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외면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전쟁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창당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육지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쇄신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473
  • 코로나에 녹초된 지역아동센터…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코로나에 녹초된 지역아동센터…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돌봄취약 아동 지역아동센터 이용 시간 2배… 국고 지원은 그대로아이들 밥 굶을지 몰라 정부 지침대로 휴원·정원 감축은 어려워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 가정 등 돌봄 대책 없어 지역아동센터로코로나 대유행으로 문을 닫은 학교 대신 지역 내 돌봄취약 아동들에 대한 교육·보호·급식·정서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이 녹초가 되고 있다. 아동센터의 사회복지사들은 “돌봄 책임은 코로나 이전보다 두 배로 는 반면 예산·인력은 제한적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봄 이중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취약계층 아동들의 지역아동센터 이용 시간은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국고 지원 운영금은 달라진 코로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종전과 동일하다. 코로나가 있기 전 아이들은 방과 후 오후 2시~7시 시간대에 시설을 이용했다. 하지만 학교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초등학생들은 아침 10시부터 등원해 점심·저녁 급식을 받고 오후 7시 귀가하고 있다. 운영금이 증액되지 않은 건, 지급 기준이 시설 운영 시간과 관계없이 아동 인원수에 따라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인 A(54)씨는 “아이들이 더 오래 머무는 만큼 전기세, 가스비, 통신비가 곱절로 나간다”면서 “돌봄 비용 산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한파에 가스비가 역대 최대로 나왔지만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방역 지침도 지역아동센터의 부담을 가중한다. 방역당국은 아동센터에 휴원이나 정원의 30%만 받을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센터가 아니면 밥을 굶을지 모르는 저소득층이나 맞벌이·한부모 가정 아동들을 외면할 수 없다. 권고를 그대로 따를 수 없는 현실이다. 정모(50) 복지사는 “가정 돌봄을 해달라고 집마다 전화를 돌려도 아이를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센터마다 다르지만 정원이 넘쳐 취약계층 아동들이 대기 명단에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2가지로 분류된다. 지역아동센터는 개인이나 민간 설립 ‘공부방’에서 출발해 2004년 법제화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4138곳이 운영 중이다. 지자체가 설립하는 방과후 아동돌봄 시설인 다함께돌봄센터는 2019년 1월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전국 236곳이 개소해 아직 초기 단계다. 지역아동센터 정원은 시설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아동 구성은 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 가정 등 돌봄취약아동 80%, 일반아동 20% 비율로 배분된다. 지역아동센터서울시지원단에 따르면, 센터별로 대기나 정원 미달 등 사정은 천차 만별이다. 때문에 전체 현황을 집계하는 기관 역시 별도로 없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쉽지 않다. 취약계층 아동의 부모가 돌연 퇴소를 통보해도 아동센터가 취할 조치가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결석을 반복하다 퇴소한 최모(11)양은 한부모 가정이다. 일용직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살고 있지만 센터를 떠나면서 돌봄을 지원할 방법이 없다. 사회복지사들이 최양의 학습과 끼니를 걱정하며 퇴소를 말렸지만 아이와 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 최양이 돌봄 사각지대에 머물러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아울러,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이나 불우한 가정 환경의 아이들이 다닌다는 사회적 낙인과 돌봄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도 고질적인 병폐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라는 유례없는 비상 시국에 정부가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지역아동센터의 현실에 맞는 추가 예산과 인력 제공, 문제 상황에 대한 전문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사와 연관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는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불붙는 영국-중국 ‘방송 전쟁’

    불붙는 영국-중국 ‘방송 전쟁’

    영국과 중국간 ‘방송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이 갈등은 BBC가 최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수용소에서 고문과 조직적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증언을 보도한 뒤 격화됐다.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였고, 국제 인권단체들과 미 상원의원들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선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발병 기원에 대한 보도도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 발표를 통해 “BBC는 중국의 보도 관련 규정을 위반했고, 언론사가 지켜야 할 진실과 공정에 대한 요구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BBC의 중국 관련 보도는 세기의 거짓말을 만들어 냈고, 중국 국가 이익과 중국 민족의 단결을 훼손했으며, 중국 인민의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이미 서방 언론이 뉴스를 조작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다른 국가를 욕되게 하는 구실이자 방패가 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은 언론에 대해 필요한 감독 관리를 하고 있으며 광전총국의 BBC에 대한 제재는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제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BBC도 성명을 내고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의 이야기를 전 세계 어디에서나 그렇듯 진실하고 공정하게 보도했다”면서 “부정확하고 이념적 편견에 기반한 비난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맞받았다. 본토에 이어 홍콩에서까지 방송이 금지되자, 논란은 홍콩의 언론자유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훼손으로까지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홍콩 공영 방송이 중국 당국의 금지 결정을 따라 영국 BBC의 프로그램 플러그를 뽑아버린 것은 도시에 경종을 울렸다”며 “분석가들은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침례대 언론학과의 브루스 루이 교수는 “과거에는 베이징이 특정 개인이나 언론 조직을 겨냥해도 홍콩에는 그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다”며 “이번 사건은 언론과 관련해 ‘일국’만이 있을 뿐이지 더는 ‘양제’가 존재할 공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대선주자급 나·오는 이겨도 본전… 지면 큰 정치적 타격”

    “대선주자급 나·오는 이겨도 본전… 지면 큰 정치적 타격”

