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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재호 “‘노인과 바다’ 같은 작품 찍고 죽는 게 소원”

    송재호 “‘노인과 바다’ 같은 작품 찍고 죽는 게 소원”

    “‘노인과 바다’라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있잖아요. 그 소설을 원작으로 앤서니 퀸이 75세에 주연한 영화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런 작품 한번 해보고 죽었으면, 그게 하나 남은 소망이에요.”오는 11일 개봉하는 옴니버스 영화 ‘길’(감독 정인봉)은 원로 배우 송재호(78)의 연기를 간만에 오롯이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주연은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6년 만. 최근 수년간 스크린에서는 몇몇 작품에 특별출연하는 정도에 그쳤다. TV 드라마도 지난해 OCN ‘동네의 영웅’을 제외하고는 뜸했다. 위 연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라고 해봐야 이순재(82), 신구(81) 정도여서 영화 포스터 중앙에 자리한 송재호의 모습이 더욱 반갑다. “6년 만에 주연이라는 감회보다는 조연이든 주연이든 늘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 앞서요. 세월의 흐름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가려고 합니다. 단지 그거뿐이지요.”‘길’은 초고령화 시대에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온 노인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작품이다. 송재호와 김혜자(76), 허진(72)이 에피소드 하나씩 책임진다. 이들은 10대 시절 한동네에서 꽃다운 청춘을 보냈으나 일갑자 세월이 흘러 가전제품을 일부러 고장내 AS 기사를 호출하며 외로움을 달래는 순애(김혜자), 불우한 결혼 생활을 보낸 끝에 황혼 녘에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젊은 여인을 만나 수줍어하는 상범(송재호),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따라가려고 외딴곳을 찾았다가 세상에 치여 동반자살을 하려는 청년, 고등학생과 마주친 수미(허진)를 연기한다. 특별한 기교 없이 그저 담백하게 들려주는 우리 시대 아버지, 어머니 이야기가 가슴을 후벼 판다. ‘노인은 죽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쓸모없어지는 게 두렵다’는 김혜자의 대사에 공감했다는 송재호는 젊은 세대가 하는 이야기를 못 알아 듣는 경우가 많지만 다시 말해 보라거나 주변에 물어보는 게 창피해서 그냥 참고 넘어간다며 쓰게 웃었다. “나이가 들어 퇴물 취급 당하면 외로워지고, 서글퍼지고 그래요. 요즘 바쁘게 일을 한다거나 그러지 못해 그런 마음이 이따금 들기도 해요. 그래도 마음 편하게 주어지는 대로 살아가자고 마음먹죠.” “참으로 오래 걸어왔다네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나름 열심히 걸어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길었으면 해….”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상범의 마지막 독백이다. 송재호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축약해 놓은 것 같은 대사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걸어온 길에 딱 맞는 대사 같았어요.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무지무지하게 많거든요. 육체적 능력이 감당할 수 있을지 그게 고민일 뿐이죠. 그래도 열심히 걷는 운동을 해 나름 건강하답니다.” 1959년 부산KBS 성우로 데뷔한 뒤 1964년 연기자로 전향한 송재호는 기록에 남지 않은 작품까지 모두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김호선 감독의 ‘영자의 전성시대’(1975)와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1981),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1000만 영화 ‘해운대’(2009) 등으로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 어떤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친다. “나이가 들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요. 옛날에 했던 작품보다는 앞으로 할 작품들이 기억에 남을 것 같죠. 앞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득이 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나 혼자 산다 헨리, 소개팅 폭로에 “그거 말하면 안 되는데” 누구길래?

    나 혼자 산다 헨리, 소개팅 폭로에 “그거 말하면 안 되는데” 누구길래?

    ‘나 혼자 산다’ 헨리가 전현무의 주선으로 최근 소개팅을 가진 사실이 알려졌다.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나홀로 제주도 여행에서 외로움을 토로한 헨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전현무는 “요즘 헨리가 정말 외로워해서 방송하는 분 중에 헨리를 보고 싶어하는 분을 소개해줬다”고 밝혔고 헨리는 “그거 말하면 안 되는데”라며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현무는 “그런데 헨리가 오자마자 몰카 프로그램 ‘은밀하게 위대하게’인 줄 알더라. 종업원한테도 연기자냐고 물어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헨리는 “너무 갑자기 형이 전화를 했다”고 해명했다.한편 이날 ‘나 혼자 산다’에서 헨리는 혼자 제주도를 여행하며 비자림 연리지 나무를 찾아 “너무 외롭다. 연리지 할아버님 퓨처 와이프 찾을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제발”이라며 간절히 소원을 빌어 눈길을 끌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댄스 파티·와인 모임…오늘 삼촌·이모는 ‘어른의 날’

    댄스 파티·와인 모임…오늘 삼촌·이모는 ‘어른의 날’

    “5월 5일은 어린이날. 누군가 나에게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 4프로)를 선물로 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만 30살밖에 안 됐다구요.”-대학원생 김모씨 “직장인 놀이는 술 먹고 노래방 가는 게 다예요. 함께 어울릴 행사가 없습니다. 친구들은 다 결혼했고, 운동 빼면 정말 놀거리가 없습니다.”-회사원 신모(34)씨어린이날을 전후로 ‘어른의 날’ 행사가 늘고 있다. 키덜트(kid+adult)족과 같이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과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팍팍한 현실에 부딪혀 낮아진 자존감을 ‘놀이’로 회복하려는 나름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어른의 날 행사에서 만난 직장인들은 일에 치여 1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데, 나를 위해 하루 정도는 돈과 시간을 쓰고 싶다고 했다. 4일 오후 11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다목적공연홀 ‘소울타워’에서는 ‘어른의 날’ 댄스파티가 열렸다. 지난해 처음 시작해 입소문을 타면서 100명이 넘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모였다. 행사 공동기획자 박유나(30·여)씨는 “학창 시절에는 항상 친구와 함께 놀았는데 건조한 직장생활에서 그런 친구들을 만들기 쉽지 않았다”며 “어른들에게 친구들을 찾아 주려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이면 10~15명이 참여하는 와인 소모임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의 날’을 3년째 열고 있는 김우리(33)씨는 “물리적 나이로는 어른인데, 어른으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회사와 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어른이 되라며 스스로를 격려해 주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 매년 작은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42)씨는 “아들과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고 부모님 선물을 챙기면서 정작 ‘우리 부부는 누가 챙겨 줄까’ 하는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며 “5월 4일 저녁만은 우리 부부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행사도 어른의 마음을 동시에 공략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어린이날 행사로 ‘어릔이 날’을 연다. 어린이도, 어른도 좋아하는 인형과 완구를 앞세워 전시를 준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7일까지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억의 오락실’을 기획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른의 날’ 현상에 대해 “본인이 생각했던 꿈이나 미래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이 허전함을 놀이로 채우려는 심리”라며 “팍팍한 현실 대신 꿈도 있고 자신감도 있었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에릭남 “억대 연봉 버리고 가수 선택… 방송 그만둘까 생각도”

