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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지개켜는 정의당 대선주자, 이정미 “정치의 계절이 왔다”

    기지개켜는 정의당 대선주자, 이정미 “정치의 계절이 왔다”

    정치권에서 대선 경선 관련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의당 주자들도 활동을 개시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외로움 없는 따뜻한 돌봄사회 포럼’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19일 돌봄사회 포럼을 출범을 알리는 글에서 이 전 대표는 “이 삶은 검찰개혁도 언론개혁도 해결할 수 없다. 보편복지와 기본소득으로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우리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가 외면했던 외로움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고립, 분리, 외로움이 아닌 소통과 친절, 공동체의 미래로 나갈 전망을 찾으려 한다”라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표는 “이제 우리는 외로움을 넘어 서로 끊어진 관계성을 회복하고 상호의존성을 회복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며 “돌봄 없는 성장이 우리의 행복과 존엄을 앗아가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포럼은 첫 번째 행사로 20일 ‘출범 오픈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1부 미니강연에는 “우리가 ‘외로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김만권 경희대학교 학술연구교수가 나선다. 2부 토크콘서트에서는 이 전 대표의 사회로 “따뜻한 돌봄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토크콘서트에는 고정임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협회장, 김민석 존엄한 삶의 마무리 나눔과 나눔 팀장 , 김재환 영화 ‘칠곡가시나들’ 감독, 김한나 보호종료아동 커뮤니티 청포도 부센터장이 함께 한다. 이 전 대표는 정의당의 주축으로 활동하면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당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지역에서 낙선한 후 인천지역에서 활동해왔다.
  • [세종로의 아침] ‘나, 다니엘 블레이크’…우리 각자의 초상/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나, 다니엘 블레이크’…우리 각자의 초상/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갑작스레 시외버스 노선과 시간을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겼다. 부랴부랴 해당 지역의 버스터미널 누리집을 찾아 들어갔다. 요즘은 모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하나의 누리집에서 검색할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웬걸, 정작 중요한 버스 노선도과 시간표는 어디에도 없었다. 일은 그때부터 꼬였다. 오고 갈 목적지가 분명할 때는 디지털이 편리하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와 시간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우려고 하면 누리집은 그때부터 ‘시간 먹는 하마’가 된다. 아날로그 세계의 모든 터미널에 있는 노선도와 시간표만 제공됐다면 채 10분도 안 돼 해결될 일이 그 열 배의 시간을 들여도 해결할 수 없었다. 현 누리집의 ‘터미널’은 그저 충실한 매표창구일 뿐이다. 뭔가를 물을 수도, 하소연할 수도 없다. 그저 0과 1밖에 존재하지 않는, 불통의 공간일 뿐이다. 최근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를 봤다. 영국 출신 켄 로치 감독의 2016년 작품이다. ‘좌파의 십자군’이라 불리는 그가 영화를 통해 그려낸 건 디지털 세계의 암울한 초상이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영화에선 ‘댄’으로 불린다)는 초로의 목수다. 까칠한 성격이긴 해도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은근히 도움을 주기도 하는 꼬장꼬장한 남성이다. 평생 컴퓨터와는 담 쌓고 살던 그가 디지털 세계와 맞닥뜨린 건 몸에 이상이 생긴 뒤다. 심장마비 탓에 직장을 그만둔 댄은 질병수당을 신청하려 관공서를 찾는다. 한데 수당 지급을 심사하는 공무원이 무의미한 질문만 던지자 댄도 까칠한 유머로 맞대응했는데, 이게 화근이 돼 지급 대상에서 탈락하고 만다. 실업수당을 신청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댄이 관공서를 찾았지만 이번엔 온라인으로만 신청을 받는다는 안내를 받는다. 어떤 하소연에도 공무원은 꿈쩍하지 않은 채 ‘온라인’만 무한반복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수당 신청에 성공하지만 인증 기간을 놓쳐 댄은 결국 가구까지 내다 파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만다. 정보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사회적 약자들은 정보에서 소외되고 세상의 중심에서 빠르게 멀어진다. 식상할 정도로 자주 들은 말이지만 늘 되새겨야 할 말이기도 하다. 최근 50대의 코로나19 백신 예약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보자. 예약창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버가 먹통이 될 정도였으니,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이들은 순서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 난리통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댄처럼 아날로그밖에 모르는 사람들, 혼자 힘으로는 예약을 해낼 수 없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들을 위한 장치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결국 댄은 심장마비로 죽는다. 실업수당 ‘대면’ 항고를 앞두고 관공서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으며 마음을 추스르려다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찝찝하기 짝이 없는 결말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다니엘 블레이크가 된다. 디지털처럼 불과 몇 년 사이에 수십년을 가볍게 뛰어넘을 만큼 기술적 진화가 빠른 분야에선 세대 차이란 게 무의미할 정도다. 민간 영역에선 빠른 디지털화를 자랑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등 공공 부문이 맨 앞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 부문이 가져야 할 자세는 균형과 어울림이다. 디지털 세상을 추구하되 아날로그의 장점을 기억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연착륙할 수 있게 돕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현 정부는 지나치게 디지털에 경도돼 있다. 상위 부처부터 실무 공공기관까지 거의 예외가 없다. 이 정부가 왜 그리 디지털에 목을 매는지는 대다수 국민들이 짐작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정치 세력이었을 때와 행정의 주체가 됐을 때는 달라야 한다. 현 정부는 너무 오래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 “담 넘다 붙잡힌 아이...야구방망이로 때려 사망하니 눈앞에서 질질 끌고갔어요”[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담 넘다 붙잡힌 아이...야구방망이로 때려 사망하니 눈앞에서 질질 끌고갔어요”[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할머니 집서 매맞기 싫어 엄마 찾아가다 더한 지옥 끌려간 남매 “야 얘 죽었다. 치워라.”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에서는 아이들을 상대로 견디기 힘든 구타와 학대가 자행됐다. 아이들은 자신의 키에 몇 배가 되는 형제복지원의 높은 담을 넘어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야구방망이를 든 경비들에게 번번이 붙잡히기 일쑤였다. 한번은 담을 넘으려던 한 남자아이에게 덩치 큰 남자 경비 대여섯 명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아이를 포댓자루에 돌돌 말아서 방망이로 마구 내리쳤다. 한 명이 “잠깐만”이라고 외칠 때까지 한참 동안 폭행이 이어졌다. 그는 야구방망이로 아이를 툭툭 건드렸다. 