    나·오 꺾는 돌풍 일으키면 그 자체가 혁신과거 대 미래의 싸움… ‘게임체인저’ 될 것이번 선거 승리 키는 ‘중원’ 장악에 있어후보 중 유일한 97세대… 청년층과 소통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오신환 전 의원은 10일 “대선주자급인 나경원·오세훈 두 후보는 보궐선거에서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큰 정치적 타격을 입는 만큼 큰 무대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들은 ‘단순히 체급을 낮췄으니 경쟁력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오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신환이 경선을 통해 대선주자급인 두 후보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면 그 자체가 혁신이라 생각해 시민들도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있구나 체감하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 전 의원은 출마 선언 때부터 ‘게임체인저’를 자처해 왔다. 이에 대해 그는 “나경원·오세훈·안철수로 대표되는 과거 대 과거 싸움 프레임에서 벗어나 과거 대 미래의 싸움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라면서 “박원순 전 시장 10년간 멈춘 서울시 성장을 힘차게 앞으로 돌려 내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당내 ‘나·오 양강 체제’가 견고하다. 그럼에도 그는 오는 16일 토론회에서 ‘변화’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오 전 의원은 “서울시의원, 국회의원 등 탄탄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시정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서 “토론을 통해 비전과 철학을 충분히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키가 ‘중원 장악’에 있다고도 했다. 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강경보수 노선은 실패가 판명 난 셈”이라면서 “단순히 문재인 정권 실정에 기댄 반사이익만으로 승리하기는 어렵다. 국민의힘이 보다 신뢰를 줄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려면 더 용감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후보 중 유일한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인 점을 강조하며 청년층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정책자문단을 꾸리고 여기서 나온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와 ‘청년소득 플러스’ 등의 공약도 걸었다. 그는 “청년에게 외면받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 청년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구체화한 공약”이라면서 “‘그 나물에 그 밥’식 피로도가 높은 과거 리더십 대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서울시’도 만들겠다고 했다. 오 전 의원은 “관행처럼 정치권 자리를 나눠 주던 정무부시장 제도를 폐지하고 미래전략부시장을 신설해 미래 도시로서 서울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게임체인저’ 자처한 오신환 “안·나·오 과거 프레임 벗고 과거 대 미래 싸움 만들겠다”

    ‘게임체인저’ 자처한 오신환 “안·나·오 과거 프레임 벗고 과거 대 미래 싸움 만들겠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인터뷰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오신환 전 의원은 10일 “대선주자급인 나경원·오세훈 두 후보는 보궐선거에서 이겨도 본전이고, 지게 되면 큰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보다 큰 무대로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은 ‘단순히 체급을 낮췄으니 경쟁력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만큼 호락호락하시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오 전 의원은 이날 영등포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오신환이 경선 과정 통해 대선주자급인 두 후보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면 그 자체가 혁신이라 생각해 시민들도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있구나 체감하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 전 의원은 출마 선언 때부터 ‘게임체인저’를 자처해왔다. 이 의미에 대해 그는 “’나경원-오세훈-안철수’로 대표되는 과거 대 과거 싸움 프레임에서 벗어나 과거 대 미래의 싸움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라면서 “박원순 전 시장 10년간 멈춘 서울시 성장을 힘차게 앞으로 돌려 내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당내 ‘나경원-오세훈’ 양강 체제가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오 전 의원은 오는 15일 있을 토론회에서 ‘변화’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오 전 의원은 “서울시의원, 국회의원 등 탄탄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시정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서 “토론을 통해 비전과 철학을 충분히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키가 ‘중원 장악’에 있다고도 했다. 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강경보수 노선은 실패했음이 판명난 셈”이라면서 “단순히 문재인 정권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만으로 승리하기는 어렵다. 국민의힘이 보다 신뢰를 줄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내려면 더 용감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오 전 의원은 후보 중 유일한 97세대인 점을 강조하고 청년층에 집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년정책자문단’을 꾸려 소통하고, 이를 반영해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와 ‘청년소득 플러스’ 등 공약도 내걸었다. 환매조건부 반반아파트는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해 가격부담을 줄이겠다는 공약으로 오 전 의원은 정부와 서울시가 보유하는 유휴부지에 공공임대 대신 반반아파트 3만호를 짓겠다고 했다. 청년소득 플러스는 소득이 없거나 월 소득이 1인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서울시 거주 청년들에 월 최대 54만 5000원을 기초생계비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는 “청년에게 외면 받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진정성있게 소통하고 구체화한 공약”이라면서 “‘그 나물의 그 밥’ 식 피로도가 높은 과거 리더십 대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서울시’도 만들겠다고 했다. 서울시의원, 국회의원 등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정을 찬찬히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오 전 의원은 “관행처럼 정치권 자리를 나눠주던 정무부시장 제도를 폐지하고 미래전략부시장을 신설해 미래 도시로서 서울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윤석열, 최재형, 홍남기까지…계속되는 당·정 갈등