    에릭남 “억대 연봉 버리고 가수 선택… 방송 그만둘까 생각도”

    O tvN ‘주말엔 숲으로’에 새롭게 합류한 가수 에릭남이 ‘욜로’(YOLO)의 매력에 푹 빠졌다. 3일(수) 저녁 8시 20분, O tvN과 tvN에서 동시 방송하는 ‘주말엔 숲으로’에서 가수 에릭남의 첫 욜로 라이프가 펼쳐진다. 주상욱, 김용만과 함께 새로운 욜로족을 찾아 떠난 에릭남은 특유의 서글서글한 성격과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날 방송에서 에릭남은 억대 연봉의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가수의 길을 선택했지만, 바쁜 일상에 지쳐 “방송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도전하자는 마음을 먹고 ‘주말엔 숲으로’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나에게 정말 필요한 방송”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고. 주상욱, 김용만 또한 에릭남의 가식 없는 모습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는 좋은 동생을 만난 것 같다”며 흐뭇해 해 세 사람이 만들어낼 케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인공은 양평에서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공동체 생활을 누리고 있는 여섯 가족이다. 어른, 아이 모두 합쳐 30명이 모여 사는 이곳에서는 공동 육아, 재능 기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소통하며 이웃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혼자 하면 ‘YOLO’지만 같이 하면 ‘WOLO’가 된다”는 이들은 “도시에서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지만, 이 곳에서는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털어놓아 세 남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는 후문. 특히 에릭남은 남다른 친화력으로 욜로족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더한다. 욜로 공동체의 배려하는 삶에 “감동적이다”를 연발하며 순수함을 드러내는가 하면, 본인의 셰어 하우스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공동체의 일상을 진정성 있게 이해하려고 하는 등 욜로족과의 대화 내내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 예정이다. 에릭남의 욜로라이프는 오늘(3일) 저녁 8시 20분 O tv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O tvN ‘주말엔 숲으로’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사이드’ 김영희 “말단 비대증+생활고, 밤마다 무서웠다”

    ‘인사이드’ 김영희 “말단 비대증+생활고, 밤마다 무서웠다”

    전 농구선수 김영희의 근황이 공개됐다. 27일 방송된 KBS2 ‘속 보이는 TV 人사이드’에서는 대한민국 전 농구선수 겸 코치 김영희의 근황이 공개됐다. LA 올림픽 여자농구 국가대표를 역임했던 김영희는 1987년 ‘거인병’으로 알려진 말단 비대증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후 1998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데 이어 2000년 아버지마저 세 차례의 암 수술 끝에 세상을 떠나자 김영희는 외로움과 우울증을 견디며 살아 왔다. 김영희는 스티커를 봉지에 넣는 부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농구를 그만 둔 그는 부모님의 병원비로 생활고가 더 심해졌지만,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주변에 베풀며 살았다.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다는 한 동네 할머니는 “오다가다 자기 먹을 것을 사면 우리에게도 하나씩 나눠주고 간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 김영희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예민해지기까지 했다. 그는 “밤이 되면 갑자기 무서움이 밀려 온다. 그래서 깜깜한 밤이 싫다”고 말했다. 그의 모습을 본 전문가는 “심각한 위축, 불안, 사람들에 대한 피해증이 심해졌다. 말단비대증이 심해지면서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배려와 봉사로 스스로가 치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타심이라기보다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치유의 모습”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전문가와 후배 농구선수들은 김영희의 집을 수리하는 데 도움을 줬다. 어두웠던 김영희의 집은 아기자기하고 밝은 집으로 탈바꿈했다. 집을 둘러 본 그는 “제 병이 다 할 때까지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KBS2 ‘속 보이는 TV 人사이드’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하찮은 인생도 흔적 남지 않는 건 아니죠”

    “하찮은 인생도 흔적 남지 않는 건 아니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노작가는 쪽지를 꺼내 들고 푸시킨의 시를 읊어 내려갔다. 익숙한 만큼 흘려듣기도 쉬운 구절을 낭송하고는 말했다. “이 시는 춥고 어두운 곳에 웅크린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시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암송했지만 그걸 안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 그래서 더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위로는 어떤 걸까. 이 생각이 늘 제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글을 쓰는 거겠죠. 앞으로도 계속 그들을 위해 쓰고 싶고요.” 2013년 ‘객주’ 완간 이후 4년 만에 장편 ‘뜻밖의 생’을 들고 돌아온 소설가 김주영(78)은 이렇게 꿈을 말했다. 이번 소설은 올해 등단 47년, 여든을 눈앞에 두고도 ‘끝까지 쓰겠다’는 집념으로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객주문학관이 있는 경북 청송으로 내려가 창작에 몰두한 결과물이다.이야기는 소년 박호구와 항구에서 노숙을 하며 지내는 노인 박호구를 교차하며 풀려 나간다. 노름꾼 아버지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려 무당에 의존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박호구에게 외로움, 따돌림은 덫 같은 숙명이었다. 밑바닥 인생의 전형인 그가 직조하는 희비극의 아찔한 격차는 행복과 불행이 필연적으로 맞닿아 있는 우리 생의 본질을 전해 준다. “소설에는 지리멸렬한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도 소속되지 못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울물이 흘러가도, 산그늘이라는 흔적은 남아 있다’는 게 이 사람의 철학이죠. ‘나같이 하찮은 인생이라고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절대로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 고귀한 사람이죠. 삶에는 언제나 고난보다는 그 고난을 해결할 방법이 더 많은 법이거든요.” 이번 작품은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 연재로 먼저 독자들과 만났다. 온라인에서 독자들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작가는 “미리 보면 행복해질까 싶어 독자들 반응은 안 봤다. 지금까지 내가 쓴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는 소설이라 장담한다”는 특유의 너스레로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최근 극심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는 작가는 전날 밤 몽롱한 상태에서 영화를 봤다고 했다. 젊은 시절 미남에 능력자였던 영화 속 노배우의 추레한 모습이 자신의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그는 문득 속담 하나를 건넸다. “이태리 속담에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순 없다’는 말이 있어요. 시골 툇마루에 앉아 해바라기나 하고 있을 나이에 글을 쓴다는 게 흘러가는 물을 끌어다 물레방아를 돌리는 억지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물레방아는 축이 튼튼해야 잘 돌아갈 텐데 이 물레방아는 축이 닳고 닳아 마구 휘청이며 돌아가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놓지 않는 건 제 나이에도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꿈 말이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내 안의 젊음이 함께 뛴다”…81·79·75세 실버 마라토너의 질주

