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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현웅의 공정사회] 멈춤의 미학

    [문현웅의 공정사회] 멈춤의 미학

    자동차 전문가에게 ‘어떤 차가 좋은 차인가’라는 우문을 던진 적이 있다. 무수한 자동차가 차의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춰 광고를 하는 것과 같이 차에 대한 일반의 관심사도 마찬가지여서 주행 성능이 좋은 차는 이런 차라는 답변을 내심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매우 뜻밖이었다. “차의 생명은 주행 성능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 달리는 차도 잘 멈추지 않으면 쓸모없는 차예요.” 새 차로 바꾸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에 비까지 내려 조금 위험했으나 들뜬 마음에 약간 방심하던 찰나 앞차가 갑자기 급정거했다. 순간 가장 빠른 발놀림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바로 멈추질 않는다. 사고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오그라들었으나 충돌 직전에 다행히 차가 멈추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교통사고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충돌 위험에 닥쳐 자동차가 잘 멈추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동차는 주행 성능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멈춰야 할 때 제대로 잘 멈추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부쩍 더 하게 된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 아닐까? 수많은 욕심을 다 부리며 사는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그 욕심을 멈춰야 할 때 제대로 잘 멈추는 것이 잘사는 비법 중 최고의 비법이 아닐까 싶다. 만약 멈춰야 할 때 제대로 멈추지 않으면 멈추지 않은 욕심이 불러온 화에 된통 당한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욕심을 멈춘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렇게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며 멈춤의 시점을 지연시키다 어느새 욕망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요즘 떠들썩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도 그렇게 해서 벌어진 일일 것이다. 처음엔 탈법이라 생각해 머뭇거리는 마음도 있었을 게다. 그러나 어느새 욕심에 눈이 멀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늪에 빠지게 되고 결국에는 내가 잘못한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욕심을 멈추지 못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전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멈추는 것보다는 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살아왔다. 내가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인생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렇게 달리다 이렇게 멈추지 않고 달리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문득 든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언제 멈춰야 할지 나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 자신이 왜 달리는지 하는 물음을 아직도 던지지 못했거나 멈춰야지, 멈춰야지 하면서 아직도 멈추지 못했다면 그런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면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삶도 무너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공직자 부동산 투기와 비슷한 시점에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된 장면이 있다. 어떤 공직자가 임기 전에 사퇴하면서 기자들을 모아 놓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친 장면 말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가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자신 맘대로 공직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를 자유민주주의 사회라 말하지 않으면 무슨 사회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입에 자주 올렸던 한 나라의 검찰 수장이라는 자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공직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모습에 공분을 빙자한 사욕의 분출이라 표현한다면 너무나 지나친 표현일까?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최측근을 챙기면서 처음엔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런 믿음조차 없다면 한때나마 그에게 걸었던 기대가 너무 초라해져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처음엔 머뭇거렸으나 계속 가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 파 놓은 늪에 빠져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애써 외면하며 달리게 된다. 멈춰야지, 멈춰야지 하는 생각조차 이제는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멈춰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아낌없는 위안을 주는, 국밥의 미학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아낌없는 위안을 주는, 국밥의 미학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앞으로 남은 생 동안 단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떤 음식을 고를까. 국민 소울푸드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달콤매콤함이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매일 끼니로 먹기엔 내 몸에 미안할 것 같다. 치킨도 마찬가지. 맛과 영양을 고려한다면 탄수화물과 채소가 균형 잡힌 김밥도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혹시 그날이 온다면, 상상을 하다가 결정했다. 마지막까지 먹을 단 하나의 음식은 바로 국밥이다.제아무리 산해진미라도 매일 먹어야 한다면 고역일 터. 정말로 국밥만 먹고 살 수는 없겠지만 일상의 영역에서 맛과 영양, 가격 그리고 푸짐함이 주는 만족감까지 생각한다면 국밥만큼 매력적인 선택지가 또 있을까 싶다. 뜨끈한 국물과 밥 그리고 고단백질 고명. 딱히 먹고 싶은 메뉴는 없지만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날 땐 어김없이 국밥집을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 흔하디 흔한 음식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 낯설게 국밥을 바라보면 꽤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식문화다. 주재료인 고기를 기준으로 보면 설렁탕이나 곰탕, 육개장 등 소고기 국밥과 순대국밥, 돼지국밥 같은 돼지고기 국밥으로 나뉜다. 둘 다 재료만 다를 뿐 기본 원리는 유사하다. 국밥의 미학은 식재료의 낭비 없는 활용에서 출발한다. 고기를 얻기 위해 소와 돼지를 키우지만 상품 가치가 있는 부위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등심, 안심, 삼겹살 등 소비자 선호 부위를 제외하면 다른 부위는 대부분 부속 취급을 받는다. 국밥은 외면받는 살코기나 잡뼈, 머리, 꼬리 등으로 국물을 낸다. 버릴 것 없이 식재료를 온전히 활용하는 게 비단 한국의 국밥만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속 부위는 언제나 서민의 몫이었다.뼈를 넣고 오래 끓인다고 국물 맛이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살코기가 아닌 부위라면 국물이 탁해질 뿐 특별한 맛이 더해지지 않는다. 국물에 깊은 맛을 더해 주는 건 뼈가 아니라 살코기와 지방의 역할이다. 국밥용 살코기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저렴한 부위를 쓴다. 소는 배 쪽 부위인 양지를, 돼지의 경우 삼겹살과 목살은 비싸 다릿살로 맛을 우려낸다. 머릿고기는 값이 싸면서 국물에 맛을 더하고 동시에 푸짐한 건더기로도 쓸 수 있는 기특한 부위다. 국밥에 매료된 것도 맛과 식감이 다양한 머릿고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흔히 접하는 순대국밥 대다수는 실은 순대가 아닌 머릿고기가 주인공이다. 주인 입장에서는 값싼 부위니 인심 후하게 내줄 수 있어 좋고, 손님은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지역마다 순대국밥의 캐스팅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전라도에서는 내장도 주연일 만큼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암뽕순대나 막창순대는 꼭 맛봐야 할 별미다. 서울에서 순대국밥의 퀄리티를 국물이 얼마나 깔끔하고 머릿고기가 얼마나 좋은지로 판단한다면 병천순대로 유명한 천안에서는 오리지널 캐스팅, 즉 순대의 맛을 더 중시한다. 순대국밥은 자고로 순대가 맛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다. 당면순대가 아닌 속재료를 제대로 넣고 만든 순대로 끓인 국밥은 머릿고기 순대국밥과는 또 다른 맛의 지평을 펼친다. 생각해 보면 소의 머릿고기를 사용해 만든 국밥은 ‘소머리국밥’이라고 부르면서 왜 ‘돼지머리국밥’은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종종 사극에서 주인공이 주막에서 국밥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순대국밥이나 돼지국밥이 역사가 오랜 음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대중화한 건 현대에 와서다. 1960년대부터 축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업화되며 돼지나 소의 부산물이 대량으로 값싸게 시장에 풀려 오늘날 같은 국밥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설렁탕이나 고깃국에 된장이나 간장을 풀어 만든 장국밥은 그전부터 있었지만, 1960년대 이후 국밥의 헤게모니는 부속을 푸짐하게 이용한 국밥들이 쥐게 됐다. 천안 병천순대국밥이나 양평 선지해장국밥 등 우리에게 익숙한 프랜차이즈화된 국밥집의 시작도 이때부터다. 영양 만점, 보양식이란 이름이 붙은 음식들이 그러하듯 국밥은 상당한 고칼로리 음식이다. 단백질과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상당한 양의 염분, 건더기와 국물에 두루 포함된 지방은 음식이 부족하고 영양 결핍이 많았던 과거에는 소중한 한 끼 역할을 했지만 요즘 같은 ‘과잉의 시대’엔 다소 부담스러운 한 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푸짐하게 내어놓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보고 있노라면 그 모든 걸 기꺼이 감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꽃샘추위가 매서운 요즘 같은 날에는 더더욱 말이다.
  • 실업·독재 권력·사회 부조리… 어디에나 있는 벽을 밀어내다

