것 말고도 유사한 노동 탄압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기경은 노동자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에게 더 적극적인 사목을 펼쳐야 한다.’ 서울 상계동 철거 사태 등 정부 주도의 반강제적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빈민으로 전락하던 무렵 추기경은 스스로 빈민들의 삶의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 직접 도시 빈민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에 참가해 당시 정부의 정책이 빈민을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1987년 4월 28일 도시빈민사목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지금의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바로 그 추기경의 의지를 담아 탄생한 단체다. 그렇게 현대 한국 천주교회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그는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유신독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외면하지 않고 한가운데서 뚫고 나갔다. 1987년 6월 13일 밤 경찰력 투입을 통보하러 명당성당에 들어온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던진 말은 아직도 쩌렁쩌렁하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시한부 농성 중인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연행하려는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그런가 하면 1971년 12월 24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성탄 자정 미사에선 이렇게 소리쳤다. “비상 대권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유익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한테 막강한 권력이 가 있는데, 이런 법을 또 만들면 오히려 국민과의 일치를 깨고 그렇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고 평화에 해를 줄 것입니다.” 또 1972년 10월 유신 개헌 소식을 로마에서 접하곤 큰소리로 외쳤다. “10월 유신 같은 초헌법적 철권통치는 우리나라를 큰 불행에 빠뜨릴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랬던 추기경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이런 기도를 남겼다. “이제 대통령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주님 앞에서 박정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스스로를 ‘바보’라 부르면서 ‘밥이 되고 싶다’고 외쳤던 김 추기경의 아호는 옹기다.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는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웃었던 추기경의 유지와 정신을 이은 사랑과 봉사의 물결은 추기경 선종 이후 도도히 흐르고 있다. 박신언 몬시뇰이 설립을 건의해 김 추기경이 사재를 털어 2002년 설립된 옹기장학회와 김 추기경의 바보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설립된 (재)바보의나눔은 대표적인 단체들이다.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을 사랑과 자비로 포용하려는 김 추기경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옹기장학회는 통일 이후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제 양성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현재 북한과 중국은 물론 아시아 선교에 뜻을 둔 신학생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놓고 있다. (재)바보의나눔은 종교와 지역, 계층을 초월해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한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 돌봄이 필요한 노인, 편견에 휘청이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을 돕고 있다.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한편 신자와 국민을 위해 눈물 흘리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지도자.’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이다. 물신주의 팽배와 경쟁 심화, 고통을 호소하는 가난한 사람들…. 그 어두운 모습 탓에 김 추기경이 더 그리워지는 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 추기경의 마지막 유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하고 5·18 유공자들을 깎아내린 자유한국당 국회 공청회가 열린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하락한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윤리심사위원회는 5·18을 모독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p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 떨어진 25.