    “내 안의 젊음이 함께 뛴다”…81·79·75세 실버 마라토너의 질주

    다음달 20일 열리는 제16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엔 젊은이 못지않게 뜨거운 열정을 뽐내는 실버 마라토너들이 출전한다. 5㎞ 신홍철(81)씨, 10㎞ 임대환(75)씨, 하프코스(21.0975㎞)를 뛰는 김형근(79)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에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눈길도 받는다. 그러나 너털웃음을 지으며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달리겠다’고 입을 모았다.●5㎞ 도전하는 신홍철옹 최고령 26일 현재 참가 신청자 중 최고령인 신씨는 “가끔 경로당에 가면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는 생각에 서글퍼지곤 한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에 나가 젊고 체력을 잘 단련한 사람들 속에서 함께 뛸 때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신씨는 체력 단련에 좋겠다는 생각에 4년 전 마라톤을 시작했다. 작년에만 22회를 비롯해 지금까지 50회 이상 대회에 나섰다. 신씨는 “이 나이에 이 정도 건강하다고 생각하니 자신감을 갖게 되고 다른 일에도 적극적으로 바뀐다”며 “마라톤을 하면 순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완주해야 마무리된다. 삶 속에서도 무언가 하고 싶을 때 끝까지 인내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젠간 몸이 안 따라주는 때를 맞겠지만 내 의지만은 젊다”며 “기계도 활동하지 않다간 녹슬지만 자꾸 돌리면 오래가듯이 인간 역시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고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달리다 보면 외로움도 싹” 하프코스 최고령인 김씨는 “내 맘대로 운동하면 힘들 때 그냥 쉬곤 해서 안 좋다고 여겨 기록을 재는 대회에 나간다”며 “서울신문 대회에도 몇 차례 뛰었는데 다른 곳과 달리 경찰이나 검찰청, 통일부 등 공무원들도 어울리는 게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2007년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적에 복장만 갈아입고 뛰면 그 순간 모든 걸 잊게 된다.”고 덧붙였다. 10㎞ 도전자 중 최고령인 임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꼈는데 마라톤을 하면서 그러한 감정을 덜어냈다. 마라톤을 마치고 샤워를 할 때 굉장히 행복하다”며 “요즘 일주일에 3번가량 훈련을 하는데 대회 20일 전부터는 훈련량을 줄이며 페이스 조절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적어도 80세까지 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홈페이지(marathon.seoul.co.kr)에선 다음달 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 신청자를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40대가 31.45%로 가장 많다. 50대 28.07%, 30대 22.93%, 20대 12.37%, 70대 0.83%, 10대 이하 0.52%, 80대 이상 0.02%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늙으면 쓸데없어지는 게 죽는 것보다 두렵다”…‘길’ 예고편

    “늙으면 쓸데없어지는 게 죽는 것보다 두렵다”…‘길’ 예고편

    노인의 외로움, 사랑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담은 영화 ‘길’이 영화 속 진한 여운을 엿볼 수 있는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길’은 외로운 노년기의 세 사람을 중심으로 운명처럼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치러 온 수리기사(온주완)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순애(김혜자)의 모습과 빵집을 개업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상범’(송재호), 아들을 향한 뜨거운 모성애를 보여주는 ‘수미’(허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홀로 방에 남아 옛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상범’(송재호)의 모습과 원망 섞인 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수미’(허진), 그리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지만 싸늘한 반응에 씁쓸한 표정을 짓는 ‘순애’(김혜자)의 모습은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케 한다. “늙으면 쓸데없어지는 게 죽는 것보다 더 두렵거든요”라는 ‘순애’의 대사는 이들이 숨기는 이야기의 절절함을 예고한다. 오늘날 노령화 사회의 문제를 따뜻한 시선과 유쾌한 내용으로 담아낸 영화 ‘길’은 김혜자, 송재호, 허진, 온주완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영화 ‘길’은 오는 5월 11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86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모바일픽]개와 아이 둘만 놔둬선 안되는 이유

    [모바일픽]개와 아이 둘만 놔둬선 안되는 이유

    아이를 애완동물과 함께 남겨두고 떠나면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까? 25일(이하 현지시간) 더썬은 애완동물과 아이 둘만 남겨 둔 사이 벌어진 일들을 여러 장의 사진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사실 애완동물은 맞벌이하는 부모를 두거나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아이에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자 가족이다. 아이들은 애완동물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최근에는 애완동물을 키우면 ‘면역력을 높여서 알레르기나,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애완동물과 아이들의 조합이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둘만 남겨둔다면 생각지 못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다. 가끔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개나 고양이가 끔찍한 수모를 당하지만 말못하는 애완동물들은 어린 주인을 기쁘게 할 수 있다면 이러한 대우도 달갑게 받는 듯하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커버스토리] ‘2인자’ 부단체장의 특권과 설움 사이