    실업·독재 권력·사회 부조리… 어디에나 있는 벽을 밀어내다

    거친 손들이 육중한 금속판을 밀고 있다. 거대한 벽처럼 앞을 가로막은 금속판을 미는 이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숙인 채 그저 묵묵히 밀어낼 뿐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금속 마찰음만이 고된 노동의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대만의 영상 작가 천제런의 작품 ‘미는 사람들’(2007~2008)이다. 실제로 금속 컨테이너 형태의 공장, 불법 건축물, 건설 현장 숙소 등에서 실업노동자, 노숙자들과 함께 촬영한 영상이다. 대만의 혹독한 계엄 시기(1949~1987)에 반체제 성향의 전시와 퍼포먼스로 권력에 저항했던 천제런은 계엄 해제 후 8년간 예술 활동을 접었다가 1996년 작업을 재개하면서 실업자,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과 협업해 왔다. 현대사회의 자본과 기술이 파생시킨 폭력과 통제, 감시와 고립의 어두운 그늘을 예리하게 포착한 영상 작업들은 그를 아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으로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천제런의 국내 첫 개인전 ‘상신유신’이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 마련됐다. 1990년대부터 2017년까지 시기별 대표 영상 작품 6점과 사진 연작 1점을 만날 수 있다. 제목의 ‘상신’(傷身)은 트라우마를 겪은 신체를, ‘유신’(流身)은 변화하는 신체를 뜻한다. 지난 11일 개막식에 맞춰 내한한 작가는 “트라우마적 경험이 본래 가졌던 생각을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를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실적 문제들을 직시해야만 진정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가족사에서 비롯된 작업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 연작 ‘별자리표’(2017)와 영상 ‘필드 오브 논-필드´(2017)는 장기 실업으로 우울증에 걸리고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던 친형의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퇴원 후 이상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행동을 보였던 형에 대해 작가는 “치유의 과정이며, 본인만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다시 수립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1996년 대만의 기업들이 해외로 이주하면서 강제로 공장 폐쇄를 당한 의류 공장의 여공들을 응시한 ‘공장’(2003)도 실제 작가의 누나가 여공의 삶을 살았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이다. 작가는 폐쇄된 공장을 지키는 여공들과 10개월간 함께 생활한 뒤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영상 작업을 제의했고, 여공들은 영상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응했다고 한다. 수년간 세상을 향해 숱하게 외쳤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던 것에 대한 반어적 대응이었다. 서구 열강의 침탈과 독재 권력의 강압, 신자유주의 체제에서의 대량 실업 등을 돌아보게 하는 ‘능지: 기록 사진의 전율´(2002), 감시 카메라와 컴퓨터 기술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상황을 앞서 내다본 ‘12연기에 대한 노트’(1999~2000) 등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전시는 오는 5월 2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민 85%,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조속 제정해야”

