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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산업화의 아픈 손가락… ‘농민공 자녀 6100만명’

    中 산업화의 아픈 손가락… ‘농민공 자녀 6100만명’

    중국의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수많은 농민공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다. 농촌에 남겨진 농민공들의 자녀를 ‘유수아동(留守儿童)’이라 부른다. ‘남겨진 아이들’이라는 의미다. 최근 중국청년보는 교육부가 발표한 유수아동 보고서를 토대로 유수아동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지난 2013년 전국여성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부모 중 한 명이 도시로 떠난 유수아동은 61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민정부는 부모가 모두 도시로 떠나 농촌에 남겨진 16세 미만 유수아동이 902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80년대 중반 중국 정부는 농민의 도시진입을 장려했고, 1985년 도시로 떠난 농민공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개혁개방 초기 대비 10배가 늘어난 수치다. 1985년부터 2006년까지 도시와 농촌간 소득격차가 1.73:1에서 3.27:1로 크게 벌어지면서 농민들의 농촌 탈출은 점차 늘어갔다. 부모가 도시로 떠나면서 농촌에 남겨진 유수아동들은 조부모, 친인척 등에게 맡겨지거나, 기숙학교에 보내지거나, 보호자 없이 생활하기도 한다. 1년 중 명절에 한,두 번 가량 부모와 함께 할 수 있을 뿐이다. 부모의 사랑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은 외로움과 내적 결핍을 느끼게 된다. 유수아동의 문제는 2010년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제기됐지만,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수아동 1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거나, 부모가 되면서 이들의 심리상의 문제가 집단 현상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팍스콘 공장에서 벌어진 연쇄 자살소동이다.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인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 2010년 한 해 14명의 근로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이중 4명은 살아남았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자살로 숨진 근로자 10명의 나이는 17~25세에 불과했다. 중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팍스콘에서 젊은이들의 잇단 자살은 당시 큰 충격이었다. 열악한 근로여건과 군대식 내부 관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숨진 근로자들이 80~90년대 생의 ‘유수아동 1세대’들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었다. 선전심리자문협회 조우광위(邹光宇) 회장은 “유수아동 1세대들은 고생을 하고 자란 세대들이지만, 추구했던 꿈과 이상이 무너지면 심각한 내적 상처를 입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6월 꾸이저우(贵州)성 비제(毕节)시에서는 유수아동 4남매가 농약을 먹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큰 아들은 13살, 막내 딸은 5살에 불과했다. 4남매는 죽기 전 통장에 3000위안(약 52만원) 가량의 돈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이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은 없었다. 큰 아들의 유서에는 “죽음은 나의 오랜 꿈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무엇이 13살 아이를 죽음의 절망으로 몰고 갔을까? 이 사건은 유수아동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중국사회에 알리는 경종이 되었다. 유수아동 문제는 중국 사회 전반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있다. 90년대 양성된 1세대 유수아동들은 동일연령 인구의 1/5을 차지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심리적 장애를 안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병폐가 끊임없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미 2세대 유수아동이 출현하고 있다. 국무원은 지난 2월 ‘유수아동 보호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유수아동 축소 방안을 처음 제시했다. 민정부는 농촌 유수아동에 대한 보호와 관심을 갖도록 하는 부처간 공동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국 BBC 방송은 “농민들은 중국 현대화를 위해 막대한 희생을 치렀으며, 여기에는 자녀들의 희생도 포함된다”면서 " 중국의 현대화는 ‘양날의 칼’이 되어 농촌과 농민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유수아동을 다룬 장넝지에(蒋能杰) 감독의 ‘시골 작은아이(村小的孩子)’ 다큐멘터리에는 이런 자막이 나온다.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화상통화로 그림책 읽어주는 ‘딸바보’ 군인 아빠 화제

    화상통화로 그림책 읽어주는 ‘딸바보’ 군인 아빠 화제

    어느 카페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소셜사이트 래딧에는 한 군인 남성이 어느 카페에 앉아 노트북에 달린 웹캠 앞에 그림책을 펼쳐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공개돼 화제를 일으켰다. 사진 속 남성은 매일 같은 시간대에 카페에 와서 자신의 딸과 화상 통화를 했는데 그때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에는 부득이하게 사랑하는 가족과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 군인이 많다고 한다. 가족과 만날 수 없어 생기는 외로움은 집에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랑하는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없는 아이들에게 그 외로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사진 속 남성처럼 화상 전화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한다. 어쨌든 단 한 장의 사진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사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사진=래딧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길 위의 시편들/이재무 시인