아이가 반응이 없자 “얘 죽었다. 치워”라고 말했고, 남자들은 그 아이를 질질 끌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김승연(45·가명)씨가 7살의 어린 나이로 목격한 잔혹한 광경은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1983년 그녀는 5살짜리 동생 김승준(가명)씨<3일 자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6화]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형제원행...자식 찾아 8년 헤맨 아버지는 빚더미>와 함께 엄마를 만나려 기차를 탔다가 잘못 내린 부산역에서 경찰들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4년간 폭행과 학대가 매일같이 자행됐다. 김씨 남매는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다. 어떤 날은 김씨가 있던 23소대에 연탄가스가 누출됐다. 밖에서 걸어잠근 문 때문에 제때 피신하지 못한 김씨는 의식을 잃고 끌려나갔다. 김씨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소대에 동료 몇 명이 사망했다. 또 한 번은 전염병이 돌았다. 열이 40도를 넘었고 생사를 넘나들던 김씨는 다행히 회복했지만 동료 한 명을 잃었다. 김씨 남매는 8년이 흐르고서야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어린시절 겪은 죽음의 공포는 잊히지 않고, 트라우마도 여전하기만 하다. 그러나 국가는 여전히 “우리의 억울한 일을 국가는 왜 외면하는가? 우리는 왜 여전히 고통받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김씨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주지 않는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김승연 진술내용: 전 1983년에 형제복지원에 잡혀갔습니다. 그때 제 나이 7살이었어요. 제 남동생은 5살이었고요. 저와 남동생은 서울 영등포 신길동 친할머니 집에서 태어나 7살까지 살았어요. 엄마랑 아빠는 제가 5살 때쯤 이혼하시고 저랑 남동생은 신길동 친할머니 집에 살았고, 언니는 큰고모 집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때 아빠는 돈을 벌어야 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셔서 일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릴 키울 수 없어서 각각 친척집에 살게 되었어요. 그런데 할머니나 막내 삼촌은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매일 나랑 동생을 구박하고 때렸어요. 전 참다못해 대전에 있는 외할머니 집으로 가서 엄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남동생의 손을 잡고 영등포역으로 가서 외할머니 집에 갔다가 막내 이모가 아빠한테 연락하여 다시 친할머니 집으로 보냈어요. 영등포에 도착하니까 아빠랑 막내 삼촌이 저희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 아빠한테 혼났는데, 아빠가 미안하다고 백화점에 가서 원피스 한 벌 사주시고 남동생도 옷 한 벌 사주고 언니 옷까지 사줬어요. 맛있는 것을 사서 먹으라며 그 당시 사백 원 정도의 용돈도 줬어요. 아빠는 우리한테 평소에 언니랑 나는 똑같은 옷을 입히는 것을 좋아했고 남동생도 항상 정장 옷에 모자 씌웠어요. 전 늘 공주처럼 옷을 입고 다녔고 애들한테 자랑했어요. 저희가 용돈을 받은 당일 아빠가 막내 삼촌을 혼냈더니 삼촌이 화가 많이 났어요. 아빠는 그 후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셨어요. 막내 삼촌은 저희 째려보면서 “집으로 가 있어. 삼촌 친구들 만나고 갈 테니까”라고 했는데 마치 ’너흰 내가 가면 죽었어’ 하는 표정이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집에 도저히 못 들어가겠더라고요. 들어가면 맞아 죽을 것 같아서 다시 뒤돌아서 대전 외할머니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동생의 손을 잡고 다시 영등포역으로 가서 대전가는 기차표를 끊고 기차를 탔어요.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잘못 내린 부산역서 경찰들 손에 형제원행그런데 모르고 잠이 들어버려서, 그대로 부산에 도착하게 되었고 밤에 어린아이 둘이 내리니까 역무원 아저씨가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묻기에 대전에 내려야 하는데 잠들어서 여기 부산까지 왔다고 하니까 역무원 아저씨가 부산역 앞에 있는 파출소에 데려다 줬어요. 경찰 아저씨가 어떻게 됐는지 물어서 “기차 안에서 잠이 들어 대전에 못 내리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더니 집 주소를 아느냐고 묻기에 외할머니 집 주소랑 전화번호에 약도까지 그려줬어요. 그랬더니 경찰 아저씨가 “알았다. 집에 연락해서 데려다 준다. 기다리라”고 해서 파출소에서 기다리다 잠들었어요. 깨보니 집에 데려다 준다면서 차에 타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차를 봤는데 차가 이상한 거에요. 냉동 탑차 같은 데 타라고 하기에, “집에 가는 차 맞느냐”고 물으니, “맞다. 데려다 줄게”라고 해서 차를 타려는데 어두 컴컴한 차 안에 몇 사람이 타고 있더라고요. 속으로 ‘아 저 사람들도 다 집에 데려다 주나 보다’하고 동생과 차에 탔더니 차 문을 잠그고 출발했어요. 그래서 전 ‘집에 가는구나’하고 차에서 또 잠들었어요. 갑자기 저와 동생을 깨우더니 “집에 다 왔다”면서 내리라고 했어요. 거대한 철문 앞에 차가 서더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어요. 어른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갔더니 철문을 밖에서 걸어버리는 소리가 났어요. 그러더니 또 다른 누군가가 따라오라고 해서 위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니 작은 철문을 또 열쇠로 따더라고요. 문을 3번 정도 열쇠로 따더니 (저와 동생을) 툭 집어넣으면서 “저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는 문을 밖에서 걸어 잠갔어요. 진짜 무서웠지만 제 나이가 그때 7살, 동생은 5살밖에 안 돼서 무슨 말도 못하고 그저 자라고 하기에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갔어요. 컴컴한 데서 어렴풋이 보니 2층 침대가 쭉 일자로 있더라고요. 나와 동생은 한쪽 침대에서 잤고, 아침이 돼서 일어나라고 해서 깨어보니 어마어마하게 길게 뻗어 있는 2층 식 침대들과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어서 놀랐어요. 그러더니 누군가가 불러서 파란 운동복과 검정 고무신을 주며 갈아입으라고 해서 갈아입었어요. 제게 앉으라더니 제 긴 머리를 막 자르더라고요. 전 울면서 동생과 나를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막 때렸어요. 조용히 하라고. 그때부터 저희에 지옥 같은 삶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에 잡혀들어가면 아무 이유없이 막 때려요. 한마디만 해도 때리고, 울어도 때리고. 그제야 눈치를 채고 여기서 나랑 동생은 평생을 살아야겠구나 하고 포기를 하다시피 하면서 생활에 적응 아닌 적응을 하기 시작했어요. 맨 처음에 시키는 게 있더라고요. 세 가지를 무조건 외워야 한대요. 국민교육헌장, 주기도문, 사도신경 이 세 가지를 1주일을 주면서 외우라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맞아 죽는다고. 전 너무 무서워서 그 어린 나이에도 무조건 암기를 해야 하는구나 하고 한대라도 덜 맞으려고 최대한 빨리 암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취침시간에도 잠도 못 자고 소대 안에 난로가 있어서 그 앞에서 추우니까 다들 딱 달라붙어서 외우기 시작했어요. 신입들은 그걸 외워야 한다기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먼저 잡혀온 사람들은 이미 암기 다했다고 재우고···. 우린 그 어두운 데서 아주 조용하게 그 세 가지를 외워야 했어요. 눈앞에서 아이 때려 죽이고는 “치워라”...잔혹하고 무서운 공포진짜 매일 맞았어요. 하루하루가 지옥의 삶이었고 무서웠고 고통이었지만 버텨야 했어요. 저희 23소대가 여자 아동소대라서 맨 위쪽에 있어서 별걸 다 봤어요. 높은 담에 (아이들이) 도망 못 가게 경비들이 야구 방망이 같은 걸 들고 맨날 서 있어요. 근데도 사람들이나 특히 남자들이 도망을 엄청 시도했어요. 전 그걸 보면서 느낀 게 도망가다 잡히면 매를 맞아 죽는데 왜 가는지···. 그때 제 나이가 너무 어렸기에 전 (도망) 시도나 생각도 안 했어요. 아니 그냥 포기하고 살았어요. 어떤 날은 어떤 남자가 도망가다가 잡혔어요. 소대 사이에서 사람들 다 보라는 듯 그 남자를 포댓자루에 돌돌 말더니 대여섯 명이 마구 때리기 시작하더니 한참을 때리다가 때리던 어떤 남자가 “잠깐만”이라고 하더니 맞고 있는 남자를 몽둥이로 툭툭 쳤어요. 