    [커버스토리] ‘2인자’ 부단체장의 특권과 설움 사이

    충북도 6급 공무원인 A(44)씨의 꿈은 고향에서 기초단체의 부군수로 공직을 마치는 것이다. 흙수저인 그가 임명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자리가 부단체장이다. 부단체장으로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싶다. 기사가 딸린 관용차와 관사, 일정을 챙겨 주는 부속실, 출장 때마다 따라붙는 공무원들의 의전 등 폼나는 공무원 생활도 A씨가 부군수를 하려는 또 다른 이유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단체장이 구속되거나 직위를 상실하면, 단체장 직무대행으로 1인자 노릇을 하는 횡재를 누릴 수 있는 것도 부단체장의 특권이다. 그러나 세상은 공짜가 없는 법. 때로는 ‘2인자의 설움’을 이겨 내는 게 부단체장들의 숙명이다. 17개 광역정부에는 모두 36명의 부단체장이, 226곳의 기초지방정부에는 1명씩 226명의 기초정부 부단체장 등 262명이 뛰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지방정부의 가교 또는 광역지방정부와 기초지방정부의 ‘연결고리’라는 부단체장의 역할 덕분에 광역단체 부단체장은 행정자치부 등 중앙정부에서, 기초단체 부단체장은 광역단체에서 임명한다. 기초지방정부의 부단체장은 광역지방정부에서 퇴직을 2~3년 앞둔 공무원을 내려보내는 일이 잦다. # 중앙정부와 광역지방정부의 다리가 되어 부단체장들의 직급은 지자체 규모에 따라 다르다. 3명의 부시장을 거느린 서울시는 차관급이고 나머지 광역단체 16곳은 1급이다, 기초단체는 인구 10만명 미만은 4급, 10만~50만명 미만은 3급, 50만명 이상은 2급이다. 부단체장은 투자 유치와 현안 해결 등을 위해 대외활동에 주력하는 시·도지사와 시장·군수 등을 보좌하며 지자체 사무를 총괄하고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등 안살림을 책임진다. 또한 공무원들의 승진 등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와 지역 내의 개발행위 등을 심사하는 계획심의위원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원회의 장(長)도 맡고 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부단체장들의 푸념이 터져 나온다. 겉만 화려할 뿐 단체장 눈치를 보느라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의욕적인 업무수행이 월권행위로 비쳐 복지부동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부산의 한 기초단체에서 2년째 부구청장을 하는 B씨는 40여 년이 넘는 행정 경험을 살려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하지만 각종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 처신엔 손가락질 지역 현황 파악 등을 위해 지역 내 기관장과 유지 등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야 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접촉을 피한다. ‘단체장만 잘 모시면 된다’는 게 그가 2년째 부구청장을 하며 깨달은 철학이다. 섣불리 나섰다가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랜 공직생활에서 체득했다. 최근까지 지방의 한 광역단체 부지사로 일했던 C씨는 복지부동으로 공무원들 사이에 유명세(?)를 떨쳤다. 인사와 예산 문제는 절대로 관여하지 않았다. 간부회의 등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일절 하지 않았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그림자 처신으로 복지부동이라고 은밀한 손가락질을 당했지만, 그는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2년 이상 부지사로 장수했다. 일체의 대외 활동도 자제해 판공비는 남아 돌 정도였다. C씨는 “부단체장들 사이에는 승진 인사나 민간 보조금 예산 문제 등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처럼 돼 있다”며 “좁은 지방사회에서는 조금만 튀면 소문이 나 버려 외부 사람 만나는 것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3년 전 충남에서는 각종 관내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이른바 ‘단체장 노릇’을 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부단체장이 단체장의 요구로 갑자기 교체되는 수모를 당한 사례가 있다. # 가족과 떨어져 기러기 신세… 관사에서 ‘혼밥’ 가족과 떨어져 홀로 객지로 부임한 부단체장들은 외로움을 호소한다. 충남 지역 부군수 D씨는 “시·군은 학연, 지연 등으로 얽혀 ‘형님, 아우’하며 지역 및 인적 네트워크가 공고한데 고향이 아니고, 출신학교도 아니다 보니 부하 직원들과 소통하기 어렵다”며 “게다가 실권과 결정권을 단체장이 갖고 있어 이른바 ‘왕따’당하는 기분이 들 때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튀면 ‘정’ 맞고, 가만히 있으면 ‘뭐하러 온 사람이냐’는 말이 나와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며 “저녁에는 공식 자리가 아니면 관사에 돌아가 ‘혼밥’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부단체장들은 조만간 떠날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실세가 아니라는 이유로 찬밥 대우를 받기도 한다. 경북 시·군에서는 2015년 한때 ‘겉치레 의전 파괴’ 바람이 불어 시장·군수 대신 부시장과 부군수가 행사에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뒤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행사를 주관하는 사회·민간 단체 관계자 등이 ‘얼굴마담’에 불과한 부단체장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격이 떨어진다며 단체장의 참석을 강하게 요구해 파격적이었던 의전 파괴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체장에게 전달되지 않는 민원이라면 해결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불신이 짙게 깔렸다. # 실·국장보다 존재감 없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경북 지역 부군수 E씨는 “시·군에서 부군수·부시장이 ‘2인자’로 군림할 것 같지만, 단체장과 가까운 실세 실장이나 국장, 또는 과장들보다 존재감이 크게 못 미친다”며 “직위가 높은 부군수로서 실세 과장들의 눈치를 봐야 할 때는 상명하복의 공무원 사회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부단체장들은 정치인인 단체장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충북의 한 부군수는 “안살림은 행정경험이 풍부한 부군수가 책임지는 게 인사 잡음 등 내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군수들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부군수의 권한을 최대한 인정하면서 부군수를 최대한 활용해 상급기관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장들이 다음 선거에 출마할 것을 의식해 고향 출신을 부단체장으로 받지 않는 것도 사라져야 할 관행으로 꼽힌다. 한 부단체장은 “‘절대 단체장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게 했다”고 고백했다. 고향 출신 부단체장은 지역 사정에도 밝고 인적 네트워크도 좋아 바로 업무에 적응한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피는 재래시장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피는 재래시장

