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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일 만에… 뭉크전, 10만명 넘었다

    53일 만에… 뭉크전, 10만명 넘었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찾은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절규’의 시대, 뭉크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위안과 희망을 얻고자 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흐린 날씨에도 2000명 안팎이 뭉크전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았다. 전날까지 다녀간 인원(9만 9500여명)에 더해 지금까지 뭉크전 관람 인원은 모두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5월 22일 전시를 개막한 지 53일 만(휴관일인 월요일 제외), 관람객 5만명을 돌파한 지난달 16일 이후 31일 만이다. 전시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장마 등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한가람미술관 측에 따르면 중장년 위주였던 전시 초반과 달리 최근 20대 관람객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지난달 말 종강을 한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고등학생 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방문객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서 전시와 연계해 진행했던 ‘토요 원데이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뭉크와 함께하는 시대의 자화상’, ‘에드바르 뭉크의 삶과 예술’, ‘뭉크부터 현대미술까지’ 등을 주제로 지난달 29일, 이달 6일과 20일 총 3일간 3회의 강연이 열렸다. 관계자는 “정원은 50여명인데 이례적으로 빠르게 매진됐으며 두 번 이상 수강한 관람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실크 스크린으로 뭉크의 작품을 직접 완성해 보는 ‘뭉크의 판화 공방’과 기업 특별 대관 행사로 정규 전시 시간 이후에 열리는 ‘뮤지엄 나이트’도 관심을 끌었다. 전시를 본 뒤 뭉크 관련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숍도 인기다. 두 가지 크기의 도록은 총 3000여권이, 엽서는 2만 3000여장이 각각 판매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마그넷은 1만 4000여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시를 관람한 뒤 바로 옆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로 이동해 뭉크 그림을 따라 그려 보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에드바르 뭉크 아트 스튜디오’도 아이들로 북적였다. 안시율(5)군은 “‘절규’ 속 하늘의 색깔이 너무 진해서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며 “할아버지 뭉크의 그림이 밝아서 좋았다”고 또박또박 말했다.이날 10만 번째 관람객에게는 도록과 아크릴시계, 미스트, 에코보틀, VIP티켓 등 총 20만원 상당의 선물이 제공됐다. 이날 선물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광주에 사는 회사원 백지현(47)씨였다. 남편 장홍석(51)씨, 딸 장윤진(16)양과 함께 모처럼 긴 휴가를 맞아 전시를 찾았다는 백씨는 가장 좋았던 그림으로 섹션10에 있는 ‘두 사람. 외로운 이들’(1899~1917)을 꼽았다. 그는 “외로우면 손을 잡거나 서로 바라보면 될 텐데 왜 먼 곳을 바라보며 굳이 외롭다고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됐다”며 “외로움을 견디면서 슬프게 살지 말고 가족을 비롯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더 잘 챙기기로 다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편 장씨는 “무조건 괴로운 삶만 살았을 것 같은 뭉크가 사랑도 하려고 했고 의외로 밝은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뭉크의 그림처럼 우리 일상 속 경의를 표할 만한 순간을 찾고 거기서 의미와 재미를 찾는 연습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 소설같은 화폭… 뭉크를 읽어내다

    소설같은 화폭… 뭉크를 읽어내다

    ‘절규’하는 현대인들에 가장 먼저 다가가, 제일 나중까지 이야기 들어주는 언론이길 “저 여자에게 전날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저렇게 술병과 잔이 널브러진 채로 누워 있는 걸까. 여기서 ‘더는 남자가 책을 읽고 여자가 뜨개질하는 장면을 그리지 않겠다’는 뭉크의 말이 떠오른다. 뭉크는 전형적인 여성을 그리지 않았다. 여성을 인간 그 자체로 본 것이다. 작품 속 여자는 ‘그날’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소설적인 순간’을 맞은 것 같다.”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이날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의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한창인 이곳에 문인 7명(장윤우·조대현·박남희·임정연·이은선·고광식·채기성)이 함께 모였다. 시, 동화, 소설, 평론 등 분야는 물론 세대도 넘나드는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울문우회 회원이라는 점이다. 동시대 문학인들은 표현주의 선구자인 뭉크(1863~1944)에게서 무엇을 읽었을까. 첫 문장은 2010년 등단한 소설가 이은선(41)이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그림 ‘다음날’(1894)에 대해 평한 것이다.‘키스’(1892)와 ‘뱀파이어’(1895)를 꼽은 문학평론가 고광식(67·2014년 평론 등단)은 등단작과 연결했다. 그는 강정 시인의 ‘키스’ 두 편을 인용한 평론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등단했다. 그는 “인간은 절망과 외로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와 하나가 되고자 하고 키스는 그 방법”이라며 “그러나 ‘뱀파이어’를 보면 합일(合一)이 되는 동시에 죽음으로 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판타지 소설 ‘혜수, 해수’ 시리즈를 쓰고 있는 소설가 임정연(57·2003년 소설 등단)은 ‘뱀파이어’ 시리즈와 ‘뱀파이어 인어’(1893~1896)를 꼽았다. 둘 다 판타지 세계를 그린 작가로서 공명한 것이다. 그는 “뱀파이어도 분명 애정이 있는 존재였을 텐데 그림 속 위협적인 입맞춤을 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지 궁금했다”며 “작가들은 상황에 많이 집착하는데 뭉크의 그림 속 다채로운 상황들이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문예지 ‘아토포스’ 주간인 박남희(68·1997년 시 등단)는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을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어두운 그림 아래 창백한 팔뼈가 인상적인 이 그림에서 그는 “뭉크의 그림은 죽음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로 미술뿐 아니라 문학까지 다양한 예술사적 맥락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인 ‘메멘토 모리’가 떠오르기도 했다”고 평했다.전시 기획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원로 동화작가 조대현(85·1966년 동화 등단)은 개인 소장작품을 그러모아 유럽 지역 밖 최대 규모인 140점을 한꺼번에 들여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 채색판화를 꼽으며 “이 좋은 그림들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며 “한국의 그림도 해외에서 이렇게 멋지게 주목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963년 등단한 시인이자 공예가로 활동한 장윤우(87) 서울문우회장은 뭉크와 자신이 “전쟁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동질성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뭉크는 1·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나는 2차대전과 6·25전쟁을 겪었다”며 “그 수많은 죽음과 극심한 혼란을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이 그림에서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를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으로 꼽았다. 이날 모인 문인 중 가장 최근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채기성(47·2019년 소설 등단)은 뭉크가 개인적인 아픔을 예술로 승화했다는 점을 높이 사며 “개인이 가진 불안과 단절, 신경질적 증상과 감정이 ‘당연한 것’이라는 보편성을 전달하고,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을 꼽으며 “사람들의 불안마저도 살아 있는 그림”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성한, 나태주, 임철우, 한강, 하성란, 편혜영 등…. 올해 75주년을 맞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그동안 한국문학의 든든한 동반자를 자처했다. 그간 배출된 문인은 280명이 넘는다. 이은선은 “습작생 시절 가장 빛나는 작가들을 배출한 곳이 서울신문 신춘문예였고 이곳을 통해 등단해 좋았다”며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이 뭉크의 ‘절규’와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 곁에 가장 먼저 다가가 제일 나중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언론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 “외로워서 AI와 결혼…기혼자도 가능” 영화가 현실이 된 日