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울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과 20대, 학생과 노동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주보다 각각 2.0%p, 0.3%p 상승해 차례로 40.9%, 6.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바른미래당은 지지율이 1.2%p 내려 5.6%로 집계됐고, 민주평화당은 0.4%p 떨어진 2.5%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청회가 국회에서 열리고 일부 의원들이 문제의 발언을 쏟아내자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과 당 지지율 상승이 맞물려 당내 일각에서 급진 우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5.18 민주화 운동과 6.10 항쟁, 6.29 항복선언으로 이어진 민주화 대장정은 우리 국민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과정이자 역사다.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는 대중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도 “이번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외면한 억지주장”이라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 가슴 아픈 비극에 더 큰 상처를 내는 언행은 정치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12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세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결론을 전날 내리지 못하고 이날 다시 논의했다. 그 결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다. 이번 일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5·18 왜곡 처벌법’과 관련해 국민 절반 이상은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를 전날 공개했는데, 5·18 왜곡 처벌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5.0%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4.7%, 모름·무응답은 10.3%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中 국민당 도움받아 충칭 정착…中 공산당, 조선의용대 탈영 부추겨 팔로군 편입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中 국민당 도움받아 충칭 정착…中 공산당, 조선의용대 탈영 부추겨 팔로군 편입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출범해 1945년 해방 때까지 중국에서 활동했다. 1932년 윤봉길 의거 뒤 일본의 추격을 피해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옮겼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로 중국 국민당 정부의 도움을 받아 각지를 떠돌았다. 임정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서남부 쓰촨성의 작은 도시 충칭이었다. 임정은 1945년 11월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5년 넘게 독립을 준비했다. ●임정, 충칭서 5년 넘게 한국 독립 준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의 최종 목적지 충칭. 1937년 11월 중국이 일본에 수도 난징을 빼앗기자 임시 수도로 정한 곳이다. 주민 수가 3100만명에 달해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자 유비와 제갈량이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세력을 길렀던 촉(蜀)의 옛 땅이다. ‘안개 도시’라는 별명답게 한겨울에도 뿌연 안개가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서울신문 취재에 동행한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예전에 이곳은 안개와 매연이 결합해 공기 질이 나빴다고 한다. 김구(1876~1949)의 맏아들 인(1917~1945)도 여기서 폐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임정은 중일전쟁으로 난징이 함락되자 후난성 창사로 피신했다가 1838년 7월 광둥성 광저우로 내려갔다. 국민당 정부가 충징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곳은 인구 20만명 정도의 소도시였지만 국민당 정부가 오자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주택과 학교, 도로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임정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결국 중국의 도움으로 류저우(1938년 10월~1939년 3월)와 치장(1939년 3월~1940년 9월)을 거쳐 2년 뒤인 1940년 9월에야 입성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임시정부에 있어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은 절대적이었다. 이 사실을 외면하고 독립운동 성과를 우리만의 노력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뽕 사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임정의 리더십 회복과 좌우합작 성사 일본은 지상군 병력이 닿지 않는 이곳을 파괴하려고 5년여간 200여 차례에 걸쳐 공습을 감행했다. 