    윤석열, 최재형, 홍남기까지…계속되는 당·정 갈등

     더불어민주당, 홍남기 부총리에 사퇴 거론하며 압박  윤석열 검찰총장·최재형 감사원장과도 연이어 갈등  여당에서도 “지도부 정치력 발휘해야” 경계론 제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충돌하고 있다. 선별과 보편 지급을 두고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터라 갈등이 순순히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에 이어 홍 부총리까지 연이어 당과 갈등을 빚으면서 여당 내에서도 “정부 요직의 인사를 연이어 압박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는 경계론이 퍼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최근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과 방식, 손실보상 법제화 등 코로나19 국면에서 건건이 민주당과 부딪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 관련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돕고,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펴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보편과 선별 두가지 방식을 모두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여당은 홍 부총리를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다음날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홍 부총리의 사퇴론을 언급하며 경고장을 날렸다. 설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며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사퇴를 주장했다. 홍 부총리와 여당이 이견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홍 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전 국민이 아닌 하위 70% 지급안을 주장했지만 결국 여당의 뜻대로 전 국민 지급으로 결정됐다.  홍 부총리에게 사퇴를 언급하며 압박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과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시작은 윤 총장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등판한 뒤 윤 총장을 향한 여당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추윤갈등’이 극에 달하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법원에서 두차례 무산되자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지기도 했다.  ‘추윤갈등’의 반사 이익으로 윤 총장은 야권 대선 주자 1위로 떠올랐다. 추 장관의 퇴임 이후 윤 총장의 지지율이 많이 빠졌지만, 여전히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추미애와 윤석열, 민주당과 윤석열의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이 민주당에 반감을 가졌고 그게 윤석열의 지지로 옮겨간 게 사실”이라며 “검찰개혁을 한다는 명분으로 윤석열 때리기에 몰두했지만 딱히 성과를 얻은 게 없다”고 말했다. 여당의 윤석열 때리기는 추 장관 퇴임 이후 가라앉았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찰 인사에서 검찰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월성 원전 감사로 인한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자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금 최재형 원장이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도 말했다.  여당이 계속해서 윤 총장과 최 원장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총장과 최 원장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해 “한 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최 원장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여당의 윤 총장과 최 원장에 대한 공격은 사그라들었지만 홍 부총리와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9일 홍 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당정청 실무 협의를 가진 자리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했지만 선별과 보편 지급에 대해서는 정리하지 못했다. 설 연휴 이후 다시 4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시작하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정은 한 목소리로, 함께 정책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거대 여당이 고위 공직자를 연달아 압박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국민들이 좋게 생각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라며 “지도부가 발표하기 전에 정부와 협의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렇게 자라면 어때서” “이렇게 키우면 어때서”… 어른 편견 꼬집는 ‘아이’

    “이렇게 자라면 어때서” “이렇게 키우면 어때서”… 어른 편견 꼬집는 ‘아이’

    너무 일찍 어른이 된 보호종료아동베이비시터로 싱글맘 도우며 연대고달픈 삶에 맞서 ‘진짜 어른’으로많은 서사에서 출산과 육아, 그 과정을 통해 인간으로서 성장을 이야기한다. 당사자는 부모이거나 아이다. 영화 ‘아이’는 그 중간에 선 사람의 삶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는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는 육아가 두려운 ‘철부지 엄마’와 부모 없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애어른’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분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보호종료 아동 출신인 유아학 전공 대학생 아영(김향기 분)은 ‘싱글맘’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영채에겐 생후 6개월 된 남자 아기 혁이가 살아가는 이유다. 영채는 혁이를 자신의 아이같이 돌보는 아영에게 점차 마음의 문을 열지만, 어느 날 혁이에게 사고가 일어나자 자신의 책임을 아영에게 돌려 죄책감을 지우려 애쓴다.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하는 영채는 자신이 좋은 부모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 혁이를 입양 보낸다. 부모 없이 자라며 힘들었던 아영에게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가치관을 지닌 두 인물은 서로 연민하고, 갈등하고, 각자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성장한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시선을 통해 사회가 외면해 온 돌봄의 사각지대를 들춰낸다. 아영이 대학에서 아동학을 배우지만, 실제 어린이집 보육 실습에 들어가자 집에 가기 싫은 아이를 달래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과 괴리가 있다. 보호종료 아동이 사망하면 무연고자 신분으로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화장해야 한다는 사실은 몰랐던 이들에겐 충격이다. 그렇다고 영화는 불우하고 암울한 현실에 집중하거나 신파로 끝나진 않는다. 김현탁 감독은 “저런 사람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저런 아이가 제대로 클 수 있을까 하는 선입견에 대해 반문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가 주는 묵직한 울림은 고달픈 삶을 헤쳐 나가는 등장인물들의 강한 생활력과 연대에서 나온다. 유흥업소가 유일한 생계수단인 영채나 보육원을 나와 악착같이 살아가는 아영은 방식이 다를 뿐 홀로 자립해 보겠다는 인물이다. 처음엔 악덕 업주인 줄로만 알았던 유흥업소 사장 미자(염혜란 분)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연대감을 완성한다. 영화 속 아영이 영채에게 건네는 “내가 도와줄게요”라는 대사는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가 돼 다가온다. 영화는 큰 웃음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다 시끌벅적하게 끝난다. 화려하진 않지만 ‘희망’이 담겨 있어 훈훈하다. 다만 여성과 육아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에겐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진짜 어른이 되기까지의 시행착오에 공감하는 이 세상 모든 어른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다. 상영시간 112분. 15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600㎞ 떨어져 있지만… “We want democracy”