    국민 85%,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조속 제정해야”

    일반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7일부터 온라인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실시하고 있는 의견 수렴 중간 집계 결과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이번 조사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권익위에 따르면 24일 현재 조사 참여자 1684명 가운데 1428명(84.8%)이 부동산 투기 재발방지를 위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 이번 투기 의혹을 비롯해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 비리가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중복응답)으로는 993명(32.8%)이 ‘이해충돌방지를 위한 법·제도의 미비’를 꼽았다. 이어 ‘봐주기식 처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45명(29.7%)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으로는 64.8%(1092명)가 ‘전방위적 실태조사 및 강력한 처벌’이라고 답했다. 권익위는 “이번 LH 직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응답자는 이번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책임을 묻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 부패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법 제정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 감시와 신고자에 대한 보호·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또 ‘공무원의 투기나 비리가 적발되면 즉시 퇴출하고 공무원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청렴 윤리 의식을 높이도록 내부 통제뿐 아니라 외부 감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해상충에 관해 너무 관대했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공직자 사익 추구와 부패 행위를 막기 위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은 2013년 처음 국회에 제출된 이후 올해로 9년째 발이 묶여 있다. 이번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법안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이 제밥그릇 챙기기로 개혁 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도 법안 심사가 진행됐지만 여야 간 법안 제정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LH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부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3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3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은 자신이 적용 대상이 되는 법안만 방치한다는 비난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김미경 은평구청장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조기추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조기추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정투입을 통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 필요합니다.” 서울 은평구는 강남·북 간 균형발전과 서울 서북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조기추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은 용산→은평뉴타운→삼송까지 약 18.6㎞ 구간의 간선 급행철도망 구축사업이다. 고양 삼송·원흥·향동·지축 지구 등 신도시 공공주택의 급격한 공급확대에 이어 제3기 창릉신도시 건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교통수요에 반해 광역 교통망이 현저히 부족한 서울 서북부지역의 광역교통난 해소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은 2019년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회의에서 경제적타당성이 부족해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 이후 현재까지 답보상태이다. 그동안 은평구에서는 새로운 교통수요를 반영해 줄 것을 포함해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서북부 연장선 조기개설을 요구하는 주민 30만명의 서명부를 관계기관(서울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에 전달하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조기개설을 촉구하는 주민결의 대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의 염원을 담은 목소리를 내왔다. 또한 김 은평구청장은 지난해 6월 1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이 경유하게 될 6개 기초단체장 (은평구, 종로구, 중구, 용산구, 강남구, 고양시)의 공동대응 성명서를 전달했다. 지난 1월 20일엔 변창흠 국토부장관과의 면담에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의 조속한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은평구 주민들은 통일로의 만성정체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할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을 10년 넘게 희망 고문속에 기다려왔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미래 교통수요와 지역 균형발전을 외면하고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년 6개월이 넘도록 발표가 지연되는 상황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연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조기에 사업을 확정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같은 서울시라도 강남북간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KDI는 경제성 논리로 일관하고 있어 서울서북부 지역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해 있다”며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할 철도인프라 구축노선에 대해서는 지역균형발전 요소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박산호 번역가

