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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공무원 15%만 재취업

    정년퇴직한 공무원의 65%가 재취업을 바라지만 새 직장을 얻는 사람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청 예산담당관실의 고종승(高鍾承·6급)씨가 대전대 경영행정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 ‘공무원의 생활실태 재취업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다.논문은 대전의 퇴직공무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15%만 재취업에 성공했고,나머지 85%는 집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재취업을 원하는 이유로는 ‘건강유지’가 40.8%로 가장 많았고 ‘생활비충당’(22.2%),‘일하고 싶어서’(18.5%),‘용돈 마련’(14.8%),‘친분 유지’(3.7%)가 뒤를 이었다. 퇴직 뒤 가장 큰 문제로는 ‘사회적 역할 상실’(37.8%),‘건강’(24.4%),‘경제적 빈곤’(15.6%),‘외로움’(10%)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59세인 공무원의 정년퇴직 연령에 대해서는 68.9%가 ‘적당하다’고 답한반면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26.7%에 그쳐 정년 연장보다는 재취업 기회확대를 더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씨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퇴직공무원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재취업 기회를 넓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 北 경수로 건설 근로자 270명 새천년 맞이

    새천년 1월1일 아침.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해 북녘땅 함경남도 금호지구에머물고 있는 정부 직원과 근로자 50여명은 버스를 이용해 숙소에서 6㎞쯤 떨어진 원자력발전소 건설부지 근처 어인봉에 올랐다.해돋이를 보기 위해서였다.전체 상주인원 270명의 5분의1에 가까운 숫자였다.조성용(趙誠勇)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한국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날씨가 흐려 해돋이를 보진 못했지만 동해를 바라보며 환호속에 새 천년을 맞았다”고 다소흥분된 목소리로 분위기를 전했다.미국의 평양연락사무소 소장으로 내정됐던국무부 출신 미국대표 리처드슨도 함께 자리를 했다. 앞서 조대표 등 KEDO대표들은 지난달 31일 북한 원자력대상사업국 관계자들과 북측 영빈관에서 만나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가족없이 새 천년을 맞는 ‘외로움’을 서로 위로했다.북측 관계자들도 대부분 평양에서 파견돼온 ‘독신’들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지난달 27·28일 KEDO의 배타적 권한이 미치는 숙소지역및 건설부지를 방문,“본공사가 시작돼 기쁘다”며 친근한 입장을 보였다고한다.97년8월 부지공사 시작때부터 이곳에서 근무,세번째 북녘에서 새해를맞는 현장의 ‘최고참’ 손동희(孫東熙)한국전력 금호원자력본부 본부장도“과거와 달리 북측과 업무대화도 잘되고 분야별 실무자간에는 술잔도 기울이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북측 관리들의 태도도 부드러워지고 협조도 잘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장소에서 다친 일부 북한근로자들이 북한주권이 미치지 않는 숙소지역 의료실로 와 치료를 받고 돌아가기도 한다”고 현장의료원장인 김수길(金秀吉)박사는 설명한다.금호지구엔 의사 2명 등 한일병원 소속 의료진 6명이있다.간호사 2명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 소속 수녀다. 근로자들은 지난달 31일 밤 숙소구역 테니스장 옆 공터에서 밤늦도록 송년행사를 가지며 그동안의 답답함과 긴장을 풀었다.노래자랑·술파티 등이 이어졌고 인근 북청지역 북한 주민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폭죽과 불꽃놀이도있었다. 첫 일요일인 2일엔 큰 눈이 내렸다.이곳 사람들은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사찰과 성당·절·교회 등에서 통일의염원을 기원하며 보고픈 가족들과전화 등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석우기자 swlee@
  • [집중취재 탈북자]