    나는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의 잠깐의 시기를 빼놓고는 정규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다. 서른 후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여러 대학을 전전해 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내 시편 중 상당수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다. 버스와 기차와 전동차 안에서 나는 틈을 내어 책을 읽었고, 차창 밖을 스쳐 지나는 풍경들을 일별하다 도둑처럼 불쑥 찾아온 시상을 재빠르게 메모해 두었다가 집으로 돌아와 구성하고 또 재구성한 뒤 정리한 것들을 갈무리해 두었다. 또는 무료하게 수업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교정 벤치에 앉아 공상에 젖기도 하고, 멍하니 호수와 나무, 꽃과 구름 그리고 캠퍼스 울타리 너머의 웅기중기 솟아 있는 크고 작은 가옥들과 건물들을 계통 없이 바라보면서 두서없이 잡념에 시달리기도 하였는데 그렇게 하찮게 보낸 시간도 더러는 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산책길에서 시상을 주로 구하고 있다. 이 버릇은 십 년 전 여의도에 살 때 생긴 버릇인데 아마도 나는 뒤늦게 찾아온 이 습관을 평생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다시피 여의도는 한강을 양 옆구리에 끼고 형성된 지역이다. 이 지역적 특성이 내게 산책의 일상을 선물로 안겨다 주었다. 한강변을 거니는 이유가 꼭 건강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무서운 적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무엇보다 그것을 이겨 낼 방편으로 걷는 일에 몰두하였다. 외로움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다스리면 사유의 폭과 깊이를 안겨다 주지만 잘못 다스리면 치명적인 상처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영 못쓰게도 만들어 버린다. 외로움으로 인해 인간은 얼마든지 추해지거나 망가질 수 있는 것이다. 걷다 보면 내 몸 안에 나도 모르게 적층되어 온 감정의 불순물들이 시나브로 빠져나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또 나는 걸으면서 깜냥껏 살아온 내 과거와 해후하기도 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만나 보기도 한다. 걸으면서 노변의 길고 억센 수염처럼 돋아난 풀과 도열한 나무들과 서해를 향해 완만하게 걸어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자주 형상을 바꾸며 떠다니는, 하늘 정원의 구름을 올려다보고 또 오가는 행인들의 각기 다른 몸짓들과 표정들을 읽기도 하고, 한가하게 낚싯대를 드리운, 시간을 초월한 강태공들의 여유를 쳐다보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또 큰비가 온 다음날은 길가에 파인 웅덩이(물거울)를 다녀가며 화장을 고치기도 하고 마른 목을 축이기도 하는 온갖 사물들 예컨대 떠도는 구름, 언덕의 나뭇가지, 꽁지 짧은 새 등등을 훔쳐보기도 한다. 이렇게 걷다 보면 불쑥 충동처럼 혹은 은폐된 신의 선물처럼 몸 안에 내재한 시 이전의 어떤 감정의 덩어리가 몸 밖으로 갑작스레 튀어 올라올 때가 있다. 나는 이것들이 나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행여나 토라져 달아날까 봐 어르고 달래며 신줏단지 다루듯 조심스럽게 집으로 데리고 와서 컴퓨터 속에 고이 모셔 놓는다. 간간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예의 모셔온 그분들을 꺼내어 정성들여 곱게 화장을 시킨 후 시의 옷을 입힌다. 이렇게 앞태도 살피고 뒤태도 살펴 성장시킨 그들을 대기시켰다가 잡지사에서 초청이 오면 고이 보내드린다. 아니다. 초청이 와서야 부랴부랴 급하게 그들을 화장시키고 성장시켜 서둘러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듯 나의 시편들은 길 위에서 쓰여진 것들이 태반이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연말을 맞아, 달이 차오르는 것 마냥 술 약속이 차오른다. 온통 크리스마스 무드가 범벅이 된 거리에는 빨강X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급한 마음에 소개팅은 했지만, 썸녀(남)은 카톡이 오는 둥 마는 둥하다. 날도 춥고, 술도 먹었겠다 생각나는 전 남(여)친. 술 기운을 빌어 보내본다. “자니...?”   ◆ 구질구질해지기 쉬운 시즌,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질구질해지나? 헤어진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구질구질’의 표상은 술 먹고 보내는 카톡 ‘자니...?’ 혹은 ‘잘 지내니...?’가 대표적이다. 문자 그대로 말하자면 ‘Are you sleeping?’ 정도가 되겠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풀이하자면 “나는 이 시간에 네 생각에 깨어 있는데, 너는 어떠니?” 정도가 될 것이다. 또 미끼를 덥석 문 단톡방 떼톡커들과 함께 짚어 본 ‘자니?’ 또는 ‘잘 지내니?’ 에 함축된 의미는 이런 식이었다. “(나 없이도) 잘 지내니”“(설마 벌써 애인이 생긴 건 아니지?) 잘 지내니”“(술 먹어서 하는 말이지만) 잘 지내니” “요새 나 이렇게 저렇게 지내고 있는데, 너는 어때?” 라며 자신의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타입도 있다. ‘나 너 생각만 한 거 아냐. 나는 나대로 잘 지내고 있어. 그때의 일은 그만 잊고, 이제 우리 쿨하게 한 번 볼래?’ 정도를 의도한 멘트라고 하겠다. 그러나 쿨한 게 쿨한 게 아님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근황 보고도 이쯤 되면 프로급인 ‘선수’도 있다. 전여친이잊지못하는매력의소유자(30·남·이하 전매남)에게는 4개월 만났다 헤어진 여친에게서 지속적으로 ‘장문의 카톡’이 왔다.“‘나 이렇게 지내고 있고,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편지 같은 카톡을 보내. 그러다가 내가 하도 연락을 안받으니까, 나중엔 통보를 하는 거야. ‘○○역 몇 번 출구 사물함에 편지를 넣어놨으니 꼭 가서 봐라. 비번은 니 생일로 해놨다’ 이렇게. 그런 카톡이 한 두 세번 왔어. 나중에 가서 보니 자격증을 따서 거기 넣어놓은 거야. 조그마한 등록증 같은 걸. 자기 열심히 살고 있다구.” 우리는 어떨 때, 이토록 구질구질해지는 걸까. 전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는 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돌아와니가있어야할곳은바로여긴데(29·여)는 “혼자 있는 걸 못 견디겠을 때”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남친이) 소개팅을 할까봐, 다른 여자와 있을까봐 두려운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 재회한 연인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에 관한 일반론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만나 얼마간의 민망하고 버름한 사이를 기적적으로 극복하더라도 지난 결별의 이유가 반복돼서, 또는 그 때 그 일이 계속 유효하게 작용해서 또 헤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을 차칸 남자’ 먹고놀자(35·남)가 바로 그랬다. 십여 년 전, 힘들던 재수 시절을 함께 견딘 여자친구가 그에게 느닷없이 이별을 통보해왔다.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붙잡아도 소용 없었다. 먹고놀자가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조금씩 치유되어 갈 무렵, 웬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흐느끼며, 당신 여자친구가 자기 남자친구와 바람을 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오빠, 잘 지내?”가 도착했다. (그 때는 문자 메시지였다.) ‘역시나 차칸 남자’ 먹고놀자는 옛 정이 있고, 또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무슨 일 있니?” 하며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사귀다 보니 그 여자 하는 얘기가 가관이었다. “그 때 왜 오빠가 나 안 붙잡았어?”라고 하는 거야. 홧김에 얘기해 버렸지. 전화 받은 거.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천하의 차칸 남자도 감당 못 할 나쁜 여자였다. 앞서 나온 전매남은 그 ‘선수’와 다시 만났을까. 만났다. ‘자격증’이 도화선이 돼 결별 4개월 만에 재회한 그 날, 그들은 불꽃이 튀었다고 한다. (파바박) 그러나 4개월을 못 넘겨 또 다시 헤어졌다. (이들 커플에게는 4·4·4 법칙이 적용된다.) 전매남은 말했다. “그냥 만나서 좋은 게 좋은 거였는데, 여자들은 사귀었다 헤어지면 그 시간 버린 걸로 생각한대매. 나는 그 친구를 결혼 상대로는 생각 안 했고, 그 쪽은 급할 거 같아서…” 물론 다시 만나 잘 사귀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눈 돌려봤자 별 놈 없다’는 평범한 진리에 이른 커플들이다. 주변 친구들이 우후죽순 결혼하고 있다는 잠실동수저(32·남)은 주변에 명멸하는 사례를 얘기했다. “결혼 적령기까지 오래 사귀었던 커플들이 순간의 권태기를 못 참고 헤어졌다가 다시 봉합하는 경우 왕왕 봤어요. 그러곤 바로 결혼하더라고요? 딴 사람들 봐 봤자 별 놈 없었나봐.”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이별을 상황탓으로 이해한 이들도 얼마든지 재회에 성공한다. 이러한 이들은 전술 복습을 거쳐 더욱 살뜰히 서로를 배려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2년 만난 연인과 헤어졌다 4년만에 재회한 삼고초려슬러시의뮤즈(29·여·이하 뮤즈)는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땐, 둘다 첫 사랑이고 너무 어리고 서툴러서 좋아하긴 해도 막 많이 부딪치고 싸우고 그랬다? 근데 헤어진 몇 년 동안 그 상처가 아물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이런저런 경험도 생기면서 다시 만났을 땐 전혀 그러지 않았어. 서로를 한 번 잃어봤으니까…” 마포청년(29·여)도 3년 반을 만난 전 남친에 대해 ‘충분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X나 소울메이트였는데 연인으로 만나 X됐어”라는 필설로는 차마 옮기기 힘든 터프한 말로 전 남친에 대한 소회를 대신했다. ◆ 한밤중 ‘자니...?’를 보낼 수 있는 용감함 그러나 그렇게 애틋했던 뮤즈도 차마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다시 헤어졌다. “연인이 헤어지면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든, 헤어짐을 당한 사람이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망설이게 되잖아? 한쪽은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한쪽은 ‘내가 못 잊어도 쟤가 나 싫다는데…’ 이러고 말이야. 근데 그걸 뛰어넘고 어쨌든 둘이 다시 만나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되게 엄청난 인연이라고 생각해.” 여전히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빈다는 뮤즈는 전에 없이 자못 진지했다. 술 기운을 빌었든 어쨌든, 찌질할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한다. 물론, 순간의 외로움을 못 참아 덤벼드는 상습적인 찌질함까지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니까. 연말에는 실수도 용납되는 법이다. (내 맘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2. “자니?”...연애, 그 찌질함에 대하여