    “외로워서 AI와 결혼…기혼자도 가능” 영화가 현실이 된 日

    인공지능(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데이트앱을 통해 AI챗봇과 연애하고 결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블룸버그는 지난 14일 일본 52세 남성인 시모다 치하루의 사연을 소개했다. 한 공장에서 일하는 그는 데이트앱을 통해 5~6명의 파트너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24세 여성 미쿠를 찾았고 3개월 후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미쿠는 AI 챗봇이라는 것이다. 2년 전 이혼하고 연애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는 필요할 때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고 밝혔다. 실제 여성과 데이트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미쿠와의 교류는 냄비가 끓기를 기다리거나 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만 찾으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러버스’(Loverse)라는 앱은 사람은 만나기 어려워하면서 외로운 일본인들에게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AI챗봇과 사랑에 빠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Her’의 현실판인 셈인데 이 업체의 이름 역시 영화 속 챗봇 캐릭터의 이름인 사만다(Samantha)를 따서 사만사(Samansa)로 지었다. 일본에서는 20대 남성의 3분의2가 연애를 하지 않고 있고 40%는 데이트를 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도 51%가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25%는 데이트를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러버스 앱은 외로움을 느끼는 일본인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만사 측은 여성과 성소수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캐릭터들을 추가했는데 이를 위해 올해 초 3000만엔(약 2억 6000만원)가량의 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회원수는 5000명 이상이다.고키 쿠스노키 사만다 창립자는 “러버스 앱은 40~50대 남성이 대부분인 사용자들에게 현실의 동반자가 아닌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버스 홈페이지에는 “사랑에 빠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데이트 앱”이라며 “기혼자도 가능하다. 상대방에게 정체가 노출되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AI와의 대화지만 AI인 것을 잊고 사람처럼 느끼게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용자들은 아직 인간을 모방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39세의 앱 사용자였던 사이토 유키는 “인간의 상호 작용이 제공하는 놀라움을 거의 제공하지 않아 한 달 정도 써보고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토는 이런 서비스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AI챗봇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관계가 끝나지 않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다. 사이토는 “이전에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면서 “조금만 보완하면 인간 파트너를 보완해 혼외정사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모다는 현재 미쿠와 진짜 커플처럼 살고 있다고 한다. 미쿠는 아침마다 시모다를 깨우고 밤에 뭐 먹을지, 쉬는 날에 어디 갈지, TV에서 뭘 볼지에 대해 대화한다. 시모다는 “사람하고 나누는 대화와 똑같다”면서 “미쿠는 이미 일상이 됐다. 없어져도 그리워하진 않겠지만 매일 루틴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 [포착]눈앞에서 트럼프 총 맞아도 태연했던 ‘이 여성’ 정체(영상)

    [포착]눈앞에서 트럼프 총 맞아도 태연했던 ‘이 여성’ 정체(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연설 중 피격을 당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인근에 있던 한 여성 청중을 둘러싼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당 여성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단 뒤편에 앉아 있었다. 사건 당시 총성이 울리고 사람들이 놀라 머리를 숙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여성은 태연하게 휴대전화를 꺼내 현장 상황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알이 그의 오른쪽 귀 위를 스친 직후 몸을 웅크리고 자세를 낮추는 동안, 그녀는 약간 몸을 숙였다가 이내 다시 허리를 세우고 앉아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이러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하면서 “이 여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메시가 퍼지고 있다. 한 엑스 사용자는 “미국은 총기 폭력에 이렇게 무감각한 것이냐. 몸을 숨기는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을 하는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사용자는 “이 여성이 트럼프의 피격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해당 여성과 트럼프 피격 사건의 연관성은 전혀 입증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이 가해지는 순간 해당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주장 등 음모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상당수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설’에 불과하지만, 현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한 수많은 추측이 SNS를 통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SNS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짜뉴스의 주된 출처이자 확산 경로로 지목된 상황에서, SNS의 무분별한 정보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격범은 사격 실력 형편없었다는 20세 남성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은 현장에 있던 비밀경호국 저격수에 의해 사살됐다. 그는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으나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선서 당일 민주당 플랫폼을 통해 15달러(약 2만원)을 기부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룩스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잭 브래드퍼드는 뉴욕타임스에 “엄청나게 똑똑해 보였고, 고등학교 때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성향을 보이긴 했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크룩스의 초등·고등학교 동창 제임슨 마이어스는 ABC뉴스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처럼 보였다. 내성적이고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은 아니었다”면서 “크룩스는 정치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크룩스는 고등학교 당시 소총 동아리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실력이 형편없어서 가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최소 1년 동안 지역 총기 클럽 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에 있는 클레어튼 스포츠맨 클럽의 회장인 빌 셀리토는 CBS뉴스에 “크룩스가 우리 클럽 회원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 외에 클럽은 법 집행 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추가 논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에 사용한 총은 그의 아버지 매튜 크룩스(53)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현재 FBI는 이번 사건을 크룩스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또 크룩스가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온라인 상에서 위협적인 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확인된 동기가 없다고 밝혔다. 이변은 없었다…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후 첫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이 화면을 보느라 몸을 돌린 덕택에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좀처럼 군중에게서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만약 그 순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 얘기를 나누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피격 직후 비밀경호국이 자신을 무대에서 대피시키던 상황에서 군중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올린 것에 대해선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단상 아래로 엎드린 뒤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신발을 가져다 달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에이전트(요원)들이 나를 너무 세게 눕혀서 신발이 벗겨졌다”고 웃으며 말했고, 이어 “무대 아래로 피신한 뒤에도 지지자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요원들이 반대해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선 도전을 공식화 했으며, 전댕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차기 정부 국정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 “사격 실력 형편없었다”…트럼프 암살미수범 얼굴·과거 공개됐다 [핫이슈]