그리고는 “야 애 죽었다 치워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곤 그 죽은 사람을 교회 쪽으로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저에겐 너무나 잔혹한 장면이었고 무서웠고 공포였어요. 제가 그 뒤로 사회생활 하면서 교통사고 나서 머리가 터져 죽은 사람들을 봐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밥도 잘 먹어요. 난 “내가 왜 이렇게 독하지”하며 살았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독하다고 할 때 그냥 제가 마냥 그런 성격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니 그 트라우마 때문에 익숙해져서 몰랐을 거라고 했어요. 그 소리를 딱 듣는 순간 “그렇구나. 내가 어릴 때 사람 죽어나가고 그런 것들만 보고 컸으니 그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내 자신이 무서웠어요. 그렇게 거기서 매 맞아 가는 사람들을 보는 게 다반사였어요. 어떤 날은 우리 23소대에서 연탄가스가 누출되어서 자다가 끌려 나온 적도 있어요. 소대는 잘 때 되면 밖에서 문을 잠그기 때문에 안에서 큰일이 발생해도 바로 피신도 못해요. 그러다 연탄가스 마셔서 쓰러지고 깨어보니 누가 저에게 김칫국물 같은 걸 먹이고 있더라고요. 전 가까스로 살아났고 그날 23소대에서 죽은 애들도 몇몇 있었어요.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요. 끔찍해요. 그리고 어느 날 제가 아주 아팠거든요. 그때 열이 40도가 넘었었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사회 병원 갔었는데, 병원에서 가망이 없으니 그냥 데려가라고 해서 다시 형제복지원으로 복귀했어요. 소대 안에 목욕탕이 있는데 그 탕 안에 얼음을 왕창 넣고 절 집어넣어서 열을 내린다고 난리가 났어요. 그 다음 날 저는 좀 정신을 차려서 깨어났는데 저 때문에 23소대 사람들이 다 전염이 되었더라고요. 마지막에 걸린 애가 있었는데 그 애는 결국 죽고 말았어요. 지금도 그 애가 나 때문에 죽은 것 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살아요. 매맞다 머리에 못박히고...함께 끌려온 동생은 매일같이 멍들어 거긴 정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어요.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말 안 들으면 굶기는 건 늘 있고 내 남동생은 바로 옆에 있는 24소대에 살았는데 한 번씩 얼굴 보면 맨날 멍이 들어 있고 다리도 부러지고···. 진짜 매일같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면서 살았어요. 저도 형제복지원 안에서 엄청 맞고 아직도 내 머리 뒤쪽에는 조장 언니가 때리면서 박힌 못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 있어요. 그때도 죽다 살아났어요. 지금 이걸 쓰면서도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형제복지원에서 지내왔던 4년 6개월을 일일이 쓴다는 자체가 저한테 다시금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그런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1987년에 부산형제복지원이 폐쇄됐어요. 다들 급하게 정리한다고 옷가지 몇 개 챙겨서 빨리 봉고차에 타라고 난리였고 그렇게 줄지어 있던 봉고차들이 애들을 한 차에 수십 명씩 태워서 뿔뿔이 흩어졌고, 저와 동생은 부산남광아동복지원으로 또 가게 됐습니다. 형제복지원보다는 나았지만 노동일은 시키는 것은 똑같았어요. 지금도 부산에 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부산 톨게이트에 다와 갈 때쯤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산 한쪽이 불이 나서 나무를 등에 메고 꼭대기까지 심으러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는지···. 아직도 그 산을 보면 눈물이 나요. 저랑 동생은 할머니 집에서 매 맞는 게 싫어서 엄마를 보러 갔다가 잠들어서 형제복지원으로 잡혀갔어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그런 곳에서 살게 됐어요. 제 남동생은 두 번째 고아원으로 갔을 때 형제복지원에서 갇혀 산 기억 때문에 맨날 고아원에서 도망갔다가 잡혀오고 또 도망갔다가 잡혀오고···. 저와 지도 선생님은 맨날 남동생 잡으러 다니는 일이 일과였을 정도였어요. 공주 옷만 입히던 아버지는 8년간 자식 찾아 다니다 판자촌으로 그렇게 형제복지원 4년 6개월에 두 번째 남광아동복지원 3년 4개월, 모두 8년을 살았어요. 그러다 8년간 우리를 찾아다닌 아빠를 만나서 집으로 가게 됐어요. 근데 막상 집에 와보니 놀랬던 건 우리 집이 그렇게 잘살았었는데 (아빠가) 판자촌 같은 데서 살고 있더라고요. 그때 내가 그랬죠. 우리 집 왜 이러냐고. 그땐 아빠가 말을 안 해줬어요. 차라리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달라고 얘기한 적도 있어요. 나중에 커서 알게 됐는데 그때 우리 남매를 잃어버리고는 우리를 찾으러 다닌다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오셔서 벌어놓은 돈을 다 썼더라고요. 8년 동안 전국 고아원이라는 데는 다 가서 찾았데요. 형제복지원도 두 번이나 갔었는데, 우리 없다고 아빠를 막 때리기도 했대요. 그래서 우리 집이 가난해진 거에요. 그때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찢기는 마음이었고 너무 미안했어요. 남동생은 집에 와서도 매일 도망 나가고 아빠는 맨날 집을 나가는 남동생을 찾으러 다니고···. 나도 막상 집에 왔는데 적응을 못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남동생은 5살 때부터 갇혀 살아서 그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면 집에 와서도 아빠와 언니한테 정을 못 붙이고 살았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똑같고···. 어떨 땐 우리 둘이만 식구 같았어요. 전 그곳에서 하도 매질을 당하고 기합받고 해서 안 아픈 곳이 없어요. 10년째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지금껏 살고 있고요. 전 자살 시도한 적도 많아요. 2017년엔 정신병원에 끌려가서 자살한다고 난리 피다가 병원에 3일간 강제입원 당한 적도 있어요. 작년에도 죽음 문턱까지 갔었는데 가까스로 살아나서 지금도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어요. 형제복지원에서 유년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아직도 그때의 행동이나 습관들이 자리 잡혀 있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요.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자고 하거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끼리 만나면, 형제복지원 생활 얘기를 해서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가 않아요. 이 고통을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안고 살 고통...인권유린 사건 제대로 바라봐 달라근데 왜 우리의 이 억울한 일들을, 이 인권유린의 사건을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는 겁니까? 이 고통을 배보상해주거나 트라우마 치료에 힘써주지 않고 국가는 왜 외면하는 겁니까? 우리가 왜요? 무엇을 잘못했기에 그 어린 시절에 버젓이 부모님이 살아계셨는데 부모님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왜 고통받고 살아야 합니까? 우리는 그때 물건이 아니었어요. 사람이었어요. 어떻게 사람을 공무원들이 돈 받고 사람을 팔아요? 진짜 짐슴만도 못한 짓을 사람들이 하나요? 왜 부모님들과 생이별을 시켜서 유년시절을 그렇게 고통 속에서 살게 했나요? 다시 묻고 싶어요. 우리한테 왜 그랬는지. 저는 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인터뷰할 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경비들이 총만 안 들고 있었지 형제복지원은 우리나라에 아주 작은 북한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때의 일들을 자신의 아들딸, 부모님, 혹은 본인들이 당했다면 가만히 있었겠어요? 권력에 힘이 있었다면요? 본인들 일이라고 다 생각해보세요. 그때는 예외가 없었어요. 갓난아기부터 아주 나이 드신 분들까지 잡혀갔어요. 그때 운이 좋아서 안 잡혀갔던 거지 그 당사자가 본인들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제발 우리 나머지 인생을 고통 속에서 살지 않게 해주세요. 8년간 맞은 몸 후유증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제발 우리의 억울한 한을 풀어주세요!!!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햇반,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햇반 이야기’ 캠페인 16일부터 실시