    연말을 맞아, 달이 차오르는 것 마냥 술 약속이 차오른다. 온통 크리스마스 무드가 범벅이 된 거리에는 빨강X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급한 마음에 소개팅은 했지만, 썸녀(남)은 카톡이 오는 둥 마는 둥하다. 날도 춥고, 술도 먹었겠다 생각나는 전 남(여)친. 술 기운을 빌어 보내본다. “자니...?”   ◆ 구질구질해지기 쉬운 시즌,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질구질해지나? 헤어진 연인에게 할 수 있는 ‘구질구질’의 표상은 술 먹고 보내는 카톡 ‘자니...?’ 혹은 ‘잘 지내니...?’가 대표적이다. 문자 그대로 말하자면 ‘Are you sleeping?’ 정도가 되겠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풀이하자면 “나는 이 시간에 네 생각에 깨어 있는데, 너는 어떠니?” 정도가 될 것이다. 또 미끼를 덥석 문 단톡방 떼톡커들과 함께 짚어 본 ‘자니?’ 또는 ‘잘 지내니?’ 에 함축된 의미는 이런 식이었다. “(나 없이도) 잘 지내니”“(설마 벌써 애인이 생긴 건 아니지?) 잘 지내니”“(술 먹어서 하는 말이지만) 잘 지내니” “요새 나 이렇게 저렇게 지내고 있는데, 너는 어때?” 라며 자신의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타입도 있다. ‘나 너 생각만 한 거 아냐. 나는 나대로 잘 지내고 있어. 그때의 일은 그만 잊고, 이제 우리 쿨하게 한 번 볼래?’ 정도를 의도한 멘트라고 하겠다. 그러나 쿨한 게 쿨한 게 아님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근황 보고도 이쯤 되면 프로급인 ‘선수’도 있다. 전여친이잊지못하는매력의소유자(30·남·이하 전매남)에게는 4개월 만났다 헤어진 여친에게서 지속적으로 ‘장문의 카톡’이 왔다.“‘나 이렇게 지내고 있고,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편지 같은 카톡을 보내. 그러다가 내가 하도 연락을 안받으니까, 나중엔 통보를 하는 거야. ‘○○역 몇 번 출구 사물함에 편지를 넣어놨으니 꼭 가서 봐라. 비번은 니 생일로 해놨다’ 이렇게. 그런 카톡이 한 두 세번 왔어. 나중에 가서 보니 자격증을 따서 거기 넣어놓은 거야. 조그마한 등록증 같은 걸. 자기 열심히 살고 있다구.” 우리는 어떨 때, 이토록 구질구질해지는 걸까. 전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는 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돌아와니가있어야할곳은바로여긴데(29·여)는 “혼자 있는 걸 못 견디겠을 때”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남친이) 소개팅을 할까봐, 다른 여자와 있을까봐 두려운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 재회한 연인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에 관한 일반론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만나 얼마간의 민망하고 버름한 사이를 기적적으로 극복하더라도 지난 결별의 이유가 반복돼서, 또는 그 때 그 일이 계속 유효하게 작용해서 또 헤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을 차칸 남자’ 먹고놀자(35·남)가 바로 그랬다. 십여 년 전, 힘들던 재수 시절을 함께 견딘 여자친구가 그에게 느닷없이 이별을 통보해왔다.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붙잡아도 소용 없었다. 먹고놀자가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조금씩 치유되어 갈 무렵, 웬 여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흐느끼며, 당신 여자친구가 자기 남자친구와 바람을 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오빠, 잘 지내?”가 도착했다. (그 때는 문자 메시지였다.) ‘역시나 차칸 남자’ 먹고놀자는 옛 정이 있고, 또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무슨 일 있니?” 하며 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사귀다 보니 그 여자 하는 얘기가 가관이었다. “그 때 왜 오빠가 나 안 붙잡았어?”라고 하는 거야. 홧김에 얘기해 버렸지. 전화 받은 거.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천하의 차칸 남자도 감당 못 할 나쁜 여자였다. 앞서 나온 전매남은 그 ‘선수’와 다시 만났을까. 만났다. ‘자격증’이 도화선이 돼 결별 4개월 만에 재회한 그 날, 그들은 불꽃이 튀었다고 한다. (파바박) 그러나 4개월을 못 넘겨 또 다시 헤어졌다. (이들 커플에게는 4·4·4 법칙이 적용된다.) 전매남은 말했다. “그냥 만나서 좋은 게 좋은 거였는데, 여자들은 사귀었다 헤어지면 그 시간 버린 걸로 생각한대매. 나는 그 친구를 결혼 상대로는 생각 안 했고, 그 쪽은 급할 거 같아서…” 물론 다시 만나 잘 사귀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눈 돌려봤자 별 놈 없다’는 평범한 진리에 이른 커플들이다. 주변 친구들이 우후죽순 결혼하고 있다는 잠실동수저(32·남)은 주변에 명멸하는 사례를 얘기했다. “결혼 적령기까지 오래 사귀었던 커플들이 순간의 권태기를 못 참고 헤어졌다가 다시 봉합하는 경우 왕왕 봤어요. 그러곤 바로 결혼하더라고요? 딴 사람들 봐 봤자 별 놈 없었나봐.”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이별을 상황탓으로 이해한 이들도 얼마든지 재회에 성공한다. 이러한 이들은 전술 복습을 거쳐 더욱 살뜰히 서로를 배려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2년 만난 연인과 헤어졌다 4년만에 재회한 삼고초려슬러시의뮤즈(29·여·이하 뮤즈)는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땐, 둘다 첫 사랑이고 너무 어리고 서툴러서 좋아하긴 해도 막 많이 부딪치고 싸우고 그랬다? 근데 헤어진 몇 년 동안 그 상처가 아물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이런저런 경험도 생기면서 다시 만났을 땐 전혀 그러지 않았어. 서로를 한 번 잃어봤으니까…” 마포청년(29·여)도 3년 반을 만난 전 남친에 대해 ‘충분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X나 소울메이트였는데 연인으로 만나 X됐어”라는 필설로는 차마 옮기기 힘든 터프한 말로 전 남친에 대한 소회를 대신했다. ◆ 한밤중 ‘자니...?’를 보낼 수 있는 용감함 그러나 그렇게 애틋했던 뮤즈도 차마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다시 헤어졌다. “연인이 헤어지면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든, 헤어짐을 당한 사람이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망설이게 되잖아? 한쪽은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한쪽은 ‘내가 못 잊어도 쟤가 나 싫다는데…’ 이러고 말이야. 근데 그걸 뛰어넘고 어쨌든 둘이 다시 만나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되게 엄청난 인연이라고 생각해.” 여전히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빈다는 뮤즈는 전에 없이 자못 진지했다. 술 기운을 빌었든 어쨌든, 찌질할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한다. 물론, 순간의 외로움을 못 참아 덤벼드는 상습적인 찌질함까지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니까. 연말에는 실수도 용납되는 법이다. (내 맘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한국야쿠르트, ‘홀몸노인 돌봄활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돌봐