    옥상에 나가 남산을 바라보니 한 폭 파스텔화 같다. 한창 흐드러졌을 꽃을 인 벚나무들이 줄지어진 저 능선은 남산도서관에서 서울타워로 이어진다. 처음 그 길을 걸었던 때는 나도 젊었고 나무들도 젊었다. 가지 여렸던 벚나무들이 늠름한 골격으로 바뀐 30여년 세월. 나의 연례행사인 남산 벚꽃 나들이를 언제부터인가 간간 거르고 산다. 어젯밤에는 집을 나섰다가 어디선가 훅 끼쳐오는 향기에 가슴이 철렁했다. 이것은 라일락꽃 향기! 그렇다면 벚꽃이 벌써 다 피었다는 거네. 이럴 수는 없어. 벚꽃 아래를 거닐어 보지 않고 봄을 보낼 수는 없어. 그러나 줄줄이 약속과 할 일이 있다. 그래도 케이블카 하우스에서 국립극장으로 이어지는 저 건너편 골짜기는 벚꽃이 늦게 피고 늦게 지니 한 주일쯤은 말미가 있을 것도 같고. 바람은 왜 저리도 부는 걸까. 벚꽃 다 떨어지겠네.남산도서관과 하얏트 호텔 사이의 남산 순환도로에 보성여고 쪽으로 내려가는 비탈길이 있다. 30m쯤의 짧은 그 길 한편에는 이런저런 점포들이 자주 상호가 바뀌며 여전히 조랑조랑 매달려 있는데, 그 건너편은 화단이다. 그 화단의 폭은 저기 어떻게 여인숙이랑 레코드가게랑 밥집 등이 들어 있었나 싶게 좁다. 상호가 아마 ‘멜로디 레코드’였지. 운영자인 젊은 부부는 가게에 딸린 방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도 살았다. 문화적 감수성과 현실의 간극이 큰 듯했던 그들에게 호시절이 주어져서 그 간극을 대폭 줄였기를! 비탈을 내려가면 바로 해방촌 오거리다. 그 오거리 중 두 거리 사이에 신흥시장이 있다. 내가 해방촌에 산 세월이 30년 훌쩍 넘었는데, 맨 처음 둥지를 튼 곳이 신흥시장 안이었다. 한 층 열 평 남짓의 3, 4층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서 종으로 횡으로 섰고, 이층 높이로 지붕을 이어 전체를 덮었다. 일층은 가게들, 위층들은 살림집들이었다. 나는 한 신발가게 집 3층의 부엌 딸린 한 칸 방에서 8년을 살았다. 거기 사는 동안 거의 밥을 해 먹지 않은 것이, 집주인 며느님이 끼니마다 나를 챙겨주셨던 것이다. 내 또래인 그이는 외로움 많이 타고 정 많은 사람이었다. 가난하고 젊은 내가 그이와 그 가족을 만나 따뜻하고 안전하고, 그리고 자유롭게 8년 세월을 지낸 걸 생각하면 두고두고 고맙다. 그 시장 이름을 나는 오랫동안 해방촌시장으로 알고 있었다. 신흥시장이라고 제대로 안 게 몇 년 안 되는데, 이미 시장이 망가진 뒤다. 지물포도 신발가게도 이불가게도 문을 닫은 지 오래고, 어물전이며 채소가게며 과일가게도 하나하나 사라져 휑하기 짝이 없었다. 가게가 거의 빈 재래시장은 쓸쓸했다. 그런데 한두 해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장으로 회생한 건 아니지만, 드물게 남은 옛날 시장의 구조와 형태가 젊은이들에게 ‘핫한’ 공간으로 소문나서 공방이나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땅값이 엄청나게 올랐다니, 남은 희망이었던 재개발도 무산돼서 실의에 찼던 건물주들, 특히 내 옛날 집주인을 위해서 잘된 일이다. 부동산으로 부를 쌓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그들 대개가 억척스레 살아오면서 그 작은 땅 하나 지킨 걸 아느니만큼 행운이 그들을 피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인적 없던 시장에 이제 젊은 사람들도 흔히 눈에 띈다. 사람뿐인가. 며칠 전에는 샛길을 통해 시장에 들어서 막 모퉁이를 도는데 어둠 속에서 한 동물의 실루엣이 어른거려 나는 흠칫했다. 그 역시 순간적으로 흠칫했으나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매대였던 낡은 판자때기 위에 흩뿌려진 뭔가를 열심히 먹을 따름이었다. 믿기지 않게도 그것은 나귀였다! 그 목덜미를 한번 쓸어보고 싶었지만 불쑥 만지면 싫어할 것이었다. 지그시 눈을 들여다보면서 “너를 한번 만져 봐도 괜찮겠니?” 양해를 구할 시간은 없었다. 맛있는 거라도 하나 주고 싶었는데 내 보따리에는 반추동물이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고양이 사료뿐이었다. 아, 물이라도 주고 올 걸 그랬네. 그나저나 웬 나귀가 혼자 거기 있을까. 걱정이 되고 궁금하던 차에 평상에 걸터앉은 청년을 만나 물어봤다. 다행히 그가 답을 알고 있었다. 시장에 책방을 냈다는 방송인 노홍철씨의 나귀라고 했다. 아, 예쁜 나귀, 또 보고 싶다.
  • 블랙데이 4월 14일…솔로를 위한 날, 유래는?

    블랙데이 4월 14일…솔로를 위한 날, 유래는?