    햇반,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햇반 이야기’ 캠페인 16일부터 실시

    CJ제일제당 햇반이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햇반 이야기’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햇반은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햇반 이야기 캠페인을 진행할 마이크로 사이트를 오픈해 ‘안심박스’를 신청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안심박스는 햇반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특별 굿즈가 포함된 안심키트, 햇반 매일잡곡밥 12개입, 햇반솥반 4개입으로 구성됐다. 특히 안심박스에는 1년 혹은 6개월분에 해당하는 햇반을 받을 수 있는 스페셜 쿠폰이 랜덤으로 들어가 있어 소비자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해당 이벤트는 마이크로 사이트에서 햇반의 안심 이야기를 확인하고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누구든지 쉽게 참여할 수 있다. 7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우려했던 햇반의 안전성 요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신규 오픈한 마이크로 사이트에서는 햇반의 안심 요소에 대해 소개한다. 먼저 햇반 용기 소재에 대한 안전 이야기를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햇반의 용기 및 리드필름(내/외면)은 아기 젖병에도 사용되는 대표 안심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끓는 물로 조리해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안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햇반의 공정 기술과 원료에 관한 안심 콘텐츠도 마련돼 있다. 다소 추상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안전에 관한 내용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햇반은 안심박스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바이럴 필름도 공개했다. 제일제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딸 사망 후 32년만에 나타난 엄마가 연금을…‘공무원 구하라법’ 주목

    딸 사망 후 32년만에 나타난 엄마가 연금을…‘공무원 구하라법’ 주목

    양육 의무를 외면한 친모에게 공무원연금공단이 매월 지급하는 유족 연금을 중단해 달라는 신청이 접수돼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2019년 응급구조대원 여성 소방관이 순직하자 32년 전에 이혼한 친모가 나타나 유족연금을 받게되자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공무원 연금공단은 유족들에게 일시금 1억 5000여 만원과 매달 182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생모에게도 절반을 지급했다. 이에 아버지측은 숨진 여성 대원이 2살 때 이혼한 뒤 32년간 연락을 끊고 두딸의 양육의무를 외면했는데 유족급여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6월 아버지측이 생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생모가 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금액은 생모가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부터 받은 금액과 같은 액수다. 하지만 생모는 이후에도 매월 지급되는 유족연금 182만원의 절반인 91만원을 지급받았다. 아버지측은 다시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모는 ‘말로만 엄마’라며 유족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결국 지난해 12월 양육의무를 하지 않은 공무원 유족에게 유족 급여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했다. 일명 ‘공무원 구하라법’은 지난달 23일 시행됐다. 아버지측은 이날 바로 공무원연금공단에 생모에게 매달 지급하는 유족연금을 중단해 줄 것을 신청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현재 아버지측의 신청을 심의 하고 있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제한대상자인 친모에게 사실통보 및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공단에서 사실조사확인서를 작성해 인사혁신처 심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측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모든 유족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연금에 대한 권리를 모두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유족연금 지급 중단을 신청했다”면서 “유족 급여 제한한 법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빈 틈이 많은 만큼 상속을 제한하는 민법 개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사는 그들, 고양이/화가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사는 그들, 고양이/화가

    “우다다다다다! 우다다다다다 우당탕!” 아침부터 새끼 고양이들 뛰어다니는 소리로 집안이 소란스럽다. 밥그릇에 사료를 부어 주니 우르르 몰려들어 밥을 먹고는 한여름 소나기 쏟아지듯 우당탕탕 뛰어다니다가 금세 아무 데서나 잠이 들어 버린다. 그제야 주섬주섬 녀석들이 흩트려 놓은 물건들과 지저분해진 집안 청소를 한다. 이것도 한때려니 생각하며. 태어나 어미 품에서 놀던 새끼 고양이들은 이제 마당을 휘젓고 다닌다. 집안에서 눈 뜨자마자 싸우며 놀던 녀석들이 마당에 나가 뛰어다니고 나무를 오르내리며 놀다 볼일도 화단에서 처리한다. 그 곁에서 새끼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노는 어미들, 아직 함께하며 즐기는 모습이다. 새끼들을 쫓아다니며 챙기는데 한번은 개가 쫓아오자 순식간에 달려들어 쫓아내는 모습을 보고 기겁한 일도 있다. 점차 어미 고양이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새끼 고양이들은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스스로 돌아다니며 사냥해 조만간 잠자리를 비롯해 나비, 개구리, 뱀, 쥐까지 사냥해서 가지고 들어올 것이다. 집안에 쥐가 없는데 고양이 때문에 쥐가 생길까 바짝 긴장해야 한다. 지나고 보면 그것도 한때이다.새끼 고양이들은 성격이 하나같지 않아 처음부터 사람을 따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삼개월이 넘었는데도 밥 먹을 때 외엔 거리를 두고 가까이 하지 않는 녀석도 있고, 그저 겁이 많아 도망갔다가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녀석도 있다. 그중 한 녀석은 책상 위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같이 놀자고 한다. 처음엔 그 수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분양해야 하나 고민이었으나 잠시 줄어들 뿐 그 자체가 해결점이 되지 않았다. 어린 길고양이가 도움을 요청하니 외면할 수 없었고, 또다시 고양이 수는 늘어났다. 무엇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 집안에서만 키우는 반려묘가 아닌 영역동물로서 살아갈 고양이들로 바라봐도 괜찮을까. 많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데 해줄 수 있는 것은 먹을 것과 잠자리뿐이다. 그들은 점차 숲으로, 동네 빈집으로, 밭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자신의 영역을 찾아갈 것이고, 마침내 집을 떠나는 녀석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흘러갈까. 어우러질 수 있을까. 더워지는 만큼 고민이 쌓여 가는 나날이다.
  • ‘님비’ 넘어선 갈등·외면… 갈곳 못 찾는 소각장·하수처리장