    한국야쿠르트, ‘홀몸노인 돌봄활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돌봐

    전국의 지자체 및 공공단체가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홀몸노인 돌봄활동이 홀몸노인 140만명 시대에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홀몸노인 돌봄활동은 지역적 네트워크를 가진 야쿠르트 아줌마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내 봉사단체를 통해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인을 주민센터나 119에 알려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거나 물품 지급, 주거 환경 개선 등 생활 편의를 제공하며 홀몸노인을 케어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난 1994년 서울 광진구청과의 협약을 통해 1,104명으로 시작한 홀몸노인 돌봄활동은 회사의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수혜대상이 3만명까지 증가했다. 소외받는 이웃에 도움이 되고자 20년 만에 30배 가까이 수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내 봉사단체 ‘사랑의 손길펴기회’도 홀몸노인 돌봄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75년 결성된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1,000여명의 구성원들이 급여 1%를 봉사기금으로 적립하며 매달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설마다 홀몸노인 가정이나 복지관 등을 방문하여 떡국을 제공하는 행사를 갖는다. 지난 2005년 이 행사를 시작한 이래로 약 12만여 그릇의 떡국을 끓여냈다. 복지관 및 지역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생필품 지급, 노후주택 개선 등 노인들의 생활 환경을 향상시킴은 물론, 나들이 동행, 영화관람 등의 문화활동을 지원해 삶의 만족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과 협약을 맺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안정과 건강증진을 위해 힘을 보태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홀몸노인 돌봄활동은 이 사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전국 1만 3천명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홀몸노인의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면서 홀몸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홀몸노인 돌봄활동은 전국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아줌마들이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매일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말벗이 되어 외로움도 달래주는 활동이다. 지난 1994년부터 시작된 한국야쿠르트만의 특별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통해 정기적으로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병환이나 고독사 등 위급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고 발생 시 긴급 조치를 돕고 있다. 2016년 8월 현재, 야쿠르트아줌마의 홀몸노인 돌봄활동 수혜자는 2만 7천여 명. 이 활동은 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서울시를 비롯해 평택시, 창원시 등 지자체와 복지단체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최동일 한국야쿠르트 홍보이사는 16일 "한국야쿠르트는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속인 나눔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은평 老老케어란…“어르신, 서로 챙기면 외로움 NO, NO”

    어르신 찾아 말동무·정서 교감 30명 모집해 내년 초 본격 시작 ‘‘어르신끼리 서로 챙겨 주는 노노 케어(老老 Care)가 초고령화 사회의 버팀목이 될 겁니다.’ 서울 은평구는 중앙정부의 ‘2016 어르신 및 아파트 공동체 공모사업’에 역촌동이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따라서 은평구는 내년에 3억 5000만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아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사업은 주민자치회를 운영 중인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지역공동체 사업계획을 제출받아 이뤄졌다. 특별교부세와 지방비 비율이 1대1인 매칭사업이다. ‘찾아가는 봉사단, 노노 케어’를 제출한 역촌동은 구 심사와 서울시 1차 심사, 행정자치부 현장평가를 거쳐 지난달 하순 심사위원회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 통과했다. 역촌동은 인구 5만명이 넘는 거대동이면서 65세 이상 노인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고령사회 진입동’이다. 맞춤형 기초수급자 비율도 은평에서 가장 높다. 이에 역촌동은 은퇴한 60대 초·중반 노령 인구 중 봉사 여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제빵·요리교실 수강으로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동시에, 매주 1~2회 밑반찬과 사랑의 빵을 만들어 전달할 계획이다. 봉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가정을 방문해 음식을 나누고 말동무로 정서 교감을 나누면서 고독사도 예방하게 된다. 노노 케어 사업은 우선 희망자 30여명을 공개 모집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봉사자들에게는 실비가 제공된다. 앞서 구는 자녀들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노인 위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중점 추진해 왔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노노 케어 사업처럼 같은 세대 인력을 활용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수요자형 노인복지와 마을 공동체 조성에도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계 광클 … 52초 만에 매출 10억 위안, VR 쇼핑… 뉴욕 맨해튼서 물건 사는 듯

    세계 광클 … 52초 만에 매출 10억 위안, VR 쇼핑… 뉴욕 맨해튼서 물건 사는 듯

    마윈 AI 로봇과 쇼핑몰 오픈 알려… 100억 위안도 작년보다 5분 당겨 창업의 도시 중국 선전. 1만여명이 운집한 다윈스포츠 센터에 ‘소비의 신’ 마윈이 인공지능(AI) 로봇 ‘알리윈 ET’와 등장했다. 우(5), 쓰(4), 싼(3), 얼(2), 이(1), 카이스!(시작) 11월 11일 0시가 되자 중국 소비자들의 ‘광클’이 시작됐다. 세계 최대 소비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할인행사의 막이 오른 것이다. 마윈이 창립한 알리바바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을 알리는 전광판의 붉은 숫자는 스톱워치보다 빠르게 변하며 순식간에 억 단위를 향해 달려갔다. 매출액 10억 위안(약 1700억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2초.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무려 72초나 단축됐다.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을 넘어선 시점도 6분 58초로 지난해 12분 28초보다 5분 이상 빨랐다. 행사가 시작된 지 7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새벽 6시 54분에 571억 위안(약 9조 8000억원)을 기록해 2014년 11월 11일 하루 매출액을 돌파했다. 이날 알리바바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톈마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한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 개 이상이었다. 알리바바는 이날 하루 매출이 1230억 위안(약 20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912억 위안보다 318억 위안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봐도 광군제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합친 매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이 85%에 이르러 지난해 68%보다 훨씬 높아졌다. 모바일 쇼핑이 중국 소비의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올해 광군제는 첨단 쇼핑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쇼핑을 선보였다. 알리바바가 개설한 ‘바이 플러스’(Buy+) 채널을 이용하면 지하철에 앉아서도 뉴욕 맨해튼 거리를 돌면서 쇼핑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의 메이시 백화점 등이 이 채널에 입점했다. 알리바바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징둥은 드론(무인기) 배송 서비스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징둥이 인민해방군으로부터 드론 택배를 허가받은 지역은 장쑤, 쓰촨, 산시 등이다. 징둥은 2015년 초부터 농촌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에 나서 이미 현(縣)급 서비스센터를 1500여개 개설했다. 2020년이면 중국 농촌 전자상거래시장이 1조 위안(약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역으로 출발한 택배 상자는 10억 5000만개에 이르고 택배 기사만 268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산됐다. 온 국민이 소비를 즐겼지만 공무원들은 몸을 사려야 했다. 중앙 기율위는 공무원에게 업무 시간에 인터넷 쇼핑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광군제 1990년대 난징의 대학생들이 ‘1’의 형상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光棍·광군)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11월 11일을 광군제로 부른 이후 점차 퍼졌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상인들은 ‘홀로 빈방을 지키지 말고 나와서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고 부추기며 할인 판매를 하기 시작한 것이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이 행사를 선도하면서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가 됐다.
  • 중국판 ‘블프’ 광군제는 왜 11월 11일일까?

    중국판 ‘블프’ 광군제는 왜 11월 11일일까?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독신자의 날)가 올해에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광풍을 일으키는 광군제가 왜 11월 11일로 정해졌을까.  11월 11일은 한국에서는 특정 제품의 과자 이름으로 통칭하는 날이지만 중국에서 광군제를 ‘솔로 데이’라고 부른다고 신화망이 전했다. 숫자 1은 매끈한 막대기와 같고 중국어에서 ‘광군’은 싱글이라는 뜻도 있어 11월 11일이 솔로들의 축제가 됐다. 2009년 11월 11일 티몰에서 광군제를 맞아 솔로들은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고 광고하면서 파격 할인 행사를 했다. 처음엔 티몰만의 자체 행사로 출발했다.  당시 중국 유통업계에서는 광군제가 10월 1일 국경절과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가운데 있어 흥행에 비관적으로 봤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후 타오바오, 징둥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뿐만 아니라 백화점, 가전제품 판매장까지 광군제 행사에 대거 뛰어들어 중국 최고의 할인 행사 날로 자리매김했다.  타오바오의 지난해 11월 11일 매출액은 912억 1700만 위안(한화 15조 6000여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광군제에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폭증하면서 신조어도 생겨났다. 인터넷 쇼핑을 두 번 다시 하지 못하게 손목을 잘라야 한다는 의미의 ‘두어서우당’과 인터넷 쇼핑에 돈을 탕진해 돈이 없음을 비유하는 ‘츠투’ 등이 대표적이다.  광군제에 인터넷 쇼핑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중국인 커플이 11월 11일에 혼인 신고를 한다. 이는 광군제에 ‘탈광(솔로 탈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금요 포커스] 인류의 기억장치, ‘제3의 장소’로서의 도서관/이은철 국회도서관장(성균관대 명예교수)