    3600㎞ 떨어져 있지만… “We want democracy”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9일 서울 성동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영어로 된 구호가 터져 나왔다. 대학생, 직장인들로 구성된 20여명의 미얀마인은 미얀마 무관들이 근무하는 건물 앞에서 “군사정부를 반대한다”며 “즉각 민간 정부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미얀마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선언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자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로부터 약 3600㎞ 떨어진 한국 서울에 거주 중인 미얀마인들도 지난 6일부터 나흘 연속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시위 현장에서 만난 미얀마인의 절반은 20대 대학생들이었다. 숭실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술라뻬이아웅(25)은 한국의 군사정권 붕괴에 대학생들이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젊은 세대가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부가 들어서면 해외 기업의 투자도 줄일 것이다. 이는 젊은층의 미래와도 직결되기에 시위에 참여했다”며 “같은 경험을 가진 한국인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한국인들도 적극적인 지지에 나섰다. 국내에서 가장 큰 미얀마 커뮤니티 ‘미야비즈’를 운영하는 정범래(55)씨는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며 국내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불을 댕겼다.“대한민국 민주시민들이 미얀마의 아픔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정씨의 호소 이후 한국인 회원들도 자발적으로 시위용 피켓을 만들고, 현장에서 시위 참여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등 힘을 보탰다. 정씨는 “우리도 두 번의 쿠데타를 겪으며 군부 통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같은 경험을 했던 우리가 아니면 누가 그들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진연 경기도의원, 청소년부모 가정 지원을 위한 관계자 정담회 실시

    이진연 경기도의원, 청소년부모 가정 지원을 위한 관계자 정담회 실시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이진연(더불어민주당·부천7)의원은 9일 도의회 제1정담회의실에서 청소년부모 가정의 건강한 가정생활 영위와 청소년 가족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종합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담회에는 경기도의회 이진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청소년부모 가정 지원 조례’에 따른 종합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도 가족다문화과·여성정책과·평생교육과·청소년과·주택정책과·건강증진과 등 총 6개의 집행부서와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의회 여성가족전문위원실 등이 참석했다. 이진연 의원은 “청소년부모의 경우 원가정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아동수당, 주거, 어린이집 지원 등 모든 지원 정책에서 배제되고 있었다”며 “태어난 아이를 키우겠다는 책임감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을 외면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지난해 12월 경기도의 조례를 제정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청소년부모를 정의할 때는 ‘청소년’이 왜 아이를 키우느냐는 부정적인 의견들에 하루하루 답답해하며 두꺼운 장벽을 무너뜨리는 느낌이었으나,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이들을 위한 정책에 손을 들어주는 모습에 본 의원은 다시 한 번 희망을 품어보고자 한다”며 “또한 경기도가 청소년정책을 마련함에 따라 국회와 타시도 역시 청소년부모를 지원하기 위한 댜앙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본 정책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부모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생애 주기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가족을 이끄는 구성원’으로의 역할까지 다각도의 접근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에 경기도의 각 부서가 모두 함께 정책을 공유하고, 도가 시ㆍ군의 허브 역할로 자리잡고 청소년부모 가정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철저하게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비하 발언 철회했으면 됐지”…정신 못차리는 日집권당 수뇌부

    “여성비하 발언 철회했으면 됐지”…정신 못차리는 日집권당 수뇌부

    지난 3일 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일본 국내외에서 연일 “회장직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수백명의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간사장이 당사자를 옹호하는 언동을 해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정치권력의 정점으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 옹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니카이 도시히로(82) 간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발언의) 철회를 이미 한 것이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라며 그냥 덮어두고 가면 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리 회장의 거취에 관해서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 잘 해주기를 진심으로 염원하고 있다”며 사임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순간적으로 협력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하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정 그만두고 싶다면 또 다른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수밖에 없다”며 여론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보였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이 같은 날 국회에서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여당 내부에서의 분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특히 자민당은 “모리 회장의 발언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퇴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가뜩인 스가 정권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현실 인식을 못하고 민의를 외면한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일련의 행태에 실망해 약 390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위 측에 대회 참가 포기를 통보하는 등 대회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2명도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물러났다. 조직위에는 항의성 전화와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8일 조직위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한 올림픽 스폰서 기업으로부터도 “올림픽 이념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유감”이라는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와 관련, “여성이 많은 이사회 회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그는 “여성들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어 말을 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동시를 읽는 겨울