    * 실태와 과제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온 북한 이탈주민(탈북자).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지만 이념과 체제가 다른 우리나라에서 꾸려가는 제 2의 삶은 순탄치 않다. 대부분이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생활고로 고통을 받는다.주변의 부정적인 시각과 언어의 차이,외로움 등으로 좌절감에 빠지거나 범죄의 유혹에말려들기도 한다.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다. 통일부가 펴낸 ‘북한 이탈주민 생활실태’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로들어온 탈북자 수는 모두 1,048명이다.해방 이후 93년까지 해마다 10명을 밑돌았으나 올들어만 100명을 넘어서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탈북난민보호유엔청원운동본부(본부장 金尙哲변호사)가 지난 10월 중국 현지의 탈북 난민 1,383명을 조사한 결과,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 난민이 10만∼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체 관계자는 “중국 체류 탈북자들의 82.4%가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면서 “국내로 들어 오는 탈북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탈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 가운데 사망자와 이민자를 뺀 국내 거주자 836명 중 직업이 있는 사람은 회사원 123명,공무원·국영업체 직원 51명,전문직 종사자 25명 등 199명에 불과하다.자영업·농업 91명,임시직 101명,학생 76명을 포함시키더라도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절반에도 못미친다. 특히 90∼98년의 탈북자 308명 가운데 14%인 43명은 범죄를 저질러 남한사회에서의 부적응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5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지난 95년 북한을 탈출한 박모씨(38)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았지만 남한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한데다 후두암까지 걸려 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박씨는 “한달에 40만∼50만원이 드는 치료비는 고사하고 30만원이 넘는 아파트 임대료를 마련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을 돕기위해 97년에 만든 북한이탈주민후원회 관계자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계유지를 위한 직장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취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응교육을 실시하고 법정의무고용제도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명칭·대우 변천사 탈북자에 대한 대우는 탈북자 숫자가 증가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보상금과 혜택이 크게 줄었다.최근에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따뜻한 시선조차 받지 못한다. 60∼70년대 탈북자는 ‘귀순 월남용사’로 불리며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거액의 보상금과 주택이 무료로 제공됐다.직업도 알선받았다.정부가 북한의 정보를 캐고 ‘체제경쟁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90년대 들어 탈북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자 탈북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귀순 북한 동포’로 바뀌었다.보상금은 조금 줄었지만 주택과 직업이 법적으로보장됐다. 94년에는 탈북자 숫자가 52명으로 93년 8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용어는 ‘북한이탈주민’으로 바뀌었고 주거지원금과 정착금은 1,400만원으로 낮아졌다.또 이들이 제공한 정보에 따라 일정액의 보로금(報勞金)만 주어졌다. 황장엽씨 같은 거물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지원금을 주택 임대보증금과 가재도구 구입비로 사용하고 여분의 돈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린다. 하지만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동독 난민은 서독 국민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전제 아래 520만명에 달하는 탈 동독난민 문제를 해결했다. 서독은 90년 10월 독일 통일 전까지 난민들을 국경부근의 베를린과 기센 연방수용소에 거주하도록 한 뒤 16개 주정부 수용소에 분산 배치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관련 예산지원을 분담했다.각종 민간단체들도 이들의서독사회 정착을 도왔다. 탈북자들을 위한 체제적응센터를 운영하는 중앙대 이상만(李相萬)교수는 “탈북자의 90% 이상이 남한 사회 적응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이는 체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정부가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 탈북 한용수씨 고단한 삶 “처음에는 매일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젠 조금씩 적응이 돼 갑니다” 지하철 2호선 서울 방배역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는 탈북자 한용수(韓龍洙·25·인천 남동구 만수동)씨는 지난 4년여 동안 자본주의 체제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털어놨다. 지난 95년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획일성에 염증을 느껴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한씨는 “남한 사회를 배우는 데 꽤 비싼 수강료를 지불했다”며 그동안겪었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한씨는 96년 7월 정부에서 알선한 지하철공사에 매표원으로 취직했다.매표창구에서 표를 파는 단순한 업무지만 돈버는 재미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배웠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즈음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은 김모씨(30)등 4명에게 정착금 2,500만원을 빌려줬다가 한푼도 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떼였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승용차를 빌려줬다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변상도 받지못하고 폐차시킨 적도 있었다. 또 세상물정이 어두웠던 그는 “신용카드를 잠시 빌려달라”는 말에 신용카드를 빌려줬다가 그 사람이 카드로 구입한 자동차와 옷 때문에 연체료를 무는 등 낭패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피해를 당한 액수는 무려 4,000여만원이 넘었다. 한씨는 “풍요와 자유가 넘치는 것으로 생각했던 남한 사회가 사기꾼과 강도만 들끓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계속되는 사기에 북한을 탈출한 것에 후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빚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한씨의 월급은 전액 압류됐다.돈이 없어 이틀을 굶기도 했고,마을버스비 300원이 없어 30분 거리를 매일같이 걸어다녔다.북한에 있을 때만큼 비참한 생활이 계속됐다.서러웠다. 북에 두고온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자포자기에 빠진 한씨는 ‘잡히면 죽이고 죽겠다’는 심정으로 칼을 품고 자신에게 사기를 친 사람들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 “온통 분노와 증오로 가득차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한씨는 지난 8월 한 여인을 만나면서 모든 것을 용서했다.회사 동료들의 도움으로 빚도 조금씩 갚았고 그녀와 결혼도 약속했다. 한씨는 “그녀와 꾸밀 행복한 삶을 생각하면 그동안 겪었던 고통은 절로 잊혀진다”면서 “어려웠던 삶이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반드시행복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감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한씨는 “하루빨리 통일이 돼 북한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불효자식의 짐을 덜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 잠시 귀국한 이종범 “내년엔 ‘삼총사 몫’ 할겁니다”

    ‘삼총사 몫을 해내겠습니다’. 선동열·이상훈과 함께 ‘코리아 삼총사’의 위용을 과시,하위를 맴돌던 주니치 드래곤즈를 11년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끈 ‘바람의 아들’ 이종범(29·사진)이 ‘삼총사’만큼의 활약을 혼자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23일 가족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종범은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갑자기 오게 됐다”면서 “집에서 1주일정도 머무를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종범은 내년에 더욱 열심히 해 호타준족의 ‘이종범 야구’를 꽃피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종범은 ‘삼손’ 이상훈이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팀을 떠난데 이어큰 의지가 됐던 ‘나고야의 태양’ 선동열마저 충격의 은퇴를 하자 벌써부터 외로움을 느낄 정도다.가족과 함께 생활하지만 팀내 한국선수로 홀로 남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그러나 이종범은 외로움을 강한 훈련으로 달래며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종범은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데뷔 당시 호쾌한 타격과 빠른 발로 일본열도에 바람을 일으켰다.그러나 상대 투수들의 심한 견제속에 데드볼로뜻밖의 큰 부상을 입어 전반기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따라서 올해는 이종범의돌풍이 거셀 것으로 예고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밖으로 부진했다.시즌 초반 타격감을 찾지 못하면서 외야수로 전전하다 주전엔트리에서 빠지는 수모까지 당했고 123경기에 출장해 홈런 9개를 포함,타율 .238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다만 도루 24개로 리그 2위에 오른 것이 위안 거리. 이종범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일본 투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했고 팀분위기에도 완전히 적응했기 때문에 3년째를 맞는 내년 시즌이 명예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이종범은 선동열과 이상훈의 몫까지 해내주니치의 2년 연속 리그 우승에 주역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원성스님 시화집‘풍경’화제