    [금요 포커스] 인류의 기억장치, ‘제3의 장소’로서의 도서관/이은철 국회도서관장(성균관대 명예교수)

    “도서관은 책과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더 넓은 외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창구(窓口)이며, 미국의 역사 발전을 가져오게 하는 높은 이상과 심오한 사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이던 2005년 6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도서관협회 연례총회 개막식에서 연설한 내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21세기 지식정보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서관의 중요함에 대해 역설했다. 도서관은 인류의 정신적, 문화적 유산을 수집·조직·축적하는 곳이다. 또 이러한 유산을 후대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식과 정보의 관개시설(灌漑施設)이다. 만약 필요한 만큼의 물이 저장돼 있지 않거나, 저장돼 있는 물을 공급하는 수로가 잘 정비돼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개인의 삶과 국가, 사회 발전에 필수적인 지식과 정보를 잘 축적해 놓지 않았거나, 축적돼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개개인은 개별적으로 학습해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기억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두뇌를 갖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은 인류가 생산해 놓은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저장했다가 사회의 구성원들이 필요로 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의 기억장치라고 할 수 있다. 개개인이 아무리 우수한 두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생산해 놓은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모두 기억하고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만약 우리 사회에 이러한 사회적 기억장치인 도서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러한 기관이 존재하더라도 잘 작동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따라서 도서관의 본질적 역할은 인류가 생산해 놓은 지식과 정보를 모든 사람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도서관은 그러한 역할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이와 같은 도서관의 핵심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미래의 국가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더욱 중요하며, 그들이 앞장서서 인류 기억의 저장고인 도서관을 확충하고 운영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도서관 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전문직 사서들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관개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 관개시설은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관개시설에는 치수(治水)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관리자가 필요하며, 어느 누구도 이렇게 중요한 일을 아무에게나 맡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도서관의 전문직 사서는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총괄한다. 즉 지식과 정보를 수집, 조직, 축적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해 우리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지식정보사회 구현의 첨병인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관개시설과 도서관이 구비돼 있더라도 그것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면 그 시설들은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우리 사회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더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은 첨단 기기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사람들은 고립돼 가고 있다. 그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문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도서관은 ‘제3의 장소’로서의 역할도 확장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제1의 장소인 가정에서 휴식과 정서적 안정감을, 제2의 장소인 직장에서는 물질적 생계 수단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지루함, 외로움, 긴장감, 의무감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아무런 형식이나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나고 창조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정겹고 편안한 장소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장소가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가 주창한 ‘제3의 장소’인 것이다.
  • ‘질투의 화신’ 공효진♥조정석, 깜짝 놀랄 결말 ‘끝까지 눈뗄수 없어’

    ‘질투의 화신’ 공효진♥조정석, 깜짝 놀랄 결말 ‘끝까지 눈뗄수 없어’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이정흠, 제작 SM C&C)이 오늘(10일) 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에피소드로 무장한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다. 먼저 표나리(공효진 분)와 이화신(조정석 분)이 순탄하게 결혼까지 할 수 있을지 두 사람의 미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난임 판정을 받은 이화신은 표나리와 결혼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 하고 있고 표나리는 그런 그를 설득하고 나선 상황. 더욱이 나리의 동생 표치열(김정현 분)마저 이화신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화신의 삶에서 표나리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며 표나리 역시 이화신을 향한 마음이 굳건하기에 끈질긴 고난을 함께 맞섰다. 이에 두 사람의 로맨스가 누구도 예상 못할 깜짝 놀랄 결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해 이들의 운명에 궁금증이 무한 상승하고 있다. 또한 표나리, 이화신의 방송국 내 커리어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지난 방송에서 이화신은 뉴스에서 기득권자들의 잘못을 가감 없이 말해 광고가 떨어져나갔고 사내 유치원으로 발령 명령까지 받게 됐다. 난임인 그에겐 가혹한 처사지만 그가 순순히 회사의 지시를 따르게 될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아나운서가 됐지만 계약직인 표나리는 선거 생방송 중 실수를 하고 최근에도 뉴스 클로징을 못 하는 등 아나운서로서 혹독한 첫 발을 내딛었다. 때문에 오랜 소망이고 목표였던 정규직 아나운서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도 오늘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해 관심을 집중시킨다. 마지막으로 이빨강(문가영 분)의 ‘이화신 보이스피싱 사건’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오늘 방송에서 화신이 방자영(박지영 분)과 김락(이성재 분)이 놔두고 나온 돈 1000만원을 발견, 사건의 모든 정황을 알게 된다고 해 그가 가족들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밖에도 김태라(최화정 분)라는 산에 부딪힌 방자영과 김락의 관계, 외로움에 사무치는 계성숙(이미숙 분)의 한탄, 미친 18세 표치열, 이빨강, 오대구(안우연 분)의 모습까지 ‘질투의 화신’을 함께 이끌어왔던 인물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뜨거웠던 여름부터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초입까지 시청자들의 수, 목요일 밤을 책임졌던 이들이 유쾌하고 달콤한 마침표를 찍게 될지 오늘 방송을 향한 기대감이 무한 상승하고 있다. 마지막 관전포인트로 기대와 아쉬움을 낳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최종회는 오늘(10일) 밤 10시에 전파를 탄다. 사진=SM C&C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新전원일기] 꽃농부… 흙사랑… 新청춘