    ‘님비’ 넘어선 갈등·외면… 갈곳 못 찾는 소각장·하수처리장

    지난 5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2차 공모에 지원한 지방자치단체가 한 곳도 없어 결국 지난 9일 무산됐다. 1~4월 1차 공모보다 부지 및 매립 면적 등을 완화해 재공모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지자체는 대체 매립지 공모를 중단하고 2025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이어 매립량의 50%(연간 145만t)를 차지하는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인 환경시설을 놓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 외면이 심각하다. 지역·권역·주민 간 갈등 형태도 다양하다. 내 주변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으로만 인식할 수준을 넘어섰다. 탄소중립과 자원 재활용이 지구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환경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해마다 심화하는 노후화에 따른 시설 현대화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해 대한민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됐다. ‘지산지소’(地産地消)는 농산물뿐 아니라 폐기물에도 적용이 불가피해졌다. ●소각장 지하 건설 vs 교통 체증·대기오염 환경기초시설 중 갈등이 심한 시설은 소각장이다. 이런 가운데 2025년 수도권을 필두로 2030년 전국적으로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소각장 확보가 시급해졌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 변화를 반영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논란만 촉발시켰다. 경기 부천시는 대장동 자원순환센터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시설 증개축이 필요해지자 현대화·광역화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인근 인천(부평·계양)과 서울(강서) 일부 지역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복안이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중단됐다. 지자체는 2029년 대장 신도시 입주로 시설 확충이 불가피한데 광역화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지하 건설로 시설 상부를 주민 편익시설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주민들은 다른 지역 쓰레기 반입에 따른 교통 체증과 대기오염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전문가·주민 등이 참여하는 시민협의회를 구성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부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13일 “하루 100t을 처리하지 못해 매립지로 보내는 등 확충이 필요하고 인근 지자체도 우리와의 경계 지역에 소각장을 신설할 계획이어서 광역화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연내 계획이 확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는 20년 운영한 소각장 대보수를 추진하다 주민들이 대보수 반대 및 소각장 이전을 주장하고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 광주시는 자체 소각시설 설치를 추진했으나 예정지 주민들이 행정소송 등을 제기한 상태다. 경기 의정부시는 소각장 건설로 인한 광릉수목원 피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3년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다. 소각장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시선은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서는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한 주민 암 발생 논란이 불거졌다.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에서 암 발생 간 역학적 관련성을 확인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한다. 민간이 운영하는 사업장 폐기물 소각장 설치는 더욱 심각하다. 평균 가동률은 109%에 달하고 폐기물 발생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민간 소각장 신설은 단 한 건도 없었다.●노후 하수처리장 2030년 전체 41% 전망 경기 남양주시는 하수처리시설 신·증설 계획을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심각하다. 지자체가 마련한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2025년 왕숙신도시 입주에 대비해 현재 운영 중인 시설(진건·지금)을 증설하고 호평에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관로거리가 길어 ‘불명수’ 발생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호평·평내 하수를 진건으로 보내는 대신 지역 내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경안이 알려지자 호평·평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더욱이 해결이 지연되자 기존 시설이 입지한 주민들이 호평 자체 처리를 요구하면서 지역 내 논란으로 확전되고 있다. 지자체는 왕숙천 유역에 집중되는 개발사업의 추진과 강화된 방류수 수질, 진건하수처리장의 불명수 다량 유입 문제 해결 등을 위해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승인 주체인 한강유역환경청은 주민 의견 등 절차에 따른 진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분 남양주시 에코타운TF팀장은 “하수처리장 조성이 이뤄지지 못하면 3기 신도시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며 “지하화 계획이 마련됐고 대체부지 등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호평·평내지구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지역 하수 처리를 위한 지자체 계획에 대해 환경부는 뒷짐만 진 채 민원 해결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협의가 안 되면 조정이나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 아무런 역할이 없다”고 했다. 2019년 국내 하수처리장은 4216곳에 달한다. 시설 용량이 하루 500t 이상인 처리장만 681개다. 남양주 진건처리장은 설치한 지 17년밖에 안 됐지만 노후화가 심각하고 용량이 포화 상태다. 하수처리장은 내구연한이 없지만 노후화 판단 기준(30년)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돼 현장과 ‘엇박자’를 보였다. 하루 500t 이상 처리 시설 중 25년 이상 된 노후 하수시설이 60여곳에 달한다. 노후 시설은 2025년 158곳, 2030년 전체 41.1%인 281곳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건설 당시와 비교해 유입 수질 농도가 높아지고 방류 수질 기준은 강화돼 시설 개선만으로 기준 준수가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환경부가 지역 갈등 및 대책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 2026년 수도권 지역부터 종량제봉투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다. 수도권 이외 전국 시행은 2030년부터다. 직매립 금지는 종량제에 담긴 폐기물을 선별해 재활용하고, 매립지 부족과 환경오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각 및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잡물·잔재물(가연성 제외)만 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마다 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 확보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수도권 3개 시도의 발걸음이 빨라지게 됐다. 서울은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 건립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 및 타당성 용역에 나섰다. 인천과 경기도 소각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 신·증설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폐자원관리시설’ 지자체 응모 불투명 정부도 민간 폐기물 처리시설 부족과 유해 폐기물 처리 기피 등 현행 폐기물 처리 체계 한계와 불법·재난폐기물 대량 발생 등에 대비해 전국 4개 권역에 공공폐자원관리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폐자원관리시설은 소각·매립·재활용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부적정처리·방치폐기물 등 불법폐기물을 우선 처리하되 비상상황 발생 시 민간에서 담당하는 산업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별도 고시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현행 규정보다 강화된 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폐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탄소중립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다만 수도권매립지 대체지 공모에서 드러났듯 설치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 환경기초시설 논란 중 다른 지역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눈으로 볼 수 있고 냄새가 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환경기준만으로 설득하기는 어렵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같은 눈높이로 접근하겠다”며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환경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코로나에 임금 폭탄… 자영업 죽으란 소리”

    “코로나에 임금 폭탄… 자영업 죽으란 소리”

    “공익위원들, 월급 줘 본 적 없는 사람들”“인건비 부담에 줄폐업… 고용 불안으로” 경총 “경제 현실 외면한 노동계 책임져야”최저임금 5.1% 인상안에 분노 이어져“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돼 문 닫을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고맙게도 최저시급을 올려주시니 이제 고민 없이 문 닫아도 되겠네요.” 13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녁 장사 매출이 70%가량 줄었는데 인건비 폭탄까지 안겨 주는 건 자영업자 죽으란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대부분 “엎친 데 덮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깃집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워낙 매출 손실이 커 올해 안에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더라도 최저시급이 오른 만큼 급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 여파로 고용을 축소하고 근근이 버티는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자영업자와 종사자 모두가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항의했다. 대표적인 알바터인 편의점 업계도 ‘최저시급 9160원’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시급이 해마다 올라 수익이 갈수록 줄어 직접 하루 7시간씩 일하고 있다”면서 “편의점 점주의 순수익이 편의점 알바를 집중적으로 하는 알바생 급여보다 적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도시 지역 편의점의 월평균 매출은 2000만~3000만원선이다. 100% 알바생을 고용하는 24시간 편의점의 최저시급 9160원 기준 한 달 인건비는 659만 5200원이다. 여기에 임대료, 전기료, 각종 세금 등이 더해지면 점주의 순수익은 200만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다. 점주들이 근무 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를 줄였는데 내년부터는 그렇게 해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주휴수당, 4대 보험료, 퇴직금을 고려하면 편의점에서 지급하는 최저임금은 이미 1만원이 넘는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대다수는 월급을 줘 본 적이 없는 분들이어서 논의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도 분노를 표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급 여력이 없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에 이르고,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경영계도 ‘5.1% 인상’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익위원 측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면서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 乙들의 생존경쟁… 최저임금은 왜 매번 ‘볼모’가 될까

    乙들의 생존경쟁… 최저임금은 왜 매번 ‘볼모’가 될까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인상률 5.1%)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더 치열해진 ‘을(乙)들의 전쟁’ 속에 결정됐다. 지난 12일까지 9차례에 걸쳐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는 동안 회의장 안팎에서는 영세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 간 갈등만 부각됐다. 영세 소상공인을 살리고자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기구한 ‘을’들의 생존경쟁이 어김없이 재연된 것이다. 13일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최대 355만명이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단일안(9160원)에 반발해 민주노총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퇴장하는 바람에 355만 저임금 노동자의 목숨줄인 최저임금이 단 14명(한국노총 근로자위원 5명, 공익위원 9명)의 ‘찬반 표결’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9000원대 최저임금 결정 배경에 대해 “내년에는 경기 정상화, 회복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었고,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낮은 상태로 끌고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을과 을의 갈등’ 프레임에 갇혀 최저임금 인상에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분위기가 이런 졸속 심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층인 1분위 국민의 근로소득은 13.2%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인 5분위의 근로소득은 오히려 1.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경제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어 괴리를 좁히려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 그렇다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영세 기업인과 소상공인을 궁지에 모는 것”이라고 호소해 왔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는 319만명으로, 2019년(338만 6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최저임금 수용력에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애초 첨예한 갈등이 예고됐는데도 정부가 사태를 방치해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볼모로 잡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소상공인들이 ‘생계 절벽’에 내몰렸지만 정부와 여당은 33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도 소상공인 피해 지원 규모를 놓고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 현 정부 임기 중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 4년간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7.4%)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날 청와대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컸음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어렵게 결정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단순 계산하면 5.05%이지만 공익위원들은 5.1%로 통일해 달라고 했다. 경제성장률 평균치(4.0%)와 물가상승률 평균치(1.8%)를 합하고 취업자 증가율(0.7%)을 제외한 인상률 5.1%를 먼저 산출하고서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찾은 결과 9160원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 “KBS, 적자라며 김제동에 7억원…신도 부러워할 직장”[이슈픽]