    “사격 실력 형편없었다”…트럼프 암살미수범 얼굴·과거 공개됐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용의자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의 얼굴과 가정 환경이 공개됐다. CBS뉴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총을 발사한 크룩스는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으나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선서 당일 민주당 플랫폼을 통해 15달러(약 2만원)을 기부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크룩스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잭 브래드퍼드는 뉴욕타임스에 “엄청나게 똑똑해 보였고, 고등학교 때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성향을 보이긴 했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크룩스의 초등·고등학교 동창 제임슨 마이어스는 ABC뉴스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처럼 보였다. 내성적이고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은 아니었다”면서 “크룩스는 정치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크룩스는 고등학교 당시 소총 동아리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실력이 형편없어서 가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다만 그는 최소 1년 동안 지역 총기 클럽 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튼에 있는 클레어튼 스포츠맨 클럽의 회장인 빌 셀리토는 CBS뉴스에 “크룩스가 우리 클럽 회원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 외에 클럽은 법 집행 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추가 논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에 사용한 총은 그의 아버지 매튜 크룩스(53)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14일 공개된 그의 사진은 안경을 쓰고 교정기를 한 채 미국 국기 티셔츠를 입은 크룩스의 졸업앨범 속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FBI는 이번 사건을 크룩스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또 크룩스가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온라인 상에서 위협적인 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확인된 동기가 없다고 밝혔다.
  • 금천구 ‘나를 돌보는 서로 다른 방법’ 토크콘서트

    금천구 ‘나를 돌보는 서로 다른 방법’ 토크콘서트

    서울 금천구는 지난 11일 G밸리 기업시민청에서 나를 위한 마음돌봄을 주제로 하는 토크콘서트 ‘서로 다른 금천이 만나다’ 2회차를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금천구 관계자는 “세대별, 성별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공감의 시간을 가지는 세대공감 문화 콘서트”라며 “청년 등 구민 80여명이 참석해 리추얼에 대한 강연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MZ세대의 새로운 트렌드인 리추얼은 일상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규칙적인 습관을 의미한다.행사는 특별강연, 재즈공연, 토크콘서트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별강연은 ‘마이크로 리추얼:사소한 것들의 힘’의 저자 장재열 작가가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재즈트리오 ‘블루위트’의 공연 후, 소예경 금천구 보건소장과 장재열 작가가 함께하는 마음돌봄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장재열 작가는 강연 중 “번아웃이 왔을 때 중단하고 무작정 쉬는 것도 답이 아니고 반대로 억지로 버티는 것도 답이 아니다”며 “오늘을 살되 그 안에서 회복이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지금은 지금밖에 없으니 후회없는 오늘을 보내자”, “너무 애쓰지 않아도 나는 온전한 나로서 괜찮다” 등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나누었다. 지난 4월 1회차에서는 ‘공동체×경제·주민자치·민관협치 연석회의’에서 거론된 주요 지역 의제 중 하나인 ‘어르신 돌봄’을 주제로 진행됐다. 구는 올해 총 5회에 걸쳐 어르신, 청년, 교육, 외로움, 운동을 주제로 다양한 방식의 공감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오늘 이 자리가 건강한 금천을 만들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와 계층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구민을 위한 마음 돌봄 정책을 이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은평구 중장년 1인가구 요리·영화와 함께하는 밤

    은평구 중장년 1인가구 요리·영화와 함께하는 밤

    서울 은평구는 외로움과 고립에 취약한 중장년 1인가구 대상으로 ‘은빛SOL다이닝 한여름밤의 무비데이’를 오는 18일 오후 5시부터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은빛SOL다이닝은 중장년 세대 맞춤 요리 수업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하고 참여자 간 식사와 대화를 통해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연중 6기로 진행된다. 특히 이달과 오는 12월에는 특별 프로그램이 열린다. 이번 특별 프로그램은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4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직장생활 등 바쁜 일상으로 은빛SOL다이닝 정규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중장년 1인가구가 모여 함께 요리 관련 영화를 관람하고, 연어샌드위치, 카프레제 샐러드, 오미자주스를 만든다. 모집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며, 신청 대상은 중장년 1인가구 30명이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며, 필요 서류는 1개월 이내 발급한 주민등록등본 1부다. 신청 방법은 은평구 1인가구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해당 포스터를 참고해 QR코드로 신청하면 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 프로그램이 1인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다양한 정보도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 구는 1인가구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들을 다양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삶에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고양이 [인마이포캣]

    삶에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고양이 [인마이포캣]