    그것은 우연한 만남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교보문고가 있어서 종종 가는데 얼마 전부터 소설 베스트 코너에 ‘파친코’라는 책이 보였다. 그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두 번째 우연히 찾아왔다. 내가 즐겨 찾는 SNS에 파친코 작가 이민진의 강연 영상이 올라온 것이다. 7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명문대를 나와 변호사로 일하다 작가로 전향한 그는 한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 나와 참석해 준 가족과 동료 연구자들과 교수들을 하나하나 빼지 않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부분을 들었을 때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싶으면서도 별 감흥이 없다가 마지막 부분을 듣는 순간 울컥했다. 그날은 눈이 많이 왔던지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분들은 바로 이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셨지만 그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이 강연장에 의자를 놓아 주신 분들, 이곳에 전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해 주신 분들, 이곳이 따뜻하고 쾌적한 곳이 될 수 있게 애써 주신 분들, 우리가 여기 들어올 수 있게 눈을 치워 주신 분들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 말에 느닷없이 눈물이 쏟아져서 내가 왜 이러지 싶었던 순간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내가 나온 대학교는 외국어대학교라 과마다 전공어로 하는 원어 연극을 한다. 우리 과도 내가 3학년 때 하기로 했다. 연극반 출신인 선배가 연출, 아버지가 방송국에 계셔서 각종 소품을 조달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선배가 조연출, 그리고 내가 의상과 분장과 그 외 모든 잡일을 맡았다. 최진사댁 셋째 딸이란 전통적인 이야기를 각색한 대본으로 동기들과 선배들이 배역을 맡아 연습하는 동안 우리 삼총사는 뒤에서 공연 준비를 했다. 공연장을 섭외하고, 매번 연습실을 찾고, 의상과 분장을 챙기고, 그 외에도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 공연하기로 결정한 날부터 실제로 무대에 올린 날까지 우리 삼총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서 일했다. 드디어 공연하는 날 여의도 방송국까지 가서 가져온 의상과 분장은 완벽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완벽했고, 무대도 화려했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심지어 “뒤풀이까지 완벽했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가는 길이 몹시 허전했다. 나중에야 알았다. 그 허전함의 정체를. 나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공연 준비를 했는데. 모든 스포트라이트와 찬사, 모든 격려는 배우들과 연출들에게로 갔다. 아무도 내게 수고했다고 어깨 한번 두드려 주지 않았다. 나는 그날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나 이국의 한 강연장에서 작가의 진심 어린 인사를 듣자 그때 못 받은 격려를 받은 것 같은 마음에 그만 눈물이 쏟아진 것이다. 그가 언급한 그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그 다정한 말을 듣고 있었다면 나처럼 몰래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소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대에 정말이지 피치 못할 이유나 사정이 있어 일본에 건너간 한국인들이 일본인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슬픈 역사를 그린 이야기다. 허나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어 차별받으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인정과 존중과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일본에만 있을까. 매일같이 밥을 짓고, 청소와 빨래를 해서 가족의 일상을 유지하는 주부들, 제시간에 배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택배와 배달 노동자들, 쉴 곳도 없는 청소 노동자들, 우리가 보는 모든 영상물의 크레딧에 오르지 못하고, 우리가 읽는 책의 뒤표지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 다치고 죽어야만 뉴스에 잠깐 나오는 무수한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이재용과 같이 보통 명사화된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선망과 부러움과 열망의 스포트라이트를 그들에게 비추기란 너무도 쉽다. 또한 그 스포트라이트 밖에 서 있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못 보고, 혹은 외면하고 지나치는 것 역시 너무나도 쉽다. 그러나 그 쉬운 길의 여정에서 그들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소외된다. 나와 그들이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이다. 내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 양육 안 한 부모 유족연금 제한 ‘공무원 구하라법’ 6월 시행

    양육 안 한 부모 유족연금 제한 ‘공무원 구하라법’ 6월 시행

    양육 책임을 외면한 부모에게 공무원 자녀 사망 시 유족급여를 주지 않는 일명 ‘공무원 구하라법’이 오는 6월 23일부터 시행된다. 인사혁신처는 양육 책임 불이행에 대한 판단 기준, 유족 급여 제한 절차 등을 담은 ‘공무원 재해보상법·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구하라법’은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사망한 뒤 20년간 교류하지 않던 친모가 나타나 딸의 유산을 절반이나 가져간 일을 계기로 추진된 법안이다. 공무원 구하라법에 이어 ‘군인 구하라법’인 군인연금법과 군인재해보상법 개정안도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공무원 구하라법은 공무원 자녀가 미성년이었을 때 주거를 같이한 기간, 경제적 지원을 한 기간과 정도, 학대 등을 했는지 여부, 그 밖에 복리 침해 여부 등으로 부모가 양육 책임을 방기했는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부모가 이 기준에 해당하면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상속 동순위에 있는 유족에게 균등 분배한다. 부모를 제외한 다른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급여 제한을 신청하면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제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무원 유족급여는 공무상 부상·질병으로 사망한 공무원 유족에게 지급하는 재해유족급여와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에게 지급하는 퇴직 유족급여가 있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자녀에 대한 양육 책임을 성실히 이행한 부모가 자녀 유족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해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정안은 공무원 사망 당시 성년 자녀가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면 별도의 장해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족급여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얀마와 달라?” 한국,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서 또 빠져 [이슈픽]

    “미얀마와 달라?” 한국,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서 또 빠져 [이슈픽]