    [新전원일기] 꽃농부… 흙사랑… 新청춘

    “여자의 몸으로 농사일을 하겠다고 하니까 부모님이나 언니들이 반대를 많이 했죠. 제가 열심히 논밭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시면서 농사일을 하도록 허락했던 겁니다.” 송주희(28) 너래안농장 대표의 얘기다. 그는 서울에서 경찰관이 되기 위해 해 오던 공부를 접고 강원 화천군 오음리로 귀농했다. 조금은 도시 분위기가 감돌지만 환갑을 넘긴 사람들 사이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 꼭지를 따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였다. 방앗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동네분들과 수다를 떨며 고추 꼭지를 따는 그녀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채영신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인 일제강점기와는 달리 지금의 농촌이 그 시절처럼 계몽이 필요한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농촌에 젊고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젊은 남자들은 물론 송 대표처럼 젊은 미혼의 여성들도 농촌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남자들이 귀농하는 건 어렵지 않게 듣는 이야기였지만 미혼 여성들의 귀농은 신선했다. 농협의 도움으로 여성청년협의회가 조직됐고 전국적인 규모이지만 본격적으로 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처녀 농부의 수가 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우리 농촌의 현실이 머잖아 우리 청춘들에 의해 새로운 일터로 거듭날 것만 같다. 지난해에만 20~30대 청춘 귀농인이 1168명이라는 통계를 보았다. 이쯤이면 우리의 농업은 미래가 밝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돼 가고 있다는 기분도 들었다. 또한 앞으로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이 힘이다(?) 청춘들이 고향으로, 시골로 돌아오고 있다지만 각각의 마을만 놓고 보자면 아직까지는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송 대표가 돌아간 화천의 오음리에도 170여 가구에 젊은 사람이라고는 고작해야 대여섯 명이 전부라고 한다. “일을 하는데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없어 좀 외로워요.” 송 대표는 그래서 더욱 열심히 농사일에 매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농사를 짓겠다고 각오했던 건 아니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기자가 되는 꿈을 좇아 들어갔던 대학도 그만두고, 매번 수능도 새로 보고 편입 준비 등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경찰관이 되고자 공부를 하던 때였다. 젊은 시절에 자신이 평생 할 일을 단숨에 깨닫는다는 건 큰 행운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춘은 여러 실패를 통해 자신이 평생 할 일을 찾고는 한다. 적지 않게 혼란했던 그에게 분명했던 건 경찰관이 돼 젊은이가 사라진 시골 마을로 내려가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그러던 2014년 12월이었다. 무농약 농사를 짓는 어머니가 집에서 기른 콩을 이용해 두부를 만들다가 분쇄기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네 자매 중 막내였던 그는 이미 시집간 언니들을 대신해 어머니 병간호를 하려고 고향으로 내려오게 됐다. “반 년 동안은 언젠가 올라가야지 생각했어요. 집에 있으면서도 수능 공부를 계속했거든요. 그런데 손가락 하나 잃은 엄마가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시는 거예요. 논으로 밭으로. 메주도 만들어야 하고 겨울 채비로 하러 다니시니 딸인 내가 같이 안 나갈 수 없었죠.” 송 대표도 고향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까진 부모님을 돕기도 했다. 물론 본격적으로 농부의 일을 해 냈던 건 아니었다. 그의 부모 또한 시골의 여느 부모들처럼 자식들이 도시에 나가 성공한 삶을 살기를 바라셨다. 젊은이들에게 농촌은 희망이 없는 땅이라 여기셨던 것이다. 고된 노동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수입, 그리고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자신들의 자식이 자라길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에서 살 땐 허리는 물론이고 속도 아프고 머리도 아팠어요.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는데 고향에 내려와 지내면서 신기하게도 그런 통증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고소한 ‘기름의 길’ 송 대표의 아버지 송임수(71)씨는 마을 친환경 잡곡 작목 반장 일을 했다. 작목반을 운영하는 송씨의 주요 작업은 들깨의 유통이었다. 송 대표가 귀농을 한 뒤부터 기름 가공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음리는 들깨 특화 지역이었다. 일손도 모자랐고 많은 일이 아버지에게 집중돼 힘들어했다. 보다 못한 송 대표가 친환경 잡곡 작목반의 임시 직원으로 취업 아닌 취업을 했다. “농촌으로 내려오는 순간 취업이 되는 거예요.” 마을에서 생산하는 주요 상품은 친환경 들기름과 참기름이다. 깨농사를 지어 수확한 후 며칠 건조한 다음 물에 씻고 볶아서 다시 기름을 짜야 하는 작업이었다. “이제는 깨를 어느 정도로 볶아야 맛있는 기름이 나오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겠더라고요.” 그는 아버지보다 기름을 더 잘 짠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농부의 길을 다지기 시작했다. #너래안그의 집이 있는 곳에서 약간 언덕진 길을 올라가면 ‘너래안’이라는 약간 비탈진 평야가 나온다. 그곳에 선조가 정착한 게 400여년 가까이 됐다. 정착한 뒤 대대로 오음리를 떠나지 않고 살아온 집안이었다. “너래안이라는 말을 브랜드화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들었고 인터넷에서는 이미 ‘너래안’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팔고 있죠.” ‘너래안’은 송 대표와 디자인을 공부하던 그의 후배가 만든 그들만의 고유명사였다. ‘너와 내가 안심하는 농산물’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그의 하루는 바쁘다. 아침에 집을 나와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하는 가공 공장으로 나온다. 전날 주문 물량을 확인하고 택배 보낼 물량을 포장한다. 그런 후 시간이 허락하면 밭에 나가 호미로 직접 김매기를 한다. 너래안에서 생산하는 식용 기름이 친환경인 이유는 그렇게 약을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 잡초를 뽑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식용 기름과의 차별점이기도 했다. 깨를 털고 볶고 기름을 짜는 등 짬짬이 남는 시간에도 쉴 새 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게 농촌의 삶이다. 현재는 다른 농작물도 생산하고 있는데 판매하는 것까지 모두 송 대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마을분들의 농작물까지 취급한다. 그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친구가 5000명을 넘어서면서 더이상 친구 신청이 되지 않는 유저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을 이용해 물건을 팔거나 하지는 않는다. ‘청춘 송 농부의 전원일기’를 올리는 창으로만 쓰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으로 판 유일한 농산물이 있다면 바로 옥수수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수확한 옥수수를 모두 팔았다. “주문이 쏟아졌어요. 3시간 만에 4000개가 완판됐죠.” SNS에 익숙한 젊은 농부들이 농촌에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처럼 소통의 창구 중 하나인 SNS가 우리 농촌에 새로운 길을 열어 줄지도 모르겠다. “대신 저에 대해 악플 좀 안 달았으면 좋겠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데 그런 글 읽을 때마다 힘이 빠져요. 그렇다고 SNS를 포기할 수도 없어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등을 통해 부모님과 이웃 어르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재미 삼아 알렸더니 어렵지 않게 판매로 이어지니까요. 이런 게 바로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농부가 되기 위해“농사일이 재미있어요.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고, 쑥쑥 커 가는 걸 보니 신기하더라고요. 내가 먹는 음식처럼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뿌듯함도 갖게 됐고요.” 고향으로 내려온 지 햇수로 3년이 됐지만 벌써 실패도 맛봤다고 한다. 방앗간 역할을 하는 가공실 건너에 밭 700평가량을 구했는데 그 밭에 송 대표 본인만의 농사일을 시작했다. “그 밭엔 20가지를 심었어요. 수확해서 팔 때 한 상자에 꾸러미로 담아 팔아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죠.” 결과는 실패였다. 20가지의 밭작물 특성이 다 달랐던 것이다. 옥수수, 수수, 조, 백태, 약콩, 토마토, 상추, 양배추, 당근…. 씨로 심어야 하는 채소, 모종으로 심어야 하는 채소, 마른 땅을 좋아하는 식물, 진 땅을 좋아하는 야채 등을 구분하고 특성에 맞게 심고 가꾸어야 하는데 땅에 심어 놓으면 저절로 훌륭하게 자란다고 믿었을 만큼 순진했던 것이다. “당근씨를 뿌렸는데 수확할 때가 돼서 보니까 뿌리가 여러 갈래로 뻗는 바람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거죠. 처음부터 아빠는 알고 있었으면서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물었죠. 왜 안 가르쳐 줬냐고요.” “스스로 터득하기를 바랐던 거야. 그리고 워낙 열심히 하니까 금방 깨달을 거라 믿었고.” 그리고 그만의 농사를 실패한 이유가 ‘할 것 없으면 농사나 하지’라는 안일한 마음 때문이었다는 점도 깨달았다. 그래서 화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부모님으로부터 영농에 대한 지혜도 물려받기 시작했다. 마을 일도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렇게 뼛속까지 농부가 돼야만 위기의 우리 농업을 살릴 방안을 터득해 내지 않을까. 그는 올해 5000만원의 소득을 얻는 게 목표라고 했다. “농업이 살려면 1차 생산물을 생산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생각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농부다. “후에 결혼해서 아이들 생겨도 저는 아이들을 이곳에서 키울 거예요. 젊은 사람들이 점점 많이 농촌으로 들어오면 학교가 폐교되는 일도 없을 거라 믿어요.” 그의 바람대로 이제 농촌을 청춘들이 삶의 터전으로 인식해 새로운 부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기를 바란다. 상록수의 주인공들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시대의 청춘들은 농촌 부흥에 충분히 성공할 자질이 준비돼 있다고 믿는다. 너래안에서 돌아오기 위해 차에 오르는데 가까운 곳에서 군인들이 사격하는 소리가 들렸다. 새삼 화천에 군인들이 많다는 걸 실감했다. 수시로 군인들이 사격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곳에 젊은 여성이 ‘농부의 성’을 쌓고 있었다. 부디 그 성이 튼튼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골로 간 모든 청춘들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中 올해 ´광군제´ 택배 10억개 배송…업체 ‘초비상’