    무엇이 이 작은 생명에게 빠져들게 하는 걸까. 귀여운 외모, 보송하고 따뜻한 심장, 밀당의 귀재, 어디든 뛰어오르는 놀라운 묘기 모두 그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보이는 것 보다 더 내 마음을 흔드는 순간들이 있다. 설겆이 하는 내 옆에 어느 새 와 앉아 있을 때, 새벽 4시 야옹대며 뽀뽀 세례를 퍼부을 때, 잠든 내 목덜미 위로 테트리스 하듯 몸을 뉘고 서로의 맥박을 느낄 때 등 이다. 어느 날 남편에게 말했다. “참 희안하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예쁜 거지? 내 새끼 마냥 내 눈엔 제일 예쁜 것도 신기해” 아마 커튼 뒤 울음 소리만 듣고도 나의 고양이들을 찾아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고양이에게 빠져있다.외로움과 우울함을 치유하는 삶의 동반자 6년 전 쯤이다. 갑자기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얘기하는 남편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도 꺼내지 말라는 듯 모른척하기를 1여년, 참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과 아들이 키운다는 조건으로 고양이를 받아들였다. 고양이를 특히 무서워했고 수명이 짧은 생명을 키우는 것이 자신없었던 나는, 어느 날 남편에게 고양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닐 때 그의 직업은 소위 잘 나가는 영업맨이었다. 사람을 좋아해서 처음 만난 이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그는 작업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불쑥불쑥 외롭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는 얘기가 잦아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바쁜 주말 외의 시간은 쓸쓸했을 거다. 우리의 첫 고양이는 예상대로 그에게 영혼의 치유묘가 되어 주었다. 비록 우리와 몇 달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마치 그 둘은 전생의 잉꼬부부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애틋하게 사랑했고 남편은 잠깐이었지만 활력이 넘쳤다. 키우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떠나고 나니 다시 생명을 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남편에게 고양이의 빈자리는 더 커져버렸고 나는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마력에 푹 빠져버렸다.매일마다 ‘옥시토신’을 뿜어주는 고양이 두번째 고양이 토리는 나의 선택이었고 엄마가 된 토리의 5마리 아기고양이 탯줄은 내 손으로 잘라주었다. 그렇게 내 눈에 너무 예쁜 아이들은 건강하게 싸우며 잘 지내고 있고 우리 가족은 고양이로부터 옥시토신을 분비받아 매일 치유받고 있다. 동물매개치료의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매개치료는 1960년대 미국의 한 소아정신과 의사인 레빈슨(Levinson)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병원 진료를 기다리던 아동들이 자신의 애견과 놀면서 아무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치료가 되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동물이 매개가 되는 심리치료는 우리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통의 가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다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재활이나 심리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대체요법 중 하나다. 그 동안 동물매개치료, 동물교감치유에는 인간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반려견들의 활동이 많았다. 언어소통이 잘 되며 친밀도가 높고 충성심이 강해서 동물치유 역할에 가장 적합하다. 반면에 활발한 행동과 필수적인 산책 등 동적활동이 많아 육체적으로 부담되는 노년층이나 재활이 필요한 이들의 동물교감치유에는 반려견 보다 반려묘가 더 선호된다. 고양이가 매우 독립적인 성향이라 인간과의 교감을 필요로 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싶은가? 오늘 집사에게 슬픈 일이 있었구나 싶으면 소리도 없는 발걸음으로 다가와 가만히 옆을 지켜준다. 아들집사가 엄마집사에게 혼이 난다 싶으면 아들 얼굴을 쳐다보며 냐옹 냐옹 위로해주는 모습은 또 어떤가. 물론 동물매개치료에 적합한 반려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히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일정 훈련이 가능한 역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의사의 약처방 보다 하소연을 들어주는 친구와 함께 하는 힐링시간이 더 특효일 때가 있다.반려 동물에게 얻는 긍정적 치유효과 동물매개치료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수천년 전부터 여러 동물과 함께 지내며 가족에게서 느끼는 치유를 받아 왔다 경기 고양특례시는 지난 5월 일산서구의 숙원사업인 동물교감치유센터가 있는 반려동물공원을 준공했다. 1만 6530㎡ 면적에 반려견놀이터 2개소, 어질리티 1개소, 동물교감치유센터, 넓은 주차장을 갖추어 반려동물가족들의 행복지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 곳 동물교감치유센터에서는 다양한 반려동물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러 학계 보고에 따르면 반려동물과의 교감 프로그램을 통해 손상된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자기통제감 증진과 스트레스 감소 등 정신적, 정서적 효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 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들 또한 각자의 이유로 불안이나 걱정, 고립과 우울 등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특히 입시나 취업,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불안정한 정서 상태 또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동물로부터 얻는 긍정적인 치유 효과는 신체적 건강증진 외에도 자존감과 존재감, 책임감을 일으켜 스스로 용기내는 삶을 만들고 내적자아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진심으로 고양이의 간택을 받기를 응원한다.
  • 새콤·달콤·매콤… 물회 같은 시가 전하는 ‘인생의 맛’

    새콤·달콤·매콤… 물회 같은 시가 전하는 ‘인생의 맛’