영화로도 제작돼 잘 알려진 충칭 대폭격(1938~1943)이다. 독립운동가 양우조(1897~1964)·최선화(1911~2003) 부부의 임정 기록을 외손녀 김현주(47)씨가 정리한 ‘제시의 일기’(1999)를 보면 당시의 공포가 잘 묘사돼 있다.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소인 동굴에 들어가자마자) 일본 비행기가 폭탄을 수없이 떨어뜨렸다. 석굴이 심히 흔들리며 당장 무너지는 듯했다. 동굴 안에서는 천둥·번개 치듯 불빛이 번쩍였고 천장이 내려앉는 듯 작은 돌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폭격이 끝나고) 굴 밖으로 나왔더니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있었던 집의 앞과 뒤, 오른쪽, 왼쪽이 불바다였다. 참혹한 시신도 많았다.”(1938년 12월 5일) 역설적이지만 임정은 공습에 시달리던 충칭 시기에 리더십을 회복했다. 중국이 모든 독립운동 세력을 임정 중심으로 합작해 나설 것을 촉구했고, 한인 내부에서도 일본의 패망이 머지않았다고 느껴 단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임정은 처음으로 청사에 ‘대한민국 림시정부’ 간판도 내걸었다. 독립운동 중심체로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1940년 5월 김구의 한국국민당과 조소앙(1887~1958), 홍면희(1877~1946)가 주도한 한국독립당, 이청천(1888~1957)이 이끈 조선혁명당은 충칭에서 우파 통합정당을 만들었다. 임 정 여당인 한국국민당의 지분이 가장 컸지만 당명은 ‘한국독립당’을 계승했다. 한독당은 해방 뒤 한국에서도 민족주의 정당으로 활동했다. 임정에 비판적이던 사회주의 계열도 태도를 바꿔 1941년부터 하나둘 합류했다. 임정이 설립 20여년 만에 제대로 된 위상과 권위를 갖추게 됐다. 승려 출신의 사회주의자로 1942년 임정 내무차장이 된 김성숙(1898~1969)의 증언이다. “우리나라 독립운동 단체 가운데 권위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임시정부만한 것이 없었거든. 임정이 계속해서 일본하고 대립하고 싸웠기 때문에 ‘(진정성을 인정해) 임정을 중심으로 모여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지.”●조선의용대, 팔로군 주둔 화베이 이동 1939년 말 중국 후베이성 라오허커우. 중국의 지원을 받아 사회주의 단체들이 조직한 조선의용대의 부대장 김학무(1912~1944)가 동료들에게 언성을 높였다. “우리 손으로 적(일본군)들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여기서 뭐하고 있는 겁니까. 이런 ‘가짜 항일’ 전선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너무도 수치스럽소이다.”조선의용대는 임정이 만든 한국광복군보다 2년 앞선 1938년 10월 결성됐다. 대원 상당수가 중국 군관학교나 일본의 유명 대학을 나온 엘리트였다. 이들은 일본군과 직접 싸우기를 원했지만 중국은 인원이 많지 않은 의용대에 전투 대신 정보 수집과 선전 공작 등 보조 업무를 맡겼다. 이들은 후방에서 선전전이나 하는 현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결국 전체 대원 300여명 가운데 대다수가 1941년 3~5월 중국 공산당 팔로군이 있던 화베이 지역으로 떠났다. 우리 역사학계에서는 이들이 한반도와 가까운 지역에서 세력을 키워 국내에 진격하려고 북상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충칭에서 만난 이선자(55) 전 충칭임시정부기념관 부관장은 “중국 공산당의 치밀한 계획이 숨어 있었다”고 전했다. 공산당이 조선의용대를 팔로군에 편입시키고자 의용대에 밀정을 심어 탈영 분위기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중국 공산당 출신 역사학자 쓰마로(100·미국 거주)가 홍콩에서 출간한 회고록(2004) 등에 수록돼 있다. 취재에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한국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이라고 놀라워했다.조선의용대 주요 전력이 화베이로 올라가자 최고 책임자였던 김원봉(1898~1958)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를 따르는 대원이 100명도 남지 않았다. 이 관장은 쓰마로의 회고록을 토대로 “당시 김원봉도 남은 부대와 함께 화베이로 가려고 했지만 중국 공산당 저우언라이(1898~1976)가 이를 막았다. 화베이 부대의 새 리더로 김무정(1904~1951) 등을 세운 뒤여서 더는 김원봉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갈 곳을 잃은 그는 한국광복군 합류를 고심했다. 임정과 김원봉 간 통합 협상이 길어지자 중국군사위원회가 직접 나섰다. 1942년 5월 광복군에 부사령관 직제를 신설하고 그를 임명했다. 조선의용대는 광복군 제1지대에 편제됐다. 군사 분야에서도 좌우합작이 성사됐다. 늘 대원이 부족했던 광복군으로서는 이들이 그야말로 단비 같은 존재였다. 임시정부 좌우통합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이슈가 있다. 바로 김구의 ‘백색 테러’(우익에 의한 테러) 논란이다. 그가 일본군이나 친일파를 상대로 ‘의열 투쟁’을 벌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일부 독립운동가에게도 같은 방식의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있다. 김구가 ‘대한민국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어 언급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공론화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김구는 상하이 임정에서 초대 경무국장(경찰청장)을 맡아 반민족주의자에 대한 처형을 주도했다. 1922년 2월 사회주의자 김립(1880~1922) 살해 사건이 대표적이다. 