    ‘동승(童僧)’시리즈 그림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원성(圓性)스님이 최근글과 그림집인 ‘풍경’이란 단행본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아직 학승 신분인 원성의 천진무구하고도 해맑은 동심의 세계를 그림과 시로 잘 그려내고 있다.특히 입산기(入山記)를 통해 삶의 쳇바퀴 속에잃어버린 현대인의 옛 이야기를 주머니속에서 끄집어 내게 한다. ‘버렸으나 버린 것이 아니래요/떠났으나 떠난 것이 아니래요/하지만 나는버렸고 미련없이 왔다’(‘출가’중에서).‘고운 산 찾아/깊은 고요에 들어/심연의 나와 만난다/이리도 고요한 한낮/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 날’(‘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 날’중에서) 이들 시구에서는 원성이 어린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산사에 들어와 삭발하면서 흘린 눈물의 의미,그리고 수도과정에서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마치 한 편의 시화전을 보는 것처럼 와닿는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그리움’에서 시작해 ‘부처님의 깨달음’에 접근해 가는 원성의 속내를 잘 드러내고 있다.즉 사춘기에 출가해세속을 잊지 못하는 외로움과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산사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알알이 담아 내고 있다. 스님이 직접 쓰고 그린 책이지만 구도(求道)와 선(禪)의 세계만 느껴지는것이 아니다.그보다는 눈맑고 천진한 아이의 어리광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하늘과 별과 달과 구름,그리고 바람 물소리가 책 속에서 소리없이 들려오곤한다. 이 책이 눈길을 특히 끄는 것은 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이다.수채화풍의 이들 작품은 마치 원화가 그대로 살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감상적이다.그림은 출판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엠 매트’라는 용지에 실려 있어 원화의질감이 그대로 살아 숨쉰다. ‘말의 뿌리는 침묵입니다/우레와 같은 침묵을 갖지 않고는/내면의 소리를들을 수 없습니다/커다란 침묵 속에서만이 마음이 열리고/은쟁반에 흰 눈을담은듯 고요하게/환히 들여비칠 것입니다’(‘우레와 같은 침묵’중에서) 원성은 깊은 산속의 샘물과 같은 순수가 느껴지는 이들 시와 그림을 스스로 얻어냈다.정규 미술교육을 받지않았는데도 이것이오히려 그림을 보는 감상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비결이 되고 있다. 이 책은 담백하고 고결한 선의 세계를 한 동자승을 통해 우리들에게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현대적 선화집이라 평가할 수 있다.도서출판 이레.값 8,000원. 정기홍기자 hong@
  • 30대의 원숙미로 가을을 노래한다

    젊음을 대변하는 여름이 물러가고 원숙미가 물씬 풍기는 가을.한창 맹위를떨치던 무더위도 소슬바람에 어느새 자리를 내주듯이 10대·20대 가수들 틈바구니에서 기를 못펴던 30대 가수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30대 가수들의 9월 콘서트를 미리 가보았다. 이선희 ‘맞춤콘서트’(8∼19일 대학로 라이브극장)올해로 가수 데뷔 15주년을 맞은 이선희는 대형가수로 위치지워졌던 자신의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3월과 6월 소극장을 중심으로 조용한 반란을 진행해 왔다.소녀 이미지를 벗어버린 것도 눈여겨볼 대목. 관객이 원하는 노래,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모두 보여준다는 각오로‘맞춤’이란 제목을 달았단다.현악기까지 동원하는 화려한 반주에 84년 강변가요제로 시작한 가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영상 화면을 준비했다.김장훈,박미경,김종서,윤도현 등이 게스트.평일 7시30분,토·일요일 오후 4·7시,월요일은 쉼.(02)3141-9450 김현철 ‘魚TWO菊展’(2∼5일 연강홀)‘춘천가는 기차’로 시작,‘그대안의 블루’를 거쳐 최근 히트곡 ‘연애’에 이르기까지 서정적인 노래를 불러온 그가 이제는 살이 붙은 아저씨 얼굴로 팬들을 찾는다. 7집에 수록된 ‘연애’는 사랑에 빠진 이의 심정을 노래하는 김현철식 어법으로 경쾌하기만 하다.오랜만에 음반을 발표한 그는 이번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가진다.그래서 이번 콘서트의 제목이 ‘전국투어’를 거꾸로조합한 ‘어투국전’평일 오후 8시,토·일요일 오후 4·7시.(02)538-3200 유익종 ‘백년연인’콘서트(7∼12일 제일화재 세실극장)83년 이주호와 ‘해바라기’를 결성,‘모두가 사랑이에요’,‘내 마음의 보석상자’등을 히트시켰던 유익종이 최근 자신의 앨범 가운데 팬들의 주목을받지 못했던 곡들만 담은 이색음반 ‘워스트(Worst) 1’을 내고 기념공연을갖는다.해바라기 1집에 담겼던 ‘사랑은 외로움이니’음유시인 백창우의 초기작 ‘그대가는 길’ 등이 불려진다. 권진원,김세환,김원중,동물원,변진섭,안치환,윤도현,장필순,한영애 등도 무대에 나온다.평일 오후 3시·8시.주말 오후 3시·6시.(02)3272-2334. 임병선기자
  • 김정란씨 ‘스·타·카·토 내 영혼’

    출판사 문학동네와 시집 발간을 놓고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김정란 시인(47)의 시집 ‘스·타·카·토 내 영혼’이 중앙M&B에서 나왔다.문단 안팎의 고질적인 ‘편가르기’와 ‘칸막이 콤플렉스’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시집이었던 만큼 그것에 쏠리는 관심 또한 적지않다.김씨에게 ‘문학적 봉변’을안겨 줬던 시들은 도대체 어떤 것들일까.시인의 입을 빌리면 그것은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와 잔뜩 주눅들어 있던 시절,괴발개발 써놓았던 것들”이다. 10년,길게는 20년동안 버림받아온 이 시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악마주의적인 탐미적 경향의 시,정치적 성향의 시,종교적인 시가 그것이다.이번에펴낸 ‘스·타·카·토 내 영혼’에 담긴 시들은 시인이 스물두 살부터 서른 살 무렵까지 쓴 것으로 첫 시집 ‘다시 시작하는 나비’(1989)에도 실리지않은 작품들이다. 김씨는 20대 초반 ‘유령’에 기대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당시 시인에게 유령은 ‘말의 비극을 살아내는 존재’였다.관능적인 악마주의의 기운이 감도는 그의 시 ‘유령의 노래-분노,흡혈귀’(1974)는 이렇게 시작된다.“오,네손가락 뎅겅 잘라/빨간 우주,흐르는 우주를 만나면/나는 깊이깊이 인사한다//낯선 자,너를 만나서/네 길고 생생한 목덜미에/푸른 달빛 내 이빨을 박으면/떨고 있는 내 몸으로 움직여오는 것//이젠 기억나지 않아/생명의 따뜻함…” 슬쩍 갖다만 대도 그대로 베일 것 같은 날선 감성이 철없으면 없는대로푸르러서 반갑다. 시를 쓰는,아니 써야하는 외로움이란 시인만이 아는 것.김씨는 “그 외로움은 내 밥이며 자부심이었다”고 시와 함께 한 25년의 세월을 되돌아본다. 김종면기자
  • [발언대] 농촌校 통폐합 교육의 質 높이고 경제적