    “종합적 상황 고려”…3년 연속 합의채택만2019년부터 北과 비핵화 대화 영향 판단 아래 공동제안국서 이름 안 올려美과 차이…바이든 정부는 공동제안국 서명韓공무원 피격…김여정 대남기구 해체 경고 네티즌 “미얀마 인권 챙겼듯 北 인권 말해야”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할 예정인 북한인권결의안에 3년 연속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넣지 않기로 했다. 외교부는 “(대북 관계 등) 종합적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 “정부는 예년과 같이 이번 결의안 합의(컨센서스) 채택에만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 없이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그렇게 입장을 정했다”고만 말했다. 결의안을 나서서 추진하지 않지만 채택 과정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소극적 찬성’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인권결의안에 2009년부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2019년부터는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게 북한과 비핵화 대화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되 컨센서스로 이뤄지는 결의안 채택에만 동참했다.김여정, 작년 남북연락사무소 일방 폭파北, 서해서 한국 공무원 총격 사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6월 지난해 6월 탈북민단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한국 예산 180억원이 들어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북한군이 잔인하게 총격 사살한 뒤 “주민을 통제하지 못한 남측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며 남한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 북한이 한국인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는 당초 국방부 발표는 북한의 보내온 “부유물 위에 시신은 없었다”는 통지문에 따라 수그러들었고 정부는 사망한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데 대해 ‘자진 월북’으로 조사 결론을 내렸다.김여정, 16일 대남기구 해체도 경고“남조선 도발하면 군사합의서도 파기”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6일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항의하며 대남기구들을 해체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남조선당국이 대화를 부정하는 적대 행위에 짓궂게 매달리고 끈질긴 불장난으로 신뢰의 기초를 깡그리 파괴하고 있는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조평통 정리를 예고했다. 또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금강산국제관광국 해체를 거론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당국이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며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도 운운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이런 적대적 반응에 상관 없이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정부, 작년에도 “한반도 정세 상황 고려”블링컨 美국무, 북한인권 강하게 비판 외교부는 지난해 합의 채택 당시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제반 상황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 남·북한 관계의 특수한 상황 등을 포함한 여러 고려 요인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이사회는 23일(현지시간)이나 24일 표결 없이 결의안을 합의로 채택할 예정이다. 북한인권결의안에 정부 입장은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방한 계기 북한인권 상황을 강하게 비판한 미국과 결이 다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이사회를 탈퇴하면서 2019년과 2020년에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권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고 다시 공동제안국이 됐다.“미얀마에는 인권 외치면서 가장 중요한 북한엔 왜 말 못하나”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얀마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군부의 폭력 행위를 규탄했던 정부·여당이 북한 인권에 대해 소극적인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인권을 외면하는 건 대체 어떤 이유인가. 사람으로 태어나 기본적인 인권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느냐”고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인권에 있어서 북한 눈치를 보지 말라”,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대통령과 여당은 왜 북한의 인권 유린은 구경만 하고 있느냐”, “미얀마 인권은 인권이고 북한 인권은 인권이 아니냐”, “미얀마에게는 인권 외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북한이나 중국한테는 말 한 마디 못하는 건 이중적인 태도”라고 썼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미얀마 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민주당 의원 71명과 함께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난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지지율, 초심으로 돌아가야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와 YTN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3.6% 포인트 내린 34.1%,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오른 62.2%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30대, 여성,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지지율이 적잖이 떨어졌다.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3.1% 포인트 상승한 35.5%, 더불어민주당이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이처럼 심각한 수준으로 동반 하락한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의혹 사태가 결정타였다. 물론 현 정권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LH 직원들이 내내 청렴결백했다가 이 정부 들어 갑자기 투기에 나서진 않았을 터이다. 그래도 정부·여당이 ‘야당도 떳떳할 게 없다’거나, 이해찬 전 대표처럼 “윗물은 맑은데 바닥이 문제”라고 발언해서는 외면한 민심을 돌릴 수 없다. LH 직원 투기의혹이 민심에 불을 지른 가장 큰 이유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올 초만 해도 4월 보궐선거가 정부·여당에 아주 불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이리 낮다면 참패를 예상하는 게 당연하다. 청와대와 여당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며 자부심을 보이지만, 180석의 여당이 되면서 오만하게 비쳐지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국민이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면서까지 새 정권을 창출한 이유는 사회 전반의 적폐를 제대로 혁파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공기업 직원의 땅투기가 드러났고, 검찰개혁이 검찰총장 찍어내기식이나 특정인물 구하기식으로 산으로 가고 있으며,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자’로 부르면서 젠더 이슈를 몰각하고 있으니, 현 정부 지지자조차 떨어져 나간다. 지난 4년의 정책 실패의 무게가 정부·여당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민심을 돌릴 최고의 방법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옳다는 정치이슈보다, 국민이 중요하다는 코로나 방역과 경기회복 등의 민생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줌’에 밀리고 툭하면 오류 나고… 외면받는 화상수업 공공 플랫폼

    교육 당국이 EBS 온라인클래스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을 업그레이드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줌’과 ‘구글 클래스룸’ 등 민간 LMS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이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관내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와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수업 담당 교사 총 2만 3055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5학년 교사들은 줌(42.7%)을, 고등학교 교사들은 구글 클래스룸(34.1%)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5학년 교사들이 e학습터를 사용하는 비율은 41.3%로 줌보다 1.4% 포인트 적었으며 고등학교에서도 EBS 온라인클래스(33.8%)는 구글 클래스룸에 밀렸다. 중학교 2학년 교사들은 EBS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33.7%로 가장 많았으며 구글 클래스룸(32.9%)과 줌(17.1%)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자체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인 ‘뉴쌤’(new SSEM) 이용률은 초등학교에서 0.9%, 중학교에서 0.3%, 고등학교에서 1.2%에 그쳤다. 학교급별 공공 LMS 이용률은 초등학교 45.3%, 중학교 42.5%, 고등학교 35.0%로 교사 10명 중 6명은 여전히 민간 LMS로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대대적인 개편을 거친 공공 LMS에서 시스템 불안정이 발생해 현장에서 외면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개학 직후 학생들의 콘텐츠 수업 진도율이 표시되지 않거나 화상수업 접속이 끊기는 등 오류가 속출해 교사들이 ‘플랜 B’로 준비해 놓은 민간 플랫폼으로 학생들을 불러 수업을 이어 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安·吳와 양자대결서 밀리는 박영선… “성난 민심, 尹 지지로 옮겨가”

    安·吳와 양자대결서 밀리는 박영선… “성난 민심, 尹 지지로 옮겨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 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민주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 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양당 격차는 7.4%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 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 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 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 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고위직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과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빨리 경질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이 보기엔 답답하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짜증 나는 이슈”라며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반복되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대36.8%로 박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JTBC가 지난 20~21일 서울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는 3자 대결에서도 오 후보 35.5%, 안 후보 31.2%, 박 후보 28.0%로 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에선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문 대통령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서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양자대결서 安·吳에 밀리는 박영선… “당청 불신, 윤석열로 옮겨가”