    [안도현의 꽃차례] 동시를 읽는 겨울

    윤동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권태응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윤동주는 1917년 중국 용정에서 태어났고 권태응은 1918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윤동주는 해방이 되기 전에 옥사했고, 권태응은 한국전쟁 중에 폐결핵으로 숨을 거뒀다. 윤동주는 1943년 사상범으로 일경에 체포됐고, 권태응 역시 사상범으로 1939년 유학 중에 체포됐다. 삶의 이력이 유사하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둘 다 빼어난 동시를 쓰는 시인들이었다는 것.나는 윤동주의 ‘서시’나 ‘별 헤는 밤’보다 그가 쓴 40여편의 동시를 더 좋아한다. “넣을 것 없어/걱정이던/호주머니는//겨울만 되면/주먹 두 개 갑북갑북”(‘호주머니’ 전문) 겨울에는 이 동시를 혼자 되뇌어 본다. 채워지지 않은 빈 호주머니는 힘든 시절을 통과하는 가난한 아이의 표상이다. 다행히 겨울에는 거기에 주먹 두 개가 들어간다. 그 모양을 윤동주는 ‘갑북갑북’이라고 썼다. ‘갑북’은 ‘가뜩’의 방언이다. 이 말을 반복하면 마치 눈앞에서 주먹이 움직이는 형상이 그려진다. 비록 현실은 궁핍하지만 주먹 두 개를 주머니에 가득 채운 아이는 현실을 비관하지 않는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의 ‘감자꽃’이다. 공부와 놀이가 분리되지 않은 세계에 살던 아이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안다. 새삼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당연한 이치를 이렇게 간명하게 표현한 동시를 나는 만나 보지 못했다. 우리는 그동안 아이들의 눈을 가림으로써 어른들의 거짓과 음흉함을 숨기고, 나아가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가 마치 동심의 고향인 것처럼 왜곡을 일삼았다. 그 결과 우리는 동심으로부터 멀리 떠나왔다.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들어/집으로 온다.” 윤동주의 ‘해바라기 얼굴’은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누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권태응도 마찬가지였다. ‘누구 발자국’이라는 동시는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눈 덮인 동네 앞길에 찍힌 발자국을 보고 “실공장에 다니는 이웃집 누나/아마도 새벽길을 갔나 보다.”라고 노래한다. 1930년대 일제는 ‘조선공업화정책’을 펼치게 되고 전국에 방직공장과 실을 뽑는 제사공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 어떤 시인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이웃집 누나를 아이의 눈을 통해 읽어 낸 것이다. 윤동주와 권태응은 동심을 가족의 한정된 테두리에 가두지 않았다. 윤동주는 ‘오줌싸개 지도’에서 “돈 벌러 간 아빠 계신/만주 땅”까지 동심의 지형을 확대한다. 이웃에 대한 관심은 권태응의 동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밥 얻으러 온 사람/가엾은 사람/다 같이 우리 동포/조선사람//등에 업힌 그 아기/몹시 춥겠네//뜨신 국에 밥 한술/먹고 가시오”(‘밥 얻으러 온 사람’ 전문) 요즘처럼 살벌한 세상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마음이다. 우리는 아파트 문을 꼭꼭 닫아걸고 산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권태응을 일찍이 세상에 호출한 이가 도종환 시인이다. 시인은 1997년부터 충주에서 권태응문학제를 열었고, 미국에 사는 선생의 아들을 찾아가 공개되지 않은 육필 원고를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2018년에 ‘권태응 전집’(창비)을 간행하기에 이르렀다. 충주시가 권태응문학상을 제정해 해마다 수상자를 격려하고 있는 점도 보기 좋다. 우리는 그동안 동시를 읽는 일에 인색했다.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는 어른들이 늘어난다면 훼손된 동심이 조금이라도 회복되지 않을까? “살구를 먹고는/살구씨 묻고//복숭아를 먹고는/복숭아씨 묻고//울 안에 울 밖에/토다닥 묻고//날마다 싹 났나/ 찾아가 보고”(‘살구씨’ 전문) 살구씨와 복숭아씨는 유난히 단단해서 발아시키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오랜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단단한 씨앗에서 싹이 나온다는 상상조차 하지 않는 우리에게 이 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회초리가 된다. 철없는 아이가 철든 어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조류인플루엔자 닭에게도 백신을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조류인플루엔자 닭에게도 백신을

    다시 ‘닭’이다. 2017년 6월 필자는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보내는 글을 썼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3807만 마리에 달하는 닭이 ‘살처분’당한 것을 보며 쓴 글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닭이 살처분당했지만, 그해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그에 버금가는 2549만 8000마리(5일 기준)의 닭이 이미 살처분을 당했다. 살처분 기준을 AI 발생 지점 반경 500미터에서 3킬로로 바꾼 2018년의 법령 때문인 것 같은데, 살처분당하는 닭의 수치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 같다. ‘살처분’이라는 단어는 사실 생명을 가진 ‘가축’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세상에, 누가 자신이 기르는 가축을 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예방적’ 차원에서 미리 죽이고 싶겠는가.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행위는 닭을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하나의 ‘물체’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중심에는 공장식 축산이 있다. 그곳에서 닭은 생명을 가진 가축이 아니라 고기가 되는 물체에 불과하다. 평균 수명이 30년인 ‘닭’은 그곳에 없다. 30일 만에 먹을 만한 ‘치킨’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첨가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여야 한다. ‘산란계’라는 이름을 가진 닭들은 빛에 민감하다는 닭의 특징과 상관없이 환하게 밝혀진 조명 아래 하루에 몇 번씩 알을 낳아야 한다. 그 안에서 닭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는 모른다. 또한 뉴스에서 듣고 넘기는 살처분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인지 우리는 또한 모른다. 아니,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치킨’을 맛있게 먹지만,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AI가 발생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살아 있는 닭들이 이산화탄소 주입으로 죽어 가는지, 플라스틱 성분의 마대 자루에 죽은 닭들을 넣어 묻어 버린 땅이 그 후에 어떻게 되는지, 살처분에 참여했던 공무원이나 노동자들이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겪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것은 소위 ‘비가시성’(非可視性)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아니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저 너머의 세계를 이제는 제대로 봐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닭은 신화 속에서도 사람을 저 너머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존재였다. 중국의 윈난성과 구이저우성에 거주하는 먀오(苗)족은 사람이 죽으면 사제를 모셔다가 ‘지로경’이라는 경전을 낭송했다. 망자의 영혼이 머나먼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가는 길을 일러 주는 것인데, 영혼이 먼 길을 떠날 때 손에 수탉 한 마리를 받쳐 들고 간다. 영혼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동물은 민족마다 달라서 유목의 전통을 가진 민족의 경우에는 말이나 양이, 수렵 민족의 경우에는 개가 등장한다. 중국 서남부의 고원 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갔던 민족에게는 닭 한 마리가 그토록 소중했기에 영혼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먼동이 틀 때 힘차게 우는 닭은 환한 빛의 상징이다. 그러니 조상들의 땅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을 밝혀 주는 동물로 닭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닭이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살처분’이라는 무심한 단어와 함께 수천만 마리가 죽어 가고 있다. 화성 산안마을에서 살처분을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이제는 살처분보다는 백신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8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살처분이라는 방식을 과학과 기술이 이토록 발전한 지금도 여전히 유지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백신을 맞은 닭고기를 사람이 꺼리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고, 살처분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성장 과정에서 닭들은 이미 다양한 백신을 맞고 있다. 비용 면에서도 살처분은 마리당 1만원, 백신은 200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치킨’과 ‘닭’ 그 사이에 존재한다.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방역’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 이경훈, 나흘 내내 선두 경쟁… 1타차 아쉬운 준우승