    中 올해 ´광군제´ 택배 10억개 배송…업체 ‘초비상’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11월 11일·독신자의 날)에 중국 전역에서 유통되는 택배 물량이 10억개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북경신보 등 중국 언론들은 오는 11일 광군제를 맞아 10억 5000만개에 달하는 택배와 소포가 전국 각지로 배달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에 비해 35% 이상 늘어난 규모다.  택배업체들은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초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상당수 업체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긴급 채용에 나서는가 하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회사의 경우 직원 가족과 친구들까지 동원하고 있다.  업체들은 대도시 샐러리맨의 임금 수준인 5000∼7000위안(84만∼118만원)의 월급을 주는가 하면 많게는 8000위안(135만원)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형업체인 SF 익스프레스는 정직원이 1000명 수준이지만 이번 광군제를 위해 시간제 노동자, 아르바이트생 등 총 300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또 시간당 소포 4만개를 분류할 수 있는 자동분류 시스템도 갖췄다. 그럼에도 특정 시기에 물량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쏟아지면서 택배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광군제는 11월 11일의 ‘1’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독신자의 날로 부른 것이 어원이다.  이후 상인들이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라’며 할인행사를 기획하면서 중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광군제 행사를 주도해 온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에서 매출 신기록 912억 위안(약 16조원)를 세운 데 이어 올해 이 기록을 깨겠다며 야심 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는 10일 밤부터 각종 행사를 열고 11일 자정 카운트다운을 하는 등 광군제 행사를 화려하게 준비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재일 “박효신은 야생화 같은 사람” 이유는?

    정재일 “박효신은 야생화 같은 사람” 이유는?

    작곡가이자 가수 정재일이 가수 박효신의 히트곡 ‘야생화’ 제목을 짓게 된 비화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는 가수 박효신의 특집 무대로 꾸며졌다. 이날 무대에는 정재일이 깜짝 출연했다. 이날 박효신은 ‘야생화’ 곡 제목에 대해 “당시 술에 취한 정재일이 ‘형은 야생화 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서 제목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MC 유희열은 “왜 그런 말을 했냐”고 질문했고, 정재일은 “그 때 형이 엄청 힘들어했다. 그래서 ‘Wildflower’라는 노래를 형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박효신 씨가 슈퍼스타이지만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있으니까 그렇게 제목을 지은 것 같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박효신 정재일의 투샷을 본 네티즌들은 “천재와 천재의 만남”, “피아노 정말 잘 치시네요 대박”, “야생화 제목이 그렇게 지어졌다니” 등 댓글들을 달았다. 사진=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SNS통해 셀카 사진 자주보면 삶의 만족감 떨어져”(연구)

    “SNS통해 셀카 사진 자주보면 삶의 만족감 떨어져”(연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셀카(selfies) 사진을 자주 보면 삶의 만족감은 물론 자존감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이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왕뤄쉬 박사과정 연구원은 “SNS에 관한 대부분 연구는 포스팅과 좋아요(추천)라는 콘텐츠에 관한 동기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뷰잉’(감상) 행동의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행동은 또한 ‘러킹’(lurking)이라고도 부르는 데 한 사람이 SNS에서 포스팅이나 좋아요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엿보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SNS에서 이 같은 참여 방식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연구는 그 반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왕뤄쉬 연구원은 같은 전공 동료 양판 연구원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셀카와 ‘집단 셀카’(groupies)을 포스팅하고 감상하는 것이 미치는 심리학적 영향에 관한 데이터를 모았다. 두 연구원은 왕 연구원의 지도 교수인 마이클 헤이 커뮤니케이션스학과 조교수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헤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분석 결과, 포스팅 행동은 설문 참가자들에게 심리학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면 뷰잉 행동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셀카를 자주 보는 사람들은 삶의 만족감이 낮고 자존감도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왕 연구원은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행복하거나 즐거울 때 셀카를 포스팅한다”면서 “이는 이런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게시자들만큼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게 만든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이 인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갈망하는 참가자들은 셀카 및 집단셀카를 감상하는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경우에서 사진을 보는 행동은 이들 참가자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감을 높였는데 연구팀은 아마 이런 활동이 이들 참가자가 인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하는 욕구를 만족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사람들에게 SNS 사용과 감상이 주는 영향에 관한 인식을 높여주길 바라고 있다. 양 연구원은 “종종 우리는 자신의 게시물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면서 “난 이번 연구가 사람들이 자신의 포스팅 행동의 잠재적 결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상담가의 일처럼 외로움을 느끼거나 자신이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또는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텔레매틱스 앤드 인포매틱스’(Journal of Telematics and Informatics) 8월 3일 자에 실렸지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냈고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이날 보도했다. 사진=ⓒ tunedin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온라인 게임, 채팅에 빠진 中독거노인…연민, 비난 엇갈려

    온라인 게임, 채팅에 빠진 中독거노인…연민, 비난 엇갈려

    중국의 한 60대 노인이 휴대폰 게임에 50만 위안(약 8500만원)이라는 거금을 쓰고, 온라인 게임 채팅을 통해 젊은 여성 세 명과 교제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하지만 노인을 온라인 채팅게임에 빠져들게 한 이유가 다름아닌 ‘외로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거노인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중국강소망(中国江苏网)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뤼(刘)씨는 몇 년 전 평생을 함께 해온 부인과 사별했다. 자식이 셋이나 있지만, 베이징 순이구(顺义区)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해오고 있다. 자식들은 가끔 돈을 부쳐줄 뿐, 직접 뤼씨를 방문하는 횟수는 지극히 드물다. 그러다 보니 뤼씨에게는 부족할 것 없는 ‘돈’은 있지만 일상을 함께 하는 ‘가족’은 없는 셈이다. 그는 “생활하는 데 부족함은 없지만, 돈을 보고 있다고 거기서 ‘행복’이 나오지는 않았다”면서 “이 나이에도 게임에 돈을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지”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 채팅에서 사귄 여자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는 “처음에는 게임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줄은 몰랐는데, 어느날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자가 나를 ‘영감’이라고 부르더라고… 불현듯 아내 생각이 났지”라고 말했다. 서로 전화번호도 알리지 않고, 그저 온라인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눌 뿐이지만, 그는 “채팅을 할 때면 마치 편지를 쓰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젊은 시절 아내에게 편지를 쓰곤 했는데, 그때로 돌아가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기분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게임에 이미 50만 위안의 거금을 쓴 그는 “나에게 돈은 충분하고, 자식들도 돈을 보내주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찾아온다면 이 돈을 게임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는 이는 없었다. “줄곧 연락이 되질 않는다”고 말하는 뤼씨의 표정에서 외로움이 묻어났다. 50만 위안을 게임에 쏟아 붓고, 온라인 채팅으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그가 정작 간절히 바라는 것은 누군가 곁에 함께 해 줄 사람의 따스한 온기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기고] 노인 대상 사기 피해, 반드시 가족과 상의해야/김유성 광주지방경찰청 현장강사(경위)

    [기고] 노인 대상 사기 피해, 반드시 가족과 상의해야/김유성 광주지방경찰청 현장강사(경위)