    요즈음 많은 시민단체나 언론들이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심지어 어떤 신문은 ‘당신의 모교는 안녕하십니까’라는 특집으로 통합에 반대하는 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논리는 농어촌이 어떤 낭만이나 향수의 대상이라는 시각과 소규모 학교가 지역문화의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농어촌학교의 통폐합은 당사자인 소규모 학교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친구도 없는 쓸쓸한 등·하교길,교실에 가면 날마다 보는 몇몇 어린이의 얼굴과 복식수업,그 단조롭고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TV에서는 도시의 활기차고 신나는 학교생활을 보는데 겨우 몇 어린이가 텅 빈 교실에서 1년도아니고 6년 또는 9년을 생활해야 한다면 자신들의 초라한 생활에 우월의식을 가질 수 있겠는가.또 이런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통폐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학생수가 적을수록 학습의 질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교육의 원리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학생수가 적은 학급일수록 학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지금의 농어촌 문화의 중심은 자연부락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다.교통과 통신은 도시보다 더 편리하다.자연부락에서 면 소재지나 읍 소재지를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다.한 10분 통학버스를 타고 가서 친구도 있고 이웃도 있으며 시설도 좋은 학교를 간다면 얼마나 신나고 활기차겠는가. 농어촌학교 통폐합은 이농을 막고 귀농을 촉진하며 농어촌 중심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농어촌 부모들은 텅 빈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는 것이 죄스러워 이농을 결심하고,농어촌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부모들은 이런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야 하므로 귀농을 주저하는 것이다. 경제논리도 아이들 중심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소규모 학교 학생 1인당 교육부담액은 연간 2,100만원이나 된다고 한다.이 엄청난 재정을 10분 거리에있는 면의 중심학교에 투자한다면 체육관은 물론 수영장까지 갖춘 선진학교가 될 것이다.
  • [칭찬해요]컴퓨터봉사회 韓聖源씨

    “나에겐 가치없는 물건도 다른 사람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학원강사인 한성원(韓聖源·38)씨는 기업이나 가정에서 쓰지 않는는구형 컴퓨터를 기증받아 직접 수리한 뒤 장애인, 고아원,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4년째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씨는 95년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허름한 빌딩에 있는 사무실 한쪽에 ‘컴퓨터봉사회’란 간판을 내건 이후 지금까지 200여대의 중고 컴퓨터를 어려운사람들에게 나눠줬다.이 중 140여대는 장애인에게 돌아갔다. 한씨는 “이 일을 하면서 컴퓨터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장애인이라는 것을알게 됐다”고 말했다.홈뱅킹,기차표·극장표예매 등 컴퓨터를 이용하면 불편한 몸으로 돌아다니는 수고를 크게 덜수 있기 때문이다.컴퓨터 채팅을 통해 친구를 사귀며 외로움도 달랠 수 있다. 그는 중고 컴퓨터 2∼3대를 해체한 뒤 여기 저기서 부품을 떼내 1대로 조립,몇년 묵은 먼지를 꼼꼼하게 털고 때를 벗겨 새것같이 만든다. 수리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지만 쓰는 사람을 생각해 정성을 들인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전화 상담도 해준다.‘컴맹의 전화(02-3673-4482)’를 개설,컴퓨터에 관련된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전화로컴퓨터 사용법을 설명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들이 하나하나 물어가며 사용법을 익혀가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한씨의 남모를 보람이다. 그는 학원 강의,개인 집필이나 회원과 함께 쓴 책으로 들어오는 인세 등으로 사무실 재정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안타까운 일은 현재 100여명 이상이컴퓨터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컴퓨터 기증자가 적다는 것이다. 컴퓨터 교육장을 만들어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등을 장애 정도에 따라그룹별로 나눠 가르치는 게 한씨의 작은 소망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한국 배우러온 日유학생 길라잡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왜 일어났습니까”“김치는 어떻게 만듭니까”“군대생활은 어떻습니까”“한국인의 첫 인상은 무뚝뚝하고 차가웠습니다” 한국으로 유학을 온 일본인이나 재일교포 유학생들의 궁금함과 불만이 섞인목소리다. 자원봉사단체인 국제교류지원단(IFA) 회원들은 유학생들의 이런 궁금증을풀어주고 언어와 숙소 문제 등의 고충을 해결해 주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단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유학담당 조규호씨.조씨와 봉사회원들은매주 수요일 저녁 7시면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무실에서 유학생들과 만난다. 유학생들도 회원이다.회원 200여명 가운데 40%는 일본인 유학생이고 30%는재일동포들이다.국내 회원 50여명은 20∼30대의 대학생·직장인들로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며 한국생활 적응에 필요한 조언을 해준다. 최근 모임에서도 속마음을 털어놓는 말들이 쏟아졌다.교환학생으로 온 이다 유야(飯田雄也·20·한양대 법학과 2년)는 “일본이 역사적으로 한국에 잘못한 점을 제대로 알려고 왔지만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지난해 4월 우리나라에 온 재일동포 이탁평(李拓平·22·연세어학당)씨는 “모국어를 배우러 왔지만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어 외로웠다”고 털어놓았다.97년 일본어 강사로 한국에 온 미토 유키코(美藤優紀子·25·일본어 강사)는 “이국에서의답답함과 외로움을 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해소했다”고 고마워했다. 이들이 한결같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서울에 와서 학원이나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었다.국내 회원들은 유학생들의 말을 진지하게 들은 뒤 적당한 조언을 해주었다. 모임은 격식이 없어 매우 자유스럽지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반드시 한국어를 쓰는 것이다.우리나라에 온 이상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게 하려는 뜻이다. 국내 회원들은 유학생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요리를 가르쳐주는 한편 매주 2∼3회 한국어도 가르쳐 준다.올 설날에는 만두와 부침개 등 우리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기도 했다. 조단장은 “외국인을 위한 기숙사 시설,아르바이트 제도 등 우리의 해외유학생 정책은 후진국 수준”이라고 꼬집었다.이들은 앞으로 통역이나 안내,유학정보 교환과 취업정보 제공,장학사업과 민박등 외국 유학생을 돕는 일을늘려 나갈 생각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아르헨티나 루이스 부라보팀 내한