    “KBS, 적자라며 김제동에 7억원…신도 부러워할 직장”[이슈픽]

    김기현 “수신료 거부운동 불사” 국민의힘이 KBS의 수신료 인상 문제에 연일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3일 KBS의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수신료 거부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주장하는 탓에 가뜩이나 코로나와 무더위로 힘든 국민의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KBS는 2020년 기준 6800억 원의 수신료를 거둬들였고, 전체 재원 규모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7.3%에 이른다”며 “KBS가 아무리 정치적 편향성과 불공정성으로 얼룩져 국민의 외면을 당해도 세금처럼 따박따박 돈이 입금된 결과는 방만, 비효율, 부실 경영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KBS는 2018년에 585억 원, 2019년에 759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향후 5년간 누적 적자는 3679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한다”며 “정상적인 기관이라면 이런 적자 상황에서 당연히 지출, 구조조정의 노력을 했겠지만 KBS는 적자에 아랑곳없이 억대 연봉 잔치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 기준으로 (KBS)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이 9700만 원이라고 하며 1억 원이 넘는 직원이 46.4%에 이른다고 한다”며 “그중 1500명가량은 단순 업무를 하거나 무보직 상태라고 하니 정말 신도 부러워할 직장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적자라면서도 대표적인 폴리테이너 김제동 씨에게 1회당 350만원, 연 7억원의 출연료를 퍼주기도 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실상 세금과 같은 국민 수신료를 강제 징수해가고 있으면서도 그 방송 내용은 국민 우롱, 편파방송 투성이라는 데 있다. 금년 4월 7일 재보궐선거 당시 생태탕, 페라가모 괴담을 부추기면서 여당의 실질적 선거운동원 역할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아무리 ‘문비어천가’를 부르고 싶다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1월 24일 KBS ‘열린음악회’의 엔딩곡으로 ‘Song to the moon’(달님에게 바치는 노래)이 등장한 것도 문제 삼았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문비어천가’(문재인+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싶다고 해도 공영방송이 이렇게까지 해서 되느냐”며 “수신료 인상을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덧붙였다.앞서 KBS는 지난달 3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52% 올리는 조정안을 의결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제출했다. 방통위가 60일 이내에 의견서를 달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선 과방위 심의와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 인상안을 넘긴다. 하지만 억대 연봉자가 전체 직원의 46.4%를 차지하고, 1억원 이상 연봉자 중 약 1500여명이 무보직자인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KBS의 현실에 대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코로나19 사태로 신음하는 국민의 세금을 더 걷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반발이 야당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매출 구조 중 수신료 비중이 60%라는 KBS 상황을 고려했을 때, 수신료 인상은 일반 회사로 치면 매출을 단번에 30% 가까이 늘려주는 충격적인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아예 KBS 수신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수신료 인상안을 보는 여당의 시선도 곱지 않다. 국회 과방위원장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서 “역할과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공영방송의 모습부터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수신료 인상 추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 화이자 2회·AZ 2회…백신 4번 맞은 30대 호주 남성 논란

    화이자 2회·AZ 2회…백신 4번 맞은 30대 호주 남성 논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봉쇄령에 들어간 호주에서 총 4회 분량의 백신을 교차 접종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등장했다.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34세 남성 탐 리는 올해 3월 3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2개월 후인 5월 31일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달 후인 6월 30일에는 또 다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불과 10여 일이 흐른 지난 12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일부 국가에서 백신의 교차 접종이 허용되고 있긴 하지만, 이 남성의 경우 교차 백신과 더불어 일반인의 2배에 달하는 백신을 맞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전까지 호주 정부는 희귀 혈액 응고 부작용을 우려해 60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를, 60세 미만은 화이자 백신을 맞도록 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려되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모든 성인에게 전면 허용하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필수 접종 직군도 아닌 30대 남성이 4차례의 교차 접종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나는 백신을 훔치지 않았다. 그저 내 차례가 올 때까지 여러 백신 센터에서 줄을 섰고, 큰 문제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뉴스를 보고 읽는 것보다 직접 백신 센터에 가서 눈으로 백신 접종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가치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백신 센터들의 의료진은 백신을 맞으려고 애를 쓰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한국처럼 잔여 백신을 예약하거나,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백신이 비교적 여유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백신 센터를 직접 찾아가 접종을 했다는 것. 그는 자신의 SNS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올린 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이 지역 보건당국이 연방정부의 백신 규정을 지키는 데 큰 관심이 없다고 느꼈다”면서 “(백신 접종 후) 몸 상태와 기분은 괜찮다”는 후기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치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 남성은 “교차 접종이 면역을 최대화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접했다. 이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면서 “다음 달에는 혈액 내 항체의 양을 측정하는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주 스카이뉴스는 “이 남성이 호주 최초로 백신을 4차례 접종한 호주인으로 기록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동일한 종류의 백신으로 2차례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겨냥’ 대선 관련 출간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겨냥’ 대선 관련 출간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13일 자신의 SNS에 연재한 글 20편을 모아 책을 냈다. 조 시장은 올해 초부터 ‘포퓰리즘 비판’ 시리즈를 자신의 SNS에 연재해왔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인물군에 대한 ‘위험성’을 경계하는 내용의 글을 비유와 풍자로 풀어낸 내용이다. 원론적인 내용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조 시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특별감사’ 문제 등으로 지속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 조 시장이 그동안 경기도 감사의 적법성, 정책 표절 시비 등으로 갈등을 겪은 이 지사를 비판한 내용, 이 지사가 당 안팎에서 공격받은 내용 등과 유사한 동서양의 역사적 사건들을 책에 담았기 때문이다. ‘선거실패,국가실패-나의 꿈,강국부민(强國富民)’이란 제목의 이 책은 역사적 사건들을 쉽게 설명하면서 지도자의 덕목, 포퓰리즘의 위험성 등을 역설하고 있다. 조 시장은 이 책에서 ‘국가의 성공과 실패는 인종이나 지리적 환경이 아닌 정치·경제 제도에 달렸다’는 글을 인용,“포용적 지도자를 선출한 경우와 편협하고 난폭한 지도자를 선출했을 때,국가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또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그리스 등 세 나라의 사례를 들어 “포퓰리즘은 정책의 현실성이나 옳고 그름은 외면한 채 대중의 인기에만 부합하려는 인기 영합 정책”이라며 위험성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짜로 퍼준다고 무턱대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며 “당장은 달콤할지 모르지만 결과는 몹시 쓰고 비참하다”고 경고했다. 히틀러의 집권과 독재화 과정을 다루면서 “광기와 집착으로 전 세계가 끔찍한 재앙을 겪었다”며 그 역시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한 점을 부각했다. 특히 조선 초기의 이방원과 수양대군 등 ‘패륜사건’으로 정권을 잡아 ‘혈육간 숙청’을 감행한 사례를 설명하면서 “패륜은 국가의 운명에 결정적 폐해를 낳는다.세종과 정조처럼 훌륭한 자질이 있는 어진 성품의 리더를 골라야 한다”고 ‘인성과 인품 우선 인물론’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조 시장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 거리두기로 장사 망했는데 최저시급 인상까지… 자영업자·소상공인 “엎친 데 덮쳤다”