    양자대결서 安·吳에 밀리는 박영선… “당청 불신, 윤석열로 옮겨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 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 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두 정당 간 격차는 7.4%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 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 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 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 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이나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빨리 경질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봤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가뜩이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너마저도 이러냐’는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이 보기에는 답답한 일이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이슈”라며 “의혹이 제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거듭되다 보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단일 후보로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로 박 후보(36.8%)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현 정부의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을 규합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34%’ 文지지율 ‘집권 후 최저’… 與, 보선·대선도 빨간불

    ‘34%’ 文지지율 ‘집권 후 최저’… 與, 보선·대선도 빨간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 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 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민주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 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양당 격차는 7.4%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 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 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 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 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고위직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과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빨리 경질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이 보기엔 답답하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짜증 나는 이슈”라며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반복되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대36.8%로 박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JTBC가 지난 20~21일 서울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는 3자 대결에서도 오 후보 35.5%, 안 후보 31.2%, 박 후보 28.0%로 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에선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문 대통령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서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낙연 “박영선, 엄마 마음가짐”에 野 “朴에 고작 성 역할 프레임” (종합)

    이낙연 “박영선, 엄마 마음가짐”에 野 “朴에 고작 성 역할 프레임” (종합)

    야당 “여성 역할, 왜곡된 성 역할 인식 개탄”李, 작년에도 “인생서 가장 큰 감동적 변화는소녀서 엄마로 변하는 순간” 발언 논란김종민 “그린벨트 해제, 성 전환보다 어려워”野 “차별 발언, 그렇게 비유할 표현 없나”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엄마 리더십으로 유치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엄마의 마음가짐”이라고 평가하자 야권은 여성의 역할을 국한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야권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그린벨트 해제는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렇게 비유할 표현이 없느냐”고 성소수자의 아픔을 가볍게 다루는 듯한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정의 “박영선 서울시장 적합한 이유가 고작 성역할 프레임 씌우는건가…가관”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를 마음가짐,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성동구 성수동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기자회견에서 “엄마 같은 시장이 돼 서울시 공립·사립 유치원 소속 7만 5000명 어린이에게 중식, 간식,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며 유치원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또 “‘엄마 리더십’을 더하겠다”면서 “서울시가 책임지는 아이 돌봄을 엄마 시장 박영선에게 맡겨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여성의 역할을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는 것으로 국한 지은 이 대표의 왜곡된 성역할 인식이 개탄스럽다”면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의 울부짖음에도 외면했던 민주당과 박 후보가 ‘여성’과 ‘딸’을 운운할 자격은 있기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자당의 여성후보를 두고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말이 고작 성역할 프레임을 씌우는 것 밖에 없었나”라면서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고 사과했었다. 갈수록 가관”이라고 직격했다. 지난해 이 위원장은 한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었다.“김종민, 차별금지법 차일피일 미루더니 속내…성소수자에 사과하라” 김종민 최고위원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그린벨트 해제는 남성을 여성으로, 여성을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아무리 상대방 후보에 흠집을 내는 데에 혈안이 돼 있다지만 그렇게도 비유할 표현이 없나”라면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겠다면서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그 속내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성소수자 차별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안철수 “도쿄 아파트 가진 아줌마”박영선 “남편 아파트 지난 2월 처분” 한편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유튜브 방송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정책 협약식에서 박영선 후보를 겨냥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면서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집은 전세고, 땅도 없다.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34% ‘역대 최저’…재보궐 넘어 대선도 위험하다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34% ‘역대 최저’…재보궐 넘어 대선도 위험하다