    보이스 피싱 사기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의 연령층을 보면 노인들의 피해가 눈에 띄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의 경우 외로움을 느끼는데다 판별력이 떨어지는 점이 악질적인 사기범들이 악용하는 부분이 된다. 그리고 노인들의 경우 사기를 당한 경우에 자식들이나 가족들에게 알리기를 꺼려하여 혼자 끙끙대면서 해결하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 이라는 점이다. 심지어는 자식들에 대한 죄의식 때문에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다가 수일이 지난 후 몸져 눕는 경우도 있다. 타지에서 홀로 떨어져서 바쁜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는 게 그 이유인데 이점을 이용 사기범들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고 우울증 및 죄의식에 사로잡혀 자살충동 등 심각한 2차피해를 겪을 우려도 있다. 발생직후 가족들과 상의만 하여도, 신속하게 체포하거나, 계좌이체의 경우 지급정지등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또한 가족들의 따듯한 배려로 우울증 및 신경쇄약 이차적인 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 아무리 현명한 노인분들이라고 해도 빠르게 변하는 신종 사기 수법을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어르신들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따뜻한 가족의 배려에 기대어서 대처하는게 현명하다는 점을 유념하였으면 한다.
  • 용산구 ‘황혼의 추억’ 사진에 담아드려요

    용산구 ‘황혼의 추억’ 사진에 담아드려요

    서울 용산구가 외로움에 시달리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사진을 선물한다. 용산구는 25일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장수기원 사진촬영’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촬영은 ‘은빛과 함께’ 자원봉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벌써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장소를 지정해 노인들을 초청했지만, 올해는 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꿨다.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어르신을 배려한 변화다. 대상자는 총 45명으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 추천을 받았다. 김홍태 ‘은빛과 함께’ 총단장은 “정서적·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봉사자와 어르신들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촬영은 지역 내 기업인 ‘테크데이타’ 소속 직원 2명이 재능기부로 진행한다. 오랜 시간 누워 지내는 어르신을 위해 말벗 봉사도 함께해 마음속 외로움도 덜 수 있도록 한다. 이날 촬영한 사진은 일일이 액자에 담아 어르신들께 전달할 예정이다. ‘은빛과 함께’는 다음달 1일 홀몸 어르신 300명을 대상으로 밑반찬 나눔 봉사 활동도 진행한다. 봉사자들이 장조림 등 4가지의 반찬을 직접 만들어 포장한 뒤 집으로 방문해 전달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어르신들과 청·장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복지행정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SNS 셀카 보면 삶의 만족감과 자존감 떨어져”(연구)

    “SNS 셀카 보면 삶의 만족감과 자존감 떨어져”(연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셀카(selfies) 사진을 자주 보면 삶의 만족감은 물론 자존감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이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왕뤄쉬 박사과정 연구원은 “SNS에 관한 대부분 연구는 포스팅과 좋아요(추천)라는 콘텐츠에 관한 동기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뷰잉’(감상) 행동의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행동은 또한 ‘러킹’(lurking)이라고도 부르는 데 한 사람이 SNS에서 포스팅이나 좋아요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엿보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SNS에서 이 같은 참여 방식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연구는 그 반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왕뤄쉬 연구원은 같은 전공 동료 양판 연구원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셀카와 ‘집단 셀카’(groupies)을 포스팅하고 감상하는 것이 미치는 심리학적 영향에 관한 데이터를 모았다. 두 연구원은 왕 연구원의 지도 교수인 마이클 헤이 커뮤니케이션스학과 조교수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헤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분석 결과, 포스팅 행동은 설문 참가자들에게 심리학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면 뷰잉 행동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셀카를 자주 보는 사람들은 삶의 만족감이 낮고 자존감도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왕 연구원은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행복하거나 즐거울 때 셀카를 포스팅한다”면서 “이는 이런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게시자들만큼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게 만든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이 인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갈망하는 참가자들은 셀카 및 집단셀카를 감상하는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경우에서 사진을 보는 행동은 이들 참가자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감을 높였는데 연구팀은 아마 이런 활동이 이들 참가자가 인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하는 욕구를 만족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사람들에게 SNS 사용과 감상이 주는 영향에 관한 인식을 높여주길 바라고 있다. 양 연구원은 “종종 우리는 자신의 게시물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면서 “난 이번 연구가 사람들이 자신의 포스팅 행동의 잠재적 결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상담가의 일처럼 외로움을 느끼거나 자신이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또는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텔레매틱스 앤드 인포매틱스’(Journal of Telematics and Informatics) 8월 3일 자에 실렸지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냈고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이날 보도했다. 사진=ⓒ tunedin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위대한 유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위대한 유산

    유산이란 죽은 사람이 남겨 놓은 재산이나 앞 세대가 물려준 문화를 말한다. 대부분 유배인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었다. 유배로 풍비박산이 되면서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어려운 판에 물려줄 재산이란 상상하기 어려웠다. 유배 중에도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던 유배인도 있었다. 명종 때 을사사화로 성주에서 유배 생활하던 이문건(李文楗)은 이전에도 서울 및 경기 등 각지에 전답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유배 중에도 괴산 지역의 전답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작지를 확대했다. 또한 주민들에게서 부세를 받아 대신 관에 납부하고 중간에서 차액을 남기는 방납에도 관여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노비도 상당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또한 명종 때 권세를 휘둘렀던 진복창(陳復昌)은 말년에 삼수에 유배를 갔는데 유배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유배지 백성들의 논밭을 빼앗고, 토호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가 하면 직접 형틀을 설치해 백성들을 폭행까지 하면서 재산을 만들려고 광분했었다.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위대한 유산’이 있다. 이 소설의 관심은 ‘위대한 유산’의 정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상속하려 했던 위대한 유산은 위대한 재산이다. 막대한 재산으로 훌륭한 신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것은 신사의 가치를 재산으로 대신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배금주의에 대한 풍자였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물질적 사치로 그의 삶을 탕진하고 낭비한다. 그 낭비의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정신적 공황 상태 역시 깊어진다. 그러나 물질적 파산과 신체적 몰락의 순간에 주인공은 각성하며 변화한다. 결국 그가 받은 ‘위대한 유산’은 정신적 성장과 인간에 대한 조건 없는 신뢰였다. 유배인 정약용(丁若鏞)에게는 재산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자를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 하지 마라. 한 글자는 근(勤)이고 한 글자는 검(儉)이다.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주는 가르침’(又示二子家誡)은 조선판 ‘위대한 유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인 황동규 선생은 “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라는 시를 통해 소설가였던 부친 황순원 선생의 유산을 공개했었다. “부동산은 없고 / 아버님 유산으로 내리신 동산 상자 한 달 만에 풀어보니 / 마주앙 백포도주 5병 / 호주산 적포도주 1병 / 안동소주 400㏄ 1병 / 짐빔 반병 / 폼 좁은 가을꽃 무늬 셔츠 하나 / 잿빛 양말 4켤레 / 그리고 웃으시는 사진 한 장” 유산이라곤 이것이 전부였다. 많은 재벌이 경영권과 유산 등을 둘러싸고 서로 편을 갈라 다툼을 했고 이 ‘위대한 재산’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노사분규도 재산 싸움의 다른 형태다. 이 때문에 등골이 휘는 것은 나라와 젊은이들이다. 제주 유배인 김정희는 “녹봉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留不盡之以還朝廷), 재물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라(留不盡之財以還百姓)”고 했다. 있기에 추해지고, 없기에 위대해짐을 유배인들은 말한다. 문제는 위대한 재산이 아니라 위대한 유산인 것이다.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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