    거리두기로 장사 망했는데 최저시급 인상까지… 자영업자·소상공인 “엎친 데 덮쳤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돼 문 닫을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고맙게도 최저시급을 올려주시니 이제 고민 없이 문 닫아도 되겠네요.” 13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녁 장사 매출이 70%가량 줄었는데 인건비 폭탄까지 안겨 주는 건 자영업자 죽으란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대부분 “엎친 데 덮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깃집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워낙 매출 손실이 커 올해 안에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더라도 최저시급이 오른 만큼 급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 여파로 고용을 축소하고 근근이 버티는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자영업자와 종사자 모두가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항의했다. 대표적인 알바터인 편의점 업계도 ‘최저시급 9160원’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시급이 해마다 올라 수익이 갈수록 줄어 직접 하루 7시간씩 일하고 있다”면서 “편의점 점주의 순수익이 편의점 알바를 집중적으로 하는 알바생 급여보다 적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도시 지역 편의점의 월평균 매출은 2000만~3000만원선이다. 100% 알바생을 고용하는 24시간 편의점의 최저시급 9160원 기준 한 달 인건비는 659만 5200원이다. 여기에 임대료, 전기료, 각종 세금 등이 더해지면 점주의 순수익은 200만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다. 점주들이 근무 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를 줄였는데 내년부터는 그렇게 해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주휴수당, 4대 보험료, 퇴직금을 고려하면 편의점에서 지급하는 최저임금은 이미 1만원이 넘는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대다수는 월급을 줘 본 적이 없는 분들이어서 논의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도심지와 시골 편의점의 유동 고객 수가 다른데 임금은 똑같이 올린다.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 달라”, “주휴수당이라도 없애 줬으면 좋겠다” 등의 하소연이 빗발쳤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도 분노를 표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급 여력이 없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에 이르고,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안정화로 사업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상돼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고 토로했다. 경영계도 ‘5.1% 인상’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익위원 측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면서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실업난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저임금 상승은 경영 애로를 심화시키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후폭풍을 우려했다.
  • ‘乙들의 생존경쟁’ 최저임금, 왜 매번 ‘볼모’가 될까

    ‘乙들의 생존경쟁’ 최저임금, 왜 매번 ‘볼모’가 될까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인상률 5.1%)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더 치열해진 ‘을(乙)들의 전쟁’ 속에 결정됐다. 지난 12일까지 9차례에 걸쳐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는 동안 회의장 안팎에서는 영세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 간 갈등만 부각됐다. 영세 소상공인을 살리고자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기구한 ‘을’들의 생존경쟁이 어김없이 재연된 것이다. 13일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최대 355만명이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단일안(9160원)에 반발해 민주노총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퇴장하는 바람에 355만 저임금 노동자의 목숨줄인 최저임금이 사실상 단 14명(한국노총 근로자위원 5명, 공익위원 9명)의 ‘찬반 표결’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9000원대 최저임금 결정 배경에 대해 “내년에는 경기 정상화, 회복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었고,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낮은 상태로 끌고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을과 을의 갈등’ 프레임에 갇혀 최저임금 인상에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분위기가 이런 졸속 심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층인 1분위 국민의 근로소득은 13.2%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인 5분위의 근로소득은 오히려 1.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경제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어 괴리를 좁히려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 그렇다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영세 기업인과 소상공인을 궁지에 모는 것”이라고 호소해 왔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는 319만명으로, 2019년(338만 6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최저임금 수용력에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애초 첨예한 갈등이 예고됐는데도 정부가 사태를 방치해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볼모로 잡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소상공인들이 ‘생계 절벽’에 내몰렸지만 정부와 여당은 33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도 소상공인 피해 지원 규모를 놓고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 현 정부 임기 중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 4년간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7.4%)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날 청와대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컸음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어렵게 결정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단순 계산하면 5.05%이지만 공익위원들은 5.1%로 통일해 달라고 했다. 경제성장률 평균치(4.0%)와 물가상승률 평균치(1.8%)를 합하고 취업자 증가율(0.7%)을 제외한 인상률 5.1%를 먼저 산출하고서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찾은 결과 9160원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 내년 최저임금 9160원, 노동자·사용자 모두 ‘분노’

    내년 최저임금 9160원, 노동자·사용자 모두 ‘분노’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8720원)보다 440원(5.05%)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1만 444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익위원이 제시한 단일안 9160원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위 재적위원은 27명이지만, 이 중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도중에 자리를 떴다.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 직전까지 남았지만, 단일안 수준이 너무 높다며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아 모두 기권 처리됐다. 결국 공익위원 9명,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이 중 1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올해도 반쪽 표결로 결론을 내렸으나, 후폭풍이 상당하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서 자신들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노동계는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가운데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의결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부족하긴 하나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 직후인 13일 새벽 입장문을 통해 “최종 인상 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 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책임을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 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 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 볼모로 잡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인상 구간의 상한이 1만원에 못 미치자 도중에 회의장을 빠져나간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 1만원(인상 공약)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 “코로나19로 증폭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대전환 시기의 화두인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면서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5.1% 인상하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실업난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중소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소상공인 현실을 고려할 때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최저임금 상승은 경영 애로를 심화하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강한 유감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경영난 극복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장기간 계속된 위기경영에 기초체력이 바닥났다”면서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현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인상은 ‘소상공인발’ 한국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안정화로 사업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상돼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은 노사의 이의 제기를 거쳐 다음 달 5일까지 고시되고,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5.05%로 결정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를 기록하게 됐다.
  • 또 폐지 논란 휩싸인 여가부… 정쟁 넘어 위상·역할 재정립해야

    또 폐지 논란 휩싸인 여가부… 정쟁 넘어 위상·역할 재정립해야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대선주자 등이 “젠더 갈등을 일으킨다”며 여가부 폐지론을 들고 나오자 여성계는 “실질적인 권한을 더 강화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번 논란을 대선을 앞둔 정쟁 차원으로 접근하지 말고 시대적 흐름에 맞게 여가부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 폐지론에 48% 찬성, 39%는 반대 응답 올해 출범 20년을 맞이하는 여가부는 사회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 등 여성 권익 보호에 앞장서며 여러 정책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권력 눈치 보기, 젠더 갈등 방치 등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런 비판적 관점에서 여가부 폐지론·무용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여가부는 이를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외면 등으로 스스로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하는 현 정부에서 여가부 폐지가 청와대 청원에 1500여건이나 등장한 것은 아픈 대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8.6%가 ‘적절하다’고 답한 반면 39.8%는 ‘부적절하다’고 답한 것도 마찬가지다. ●여가부 ‘여성’보다 ‘정치’ 앞세워 자승자박 여가부가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여성’보다 ‘정치´ 논리를 우선시한 여가부의 자승자박에 있다. 권력형 성범죄에서 보여 준 여가부의 책임 실종이 그것이다. 여가부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침묵’과 ‘뒷북’ 대응도 모자라 피해 여성을 ‘고소인’ 등으로 지칭하고 2차 피해까지 외면하며 권력의 편에 서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의원의 회계 부정 사건에서 보여 준 여가부의 정권 눈치 보기 역시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연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고, 야당 의원의 자료 공개 요구도 거부했다. 장자연 사건 관련 인물인 윤지오씨에 대한 숙박비 지원과 관련, 처음에는 여성인권진흥원을 통해 지원했다고 주장했다가 추후 김희경 전 차관이 지원한 것이 드러났다. 같은 피해 여성이라도 정파적으로 접근하는 여가부의 이중적인 대응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가부는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이후 2005년 보육 업무를 이관받아 여성가족부로 확대됐다. 이후 2008년 가족 관련 업무를 복지부로 이관해 여성부로 축소됐고, 2010년 청소년·다문화 업무를 넘겨받은 후 다시 여성가족부로 간판을 바꿨다. ‘일 못하는’ 부처로, 시도 때도 없이 폐지론에 직면했지만 성평등 정책 주무 부처로서의 상징성과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대표하는 대표성 등으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관가에서는 그런 명분상 우위가 오히려 여가부 자체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가부 폐지 찬반 논의 대신 저출산 시대를 맞아 국가 운영의 큰 틀에서 여가부의 바람직한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는 여성·보육·아동 관련 업무를 교통정리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청소년 업무는 여가부, 아동은 보건복지부가 담당한다. 아동도 어린이집 등 시설 보육은 복지부, 아이돌봄사업 등 방문 보육은 여가부가 맡고 있다. 또 아동 학대 사건은 복지부, 성폭력은 여가부가 담당하는 식으로 나눠져 있다. 여성계의 한 인사는 “여가부가 정책 역량 강화를 위한 내부 개혁을 하지 않고 위상 강화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여가부를 폐지하기보다 국정 운영의 큰 틀에서 여가부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사설] 송현동·용산 이건희 미술관, ‘지역균형발전’ 포기했나