    이경훈, 나흘 내내 선두 경쟁… 1타차 아쉬운 준우승

    이경훈(30)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올해 첫 갤러리의 함성에 화답했다. 이경훈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끝난 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준우승했다. 2018~19시즌 투어 데뷔 이후 세 번째 시즌 만에 자신의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낸 이경훈은 64만 9700달러(약 7억 2727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외에도 세계랭킹이 지난주 263위에서 142위로 도약했고 페덱스컵 랭킹도 종전 137위에서 48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경훈의 최고 성적은 2019년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올린 공동 3위였다. 이 대회는 2인 1조로 펼치는 단체전이라 개인 성적으로는 2019년 11월 RSM클래식 공동 5위가 가장 높다. 나흘 내내 선두 그룹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던 그는 “아이언 외에도 모든 게 잘 됐다”면서 “많은 걸 배운 한 주였다.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 5000명의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동 3위로 4라운드에 나선 이경훈은 후반 중반 이후 3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공동 선두까지 뛰어올랐지만 브룩스 켑카(미국)가 17번홀(파4) 이글을 터뜨리고 자신의 마지막 18번홀(파4) 10m 남짓한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는 바람에 입술을 깨물었다.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1년 6개월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던 전 세계랭킹 1위 켑카는 이경훈을 한 타차로 제치고 PGA투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미리 경기도의원, 31개 시군의 여성비전센터와 상생하는 재정적 지원 구조 마련 강조

    김미리 경기도의원, 31개 시군의 여성비전센터와 상생하는 재정적 지원 구조 마련 강조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미리(더불어민주당·남양주1) 의원은 지난 5일 경기도의회 남양주상담소에서 ‘경기도여성비전센터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여성비전센터 관계 공무원 등과 함께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담회는 김미리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경기도여성비전센터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집행부서인 여성비전센터에는 조문 중 도내 시군의 여성비전센터 및 여성회관의 설치·운영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대한 지원 근거 조항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에 김미리 의원은 “여성비전센터 및 여성회관 등 여성기관들은 여성의 권익향상과 복지증진이라는 명백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학습관, 문화센터 등과 비슷한 운영 형태에 머물러 외면받고 있다”며 “각 시군이 운영 중인 여성기관들의 목적성을 되찾고 목적에 맞는 고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도에서 행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또 “본 의원은 지난 행정사무감사 및 예산결산심의 과정에서 경기도여성비전센터의 설립 목적과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질의를 이어나갔다”며 “여성으로서, 도민으로서 우리 여성기관들이 자리잡지 못함을 실감하면서 애정의 마음으로 질의했고 경기도의 여성기관들이 다시 한 번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약 6개월간 본 조례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조례 개정과 함께 시군의 여성거버넌스 구축과 ‘여성을 위한’ 전면적인 사업 개편을 통해 새로운 여성기관으로서의 목적성을 마련하고, 여성기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내세우고자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경기도만 성장하는 것이 아닌 각 시군들과도 함께 걸어나가고자 하는 본 조례안의 개정 취지를 집행부서에도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여성비전센터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은 김미리 의원 대표발의로 상정됐으며, 제350회 임시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 총리 “아스트라제네카 차질 생기면 다른 백신 맞으면 돼”

    정 총리 “아스트라제네카 차질 생기면 다른 백신 맞으면 돼”

    정세균 국무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고령층 접종) 제한이 있게 되면, 다른 백신을 접종하면 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게 접종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충분하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확인이 안 됐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든 정보를 입수해 결정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르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11월까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의 백신 접종 목표와 관련해선 “9월 말 정도면 70% 국민에 백신 접종을 끝내고 약 2개월 후인 11월쯤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며 “목표를 향해 무리 없이 잘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접종 시기가 늦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묻지마식 백신 접종을 하는 (다른 국가) 경우와 다르다”라며 “우리는 방역을 통해 초기에 환자를 찾아내고 그것을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정책을 취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경기 여주시에서 처음 도입한 코로나19 ‘신속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다른 시·도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에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제안했다”고 답했다. 신속 PCR 검사는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와 결과가 빨리 나오는 항원검사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정 총리는 또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와 관련해 “추가적인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금융기관에서 동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서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박영선 “돈 준다고 결혼·출산 생각 안 해”... 나경원 “‘달나라 시장’ 되려 하나”

    박영선 “돈 준다고 결혼·출산 생각 안 해”... 나경원 “‘달나라 시장’ 되려 하나”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서울에서 결혼, 출산 시 1억 1700만원 보조금 혜택’ 공약을 내세운 가운데, 이에 대해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가 나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8일 박 후보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결혼, 출산 문제는 ‘행복’이라는 기본 가치가 들어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시에서 돈을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나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결혼이나 출산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인데, 그 도시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이유 없이 국가가 돈을 마구 퍼주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나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영선 후보님은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나”라며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 레토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들이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나”라며 “시민의 좌절감과 박탈감을 외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다. 시민을 더 외롭고 힘들게 만드는 무책임한 정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나 후보는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당내 경쟁후보인 오신환 후보는 이에 대해 “황당한 공약”이라면서 나 후보를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비꼬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커리, 57점 넣고도 돈치치의 댈러스에 패배