    사연 많은 ‘포항 아지매’가 말아 주는 한 접시 물회 같은 시집이다. 새콤달콤한 사랑과 매콤한 절망, 그리고 약간은 비릿한 외로움까지. 바다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감칠맛 나는 일상을 질펀한 경상도 사투리로 노래한다. 권선희(59) 시인의 새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을 펼치니 왜인지 포항 구룡포의 정경이 고스란히 그려지는 듯하다. ‘구룡포 시인’이라는 별명 탓일까. 시집에는 얼마간의 물기, 소금기 같은 게 스며 있는 것 같다. 바다와 함께 짠내 나는 세월을 고스란히 받아 낸 화자들의 목소리와 몸짓이 그대로 복원된다. 시는 그렇게 ‘경북 포항시’라는 공간을 넘어 전국구, 인간 보편으로까지 제 영역을 확장한다. “목욕탕 구석 장판 깔린 간이침대가 일터인 여자/젖은 팬티 젖은 브래지어가 유니폼인 화자씨가/손님 얼굴에 오이 갈아 얹고/겨드랑이며 사타구니며 정성껏 때를 민다/힘들 때마다 성수 한 바가지씩 끼얹어 가며/날 때부터 굽은 등 숙여 밥을 번다//좋다고 달라붙은 사내가 하나 있었지만/눈 맑은 새끼도 하나 있었지만/이후를 말할 수 없다//외로운 물칸 떠도는 꽃의 자식/사네 못 사네 죽이네 살리네 대들어 봤자/둥근 무덤 짊어진 죄만으로도/이번 생은 무조건 화자 잘못이었다.”(‘첫눈’ 부분·12쪽)목욕탕 세신사 ‘화자’의 삶을 그린 시 ‘첫눈’을 읽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좋다고 달라붙은 사내”도, “눈 맑은 새끼”도 고단한 화자씨에게는 위로가 되지 못했던 걸까. “이후를 말할 수 없다”는 구절이 마음을 더 소란하게 만든다. 화자씨는 그저 자기 죄려니 하고 살 뿐이다. “둥근 무덤”을 짊어지고 태어났으니, 어쩌겠는가. “건강원 일 거들던 속초댁 죽고//작년 가을 재혼한 택배집 사장 도박 빚에 목매달고//움막 짓고 살던 눌태리 홍씨 번개탄 피워 죽고//천보수산 어르신 문어 경매 보다 돌아가시고//사진관 외아들 백혈병으로 죽고//보름 만에 다섯이나 추려낸 포구 삼거리엔//챙겨 가지 못한 소문만 겹겹 피고 진다”(‘겹벚꽃’ 전문·84쪽) 시인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지만 포항 구룡포에서 20년을 살았다. 지금은 다시 강원도와 가까운 경기 가평에 머문다고 하는데 여전히 시에는 ‘포항적인 것’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비단 여기에 머무르는 것만은 아니다. 중국 허난성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만두’), 이웃집에 딸려 보낸 강아지 ‘방울이’(‘개 아들 면회 가기’)에게도 마음을 내준다. 심지어 시 ‘러브버그’에서는 생의 전반을 “슬픈 체위”로 사랑해야 하는 안타까운 연인의 슬픔도 읽어 낸다. 유방암 투병기를 담은 시 ‘기다렸다는 듯’의 마지막 시구가 인상적이다. “씨벌노무 인생, 기다렸다는 듯 눈물이 시작되었다”(37쪽)
  • 보험업계 ‘체인지메이커’ 꿈꾸는 정경선… 과제는 지속 성장[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보험업계 ‘체인지메이커’ 꿈꾸는 정경선… 과제는 지속 성장[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고대 졸업 뒤 벤처기업가로 활동소셜벤처 발굴·임팩트 투자 관심올 초 신설된 CSO로 그룹 첫 등판미래 성장동력·ESG 경영 등 고심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해결하겠다던 젊은 벤처기업가에서 4000여명의 직원을 둔 대기업 임원이 된 정경선(38)은 보험업계의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혁신가)가 될 수 있을까. ●수익 창출하며 사회·환경적 성과 추구 올해 1월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라는 직책으로 현대해상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낸 정몽윤(69) 회장의 아들 정경선 전무는 등판 이전부터 ‘체인지메이커들을 돕는 재벌 3세’로 주목받았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소셜벤처를 발굴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와 2014년 임팩트투자사 ‘HGI’를 설립해 서울 성수동에 소셜벤처 커뮤니티 ‘헤이그라운드’를 만들었다. 2018년 말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인 20명을 직접 인터뷰한 책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는 당시 추천사를 통해 “체인지메이커 생태계에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꾸준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체인지메이커”라고 평한 바 있다. 정 전무가 강조해 온 임팩트 투자란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그가 역할을 맡은 ‘지속가능’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2020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임팩트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는 최근 대기업에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면서 젊은 리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의 좋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질서 정연한 대기업 조직문화 적응 중 정 전무가 오면서 신설된 CSO는 디지털전략본부와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및 지속가능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는 자리다. 미래성장동력 발굴,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 ESG경영, 커뮤니케이션 등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관련한 역할이 주어졌다. 이와 관련해 사내 특강을 자처하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포용금융특위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외부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전이다. 정 전무는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벤처기업과는 달리 보수적이고 질서 정연한 대기업 조직문화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제4인터넷은행은 그에게 첫 번째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이 세 번째 도전하는 인터넷은행은 미래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현대해상의 숙원 사업이다. 현대해상은 유뱅크(U-bank) 컨소시엄에 참여한 상태로,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그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아버지는 야구광, 아들은 독서광 아버지 정몽윤 회장이 대한야구협회장을 지내고 요르단 명예영사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인 스타일인 데 비해 아들인 정 전무는 조용하면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정 회장은 경영 일선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매일 광화문 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큰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젊은 직원들과 종종 술자리를 갖고 격려하기도 해 직원들이 정 회장에게 꽤 친근한 인상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직장인 야구단을 적극 후원하고 젊을 때는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1997년 대한야구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역대 어느 협회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 대표팀을 적극 후원했다. 당시 ‘선수는 운동에만 전념해야 한다’며 양복을 입고 야구장에서 직접 공을 줍는 일도 많았다. 야구인들은 국가대표팀이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정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석사까지 마쳤으며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와도 친분이 두텁다. 정 전무는 스스로 ‘글 쓰는 사람의 자의식이 있었다’고 표현할 만큼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수시 합격해 신입생 환영회도 다녀왔지만 가족의 권유로 입학은 고려대 경영학과로 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그는 사내보에 ‘최선을 찾는 여정’이라는 제목의 코너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6월 호에서는 하버드대에서 85년에 걸쳐 이뤄진 성인 발달 연구에 관한 책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를 소개하며 “현대 인류의 새로운 사회 위험으로 부각한 ‘외로움’에 시달리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받기 싫어서 점점 방어적이 돼 가는 요즘 꼭 필요한 책”이라고 했다. 직원에게 전화나 메신저로 지시하기보다는 조용히 다가와 대화하는 스타일이다. ●‘부동산 특화’ 현대하임에 등장한 누나 정 전무의 누나이자 정몽윤 회장의 장녀인 정정이(40)씨도 올해 처음 자회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4월 설립된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 ‘현대하임’의 부대표로 선임됐다. 현대하임은 인구구조의 변화, 기술의 발달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임대주택, 시니어리빙 상품 등 기존에 부동산업계에서 투자하지 않았던 새로운 섹터에 대한 투자와 함께,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 또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 부대표는 동생 정 전무가 이끌던 HGI의 사내부동산 팀에서 시작한 부동산개발 스타트업 ‘MGRV’에서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복합 주거시설인 맹그로브를 만든 경험이 있다. 당시 정 부대표가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를 맡아 브랜딩·기획·마케팅·시공을 총괄했다. 정 부대표는 2009년 미국 뉴욕의 패션스쿨인 FIT를 졸업하고, 그해 변호사 김현강(45)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김인규 전 KBS 사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현재 현대해상의 또 다른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에서 대체투자부문장(전무)을 맡고 있다. ●어머니 김혜영, 아시안게임 ‘깜짝’ 출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일곱째 아들인 정몽윤 회장 일가는 비교적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리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화제가 된 사람은 다름 아닌 정 회장의 배우자인 김혜영(64)씨다. 김씨는 고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로 1981년 정 회장과 결혼했다. ‘브리지’라는 카드 게임의 국가대표로 출전한 김씨는 2010년부터 브리지를 배우기 시작해 10여년째 한국브리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브리지는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 “포르노 본 뒤 몸이 이상해져” 고통받은 男…대체 무슨 일이