    4월 14일 ‘블랙데이’를 맞아 이날이 어디서, 어떻게 유래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랙데이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 등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이 아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이나 사탕을 받지 못한 솔로들끼리 외로움을 달래며 짜장면을 먹는 날이다. 전달 14일인 화이트데이와 대비되는 이름으로 블랙데이라 붙여졌다는 설이 가장 많다. 블랙데이에는 솔로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음식의 대표격인 짜장면을 먹는 문화가 생겨났다. 블랙데이에는 짜장면 외에도 커피, 콜라, 초콜릿 등 검은색 음식의 매출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4일은 로즈데이로 연인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등 이벤트를 해주는 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딘딘·정채연,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외로워서 죽음’ 티저 영상

    딘딘·정채연,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외로워서 죽음’ 티저 영상

    래퍼 딘딘과 걸그룹 다이아 멤버 정채연이 함께 촬영한 뮤직비디오 첫 번째 티저 영상이 베일을 벗었다. 소속사 D.O엔터테인먼트는 13일 1theK (원더케이) 유튜브 계정 등을 통해 딘딘의 새 싱글 ‘외로워서 죽음’ 뮤직비디오 1차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공개된 영상에는 청순한 미모를 뽐내는 정채연과 손을 잡고 벚꽃이 핀 거리를 거니는 딘딘의 모습이 담겼다. 이후 두 사람의 모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채연은 여전히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술자리를 즐겼지만 딘딘은 홀로 술을 들이켜며 눈물을 흘려 두 사람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뮤직비디오 본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느린 편지’ 이후 딘딘이 약 5개월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싱글 ‘외로워서 죽음’은 외로움이 극에 달한 딘딘의 솔직한 심정이 담긴 곡이다. 딘딘의 새 싱글 앨범 ‘외로워서 죽음’은 오는 17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영상=[Teaser 1] DINDIN(딘딘) _ Super Super Lonely(외로워서 죽음)/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동물실험 반대” 공유, 고양이 키우는 이유 “외로워서가 아니라..”

    “동물실험 반대” 공유, 고양이 키우는 이유 “외로워서가 아니라..”

    배우 공유가 동물실험 반대 서명에 동참하며 그가 고양이를 키우는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공유는 12일 오전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국내 동물실험 전면 금지를 주제로 한 더바디샵의 캠페인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공유는 “현재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다”면서 “동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며 “자주는 못 가지만 가끔씩 동물원에 얼굴을 다 가리고 혼자 간 적도 있다”고 남다른 동물 사랑을 드러냈다. 공유는 지난해 2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외로움 극복 방법으로 “고양이”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공유는 “고양이 키우는 것도 공허함에 괜찮은 것 같다”면서 “고양이 키우는 남자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외로워서 키우는 게 아니라 고양이의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는 이상형에 대해서도 “고양이과 성향의 사람을 좋아한다”면서 “상대방에게 너무 의지를 하는 것보다 본인을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 출연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공유는 종영 후 쏟아지는 광고 촬영 일정을 소화하며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월드피플+] 고등학교 졸업파티 커플, 64년 후 결혼하다

    [월드피플+] 고등학교 졸업파티 커플, 64년 후 결혼하다

    수줍은 10대 고등학교 때 미래를 약속했던 커플이 64년 만에 뒤늦게 결실을 맺었다. 최근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올해 81세 동창생인 짐 보우만과 조이스 케보키언의 흥미로운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지난 1950년 대 일리노이주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이들은 1953년 고등학교 졸업파티인 ‘프롬’(prom)의 파트너였을만큼 각별했던 사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리고 이후 두 사람은 각자 서로의 반려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평범한 이야기지만 이들은 달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두 사람은 인디애나주에서 자식과 손주들, 친구들을 앞에 두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64년 전 졸업파티 사진 속 젊은 남녀는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사랑은 오히려 더욱 뜨거워진 모습. 보도에 따르면 지난 60여 년 간 두 사람이 연락한 것은 단 네 차례일 정도로 사실상 거의 왕래가 없었다. 그러나 각자 배우자와 사별했고, 그 외로움과 슬픔을 달래는 동안 '옛사랑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던 모양. 먼저 과거의 연인에게 연락한 것은 할아버지 짐이였다. 편지를 통해 근황과 안부를 묻게 됐고 이후 두 사람은 새로 시작하는 연인처럼 오랜시간 끊겼던 사랑을 다시 이어갔다. 짐 할아버지는 "우리 두 사람 모두 배우자를 잃어 서로가 서로의 위로가 됐다"면서 "오늘 그녀는 64년 전 그때보다 더욱 아름다웠다"며 웃었다. 조이스 할머니도 "평생 행복하게 해준 사려깊고 멋진 남편과 똑같은 남자를 오늘 또 만나게 됐다"며 행복해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공무원들 잔칫날에도 양로원 위문에도 ‘신바람’ 타고 얼~쑤

    [동호회 엿보기] 공무원들 잔칫날에도 양로원 위문에도 ‘신바람’ 타고 얼~쑤

    “얼~쑤!” 매주 월요일 하루 일과가 끝나면 정부세종청사에서는 국악 타악기들의 힘찬 두드림이 시작된다. 지나가던 공무원들도 발길을 멈추고 함께 어깨를 들썩인다. 국토교통부 사물놀이 동호회 ‘신풍’(新風)의 연습 현장이다. 사물(四物)은 꽹과리, 북, 장고, 징 등 네 가지 국악기의 공연이다. 실내외에서 모두 가능하고 다양한 장단을 연주할 수 있다. ‘기경결해’(시작-진행-절정-마무리) 흐름이 뚜렷해 긴장과 이완의 주기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사물놀이 공연에 빠지면 업무 스트레스도 확 날아간다.#처음엔 초짜 10여명으로 시작 신풍은 국토부 및 산하기관 직원들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연습 장소 접근성의 한계로 국토부 본부 직원 중심으로 구성됐다. 국토부 본부(12명), 새만금청(2명), 해양수산부(1명) 등 15명이다. 국토해양부 시절 들어왔던 해수부 직원 1명은 아직도 신풍에 빠짐없이 ‘출근’한다. 동호회 태동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천청사에서 농림부와 함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물놀이 회원들에게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10여명으로 구성됐었는데 모두 ‘초짜’들이었다. 악기도 변변치 않았고, 직장 내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실력이 일취월장해 아마추어치고는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채 쥐는 법부터 배웠던 이들이 지금은 외부 전문강사 4명을 초청해 영호남 및 충청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풍물가락(굿거리, 영남가락, 웃다리 등)을 배울 정도로 수준이 올라갔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소속 국악강사이면서 국악타악마루 ‘공감’의 대표인 강성로 선생 등 4명의 전문 강사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현재의 실력에 자만하지 않고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 ‘군기’도 세다. 매주 월요일 2시간씩 외부강사를 초청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해마다 합숙 훈련을 할 정도로 연습벌레들이 모였다. #매주 2시간 특훈… 중앙부처 경연대회 3등 활동도 활발하다. 청사에서 주요 행사를 치를 때마다 초청을 받는다. 체육대회, 축하연, 명절 한마당 잔치 등에서 서로 모셔갈 정도로 이름이 났다. 2003년 중앙부처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세종시 이전기관 행복어울림 한마당 장기경연대회에서는 대상을 받기도 했다. 공무원들만의 잔치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공연도 활발히 펼친다. 양로원, 요양원 등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위문공연도 다닌다. 우리 가락을 이해해 주고 박수를 쳐 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김동현(해외건설정책과 사무관)회장은 “회원들의 실력 향상과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10명 중 6명 “공무원은 내 운명”