    LH사태 지지율에 직격탄…성난 민심 가라앉히기 역부족박원순 전 시장, 박범계 장관도 악영향…박영선 입지 좁아져민주당 내부 심각 “중도는 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윤석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39.1%…이재명 21.7%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22일 나왔다. 4·7 재보궐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여권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한 34.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8%포인트 상승한 62.2%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현 정부 들어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2.0% 포인트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반면 국민의힘은 3.1%포인트 상승한 35.5%로 조사됐다. 두 정당간 격차는 7.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4%포인트 하락한 26.2%, 국민의힘 지지율은 2.5%포인트 상승한 38.9%로 집계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2.8%포인트 하락한 23.5%, 국민의힘은 2.8%포인트 상승한 42.0%로 나타났다.민주당 안팎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LH 사태가 여당 소속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민심이 더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LH 사태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반감이 거세다”며 “지도부에서 특검이나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장관도 빨리 경질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봤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가뜩이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LH 사태가 부동산 문제와 결합한 형국”이라며 “진보정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너마저도 이러냐’는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지지층에서 보기에는 답답한 일이고,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피곤하고 짜증나는 이슈”라며 “의혹이 제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거듭되다보니 악재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더 좁히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도 박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52.3%로 박 후보(35.6%)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도 50.6%로 박 후보(36.8%)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이해찬 전 대표까지 등판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현 정부의 레임덕은 물론 1년 남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자들마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중도는 커녕 집토끼도 지키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을 규합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LH 사태로 지지자들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2주간 시간이 있는만큼 우리의 강점인 공조직을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이 애써 외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9.1%를 찍고 선두로 나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에게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9%에 그쳤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반문재인’을 상징하는 윤석열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에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급작스레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In&Out] 세상에 공짜는 없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In&Out] 세상에 공짜는 없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나랏빚이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106조원, 불과 4년 만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36%에서 48%로 치솟고 있다. 1000조원은 국민 1인당 2000만원, 취업 근로자 1인당 4000만원으로, 1년 연간 급여보다 많고 나라 전체가 1년 동안 일군 경제 성과의 절반을 투입해야 갚을 수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코로나19 4차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10조원의 국채 발행을 통한 1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짰다. 이게 끝이 아니다.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보상법에다 코로나가 끝날 때 준다는 전 국민 재난위로금은 나랏빚을 얼마나 더 늘릴지 가늠하기 어렵다. 세수입은 줄어드는데 예산은 졸속으로 편성하고 공돈 쓰듯 집행하면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국가채무와 예산 낭비 우려를 일축한다. 국가채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양호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비교가 잘못된 것이다. OECD 국가도 나름이라 쇠퇴하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국가채무비율이 100%가 넘지만, 성장을 지속하는 스웨덴이나 덴마크는 30%대에 지나지 않는다. 툭하면 추경을 편성해 지난해에는 59년 만에 처음으로 네 차례나 했다. 하지만 지난해 편성된 3차 재난지원금은 지금까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고, 올해 본예산 중 집행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 엉터리 사업들이 이번 추경에 또 포함됐다. 청년 실업은 최악이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사업 예산은 12%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청년들은 진짜 일자리를 원하는데 정부는 전시성 일자리 사업이나 벌이고 국가채무를 이들에게 넘긴다. 공공사업을 늘리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편법으로 세금을 인상하면서 빚은 더 쌓이고 있다. 부자와 대기업을 상대로 사회연대특별세 도입과 토지세 인상을 검토한다는데 세수입을 늘리는 데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업 법인세의 경우 세율을 2018년 22%에서 25%로 인상했지만 법인세 수입은 2018년 71조원에서 2019년 72조원으로 약간 증가했다가 설비투자가 줄고 해외투자는 늘면서 지난해 64조원으로 급감했다. 토지세의 경우 2019년 공시지가를 현실화한다고 토지 세금을 약 50% 올리고, 지난해 ‘부동산 3법’으로 토지 세율도 높여 집값 폭등과 전월세 대란만 일으켰다. 정작 토지 세수 증가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 아파트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인상해도 주택 보유세수는 4조원 남짓 증가하는 데 그친다고 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고학력 청년 실업률이 OECD 최고일 정도로 노동시장이 무너져 복지 지출이 늘 수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까지 하면 더욱 그렇다. 경제 기반을 약화하고 보편적 과세를 외면하면 복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복지국가가 되려면 세수가 늘어야 하고, 세수를 늘리려면 기업이 번창해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 “농촌 외국인근로자 주거기준 강화 가혹합니다”

    “농촌 외국인근로자 주거기준 강화 가혹합니다”

    정부가 마련한 농어촌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의 주거환경기준 강화가 가혹하다며 충북도가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등을 신고없이 외국인근로자 숙소로 사용시 고용허가를 받을수 없다. 단 이들 시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시설을 보완하는 등 숙소개선 계획이 있을 경우는 오는 9월1일가지 유예된다. 또한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 신청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필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는 최근 농지 내에 마련된 열악한 미신고 숙소에서 생활하던 외국인근로자 사망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자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주거시설 개선을 위한 재정적 지원도 없어 농가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미신고 시설 대부분이 침실, 화장실 등 기본시설은 물론 주방, 냉난방, 화재경보기 등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양호한 실정을 정부가 외면하고 성급하게 정책을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도는 농가의 재정부담 등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2~3년 연장해주고, 필수시설 보완을 전제로 미신고 가설건축물의 숙소 허용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농지 내 컨테이너 등에 대한 원상복구없이 타 용도 일시사용 협의서를 받을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에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현재는 일시사용 협의를 받으려면 미신고건축물의 철거가 선행돼야 한다. 보통 임시숙소를 짓는데 5000여만원이 들어간다. 도는 공동숙소 마련을 위한 외국인근로자 복지회관 건립도 추진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농장에서 떨어진 숙소 사용시 출퇴근으로 인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교통비 등 부대비용이 증가하는 어려움도 있다”며 “현장조사나 농가 의견수렴 없이 정책을 마련해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도가 최근 진행한 농촌지역 외국인근로자 주거환경 전수조사 결과 주택 및 일반건축물 170곳(55%), 가설건축물 139곳(45%), 미신고 83곳(27%)로 나타났다. 미신고 시설의 대부분은 주거시설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정약전과 창대, 그리고 설경구와 변요한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정약전과 창대, 그리고 설경구와 변요한