    꽉 잡은 손·빠르게 엇갈리는 다리·바짝 붙은 몸·뜨겁고 관능적인 시선·슬픈 선율. 탱고를 상징하는 키워드의 총체를 오는 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눈과 귀로 만끽할 수 있다.‘탱고의 대중화’를 내걸고 지난 해 8월부터 세계를 순회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루이스 부라보팀의 ‘포에버 탱고’가 한국을찾아온 것. 흔히 상류사회의 사교댄스라 불리는 탱고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뒷골목을 모태로 하고 있다.19세기 후반 세계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이 외로움과 애환을 씻어버리기 위해 아프리카의 토속리듬과 유럽의 클래식 등을결합해 만들었다.20세기 들어 상류사회로 파고 들면서 지구촌으로 번져나갔다. 이번에 공연하는 ‘포에버 탱고’는 지난 94년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92주 동안 공연하면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작품.이어 런던 몬트리얼 등에서공연한 뒤 97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지난 해에는 토니상 최우수안무상을수상하기도 했다. ‘그림이 있는 공연’이라는 평을 들었던 이 작품은 특별한 줄거리 없이 20장으로 나눠 진행된다. 지난 1일 입국한 제작자 겸 연출자 부라보씨는 “우리 무대는 뮤지컬·연극·콘서트 등의 다양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한마디로 잘라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한국 관객이 보고 정의를 내리기 바란다”고 설명했다.이어 “비록 언어나 외모는 다르지만 1급 댄서들의 춤과 음악으로 아르헨티나 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13일까지.(02)2237-9565이종수기자 vielee@
  • [세계로 나가자]해외일자리 안내 (6)오페어-체험기

    단순한 어학연수 보다는 현지인과 함께 생활하며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농장 식료품점 등에서 일하기 보다는 가사일을 도우며 외국 문화를 배우려는 젊은 여성들은 오페어(Au-pair)에 도전해 보자.오페어는 외국의 가정에 머물며 그들과 동등한 가족 구성원이 돼 아기를 돌보며 가사일을 돕고 숙식과 용돈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외국의 문화와 생활방식,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데 있다.오페어는 불어로 ‘동등한’이란 뜻이다.원래는 영국 소녀들이 프랑스 가정에서 영어를 가르쳐주고 불어를 배우던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미 공보국(USIA)후원으로 미국에서 86년 본격화된 이후 오페어는 ‘외국인보모’로 통하게 됐다.일정 급료를 받지만 단순한 베이비시터와 달리 오페어에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를 교류한다’는 기본정신이 깔려있다. 오페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아기를 좋아하고 아기를 돌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현지 가정에 들어가기 전에 집주인과 간단한 영어 인터뷰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회화실력도 필수다.남성도 가능하지만 아무래도여성을 선호한다.참가기간은 1개월∼12개월 정도고 그만둘 때는 2주 전에 주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는 일과 근무시간은 나라마다 또는 가정마다 차이가 나지만 하루에 5시간 정도 아이를 돌보는 일이 주가 된다.아이 돌보기는 책읽어 주기,놀아주기,등·하교시키기 등이다.어학원에서 어학연수를 병행할 수도 있고 대부분의가정이 부유층이기 때문에 독방,숙식,보수가 제공되며 자동차를 이용할 수도 있고 보너스가 지급되기도 한다.지원자격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만18∼30세로 제한된다.대부분의 가정에서 국제운전면허 소지자를 원하고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여성이 유리하다.워킹홀리데이비자 또는 학생비자로 출국한 사람은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관광비자를 지닌 사람은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숙식만 제공된다. 오페어가 가능한 나라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미국은 주인집에서 항공티켓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능숙한 영어를 원하며 1997년 말 영국인 오페어우드워드가 아이를 숨지게 한 사건 이후오페어 선발조건이 까다롭다. 최근 한국인들은 호주와 뉴질랜드 오페어를 선호한다.미국은 수속기간이 3개월 정도고 호주,뉴질랜드는 1개월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에서 아기를 돌보는 것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가정에 들어가기전 3∼4일에 걸쳐 현지에서 실시되는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주의사항과 각나라의 가족문화를 배우는 것이 좋다.문의 워킹홀리데이사무국 (02)723-5700,워킹홀리데이협회 (02)723-4646,웹사이트 www.wh.co.kr이창구기자 window2@- 오페어 체험기“평생 못잊을 추억 만들었지요” 오페어를 결정한 것은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아 호주에 도착한지 3개월이지났을 때였다.영어학교가 끝나갈 무렵부터 틈틈이 경마장에서 주말 안내를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좀더 적극적으로 직업소개소를 찾아다녔고 그때야 비로소 오페어라는 직업을 알게됐다.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일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과 소중한 경험이 될 줄이야. 오페어의 장점은 너무나 많다.우선 그 나라의 지극히 평범한 중산층 문화를 체험하기에 완벽하다.나는 라디오 방송국 기자인 아저씨와 간호사로 근무하는 아주머니 그리고 아들 둘,딸 하나를 둔 건강하고 단란한 가족과 생활을하면서 그들의 일상에서 생겨나는 희로애락을 함께할 수 있었다. 잘하든 못하든 그들의 언어로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듣기,말하기에 자신감이 없었던 나는 이 일로 해서 상당한 회화실력을 쌓았다.돈도 벌고 영어도배우고,꿈에 그리던 일 아니던가. 나도 우리문화를 알리는 외교관이라는 뿌듯함이 생겼다.돈독해진 그 가족과의 우정 때문에 귀국 후에도 편지,전화로 국제적 친분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 일과는 대체로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서 아이들 등교하는 일을 돕고 4살 짜리 클라우디아와 일주일에 3번 5시간씩 놀아주고 매일 오후 3시20분이면 학교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것이었다.주당 30시간 정도 일하고 200달러를 주급으로 받았다.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서핑,스쿠버 다이빙,캠핑,파티 등으로 재미있게 보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가 낯선 나에게 서먹함을 느껴 친해지기가 힘들었고 다림질 같은 집안일을 하면서 회의감도 느꼈다.그러나 외국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않게 배려해주었던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어느새나를 믿고 따르는 아이들이 나의 고민을 씻어 주었다. 돌아오기 전에는 모은 돈으로 호주 여러 지역과 뉴질랜드를 여행했다.여행하면서 만난 많은 배낭여행자들과 빼어난 자연환경,소박한 시골인심 등 나는아주 귀중한 보물을 얻었다. 오페어를 준비하는 후배들이여,경험만이 산지식이란 걸 명심하자. 조희정(학원강사)
  • 연극 ‘고도‘예술종합학교 무용단 정기공연