    커리, 57점 넣고도 돈치치의 댈러스에 패배

    미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가 3점슛 11개를 포함해 57점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팀은 대추격전 끝에 루카 돈치치가 버틴 댈러스 매버릭스에 무릎 꿇었다. 돈치치는 42점 11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했다. 댈러스는 7일 텍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열린 2020~21 NBA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134-132로 이겼다. 댈러스는 지난 5일 116-147 대패를 이틀 만에 설욕하며 뒤늦게 시즌 10승(14패)고지를 밟았다. 서부 콘퍼런스 14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골든스테이트는 12승11패를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골든스테이트는 1쿼터 초반 5분 동안 몸이 덜 풀렸는지 앤드류 위긴스(22점)의 리버스 레이업을 제외하곤 야투가 기가 막히게 림을 외면했다. 그 사이 댈러스는 고르게 득점을 쌓아갔다. 특히 도리안 핀니-스미스(10점)와 돈치치의 3점포가 거푸 터지며 18-2까지 앞서 나갔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가 3점포에 상대 반칙으로 인한 자유투까지 곁들이는 4점짜리 플레이를 펼치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경기는 골든스테이트가 추격하면 댈러스가 달아나는 모양으로 전개됐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의 폭발적인 득점에 힘입어 3쿼터 후반 1점 차로 승부를 뒤집어 시소 게임을 펼쳤다. 커리는 85-86으로 턱밑까지 추격하는 중거리 3점포를 터뜨린 뒤에는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하지만 3쿼터 막판 3점슛을 시도하며 상대 반칙을 이끌어낸 팀 하더웨이 주니어(11점)가 자유투 3개를 차곡차곡 꽂아넣은 데 이어 돈치치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고 다시 하더웨이 주니어의 3점포가 터지며 댈러스가 106-101로 앞서 3쿼터를 마무리 했다. 4쿼터 들어 돈치치가 드와이트 파웰(8점)의 앨리웁 레이업과 조쉬 리차드슨(17점)의 점프슛을 어시스트 한 데 이어 자신이 직접 3점포를 박아 넣으며 댈러스가 10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경기는 막판 다시 쫄깃해졌다. 경기 종료 44.5초 전 돈치치의 3점포에 힘입어 댈러스가 131-124로 달아나자 커리가 다시 힘을 쥐어짰다. 3점포에다가 상대 파울을 이끌어내는 레이업으로 경기 종료 28.6초를 앞두고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6.3초 전 돈치치의 어시스트를 받은 막시 클레버(16점)의 3점포가 림을 가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골든스테이트는 마지막 공격에서 커리의 슛이 림에 맞고 튕기자 데미안 리(2점)가 팁인을 성공시켰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루 달랑 8명…혈세 150억짜리 울릉 ‘안용복기념관’

    하루 달랑 8명…혈세 150억짜리 울릉 ‘안용복기념관’

    영토 수호 의지 등을 위해 혈세 150억원을 들여 울릉도에 세운 ‘안용복기념관’이 방문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됐다. 5일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안용복기념관을 다녀간 방문객은 모두 301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명에 불과한 셈이다. 개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같은 해 코로나19로 울릉도 관광객이 전년보다 54.5% 감소(2019년 38만 6501명→17만 6151명)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턱없이 적은 방문객이다. 안용복기념관은 ‘독도 지킴이’ 안용복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영토 수호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3년 10월 문을 열었다. 울릉군 북면 천부리 2만 7000여㎡ 부지에 국비 등 총 150억원을 들여 건립됐으며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시설로는 독도 전시실을 비롯해 동영상 시청각실, 야외광장, 사당 등을 갖췄다. 안용복 기념관의 방문객 수 저조는 개관 때부터 계속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3만 155명, 2016년 2만 9146명, 2017년 2만 6125명, 2019년 2만 9345명에 불과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했다. 기념관이 일반인과 학생들의 접근이 어려운 외딴 곳에 위치한데다 콘텐츠 부실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런 실정에도 정부와 경북도, 울릉군은 해마다 10억원에 가까운 기념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울릉도 독도박물관과 안용복기념관의 연간 운영비는 17억 8000만원(국비 50%, 경북도비 및 울릉군비 각 25%)에 이른다. 특히 기념관은 지난해 노후 시설 보강 공사 등을 위해 4억 1000만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했다. 이 때문에 예산 낭비 논란에다 기념관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된 지 오래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은 “경북도와 울릉군 등이 정작 기념관 운영 활성화 방안 마련에는 팔장을 끼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용복 장군은 조선시대 부산 동래 수군 출신으로 일본 어민이 울릉도 인근에서 고기잡이하는 것을 보고 1693년과 1696년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막부(무사 정권)로부터 울릉도·독도가 조선 영토임을 확인하는 문서를 받아낸 독도 수호의 대표 인물이다.한편 2017년 10월 안용복기념관 인근인 울릉군 북면 석포마을에 둥지를 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도 방문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연도별 방문객은 개관 첫해 589명, 2018년 8631명, 2019년 1만 5057명, 2020년 7090명에 불과했다.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은 독도 수호를 위해 희생한 대원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자 국가보훈처가 국비 129억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로 건립했다. 연간 운영비는 5억 5700만원 정도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인준 보류