    [관가 인사이드] 10명 중 6명 “공무원은 내 운명”

    “공적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단순히 돈을 번다기보단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이 일이 제 운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9일 서울신문이 공무원 112명을 대상으로 ‘공무원은 내 운명? 이 점은 좋고, 이 점은 싫다’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공무원은 내 운명’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공무원은 중앙정부 공무원이 86명(76.8%), 지방정부공무원이 26명(23.2%)이었고, 평균 나이는 40.8세다.#49% “정년보장 등 안정성때문에 선택” 응답자들 가운데 적성에 맞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적 업무를 하며 느끼는 보람에서 이유를 찾았다. 물론 업무량이 너무 많아 퇴근이 늦고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그 결과 ‘공무원은 내 운명’이라고 답한 사람은 55명으로 응답자(84명) 가운데 65.5%에 이르렀다. 그 이유로 한 응답자는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로 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일이 잘 맞고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응답자 A씨는 가장 큰 보람으로 “국가 정책을 이행하고, 개선하고,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B씨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인생을 지금까지 잘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현실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공무원이 자신의 운명이 아니라고 답한 사람은 21.4%였다. C씨는 “갖고 싶은 다른 직업이 있었지만,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쉬운) 공무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D씨는 공직에 대한 불만에 대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고 능력보단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싫다”고 말했다. E씨는 “(공무원은) 운명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로는 ‘정년보장 등 안정성’을 꼽은 응답자가 53명(49.1%)으로 가장 많았다. 공직에 대한 봉사정신과 사명감이 32.4%, 퇴근 후 여유를 누리고자 공무원을 선택했다는 사람이 9%로 뒤를 이었다. 또 연금 혜택 등 급여를 이유로 든 사람이 2.8%, 일반 취업에 실패해서라고 답한 사람이 2.8%였다. 공무원이 실제로 되고 나서도 좋은 점으로 여전히 ‘정년보장 등 안정성’을 꼽는 응답자가 43%로 가장 높았다. 주변의 존중과 대우를 꼽은 사람이 25.2%로 뒤를 이었고, 봉사정신과 사명감 성취가 16.8%, 퇴근 후 삶의 여유를 꼽는 사람이 6.5% 순이었다. 실제로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느냐는 물음에 확신한다는 것이 32.7%로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정년까지 일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년까지 일을 못할 것 같다가 15.9%, 못할 거라 확신한다는 것이 10.3% 수준이었다. 급여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보통이다’라고 선택한 응답자가 53.7%로 가장 많았고, 만족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람이 31.5%였다. 만족하는 편이다를 꼽은 응답자는 13.9%에 그쳤다. #64% “업무량 많다”… 54% “급여는 보통”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업무량은 적정하냐는 질문에 많은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3.6%로 가장 많았고 너무 많다고 응답한 사람도 17.8%에 이르렀다. 적은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아울러 야근 횟수에 대한 질문에 일주일에 2~3회 야근한다는 응답자가 34.6%로 가장 많았고, 3~4회가 32.7%, 4~5회 15.9%, 0~1회가 16.8%로 뒤를 이었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후회했던 적은 언제냐고 물은 질문에 ‘퇴근 시간이 늦고 주말도 근무해야 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31.5%로 가장 많았다. 공무원은 속칭 ‘칼퇴근’할 거라는 편견과는 다른 결과이다. 또 급여가 너무 적어서가 24.1%, 생각보다 권한이 너무 없고, 일상이 지루해서가 14.8% 순이었다. 후회한 적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5.7%에 그쳤다. 기타 의견으로는 ‘주변의 부정적 여론’이라고 답했던 사람도 있었고, ‘복지나 급여 등 대우가 매우 좋지 않고, 다른 직렬과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고 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나왔다. 아울러 공무원이 되기 위한 준비 기간은 1년 이상 2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3%로 가장 많았다. 1년 미만이 25%, 3년 이상 4년 미만이 19%, 2년 이상 3년 미만이 14%로 뒤를 이었다. 4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9%나 됐다. 수험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합격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꼽은 응답자가 70%로 가장 높았다. 가족 친지들에 대한 미안함이 12%, 고립된 생활에 따른 외로움과 박탈감이 7%, 학원비 등 경제적 문제가 5% 순이었다. #공무원 준비기간 1~2년 가장 많아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다양했다. F씨는 “연금 감소 등 공무원에 대한 처우는 나빠지고 공무원에 대한 기대수준은 계속 더 높아지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자신이 공무원으로서의 직업적 소명의식이 있는지 돌아보고 수험에 임해야 나중에 후회 없는 공직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G씨는 “공무원이 편하다는 생각으로 지원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많은 권한이 있는 만큼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H씨는 수험 생활에 대해 “공무원 시험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합격하는 게 아니라 누가 더 책을 많이 보느냐가 판가름한다”면서 “열심히 하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고 조언한 응답자도 있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벽에 머리를 부딪는 아내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벽에 머리를 부딪는 아내