백범 자신이 “김립이 (소련이 준) 임시정부 공금을 사사로이 사용해 처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러시아 문서 등에 따르면 당시 소련은 임정이 아닌 한인 사회주의 진영에 자금을 제공했다. 김구가 주장하듯 김립이 이 돈을 사적으로 썼다는 증거도 없었다.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김립 암살 사건은 임정이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근거해 단행한 국가 폭력”이라며 “같은 독립운동가라도 정견과 조직이 다르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해 독립운동계에 큰 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해방 뒤인 1945년 12월 말 동아일보 주필이자 한국민주당 초대 당수 송진우(1890~1945)는 김구가 살던 경교장에서 한반도 신탁통치 문제를 두고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벌였다. 그는 우파진영이 미국을 적으로 돌리면 공산당이 어부지리를 본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반탁을 고수하던 김구를 비판했다. 송진우는 밤샘 토론을 마치고 자택에 돌아가자마자 살해됐다. 브루스 커밍스(76)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사건의 배후를 김구로 본다. 김구는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1889~1939)과 안창호(1878~1938)의 후견인 옥관빈(1887~1933)의 암살에도 간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 군정은 친일파 출신으로 한국민주당 정치부장이던 장덕수(1894~1947)가 살해되자 김구가 개입했다고 보고 재판정에 세웠다. 좀더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 두 딸 귀요미 응원에 살아난 커리 연속 8득점 역전승 주도

    두 딸 귀요미 응원에 살아난 커리 연속 8득점 역전승 주도

    두 딸의 익살스러운 춤사위 응원이 아빠의 분발을 불러왔다. 13일(한국시간) 오라클 아레나로 불러들인 유타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전반기 마지막 두 번째 경기에서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는 4쿼터 중반까지 부진했다. 24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 2블록을 기록하며 115-108로 5연승을 내달리는 데 도움을 줬지만 야투가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3점슛 14개를 던져 5개를 성공하는 등 19개의 야투를 시도해 8개만 성공했다. 그래도 커리는 커리였다. 97-95로 간신히 앞서던 4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힘을 내기 시작했다. 3점슛 두 방을 연거푸 꽂고, 2점슛을 쏘아 올리는 등 4쿼터에만 12점을 올려 클러치 능력을 다시 한 번 뽐냈다. 그가 연속 8점을 올리자 클레이 톰프슨과 케빈 듀랜트가 거푸 3점슛을 꽂아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커리의 3점포를 되살린 건 두 딸의 응원이었다. 중계 카메라가 댄스타임에 두 딸을 잡자 부쩍 자란 ‘귀요미’ 라일리가 여동생과 함께 할아버지 부부 무릎에서 몸을 흔들어댔다. 커리는 두 번째 3점슛이 림을 통과하자 두 딸을 향해 손가락 둘을 펴보이며 기쁨을 나눴다. 듀랜트가 28득점 7어시스트, 드마커스 커즌스가 12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거들었다. 2쿼터 왼손 손가락을 접질린 톰프슨은 22득점 4리바운드로 커리를 도왔다. 유타에서는 도너번 미첼이 25점으로 분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4일 낮 12시 30분 포틀랜드 원정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주말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보스턴은 웰스파고 센터를 찾아 필라델피아를 112-109로 누르고 시즌 맞대결 전승을 이어갔다. 전반을 46-52로 뒤진 필라델피아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벤 시먼스와 JJ 레딕의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후 8점 차까지 앞서 나갔다. 추격에 나선 보스턴은 3쿼터에만 9점을 몰아친 고든 헤이워드의 활약을 앞세워 77-74로 근소하게 앞선 채 4쿼터를 맞이했다. 필라델피아는 4쿼터 초반 조엘 엠비드의 연속 3점슛과 3점 플레이로 역전했지만, 헤이워드와 알 호퍼드에게 잇따라 결정적인 득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카이리 어빙이 무릎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보스턴은 헤이워드가 26득점, 호퍼드가 23득점으로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웠다. 엠비드는 23득점 14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는 애틀랜타를 상대로 28득점 11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모처럼 트리플더블을 작성했지만 팀은 113-117로 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2019년, 김남주를 다시 기억할 때/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9년, 김남주를 다시 기억할 때/박록삼 논설위원