    연극무대에서는 못 본 ‘고도(GODOT)’를 무용작품에서는 만날 수 있을까.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단(KNUA)이 세번째 정기공연작으로 ‘고도…’(안무김삼진교수)와 ‘고도를 기다리며’(안무 남정호교수)를 무대에 올린다. ‘20세기 대표 연극’이라 불리는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주제를 빌려왔다.이른바 연극과 무용이 만나는 자리다.희곡 텍스트를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 지,그 실험적 작업이 눈길을 끈다. 1부 ‘고도…’는 모른다는 데서 오는 근본적 두려움과 ‘고도’를 끝없이기다리면서 맛보는 무력감을 표현하고 있다.원작에 드러난 실존적인 불안감을 생생한 몸짓으로 표현한다. 2부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그린다.기다림과 외로움을 넘어선 뒤 서로 기대면서 살아가야함을 암시하고 있다.무용에 대사를 넣어 연극적 요소를 도입한다.아울러 노래와 연주도 곁들여 실험성이강하다.15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02)2264-3159@
  • “홀몸노인 반려자 찾아드려요”

    “홀로 되신 노인들께 은빛사랑을 실어 드립니다” 평생을 의지하던 배우자와 갑자기 사별(死別)하거나 이혼했을 때의 허전함을 누가 채워줄 수 있을까.유엔이 정한 ‘노인의 해’를 맞아 홀로 된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다. 결혼정보회사 (주)선우는 독신 노인들에게 새로운 만남을 주선해주는 ‘99로맨스 그레이-은빛사랑 미팅’행사를 개최한다.4월 한달동안 500쌍의 독신노인들로부터 참가신청을 받아 개인적 만남을 주선하며 5월1일부터 10일동안 전체 참가자들의 단체만남 행사도 갖는다. 고궁·야외행사장·놀이공원 등에서 열릴 단체만남은 댄스파티,에어로빅,신파극 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가족 응원코너도 마련,함께 온자녀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제공한다. 이혼·사별 등으로 홀로 된 남자 60세 이상,여자 5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선우측 관계자는 “몇차례 효도미팅 행사를 열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반드시 여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찾기보다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말벗을 찾아주자는 뜻으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외언내언]탈북자 맞선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는‘남남북녀(南男北女) 통일맞선’이라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북한 출신 미혼 탈북자들과 남한의 미혼 남녀 등 80여명이 모여 자신의 배우자감을 찾는 모임이었다.탈북자 중엔 최초의 대규모 가족 귀순자인 김만철씨의 딸 광숙씨와 여만철씨 딸 금주씨 그리고 귀순 영화배우 김혜영씨 동생순영씨 등도 있었다. 20·30대 미혼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참가한 이번 탈북자 맞선모임은 통일을염원하는 촛불행사를 비롯해 통일전망대 방문 등을 통해 친교와 우의를 다졌다. 이번 남남북녀의 친교행사는 탈북 젊은이들이 한국 생활에서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현재 필자가 출연하고 있는TV프로에서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순영씨도“한국에 와서 가진 행사 가운데 가장 생동감 넘치는 것이었다”고 말한 점을 미루어볼 때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된다. 특히 탈북자는 넓은 의미의 난민이기도 하므로 자유와 빵을 찾아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찾은 젊은 탈북자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은좋은 만남의 자리였다고 하겠다. 탈북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행복권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매우 바람직한 모임이었다고 여겨진다.최근 들어 탈북젊은이들 일부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심한 갈등 속에서 방황하는경우를 감안하면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에서 노력만 하면 자신의 성공과 가정의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젊고 패기 있는 탈북 젊은이들이 남한의 미혼 젊은이들과 만나 결혼을 비롯한 인생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우의를 돈독히 다짐으로써 한국 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은행사의 의미를 더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또한 분단 이후 세대간의 민족동질성 회복의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이렇게 볼 때 이번 통일맞선행사는탈북 젊은 세대들의 이질감과 자괴감을 해소하고 남한 국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된다. 이같은 효과를 인식한 주최측은 다음달 2차행사에 이어 내년도에는 남북한교류·협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남남북녀 통일맞선행사를 평양에서도 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서울에서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이번 젊은 탈북자 통일맞선행사가 평양으로 이어질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장청수 논설위원