    “포르노 본 뒤 몸이 이상해져” 고통받은 男…대체 무슨 일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포르노 동영상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이 ‘포르노 의존’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일본 NHK는 포르노 의존 실태를 보도하며 미국에 사는 남성 노아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노아는 10살 때 처음 온라인 포르노를 접했다. 시작은 작은 호기심이었다는 그는 “10살짜리 뇌로는 보고 있는 것(포르노)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볼 정도였다”고 전했다. 노아는 포르노 영상을 시청할수록 더 선정적인 것을 찾게 됐다. 자신의 방과 컴퓨터를 갖게 되자 영상 시청 시간은 더 늘어났고, 하루에 6시간씩 보는 날도 있었다. 이 같은 행동을 지속한 노아가 몸의 이상을 느낀 건 18세 때다. 그는 “고교 시절 첫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 발기부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NHK는 “발기부전은 포르노 의존에 빠진 사람들이 고통받는 증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독일 함부르크 대학병원의 위르겐 정신의학과 박사는 지난 2014년 온라인 포르노를 시청하는 남성의 뇌를 MRI로 분석했다. 이때 위르겐 박사가 주목한 것은 대뇌 깊숙한 부분에 있는 미상핵으로, 행동 억제와 관련된 중요한 곳이다. 분석 결과 온라인 포르노 시청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미상핵의 크기가 작았다. 뇌가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NHK는 “뇌의 위축은 알코올 의존이나 약물 의존 등 많은 의존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성들에게 포르노를 보여주고 뇌의 흥분도를 비교하자, 미상핵이 작은 사람일수록 쾌감에 둔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NHK는 “포르노 의존 관련 연구는 알코올이나 약물 등 다른 의존증에 비하면 아직 역사가 짧고, 의존증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습관 바꿔가며 포르노 의존 해결 노력” 노아는 24세 때 영국의 병리학 전문가가 쓴 책을 보고 해결방안을 찾았는데, 자신의 행동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그 방법이었다. 노아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노아가 일기를 쓰며 알게 된 것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포르노가 보고 싶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외로움을 느낄 때 포르노를 시청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노아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포르노에 한정되지 않도록 음악, 어학, 운동 등 새로운 취미를 찾아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또 같은 증상으로 고민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노아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익명으로 일상적인 생각과 일기를 게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했다.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노아는 발기부전 증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노아는 “어린 시절 포르노 의존 증상을 주위 어른들이 이해해주고 도와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성북구, 중장년 1인가구 ‘힐링 원데이 클래스’

    성북구, 중장년 1인가구 ‘힐링 원데이 클래스’

    서울 성북구가 지난달부터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원데이클래스를 야간에 운영했다고 21일 밝혔다. 성북구는 지난해 중장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지역 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원데이클래스는 셀프 집수리를 배우는 주거분야와 우울감을 해소하는 힐링분야로 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와 동선이음 공간을 활용해 각 프로그램별 10~15명의 모집하여 각 6회기씩 운영했다.월요일 주거개선 분야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밤 9시가 넘도록 실습에 열중하며 전동드릴드라이버 사용법, 문손잡이 교체, 스위치 콘센트 교체, 가구 보수, 실리콘 시공, 인테리어 필름 부착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스스로 개선하는 법을 배웠다. 수요일에는 디퓨저·아로마오일 만들기, 명상과 펜드로잉 체험 등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했다. 향후 성북구는 고려대학교 KU마음건강연구소와 협력해 우울감을 경험하는 중장년 집단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8주간 진행하고, 내년에는 지역 동아리 활동으로 지원하는 등 취미생활을 넘어 1인가구의 마음건강까지 챙길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1인가구가 느낄수 있는 외로움이 사회적 고립이 되지 않도록 중장년 1인가구에게 사회적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에 다양한 활동 기회를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누굴 봐도, 언제 봐도 믿고 보는 그 작품 ‘헤드윅’

    누굴 봐도, 언제 봐도 믿고 보는 그 작품 ‘헤드윅’