    정부가 ‘이건희 미술관’을 결국 서울에 세운다는 방침을 그제 밝혔다. 경복궁 동쪽 송현동 땅이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옆 부지가 적지라고도 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의 문화적 향유를 우선했다”고 했다. 접근성이 좋은 서울 중심가에 짓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앞으로 국가 주도 문화시설은 서울 한복판 말고는 어디에도 지을 수 없다는 강변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이건희 미술관은 전국 40개 남짓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 의사를 밝혔다. 정부가 공언한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믿음으로 ‘이번만큼은 서울이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계승하겠다”며 국가균형발전 3대 가치의 하나로 ‘분권’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다. 사실상 지역균형발전은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 다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진 진보 진영의 상징 정책이다. 그럼에도 문화 부문에서만 유독 지역동반성장의 가치가 외면당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이건희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국책 문화 시설의 수도권 집중은 심화돼 국립한국문학관과 국립세계문자박물관도 서울과 인천에 각각 세워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논란은 ‘서울에 있어야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주장의 모순을 더욱 확실하게 드러낸다. 문체부는 경복궁 내부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민속박물관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해 300만명 이상 관람객이 찾은 그야말로 국가대표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민속학계의 주장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즐겨 찾는 박물관은 내보내면서 다른 문화시설은 ‘국민을 위해’ 서울에 세우겠다는 주장의 논리적 허구성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문체부가 이 모순을 해명하지 못한다면 민속박물관 세종시 이전은 균형발전과 관계없는 ‘충청권 선물’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삼성의 ‘이건희 컬렉션’ 국가 기증은 유례가 없는 대(大)결단이다. 그럴수록 정부는 문화지형을 튼튼하게 하는 데 이 기증품을 활용하는 것이 기증자의 뜻과도 합치한다고 본다. 과공(過恭)은 비례(非禮)다. 기증품 평가액을 넘어설 수 있는 세금을 들여 활용의 여지가 많은 송현동 땅이나 용산 등 요지에 개인 이름의 미술관을 짓는 것은 기증자들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엄청난 규모의 미술품 국가 기증이라는 초유의 경사가 자칫 특혜 시비로 궤도를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현재의 결정을 섬세하게 재고하길 바란다.
  • [사설] 배달노동자 사지에 모는 ‘1시간 배송’ 사라져야

    유통업계의 배송 속도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다음날 배송에서 당일 배송이 나오더니 그것도 모자라 1시간 이내에 받아 보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배달 전용 모바일앱을 통해 주문하면 49분 안에 배달한다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CJ 올리브영은 화장품 즉시 배송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올해 평균 배송 시간을 45분으로 단축했다고 한다. 택배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덜어 주자는 취지의 2차 사회적 합의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다른 한편에선 1시간 배송 경쟁을 벌이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신속 배송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문제이지만 배달노동자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을 다투는 무한 경쟁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유통업계가 더 문제다. 10년 전 일이지만 ‘30분 배달 보증제’로 유명해진 어느 피자 회사가 오토바이를 모는 학생 배달원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사회적 지탄을 받자 30분 배달을 폐지한 기억이 새롭다. 지금이라고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회사가 주문을 받아 지시를 내리면 배달에 소요되는 예상 시간이 배달 기사의 앱에 뜨고 고객도 1시간 내 배송을 기대한다. 배송이 늦어지면 고객이 매기는 평점이 줄어들고 평점이 적게 쌓인 노동자들의 일은 줄어들기 때문에 과속할 수밖에 없다. 사고라도 생기면 불공정한 계약 아래 대부분 배달 기사가 오롯이 책임질 뿐 유통업체는 나 몰라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등도 단건 배달로 배송시간 단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얼마나 다치고 숨져야 목숨을 건 배송시간 단축 경쟁을 멈출 것인가. 소비자들은 배달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업체를 외면할 수 있어야 한다. 업체들도 무모한 무한 경쟁이 결국은 기업 이미지를 깎아내린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 [2030 세대] 도로로 나온 떡볶이 가게/김영준 작가

    [2030 세대] 도로로 나온 떡볶이 가게/김영준 작가

    나이든 어른들이라 할지라도 어릴 적 떡볶이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다. 학교나 학원이 끝나고 근처 떡볶이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던 기억 말이다. 신당동에 떡볶이 타운을 일궈 낸 고(故) 마복림 대표가 고추장 양념 떡볶이를 만든 이후로 이 떡볶이는 198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양념 좀 만들 줄 알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간식이었고 이 덕분에 전국적으로 수많은 떡볶이 가게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만들기 쉽고 재료도 저렴했기에 떡볶이는 전형적인 저수익 업종이었고 이 때문에 골목 안쪽에 주로 위치했었다. 임대료가 매우 저렴한 곳들이다. 아마 ‘아재’들의 기억 속 떡볶이 가게란 이런 곳일 텐데, 지금은 좀 많이 다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떡볶이의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돼 지금은 수많은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이 존재한다. 한 메뉴의 프랜차이즈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그 메뉴의 시장성과 경제성이 높다고 평가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배달앱의 배달 상위 5개 메뉴 중에 떡볶이가 들어간다. 이 자체도 대단한 거지만 나머지 4개 메뉴가 치킨, 피자, 보쌈 등 원래부터 배달을 해 왔던 메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 떡볶이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의 매장당 평균 매출 또한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음은 물론이다. 그뿐만 아니다. 지금 당장 지도앱을 켜고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의 이름을 검색해 보라. 그럼 아마 그 매장들이 다 주요 도로에 인접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엔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이름으로 검색을 해 보자. 아마 검색 키워드 없이 매장들 위치만 놓고 보면 이게 치킨 매장의 위치인지 떡볶이 매장의 위치인지 구분이 불가능할 것이다. 떡볶이가 배달 서비스의 핵심 메뉴로 떠오르면서 배달에 용이한 지역으로 그 최적의 입지가 변화한 덕분이다. 2010년대 초반 등장한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 변화 속에서 떡볶이는 동네의 영세 가게가 아니라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을 했고 이러한 변화 덕분에 원래 떡볶이 가게 최적의 입지였던 골목 안쪽, 학교 주변에서 벗어나 배달에 유리한 도로로 입지가 변화한 것이다. 이걸 보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골목상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은 골목상권의 영세한 떡볶이 가게들을 무너뜨리고 몰아낸 것일까?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질과 생산성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은 이 요구에 맞추었기에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골목에서 벗어나 도로로 나와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을 생각하면 골목상권에 필요한 것은 침해로부터의 보호가 아니라 경제와 소비자들의 발전에 발을 맞춘 향상이다. 정작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그 어떤 보호도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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