  • 괴테 탄생250돌 화려한 페스티벌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괴테.문학사 뿐만 아니라 음악사와 미술사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예술가다.그의 문학에 내재된 음악적 요소는 많은작곡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았다.그중 시와 음악이 어울린 리트(독일가곡),그리고 드라마와 음악이 접목된 오페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작곡가 슈베르트는 괴테의 시에 곡을 붙인 뒤 괴테의 견해를 듣고자 수차례 편지를 보낼 정도로 그를 추앙했다.그러나 괴테는 모차르트를 존경했으며그가 ‘파우스트’의 이상적인 작곡가가 될 것을 바랐으나 끝내 괴테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는 괴테가 태어난 지 250주년.서울 예술의 전당은 그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음악회와 연극 공연,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내용의 ‘괴테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가을에는 독일문화원과 공동으로 괴테의 작품 ‘스텔라’와 ‘파우스트‘중 하나를 오페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페스티벌의 첫번째 무대는 12일 오후 7시 30분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괴테 콘서트 프리미어-괴테와 슈베르트·볼프와의 만남’.괴테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슈베르트와 볼프의 다양한 가곡을 선보이는 무대다. 피아니스트 박명숙 한영혜,소프라노 최훈녀 오경선,바리톤 박흥우 등이 출연해 슈베르트의 ‘파우스트’ 중 ‘툴레성의 왕’,빌헬름 마이스터 중 ‘외로움에 빠진 사람은’,볼프의 서동시집 중 ‘냉정한 사람’ ‘프로메테우스’ 등을 들려준다. 이어 4월 3일에는 ‘괴테 가곡의 밤’,4일에는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시향이 테너 김재형,메조 소프라노 김청자와 함께 갖는 ‘괴테 콘서트’가 열린다.브람스의 ‘알토 랩소디’와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을 연주한다. ‘알토 랩소디’는 괴테의 연작시 ‘겨울여행’ 중 3편에 곡을 붙인 것.‘파우스트 교향곡’은 파우스트·마그리트·메피스토펠레스를 각각 소재로 한 3악장 짜리 교향시다. 이와 함께 토월극장에선 연극제와 영화제,전시회 등 각종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먼저 3월 26일∼4월 11일 열리는 ‘괴테 연극제’에선 ‘파우스트’와 ‘이피게니에’ ‘스텔라’ 등 세 작품이 하루 한 편씩 번갈아가며 무대에 올려진다.4월 2일∼4일 마련되는 ‘괴테 영화제’에선 ‘파우스트’를 비롯한 장편영화 4편과 단편 4편,16㎜ 영화 등이 상영된다. 또 ‘괴테 학술대회’(3월 27일) ‘괴테 시낭송회’(28일) ‘도서 및 기념우표 전시회’(26∼4월 11일) 등 기념행사도 곁들여진다.(02)580-1300
  • 현대무용가 안은미, 다양한 삶의 모습 색깔로 표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무지개 다방’이라는 카페가 차려진다.주인은 미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현대무용가 안은미(사진).다방엔 ‘어어부밴드’라는 전속 밴드도 있다. 이번 작품은 지난 97년 뉴욕에서 초연하여 호평을 받은 것으로 삶에 대한무지개빛 환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무대는 무지개의 7가지 색깔처럼 7개로 나누어 1시간 20분동안 펼쳐진다.빨간색 무대엔 삶의 의지와 정열을,주황색은 첫 만남의 설렘,보라색은 회귀를전제로 한 삶의 끝을 표현하는 등 색깔마다 다른 주제를 담았다. 안은미는 “사람이 만나고 쉬는 공간이 카페이듯 이번 무대도 삶의 무게를생각하고 외로움을 달래주려는 자리”라면서 “관객과 공을 주고 받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는데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분장과 의상,무대연출을 통해 현실과 환상 사이의 메울수 없는 공간을 드러낸다.안무·구성·의상은 안은미가 손수 맡았다. ‘안은미 무용단’의 외국인 무용수 테드 존슨,크리스타 밀러,마이클 폴리,칼리 딜라드,전연희,박상희도 함께 출연한다. 14일까지.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30분.(02)2272-2153
  • 우용각씨 북송 인도적 차원서 해결을/2.25 특별사면 이모저모

    25일 오전 10시 형집행정지 등으로 사면돼 교도소를 나온 禹用珏씨(71) 등미전향 장기수 17명의 표정은 비교적 밝고 건강해 보였다. ▒41년동안 복역한 禹씨는 검정색 바지와 점퍼차림에 뿔테안경을 쓰고 대전교도소를 나왔다.교도소 정문에는 오전 8시쯤부터 민가협 회원과 대학생 100여명이 나와 禹씨 등의 출소를 반겼다. 禹씨는 감정이 벅차오른 듯 눈물을 비치기도 했으며 “북송문제는 개인적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어 “변화한 사회환경에 적응해나가며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며 생활하고 싶다.미력하나마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8년 재일 조총련 간첩단사건으로 21년동안 복역한 趙相綠씨(53)도경북 안동교도소를 나와 가족의 품에 안겼다.趙씨는 남파간첩 이외의 최장기 복역수였다. 구미유학생 간첩단사건의 姜용주씨(37)의 어머니(74)는 “준법서약서를 거부하는 아들을 말릴 수 없어 늘 가슴을 졸인 채 지켜만 봤다”며 눈시울을붉혔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高永復 전 서울대교수(71)는 “독방의 고독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 기쁘다.건강이 허락하는 한 학계에 끼친 피해를 회복하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소 7개월만에 공주치료감호소를 나온 朴正熙 전 대통령의 아들 志晩씨(41)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2시간 빠른 오전 8시 치료감호소를 퇴원했다.李世宗감호소장(55)은 퇴원전 志晩씨가 “다시는 이곳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志晩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삼양산업 직원이 몰고 온 회색 BMW 승용차를 타고 감호소를 빠져나갔다. 志晩씨의 누나인 朴槿惠 한나라당 부총재(47)는 24일 오후 4시30분쯤 志晩씨를 30분동안 면회했다고 감호소 관계자가 전했다. ▒대전교소소 출소자 중에는 92년 3월 경기도 성남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용의자로 체포돼 93년 3월 사형선고를 받은 파키스탄인 무하마드 아자르씨(38)와 아미르 자밀씨(31)가 포함됐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끈질긴 석방 노력으로 특사에 포함된 아자르씨와 자밀씨는 출소 직후 金壽煥 추기경과 金大中 대통령을 연호하며 사면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중나온 천주교인권위 吳昌翼사무국장(34)은 “살인사건의 범인이 따로 있다고 판단한 인권위는 두 사람의 석방 탄원을 계속,오늘과 같은 기적을 이뤘다”며 “이들은 오늘 저녁 8시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고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공직탐험-지자체 부단체장(2회)