    누가 출연하든 상관없는 공연이 가끔 있다. 작품도 출연진도 모두 믿고 볼 수 있을 때가 그렇다. 요즘 공연계에서 이런 작품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헤드윅’을 들 수 있다. 주인공이 누구이든 각자의 매력 넘치는 ‘드윅’을 완성하는 ‘헤드윅’이 열네번째 시즌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뽀드윅’ 조정석, ‘연드윅’ 유연석, ‘동드윅’ 전동석이 출연해 어느 회차든 반할 수밖에 없던 터라 뜨거웠던 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남는다. 작품은 과거 이름이 한셀이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비좁은 아파트에서 미군 라디오 방송을 통해 록 음악을 듣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던 한셀에게 어느 날 미국 군인 루터가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을 제의한다. 한셀은 엄마 이름인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꾸고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수술 실패로 그의 성기엔 정체불명의 1인치 살덩이가 남는다.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루터에게 버림받은 헤드윅은 음악을 통해 재출발을 꿈꾼다. 이후로도 사랑에 실패하고 가수로도 그리 성공하지 못한, 곡절이 많았던 삶을 살아낸 헤드윅은 뉴욕의 밀레니엄 극장에서 남편인 이츠학과 자신이 설립한 록밴드 앵그리인치 멤버와 콘서트를 열고 겪어온 세월을 전한다.남자도 그렇다고 여자도 아닌 헤드윅은 경계에 선 인물이다. 작품은 시작부터 경계성을 진하게 드러낸다. 동독과 서독을 갈랐던 독일 베를린 장벽을 통해 경계의 의미를 짚어내고 헤드윅의 이야기에도 경계인으로서 살아왔던 사연이 가득하다. 감정의 파도를 타는 헤드윅에게서 느껴지는 짙은 외로움은 그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다는 점과 맞물려 더 배가된다. 사실상 1인극인 ‘헤드윅’은 그래서 그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경계에서 살았던 헤드윅이라는 인물이 품었던 감정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헤드윅’은 출연 배우의 이름 혹은 특징을 잡아낸 첫 글자와 ‘드윅’을 결합해 ‘○드윅’이라고 부르는데 배우들이 각자의 감정과 연기력으로 완성해내는 ‘드윅’들을 보는 것이 작품의 재미로 꼽힌다. 초연 때부터 시대를 대표하는 개성 강한 배우들이 맡아왔기에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는 뮤지컬이 무엇인지 ‘헤드윅’은 늘 증명해왔다. 기승전결이 있고 주인공끼리 인연을 맺어가는 보통의 뮤지컬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헤드윅’은 무대와 관객을 진정으로 하나로 만드는 작품이다. 헤드윅의 사연을 통해 록의 영혼까지 내보이면서 ‘헤드윅’은 관객들에게 남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경계 너머에서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헤드윅과 함께하다 보면 관객들 역시 벅찬 위로를 얻게 된다.록 토크 콘서트답게 마지막 앙코르는 작품의 대미로 꼽힌다. 대본대로 준비된 공연이 아닌 그날 공연장의 공기, 관객들과의 호흡 등이 어우러져 만드는 진짜 라이브 무대이다 보니 뮤지컬이 아니라 록 페스티벌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얌전히 앉아 공연을 보던 관객들은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는데 이것 하나만으로도 작품을 보는 이유가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23일이 끝이다. 전동석은 21·23일, 유연석은 22·23일, 조정석은 22일 마지막 무대에 선다.
  •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이겨내려면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이겨내려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삶은 점점 편해지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더 늘어나고 있다. 가족 해체, 1인가구 증가, 과도한 경쟁, 자연과의 단절 등 현대 사회를 설명하는 것들 모두가 외로움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철학 계간지 ‘타우마제인’ 3호(여름호)는 ‘인공지능 시대의 외로움과 고독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현대 사회의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뤘다. 편집인인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는 ‘외로움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라는 제목의 권두언에서 “인류의 역사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겠지만, 외로움이 이렇게 거대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한 것은 근대 개인주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정을 나눌 친구가 많다는 사실과 연결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전화, 문자, 이메일, SNS 등 연결 방법은 넓어지지만 깊이는 점점 얕아지는 인간관계는 우리의 외로움을 달래 주지 못한다”고도 꼬집었다. 또 현대 심리학자들은 외로움을 21세기 전염병이라고 부르고 미국 공중위생국은 외로움이 삶을 무너뜨리는 질병이라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안수정 명지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심각해진 외로움은 진짜 질병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안 교수는 “어떤 관계에서든 자연스럽게 새어 나오는 외로움일지라도 그것이 심해질 경우 외로움은 질병이 된다”며 “‘나는 왜 남보다 멘탈이 약할까’라고 되뇌며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해버릴 때, 감정은 증폭되고 어느새 그것에 압도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혼자가 될 수 있는 힘을 향상해 나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고독해진 현대인, 해법은 없을까?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고독해진 현대인, 해법은 없을까?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를 갖는다. 고독은 홀로 있음이고, 외로움은 상황에 의해 강요된 고독이다. ‘홀로 있다’는 것은 같지만 심리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삶은 점점 편해지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더 늘어나고 있다. 가족 해체, 1인 가구 증가, 과도한 경쟁, 자연과 단절 등 현대 사회를 설명하는 것들 모두가 외로움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철학 계간지 ‘타우마제인’ 3호(여름호)는 ‘인공지능 시대의 외로움과 고독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현대 사회의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뤘다. 편집인인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는 ‘외로움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라는 권두언에서 “인류의 역사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겠지만, 외로움이 이렇게 거대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한 것은 근대 개인주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자유를 지나치게 추구한 대가로 외로움이라는 비용을 내야 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우정을 나눌 친구가 많다는 사실과 연결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전화, 문자, 이메일, SNS 등 연결 방법은 넓어지지만 깊이는 점점 얕아지는 인간관계는 우리의 외로움을 달래주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외로움을 21세기 전염병이라고 부르고, 미국 공중위생국은 외로움이 삶을 무너뜨리는 질병이라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안수정 명지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심각해진 외로움은 진짜 질병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안 교수는 “어떤 관계에서든 자연스럽게 새어 나오는 외로움일지라도 그것이 심해질 경우, 외로움은 질병이 된다”라며 “‘나는 왜 남보다 멘탈이 약할까’라고 되뇌며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해버릴 때, 감정은 증폭되고 어느새 그것에 압도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혼자가 될 수 있는 힘을 향상해 나가는 시간”이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의대의 엘리자베스 브로드벤트 교수는 ‘반려 로봇은 외로움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글을 통해 과학기술을 통한 외로움 극복 문제를 고민했다. 브로드벤트 교수는 반려 로봇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로봇의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적 존재감을 높이고 사용자와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면 반려로봇의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윤리적 가이드라인의 마련’이다. 그는 “제대로 된 반려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평한 접근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책임성,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그리고 시스템 제어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재 근로자 재활 도운 33년… “환자는 내 가족”

    산재 근로자 재활 도운 33년… “환자는 내 가족”