    프로작. 소피아는 자신의 핸드백을 뒤져 약을 찾았다. 이혼 소송 중. 남편과 결별은 합의가 되었지만 아이의 양육권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싱가포르로 이사 온 지 3년째. 어찌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차라리 벨기에에 그냥 남아 있을 것을. 깊은 회한이 마음을 후벼 판다. 주저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남편을 따라가야 하는가. 마음에 큰 걸림돌이었다. 한편 아이들에게는 큰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다. 이국적인 환경에서 한번 살아보는 모험적 삶의 낭만과 즐거움에 대한 상상. 그러나 외국 생활의 현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긍정적으로 또 순진하게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최근 해외파견자들의 이혼율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해외파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싱가포르는 깨끗하고, 안전하고, 영어가 공용어라 해외파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조국을 떠나 생활하는 우리나라 해외파견자, 유학생, 외교관들의 가정은 안녕한가. 아마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외국 생활의 스트레스가 결혼에 타격을 입힐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해외로 가기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가정은 견고한가.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 더 뭉치는지 아니면 갈라지는지. 후자의 경향이 있는 부부들에게는 외국 생활이 독이 될 수 있다. 자칫 파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핵심은 엄마다. 엄마가 행복하면 식구들의 적응도 쉬워진다. 엄마가 벽에 머리를 부딪치며 괴로워하면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남편은 직장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그 스트레스는 다시 부부의 갈등으로 돌아온다. 악순환이다. 이(異)문화 환경에 배우자를 무방비로 노출시킨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남편은 회사라는 보호막이 있다. 언제든 현지인들로부터 도움이 가능하다. 출국 전 언어 및 이문화 적응 관련 연수도 받았다. 배우자는 아니다. 준비 없이 외국에 와서 도움 없이 문제들과 부딪힌다. 아이들 학교 문제, 장 보는 일, 식구들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 등. 다 엄마의 몫이다. 혼자 씨름을 해야 한다. 직장을 포기하고 따라온 배우자가 경험하는 정체성의 혼돈도 심각하다. 소피아는 벨기에에서 소셜워커로 바쁘게 지냈었다. 월급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도움으로 사람들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보람과 자긍심을 느꼈었다. 싱가포르의 삶은 달랐다. 남편의 직장은 골드만삭스. 소피아와 같은 해외파견자 배우자들을 현지에서는 ‘골드만 와이프’라고 불렀다. 디펜던트(동반가족) 비자로 입국해서 누구의 아내로 자신이 정의되는 현실.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자신이 점점 퇴보되어 가는 느낌.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가치는 무엇인가. 혼란스럽기만 한 질문들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전에 느껴 보지 못한 낯선 외로움도 힘들었다. 답답할 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친구들, 친정 식구들은 다 벨기에에 있다. 대도시에 사람들은 붐비건만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 느낌. 다른 골드만 와이프들을 사귀어 보려고도 했었다. 쉽지 않았다. 자신과는 너무 다른 생각과 가치관들.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 모임 기회가 있어도 피했다. 의지할 사람은 남편밖에 없는데 이전보다 더 보기 어려웠다. 출장도 잦고 기간도 길고. 그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까지 포기하고 따라온 것이 후회스럽다. 남편이 원망스럽다. 마음을 붙일 곳은 아이들뿐. 아이들을 챙기는 일은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럴수록 남편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해외파견자 가정들이 겪는 문제들은 회사의 책임도 크다. 특히 소홀히 했던 배우자들의 이문화 적응 문제를 회사가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배우자를 위한 출국 전 언어 및 이문화 적응 연수. 순조로운 현지 정착을 위한 도움.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한 상담. 배우자들도 원하면 현지에서 일할 기회를 찾아주는 배려. 더 미루어서는 안 된다. 배우자에 대한 투자는 곧 회사에 대한 투자다. 가정이 깨지는 글로벌화는 더이상 안 된다.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박은태 옥주현, 중년 캐릭터? “큰 도전이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박은태 옥주현, 중년 캐릭터? “큰 도전이었다”

    박은태 옥주현이 주연을 맡은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한국 초연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아이오와주의 한 마을에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던 주부 ‘프란체스카’와 촬영차 마을을 찾은 자유분방한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습실을 공개한 김태형 연출은 “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대표 넘버 ‘단 한 번의 순간’을 포함해 총 9곡의 시연이 이뤄졌다.실제 원작 속 캐릭터들은 40~50대 중년의 남녀로 설정돼 있다. 작품의 큰 줄거리가 주인공들이 나흘간의 격정적인 사랑의 추억에 의지하며 여생을 사는 내용인 만큼 ‘젊은’ 두 배우가 이번 역과 다소 안 어울린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연출은 “실제 나이보다는 캐릭터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삶의 외로움, 사라졌던 로맨스와 그에 대한 열정 등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어려운 노래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만이 제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옥주현과 박은태도 “큰 도전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박은태는 “그간 강렬하고 극적인 인물을 주로 연기했는데, 로버트 킨케이드는 현실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라며 “연기적인 측면에서 관객들과 더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주현도 “그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며 “실제 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인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출은 “무대의 모든 장면이 사진 속 한 장면, 그림 한 점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영화에서는 메릴 스트리프의 떨리는 손 연기를 클로즈업해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저희는 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문법으로 이들의 사랑을 펼쳐낼 것”이라고 말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오는 1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해 6월 18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내 귀에 캔디2’ 늑대소년, 서효림 “연기자, 20대는 아닌 듯” 추측

    ‘내 귀에 캔디2’ 늑대소년, 서효림 “연기자, 20대는 아닌 듯” 추측

    ‘내 귀에 캔디2’ 늑대소년과 배우 서효림이 첫 통화를 했다. 1일 방송된 tvN ‘내귀에 캔디2’에서는 ‘벨라’로 등장한 서효림이 자신의 캔디로 출연한 ‘늑대소년’과 첫 통화를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과 만난 서효림은 평소 일상에 대해 “늦잠자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서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고, 강아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왜 모든 일을 혼자 하냐”고 묻자 서효림은 “같이 할 사람이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터뷰에서 서효림은 “저는 굉장히 즉흥적인 편이어서 밤에 혼자서 차를 운전해 인천공항에 갔다가 오기도 하고, 갑자기 잠이 안 와서 혼자 완도에 내려갔다 온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서효린은 외로움에 잠 못 이루는 올빼미족으로 함께 올빼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야행성 캔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곧이어, 서효림의 캔디로 정체를 감춘 ‘늑대소년’이 등장했다. 그는 “밤이 주로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말했고,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은 서효림은 ‘늑대소년’에게 “우리 그냥 지금 당장 만날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통화를 마친 서효림은 “상대방은 연기자이고, 20대는 아닌 것 같다”고 추측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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