    대부분 지역토박이인 자치단체장들과는 달리 부단체장들은 보따리장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발령이 나면 언제라도 떠나야 할 자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문제로 가족들을 서울 등 대도시에 남겨두고 오는 경우가 많아아내마저 잃은듯한 허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양말과 속옷을 빨고 손수 밑반찬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외로움을 달래려 공부에 매달리는 학구파도 있지만 술에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부모 모시기도 걱정이다.평생 이곳저곳 떠돌면서 제대로 모시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서 수년간 근무하다 지난 91년 경남지역 부시장으로 부임한 J부시장(54)은 가족을 서울에 남겨두고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8년째.주말에 부인이 찾아와 한주일 먹을 음식과 세탁물을 챙겨주고 떠나면 또다시 외로운 한주일이 기다린다.아이들도 갈수록 찾는 횟수가 적다며한숨을 짓는다.주말에 한번쯤 가보고도 싶지만 반나절을 차속에서 보내고 나면 가족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피곤하기만 하다.1년에 한두번 명절때가족을 찾아도 “혹시라도 관내 사고가 터지면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274”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하다. 부단체장의 발목을 잡고있는 규정은 지난 87년 내무부 준칙에 따라 시·군별로 제정된 ‘공무원 당직 및 비상근무규칙 39조’가 전부다.“행정구역 외 지역으로 출타하고자 하는 경우 소속직원은 소속기관의 장 또는 직급 상급감독자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그러나 규칙보다는 신고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이 부단체장들의 솔직한 심정이다.자치단체 살림꾼으로서 주말을 온통 비우겠다는 말이 입에서 좀처럼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수도권에 근무하는 C부시장(51)은 집이 고작 2시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단수나 화재 등 크고작은 사고라도 나면곧바로 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강원도 지역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H부시장(49)도 서울까지 3시간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명절을 제외하곤 관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지난해부터 부단체장들의 신분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된 뒤 더욱 심해지고 있다.인사가 자치단체장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그늘에 가려진 입지가 가족들과의 상봉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군에선 살림꾼임을 자처하면서도 정작 가정살림은 돌보지 못하는 부단체장들.이들은 주말의 속시원한 가족상봉이 돈이나 명예보다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 어느 실직·장애부부의 혈육 초월한 효도

    “새로 얻은 아들 딸 덕분에 이젠 살아갈 용기가 생겼어요” 지난 3월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丁仁順 할머니(77·서울 강서구 등촌3동 영구임대 아파트 907동 1115호)는 61년만에 다시 찾은 고국에서 사할린에 남 겨두고 온 두 아들과 딸을 대신할 새 자식을 얻었다. 같은 아파트 같은 층 1111호에 사는 李元鶴(55)·權國和씨(54)부부.丁할머 니에게 李씨 부부는 친자식 이상으로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고 있다. 지난 8월 82세로 별세한 남편 李충삼 할아버지도 李씨 부부를 친자식처럼 여기며 고마워했다. 몸이라도 고국에 묻히겠다는 생각에 영구 귀국했지만 丁할머니 부부의 고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변변한 친척이 없어 외로움이 컸고 고령이라 거동도 불편했다.같이 온 몇몇 사람은 다시 사할린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李씨 부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끼니 때마다 식사를 챙겼고 엘리베이터 타는 법,아파트 열쇠를 꽂는 법,전화 거는 법,은행에서 돈을 찾는 방법도 차근차근 가르쳐주면서 한국생활에 적 응하도록 도왔다.할머니와 權씨는 남들이 친모녀로 오해할 정도로 정다운 사 이가 됐다. 지난 6월에는 할머니 부부를 집으로 모셔 조촐한 음식상을 차려놓고 결혼식 을 올려주었다.혼인신고도 해주었다.노부부는 사할린에서 만나 함께 살아왔 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었다. 李씨 부부의 살림도 빠듯하다.李씨는 개인택시 기사를 그만둔 뒤 신문배달 로 한달에 60여만원을 번다.부인 權씨는 소아마비로 양쪽 다리를 못쓰는 2급 장애인.움직일 때는 휠체어를 타야 한다.그러면서도 동네의 외로운 노인들 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3년동안이나 해왔다. “평생을 타향에서 고생만 하고도 고국을 원망하지 않는 노부부가 존경스러 웠다”는 李씨 부부는 “물질적인 도움은 충분히 못주어도 외로움만은 얼마 든지 나눌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환하게 웃었다. 진해가 고향인 할아버지 李씨는 일본에서 살던 중 사할린으로 징용을 당했 고 통영이 고향인 할머니 丁씨는 16세 때 일본으로 갔다가 20세 때 사할린으 로 옮겨갔다. [金性洙 張澤東 sskim@daehanmaeil.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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