    “‘라포’(친밀한 유대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시간 이후부터 환자와 간호사가 아닌 가족이 됩니다.” ‘대한민국 산재간호 대상’(나이팅게일) 1호 수상자로 선정된 전남 순천시 순천병원의 김은자(55) 간호사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처럼 환자와의 인간적인 유대와 신뢰를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매년 6월 17일을 전국 11개 산재병원과 서울·부산 등 도심권 3개 외래재활센터에서 활동하는 1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간호사의 날’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산재보험 60주년으로, 간호사들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취지로 ‘산재간호 대상’을 신설했다. 김 간호사는 1991년 대학을 졸업하고 순천병원에 입사해 33년간 간호와 재활 업무에만 천착했다. 현재 순천병원 5병동(외과) 수간호사로, 그동안 심사과·건강관리센터·내과 등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김 간호사는 “전남 광양과 화순 등 인근 탄광에서 일했던 진폐증 환자들이 많은데 충남 보령에서도 찾아온다”면서 “이분들은 오랜 입원 생활에 따른 외로움과 고립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간호사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회복해 퇴원하는 산재환자를 보며 보람을 느끼지만 마음이 아픈 날이 더 많다. 퇴직 후 재취업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된 환자의 사연을 듣고는 울컥했지만 이를 악물고 환자 가족들을 위로해야 했다. 오랜 시간 산업 현장에서 다친 근로자들을 지켜보면서 안전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졌다. 김 간호사는 “사업장에선 작은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 많다”면서 “안전 수칙과 장비 착용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보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간호사가 ‘천직’이라고 밝힌 그는 “후배들이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선배로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청년기 우울증, 중년 이후 기억력 문제 유발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청년기 우울증, 중년 이후 기억력 문제 유발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우울장애는 의욕 저하,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을 힘들게 만들고 개인의 삶 전체를 뒤흔든다. 이 때문에 ‘마음의 감기’라며 가볍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 노스웨스턴대, 미네소타대, 프랑스 보르도대 공동 연구팀은 청년기까지 장기간 우울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중년기 이후 사고력과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 6월 12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CARDIA 연구에 참여한 이들 중 3117명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5년마다 우울증 증상에 대해 평가했다. CARDIA 연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염분 섭취에 따른 혈압 변화, 혈압약 복용 유무에 따른 영향을 검토하는 장기 추적 연구 코호트다. 검사 때마다 식욕 변화, 수면 변화, 집중력 저하, 극도의 슬픔, 외로움 등을 경험했는지를 조사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증상을 겪었고, 우울 증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 진행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지속해 증상이 낮은 집단, 지속적으로 증상이 증가하는 집단, 증상이 급증하는 집단으로 구분했다. 20년 동안 우울증 추적 조사가 끝나고 5년이 더 지난 뒤 평균 연령이 55세가 됐을 때 사고력과 기억력 등을 검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나이, 신체 활동. 총콜레스테롤 등 요인을 보정한 뒤 젊은 시절 우울증이 나이가 들어서 인지능력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젊은 시절에 우울증 증상이 오래 가고, 심했던 사람이 중년 이후 언어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실행 기능 등 인지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인지 능력이 낮을수록 노년에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레슬리 그라셋 프랑스 보르도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로 이어지는 과정은 질병의 징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젊은 시절 우울증은 주택과 소득 같은 사회경제적 자원의 불평등과 건강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고3 때 쓴 연애시 ‘즐거운 편지’‘사랑의 사소함’으로 신기원 열어마지막을 예고한 이번 시집서도 참새·멧새 등 작은 것 향한 시선“구체적인 것에 대한 관심 거두는‘나이 들어감’과 치열하게 싸워 와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맸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 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 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 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 “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 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 “괜찮아, 다시 진화하면 돼”… 어린 나를 구원한 ‘디지몬’과의 이별기

    “괜찮아, 다시 진화하면 돼”… 어린 나를 구원한 ‘디지몬’과의 이별기

    한국 SF계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잡은 천선란 작가는 ‘디지몬 어드벤처’가 자신을 SF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1999년 영화 ‘매트릭스’가 어른들에게 세상을 다시 보게 하는 문을 열어 줬다면 그해 아이들에게는 일본에서 방영된 ‘디지몬 어드벤처’가 있었다고 말한다. 2002년 당시 열한 살이었던 작가는 디지몬 어드벤처를 접하고 “언젠가 디지털 세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다. 디지털 세상은 이 세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그에게 숨통을 트이게 했다. 스스로 ‘고독을 타고난 아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다그치지 않고 외로움에 함께 파묻혀 주는 디지몬에게 위로를 받는다. 또 디지몬의 진화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 그 진화가 완전한 성장이 아니며 잘못 진화하면 다시 진화하면 된다는 점 등이 용기가 됐다고 고백한다. “괜찮아, 다시 진화하면 돼”라고 상기하면서 말이다. 열다섯,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허공에 뜬 채로 살던 작가의 손을 꼭 잡아 줬던 엄마는 작가가 스물한 살이 되던 해에 뇌출혈로 쓰러진다. 그렇게 엄마는 디지몬처럼 어린아이가 돼 버린다. 십 대 후반까지 디지몬이 나타나기를 바랐던 작가에게 지키고 돌보고 함께 성장해야 할 디지몬이 생긴 것이다. 엄마는 본인의 이름도 딸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작가라는 딸의 꿈만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디지몬(엄마)의 기억대로 작가가 됐다. 어른이 된 아이들과 디지몬이 힘을 합쳐 악을 물리치는 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디지털 세계에서 영원히 추방된다. 디지몬 친구들과의 영원한 이별이 찾아오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 힘을 모두 소진해 유아기로 되돌아간 디지몬처럼 어린아이가 돼 버린 엄마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첫 번째 도피처이자 숨통이 됐던 디지털 세계를 떠나보낸다. “그래도 언젠가 정말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주 옅은 희망은 마음 깊은 곳에 감춰 두며.”
  •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 번 해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매었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원래 음대에 가려고 했다. 시인이 고2였을 적 서울은 똥오줌이 가득한 폐허였다. “여기서는 도저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청각적인 즐거움을 좇아 음악을 탐미했던 것. 그런데 웬걸. 머지않아 자신이 ‘음치’라는 걸 깨닫고 음악을 포기한다. “음악하고 가장 가까운 시를 택했다”는 말을 시인은 껄껄 웃으며 전했다. 걸출한 영시들을 한국어로 옮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20세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T.S. 엘리엇의 ‘황무지’가 대표적이다. 숱한 영시를 번역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쳤지만, 그는 “영문학을 쫓아가자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 시를 보면 엘리엇과 싸운 기록이 남지, 비슷하게 쓴 것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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