    1994년 유독 이름 짜한 이들이 많이 떠났다. 1월 문익환 목사가 황망히 떠나더니 다음달 시인 김남주가 떠났다. 그해 봄과 여름엔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리드 보컬 커트 코베인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잇따라 갔다. 긍정·부정 평가를 떠나 각자 자리에서 한 시대의 굵은 획을 그은 거목들의 절명이었다. 상실의 시대였다. 한국사회 변혁을 꿈꾼 청년들에게 김남주(1946~1994)의 빈자리는 유독 컸다. 1980년대 청춘들은 그가 번역한 ‘네루다’를 읽으며 사랑을 배웠고, 그의 시에 담긴 혁명의 서슬 퍼런 결기를 따라하려 몸부림쳤다. 문청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였다. 1980~1990년대 그를 읽지 않고선 펄펄 끓던 스물 남짓의 삶을 건널 수 없었다. 학교와 공장의 정문 앞, 그리고 거리 곳곳의 불심검문을 피해 은밀히 김남주를 읽는 건 학살과 저항의 시대를 사는 청춘의 의무였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다. 하지만 김남주는 거추장스러운 수사가 필요 없는 혁명가이자 시인 그 자체였다. 1972년 유신시대와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두 차례에 걸쳐 10년 넘도록 감옥을 집으로 삼았다. 그리고 감옥 안에서 치열하게 시를 썼다. 그가 남긴 시 500여편 중 400여편은 감옥에서 쓴 것들이다. 시집 ‘진혼가’(1984), ‘나의 칼 나의 피’(1987), ‘조국은 하나다’(1988) 등은 그렇게 빛을 봤고,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청년들의 가슴을 두방망이질치게 했다. 아니다. 더 솔직히 말해야 한다. 김남주를 제대로 읽기에는, 김남주의 삶을 따라하기에는 몹시 버거웠다. 두려웠다. 많은 청춘들이 홍역을 겪듯 통과의례처럼 김남주를 거쳤고, 자신의 삶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 김남주 바깥으로 멀리 벗어나려 애썼다. 시인이 감옥에서 나왔을 때 현실 사회주의 국가는 붕괴했고, 혁명의 좌표는 사라졌다. 시의 시대는 끝났으며, 민중문학은 유행에 뒤처진 것으로 취급받았다. 그가 떠난 이후 한국 사회 전체가 그로부터 도망쳐 간 이유이기도 했다. 멀리 달음박질친 우리는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최근 정치인들 한 무리는 ‘전두환은 구국의 영웅’, ‘5·18 폭동’ 등 망언을 내뱉으며 ‘학살의 시대’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고, 그 당의 대표라는 자 또한 “(5·18 망언과 관련) 역사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면서 그들을 사실상 두둔하고 동조했다. 군사독재 정권의 후예임을 남들이 몰라줄까 걱정스러웠나. 과감한 커밍아웃이다. 뿐만 아니다. 남북 정상이 만나 포옹하는 시대에 제 역할을 잃은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두 눈 부릅뜨고 있다. 그가 남겨 놓고 떠난 문학판은 또 어떤가. ‘문학의 위기’라는 명제가 무색하게 4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문학상이 범람하는 세상 속이지만 ‘김남주문학상’은 없다. 민중문학의 최정점에 있던 김남주는 가난한 몇몇 시인의 기억 속에만 머물며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고, 다양성을 표방하는 새로운 문학 사조에 떠밀려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에두름 없는 그의 시어들이 너무 거칠고, 너무 전투적이라는 상투적 비판과 함께였다. 출소 뒤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대해 “오늘의 현실이 어제와 다르다고 어제의 역사적인 실천과 문학적 대응을 오늘의 잣대로 재는 것은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어떤 저의마저 감지케 한다”고 직접 항변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다음달 그의 모교 전남대에 김남주기념홀이 만들어진다. 그의 선후배 작가들과 그와 함께 혁명을 꿈꿨던 선후배들이 십시일반해서 4억원 가까운 돈을 만들었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허전하다. 김남주의 생애와 문학은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 더욱 주목해야 할 가치를 담고 있는 사회적 자산이다. 2019년 김남주를 호명하는 일을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김남주문학상’ 같은 것 하나 만들어서 민중시인 송경동에게 주거나, 거스를 수 없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낸, 혹은 만들어 낼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는 것도 통일을 염원했던 김남주의 뜻과 맞을지 모르겠다. 김남주에게 부채를 진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의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김남주기념사업회 김경윤 회장은 “문학상은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오랜 바람이지만 현실적인 문제 탓에 아직까지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가을 끝낸 들에서/ 사랑만이/ 인간의 사랑만이/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시 ‘사랑은’ 중) 2월 13일은 ‘사랑의 시인’ 김남주가 췌장암으로 떠난 지 25년 되는 날이다. 2019년 다시 그의 시를, 그의 삶을 기억할 때다.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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