    ‘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인준 보류

    대한체육회가 10년 전 ‘맷값 폭행’ 사건의 장본인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의 인준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체육회는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연 이사회에서 최 당선인의 인준 여부를 논의했으나 찬반 의견이 맞서 결론을 보류했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아이스하키인들의 여론, 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당선인이 자진 사퇴할지, 체육회가 인준을 최종 거부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최 당선인이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높았다. 당시 협회 측은 국내 법무법인 4곳의 자문을 받은 결과 후보 등록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유권 해석을 받았다고 했고, 최 당선인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그러나 체육계 폭력, 인권 문제로 홍역을 치른 체육회가 세간의 비난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최 당선인의 인준을 바라는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선거 절차상 하자가 없는 상황에서 체육회가 ‘국민 정서’를 이유로 인준을 거부하면 법정 공방으로 갈 수도 있다.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인단은 지난 8년간 한국 아이스하키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고 물러난 정몽원 전 회장의 후임으로 재력을 갖춘 최 당선인에게 몰표를 던졌다. 도덕성에 흠결이 있지만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종목을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촉법소년·성착취물·인공지능…논쟁적인 주제들 담은 소설집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 그려충격 반전에 영화 보는 듯 생생지난달 의정부 경전철에서 중학생들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소년범죄를 예방하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존재는 더 큰 충격을 줬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여성·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조장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AI 기술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우리 사회에서 논쟁적 주제인 촉법소년, 성착취, AI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 아홉 명에게서 소설로 태어났다. ‘낯익은 괴물들’은 이들 문제가 일상에서 촉발하는 이야기를 다채로운 서사로 펼친다.‘시골악귀’(김종광 작가)와 ‘테임’(김이설 작가)은 촉법소년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시골악귀’에선 시골 마을에서 절도와 성폭행을 일삼아 소년원에 들어간 강수의 행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청소년이 더 악귀다. 어른이고 청소년이고 본성이 문제다. 세 살 본성 여든 살까지 간다”(25쪽)는 성폭행 피해자의 독백은 ‘어린 나이가 면죄부가 될 수 있냐’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대변한다. 강수의 악마성에는 가정불화가 한몫했음을, 그를 단죄하는 주체도 결국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암시한다. ‘테임’의 주인공 지훈은 사이코패스 소년 태현과 어울리다 충동 조절에 실패하고 파국을 맞는다. 정신을 차린 지훈이 문득 떠올린 생각은 ‘열네 번째 생일이 일주일 뒤였다’(70쪽)는 것이다. 어리지만 악하게 변모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지 물으면서 우리 아들딸들도 언제든 환경에 따라 괴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천국의 낮’(주원규 작가)은 마치 n번방 사건을 밀착 취재한 듯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성착취의 참혹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그려 낸다. 여고생 ‘미’는 악마와도 같은 ‘구’에게 성착취를 당하지만, 결국 유일한 혈육인 아빠에게도 외면받아 혼자 남겨진다. 끔찍하고 암울한 성착취의 공범은 이를 은밀히 즐겨 온 대중과 주변의 무관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AI와 함께할 우리 미래가 과연 진보인가 퇴보인가. ‘헤어지는 중’(김희진 작가)은 결혼 생활에 활력을 주려고 구매한 AI 애견로봇 ‘로이’를 두고 드러난 관계와 감정의 변화, 갈등을 이야기한다. 소설들은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반전의 등장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다. 단편소설 특유의 여운과 서사적 재미도 갖췄다. 모종의 두려움을 주는 ‘괴물’을 통해 공통적으로 현대 문명사회가 가져온 소외와 박탈감,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열다섯 살이 지난 뒤에도’(서유미 작가) 말미의 ‘매번 새롭게 고통스럽다는 게 삶의 숨겨진 비밀이겠지’(104쪽)라는 대목은 이 같은 실존이 가져온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도 치유하기 힘들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고통스럽게 사는 현실에서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n번방 방지법’ 도입을 놓고 홍역을 치른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민의힘 “5년 뒤 아닌 지금 대책 내놔야...민간 시장 외면”

    국민의힘 “5년 뒤 아닌 지금 대책 내놔야...민간 시장 외면”

    4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해 국민의힘은 “5년 뒤 대책 말고 지금 대책을 내놓으라”고 비판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부 공급을 늘리려고 한 것은 우리가 요구한 것”이라면서도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너무 뒤늦어 실기한 정책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재정 준칙도 2025년으로 실시 시기를 미루더니 주택공급도 사실상 2025년 너머로 넘겼다”며 “무슨 ‘미래지향’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민간이 지닌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나오게 만드는 것이 첩경인데, 이번 정책에는 민간주택 공급참여 정책과 전세 대책이 빠졌다”며 “튼튼한 사다리를 세우는 대신 위로 오르는 동아줄을 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간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규제를 풀어주기만 해도 이른 시일에 신규주택공급이 가능한데, 왜 민간 시장은 외면하고 공공주도만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공공만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독선과 아집을 버려야 한다”며 “닭장 같은 건물이 나오고 난개발로 숨막히는 도시로 바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주택 공급 물량의 38%가 집중된 서울의 시장 보궐선거 주자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4년 가까이 야당과 전문가들이 그토록 공급 확대를 주장할 때는 듣지 않고 세금폭탄에 규제 남발만 고집했다”며 “병 주고 약 주는 부동산 정책에 국민은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조은희 후보는 “이념이 앞선 공공주도 주택공급은 한계가 있다”며 “민간 재산권이 걸린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공공이 직접 추진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고 조합원의 합의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