    “설경구는 우리나라 배우들 가운데 조선시대 선비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내포한 배우에요. 변요한은 솔직히 연기를 이렇게 잘할지 몰랐어요.” 이준익 감독은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의 주요 캐릭터인 정약전과 장창대를 연기한 배우 설경구와 변요한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1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두 축이 되는 인물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설명하고,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는 흑산도로 유배 당한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이 1814년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를 집필하게 된 과정을 따라간다. 책의 서문에 ‘창대’라는 청년의 도움을 받았다고 돼 있는데, 이 감독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정약전과 창대라는 인물을 구축했다. “조선 시대 핍박받던 서학에 대해 영화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목민심서’를 지은 정약용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그의 형 정약전으로 이어졌는데, 그가 쓴 ‘자산어보‘ 서문을 비롯해 책에서 9번 정도 나오는 청년 창대가 어떤 이인지 궁금해졌다. 정약전은 실존 인물이고 기록도 있지만, 창대는 이름만 있고 기록이 없다. 허구의 허용치가 확보된 인물이어서 오히려 수월하게 구상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창대에 대해 “정약전의 선명성을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창대는 서자 출신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명민한 청년이다. 창대를 구체적으로 만든 뒤 곁가지를 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머지 주변인물도 설정할 수 있었다. 창대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흑산도에서 공부를 더 해야 했고, 여기에 도움을 주는 게 바로 정약전이다. 창대가 정약전의 제자가 돼 도움을 받고 성장하고, 품에서 떠나는지가 이야기의 주요 뼈대다. 이 감독은 “둘은 어긋나지만, 결국에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흑백 영화지만, 컬러 장면이 딱 3번 나온다. 이 감독은 “창대가 크게 성장하는 장면을 상징한다”고 귀띔했다. 영화 홍보에는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는 설경구의 영화 속 대사가 쓰였는데, 영화 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두 인물을 생생하게 소화한 두 배우에 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객은 배우의 외면을 보지만, 감독은 같이 일하면서 내면을 보지 않는가. 설경구와 ‘소원’이라는 영화를 같이 했는데, 배우 이전에 설경구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감동했다. 나이와 격차를 떠나 내가 존경하는 배우”라고 했다. 특히, 그의 얼굴에서 조선의 선비상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네살 때부터 할아버지랑 10년 동안 한 방에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대님부터 매고 한복을 입으셨던 선비셨다. 설경구에게서 그런 자세와 풍모를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도 확인했지만,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의 수준이 아니라 내면에서 선비의 분위기가 그대로 우러나오더라.” 창대를 연기한 변요한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렇게 연기를 잘할지 못했다”면서 ‘기대 이상’이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창대라는 인물 자체가 독특한 캐릭터이고, 나름의 방대한 여정이 있는 인물이다. 변요한이 뜨겁게, 때론 차갑게 다 해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이상한 커트가 없었다. 변요한이 아니라 그냥 ‘창대’였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다.” 이 감독은 코로나19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는 것에 관한 부담감도 보였다. “돈은 그저 숫자가 아니라 사연이 있지 않나. 투자자들의 돈은 귀한 것이다. 영화를 개봉할 때에는 항상 실패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열심히 했으니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빅데이터 수집·활용 도와준 이용자들에 청구서 내민 IT업체들

    SK텔레콤이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T맵을 사실상 유료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카카오는 택시 배차 서비스인 카카오T와 관련해 택시기사들에게 돈을 받고 호출 우대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모아 시장을 장악한 뒤 유료화를 강행하는 것으로 플랫폼 업체의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결과적으로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T맵 유료화는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을 제외한 모든 이용자들에게 T맵 사용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는 형식이다. 온종일 T맵을 켜 놓는 택시 기사들을 비롯한 운수업 종사자들은 자칫 요금폭탄을 맞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SK텔레콤 측은 T맵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고, 공정거래법상 분사한 티맵모빌리티에 혜택을 줄수도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일반 이용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결국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카카오T 서비스에 월 9만 9000원을 내면 배차 우대 혜택을 주는 ‘프로 멤버십’ 요금제를 내놓은 카카오 행태도 옳지 않다. 일종의 갑질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데 카카오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항변할 수 있겠는가.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호출 중개 서비스를 유료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이번 서비스를 내놨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다시 혼란과 논란을 야기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T맵과 카카오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민의 편의를 크게 높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국민이 그같은 서비스를 대중적으로 이용하면서 축적된 대규모 빅데이터를 감안하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엄청난 무형의 사업상 이익을 얻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를 자사 마케팅 등에 활용했다면 더욱 그렇다. 눈 앞의 수익에 급급해 서비스 개선보다 유료화 정책을 펼친다면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는 등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 “부천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부천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정의당 경기 부천시갑·을·병·정위원회와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는 19일 논평을 내고 부천 소재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천 A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사실이 알려졌다. 아동학대 피해자의 어머니가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온 내용은 충격적이다. 수많은 학대 정황이 발견됐고 해당 교사와 원장은 발뺌하기에 급급했다는 여론이다. 정의당 부천시 위원회는 “이 사건은 부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아동학대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책임자 처벌뿐만 아니라 아동학대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소관 부처의 태도로, 아동 학대 예방은 소관 부처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도 어린이집 교사 개인과 개별 어린이집의 책임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교육 당국의 소극적 태도가 아동 학대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두 번째 원인은 어린이·청소년의 낮은 사회적 지위에 있다”며,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이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뒷순위로 밀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을 단순히 ‘미래 세대’로 지칭하고, 연민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외면한 채 이번 사건을 넘긴다면 또 다른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해당 어린이집을 단순히 폐원 조치했다고 그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정의당은 부천시에 아동학대 사건의 사회적 책임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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